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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강원지사 후보 막판 조율

    ◎趙 대행·金 부총재 회동… 갈등 봉합 시도/국민회의측 수도권 고려 양보 기류 공동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강원도지사 후보 문제가 ‘해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모두 ‘벼랑끝 대결’로 몰아가면서 ‘양보 불가’를 선언했지만 서서히 “공동정권을 깰 수 없다”다는 기류가 지배하고 있다. 17일 저녁엔 국민회의 趙世衡 권한대행과 자민련 金龍煥 부총재간의 ‘담판’이 시작됐다.지난 15일 金大中 대통령과 자민련 朴泰俊 총재와의 주례회동에 따라 두 사람이 모든 협상권을 쥐게 됐다.물론 팽팽하게 의견이 맞서 이견해소에 난항을 겪었지만 후보단일화에는 문제가 없는 분위기였다. 이들은 회담을 마친 뒤 “내일(18일)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趙世衡 권한대행과 金龍煥 부총재의 표정이 밝아 후보등록 때까지는 큰 마찰없이 협상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특히 金부총재는 농담을 할 정도로 표정이 더 밝았고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전반적인 기류는 자민련 韓灝鮮 후보로 기우는 형국이다.무엇보다 국민회의가 강원도에 국한하지 않고 지방선거 ‘전체 판세’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강원도 후보문제로 인한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수도권 전체가 ‘이상기류’에 휩쓸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林昌烈 후보가 상대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수도권 충청도 유권자들의 반발과 동요 때문이다.충청권 유권자의 비협조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국민회의 고위 당직자는 “李相龍 후보를 앞세워 강원도에서 이기더라도 수도권에서 자민련의 전폭적인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국민회의의 일방적 양보로 이어진다는 판단은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이른바 ‘빅딜’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鄭均桓­자민련 朴九溢 총장간 라인이 연일 66명의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 배분문제를 논의하고 있다.여기서 국민회의가 강원도지사 후보를 양보할 경우 ‘강원도 교두보’ 확보를 위해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물론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대거 할애도 국민회의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 방송언어 폭력/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대중매체의 언어폭력이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는 것은 사회단체들의 방송언어조사에서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다. 지난번 방송위가 내놓은 ‘청소년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현황 및 문제점’에 보면 진행자들의 반말투나 장난식 멘트로 인한 언어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욕설에 해당하는‘이 씨…’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가 하면 지난 어린이날 창작동요제에 나온 어린이가 ‘안경’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면서 안경을 끼지 않았다고 해서 ‘안경은 어디갖다 팔아먹고 나왔느냐’고 예사로이 묻기도 한다. 농담이라고 하기엔 평소의 소양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예이다. 청소년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는 ‘영 스트리트’‘뮤직파워’‘필드 뮤직’ 등 영어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TV토크쇼를 ‘세이세이세이’,또는 아예 ‘FUNNY FUNNY’로 영어표기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매주 2억에 가까운 큰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리퀘스트’는 훌륭한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리퀘스트’라는 제목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무슨뜻이냐’는 항의가 잇따른다는 보도도 나온다. 결국 전화 한통화에 ‘1천원씩 모금’한다는 뜻의 ‘따르릉 천원입니다’를 부제로 붙이긴 했지만 일반이 참여하는 프로에는 그들의 이해를 돕는 쉬운말 제목이 바람직하다. 대중매체의 언어사용에 대해 미국의 방송전문가 코헨박사(뱅크스트리트 교육대)는 “TV는 시청자에게 말을 걸수는 있으나 시청자의 말을 들을수는 없는 일방통행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정보제공은 하지만 정보가 일으키는 반응의 파장은 볼수도 들을수도 없다는 비난인 셈이다. 외국어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방송에게만 우리말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달라고 한다면 현실언어여건상 버거운 주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송은 무차별공격매체라는 점에서 사회기풍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가뜩이나 케이블 TV 등의 외국영화가 쏟아내는 ‘욕설’에 우리 청소년들은 멍들어가고 있다. ‘말은 한 나라를 이루는 힘’이라는 차원에서 누구나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우리말 제목은 물론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일구기 위한 방송언어순화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해 본다.
  • 金 대통령,어린이날 실직 가정 방문

