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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1) 인천시장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1) 인천시장

    ■ 우리당 최기선 “일자리 30만개 만들것”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는 인천시장을 3차례 지낸 인물이다. 출마를 고사한 그에게 열린우리당이 끈질기게 구애한 것은 이런 경력을 평가했기 때문. 최 후보는 1945년 경기도 김포시 통진면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누나 여섯에 남동생이 하나인 집안의 장남이었다. 그는 64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뒤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제적돼 69년 복학했다. 입학 10년 만인 73년 졸업했다. 은행과 건설회사 등 직장생활을 거쳐 1979년 김영삼(YS) 당시 신민당 총재의 외신 담당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YS의 총애를 받았다. 뛰어난 영어실력과 성실성 등을 평가받았다고 한다.88년 총재비서실장에 임명됐고 그해 총선에 나가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들어 관선 인천시장에 부임했고 민선 1·2기 시장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됐다. 최 후보는 94년 터진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장직을 사퇴했다. 사퇴 직후 부인과 사별하는 아픔도 겪었다. 천주교 모임에서 만난 김영애(50)씨와 재혼한 것은 2002년의 일이다. 2002년 인천시장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을 발전시킬 새 사람에게 시정을 열어주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4년 만에 다시 선거판에 돌아왔다. ▶왜 다시 시장이 되겠다는 것인가. -지금 인천은 실업률이 전국 광역단체 중 2위, 재정자립도는 꼴찌다. 경제자유구역 외국자본 유치는 부진하다. 위기다.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외환위기 시절 송도신도시에 12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이끌었다.4년간 후퇴한 인천을 다시 전진하게 하겠다. ▶핵심 공약인 경제자유구역 특별자치단체화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가능한데. -이미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추진하려던 것이다. 안상수 시장이 “인천을 둘로 쪼개는 것”이라고 몰고 가 시민들의 반감을 조장하고 본질을 외면하게 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고 여당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일자리 30만개를 만들겠다는데,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 있다. -인천형 뉴딜정책을 통해 가능하다. 영종 경제자유구역내 혁신사업지구 조성을 통해 10만개 일자리가 나온다. 기존 공단을 디지털산업단지화하면 6만개를 만들 수 있다. 또 송도유원지를 문화산업지구로 조성,4만개를 만드는 등 세부 계획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많이 뒤지고 있다. 박근혜 대표 사건 여파도 있는데. -선거운동 한 지 겨우 4주 됐다. 안 후보는 4년 됐다. 박 대표 피습으로 여론이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모르겠다. 여론조사에서 20%가량 안 후보와 차이 나는 것으로 나오지만 부동층이 45∼50%나 된다. 또 실제로 체감하는 지지율 차이는 많지 않다. ▶과거 민자당과 신한국당, 자민련 등을 거쳤다. 열린우리당과는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이나 서민경제를 중시하는 성향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나라 안상수 “네거티브 선거 안통해”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4년간 시정을 맡아 일해 오면서 151층짜리 인천타워를 비롯해 유엔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정보통신개발센터(UN ESCAP APCICT), 국제학교, 연세대 등을 유치했다는 사실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안 시장은 특히 버스무료환승제를 실시하고, 녹지확보율을 높이는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들을 집중 제시하며, 최고경영자(CEO) 출신 시장으로서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선두를 굳건히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지지율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모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있다. 안 시장은 24일 이에 대해 “예비후보 등록 때부터 일관되게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을 성공시키고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있는 CEO 출신 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온 게 주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도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과 비전에 관심을 갖지 더 이상 네거티브 선거운동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표심(票心)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이어 “근거없는 비방이나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지만 선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깨끗한 정책대결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도 다짐했다.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와 8년 만에 리턴매치를 갖게 된 심경은. -지난번엔 도전자로서, 이번엔 챔피언으로서 선거를 치르지만 선거를 치르는 심정은 어떤 상황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의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받는 자리인 만큼 지난번보다 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경쟁 후보들의 장단점을 얘기한다면. -열린우리당 최 후보의 경우, 저에 앞서 10년 동안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며 많은 일을 하신 분이고, 민주당 신경철 후보는 인천시의회 의장을 하실 만큼 인천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진 분이며, 민주노동당의 김성진 후보는 오랫동안 인천의 소외된 분들을 위해 일해오신 분이다. 다들 훌륭한 분들이지만 지금 인천에는 경제를 잘 알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약 중 특히 역점을 두는 게 있다면. -2014년 인천·평양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다.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속에서 인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명실상부한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7조 2000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함께 14만 8000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특히 평양과의 공동 개최가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데 인천이 중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4년간의 도정을 평가한다면.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인천의 구조적 틀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에 전념했다. 인천을 위해 누가 더 많은 일을 할 것인지,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민노당 김성진 “서울에 종속된 인천 되찾겠다” 민주노동당 김성진(46)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지역 시민사회운동의 ‘대부’로 불린다.1988년 인천민주청년회 초대 회장을 비롯, 굵직한 대표 이력만 10여개. 이 과정에서 인천 앞바다 핵폐기장 건설 문제와 부평 미군기지 되찾기 운동, 수인선 지상건설 등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데 시민들과 마음을 모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인천을 위한 인천’을 만드는 일이 출마를 결심하게 만든 본질적인 고민이다. 김 후보는 “모든 것이 서울에 종속돼 있다. 인천의 정체성을 되찾고 싶다.”며 출사표를 올렸다.‘지역사회 연대기금 1000억원 조성’과 ‘부평미군기지 인수위원회 구성’,‘주민참여조례 제정’ 등 주요 공약도 인천을 복지도시,‘풀뿌리 진보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른 후보들이 경제자유구역 문제에 ‘올인’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단호하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건설에 그동안 1조 6000억원 이상을 들였지만 인천시민들에게 돌아온 혜택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김후보는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해 고정표를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주당 신경철 “재래시장등 골목경제 활성화” 인천 시의원을 3차례 역임한 민주당 신경철 후보는 ‘토박이’란 사실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안산 대부도와 화성에서 보낸 초등학교 중학교 때를 제외하곤 줄곧 인천에서 살았다.1953년 대부도 태생으로 호적에 기재돼 있지만, 아버지 본적을 따른 것일 뿐 실제론 인천 송림동 태생이라고 한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던진 화두는 ‘골목경제 활성화’다. 토착상인과 기업인을 살리기 위한 재래시장활성화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지방정부 자치법규 등을 정비하고 대형 할인점을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아시안게임 유치’,‘경인전철 인천 구간 지하화’ 등 상대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해선 “당선된다 해도 본인들 임기 내에 실현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 피습 이후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고 시민들이 냉담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다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으로 옮긴 데 대해서는 “인천시장은 시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로 당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보리수매가 올해도 동결

    올해 보리 수매가격도 동결됐다.40㎏짜리 1등급 기준으로 겉보리 3만 1490원, 쌀보리 3만 5690원이다. 이에 따라 보리재배 농가당 평균 230만원씩은 받게 된다. 정부는 23일 국무회의를 열어 2006년산 보리 수매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키로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국회 동의가 없어졌고 지방자치선거로 당정협의까지 생략돼 관계부처를 거친 정부의 동결안은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 농림부 관계자는 “수요가 정체돼 과잉생산될 우려가 있으며 정부가 도매상에 되파는 공매가격이 농민들로부터 사들이는 수매가격보다 낮아 동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겉보리 공매가격은 정부 수매가격의 86%, 쌀보리는 67% 수준에서 형성됐다. 보리 수매가격은 2002년부터 5년간 동결됐으며 수매는 6월7일부터 농협을 통해 시작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운기 사고 조심!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경운기 안전사고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안전벨트와 방향지시등·뒷거울(백미러) 등이 없는데다, 넓은 회전 반경으로 신속한 대응 능력이 떨어져 추돌사고나 추락시 곧바로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22일 경남도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농기계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15일 ‘농기계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도는 농민 안전교육 강화는 물론 주요 사고 발생 지점에 주의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마을별로 방송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농협은 뒷거울이나 태양열 방향지시등을 설치해 주고 있으며, 경찰도 야광 모자와 반사지 부착 등 사고 예방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오후 8시5분쯤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 농공단지 앞에서 밭일을 마친 정모(65)씨가 경운기를 몰고 가다 트럭에 받혀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남해군 고현면에서 박모(76)씨가 몰던 경운기가 뒤집혀 뒤에 타고 있던 부인 하모(70)씨가 숨지고, 골절상을 입은 운전자는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농기계 조작 미숙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도내 농촌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창원 이정규기자jeong@seoul.co.kr
  •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1)농·수산물 분야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1)농·수산물 분야

