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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농업협력 재개·공동영농 검토

    남북 농업협력 재개·공동영농 검토

    농림축산식품부가 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 업무계획은 조류인플루엔자(AI) 근본 대책 외에 최근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기로 농업 분야의 남북협력사업을 재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귀농·귀촌 및 농촌 관광 활성화 등 농촌 대책,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 대책, 농민 복지 등에 무게를 두었다. 농식품부는 먼저 농업 분야 남북협력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로서 농식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농협중앙회 등이 참여한다.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대북 접촉으로 협력사업이 무산됐던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협의회는 온실 및 농축산 자재 지원, 공동영농 시범사업, 시범조림, 산림 병해충 방제사업 등 과거에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시행했던 사업부터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영농 시범사업은 개성공단 배후지가 유력하다. 우리 정부가 자재나 비료를 지원하고 북한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단, 1995년부터 2010년까지 9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식량 및 비료 지원사업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상 지원의 경우 지원 과정의 투명성 및 지원의 실효성 등에 대해 찬반이 갈리기 때문이다. 한편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16가지인 음식점 원산지 표시 품목을 20가지로 확대한다. 또 포장지에 2년 내 2회 이상 원료 수입국을 거짓 표시할 경우 판매금액의 1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학교 급식에 친환경 및 인증 농식품을 우선 공급할 수 있게 3월부터 지자체의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귀농·귀촌인의 도시 재이주가 늘면서 올해 말까지 실태를 조사해 유형별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농촌 관광을 위해 찾아가는 양조장 등 궁중음식체험식당을 지정하고, 고택 및 종택(종가의 주택)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농촌관광등급제를 적용하는 마을을 200곳에서 300곳으로 늘린다. 농민 복지를 위해서는 오는 4월부터 농지연금의 가입 조건을 ‘부부 모두 65세 이상’에서 ‘농지 소유자만 65세 이상’으로 완화한다. 국가가 농민의 연금보험료 중 일부를 지원해 주는 금액은 지난해 월 3만 5550원에서 올해 월 3만 8250원으로 오른다. 질병 및 사고 농가의 경우 1만 6000가구에 영농도우미를 지원하고, 1600가구에 가사도우미를 지원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청춘] 박태원 ‘천변풍경’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청춘] 박태원 ‘천변풍경’

    최근 화제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놀랍게도 ‘구운몽’이 언급되었다. 남자 주인공 도민준의 “조선이 낳은 신개념 판타지 소설”이라는 한 마디에 관심이 폭발하는 바람에 고전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조금씩 늘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물론 ‘구운몽’의 가치를 신개념 판타지 소설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이런 의미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먼저 알고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다음에 찾아도 충분하다. 어떤 작품이든 감상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스스로 읽으면서 어떤 느낌으로든 문학 작품과 마주한다면 그 순간부터 문학이 주는 무한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삶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소설을 그저 국어 공부로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많은 이들도 국어 교과서를 보면 ‘삶의 조건’이라든지 ‘인간의 갈등’이라는 범주에 소설이 들어간다는 것쯤은 알 것이다. 소설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데 꼭 있어야 할 학문이다.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나 현재 우리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독특한 인물이나 사건, 배경이 등장해도 결국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기저로 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실제 존재하는 곳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라면 그 느낌이 더 생생하게 와 닿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1930년대 청계천 주변에 사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다룬 박태원의 ‘천변풍경’(川邊風景)은 80여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읽어 볼 맛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현재와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천변(川邊)은 청계천 주변을 이르는 말인데 알다시피 청계천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여 살지는 않아도 놀이 공간으로,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기에 이 책의 인물들을 알아가는 데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왜 청계천일까. 먼저 작품 속에서 청계천이란 공간은 닫혀 있으나 결코 답답하지 않다. 모두 50절로 이루어진 각각의 에피소드는 철저하게 청계천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간혹 관철동이라든지 종로라는 곳이 등장하지만 그저 스쳐가는 장소일 뿐이다. 특히 1절에 등장하는 빨래터는 은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작가가 청계천 부근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인지 몰라도 서울에서 이만한 소통의 공간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곳은 여전히 소통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빨래터는 이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소식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소통의 공간, 카페로 이어지고 있으니 천변의 풍경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닫혀 있지만 결코 짓누르지 않고 남의 고통을 즐기기보다 함께 안타까워해 주는 공동체적 의식이 존재하는 곳, 예나 지금이나 청계천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의 미학이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청계천은 또 어느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시골에서 갓 올라온 창수에게 그곳은 혹독한 서울의 맛을 알게 해 준 동시에 서울내기 같은 약삭빠름을 배우게 되는 장소이고, 죽지 못해 살았던 처녀 과부 금순에게는 조금만 견디면 가족을 만나고 새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다. 호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외도로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이쁜이에게는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의 공간이기도 하다. 현대인에게도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걷고 싶은 공간이고,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잠깐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공간이다. 청계천은 변함없이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다. 그래서 더 정겹다. 원래 청계천은 조선 시대부터 생활하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한강과 달리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청계천은 도심에서 발생하는 온갖 쓰레기를 묵묵히 받아들여 서울이 도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작품에서도 청계천의 이런 우직하고 포용적 모습이 한껏 드러난다. 집도 절도 없는 깍쟁이 떼도, 행세깨나 하는 약국집 주인이나 포목점 주인도 모두 청계천에서 울고 웃는다. 어떤 사람이 와도 청계천은 넉넉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씨를 가진 공간이다. 지금도 그렇다. 수많은 걱정거리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청계천 변을 걷는다. 도심을 생명력 있게 흐르는 냇물을 보며 머리를 식히고 시름을 잊으려 한다. 그래서 청계천은 여전히 우리를 품어 주는 포용적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니 이 공간 안에 있는 사람은 작가에게 얼마나 매력적이겠는가. 이 책에 50명도 훨씬 넘는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만 해도 20명에 가깝다. 처음엔 1절부터 등장하는 여러 아낙네의 이름만 기억하기도 벅차 책을 덮을까 고민하게 되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그 많은 숫자는 사라지고 흥부가 자식 알아보듯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의 묘미다. 이는 재봉이나 점룡이 어머니를 관찰자로 내세워 다른 인물들을 살펴보는 서술과 작가가 직접 개입해 설명하는 서술이 조화롭게 이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민주사나 약방 주인, 강석주 같은 부정적 남성들과 만돌어멈이나 하나꼬 같은 전근대적 여성들처럼 몇 개의 인물군으로 구분해 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들 모두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 친근함이 숫자를 덮고도 남는다. 이런 사람들 역시 지금의 천변 풍경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상이 아닌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아무런 극적 장치 없이 그려낸 작품은 ‘천변풍경’ 이후에도 얼마든지 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그렇고,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 그러하고 위기철의 ‘아홉 살 인생’ 또한 그러하다. 이런 책들이 계보처럼 이어지는 이유는 결국 인간의 가장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은 저 먼 곳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 인생의 깨달음은 나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것이 바탕이 되어 더 크고 멋진 인생의 풍경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이러한 작품들이 말해 주는 것은 아닐까.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 볼 이유는 충분할 듯싶다. 많은 이들이 ‘천변풍경’을 평가하면서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또는 영화적 시점의 도입이라든가 메타 소설적 기법 같은 말을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소설을 읽을 때 문학적 가치까지 섭렵해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낯선 말들이 잔뜩 있어 읽기 곤란하다면 그것마저 넘기면서 읽어도 좋다. 그저 청계천이라는,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1930년대를 살아냈던 삶의 모습이 2014년에도 계속 이어져, 사람 사는 것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라는 점만 이해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느 날 문득 청계천을 걷다가 여기쯤이 빨래터였을까, 저기 어디쯤에 이발소가 있지 않았을까 가늠해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청계천은 지금도 흐른다. ■ 소설가 박태원은 소시민 소재로 세태 풀어내… 월북 후 실명·전신불수에도 대하소설 집필 1930년대 소시민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세태를 풀어낸 소설가 박태원(1910~1986)의 호는 ‘구보’다. 1933년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이상 등과 함께 구인회 일원이었다. 그의 호에서 알 수 있듯이 단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박태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목적 없이 외출한 소설가 구보가 겪은 단편적인 사건과 그에 따른 구보의 생각을 서술한 작품이다. 전차를 탔다가 선봤던 여자를 봤지만 못 본 척하다가 후회하거나 찻집에서 중학교 시절 열등생이 예쁜 여성과 있는 것을 보며 여성의 허영심을 탓하는 등 요즘 말로 ‘찌질한’ 모습들과 함께 돈 때문에 매일같이 살인, 방화범의 기사를 쓰는 사회부 친구에게 느끼는 연민과 같은 구보씨의 생각이 뒤섞여서 나열된다. 기승전결의 소설 구성과 거리가 있지만, 한편으로 몇십 년이 지난 지금 보면 당시의 일상사를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게 박태원 작품의 힘이다. 박태원은 한국전쟁 중 북으로 넘어가 평양문학대학 교수를 지낸 월북작가다. 1965년 실명하고, 75년 고혈압으로 인해 전신불수가 됐지만 아내의 도움을 받아 대하소설 ‘갑오농민전쟁’을 완성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AI 삼진아웃제… 농가 책임 묻는다

