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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TV 하이라이트]

    ●스카우트(KBS1 밤 7시 30분) ‘꿈의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도전한 학생들이 프레젠테이션과 전공과목과 관련한 대회 등 세 차례에 걸쳐 경연을 펼친다. 최종 우승자가 된 1인에게는 장학금과 정규직 입사의 혜택이 주어진다. 심사위원으로는 탤런트 최불암, 요리연구가 이혜정, 셰프 최현석 등이 참여한다. 꿈의 기업에 도전한 학생들을 만나 본다. ●스펀지 0(KBS2 밤 8시 50분) 여러 번 사용해서 흐물흐물해진 종이컵에 따뜻한 물을 부으면 원래대로 단단해진다는 제보가 들어 왔다. 한번 사용하면 버리고 마는 일회용 종이컵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과연 제보의 내용이 사실일까.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실험에 들어간 제작진은 먼저 흐물흐물한 종이컵에 따뜻한 물을 부어 보았는데…. ●MBC 파워매거진(MBC 오후 5시)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9월. 9월 포도는 당도가 최고조에 이르며 맛과 향이 으뜸이다. 첫 번째 여행지는 포도 수확이 한창인 포도의 고향, 경기 안성. 마을은 포도 출하 시기를 맞아 한창 분주하다. 농민들의 정성어린 포도 수확 현장을 둘러보고, 포도에 관한 유용한 생활 정보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함께해 본다.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지금까지의 농사가 연습이었다면 이제부터가 진짜다. 충남 홍성군 우더레 청년들도 가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새벽부터 움직인다. 경수는 우직하게 밭에 비료를 뿌린다. 반면 우더레의 꾀돌이 성진은 기계를 이용해 쉽게 일을 하려고 잔머리를 굴린다. 하지만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만 성진은 결국 더 힘들게 비료를 뿌리게 된다. ●낭만한국(EBS 밤 9시 30분) 올해 나이 일곱 살 ‘최강’은 싸움소다. 전국 소싸움 대회를 한 달 앞둔 최강의 하루는 타이어 끌기로 시작된다. 체중 관리를 위해 타이어를 끌고, 체력 보강을 위해 보양식도 먹는 최강. 드디어 전국 소싸움 대회를 앞둔 최강이 실력 점검을 위해 토요일마다 열리는 상설 소싸움 경기에 출전하는 날. 과연 최강이는 경기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밤 11시) 전기현의 진행으로 세계 영화 음악의 다양성과 희소성, 마니아적인 감성을 함께 공유한다. ‘테마로 보는 영화’ 코너에서는 핀란드를 배경으로 핀란드 음악이 깔리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2002년작 ‘과거가 없는 남자’를 소개한다.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이야기를 통해 핀란드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 본다.
  •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작은 토끼는 무정하게 윤간당했다; 큰 토끼는 생식기관을 잘렸다; 늙은 토끼의 두 귀는 아예 절단되었다;…”(시 ‘작은 토끼’ 중에서) 중국에서도 시는 죽었다. 그런데 여기 세계적인 시 네트워크를 꿈꾸는 야심 찬 중국 시인이 있다. 뤄잉(駱英·55·본명 황누보·黃怒波)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자신의 시집 ‘작은 토끼’(자음과모음 펴냄)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자칭 중국의 36번째 부자이자 ‘포브스’지 추산 8억 9000만 달러(약 9500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동산 거부다. 하지만 스스로 시인이라고 강조한다. 돈도 시를 쓰며 가장 잘할 수 있는 문화 사업을 하다 벌게 됐다고 덧붙였다. 뤄잉은 황허(黃河)강 근처 링시아에서 태어났다. 그가 두 살 때 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자살했고 그 뒤로 여름이면 남의 무덤가에서 잘 정도로 가난했다. 하지만 1981년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에서 일하게 되면서 20여년간 공직에 몸을 담는다. 이후 시작한 부동산 사업에서 황산, 카슈타르 개발이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는 “어려서부터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최하층으로 살았다. 우연히 시를 읽게 됐는데 시에는 신분이나 생활의 고통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었다.”며 “그 다음부터는 시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화대혁명 때 시골로 보내져 농민과 생활하면서 혁명과 반혁명을 따지지 않는 그들의 순수함에 빠져 시를 쓰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뤄잉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지난달 말 아이슬란드에서 서울 면적 반만 한 넓이의 땅을 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는 “아이슬란드와 시 교류 활동을 하던 중 아이슬란드에 금융위기가 왔는데 투자를 권유해 땅을 사게 됐다.”며 “마침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시인이더라.”고 설명했다. 미국, 덴마크에도 땅을 많이 사 뒀다는 그는 “모두 레저타운을 건설해 시 교류 활동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연작이 300만부 넘게 팔렸지만 1994년 발매돼 50만부 이상 팔린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마지막 베스트셀러 시집이다. 중국의 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80년대에는 시집이 몇십 만부씩 팔렸지만 지금은 몇천 부가 겨우 팔리는 실정이다. 뤄잉의 시를 번역한 김태성(52)씨는 “뤄잉은 중국 도시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거칠게 표현하고 있다.”며 “시를 문학적·서정적 결과물로 보기보다 문학적 항변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000만 위안(약 50억원)을 투자해 시발전기금을 마련, 아시아 시 발전을 위해 애쓰는 뤄잉의 시에 대한 열정은 높이 평가했다. 시집 표제작인 ‘작은 토끼’는 세계화 시대에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인간의 노동력을 상징하는 존재다. 너무나 쉽게 통제되고 너무나 쉽게 버려지는 가벼운 존재가 바로 작은 토끼인 것. 시인 자신이 중국 도시화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도시 문화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뤄잉은 “중국 사회가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 보니 빈부격차가 심해 토끼 같은 사람도 사람 대우를 받게끔 하자는 의미를 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자 시인은 히말라야 7대 봉우리를 등정했고 남극과 북극까지 탐험했다. 하지만 스스로 이 도시의 버려진 아이라고 말한다. 뤄잉은 “기아(棄兒)를 자칭하는 것은 마음속으로부터 현대 도시의 물질화에 완전히 융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시가 가진 문제의식은 도시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말로 쓰인 시집도 거의 사지 않는 한국인이 요즘 출간되는 한국 시보다 훨씬 세련미가 떨어지는 중국 번역 시집에 얼마나 반응을 보일지는 의문스럽다. 뤄잉을 포함한 아시아 6개국의 시인 20명은 지난 6, 7일 열린 ‘아시아 시 페스티벌’에 참여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아시아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中 물가 6.2% ↑ ‘고공행진’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상승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밝혔다. 37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7월의 6.5%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당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공물가는 식품가격이 주도하고 있다. CPI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이 45.5%, 계란이 16.3% 상승하는 등 식품가격이 13.4%나 올랐다. 일단 당국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국가통계국 경기모니터센터 판젠청(潘建成) 부주임은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긴축정책도 효과를 보고 있어 별일 없다면 9월 소비자 물가는 6%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물가가 이미 올 억제선 4%를 크게 초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책 당국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1~8월 CPI는 이미 5.6% 상승했으며 연말까지는 6%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 1일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 기고문을 통해 “물가안정이 중국 거시경제 정책의 최우선 임무”라고 강조하는 등 인플레이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는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금리 등을 올려 통화를 더 거둬들이면 가뜩이나 세계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가 급랭할 수 있고, 가격통제 정책도 이미 올 초 대대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가 나온다면 기업, 농민 등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지금&여기] 청년 축산농의 꿈/전경하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청년 축산농의 꿈/전경하 경제부 기자

