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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흐름과 맥을 같이할 때에 더욱 의미가 있다. 시대정신을 담은 예술은 억압된 현실에서 분출력이 더욱 거세진다. 민주화의 격랑 속에서 1980년대 중반 진보적 미술인들이 활화산처럼 내뿜었던 민중미술과 리얼리즘 운동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올 한 해 국내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가나아트는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대표작가 8명의 주요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Ⅱ-리얼리즘의 복권’전을 연다.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전환의 시기였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리얼리즘 미술을 재조명한다. 권순철, 신학철, 민정기, 임옥상, 고영훈, 황재형, 이종구, 오치균 등 역사와 현실, 현장성에 천착했던 리얼리즘 계열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공동 기획했다. 유 교수는 “단색평면회화의 열풍이 지나간 1980년대 제도권 밖에서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조형적으로 반항하거나 이념으로 무장한 민중미술계열 그룹과 묵묵히 리얼리즘을 고수한 작가군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자생적 리얼리즘은 한 시대를 휩쓴 사조였지만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다. 작품의 예술성과 작업의 진정성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 작가들에 대해 “80년대 변혁의 에너지와 흐름을 같이하지만 화가가 직업이었던 전업 작가, 대작에 대한 도전, 우직하고 고지식한 성격, 정통 회화 작가, 다른 사조에 흔들리지 않았던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들은 테크닉의 달인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신학철은 근대사 시리즈와 농민시리즈로 잘 알려진 민중미술의 대표작가다. 그는 역사의 이미지와 농촌의 서정을 놀라운 필력과 콜라주기법으로 표현했다. 임옥상은 ‘붉은 웅덩이’, ‘어머니’에서처럼 리얼리스트로서 작가적 존재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강원도 태백의 탄광마을에서 작업하는 황재형은 막장의 풍경과 인생 등 현장 정서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다. 민정기는 이발소 그림 같은 친숙한 그림으로 소외라는 주제를 그려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화가 권순철은 이미지의 해체로 인간과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고, 핸드페인팅으로 유명한 오치균은 거친 마티에르로 이미지의 승화를 보여준다.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 초창기인 1982년 태동한 예술가그룹 ‘임술년-구만팔천구백십이’의 창립 멤버였던 이종구는 농촌의 현실을 극사실기법으로 그려냈다. 쌀부대에 아크릴로 그린 농민의 초상화 연작은 프랑스의 미술평론가도 깜짝 놀랐을 정도로 예술성이 강한 민중미술의 고전으로 꼽힌다. 고영훈은 신문지나 책 등을 활용한 극사실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1986년 진보적 미술인 150여명이 모여 만든 민족미술협회(민미협)의 상설전시 공간이던 그림마당 민(1994년 폐관)의 운영위원장으로 민중미술을 지지하는 평론 활동을 했다. 그는 “그림마당 민의 개관전 주인공이었던 목판화 작가 오윤 30주기를 맞아 ‘오윤과 그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대대적인 민중미술전을 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은 “해외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단색화 작가들은 대부분 80대이거나 작고한 작가들이다. 뜨거운 시대를 살았던 50~60대의 작가들을 통해 해외에 한국 미술의 다양함을 보여주고자 지난해 단색화에 이어 올해 리얼리즘 전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민중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2층 천경자 전시실 옆에 약 200㎡ 규모의 가나아트 기증작품 전시실을 4월 개설한다. 2001년 기증받은 민중미술 대표작 약 200점이 상설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는 5월 10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사회 속 미술’전(가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가나아트 기증작과 2~3세대 포스트 민중미술 작가들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학고재 갤러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 주재환(3월)과 신학철(9월)의 전시를 열 계획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농사 정보 한눈에… ‘농업행정의 혁명’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농사 정보 한눈에… ‘농업행정의 혁명’