    AI 삼진아웃제… 농가 책임 묻는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 번 발생한 농가는 살처분 보상금을 시가의 20%만 주는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가 올해 상반기에 도입된다. 방역이 미흡한 농가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지만 농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AI가 자주 발생한 지역이나 철새 도래지 인근은 ‘AI 위험지구’로 지정해 가금류 농가의 신규 진입을 제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경기 시흥시 복합비즈니스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AI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상반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철새 도래지와 AI 빈발 지역을 중심으로 ‘AI 위험지구’가 지정된다. 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축산업 허가제를 이용해 가금 농장의 신규 진입을 제한한다. 또 위험지구 안에 있는 기존 농장이 밖으로 이주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한다는 반론을 고려해 강제 이주 방안은 제외됐다.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는 1차 발생 시 살처분 보상금의 20%를 삭감하고 2차 발생 시에는 50%, 3차 발생 때는 80%를 깎는 방식이다. 현재 예방적 살처분에 대해서는 시세대로 보상하고 AI 발병 농장의 경우 발병 횟수와 관계없이 시세의 80%까지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전라도, 충청도 등의 지자체와 국회는 이번 AI의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국비로 부담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8만 7000개인 중소 수출기업을 2017년까지 10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연간 수출 1억 달러 이상 글로벌 전문 기업도 2013년 말 240개에서 2017년까지 400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판로 개척과 무역금융 지원 등을 강화하고 유망 내수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전문 무역상사를 지정,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대외 불안 요인에 맞설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올해 무역금융(대출·보증·보험) 77조 4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조 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두 농업지대 이야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두 농업지대 이야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센트럴 밸리. 미국 과일과 채소 생산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하는 대규모 농업지대이다. 지난 14일 이곳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급히 방문했다. 법정 기한을 1년 반 정도 넘긴 농업법 합의안을 상원과 하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서명 공포한 지 꼭 일주일 후이다. 농업법 입법과정에 오바마 대통령은 농업인 입장을 많이 강조했다. 그래서 새로운 농업법에 담긴 자신의 노력을 자랑하는 방문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정치적 공치사는 조금도 할 수 없는 불편한 방문이었다. 사상 최악이라는 봄 가뭄을 맞아 고통에 빠진 지역 농민을 위로하고 쉽지 않는 대책을 모색하는 방문이었다. 전문가들 진단에 따르면 긴급히 물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약 30만 헥타르(ha)에 해당하는 농지가 방치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농산물 공급부족과 가격 상승 위험은 물론이고, 지역 고용의 40%를 차지하는 관련 일자리와 수많은 계절 농업 노동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지역 공동체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농업인은 인근 구역으로부터 물 구입을 금지하는 환경규정의 완화를 요구했고, 지역 출신 의원은 완화 법안 제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환경보호 단체는 완강히 거부하고 타지역 의원도 인근 구역 물 과용에 따른 환경위험에 대한 사전 조사를 주장한다. 대통령은 당장 1억 7300만 달러의 긴급지원금을 제안하면서 조금씩 양보하여 건설적인 합의안을 도출해 것을 요구할 뿐이다.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세계 최첨단 농업지대가 가뭄 앞에 속수무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 서북부 도시 생루이의 델타 지역. 이 나라 대표적 농업지대이다.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타당성 평가를 위해 최근 방문했을 때 여기서도 문제는 물이었다. 이 나라 정부는 최대 식량작물인 쌀과 양파를 2017년까지 자급한다는 다소 무리한 목표를 국제협력 관계자들에게 주문처럼 되뇌었다. 두 작물의 현재 자급률은 30% 수준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우기가 뚜렷한 이 나라 기후에서 건기 생산을 위한 물 공급 확대가 관건이라고 한다. 건기에 물 공급만 되면 이모작이 가능하여 전통적 기술로도 상당한 작물 생산 증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해변 지역이라 문제가 되고 있는 염분 피해도 물 공급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인근 세네갈 강에는 풍부한 물이 있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관개 시설이 전무한 상태이다. 세계에서 최고 부자 국가이면서 최첨단 농업기술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이면서 전통적 농업기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세네갈이 동일한 농업문제에 봉착해 있다. 물 부족 앞에 선진국, 후진국이 구별되지 않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국제기구와 전문가는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다. 철저한 물 관리와 활용을 위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농업용수 관리 방안 마련은 시급한 과제이다. 논만 보더라도 아직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18만 8000 헥타르가 수리불안전답이다. 현재 농업용수 정책의 초점은 저수지, 양·배수장, 보(洑), 방조제, 용·배수로 등 기반시설 유지 관리에 맞추고 있다. 안타까운 일은 전국에 산재한 이들 시설의 현재 상태를 일괄적으로 파악도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농어촌공사 위탁관리)와 시·군으로 관리주체가 이원화되어 있는데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시·군 관리 대상 기반시설이 전체 수혜면적 기준으로 약 33%에 이르는데 지자체의 제한된 인력과 재정 사정으로는 체계적인 조사도 어렵다. 따라서 효율성과 노후상태 파악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료 부족으로 노후시설을 보수, 보강하는 데 필요한 비용 산정도 어렵다. 가능하면 통합적 관리로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런 하드웨어적 접근에 더하여 사용자 비용부담을 포함하는 제도 정립, 농업용수 실태 지도 작성, 물 절약형 생산기술 개발 등 소프트웨어적 접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보야, 문제는 물이야’의 때가 왔다.
  • [경제 블로그] 농축산물 소비촉진행사 ‘빛좋은 개살구’