    ◎“6·25땐 꿀꿀이 죽 연명… 좌절 말길”/“모든 실직가정 찾는 마음으로 왔다”/실업기금·취로사업 확대 즉석 지시 金大中 대통령이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실직자의 가정을 방문,위로와 격려를 한 것은 우리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사로 여겨진다.지난 1월 서한통상 청원경찰 재직중 실직한 金德鉉씨(41)의 21평 전세집이었다.金씨의 아내 安경애,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1학년인 딸이 자리를 함께했다. ○“어려울수록 용기내야” 金대통령은 가장인 金씨에게 “6·25때 이런 집은 고관대작의 집으로 생각했으며,꿀꿀이 죽을 먹고도 살아왔다.어려운 때일 수록 낙심말고 용기를 가져라”라는 당부로 말문을 열었다.특히 “내가 오늘 이 집을 찾은 것은 현재 실업상태에 놓인 가정 전체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방문했다”고 말해 이날 실직자 가정 방문에 담긴 金대통령의 마음씀씀이를 엿보게 했다. 金대통령은 또 “내년부터 경기가 조금 좋아지기 시작해 후반에는 아주 좋아질테니 좌절하지 말라”고 격려하면서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직업창출 발로 뛰도록 金대통령은 이어 “IMF와 추가 협상을 통해 정부가 추가 조달이 가능한 3조원 가운데 상당액을 실업기금에 증액하겠다”고 밝혔다.현재 8조원의 실업기금을 늘리고,3개월씩 일하도록 되어있는 공공취로사업을 연장하는 문제를 검토하도록 수행한 관계비서관에게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수행한 李政奎 서대문구청장에게도 직업을 창출하는 데 발로 뛸 것을 당부했다. ○두 자녀에 학용품 선물 金대통령은 이어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었다.아들은 “한의사”,딸은 “변호사”라고 대답했으며,金대통령은 딸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너에게 찾아가면 되겠구나”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꽃을 활짝 피우기도 했다. 金대통령은 金씨와 아내 安씨에게 넥타이와 스카프를,두 자녀에게는 학용품 세트를 선물했다.金대통령은 격려금을 전달하기 위해 안주머니에 손을 넣다 옆에 있던 비서관이 ‘미리 준비했다’고 말하자 가볍게 액수를 묻고 더 많은 금액이 든 그 격려금을 전달했다.
  • 호방한 필치의 山水畵/김경식 개인전

    명산대천을 두루 다니면서 얻은 감흥과 스케치를 통해 한국의 실경을 화선지위에 재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한국화가 김경식씨가 개인전을 지난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580­1644)에서 갖고 있다. 김씨는 전통적인 표현양식을 따르면서도 관념이나 사실성에 구애받지 않고 감동에 솔직한 표현을 중시하는 작가.기존의 형식적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표현의 순수성을 즐기는 만큼 필치가 호방하고 격렬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거침없이 붓을 움직이지만 순간적인 표현감정에만 맡기지않고 전체적인 조화와 통일을 이루어내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년간 직접 현장을 찾아 스케치한 암벽과 수목·폭포 등 한국의 산수를 전통의 맛과 현장감을 물씬 풍기도록 드러낸 근작들을 소개하는 자리.먹색의 농담처리와 담채기법 등을 써 한국적인 자연의 특징과 자유로움이 짙게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9일까지.
  • 사원 채용 ‘줄대기’ 극성

    ◎정치인·거래처 중역 등 동원 청탁에 골머리/견디다못한 업체사장 해외 도피 출장까지 신입사원 채용에도 ‘줄대기’ 경쟁이 한창이다. IMF사태 이후 취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회사 중역들은 물론,인사 담당자들도 회사 안팎의 취직 청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웬만한 배경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자조적인 농담이 횡행할 지경이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컴퓨터 관련 중소업체 P사의 吳모사장(45)은 얼마 전취업 청탁을 견디다 못해 미국으로 ‘도피성 출장’을 갔다가 보름 뒤인 면접 당일에 귀국했다. 관리 및 연구직 신입사원 11명을 채용하겠다는 광고를 낸 뒤 명문대학 출신을 포함,8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원서접수 첫 날부터 ‘친인척이다’ ‘아는 사람이다’라며 배려해달라는 청탁이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무작정 들어줄 수도, 거절하기도 부담스러웠다는 것이 吳사장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전문대졸 이상의 사무직 직원 2명을 뽑은 서울 S대학에는 3백여명의 지원서가 쇄도,무려 1백5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획실 관계자는 “정부 주요부처와 정치권을 비롯,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취직을 부탁받았다”면서 “정중히 부탁을 거절하고 철저하게 원칙대로 뽑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지난 달 경비직 30명을 뽑는데 1백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경비직 채용에 정치인들이 청탁 전화를 하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까지 간부직·관리직·영업직 등 모두 10여명을 뽑기로 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교육자재 판매회사 S사는 거래업체 중역 등의 부탁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원서 접수 첫 날인 지난 24일 간부직과 관리직 신규 채용자 3명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클린턴부부·폴라 존스 한자리에/워싱턴=金在暎 특파원(특파원수첩)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양어깨에 걸머지고 있는 정치 지도자이지만,동시에 세상에서 지금 가장 위태로운 줄타기를 타고 있는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토요일인 25일 클린턴 대통령은 부인 힐라리 여사와 더불어 ‘정치가’로서 아주 힘든 하루를 보냈다.그러나 동시에 클린턴 대통령부부의 빼어난 정치 줄타기 솜씨를 내외에 과시한 하루이기도 했다. 먼저 퍼스트 레이디 힐라리 여사는 백악관에서 하오 1시부터 5시간 동안 케네쓰 스타 특별검사로부터 화이트워트 부동산개발 스캔들에 대한 피의자조사를 받았다. 이날 저녁에는 1년에 한번 있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주최의 대통령초청 만찬이 인근 힐튼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렸다.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이 아니라 기자들이 마련한 자리에 손님으로 초대된 것인데,82년 역사의 이 만찬회에서 대통령은 ‘손님값’을 톡톡히 치뤄야 했다. 특종 뉴스를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허심탄회하게 속을 털어놓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연설을 해야 한다.대통령이 하는 농담에 몇번이나 웃음이 터졌느냐가 중요한데,대통령 자신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고 있는 기자들을 웃기려면,보통 솔직한 이야기가 아니면 안된다.이 어려운 자리에,하필이면,자신을 오럴섹스 요구의 성추행으로 고소한 폴라 존스 양이 기자단 초청 손님으로 초대돼 저만치서 자신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힐라리 여사 및 부통령 부부도 참석한 이날의 이 어려운 자리를 성공리에 마쳤다.클린턴의 연설이 있기 전엔 존스 양에게 모든 시선이 모아졌으나,대통령 자신이 싫어하는 다른 정치가들과 그리고 기자들을 유머스럽게 ‘비하’하고 ‘조롱’하는 대통령의 농담에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대통령의 독무대가 됐다. 클린턴은 야당이 장악한 의회를 겨냥,“시청률 최고의 연속극과 의정중계 채널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비하하는가 하면 “교황청 쿠바방문이후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동안 무슨 기사를 쓰셨죠”라며 익살을 떨기도. 그 사이 존스양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로 변해갔다.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이날만면에 미소를 띠고 2천600명 참가객의 열렬한 박수 속에 퇴장했다.
  • 美 중학생 또 교내 총격/교사 1명 사망·3명 부상/펜실베이니아

