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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베켄바우어 “한국 본선서 강팀될 것”

    “아드보카트 감독 밑에서 모든 능력을 쏟아부어 강한 팀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박지성)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지금보다 훨씬 강한 모습을 보일 것”(베켄바우어) 4일 나란히 입국한 ‘맨체스터의 신형엔진’ 박지성(사진 왼쪽·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독일축구의 황제’ 프란츠 베켄바우어(오른쪽·60)가 한국축구의 미래를 자신,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오는 12일 이란과의 평가전을 위해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지성은 “비록 이영표·차두리 등이 합류하지 못하지만 남은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1기 아드보카트호’ 합류 각오를 다졌다. 청바지와 가벼운 양복 상의를 걸치고 환한 얼굴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은 지난 주말 풀럼전에서의 맹활약에 대해 “다른 날과 특별히 다른 플레이를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다만 그날 공격포인트를 올렸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주전과 비주전을 오가는 상황에 대해선 “출전 시간에 대해서 한 번도 신경을 써 본적이 없다.”면서 “우리 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 누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느냐가 중요할 뿐, 주전 경쟁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귀국 예정이었던 ‘차붐주니어’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와 5일 귀국 예정이던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는 부상으로 아드보카트호 엔트리에서 제외돼 입국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5월에 이어 5개월 만에 독일월드컵 본선진출 확정국을 대상으로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축하인사를 전하는 ‘웰컴투어’의 일환으로 방한한 베켄바우어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은 “한국의 해외파 선수들이 유럽에서 연일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면서 “이런 모든 것들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켄바우어는 그러나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축구천재’ 박주영(20·FC서울) 이적설에 대해서는 “스카우트에게 알아보라고 지시내렸지만, 조직위 업무가 많아 이후로는 신경쓰지 못했다.”고 명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베켄바우어 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 독일이 준결승에서 한국과 만났던 2002년을 떠올리며 “지난 번 한국이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호들을 연파해줘 고마웠다.”면서 “2006년에는 우리가 한국을 돕겠다.”는 농담으로 한국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현대차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

    ‘농담거리에서 강력한 경쟁자로(From the butt of jokes to serious competitor)’ 현대차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자 경제 1,2면에 실은 ‘현대차의 새로운 변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차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미국 토크쇼의 농담거리였지만 이제는 현대식 디자인과 검증된 우수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톱 메이커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FT는 미국의 코미디언 제이 레노가 토크쇼에서 작고 실내공간이 좁은 현대차를 썰매에 비유하며 “오직 내리막길에서만 주행이 가능한 차”라고 농담한 적이 있지만 정몽구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이후 현대차는 매우 빠르게 변해 올해 370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신문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보증’ 등 품질보증에 노력한 결과 도요타, 혼다, 닛산에 이어 네번째 수입차 메이커로 성장했고 정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360%나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특히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나타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노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정 회장은 도요타의 렉서스를 능가하는 럭셔리 모델 개발이라는 두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를 추가 생산하면 앨라배마 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신한은행 우승 일군 이영주 감독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신한은행 우승 일군 이영주 감독

    뽀얀 피부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조곤조곤한 말투 등 아무리 뜯어 봐도 ‘승부사’의 기질을 찾아볼 수 없다. 식사때 선수들에게 눈웃음 치며 농담을 던지고 더 먹이려고 챙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여고 선생님. 이런 이 남자가 코트에만 서면 전혀 딴 사람으로 돌변한다. 겨울리그 꼴찌 신한은행을 창단 1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며 29년 농구인생을 활짝 꽃피운 이영주(39) 감독이다. ●지긋지긋한 불운 군산중 2학년때 그의 키는 158㎝. 또래 선수들은 170㎝ 이상이었다. 키도 작은 데다 비쩍 마른 ‘땅꼬마 가드’는 강한 패스를 받으면 공과 함께 밀리기 일쑤였다. 선배들은 왜 그리 때리는지,1주일에 5일은 몽둥이찜질을 피해 도망다녔다.‘차라리 절에 들어가는 편이 낫겠다.’ 싶었던 그는 지리산으로 가출했다. 이틀을 버틴 뒤 돌아갔지만, 학교에선 퇴학이 얘기됐다. 학교로 쫓아와 눈물로 사정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이영주는 그때부터 죽기살기로 농구에 덤벼들었다. 고교 1학년때 결핵으로 한 해를 꼬박 쉰 뒤 키가 쑥쑥 자랐지만 몸은 여전히 약했다. 대학에 가서야 힘이 붙으면서 농구의 묘미도 알았다.89년 최강 현대에 입단해 박수교(현 전자랜드 단장)의 공백을 메우며 실력을 인정받은 이영주는 이후 93년까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프로 출범을 앞두고 원치 않는 은퇴로 또다시 인생이 소용돌이쳤다. 선배의 사업 제안에 솔깃해 신선우(현 LG 감독) 감독에게 무릎부상을 핑계로 은퇴의사를 밝힌 것. 뒤늦게 정신 차린 뒤 신 감독에게 ‘이실직고’했지만, 이미 미운털이 박혔다. 구단에서 사실상 은퇴를 종용했고, 눈물을 뿌리며 코트를 떠났다. ●끔찍한 IMF 유랑생활 97년 은퇴와 함께 단대부고 코치로 간 이영주는 그 해 종별대회 준우승 등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했다.10개월 뒤 용인대 감독 제의를 받고 덜컥 수락했다. 현대에서의 황당한 은퇴 뒤 두 번째 실수였다. 한달 만에 팀은 해체됐고, 외환위기의 찬바람이 몰아치던 때 ‘백수’가 됐다. 수입이 끊겨 서울 상일동 아파트를 팔고, 남양주로 이사도 갔다.2000년 박수교 기아 감독의 권유로 뒤늦게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평균 6분에 1.5득점하는 후보였던 그는 박 감독한테 짐이 되는 것 같아 두 번째 은퇴를 했다. 2001년 현대 여자농구단 코치로 두 번째 지도자 인생을 시작하며 운명의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불운의 그림자’를 떨치지 못했다.2002여름리그에서 박종천 감독을 보필해 우승했지만 모기업이 경영난에 시달렸다. 곧 박 감독은 떠났고, 연봉 5000만원짜리 감독대행은 지갑을 털어가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설상가상으로 KCC-현대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자 KCC측은 2003년 말까지 숙소와 체육관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당시 남자팀 코치 제의를 받았지만 선수들을 버리고 혼자만 떠날 수는 없었다. 지난해 봄 현대는 짐을 택배회사의 컨테이너에 넣고 ‘유랑 서커스단’ 신세가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이 팀을 인수하며 떠돌이 생활을 청산했다. 첫 출전한 겨울리그에서 꼴찌를 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편애는 감독의 죄악이며 기회를 골고루 준다. 단 때가 왔을 때 제몫을 못 찾아 먹는 선수는 쓰지 않는다.”는 이영주식 용병술이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마침내 올 여름리그에서 우승을 일궜다. ‘남탕(남자프로농구)으로 가고 싶진 않냐.’고 묻자 “아직 밑천이 없어요. 내 분수를 알아야죠.”라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신한은행을 최고 명문으로 세운 다음이라면 모르죠.”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신대 특수체육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대학 강단에 서는 꿈을 키우고 있는 이 감독에게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배포와 자신감이 한껏 묻어났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이영주 감독은 ▲출생 1966년 5월19일 군산 ▲가족관계 부인 고선경(34)씨와 2남 ▲신체조건 183㎝ 75㎏ ▲종교 기독교 ▲연봉 1억원 ▲주량 기분 좋으면 소주 2병 ▲스트레스 해소법 묻지마 드라이브 ▲출신학교 군산 중앙초-군산중·고-홍익대-한신대 대학원(3학기 재학중) ▲경력 실업 현대(선수·89∼97년)-단대부고 코치(97년)-용인대 감독(98년)-프로 기아(선수·99∼01년)-현대여자팀 코치 및 감독대행(01년)-신한은행 감독(04년∼) ▲수상 대통령 체육포장(92년) 여자프로농구 최우수지도자상(05년)
  • [16일 TV 하이라이트]