    최근 농축산물 소비촉진 행사가 한창입니다. 행사를 안 하는 농축산물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냉담합니다. 보여주기식 행사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 여력으로 정부 수매 물량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닭·오리 소비촉진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축산단체, 경제 5단체 등에 행사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민주당 상임위원들이 시식행사를 합니다. 대형마트들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부터 여수 등 기름유출 피해지역 어민들을 돕기 위해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등과 수산물 특판행사를 여는 겁니다. 오는 26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 건강캠페인 발대식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말 풍년으로 값이 폭락한 배추에 대해 벌였던 촉진운동은 가격 하락이 채소 전반으로 번지면서 확대됐습니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20일부터 봄나물 행사, 21일부터 청양고추, 양파, 대파 등을 최대 60%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촉진 행사를 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농가의 속마음은 좀 다릅니다. 한 양계농장 주인은 판촉행사를 하면 많이 팔리지만 50% 할인해서 파는 거라서 실제 수익 효과가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오리 농장주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졌을 때 정상적인 소비가 이뤄지는데, 판촉 행사로 인해 오히려 AI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판촉 행사보다는 AI 방역을 더 철저히 해 AI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는 겁니다. 고추를 기르는 한 농민은 ‘보여주기식 소비촉진행사’보다는 그 돈으로 정부수매물량을 늘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늘리기는 하지만 나중에 제값이 됐을 때는 오히려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농민의 마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신때 빼앗긴 땅 1100억 국가배상

    박정희 정권에 의해 농지를 강탈당한 농민과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47년 만에 극적으로 승소해 사상 최대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강민구)는 백모씨 등 29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총 650여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1961년 박정희 정권은 구로공단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구로동 일대 약 30만평의 땅을 강제 수용해 판잣집을 철거하고 농민들을 내쫓았다. 농민들은 이 땅이 1950년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시에서 적법하게 분배받은 것이라며 1967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2심에서는 국가가 승소했지만 상고심에서는 다시 농민들의 손을 들어줘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을 심리하던 1970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부가 패소하지 않도록 가능한 조치를 취하라”고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한 뒤 탄압이 시작됐다. 검찰은 농민들에게 소송 사기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수사 과정에서 “감옥 갈래, 소송 포기할래”라고 협박했다. 결국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려 다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행위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의 소유권 취득이 불가능해진 1998년 말 구로동 토지 시가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650억원에 대한 연 5%의 이자까지 가산하면 전체 배상금은 1100억원으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고액에 해당한다. 종전 최고액은 2007년 8월 선고가 내려진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이자를 더해 635억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영동 폭설로 AI 방역 중단… 꿀벌 떼죽음

    강원 영동지역 폭설로 동해안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활동이 중단되고 꿀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원주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면서 강원 전역이 ‘AI 영향권’에 포함됐지만 강릉 경포호수 등 동해안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한 방역 활동을 하지 못해 자칫 AI가 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크다. 또 양봉 농가들의 꿀벌이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등 폭설로 인한 2차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강릉시는 주요 철새 도래지인 경포호수변과 남대천 하구를 비롯해 주변 가금류 농장 63곳에 대한 방역 활동을 지난 6일 폭설이 쏟아진 뒤 중단했다. 이는 산더미처럼 쌓인 눈으로 방역 차량의 접근이 어려운 데다 눈 위에 소독약품 등을 살포해 봐야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포호수는 국내에 도래하는 철새 540종 가운데 300여종이 몰려드는 주요 철새 도래지여서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끝나 가면서 경남 등 남쪽으로부터 시베리아, 몽골 툰드라 등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상당수가 경포호수 등을 중간 기착지로 삼는 경우가 많아 방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원지역에서 사육되는 꿀벌(양봉) 수천만 마리가 폐사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양봉 농가들은 이번 폭설로 강원지역 전체 사육 양봉의 절반가량인 5만군(통)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의 양봉 피해액만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양봉협회 도지부 관계자는 “양봉 피해는 아직 발생 초기 단계로 폭설의 양으로 봤을 때 다음 달 초까지는 심각한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폭설로 양봉의 직접적인 피해에 이어 AI로 인한 가금류 등 가축 피해가 커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AI 피해자 심리치료… 전문가 2000명 투입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 달을 넘겨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방역 등에 참여했던 인력의 심리안정을 위한 상담 활동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8일 AI 피해 농민과 살처분 등 방역대책 참가인원 1만여명에 대해 전국재난심리지원연합회와 심리안정 지원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처음 AI가 발생한 전북을 비롯한 7개 시·도 피해 농가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난심리센터의 상담전문가 2000여명이 상담 지원을 하게 된다. 심리안정 지원은 AI 피해 농장주와 가족을 대상으로 우선 이뤄지며 이어 공무원, 군인, 민간인 등 매몰과 같은 현장수습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상담 활동에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AI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6개 시·도의 재난심리상담 전문가가 두루 참여한다. AI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은 1차로 전화상담을 하고, 현장 접근이 가능한 곳은 상담사를 파견해 개별적으로 대면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수요가 많은 곳에는 이동상담소를 운영해 집단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가리봉·마장동의 감춰진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