    【에딘버러(미 펜실베이니어주) 외신 종합】 미 아칸소주 존즈버러의 한 중학교에서 끔찍한 학생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만인 2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에딘버러의 한졸업 만찬장에서 중학생 한명이 또다시 권총을 난사,교사 한명이 숨지고 학생 두명과 또 다른 교사 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피츠버그 북쪽 160㎞에 위치한 에딘버러의 J.W.파커 중학교 8학년 재학중인 앤드류 우스트군(14)은 이날 하오 9시40분쯤 닉스 플레이스에서 열리던 졸업생 만찬행사 도중 갑자기 25구경 권총을 난사,과학교사인 존 질레트씨(48)를 숨지게 했다. 사건당시 250여명의 학생들은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으며 행사를 후원한 질레트 교사는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우스트의 친구들은 그가 한달전 농담삼아 ‘사람을 죽이고 자살하겠다’는 말을 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우스트가 소지한 권총은 자신의 아버지 명의로 등록된 것이었으며 그는 체포당시 소량의 마리화나도갖고 있었다.
  • 분위기 달라진 8인협의회/첫 참석 金龍煥 부총재 “선물 기대”

    ◎공동정권 지분챙기기 시동… 국민회의 긴장 【朴大出 기자】 17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8인협의회’는 전혀 새로운 분위기속에 열렸다.金龍煥 부총재가 단연 주목받은 주인공이었다.그는 金復東 전 수석부총재에 이어 자민련 대표로 나섰다.국민회의로서는 ‘깐깐한’ 파트너를 다시 만난 셈이다. 金부총재는 자민련 ‘오너’인 金鍾泌 총리서리의 핵심측근이다.자민련으로서는 마음먹고 내놓은 일꾼이다.국민회의를 상대로 공동지분을 확실히 챙겨줄 맏형격이다.국민회의로서는 ‘피곤한 파트너’의 등장 탓인지 이날 회의는 초반부터 다소 긴장감이 나돌았다.金부총재의 정치적 무게를 실감케 했다. 회의 시작전부터 ‘뼈있는’ 농담들이 오갔다.서로가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듯한 자존심 대결양상을 보였다.먼저 국민회의 金元吉 정책위의장은 “평소 金부총재를 부총리로 생각해왔는데 오늘은 무슨 자격으로 오셨느냐”고 먼저 고리를 걸었다.金부총재는 “자격부터 따지는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이어 10분뒤 국민회의 대표인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이나섰다.趙대행은 “지난 대선때 다른 당에서 ‘우리가 남이가’라고 거론해 ‘그래 우리는 남이다 그러면 너희는 북이냐’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여기에도 金부총재는 “우리는 그럼 동서로 나눠 앉은 것입니까”라고 맞대응했다. 趙대행이 먼저 “그동안 金復東 수석부총재가 몸이 불편해 제가 사회를 봤지만 앞으로 교대로 사회를 맡자”고 제의했다.이어 “양당이 긴밀하게 협조해 정국안정에 기여하자”고 주문했다. 金부총재는 “우리가 남입니까”라며 공동정권정신을 거듭 강조했다.그리고는 “제가 처음 왔으니 선물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 소설가 金周榮(이세기의 인물탐구:168)