    지난달 말 뉴질랜드에서 만난 30세 청년 제임스 호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살에 축산 농장에서 일을 시작해 지금은 뉴질랜드에서 8번째로 큰 축산 농장의 책임자다. 그도 3명을 고용,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5년 뒤에 자신의 농장을 갖는 것이 목표다. 뉴질랜드의 젊은 농부들 단체인 ‘뉴질랜드 영 파머스’(NZYF)에서 현재의 약혼녀를 만났고 내년에 결혼할 꿈도 갖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만난 젊은 농부들은 자신들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뉴질랜드의 농업 생산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2%이고 관련 수출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7%로 농업이 ‘뜨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사람을 그리워했다. 국토가 우리나라의 두 배지만 인구는 430만명에 불과한 까닭에 농촌에서는 차로 10분 이상을 달려야 옆집이 있다. 살아가면서, 농사를 지으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에 대해 의견을 나눌 친구들이 필요했다. 때로는 도시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 이를 해결한 조직이 NZYF다. 이 단체는 자체 회비와 기업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며 정치적 중립을 표방한다. 15~31세 젊은이라면 가입할 수 있는 이 단체의 회원은 2000여명. 이 중 45%가 여자고, 또 회원의 20%는 농민이 아니다. NZYF는 매년 농업 기술뿐만 아니라 요리·재무 등의 기술 경연대회를 지역 예선을 거친 전국 규모로 개최, 친목을 도모하고 기술 향상도 꾀한다. 이 조직의 활동 뒤에는 뉴질랜드 농민연합이 있다. 이 단체는 정부에 농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능도 하지만 미래의 농업 일꾼을 돕는 역할도 맡는다. 젊은 농부들을 만난 곳도 농민연합 본부에서였다. 젊은 농부들은 무일푼에서 시작해 10~15년의 단계적 과정을 거쳐 자신의 농장을 경영하는 농민연합 회원들을 보며 꿈을 키운다. 뉴질랜드와 우리의 농업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가져올 수 있다. 단계적으로 젊은 농업인을 키우고, 도시민이 아닌 이들이 중심이 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노력. 그 것은 할 수 있고 해야 할 것 같다. lark3@seoul.co.kr
  • 추석 앞두고… 과일값 떨어졌네

    추석 앞두고… 과일값 떨어졌네

    최근 사과·배 등 과일값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주부들이 추석 제수용 장보기를 앞두고 한결 부담이 줄어들 듯하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공급 물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에서 사과 홍로(10㎏ 상자)의 경매 평균 가격이 지난 7일 2만 985원으로 2일 2만 8671원에 비해 26.8%나 하락했다. 사과 후지(5㎏ 상자) 경매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1만 8834원에서 4500원으로 무려 76.1%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햇배(신고·7.5㎏ 상자)의 경매 평균 가격은 2만 9118원에서 2만 6134원으로 10.2% 낮아졌다. 사과·배 가격이 이처럼 하락한 이유는 최근 일조량 증가로 작황이 호전돼 과일 크기가 커지고 착색 상태가 좋아져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과연합회 서병진 회장은 “가락시장에 산지에서 출하된 햇과일들을 지난해보다도 싼 가격에 내놓고 있지만 경매 트럭이 경매장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밀려 있다.”면서 “올해 작황 부진으로 사과와 배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출하마저 못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이처럼 밀려드니 가격은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과와 배 가격이 하락한 데는 수요 측면에서도 한몫했다. 과일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추석용 과일선물세트 대신 다른 선물세트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에서 대량 소비됐던 추석 선물세트 수요가 값이 내려간 한우선물세트 등 다른 상품들로 대체되고 경기 침체로 소비가 부진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도 수요가 늘어나지 않자 농민들은 울상이다. 천안배원예농업협동조합 박성규 조합장은 “가격이 낮아졌는데도 추석이 이르다 보니 물량이 빨리 안 나가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제수용으로 소비되는 사과 홍로는 껍질이 얇고, 신고 배는 햇배라서 상대적으로 덜 여물어 저장성이 떨어진다.”면서 “추석 전에 사과·배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상품 가치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농협 50주년…“글로벌 유통그룹 도약”

    농협 50주년…“글로벌 유통그룹 도약”

