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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뀌어야 할 일/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트럼펫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오랫만에 미국 재즈연주단의 공연에 갔다.겨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연주회장의 성황에 짐짓 기가 죽었다.그 커다란 강당이 빈자리 하나 없이 꽉찬 모습을 둘레둘레 돌아보다가 “엄마,IMF시대에 이런 연주회 열어도 되는거야?”하는 우리 아이를 조용히 하라고 해놓고도,우리 국악 연주회에도 이런 인파가 몰릴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다. 멀리 아득한 무대를 망원경으로 볼 채비를 갖추고,대단한 박수 속에 입장하는 연주단을 우리도 맘껏 환영했다.세계적 트럼펫주자의 사회로 음악회는 시작되었다.연주단원의 소개와 첫 음악의 곡명을 영어로 소개한 뒤 곧바로 연주에 들어갔다.문외한인 내게도 음악은 정말 훌륭한 듯했고,재즈광들인가 옆의 젊은 사람들은 연신 소개짓과 손장단을 해가며 흥겨워 했다.매혹적인 연주까지 하고 난 사회자는 첫곡이 끝난 뒤 무언가 농담을 했다.강당의 군데군데서 이는 웃음소리에 “뭐라고 했어?”하는 우리 아이의 말이 묻혔다. 연주회는 내내 그런식으로 이어졌다.음악을 멋들어지게감상한 뒤 영어 듣느라 긴장하고….시간을 아끼느라 저러나,이런데선 영어로 해도 알아듣는 사람만 오는가,아니면 음악만 들으면 되니까 상관없나….그러고 보니 서양사람들이 꽤 있었다.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저런 영어정도 알아듣는 사람들은 따라 웃을테고.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웃을 때,눈치 보고 따라 웃거나 못 알아듣는 무안함을 감추느라 어두운 조명을 고마워 하고 있을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 이 연주회가 마련된 것이 아닌가? 음악회 내내 답답하던 마음이,끝날 때쯤엔 화로 가득 찼다.시간이 좀더 들더라도 우리 관객을 위주로 한 음악회를 만들어야지.주최측도,재즈에 영어까지도 반한 듯한 괜객들도,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 작은것이 좋다/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서울 거리에 교통체증이 되살아나고 있다.지난 1주일전 휘발유 값이 모처럼 ℓ당 50원 내려가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시중에서 농담삼아 거론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몇 안되는 ‘업적’인 교통체증 해소가 물거품이 되는 판이다. 서울의 외교사절들까지 그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의아해 한다.2백만명 넘는 국민이 외환위기 극복에 동참하려 결혼예물 가락지까지 내놓는 ‘감동적’인 모습과 휘발유값이 불과 50원 내렸다고 너나없이 차를 몰고 나서는 행태는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이들이 같은 한국사람 맞느냐고 한다. 23일 저녁 식사자리를 함께한 선진국 외교관들은 요즈음은 매스컴이나 금모으기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직접 서울거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고 했다.교통체증뿐 아니라 고급식당은 붐비고 백화점 손님은 줄었지만 케이블TV의 쇼핑 채널을 통해 고가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늘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부유층이 남의 눈에 띄는 백화점 쇼핑은 피하는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까지 달았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 아닌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아파트나 자동차를 보자.선호도가 높던 대형아파트는 소위 IMF시대를 맞아 가격과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관리비가 싼 소형이 더 인기라는 보도다.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수도권 신도시의 대형아파트를 처분하고 대중교통이 편한 서울시내 소형아파트로 이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관리비·교통비를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가 60%나 줄어 생산 라인을 세우는 등 비명이다.그나마 팔리는 차의 70%가 경차와 소형차고 고급 대형차는 예년의 5% 판매에 그치고 있다.그래서 ‘30% 인하’라는 업계로선 끔찍스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중고차 시장에선 비싼 연료값 때문에 고객들이 중·대형차는 거들떠 보지도 않아 오히려 소형차값이 중·대형차 가격을 수십만원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천하태평이고 다른 한쪽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보이는 상치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위기에 둔감한 부류와 이제 본격화될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준비성있는 사람들로 분류해야 할까.나라 사정이야 어떻든 걱정없는 부유층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는 서민들로 구분하는 것이 옳을까.
  • 성희롱/이세기 사빈논설위원(외언내언)

    어디까지가 성희롱의 한계인가. 데미무어와 마이클 더글러스가 출연하는 ‘폭로’라는 미국영화는 여성 직장상사로부터 남자배우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성희롱 내지 폭행을 당할뻔하다가 오히려 뒤집어쓰고 곤경에 빠지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결국 영화이니만큼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지만실은 성희롱의 한계는 모호하다. 아무 생각없이 스치기만 한 것이 성희롱일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손끝만 스쳐도 불쾌해질수 있고 손이나 등을 만져도 아무렇지 않을수도 있다. 상대방은 무심히 스쳐지나갔을 뿐인데 ‘왜남의 손을 잡느냐’고 생떼를 쓴다면 그것은 적반하장이다. 미국에서는 어린애가 예쁘다고 볼을 만진 사건을 성희롱으로 간주한 예가 있고 70년대 중반부터 사회문제로 제기되어 직장내 성희롱이 범죄로 규정된 것은 86년부터다.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을 벌였던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사건’이 5년만에‘피해자가 성적인 혐오감을 느끼면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회통념을 넘어선 성적 언동은 명백한 위법’이 된다.이 해법은 흔한 예긴 하지만 어린이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상황은 어린이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편에서 재정의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판결은 남녀가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섹슈얼 해러스먼트’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유형적인 상처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 간다는 점에 유의한 것으로도 보인다.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법적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의미가 있다. 단지 그 적용범위의 한계가 문제다. 심지어 직장에서는 벌써 여성에게 농담을 하거나 함부로 쳐다보지도 말자는 비아냥이 나온다.그러나 성희롱에 대한 시각은 반드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남성의 문제일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대책없는 남성우월주의로 사소한 성희롱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치부해버리던 시대는 이미 아니다.그리고 섹슈얼 해러스먼트는 ‘희롱’의 수준이 아니라 ‘성적 모독’내지 ‘인격모독’이며 남을 모독하려는 행위 자체가 결국 자기비하임을 남녀 불문코 수용해야 할때다.
  • 우조교 성희롱 교수에 배상판결/대법 원심파기