    ◎날로 확대­심화해온 소설세계/봇짐장수 삶 그린 ‘객주’ 5년간 본지에 연재 호평/대작 ‘임꺽쩡’ 등에 비견되는 역사소설 주로 집필 180센티의 큰키에 언제나 말이 없고 진실한 이미지가 작가 金周榮의 모습이다. 그와 절친한 소설가 이문구에 의하면 그는 ‘어진 사람’‘법없이도 사는 사람’이며 ‘교통순경과 방범대원을 구별하지 못할만큼’ 아는 것은 알지만 모르는 분야는 깜깜하다. 그는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작품세계의 확대(擴大)와 심화(深化)를 끊임없이 이룩해왔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분단소설의 지평을 개척하는가하면 성장소설의 아름다움과 민중적 역사소설의 높은 봉우리를 역력(歷歷)하게 정복’해 왔다. 그리고 지금도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소리가 메아리져 돌아오는 생의(生意)의 소설’을 쓰고 있다. ○분단소설 지평 개척 그의 초기소설은 주로 ‘상경한 촌놈이 겪는 도시의 세상물정’이 주류를 이룬다. ‘멀쩡하던 사람들이 타관의 물을 먹고나면 진솔하고 소박한 모습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이해타산과 세파에 시달려 속된 인간으로 변모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이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시각을 지켰다. 이러한 풍자는 단편소설에서는 ‘경쾌한 속도감, 재치의 반전으로 소설적 재미를 가속화시키는 반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구성의 묘(妙)로써 문학적 향기’를 뿜어내고 장편소설에서는 ‘걸쭉한 입담과 해박한 풍물묘사에 의존한 특유의 지구력으로 수준높은 세태풍속’을 그려나간다.그중에서도 그가 유년의 시골장터에서 목격한 봇짐장수들의 고달프고 강인한 삶을 그린 ‘객주(客主)’는 79년부터 5년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근현대 역사소설의 빛나는 업적들인 ‘임꺽정’과 ‘장길산’ 등에 비견되기도 한다. 그 무렵의 그는 녹음기와 카메라를 갖춘 취재가방을 둘러메고 장이 서는곳마다 찾아다니면서 현장에서 채집한 언어들로 문학적 생동감을 소설속에 되살려내고 있다. 그와 한평생을 어울려 지낸 소설가 이문구는 김주영이 소설을 쓰기 위해 깨알같이 메모해둔 노트를 보고 ‘이것은 피다.이것은 피를 흘리는 김주영의 모세혈관(毛細血管)’이라고 쓴적이 있다.그의 문학생활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사건은 89년의 ‘절필선언’을 들수 있다. 정상을 달리던 한 중견작가가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고 일간신문연재를 중단해버리자 문단은 온통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때 평론가 정현기와의 한 대담에서 그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소설을 돌아볼때 ‘동어반복(同語反復)이 너무 심하다는 것’, 근 10년동안 줄기차게 신문연재에 매달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상업적 측면에 침식되어가고 있다’는 경각심과 신문소설이 요구하는 반문학적 요소들이 ‘자신의 문학적 성채(城砦)를 집요하게 공격하여’ 마침내 절박감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고백하고 있다. ○상업성 우려 89년 절필 ‘나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내자신에게 가하는 나의 검증’이며 ‘비평가들의 비판이나 상찬이나 독자의 갈채도 나는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오랜 글쓰기의 경험으로 독자를 교묘하게 속일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러나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원고료와 인세가 나의 생활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아야한다. 그럴수는 없다’는 절규가 그것이다. 그의 이러한 선언은 문학하는 이들의 양심에 칼날이 되어 타성적인 문학행위에 충격을 가하는 계기가 되었고 ‘껑충한 허우대와 맑고 박(撲)한 성정, 씩씩한 소년티를 벗지못한 소탈한 모습’에서 ‘눈크고 키큰 용량만큼이나 외로운 자기자신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천부적 질박함이 그의 문학적 원형질’임을 실감할수 있게 했다. 그는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배고프고 외진 마을에서 태어났다. 군청에 다니던 金海允씨의 2남1녀중 장남. 가난과 더불어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혹독한 굶주림에 시달려왔고 ‘이틀돌이’로 품앗이를 다니는 어머니를 동구밖에서 기다리는 핍색(逼塞)의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청소년기는 ‘길가의 잡초’였고 ‘시’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간직한채 16살때 대구로 와서 ‘풍찬노숙(風餐露宿)’을 일삼으며 대구 농림고를 졸업, 다시 서울에 올라와 친구집에 기식한채 서라벌예대에 입학하자 서정주 박목월등 기라성같은 스승들을 만나면서 비로소 문학의 앞길에 서조(瑞兆)가 비치는 듯했다.그러나 박목월씨로부터 ‘시보다는 소설’을 쓸것을 권유받았고 이후10년간은 연고지가 아닌 안동에 내려가 엽연초생산조합에 취직하고 있었다.가족은 고향에서 유년기를 함께 보낸 부인 金震得씨와의 사이에 3남2녀. ○단편 ‘휴면기’로 등단 조직이란 사회에 일단 자신을 내던지게 되면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그는 ‘중뿔나게 아는체도 고독한체도 하지 않았고 무사하게 살아남기 위해 대세를 따르는 가운데 날이 갈수록 가슴에 응어리가 쌓이는 바람에 자기자신을 술자리로 데리고 갈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한다. 이 시기에 겪었던 정신적 고통과 자기학대는 결국 ‘문학에 대한 끊이지않는 욕구’때문이며 회사를 그만두고 71년, 단편 ‘휴면기(休眠期)’로 문단에 등단하자 ‘숨결이 야무지게 살아있는 언어’‘호흡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일정한 밀도를 유지하는 문장력’으로 주변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취미는 낚시에다 절륜의 술실력. 노래판이 벌어지면 ‘개화창가에서 신구잡가, 신체유행가’를 거침없이 노래부르고 재담 농담에도 능하다. 그는 전9권에서 5권의 역사소설전집만을 주로 내다가 최근 한 10년만에 한권짜리 장편소설인 ‘홍어’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중견작가의 빛나는 감수성으로 눈이 시릴 정도의 박꽃같은 순백한 사랑을 순정미학(純正美學)의 진수(眞髓)로 그려낸다’고 평가된다. 인생의 긴 도정을 지나 그는 그의 삶의 결핍된 부분들을 인간적 정서와 무르익은 인간미로 채우는 시기다. 결국 그의 문학은 우여곡절을 지나 정상에 오르게 되었고 문학에 대한 심한 갈등과 의혹과 고뇌를 되풀이하는 어쩔수없는 작가의 자세를 지킨다. 그는 처음에도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더니 오늘도 여일하게 진실한, 이 시대 ‘대기거영(大器巨影)’의 얼굴이다. □연보 ▲1972년 소설 ‘휴면기(休眠期)’(월간문학)로 등단 ▲1976년 경향신문에 첫장편소설 ‘목마위의 여자’ 연재 ▲1979년부터 서울신문에 ‘객주(客主)’연재 ▲1983년부터 중앙일보에 ‘활빈도(活貧盜)’ 연재 ▲1988년 한국일보에 ‘화척(禾尺) 7년 계약, ‘중국기행’연재 ▲1991년 동아일보에 ‘야정(野丁)’ 연재 ▲1995년 서울신문에 아프리카기행 연재 장편소설 ‘객주’ 전9권 (81년 창작과 비평사) ‘아들의 겨울’(82년 전예원) ‘천둥소리’(86년 민음사) ‘활빈도’ 전3권(87년 중앙일보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88년 민음사) ‘외설 춘향전’(94년민음사) ‘화척’ 전5권 (95년 문이당) ‘야정’ 전5권(96년 문학과 지성사) ‘홍어’(98년 문이당)출간, 단편집 ‘겨울새’(83년 민음사) ‘새를 찾아서’(87년 도서출판 나남)등 소설문학상(82년) 유주현문학상(84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93년) 이산문학상(96년)
  • “한국인들 IMF 벌써 잊었다”/美誌,소비 부활 꼬집어