    다음달 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된다. 정부는 외교통상부를 주축으로 각 부처 전문가들로 협상팀을 꾸려 분야별 대응전략을 다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농민단체 등은 원정시위대를 워싱턴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불법 시위는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서 충돌도 예상된다. 분야별 쟁점과 협상 전략, 전문가 조언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 이번 FTA는 최종 협정문과 양허안(이행계획서·컨트리 스케줄)에 따라 산업별 파급효과가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농업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루과이라운드(UR)와 쌀 협상으로 한두차례 홍역을 치른데다 현재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1위 농업 강국인 미국과의 협상에선 우리나라가 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농민·시민단체 등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농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하지만 국책연구기관들은 한·미 FTA로 9000억∼2조 2830억원의 피해를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철폐 대상 제외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미간 농산물 교역 불균형 더욱 심화될 듯 우리나라와 미국간 농산물 교역은 우리나라가 일방적으로 수입하는 구조이다. 물량 기준으로도 89%가 대미 수입품이며 금액상으로도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면치 못해 지난해에만 19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수입품의 성격도 곡물류, 축산물, 견과류 등 대량이거나 고부가가치 품목들이 주종이다. 반면 미국에 수출하는 국산 제품은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과일류, 채소류, 인삼류와 라면, 과자, 담배 등 가공품이다. 한·미 농업 교역량의 18%에 불과하며 소량 다품종으로 수출의 일관성은 매우 낮다. 게다가 농산물 가공품은 미국내 관세율이 낮아 FTA로 인한 추가적인 관세인하를 기대할 것이 없다. 과채류를 중심으로 일부 농산물이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겠지만 앞서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나 칠레 등과 경합이 예상돼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부문에서 대규모 실직과 수조원의 피해도 예상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F)은 한·미 FTA 체결 이후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 감소액이 각각 2조 2830억원과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모두 쌀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한 뒤의 분석이다. 쌀을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시킨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분석 결과는 더 참담하다. 한국의 농업 생산액 피해액을 8조 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농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20조원을 감안하면 전체 농업의 40%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쇠고기와 분유 등 낙농제품과 과일류, 마늘, 양파, 인삼, 잎담배 등 고관세 품목의 피해는 클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생산 감소가 고용 감소로 이어져 고령 농업인 등의 대규모 실직사태도 우려된다. 최근 농업부문에서 7만∼14만명, 축산물 분야에서 최대 5만여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품무역 협상분야에 포함된 수산업의 경우 원양어업에서 458억∼5774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해양수산개발원(KMI)은 예상했다. 특히 고관세인 냉동어류의 수입은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측 개방압력에 맞서 관세철폐 제외품목 늘려야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쌀과 쇠고기 등을 포함한 모든 품목의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 농산물의 세계무역기구(WTO) 평균 양허관세가 52%인 것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미 농무부도 최근 홈페이지에 FTA 타결로 미국산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증대할 기회를 가졌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특히 뼈가 포함된 이른바 ‘LA 갈비’와 내장, 혀, 간 등 추가적인 쇠고기 수입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입 물량이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가격이 기준점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농산물 특별긴급관세’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공산품 등과 별도로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 한두봉 교수는 “경쟁력이 약하고 농가의 주요 소득원인 쌀, 감귤, 사과, 포도, 쇠고기, 낙농유제품, 인삼 등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빼거나 장기간의 유예를 받아야 한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왜곡시키는 미국의 국내보조금과 수출보조금을 철폐하도록 미국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 “폭력시위 강력대응”

    정부는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국내 시민단체들이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해 원정시위를 벌이려는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미국 워싱턴 D C 경찰당국은 주한 미국대사관, 인터폴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 지난해 12월 홍콩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시 우리 시위대의 폭력시위 비디오를 분석하며 유사사건 발생시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천정배 법무·박홍수 농림·이상수 노동 등 5개 부처 장관 공동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국민 모두가 우려하는 원정시위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적·합법적 절차에 따라 협상에 대한 입장과 의견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담화에서 “정부는 한·미 FTA 반대 원정시위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일부 단체의 원정시위는 미국과의 비자면제협정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국민 모두를 불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외국과의 특정 협상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시위 자제를 당부하는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지난해홍콩 WTO회의에 농민단체 노동자 등 1000여명이 원정 폭력 시위를 벌인 상황을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공권력 도전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처하고 있어 미국에서 시위를 벌일 경우 시위대원 부상 등 인명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히 시위대의 자해행위, 공공건물에 대한 위험물질 투척행위 등에 대해선 ‘반테러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집회 및 시위 법률에 따르면 실내 시위는 테러·화재 예방차원에서 원천적으로 불허한다.회의장, 공관건물 앞에서의 시위도 불가하며 특히 속이 빈 파이프를 소지할 경우 사제폭탄 장착 가능성에 따라 테러용의자로 처벌하도록 돼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말탐방] 금산 인삼약초시험장

