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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의 추억 형사역 송강호·봉준호 감독/ “범인은 지금 행복한지 묻고 싶네요”

    “함께 있을 때 우린 두려운 것이 없었다.”라는 영화 카피가 있었다.이 두 남자를 보면,무슨 영문일까.그 문구가 뜬금없이 떠오르는 것은. 수식어가 따로 필요없는 배우 송강호(36)와,아직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감독 봉준호(34).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형사스릴러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25일 개봉)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완성도 높은 흥행실패작(?) ‘플란다스의 개’가 봉 감독의 데뷔작.웬만한 코미디를 보고는 웃지 않는다는 송강호가 “떼굴떼굴 굴렀다.”며 극찬하는 작품이다.둘이 어떻게 의기투합할 수 있었는지는 이쯤되면 설명이 끝난 거다. ●머리나쁜 시골형사,배우 송강호 첫 시사회를 끝낸 그는 편안해 보인다.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정장차림의 인터뷰 자리에서 우적우적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랠 만큼 여유가 있다.그에게 이번은 딱 10번째 영화다.96년 데뷔했으니 햇수로는 7년째.그러고 보면 다작(多作)이다. “이번 영화 때문에 몸을 많이 불렸어요.‘YMCA 야구단’ 때보다 8㎏은 더 쪘어요.어떻게 불렸냐고요? 그거야간단하죠.밤마다 진탕 술마시고 운동은 절대로 안해 보세요.마구 찝니다.” 극중 역할은 연쇄살인의 실마리를 육감 하나로만 찾는 막가파 시골형사 박두만.논리를 세우는 수사는 절대 하지 못하는 캐릭터라 육중하고 굼떠 보이는 외모가 필수였다. 배우에게 의미없는 작품이 어디 있을까.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그것도 연쇄살인의 중심에 서는 역할에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실제 사건이 일어나던 무렵 군복무 중이었다.”는 그는 “시나리오를 받아든 순간 뭔가에 분노가 치밀고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을 잇는다.그러고 보면 내심 별러온 작품이었는지도 모른다.“원작이 연극(‘날보러 와요’)이잖아요.연극판 선배들이 주도한 작품이라 지금까지 너댓번은 봤을 겁니다.” 소문을 듣고 봉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달라고 먼저 조른 그였다. 차기작 ‘남극일기’의 촬영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그는 요즘 “빈둥거리는 게 일”이다.건들건들 농담을 잘도 늘어놓다 막판에 정색하고 덧붙이는 말.“이번 영화,잘 돼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좋은감독,제작자들의 소신이 꺾이는 게 요즘 충무로의 분위기 아닙니까.우리 봉 감독이 9회말 2아웃에서 마지막 타자로 나섰다니까요.” ●논두렁으로 스릴러 무대 옮긴 감독 봉준호 봉 감독은 자신의 새 영화에 “농촌 스릴러”라는 언밸런스한 수식어를 곧잘 붙인다.“한국의 농촌과 스릴러라는 상충된 이미지를 꼭 한번 묶어보고 싶었다.”는 그다. 사실과 허구를 얼마만큼의 비율로 섞어야 할지,실화를 극화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을 터.“사건일지를 꼼꼼히 뒤지는 건 물론이고 담당형사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는 그는 “단서를 못 찾는 형사의 무능함보다는 80년대라는 시대 자체의 전근대성과 조악함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몽땅 시위진압에 동원돼 수사에 도움이 못 되는 전경부대,구타를 밥먹듯하는 취조실 등을 끼워넣은 건 그런 의도였다.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전력이 묻어나는 고집이다.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11기 출신.‘프레임 속의 기억’‘지리멸렬’ 등의 단편으로 두각을 나타내다 장편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년)로국제영화제의 상이란 상은 휩쓸다시피 했지만 국내 관객들에겐 보기좋게 외면당했다. 이번은 어떨까.맺음말이 길어진다.“너무 빨리 모든 걸 잊어버리는 나라 아닙니까.대한민국이,우리가 어떻게 살았었나 돌아본 작업이니 어찌보면 슬픈 영화죠.흥행은,글쎄요….이런 생각은 해봤어요.범인을 만나면 그래서 지금 행복하냐고 꼭 물어보겠다고요.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이니까요.” 황수정기자 sjh@ ■‘살인의 추억'은 어떤 영화 세월이 흘러 극도의 광기가 한줄기 회한이나 앙상한 추억으로만 남았을 때.형사스릴러 ‘살인의 추억’은 제목부터가 도발적이고 역설적이다.살인이 추억이 될 수 있다니….영화는 세상이 다 아는 실제 살인사건에서 극적인 요소만 골라내는 위험한 작업을 시도했다. 형사물이되 사건보다는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하다.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요리할까 궁금한 관객에게 영화는 상반된 두 형사의 캐릭터를 대비,시선을 분산시킨다.연쇄살인을 수사하지만 실마리 하나 못 찾고허우적대는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앞에 서울에서 자원해 내려온 두뇌파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나타난다. 전반부는 그대로 코미디다.폭력수사에 넘겨짚기가 주특기인 두만과,증거와 논리를 따지는 태윤이 주고받는 코믹한 대사들에 스릴러물의 냄새는 온데간데없을 정도.두 형사의 주도권 다툼으로 한참동안 버디영화의 익숙한 얼개를 엮던 영화는,강력한 살인용의자인 현규(박해일)를 거의 후반부에 흐릿하게 노출시킴으로써 긴장의 진폭을 극대화한다. 스릴러 장르 특유의 도회적 이미지가 농촌 무대와 절묘하게 결합한 것도 묘미다.잡풀이 우북한 논두렁,갈대밭,야산 등 시골풍경 그대로가 시종 영화의 공간이 된다는 점도 관객들에겐 색다른 감상포인트가 될 듯하다. 그러나 인물묘사 위주로 진행되는 영화의 장기는 뭐니뭐니 해도 배우들의 매끈한 연기.날카로운 형사의 캐릭터를 위해 10㎏이나 감량한 김상경,형사들의 압박 속에서도 눈꼽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박해일,두만의 동료형사이자 고문수사관으로 시대적 부조리를 대변한 김뢰하 등이 모두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끔찍한 살인사건에 ‘추억’이란 단어를 끌어붙인 영화의 의도는 뭘까.영화 속 살인사건도 현실에서처럼 끝내 의문으로 남겨진다.마지막 대목에서 살인을 추억하는 주체가 형사인지 살인범인지,관객들은 포스터의 카피처럼 ‘미치도록’ 정답이 궁금해진다. 살인의 광기마저 나른한 낭만과 웃음으로 풀어낸 화술이 기막히다.듣지 말아야 될 비밀을 들었을 때처럼 뭔가 언짢고,불쾌하고,찜찜한 감상.그러나 그것이 이 영화의 특장이자 의도된 메시지이기도 하다. 황수정기자
  • 청남대회동 이모저모/ 여유로운 대화속 가시 돋친 설전도

