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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을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도가 오는 2016년까지 10년 동안 1조 8000억원을 투자해 식품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한다. ●매출 1조4600억 →13조1500억 도는 17일 ▲푸드밸리 ▲식품가공·유통허브 ▲농식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식품산업 육성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16년 식품분야 매출액을 현재(1조 4622억원)의 9배 수준인 13조 15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100인 이상 식품기업도 현재 26개에서 51개로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사업별로는 식품 관련 연구기관을 집적화하는 ‘푸드밸리’ 조성에 4340억원이 투입된다. 전주시와 완주군 등에 산재해 있는 87개 대학·식품회사 연구소를 묶어 식품산업 연구기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곳에서는 기능성 바이오 소재 기술개발, 석유대체 바이오 정제기술개발, 청정·안전식품 이미지 구축사업, 식품용기·디자인개발, 전통식품 세계화 연구사업 등을 추진한다. 특히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의 바이오산업육성책에 따라 전북을 바이오식품의 메카로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식품가공·유통허브단지에 가장 많은 8700억 투자 식품가공·유통허브단지 조성사업에는 8727억원을 투자해 식품전문 유통·가공산업단지와 자유무역지역을 조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다. 군산항을 중심으로 식품 공동 물류센터 4곳을 건설하고 식품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신선 농산물 유통 전문 공항, 식품안전을 위한 고도화지원센터 등을 조성한다. 농식품클러스터 분야는 4974억원을 투자해 특화된 지역 농산물과 연계된 농산업을 육성한다. 익산 한방특구, 부안 젓갈산업, 고창 복분자산업, 진안 한방산업, 남원 허브산업, 장수 사과산업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 해외시장과 연결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콩, 옥수수, 밀 등 수입식량 소재를 가공해 일본, 중국으로 수출하는 집적클러스터 특화 전략도 추진된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전북은 21세기 환황해권 식품산업을 주도하는 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농가소득 향상…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농민들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수출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식품산업 종사자가 현재 1만 8000명에서 오는 2016년에는 5만 9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산업 관련 매출액도 1조 4622억원에서 13조 1500억원으로 9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100인 이상 사업체도 26곳에서 51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북도 과학산업과 최재용 식품산업계장은 “식품산업은 농산물의 수요를 창출하는 신성장산업으로 전북의 지역특색과 맞아 떨어지는 산업”이라면서 “전북이 앞으로 농생물자원을 이용한 고품질·안전농산물과 기능성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중국의 구애, 인도 받아들일까

    ‘친디아’(China+India) 시대 열릴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국빈 방문으로 두 나라가 어느 정도의 협력관계를 이끌어낼지 관심사다. 두 거인이 손 잡을 때 생길 정치·경제적 후폭풍 때문이다.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틀을 만들고 구체화하는 데 있다.”는 쑨위시(孫玉璽) 인도주재 중국대사의 발언(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은 2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후 주석의 방문 목적을 보여준다. 지난해 4월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합의했지만 큰 진전은 없다. 인도가 중국과 급격한 협력 확대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월등한 중국의 경제·정치적 영향력의 진출을 우려해서다. 정보기술(IT)과 아웃 소싱 등 서비스업을 축으로 경제성장을 이뤄나가고 있지만 취약한 제조업의 인도로서는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제품과 기업들의 지배를 경계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며 원자력산업 협력 가속화 등 관계 강화를 원하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잇단 ‘러브 콜’도 인도의 콧대를 높였다. 균형외교로 더 많은 이익을 챙기겠다는 인도의 심사는 중국을 애타게 한다. 이 때문에 ‘새침데기 처녀처럼 몸을 빼는’ 인도에 달려드는 열정적인 중국의 구애 작전이 얼마나 먹혀들 것인지가 이번 후 주석 방문의 ‘관전 포인트’다. 중국으로선 서아시아 진출이나 서부지역 국토개발을 위한 ‘서북공정’을 위해서도 인도와 협력 확대는 절실하다. 인구 11억명의 선점되지 않은 광대한 시장과 자원. 열악한 제조업과 세계 수준의 IT기술 등은 중국에 보완적이다. 국제 역학관계에서도 인도에 기대, 미국 압박을 견제하고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협력에 소극적인 것만은 아니다. 두 나라는 올 1월 제3세계에서 상대방의 원유 확대 노력을 건드리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미 수단과 시리아에선 손을 잡고 함께 원유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엔 개혁, 세계무역기구내 농산물분야 조정 등에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10억명이 넘는 인구에 농촌·농민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동병상련의 두 거대 국가는 사안별 협력으로 국익을 배가시키겠다는 입장에는 다르지 않다. 상대방을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의 지렛대자 ‘카드’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인도는 후 주석에게 의회 양원합동 연설을 요청하는 등 최상급 귀빈 대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양원에서 연설하지 못했었다. 후 주석은 뉴델리에 도착한 다음날인 21일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투자보호협정, 핫라인 설치를 비롯, 고위급 회담의 제도화 등이 타결될 것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2020년쯤이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4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분야의 관계발전 속도도 빠르게 진전시켰다. 인도는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조직 옵서버로 참가, 미국을 긴장시켰다. 정치 협력이 반미 성향으로 흐르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주시받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성사를 위해 양국은 전문가그룹 발족 등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조기 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가뜩이나 취약한 제조업이 중국 바람에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카슈미르 북부지역 등 영토분쟁은 여전히 두나라 미래의 발목을 잡는 핵심요소다. 의욕적인 중국과 조심스러운 인도사이에 갈 길은 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지역특구’ 산지 전용규제 완화 내년부터 골프장 건설 쉬워져

    지역특구내 산지전용 규제가 대폭 완화돼 골프장이나 스키장 등을 보다 손쉽게 지을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의 ‘지역특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1월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국 평균인 64.2%보다 산지 비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가 지역특화사업을 할 경우 골프장 등 관광휴양시설의 보전산지 편입비율이 현행 계획부지 총면적의 50%에서 75%로 확대된다. 아울러 스키장은 현행 산지관리법상 50만㎡로 규정된 총편입국유림 면적 제한이 내년부터 없어진다. 스키장에 대한 국유림 편입비율도 현행 50%에서 75%로 완화된다. 호텔 등 관광시설의 경우에는 산림경영과 국토보전, 문화재 보호 등 공익을 위해 이용되는 국유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개정안은 또 지역특구의 농어촌 관광 휴양단지 사업에 대해서는 현행 3만∼10만㎡로 돼 있는 규모 제한을 1만 5000∼15만㎡으로 늘리기로 했다. 관광농원사업도 6만 6000㎡ 미만에서 9만 9000㎡ 미만으로 확대된다.이밖에 지역특구내 도시공원 시설 건폐율도 현행 20%에서 30%로 완화, 공원내 시설물을 다양하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지역특구내 농민주 제조 허가시 추천권도 농림부장관뿐 아니라 지자체장이 가질 수 있게 해 제조허가 기준이 완화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강릉시, 강풍 이겨낸 사과 판매 대박