    가리봉·마장동의 감춰진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

    1970년 7월 초순의 어느 날 밤 서울 가리봉동의 한 작은 마을. 이곳에 몰아닥친 경찰 수십명은 토착 농민 60여명을 입건하고 몸을 피한 200여명에 대해선 수배령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땅의 소유권을 놓고 국가와 농민 사이에 벌어진 소송이다. 일제가 병참기지를 만든다며 서울과 경기 안양 일대의 광대한 농지를 수용했으나 가리봉동과 이웃한 구로동 일대 땅은 소유만 일본 육군성으로 바뀌었을 뿐 경작이 그대로 허용됐다. 해방 이후 국방부가 땅을 물려받았으나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5·16군사정변 직후 상황이 급변했다. 서울시는 청계천변 무허가 주택을 철거하면서 철거민과 영세민 수천명을 트럭에 실어 구로동 일대에 풀어놨다. “정부에서 살라고 했다”며 농지를 점거한 철거민과 유서 깊은 농촌인 가리봉동 토착민 사이에 알력이 발생했고, 토착민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1968년 대법원은 토착민들에게 땅의 소유권을 인정해 줬다. 그러나 국가는 토착민을 토지를 가로챈 사기범으로 몰아 땅을 빼앗기에 이른다. 이것이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밝힌 ‘구로 농지 사건’의 전말이다. 주민 박준용(76)씨는 “검사가 종이쪽을 내밀면서 ‘이게 석방증인데 (땅을) 포기하면 보내주고 안 하면 감옥에서 죽어 나간다’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최근 펴낸 ‘2013년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가리봉동’에는 이같이 생생한 기록이 담겨 있다. 440쪽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에는 구로공단으로 잘 알려진 가리봉동의 역사와 경관 기록, 실측 자료 등이 실렸다. 1960년대 이후 산업경제사, 도시사, 노동사뿐 아니라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산업구조의 재편과 외국인 노동자 유입 등의 변화도 아우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곳 사람들의 삶이다. “구로공단에 돈 벌러 왔다”던 이효순(84)씨는 이른바 ‘공돌이, 공순이’의 쉼터였던 ‘벌집’으로 자식 교육을 시켰다. 양평에서 태어나 15세에 해방을 맞은 그는 남편의 사업 부도 뒤 생계를 꾸리기 위해 가리봉동에서 ‘벌집 장사’를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 조선족이 몰려오면서 벌집은 크기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죠. 조선족들은 부동산을 통해 방을 구하지 않는 대신 방세와 세금은 제 날짜에 꼬박꼬박 냅디다.” 박물관은 이 밖에 마장동, 남대문시장 등 다른 명소들의 이야기도 함께 펴냈다. 해방 이후 우시장이 형성되고 시립도축장이 들어섰던 마장동에선 1974년 경매제 도입으로 자연스레 우시장이 자취를 감췄다. 1998년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이어 도축장, 경매장이 폐쇄됐으나 축산물 시장은 세계 어느 곳에도 유례가 없는 단일 품목 최대 상권으로 성장했다. 책에는 그곳의 역사, 유통 과정, 시장 구조 등이 빼곡히 담겼다. 예컨대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팔릴까’란 궁금증에는 마릿수로는 돼지고기, 무게로 치면 비슷하다는 답이 나와 있다. 이곳에서 4대가 뿌리를 내린 고 김한길씨 가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3대인 김영진씨는 “할아버지가 처음 마장동에 이사 왔을 때는 단 세 집밖에 없었다”고 전했고, 2대인 김용득씨는 “전부 미나리꽝인 마장동에서 아버지가 찰흙을 퍼내 공사장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고 회고했다. 일가는 간송 전형필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기도 했다. 1950년 10월 당시 돈으로 1만 1100원을 간송에게 소작료로 지급한 영수증도 갖고 있다. ‘고양이 뿔 빼놓고 다 있다’는 남대문시장은 재래시장부터 백화적심 다층 건물까지 공간 구조의 특성이 그대로 기록됐다. 동일상사를 운영하던 깡패 엄복만이 명동파의 분파를 형성하고 1950년대 남대문 일대를 장악했다는 사실도 적시돼 있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전통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서울의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지리·인류·건축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삶의 모습과 역사를 기록하는 사업은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시대] 새로 만들어진 미국의 농업법/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글로벌 시대] 새로 만들어진 미국의 농업법/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지난 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농업법(Farm Bill)에 서명하였다. 이로써 향후 5년 동안의 미국 농업정책의 골간이 확정되었다. 미국의 농업법은 5년마다 만들어지는데 사실 법이라기보다는 주요한 정책을 법의 형식을 빌려서 담아 놓은 것이다. 농업장관은 의회가 만든 농업법을 잘 집행하면 되는 셈이니 정책에 관한 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장관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큰 정책 방향과 수단은 농업법에서 다 정해진다. 이처럼 농업법을 보면 향후 미국 농업정책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겉으로 드러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농업은 세계 최고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비해 임금이 비싸고 농가들의 소득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가 없으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이러한 미국의 보조금은 그동안 많은 국가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으며 미국 농업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다른 산업과 차별되게 유독 농업에만 주는 보조금에 대해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농업법이 만들어질 때마다 이런 주장들이 많았지만 막상 입법 단계에서는 정치사회적 논리가 경제논리에 앞서 기존의 법을 답습하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이번 농업법도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보조금 체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혁 주장이 힘을 얻는 듯했으나 금년 말 있을 중간선거와 농민들의 목소리에 밀려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농업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저소득층의 식비를 지원하는 푸드스탬프(food stamp)와 생산농가들에 대한 지원이다. 쿠폰을 나누어줘 식품을 구입하게 하는 푸드스탬프는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게 사실이지만 수급대상자가 지난 15년 동안 세 배나 늘었고 행정비용이 과다할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할인해 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가 지원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다. 무엇보다도 지원이 대농에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상위 10%의 농가가 전체 보조금의 75%를 독식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는 사람 중에는 석유재벌 데이비슨 록펠러,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유명한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도 포함돼 있다. 수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고위공무원을 비롯, 부당한 사람들이 쌀직불금을 받았다고 시끄러웠던 적이 있는데 미국은 우리보다 더한 셈이다. 이번 농업법의 가장 큰 특색은 위험부담이 큰 농업의 특성을 감안해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해 농작물보험에 대한 지원을 많이 늘렸는데 이 또한 농가보다 보험회사를 살찌우는 제도이며 상위 농가들이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제 2014년 농업법은 곧 시행될 것이다. 많은 비판도 있지만 입법 과정을 보노라면 미국이 산업으로써 농업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농업에 대한 국민 정서는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다. 경제적인 잣대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농업의 가치가 고려된 것은 분명하다.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보다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나쁜 점은 줄여야겠지만 우리 정책입안자들이 생각해야 할 점도 있다.
  • [인사]

    ■안전행정부 △창조정부기획관 윤종인△성과후생관 박재민△윤리복무관 임만규△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부장 김갑섭△공무원노사협력관(직무대리) 유정인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전보△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장 조재호◇국장급 파견△중앙공무원교육원 김인중◇국장급 승진△식품산업정책관 윤동진△농식품공무원교육원장 고학수◇과장급 승진△농업기반과장 한준희 ■국토교통부 ◇과장급△국무조정실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 김영현△항공기술과장 김상수△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 김옥희△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 백병호△서울지방항공청 안전운항국장 이성용△김포항공관리사무소장 권인식△국민대통합위원회 소성환 ■해양수산부 ◇국장급△대변인 박승기△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 지희진△국립외교원 파견 박광열△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김양수 ■국가보훈처 △국립대전현충원장 황원채 ■통계청 ◇국장급 승진△기획조정관 우범기◇국장급 전보△통계정책국장 김회정△경제통계국장 최성욱◇과장급 전보△동북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장 백종환 ■소방방재청 ◇부이사관 승진△교육훈련파견 김장국◇과장급 전보△민방위과장 성기석△청장비서관 김석현△대변인 우성현△운영지원과장 박종윤△안전제도과장 정근영△방재대책과장 오이섭 ■인천시 ◇4급 <승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동희 이승학△사회적경제과장 성용원△총무과 류진호 봉종선△아동청소년과장 이연숙△인재양성과장 김석희△상수도사업본부 시설부장 유연수△공촌정수사업소장 나인규△자원순환과장 심영배△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 시설계획과장 임경섭△다문화정책과장 김승연△회계과장 김연임△경제자유구역청 박장규△미추홀도서관장 정용택△중부수도사업소장 윤원식△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장 김시찬△수질보전하천과장 이의연△주거환경정책관 김유찬<전보>△문화재과장 김경집△법무담당관 안효직△상수도사업본부 업무부장 조형도△환경정책과장 유치현△교통관리과장 이건우△항만공항정책과장 안인호△공사시설2부장 이종성△서부수도사업소장 정환용△하수과장 강태수△교통기획과장 이경녕△특별사법경찰과장 천준호<파견>△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정창래△수도권교통본부 박운준 ■한국관광공사 ◇지사장△오사카 이종훈△이스탄불 김근수△나고야 김만진△뉴델리 이병선 ■한국언론진흥재단 △세종시프레스센터추진단장 최광범△광고업무체계개선단장 권영배△지역관리실장 정병철 ■농민신문 ◇국장△편집 권남회△광고 박종구△사업 류준걸◇부국장△편집 김흥선 박종명△사업 한상구◇부장△편집 김은암△전국사회 한형수△경제유통 최준호△문화 장수옥△기획출판 최인석△간행사업 김장경△발송 정길우△독자마케팅 이병래△IT지원 김진환◇논설실△실장 김명한△논설위원 곽중섭 ■인하대 △대외부총장 이동원△대학원장 박창신
  • [데스크 시각] 민주주의의 품격/이창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민주주의의 품격/이창구 국제부 차장