    만찬회동은 저녁 6시2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대체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지만 취재자유 등 쟁점을 놓고는 여야간 의견이 엇갈렸다. 현안에 대한 회담에 앞서 노 대통령과 3당 대표는 청남대 가든에서 소주를 곁들여 삼겹살 파티를 가졌다. 골프 라운딩에 참석하지 않고 뒤늦게 넥타이 차림으로 합류한 박 대행이 “혼자 매고 있어 이상하네요.”라며 넥타이를 풀고는 “옛날엔 이거 풀면 싸우자는 뜻인데…”라고 농을 던지자 노 대통령은 “요즘엔 그렇지 않다.”고 화답했다. 이에 김 총재가 ‘평양 박치기’를 화제로 우스갯소리를 꺼내면서 “박 대표는 싸움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박 대행은 “오늘도 싸움하러 왔다.”고 응수했다. 노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국회 농림수산위원이던 박 대행께서 한 말씀 하시는데 속 뒤집기 좋은 얘기만 하셨다.”며 “준비를 해서 답변하려고 하면 박 대행은 계시지 않아서 판판이 당했다.”고 말했다.이에 김 총재가 “히트 앤드 런이구만…”이라고 정리하자 노 대통령은 “박 대행이 질문하면 즉시 답변하라고 후임 장관들에게 다 일러줬다.”고 말해 폭소가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박 대행에게 소주잔을 건네면서 “오늘 실탄을 많이 준비하셨다는데 겨누기만 하고 쏘지는 마세요.”라고 했고,박 대행은 “그렇게까지야… 이심전심으로 다 통하면 되죠.”라고 답했다. ●골프라운딩 이에 앞서 노 대통령과 정 대표,김 총재,이원종 충북지사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간이 골프장에서 가볍게 라운딩을 했다. 라운딩에 앞서 노 대통령은 “꼭 1년만에 골프를 하는 것”이라며 “김 총재로부터 한수 배우겠다.”고 말했다.이 지사가 “김 총재는 어프로치에 센서가 달려서 치면 (홀에)붙는다.”고 말하자,김 총재는 “구 정치인을 무시하지 말라.”고 뼈있는 농담도 했다. 9홀(파 36) 라운딩에서 노 대통령은 53타,김 총재와 이 지사는 45타,정 대표는 50타를 쳤다. 곽태헌기자 tiger@
  • 盧·3당대표 만찬 대화록/ “北核회담서 국익지키기 최선”

    17일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청남대 회동은 시종 농담이 오가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북핵 관련 3자회담 등 현안에 대한 시각차도 적지 않게 노출됐다.송경희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다른 참석자들이 전한 회동 내용을 대화록으로 정리한다. ●대북송금 특검법 개정 ▲정대철 민주당 대표 특검법의 명칭과 수사기간은 확정하지 못했다.(남북정상회담이 명시된) 법 명칭은 특검방향을 예단하고 있다. ▲노 대통령 기간은 좋다.(명칭에 뒷거래가 있었던 것처럼)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박희태 대행이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으로 결단해 달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대행 명칭은 재론하지 않겠다.당초 약속도 되지 않았다.과거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때도 그렇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 옷로비나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은 대상이 결정된 사건이지만 대북송금 사건은 대상이 결정안된 것 아니냐.수사를 한정시키는 것이 돼 문제가 많다. ●북핵 3자회담 ▲박 대행 3자회담에 한국이 배제돼 깊은 유감이다. ▲노 대통령 한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인데 양자,다자 절충을 찾아서 회담을 시작했다.박 대행의 깊은 유감 겸허히 수용하겠다.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은 아주 시급한 문제다.경제적 부담이 되는 문제가 있지만 국익을 지켜내도록 당사자로서 가능한 한 노력하겠다. ▲박 대행 우리는 북한을 생각하는데 북한은 우리를 왜 생각하지 않느냐.우리는 인권문제 투표에도 불참했는데 왜 불참시키느냐.일방적으로…. ▲김 총재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그 문제를 더 이상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김원기 민주당 고문 서로 국내 여론에 대해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출발한 것이고 우리가 앞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언론정책 ▲박 대행 취재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 ▲노 대통령 정권과 언론의 부적절한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취재의 자유를 제한할 뜻은 전혀 없다.앞으로도 취재의 자유는 확실히 보장하겠다. ▲박 대행 역대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전두환 대통령 때 언론 통폐합,김대중 대통령 때 세무조사를 실시했다.용수철은 당기면 늘어진다. ▲노 대통령 상황인식은 같다.언론이 정권 탄생을 좌우하려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언론이 정권을 길들이려는 시도도 있었다.불신은 있지만 각자 길을 가면 된다. ▲박 대행 언론이 정권을 길들이려는 것인지,정권이 언론을 길들이려는 것인지,이런 인식의 차이는 있다. ▲김 고문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약속이행을 믿고 특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안한 다음 김 고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오늘에야 처음 만났다.이원종 지사도 청남대를 개방한다고 하니 여야가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자. 문소영기자 symun@
  • 한·일전 이모저모/ 붉은악마 ‘월드컵함성’ 재연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응원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붉은 악마는 이날 응원석 상·하단 펜스에 ‘무덤에 온 걸 환영한다(Welcome to your tomb),‘아시아의 호랑이 세계를 집어 삼켜라’ 등의 플래카드를 내건 뒤 2002월드컵 때 사용한 초대형 태극기를 펼치며 흥을 돋웠다. 붉은 악마는 또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등 친숙한 구호를 외치며 2002월드컵 당시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한 응원 물결을 재연. 울트라 닛폰도 ‘우리가 일본,가능성은 무한대’ 등 문구와 함께 오가사와라 등 선수들의 이름을 내걸고 승리를 기원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대표팀 감독의 부인인 로렌스와 딸 조안나가 경기를 관람하며 남편의 첫 승을 기원했다.이날 프랑스에서 입국한 모녀는 경기장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인사를 나눈 뒤 본부석에 자리 잡았다. 로렌스는 “머무는 동안 남편과 최대한 함께 하고 싶다.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그 동안의 그리움을 털어놨다. 안정환의 백넘버가 새겨진 붉은색 대표팀 상의를 입은 조안나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산도 많고 날씨도 너무 좋다.한국이 오늘 경기에 이길 것을 200% 확신한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축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아버지한테 혼난다.”고 농담을 건넨 조안나는 “한국 선수 중에는 안정환을 알고 콜롬비아전에서 뛰는 모습을 봤다.”고 덧붙였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35·포항)가 이날 은퇴식을 갖고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A매치 70회 이상 출장 선수를 대상으로 협회 차원에서 마련한 공식 은퇴식의 첫 대상자가 된 하석주는 한·일전 시작에 앞서 그라운드에 나와 정몽준 축구협회장으로부터 공로패를 전달받았다. 