    “초속 40m의 강풍을 견뎌낸 합격 사과를 아시나요.”대입 수능을 1주일 앞둔 9일 강원도 강릉에서 생산된 ‘합격사과’가 수험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합격 사과’는 지난달 하순 초속 40m에 가까운 기록적인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아 입시생들에게 행운을 주는 사과로 소문나 있다. 지난 7일부터 강릉지역 할인마트를 중심으로 출하되고 있는 ‘합격사과’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나 친인척 사이에 선물용으로 상종가를 누리며 없어서 못팔 정도이다. 강릉 주문진읍을 비롯, 구정면 등에서 재배되는 사과가 최근 동해안을 휩쓸고 지나간 순간 최대풍속 37.5m의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자 강릉시와 농민들이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를 부여해 판매에 나선 것이다. 몇년 전 사과 주산지인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수확을 앞두고 큰 태풍이 닥쳐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있을 때, 한 농부가 선물상자마다 ‘풍속 53.9m의 강풍에도 절대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합격 기원의 부적을 붙여 판매했던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이다. 농가들은 이 사과가 입시생들에게 행운을 줄 거라며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 행운의 합격 사과’라는 이름으로 2개씩 상자에 담아 5000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출하된 사과는 약 5000상자에 이른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외지에서도 “합격 사과를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과수농민들에게는 회생의 기회를 주고, 수험생에게는 합격을 기원하는 청량제로 합격 사과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농업인의 날’ 총리 표창 받아

    서울신문사 경제부 백문일 차장이 농림부 주최로 10일 수원 농촌진흥청에서 열리는 ‘제11회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백 차장은 농림부 출입기자로서 각종 기사를 통해 농업정책 발전과 우리 농산물 알리기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홍수 농림부장관과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엄성호 농민단체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농업과 농촌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 149명이 훈·포장 등 정부포상을 받는다.
  • 김장채소값 폭락

    김장용 채소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7일 전북도와 전주원협에 따르면 김장용 무,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70∼80%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의 경우 최근 경락가격이 2.5㎏짜리 상품 1포기에 300원으로 지난해의 1600원에 비해 81% 1300원이나 떨어졌다. 무도 2㎏짜리 상품 1개에 300원으로 지난해 1100원보다 73% 800원이 폭락했다. 채소값이 폭락한 것은 늦더위와 가을가뭄으로 고랭지 채소가 뒤늦게 풍작을 이뤄 계속 출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장채소를 많이 생산하는 영남, 강원지역 출하량이 예년보다 30∼40% 늘어난 것도 주요인이다.전주 임송학기자shlim@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2) 서남亞 영성의 중심도시 파키스탄 라호르

    [이슬람 문명과 도시] (22) 서남亞 영성의 중심도시 파키스탄 라호르

    벌써 세 번째 왔건만, 라호르에는 어디를 가나 붉은 빛이 가득하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붉은 빅토리아식 건물은 물론 무굴제국 시대의 궁전과 모스크들도 대부분 붉은 사암으로 치장되어 있다. 내리쬐는 건조한 태양에 수만년간 달구어진 대지도 붉은 흙이다. 도시 언저리에는 빛바랜 가난이 역사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이고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래도 라호르는 16∼18세기 무굴제국의 영광과 역사적 광채가 펄펄 살아있는 천년고도다.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도 자부심과 긍지만은 조금도 퇴색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도 라호르를 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델리와 아그라에 이어 무굴제국의 정신과 정점에 달한 이슬람 문화의 화려함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 이슬람의 두 예술건축-서쪽의 알함브라 궁전과 동쪽의 타지마할 이슬람은 완벽한 혼합문화적 성격을 띤다.7세기 사우디아라비아의 척박한 오아시스 도시에서 발아된 이슬람은 뛰어난 종교성과 선험적 우월감, 열정에 불타는 유목전사들의 신앙심으로 튼튼한 용광로의 기틀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용광로를 채울 문화적 콘텐츠는 아직 성숙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한 이슬람은 정복지의 문화적 전통과 다양한 예술장르를 폭넓게 받아들이고 종합하는 놀라운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비잔틴과 페르시아라는 당시 세계최고 수준의 두 문명을 일시에 제압하고 받아들인 이슬람은 서쪽 끝 스페인 땅 그라나다에서 알함브라 궁전이라는 걸출한 건축예술을 남겼고,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 끝 인도에서 무굴시대 타지마할이라는 꽃을 피웠다. 최정점의 이슬람 문화시대를 활짝 연 무굴제국의 문화도시가 바로 인도 접경의 라호르다. 여장을 푼 호텔을 나서자 마자 곧장 바디샤히 모스크로 달려갔다.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보고 싶은 것부터 먼저 보고 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그래야 마음껏 돌아보고, 나머지 것들을 포기해도 마음이 덜 아프기 때문이다. 라호르 성채 맞은편의 모스크가 핑크빛 모습을 드러낸다.1674년부터 30년에 걸쳐 완성된 무굴제국의 아우랑제브 왕 시기 작품이다. 세 개의 하얀 대리석 돔이 그렇게 아담하고 우아할 수가 없다.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책에서만 보아왔던 넓은 정원이 나를 반긴다. 달구어진 붉은 사암으로 깔아놓은 정원 한 가운데 대리석 분수가 물을 품고, 세 방향에는 하얀 아치로 이어지는 아케이드가 펼쳐진다. 넓은 정원 사방에 우뚝 서 있는 네 개의 붉은 색 미나렛(기도시간을 알려주는 곳)도 작고 하얀 돔을 파란 하늘에 이고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룬다. 미나렛의 높이를 정확하게 정원 한 면의 3분의1 길이로 설계했다고 한다. 평일인데도 모스크 안에는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화려한 페르시아 풍과 동양적 신비를 담은 인도양식이 잘 조화된 실내장식과 아라베스크 디자인은 무굴 문화 특유의 색깔을 마음껏 뽐내주고 있다. 특히 이 모스크 안에는 이슬람을 완성한 예언자 무하마드의 머리카락과 그의 딸 파티마와 사위 알리의 유품들을 보존하고 있어 파키스탄 무슬림들의 중요한 순례지이기도 하다. 이맘의 허락을 얻어 204개의 나선형 계단을 돌고 돌아 미나렛 꼭대기에 올라보았다. 라호르 성채를 비롯한 구시가 전경이 한 눈에 잡힌다. # 무굴제국 시대를 재현하는 중세의 삶과 유적 이제 한숨 돌리고 바로 이웃의 라호르 성채를 둘러본다. 무굴제국 전성기를 이끈 3대왕 아크바르 대제가 1584년부터 1598년 사이에 라호르에 거주하면서 축조한 궁전과 도시성곽이다. 도시 전체를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담으로 둘러싸고 한 면의 길이가 380m에 이르는 12개의 문을 가진 궁성이다. 아크바르 왕을 이어 자한기르와 샤 자한 왕이 부속건물과 묘당, 정원을 증축하여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다. 특히 거울 궁전으로 불리는 쉬쉬마할 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왕비가 거주하던 공간으로 벽면과 천장 전체를 거울 모자이크와 프레스코, 유리, 진주 등으로 꾸며 놓았다. 어떤 궁전에서도 본 적이 없는 화려한 아라베스크의 색감과 기하학적 균형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역시 왕비 뭄타즈 마할을 위해 타지마할을 건설했던 샤 자한 왕 시대에 만들어졌다. 시내에 나온 김에 페로즈 서점에서 전공 책 몇 권을 사고, 근처의 차만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았다. 라호르 사람들이 즐기고 자랑하는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이다. 과일을 듬뿍 갈아 넣고 피스타치오나 아몬드를 넣어 독특한 향과 맛을 가미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무굴 시대 정원인 샬리마르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길다란 수로와 화단을 따라 3단의 테라스로 높이를 달리하면서 왕의 침소에까지 다다르게 설계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참으로 안온했다. 이슬람 사람들은 정원을 꾸밀 때, 항상 천국을 생각했다. 꽃과 나무에 새와 나비가 날고, 풍성한 과일이 열리며 분수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와야 했다. 외관의 투박함과 내부의 화려함. 이슬람 건축 철학의 기본이었다. 바깥은 속세이고 내부는 천국이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 두 세상이 만나고 단절되는 것이다. 높은 담벽에 둘러싸인 샬리마르는 그러한 이슬람 건축 정신의 상징 같았다. # 라호르 박물관의 고행하는 부처님 라호르까지 왔으니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라호르 국립박물관이다. 간다라 컬렉션의 압권으로 파키스탄 최고의 박물관이란 명성보다는 부처님의 고행상을 보기 위해서다. 선사시대부터 간다라 시대까지 전시품을 차례로 둘러보다가 한쪽 편에 밝은 빛을 발하고 정좌해 있는 고행하는 부처님과 마주했다. 보리수 나무 아래서 인간의 온갖 번뇌를 짊어지고 처절하게 자신을 불사르던 영혼의 빛이 뚜렷하다. 그 모습은 전율이었다. 갈비뼈가 유난히 튀어나오도록 사실적으로 조각한 피골이 상접한 부처님은 나에게 무슨 메시지를 주시는가? 한참 동안이나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바라만 보았다. 왠지 눈시울이 붉어진다. 종교와 사상을 뛰어넘어 이토록 절절하게 인간됨을 가르치는 모습을 접한 적이 없었다. 이슬람과 불교의 깊은 숨결이 깔려 있는 도시 라호르. 그 뿐이랴. 그러고 보니 라호르는 시크교가 발아한 곳이 아닌가. 라호르 근교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나나크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접목한 시크교를 창시하였다. 그는 고행을 통해 모든 종교는 하나로 귀일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간의 평등과 종교간의 관용과 화해를 부르짖었다. 라호르야말로 서남아시아 영성의 중심지란 생각이 다시 한번 강하게 밀려온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이슬람문화연구소장
  • 재수입 미국산 쇠고기 공개 검증