    2014년을 살아가는 세계인들 가운데 어느 나라 국민이 가장 비참할까. 전쟁의 원인은 오간 데 없이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내전 국가 국민이 먼저 떠오른다. 시리아, 남수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 민중들이 지금 ‘인종 청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울타리는커녕 오히려 흉기가 된 내전국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국가의 꼴을 멀쩡하게 갖췄으면서도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라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태국에선 여성 총리 잉락 친나왓의 하야를 요구하는 유혈 시위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잉락이 2006년 쿠데타로 쫓겨난 자신의 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사면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의회를 일방적으로 해산한 잉락이 지난 2일 강행한 조기 총선에선 시위대의 방해로 전체의 10%인 1만여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취소됐다. 그런데도 집권당은 승리를 선언했다. 야당은 선거 무효와 인민위원회 구성을 주장한다. 집권당은 늘 선거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 왔고, 야당은 항상 선거를 거부했다. 코미디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건 유권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과 빈민들이 탁신파에 ‘묻지마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정권교체 수단은 쿠데타이다. 쿠데타를 19번이나 경험한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할 줄 모른다. 우리가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터키의 꼴도 말이 아니다. ‘현대판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집권당 인사들과 관련된 비리 사건을 수사해 온 검사들을 족족 자르고 있다. 해고와 전보 조치된 수사 인력만 2000명이 넘는다. 3선 총리인 에르도안은 헌법상 총리직에 다시 도전할 수 없게 되자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8월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혼란을 겪는 동안 터키 경제는 계속 추락해 ‘F5(금융위기 취약국가)’의 첫 번째 국가가 됐다. 그래도 총리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높다. ‘아랍의 봄’의 상징이었던 이집트는 또 어떤가. 수많은 민중의 희생 속에 탄생한 민선정부를 쿠데타로 무너뜨린 압둘 팟타흐 시시 국방장관이 군복을 벗고 4월 대선에 출마한다. 혁명의 심장이었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선 군사독재로 돌아갈 것을 원하는 시시 지지자들의 관제데모만 열리고 있다. 태국, 터키, 이집트는 모두 헌법과 선거, 정당 등 민주주의에 필요한 제도를 갖췄다. 인구, 영토, 국내총생산(GDP)으로 대표되는 국력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구현할 지혜와 힘을 아직 기르지 못했다. 권력자들은 이런 국민을 마음껏 이용하며 자기 배를 채운다. 4·19 혁명, 1987년 6월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거쳐 이룩한 한국 ‘민주주의의 품격’을 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한 번 돌아보자. 국가정보원과 군이 대선에 개입했고, 이를 수사해 온 검사들은 터키의 검사들처럼 하루아침에 전국 지검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던 서울광장은 타흐리르 광장처럼 황량해졌다. 영호남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태국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것만큼 쉽다. 때때로 ‘종북’이라는 잣대가 민주주의와 양심을 재단하기도 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품격은 과연 안녕하신가. window2@seoul.co.kr
  • 태풍 없었고 포근한 겨울… 채소값 반토막

    태풍 없었고 포근한 겨울… 채소값 반토막

    지난해 태풍 없는 여름에 포근한 겨울까지 맞으면서 채소 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채소가 산지 폐기를 당한 가운데 농민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유통상인들은 정부수매물량이 가격 상승기도 아닌데 풀렸다면서 아우성이다. 전국이 ‘풍년 전쟁’인 셈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당근(20㎏) 도매가격은 1만 9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9만 6950원)에 비해 80.2% 폭락했다. 배추(1㎏)는 420원으로 1210원에서 65.3% 떨어졌고, 양배추(10㎏)는 4300원으로 64.5%가 내렸다. 총 24개 품목의 채소 가운데 붉은고추, 양파, 열무를 포함해 6개가 50% 이상 급락했다. 또 이날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 품목은 토마토, 방울토마토, 풋고추 등 단 3개뿐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포근한 겨울 날씨에 채소의 수량과 품질이 모두 좋아지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태풍 없는 여름 이후 농산물 가격이 계속 안정세를 나타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2월 10일까지 일평균 기온은 영하 0.8도로 작년 동기인 영하 6.6도보다 5.8도 올랐다. 하지만 풍년이 계속되자 농민들은 신음하고 있다. 지난 7일 농협과 제주도 등은 가격 급락에 제주산 양배추를 산지 폐기하기로 합의했다. 전남 진도군에서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276㏊의 대파를 산지 폐기했다. 11일 대파(1㎏)의 도매가격은 1310원으로 1년전 보다 43% 급락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제주산 월동 무 6만 2000t를 시장에서 격리했다. 제주산 전체 월동 무 생산예상량인 29만 7000t의 21%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매한 월동무는 일정기간 동안 시장 격리한 뒤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손익분기점(18㎏ 상자당 5000원)을 넘으면 출하되고 그 이하이면 산지 폐기당하게 된다. 유통시장에서는 지난가을 수매한 가을배추 1000t를 aT가 지난달 말에 김치생산업체에 팔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배추 유통상인은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는데 비축 물량을 풀면 가격이 오르지 못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박동규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채소는 자연에 의존하는 부분이 다른 농작물보다 특히 많아 유통구조로 가격 급등락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면서 “또 최근 물량이 많은 채소들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봄·여름 가격까지 가격 상승이 막힐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김정은 “분배 평균주의 해롭다”…농업혁신 강조

    北 김정은 “분배 평균주의 해롭다”…농업혁신 강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6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농업 부문 분조장 대회’ 참가자에게 서한을 보내 농업 혁신을 주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사회주의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농업전선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힘을 집중해야 할 주 타격방향”이라며 농업증산을 강조했다. 이어 “농업 부문에서 자체로 농사짓는 운동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며 “농장원의 생산 열의를 높이기 위해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했는데 협동농장에서 자체 실정에 맞게 적용해 농업생산에서 은(성과)이 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배에서 평균주의는 사회주의 분배 원칙과 인연이 없으며 농장원들의 생산의욕을 떨어뜨리는 해로운 작용을 한다”면서 “국가적으로 나라의 식량수요와 농장원들의 이해관계, 생활상 요구를 옳게 타산한 데 기초하여 알곡 의무수매 과제를 합리적으로 정해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포전담당제의 시행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농민들이 국가에 바치는 부담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개혁조치를 통해 농업증산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셈이다. 포전담당제는 농민 3∼5명에게 하나의 포전(일정한 면적의 논밭)을 맡기고 생산물의 처분권을 줘 생산의욕을 높이자는 조치다. 농민 10∼15명으로 구성된 기존의 분조관리제의 틀 안에서 운영되는데, 북한 농촌은 보통 한 가구가 부모와 성인 자녀 1∼3명의 농민으로 구성돼 있어 포전담당제는 사실상 가족영농제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학술지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등이 평균주의를 배격한 적은 있지만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강한 톤으로 평균주의를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확대’를 시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후 포전담당제를 시범 도입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들어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 협동농장에서 이 제도의 시범 실시로 성과가 나타나자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봉주 내각 총리도 6일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 보고에서 북한이 지난해 농사에서 보기 드문 생산 실적을 거둔 것이 “포전담당책임제의 실시로 농업 근로자들의 정신력과 생산 열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이 발휘된 것과 중요하게 관련돼 있다”며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농업 개혁은 농업 증산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농업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선진 영농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과학기술적으로 농사를 짓고, 유기농업을 장려하고 농업과학기술 연구사업에 집중할 것도 지시했다. 그는 특히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조하면서 비료의 보장과 노력지원, 농업지도기관의 책임성 강화 등을 촉구했다. 김정은이 농업 개혁의 강한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은 농업 이외의 경제 분야에서도 인센티브 강화를 비롯한 개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6일 개막한 농업 부문 분조장 대회는 협동농장의 기층 조직을 이끄는 분조장들이 총집결한 자리로, 전국 규모의 분조장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선동 “흡수통일은 위험천만한 망상”