눈시울을 붉힌 하석주는 전광판에 자신의 전성기 활약상이 방영되는 가운데 두 아들의 손을 잡고 관중석을 돌며 큰 절을 올려 붉은 악마 등 관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석주는 “11년 동안 대표팀 생활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면서 “선수로는 끝났지만 지도자로 여러분 앞에 다시 나타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일전에는 황선홍 전남 코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방송해설에 참여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2002월드컵 4강 주역으로 이날 KBS 객원해설자로 나선 황선홍은 “처음이라 무척 떨린다.”면서 “유상철과 안정환에게 잘 해달라고 안부전화를 했다.”고 말했다.J리그 생활을 접고 귀국한 노정윤(부산)은 일본 TBS에서 해설을 맡았고,‘날쌘돌이’ 서정원(수원)은 SBS 객원 해설위원으로 나와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한·일전 동점골을 터뜨린 순간을 회고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노무현대통령 “대화의 마당 北 꼭 나올것”/ 부시 前美대통령과 회동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2시간여의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북한이 핵을 가져선 안 되며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북한도 이번에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이어 “한·미간 우호 관계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부시 전 대통령과 이렇게 대화하고 식사하는 것은 양국민들에게 굉장히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전쟁 원하지 않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전 개전초) 우방의 지원이 없어 여론의 비판을 받는 등 어려웠는데 한국의 파병 결정으로 큰 힘을 얻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동시에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도 원하지 않으며,이 지역의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미국에 오면 부시 대통령이랑 성격이 같아서 잘 통할 것 같다.”며 “내 아들도 소박하고 진솔한 농담을 좋아하니까 방미 때 평소대로 노 대통령이 솔직하게 대화한다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언론 비교 대화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쳐다보면서 “언론이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고 묻자 노 대통령은 “항상 잘 도와주는데 카메라만 앞에 있으면 나오던 말이 들어가고 엉뚱하게 말이 나오기도 해 고생한다.”고 대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어떻든 저 분들은 소명을 다 하는 것이고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사가 안 나오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기사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맞는 말이며,미국에선 더 맞는 말”이라며 “제 경험으로 보면 기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얘기를 쓰지,자신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면 대통령 말이라도 다 쓰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공정하게 쓰지만 대통령의 말을 쓰기도 하고 안 쓰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우리정부가 동의 안하면 韓美조약상 전쟁 못한다”김희상 국방보좌관 문답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가 반대하는 한 한반도에서 전쟁은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면서 “후세인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북한도 느끼는 게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에 따른 북한의 충격이 있을 텐데. -부시 대통령이 온 세계가 (대부분)반대하는 전쟁을 한 것만으로도 북한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후세인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이라크전이 실제 3주만에 끝났는데,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은 아닌가.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반대하는 동안에는 전쟁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우리 대통령이 묵시적으로라도 동의하지 않는 한 미국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없게 돼 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은)후세인보다 훨씬 똑똑하지 않느냐(후세인은 판단을 잘못했다는 뜻). 부시 대통령은 국제여론과는 관계없이 전쟁을 하지 않았나. -한·미 동맹은 국제여론과는 다르다.서울은 휴전선에서 불과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또 한국에는 미군도 많이 있다.(만나 본)미국 고위관계자들의 얘기도 같다.북한에는 석유도 없지 않은가(농담). 미 2사단이 후방으로 옮기게 되면 인계철선(引繫鐵線·trip-wire)은 어떻게 되나. -북한이 군사작전을 하려면 미국 핵심기지가 있는 오산부터 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인계철선 논리는 지금에는 맞지 않는다.미 2사단 문제는 군사적인 게 아니라 정치·경제적인 문제라고 얘기한다.미 2사단을 재조정하는 문제는 반미(감정)와 관련 있다. 곽태헌기자 tiger@
  • [마당] 아버지가 없는 나라

    결혼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나라,남편도 아버지도 없는 나라.그곳에 우리를 데리고 가려고 차에 오른 모소인 아가씨는 그야말로 생기발랄한 모습이었다. 햇빛과 바람에 그을린 뺨이 붉어질 때는 순박한 아름다움이란 저런 것이구나 감탄할 정도로 건강미가 넘쳤다.우리 일행은 리장을 떠나 한계령보다 더 심하게 꺾이고 또 휘어진 길을 달리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 서남부 윈난성 깊은 오지에서 아직도,21세기에도 모계사회의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는 모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모소인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규모가 꽤 큰 편이다.많게는 한가족이 40∼50명에 이르는 대가족이 한집에 살기 때문이다. 모소말로 ‘에쓰’라고 불리는 어머니가 통치하는 이 가족공동체는 결혼제도가 없기 때문에 아들이나 딸이나 평생을 한 집에서 함께 살며 누이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 역할은 말하자면 외삼촌이 하게 되는 것이다.에쓰의 지시에 따라 밥먹고 일하고 돈을 벌면 에쓰에게 드리고….어떻게 보면 정말 걱정 근심 없이 마음 편하게 일평생 살 수 있을 것같기도 하다. 밤이 되면 남자는 연인의 집 담을 넘어 놀다가 새벽녘 다시 담을 넘어 돌아와야 한다.장모와 마주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버스가 시끌벅적할 정도로 질문이 쏟아진다.아무 담이나 넘어가도 되느냐,다른 남자가 와 있으면 어떻게 되느냐….