    창립 50주년을 맞은 농협이 6일 ‘식(食)사랑 농(農)사랑’이라는 새로운 캠페인 구호를 선보이며, 202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협동조합 종합유통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1961년 5·16 뒤 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출범한 농협은 1965년 ‘새농민 운동’을 비롯해 1989년 국산 농산물 애용운동인 ‘신토불이 운동’, 1995년 농산물 시장 개방에 맞선 ‘농도불이 운동’, 2003년 1사1촌으로 대표되는 ‘농촌사랑운동’ 캠페인 등을 벌여왔다. ‘식사랑 농사랑’은 농축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농촌 인구가 초고령화된 상황을 국내 농산물 소비 촉진을 통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며 타개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소비자 - 농업인 공감하는 운동 전개” 농민뿐 아니라 도시 소비자를 광범위하게 캠페인에 참여시키는 게 특징이다. 농협 관계자는 “식문화를 계승하는 향토음식 마을을 육성하고, 학교급식과 사원식당에 결연을 한 농촌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와 농업인이 공감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가공식품과 외식으로 인한 무분별한 음식 섭취와 잘못된 식습관을 통해 발생하는 비만 문제를 우리 먹거리를 통해 풀어가자는 염원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새 캠페인은 내년 3월 하나로마트로 대표되는 유통(경제 사업)과 NH은행으로 불리는 금융(신용 사업)을 분리시키는 사업구조 개편을 거쳐 새롭게 탄생할 농협의 미래상을 담고 있다. 이날 전국 조합장 4만여명이 참석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농어민 한마음 전진대회’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유통과 판매에 책임을 다하는 농협, 국민 여러분께 건강한 식탁을 지켜드리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농협이 유통·판매망을 제대로 구축해 농가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수준을 넘어 부를 쌓을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농협은 2020년 농산물 산지 유통의 62%, 도매 유통의 34%, 소매 유통의 17%를 점유하고, 총사업량 44조원에 당기순이익 2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간판매상의 횡포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농협의 유통 부문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데 방점이 찍혔다. 금융 부문도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 8000억원 규모로 키워 아시아를 대표하는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020년 당기순익 2300억 목표 농협의 변신을 위해 가장 절박한 현안은 예산 문제이다. 사업구조 개편 계획에 따르면, 농협은 기존에 갖고 있던 자본금 15조 2000억원을 신용 사업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수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이 밖에 경제 사업 자본금으로 필요한 12조원 가운데 6조원을 자산 매각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나머지 6조원에 대해 정부 지원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농협 측은 정부 출자금 형태로 자금을 지원받고 배당 등을 통해 이익을 돌려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급격한 변화 반대 재판제도 등 깊이 있는 검토 필요”

    양승태 “사법부 급격한 변화 반대 재판제도 등 깊이 있는 검토 필요”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는 6일 “사법부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사법부의 속성과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양 후보자는 이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장으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묻는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박 의원이 “대법원장이 법관의 인사·보직권을 모두 가져 제왕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법관 수가 2500~3000명인 현실에서 혼자 처리하기는 너무 커졌다.”면서 “효율적인 면에서 고등법원장이나 각 지역에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개선 의지를 보였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이제는 재판 제도와 절차, 심급 구조, 법원 조직 등 기존 사법구조 전반에 관해 새로운 시각에서 깊이 있는 검토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자가 사법부에 대한 급진적 개혁보다 점진적 변화를 시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대법원장은 인품과 지혜를 모두 갖춰야 하는 자리”라면서 “법관들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양 후보자는 “법관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방법으로 일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가지고 일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여당 의원들은 사법부 개혁 문제를 집중 질의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양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양 후보자가 1989년 경기 안성시 일죽면 소재 밭 982㎡를 취득하면서 주소를 허위 기재했다가 매각할 때 정정한 점을 놓고 시세 차익을 노린 위장전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이 “당시의 농지 매매증명원은 허위로 작성된 것인가.”라고 캐묻자, 그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또 토지 매입 이유에 대해서도 “제주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는 동안 지금은 사별한 처가 이웃의 권유를 받아 저축하는 셈으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재산 증식 수단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농민이 아니었음에도 토지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고인을 들먹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당시 매수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매수 후 얘기를 듣고 ‘왜 매수했느냐. 빨리 처분하자’고 티격태격한 일도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 의원들은 양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일부 시민단체에서 양 후보자의 보수성이 강하다고 우려한다.”고 거론했다. 양 후보자는 이에 “30여년 동안 재판을 하면서 이념적인 면을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의원이 전관예우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확실한 자료에 근거할 순 없지만 최근 전관들이 불리한 양형을 받는다는 걸 전해 들었다.”면서 “변호사들의 능력과 법관들의 판단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회는 7일까지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9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양 후보자는 향후 6년 동안 법원을 이끌어 나갈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사상 첫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였던 2005년 이용훈 당시 후보에게 제기됐던 이른바 ‘코드인사, 보은인사’ 등의 논란이 이번 청문회에서는 예상 외로 적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아~ ‘苦秋’…고추값 평년 3배 폭등 ‘비상’

    아~ ‘苦秋’…고추값 평년 3배 폭등 ‘비상’