    논밭 직불제, 농지원부, 토지대장 등 사안별로 따로 이뤄지며 폐단이 심했던 농업행정을 일목요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강원 횡성군 농민들은 편하기 짝이 없다. 횡성군이 자체 개발했다.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e-Farming Support)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농업행정의 혁명으로 불린다. 사안마다 복잡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농업행정을 전산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해 이뤄낸 성과다. # 농업인: 나이 들어 잘 보이지도 않고 글씨도 잘 못 쓰는 데다 경작하는 농지 지번이나 면적도 모르고…. 농자재지원사업 신청서나 경작 농지별 영농 계획을 어떻게 작성해 읍·면·동사무실에 제출해야 하나요? # 공무원: 걱정하지 마십시오. 읍·면·동사무소에서 작성해 드립니다. 올해 경작 계획서 자필 확인만 해 주시면 이른 봄, 비료· 농약·모판흙 등 지원되는 각종 농자재를 마을이나 집 앞까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농업행정 전산화는 많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급속하게 고령화되는 농민들의 불편을 덜어 주고 비료, 농약, 모판흙 등 각종 농자재와 비닐하우스, 저온저장고, 건조기, 농기계 등 규모 있는 농업시설물 지원이 형평성 있게 이뤄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농자재와 농업시설물의 체계적인 신청과 지원으로 행정력과 예산 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 횡성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997년 전체 인구 4만 7363명 중 4794명으로 10%에 불과했으나 17년 만인 2014년에는 4만 5373명 중 1만 843명으로 24%로 증가했다. 2012년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횡성군의 효과를 전국 자치단체로 전파하며 대한민국 농업행정의 기틀이 다시 구축되고 있다. 횡성군은 프로그램 보급에 건당 125만원의 로열티 명목 세외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황원규 농업지원과 친환경농업담당은 “해마다 농민들에게 지원되는 각종 시설물 보조사업들이 그동안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져 농업행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물론 농민들 사이에서도 시설물 설치의 형평성 논란으로 불만이 많았다”면서 “체계적인 전산화로 농업인 누구나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 정보와 농사 정보, 시설물 지원 정보까지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인 지원과 예산 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농업행정은 따로 놀았다. 논밭 직불제, 농지원부, 토지대장 등의 업무 담당자가 따로 있어 일일이 묻고 확인하느라 혼란스러웠다. 해마다 1월이면 읍·면·동사무소는 농업 분야 사업 신청으로 많은 농민들이 자신의 농지원부도 확인하고 비닐하우스,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신청하느라 장터를 방불케 했다. 농업 분야 업무 담당자들은 연초에는 한 달 가까이 하루 수십 명의 농민을 상대하며 하루 종일 사업을 설명하고 신청서 작성을 도와주며 비지땀을 흘리는 것이 연례행사가 됐다. 공무원들은 본연의 업무를 뒤로하고 농업인의 서류 작성에 매달리는 것이 일과였다. 심지어는 마을 이장이 쪽지에 기재해 와서 신청하는 일도 있고 전화로 신청하는 농가도 비일비재했다. 대부분 70, 80대 고령 농민들이 농사를 짓다 보니 나오는 풍경이었다.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짓는 데 있어 자신의 영농 규모와 재배 작목에 맞게 필요한 각종 농자재를 보조 지원 받으려면 각종 보조사업 지원 신청서 작성은 필수다. 그러나 소유 또는 임차 농지의 지번·지적·기타 토지 정보와 농자재 소요량, 필요 시기 등을 꼼꼼히 작성하는 것이 고령 농민들에게는 버겁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장 공무원이 직접 만든 지원 제도가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이다. 농민들이 편하게 확인과 수정만 하면 각종 보조사업 신청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안했다. 우선 농업 관련 공무원들이 관리하는 자료인 직불제 신청 자료, 각종 보조사업 사후 관리 자료, 농업기계 조사 자료와 전답·과수원의 토지 정보, 농지원부 농가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런 정보를 각종 보조지원사업 신청 때 열람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전국 지자체 공동 활용의 기틀이 됐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으로부터 ‘2013년 하반기 자치단체 공동 활용 우수 정보시스템’으로 선정돼 전국 지자체 보급의 활로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특허청 특허 등록과 함께 ‘2015 자치단체 정부 3.0 선도 과제’로 선정돼 민원행정 개선 우수 사례 경진대회 행정자치부 장관 기관 표창까지 받았다. 횡성군이 자체 개발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이 전국 지자체에 보급할 만큼 훌륭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는 개발비의 3% 정도인 12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 원주시와 영월군 외에 세종시, 경북 영덕군 등 4개 시·군이 도입을 마쳤다. 또 전국 28개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방문 문의를 해 오고 있어 급속하게 보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황원규 친환경농업담당은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은 단순히 농업지원사업 분야뿐만 아니라 농가 지도 및 홍보, 사후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농업·축산·산림·농가기술지도부서가 서로 공동 활용하면서 맞춤형 농정 지원을 위한 농가별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정 농가에 사업이 집중되지 않고 많은 농가에 혜택을 고르게 줄 수 있는 기반 마련과 예산 절감 효과 등 파급 효과가 상당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가수요 18.7% 감소… 年10억 예산 절감”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가수요 18.7% 감소… 年10억 예산 절감”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농업행정을 변화시켜 전국 농업 관련 공무원과 농업인 모두를 편리하게 해 줘 뿌듯합니다.” 한규호 횡성군수는 전국에서 처음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 개발 목적은. -고령 농민들이 증가해 해마다 반복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각종 농자재 보조사업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누락과 과다한 신청 등 주먹구구식의 농업행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야 했다. 횡성 지역 8000여 농가에서 연간 3만여 건의 농정보조사업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니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런 서류 작업은 농촌 지역을 끼고 있는 지방정부가 농업행정을 할 때 겪는 어려움이다. 농민들에게는 편의와 영농 의욕을 심어 주고 공무원들에게는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을 이끌어 냈다고 자부한다. →개발 과정의 어려움은. -통상 행정 분야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적게는 4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해당 지자체 소유의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횡성군이 개발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은 초기 2000만원의 용역비를 포함해 약 4000만원이 들었다. 개발 프로그램은 여러 행정 자료를 취합해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의 지원 기준, 품목, 규격, 단위 등 다양한 품목과 대상자를 전산화해 신규 사업의 도입, 기존 사업의 수정·반영 등 프로그램 도입 이후에도 전산업체의 도움 없이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구축했다. 기존 업무 담당자별로 관리되는 각종 지원사업과 사후 관리 자료들을 취합해 관내 지원 농업시설물의 효율적인 사후 관리를 이끌어 냈다. →전국적으로 농정 보조 시스템이 확산하는 효과는. -경작하는 농지의 변동이 없으면 농가가 경작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행정을 통해 이미 작성된 각종 농자재 신청서 4~5종을 본인이 확인하고 필요한 품목만 기재하면 영농기 이전까지 논밭에 농자재를 배송한다. 특히 횡성군은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 도입으로 농업인 사업 신청이 연평균 8.7% 증가했다. 오류 신청 등 가수요가 18.7% 감소해 오히려 연간 약 1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올해에는 농작물 재해보험과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에 투자해 농부들이 안정적으로 농사짓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물대포 실신’ 백남기씨 입원 두 달째 의식불명

    ‘물대포 실신’ 백남기씨 입원 두 달째 의식불명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이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70)씨가 입원 두 달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다. 14일 서울대병원과 ‘백남기 대책위’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쓰러진 이후 두 달째가 되는 이날까지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 있다. 백씨는 현재 생체 신호는 잡히나 의식은 없는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다. 혈압과 맥박 등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 이외에 별다른 치료는 하지 않는다. 뇌사 여부에 대한 판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입원 초기에는 백씨를 위문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찾아오는 발길은 줄었고 현재 백씨의 곁은 가족과 대책위 소속회원 몇 명만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남기 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달 동안 누구도 백씨의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고 처벌받지 않았다”면서 정부에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 물대포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사랑한 美 인류학자’ 에이블먼 박사 별세

    ‘한국 사랑한 美 인류학자’ 에이블먼 박사 별세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징과 한국인의 정체성 연구에 매진한 미국 인류학자 낸시 에이블먼 박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어배나에서 별세했다고 11일 일리노이대가 밝혔다. 56세. 2년 전 유방암 선고를 받았고 최근 병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미국인’인 고인이 유창한 한국어 비결에 대해 “TV 드라마 전원일기를 시청하면서 한국말을 배웠다”고 답한 일화가 전해진다. 고인은 1984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한국의 농민운동과 사회운동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87년부터 88년까지는 전북 고창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빈집을 빌려 살면서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80년대 동아시아 연구의 주류였던 일본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것이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2002년 일리노이대에 ‘민족별 특징 연구 프로그램’을 개설했고 2005~08년 동아시아·태평양지역연구센터 디렉터, 2009년부터는 인문학 연구센터 부소장 등을 맡아 왔다.
  • 2016년 커피여왕은 미스 베네수엘라

    2016년 커피여왕은 미스 베네수엘라

    2016년도 커피여왕이 탄생했다. 남미의 커피 강국 콜롬비아에서 최근 열린 2016년 미스커피대회에서 베네수엘라를 대표해 참가한 마이델리아나 디아스 파라다(18)가 여왕에 등극했다. 우승한 파라다는 "조국 베네수엘라를 대표해 국위선양의 꿈을 이루게 돼 매우 행복하다"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생산국인 콜롬비아의 마니살레스에선 매해 연초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중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행사는 미스커피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25개국에서 대표가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결선에는 브라질, 콜롬비아, 스페인, 미국, 베네수엘라 등 5개국 대표가 올랐다. 파라다는 빼어난 미모와 늘씬한 키(176cm)에 교양과 매너까지 갖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2016년 미스커피 왕관을 썼다. 파라다는 "(대회에 참가하기 전) 농장에서 커피농민들과 마셔본 콜롬비아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면서 "콜롬비아 커피가 세계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함께 맛있는 남미커피를 세계에 널리 알렸으면 한다"면서 "콜롬비아의 커피홍보대사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스커피 대회는 콜롬비아의 커피를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1957년 첫 대회가 열렸다. 격년제로 열리던 미스커피대회는 1972년부터 연례행사로 바뀌어 올해로 45회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출신으론 처음으로 미스 일본이 커피여왕에 뽑혀 화제가 됐다. 사진=보닐라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농민 대통령’ 최 vs 이 박빙… 결선투표 유력