    [주말탐방] 금산 인삼약초시험장

    “고려인삼차 좀 빨리 보내주세요.” 지난달초 한국인삼공사에 이란으로부터 이같은 이메일이 날아왔다. 이 이란인은 “암에 걸린 17세 아들이 한국에서 만든 홍삼차를 마시고 통증이 사라지고, 밥도 잘 먹고 있는데 구할 데가 없다.”면서 다급하게 호소했다. 건강보신 식품을 대표하는 인삼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항암효과에다 최근에는 ‘금세기의 페스트’로 불리는 에이즈에도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인삼의 80%가 유통되는 충남 금산의 칠백의총 진입로에 있는 ‘인삼약초시험장’을 들어가 봤다. # 인삼의 비밀을 캔다 금산 인삼약초시험장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는 인삼의 ‘품종 개발’과 ‘연작 경감’ 두 가지 부문이다. 옛 한국담배인삼공사 인삼연초연구원에서 해오던 연구였으나 민영화되면서 인삼공사 중앙연구원으로 바뀌자 이런 공익적 연구를 중단하게 됐다. 따라서 이를 국립 및 자치단체 연구기관이 대신하고 있다. 우선 품종개발은 병충해에 강하고 수량과 체형이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수한 형질을 가진 인삼을 선발, 실험 재배하면서 4세대 정도를 관찰한다. 씨앗을 받아 연달아 심으면서 후세로 가도 당초 우수한 형질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살피는 것이다. 보통 10∼15년이 걸리는 이 과정을 통해 병충해 여부, 수량과 체형 등이 꼼꼼히 점검되고 있다. 농가에도 보급, 실제로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결과가 좋으면 국립종자관리소의 심사를 거쳐 신품종으로 등록하게 되는 것이다. 연작 장애를 줄이는 연구도 인삼약초시험장의 핵심 과제다. 인삼을 갓 수확한 밭에 다시 연작하려면 오랜 휴경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삼이 4∼6년 자란 밭에는 뿌리썩음병 등 병해에 약한 토양환경이 만들어져 곧바로 심으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 휴경 5년 줄였다 시험장은 비닐하우스에 사용하던 훈증제를 인삼밭에 도입,1차 성공을 거뒀다. 이로 인해 밭 15년, 논 10년이 걸리던 휴경기간을 각각 5년씩 줄였다. 훈증제를 밭에 뿌리고 비닐을 덮어 놓으면 가스가 발생하면서 살균, 살충, 살초 등의 효과를 내는 원리를 적용한 게 실효를 봤다. 인삼재배 농민들이 적극 받아들여 지금은 이같은 방법으로 인삼을 많이 기르고 있다. 휴경기간을 1∼2년으로 더 감축시키는 게 시험장의 목표다. 이처럼 연작 장애가 없어지면 주변에 인삼밭으로 쓸 땅이 없어 다른 지역을 떠돌면서 인삼을 기르는 불편과 생산비를 줄이는 데 크게 보탬이 된다. 시험장은 인삼이 붉게 변하는 ‘적변’을 막기 위해 토질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는 연구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험포 5개와 비닐하우스연구동, 유리온실을 2개씩 갖추고 있다. 1998년 금산군 농업기술센터 인삼연구실로 출발한 시험장은 지난 1월 충남농업기술원 소속으로 바뀌었다. 현재 농학박사 5명이 재직하고 있다. 인삼은 20여개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국립 작물과학원과 경북 풍기 인삼시험장만 있다. 김현호 시험장장은 “중국의 경우 각 성이나 대학마다 연구기관이 있는데 국내의 연구 현실은 열악하다.”면서 “‘고려인삼의 메카’ 명성을 유지하려면 정부가 인삼전문연구소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고려인삼의 메카 만들자 국내의 인삼권위자인 이종철 인삼약초시험장 자문연구원은 “삼은 세계에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인(人)’자를 붙이는 것은 고려인삼뿐”이라며 “지금은 고려인삼이 다른 나라에서도 재배되지만 중국 등에서는 한국산 인삼이 최고 인기”라고 자랑했다. 삼에는 미국·캐나다산 화기삼과 중국의 전칠삼 등이 있다. 그는 “고려인삼만이 사람처럼 팔다리가 뚜렷하게 생겨 ‘인’자가 붙여졌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인은 아들이 효도선물로 고려인삼을 사주면 줄로 목에 매달아 빨아먹고 다닌다.”며 인기를 반영하는 우스갯소리를 들려줬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약국을 하는 중국인에게 홍삼분을 선물했는데 이 중국인이 ‘월경을 못하는 30대 여성이 이걸 먹고 월경을 했다.’고 말하더라.”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고려시대 중국에 인삼을 조공으로 바치면서 일찌감치 한국산 인삼의 우수성이 중국까지 알려진 것으로 추정했다. # 체온을 높인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고려인삼은 열을 내게 해 무더운 나라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화기삼은 열을 떨어뜨린다는 반대 소문도 나돈다. 중국 북부는 고려인삼, 남부지방은 화기삼이 인기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연구원은 “고려인삼이 열을 올린다는 주장을 편 논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 후로 이런 소문이 난 것 같다.”면서 “인삼공사에서 이 얘기를 듣고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실험을 한 결과 전혀 과학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인삼이 하도 인기가 높다 보니 미국 등 다른 삼을 재배하는 나라들이 상술 차원에서 이같은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웃었다. 오히려 고려인삼은 처음에 혈압을 올렸다 떨어뜨리고, 저혈압은 올려줘 모두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잘 먹지 않던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인삼을 ‘정력제’로 알고 많이 찾고 있단다. 최근엔 에이즈에도 꽤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날로 찾는 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식품의약청이 인삼의 면역효과만 인정하고 정력과 관련된 자양강장과 원기회복 효과는 재검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금산 인삼시장 가보니 “아저씨, 인삼 보고 가세요.” 지난 17일 낮 금산군 금산읍 수삼센터. 상인 길영숙(55·여)씨는 “요즘은 택배주문이 많아지다 보니 직접 찾아오는 손님이 크게 줄어 오늘이 장날(2,7일)인데도 좀 썰렁하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 인은수(55)씨는 “기름값이 크게 오르니까 자동차를 굴리려고 하지 않아 더하다.”고 거들었다. 금산은 국내산 인삼의 7%밖에 생산하지 못하지만 80%가 유통될 정도로 전국에서 소비자와 소매상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총거래액이 5213억원에 이른다. 금산 인삼에 대한 이곳 상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길씨는 “인삼으로 유명한 강화나 풍기 소매상도 금산에서 기른 인삼을 사가려고 애쓴다.”고 귀띔했다. 현재 수삼값은 한채(750g·10∼18개)에 2만 8000원 안팎으로 예전과 큰 변동이 없다. 개성은 6년근으로 유명하고 좀더 더운 금산은 4∼5년근을 주로 생산한다.6년근은 현재 개성과 기온이 비슷한 인천 강화와 경기 포천 등에서 나온다. 금산시장에는 인삼상가와 수삼센터, 약령시장, 쇼핑센터가 있어 소비자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다녀가고 있다. 군에서는 지난해 5124대의 관광버스가 금산 인삼시장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가장 많은 1713대가 경남에서 온 버스였다.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통된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이 경기지역으로 851대, 충남이 404대로 나타났다. 대구와 부산은 각각 391대와 375대였다. 금산군 관계자는 “경상도 사람들이 인삼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값싼 중국산 유입 문제는 고려인삼의 메카인 금산에서도 공포의 대상이다. 인씨는 “중국산이 들어온다면 금산도 망가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이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상인끼리 서로 중국산을 들여와 파는지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산에서는 오는 9월22일부터 10월15일까지 해외 15개 업체, 국내 65개 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첫 ‘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열린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작년 8300만달러 72개국 수출 성과 인삼은 학명이 ‘Panax Ginseng’이다. 모든(Pan)과 치료(Axos)가 합쳐진 말로 이른바 ‘만병통치’란 뜻이 내포돼 있다. 삼국시대부터 알려진 인삼은 효능이 뛰어난 데다 부작용이 없어 약 중의 약 ‘상약’으로 대접을 받았다. 옛말은 ‘심’. 지금은 ‘심마니’ 등에서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인삼이 재배되기 전에는 산삼만 있었다. 근래 산삼종자를 산에 뿌려 자연 속에서 키우는 ‘산양삼’과 논·밭에서 인공재배한 ‘장뇌삼’이 생겼다. 인삼은 산삼보다 줄기와 몸통이 이어지는 뇌두가 짧다. 인삼에는 날것인 수삼부터 이를 증기에 쪄 말린 홍삼, 물에 익혀 말린 태극삼, 그대로 말린 백삼, 인삼 다리만 잘라 말린 미삼, 홍삼이나 태극삼을 잘게 썰어 만든 절편삼이 있다. 인삼은 뇌두가 통통하고 몸통에 우윳빛이 나는 게 좋다. 몸통이 단단한 데다 상처가 없어야 한다. 잔뿌리가 많은 게 낫다. 크기는 별 상관이 없다. 인삼은 재배가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생풀 등을 땅에 썩혀 부엽토를 만들어 거름을 주고 농약살포를 하는 데도 많은 제약을 받는다. 인삼약초시험장 이종철 자문연구원은 “토양이 오염되면 인삼이 썩기 때문에 옛날에는 지푸라기가 떨어지면 부채로 살살 부쳐 날려 버릴 정도였다.”며 “‘인삼 밭엔 오줌도 안 싼다.’고 할 정도로 까다롭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명품’ 대접을 받는 고려인삼은 해외에서 명성이 높다. 홍삼은 한국에서만 생산돼 홍콩에서 미국·캐나다·중국산보다 무려 70∼80%나 비싸게 팔리며, 백삼도 좀더 높은 값에 판매되고 있다. 고려인삼이 사포닌 종류와 함유량 등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화기삼에는 사포닌이 10∼12가지 들어 있지만 홍삼에는 32∼34가지가 들어 있다. 백삼도 28가지에 이른다. 특히 화기삼에 없는 Rh1,Rh2 등 질좋은 사포닌이 들어 있다고 한다. 한국인삼은 7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남아공, 엘살바도르, 네덜란드, 라트비아, 네팔, 터키 등 대륙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총수출량은 2106t(8300만달러). 일본 36%, 홍콩 26%, 미국 11%의 비중을 보였다. 동남아에는 주로 백삼, 홍삼 등이 수출되고 유럽은 인삼차와 인삼분말, 캡슐을 선호한다. 일본과 미국은 인삼진액을 많이 사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인삼시장인 홍콩에서 한국산 인삼이 차지하는 비중은 5%밖에 안 된다.1990년 1억 6400만달러에 달했던 수출량이 ‘열을 올린다.’는 소문이 먹혀 들고 저가 중국산에 잠식당하고 있다. 농림부 채소특작과 박주환 사무관은 “동남아 등에서는 약효가 뛰어나니까 열을 내는 것이라는 역홍보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잘 사는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수요자 특성에 맞춰 고품질 인삼류를 생산하는 데 적극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천이 원조] (6) 해외이민

    [인천이 원조] (6) 해외이민

    1902년 12월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는 미국 하와이로 이민을 떠나는 121명이 ‘켄카이호’에 오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84%는 인천 사람으로 대개 하층민이었다. 전년에 큰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사람이 많았던 데다 국제정세 또한 나날이 암울해져가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의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던 민초들로서는 이국에 대한 동경심보다는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윽고 출항의 뱃고동 소리가 살을 에는 듯한 바닷바람을 가르자 이민가는 사람들이나 송별하러 나온 친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울음을 떠트렸다. 이로써 우리나라 이민사의 첫 장이 열리게 되었다. 요즘은 자녀교육이나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이민이 대부분이나 당시는 하와이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이민이 진행됐다. 사탕수수 재배가 한창이던 하와이는 노동인력 부족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시기였다. 주한 미국공사 앨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02년 3월 하와이에서 사탕수수재배자협회와 한인 노동자 이민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서울로 돌아와 자신을 신임하는 고종에게 적극적으로 이민정책을 권고했다. 이후 사탕수수재배자협회 비숍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정부와 이민조약을 체결하고, 정부는 이민업무를 담당하는 ‘수민원(綏民院)’을 설립했는데 책임자는 민영환이었다. 이민자 모집은 수민원의 위임을 받은 미국 동양광산회사 인천 주재 사원인 데실러가 담당했다. 그는 인천에 동서개발회사를 설립하고 서울과 부산, 원산 등지에 지사를 만들어 한국인 책임자를 두고 이민 희망자를 모집했다. 이를 위해 역이나 교회, 외국공사관 등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선전활동을 하고, 대한제국 정부 명의로 ‘황성신문’에 공고를 내기도 했다. “하와이 기후는 온화하여 심한 더위가 없으므로 각인(各人)의 기질에 합당하며 월급은 미국 돈으로 15달러씩이요, 일하는 시간은 매일 10시간이요, 일요일에는 휴식함.”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인천 제물포 내리교회 목사였던 존스가 적극 나섰다. 그는 내리교회 신자는 물론 친지나 이웃들에게 하와이로 갈 것을 권했고, 서울 등을 다니면서 이민을 설파했다. 일종의 ‘이민 전도사’였던 셈이다. 첫 이민자 가운데 내리교회 신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02년 최초의 이민자들이 하와이로 출발했으며,1905년 이민이 금지될 때까지 7200여명이 고국을 떠났다. 첫 이민자(121명)는 내리교회 신도(50명) 외에도 인천항 노무자(20여명), 농민들이 포함됐으며 대부분 인천지역에서 모집됐다. 이들에게는 배삯과 별도의 지참금이 지급되었다. 제물포항을 출발한 이민자들은 일본 고베항에 도착해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20명이 전염병 보균자로 밝혀져 탈락하고 101명(남자 55명, 여자 21명, 어린이 25명)만이 미국 상선 ‘갤릭호’를 갈아타고 1903년 1월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하와이 보건당국의 정밀검사로 안질에 걸린 것으로 판명된 4명은 인천항으로 되돌아오고,97명만이 최종적으로 하와이 땅을 밟았다. 하지만 이민 1세대의 생활은 달콤했던 ‘이민 공고문’과는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취업·알바]