    ●시네마 천국(EBS 밤 12시) 팀 버튼의 새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윌리 웡커의 초콜릿 공장안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원작동화를 스크린에 옮긴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알드 달의 동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상상의 세계로 떠나보자.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여성도 군대에 가자! 최근 갑자기 여성의 군복무 문제가 흥미 차원을 떠나 사회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국방위 송영선 의원은 여성도 지원자에 한해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성 군입대 논의가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본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재희는 금순을 찾아가 농담을 건네며 위로하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재희는 금순을 업어주며 속상한 마음을 달랜다. 금순은 머리를 기대며 눈물을 애써 참는다. 한편, 금순은 가족들에게 방을 알아보러 다닐 거라고 말한다. 이에 노 소장은 시선을 피해버리고, 그런 노 소장의 모습에 금순은 한없이 착잡하다.   ●여왕의 조건(SBS 오전 8시30분) 광수는 민규를 만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왔으며,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민규는 과거의 사실을 털어 놓으며 난주가 광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광수는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유성이 이야기”라며 일부러 난주가 전부 털어 놓았다고 말하고, 민규는 난주가 원한다면 이혼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HD역사 스페셜(KBS1 오후 10시) 오사카의 도시개발이 고대 백제인에 의해 그 기초가 놓여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제의 첨단 공법으로 축조한 300m의 거대한 제방 산협지가 최초로 공개된다. 또 백제식 건물이 일으킨 주거혁명과 백제풍의 의복혁명, 그리고 음식혁명.1400년 전 일본열도를 휩쓴 ‘구다라열풍’을 추적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0시50분) ‘날라리’ 혜영과 종갓집 종손 재성의 만남. 결혼 첫날부터 사고를 치기 시작한 혜영은 하루가 멀다하고 말썽을 일으킨다. 시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자 혜영은 살 판이 난 듯 종갓집의 실권을 장악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종택 주변에 관광단지가 들어서면서 20억원을 줄 테니 집을 팔라는 제의를 받는다.
  • 신한·조흥 실질통합작업 박차

    “진짜 통합의 길로 달려갑시다.” 지난 8일 백두산 등정에 나선 신한·조흥은행 임직원 146명은 하늘의 문이 열려야만 볼 수 있다는 천지(天池)에 다다르자 일제히 환호했다. 조선족 안내원조차 “이렇게 좋은 날씨는 1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고 감탄할 정도로 하늘과 천지가 똑같이 맑고 푸르렀다. 두 은행의 통합을 지휘하는 신한금융지주 이인호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은 “맑은 날씨가 통합의 앞길을 축복해 주는 것 같다.”며 백두산의 날씨와 통합을 연관시키려고 애썼다. 또 “직원간 감성통합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면서 “조직·인사 등 실질적인 통합으로 나아가겠다.”며 통합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분명히 했다. 장백폭포에서 등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두 은행 직원들 사이에는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천지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을 오르며 통성명(通姓名)을 했고, 천지의 물을 나눠 마시며 즐거워했다. 천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철벽봉과 천문봉을 오를 때에는 농담까지 주고받을 정도가 됐다. 천문봉 정상에서 발 아래로 펼쳐진 천지와 만주 벌판을 내려다보던 조흥은행의 한 직원은 “통합 이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몰라 불안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걱정보다는 통합 은행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직원도 “통합이 현실로 다가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두산 등정은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6월부터 7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2005 백두대장정’의 마지막 행사였다. 백두대장정에는 그동안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중심으로 1200여명의 신한지주 임직원들이 참가했다. ‘감성통합’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던 백두대장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한지주는 인사 및 조직을 묶는 실질적인 통합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실제로 인터넷 뱅킹, 신상품, 기업 신용 관리 등을 통합 운용해온 두 은행은 해외 중복점포를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직 정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중국 톈진지점을 펴쇄하기로 했으며, 조흥은행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점포를 폐쇄할 방침이다.백두산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친근한 정신과/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일요일밤이 기다려진다. 미국에서 제작된 ‘위기의 주부들’이라는 드라마를 매주 꼬박꼬박 챙겨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농담으로 인용될 정도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인데, 이 드라마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주부들의 외도나 일탈·이혼같은 가정문제를 다루고 있을 줄 짐작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가정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들을 적나라하고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위기의 주부들’을 비롯한 미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런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정신과는 생활과 함께 하고 있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왜곡되지 않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4명 가운데 절반인 2명이나 정신과와 관련이 있다. 그 2명 중 하나인 ‘리네트’는 일란성 쌍둥이의 엄마로, 이 쌍둥이들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름이 말해주듯 이 병 때문에 아이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산만하여 주변을 벌집 쑤셔놓듯 난장판으로 만들곤 하는데, 이것은 타이르거나 혼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이런 행동을 자기도 어찌할 수 없는 명백한 질병이다. 이런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동시에 둘을 키우다 보니 결혼전 남편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잘 나가고 있던 리네트는 가정주부로는 빵점짜리 엄마가 되어 스스로 자책감에 빠져 들곤 한다. 사실 이 병은 약물치료를 받으면 하루종일 뛰어다니던 아이가 바로 차분해지면서 집중력도 높아진다. 물론 한번 치료로 완치되는 것은 아니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다른 한명 ‘브리’는 ‘강박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이 병은 감정적으로 억제가 심하고 완벽주의와 고집, 정리정돈이 지나치며, 융통성이 없는 데다가 따뜻함이나 부드러움이 없어서 주변사람들에게 항상 거리감을 주며, 냉담하며 지나치게 통제된 생활을 해서 옹졸한 사람으로 보여지곤 하는데, 이런 특징을 ‘브리’라는 인물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브리’는 자식들로부터도 따돌림까지 받으며, 이혼의 위기까지 몰리는 상황에 놓인다. 그럼에도 ‘브리’는 자신의 성격적 문제를 치료받으려 하지 않는데 이 또한 이 성격장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 두 질병은 우리나라에도 드물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미국이라고 정신질환이 더 많은 것도 아니다. 어차피 드라마나 영화는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고 인간의 삶을 묘사할 때 일관성이나 당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간을 탐구하는 정신분석적 이론이나 정신병리에 대한 바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위기의 주부들’에서는 아마 작가나 스태프 중에 정신과 전문의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제대로 묘사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 그럼 우리의 드라마를 보자. 아직 정신과는 여전히 가까이 할 수 없는 불모지이며 음침한 곳이다. 등장인물이 명백한 우울증이나 인격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치료를 받거나 의학적 도움을 얻는 장면은 보기 힘들며, 누군가가 “치료 받아라.”라는 말을 하기라도 하면 “날보고 미쳤다는 거냐.” 아니면 “누굴 환자로 만드냐.”며 펄쩍 뛰곤 한다. 또 어쩌다 나오는 정신과는 감옥같은 곳에 갇힌 넋을 잃은 환자들의 모습뿐이어서 그 누구라도 가서는 안되는 곳으로 비춰지고 있다. 과연 언제쯤이나 돼야 정신질환을 제대로 묘사하고 누구나 도움을 받는 곳으로의 정신과의 모습을 그린 우리 드라마를 볼 수 있을까. 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 “아직 안 죽었구만” “그럼 내가 누군데”