    ‘농민 대통령’ 최 vs 이 박빙… 결선투표 유력

    전국 농업인 235만명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12일 치러진다. 선거운동 초반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경남),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경기), 김병원 전 농협양곡대표이사(전남) 등 ‘3강(强)’이던 판세는 최 조합장과 이 전 감사위원장의 ‘박빙’으로 좁혀진 모양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2차 투표에서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0일 금융권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최 조합장은 6명의 후보자 중 유일한 현직 조합장이라는 점에서 ‘현장을 잘 아는 후보’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전 감사위원장은 현직인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지원 사격 속에 경기도가 기반이어서 지역별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중앙회장 도전만 ‘3수’(三修)째인 김 전 대표는 막판 기세가 다소 밀리는 양상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대의원 289명(전남 1명 결원)이 뽑는 간선제이다. 이 중 1차 투표에서 50% 이상(145표)을 얻지 못하면 1차 투표 1, 2순위자가 같은 날 2차 투표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 과정에서 1차 투표 2·3위가 연대해 ‘역전 드라마’를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말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2등을 했던 최원병 회장이 당시 3등과 연대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1차 투표에서 1등을 한다고 당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표를 ‘캐스팅보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역 대의원 숫자만 놓고 보면 최 조합장이 있는 영남(경북·경남·부산·대구·울산)의 대의원 숫자(87명)가 이 전 감사위원장(경기, 43명)보다 두 배가량 많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호남(전북·전남·광주, 62명) 표가 얹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1차 투표 성적이 아니라 ‘누가 김 전 대표를 잡느냐’가 당락을 가르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 조합장과 이 전 감사위원장 진영의 ‘김병원 러브콜’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승부는 싱겁게 끝이 난다. 지난달 28~29일 이뤄진 알앤써치 지지율 조사로는 최 조합장이 25.4%로 이 전 감사위원장(23.4%)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김 전 대표(19.0%)였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 전 대표가 누구와 손잡을지가 안갯속이어서 판세를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정작 최 조합장과 이 전 감사위원장 진영은 양쪽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끝낼 것”이라며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농민들이 뽑는 회장이지만 농협중앙회 성격상 ‘정권과 교감이 잘 되는 후보’ 이미지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 회장도 2011년 재선에 성공할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라는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했다. 이번에도 각 후보 진영의 정권 줄대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의 연봉은 7억여원으로 이번부터 4년 단임(單任)만 가능하다. 주무르는 자산만 342조원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실종된 눈·얼음 축제, 웃자란 농작물… ‘철없는 날씨’에 속탄다

    실종된 눈·얼음 축제, 웃자란 농작물… ‘철없는 날씨’에 속탄다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축제장과 농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자치단체와 농민들에 따르면 예년 평균보다 2~6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눈·얼음 테마 겨울축제들이 속속 취소되고 웃자람과 병충해로 겨울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울상을 짓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올겨울에 한반도에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일어나는 현상이다. 당장 겨울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면서 축제를 준비하던 지자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겨울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예정했던 ‘원조 겨울축제’인 강원 인제군 빙어축제는 지난겨울 가뭄으로 취소한 데 이어 올겨울에는 포근한 날씨에 발목 잡혀 2년째 축제를 접었다. 강원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를 비롯해 경기 가평군의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전북 무주 남대천 얼음축제는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했다. 3년 연속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던 자라섬축제는 오는 9일부터 열 예정이었지만 얼음 두께가 2㎝에 불과해 관광객 안전을 우려해 취소했다.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두 번째다. 수천명이 한꺼번에 얼음낚시를 즐기려면 얼음 두께가 적어도 20㎝ 이상 돼야 한다. 평창 송어축제는 지난달 18일 예정대로 개막했지만 축제의 핵심인 얼음 낚시터는 얼음이 얼지 않아 31일 간신히 개장했다. 경북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안전 점검을 거쳐 축제 개최 여부와 시기 등을 곧 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열려던 강화도 빙어축제도 잠정 연기했다. 경남 대표 얼음축제인 금원산 얼음축제는 개최를 보름가량 미루다 지난달 30일에야 개막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무늬만 얼음축제가 됐다. 지난달 2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문을 여는 대구 비슬산 얼음축제도 얼음조각을 비롯한 조형물은 볼 수 없고 눈썰매장만 있는 반쪽짜리 축제가 됐다. 충북 영동군은 높이 40∼100m, 폭 200여m의 거대한 인공빙벽을 만들어 관광자원화하고 빙벽대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오는 24일 예정된 국제빙벽대회를 취소했다. 그나마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오는 9일 개막하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현재 15㎝ 이상 얼음이 얼어 당장 축제를 여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포근한 날씨 속에 안전을 위해 얼음낚시 구멍을 기존 2m 간격에서 4m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최전방 산골마을 화천 산천어축제장에서라도 겨울축제를 끝까지 열어 관광객들에게 겨울의 낭만과 추억을 심어 주겠다”고 말했다. 겨울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한숨도 깊어 가고 있다. 파종한 마늘이 웃자라고 양파의 생육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가을에 파종한 보리도 웃자라고 노균병과 고자리파리와 같은 병해충도 늘었다. 비까지 자주 내려 토양에 습기가 많다 보니 뿌리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북 의성과 군위 등에서는 보리가 무성하게 자라 벌써 꽃이 피는 기현상이 생겼다. 광주·전남지역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비가 자주 내려 일부 겨울 작물이 습해를 당했다. 습해가 가장 심한 작물은 지난해 11월 중순 출하를 시작한 시금치다. 광주·전남지역 시금치 최대 생산지인 신안에서는 전체 재배량 절반이 뿌리썩음병에 걸려 농민들이 울상이다. 신안군의 피해 신고 결과는 시금치를 재배하는 1571가구 가운데 1100농가(70%)가 피해를 봤다. 재배 면적을 기준으로 한 피해 규모는 1057㏊ 가운데 783㏊(74.1%)다. 버섯과 곶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대표 표고버섯 노지 재배지인 전남 장흥은 470여 농가 가운데 70% 정도가 습해를 당해 수확을 못 했다. 표고버섯 재배 농가는 내년 봄 원목의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아예 못 쓰게 되는 2차 피해도 우려한다. 감 주산지인 전남 장성·광양·구례, 전북 완주 등에서는 곶감을 말리면서 꼭지가 빠져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인천 강화군은 총채벌레 개체 수의 증가 여부를 주시한다. 겨울이 따듯하면 총채벌레 개체 수가 늘어나 이듬해 고추 생육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벌레는 주로 고추나 토마토의 즙을 빨아 먹으며 황화잎말림병 등을 일으킨다. 김철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농업연구사는 “이상 기온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철저한 배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가평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전북도, 농산물최저가격보장제 도입