    3년 만에 재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첫 물량에 대한 ‘식육이물검출기(X-레이)’검사가 성능과 방사선 위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 검증 절차를 밟는다.5일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 내 검역 창고에 보관 중인 미국산 쇠고기 9t에 대해 뼛조각 포함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한 식육이물검출기 투시 검사가 오는 16∼17일쯤 언론과 농민단체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진행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식육이물검출기의 검출 성능과 방사선 노출 위험 등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공개 시연(試演)한 뒤 본격적인 검사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성능 검증 결과가 좋으면 재정 지원 등을 통해 기계 구입 확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능 검증 작업은 참관인들이 쇠고기 상자 10여개 정도에 미리 3㎜안팎의 미세한 뼛조각 등을 무작위로 끼워 놓은 뒤 실제 식육이물검출기로 검출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검출기가 뼛조각을 모두 찾아내 성능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전체 707상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시 검사가 진행된다. 검역원은 공개 검사를 위해 식육이물검출기 1대를 한 업체로부터 빌려와 검역 창고에 설치하고 시범 가동 등 사전 점검 작업을 해왔다. 아울러 검역원은 식육이물검출기 검사 과정에서 X-레이를 쬔 쇠고기의 방사선 위험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이번에 반입된 물량이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통관절차를 거쳐 이달 중순 이후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지리산 자락 주민들 화합 다진다

    지리산 자락 주민들과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지리산은 지난날의 아픔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포용을 상징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영·호남 25개 사회단체로 이뤄진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리산 주민들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마련한 제 1회 지리산 문화제를 4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산수유마을)에서 연다.”고 3일 밝혔다.●산사람들의 삶·전통문화 되짚어 이번 문화제는 사라져가는 산사람들의 삶과 전통문화를 되짚어보고 산처럼 넉넉한 가슴으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열린다. 사포마을 앞산까지 내려온 지리산 오색단풍 그늘 아래에서 산동면 상관마을 홍순애 할머니가 마을 구전민요인 ‘산동애가’를 트로트로 부른다. 또 이 곡을 주민들이 남성답고 웅장한 판소리(동편제)로 들려준다. 이어 초대가수 공연, 시낭송, 농악놀이, 달집 태우기, 산수유 따기, 짚신 삼기, 토우(흙인형) 만들기, 솟대놀이 등으로 꾸며진다. 또 지리산의 사계절 풍광을 담은 사진과 그림 전시회도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를 돋운다.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전남 구례·곡성, 전북 남원·장수, 경남 함양·산청·하동군 등 영·호남 7개 시·군에서 농민회, 참여자치연대, 환경단체 등 25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졌다.●`영·호남은 한가족´ 널리 알려문화제는 지역을 돌며 순번제로 열리고 내년에는 하동쪽에서 욕심을 내고 있다. 김봉용(41) 지리산문화제 추진위원장은 “이번 문화제는 지리산 사람들의 생활풍습과 전통문화를 끄집어 내는 계기가 되고 지리산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영·호남이 한가족임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의(011-612-8181).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무농약·청정 신토불이만 팝니다”

    “무농약·청정 신토불이만 팝니다”