    |배턴 루지(미 루이지애나주) 이도운특파원|“아직 안 죽었구만.” “살아 있었지.”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 시내 북쪽에 자리잡은 한인침례교회에서 만난 뉴올리언스의 한인 이재민들은 농담으로 정겨움을 표시했다.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인근 배턴 루지의 한인 교회가 한인 수재민과 한국 정부 관계자, 취재기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주부터 물난리로 집을 잃은 한인 수재민 10여명이 임시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소식이 알려지자 뉴올리언스의 수재를 취재하러 온 한국 특파원들이 한번씩 취재차 들르는 코스가 됐다. 또 3일 뉴올리언스의 수재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한 민동석 휴스턴 총영사와 외교통상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까지 이곳에 ‘캠프’를 차려 교회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교회는 하루에 수백인분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야 하는 고충도 겪고 있다. 전날 밤에는 민 총영사와 신속대응팀 일부, 취재진 등 무려 11명이 교회에서 소개한 이 지역 한인회장의 집에서 묵기도 했다. 수해 현장을 방문한 민 총영사는 기자들 및 한인 수재민들에게 정부의 지원 방침 등을 이곳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따뜻한 말들만 오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할 지원금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이를 집행할 것으로 보이는 미주총연합회 한인회장과 뉴올리언스 한인회측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dawn@seoul.co.kr
  •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한나라당 의원연찬회가 열린 30일 밤 강원도 홍천의 대명비발디파크. 무려 8시간의 ‘마라톤 토론회’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의원들이 삼삼오오 술자리로 모여들었다. 못다한 얘기와 웃음, 노래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토론회가 끝나자 대구·경북·인천·강원 의원들은 객실에 술자리를 마련했고, 부산·서울 의원들은 일찌감치 콘도 지하 1층의 가요주점을 점령했다. 숙소 지하층에 마련된 술자리에서는 맹형규·한선교·전여옥 의원 등 방송 출신 의원들이 유감없이 ‘끼’를 발휘했다. 한 의원은 나훈아의 ‘고향역’, 전 의원은 혜은이의 ‘열정’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고, 맹 의원은 ‘대니 보이’를 멋드러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다른 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트로트’를 부르며 노래솜씨를 자랑했다. 공성진 의원이 김수희의 ‘멍에’로 기선을 잡자 이군현 의원이 고운봉의 ‘선창’으로 응수했고, 박계동 의원도 ‘장밋빛 스카프’로 화답했다. 농담과 재담에서는 송영선 의원이 단연 으뜸. 송 의원이 경북 의원들이 모인 술자리에 합석하자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이 폭탄주를 건네며 “오늘 따라 송 의원이 왜 이렇게 이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건네자 정종복 의원이 “그거 잘못하면 성희롱”이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송 의원은 “성희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쁠 때 얘기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성재롱”이라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구 의원들이 모인 방에선 안택수 시당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안 의원은 “노 대통령이 연정이라는 꼼수를 꺼내든 것도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겠다는 게 아니라 DJ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찬회 무대 밖 주연은 회갑을 맞은 정형근 의원과 결혼 발표를 한 안명옥 의원. 안 의원이 중앙일보 통일문제연구소의 길모 대기자와 조만간 결혼하기로 한 소식과 관련, 박근혜 대표는 연찬회 시작 전 “내가 시집가는 것 같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일부 사무처 직원들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재미없는 연찬회는 처음”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혁신안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딱부러지게 결정되는 것도 없고, 일부 의원들은 자기 과시와 박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홍천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고려 500년 도읍지였던 개성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까탈스럽고 번거로운 CIQ(출입관리시설) 검문을 거쳐야 하고, 때로는 이미 짜여진 일정에 따라 북측의 통제를 받으며 여행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정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분단 55년 만에 문을 연 개성 관광길. 금강산에 이어 두번째 북한 관광길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손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개성 시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다소 낡아 보이는 아파트 베란다는 화분으로 한껏 멋을 냈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 교복 입은 아이들, 한복을 입고 유모차를 끌고가는 여인들…. 풍경 하나하나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사진촬영을 통제해 가슴에만 담아온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개성. 하루로는 진정 아쉬움이 컸던 개성 당일관광으로 안내한다. 개성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것은 조심하세요 개성 관광은 북측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지켜야 할 주의사항들이 적지 않다. 어길 경우 위반금을 물어야 하며, 심할 경우 북측에 억류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마찬가지로 버스로 이동할 때와 북측 CIQ 및 군사시설에 대한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 북측의 정치, 경제, 사상 등 서로 자극할 수 있는 대화는 자제하고, 검문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소지물품을 간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개성관광증은 남과 북이 합의한 개성출입 여권 및 비자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낙서를 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휴대품에는 제한 규정이 있는데 ▲10배율 이상의 쌍안경 및 망원경 ▲초점거리가 160㎜ 이상인 카메라 렌즈나 이를 탑재한 카메라 ▲광학 24배줌 이상 캠코더 ▲휴대전화(PDA포함) 등 통신기기 ▲휴대용 TV와 라디오,MP3, 기타 남측 신문 및 인쇄물 등 관광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물품 등을 휴대해서는 안 된다. 휴대전화는 안내 직원에게 맡긴 뒤 남측 귀환시 반환받을 수 있다. 관광 중에 통용되는 화폐는 미국 달러이며, 기념품은 1인당 300달러까지만 면세가 적용된다. 북측 의약품과 뱀술, 영정술, 우황청심환과 북한 사상 관련 각종 출판물은 남측 반입이 되지 않는다. 북측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 북한군들은 남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손총질’이라 해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지 내에서는 되도록 흡연을 삼가고, 관광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정해진 경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 개성 37mile 당일치기 여행 벽은 무너지고… ‘개성 시내의 모습은 어떨까. 선죽교, 박연폭포의 경치가 아름답다던데’ 설렘 속에 시범관광단을 실은 버스가 서울 경복궁을 출발했다. 개성까지의 거리는 약 50㎞. 승용차로 달리면 1시간 남짓한 거리다. 개성은 38선 이남에 있는 북한 땅으로 한국전쟁 전까지 남한에 속했던 지역이다. 자유로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속도를 줄인 곳은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통일대교. 민족의 통일 염원을 담은 다리지만 차량 통제를 위해 겹겹이 막아놓은 바리케이드가 먼저 분단 현실을 실감케 한다. ‘남북왕래차량외 진입금지’라고 쓰인 표지판이 가로막힌 도라산역 남측 CIQ(출입관리시설). 버스에서 내려 CIQ에서 간단한 짐검사와 법무부 출입국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출경수속을 마쳤다. 출경 수속은 일찍 끝났지만 정해진 시간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8시 정각에 버스가 다시 남측 CIQ를 출발했다. 군사분계선 주변은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평온해 보였지만 도로를 제외한 주변 모두가 지뢰밭이라고 한다.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철길이 나란히 달린다. 오른쪽 창밖으로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널리 알려진 낡은 열차가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마침내 북한땅. 군사분계선 북측지역으로 넘어가자 총을 들고 부동자세로 버스를 응시하는 북한 군인의 모습에 마른 침이 절로 넘어간다. 군복을 차려입은 인민군 장교가 버스에 올라 눈으로 인원체크를 하는 것으로 북측 CIQ 입경 수속이 시작됐다. 버스 앞에서 눈으로 인원을 세는 사이 버스에는 잠시 적막감이 흐른다. 그 시선은 마치 이곳부터는 ‘북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했다. 이어 인민군 장교가 ‘개성 관광증’에 찍힌 일련 번호에 따라 호명하는 순으로 버스에서 내린 뒤 몸검사와 짐검사가 시작됐다. 인민군과 세관, 개성총국에서 함께 관리하는 CIQ에서는 가방을 열어 일일이 모든 것을 체크한다.CIQ 멀리 평화롭게 보이는 기정동 마을이 한적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카메라는 몇 ㎜입네까?”라며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리 위압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여행의 재미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CIQ 뒤편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평양 아리랑 총회사 소속 직원들이 술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판매원 김윤화(21)씨는 “시내에 들어가면 술 한병에 여기보다 다섯달라(5달러) 이상 비싸요.”라며 권한다. 실제 개성인삼주가 이곳에서는 8달러지만 박연폭포 앞에서는 14달러를 줘야 한다. 1시간이면 달려올 거리를 3시간 만에 버스가 개성 시내로 향한다. 버스에는 20대 후반의 문광철(관광총회사 소속)씨와 조성(개성시 소속)씨 등 2명의 안내원이 동승했다. 이동중에 시내나 북한 주민 등의 사진 촬영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일행 중 한명이 “시내 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요.”라고 묻자 문씨는 “그러면 아주 불쾌한 관광이 됩네다.”라며 농담으로 응수한다. 개성으로 가는 길은 정비가 끝나지 않아 덜컹거린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 드디어 개성 시내로 들어섰다. 시내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중심가에는 20층은 족히 돼 보이는 아파트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낡았지만 베란다는 갖가지 화분들로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주민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제갈길을 재촉했다. 아파트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 멀리 아파트 창문으로는 빠꼼히 버스 행렬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내를 걸어보고픈 충동이 밀려 왔다. 언젠가는 마음놓고 걸어볼 날이 오겠지…. 버스는 고려 박물관(고려 성균관)에 도착했다.992년 창설된 최고의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후신으로 1308년 성균관으로 개칭됐으며, 조선시대 설립된 성균관과 구분하기 위해 고려 성균관으로 불린다.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1610년 재건한 것으로 입구에 있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가 오랜 역사를 말해 준다. 박물관은 4개의 전시관과 야외전시관이 있는데 고려청자와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과 현화사 7층탑, 현화사비 흥국사 석탑 등 북측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입구에는 북측 화가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고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안내원들의 맛깔스러운 설명이 이어진다.“고려 유물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많이 약탈했습네다. 이제 북·남이 힘을 합쳐 다시 찾아와야지요.” 송도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는 이옥한(40) 해설원은 유물 설명중 ‘개성 깍쟁이’의 유래에 대해 “‘깍쟁이’라는 말은 ‘가게 쟁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셈이 밝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상업이 번창해 가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려 박물관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선죽교에 도착했다.919년 고려 태조가 개성내 하천축조의 일환으로 건립한 돌다리지만 고려 충신 정몽주가 피살당한 곳으로 더 유명하다. 다리의 길이는 6.67m, 너비는 2.54m. 원래는 난간이 없었으나 1780년 정몽주의 후손들이 난간을 둘러 보호하고 옆에다 돌다리도 하나 더 놓았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로 화려함은 없지만 정갈한 느낌이다. 안내원 한명이 다리 한편에 있는 옅은 붉은색 얼룩을 가리켰다. 그는 “이게 정몽주 선생의 피”라며 “그래서 선지교였던 이곳이 선죽교라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였다. 선죽교 옆에는 정몽주를 기리는 사당과 비석이 여러개 서 있다. 당초 일정이 개성민속여관에서 정몽주 생가인 ‘숭양서원’으로 바뀌었다. 개성민속여관은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여관으로 꾸민 것으로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묵고 있어 관람이 어렵다는 것.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7월11일 붉은기, 선죽동, 제2인민반’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북측 안내원에게 “학교 간판이냐.”고 묻자 “번지인데 이 집은 특별한 날을 기리기 위해 날짜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주 영정 등이 모셔져 있는 사원에서는 개성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사원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사원 앞에 있는 간이 상점에 들르자 북한 음료가 눈에 띈다. 코카콜라와 비슷한 검은색 음료는 ‘코코아 탄산단물’이며, 환타와 같은 음료는 ‘모란봉 레몬 탄산 단물’이란다. 가격은 1달러. 냉장고에서 꺼낸 코코아 탄산단물은 달착지근한 맛이 그런대로 갈증을 풀어준다. 숭양서원을 나와 개성백화점, 김일성 동상 등을 지나 개성 남대문 로터리를 돌아 다시 선죽교 인근에 있는 자남산 여관에 마련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또다른 식사 장소로는 통일관과 영통식당, 민속여관내 식당 등이 있다.2층 식당에서는 한상 가득 개성식 식사가 차려져 나왔다. 반찬으로는 개성 약밥과 떡합석, 삼색나물, 닭고기 장과, 돼지고기 편찜, 오이소박이 등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우메기’. 종업원 김영실씨는 “찹쌀 70%에 멥쌀 30%로 만들었는데 기름에 튀긴 뒤 떡 위에 우묵우묵 칼자국을 내서 ‘우메기’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왜 안 나오느냐고 묻자 “개성은 보쌈김치가 유명한데 그건 겨울에 오셔야 합네다.”라고 덧붙인다. 식사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비슷하지만 11첩 반상기와 단고기(개고기) 정식 등이 나오기도 한다. 개성에서 북쪽으로 26㎞ 떨어진 박연폭포로 가는 길은 제주도 오름을 연상시킬 만큼 널찍한 초원이 반긴다.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주변은 나무가 많지 않은 구릉들로, 푸른 초원이 덮여 있어 절로 감탄을 쏟아내게 한다. 1992년 김일성 80회 생일에 완공된 이 고속도로는 북한 최초의 아스팔트 4차선 도로다. 평양까지는 160㎞로 승용차로 1시간30분 걸린다고 한다. 도로 주변에서는 옥수수 밭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농부들이 노란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지만 (감시원이 있어) 멋진 경치를 눈으로만 담아와야 했다. 200m 남짓한 숲길을 오르자 박연폭포가 거대한 물줄기를 쏟아 붓는다. 천마산과 성거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 북쪽 계곡을 따라 흐르다 못을 만들고 그 아래 37m 높이의 폭포를 이루고 있다. 폭포 위에는 박연이라는 연못이 있고, 폭포 아래 직경 40m의 고모담이란 바위 연못이 있다. 박연폭포는 화강암벽의 순수 자연폭포로 금강산의 구룡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더불어 한반도의 ‘3대 폭포’로 꼽힌다.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수와 함께 인근 소나무, 화강암벽이 자연스레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포수 아래 동쪽 언덕에는 법사정이라는 정자가, 서쪽에는 용바위라는 둥근 바위가 각각 절묘한 미색을 자랑한다. 자남산 여관 서점에서 산 ‘개성관광안내 책자’에 따르면 ‘옛날 퉁소를 잘부는 박진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곳 물가에서 퉁소를 부는 그에게 끌리어 물 밖에 나온 용왕의 딸이 박진사를 물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같이 살았다고 하여 ‘박연’이라고 한다. 그 아래 고모담은 박진사의 어미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안고 통곡하다가 물에 떨어져 ‘어미담’ 또는 ‘고모담’이라고 불렀다.’고 적혀 있다. 박연폭포 위 대흥산성에 오르면 위에서 박연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흙길이지만 진흙과 모래가 섞여 있는 마사토로 질지 않다. 1시간 남짓 박연폭포를 돌아본 뒤 짧은 개성 관광이 마무리됐다. 버스에 오르라는 안내원들의 재촉에 “여행이 수박 겉핥기 식이다. 너무 짧다.”며 곳곳에서는 아쉬움 섞인 푸념들이 들려 왔다. 박연폭포에서 내려가는 길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왔다. 반세기 만에 찾은 남측 손님들의 아쉬움을 아는지 하늘에서는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졌다. ■ 꼭보자 베스트3 개성은 한민족 최초의 통일 국가인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고려 건국시조인 왕건왕릉과 고려 31대 공민왕릉, 고려민속박물관, 선죽교, 영통사 등 고려 유적지가 주류를 이룬다. - 왕건왕릉(북한 사적 제53호) 개성에서 북서쪽으로 6㎞ 떨어진 해선리의 만수산 자락에 있는 왕건왕릉과 신혜왕후 무덤은 왕건의 뜻에 따라 검소하게 만들어졌다. 왕릉은 1994년 새롭게 단장됐다. 3단 축조의 웅장한 무덤과 그 앞에 문무관의 석인상, 호랑이와 양을 비롯한 석조군상으로 위용을 자랑하며 능문과 제당도 갖춰져 있다. 무덤안을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으며, 능앞에 넓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최근 왕릉에서 청동의 왕건조각상이 출토돼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등신대의 인물조각상으로 연구가치가 높다. - 공민왕릉(북한 국보급문화재 제39호) 개성에서 서쪽으로 9.8㎞ 떨어진 개풍군 해선리 봉명산 문선봉 아래에 있는 무덤은 쌍분으로 왼편이 고려 31대 공민왕의 현릉이고, 오른편이 부인 노국공주의 정릉이다. 이 무덤은 남한에서 주로 보는 왕릉과 달리 3개의 층단으로 구성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봉분의 높이는 6.5m. 각 봉분에는 12각의 병풍석을 돌리고 12지신상과 연꽃무늬로 섬세하게 조각했다. 공민왕은 1365년 왕비 노국공주가 난산으로 죽자 애통한 나머지 9년 동안 자신이 직접 주관, 방대한 조영사업을 벌였다. 이 왕릉에는 고려시대 수학, 천문, 지리, 건축, 예술 등 총체적인 역량이 집대성돼 있다. - 영통사(북한 보물급 문화재 35~38호) 1027년(현종 18년) 창건되었다. 고려 왕실과 깊은 관련이 있어 인종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자주 행차해 분향하였으며, 인연이 있는 왕들의 진영(眞影)을 모시는 진영각이 있었다. 대각국사 의천도 이곳에서 교관을 배웠으며, 입적한 후에는 그의 비가 이곳에 건립되었다. 언제 폐사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문화재로는 북한의 보물급 문화재 제36호인 영통사대각국사비, 제37호인 영통사 당간지주, 제35호인 영통사동삼층석탑, 제38호인 영통사서삼층석탑, 국보급문화재 제37호인 영통사오층탑이 있고 보광원, 중각원 등이 있다. ■ 3가지 코스 중 고르세요 개성관광은 ‘고려반’‘박연반’‘왕릉반’ 등 3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개 코스를 택하게 돼 있다. 고려반은 오전 개성시내관광(고려박물관, 선죽교, 개성민속여관), 오후 박연폭포를 참관하는 코스이며, 박연반은 오전 박연폭포, 오후 개성시내 관광을 하는 것. 왕릉반은 공민왕릉과 왕건릉을 참관한 뒤 오후에 개성시내관광을 하는 것이다. 관광은 대략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쯤 모두 끝나게 되며,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 시범단지를 견학한다. 관광 중 세부적인 해설은 북측의 전문 해설원들이 맡게 되며, 점심식사는 개성시내에 있는 자남산호텔식당이나 영통식당, 통일관, 민속여관내 민속식당 등에서 하게 된다. 그러나 현대아산에 따르면 본 관광 시기와 요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3차례 실시된 시범관광의 경우 관광요금 17만 4000원과 식대 2만 1000원을 포함해 19만 5000원인데 본 관광 요금이 이보다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대아산측의 설명이다. 개성관광에 대한 문의 및 예약은 현대아산 (02) 3669-3000.
  • [셸리뮬라컵 국제초청농구대회] SK김일두 “신인왕 슬램덩크 보라”