    ●강서구 2006년 제3단계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할 희망자를 다음달 5∼9일 모집한다. 신청자격은 신청일 현재 만 18세 이상 60세 이하인 자이며 사업 기간은 오는 7월 3일∼9월 23일이다. 단 실업급여 수급자,1가구 2인 이상, 재학생(대학원생 포함),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정기소득이 있는 자나 그 배우자, 전업 농민이나 그 배우자, 전 단계 참여자 중 취업상담 미실시자는 모집에서 배제된다.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본인 의료보험증과 사진 1장, 자격증 사본 등을 구비, 주민등록지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 일당 2만 5000∼2만 9000원 외에 교통비 및 식대 3000원이 별도 지급되며 근무시간은 1일 8시간 주 5일 근무로 4대 보험 보호를 받는다.02)2600-6101●동대문구 전국 한약집이 밀집된 약령시에 한의약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자원봉사자는 전시전문해설사로 전시물 해설과 행사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관련학과 졸업자나 재학생, 외국어 통역 가능자, 자원봉사 경험자는 우선순위에 둔다. 모두 40명을 뽑는다. 희망자는 오는 26일까지 신청서와 최종학력증명서 혹은 자격증명서를 보내면 된다. 접수는 e메일(refresh0808@yahoo.co.kr)혹은 팩스, 직접 방문을 통해 이뤄진다. 의약과 02)2127-5418,2127-4156. 팩스 02)2127-5432,2127-5121
  • 수석대표 ‘민족 순혈’ 논쟁

    17일 제4차 남북 장성급회담 환담 도중 수석대표 사이에 느닷없이 ‘민족 순혈주의’ 논쟁이 벌어졌다. 엉뚱하게도 우리 농촌 총각과 외국인 처녀의 결혼 세태가 발단이 됐다. 북측 김영철 단장이 “남쪽은 기후가 따뜻하니 농민들이 좀더 빨리 부지런히 일하겠다.”고 하자, 남측 한민구 수석대표는 “그렇다.”고 화답했다.그러면서 “농촌 인구가 줄어들어 총각들이 몽골·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온 처녀와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김 단장이 정색을 하고 받으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혈통을 중시해 왔다.(그 처녀들이)어떻게 오게 된건지는 모르겠는데 민족의 단일성이 사라질까 걱정이다.”고 했다.그러자 한 수석대표는 웃으면서 “한강 물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리는 수준이다. 주류가 있기 때문에 어울려 살면 큰 문제가 없다.”는 말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김 단장은 “우리는 예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잉크 한 방울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깨끗하지 못하면 좋지 않다. 혼탁하게 살면 어떻게 하는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한 수석대표도 “의미가 깊은 혼탁이 아니다. 역사를 보면 우리는 동이족이었는데 주변의 말갈·여진·만주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왔다.”고 맞섰다. 하지만 김 단장은 “고조선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단일 민족으로 이어져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회담에 들어가자.”고 싸늘하게 쏘아 붙였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조춘자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견지동 동산방갤러리. 도회적 감각의 사실풍 인물화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조춘자 개인전. 원숙한 필치와 구성으로 이지적이고 탈속한 여인상을 담은 신작들을 보여준다.(02)733-5877. ■ 폴란드 독수리-폴란드 신세대 판화전 18일부터 6월9일까지 서울 순화동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 막달레나 비엘레츠카, 마우고자타 야브원스카 등 폴란드의 유명 신예작가 51명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한 판화작품 90여점을 전시한다.(02)3789-5600. ■ 부남미술관 개관 및 소장품 전시회 20일까지 서울 경운동 부남미술관.‘산의 화가’로 불리는 박고석 화백의 판화들과, 노천 조갑녀 선생의 서화와 도예작품, 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보유자인 오옥진 선생의 서각작품 등을 볼 수 있다.(02)720-0369. ●어린이■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오후2시·4시, 수 오전11시·오후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엄마는 안 가르쳐줘 27일까지 화∼금 오후2시·4시30분, 토·일 오후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아이들의 눈높이로 알기 쉽게 배우는 성교육 뮤지컬.2만원.(02)744-7304.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리사이틀 27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올리비에 메시앙의 실내악곡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등 연주. ■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27일∼6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연극■ 형제 자매들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이 이끄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내한공연.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리얼리즘극이다. 저녁시간 1시간30분을 포함해 총 7시간30분(오후2시30분∼10시)의 국내 최장기 공연 기록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5만∼9만원.(02)2005-0114. ■ 달의 소리 21일까지 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4시 서강대 메리홀. 가야금의 전신인 ‘고’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서사극. 김명화 작·박정희 연출, 박웅 이연규 등 출연.2만원.(02)744-0300. ■ 넘버 18∼6월4일 화∼금 오후8시, 토·일 오후3시·6시 설치극장 정미소.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을 통해 인간복제의 비극을 경고한다. 카릴 처칠 작·이성열 연출, 이호재 권해효 출연.3만∼5만원(02)765-5475. ●뮤지컬 ■ 김용배입니다 20·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978년 ‘사물놀이’의 탄생을 이끌었으나 스무해전 서른 넷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쇠 김용배의 일대기.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한 예술가의 초상을 서울예술단이 음악과 춤, 드라마가 어우러진 복합장르로 그려낸다. 한태숙 연출, 고석진 최병규 등 출연. 토 6시, 일 3시·6시 2만∼5만원.(02)523-0986. ■ 미스터 마우스 무기한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라이브극장. 천재가 된 바보는 행복할까. 현대과학의 힘으로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박정환 등 출연.2만5000∼3만원.(02)747-2070.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7월17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청담동 유시어터.2001년 첫 공연 이후 유료 관객 40만명을 모은 흥행작. 백설공주를 짝사랑하는 반달이의 순수한 마음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승걸 작·연출, 최인경 구윤정 등 출연.2만5000∼3만원.(02)515-0589.
  • 37차 세계농업인연맹 서울총회