    “무농약·청정 신토불이 농산물만 판매합니다.” 전국 27개 하나로클럽과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이승우(56) 농협유통 사장은 “농산물은 안전과 신선도가 보장돼야 한다.”며 “하나로 매장에서 파는 과일·채소는 농약 잔류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하나로클럽·마트가 농산물 판매 1위 매장으로 성장 가능했던 비결은 농민 사랑과 소비자 보호였다.”고 말했다. ●농약 잔류 검사…안심 먹을거리 공급 이 사장에게는 안전성과 품질과 관련한 몇 가지 철칙이 있다. 일반 식품 유통점과 달리 하나로 매장의 과일·채소·육류는 100% 신토불이 제품만 반입한다. 생선류도 대부분 국산이지만 국내에서 잡히지 않는 것만 원산지 표시로 판매한다. 이 사장은 “소비자들이 하나로 매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나로 매장이야말로 우리 농산물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고 자랑한다. 이 사장이 내세우는 또 다른 자랑거리는 안전성이다.“과일과 채소는 70가지 살충제·살균제 성분이 남아있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샘플 조사가 아닌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나로 매장에서 실시하는 하루 평균 농약잔류 검사만 2600건에 이른다. 잔류 검사에서 불합격 제품을 출하한 생산자는 1개월 동안 하나로 매장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 두 번째 걸리면 3개월, 세 번째는 영구 출하중지 조치를 내린다. 이 사장은 “생산자에게 가혹한 조치 같지만 소비자의 안전 먹을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속 출하제로 품질확보, 유통 단계 줄여 값싼 제품 공급 최고 품질의 농산물만 내놓는다. 전국 1300여개 회원이 생산한 물건만 공급받아 1차로 단위농협에서 안전성과 품질을 따진 뒤 엄선된 제품만 판매한다. 당도 높고 신선한 농산물이 아니면 하나로 판매대에 올라갈 수 없다. 이 사장은 “전속출하제도를 고집하는 것도 생산자들의 품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축산물은 DNA 검사를 거쳐 순수 국산 한우만 판다. 생산 이력제를 도입, 소비자가 상품의 출생·사육·유통 과정 등 상품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했고, 이를 농협이 보증한다.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햇셉(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증을 얻었고 전국 매장으로 이를 확산하는 중이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 엄선된 제품만 고집해 일반 유통 시스템으로는 가격을 맞출 수 없다. 일반 농수산물 유통매장은 5∼6단계의 유통 경로를 거치지만 하나로 매장의 농산물 유통은 생산자-종합유통센터-소비자에 이르는 3단계다. 신선도가 높은 제품을 식탁에 올릴 수 있는 것도 유통 단계를 줄인 덕분이다. 이 사장은 “많은 소비자에게 우리 농산물을 많이 보급하기 위해 도심 속 매장을 확대하고 e쇼핑과 학교급식사업을 확충하는 한편, 무농약 농산물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유통은 농협이 출자한 농산물 유통 회사로 하나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해 1조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지난 2월 사장에 취임한 이 사장은 35년 동안 농협에 근무한 농협맨. 주로 농협 공판장과 유통센터를 두루 거쳤다. 업계에서는 농산물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맛깔 나는 브랜드 쌀 반질반질해야 제격

    맛깔 나는 브랜드 쌀 반질반질해야 제격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쌀 독에서 인심난다.”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쌀은 우리와 뗄 수 없는 ‘먹을거리’이다. 민족혼이 담겼다. 올 햅쌀이 요즘 식탁에 오르면서 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 처음 ‘밥쌀용’ 수입쌀이 들어왔다. 중국쌀과 미국쌀도 뒤주를 채워간다. 최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 논쟁도 따지고 보면 먹거리 문제이다. 값싼 수입쌀이 식탁을 차지하면 이 땅에서 논밭이 사라질 공산이 커지게 된다. 이럴 경우 수입쌀이 다시 우리의 지갑을 털어갈 수도 있다. 식량안보 우려 때문에 우리쌀을 지키려는 농민과 농협,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다양해지고 있다. 쌀의 이름을 짓는 브랜드화가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브랜드는 우리 쌀의 우수성을 알리고, 친근함을 더해준다.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내세운 쌀도 많다. 온갖 재미난 이름들이 쌀 포대에 인쇄됐다. # 개성 넘치는 브랜드 쌀 올해 농림부 후원으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우수한 브랜드쌀 12개를 뽑았다.‘한눈에 반한 쌀’,‘상주풍년일품쌀 골드’,‘김포금쌀’,‘에머니티 서천쌀 미감쾌청’,‘드림생미’,‘안성맞춤 Head Rice’,‘청원생명쌀’…. 밥맛과 외관 등을 종합 평가했다고 한다. 향수를 불러으키는 쌀 브랜드로는 ‘왕건이 탐낸쌀’,‘산청 메뚜기쌀’,‘임금님표 이천쌀’,‘철원 오대쌀’,‘생거 진천쌀’,‘황금빛 노을쌀’,‘지평선쌀’,‘대숲 맑은쌀’…. 브랜드만 들어도 정겹다. 기능성을 강조한 쌀도 있다.‘백암 게르마늄쌀’은 아미노산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다는 점을 강조한다.‘한눈에 반한쌀’은 키토산에 목초액 농법을 재배했다. 현미 찹쌀에 동충하초 균사체를 과학적으로 배양한 ‘동충하초쌀’, 비타민A 성분인 베타카로틴을 코팅한 ‘칼슘·철분강화쌀’…. 소비자들의 손길을 유혹한다. 이름만 들어선 쌀인지 헷갈리는 브랜드도 많다.‘상상예찬’,‘자연담은’,‘황토랑’,‘백구옛바다이야기’,‘땅끝애’,‘프리미엄 호평!’,‘우렁각시’,‘사계절이 사는집’…. 기발한 브랜드 작명에 개성이 넘친다. 쌀인 것을 알고는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 브랜드보다는 품질을 이런 브랜드 쌀이 무려 19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농협의 집계다. 브랜드 범람이 달갑잖다. 비슷비슷해 헷갈리는 브랜드도 많다. 우리쌀의 경쟁력 강화는 이름짓기 차원 이상이다. 일부 몰지각한 상혼도 판치고 있다. 우리 쌀에 값싼 수입쌀을 섞어 파는 악덕업자도 있다. 원산지를 위조하기도 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품질을 인증한 브랜드 쌀은 불과 250여개에 불과하다. 때문에 쌀을 살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입쌀 유통 과정의 투명화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통이력제와 체계적인 단속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쌀은 품종과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20㎏들이 한 포대가 3만 9500원인 것도 있고,5㎏짜리가 2만 2000원인 것도 있다. 보통 ‘추청’과 ‘일미’ 품종이 인기가 높다. 이 품종들은 벼를 백미로 도정했을 때 투명도가 높다. 겉모양도 예쁘다. 밥을 지으면 윤기와 찰기가 있다. # 광택이 나는 쌀이 좋아 좋은 쌀은 쌀알이 통통하고 반질반질한 광택이 난다. 손에 가루가 묻지 않는 쌀이 좋다. 부서진 낟알이 있거나 쌀 표면에 잔금이 많은 쌀은 피하는 게 낫다. 밥을 지을 때 쌀의 부서진 면에서 전분과 냄새가 흘러나와 질척해져 밥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밥알 모양도 쉽게 흐트러진다. 쌀은 도정한 지 보름 이내에 밥을 지어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매일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 즉석에서 도정한 쌀을 조금씩 구입하면 된다. 즉석 도정 쌀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 도정해준다. 쌀의 껍데기층인 미강층을 20%가량 깎은 7분도는 현미식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권할만하다. 쌀을 오래 저장하면 쌀의 수분이 떨어진다. 그래서 밥맛도 떨어진다. 쌀을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쌀이 바짝 마른다. 금이 가 변질되기도 한다. 브랜드쌀 전성시대, 재미난 이름 만큼이나 밥맛이 좋은 쌀이 많기를 기대해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중국 소유제도의 틀을 재규정하는 ‘물권법(物權法)’이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최근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물권법 초안 심의를 마무리, 내년 3월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물권법은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의 논란에 휩싸여 통과가 불투명했다. 그러다 이달 초순에 열린 16기 6중전회에서 ‘조화로운 사회’가 당 강령에 포함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화로운 사회는 형식논리상 ‘분배-평등-사회주의’를 축으로 하는 데 반해 ‘물권법’은 근본적으로 이에 배치되는 개념으로 간주됐다. 이번 심의에선 주택용지 사용권을 연장할 때 추가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조항을 넣지 않았다. 때문에 사유화를 완전 보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본주의식 간판은 내걸리지만 내용은 ‘중국식 소유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즉 분배에 초점이 맞춰진 법이 만들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 31일 한 경제 전문가는 “기본법인 물권법에 따로 조항을 두지 않아도 추후 다른 일반 법률 및 규정, 세부 조례 등을 통해 ‘부의 평등’을 구현할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택 사용권을 연장할 때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부유층·외국인 등에게만 엄청난 비율의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부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물권법이 시장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 도시빈민 등 저소득층을 위한 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물권법은 향후 ‘분배’에 초점이 맞춰질 중국의 많은 법률과 정책의 근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유제’를 시장경제의 개념 그대로 도입하지 않을 것이며, 소유 개념은 상당히 희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공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하되 ‘사유재산에서는 무산계급의 재산이 우선’되는 셈이다. 지난 20여년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이 그 대상이다. 성장기에 부를 축적한 ‘기득권’에는 일정한 희생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최근의 ‘상하이방’ 축출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만약 이번에 상하이방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념 논쟁은 계속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jj@seoul.co.kr
  • ‘저축의 날’ 100명 포상