모두들 카사노바라도 될 모양으로 좋아 했지만 결혼이 없다고 해도 계약이 없을 뿐 오히려 합리적인 질서가 있다. 남녀가 좋아지면 서로 사인을 보내고 만나게 되며 지속적으로 만나다가 싫어지면 그것으로 끝내게 된다.평생 1:1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혼이니 위자료니 필요 없고,아이를 네가 키우니 내가 키우니 싸우지 않아도 되고,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상처 줄 일 없어 좋다. 모소인 마을은 여인들의 에너지로 활기가 넘쳤다.아가씨들의 튕겨나갈 듯한 활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삶을 손아귀에 꽉 틀어쥔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거칠 것 없는 생명력이 그들에게 있었다. 나 같은 사람도 그들의 무공해 자연산 매력에 빨려드는데 남자들은 거의 넋이 나간 듯했다.이윽고 누군가 “여기서 살 테야.마음 좋은 에쓰에게 날 입양해 달라고 졸라 보겠어.가족 먹여 살릴 걱정,회사 걱정 안 해도 되고 공기 좋고 맘 편하고 얼마나 좋아.”하며 털어 놓는다.푸념하듯이. 만약 그의 농담이 실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책임과 의무에 등이 휘고 저녁엔 술에 절어 고개를 떨구고 휘적휘적 집에 돌아가던 일상 대신 정말 팔자가 필까? 얼마동안이나 갈등 없이 살 수 있을까. 그의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가부장제도의 망령들이 살아나 그의 마음을 할퀴고 뒤흔들어 괴로울 것이다.우주가 더 이상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이제는 담 넘을 일이 없을 듯 보이던 술 취한 모소인 아저씨의 ‘꼬장’ 부리던 모습이 이 대목에서 떠오른다. 여행의 매력은 발상을 전환시켜 준다는 것이다.논밭을 갈아엎을 이 계절에 우리들 지루한 일상과 답답한 인습을 갈아엎어 새로운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한달만 모소인의 제도를 빌려오면 어떨까.아내를 여왕처럼 모시는 대신 모든 것을 책임지라 하고,명령만 하시라고 무조건 따르겠다고 하면? 한동안싸울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김 혜 경 도서출판 푸른숲 대표
  • 盧 “언론戰線 확대시점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정부가 큰틀에서 언론정책을 제시할 계제도 아니고,전선을 확대할 시점도 아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녹지원에서 즉석 연설을 갖고 “언론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워야지,쩨쩨하게 기자실(출입제한)이나 오보와 관련한 대응을하느냐고 책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한편으로 “언론정책은 원칙대로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설사 정부가 여유있어도 (언론정책을 제시하는 것이)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언론문화는 국민과 언론 스스로 시대의 기운처럼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정부가 언론정책을 펴는 것보다 언론 스스로 개혁을 하거나 국민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그는 “나도 야당 때에는 정부가 이렇게 하라고 떠들었는데,대통령선거를 지나면서 정부가 앞장서 깃발을 들면 언론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제한과 취재원 접촉 자제 등을 담고 있는 문화부의 홍보운영 방침을 그대로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긴장하면서 언론과 합리적인 관계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라고 말한 데서도 읽혀진다. “원칙적으로 대상 전부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원칙대로 하겠다.”면서 “제 딴에는 원칙이라고 하는데 너그럽게 봐달라.”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그러면서 “처음에는 불편해도 익숙해지면 ‘한국의 취재문화를 이렇게 한번 당당하게 바꾸었다.’고 여러분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농담도 섞어가면서 말을 했다.연설을 마칠 무렵 “소주먹고 실수 두번 해야하는데,그게 취미인데 대통령이 되니까 실수하면 안된다고 해서 그만 가겠다.”면서 “도와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저녁 6시부터 녹지원에서 춘추관 출입기자들을 위해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노 대통령의 참석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노 대통령은 선약을 이유로 즉석 연설만 하고,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이날은 문 실장의 생일날(음력 3월3일)이었다.문 실장은 “90여명의 기자들이 생일을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곽태헌기자 tiger@
  • 美, 尹외교 이례적 예우

    |워싱턴 김수정특파원|지난 29일 3박4일간의 워싱턴 방문을 마친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해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의전상 극진한 대우를 해 한국의 새 외교사령탑과 ‘교분’을 두터이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낳았다.한국의 이라크전 지원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장관이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 이례적으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영접인사로 내보낸 파월 국무장관은 28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윤 장관을 차문까지 따라가 배웅했다.정부 관계자는 미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장관을 차 앞까지 배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윤 장관과 파월 장관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다.지난 2월 초 인수위 간사 자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고위 방미 대표단에 참여,간단히 인사말을 나누었다.두번째는 파월 장관이 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다. 미측에서 장관 내정자라는 정보를 들어서였는지 적극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다.오히려 인수위와 외교부에서 거절하다가,청와대측이 ‘만나라.’고 해 취임식직후 만났다. 파월 장관은 이번 외무회담에서 특유의 격의없는 자세로 “감동적인 취임사는 당신 작품이 아니냐.”며 농담을 건넸다.파월 장관은 자신의 자서전 ‘나의 미국 여행(My American Journey)’이란 책에 직접 서명한 뒤 윤 장관에게 선물했다.
  • 쉬어가기···

    남자골프 세계랭킹 5위인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타이거 우즈는 ‘뱀파이어’일 지 모른다.”는 농담 섞인 평가를 내려 화제.최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우즈에게 패한 톰스는 지난주 우즈가 마늘을 넣은 스파게티를 먹고 배탈을 일으킨데 대해 한 기자가 “우즈는 뱀파이어 일 수도 있다.”고 말하자 “마늘 알레르기가 있다니 그럴지도 모른다.골프장에 마늘을 좀 뿌려야겠다.”며 농담을 던졌다고.