    ◎“통념떠난 언동… 정신적 고통 인정” 대법원 민사1부(주심 최종영 대법관)는 10일 서울대 화학과 전조교 우모씨(30·여)가 지도교수 신모씨(57)와 서울대 총장 및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식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했다. 이번 판결은 성희롱 문제에 대한 최초의 판례로 유사 사건의 법적 판단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성적인 언동은 비록 일정기간동안에 한하는 것이지만 그 기간동안 집요하고 계속적이었던 까닭에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이고 권유적인 언동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인격권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심은 피해자가 성희롱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보복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든지 아니면 근로환경에 부당한 간섭을 당했다든지 하는 사정까지 불법행위성립 여부의 기준으로 삼았으나 그같은 문제는 위자료 산정의 참작 사유에 불과할 뿐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판시,성희롱의 위법성 여부는 그 행위 자체가 중요함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대학 내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낸 서울대 총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적 희롱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책임을 물은 것은 이유없어 기각한다”고 말했다. 우양은 92년 5월부터 93년 8월까지 신교수가 수차례에 걸쳐 뒤에서 껴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등산과 여행 등 원치 않는 데이트를 집요하게 요구,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93년 10월 신교수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1심에서 위자료 3천만원을 인정하는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95년 7월 2심에서는 패소했었다.
  • 지방 선거 코앞인데 잇단 감원발표/고민 빠진 인수위

    ◎교원·공무원 감축 ‘개혁노작’에 항의 빗발/김 당선자도 “심기 불편”… 진퇴양난 곤욕 “이러다가 올해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를려고…”.최근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 주변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도는 말이다. 최근 교원정년 단축과 공무원 감축,정부산하단체 대폭 수술,이중과세 개선,공휴일 축소,읍·면·동 폐지 등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민감한 사안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계속 불거져 나온데 따른 것이다.하나같이 구조개혁과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이라는 ‘명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지만 향후 지방선거 등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 인수위의 고민이 있다. 공무원 감축 가이드 라인이 발표된 지난달 31일 이후 인수위와 총무처 등에 항의성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는데서도 ‘이상’과 ‘현실’사이의 틈새를 재야 하는 인수위의 처지를 엿볼 수 있다.특히 인수위는 교원정년 단축문제가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전체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곤혹스런 낯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자체 민원실에 접수된 건의사항에 대한 교육부 견해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소개하고 찬반 논쟁을 한차례 가졌을뿐 공식검토한 적은 없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었다. 공휴일 축소나 정부산하단체 대폭 수술 등도 인수위가 여론과 명분을 등에 업고 과감하게 추진하고 싶은 과제들이지만 ‘상처뿐인 노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 인수위의 솔직한 심정이다.인수위 활동 초기에 제기된 읍·면·동 폐지 문제가 슬며시 꼬리를 감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일 “대다수 여론은 개혁과 명분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막상 선거전에서는 엄청난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털어놨다.지지 ‘여론’과 ‘표’는 별개라는 것이다.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교원정년 단축 등 극도로 민감하고 파급효과가 큰 사안들이 사전 조율이나 여과 과정없이 발표되는 바람에 당선자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과잉의욕’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인수위가 이번에는 개혁작업의 수위조절로고심하는 모습이다.
  • 미 국방·하원의원 일행 잇달아 면담

    ◎DJ 경제·안보 챙기기 동분서주/“북 위협 막게 주한미군 계속주둔 필요” 강조/‘미의회 IMF 한국지원 제동 막기’ 설득 요청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일산 자택과 중앙당사 및 국회 총재실을 무대로 펼치는 외교적 행보는 거의 경제와 안보에 집중되어 있다.김당선자는 22일에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코언 미국방장관을 만나 양국간 안보협력방안을 조율한데 이어 낮에는 일산자택에서 짐 리치 미하원 금융·재정위원장 일행등과 오찬을 함께하며 경제난 극복을위한 미국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코언 미국방장관과 만나 한미군사공조의 중요성과 북한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이날 면담에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코언장관의 무기구매 요청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배석했던 정동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남북대치 상황속에서 우리의 방위태세와 군사력을 결코 등한시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새 정권은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차기정부의 안보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고 동북아 평화유지를 위해서는 세력균형이 필요하다”면서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와 일본에 있는 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할 것”이라고 한미간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코언 국방장관은 “한미간 군사협력은 하나의 단위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특수상황을 감안할 때 국방예산 삭감은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또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북한이 유혹으로 생각하고 도발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방위력을 굳건히 유지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않았다. ○…김당선자는 이날 일산자택에서 짐 리치 금융재정위원장 등 미 하원의원 5명과 오찬을 나누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미국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김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단기외채상황을 연기해주는 한편 한국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의 대한자금지원에 대해 미의회 일부의 반대를 무마하는데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그러면서 “미국경제가 어렵던 지난 80년대한국이 일반거래외에 별도의 구매사절단을 보낸 적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도와주면 은혜를 잊지않는 국민”이라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리치위원장은 “미국은 전략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두나라 사이의 유대로 볼 때 한국을 도와야 한다”면서 ‘김당선자는 한국의 루즈벨트·한국의 레이건’이라고 화답했다. 김당선자와 리치위원장은 전부터 친숙한 사이로 오찬 내내 농담을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이 전했다.
  • 김 당선자 국민과의 TV대화­이모저모