    ◎IMFired↔IMForgeting 【로스앤젤레스 연합】 지난해 말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한국인들 사이에 자조적인 농담으로 퍼지던 ‘IMF’ 신조어(新造語)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한국에서 맨 처음 구제금융지원과 함께 대량해고가 예상되자 ‘IMFired’ (나는 해고됐다)로 시작됐던 이 세 글자는 金大中 대통령의 새정부가 들어서자 ‘IMFine’(나는 괜찮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US 뉴스는 백화점들이 일제히 운영하기 시작한 ‘IMF 떨이’ 판매대와 스키장들의 ‘IMF 할인’ 판촉,서울시내 식당들의 ‘IMF 메뉴’를 소개하고 심지어 한 의상실은 ‘IMFashionable’(나는 멋쟁이)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으며 ‘Overcome IMF’(IMF 극복)란 청바지까지 탄생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최근 경제사정이 조금 나아지고 휘발유 가격이 조금 떨어지자 거리에 차량이 도로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절약의 맹세를 잊어버리는 ‘IMForgetting’ 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모든 현상에 많은 한국인들은 ‘IMFed up’(지겨워)를 내뱉고 있다고 보도했다.
  • 渤海유적/任英淑 논설위원(외언내언)

    고구려 유민(遺民) 大祚榮이 말갈족을 규합해 맨 처음 나라(震)를 세운 곳이 동모산(東牟山)이다.이곳에 산성(山城)을 쌓고 14년만에 고구려 옛땅을거의 회복한 다음 국호를 발해(渤海)로 바꾼다. 발해의 첫 도읍지인 동모산의 산성은 반월형으로 당시 길이가 2천m를 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이곳의 현재 이름은 성산자(城山子)산성.중국 길림성 돈화시 현유향 성산자촌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94년까지만 해도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던 그 성산자산성이 지금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괴되었다고 연변일보가 보도했다.성산자촌의 주민들이 산성의 돌을 빼내 담장을 쌓고 집을 지은 탓이라고 한다.심지어 돼지우리나 화장실의 기초석까지도 이 산성에서 빼내온 돌로 돼 있다는 것이다. 1천300여년전 해동성국(海東盛國)으로 이름을 떨친 발해의 도읍지가 그토록 파괴되도록 방치한 것은 물론 중국 당국의 무관심 탓이다.세계에서 가장오랜 문명의 발상지중 하나인 중국에서 웬만한 문화재는 제대로 대접 받지못한다.중국에서는 명(明)대 도자기정도는 개밥그릇으로 쓰인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30년전 물건만 돼도 문화재 취급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문화혁명을 거치며 중국인들이 귀중하게 여기던 문화재도 수없이 파괴된 터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발해사를 한국사의 일부로 여기는 우리 학계의 태도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발해가 중국의 변방 국가였지 한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기전인 지난 89년 서울신문이 중국에 파견한 발해유적탐사반은 제대로 조사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감시를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문화재에 대한 중국의 무관심,발해에 대한 한·중간의 견해차이가 크다 할 지라도 발해 유적 보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정부 차원의 문화외교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발해유적 보호를 위한 재정지원을 했더라면 이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마침 외신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 그림이 일본 TV사의 거액기부금으로 단독전시실을 갖게 됐다고 보도하고 있다.자랑스런 역사유적이 중국인의 화장실과 돼지우리로 전락하도록 방치한 못난 후손들을 채찍질하는 이야기로 들린다.
  • 여중생 4명 동반 투신 자살/청량리 아파트서