    김선동 “흡수통일은 위험천만한 망상”

    김선동 통합진보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와 관련, “오늘날 진보당을 압살하려는 것은 갑오농민혁명의 농민들을 학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박근혜 정부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검찰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그는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치명적 자해행위이며 씻을 수 없는 치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급격한 흡수통일의 대박을 꿈꾸는 것은 민족 공멸의 전쟁도 불사한다는 위험천만한 망상”이라며 “대화 재개로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면서 평화와 통일의 길로 가야 한다. 그러자면 종북몰이 마녀사냥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AI 비상에… 제주도 간 충북 시·군의회

    AI 비상에… 제주도 간 충북 시·군의회

    충북 진천과 음성 등 전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를 외면하고 충북 지역 시·군의회 의장단이 제주도로 세미나를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6일 시·군의회에 따르면 도내 12개 기초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소속된 충북 시·군의장단협의회가 지난 5일 제주도로 떠났다. 2박 3일 일정으로 시·군의장단 1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2명 등 총 27명이 참여했다. 1인당 52만원씩의 경비는 각 시·군 예산에서 지원한 협의회 운영비로 충당됐다. 이들은 전문 지식 습득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세미나라고 주장하지만 이틀째 일정이 등산으로 채워지는 등 관광에 가깝다. 게다가 AI 확진 판정을 받아 오리 살처분이 진행 중인 진천군의 염정환 군의회 의장도 참가해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김기형 진천군의회 부의장, 손수종 음성군의회 의장과 조천희 부의장은 불참했다. 진천의 한 농민은 “농민들이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무슨 생각으로 세미나를 떠났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장성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지부 사무국장은 “진천군청의 모든 공무원이 명절도 쉬지 못하고 비상근무 중인 요즘 의장단이 제주도에 간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에대한 공개 사과와 세미나 비용 반납을 촉구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시·군의장단 관계자는 “시·군의회 소통을 위해 두달 전에 행사를 준비했고 취소하게 되면 위약금을 물어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충북 지역에선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7일 이후 현재까지 28개 농가에서 가금류 32만 7780마리를 살처분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토종씨앗의 대부’ 안완식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토종씨앗의 대부’ 안완식 박사