  • IT컨설턴트 LG CNS 임은영씨 “”공장전산망 설계…강한 체력 필수””

    정보기술(IT) 컨설턴트인 임은영(27)씨는 스스로를 ‘백조’라고 표현했다.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우아하고 세련돼 보이지만 실상은 고객들에게 짧은 시간에 만족스러운 자문을 해주기 위해 엄청난 ‘물장구’를 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씨는 2000년 LG CNS에 입사해 컨설팅 사업부문인 ‘엔트루 컨설팅 파트너즈’에서 일하고 있다.산업공학 석사 출신이어서 주로 공장의 전산망을 효율적으로 재설계하는 일을 한다. 임씨는 “IT컨설턴트가 어떤 직업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다.”고 소개했다.1년에 평균 서너달 걸리는 프로젝트를 3∼4개씩 하다보면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때문에 보약을 먹는 게 일이라고 했다.프로젝트에 따라 컨설팅을 의뢰한 회사나 공장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하는 탓에 여관,호텔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컨설턴트는 빨리 죽는다고 보험도 안 들어줘요.” 진실이 담긴 농담이겠지만 실제로 IT컨설턴트의 평균 재직기간은 5∼6년에 불과하다고 한다.엔트루컨설팅도 직원 200여명의 평균 연령이 서른살이고 임원 평균 나이가 마흔살에 지나지 않는다. 임씨가 소개하는 IT컨설턴트의 기본은 ‘종합적인 시각과 논리적인 사고’다.정해진 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내야 하므로 야근을 밥 먹듯 한다.그래서 강한 체력이 필수다. 산업공학,경영학 전공자들이 많지만 엔트루에는 러시아어,사회학을 전공한 컨설턴트도 있다.컴퓨터 실력은 잘하면 좋지만 회사에서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므로 크게 문제될 게 없다. LG CNS의 경우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2600만원.이후 연봉은 개인의 실적을 토대로 1대 1 협상에 따라 결정된다. 임씨는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지만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꼭 해볼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 [시네 드라이브]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가수 박지윤의 신곡 ‘할 줄 알어?’가 지난 5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음반으로 판정받았다.선정적인 가사가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친다는 이유에서다.그 해프닝을 보는 기자의 머릿속에 왜 불쑥 한국영화의 청소년 관객들이 떠올랐을까.갑자기 의문이 들었다.‘영화보는 10대와 노래듣는 10대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었나?’ 혼돈의 이유인즉,균형감 없는 제재기준 때문이다. 성행위 묘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가요쪽 심의에 비하면 영화등급 기준은 그런대로 후한 편이다.섹스를 표현하는 대사나 성적 농담이 적나라해도 코미디 장르를 빌려 유쾌한 수다로 풀어낸 영화는 별탈없이 15세 관람등급쯤 받는 추세.지난해까지 등급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조폭마누라’‘라이터를 켜라’처럼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들이 15세 등급을 받는 건 2년전만 해도 꿈도 못 꿨다.”고 평가한다.만약 엇비슷한 수위의 노랫말이 시중에 나왔다면 사정없이 ‘유해음반’ 딱지가 붙었을 것이다.‘심의 시계’의 바늘이 영화판과 가요판에서 ‘따로국밥’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내친김에 영화쪽에만 시선을 고정시켜보자.심의의 편견이 거기에 또 있다.‘들리는 것’에는 관대하면서 ‘보이는 것’에는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사실.예컨대 자극적인 대사로 미국에서조차 ‘R등급’을 받은 영화라도 약간의 대사순화 작업을 거치면 국내에선 얼렁뚱땅 15세 등급까지 받아내곤 한다.반면 영화의 메시지가 아무리 온순해도 성기나 체모만 노출되면 여전히 경련반응이 인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고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영화등급을 엄격히 매기자는 불순한(?) 의도나,어떤 노랫말이든 온가족이 함께 따라불러도 좋다는 식의 견해는 결코 아니다.기자의 제언은 간단하다.대중문화 시장은 커져만 가는데 균형감각 없는 ‘형식’이 언제까지 ‘내용’을 지배할 수 있을지 한번쯤 고민해보자는 거다.아니,좀더 쉽게! 영화보는 10대와 노래듣는 10대가 딴 나라 사람들이 아니란 얘기다. 황수정기자
  • 색소폰 동호회 엿보기

    인간의 흥겨움을 나타내는 소리인 듯하고,또 흐느낌 같기도 하다.연주할 때는 흐느적거리는 듯하지만 눈을 감고 들으면 심금을 울리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온몸을 울리며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 내는 것이 색소폰의 매력이다. 매주 일요일 밤 8시쯤.서울 방배동 대항병원 지하 강당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직업은 대학교수,무역회사 대표,의대생,고등학교 교사,헤어디자이너,가정주부,택시기사,자영업자 등 다양하다.나이는 갓 대학에 입학한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공통점은 당최 찾을 수가 없다.손에 들려있는 멋진 S자형 금빛 색소폰과 색소폰의 매력에 하염없이 빠져들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직업,연령,학벌을 초월하고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는 이들은 색소폰을 사랑하는 맘 하나로 모인 ‘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이다.모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지휘자 김무균(47) 교수에게 색소폰을 배우던 사람들이 뭉쳐 만들었다. 창단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아마추어 연주단이지만 단원들 면면을 보면 각 분야에서 최고를 향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단장은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성굉모(56) 교수.색소폰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정년퇴임후 학교 교문에서,관악산 등산로에서 연주를 하고 연말에는 양로원 등을 다니며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농담을 건넨다.실은 음향학을 전공해 음대 겸임교수이기도 한 성 교수는 악기를 직접 다루고 즐겁게 가르치고자 색소폰을 시작했다고. 고교때 밴드부 활동을 하면서 색소폰을 접해온 오세웅(47)씨는 무역회사 세웅무역의 대표다.그가 다시 색소폰을 불게 된 것은 지휘자 김 교수와의 친분 때문.하지만 이제는 고2,중3짜리 아들에게 색소폰을 가르칠 정도로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주병진,박찬호 등 국내 스타의 머리를 손질해주던 헤어디자이너 정인채(46·정인채 개성시대 원장)씨는 7년차 경력의 단원이다.“27살 때부터 정신없이 연예인의 머리를 만져주며 살아왔죠.정신적인 안식이 절실했는데 아내가 색소폰을 안겨주더군요.” 30여명의 단원중 여성은 주부,영어강사,자영업자 등 4명.꽃집 은플라워를 운영하는 안은정(31)씨는 가지고 있는 CD의 대부분이 색소폰 연주 음반일 정도로 색소폰 마니아다.3년 전부터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다.그의 악기는 헤어진 첫사랑이 사준 것.이제는 이 색소폰이 애인이란다. 색소폰은 다른 관악기와 달리 ‘온몸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인 탓에 연습하는 데 애로도 만만치 않았다. 집에서 불면 동네 사람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연습장 섭외는 어렵고.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창문을 꼭꼭 닫은 뒤 차안에서 연습하기도 했다. 성연욱(47·가락고) 교사는 “한 공사장에서 인부가 없는 듯해 연습을 했는데 어디선가 휴식을 취하던 인부들이 달려나와 혼쭐이 났었다.”며 어려웠던 때를 회상했다.지금은 과학교사의 기지를 발휘해 양복상의로 색소폰을 감싼 뒤 소매에 손을 넣어 연주를 하고 있다고.대기업 임원 출신인 김진호(54) 총무는 정기연주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연 4회 정도는 기본으로 정기연주회를 가지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자유롭게 연습하기도 힘들고,아직은 반음 높은 소리를 내는 실수도 하지만 오는 5월 부산공연을 위해 한음한음 정성을 담아내고 있었다. 최여경기자 kid@ ◆나도 한번 배워볼까 나도 한번 배워볼까 케니 지 정도의 실력은 바라지도 않는다.가요든 팝송이든 단 한곡만이라도 자신있게 색소폰 연주를 하고 싶다.어떻게 해야 할까. ●동호회의 문을 두드리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색소폰을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색소폰을 전공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학원도 서울 종로에 몇개 있는 게 전부였다. 최근에는 최대규모의 색소폰전문사이트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를 비롯해 ‘김무균 색소폰 앙상블’(saxophoneschool.net),‘색소폰스쿨’(www.saxophoneschool.com),‘예음색소폰동호회’(대구·yeumsaxophone.co.kr) 등 수십개의 온·오프라인 색소폰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어 보다 쉽게 색소폰을 접할 수 있다. 생활정보신문이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개인레슨에 대한 정보도 있다. 일단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하면 재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익히는데 빠르면 1주일,늦으면 1달 걸린다.간단한 곡을 연주하는 데까지 1개월에서 수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악기 선택은 음역에 따라 소프라니노·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베이스·콘트라베이스 등 7가지로 나뉜다.소프라노는 관이 곧지만 알토 이하는 상부와 하부가 S자형이다. 브랜드는 대만제,일제 야마하,야나기사와,프랑스제 셀마 등 다양하다.가격은 30만원대에서 400만원까지. 처음에는 대만제 중고품을 사서 음을 익히는 것이 좋다.전문가의 손에 길들여진 악기라면 소리도 터져 있고 사용하기도 편하다.고가품일수록 길들이기 힘들고 연주가 어려워 음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다른 사람의 입에 닿았던 것이라고 찜찜해할 필요는 없다.입에 대는 마우스피스만 새로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고 여겨지면 거금을 들여 좋은 악기를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연주자들의 조언이다. 최여경기자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데뷔 임성민 “윤락녀 어울려요?”