    전북도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시범 도입한다. 5일 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시범적으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을 실현하기 위해 ‘삼락농정’(三樂農政)을 추진하는 전북도의 특수 시책이다. 농산물 최저 가격제는 농산물의 도매시장 가격이 생산비와 유통비용을 합한 것보다 낮으면 차액을 보상해 주는 제도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농민들이 안심하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아직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 최저가격을 보장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16개 농어민 단체를 중심으로 구성한 ‘삼락농정위원회’에서 결론을 도출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지난해 3월부터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전담팀을 구성해 시행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상반기 중에 관련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최저 가격 보장 대상은 가격 변동폭이 큰 배추, 무, 양파, 마늘, 대파 등 가운데 2개 품목을 정해 2018년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확대하기로 했다. 강승구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최저가격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농산물 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해도 전북의 농민들은 제 값을 받을 수 있어 가계도 안정되고 더 좋은 농산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지금으로부터 두 갑자, 즉 120여년 전인 1896년도 올해처럼 병신년이었다. 그 두 해 전인 갑오년(1894)에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했다. 이때 “가보세 가보세/을미적 을미적/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동요가 유행했다. ‘가보’란 갑오년을 뜻하고, ‘을미’는 이듬해인 을미년(1895), ‘병신’은 병신년을 뜻한다. 이 노래에 대해서 당시의 자료인 ‘동학농민란’(甲午東學亂)은 “동학란이 갑오년에 성공을 해야지 만일 갑오년이 지나고 을미년, 병신년에 다다르면 실패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갑오년에 구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지 을미적대다가 병신년까지 가면 실패한다는 뜻의 노래다. 천도교 계통에서 발간하던 ‘별건곤’ 1928년 8월호에는 청오(靑吾)라는 필자가 ‘민중운동으로 일어난 갑오동학란(甲午東學亂) 비록(秘錄)’을 싣고 있다. 청오는 이 노래에 대해 “동학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물론 누구도 그 뜻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 노래는 동요라기보다는 정치 상황을 풍자하거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희구하는 참요(讖謠)에 속한다. 영조 말엽에는 어린 아이들이 “망국동(亡國洞)에 망정승(亡政丞)”이란 동요를 불렀다고 전한다(‘영조실록’ 46년 3월 22일). 안국동에 살던 홍봉한·인한 형제 정승이 자신의 사위인 사도세자 살해에 가담하자 이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리라는 뜻의 참요가 유행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 ‘최치원 열전’에는 최치원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계림은 누런 잎(黃葉)이요, 곡령(鵠嶺)은 푸른 소나무(靑松)”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계림은 신라를 뜻하고, 곡령은 개경의 옛 이름이니 신라는 지고 왕건이 새 왕조를 개창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최치원이 이런 참요를 실제로 왕건에게 전달했는지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국제적인 문명을 떨쳤지만 귀국 후에는 골품제라는 카르텔에 막혀 좌절했던 지식인 최치원이 골품제가 무너지는 새로운 세상을 희구했을 것이란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학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동학은 1860년 4월 5일 교주 최제우(崔濟愚)가 고향인 경주 구미산 용담정에서 “마음이 떨리고 몸이 전율”하는 해탈의 경지를 체험하고 나서 창도(創道)했다. 그러나 동학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었다. 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은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을 주창했는데, 최시형이 말하는 사람은 양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최시형이 ‘해월설법’(海月說法)에서 “나는 비록 부인이나 어린아이의 말이라도 배울 만하면 배우고 스승으로 모실 만하면 스승으로 모신다”고 말한 것처럼 양반 카르텔에 신음하는 밑바닥의 모든 백성들이 하늘이라는 뜻이었다. 동학이 삽시간에 농민들에게 퍼져 나간 것은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리라는 변혁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라도 고부의 전봉준(全琫準)이 봉기의 깃발을 들자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주요한(朱耀翰)이 발행하던 ‘동광’(東光) 제26호(1931년 10월 4일)는 조용만(趙容萬)이 지은 “가보세”란 희곡을 싣고 있다. 민씨 척족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전북 남원 근처의 한 촌가가 배경인데, 어린아이들이 “가보세 가보세…”라는 위의 동요를 부르면서 지나가자 주인공 순돌(順乭)이 “가자 빌어먹을, 병신 되기 전에 어서 가자”라고 동조하고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참요가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가득 차 있다는 방증이다. 20~34세의 청년들을 심층 면접했더니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붕괴와 새로운 시작’(46.6%)을 원한다고 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2015년 을미년이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론’과 ‘헬조선’같은 참구(讖句)로 을미적댄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병신년 새해지만 희망의 메시지는 들리지 않는다. “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참요 대신 “병신년에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가 확 뜯어고쳐질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를 갈구하는 것이 필자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 8년만에 바뀌는 ‘농민 대통령’… 3강 구도속 혼전

    8년만에 바뀌는 ‘농민 대통령’… 3강 구도속 혼전

    농협중앙회가 8년 만에 회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농업인 284만명을 대표하며 ‘농민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치밀한 전략과 지역적 연대가 요구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에 도전장을 던진 후보는 6명이다. 후보자들 간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지금까지는 ‘3강(强)’ 구도로 불리지만 내년 회장 선거 당일(1월 12일)까지 판세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특징이다. 지난 29일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경남),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경기), 김병원 전 농협양곡대표이사(전남)가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대의원 간선제다. 16개 지역별 조합원 숫자에 따라 대의원이 배정돼 있다. 유력 세 후보의 소속 지역 대의원 수는 경기 43명, 전남 34명, 경남 33명 등이다. 대의원 숫자만 놓고 보면 경기가 기반인 이 전 감사위원장이 가장 유리하다. 농협중앙회 업무에 밝은 것도 강점이다. 이 전 감사위원장은 최원병 현 중앙회장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지역 기반인 경북(42명)표를 일부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전 감사위원장이 당선되면 도로 최원병”이라는 반발 기류도 적지 않다. 지역을 넘어 경기와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로 확장해 보면 최 조합장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영남(경북·경남·부산·대구·울산)의 대의원 숫자(87명)가 가장 많아서다. 호남(전북·전남·광주)은 62명이다. 경북 지역에서는 “그래도 차기 회장은 영남 사람이 해야 한다”는 정서가 팽배하다. 최 조합장은 6명의 후보자 중 유일한 현직 조합장이라는 점에서 ‘농민과 가장 가까운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산 직전의 가야농협을 일으켜 세워 거대 조합으로 성장시킨 경영능력도 강점이다. 2007년과 2011년 선거에서 접전 끝에 ‘석패’했던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호남권 표심이 똘똘 뭉칠 가능성도 높다. 김 전 대표는 이번에 중앙회장 ‘3수’(三修)에 나서는 만큼 ‘동정표’를 어느 정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가 있다. 바로 충청권이다. 충북(18명)과 대전·충남(37명) 등 충청권은 전체 대의원의 약 19%를 차지한다. 최근 선거에서도 충청권은 표가 분산되지 않고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지역 소속 대의원 숫자에서 밀려도 충청권 표심을 얻는 후보가 차기 회장에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진행된 검찰의 농협 비리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일부 후보에 대한 비위 의혹 및 자격 논란 시비가 수그러들지 않는 점도 걸림돌이다. 농협에서 최장기(7년) 감사위원장을 지낸 이 전 감사위원장은 농협의 주요 이권사업에 대한 감사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최 회장 측근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전 감사위원장은 펄쩍 뛴다. 이 전 감사위원장이 농협 조합원 자격 요건(1000㎡ 이상 농지를 1년 중 90일 이상 경작)을 이미 상실해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선거 당일 2차 투표에서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1차 투표 1, 2순위자가 2차 투표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 때문에 종종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곤 한다. 1차 투표 직후 2~3순위 후보가 연대하며 표를 한쪽으로 몰아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 회장도 2007년 말 선거 당시 2차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해 당선됐다. 당시 최 회장은 유력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었다. 농협 관계자는 “(역대 선거 결과를 돌이켜보면) 유력 후보가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고 막판까지 누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게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묘미”라면서 “과거 중앙회장들이 비리 연루로 모두 구속된 아픔이 있는 만큼 후보들의 도덕성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뒷돈 > 농민… 비리에 곪은 농협