    ‘토종’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정감이 간다.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서 온전하게 자라 본래의 맛과 향기를 켜켜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종이라는 말이 점점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다. 수입개방 확대에 따라 사라지는 토종 제품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농산물도매시장이나 전통시장 등에 전시된 농·임산물 가운데 국산을 찾아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안완식(72) 박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종씨앗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30년째 이 땅의 기운을 받은 씨앗을 찾아내고 지키며 퍼뜨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종자은행 개설의 산파역을 했고 유전자원 연구에도 몰두하는 등 ‘토종씨앗의 대부’로 통한다. 지금은 토종종자와 전통농업으로 생명을 지키는 비영리단체 ‘씨드림(Seed Dream)’을 이끌면서 우리 종자를 수집하고 보존·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해마다 3월이면 씨앗을 나눠주는 행사도 갖는다. 설연휴 직전 경기 화성시 자택에서 안씨를 만났다. 아파트 거실에는 각종 씨앗 견본들과 관련 책자들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베란다에는 홍매화 등 꽃들이 벌써 활짝 피어 있었다. 잠시 꽃냄새가 코끝에 스쳐온다. 매화 얘기부터 자연스럽게 나왔다. “보십시오. 예쁘죠? 봄이 오기 전에 다른 어떤 꽃보다도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에서 풍겨 나오는 청향(淸香)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회에 젖어들게 하지요. 청초하면서도 은은한 향에 취하노라면 세상의 번뇌와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되고 정신이 고고하게 승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꽃을 좋아했다. 젊었을 때에는 정절과 선비의 상징 꽃인 매화를 좋아했다. 1983년 일본 쓰쿠바 과학도시에 있는 농업생물자원연구소에서 유전자원에 관한 연수를 받을 때 마침 매화의 개화 시기여서 그 꽃의 아름다움에 새삼 반했다. 이후 전국에 있는 매화를 접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껴 귀국 후 출장이나 휴가를 얻어 매화를 찾아다니면서 매화 전문가가 되다시피했다. 이제 곧 날이 풀리면 매화를 다시 만나러 떠날 예정이다. 매화의 감상 요령에 대해서는 지색, 지형, 지향 등 세 가지를 예로 든다. 다시 말해 꽃의 색깔, 꽃의 아름다운 각각의 모양, 꽃에서 풍겨 나오는 꽃 마디의 다른 향을 느끼고 감상하는 것이란다. 선인들이 매화를 감상할 때 가지가 번성한 것보다는 드문 것, 젊은 것보다는 늙어 고태가 나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말한다. 진한 향보다는 맑고 청아한 것을 높이 여겼고 겹으로 피는 꽃보다는 정연한 홑꽃을 더 고상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다음은 토종씨앗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토종은 수천년 동안 우리 민족의 의식주를 제공해 온 우리의 가장 큰 유산이며 생명공학, 신품종육종, 생물학 등 여러 연구의 기본자료인 유전자원으로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며 타국 자원 확보의 밑천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토종은 식량주권을 살리는 근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국적 기업 종자회사 등에 종자주권을 잃은 지 오래됐지요.” 아울러 토종은 유기농업과 친환경농업에 잘 적응되는 필수적인 종자이며 우리의 기후환경에 오랫동안 적응해 왔기 때문에 무농약 소비재배에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요즘 농촌에서 주로 재배하는 ‘개량된 씨앗’에 대해서는 “몬산토 등 다국적 회사가 한국종자시장의 70%를 장악했다. F1(잡종1대)품종, 터미네이터와 트레이터 등은 1회성 품종이기 때문에 농민은 매년 비싼 씨앗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면서 종자주권을 잃으면 식량주권도 되돌릴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렇다면 요즘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현재 회원이 6500명인 ‘씨드림’을 중심으로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지키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토종종자 채종포를 통한 종자 증식과 종자은행을 운영하며, 토종학교를 개설해 토종종자의 보존과 확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와 협력해서 ‘1농가 1토종 갖기 운동’을 펼치면서 매년 1만여 귀농민들에게도 토종씨앗을 나눠주고 있다. ‘씨드림’은 우리 말로 ‘씨를 드린다’는 의미도 있고 ‘씨앗의 꿈’처럼 농민들의 꿈이 씨드림을 통해 이뤄진다는 뜻도 담겨 있다. 전국 각 지역의 지부를 통해 토종이나 전통농법에 관한 정보교환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년 3월 ‘씨드림’ 회원들이 직접 증식한 종자를 나눠주는 행사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3월에는 경기 화성시 장안면 사랑리 일대 땅 4950㎡(약 1500평)을 임대해 토종씨드림농장을 마련했다. 보존 가치가 높은 씨앗들을 심어 받은 씨를 보관한다. 현재 주곡 작물, 채소 작물, 특용 작물 등 모두 2300여 점이 저장돼 있다. “처음부터 토종 수집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별로 가치가 커 보이지 않는 토종 수집에 열심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농가 주변을 기웃거린다고 간첩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즘에도 여전히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때가 종종 있지요.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토종 수집을 위한 예산을 지원받는 곳이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토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9년 농촌진흥청 맥류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였다. 그러다가 1976년 농촌진흥청이 종자저장고를 짓자 작물시험장, 원예시험장, 축산기술연구소, 농업과학기술연구원 등에 흩어져 있던 종자들을 한곳에 모으기 시작했다. 1985년 일본 연수를 다녀온 뒤부터 본격적으로 토종 모으기에 앞장섰다. 전국의 농촌지도소 요원과 협력해서 2002년 퇴직할 때까지 약 2만여 점을 수집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는 2006년 세워진 국립농업유전자지원센터에 저장된 토종씨앗 3만 8000여 점의 토대가 됐다. ‘토종모음 봉투’도 그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아울러 1991년 종자관리를 위한 유전자원과 신설로 이어졌고 1997년 설립된 한국토종연구회를 통해 토종보존과 연구를 지속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다. 1986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을 수차례 다녀오면서 일리노이대 연구실에 보관된 우리 콩 5000점 가운데 2000여 점을 돌려받았고 또 미국의 여러 대학에 분산된 밀, 보리, 채소 등의 씨앗을 가져왔다. 1991년 러시아에서 우리의 참외씨앗 800점을 가져오기도 했다. 퇴직 후에는 매년 전국을 다니며 토종씨앗을 조사, 수집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2008년에는 제주, 강화, 울릉도 등 3개 섬을 다니며 450점을 수집했다. 제주도에서는 우연히 60년 동안 농사짓는 할머니로부터 구억배추 씨앗을 받아 씨드림농장에 심었는데 배추 속도 꽉 차고 오래 두어도 안 무르는 데다가 맛도 좋아 회원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후에도 2010년 충북 괴산군에서 360여 점, 2011년 전남 곡성군에서 330점, 2012년 여주군에서 160여 점 등 토종씨앗을 꾸준히 조사해오고 있다. “1985년에 토종조사 당시를 100% 상황으로 가정했을 때 1993년 조사할 때는 74%가 소멸됐고 다시 7년 후에는 12%로 줄어들었습니다. 지금은 5%도 안 남았습니다. 말 그대로 씨가 말라가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농가에서 재배하는 채소씨앗만 하더라도 대부분 로열티를 내고 구입하는 실정입니다. 지금이라도 토종종자를 다양하게 심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종자주권을 되찾는 시작입니다. 토종종자가 개량품종에 비해 수확률이 낮긴 하지만 맛과 품질면에서는 우수하거든요.” 토종이 사라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국내외의 새로운 품종이 보급되면서 농가들이 품종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절실하게 느끼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토종도감인 ‘한국토종작물 자원도감’과 토종종자의 가치와 보존의 중요성을 다룬 ‘내손으로 받는 우리종자’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꾸준히 토종에 대한 조사와 수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발병이 나지 않는 한 전국에 돌아다니면서 토종을 수집할 것입니다. 제가 해왔던 것보다 더 토종을 사랑하는 후배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농업의 중심지인 경기 수원의 어느 한 곳에 우리의 토종을 누구나 볼 수 있는 토종박물관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안완식 박사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을 거쳐 강원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 농촌진흥청에 연구원으로 들어갔다. 이후 멕시코 국제맥류옥수수연구소, 일본 농생물자원연구소, 미국 오리건대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밀 육종과 식물 유전자원 연구를 했다. 여러 차례 식물 유전자원 국제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농업과학기술원 생물자원부 유전자원과장 및 책임연구관으로 있었다. 한국생물다양성협의회 운영위원과 한국토종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토종연구회 고문’ ‘토종 씨드림 대표’ ‘스로푸드 맛의 방주 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종자’(1999년), ‘내 손으로 받는 우리 종자’(2007년),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2009년), ‘식물유전자원학’(공저, 2004년)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의 농업유전자원 연구 현황과 발전 방향’, ‘한국에 있어서 작물재래종의 소멸 경향 연구’, ‘지속적 농업을 위한 식물유전자원의 확보’ 등이 있다.
  • [문화마당] 갑오년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갑오년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이제 내일이면 갑오년 설이다. 여러 언론매체에서는 지난 1월 1일 양력설에 맞춰 올해가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라고 크게 다루었으나, 육십갑자는 음력을 따르므로 정확히 말해 내일이 진짜 갑오년 설이다. 일부 역술인들은 갑오년의 운세를 청마에 빗대어 설명한다. 젊은 청마는 역동적이고 활발함을 상징하니, 올 갑오년에는 우리나라에도 뭔가 역동적이고 변화가 많아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풀이다. 그러나 이는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 수준에도 못 미치는 흥미 위주의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 건국 이후 약 600여년 동안 갑오년은 모두 열 번 있었다. 올해는 열한 번째 갑오년인 셈이다. 그런데 그 열 번 가운데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큰 사건이 발생한 경우는 한 번, 곧 동학농민봉기와 청일전쟁이 연이어 발생한 1894년 갑오년뿐이다. 오히려 갑오년에 나라가 이전보다 안정된 사례가 두 번 있다. 1592년 임진년에 발생한 임진왜란은 전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1594년 갑오년에 전선이 동남쪽으로 내려가 3년 이상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조선왕조는 숨을 고르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1950년에 발발한 6·25동란은 1953년에 끝났는데, 대한민국이 평화를 되찾고 재건을 시작한 때가 바로 1954년 갑오년이다. 나머지 일곱 차례의 갑오년에는 나라에 이렇다 할 큰일이 없었다. 이렇게 보면, 열 번의 갑오년 가운데 역술인이 말하는 청마의 해에 들어맞은 사례는 단 한 번, 오히려 반증 사례가 두 번, 무관한 사례가 일곱 번이다. 열 번 중에서 한 번 맞은 꼴이다. 어떤 예상의 적중률이 10%에 불과하다면, 그런 예상은 차라리 무의미하며, 솔직히 말해 유언비어에 가깝다. 따라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운세를 따지며 시간만 낭비할 게 아니라, 1894년 갑오년에 이 땅을 강타한 큰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숱한 국내외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학농민 1차 봉기는 위정자들의 불법과 부정부패가 하늘을 찌르고 가렴주구가 극에 달했기에 자연스레 터져 나온 민심의 분노였다. 항산(恒産)을 침탈하다가 항심(恒心)을 잃은 꼴이다. 요즘 기존 위정자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준법을 몸소 실천하고 민생을 고민하며 밤을 새울까. 톡 치면 그냥 터질 듯한 민심을 계속 무시하다가는 큰 저항을 받아 큰코다칠 것이다. 동학농민군의 기세에 놀란 고종 정권은 청나라에 군사개입을 요청했다. 자기 백성을 유린하다시피 마구 짓밟다가 그 백성이 봉기하자 바로 외세를 불러들인 것이다. 청나라의 군사개입으로 청과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위정자다운 우려는 안중에도 없었다. 요즘 위정자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국가의 자주·자립·자강을 위한 생각에 밤을 지새울까. 아직은 힘이 부쳐 비록 외세의 간섭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지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고 절치부심하고 와신상담하며 내일을 준비하려는 마음이 뜨거운 위정자는 과연 몇일까. 양극화는 심해지고, 한반도 주변에는 전운이 스멀거리고, 그런데도 전시작전권은 스스로 헌납하면서 추상적인 통일론만 되뇌는 나라이기에 하는 말이다. 올 2014 갑오년은 그저 무사히만 지나가도 다행이겠다.
  •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김관용 경북지사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김관용 경북지사