    ◎수면제 복용… 가정환경 비관한듯/모두 같은 학교 친구… 유서 6장 남겨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중생 4명이 고층 아파트에서 집단으로 투신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하오 6시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1동 61 한신1차 아파트 123동 1층 현관 바닥에 서울 정화여중 3학년 李희나(16)·宋兌順(16)·林修志(16)·朴敏熙양(16) 등 4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李모씨(51)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긴급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동산병원과 강북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이들이 뛰어내린 20층 복도에는 신발 4켤레와 교복 치마 1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숨진 李양 등 4명은 이날 하오 4시쯤 같은 학교 金모양(15),남학생 3명과 함께 동대문구 회기동 金양의 집에 모였다.당시 金양의 집은 비어 있었다. 金양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李양은 “아버지가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린다.죽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남학생 3명은 “네가 죽으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며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林양등 金양을 뺀 나머지 여학생 3명은 “희나가 죽으면 함께 죽겠다.하오 6시에 투신자살하겠다”고 말했다. 李양과 宋양은 이날 학교에 가지 않고 상오 10시쯤 金양의 무선호출기에 음성녹음으로 “미안하다.잘 있어라.사랑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다.이들은 당시 수면제 10알씩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숨진 4명은 모두 6장의 유서를 남겼다.李양은 어머니와 언니에게 각각 남긴 유서에서 “아빠가 돈을 안 벌면서도 술만 마시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고 적었다.朴양은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감정을 유서로 남겼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朴양의 동생(14)은 “언니가 24일 저녁과 25일 아침 부모님으로부터 심하게 꾸중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林양의 학교 친구 金모양(16)은 “내성적 성격의 林양이 평소 부모님이 자주 싸워 살기 싫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해 경찰은 주변환경을 비관해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정화여중 교사는 “투신한 아이들이 결석한 적이 거의 없고 학교생활도 충실한 편이었다”면서 “다만 가정형편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3일 하오 10시50분쯤에도 서울 도봉구 쌍문3동 H아파트 13층에서 Y여중 중퇴생 金모(16)·朴모양(16)과 K여상 1년 奉모양(17) 등 3명이 40여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었다.
  • 美 소년 학교서 총 난사/여중생·교사 5명 참변

    ◎10대 2명 “불났다” 속여 건물밖 유인뒤 쏴 【존즈버러 AFP 연합】 미국 아칸소주(州) 존즈버러의 한 학교에서 24일 2명의 소년이 학생 및 교사에게 고성능 소총과 권총으로 무차별 사격을 가해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들 두 소년이 이날 정오쯤 화재가 발생했다며 학생들과 교사들을 건물 밖으로 대피토록 유인한 후 학교 뒤 숲속에 숨어서 집중적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여학생 4명과 여교사 1명이 즉사하거나 병원으로 급송된 직후 숨지고 다른 여교사 1명과 10명의 학생 등 11명이 부상했따. 경찰은 범행 후 도주하던 소년들을 붙잡아 소총 및 권총 9정을 압수했으나 소년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최근 여자친구로부터 절교를 통보받은 13살의 소년은 사건발생 하루전인 23일 다른 학생들에게 “죽일 사람들이 많다”고 경고한것으로 이 학교의 학생들은 전했다. 한 학생은 이 소년이 23일 “나를버린 사람들은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당시는 그저 농담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두 소년중 한명은 최근 이 학교에서 심한 꾸중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성석제 새 장편소설 ‘궁전의 새’ 펴내

    ◎권력에의 야유 담은 질펀한 농담/경쾌한 화법·재기넘친 문장 매력 물씬 “성석제의 소설은 마치 ‘농담’처럼 진행된다.농담이란 억압적인 권위와 권력에 대한 조롱이다.그것은 엄숙하고 진지한 척하는 담론들에 대한 야유이며 ‘진담’을 자부하는 권력지향형 담론들에 대한 야유이다… 성석제 소설의 발랄한 구연성과 탈리얼리즘적인 화자의 전략은 새로운 소설의 영토로 독자를 안내한다” 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소설가 성석제(38)의 소설의 매력은 경쾌한 화법과 이야기꾼다운 입심으로 풀어내는 기지 넘치는 독특한 문장에 있다.특유의 재재한 재담과 유려한 문체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그가 새 장편소설 ‘궁전의 새’(하늘연못)를 내놓았다.‘궁전의 새’는 1부‘어린 도둑과 40마리의 염소’,2부 ‘궁전의새’로 구성된 연작형태의 장편.주인공 소년‘원두’의 성장사를 훑어 내려가며 인간적인 것의 가치와 그에 대응하는 삶의 다양한 풍경들을 그린다.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매개체는 가난한 바보 ‘진용’.어리숙하기만한 ‘진용’이 자신의 행로를 개척해가는 부단한 몸짓을 통해 작가는 현실세계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단면을 보여준다.삶이란 결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가벼울 때는 한없이 가볍고 진지할때는 더없이 진지한 것이라는 게 이 소설의 전언이다.
  • ‘혼인빙자’ 전과 8범/이지운 사회부 기자(현장)