    ◎“한달이 10년 같았다”/IMF 극복구상 막힘 없이 피력/여유있는 답변·조크에 박수 연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8일 하오 여의도 KBS신관에서열린 ‘국민과의 TV대화’에 참석,IMF 국가위기 상황을 가감없이 솔직하게전달하고 각계각층의 고통분담을 통한 위기극복을 호소했다. 김당선자는 참석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차분하게 자신의 경제철학과 향후 구상을 막힘없이 답변,‘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김당선자는 “선두에 서서 난국을 헤쳐 나갈테니 국민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한다”며 총체적 단결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답변 중간중간 “모질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지급불능(모라토리엄)의 사태가 올수가 있다” “진짜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IMF한파에 대한 준비를 당부. 그러나 김당선자는 이어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무서운 시련기가 올 것”이라면서도 “6·25와 오일쇼크를 이겨내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던 우리 민족의 강인한 힘을 믿는다”며 국민의‘투혼’을 촉구. 그러나 답변과 모두 발언에서는 “지난 1달이 마치 1년,10년 처럼 느껴졌다”며 당선후의 중압감을 간접으로 피력했으며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김당선자는 “1년동안 엄청난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하는데 찡그리지 말고 웃으면서 일하자”는 조크성 당부로 많은 박수를 받기도. ○…김당선자는 이날 TV대화를 직접 민주주의,쌍방 통행정치로 명명하면서 “이제는 국민과 직접 대화하고 상의하면서 서로가 이해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TV대화의 중요성을 강조. TV대화 준비팀은 이날 방청객이 국민 각계각층의 대표성을 갖게 사회조사방법론에 입각해 표본추출 비율에 따라 초청했고 사전에 정해진 토론자 외에도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과 서울역 광장에도 직접 연결해 즉석 질문을 받았다. ○…김당선자는 국민과의 TV대화를 마치고 “오늘 내용이 전국 국민들에게 잘 전달돼 국민 모두와 제2 건국의 결의로 나라를 살리는데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당선자는 이어 “방청객들의 표정이 밝아 어둠속에서도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 ○…이날 TV대화 준비과정에서 1만4천통의 질문이 쇄도,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입증.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경제에 관한 질문이 76%로 가장 많았고,정치 6%,사회 4%,기타 14%였다”고 소개,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를 반증. 김당선자는 청와대 공개여부를 묻는 질문에 “청와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말로 즉석에서 공개를 결정. ○…이날 공개홀에 국민회의에서는 이종찬 대통령직인수위원장,김중권 당선자비서실장,박지원 당선자대변인,김봉호 당후원회장 등이 모습을 보였으며,자민련에서는 변웅전 대변인,김현욱 박구일 의원 등이 일문일답 장면을 지켜봤다. ○…김당선자는 이날 하오 6시30분 KBS 신관현관에 도착,홍두표 KBS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개홀로 직행. 김당선자는 패널들과 방청객들의 기립박수속에서 환한 표정으로 공개홀로 입장했으며 “날씨가 상당히 추워졌다. 바람이불어서 체감온도는 더 춥다. 감기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인사말을 대신. ○…김당선자는 이어 하오 7시 ‘큐사인’과 함께 해설자의 설명에 이어 방청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공개홀로 입장,공개홀 중앙에 원형으로 자리잡은 패널들 한가운데 방청객을 마주보고 착석했다.사회를 맡은 봉두완 광운대교수가 “김당선자께서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칼국수라고 하더라”고 농담을 던지자 김당선자는 “제일 싫어하지는 않고 청와대 칼국수가 맛이 없다고 했더니(김영삼 대통령이) 그후에 간 사람에게는 보통음식을 줘서(그사람들이) 내 덕을 본 것 같다”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방송 시작 3시간부터 KBS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이날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증.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폭발물 탐지장비와 탐지견까지 동원,경호원과 경찰들이 안전을 위해 물 샐틈없는 검문과 수색작업을 실시. 공개홀 내부도 6백여명의 방청객과 각종 조명,TV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가득. ○…김당선자는 이에 앞서 17일밤까지 포함해 나흘을 삼청동 안가에서 보내면서 대화 준비자료를 검토,당일인 18일에도 안가에서 대화 준비팀장인 김한길의 원 등 준비팀과 마지막 점검.
  • 인수위 사회·문화분과 최재욱 간사(초점인물)

    ◎휴무없이 일하는 ‘Mr.합리성’/TK지역 대선공로자… 언론인·재선의원 경력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를 하기 위해 삼청동으로 향하는 공무원들은 광화문 어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긴장하게 마련이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은 ‘인수위는 점령군’이라는 세간의 농담도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사회·문화분과위 소속부처의 공무원들은 삼청동을 떠날 때는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변해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고마움’의 상당부분을 최재욱 간사에게 돌린다. 그만큼 최간사가 분과를 이끌어가는 ‘무기’는 ‘위세’보다는 ‘합리성’이라는 평이다. 최간사는 박태준 자민련총재의 측근이다. 김종필 명예총재가 박총재를 영입할 때 앞장섰고,당시 김대중 후보에게는 척박한 대구·경북지역을 박총재를 앞세우고 누빈 ‘대선공로자’이기도 하다. 그는 기자협회장·경향신문사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재선의원을 지냈지만 지난 15대 총선에서는 대구 달서을에서 낙선했다 .반YS(김영삼 대통령)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민자당 공천으로 대구에서 당선될 사람은 최재욱 밖에 없다’는 평이었지만 지역구에서 터진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가 부담이 됐다. 합리성과 함께 그가 가진 또 하나의 무기는 맡은 일에 대한 성실성이다. 일요일인 11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밤늦게까지 각 부처가 보고한 정책자료를 검토했다.
  • 김대중시대­성장기와 정치철학(하의도에서 북악까지:하)