    세계농업인연맹(IFAP)이 주최하고 한국농협이 주관하는 ‘제37차 세계농업인연맹 서울총회’가 20일까지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다.83개국에서 온 농업인단체 대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인 역량 강화-다양성, 지속가능성, 건강, 평화’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총회에서는 IFAP 창설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농협이 주창하고 제안한 ‘세계농민헌장’이 공포될 예정이다.
  • [녹색공간] 비만해지는 우리 농경지/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새만금 방조제의 최종 물막이 공사가 완료돼 우리 국토가 여의도 면적의 140배가 더 넓어졌다고 한다. 갯벌을 없애고 국토를 비만하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논란으로 그동안 우리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또 다른 비만 문제는 우리의 농경지에 있다. 농경지에 비료가 필요 이상으로 뿌려져 영양 과잉으로 우리의 논과 밭은 심각한 비만 상태에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큰 발명은 1만년 전에 이뤄진 농업이다. 그 이전의 인간은 수렵채취가 생존의 수단이었다. 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토지의 면적은 일인당 10㎢(300만평) 정도였다. 계절에 따라 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고 들짐승을 잡기 위해서 필요한 땅의 크기다. 서울의 면적이 약 605㎢이니 60여명의 수렵채취인이 살기에 적합했을 것이다. 그러나 밭농사의 발명으로 농경인 1명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토지는 500㎡(151평)으로 획기적으로 줄었다. 그러나 5000년 전 농지에 물을 공급해 농사를 짓는 관개농업이 개발되면서 일인당 필요한 토지는 100㎡(30평)로 더욱 줄었다. 또한 현대의 농업은 화학 비료와 농약의 발명으로 토지의 생산성을 더욱 높였다. 농업의 발전으로 지구상의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었다. 50년 전 우리 농촌에선 비료가 귀해서 집안 식구들이 시골 장에 가기 전에 집이나 집안 소유의 밭이나 논에 소변을 보고 출발하고 장일을 마칠 때까지 소변을 참다가 자기 밭에 와서야 해결했다. 이처럼 우리 농촌에서 가축이나 사람의 배설물이 매우 소중한 자산이었다는 사실을 필자가 강의 시간에 설명하면 대부분 학생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1961년 충주비료공장이 준공되면서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생산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농지 단위면적당 곡물생산량도 이때부터 증가했다.60,70년대 건설된 비료공장이 우리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1975년 81%에서 2000년에 27%로 하락했다. 단위 농경지의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농촌 인구의 감소, 식생활의 변화, 시장개방으로 인한 저가 곡물의 수입 등으로 곡물 자급률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통적으로 사용된 퇴비의 사용량은 급속히 감소했다. 비료가 값싸고 공급이 원활하며 사용이 간편해 농민들이 퇴비의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비료의 장기간 사용은 농경지의 토질을 약화시켜 농작물이 병충해의 피해를 쉽게 받게 된다. 그 결과 다양한 농약이 살포되고 생태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농경지의 물질순환구조 자료에 의하면 전체 비료 사용량의 46%가 토양에 축적되고 지하수로 스며들거나 하천으로 흘러가 호수나 바다를 오염시킨다. 화학비료는 전체 비료의 74%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질소비료 사용량은 ㎢당 18.9t으로 일본의 2배가 넘고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 이는 작물이 필요한 적정량의 2배가 넘는다. 환경부는 2012년까지 하수 슬러지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기로 해양수산부와 최근에 합의했다. 하루 평균 7000여t의 하수 슬러지가 발생하고 11%만 재활용이 된다. 요즈음 유기농산물에 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축분뇨나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유기 슬러지를 최대한 이용해 퇴비를 생산하면 우리 농경지에 필요한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을 화학비료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공급할 수 있다. 적정량의 퇴비가 적기에 사용되면 농경지의 비만을 방비하고 해마다 문제가 되는 호수와 바다의 조류에 의한 피해도 막을 수 있다. 환경부와 농림부의 긴밀한 협력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원전 기술자가 감을 재배하겠다고 하니까 모두들 이상하게 보더군요. 그 좋은 직장을 왜 관두냐는 것이죠.”전남 함평군에 있는 감 가공업체 ‘감나루’의 백성준(49) 사장은 농삿일과는 인연이 멀어 보인다. 하얀색 와이셔츠를 걸친 모습은 영락없는 일반 회사원이다. 하지만 그가 일군 ‘감의 신화’는 과수농가의 희망이 됐다. 시중에서 1개에 300원하던 홍시를 3000원에서 1만 2000원까지 받게 한 ‘벤처농기업’의 대표주자다. 백 사장은 “농업은 미래산업이자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한다. 감을 ‘벤처등록 1차 농산물’로 둔갑시킨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기술의 힘의 컸다. ●설계 엔지니어, 벤처농업의 CEO가 되다 백 사장이 감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4년.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소속으로 전남 영광 원전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있을 때다. 당시 백 사장의 부인은 영광에 있는 감 과수원을 샀다. 하지만 감이 열리지 않는 묘목 1년생인 줄도 모르고 시세의 4배를 줬다. 그만큼 농업에는 관심도 없는 문외한이었다. 이후 간간이 과수원을 일궜고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직장을 그만두고 과수 농꾼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99년 감을 첫 수확해 도매상에 넘겼다. 하지만 감이 물러지면서 팔리지 않아 모두 반품 처리됐다.15년에 걸친 직장생활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도매 중개인들은 떫은 맛을 없애면 모두 사주겠다고 귀띔했다. 그게 자극이 됐을까. 대학에서 기계학을 전공한 백 사장은 그 때부터 ‘감 연구자’가 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감이 떨어질 때에는 당도가 높지만 상품화하기에는 너무 무르다. 미리 수확하면 떫은 맛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떫은 맛을 없애고 무르지 않으며 당도가 높은 감이 있다면 사시사철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쳤다. ●농업이 과학을 만나면 고부가가치가 탄생한다 백 사장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물질의 흐름과 관리를 기획하고 설계하던 경험을 살려 고분자화학과 기계설비를 농업에 적용했다. 감의 떫은 맛은 탄닌이라는 수용성 성분에서 나온다. 따라서 입안에서 탄닌 성분을 녹지 않게 하면 떫은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후 건조로를 통해 떫은 감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압력과 온도를 맞춰 급랭했다가 해동하는 연구를 2년간 계속했다. 마침내 단단하면서도 떫은 맛이 사라진 전혀 새로운 감을 만들었다. “2001년 도매상인들을 쫓아다니며 맛을 보라고 했더니 신기해 하더군요.” 매출이 급증해 지난해에는 감 단일 품목으로 12억 68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원가 대비 순이익률이 무려 250%에 이른다. 사실 떫은 맛을 없애는 탈삽기술은 새로운 게 아니다. 기존의 기술로는 떫은 맛을 제거하는 데 20일이 걸리고 감이 물러져 상품화가 쉽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러나 감나루는 24시간 이내에 떫은 맛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수확한 뒤 단단한 상태에서 단맛을 유지하는 홍시를 유통시킬 수 있게 됐다. 떫은 감을 무른 연시로 만드는데 사용된 기술이 과거 인체유해 논란에 휩싸이곤 했지만 감나루는 친환경 공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홍시 아이스크림으로 대박 백 사장은 2003년부터 과수농원을 감나루란 기업으로 문패를 바꿨다. 이어 탈삽기술을 응용,‘아이스 홍시’와 연시와 곶감의 중간단계인 ‘반건시’도 잇따라 내놓았다. 아이스 홍시는 1개에 3000원, 반건시는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백화점에서 최고 1만 2000원까지 받았다. 특히 아이스 홍시는 탈삽된 감을 영하 20도로 얼린 뒤 여름철에 껍질을 벗겨 판매하기 때문에 ‘홍시 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린다.‘감동’이라는 브랜드로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지난해 8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과 대전 등에는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될 정도다. 백 사장은 “탈삽기술은 과일뿐 아니라 차와 모과, 채소 등에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소의 경우 엽록소를 파괴하지 않고 급냉·해동할 수 있어 유통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상추는 오뉴월에 1관(3.75㎏)짜리가 7000원 하지만 8월에는 4만원까지 가격이 뛴다. 하지만 감나루의 기술을 적용해 냉동저장하면 8월에도 1만원 이하로 채소를 팔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 ●감 단일품목으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다 백 사장은 지난 9일 중국 산동성 쯔보(치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이스 홍시 공장 설립건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앞서 2004년에는 중국 북경시 1만평에 연산 1000t 규모의 아이스 홍시 생산공장 계약을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70억원을 투자했다. 백 사장의 지분은 49%다. 백 사장은 “중국산 감이 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하지만 90% 이상이 사료 등으로 쓰인다.”면서 “새로운 탈삽기술을 사용해 감을 상품화하면 감 소비가 늘 뿐 아니라 중국 농촌지역의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효과를 노렸다. 중국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농기업에 대한 투자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아쉬워했다. 오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의 공식빙과로 지정받아 시장을 세계로 넓힌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전남 함평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 인증 받아도 대출 기피 여전 감나루 백성준 사장이 중국에 진출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떫은 맛을 없앨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어도 국내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정부가 기술을 인증했지만 금융기관은 자금을 대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른 기업들은 로열티없이 기술을 공유하자고 달려드는 등 무임승차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는 줄 알면서도 중국 정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감나루에 국한된 게 아니다.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건강나라의 한경의 대표는 “정부가 사업성을 인정해 줘도 농협이나 금융기관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담보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작은 사업에도 수억원이 필요한데 땅이 전부인 농민들이 무슨 수로 수억원 어치의 담보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농기업대표들은 특히 농민이 만든 농협이 농민 위주로 생각하지 않으며 정책자금 지원의 주체를 농협에서 일반 금융기관으로 확대,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생 연구위원은 “제조업처럼 농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농기업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역할을 농협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는 “대출시 담보 위주에서 사업성이나 수익성 평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농업의 리스크가 커 농업 쪽으로 자금이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다만 농기업자금팀을 신설, 대출 관련 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일반 금융기관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농림부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농협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책자금 지원 잔액은 25조원에 이른다. 신한은행 여신심사 관계자는 “담보는 미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채권보전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지 농업에만 차별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평가받는 쪽에서 피해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1차산업의 리스크나 미래의 판매 예측은 제조업이나 IT쪽보다 쉽기 때문에 사업성만 좋다면 돈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보다 농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평가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농협이나 금융기관이 담보가치만 따질 게 아니라 미래의 수익구조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감나루’ 성공요인 분석 감은 사과 등 다른 과일보다 비타민 함유량이 훨씬 많은데도 떫은 맛 때문에 한철에만 소비되는 ‘비선호 과일군’으로 분류됐다. 카바이트를 사용한 기존의 홍시 가공법은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고 폭발의 위험성마저 있는데다 감의 조직이 액체 상태로 바뀌어 유통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더욱이 늦가을과 초겨울에 집중 출하돼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고 유해성분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들의 웰빙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감나루의 탈삽기술은 이같은 문제점을 일시에 없앤 혁신적인 친환경공법이다. 또한 홍시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단단한 홍시’라는 전혀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켰다. 냉동했다가 먹는 아이스 홍시는 ‘당도’와 ‘점도’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지만 설탕과 착색색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 시장에선 자연식 영양식품으로 인기를 끌게 했다. 가격이 3000원으로 비싼 게 흠이지만 1000원짜리 아이스 홍시로 다양화하는 전략도 세웠다. 감을 활용한 감주스, 감식초, 감조미료 등의 개발로 부가가치 창출의 맥을 이어갔다. 특히 감나루가 가공기술만으로 중국에 진출, 중국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 내 농업 분야도 기술과 경영능력만 뛰어나다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1차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의 외연을 확대시킬 수 있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농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농업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농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 개발이 요구된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 볼리비아 “다음은 토지 국유화”