    ◎“미혼여성들 의사·PD라면 약해 “전문직 여성이나 미모의 여성이 더 쉽게 몸을 허락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17일 상오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계.다소 초췌한 모습이지만 말쑥한 정장차림의 박광이씨(39)가 비교적 차분하게 범행 전모를 진술하고 있었다.165㎝로 작은 키이지만 오똑한 콧날,짙은 눈썹,갸름한 얼굴에 ‘품위’있는 말투를 사용해 수사관들의 농담처럼 교수나 의사의 분위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사기와 혼인빙자간음 등으로 이미 8차례나 전과를 기록한 파렴치범.지난달 성동구치소에서 출소하자 마자 다시 2명의 미혼 여성을 농락했다가 적발됐다. 박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S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던 A씨(25)에게 전화를 걸어 “내과 M과장인데 좋은 자리에 취직시켜줄테니 S대병원 K교수를 만나보라”며 K교수의 전화인 것 처럼 속여 자신의 핸드폰 전화 번호를 가르쳐줬다.박씨는 같은 날 밤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찾아온 A씨에게 K교수를 가장해 취직 문제에 대해 논의하다 “유학을 다녀와 아직 미혼’이라고 유혹,결혼을 약속하고 곧바로 호텔로 가 정을 나눈 뒤 1주일동안 제주 등으로 돌아다녔다.이 과정에서 ‘급히 빚을 갚아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로 5백여만원을 받아 챙기고 호텔 투숙비와 유흥비 등 7백여만원을 부담시켰다. 그는 지난달 20일에도 교육방송 리포터 B씨(26·여)에게 전화를 걸어 모방송사의 간판 PD인 J씨라고 소개한 뒤 “우리 방송사로 옮겨주려하는데 취재력을 테스트해 보자”고 속여 전국을 순회하면서 취재 비용 명목으로 1백60여만원을 뜯어냈다. 박씨는 20대 초반부터 좋은 직업을 가진 미모의 여성만을 골라 사기 행각을 벌여오다 84년 87년 89년 91년 경찰에 붙잡혀 8년6개월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이 때도 피해 여성들은 대부분 의사와 약사 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이 들통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속출했을 것”이라면서 “박씨의 사기술이 교묘하기도 했지만 더 좋은 자리로 가려는 여성들의 과욕이 있었기 때문에 범행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 존재와 시간/마르틴 하이데거 지음(화제의 책)

    ◎독 실존철학자 하이데거 대표작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하이데거(1889∼1976)가 38세되던 해인 1927년에 펴낸 대표적 저서 ‘존재와 시간’을 완역.독일인들은 흔히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두고 다음과 같은 농담을 한다.“‘존재와 시간’이 왜 독일어로 번역되지 않고 있는냐”는 것이다.‘존재와 시간’이 독일어로 쓰여졌지만 독일인들도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책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 책은 정신과 외계를 확연하게 구분하는 극단적인 이원론의 데카르트주의와 서구 형이상학의 일면적이고 일방적인 이성중심 논리에 반기를 든다.그리고 가장 현세적이고 일상적이며 평범한 인간이 이 세계 안에서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방식을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하이데거는 전통철학을 철저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전혀 다른 개념틀로 자신의 철학을 전개한다.서양철학에서는 ‘우리는 무엇을 알며,우리가 안다는 것을 어떻게 알며,안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인식론이 전통적으로 중심적지위를 차지해 왔다.그러나 이 책에서 하이데거는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화두로 택한다.이 책은 인간 ‘현존재(Dasein)’의 ‘세계­안에­있음’을 체계적으로 분석,존재가 시간적으로 어떻게 인간에게 주어지며 인간이 어떻게 이에 응답하는가를 드러내 보인다.‘존재와 시간’의 관계에 주목하는 하이데거는 존재는 시간속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간주한다.그런 만큼 모든 시대와 문화권에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또는 ‘존재의 논리’란 없다는 것이다.역자인 외국어대 이기상 교수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은 한마디로 삶의 문법을 과학의 논리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한다.이기상 옮김 까치 2만5천원.
  • 자민련 당직개편 갈등 표출

    ◎총무 낙선 지대섭 의원 “출당시켜 달라” 토로/충청권­TK 세력 수석부총재 자리놓고 양론 자민련이 내홍을 겪고 있다.당내 역학구도 변화가 주된 요인이다.‘JP당’에서 ‘TJ당’으로 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언뜻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하지만 의외로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일 첫 총무경선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적지 않은 대전·충남 의원들이 지지한 이인구 의원이 졌다.대전·충남은 당내 최대 세력이다.특히 김용환 부총재쪽에서 강력히 밀었다는 후문이다.‘파란’으로 불리울만 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 ‘표’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무엇보다 ‘반김용환계’의 단합이다.대구·경북 출신이 주축인 신민계가 뭉쳤다.김부총재의 ‘독주’에 내심 못마땅해하는 충청권 인사들도 일부 가세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선은 겉으로는 화기애애했다.여유로운 농담까지 오가는 속에 진행됐다.그러나 2차투표까지 가면서 막판에 험악해졌다.3위로 낙선한 지대섭 의원이 출당조치를 요구하는 ‘폭탄선언’을 했다.계파간 세력다툼의 틈바구니에 끼게 된 데 대한 불만 표출로 관측됐다. 신민계의 ‘단합’은 김용환 부총재를 수석부총재로 밀고 있는 일부 움직임에서 비롯됐다.김부동 현 수석부총재는 성명까지 내며 반발했다.박태준 총재도 몹시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박총재쪽은 김부총재의 ‘독주’를 김종필 명예총재의 영향력 건재로 연결시키고 있다.따라서 이를 차단해야만 명실공히 ‘TJ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판사라고 밝히기 부끄러워…/의정부 지원 비리로 주위 시선 따가워