    ◎고난의 한평생 용서·화합으로 일관/목포상고 수석입학후 정치에 남다른 관심/엄한 어머니에 바르게 사는 삶의 좌표 배워/73년 납치사건 직후 “이후락씨 용서했다” 15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19일 아침.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로 떠나기에 앞서 일산자택의 계단에 잠시 멈춰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눈에는 물기가 어렸다. 한국현대사를 관통하며,고난으로 점철된 40년 정치 역정을 포함한 지나간 생애가 주마등 처럼 스쳐가는 순간이었다. 젊은 시절의 정열을 보상받아야 할 시기에 젊은 시절보다 더 큰 역경에 부딪쳐야 했고,능력을 발휘해야할 때 비방과 모략에 대한 해명에 시간을 보내야 했다.그럼에도 ‘잘 못 알려진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와 처절하게 싸워 온 인고의 세월이 마침내 보상받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의 삶은 철저하게 용서하는 삶이기도 하다.지난 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 일어난뒤 그는 이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에 대해서 “이미 용서했다”며 화합을 역설했다.지난 9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처음 찾았을 때는 ‘이제는 과거를 묻고 그분의 공적만을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 80년 ‘서울의 봄’때 사형선고를 받은뒤 그는‘나는 이제 죽지만,이 땅에서 정치보복의 희생자는 나로써 끝나기를 바란다’고 마지막 진술을 했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듯 사형선고를 내린 주역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해서도 ‘죄는 묻되 사람은 용서해야 한다’고 당선되자마자 사면을 추진했다. 혹자는 그의 관용을 두고 ‘유권자를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삶의 일관된 화두는 ‘국민’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국민’이지 ‘절대권력과의 대결’이 아니었기에 보통사람에게는 어려워 보이는 가해자에 대한 관용이 더 쉬웠을 것 만은 분명하다. 그는 종종 감옥에 갖혔던 시절을 회상하며 ‘토인비나 러셀,종교서적을 읽다가 ‘감옥에 안왔으면 이런 진리를 모르고 죽을텐데’라고 느낀 적이 많았다’고 말한다. 이같은 술회가 대정치인의 풍모를 보여주기위한 스케일 큰 농담이라기 보다는 그의 진심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는 ‘역사속에서 어떻게 평가받을지가 가장 두렵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역사’ 또한 ‘국민’의 미래형임에 분명하다. 그는 정치가 국민들로 부터 백안시당할 때도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고자하는 목표를 버린 적이 없다. 나아가 ‘위인정치’를 흠모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선생님’이라는 최고의 존칭으로 불리우고 싶어하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의 반영일 것이다. 정치 뿐 아니라 인생 그 자체에도 이같은 자세는 유지된다. 그에게 있어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관한 한 ‘평범’이란 아마 ‘참을 수 없는 정도’의 동의어인 것 같다. 그의 일생은 이처럼 ‘참을 수 없는 정도’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일관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의 성장환경이 그만큼 평범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는 목포에서 뱃길로 두시간 남짓 떨어진 한반도 서남단의 작은섬 하의도에서 태어났다. 그를 낳은 마을 후광리를 두고 풍수장이들은‘물가로 나오는 달팽이의 더듬이’에 해당한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고향마을 이름은 훗날 그의 아호가 된다. 그의 아버지(김운식)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부농이었다. 이장이었던 아버지 덕에 그는 신문을 일찍부터 접할 수 있었고,여덟살 무렵에는 벌써 1면의 정치기사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또 육자배기나 쑥대머리가 장기인 한량이기도 했다. 이처럼 그의 정치적 자질과 예능인에 대한 애정은 아버지로 부터 비롯됐다. 그의 어머니(장수금)는 아버지의 두번째 부인이었다. 어머니는 아들 셋과딸 하나를 낳았지만 어린시절부터 보기 드물게 총명했던 그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것 같다. 그런 탓에 어머니는 누구보다는 엄하게 자식들을 키웠고,특히 그에게는 더했다. 그는 지금도 어머니를 설명할 때 마다 여섯살 무렵 술취한 방물장수의 담뱃대를 아버지께 드린다며 들고왔다고 회초리로 장단지에 핏물이 배도록 맞았던 일화를 들려준다. 어머니는 또 친지가 그의 총기를 높이 사 일본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다고 했을 때 허락치 않았다. 유일한 희망을 멀리 떠나보낼 수 없었던 탓일 것이다. 대신 어머니는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목포에 나가 끝까지 공부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보통학교 4학년 때 현실화됐다. 어머니는 하의도의 집과 농토를 모두 처분하고 목포로 나가 여관을 운영하며 학창시절 그를 뒷바라지했다. 그는 목포 제일보통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5년제 목포상업학교에도 수석으로 들어갔다. 상업학교를 택한 것은 실업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학한 뒤에는 점차 정치쪽에 관심이 쏠렸다. 학교에서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시국강연회에 특히 흥미를 느꼈다. 한반도와 일본,세계정세를 듣는 일이 신났다. 시국강연회가 열리면 이따금 날카로운 질문을 해서 교관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너는 사리가 분명해 남을 설득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 ‘언어구사 능력이 정확명료하다’고 학적부에 기록된 것도 이 무렵이다. 이 일련의 일은 그로 하여금 정치가의 길로 나가겠다는 꿈을 더욱 부풀게 만들었다. 그는 3학년이 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에 가겠다는 뜻을 세우고 취업반에서 진학반으로 옮긴다. 그러나 일본은 태평양전쟁에서 점차 궁지에 몰리고 있었고,여행허가를 받는 일도 어려웠다. 그는 1944년 봄에 졸업할 예정이었지만 전시특별조치에 따라 한해전인 43년 가을에 졸업했다. 그에게 정규교육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는 지금도 대학을 가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그래서 자신의 저서인 ‘대중참여경제론’이 미국의 하버드대학에서 출간된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가 이희호 여사와 결혼한 것도 아마도 ‘인간 이희호’에 대한 도전이자,이화여전과 서울사대를 나와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학력에 대한 도전이 성공을 거둔 것인지도 모른다.
  • 국민회의­당선축하 인사들로 온종일 북적/3당 표정

    ◎한나라당­패배충격속 향후 진로모색 부심/국민신당­이 후보 “당발전 위해 백의종군”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회의와 원내 다수 야당으로 변한 한나라당,선전한 국민신당은 19일 상오 당직자회의 등을 통해 대선이후 향후 진로를 모색하는 등 엇갈린 명암속에 선거정국의 탈출을 시도했다. ○주요당직자 사표 제출 ○…패배의 충격을 떨쳐 내지 못한 한나라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를 잇따라 열어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특히 김태호 사무총장과 목요상 원내총무,이해귀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 전원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한동 대표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했다.당 지도부는 조만간 당무운영위를 가동,신한국당과 민주당의 당대당 통합에 따른 당직개편 등 당체제 정비에 착수키로 했다. 이어 이회창 명예총재 주재로 열린 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에는 조순 총재와 이대표,김윤환 이기택 중앙선대위의장,서정화 김영균 신상우 김종호 강창성 김덕룡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패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이명예총장은 이 자리에서“우리는 천만의 지지를 받았으며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일어설 수 있느냐,아니면 좌절하고 마느냐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며 단합을 강조했다.이대표는 “비록 선거에는 패배했지만 제1 다수당으로서 내부적인 결속을 이뤄나간다면 할일이 많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민련 안도의 한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김대중 후보 승리의 기쁨에 휩싸여 축제분위기를 이어갔다.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는 당직자들과 현역의원,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이 전날 밤을 샌 피로도 잊고 속속 모여들어 승리를 자축했다.각 실·국에서는 온통 김대중 당선자를 주제로 한 TV방송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하루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자민련 마포당사도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등이 대거 모여들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김종필 명예총재실은 DJP승리에 대한 축하 인사를 위해 찾아온 인사들로 북적거렸다. 김용환 부총재는 “만일 DJ가 떨어졌다면 후보도 안낸 우리당은 어땠을까”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며 이정무 총무는 “그렇게 됐다면 자유민간단체가 되는거지”라고 농담으로 받아넘기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비교적 밝은표정 보여 ○…이인제 후보와 이만섭 총재를 비롯한 국민신당 고위당직자들도 이날 아침 여의도 당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향후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이총재와 박찬종 선대위의장 장을병 최고위원 등은 “조직과 자금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고 이후보를 격려하고 “국민들이 모아준 5백만표의 뜻을 받들어 당을 추스려나가자”고 다짐했다. 이에 이후보는 “세대교체와 3김청산은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들의 목표와 이념은 계속 추구해나가야 한다”면서 당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당사 각 사무실에는 당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당의 진로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으나 한나라당보다 패배의 충격이 덜한 듯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정책,홍보실 등에서 근무해온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책상을 정리하며 평소의 생업으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 동양화가 홍석창(이세기의 인물탐구:155)