    제43회 저축의 날 기념식이 31일 오전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려 저축 증대에 공적이 많은 유공자 및 미담자 등 총 100명에 대한 포상이 실시됐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은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하사용(77·농민)씨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이상봉(40·하이닉스 사원)씨, 김충근(45·노점상)씨, 원석희(48·농협중앙회 양재물류센터출장소장)씨, 최병석(51·외환은행 구로공원지점장)씨 등 4명이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대통령 표창은 김래원(26·영화배우)씨와 조상용(45·경남은행 신대방지점장)씨 등 6명, 국무총리 표창은 김원희(35·영화배우)씨와 류재진(47. 대구은행 대평리지점 정)씨 등 11명이 각각 수상했다.하씨는 15년 전부터 한번 쓰고 버린 종이컵을 모아 호박·오이·참외·토마토·가지 등 각종 채소 모를 심어 기른 뒤 시장에 팔았다.이 돈으로 전답 1만평을 일궜으며, 근검 절약과 저축습관이 몸에 배 현재 금융권 통장만도 무려 300개나 된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 농업에 관한 환상과 실상/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요즘 미국의 공항 분위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검색을 몇차례 거치면서 미국 출장을 마치고 왔다. 서부에서 중부를 거쳐 동부로 갔는데, 워싱턴에는 거리에나 호텔 로비에나 보안요원들이 쫙 깔려 있었다. 미국 서부의 농민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심이 크다. 쌀과 축산물·과일류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농민들은 요구사항을 농민단체를 통해 정부에 전달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듯했다. 만난 김에 우리 쌀의 중요성과 정치적인 민감성을 열심히 설명하니 면전에서는 일단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무상원조되는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 끼니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세대에게 미국농업 하면 떠오르는 것은 광활한 토지와 대형 트랙터,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일 것 같다. 실상은 어떨까? 미국 농업은 기업농이다? 아니다.210만 군데 농장 중에서 98%가 가족농이다. 미국 농업은 여러 산업 중에서도 백인의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므로 ‘백인들의 가족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우리 농업은 127만가구의 가족농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 농장은 모두 대농이다? 아니다. 우리는 경지규모나 가축 사육마릿수로 농가 규모를 분류하지만 미국은 연간 매출액으로 농장을 분류한다. 매출액 25만달러를 기준으로 소농과 대농을 나누는데 92%는 소농이다. 소농은 다시 전업농(24%)과 겸업농(68%)으로, 겸업농은 빈농(11%) 은퇴농(15%) 부업농(42%)으로 분류한다. 겸업농의 70%는 연간 평균 농산물 매출액이 1만달러(약 950만원)에 못 미치는데, 이러한 겸업농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미국 농산물 대부분은 대농이 생산한다? 그렇다. 소농이 전체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 반면에 7%도 안 되는 대농의 생산액 비중은 59%이다. 이러한 대농 집중 현상은 점차 심해진다.1900년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절반을 상위 17%의 농장이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상위 2%로 줄었다. 연 매출액이 100만달러가 넘는 거대 농장은 2만 8000곳인데 이들이 전체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2%이다. 미국 농가의 소득은 주로 농업에서 얻는다? 아니다. 농외소득 비중이 90%이다. 대부분의 영세농은, 농업에서는 적자를 보고 이를 농외소득으로 보충한다. 반면에 대농의 농외소득 비중은 20∼30% 수준으로 낮다. 미국 농업의 구조조정은 끝났다? 그렇다. 농업 구조조정은 농가가구수의 감소로 귀결된다. 미국의 전체 농가수는 1935년 700만가구에서 1974년 200만가구 수준으로 감소한 후 최근까지 별 변동이 없다. 구조조정이 30년 전에 끝났다고 보면 된다. 반면 우리나라 농가가구수는 1970년 248만가구를 정점으로 아직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것이다. 우리 농업이 아직 ‘개발도상’이라는 근거 중의 하나이다. 미국 영세농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아니다. 상당기간 존속될 것이다. 미국 영세농은 농외소득 비중이 매우 높고, 정부의 환경보전 관련 보조금과 사회보장 연금 등으로 소득을 보충하기 때문에 시장여건 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미국에는 농업문제가 없다? 있다. 어느 나라나 농업의 문제는 결국 농민의 소득문제이다. 미국은 수출을 늘려야 소득이 유지되는 구조인데,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보조금으로 이를 보충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같이 고비용 구조를 가진 농산물 수입국은 관세를 통한 국경보호가 어려워지면 생산과 관계없는 직접 보조를 통해 소득을 보전할 필요성이 커진다. 우리 농업의 경쟁 상대는 미국의 효율적인 대농이다. 따라서 고령 영세농 문제를 풀어가며 한편으로는 경쟁력 있는 농가를 육성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씨줄날줄] 대운하/이용원 수석논설위원