    뒷돈 > 농민… 비리에 곪은 농협

    농협중앙회의 임직원들이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각종 비리로 자기 배만 불리다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료값 폭등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농민들이 속출하는데도 농협 임직원들은 사료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으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올 7월 말 농협은행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5개월간 농협 관련 비리를 수사해 10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 가운데 13명이 농협 전·현직 임직원이었다. 검찰은 올해 9월 농협 납품 대가로 사료첨가제 업체 대표 고모(58)씨에게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농협축산경제 전 대표 이기수(6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대표는 농협사료에 근무하다 올 1월 퇴직한 고씨가 사료업체를 설립해 독립할 수 있도록 돕고 농협사료 측에 압력을 넣어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이 전 대표가 축산대표 선거에서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다른 사람 명의로 직접 사료업체를 세운 뒤 다른 업체와 지역농협을 연결해주고 2억 7000만원의 수수료도 챙겼다. 2007∼2008년 축산경제 대표를 지낸 남모(71·구속기소)씨 역시 특정 사료업체의 농협 납품 물량이 유지되도록 힘써주고 8000만원을 챙겼다. 당시는 사료값이 폭등하던 때다. 남씨는 월간 납품물량 90t 이상이면 월 1000만원, 그 이하이면 1㎏당 100원씩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사료는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업체가 선정돼 청탁이나 비리가 쉽게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의 건축 분야 자회사인 NH개발에서도 공사 수주 등을 둘러싼 금품 거래가 드러나 전 대표 유모(63)씨와 건설사업본부장 출신 성모(52)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의 측근인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 등 6명도 기소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토지사용료 주고 거주·일자리 문제까지 해결” “다황디촌 1인당 소득, 中 농촌 평균의 2.5배”

    [글로벌 인사이트] “토지사용료 주고 거주·일자리 문제까지 해결” “다황디촌 1인당 소득, 中 농촌 평균의 2.5배”

    지린성 다황디(大荒地)촌의 공유경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한 사업가의 뚝심이 자리 잡고 있다. 2002년 쌀 생산 기업 둥푸미예(東福米業)를 창업해 현재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둥푸그룹으로 키운 류옌둥(劉延東) 회장이 주인공이다. 류 회장은 다황디촌의 공산당 서기를 맡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뽑은 특이한 당서기다. 상부에서 서기를 임명하는 게 원칙이나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선출직 서기가 탄생한 것이다. →황무지에 회사를 차린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여기서 나고 자랐다. 학교 다닐 때부터 우리 마을을 부자 동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부를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쌀을 매개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이윤이 발생하면 이를 다시 주민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줄곧 생각했다. 규모화와 기계화를 이루지 못하면 농촌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봤다. →농민들로부터 토지 사용권(토지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을 어떻게 확보했나. -삼장법사가 불경을 얻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 2010년에 처음으로 농민들에게 토지 사용권을 넘기는 대신 토지 사용료와 주택을 주고 취직까지 시켜 주겠다고 제의했으나, 농민들은 “우리 토지를 빼앗으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2011년 첫해에는 ‘생산소조’ 9곳 중 단 2곳만 참여했다. 이들이 선수금으로 토지 사용료를 받고 월급까지 받으며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을 목격한 뒤에야 모든 소조(960여 가구)가 참여했다. →농민들의 소득은 얼마나 되나. -우선 매년 ㏊당 1만 3000위안(약 234만원)의 토지 사용료를 받는다. 매년 초 한꺼번에 돈을 받을 수 있어 예금까지 해 놓는다면 이자는 덤이다. 기업에 취직해서 월 4300위안(약 77만원)가량의 월급을 받기도 한다. 우리 마을의 인당 소득은 중국 전체 농촌 평균수입의 2.5배가 넘는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안정된 복지) 사회를 건설하는 게 목표인데 우리는 이미 실현했다. →공유경제를 배우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오나. -중국 농촌 지역에서는 거의 의무적으로 배우러 온다.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한국에서도 온다. 한국 농촌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우리 모델을 참고하면 좋겠다. ‘함께하면 더 많이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돼야 한다. 지린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쌀공장·온천·호텔… 민간기업 들어서자 주민 모두 채용됐다