    ◎단골식당에 호칭붙이지 말도록 당부도 서울고등법원 K모 판사는 요즘 사람이 많은 곳에만 가면 주위를 의식하는 버릇이 생겼다.의정부 지원 판사들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게 된 때문이다.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먼저 내리는 동료들에게 “어이 김판사 잘 가”“이판사 내일 보세”라며 승객들에게 은근히 신분을 과시하기도 했지만,요즘에는 ‘판사’라는 말이 쑥 들어가 버렸다.주위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단골 식당이나 술집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주인이 말끝마다 “판사님” 소리를 붙여주는 맛에 일부러 단골 집을 찾았지만,요즘은 행여 다른 손님들의 시선을 끌까봐 호칭을 붙이지 말도록 당부했다. 가끔 택시로 출퇴근 하는 서울지방법원의 L모 판사도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전에는 법원으로 가자는 말에 택시 기사가 “혹시 판사님이세요”라고 물으면 저절로 어깨가 으쓱했었다.그러나 요즘은 존경스런 눈빛은 커녕 괜한 시비가 생길까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지법 K모 판사는 동창회나 친구 모임 등에 참석하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짖궂은 친구들이 “오늘 계산은 돈 많이 버는 자네가 하지”라며 놀리는게 농담같이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전에는 겸손하려고 신분 노출을 삼갔지만 요즘에는 정말 판사라는 말을 꺼내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씁쓸해했다.
  • 바뀌어야 할 일/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트럼펫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오랫만에 미국 재즈연주단의 공연에 갔다.겨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연주회장의 성황에 짐짓 기가 죽었다.그 커다란 강당이 빈자리 하나 없이 꽉찬 모습을 둘레둘레 돌아보다가 “엄마,IMF시대에 이런 연주회 열어도 되는거야?”하는 우리 아이를 조용히 하라고 해놓고도,우리 국악 연주회에도 이런 인파가 몰릴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다. 멀리 아득한 무대를 망원경으로 볼 채비를 갖추고,대단한 박수 속에 입장하는 연주단을 우리도 맘껏 환영했다.세계적 트럼펫주자의 사회로 음악회는 시작되었다.연주단원의 소개와 첫 음악의 곡명을 영어로 소개한 뒤 곧바로 연주에 들어갔다.문외한인 내게도 음악은 정말 훌륭한 듯했고,재즈광들인가 옆의 젊은 사람들은 연신 소개짓과 손장단을 해가며 흥겨워 했다.매혹적인 연주까지 하고 난 사회자는 첫곡이 끝난 뒤 무언가 농담을 했다.강당의 군데군데서 이는 웃음소리에 “뭐라고 했어?”하는 우리 아이의 말이 묻혔다. 연주회는 내내 그런식으로 이어졌다.음악을 멋들어지게감상한 뒤 영어 듣느라 긴장하고….시간을 아끼느라 저러나,이런데선 영어로 해도 알아듣는 사람만 오는가,아니면 음악만 들으면 되니까 상관없나….그러고 보니 서양사람들이 꽤 있었다.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저런 영어정도 알아듣는 사람들은 따라 웃을테고.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웃을 때,눈치 보고 따라 웃거나 못 알아듣는 무안함을 감추느라 어두운 조명을 고마워 하고 있을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 이 연주회가 마련된 것이 아닌가? 음악회 내내 답답하던 마음이,끝날 때쯤엔 화로 가득 찼다.시간이 좀더 들더라도 우리 관객을 위주로 한 음악회를 만들어야지.주최측도,재즈에 영어까지도 반한 듯한 괜객들도,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 작은것이 좋다/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서울 거리에 교통체증이 되살아나고 있다.지난 1주일전 휘발유 값이 모처럼 ℓ당 50원 내려가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시중에서 농담삼아 거론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몇 안되는 ‘업적’인 교통체증 해소가 물거품이 되는 판이다. 서울의 외교사절들까지 그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의아해 한다.2백만명 넘는 국민이 외환위기 극복에 동참하려 결혼예물 가락지까지 내놓는 ‘감동적’인 모습과 휘발유값이 불과 50원 내렸다고 너나없이 차를 몰고 나서는 행태는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이들이 같은 한국사람 맞느냐고 한다. 23일 저녁 식사자리를 함께한 선진국 외교관들은 요즈음은 매스컴이나 금모으기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직접 서울거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고 했다.교통체증뿐 아니라 고급식당은 붐비고 백화점 손님은 줄었지만 케이블TV의 쇼핑 채널을 통해 고가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늘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부유층이 남의 눈에 띄는 백화점 쇼핑은 피하는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까지 달았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 아닌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아파트나 자동차를 보자.선호도가 높던 대형아파트는 소위 IMF시대를 맞아 가격과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관리비가 싼 소형이 더 인기라는 보도다.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수도권 신도시의 대형아파트를 처분하고 대중교통이 편한 서울시내 소형아파트로 이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관리비·교통비를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가 60%나 줄어 생산 라인을 세우는 등 비명이다.그나마 팔리는 차의 70%가 경차와 소형차고 고급 대형차는 예년의 5% 판매에 그치고 있다.그래서 ‘30% 인하’라는 업계로선 끔찍스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중고차 시장에선 비싼 연료값 때문에 고객들이 중·대형차는 거들떠 보지도 않아 오히려 소형차값이 중·대형차 가격을 수십만원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천하태평이고 다른 한쪽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보이는 상치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위기에 둔감한 부류와 이제 본격화될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준비성있는 사람들로 분류해야 할까.나라 사정이야 어떻든 걱정없는 부유층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는 서민들로 구분하는 것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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