    고추 때문에 전국이 난리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이모(63)씨는 2일 김치를 담그려고 집 근처 마트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배추값이 올랐다는 뉴스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두배 이상 오른 고추값에 놀랐다. 이씨는 “보통 김장철에 물가가 오르면 금배추라고 했는데 올해는 금고추라는 소리가 나올 판”이라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8월 햇건고추(화건-건조기에 말리는 방식) 평균 도매가격(상품 600g)은 1만 4092원으로 평년의 5816원에 비해 3배나 폭등했다. 중품 600g 기준으로도 8월 평균 가격은 1만 3100원으로 평년의 5366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추 가격 폭등에 전국 재배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전남지역에는 도매상이 몰려들어 사재기 우려가 나온다. 산지 도매가는 화건 ㎏당 1만 5500원으로 1년 전 9267원, 평년가격 8717원에 비해서도 40% 이상 크게 올랐다. 금고추 값으로 올라가면서 경북의 산지에서는 고추 절도에 대비해 단속을 강화했다. 영양경찰서는 마을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농가를 비울 때는 고추를 반드시 마을 창고나 개인 창고에 보관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고추값이 폭등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며 고추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추석 때면 귀성객들은 고향에서 김장용 고추를 사는데, 이번에는 추석 때 품귀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추값 폭등 원인은 다양하다. 올 여름 잦은 비와 탄저병, 역병 등 병충해가 발생해 작황이 부진했던 것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고추 생산량은 9만 5400t으로 평년(11만 9300여t)보다 20%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에서 올해로 이월된 고추 재고 물량도 크게 감소했다. 경북 안동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가격이 올랐는데도 고추밭을 탄저병이 휩쓸어서 시장에 내다팔 물건이 없다.”고 푸념했다. 중간상인들 역시 고추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고추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수입물량 재고분 1632t을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400t씩 방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노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산이 비싸다고 해서 중국산을 쓰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문제다. 현장에서는 이번 고추값 폭등이 예견된 사태라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고추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고추의 연간 소비량은 약 21만t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1만t은 국내산이고 나머지 10만t은 중국산이다. 중국산이 이미 50% 이상 국내시장을 점령한 상태에서 농가들은 국내산 가격 하락을 우려해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 고추 재배면적은 1996년 9만 762㏊에서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4만 2574㏊를 기록했다. 15년여 만에 무려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고추는 다른 작물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통계청이 2010년 10a당 노동력투입시간을 비교해 보니 콩은 25.8시간, 참깨는 65.9시간에 불과했지만 고추는 167.6시간이나 걸렸다.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한 구조적인 농촌문제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배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추를 일반 노지재배하는 방식에서 비가림 시설을 활용한 가공공장 주도형 시범단지로 바꾸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추연구회 조상기(54) 부회장은 “올해와 같은 이상기후는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가림 시설을 설치해 안정적으로 재배한다면 고추에 농약을 거의 안 쳐도 돼 친환경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영양 김상화·서울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독자의 소리] ‘벌초’ 유감/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이충노

    벌초는 고향 근처에 사는 후손들이나 외지에 나간 후손들이 조상의 묘에 자란 풀을 제거하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고유한 미풍양속이다. 일부 지역에선 금초(禁草), 소분(掃墳)이라 부르기도 하며, 처서가 되면 풀이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추석 전에 행한다. 벌초 때마다 발생하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벌초 전후 음주사례가 많이 벌어진다. 또 교통질서 확립에 대한 당국의 의지 부족으로 길바닥에서 시간을 허비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분기점 등에서 과도한 끼어들기 탓이다. 벌초객들의 무단 주차로 말미암아 농작물을 훼손시키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함부로 농작물에 손을 대 농심을 멍들게 하기도 한다. 벌초가 조상의 음덕을 생각하며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 행사라는 기본취지뿐만 아니라, 지역특산품 및 먹거리 구매를 통해 농민에게 소득증대 기회를 제공해 주지는 못할망정 음주사고나 교통 무질서, 농심을 아프게 하는 행위를 가져온다면 유감스럽다. 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이충노
  • 충남 ‘농어업 살리기’ 4조3090억 투자

    충남 ‘농어업 살리기’ 4조3090억 투자

    충남의 전통 생업이던 농어업을 되살리기 위한 ‘3농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30일 도청에서 올해부터 2014년까지 국·도비와 민간 투자비 등 총 4조 3090억원을 들여 11개 분야 347개 사업을 추진하는 ‘충남 농어업·농어촌 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농어촌 주민의 소득 및 삶의 질 향상, 도시와 공생하는 농어촌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친환경·지역순환 식품체계 수립 ▲농어촌의 지속적인 내발적 발전 ▲농어촌 주민 역량 강화 등 3대 추진 전략으로 이뤄졌다. 11개 분야 중에서 무농약 작물 재배지를 올해 1.7%에서 2014년 7%로 늘리고 610개 학교 농장을 조성하는 친환경 고품질 농업이 우선으로 꼽힌다. 축산업 부문에서는 축사 주변에 조경수를 키우고 아름다운 농장 300곳이 만들어진다. 청정수산 분야에는 보령 바지락 명품단지, 서산 갯벌 참굴 양식장, 태안 해삼 특화단지 등의 조성사업이 있다. 해삼을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해삼 특화단지가 현재 181㏊에서 375㏊로 확대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4곳을 설치하고 학교에 텃밭을 조성하는 지역순환 식품체계 구축 사업도 펼쳐진다. ‘농민장터’ 16곳을 운영하는 사업도 있다. 산촌생태마을 등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 계속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농어촌의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주거, 교통, 교육, 보건의료 등 서비스 인프라가 개선된다. 또 도농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농산어촌 체험마을을 167개에서 183개로 늘린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가족 나들이에 나선 도시민과 베이비붐 세대 귀농 인구를 유치하려는 의도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 귀농 유치 목표는 1600가구다. 충남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27가구가 귀농했다. 충남도는 이들 사업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2014년까지 농어촌 리더 2400명을 양성하고, 자치단체와 주민 등으로 농수산혁신위원회를 만든 뒤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회의를 열어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 1월 충남농어업농어촌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뒤 농어민 단체장 간담회와 전문가 워크숍 등을 수차례 열어 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김 부지사는 “이 프로젝트는 수입 개방에 따른 가격 하락, 고령화, 정주환경 취약 등 국내 농어업과 농어촌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중장기 발전 방안을 담고 있다.”면서 “과거 기반시설 조성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자체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재형저축 부활하나