    그 좋다는 아나운서로도 성에 안 찼다.브라운관에선 행복한 체했지만 아나운서실로 돌아오면 늘 뭔가에 화가 난 듯 뚱했다.연기자로 야무지게 자리매김해가는 임성민은 지난날을 “내림굿을 받고 훨훨 작두 위를 날고 싶은데,‘방송인’이란 이름표에 갇혀 끙끙 신열을 앓던 때”라고 돌이킨다. ●손님에 채찍서비스 아이디어 제안 KBS 아나운서를 깨끗이 포기하고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쇼 MC,TV드라마 조연 등으로 착착 영역을 넓히던 그가 이젠 스크린까지 차지했다.14일 개봉하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제작 한맥영화·감독 송경식)가 데뷔작이다.극중 캐릭터는 더 놀랍다.동료 윤락녀를 국회의원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의리파 윤락녀.말이 조연이지 주인공 뺨치게 양감있고 ‘화끈한’역할이다. “제가 카메오 출연쯤 한 줄 알고들 있더라고요.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극중 세영이 뉴스앵커 지망생이란 대목에서 출연을 저울질한 건 그래서였어요.시나리오 설정에 맞춰 얼렁뚱땅 캐스팅됐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첫 시사가 있던 날 해질녘.평소 지나치게 진지해서 우울하게까지 보이던 그는 그때까지도 들떠 있었다.그렇게 원했던 영화를 찍었는데,소감이 오죽할까.“손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를 정도로 떨린다.”더니 “출연결정을 내린 뒤 이틀만에 촬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충분히 준비를 못했고 그래서 아쉬운 연기가 많았다.”고 말꼬리를 흐린다.설렘과 아쉬움이 머릿 속에 얽혀있는 듯했다.데뷔작의 캐릭터가 윤락녀라….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사항임을 잘 알고 있다는 눈치다.“출발이 늦어 이런저런 역할을 다해볼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어요.좀 무모했는진 모르지만(웃음) 앞으로 직업연기자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죠.” ●동생 상대 온갖 욕설 퍼부으며 연습 ‘배우 임성민’의 욕심이 얼마나 많은지는 일찌감치 촬영현장의 얘깃거리였다.한 장면 한 장면 그가 들인 공은 대단했다.업소를 찾은 남자손님을 상대로 주인공(예지원 분)의 보궐선거 출마 동의서를 받아내는 대목.섹시한 가죽옷 차림에 채찍을 들고 특별서비스(?)를 하는 도발적인 설정은 순전히 그의 아이디어다.그럴만도하다.출연제의를 받아들인 다음날부터 청량리,용산,용주골을 ‘현장답사’하며 그곳 사람들을 사귄 열성파다.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연습도 참 많이 했다.“차 안에서 혼자 연습하다 나중엔 동생을 앉혀놓고 온갖 욕을 다 퍼부어봤다니까요.” 옆에 앉은 송경식 감독이 한마디 거든다.“치한들에게 유린당한 동료의 상처를 주인공이 들춰보는 장면이 있었는데,그 연기를 성민씨가 하는 걸로 콘티가 잘못 짜여졌어요.몇초도 안 되는 장면을 위해 밤을 새워 연습하고 왔더라고요.어찌나 미안하던지….” ●“올 봄안에 다른 영화 찍고 싶어요” 대학 1학년이던 1991년 KBS 공채 탤런트에 선발된 건 소문난 이력이다.이병헌과 공채동기였던 그가 아나운서로 선회하지 않고 꾸준히 탤런트로 살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그 저울질이 이제는 무의미하다.“여배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요며칠만큼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는 그는 행복한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시나리오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요.올 봄안에 다시 싹수있는 영화를 찍어야 하는 게 숙제예요,숙제….” 황수정기자 sjh@ ***‘대한민국…' 어떤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촬영 마지막날 주인공 예지원의 국회 월담 해프닝으로 일간지 사회면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코미디의 외피를 뒤집어 썼을 뿐 실제 영화는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해외토픽을 연상시키는 소재부터 ‘쇼킹’하다. 여자친구가 억울한 사고를 당하고도 제대접을 받지 못하자 분을 참지 못한 윤락녀가 내친김에 국회의원이 돼버리는 줄거리.한때 외신을 장식했던 포르노 여배우 출신의 이탈리아 국회의원 치치올리나를 떠올릴지 모르나,정작 영화는 그렇게 요란하지도 가볍지도 않다. 몸을 판다고 멸시하면 덮어놓고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드센 여자 고은비(예지원).하지만 알고보면 누구보다 정이 많다.성폭행을 당한 친구가 윤락녀라는 이유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자 직접 밑바닥 인생들의 권리를 챙기겠다며 금배지에 도전한다. 창녀촌을 주무대로 한 영화는 질펀한 성적 농담과 ‘바닥인생 권리 찾기’의 엄숙한 모토를 섞바꿔가며 화면을 채운다.고은비가 국회입성하기까지 비약이 심한 이야기 구도는 현실감이 한참 떨어진다.그러나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엮는 유쾌한 에피소드,보궐선거전을 통해 까발려지는 정치부정 등의 소재가 엎치락뒤치락 드라마의 균형을 잡아낸다. 창녀촌의 정신적 지주인 괴짜신부 역에는 가수 남진.구수한 호남사투리에 말끝마다 욕을 달고 다니는 그의 연기가 기대 이상으로 돋보인다. 송경식 감독은 ‘사방지’ 이후 14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 염동연·이강철 前특보 盧, 청와대 초청오찬/“두사람 고생 잊지않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낮 염동연 전 정무특보와 이강철 전 조직특보를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했다.취임 이틀 만에 이 둘을 부른 것은 대선 1등 공신임에도 아직 ‘자리’를 배려해주지 못한 데 대해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인지 노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고생했고 잊지 않고 있다.”면서 “빨리 방향을 결정해 정치를 하려면 연고지에서 열심히 뛰라.”고 내년 총선 출마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또 “정치를 하려면 열심히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삼계탕집을 하든지 장사를 하라.”는 농담도 던졌다는 것이다. 염·이 전 특보는 이미 총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염 전 특보는 수도권이나 광주에서,이 전 특보는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들도 처음에는 노 당선자의 정무특보자격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에 들어갔었다.그러나 “인수위 업무와 관련없는 측근들에게까지 자리를 준다.”는 비판여론 때문에 특보발령이 취소됐다.이후 염 전 특보는 민주당 인사위원,이 전 특보는 당 개혁특위 위원으로 당에복귀했다. 염 전 특보는 지난 92년 노 대통령이 자치경영연구소를 열었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고,민청학련 사건으로 8년 동안 복역한 운동권 출신의 이 전 특보도 인생의 절반을 노 대통령에게 걸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굄돌]이직 쉬운 사회