    |반다르세리베가완(브루나이) 이재훈 특파원| 지난 26일 브루나이 반다르세리베가완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셸리뮬라컵 국제초청농구대회 SK와 일본프로대표 도시바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 승자가 예선 1위로 준결승에 오르기 때문에 올해 SK지휘봉을 맡아 첫 공식대회를 치르는 ‘호랑이’ 김태환(55) 감독의 얼굴에 잔뜩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난데없이 앳된 얼굴의 한 선수가 김 감독의 배를 스윽 문지르더니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코트로 나섰다. 김 감독이나 동료 선수, 프런트들은 경악했다. 이튿날인 27일 필리핀프로대표 알라스카와의 준결승전. 어제의 그 ‘발칙한’ 선수가 오늘은 호랑이 얼굴로 변했다. 매치업 상대가 바로 4년전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까지 탔던 아티머스 매클래리라 투지가 불타오른 것. 전혀 위축되지 않은 표정으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블록슛을 당해도 스프링처럼 다시 공격을 시도했다. 결국 팀은 7점차로 졌지만 매클래리를 상대로 팀내 최다인 22점(3점 5개) 5리바운드를 따냈다. 고려대 출신 새내기 포워드 김일두(23)의 기세가 무섭다.2005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SK유니폼을 입은 196㎝ 98㎏의 김일두는 당초 적당한 키와 능력을 가진 백업 포워드감으로 점찍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경복고 시절부터 스스로 웨이트 트레이닝하며 단련한 몸은 흑인 선수들의 파워에도 밀리지 않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500개씩 던졌다는 슈팅도 웬만한 슈터 이상으로 정확했다. 때문에 김일두는 전지훈련 겸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무릎 부상으로 빠진 국가대표 포워드 전희철의 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6경기 평균 19.2점 4.8리바운드로 주포 조상현(24.3점)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넘치는 자신감으로 김태환 감독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배짱이 두둑하지만 김 감독은 김일두가 밉지 않은 눈치다. 김 감독은 “일두처럼 늘 웃으면서 자기 할 일은 다하는 선수들이 감독으로서 정이 가는 법”이라면서 “체력과 수비만 보완하면 올 프로농구판에서 큰 일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nomad@seoul.co.kr
  • [외교문서 공개-韓·日협정] ‘독도 무가치… 폭파’ 日주장 확인