    재형저축 부활하나

    청년층과 저소득층을 겨냥한 고금리 적금 상품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와 40~50대 차상위계층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15%대 고금리 적금 도입을 위한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29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저축률이 2004년 9.2%에서 2008년 2.9%로 줄어들었고, 2008년 소득 하위 30% 계층의 저축률은 마이너스 0.6%를 기록했다.”면서 “재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기초자산을 모으지 못하면 빈곤 상황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자소득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 주고 이자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저소득층 저축상품 도입을 위한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자 정부 지원과 소득세 면제라는 점에서 과거 재형저축을 연상케 한다. 이 의원은 재형저축과 비슷한 저축상품을 부활하면 왜곡된 청년층 일자리 문제와 고령화 문제에도 해법이 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금과 복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소기업 취업자들이 저축을 통해 목돈 마련 기회를 얻게 되고, 소득을 생활비로 소진하는 월 급여 140만원 이하의 장년층 근로자도 노후자금 마련의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햇살론이나 미소금융과 같은 기존 서민금융 상품은 대출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예금 위주의 서민금융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입법조사처 “가능성 있으나 신중 검토” 재형저축 상품 부활 논의는 그 동안 정치권에서 제기되어 왔다. 이와 관련, 입법조사처는 이날 ‘재형저축제도의 도입실익’ 보고서에서 “재형저축제도를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목돈 마련 지원이라는 제도로 재도입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정책 중복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천억 추정 재원확보가 관건 저소득층을 위한 ‘재형저축’ 상품 도입의 관건은 재원 확보다. 현재 은행권 유일의 고금리 적금으로 45만명의 영세 농민이 가입한 농협의 농어민목돈마련저축에는 매년 500억여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연 15.1%의 고율 이자 가운데 9.6%를 재정에서 충당하는 구조 때문이다. 저소득층 근로자 전반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해주려면 수천억원대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입 기간을 3~5년으로 하고 최소 연 15.1%의 이자를 주는 상품이라는 기본틀을 갖추되, 재원 조달 방식을 다변화해 국가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이 의원 생각이다. 그는 서울시의 희망플러스·꿈나래 통장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2007년 첫선을 보인 희망플러스 통장 등은 근로 저소득층 가입자가 매달 5만~20만원을 3년 동안 저축하면 서울시와 민간후원기관이 공동으로 동일 금액을 추가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민간후원에는 개인과 단체 뿐 아니라 국민은행과 한국야쿠르트 같은 기업도 참여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형제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형 상기씨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는데 동생 상원씨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취재진과 일행이 들고간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느 농촌에 견줘 손색없는 경관을 갖춘 합천, 국도에서 빠져나와 읍내로 들어서니 ‘대장경 천년’ 을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내걸렸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극의 역사를 떠안은 이들의 신음 소리를 품고 있었다. ●피폭 2세,일반인보다 질병 유병률 훨씬 높아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의 질병 유병률은 일반인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빈혈이 88배, 심근경색·협심증이 81배, 우울증 발병률이 65배나 높았다.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이 89배, 우울증이 71배, 유방 양성종양이 64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1995년 일본 정부의 견해를 그대로 좇아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진단 비용을 2년에 한 번씩 두 차례 지급하고는 없어진 것이 고작이다. 형제의 집에서 20분 떨어진 거리의 문택주(60)·종주(58) 형제 역시 선친이 물려준 후유증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 부친 문홍수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귀국했다가 환갑이 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형 택주씨는 스무살 무렵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전혀 앞을 볼 수가 없고 귀조차 들리지 않는데 이제 당뇨까지 얻어 밤마다 고통 속에 지새운다고 했다. 동생 종주씨마저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퉁퉁 부어 지팡이를 짚어야 겨우 걷는 노모 박달순(85)씨는 이날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한 순간도 택주씨 손을 놓지 못했다.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 연관성 입증 안돼 얼굴에 검버섯 투성이인 박 할머니는 “딴 거는 걱정 안 돼. 이거 놔두고 어찌 가노. 같이 죽으면 좋을 텐데.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게 되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다운증후군 환자인 정영현·허진영(44)씨 부부는 15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정씨에게 언제 결혼했느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1년.” 기자가 나이나 건강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자 계속 답이 엇갈린다. 정씨의 아버지와 허씨의 어머니 모두 피폭자. 허씨는 한 차례 유산하고 난 뒤 영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내내 아내를 향해 연신 애정공세를 퍼붓던 정씨는 정신분열증세까지 있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안해숙(65)씨는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밤에 자면서 제 살을 마구 뜯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원폭 2세 환우 전국 1만여명 추정 2005년에 환우회가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가입한 2세는 1000명 남짓. 하지만 1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 2세 환우의 대다수는 피폭 2세란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라리 이웃의 불편한 시선이라도 피하겠다는 요량이다. 2세를 넘어 3세까지 병마가 찾아든 예도 심심찮게 있다.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 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으며 자매들도 피부병과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맏아들(28)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낸다고 했다. 2005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특별법안을 냈지만 여태껏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읍내에 환우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 열었다. 치료·요양시설을 마련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땅 한 평 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2세들이 위중한 2세들을 돌봐 병원도 다니고 집안 일도 돕는 시스템이 다음 달 중 도입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가해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우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놓고 나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합천을 떠나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렸지만 그곳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던진 막막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후원 계좌:국민은행 804201-01-184087 진경숙(한국원폭2세환우회)
  • 경기 무상급식 ‘불똥’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를 놓고 실시된 서울시 주민투표가 개표 무산된 가운데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나서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26일 경기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서울시 주민투표 결과를 토대로 친환경 급식을 내년에 대폭 확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예산 확보 작업에 돌입, 기존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올해 4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경우 서울시 주민투표를 통해 무상급식 확대 시행의 명분을 얻은 만큼 내년에는 초등학생은 물론 중학교 2~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도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로 무상급식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판명됐다.”며 “도내 무상급식비의 30%는 경기도가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년도 예산편성에 분명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행부는 재정여건 등을 이유로 예산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하다. 경기도의 경우 정부의 교부금과 세수 감소 등으로 가용예산이 올해 6400억원에서 내년에는 4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의회 한나라당은 거부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터라 민주당의 무상급식 예산 확대 요구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는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종전 400억원에서 61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두고 도의회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협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도 관계자는 “도의 가용예산이 2400억원 정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여건이 어려워 도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만 친환경 학교급식으로 급식 질 향상과 함께 농민들의 소득이 확대되는 등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내년도에 관련예산을 61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시민단체, 경남도청 제2청사 건립 요구