    ◎수묵화 현대화에 앞장선 문인화가/서예로 잘 닦아진 필선… 사군자 등 작품 탁월/화목에 얽매이지 않는 운필… ‘여백의 미’ 일품 수묵화의 현대적인 계승에 앞장서온 홍석창의 화가로서의 위치는 먼저 서예와의 관계에서 접근된다.먹물이 뚝뚝 떨어지는듯한 원숙한 필치와 능란한 묵법은 산수와 화훼를 시원스럽고도 깊이있게 조명할 뿐만 아니라 미리 계산되지 않은 먹의 농담과 번짐속에서 연초록의 봄이 영롱한 얼굴을 내밀고 춤추는 난(무란)과 빗줄기(우일),송혁의 시가 언뜻언뜻 비껴 나오기도 한다.그것은 그가 단순한 화가나 서가가 아닌,서화일치의 문인화가로 대별되는 중요한 미점의 하나다. ○탁월한 미적격조 갖춰 문인화란 ‘부단히 속세를 멀리하고 숨은 뜻을 견고히 하는 포의의 풍류객’이며 ‘그는 문인화의 조건에 상응되는 방식의 삶과 문인화의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해온 화가’로 유명하다.예를들어 직업화가가 치밀한 묘사와 정교한 설채의 공필을 생명으로 한다면 문인화가는 학식과 교양을 바탕으로 하여 탁월한 미적격조를 갖추는 것이 다르다.미술평론가 오광수에 의하면 그의 작품이 문자향과 서권기를 드러내기 위해 ‘잘 그리려는 태’를 부리지 않고 푸근히 몸에 밴 필묵법만으로 ‘자신의 화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며 이러한 경지에 다다르기까지‘만권의 책을 읽어 학덕을 쌓고 천리를 여행하여 자연을 가까이 해왔다’고 설명한다.따라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군자는 일정한 형식의 틀이나 어떤 화목에도 얽매이지 않는다.오히려 적극적인 문인화적 해석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일격의 초탈성을 잃지않는 힘찬 운필’이 일품이다.수선화나 나팔꽃 목련화가 등장할때도 대각선이나 수평구도 등의 전형적인 공간설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구성으로 현대성을 실현시키는 것을 잊지 않는다.더구나 서예로 닦여진 견실하고 중후한 필선은 묵의 진하고 흐린 농담,마르고 축축한 고습한 변화가 화면의 허실처리에서 절묘한 ‘여백의 미’를 살리는 것도 그만의 장점으로 꼽힐수 있다. 지난 94년 중국 미술관주최로 열린 초대전에서 중국의 대평론가 소대잠은 ‘깊은 사고와 빛나는 재주를 지닌 한국의 수묵화가’란 제목으로 ‘홍석창의 회화는 선명한 동방의 색채와 심미적 흥취,내재적 격정까지도 시로써 승화된다’고 호평하고 있다.그의 수묵화 언어는 마음 가는대로 붓이 가는대로 사물을 꿰뚫는 방법으로 자신감에 찬 용묵과 용필을 휘둘러 ‘작가의 인격’과 ‘따뜻한 인간미’를 화면에다 결구하는 형식을 취한다.그리고 이 역시 오랜 서예의 길에서 얻어진 묵고적 체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학 1년때 화단 데뷔 홍석창문인화는 어릴 때부터 한문학자인 외조부 김병욱으로부터 ‘동몽선습’ ‘고문진보’ ‘통감’을 배우고 집안의 어른이던 영운 김용진을 직접 사사하는가 하면 이후 일중과 여초로부터 본격적으로 글씨를 배워 홍대 1학년때 국전 서예부문 특선으로 화단에 데뷔했다.공무원이던 홍기원씨의 5남1녀중 장남.시골에서 배운 사군자실력으로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이당 김은호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과 월전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대가들을 두루 섭렵했고 동양화의 진수인 수묵화에 추상적 형태를 띠기시작한 것은 대학졸업후서양화의 앵포르멜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부터다.‘운필에 역점을 두고 먹을 주로 하는 작업’에 눈을 돌리게되자 비정형적인 것과 구상의 혼합,강열한 채색화를 시도하게 되었고 각체의 필력을 다룰줄 아는 웅장하게 용솟음치는 개혁적 설채를 이룩하게 된 것이다.대학을 졸업하던 해 국립중앙공보관에서 열린 첫번째 개인전에서 ‘완전 전통에서 변화된조형적 해석과 실험성이 가미된 작품세계’로 화단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는 동양화의 진수를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해 30세이던 지난 70년,한국인으로는 처음 중국 문화대학 예술대학원에 유학하는가 하면 중국에서활동하던 미술애호가이자 대수장가인 안기와 추사에 대한 연구를 끝내고 돌아오자 ‘용필’쪽에 비중을 실은 일련의 실험적 묵흔작업으로 먹의 깊이와 여운을 살린 추상적 수묵화작업을 펼쳐보이기 시작했다.청대말의 문인화에서 엿볼수 있는 이때의 작품을 관심있게 지켜본 평론가 유홍준은 ‘담백한 무기교의 기교’가 우리 동양화의 특징이라면 ‘기교없이 담담한 그의 성품은 우리 자연과 가장많이 닮아있는 화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실제로 그에게 사군자를 배운적이 있는 공평아트센터 김상철 관장도 ‘사군자라는 것이 그러하듯 선생님의 조용하고 낮은 음성은 이러한 수업내용과 썩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작품에 대한 정열은 무한한 반면 성품은 소박하고 소탈하여 어떤 그림을 그려도 재기를 부리지않고 습필 갈필을 혼용하지 않으며 ‘변하지않는듯 변할뿐’ 일신을 꾀하지 않는 것도 홍석창 문인화의 특장이다.가족은 서예가인 정순희씨(수원대 출강)와의 사이에 선아(홍대 대학원) 미림(홍대재학중)자매. 이 시대 드물게 시서화를 겸하면서 그만의 기인기서 기인기화를 지키는 그는 언제부턴가 ‘철학과 인생이 농축된 평담천진의 경지’에 와 있다.화조와 산수에서는 비록 인물의 형상은 보이지 않지만 입의와 조형미가 함축된 조경에서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출하고 노장철학과 미학의 논리로서 서방예술을 앞지르기도 한다.더이상 미의 극치에 탐닉하지 않는 천의무봉의 자세,학문의 연찬에서 오는 격조높은 정신세계만이 임리한 묵을 이룰수 있듯이 그의 ‘묵십지십채색’은 붓길이 닿는 것마다 점이자 선이며 향기로운 여백의 창만이다. 현대적 수묵과 전통적 문인화를 종합한 최상의 명작을 향하여 지금 이 화가는 유창탁발로서 내면의 심서를 무르익게 탄생시키는 가장 눈부신 묵흔의 황금기에 고고하게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연보 ▲1940년 강원도 영월 출생 ▲1961-84년 한국미협회원전 ▲1964년 홍대 미대 동양학과 졸업 ▲1965년 제1회 개인전(국립중앙공보관) ▲1967-71년 신수회전 ▲1971-74년 시공회전 ▲1972년 중국문화대학예술대학원 졸업 ▲1974년 한중합동서화전(중국) ▲1975년 한국미협전 최고상 ▲1975-85년 창조회전출품 ▲1976년 신세계미술관초대 개인전 ▲1976-77년 아세아현대미술전초대 및 한국대표로 참가(일본) ▲1978년 제6회 개인전(동산방화랑 ▲1982·83년 국제현대수묵화연맹전 ▲1985년 제7회 개인전(선화랑초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1991년 중앙미술대전·전국휘호대회·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1992·93년 한국화대전 심사위원 ▲1994년 북경 중국미술관 주최 ‘한국화가 홍석창화전(9번째 개인전)’외 국립현대미술관초대 한국화단면전·동양화실경산수전·한국화 오늘과 내일의 전망전·수묵의 형상전·한국화 오늘의 상황전·한국화동향전,한·중 현대수묵화전 등 국내외회원전 1백30여회 출품 홍대 미대 교수·홍대 박물관장·한국미협이사·동방연서회이사·동방현대수묵화회회장·국제현대수묵화연맹 한국지회장·한중미술협회 수석부회장
  • 화법(후보 프리즘)