    “농담으로는 독도에서 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갈매기 똥도 없으니 폭파해 버리자고 말한 일이 있다.” 1962년 11월13일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상과의 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던 김종필 전 중앙정보부장이 하네다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한 답변이다. 애매모호한 이 말로, 김 부장은 독도 폭파 발언자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26일 공개된 한·일회담 문서의 핵심중 하나는 ‘독도 폭파설’의 진상이 밝혀졌다는 것. 세간의 의혹과 달리 한·일 독도전(戰)에서 ‘돈’을 한 손에 들고 집요하게 독도 문제의 분쟁화를 시도한 일본을 제치고 우리 주장을 관철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본격 제기한 것은 수교회담이 물살을 타기 시작한 1962년 3월 제6차 회담 직전부터다. 그해 2월22일 김종필 부장은 고사카 젠타로 일본 외상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고 한국측이 응소하길 바란다.”고 제의하자 “하찮은 섬 문제를 일본이 심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거부했다. 그 해 3월12일 고사카 외상은 최덕신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국제사법재판소와 같은 공정한 제3자에게 조정을 의뢰하자.”며 “현안이 해결되더라도 영토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교정상화는 무의미한 것이다.”고까지 했다.최 장관은 “그렇게 하면 국민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하고 중대한 과오를 지적당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유명한 독도 폭파 발언은 같은 해 9월3일 예비절충 제4차회의 때 나온다. 일본 외무성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세키 유지로 아세아국장은 “독도는 무가치한 섬이다. 크기는 히비야 공원 정도인데 폭발이라도 해서 없애버리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해 10월21일 오히라 외상은 김 부장과 회담에서 ‘국제사법재판소’를 다시 제기했다. 김 부장은 “독도문제는 회담초부터 한·일회담과 관계 없던 것을 일본측에서 공연히 끄집어 낸 별개 문제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어 11월13일 제2차 김종필·오히라 회담에서도 오히라 외상이 국제재판소 문제를 들고 나오자 김종필 부장은 “한국민의 감정을 격화시킬 뿐이다. 제3국 조정에 맡김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일본은 생각해보자고만 했지만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담 막바지인 1965년 일본측이 분쟁처리에 대한 교환공문 의정서에 ‘독도’를 명문화하자고 요구했고, 우리측이 반발하자 사토 총리는 교환공문에서 독도라는 글자를 펜으로 긁어 삭제했다.김수정기자crystal@seoul.co.kr
  • “우리도 안방컴백 1년만” 명세빈·이현우 ‘웨딩’서 열애