    TV드라마 ‘연개소문’에서 배우 김갑수씨가 맡아 열연하는 수양제(양광)는 역사적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인물이다. 아버지 수문제를 시해하고 제위에 오른 그는,612년 113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한 것을 비롯해 재위 중에만 고구려와 세차례 전쟁을 벌여 모두 실패한다. 이에 궁핍할 대로 궁핍해진 농민들은 도처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수양제는 결국 618년 피살된다. 한나라 멸망후 360여년만에 중국 대륙을 다시 통일한 수 왕조가, 양제의 실정 탓에 30년도 채 안 돼 깃발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수양제에게도 높이 평가받는 부분이 있다. 중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대운하를 완공한 공이다. 중국의 강은 대개 동서로 흘러 남북간 교통은 상대적으로 불편했다. 그래서 일찍이 진·한 시대부터 부분적으로 개척한 운하를 수양제가 전면 보수하는 한편 일부 구간은 새로 개통해 중국 내륙의 물길을 완성하는 업적을 이룬 것이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수양제는 길이가 200장에, 높이가 4층이나 되는 용주(龍舟)를 타고 대운하를 오르내리며 백성에게 위세를 과시했다고 한다. 또 용주 뒤에는 각각 전사 800명을 태운 5층 높이의 오아(五牙)라는 전선(戰船)이 줄을 이루었다고 전한다. 수양제 때 완공된 대운하는 이후 중국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정치·문화 중심지인 화북 지방과 산물이 풍부한 강남 지방이 활발히 교류하면서 상생효과를 낳은 것이다. 그 결과 수를 뒤이은 당·송 시대는 중국 역사의 전성기로 꼽힌다. 아울러 중국 전역이 정치적 통일체로서 자리잡는 데도 큰 몫을 했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하나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독일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와 금강·영산강을 잇는 ‘호남운하’를 개통하는 데 이어,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신의주까지 물길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그 말 많던 청계천 복원사업을 잡음 없이 처리해 한국의 명소로 만든 이 전 시장인 만큼 ‘한반도 대운하’의 꿈도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국토 내륙의 경관을 즐기며 서울∼부산을 뱃길로 오가는 그날은 과연 올까.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9) 볼음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9) 볼음도