    이번 대선은 어느때보다 후보들의 ‘입’에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특히 미디어 선거전에서 후보들의 화법도 선거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나라당/법관출신 논리정연 법관출신인 이회창 후보는 삼단논법이 몸에 뱄다.때문에 1대1 면담이나 소규모 회의에서 이후보의 주장은 논리정연하고 힘이 있다.설득력과 호소력도 충분하다는 평이다.그러나 일반 유권자들을 상대로 본격 거리유세전에 들어선뒤 이후보는 쉽고 부담없는 화법을 구사할 것을 여러차례 건의받았다.그래서인지 최근 거리유세에서는 ‘뜸들이는’ 일없이 직설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특히 TV합동토론에서는 문장을 짧게 끊어 결론부터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일상 대화에서는 주로 많이 듣고 조금 얘기하는 성격이다.상대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농담도 곧잘 한다. ◎국민회의/삼단논법식의 대화 김대중 후보는 평소 논리적 화법을 구사하다는 평을 듣는다.무슨 소재든 간에 전후 내지 인과 관계를 따져 삼단논법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그러나 대화방식이 “첫째…,둘째…”하는 식의 설명조로 흐르기 십상이다.때문에 제한시간내에 핵심을 전해야 하는 TV토론 등에서는 이따금 손해를 보기도 한다. 모임의 인사말은 흔히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러분”으로 시작한다.한때 기분이 고조되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자유가 꽃처럼 만발하고…”이라는 어투도 즐겨 사용했다. ◎국민신당/서론없이 간단명료 대화상대에 따라 다르지만 이인제 후보는 대체로 서론이 없다.직설적이다.용건을 간단히 말하는 스타일이다. 자세도 꼿꼿하다.키가 작은 탓에 어릴 적부터 가슴을 펴고 다니던 자세가 굳어진 결과라고 한다.아쉬운 소리를 할 때 조차 이런 ‘당당한 ‘자세를 보인다.때문에 오만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두 손을 앞으로 잘 모은다. 대화도중 언짢을때는 팔짱을 끼고 시선을 돌리는 것도 특징이다.가끔 ‘허허’하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는 때도 있다.곤란하거나 당혹스러워 한다고 보면 된다.
  • LA에 초대형 10㏊ 미술관 탄생/‘게티미술관’ 새달16일 개관

    ◎미 석유거부 폴 게티 유산 1조원으로 조성/갤러리 50여개 회화·골동품 등 명품 수두룩/건축미 탁월… 지식인 위한 디즈니랜드 각광 ‘지식인들을 위한 디즈니랜드’.미국 남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초대작 미술관 탄생을 앞두고 미국 예술계가 잔뜩 흥분하고 있다. 오는 12월16일 개관하는 게티 미술관. 미국의 석유백만장자 J.폴 게티의 유산을 기금으로 만들어진 ‘폴 게티 신탁’재원으로 완공되는 이 미술관의 면적은 24에이커(10㏊),공사액만도 10억달러(약 1조원)에 이른다. 게티 미술관이 예술계의 눈길을 모으는 이유는 소장 전시품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이 미술관의 건축작품으로서의 뛰어난 예술성 때문.한마디로 LA 역사상 남는 기념비적 건축이 될 것이란 평가다. 석공들의 마무리 작업및 조경단장이 한창인 게티 미술관은 전체적으로는 우아하면서도 단순한 미에 주안점을 둬 설계됐다.농담을 다르게 흰색 회칠을 한 벽면과 채광창이 있는 높은 천장이 거대한 공간을 휑뎅그레하게 않고 아늑한 상태로 만들어줬다.이는 컴퓨터로 조정되는 루버시스템에 의한 자연채광이 한몫을 한 것이다. ‘미술 작품을 자연색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조건을 최대한 충족시켜려 했다’는 것이 설계자의 설명.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인테리어 전문디자이너 시어리 데퐁이 꾸민 50여개 갤러리의 장식도 또 다른 볼거리다. 미술관 건설 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은 스티븐 로운트리씨는 “전시되는 작품들이 20세기전 유럽 회화들과 고대 로마 그리스의 골동품,타피스트리,사진,가구 등으로 다양하다”고 설명하면서 “고흐,세잔,램브란트 등 거장의 작품과 게티 미술관은 ‘천의 무봉’의 상태로 자연스럽게 조화됐다”고 자랑했다. 이 곳을 ‘지식인들의 디즈니랜드’라 미술관측이 자랑하는 이유는 바로 관람객들이 드 넓은 미술관 전체 공간을 자유자재로 즐길수 있다는 점.게티미술관은 50여개의 갤러리들과 조사 연구실,보존실,교육관,정보관 등 각 센터들이 거대한 중앙광장을 둘러싼 형태로 구성됐다.이는 기존의 박물관들이 ‘의도’한 방향으로 관람객들의 발을 이끄는 것과 달리,관람객들이 언제라도 중앙 광장의 아름다운 정원과 실내를 자연스레 드나들수 있도록 배려한 장점이다. 이렇게해서 전체 규모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은 건물에 압도되지 않고 미술품과 건축,그리고 1만2천 평방미터의 정원 등 자연을 편안한 마음으로 음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부촌인 브렌우드와 벨 에어 지역 언덕위에 있는 위치상의 문제점 등으로 백만달러 요지에 둘러싸인 과시적인 ‘요새’라는 비평가들의 비판도 동시에 듣고 있다.
  • 국민회의,대선 2강구도에 비상