    “국유화의 다음 타깃은 토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에너지 국유화와 토지분배로 대표되는 ‘차베스식’ 개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기업이 소유한 가스전 운영권을 전격 회수한 데 이어 대규모 유휴지(遊休地)를 몰수해 빈민에게 나눠주는 급진적 토지개혁에 착수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11일 “에너지 자원들에만 우리의 행동을 국한시키지는 않겠다.”면서 “다음 표적은 대토지 소유자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비생산적’ 토지를 언급한 뒤 이들에 대한 몰수·분배정책이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모랄레스 정부의 정책은 ‘미션 자모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 토지개혁 프로그램의 복사판이다. 모랄레스의 ‘정치적 스승’격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2000년 대지주들의 유휴토지를 유상으로 몰수해 농민들에게 분배하는 토지개혁에 착수, 농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끌어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토지개혁도 ‘유상몰수·무상분배’라는 차베스식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고 살바티에라 볼리비아 농업장관은 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계획은 불법적으로 획득된 토지를 회수하고, 비생산적 토지를 분배해 사회·경제적 기능을 수행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토지를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경작하는 개인들의 권리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수대상 토지는 남한 면적의 1.5배인 14만㎢ 규모로 대부분 동부 저지대인 산타 크루즈 지방에 위치해 있다. 볼리비아 정부에 따르면 이들 토지는 군사정권 시절인 1970년대 지역 토호들에게 사실상 무상으로 주어졌다. 최근 농민단체들의 점거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주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졸지에 땅을 잃게 된 지주층과 외국인들의 반발이 만만찮다.‘라티푼디스타스’로 불리는 대지주와 지역 기업인들로 구성된 산타 크루즈 시민위원회는 최근 모랄레스 대통령에 공개서한을 보내 “주지사 및 지역 상공인 그룹과 먼저 만나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벤 코스타스 주지사도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토지개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수백명에 달하는 브라질의 농업투자자들도 반발하고 있다.1990년대부터 10억달러 상당을 들여 브라질 접경지역 토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이들은 볼리비아산 콩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몰수 대상이 되는 토지의 규모와 생산력, 보상액과 관련된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모랄레스 정부가 토지개혁을 서두르는 데는 7월 제헌의회 소집을 위한 조기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결속을 이끌어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이 다수의석을 확보할 경우 지난 1998년 집권 직후의 차베스가 그랬듯 새로운 사회주의 헌법제정에 착수하게 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세계농업인연맹 총회 13일 개막

    세계 최대의 농업인 단체인 세계농업생산자연맹(IFAP) 제37차 총회가 1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다. 농협중앙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해외 80여개국에서 300여명의 농업인 단체 대표가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WTO 무역협상, 사막화와 환경문제, 농산물 품질 제고 방안 등 세계 농업 현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총회 기간에는 연맹 창설 60주년을 기념, 농협이 제안한 ‘세계농민헌장’이 공포된다.
  • 검은 대륙은 슬프다

    “그런데 이 땅도 한때는 이 지구의 어두운 구석 중의 하나였겠지.”(조셉 콘래드 ‘암흑의 핵심’)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기억하시는지?영화에선 캄보디아 정글로 묘사됐지만,사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폴란드 출신의 영국 작가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무대는 아프리카입니다.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콩고 강이었지요. 아프리카 연수 중 우연히 후배가 권해 이 책을 펼친 순간,제가 느끼고 있던 바를 제대로 짚은 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사실 시에라리온에서 자꾸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겹쳐 보여 몸서리를 치던 뒤끝이었습니다. 해서 이 책을 줄거리로 이번 연수 중에 느꼈던 여러가지 소회를 나누려 합니다. “정복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포악한 힘뿐인데,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 해서 자랑할 것은 못 되지.왜냐하면 누가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약하다고 하는 사실에서 생기게 된 우연한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이지.그것은 암흑 세계를 다루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당한 행위이지.이 세계의 정복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우리들과는 피부색이 다르고 우리보다 코가 약간 낮은 사람들을 상대로 자행하는 약탈 행위가 아닌가.그러므로 그 행위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것이 못 된다구.이 불미스러운 행위를 대속해주는 것은 이념밖에 없지.그 행위 이면에 숨은 이념이지,감상적인 구실이 아니라 이념이라야 해.그리고 그 이념에 대한 사심 없는 믿음이 있어야지.이 이념이야말로 우리가 설정해놓고 그 앞에서 절을 하며 제물을 바칠 수 있는 무엇이거든.”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저는 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했더랬습니다.분명히 가슴 아픈 여행이 될거야 라고 속으로 확인시키곤 했지요.아니나 다를까,가나 수도 아크라에 도착하자마자 확인이 됐습니다.길거리에는 한참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나와 사과 봉다리 같은 걸 들고 운전자들에게 사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지금도 엄청난 숫자인데 1년 전만 해도 차량이 운행되지 못할 정도로 수가 많았지만 그나마 줄어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걸 이 나라 말로 ‘카이에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인신매매된 아이들의 가족 재결합 행사를 지켜보고 난민 캠프를 둘러보러 오가는 길 창밖으로 비치는 장면들은 하나같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나는 속된 말로 양반이었습니다.시에라리온의 둥기 공항에 내려 헬리콥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아,내전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포터들이 앞다퉈 여행객들의 가방을 서로 옮겨주겠다고 나서는데 정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일자리가 부족하고 일이 없어 저렇게까지 사람들이 극단적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헬리콥터를 타고 만을 건너 수도 프리타운에 내려 호텔로 이동할 때가 밤 8시가 가까웠을 때입니다.밤 풍경으로도 이 나라가 심각한 에너지난,경제난에 허덕인다는 사실이 증명됐지요.사람들은 집안의 열기를 못 견뎌 밖에 나가 하릴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호텔 밖으로 잠깐 나가려다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호텔 앞인데도 위쪽 산동네에서 흘러온 하수가 길거리에 넘치고 있었던 것이지요.거리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정부 관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일행이 어느 빈민가 근처에서 내린다고 채비하는데도 저는 가만히 차안에 앉아 있었습니다.제 감정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행은 5분도 못돼 올라왔습니다.비참한 상황을 목도한 듯 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누군가 “어휴,저렇게 어떻게 사나”라고 혼잣말을 했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저는 시에라리온에 있을 때 나중에 기사 쓰면서 한가지 표현은 계속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다.” 그렇습니다.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는 상황이 연일 이어졌습니다.저희 한국 기자들은 이번 연수 12일 가운데 딱 두번 술을 많이 마신 날이 있었는데,우연의 일치인지 이날은 모두 기억에 남겨두기 싫은 장면들을 보았던 날들인 것 같았습니다.무의식에서나마 기억을 떨쳐버리고 잠이라도 편히 자기 위해 통음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돌아와 바를 연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는 길에 저희 일행은 정말 못 사는 동네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지나는 저희를 보며 “차이니즈” 하면서 시비를 붙이려 하는데 사실 겁 나더군요.비좁은 골목길 누군가 지나던 아주머니를 치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운전자를 욕하는데 운전자는 한마디로 벌벌 떨더군요. 이슬람이 주류 종교인 탓도 있고 해서 이곳에서 사진 찍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렌즈를 돌리면 마구 화를 내며 손사래를 치거나 고함을 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누군가 기다렸다가 불씨만 당겨주면 무슨 일인가 터질 것 같은,똑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저만큼 우리 앞에 전개되는 해안은 미소를 짓는가 하면 상을 찌푸리기도 했고 매혹적이고 장려한가 하면 야비하고 무미하구나.일반적이기도 했는데,늘 이리 와서 알아내보라고 속삭이는 듯한 모습만 보이면서 침묵하고 있었다네.” 식민주의자들은 이런 식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해안선이 알아내 보라고 손짓한다고 거기 이끌려왔다고 설명하는 탐험가,목사,선교사들은 밀림으로 들어가 상아는 물론,노예까지 신대륙으로 빼내 데려갔고 해방도 그들의 이름으로 시켰지요.프리타운은 17세기 말 자메이카 등에서 해방시킨 노예들을 풀어놓고 영국이 다시 이들을 환금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으로 키워내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지요. 그 많던 광물이며 천연 자원들은 이제 고갈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지만 오늘 아프리카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할만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사실 아프리카로서도 책임을 떠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지요.중국이 지금 저렇게 아프리카를 파고들 수 있는 것도 수십년동안 아프리카 지도자와 엘리트들에게 속은 사실을 깨달은 유럽 각국이 발을 뺏기 때문에 가능해졌다는 설명을 국제이주기구(IOM)의 김철효 씨는 했습니다. 당당하면서도 절박한 엘리트들의 호소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지만 얼마 뒤 그 친인척들이 세운 회사가 고스란히 그 돈만을 떼먹는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것이지요.그런 일을 수십년 겪다보니 이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인이 하는 얘기를 전혀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김씨는 덧붙였어요. 거기 비하면 우리 근대화 세력은 그나마 도덕적이며 근대적이었던 것이지요.갑자기 우리나라가 부쩍 커진 것처럼 느껴지더군요.돌아와 딸에게 건넨 첫마디가 “너,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라” 였습니다.딸 아이는 언제쯤 이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요. 어느 정신 나간 보수주의자가 이 두나라에 운동권 출신들을 모두 보내 정신교육 단단히 시켜볼만 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미치더군요. 사실 아프리카인들에겐 이해되지 않는 대목들이 많았습니다.첫째가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도 전혀 꿇리지 않는다는 점이었지요.가나 부두부람 캠프에서 라이베리아 난민들은 제게 “너희들이 급수 문제를 해결재줄 수 있느냐.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사람들의 전술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덕적 의무감을 긁어 약속을 받아내는 데 노련하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또 그렇게 난민 중에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또 놀랐습니다.어느 여성은 저희 일행에게 너네 신문사에서 우리를 기자로 재교육시킨 다음 고용해줄 수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물었습니다.후배 하나가 제게 그러더군요.“형,권력이 좋은 게 그런 때인가 봐요.그런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약속을 해줄 수 있지 않아요?”라고요.딴은 옳은 지적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뭔가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그건 매력있는 일이겠지요. 둘째는 정말 이 사람들 아무 데서나 잘 잔다는 것이지요.그냥 의자에서 자는 게 습관화된 것 같더라고요.날이 더워 그런지 몰라도 호텔 직원들도 거의 의자에 앉아 자더군요.아크라 호텔 옆 공사장 인부들도 그냥 아무 데서나 자리깔면 바로 잠들어 버리더군요. 셋째,마시는 물에 대해 정말 둔감하더군요.도로 변에 물을 봉지에 담아 파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 물 뜨는 장면을 본 우리 일행들이 기겁을 하더군요.그냥 아무 데나 물웅덩이 같은 데서 물을 담아 팔더라는 거지요.근데 그걸 뻔히 알 어른들은 돈 주고 그 물을 사먹고 가나와 시에라리온 두 나라의 출산 때 기대 수명이 각각 40대 후반과 중반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엄있는 선의(善意)를 가지고서 그 거대한 이국적 세계를 통치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어.우리는 단순히 의지로 해나가기만 해도 실제로 무한한 이익을 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위엄있는 선의의 모든 것이 로마에 있었습니다.하필 이번 연수를 주관한 한국언론재단은 이번 연수의 마지막 경유지를 로마로 잡아놓고 있었지요.처음에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브뤼셀을 거쳐 로마로 들어가는 비행기에서 마침 창 쪽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번 여행의 마침표가 로마인 것은 우연이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쭉쭉 뻗은 영지와 동그랗게 모여든 사람들의 마을,포도밭과 유채꽃밭의 어울림 등 이탈리아의 모습은 아프리카의 그것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6시간 정도의 짧은 트랜짓을 틈타 돌아본 로마 시내의 콜로세움과 성당,로마 광장 등은 식민지 수탈의 땀방울을 고스란히 담아 그 알갱이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었지요.아프리카인들은 계속된 수탈과 침탈,내부 분열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고요. 세계화 체제라는 숭고한 이념,대속될 수 있는 이념 아래 이제는 멀리 중국까지 아프리카의 자원을 노려 해안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지요.우리 역시 사해 동포주의가 아니라 자원이 욕심 나 최근 부쩍 아프리카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다녀온 저는 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지원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정말 조건없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면 저들을 그냥 내버려두자는 것이었습니다.국제기구들이 얼마나 위선적으로 움직이는지도 어느 정도 파악했습니다.프리타운 산 정상에선 엄청난 규모의 미국 대사관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그들만의 성을 쌓고 있었습니다. 그냥 놔둡시다.조건없이 도와줍시다.자원 같은 것 노려 그들을 지원한다면 식민주의자와 우리가 무어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영화의 마지막에서 커츠 대령은 죽음을 자청하기 전 “모든 야만인을 말살하라.”고 내뱉습니다. 사실 콘래드가 식민주의를 찬양하거나 숭상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으면서도 제국주의자라는 평단의 오해는 존재해왔습니다.그의 갈팡질팡하는 문체가 이런 오해를 증폭시킨 것도 물론이고요.하지만 그의 글은 두세번 읽어보면 아,이 친구가 비아냥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하여튼 제가 기사에도 썼듯이 이 두 나라,특히 시에라리온은 외부 원조 없이는 하루도 견뎌낼 수 없는 나라입니다.도덕적 죄책감을 긁어 원조를 얻어내려는 아프리카인의 의도는 뻔히 알지만,그럼에도 그 물이 흘러 넘치다 보면 저 밑에까지 돌아가지 않겠는가 생각해봅니다. 주위를 돌아보시면 이들 나라의 각종 프로그램,예를 들어 아동 인신매매 퇴치나 난민 돕기 등 도울 수 있는 창구들은 많이 있더군요.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기부금의 사용처를 명확히 요구하고 이를 나중에 모니터할 수 있도록 기부 문화가 진보돼 있더군요.월드비전 같은 곳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층 아이들에게 월 2만원씩 기부하고 매달 어린이의 진척 상황을 이메일 등으로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제가 많이 언급한 국제이주기구(IOM)도 이런 프로그램을 갖고 있더군요.우리 연수단 일행도 이런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어요.도덕적 의무를 충족시키고 너네들 나름대로 인생 즐기려는 거지,그게 무슨 소용있겠어 라고 핀잔을 늘어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위선적인 기부금이 그들에겐 도움이 되니까요. 에이 모르겠어요.그렇다고 제가 이 복잡한 세계 체제를 뜯어고칠 혁명가 체 게바라가 나타나길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렇게 해서 순식간에 바뀔 수 있는 세계 체제도 아니니까요.
  • 공부도 건강도 밥심이란다