    경남 진주시와 사천시, 하동군 등 서부경남 지역 시민단체가 진주시에 경남도청 제2청사를 건립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서부경남지역 전교조와 농민회, 진보연합, 경상대학교총학생회 등의 시민사회단체는 26일 ‘경상남도 제2청사 진주 건립을 위한 서부경남 범도민운동본부’를 결성하고 경남도청 제2청사 진주건립을 위한 범도민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 25일 진주시청에서 범도민운동본부 결성과 경남도청 제2청사 진주건립 운동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범도민운동본부는 회견문에서 ”서부경남이 소외되는 것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경남의 균형발전과 서부경남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남도청 제2청사를 진주에 건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서부경남의 시·군은 낙후정도를 나타내는 재정력 지수 등 4개 지표에서 하위권에 그치는 등 6대 만성적 낙후지역으로 꼽히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미 도시규모가 공룡화된 창원의 경남도청 일부를 진주로 분산해 미래지향적 경남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주 제2청사 건립은 옛 창원·마산·진해 3개시가 합쳐친 통합창원시의 광역시 승격에 대한 대비책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범도민운동본부는 관심과 공론화를 위해 오는 10월 10일까지 1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전달하고, ‘2청사 어떻게 건립할 것인가.’를 주제로 9월 7일 전문가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9~10월 사이에 서부경남 정·학·재·법조·문화계 등이 참여하는 릴레이 선언운동을 벌이고 10월초에는 범도민 궐기대회도 열 계획이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야생동물에 농작물 쑥대밭… 지자체 팔짱만

    야생동물에 농작물 쑥대밭… 지자체 팔짱만

    “야생동물로 인해 수확기 논·밭은 쑥대밭인데,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으니 가슴만 타들어 갑니다.” 농촌지역 상당수 시·군들이 농작물 수확기를 맞아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이하 방지단) 운영에 늑장을 부려 농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농작물의 수확기 피해 예방을 위해 일선 시·군이 8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77일간 ‘농작물 수확기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운영토록 지침을 통보했다. 방지단은 시·군마다 모범 엽사 20명 이내로 구성되며, 유해 야생동물의 출몰 또는 피해 신고가 있을 경우 즉시 출동시킬 수 있다. 주된 포획 대상은 멧돼지를 비롯해 고라니, 까치이며 지역 특성에 따라 멧비둘기와 청설모 등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시·군들이 방지단 운영을 미루고 있다. 포항시와 봉화군 등 경북도내 12개 시·군은 지난 7~8월 초 방지단 운영에 들어갔으나, 영천·김천·경산시와 군위·영덕·청도·고령·성주·칠곡·예천군 등 나머지 10개 시·군은 지금까지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7월부터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별 피해 신고 건수는 영천시 120여건, 김천시 40여건, 군위군 70여건, 영덕군 80여건, 예천군 90여건, 성주군 30여건 등이다. 피해 면적은 수천~수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지자체와 경찰서 등 피해 방지에 앞장서야 할 당국의 탁상행정으로 농가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하루빨리 방지단 운영에 나서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모(58·김천시)씨는 “야생동물 피해가 심각해 조속히 방지단을 운영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제는 원망이 분노로 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군 관계자들은 “해당 경찰서 등과의 총포류 사용 허가 협의 등이 지연돼 방지단 운영이 미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新베트남 기행] (상) 송꼬이·메콩강 따라 흐르는 베트남의 역사