    [글로벌 인사이트] 쌀공장·온천·호텔… 민간기업 들어서자 주민 모두 채용됐다

    마오쩌둥(毛澤東) 사후인 1981년 6월 중국공산당 제11기 제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건국 이래 당의 몇 가지 역사적 문제에 관한 결의’라는 문건이 채택됐다. 당 중앙은 이 문건에 “인민공사의 성급한 추진은 마오쩌둥의 오류였다”라고 적시했다. 1958년 대약진운동과 함께 조직되기 시작한 인민공사는 모든 생산수단을 집단화하기 위해 만든 집단농장으로 경제·사회·행정 조직이 일체화된 중국 농촌의 기초단위였다. 하지만 공동생산 공동분배의 비효율성이 극심해지면서 농촌은 더욱 피폐해졌고 인민공사는 마오의 큰 오류로 남았다. 지난 11일 지린(吉林)성 정부 초청으로 방문한 지린시 구뎬쯔(孤店子)진 다황디(大荒地)촌. 황무지라는 마을 이름과 달리 생산수단을 공유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공유경제의 실험실이자 신(新)인민공사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약속의 땅’이다. 마을 경제의 정점에는 둥푸미예(東福米業)라는 민간기업이 있었다. ‘다황디’라는 중국 최고의 명품 쌀을 생산하는 이 기업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의 생산과 분배가 이뤄진다. 각자도생하던 농민 960여 가구는 2011년부터 둥푸미예에 토지 사용권을 넘겼다. 기업은 농민들에게 토지 사용료와 아파트, 일자리를 제공했다. 기업은 쌀 생산을 뛰어넘어 식당, 온천, 호텔, 온실, 스포츠센터, 놀이공원, 택지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어느덧 자회사 12개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마을 전체가 친환경 관광단지로 변했고 1·2·3차 산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직원 1500여명 중 일부 연구 인력과 관리 인력을 빼면 모두가 이 지역 출신 농민이다. 둥푸미예의 중앙관제센터에서는 크고 작은 스크린을 통해 5000㏊의 경작지와 목축지, 온실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각 지점의 현재 온도와 습도, 과거의 기록이 그래프와 함께 모니터에 뜬다. 인공강우 시설도 있다. 지난여름 세 번 실시한 인공강우로 부족한 강수량을 보충했다고 한다. 연간 20만t의 쌀을 생산하는 공장은 모두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맨 마지막 포장 단계에서만 인력이 많이 필요할 뿐 이전 공정은 1~2명이면 충분하다. ‘다황디’라는 브랜드로 500g에 100위안(약 1만 8000원)이 넘는 고가의 유기농 쌀부터 10위안짜리 일반미는 물론 유아용 쌀 등 차별화된 쌀과 각종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5억 7000만 위안(약 10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300t, 연간 20만t의 쌀이 생산돼 중국 전역으로 판매되고 있다. 10여동의 거대한 비닐하우스는 웬만한 식물원을 능가했다. 온갖 화초가 재배되고 한겨울인데도 바나나와 야자와 같은 열대과일이 주렁주렁 열렸다. 온실 입장은 무료이고 온실 곳곳에서 신선한 과일도 맛볼 수 있다. 온실에서 화초를 심던 동네 주민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온실에서 일한다”면서 “농사가 싫은 사람은 다른 분야에 취직해도 된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1년 내내 일자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온천 호텔에는 큰 식당가가 들어서 있다. 식당에서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다황디촌에서 나온다. 온천의 종업원도, 호텔의 청소 아주머니도, 식당의 매니저도 모두 동네 주민이다. 중국 정부는 황무지의 ‘상전벽해’를 농촌 현대화의 모범으로 선정해 다른 농촌에도 이 모델을 적극적으로 이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농촌 빈곤은 현대화와 도시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다황디촌이 지속 가능한 농촌 도시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에서 경제성장률 꼴찌를 다투는 동북3성 중 하나인 지린성에서 공유경제가 뿌리내린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지린성 선전부 관계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추진하는 ‘5년 내 7000만 농촌 빈곤층 구제’ 프로젝트의 답안이 이 마을에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지린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생계용 땅 소유 주민에 투기꾼들과 차별화 된 토지 보상 관건

    생계용 땅 소유 주민에 투기꾼들과 차별화 된 토지 보상 관건

    ‘제2공항 건설 반대한다.’ vs ‘입지가 선정된 만큼 이제는 조기 건설에 올인해야 한다.’ 지난달 15일 제주 2공항 건설 입지가 선정된 후 제주 지역에는 후폭풍이 거세다.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서귀포 성산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입지 선정에 반발, 공항 건설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을 1~2년이라도 앞당겨야 한다며 정부에 조기 집중 투자를 요청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기존 제주공항이 제2공항 완공 예상 시점(2025년 이전)보다 7년 이른 2018년부터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2공항 조기 건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2공항 예정부지에 속하는 성산 지역 주민들은 공항 건설 반대로 입장을 정리하고 반대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은 지난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일방적인 제2공항 입지 선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400여명의 주민들은 “제2공항 예정지의 76%는 온평리 토지이며, 마을 토지 대부분이 공항 건설에 수용된다”며 “마을을 두 동강 내고 온평리란 이름을 대한민국에서 지워버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대부분 농지가 제2공항 부지에 편입되기 때문에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농지를 잃게 돼 예고 없이 해고당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항 건설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난산리 반대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게 될 주민들의 아픔을 뒤로한 채 제주도는 정부에 조기 건설 지원만 요청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수산1리 주민들은 “마을과 학교가 항공기 경로에 위치해 극심한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민과 소통 없이 기습적으로 공항 부지를 발표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산리 주민들도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정부와 제주도가 비민주적으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기존 제주공항을 바다로 확충하거나 인근 대한항공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으로 사용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이들 주민에게 대체 농지와 대체 택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공항 예정지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오랜 기간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주민들에게 차별화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내년 1월부터 공항 예정지 내 토지 및 주택에 대해 개인별, 가구별, 필지별, 시설별로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전수 조사를 통해 오랫동안 영농 등 생계 목적으로 토지를 소유한 주민과 재산 증식 등 주거, 영농 이외의 목적으로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과 반드시 차별화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예정지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공항건설로 토지의 이용과 개발이 제한되는 인접 지역 주민들에게도 향후 진행될 공항 주변 지역 개발과정을 통해 합당한 보상과 대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도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개별 면담을 실시해 개개인의 의견과 요구, 향후 희망사항까지 수렴해 이를 토대로 맞춤형 대안들을 제시하고, 주민들 각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공항 주변지역 개발은 공공 관리를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하게 민간투자를 유치할 경우 개발이익의 공공기여도를 판단해 제한적으로 허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2공항 건설 타당성 연구용역팀이 공항 사업비로 4조 1000억원을 예상했고 이 중 토지 보상비로 책정한 금액은 약 5000억원이다. 나머지 3조 4000억원 안팎은 공항건설비, 2000억원가량은 설계 등 부대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제2공항 예정지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난산·수산·신산·온평리 등 5개 마을로, 부지 면적이 495만 8000㎡다. 현재 이 지역 공시지가보다 단위 면적당 3배 가까이 비싼 3.3㎡(평)당 평균 30만원대의 보상금이 예상된다. 온평리의 올해 표준지(64필지) 공시가격은 3.3㎡당 평균 9만 6437원이다. 개별 토지의 최종 보상액은 실시계획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감정평가업자 2~3명이 산정한 가격의 평균으로 정하게 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6개월, 기본계획 수립 1년, 기본 및 실시 설계에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토지 보상 등은 2019년쯤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주민들이 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앞으로 보상 협의 등은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원 지사가 구상 중인 토지 차별 보상 방안도 논란거리다. 도의회 일부에서는 “국책사업의 보상 주체는 국가인데 자치단체가 차별 보상하겠다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해당 농민들에게 다른 곳에 대체 농지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항개발 이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이들 지역 토지의 경매나 공매에서 실제 활용이 어려운 전체 토지의 일부 지분과 도로마저 없는 맹지 등이 감정가의 4~5배에 낙찰되는 등 전국에서 투기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제주도와 국세청 등은 농업회사법인,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적 토지 거래에 대해 법인세를 강화하고 부동산 위법 거래에 따른 허위신고 등 부정행위 적발 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강력 조치할 계획이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실명법 위반 사항, 실거래가 추적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중과세 조치 등 엄격한 사법 처리 및 세무조치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투기세력에 강력 대처키로 했다. 도는 최근 거래된 부동산에 대해 세무서에 자료를 제공하고 세무서는 부동산 거래 자료를 분석해 투기 여부를 파악한다. 단기매매나 기획부동산 의심거래, 집단 분할, 지분매매 등도 감시하게 된다. 토지 면적 기준으로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은 47.5%, 인접지역인 표선면은 42.0%, 제주시 구좌읍은 41.3%가 각각 외지인 소유다. 이는 제주지역 사유지 외지인 평균 점유율 32.3%를 웃도는 수치다. 좌광일 제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이 농토를 잃게 되는 등 생존권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제주도가 공항 조기 건설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과 먼저 소통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하늘에 가득찬 메뚜기…성경 속 대재앙 전조?