    “올해의 도정 목표도 제가 도지사 취임 이후 8년 동안 한결같이 추진해 온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입니다. 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도정의 역량을 총결집하겠습니다.” 김관용(72) 경북지사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도민과 함께하는 삶의 현장에서 목민(牧民)을 실천하는 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저의 성장 배경이나 지금껏 걸어온 과정을 보면 야전에서 일생을 바쳤다. 도민의 선택에 맡기겠다”며 3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직무평가와 재신임도가 가장 높았다. -업무 평가에서 긍정적 응답 비율이 70%로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재지지율도 52.9%로 유일하게 과반수를 기록했다. 모두가 오로지 일로 승부를 건 도지사에게 도민들이 보내 준 뜨거운 신뢰와 격려라고 생각한다. 또 경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 공무원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긴장감을 갖게 된다. 더욱 분발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현역 광역자치단체장 중 3선 도전 의사를 유일하게 밝혔는데. -선수가 문제 될 것은 없다.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진정성이 중요하다. 일부에서 내가 나이와 선수(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재선)가 많다는데, 여론조사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안다. 유교 문화가 뿌리 깊고 전국에서 고령화 정도가 가장 심한 경북은 지금 풍부한 경험과 경륜이 필요한 때다. 설 명절 이후 도민들에게 (3선 도전과 관련한) 입장을 자연스럽게 밝히겠다. 결코 이벤트화하지 않겠다. →올해 개도 700주년에 맞춰 안동·예천으로 도청 이전이 계획돼 있다. 추진 상황은. -도청 이전은 도민과의 약속이자 역사적인 사업이다. 현재 도청 신청사의 공정률은 60% 정도다. 진입도로도 공사가 한창이다. 연말쯤 신청사가 완공되면 도지사 사무실부터 옮기겠다. 부서 이전은 도청공무원노동조합 등과 협의해 주요 부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우선 셔틀버스 및 숙소 등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도청 신도시 아파트 및 학교·병원 등 생활 근린시설 마련은 불가피하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도청 이전과 함께 경북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새 도청은 경북의 혼과 정신을 되찾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나라가 어려웠을 때 앞장서서 길을 열었던 경북의 유전자(화랑·선비·호국·새마을운동 등)가 새 도청을 계기로 더욱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경북의 정체성으로 ‘경북 정신은 한국 정신의 창, 경북 사람은 길을 여는 사람들’을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도민과 출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체성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 →올해 주요 사업은.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해양 실크로드 개척과 신라왕경 복원 등 경북의 문화 융성 시대를 열어 가겠다. 물론 신라 문화유산 전승과 가야 문화 세계유산 등재, 유교 문화 활성화 등 3대 문화권 사업도 꽃피워야 한다. ‘경북 과학’ 실현을 위해 4세대 방사광가속기 및 양성자가속기를 조기 건설하겠으며, 유엔과 협력해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 자유무역협정(FTA) 파고를 넘기 위해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농업 인재를 육성하고 농어민 지원책 마련에도 힘을 쏟겠다. 이 밖에도 해야 할 굵직굵직한 일이 매우 많다.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치 계획은. -올해는 친서민 일자리의 정부 재정 지원 감소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목표를 지난해 6만 4395개보다 0.8%(571개) 증가한 6만 4966개로 잡았다. 시책 추진의 모든 기준을 일자리와 연계해 기업 유치 일자리, 취약계층·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 올해 투자 유치 목표도 6조원으로 늘렸다. 일자리와 투자 유치 확대는 생존의 문제로 사활을 걸겠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고, 잘못은 용서해 준 도민들에게 거듭 감사를 드린다. 도민들의 기대에 시원시원하게 답을 드리지 못한 점은 미안하다. 모두가 경북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미 현장에서 살고 죽겠다는 굳은 각오가 돼 있는 만큼 경북 발전을 위해 흔쾌히 몸을 던지겠다.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고려인 이주 150년/서동철 논설위원

    “오늘날 고려인은 러시아 동단 캄차카 반도에서 서쪽으로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동유럽의 우크라이나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에 널리 분포돼 살고 있다. 우리와 함께 21세기를 열어갈 ‘대륙 진출의 인도자’이자 ‘대륙 공략의 동반자’로 다가온 것이다. 고려인은 지금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면서도 조국의 관심에 목말라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손을 잡아준다면 그들은 또 한 번 성공신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원로 언론인으로 고려인 연구에 진력하고 있는 김호준 전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 한인이주 150주년 기념 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카레이츠’라고 불리는 고려인이야말로 역외(域外) 개척의 선구자이자 재외동포의 원조라고 강조하는 그다. 올해는 한국인이 두만강 건너 연해주로 이주해 1864년 제정러시아로부터 이주허가를 받은 지 150주년.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였던 하와이 이민이 태평양을 건너는 증기선에 오른 것이 1902년이니 40년 남짓이나 앞선다. 고려인의 실제 이주는 한 해 앞선 1863년이라고 한다. 이해 13가구의 함경도 농민 60명이 연해주 남부의 지신허에 자리 잡았다. 이후 주변 각지로 빠르게 확산돼 1882년이 되면 연해주의 고려인은 1만 137명으로 러시아인 8385명을 압도하게 된다. 하지만, 고려인의 역사는 이후 차별과 박해로 점철됐다. 제정러시아 시절에는 차르의 압제에 신음했고, 1920년에는 러시아 혁명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일본군에 집단 학살당하는 참변도 겪었다. 1937년 스탈린의 지령에 따라 연해주의 고려인 대부분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 허허벌판에 내던져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려인은 사실상의 유배지 중앙아시아에서도 각종 전문직에 진출하며 삶의 터전을 일궈 나갔다. 하지만, 불행히도 옛 소련이 15개 민족공화국으로 해체되어 권력이 토착민족에 돌아가면서 고려인에 대한 차별과 박해는 다시 시작됐다. 이들에게 조국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것이 김 전 위원장 연설의 요지였다. 최근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설립됐다. 9월에는 기념식과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 문화행사를 한다. 국내 거주 고려인을 돕는 종합지원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행사 재원을 마련하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라시아 대륙 진출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다. 고려인의 존재는 이미 확보해 놓은 교두보가 아닌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면 정부가 지원에 나서도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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