    [新베트남 기행] (상) 송꼬이·메콩강 따라 흐르는 베트남의 역사

    “여행에서의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얻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열대 베트남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갖고 싶어 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 25명이 지난 3월부터 여행을 준비했다. 3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7월 말부터 7일간 수도 하노이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할롱베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에와 호이안을 거쳐 한때 사이공이라고 불렸던 호찌민시를 방문했다. 열대학, 해양학, 역사학, 영문학 등 서로 다른 학문 전공자들이 모여 서로 다른 관점으로 색다른 융합을 시도했던 베트남 여행기를 2회에 걸쳐 싣는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내리니 날씨부터 다르다.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몹시 후덥지근하다.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미군 방송 DJ로 처음 부임한 로빈 윌리엄스가 사이공 날씨가 어제나 오늘이나 같다고 말했다가 정훈장교로부터 꾸중을 듣는다. 온대지방에서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똑같이 무덥겠지만, 오랫동안 살아왔던 베트남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노이 지역에서 제일 큰 송꼬이 강을 건너서 역사박물관을 찾아가니 흥미로운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베트남을 이루는 54개 종족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영향을 받아서 다종족, 다문화 사회가 오랜 역사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베트남 사람의 신분증 뒷면을 보면 종족 이름과 종교가 표기되어 있는 이유다. 중국에서 한족(漢族)이 다수라면, 여기에서는 비엣(Viet)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베트남에는 메콩강을 비롯해 무려 2000여개의 강이 흐른다. 농경사회에서 치수사업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하노이의 수상인형극장을 찾아갔다. 추수가 끝나고 농민들이 연못이나 호수에서 보여준 공연이 시간이 흐르면서 인형극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공연을 했고 지난 인천세계도시축전 때도 이 인형극이 공연된 적이 있을 정도로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노이를 떠나기 전 공자 문묘를 방문했다. 베트남은 약 1000년 동안 중국의 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가족·사회·국가 관계에서 유교문화가 무시할 수 없는 가치체계로 남아 있다. 공자 문묘는 베트남 사람들이 중국의 유교적 가치와 동남아시의 삶을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 도시를 흐르는 후에 강의 자연생태적 풍경은 파리 센강의 문명적 경관보다 더욱 정답게 느껴진다. 후에 관광의 절정은 배를 타고 몇몇 황제릉을 감상하는 데 있다. 참파 문명의 흔적을 지워 버리고 19세기 초 응우엔 왕조가 베트남을 통일하고 후에를 수도로 정했다. 왕조의 전성기였던 민망 황제릉과 프랑스에 나라를 내준 마지막 황제인 카이딘 릉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어느 왕조나 국가도 절정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사실에 숙연해진다. 베트남의 모든 화폐의 앞면에는 호찌민이 등장한다. 예외가 없다. 반면 뒷면은 각양각색이다. 제일 큰 화폐인 50만동에는 호찌민이 살았던 생가가 나와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호찌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호찌민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프랑스의 국민 자동차를 대표하는 푸조가 신형 자동차를 생산했을 때, 프랑스 정부는 호찌민을 회유하기 위해 흰색 푸조를 선물했다. 하지만, 호찌민은 당시로선 매우 비싸고 멋졌던 이 차를 한 번도 타지 않았다. 그 원형이 호찌민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가 얼마나 물욕을 멀리했는지 알 수 있다. 중국에서 백범 김구와도 만났다고 전해지니 독립운동을 하던 두 사람으로선 동병상련이었으리라. 베트남에서 그는 ‘호 아저씨’로 불린다. 한평생 가난하게 살면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그의 삶이 바로 현대 베트남의 역사이다. 화폐 1만동에는 베트남이 자랑하는 유전 시설이 그려져 있다. 2만동 화폐의 뒷면에는 호이안에 있는 ‘일본 다리’가 나와 있다. 다리를 걷는 데 10초나 걸릴까. 이렇게 작은 다리가 왜 베트남 화폐에 나와 있을까. 이를 알려면 18세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양 실크로드를 알 필요가 있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는 인도를 거쳐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및 일본과 무역 교류를 했다. 당시 은(銀)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일본의 상선들은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의 호이안에 정박했다. 이 다리는 일본인들이 당시 체류하던 마을에 건조한 것이다. 그 다리가 화폐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문화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경제 활동뿐 아니라, 이 지역의 문화 창달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 중에도 최근에 베트남에 기부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호찌민 시내를 걸어본다. 시내 곳곳의 오토바이 물결은 여전히 장관이다. 마주치는 젊은 여성과 남성들이 무엇보다도 체격이 훨씬 커져 있었고 얼굴들이 명랑하기만 하다. 그만큼 살기가 편해졌다는 것이리라. 베트남은 통일된 지 35년밖에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노이의 사회주의적인 문화와 남부 호찌민 시의 자본주의적 문화가 조화롭게 통합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하노이에서는 중국의 거의 모든 도시들을, 호찌민 시에서는 열대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갈 수 있다. 이렇게 뛰어난 지정학적 조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베트남의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베트남이 갑자기 크게 다가오는 것은 나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이종찬 아주대의대 교수·열대학연구소
  • “UFO 직접 만들었다”…中농민, 인터넷서 화제

    직접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직접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농민이 등장해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농민 수(舒·46)씨는 약 1달 여 동안 직접 팔을 걷고 UFO 제작에 몰입했다. 수씨가 만든 UFO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타원형이 아닌 직경 4m의 완벽한 원형이며, 헬기처럼 직선부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프로펠러 8개를 연결해 공기를 아래로 내뿜으며 상승할 수 있고, 내부 부품을 덮을 수 있는 구조물을 따로 설계해 디자인 면에서도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프로펠러가 모두 작동하면 엄청난 굉음이 발생하며, 현재 설계로는 지면에서 약 2m까지 뜰 수 있다. 이미 지난 해 비행기 2대를 직접 설계·제작하기도 했던 수씨가 비행기와 UFO에 매달리는 이유는 학교를 설립할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워낙 도시와 떨어진 곳에 살다보니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며 “기금을 모아 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수씨의 특별한 UFO를 본 우한대학 건설구조학부의 량수궈 박사는 “수씨가 제작한 것은 비행기의 형태를 갖췄지만 UFO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 때문에…] 올 추석 차례상엔 ‘햅쌀’이 없다

    올 추석 차례상에서는 햅쌀로 지은 밥을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내내 비가 내려 벼 생육이 극히 부진한 데다 이번 추석이 빨리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중부권이 문제다. ●출수기 지연… 새달 돼야 벼베기 가능 17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시·군 현지조사 결과 벼 이삭이 나오는 출수기가 3일가량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재배면적의 8.5%를 차지하는 조생종 벼베기는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지역에서 가장 먼저 모를 내고 벼 수확을 하는 양구군도 올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출수기가 2~3일 지연되고 있다. 양구군에선 보통 8월 20일쯤 벼 베기가 시작됐지만 올해는 다음 달이 돼야 벼베기가 가능할 것으로 농민들은 예상하고 있다. 강릉, 고성 등 동해안 지역은 생육이 7일 이상 늦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구읍 학조리에서 3만 3000여㎡의 벼를 재배하는 박모씨는 “6월에 20일 가까이 비가 내렸고, 장마가 물러간 7월 하순에도 연일 비가 오더니 최근까지도 햇볕이 비치는 날이 거의 없다.”고 푸념했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지방 일조량은 지난해보다 10~44% 감소했다. 충남 보령지역의 경우 7월 한 달간 일조량이 지난해(151시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83.8시간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절기 빨라 햅쌀출하 불가능 이런 상황에서 예년에 비해 올해 절기가 열흘가량 빨라져 추석 햅쌀 출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햅쌀 가격의 일시적인 상승까지 우려되고 있다. 일부 농협은 벼가 100% 익지 않더라도 추석 대목을 겨냥해 조기 수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김기원 충북도 농산지원과장은 “예년 날씨에는 추석이 빨라져도 조생종 햅쌀을 볼 수 있었다.”면서 “추석 전까지 비가 계속 온다면 수확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농산물이 물가폭등 주범 몰려 억울… 비중 8.8%뿐인데”