    며칠 전,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향 친구를 만났다.그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아이들도 다 크고 해서 소일 겸 직장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한다.”는 얘기를 했다.“몇 번이나 시도해 봤지만 정말 일할 곳이 너무 없더라.”는 체험담과 함께. 최근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포브스가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다른 선진국보다 높다.’고 보도해 작은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기업이 노동자를 해고하기가 쉬운가,어려운가.’가 노동시장 유연성의 중요 평가기준이었다니,노동자이거나 잠재적 노동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결코 유쾌한 소식이 아니었다.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기회가 얼마나 많은가,혹은 이직이 얼마나 쉬운가가 주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우리사회가 포브스의 평가대로 해고가 쉬운 만큼 이직도 쉬운 사회일까가 새삼 궁금했다.최근 들어 주변에서는 직장을 잃은 40∼50대며,정규직 근로자보다 많다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아주 간혹,성공적인 이직과 창업 체험담 같은 ‘신화’도함께 묻어서. 그런가 하면 요즘 일본에서는 실직자들에게 책상과 개인용 컴퓨터를 갖춘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실업자 컴퍼니’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자신의 사무공간에서 다양한 이직정보를 얻으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공동으로 취업을 도모할 수 있어,유료임에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단다.새로운 고용환경에 맞춘 새로운 창업 사례쯤 되는 경우다. 그날,나는 친구에게 “어떤 직장을 원하느냐.”고 물었다.그는 대뜸 “당연히 일은 조금하고,돈 많이 주는 곳이 최고 아니겠느냐.”고 말해 한참을 같이 웃었다.그 순진한 농담에서 “어떤 일이라도 좋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면 지나친 추측일까. 최근들어 ‘해고가 쉬운 사회’보다 ‘이직이 쉬운 사회’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용환경이 바뀌어 언제라도 직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일할 권리’가 새삼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이다. 김 내 언 소설가
  • 盧, 인수위기자단과 ‘쫑파티’ “언론과 밀월관계 추구 않을것”

    “5년 뒤에 보면 언론문화도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왔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50여일 동안 대통령직 인수위를 취재한 200여명의 기자들과 21일 조촐한 뷔페식으로 ‘쫑파티’를 가졌다.인수위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건물 18층 강당에서다.이 자리에서 노 당선자는 “여러분도 불편했을 테고 나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겠다.하지만 얼굴을 붉히고 외면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언론과의 불편했던 감정을 털어내려 했다.그동안 인수위는 일부 언론보도를 반박하는 자료를 ‘인수위 브리핑’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발행했고,몇몇 기사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신청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만일 기자들이 없었다면 나는 덜 조심해도 될 테고,옛날 문화를 답습하면 더 자유가 있겠지만,과거 관행이나 문화 대로 갈 수는 없다.”며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언론과의 밀월관계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제는 정치인도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절제된 정치를 해야 한다.”며 “불편을 감수하면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도록 잘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자 노 당선자는 “박수 한번 쳐달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 [열린세상] 로또 부추기는 경제 현실

    얼마 전 어느 잡지로부터 ‘우리는 왜 대박을 꿈꾸는가.’에 대해 짧은 소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이제까지 재미로라도 복권 한 장 사본 적이 없다고 하자 잡지 담당자는 그것 역시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했다.복권 사업으로 남는 이익금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하는데 거기에 한 푼도 보태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내가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복권을 사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당첨될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서가 아니라 도대체 복권을 사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에게조차 쑥스러워 차마 그 앞에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다.요즘 로또복권 같이 그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속에 함께 서 있는 것도 쑥스럽고,다른 한산한 복권 판매소에 쭈뼛쭈뼛 다가가 무슨 암표를 구하듯 복권을 사는 것도 영 체질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가운데 얼마 전 광풍처럼 몰아붙인 로또 복권의 열기를 보았다.일주일 동안의 판매대금만도 2600억원이라고 했다. 바로 그 즈음 말이 나오기 시작한 현대의 대북송금 2300억원보다 더 많은 돈이었다. 도올의 말대로 대북송금에 대해선 ‘정부가 국민을 속이며 천문학적인 돈을 퍼주었다.’고 성토하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또다른 대박 꿈에 속아 단 일주일만에 그보다 더 천문학적 금액의 판돈을 만들어내는 광풍을 연출했던 것이다. 어쩌다 한두 게임 재미로 참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문제되겠는가.살림까지 거덜내고,어떤 경우에는 회사 공금에 손을 대기도 하고,카드에다 감당 못할 빚까지 내 복권을 구입한 사람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들리는 말로 한 달 복권 구입비가 자신이 받는 봉급의 10분의1 정도일 경우엔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봉급의 100분의1도 적은 돈이 아니다.일주일마다 다섯게임 한 세트를 구입한다고 했을 때 일년간 복권 구입비로 지출되는 돈만도 52만원이다.이 금액 역시 보통 봉급 생활자의 연간 수입 100분의1을 훨씬 넘는 금액이다.물론 한 장을 샀을 때보다는 열 장을 샀을 때 수학적으로는 당첨 확률이 열배 올라간다.그러나 814만분의1이나 81만분의1이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긴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러던 중 4000만원어치의 복권을 구입한 사람의 이야기가 텔레비전에 나왔다.그 사람이야말로 막다른 골목에서 인생에 대한 마지막 승부처럼 많은 빚을 내 복권을 구입했는지도 모른다.많은 돈을 걸었으니까 어쩌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돈을 걸었음에도 그가 1등으로 당첨될 확률은 407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거꾸로 그가 생돈 4000만원을 그냥 날려버리고 말 확률이 407중 406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도박도 그보다 낮은 확률의 도박이 없을 텐데,그가 확률의 그런 함정을 몰라서 무모한 일을 벌였을까.