    ◎“경제위기 책임” 이회창 후보에 화력 집중 대선레이스가 양자 구도로 물줄기가 잡히자 국민회의측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즉 김대중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수 있는 3각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국민회의로선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허용되는 25일전까지는 이른바 ‘황금분할’구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했다.후보등록 직전까지 두 이후보가 박빙의 2위다툼을 벌일 것으로 본 것이다. 이 기대가 무산되자 내부적으로 전술상의 미스를 되짚어보는 분위기다.이회창 후보의 수직상승 가능성을 간과한채 청와대 국민신당 지원설등으로 이인제진영의 상승세를 너무 일찍 꺾었다는 ‘후회’다. 심지어 “우리당 일부가 탈당,국민신당에 입당이라도 해 도와줘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푸념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요컨대 ‘이이제이’전술에 과잉기대를 걸었다는 자성론인 셈이다. 이같은 기류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융단폭격식 공세로 표출되고 있다.“당명을 바꿨다고 5년간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을 면할수 없다”(정동영 대변인)는 등 연일 이어지는 경제위기에 대한 한나라당의 책임론 거론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인제 후보측이 쉽게 완주를 포기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일단 이인제 후보진영이 이회창 후보측과 마지막 진검승부를 시도할 것으로 본다.내달 1일,7일,14일 세차례 예정된 3후보 TV합동토론이 그 무대라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선 대선전 후반에 가면 오히려 이인제 후보측의 ‘퇴로’가 좁아질 것으로 본다.후보를 사퇴하면 선관위에서 사후 보전해 주기로 돼 있는 최대 1백26억원의 선거비용을 게워내야할 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일 첫 합동토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시킬 참이다.이인제 후보가 공식 선거전 초반에 제풀에 넘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이 경우 주소재는 경제 책임론이다.김영삼 대통령의 탈당과 관계없이 한나라당에 집권당의 굴레를 씌워 경제불안에 대한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 내각제 개헌·노령,건강문제­TV토론 쟁점

    ◎내각제 개헌/의결종족수 확보위해 정계개편 시사/“개헌 시간 충분… 집권초 혼란 없을것” 13일 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TV 3사 합동토론회에서는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와의 이른바 DJP 합의가 핵심 쟁점이었다.내각제 개헌약속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김총재는 내각제 약속의 진실성과 이행 가능성에 대한 패널리스트들의 집요한 문제 제기에 특유의 반어법을 섞어가며 방어전을 폈다.우선 “집권을 해도 15대 국회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내각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내심 알고 있으면서 약속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제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말씀”이라고 일단 농담으로 받아넘겼다.그리고는 “여권내에도 내각제를 하면 협력하겠다는 지도자가 있다”고 말해 정계개편을 통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뜻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이어 99년말까지 내각제를 추진하려면 당장 집권 초반부터 공청회등으로 정국혼란이 야기되지 않겠느냐는 물음엔 “99년부터 서서히 해도 하나도 급할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어 DJP합의에 따라 자민련과 국민회의를합쳐도 소수 여당인데 JP총리 인준이 가능할 것이냐고 묻자 “대통령이 자기가 필요한 총리를 지명하는데 국회가 이유없이 반대하면 국민이 용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과거 여소야대 시절에 김총재의 평민당이 6공초기에 노태우 대통령의 정기승 전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지 않았느냐는 추궁에는 “그렇게 부결시키기 보다는 가결시킨 사례가 더많다”고 비켜나갔다.그는 또 DJP단일화 이후 (여론조사 등에서)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여론이 더 많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전국을 돌면서 국민에게 호소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핵심을 피해 나갔다. ◎노령·건강문제/“당뇨·고혈압은” 질문에 “걱정 고맙다”/6개월일정 수첩 보이며 “문제 없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건강문제를 파고드는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도 시달렸다.고희를 넘은 나이에도 무리없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의례절차였다.김후보는 예상했다는듯 때로는 정면돌파로,때로는 비켜가기로 노련하게 대처했다. 패널들의질문은 ‘유력한 후보’라는 전제아래 시작됐다.김후보는 “제일 유력한 후보”라며 웃음을 유도하며 긴장하지 않으려는 준비성을 선보였다. DJ(김후보)는 “지금 보청기 끼고 계시죠”라고 묻자 “예”라고 먼저 시인을 했다.“그 나이에 당뇨나 고혈압이 걱정되는데”라고 묻자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가볍게 받아넘겼다.그리고는 “문제가 없다.의사의 진단결과를 밝히겠다”고 공개의사를 밝혔다. 김후보는 호주머니속 수첩을 꺼내 “6개월동안 매일 다닌 일정이 적혀 있다.건강이 나쁘다면 어떻게 기자들이 매일 따라다닌 이렇게 많을 일정을 보내왔겠느냐”고 ‘건강이상설’을 반박했다.대선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엔돌핀’때문에 왕성한 활동을 하는게 아니냐고 꼬집어도 마찬가지로 대처했다. 항간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도 그 내용을 일부 소개하며 부인하는 적극적인 대처로 나왔다.DJ는 “제게 치매기가 있다느니 집사람이 그렇다느니 별 얘기가 다있다.회의를 하다가 신기하 의원을 찾았다는데 멀쩡한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하는 분들이 정신적 치매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역공했다. 그러나 서울대 부속병원 등 제3의 의료기관에서 공개 검진을 받을 용의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그는 “10년 이상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주치의가 있는데 굳이 서울대병원에서 받을 이유가 있느냐”며 비켜갔다.
  • 통추 대선후보 연대론 원점으로

    ◎“독자후보내 명분 살리자” 뒤늦게 대두/7일 상임집행위에서 최종 결론키로 ‘대선후보 고르기’에 부심하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가 돌연 뒤늦은 독자출마 논의로 고민에 빠졌다.“다른 정파의 대선후보를 밀어주느니 차라리 독자후보를 내 통추의 명분을 살리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독자출마론은 지난달 30일 열린 상임집행위에서 노무현 전 의원이 제기했다.회의에서 노 전 의원은 장문의 의견서를 통해 이인제 전 경기지사로의 연대를 강력 비난하며 독자출마를 주장했다.노전의원은 “3당야합세력의 일원인 이 전 지사는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한 뒤 “통추가 그와 연대한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는 것”이라며 “이 전 지사와 연대할 바엔 차라리 내가 출마하겠다”고 말했다.김정길 김원웅 박석무 전 의원 등도 노 전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는 전문(전문)이다. 노 전 의원의 독자출마 주장으로 ‘이인제·조순 연대 참여’쪽으로 기우는 듯 하던 통추의 연대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선 인상이다.한 참석자는 “독자출마를 포함,백지위에서 후보연대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면서 “심지어 전두환씨까지도 연대대상에 넣자는 농담도 나왔다”고 전했다. 통추는 급변하는 대선일정을 감안,일단 다음주안에 독자출마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이다.원혜영 전 의원은 2일 “오는 7일 상임집행위에서 독자출마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라면서 “독자출마가 여의치 않을 때는 본격적으로 각 후보진영과 연대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그러나 ‘DJ(김대중 총재) 지지파’와 ‘이 전 지사 지지파’,‘독자출마파’가 복잡하게 얽힌 내부사정을 감안할 때 결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이달 중순을 ‘후보간택’시한으로 정하고 있으나 이후까지 통추의 좌고우면은 계속될 것 같다.
  • 여 결속 이끌 통합의 정치력/이한동 대표의 역할