    하늘에 가득찬 메뚜기…성경 속 대재앙 전조?

    대규모 메뚜기떼가 나타나 아르헨티나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투쿠만 현지 언론은 25일(현지시간) 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메뚜기떼가 농민을 조롱하듯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농작물을 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가 언론에 제보한 사진을 보면 떼지어 몰려 다니는 메뚜기는 웬만한 새만큼 덩치가 크다. 투쿠만 농업회의 회장 호세 이그나시오는 "이렇게 큰 메뚜기떼가 나타난 건 3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메뚜기떼가 지나간 곳마다 쑥대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그나시오 회장은 "메뚜기떼의 공격을 받은 곳이 워낙 많아 아직은 정확한 피해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순식간에 밭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재해당국만 바라보고 있지만 당국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재해당국은 "메뚜기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번식해 떼지어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동하는 지역의 범위가 넓어 당장은 대책을 세우기도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지 농업전문가들에 따르면 메뚜기는 작을 때 잡아야 큰 무리를 짓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다 자란 메뚜기가 떼를 지어 공격을 하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 한 농민은 "당국이 메뚜기를 잡지 못한 건 분명 직무유기"라면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자이언트 메뚜기떼의 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도 메뚜기떼가 밭 1500ha를 휩쓴 피해를 입혔다. 당시 메뚜기떼는 폭 10km, 길이 5km의 규모로 하늘을 덮고 양파, 당근 등을 키우는 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현지 언론은 "성경에 등장하는 메뚜기떼의 재앙을 떠올리는 농민이 많다"면서 "메뚜기떼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가세타 임석훈 통신원 juanlimmx@naver.com
  • 中 내년 과잉 부동산 대대적 정리

    중국 정부가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 곡선이 ‘V’자형이 아닌 ‘L’자형을 그릴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내년에 과잉생산과 남아도는 부동산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공급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 성장률 목표치는 6.5~7%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모두 참석해 나흘 동안 연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이날 오전 막을 내렸다. 매년 연말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다음해의 경제 성장 목표치와 경제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경제 관련 회의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5대 경제 목표로 과잉생산 정리, 부동산 재고 적정 관리, 산업 간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 기업 비용 절감, 경영 환경 개선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특히 “공급 측면의 개혁이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을 이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급격한 경기 하강과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재정 적자폭을 넓게 유지하고 금융 정책을 비교적 원만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잉생산 정리를 위해서 빚으로 연명하는 국유기업들의 합병과 청산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철강·유리 산업 등 그동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과잉공급 분야의 기업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부동산 재고를 털기 위한 방안으로는 농민공의 도시 진입 문턱을 낮추고 이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신화통신은 “부동산 가격을 하향 안정화해 도시 부동산 재고 물량을 해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경제공작회의가 지난해보다 하루 길어진 것도 이 문제를 논의하는 도시공작회의가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공급 개혁의 또 다른 축은 신성장 기업의 경영 공간을 넓혀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금감면, 사회보험료 경감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주는 정책이 적극 추진된다. 자본시장 개방도 가속화해 기업의 해외 자본 유치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가한 고위 지도자를 취재한 WSJ는 “참가자들이 중국 경제의 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성장 곡선이 ‘V’자형이 아닌 ‘L’자형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을 인정했다”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소비 산업 위주로 경제구조를 탈바꿈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WSJ는 “내년 성장 목표치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개되겠지만 2020년까지 6.5%의 성장을 유지한다는 5개년 계획으로 볼 때 6.5~7%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농어촌청소년대상-특별상] 농업 전호승씨, 고원지대서 가축분뇨순환시스템 적용