    아침밥 먹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본부장 박용순)는 10일 “광주 어등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아침밥 잘 먹는 어린이가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며 아침밥 챙겨 먹기 운동을 폈다.”고 밝혔다. 농협직원들은 전남산 10대 우수상표를 받은 친환경 쌀봉지 200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우리쌀의 우수성과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했다. 각종 연구조사결과 아침밥을 먹으면 비만예방, 위장보호, 집중력 상승 등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쌀 속의 탄수화물이 시신경과 뇌세포 활성화를 촉진하는 포도당으로 바뀌고 인체의 지방합성과 축적을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양대 예방의학과 김미경 교수는 “아침부터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침밥을 안 먹으면 에너지 공급이 안돼 뇌 활동 위축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농협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구례군 구례읍 서시천 둔치공원에서 전국여성농민회원들과 함께 우리 쌀 소비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벌였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전국 최초로 선보인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친환경 쌀봉지 500여개를 건네고 우리쌀 먹기를 부탁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80년 132.4㎏,1990년 119.6㎏,2000년 93.6㎏,2005년 80.7㎏으로 해마다 1.23㎏씩 줄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박용순 본부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물론 시·군, 농업인 단체 등과 힘을 모아 아침밥 먹기 운동을 펴겠다.”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中 문화대혁명 40주년] 사회부조리가 부른 마오의 부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당신의 검색어는 관련 법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단어에 대한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반응이다. 문혁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법률로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아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안내어가 뜨는 곳도 많다. 신화사 등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나 다른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16일로 발발 40주년을 맞는, 문화대혁명의 현주소다. ●16일 40주년… 기념식·정치행사 없어 올해 문혁과 관련, 국가차원의 특별한 기념식이나 정치행사가 준비된 것은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에서 공산당의 역사를 말하면서도 문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물론 어떤 움직임조차 없는 건 아니다. 문혁을 재조명하자는 주장도, 간헐적이나마 끊임이 없다. 대문호 바진(巴金)을 비롯,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李銳) 전 공산당 조직부 부부장 등이 대표적이다.“마오는 위대했으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문혁과 같은 참상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주장의 실질적 핵심이다. 이같은 ‘전통적인’ 문혁 재조명론 외에 양극화 문제 등 일련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의 문혁론’ 등 문혁 재조명론의 이유도 양분돼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한 주요인사는 최근 한 사석에서 “저마다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다.”는 표현으로 공식적인 문혁의 재조명 가능성을 일축했다. 평가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시각이 있지만, 그것과 재조명과는 별개의 일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 문혁을 드러내놓고 떠들어봐야 중국 사회에 득 될 게 없다는 사실에 지도부와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혁 재조명은 중국이 전면적 발전단계에 진입하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경제의 성장 정도가 그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의 부패·빈부격차에 불만 팽배 이런 가운데 정작 문혁의 주역 마오쩌둥 전 주석은 이미 문혁의 ‘어두운 그림자’을 떨쳐냈다는 데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건국 이후 역사 문제에 관한 약간의 결의’(1981)를 통해 “마오 전 주석이 오류를 저질렀으되, 공과(功過) 비율은 7대3”이라는 ‘체면치레’ 평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전직 언론인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차라리 그 때가 좋았다.’며 마오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당의 부패, 빈부 격차,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불만이 마오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역기능이 심화될수록 옛날에 대한 향수와 동경은 더 깊어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신좌파 지식인’의 문혁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이런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다. ●“지도부 실질적 재산공개하라” 베이징의 한 주요 대학에 재직중인 A교수는 마오 신드롬의 한 요인을 ‘솔선수범’에서 찾아냈다.“마오는 전쟁터에 아들을 보냈고 그 아들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층의 자제는 모두 외국에 나가 있거나 유학에서 돌아와 떼돈을 벌고 있다. 마오 이후의 당과 지도부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적 재산 공개 없이 현 지도부와 당은 결단코 마오 시대와 같은 신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지식인도 있었다. 그는 “법에 따라 재산신고를 할 때 어느 성(省)의 성장(省長)은 비서가 월급봉투에 적힌 액수만을 적어낼 뿐 예금이나 부동산 등은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그나마 국가 최고 지도자급은 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어떤 이들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가 반부패를 강조하고 ‘팔영팔치(八榮八恥)’ 등을 선전하는 배경을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중국 사회가 다시 문혁을 들춰낼 기미는,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마오에게만 조용히 손짓만 하고 있을 뿐이다.‘사회 부조리’는 마오를 부르는 주문(呪文)인 셈이다. jj@seoul.co.kr ■ 성장이냐 분배냐 中 지도부 딜레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가난이 걱정이 아니고 균등치 못한 게 근심이다.’(不患貧而患不均) 중국에서 평등 의식을 제고시키며 마오쩌둥을 불러내고 있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동시에 인터넷 토론방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중국 사회 전체에 ‘효율과 균형(또는 공평)’, 즉 ‘성장과 분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나아가 ‘물질재부가 적은 게 두려운 게 아니고 분배가 고르지 못한 게 두렵다.’(不物質材富少,而是分配不均)는 말은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사회 진단은 ‘분배 불공평’(分配不公平)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은 분배를 선택한 마오쩌둥의 정책 노선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2006∼2010 5개년 경제규획 등에서 성장 일변도 경제 정책을 조정한 데 대해 “중국이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며 좌파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인다. ●‘부의 획득 단계, 우파 논리 그대로’ 그러나 당의 동향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을 일축한다. 이들은 “현 정권은 마오쩌둥식 분배 정책을 실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절대 그런 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권력 핵심부 및 싱크탱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효율과 균형’ 논의는 사회 일반에서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균형, 즉 분배에 관한 논의가 사회 일반에서는 뭉뚱그려져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세분화돼 있다. 즉 ‘생산과정 또는 부의 획득 과정’에서는 여전히 효율이 중시돼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분배 여력 많지 않아’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남은 ‘균형(분배)’은 교육, 의료 등에 있어 기회의 평등이다. 나아가 엄청난 부를 축적중인 기업 등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조성, 공적부조를 통한 분배도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 또는 정부가 균형, 분배에 역량을 쏟더라도 실질적인 분배 효과를 내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민·저소득층의 제반 문제를 ‘혜택’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정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등이 보조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의식이 현저하게 낮은 중국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혹 부의 획득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부패 및 각종 경제범죄 척결’을 통한 간접적인 ‘기회 조정’ 방식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뿌리깊은 관행을 뽑아내기엔 갈 길이 멀다. 중국 싱크탱크 집단의 한 전문가는 “지금의 사회 갈등과 문제점들은, 교육·의료·양로 등 모두 국가가 책임져 오던 것들이 시장경제 도입 이후 개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서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시대가 마오를 찾으나 마오로도 시대를 아우르기 쉽지 않은, 문혁 40주년 중국의 현실이다. jj@seoul.co.kr ■ 아직도 금지단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츠부바오(吃不飽).´ ‘그 시절´에 대한 물음에 돌아오는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배부르게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립적이되 다소의 ‘판단´이 가미된 이 표현은, 중국 사회가 문혁에 대해 암묵적으로 내리고 있는 대체적인 ‘평가’다. 지식인, 예술인 그룹을 중심으로는 “전통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답변이다.“한국은 전통을 잘 유지했다….”는 부러움도 종종 접할 수 있다.“한류(韓流)의 배경에는 ‘전통’에 대한 동경이 깔려 있다.”고 평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중년의 교수부터 유력 언론사의 중견 간부, 택시기사에까지 어려서라도 그 시절을 경험한 이들의 답변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답변도 길지 않다. 물론 ‘문혁’은 묻지도 못하고,‘어려웠던 당시’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물었을 때의 얘기다. 가까운 사이에서라면 간혹, 억눌린 시절에 대한 울분을 들을 수도 있다.“문혁은 정치 투쟁의 산물일 뿐이며 당과 국가에 의해 명백히 과오로 인정된 일 아니냐.”는 단정적인 반응도 접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서라면 확실히 국수적인 태도를 확인할 때가 많다. 베이징 모 대학의 한 4학년생은 “결과적으로 당과 사회의 모순을 한번에 들춰내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순작용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한껏 긍정론을 폈다. 칭화대(淸華大)의 한 중견교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또 다른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유력 방송사의 30대 초반의 PD는 사회 금기에 대한 외국기자의 호기심이 못마땅한 듯,“도대체 뭘 알고 싶은 게냐, 서점에 가면 책도 많은데…”라는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한 3학년 여대생의 대답 역시 젊은 부류의 또 다른 반응이다. 한편 많은 중국인들은 문혁이란 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아직도 금지 단어냐?”는 반응인 셈이다. jj@seoul.co.kr
  • 쟁기자국 농지에 軍천막·굴착기