    아는 사람만 몰래 찾아가는 가깝고도 먼 섬. 새들의 낙원. 넓은 농토보다 더 넓은 갯벌을 간직하고 분단의 혜택(?)까지 누리는 ‘볼음도’는 하늘·땅·바다가 맑은 천혜의 섬이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갈매기의 마중을 뒤로하고 뱃길로 1시간 남짓을 달리면 서해바다의 평화로운 섬이 맞이한다. 마을까지 들어가는 길가엔 아담한 황토집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갯벌을 향한 논둑에는 메뚜기들이 후두둑 날아가고 길모퉁이에서는 이름 모를 작은뱀이 자기 덩치보다 큰 개구리를 휘감고 낑낑거리고 있다. 갯벌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경운기를 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영뜰갯벌을 가로지르면 개흙에 말뚝을 박아 그물을 걸어놓은 수백미터의 건간망(建干網)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그물망에는 기름값도 안 나올 정도의 망둥어와 복어 몇 마리뿐이다. 몇 마리의 물고기지만 어부는 그래도 열심히 그물을 손질한다. 섬 면적의 4∼5배나 되는 갯벌에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도요새·노랑부리백로 등 온갖 텃새와 철새들이 자태를 뽐내듯 날아다니며 경운기 길을 열어준다. 광활한 갯벌에 띄엄띄엄 상합을 캐는 사람들이 한낮의 햇살을 묵묵히 받아내고 있다. 섬의 북단에는 바닷물에 떠내려 온 것을 심었다는 수령 800년의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가 있다. 예전에는 매년 1월30일이면 풍어제를 지냈지만 6·25 이후 출어가 금지되어 사라졌단다. 은행나무 옆 볼음저수지는 60여만평의 논에 청정농수를 공급하고 날씨가 좋은 날은 5.5㎞ 떨어진 북한 황해도 연백염전까지 보인다고 한다. 농업과 함께 부업으로 그물을 매기도 하지만 볼음도 주민의 주업은 농업이다. 가구당 평균 경작면적이 1만 5000평이나 되는 대표적인 ‘농사짓는 섬’이다.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낙향한 오형단(48)씨는 4H활동을 하는 농민후계자로서 누구보다 볼음도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쌀시장 개방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친환경농법으로 좋은 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청정지역인 볼음도에서 쌀이야말로 시장경쟁력이 있다고 자신있어 한다. 오씨는 현재 ‘친환경쌀작목반’을 이끌면서 6만평의 논에 우렁이농법을 사용하여 공동작업으로 쌀을 생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섬 전체의 벼농사는 무농약 재배를 하였다. 전현원(63)씨는 객지생활 40여년 만에 병든 몸으로 지난 9월초에 섬에 돌아왔다.“고혈압과 심장병으로 집에서 마을회관까지 300m 거리를 몇 번을 쉬어서 갔지만 지금은 식사량도 늘고 활동도 왕성해서 일거리를 찾는다.”며 밝은 표정으로 섬 자랑을 늘어놓는다. 한때 학생수가 모자라 휴교하였다가 다시 문을 연 ‘서도중학교 볼음분교’에 근무하는 강정숙(57)씨.“섬주민들의 의식이 높고 학생들도 도덕교과서처럼 반듯해서 애착이 더 가요.” 외지로 진학하는 학생들 또한 우수해서 교육에 더욱 보람을 느낀단다. 올곧은 마음으로 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새들을 보물처럼 보듬는 갯벌과 하늘과 바다가 맑은 볼음도. 청정지역이며 천혜의 고장을 떠나는 이에게는 아쉽기만 한 섬으로 다시 와 닿는다. 글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FTA 반대” 뜨거운 제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은 대규모 한·미 FTA 반대 시위가 예고돼 있는 가운데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 내 제주신라호텔에서 철통 같은 경비 속에 23일 개막됐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협상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협상에 임했다.●충돌현장 큰 불상사는 없어한·미 FTA 4차 협상이 시작된 이날 제주에서는 FTA 반대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농민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한때 협상장인 제주 신라호텔 진입을 시도,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돌멩이를 던지거나 도로표지판 등을 휘둘렀고, 경찰도 방패와 곤봉으로 맞섰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다. 또 제주도내 어민들은 어선 40여척을 동원해 중문관광단지 앞 바다에서 해상시위를 벌였고,FTA반대 시위대는 밤 늦도록 제주컨벤션센터 부근 등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경찰이 폭력시위 방지 등을 위해 중문관광단지를 봉쇄하면서 제주의 최대관광지인 중문관광단지는 이날부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경찰은 협상장인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방파제 축조용 삼발이까지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관광객은 물론 일반인 차량을 전면 통제했다. 한편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를 만나 제주 감귤산업의 영세성 등을 설명하고 오렌지 등 감귤류를 한·미 FTA 협상품목에서 제외해줄 것을 건의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김 지사의 말을 통역을 거쳐 전해들으면서 간혹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으나 특별한 대답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양국 적극적 내용 수정안 못내놔한국과 미국 협상단은 협상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12월 협상 전까지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했으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 개막과 함께 오전 9시쯤 10여분간 공개된 전체회의 포토세션에서 양측 수석대표는 “이번 협상을 통해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소감과는 달리 첫날 협상을 마치고 나온 우리측 협상 대표들은 하나같이 “어렵다.”는 말로 협상에 별 진척이 없음을 시사했다. 양측이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은 4차 협상을 앞두고 터진 북한 핵 실험과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등으로 양국 협상단 모두 적극적인 내용의 수정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서귀포 김균미·황경근기자kmkim@seoul.co.kr
  •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박준영 전라남도지사는 요즘 ‘행복마을’만들기 사업에 사실상 ‘올인’을 하고 있다.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행정력을 우선 투입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행복마을과’라는 조직까지 만들었다. 박 지사는 행복마을 만들기가 형식은 다를지 몰라도 내용과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와 같다고 말한다. 전남 무안에 새로 지은 전남도청에서 박 지사를 만나 행복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배경 등을 들었다.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운 농어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상됐다. 한마디로 ‘농어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어촌 공동체 복원사업이다. 다시 말해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계획을 세운 배경은. -지금 농촌은 텅 비어 있다. 지난 40년동안 우리나라 인구는 52%가 늘었지만 전라남도는 42%나 줄었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감소율이 57%로 더 높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국 평균인 8.9%를 훨씬 초과한 15.6%로 이미 전지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역대 정부의 농촌정책은 실패했다. 교육문제가 심각하다. 없어진 학교가 300개이다. 앞으로 3년동안 또 79개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난다고 해서 사람이 살지 않게 놔둘 수는 없다. 사람들이 살게 하려면 상·하수도를 놓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지역에 예산을 투자하면 낭비로 이어진다. 그래서 농촌지역을 재편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도시에서 재개발이 이뤄지듯 농촌도 재개발해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500가구 정도 되는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문화·복지·교육 시설을 집중해 복지혜택을 늘리고 예산 투입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주여건이 안돼 있다. 그래서 떠난다. 농촌에 가보라.1970년대 새마을 사업을 할 때 시멘트로 벽을 바르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이었다. 재료에 석면이 많이 들어 있다.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농촌 주택 개량에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폐허로 변해 방치된 마을이 많다.50가구이던 동네가 30가구로 줄어든 곳이 허다하다. 면 단위에 주민이 1000명도 안 되는 곳이 많다. 텅비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정주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지금 농민들의 삶은 어떤가. -어른들이 겨울이면 집에 있지 않는다. 난방비 때문에 집에서 잠을 안 자고, 밥도 해먹지 않는다. 마을 경로당에서 잠을 잔다. 대부분 맨바닥에서 주무신다. 그러다 보니 몸이 쑤신다고 한다. 가보면 마음이 아프다. 전반적으로 목욕을 못하는 것 같다. 면 단위 298개 지역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8개면에 목욕탕이 없더라. 지난해 ‘1면 1목욕탕’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겨우 29곳을 확보했다. ▶행복마을 사업에 대한 기초자치단체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오해를 많이 했다. 오랫동안 설득해 요즘은 서로 유치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하겠다면 적극 지원하되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인데. -주민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건설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도에서 융자 등의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 생활비를 적게 들도록 하겠다. 전남지역은 일조량이 많다. 친환경적인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려 한다. 하수처리시설 등 공통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공통시설을 정부가 건설해 달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은 정부가 해주고, 집짓는 것은 도와 주민이 하겠다. 집은 필요한 물량보다 10%정도 더 짓겠다. 현지 주민은 물론 정주를 원하는 외지인에게도 분양할 생각이다. ▶정부 예산은 어떻게 지원받나.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 농림부는 전원마을사업, 건설교통부는 주택개량사업, 해양수산부는 어촌개발사업, 문화관광부는 테마마을조성사업, 농촌진흥청은 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 등이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여러 지역에 찔끔찔끔 나눠준다. 정부는 예산을 쏟아붓는데, 결과는 별로 없다. 그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통합해서 써야 한다. 마을 단위로 묶어 쓸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행복마을과에서 그 일을 한다. 올해 자금이 어떻게 지원되는지 살펴보고 최소한 5∼10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묶어서 투자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농촌을 재개발하겠다는 새로운 발상인 것 같다. -정부의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임대주택을 도시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농촌에도 좋은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짓는 형식으로 농촌도 재개발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마을 단위의 리더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하다. 주민들이 계획을 세우고 신청하면 적극 지원해 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곳에 우선 지원한다. 지원자가 있으면 빨리 하지만 주민들이 설사 의지가 없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경관이 좋은 곳은 도에서 새롭게 주거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주거지로 이주하도록 하고 나쁜 주택을 장기적으로 철거하는 것이다. 희소식은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재력이 없는 대신 자녀들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주거환경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부모를 뵈러 와도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하룻밤만 자면 가려고 한다. ▶사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는가. -단체장 임기는 4년이다.3년 몇개월 남았다. 임기 중에 단기적인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는다. 몇 군데 성공하고 나면 어떤 후임자가 오더라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향을 잡아놨으니까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 지속되리라고 본다. 내년에 우선 행복마을 한 곳과 30∼50호의 한옥마을 1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켜봐달라.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전남도 ‘행복마을’ 이란 전라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행복마을’은 농촌지역의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주거 여건을 개선하자는 것이 골격이다. 농촌지역의 인구 급감이 주거 여건이 나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을 만들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어촌 공동체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마을 신축 같은 공간 재구성 개념이 아니라 의료·복지·교육·문화·환경·주택 등 6대 요소를 갖춘 새로운 소득창출 기반의 주거 공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전라남도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 행복마을 만들기 대상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 국비지원을 듬뿍 받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기초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세우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기존에 중앙정부가 분산해 지원하던 것을 도에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차이도 있다. 빈 집을 헐고 2∼3개 마을을 묶어 새로운 정주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눈길을 끈다. 실태조사 결과 전라남도에는 모두 1만 1500여동의 빈집이 있었고, 이 가운데 1만 500동은 폐가와 다름없었다. 방치되다시피 한 노후 불량주택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범죄에 이용될 소지도 많아 철거가 불가피하다. 빈 집이 많은 것은 물론 인구급감 때문이다. 해마다 인구의 1.4%인 3만 6000명씩 줄어든다.1995년에 250만 6000명이던 인구가 2000년엔 213만 4000명, 지난해엔 196만 7000명으로 줄었다. 빈 집을 철거한 뒤 면소재지에 50∼100가구 단위의 새로운 마을을 조성한다. 가급적 한옥으로 짓겠다는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전라남도는 이 때문이라도 대규모 지원이 수반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라남도는 이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행복마을과’를 만들었다. 학계 등 전문가들로 전략기획팀을 가동하고, 의견수렴과 공감대 확대를 위해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지난 19일에는 전문가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도 열어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12월까지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1월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2008년 상반기에 1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일정이다.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박준영 지사가 걸어온 길 ▲1946년 전남 영암에서 9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남 ▲목포중, 서울 인창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졸업 ▲1972년 중앙일보 입사,1980년 해직 ▲1987년 중앙일보 복직,1988년 뉴욕특파원,1995년 편집국 부국장 ▲1998년 이후 대통령 국내언론 비서관, 대통령 공보수석 겸 대변인 ▲2001년 국정홍보처장 ▲2004년 전남도지사 당선 ▲2006년 전남도지사 재선
  • [책꽂이]