    “우리도 안방컴백 1년만” 명세빈·이현우 ‘웨딩’서 열애

    KBS2 미니시리즈 ‘웨딩’의 다른 주인공 2명도 오랜만에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끝으로 1년간 안방극장에서 모습을 감췄던 이현우와 명세빈이 다시 연인으로 만났다. 같이 출연했던 ‘결혼하고’에서 코믹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밀고 당기는 사랑을 펼쳤다면 ‘웨딩’에서는 다소 우울한(?) 삼각관계를 선보인다.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들마다 다소 뻔뻔(?)하면서도 매너 좋은, 그래서 매력있는 캐릭터를 맡아온 이현우는 외교부 10년차 실장인 ‘서진희’로 등장한다. 회사 후배인 ‘한승우’(류시원 분)의 첫사랑을 가로채는, 냉정하고 자신만만한 캐릭터. 모든 일에 자로 잰 듯 하지만 겉으로는 승우보다 친화력이 있고 서글서글하고 농담도 잘하는 세련된 매너의 ‘플레이보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승우의 첫사랑 ‘신윤수’(명세빈 역)를 만나 그녀의 섬세한 따뜻함에 끌린다. 결국 윤수와 결혼을 결심하고 프랑스로 함께 떠나는데…. 두 남자로부터 동시에 사랑을 받는 윤수역의 명세빈은 ‘결혼하고’에서 보였던 발랄한 노처녀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사려깊은 ‘플로리스트’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승우를 좋아했지만 스스로 포기한 뒤 진희를 만나 다시 마음의 문을 연다. 자신과 전혀 다른 세나(장나라 분)를 부러워하고 좋아하는,‘천사표’의 면모도 보일 예정.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당당한 고백에 ‘女心은 OK’ 화끈한 키스에 ‘남자는 KO’

    당당한 고백에 ‘女心은 OK’ 화끈한 키스에 ‘남자는 KO’

    입추가 지나면서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바람 속에 가을을 상상해 본다. 하지만 여름을 다 보내고 난 가을 초입에서 오히려 체감 불쾌지수가 100에 육박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옆구리가 허전한 ‘솔로부대’다. ‘늑대 목도리’와 ‘여우 허리띠’로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월동준비를 시작하는 센스가 필요한 법. 상대방이 어떤 고백을 바라는지 아는 것이 급선무다. 여성포털사이트 젝시인러브(www.xyinlove.co.kr)에서 최근 인터넷을 통해 남성 127명과 여성 569명에게 ‘내가 바라는 고백’에 대해 물었다. ●女 “화려한 이벤트” 男 “화끈한 스킨십” 선호 여성이 기대하는 최고의 고백법으로는 ‘직접 대면해서 하는 당당한 고백’이 56%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남성은 가장 많은 38%가 ‘진솔한 편지’라는 ‘수줍은 응답’을 했다.‘화려한 이벤트’를 원하는 여성은 27%나 됐지만, 남성의 경우 1%밖에 되지 않아 차이가 났다. 또 남성은 ‘적극적인 키스와 스킨십을 원한다.’는 응답이 34%나 됐지만, 여성은 이런 고백을 원한다는 응답이 5%에 불과해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정말 고백받기 싫은 유형’으로는 남녀 모두 각각 가장 많은 51%와 59%가 ‘협박을 무기로 고백하는 상대’라고 응답했다. 남성의 22%는 ‘눈물을 무기로 고백하는 여성’을 꼽았다. 특별한 날에 받는 고백에 남성과 여성의 반응은 어떻게 다를까.‘화이트데이 등 특별한 날에 고백받는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여성은 가장 많은 46%가 ‘싫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한다.’고 응답했다. 또 ‘선물만 받고 생각해 본다고 말한다.’가 18%를 차지했다. 반면 남성은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고백받는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41%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화이트데이에)보답한다.’고 응답해 여성과 대조를 이뤘다.‘다음(화이트데이)에 답하겠다고 말한다.’도 29%나 됐다.‘선물만 받고 생각해 본다.’는 6%,‘싫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한다.’는 15%에 불과해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통상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고백을 거절하는 방법으로는 남녀 모두 각각 30%와 51%가 ‘살살 달래며 친구 혹은 좋은 사이로 남자고 한다.’라고 답했다. ●男 “고백 거절해도 무조건 대시” 女 “친구로 지내자” 남성 97명, 여성 781명에게 ‘고백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백할 용기를 갖게 되는 계기는?’이라는 질문에 남성은 가장 많은 45%가 ‘내 마음에 확신이 생겼을 때’라고 응답했다. 반면 여성은 49%가 ‘상대방 역시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라고 답해 고백 전 성공 가능성을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백을 거절당했을 때 대처방법’ 역시 남녀가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그래도 될 때까지 밀어붙인다.’는 ‘막무가내형’이 39%로 가장 많았다.‘친구 사이로 지내자고 한다.’는 ‘현실타협형’은 38%,‘거절당하면 농담이었던 것처럼 웃으며 무마한다.’는 ‘비겁쟁이형’이 19%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친구로 계속 지내자는 ‘현실타협형’이 63%로 압도적이었다. 농담인 척하는 ‘비겁쟁이형’도 27%나 됐지만 ‘막무가내형’은 5%에 불과해 남성과 대조를 이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길섶에서] 부자노릇/ 이상일 논설위원

    중견그룹 회장이 친구들과의 산행에 부인을 데리고 갔다. 주위에는 아랑곳없이 그 부부는 반(半)농담조로 서로 티격태격했다. 회장은 등산에 몰입해 그저 높이, 더 멀리 가자고 했다. 부인은 “힘드니 그만 가자.”며 “내가 좀 재미있는 사람을 만났으면….”운운하며 남편의 산행에 대한 집착과 무미건조함을 탓했다. 문화생활에는 별로 관심없이 산만 타는 남편을 부인은 비판한 것이리라. 한 화랑 대표는 “부자노릇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땅에서는 돈 많은 사람이 교양도 높고 처신도 존경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외국의 귀족이나 부자들이 문화적으로도 고급 취향인 것과 대조적이다. 돈만 많았지 몰취미하기 일쑤고 기껏해야 비싼 옷과 가구 수집광이거나 특정 운동에 몰두하는 부자가 적지 않다고 그 대표는 전했다. 부자는 ‘졸부’로 불리거나 ‘무식하다.’고 경멸받는다고 한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서민들로선 생계의 시름을 놓은 부자들의 생활이 어떤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요즘 부자들의 집안싸움이나 정치인과의 유착 등을 보면서 품위있고 존경받는 부자노릇은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 네오콘은 위선자”

    |뉴욕 AFP 연합|록 그룹 롤링 스톤스가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노골적으로 비웃는 신곡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곡 ‘스위트 네오콘’의 가사에는 “당신들은 기독교인이라고 자처하지만 내가 보기엔 위선자야.” “당신들은 애국자를 자처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정말 X같지.” “어떻게 그렇게까지 잘못할 수가 있어, 마이 스위트 네오콘” 같은 대목이 들어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는 이같은 가사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노래를 “정치적”이라고 평했다. 롤링 스톤스의 리드싱어 믹 재거는 뉴스위크와의 회견에서 이 노래에 대해 “직설적”이라고 말하며 웃어 넘겼다. 재거는 밴드 동료인 키스 리처즈가 이 곡에 대해 “정말 은유적이지 않다.”고 말하더라면서 리처즈가 미국에 살고 있어 조금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 곡은 9월초 발매될 예정인 롤링 스톤스의 새 앨범 ‘어 비거 뱅’에 수록돼 있다.
  • [어제는 한길 오늘은 딴길] (3)진대제 vs 진영