    “농산물이 물가폭등 주범 몰려 억울… 비중 8.8%뿐인데”

    “농산물 가격의 폭등만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산물 가격은 하루하루 변동성이 크고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로 적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린 품목도 있는데 오른 품목만 강조하는 바람에 농민들의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서 장관은 통계청에서 농산물 물가를 조사할 때 상(上)·중(中)·하(下)품에 대한 기준이 없는 점을 꼬집었다.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중품을 쓰기 때문에 통계청의 물가조사 기준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이후 주말마다 농정 현장을 돌아다녔는데, 현장 건의에 대한 검토 사례는. -태풍·우박 등으로 보험 보장범위가 한정돼 있는 사과에 대한 재해보험을 모든 재해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다. 앞으로는 사과·배·단감 등 5개 품목에 대해 대부분의 재해를 보장하는 종합위험방식으로 시행령 개정작업이 진행 중이다. 저온 피해라든가 기습강우 등에 대한 재해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7%인데 주로 농산물 가격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물 값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올라 다른 품목보다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농산물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다. 특히 상추값은 최근에 많이 떨어졌다. 농산물은 하루하루 변동폭이 크다. 물가를 상품 중심으로 잡는 경향이 있어 통계청에 농수산식품 분야 물가 통계 기준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상품보다 중품을 주로 쓰는데 통계청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 구체적인 물가지수 기준을 검토하기 위해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소비자들의 농수산식품 소비행태를 조사 중이다. 중품을 기준으로 하면 공급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물가는 덜 오르게 된다. 다음 주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산지 쌀값이 높아졌는데, 향후 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은. -통계청에서 작년도 생산량을 429만t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도정수율(벼의 무게에 대한 도정된 백미의 백분율)이 평년에는 72%인데, 지난해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70%밖에 안 나왔다. 실제 쌀 생산량은 420만t 정도밖에 안 된 거고, 그래서 쌀값이 올라간 것이다. 유통구조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기획재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할당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농식품부는 관련 산업을 살려야 된다며 종종 맞선다. 농민과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나. -생산자가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는 선에서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또 우리 농산물 값이 외국산보다 월등하게 높으면 안 사먹는다.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기 위해 농가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투자가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배춧값 중 유통마진이 우리나라는 70%이고, 일본은 85%다. 일본은 배추를 현장에서 다듬어 포장한 뒤 냉장차에 실어 배달하는 시스템이라 유통마진이 더 높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유통마진이 더 늘어난다. 쌀 유통마진도 우리나라는 22.1%, 일본이 22.4%, 미국은 59.2%다. 정부는 민간이 취하는 유통마진을 농협을 통해 낮추도록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통마진이 정확하게 안 나타난다. -그래서 올해 유통량의 15%에 불과한 농협의 직거래 물량을 2015년까지 50%로 늘리고 농업인 정례 직거래 장터와 사이버거래소 거래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달 중 ‘농산물 소매유통 효율화 태스크포스’를 구성, 도매 이후의 유통경로 추적 및 비용 감축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농협과 현지 상인들이 충돌 없이 같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유럽연합(EU) FTA 타결로 농축산 분야에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은. -지난 5일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재실시해 여·야·정 협의체에 보고했다. 앞으로 15년 동안 누계 피해규모가 2007년 분석 때의 10조 5000억원에서 12조 7000억원으로 2조 2000억원 늘어났다. 오는 19일에 열리는 여·야·정 협의체 회의 때 보완대책의 기본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 현대화와 관련해 마늘과 양파는 기계화되면 10년 정도 후에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데. -마늘과 양파의 파종·수확이 100% 기계화된다면 당장 내년에도 수출품목으로 개방할 수 있다. 논농사는 농약도 뿌려야 되고 제초제도 줘야 하지만, 마늘과 양파는 겨울 작물이라 해동기 때 농약 한번 뿌려주면 끝이다. 농촌진흥청에서 2017년까지 파종·수확을 70% 기계화하겠다고 해서 100% 기계화하도록 지시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서규용 장관은 ▲1948년 충북 청주 출생 ▲고려대 농학과 졸업 ▲기술고시 8회 ▲농림부 식량생산국장, 농림부 차관보, 농촌진흥청장(2001년 4월~2002년 2월), 농림부 차관(2002년 2~7월), 한국농어민신문 사장(2006년 7월~2008년 2월)
  • “한·미 FTA대책 다시 보완해야”

    “한·미 FTA대책 다시 보완해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4년 만에 재분석한 결과 농수산업 피해규모가 늘어난 만큼 당초 세운 보완대책을 또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지난 10일 농식품부 출입기자들의 모임인 ‘농업기자포럼’에서 “한·미 FTA 대책은 예전 대책으로는 곤란하다.”면서 “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하기 전에 여·야·정 협의를 통해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은 최근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재분석’ 자료를 통해 한·미 FTA로 인한 농수산업 피해가 4년 전의 10조 5000억원보다 2조 2000억원 증가한 12조 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서 장관은 한·중 FTA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수출입 의존도가 87%이기 때문에 한·중 FTA도 추진하는 게 트렌드”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쌀, 고추, 마늘 등 농업에서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사전에 협의해서 대책을 세운 뒤 FTA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서 장관은 “한·중 FTA를 이번 정부에서 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추진시기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최근 농산물 물가 상승과 관련해 “물가는 서민물가로 잡아야 한다.”면서 “합리적 소비를 위해 가격안정 명령제를 추진하되, 상하한선을 둬서 농가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가격안정명령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상태다. 서 장관은 쌀 조기 관세화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쌀 조기 관세화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 어젠다(DDA) 협상 문제 등 대외적 여건을 살펴야 하고 대내적으로는 농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아직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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