    ●일본론(다이지타오 지음, 박종현 옮김, 소화 펴냄) 일본의 봉건시대에 모든 토지는 번주에게 귀속됐고, 농민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없었으며 성을 갖지 못하고 칼을 차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는 3000년전 중국의 제도와 흡사한 것으로, 천황·구교·번주·무사로 구성되는 통치계급을 제외한 사람들에겐 완전한 인격이 인정되지 않았다. 중국 ‘천택보’ 기자를 지낸 저자는 이처럼 비교론적 관점에서 일본과 일본인의 특성을 살핀다.‘신권적 미신과 일본의 국체’‘존왕양이와 개국진취’‘이타가키 다이스케’ 등의 글이 실렸다.7200원. ●백색국가 건설사(박진빈 지음, 앨피 펴냄) 어느 시대건 화두는 개혁이다.19세기말∼20세기초 ‘젊은 제국’으로 세계사의 무대에 급부상한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 ‘혁신주의’로 일컬어지는 이 시기 미국의 개혁정책 속엔 향후 미국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특징들이 모두 담겨 있다.‘백색국가’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당시 주요 행사장 중 하나였던 ‘백색도시’에서 가져온 말. 미 제국이 지향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표상한다. 미국 혁신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다룬 역사교양서.1만 3800원.●멸망하는 국가(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열대림 펴냄) 일본 닛케이BP사의 웹사이트에 연재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의 미디어 소시오폴리틱스’ 중에서 의미있는 글들을 골라 묶었다.‘지(知)의 거인’으로 불리는 저자는 “정치가에게 야스쿠니 문제는 단지 ‘마음의 문제’인가?”라며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외교를 강하게 비판한다.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호리에 다카후미의 라이브도어 사건, 천황 후계자를 둘러싼 여성 천황·모계 천황 용인 문제, 고이즈미의 아베 신조에 대한 총애의 역사 등을 다뤘다.1만 8000원.●삼라만상을 열치다(김풍기 지음, 푸르메 펴냄) 한시와 에세이의 접목을 시도한 책.24절기 자연의 운행을 담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한시 작품들을 골라 엮었다. 도연명, 구양수, 두보 등 중국의 시인들과 이달, 유방선, 이규보, 정약용 등 우리나라 문인들의 시편 80여 편이 실렸다. 책의 제목은 조선시대 문인 김구의 ‘문에 붙일 입춘 글귀를 쓰다(題立春帖戶)’의 한 구절을 번역한 것이다.1만 1000원.●매천야록(황현 지음, 허경진 옮김, 서해문집 펴냄) 구한말 3대 문장가 가운데 한 명인 매천 황현이 1864년(고종1년)부터 1910년(순종4년)까지 47년간의 역사를 비판적 관점에서 서술한 책. 그는 임금이건 충신이건 가리지 않고 엄격하게 비판해 ‘매천필하무완인(梅泉筆下無完人)’, 즉 매천의 붓 아래서는 온전한 사람이 없다는 말까지 낳았다.1910년 56세때 일제에 의해 끝내 나라가 강탈당하자 그는 자신이 국록을 먹은 적은 없지만 지식인으로서의 도덕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절명시 네 수와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1만 4500원.
  • 코앞에 닥친 ‘식량위기’

    코앞에 닥친 ‘식량위기’

    “한 해만 더 작황이 나쁘면 세계 식량 위기는 현실이 될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가가 던진 경고다. 세계적으로 가뭄 등 기상조건의 악화로 곡물 생산이 타격을 입으면서 밀과 쌀 등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호주 밀 수출 감소 한국에도 타격 도이체 방크의 마이클 루이스 생필품 연구팀장은 지난 7년 중에 한 해만 빼고 각국의 밀 수요가 생산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밀 재고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밀 수요는 바닥을 치고 상승 중이다. 밀 외에 쌀, 보리, 오트밀, 옥수수, 코코아, 커피 등 곡류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식료품 지출에 있어) 버터와 우유 값 하락을 상쇄한 셈이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붉은 겨울밀 선물’은 이달 초보다 19% 이상 값이 뛰었다. 올 한 해 55% 넘게 오른 것이다. 옥수수 재고는 197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밀 생산업자들은 올해 밀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농민들이 더 많은 밀을 심어 내년에는 생산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 밀 공급의 14%를 담당하는 호주 지역의 가뭄이 극심해 지난해 생산량 2400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확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에도 기후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호주의 밀 수출 감소는 특히 일본과 한국, 인도네시아에 직격탄이다. 이들 나라는 미국과 서유럽,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다른 수입선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나 세계 6번째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도 카길, 번지, 토퍼 등 거대 기업이 들어가 이윤을 짜내려 하지만 고전하는 상황이다. ●투기 자본의 빗나간 예측 세계 곡물 시장이 위태로워진 것은 투기 자본의 빗나간 수요·공급량 예측에도 그 원인이 있다. 이들 헤지펀드 등은 온라인 거래로 손쉽게 접근하면서 시장을 교란시켜 왔다고 FT는 지적했다. 게다가 식품 회사들은 고유가로 인해 포장과 물류 비용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곡류가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 원료로 급부상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에탄올 등 이른바 바이오 연료들이 곡물 시장의 미래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원료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영국에서 올해 초 88페니하던 빵을 지금은 1파운드(약 1800원)를 줘야 살 수 있다. 유럽의 대표적 식품 기업인 네슬레의 경우 밀과 옥수수 값 상승 탓에 매출이 1.2% 줄어들 것이라고 모건 스탠리는 내다봤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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