    [어제는 한길 오늘은 딴길] (3)진대제 vs 진영

    ‘고교 동기가 국회에서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났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경기고 66회 동기생이다. 그런데 진 의원이 두살 더 많다. 진 장관은 생일이 빨라 1년 일찍 입학했고, 진 의원은 재수를 해 한해 늦게 입학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엔 이과·문과로 나뉘어 아주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졸업 뒤 우리 사회의 대표적 네트워킹 공간인 고교 동기 모임에서 만나 ‘늦깎이 우정’을 키워왔다. 그러다 진 장관이 지난 2003년 정통부 장관에 부임하고 진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과기정위에서 활동하면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격이 됐다. 정통부는 과기정위의 주요 감사기관이기에 ‘질의와 답변’ 등 두 사람의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비유하자면 같은 고교 축구부에서 한솥밥을 먹다 다른 대학으로 진학해 공격수와 수비수로 격돌한 셈이다. 경기고 시절 서로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진 장관은 진 의원을 “키가 크고 또래 친구들보다 어른스러운 느낌을 주는 친구였다.”고 기억한다. 진 의원도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희귀 성인 같은 여양 진씨(매호공파)에다 공부를 잘해 얼굴을 알고 지냈다.”고 말한다. 졸업후 진 장관은 서울대 공대(전자공학과)로, 진 의원은 법대로 진학했다. 진 장관이 대학졸업 뒤 미국 스탠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두 사람이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졌다. 진 장관은 다시 국내로 돌아와 ‘반도체 신화’를 창조했고, 진 의원은 법조계에서 입지를 다져오다가 80년대 중반 동기회에서 재회했다. 역시 고교 동기인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주선한 자리였다. 진 의원은 “삼성전자에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는데 실력과 겸손을 겸비했다는 느낌을 주었다.”고 기억한다. 이에 진 장관은 “언제나 신뢰가 절로 가는 친구”라며 “개인적 능력과 온화한 인품이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화답한다. 지난해 과기정위 국정감사에서 진 의원은 가슴이 짠한 경험을 했다. 친구가 동료 의원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것을 지켜 보기란 쉽지 않았던 것. 당시 마음을 진정시키려 끊었던 담배를 한 개비 피웠을 정도였다. 처음으로 국감을 맞았던 당시 상황에 대해 진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속사포처럼 쏟아져 당황하기 때문에 질의 주체가 친구인지 일반 의원인지 구분할 겨를도 없었다.”면서도 “그런 가운데 진 의원이 답변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는 느낌은 들었다.”고 말한다. 어려운 질의에 당황해 쩔쩔맨 진 장관을 보고 진 의원이 “어떤 분야든 모르는 게 없는 줄 알았던 진 장관도 막히는 게 있더구만!”이라며 격려성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그러나 진 의원은 “우정도 중요하지만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정보통신 업계의 차세대 화두인 통신과 방송의 융합, 즉 ‘유비쿼터스’와 관련해 정통부의 준비 현황이 미흡함을 지적하며 날선 질의를 던지기도 했다. 그 논거는 “통신과 방송 융합이 늦어지면 연관 산업의 발전도 지연된다.”는 것이다. 이어 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 장관이 여권의 유력한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휘말리는 것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정어린 충고도 잊지 않는다. 진 장관은 “진 의원의 중후한 인품은 ‘부전자전’인데 이 자산을 바탕으로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 부친인 진기홍 옹과 얽힌 미담을 소개했다. 진 장관은 “진 옹은 광주체신청장을 지낸 분인데 사재를 털어 ‘대조선국우정규칙’ 등 172점의 정보통신관련 자료를 평생 모아 지난 4월 우정박물관에 기증해 감격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기홍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서로의 ‘과거’ 털어놓자는 남편

    저는 결혼한 지 2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저에게 “우리 이제는 한 몸이 되었으니, 서로 비밀은 없어야 할 것 아니냐. 과거 남자친구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과거를 털어놓고 싶지 않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만일 털어놓았다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이혜연(가명)- 과거는 묻지 말아야 하고, 묻더라도 대답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신혼 초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아무리 부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부부 사이에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합니다. 예의상 정조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서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들어서 별로 유쾌하지 않은 과거사라면 특히 이를 고해성사하듯 털어놓는 것은 지각없는 행동입니다. 혼인 전 제3자와의 부정행위, 게다가 약혼 중에 다른 남자와의 정교관계도 혼인 후에는 이혼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논리보다는 기분, 이성보다는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판례가 그렇다고 하여 마음 놓고 과거사를 털어놓는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행동은 없을 것입니다. 시간개념을 정의하면서, 과거는 역사, 미래는 신비, 그리고 현재는 선물이라고도 하고, 이를 금전과 관련지어 과거는 부도수표, 미래는 약속어음, 그리고 현재는 현금이라고도 합니다. 과거나 미래보다는 현재가 중요합니다.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과거에 억울한 일을 당한 것, 자랄 때 부모에게서 편파적인 대우를 받은 것, 심지어는 우리 어머니는 너무 억울한 삶을 살았다고 지나칠 정도로 골똘하게 생각하는 사람,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정말 불행합니다. 불행한 과거를 바로 잊어버릴 수는 없겠지만, 현재가 더욱 중요하므로 과거는 빨리 잊어버려야 합니다. 결혼한 남편이 어머니의 불행했던 인생살이를 한스럽게 생각하면서 신혼의 아내에게 “우리 엄마는 정말 불쌍해….”라고 혼자서 울고 넋두리하다가 그것이 문제가 돼 이혼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한편 과거가 아무리 찬란하고 화려했더라도 그것은 이미 ‘역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에 사로잡혀서 “내가 왕년에 무엇을 하던 사람인데 나를 몰라 봐.”라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 불쌍한 사람입니다. 제가 취급한 사례 가운데 신부는 국내의 미술대학을 나와서 체코슬로바키아에 가서 미술을 공부하는 유학생이고, 신랑은 국내에서 대학을 나와서 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신랑이 미국 출장 중에 서로 소개받아 전화로 연애를 하다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신랑이 신부에게 “혼자서 외국유학을 하는 여자, 더구나 유럽에서 그렇게 오래 유학하는 여자가 과연 정조관념이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면서 “이제는 서로 부부가 되었으니, 숨김없이 과거를 털어놓자. 서로 사이에 비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과거 여자교제 이야기를 꺼내서 하고, 신부에게도 자꾸 과거 이야기를 하라고 졸랐습니다. 신부는 어쩌면 순진하게도(?) 대학에 다닐 당시 어떤 남학생과 연애를 했다고 고백하고 말았어요. 신랑은 자신이 신부에게 과거 이야기를 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정작 상대방으로부터 그러한 과거 이야기를 듣는 순간 스스로 무척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모에게도 전화를 걸어 따지듯 말하고 이를 문제삼았습니다. 그러자 장모는 사위에게 “자네도 대학 다니면서 연애하지 않았느냐. 뭐 그런 걸 문제삼나, 이 사람아.”라고 나무랐습니다. 그러나 그 신랑과 신부는 그 문제로 인해 결혼한 지 6개월도 안 되어 결국 이혼하고 말았습니다. 신혼부부 사이에는 특히 정조문제가 중요하고, 정조와 관련된 이야기는 서로가 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앞서 말한 사례에서도 약간의 남존여비 사상이 깔려 있다고나 할까요. 남자의 혼전 성관계는 거리낌없이 말하더라도 “여자가 어떻게 결혼 전에 성관계를 갖느냐.”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남녀가 일단 결혼한 이상 서로 믿고 과거는 묻지 말아야 합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과거는 용서할 수 있어도, 못 생긴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도 어디까지나 농담일 뿐이고, 실제로는 대개의 남자들이 용서를 잘 못합니다.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 ‘신의 선물’ 아기에게 엄마의 젖을