    9일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내려다본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지는 거대한 군사작전 지역의 면모가 역력했다.논둑길 군데군데 주저앉아 있는 헬기와 트럭, 굴착기 등은 이곳이 ‘처녀 군용지’임을 웅변하고 있었다. 부지의 북서쪽을 휘감고 도는 안성천변에는 군 장비를 실어나르는 ‘뗏목형 선박’ 2대가 정박해 있는 모습도 들어왔다. 하지만 바둑판 모양의 전답 자체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채 농지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지이전에 반대하는일부 농민이 쫓겨나기 직전까지 갈아놓았던 쟁기자국이 여전히 가지런했으며, 드문드문 미리 파종작업을 해놓았던 보리밭이 푸른빛의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박종달(중장) 수도군단장은 “시위대와의 충돌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취재진을 실은 군용 헬기가 둑길에 착륙했을 때 가장 먼저 마중나온 것은 ‘뙤약볕’이었다.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농경지 평야에서 장병들은 한여름에 버금가는 폭양에 고스란히 살을 태우고 있었다. 둑길에 흙더미를 덮어놓은 듯한 낮고 작은 천막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는데, 놀랍게도 장병들이 잠자는 텐트였다.3∼4명이 겨우 기어들어가 새우잠을 잘 만한 크기였다. 아직 급수가 제대로 안돼 3000여명의 장병들은 맘껏 씻을 수 없다. 인근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에서 지원받는 ‘물탱크 차’가 오면 거기에 달린 수도꼭지로 세수를 하는 정도다. 전기도 아직 없는데, 곧 캠프 험프리에서 끌어올 예정이다.식사는 각 부대별로 직접 지어 먹는다. 이동용 화장실 90개가 설치돼 있으며, 군의관 14명과 간호장교 3명도 지원병력으로 상주하고 있다. 민가와 인접해 있는 곳에는 철조망이 두겹 세겹 둘러쳐져 있고 그 중간에 해자(垓子) 역할을 노린 참호가 파여 있다. 철조망 안으로는 보호장구를 착용한 군인들이, 그 바깥에는 전경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시야에 없는 시위대보다는 연신 내려 꽂히는 뙤약볕이 더 힘에 겨운 듯 장병들의 표정은 기진해 있었다.평택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7시간30분짜리 연극

    7시간30분짜리 연극

    ‘전날 숙면을 취할 것, 공연장 주변 맛집을 알아둘 것.’ 20·21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연극 ‘형제 자매들’을 위한 두 가지 조언이다. 장장 7시간30분의 대작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 정도의 준비는 필수. ‘형제 자매들’은 러시아 출신의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과 최고의 앙상블을 자랑하는 말리극장의 대표작이다.2001년 ‘가우데아무스’로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는 레프 도진은 러시아 연극 분야의 최고 영예인 황금 마스크상을 세 번이나 받았으며, 세계 연극계의 권위 있는 유럽연극상(2000)을 수상했다. 1985년 초연된 표도르 아브라모프 원작의 ‘형제 자매들’은 전쟁 직후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 콜호스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 레프 도진은 원작의 무대가 된 러시아 북부 지방을 단원들과 찾아가 함께 생활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공연은 오후 2시30분에 시작해 10시에 끝난다. 순 공연시간은 6시간.1부와 2부 사이에 1시간30분의 저녁식사 시간이 있고, 공연 중간 두 차례 휴식이 있다.LG아트센터는 주변 음식점들과 연계해 당일 티켓을 가져가면 5∼20% 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연다.5만∼9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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