    ◎계파간 갈등 씻고 당에 활력 불어넣기/JP 등과 친분… 보수대연합 추진 관심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은 참으로 힘들게 대표 자리에 올랐다.대표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같은 민정계의 김윤환 고문이 “대기만성이야,대표가 늦었으니 말이야”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30일 전당대회에서 지도체제가 변경됐으니 정확히 말하면 대표최고위원이다.당무에 관한 대부분의 현안을 복수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계로 종전의 대표위원에 비해 권한이 다소 약해질 수도 있다.그러나 이신임대표최고위원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당내 상황이 너무도 어렵기 때문이다.이대표는 대표최고위원 수락연설에서 “당을 새로 만든다는 비장한 각오와 자세로 모든 현안에 과감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향후 행동방향을 설정했다.물론 목표는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일치단결,정권재창출을 달성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당운영의 민주화를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범여권의 결속과 진취적인 젊은 세력과의 연합만이 정권재창출의 지름길이란 생각에서다.무엇보다원심력 현상이 여전한 비주류측을 껴안으려면 당이 용광로처럼 되어야 하고 자신이 선봉장에 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지금이야말로 지역간,계층간,집단간,세대간 갈등과 반목을 융합시키기 위한 ‘국민통합의 정치’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내 인사들은 이대표의 친화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실제로 이대표는 대표내정을 통보받은 직후부터 민정·민주계 의원들을 두루 만나 ‘모두 함께 한길로 매진하자’고 역설했다. 이대표의 등장이 당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문제는 곧바로 정권재창출과 연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또 당내 보수세력의 중심축인 그가 김종필 자민련 총재 및 박태준의원 등과의 두터운 친분을 활용,보수대연합을 추진할지도 관심거리다.그의 호소대로 ‘고난의 계곡’을 넘어 ‘영광과 승리의 언덕’을 향해 나아갈지 주목된다.
  • 박찬호 “LA 새영웅”/지역신문들 연일 머리기사로 올려 칭찬

    ◎라디오 토크쇼서도 온종일 최대화제로 ‘코리아 특급’ 박찬호(24)가 할리우드를 끼고 있는 ‘스타의 도시’ 로스엔젤레스에서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스타를 만들고,스타를 화제삼아 즐기는 나라.박찬호가 빛나는 완투로 LA 다저스의 5연패 사슬을 끊은 이튿날인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서부 최대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일원에서는 온종일 박찬호라는 이름이 나돌았다. 아침 출근길 방송에서부터 한낮 각 라디오의 토크쇼,그리고 황혼무렵의 차안에 이르기까지 1시간에 서너차례씩 박찬호의 활약이 화제가 돼 할리우드 스타에 버금가는 유명인사로 떠올랐음을 실감케 했다.LA지역에서 발행되는 각 신문은 일제히 스포츠면의 톱으로 박찬호의 영문 성 ‘PARK’를 굵게 활자화 했고 내로라하는 칼럼니스트조차 한결같이 박찬호가 다저스의 사기를 살렸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특히 LA 타임스는 ‘박찬호,다저스 살려내다’라는 제목의 스포츠면 톱기사로 “박이 살려낸 다저스의 맥박 소리가 4만5천 관중의 환호보다도 크게 들렸다”고전했다. 50여만 한인동포들의 삶터인 코리아타운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LA 다운타운 인근 자바시장의 한인들은 단골 화제인 골프 대신 박찬호와 다저스를 화제로 얘기꽃을 피웠다.점심 무렵 들른 한인타운의 식당에서는 부글거리는 찌개소리와 더불어 박찬호에 관한 이야기가 넘쳐 흘렀다. 미국 전역 60개 라디오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스포츠 토크쇼 진행자인 짐 롬은 이날 ‘엑스트라 스포츠’의 토크쇼에서 “박찬호는 한국의 돈 드라이스데일”이라며 60∼70년대 다저스의 에이스로 명성을 날렸던 대투수와 비교했다.LA에서 청취율이 높은 KABC라디오 토크쇼의 한 진행자는 “박찬호는 김치의 왕”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한국의 상징인 김치를 곁들여 화제를 삼기도 했다.
  • 명의 야부하라/서울서 만나는 일본 신극

    ◎세계연극제 참가작… 토월극장 세계연극제에 참가한 일본의 세 작품 가운데 두번째로 지진카이극단의 ‘명의 야부하라’가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명의 야부하라’는 히사시 이노우에가 쓴 일본의 전형적인 신극.지난 73년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고이치 기무라의 연출로 첫무대에 올렸을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충격적인 내용때문에 관객들의 논쟁을 야기시키기도 했었다. 이 작품은 시각장애인을 옹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이들을 위험하고 난폭한 존재로 부각시킨다.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의사로 신분상승을 하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 주인공 수지노이치의 일생이 극의 줄거리.남에게 이용되던 사람이 어떻게 남을 쉽게 이용하며 차별이 복수를 부르고 물질적 추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전체 2막 20장으로 구성된 블랙 코메디로 만화를 연상시키는 효과,분위기와 톤의 급작스런 변화,비판적 조크와 경쾌한 연출 등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농담조의 해설자,시각장애인 코러스 등도 이 작품의 특징. 평일 하오7시30분,토 3시·7시30분,일 6시.문의 3673­2561.
  • JP TV토크쇼 나가면 신난다/SBS 토크쇼 출연

    ◎여성표 겨냥 “청구동 집 아내명의로 등기”/노사연씨 ‘만남’노래 즉석 아코디언 반주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TV 토크 쇼에만 나가면 신이 나는 듯하다.정책질의보다는 토크 쇼가 많은 재능을 보여줄수 있는 탓이다.김총재는 3일 서울방송의 주부대상프로그램인 ‘대통령 후보와 함께’에 출연,진면목을 보여줬다. 김소월의 ‘먼 훗날’을 암송해 박수 갈채를 받았고 승마,검도 시연을 해보였다.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검도를 시작했다는 김총재는 탤런트 신애라씨에게 “보디가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을 해달라”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보였다. 가수 노사연씨가 열창한 ‘만남’에 맞춰 아코디언 반주를 하는 연주솜씨도 자랑했으며 김총재의 음식솜씨는 두부된장찌개였다. 청구동 자택 등 재산을 부인 박영옥씨 명의로 등기해 놓았다는 김총재는 “부부간 재산을 공유하는 입법을 하고 싶다”고 말해 여성들에게 호감을 심어주려 했다.또 여성고용할당제를 추진해 여성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국민에게 하고 싶은말을 자유롭게 밝히는 1분 스피치에서도 “여성들이 즐겁게 일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아들이 정치를 할 경우에 대한 가상질문에는 “하겠다면 도와주겠다”고 솔직히 밝히고,만년 2인자라는 지적에는 “좋은 나라 만드는데 힘이 된다면 10인자라도 하겠다”고 받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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