    ‘신의 선물’ 아기에게 엄마의 젖을

    “모유는 아기와 아빠가 같이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죠.” 지난달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모유수유의 장점을 설명하는 출연자에게 프로그램 진행자인 유명 아나운서가 던진 농담이다. 이 발언이 전파를 탄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성희롱이다.’‘신선한 발언이다.’‘모유수유에 대한 편견이다.’ 등 숱한 논란이 오갔다. 모유수유에 대한 우리의 상반된 시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이은미 모유수유 권장사업과장은 “여성단체들이 공공장소에서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 낯설어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이러한 시선을 두 가지로 해석한다. 우선 어머니의 젖은 ‘아기의 양식’이지만, 여전히 ‘여성의 가슴’으로 외부인에게 공개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모유수유는 집안에서나 해야 할 일이지 밖에서까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장은 “모유가 아기의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 못지 않게 가정과 사회가 함께 나서서 모유수유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진국일수록 가족과 사회 참여 메시지 담아 세계 모유수유 주간 동안 소개되는 30여개국의 모유수유 권장 포스터에는 나라마다 모유수유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담겨 있다.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선진국의 포스터는 모유수유에 가족과 사회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서 먹을 수 있는데 왜 저는 먹지 못하죠?”라는 문구와 아기의 천진난만한 눈망울이 눈에 띄는 아일랜드의 포스터. 이 포스터는 나도 어른들처럼 당당하게 언제, 어디서나 밥을 먹고 싶다는 아기들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아기를 위한 빠른 공짜음식”이라는 참신한 문구를 내건 뉴질랜드 포스터 역시 아기들의 ‘먹을 권리’를 강조한다. 밥을 꼭 집안에서만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듯이 공공장소에서 아기들도 엄마젖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포스터는 모유수유가 가족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모유수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들의 인물사진을 실은 덴마크 포스터는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고 아기는 양쪽 모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 그리고 아버지가 함께 할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기와 엄마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는 아빠의 모습을 그린 네덜란드 포스터는 모유수유를 돕는 아빠를 강조한다. 모유수유는 가족 모두의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개도국일수록 모유수유 중요성에 초점 모유수유가 아직 보편적이지 않은 나라일수록 모유수유가 아기의 건강에 매우 좋다는 메시지를 부각시킨다. 저울에 아이를 담아 들어올려 보이는 몽골의 모유수유 권장 포스터는 인상적이다. 모유를 먹이면 안 먹인 아이들보다 체중이 더 나가고 건강해진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베트남의 포스터도 비슷하다.6개월간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서 공부도 잘 한다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이란과 캄보디아의 포스터 역시 아기에게는 분유나 패스트푸드가 적당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우리나라 모유수유 아직 권장 단계 우리나라의 모유수유 포스터에는 스타급 홍보대사가 등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탤런트 채시라, 마라톤 선수 이봉주, 아나운서 최은경 등 유명인들이 모유수유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포스터 모델로 등장한다. 가장 최근 홍보대사로 임명된 아나운서 최씨는 아들 이해연(2)군과 함께 포스터 모델로 나섰다. 신세대 아기 엄마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엄마젖 먹이기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도 실려 있다. 이 과장은 “아직 우리나라는 모유수유에 대한 아기 엄마들의 이해가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유명인을 등장시켜 모유수유의 장점과 수유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면서 “일하는 여성에게도 모유수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가정과 사회의 참여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점차 확대시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세계 모유수유 주간맞아 30여개국 포스터 전시 ‘가족사랑, 아기건강은 엄마젖과 엄마가 만든 음식으로!´ 14회 세계 모유수유 주간을 맞아 오는 7일까지 서울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주관으로 각국의 모유 수유 포스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 모유수유 운동단체연합인 WABA(World Alliance for Breastfeeding Action)는 모유 먹이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2년부터 매년 8월 첫째주를 모유수유 주간으로 지정, 다양한 행사를 벌여왔다.30여개국의 포스터전을 통해 각 국의 모유수유 문화를 들여다보고 우리나라 모유수유 실태를 분석했다.
  • 고수익펀드, 대형우량주 ‘집중매입’

    고수익펀드, 대형우량주 ‘집중매입’

    최근 주가상승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이른바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가 1100선마저 돌파하자 하나둘씩 증시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묻지마 투자’에 휩싸였다가는 또한번 낭패를 겪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수익을 낸 펀드가 어느 종목을 투자했는지를 잘 따져보고 뒤따라 움직이는 것도 안전한 투자방법이라고 충고했다. ●개인들은 주식을 처분하고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어선 지난 6월30일(1008.16)부터 7월29일(1111.29)까지 1개월간 지수는 103.13포인트(10.2%) 상승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1조 7891억원, 국내 기관은 3489억원어치의 주식을 더 사들였다. 하지만 개인은 거꾸로 2조 1028억원이나 순매도했다.1개월 중 공휴일 등을 제외한 거래일인 22일 가운데 단 이틀만 제외하고 주식을 처분한 게 사들인 것보다 많았다. 이쯤되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투자전략이 아니라 개미들의 ‘증시 이탈’로 해석된다. 개미들은 대체로 그동안 직접투자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에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에는 아기를 안은 30대 여성 등 가정주부 3명이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이 주식을 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동안 종목시세판을 살펴보고 여직원에게 이것저것 묻고 돌아갔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이같은 광경은 증권사 직원들이 주로 쓰는 메신저를 통해 ‘△△에 애 업은 아줌마 3명 출현’‘꼭지점(지수 최고점)에 도달’‘급매도 필요시점’ 등으로 빠르게 전파됐다.‘아줌마가 나타나면 주식시장을 떠나라.’는 게 주식시장 격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아줌마부대’가 주식시장에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펀드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형우량주를 선호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주식형 일반성장 펀드 가운데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0% 이상인 상위 15개 펀드의 투자성향을 분석한 결과, 편입 종목은 대체로 우량 대형주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에 무려 9개 펀드가 몰렸다. 또 포스코에 7개, 현대자동차와 KT에 각각 6개씩의 펀드가 투자했다.2개 이상의 펀드가 투자한 11개 종목 대부분이 시가총액 15위권에 포진했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주가는 48만 3500원(1월 25일)에서 55만 5000원(7월 25일)으로 뛰어 6개월 만에 7만 1500원(14.8%)이 올랐다. 펀드 3개가 몰린 현대건설은 1만 7950원에서 2만 8250원까지 올라 주가상승률이 57.4%나 됐다. 반면 4개 펀드가 편입된 SK텔레콤은 19만원에서 18만 8500원으로 유일하게 주가가 떨어졌다. 대형우량주라고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우량주에 분산투자 바람직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운용의 ‘부자아빠 거꾸로주식A-1’펀드는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H&S, 포스코, 롯데삼강, 금호전기 등에 골고루 투자했다. 미래에셋투신의 ‘3억만들기 배당주식1’은 삼성전자(우), 한국전력,KT, 포스코, 한솔제지 등에서 26%의 수익률을 올렸다. 국민은행 김재한 재테크팀장은 “올 2월 이후 주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20% 안팎인데 반해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10% 정도에 그쳤다.”면서 “하지만 적립식은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할 때 권할 만하고,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따라 고수익을 노린다면 주식형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물론 주식형은 적립식보다는 리스크(위험)가 있는 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北 ‘달밤·길거리 회견’ 사라졌다

    |베이징 김수정특파원| “이번에도 기자들을 한밤 중에 부르실 겁니까.”“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 대표단 차석대표인 조태용 외교통상부 북핵기획 단장이 지난 28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주최 오찬에서 농담삼아 던진 질문과 북측의 답변이다. 베이징 회담장 주변에선 회담 결과와 함께 북측의 협상태도 변화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1차 회의 이후 북한측은 돌발 기자회견을 많이 열곤 했다. 그것도 북한대사관 앞 길거리에서, 각국 취재진에게 통고하는 시간도 10∼15분 임박해서였다. 지난해 5월 실무그룹회의 땐 자정을 40분 넘긴 시간에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달밤의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2003년 8월 1차 회의 땐 폐막식 후 귀국하는 공항 앞에서 회담의 ‘백해무익’함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무장해제’한 기자들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진지하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탄력적이란 평이다. 다섯 차례 열린 북·미 양자 협의에서도 거세게 항의하고, 논쟁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한다는 전언이다. 회담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로 읽혀지는 부분이다. 한편 이번 회담의 분수령이라고 할 29일 오전의 북·미 양자 협의 직후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와 미국의 힐 차관보가 댜오위타이 잔디밭에서 나란히 앉아 20분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두 사람은 잔디밭 협의를 마친 뒤 다시 호수 다리위를 건너가며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를 두고 취재진 사이엔 앞서 열린 북·미 협의가 ‘물건너 간것’(실패)이냐,‘넘어야 할 다리를 넘어간 것’(성공)이냐는 해석 등도 나돌았다.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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