    [농어촌청소년대상-특별상] 농업 전호승씨, 고원지대서 가축분뇨순환시스템 적용

    ●농업 전호승씨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뒤 경남 거창군 4H 연합회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는 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양돈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 영농 후계자다. 4H영농과제포(1만㎡) 운영 등으로 지역 농민 후계자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마을의 청년 이장으로 북상면 청년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물론 지역농산물 홍보 수익을 지역사템에 기부도 하고 있다. 해발 500m 이상의 고원에서 가축분뇨순환시스템을 적용해 키운 연간 3500마리의 돼지를 전국 41개 이마트에 납품해 2억 4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 [자치단체장 25시]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그, 용포리길 구도로 있쥬. 시방 그게 참 협소해유. 빨리 확장해 줘유.” “그러구 또 금남면에 목욕탕이 없으니께 그것도 해주세유. 목간(목욕) 한번 하려면 (대전) 유성이나 조치원, 이런 데로 나가유.” “이걸 꼭 확답을 해줘야 가시지 안 그러문 못 가유.”(신촌리 이장) “도로는 신도시와 연결해 종합적으로 개발하려고 LH에 의뢰했습니다. 이 정도면 확답 들은 겁니다.”(세종시장) “허~참, 그거 반만 확답 들은 거네유.”(신촌리 이장) 구수한 문답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세종시 금남면사무소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장과의 대화’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김경태 신촌리 이장의 대화 장면이다. 비가 내내 내렸지만 면내 이장 4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은 사랑방 같았다. 사회자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도시”라고 자랑하는 말과 달리 사용하지만 촌스러움(?)이 물씬 묻어났다. 첨단 명품도시로 건설 중이지만 주변은 옛 연기군 농촌 모습 그대로이고, 주민들도 여전히 농사 등을 짓고 있다. 이장들은 이날 농촌과 개발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뒤섞인 민원을 쏟아냈다. “도로와 주차장에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치우지 않는다”거나 “기름값이 비싸 노인들이 화목 보일러를 많이 쓴다. 도시가스 공급 좀 생각해 달라”, “농작물을 조금 기르는 농민들은 팔 데가 없어 가슴이 아프다”, “안골까지 마을버스를 연장 운행해 달라”, “가뭄이 심한데 지하수 관정을 많이 파 달라” 등등. 2시간 가까운 대화는 화기애애하면서도 사뭇 진지했다. 이 시장은 “도시가스는 오지까지 100% 다 설치하기는 어렵다” “시가 트럭으로 마을 곳곳을 돌면서 소규모 농산물을 모아 최근 개관한 로컬푸드점에 갖다 파는 것은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등 진솔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장들은 박수로 응답했다. 자치단체 소관 사업이 아닌 것은 “이건 솔직히 자신이 없다”며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장들에게 “인구가 올해만 6만명이 늘어나 연말이면 21만 5000명쯤 될 것이다. 생각보다 빠르다”며 “정부부처 이전이 어느 정도 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유치에 신경 쓰겠다. 오겠다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행사를 끝내고 시청으로 돌아가면서 시장 관용차인 카니발에 동승한 기자에게 “중앙부처가 옮겨온 신도시와 달리 옛 모습 그대로인 주변지역 주민들의 상실감이 크다”면서 “이런 걸 좀 해소해 주기 위해 도로를 내려고 해도 10배나 넘게 오른 땅값에 예산이 엄청나게 들어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시장은 세종시 설계·건축의 종합 기획자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한 건설교통부 토박이 공무원이다. 참여정부 시절 건설교통부 간부로 있을 때 세종시 조성안을 짜고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으로 초기 건설작업을 지휘했다. 국내 유일의 행정도시를 만들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집무실 책상 뒷벽에 2005년 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행정도시건설청장 임명장을 받는 순간이 담긴 커다란 사진을 걸어놓았다. 세종시에 대한 그의 애정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것도 노 전 대통령의 영향이다. 이 시장은 소통과 함께 ‘미래를 꿈꾸는 행정’을 중요시한다. 다만 지역 특성이 독특해 어려움이 적잖다. 토박이와 외지인이 뒤섞이고, 시 공무원도 옛 연기군 출신에 중앙정부, 충남도 공무원까지 다 얽혀 있다. 생각과 입장도 다르다. 이 시장은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각기 다른 의견을 조율하려고 애를 쓴다. 화합된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내려는 의도다. 이 시장은 매주 수요일 민생탐방에 나서 시민들과도 직접 만난다. 그는 “이·통장은 걸러서 말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을 들으려면 시민과 직접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공무원도 연기군 출신은 광역행정을 모르고 중앙과 도 출신은 현장을 모른다. 이들이 두 행정에 익숙해져 시민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게 하려고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신도시 아름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통장과의 대화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젊은층이 많았다. 깔끔한 양복이거나 세련된 캐주얼 차림이다. 절반이 여자 통장이었다. “대학교와 기업 유치에 대한 시의 비전을 얘기해 달라”, “조치원읍에서도 문화공연이 열리는데 연결 버스를 늘려 달라”, “신호등을 구축해 달라”는 등 신도시의 자족기능과 생활 인프라를 보완해 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말은 표준어를 썼고, 조리가 있었다. 행사장은 활기찼다. 이 시장도 “(건설이) 진행 중인 도시여서 미비한 게 많다”며 이해를 구했다. 광역단체장인데도 군수처럼 주민을 직접 찾는 것은 단층제 때문이기도 하다. 시와 읍·면·동 사이에 기초자치단체가 없다 보니 군수나 구청장이 읍·면·동을 돌며 주민들과 대화 자리를 마련하듯이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정확한 여론을 알고 시정 방향을 제대로 잡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안에서 이 시장은 기자에게 “신도시 초기여서 할 일도 많고, 질서 잡을 것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읍·면 행사에 마구 부르고, 사전 약속도 없이 시장실로 불쑥 찾아오는 시민도 있다. 이 시장은 고민 끝에 읍·면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뚜렷한 용건을 갖고 사전 약속을 한 시민만 집무실 출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했다. 이 시장은 “참석해야 할 행사가 3분의1 줄어 정책 구상을 할 시간을 확보했다”면서 “‘시장 얼굴 한번 보는 게 왜 이리 어렵냐’는 시민도 있지만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시청에서는 세종축제 프로그램과 책임 (조치원)읍·(아름)동 사무소 명칭을 다듬기 위해 직원들과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시장은 “세종시를 기획한 사람으로서 도시기반, 편의시설, 주변 지역과의 조화, 공동체가 살아 있는 도시 분위기 등 명품도시로 가는 모든 토대를 빈틈 없이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소비·재정 카드 소진… 뭉텅이로 규제 풀어 3% 성장률 채찍질

    소비·재정 카드 소진… 뭉텅이로 규제 풀어 3% 성장률 채찍질

    2016년 경제정책방향의 방점은 ‘규제 완화’에 찍혀 있다. 소비와 재정 카드의 소진으로 내년 성장률 3.1% 달성을 위한 마땅한 경기부양책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더 과감해졌다. 깔때기를 통해 찔끔찔끔 흘리는 것이 아니라 한 묶음으로 과감하게 풀겠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여 있던 미래 신사업들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몰아 ‘규제 프리존’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유전자·바이오 의학, 태양광, 탄소산업, 3D 프린팅 등 지역 전략산업을 키우는 데 방해가 되는 입지나 업종, 법률 규제의 경우 아무리 민감한 것이라고 해도 풀겠다는 것이다. 건폐율과 용적률, 높이, 건축 기준 등의 토지이용 규제도 크게 완화된다. 지방에 재정을 지원하는 대신 규제를 풀어 주는 것으로 바뀐 셈이다. 과거 ‘예산을 배분하는’ 식의 지역발전 대책이 지역 차별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했다면 규제 프리존은 ‘지역 상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16일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기업과 미래 산업을 키울 수 있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앙과 지방, 지방과 기업 간 윈윈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규제 프리존 지정·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땅의 1.7배 수준인 10만㏊ 규모의 ‘농업진흥지역’(우량 농지)도 개발 가능한 땅으로 바뀐다. 전체 우량 농지의 10% 수준이다. 이곳은 원래 농작물 경작이나 비닐하우스 설치, 농민용 주택 건립 외에 개발이 제한돼 있다. 정부는 실태 조사를 통해 활용도가 낮거나 불합리한 농지를 풀어 기업형 임대주택과 승마시설, 농수산 연관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동북부 지역의 기업 투자 환경도 개선된다. 문제점도 눈에 띈다. 규제 프리존의 아이템이 ‘겹치기 출연’이 많고 현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비슷해 투자 창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정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각종 특구 및 산업단지와도 겹친다. 인접한 전남과 광주, 충북과 대전은 각각 ‘에너지 신산업’과 ‘의약’을 특화산업으로 신청해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구·부산·세종은 모두 IoT를, 제주·부산·강원은 하나같이 ‘관광’을 역점산업으로 정했다. ‘미래형(전기차, 친환경, 자율주행) 자동차’를 들고나온 곳도 대구, 울산, 제주, 광주 등 4곳이나 된다. 지역 전략산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복 출연’이다. 효율성을 감안해 유사·중복 산업을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신희동 산업통상자원부 지역산업과장은 “같은 의약이라도 대전은 백신, 충북은 일반 의약”이라면서 “협업이 가능한 부문도 있지만 산업 분류 코드에서는 차별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규제 개혁의 원래 의도는 정부 개입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프리존 의도는 좋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비효율과 정경 유착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의 농지 해제와 수도권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조차 “그동안 억눌렸던 농지 가격이 주변 땅값과 연동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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