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매주 다섯 세트 25게임의 복권을 산다는 한 젊은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4년 전에 직장에 들어갔고 아직 혼자 사는데도 매달 30만원 저금하기가 빠듯합니다.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이 1500만원 정도 되죠.그런 식으로 앞으로 20년 땀흘려 일해 모은다 해도 제 평생 작은 아파트 하나 장만할 수 있는 확률은 어느 경우에도 0입니다.그러나 로또는 814만분의1의 확률이라도 존재한다는 거죠.이제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저축한다 해도 평생 집 한 채 사기 어려우니까 그걸 한꺼번에 이루게 해줄지도 모를 로또복권을 사는 것이죠.” 농담처럼 뱉은 말이지만 로또 광풍의 주범은 어쩌면 우리의 그런 우울한 경제 현실인지 모른다.더러는 외국의 예까지 들며 국민성을 나무라듯 한탕주의를 말하기도 하지만,나라마다 로또복권에 대한 열기를 보통 샐러리맨들의 봉급과 저축액과 집값과 계산해 보면 거기에 어떤 상관관계의 답이 나올지 모른다. 수학적 확률로 자제될 일이 아니라 시작부터 광풍을 몰고올 수밖에 없는 그 열기의 왜곡된 지반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순 원
  • 드라마 ‘올인’시청률 높이려 선정˙폭력성 지나쳐

    “‘올인’이 치는 사고는 모두 의도적인 것?” 드라마계의 강자로 승승장구하는 SBS 수목극 ‘올인’을 두고 방송가에서 오가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우스갯소리다.물불 가리지 않고 시청률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인지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은 물론 어이없는 실수와 궁색한 변명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 12일 사우나신에서는 주인공 뒤로 빠져나가는 남성 보조 출연자의 중요 부위 체모가 노출됐다.제작진은 “인터넷 게시판에 (중요 부위를) 봤다는 글이 있어 필름을 다시 돌려본 뒤에야 체모가 나온 것을 알았다.”면서 “편집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둘러대기’는 하루 이틀의 얘기가 아니다. SBS는 지난해 공익성을 강조하면서 “2002년 12월9일부터 방영되는 모든 드라마에 흡연장면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막상 ‘올인’에서는 1회(1월15일)부터 고등학생이 실감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과 도박사들이 담배로 긴장을 달래는 장면을 거침없이 내보냈다.금연방침이 나오기 이전에 녹화했기 때문이라는 궁색한변명이 매회 흡연장면 밑에 슬그머니 자막으로 처리되고 있다. 여기에 선정성과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편집은 ‘드러내놓고 속보이기’라는 비판을 받는다.매회 빠짐없이 등장하는 무희들의 야한 춤은 주인공이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바라보는 것으로 묘하게 처리되고,카메라는 엉뚱하게 심부름하는 여자들의 짧은 치마 사이에서 초점을 잡아나간다. 아버지는 아들 앞에서 도자기로 부하의 등을 내리치며 “강하게 크라.”고 엉뚱하게 자식 교육을 시키고,주인공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료를 따로 불러내 주먹을 날린다. 다른 방송사의 한 PD는 “최근 SBS는 부분 개편에서 ‘러브 투나잇’‘깜짝 스토리랜드’ 등 저질시비 속에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만 물갈이했다.”면서 “‘올인’이 자체심의를 통과하는 것을 보면,시청률이 높으면 막나가도 된다고 생각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주현진기자 jhj@
  • 마을사람 주연… 풍속영화 촬영 현장 “찍은 걸 왜 또 찍어?” “NG라 그래유”

    “한번 찍은 걸 자꾸 다시 하라 그러니께 신경질나데.”“아이구,그걸 엔지(NG)라 그러는 거예유.” “그건 그렇구.그 달집태우는 데가 우리 밭인데,뭣 좀 없는가.”“그러면 성님네 밭이라고 화면에 자막처리하면 되지.안 그렇수,박물관 양반?” 지난 15일 음력 정월 대보름.충남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 마을회관에서는 ‘영화촬영’을 하느라 한참이나 늦어진 점심을 마친 동네어른들 사이에 이렇듯 유쾌한 농담이 오갔다. ‘배우’로 ‘출연’하고 있는 동네노인들이 말하는 ‘영화’란 국립민속박물관이 만들고 있는 ‘한국의 농경세시’.장현리 사람들의 사계절 농삿일과 세시풍속 등의 모듬살이를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있다.정월대보름은 겨울편의 막바지이자,겨울세시의 뼈대를 이룬다. 이 기록영화가 기획된 것은 농촌마을에 세시풍속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만 남고,풍속을 낳은 농민들의 구체적인 삶이 어떠했는지는 갈수록 잊혀지고 있기 때문.세시풍속은 농촌의 생산과정에서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지만,생산과 의례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사람은갈수록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장현리가 선정된 데는 ‘인심’이 한 몫을 했다.지난해 겨울 민속박물관팀이 대상지역을 물색하고자 충남 일대 마을회관을 누볐지만 말도 못 붙이고 물러나오기 일쑤였다.그러나 장현리 마을어른들은 “몸을 녹이고 가라.”며 막걸리며 음식들을 권하는 등 친절히 대해주었다.결국 장현리처럼 인심좋고 단합도 잘 되는 마을이 경치좋은 마을 보다 낫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오월 단오부터 들어간 촬영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살아있는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는 원칙을 세워놓았지만,기록성에 충실하고 현장음을 최대한 활용하려다 보니 동네어른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수동적에서,적극적으로 바뀐 계기는 지난해 11월15일 시사회.민속박물관은 장현리 주민들을 서울로 초청하여 막 제작이 끝난 여름편을 보여주었다.이날 화면에 얼굴이 자주 비친 사람들은 주연급 배우인 양 의기양양한 반면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내 얼굴 어디 갔느냐.”며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한다.이후 주민들이 적극 협조하면서 작업이 쉬워졌고,카메라에 담은 ‘그림’도 훨씬 좋아졌다.동네 꼬마들은 처음부터 협력자였다.이웃 산성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삼복 물놀이를 촬영하면서 전라(全裸)연기를 서슴지 않았고,수박서리에서도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대보름날에도 풍물을 치며 촬영을 도왔다. 현지촬영을 진두지휘한 김시덕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기록영화와 함께 장현리를 민속학적 차원에서 탐구한 마을지(誌)를 발간할 것”이라면서 “장현리에서 농촌의 세시풍속을 담고 나면 어촌 한 곳을 선정하여 같은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의 농경세시’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4편으로 제작되고 있으며,4계절을 50∼60분 분량으로 편집한 종합편도 오는 9월 완성된다. 글·사진 서산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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