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농담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99
  • [씨줄날줄] 대통령의 유머/최광숙 논설위원

    “백악관에는 있고, 청와대에는 없는 것은?” 혹자는 농반진반으로 유머작가라고 한다. 미국 백악관에는 대통령의 연설문에 유머를 챙겨넣는 작가가 따로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랜던 파빈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밥 올번 등이 바로 그들이다. 유머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정적들과의 대립과 긴장 속에 사는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 유머인지 모른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는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일찍이 워싱턴 정가의 유머를 정리한 ‘위대한 정치 재담’이라는 책에서 리더십과 유머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와 레이건이 남다른 유머감각을 지녔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총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가면서 “예전처럼 영화배우였다면 잘 피할 수 있었을 텐테….” 라며 유머를 잃지 않았다. 이 한마디로 그의 지지율은 83%까지 올랐다. 하지만 다음 해 지지율이 30%까지 내려가자 걱정하는 참모들에게 “다시 한번 총 맞으면 된다.”며 위로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유머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방송에서는 사형선고를 받았던 1980년에 부인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르겠다.”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가장 섭섭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평소 우스갯소리를 들으면 메모를 했다가 나중에 꼭 써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농담을 던져 유머러스한 지도자로 자신의 이미지를 변신시키기도 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거는 행사에 참석해 시종일관 유머를 날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다고 한다. 초상화가 벽에 걸린 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에게 “백악관이 불타던 1914년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 부인이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 초상화부터 챙겼다. 백악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초상화를 부탁한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평소 유머러스한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은 부시 전 대통령에 다소 밀렸다고 한다. 불과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전·현직 대통령 간에 펼쳐진 유머 정치가 부럽기만 하다. 우리 정치에는 언제쯤 유머가 꽃을 피우려나.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임수경, 탈북대학생에게 “변절자 XX 죽여버리겠다” 파문

    임수경, 탈북대학생에게 “변절자 XX 죽여버리겠다” 파문

    민주통합당 임수경(비례대표) 의원이 탈북자 출신 대학생과 전향한 북한인권운동가 출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 “탈북자 새끼, 변절자” 등 막말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인 백요셉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일 저녁 서울 종로구 모 식당에서 남성 2명과 술을 마시던 임 의원을 우연히 만났다.”면서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백씨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임 의원을) ‘통일의 꽃’으로 알고 있었고 대학 과 선배라 용기를 내 사진을 함께 찍었다. 그런데 웨이터가 임 의원 보좌관들의 요구로 내 휴대전화 사진을 마음대로 지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이에 ”보좌관에게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덧붙였다. 백씨에 따르면 이에 임 의원은 웃으며 “내게 피해가 갈까 봐 보좌관들이 신경 쓴 것이니 이해하라.”고 말했다. 백씨는 “알겠습니다.”라고 수긍한 뒤 농담으로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백씨는 이때부터 표정이 변한 임 의원이 자신에게 폭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이 자신에게 “야,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는 것이다. 백씨는 이런 임 의원의 폭언을 녹취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와서까지 ‘김일성, 김정일을 반역했다는 민족 반역자’ 소리를 들으며 노동당에 대한 죄의식으로 살아야 하는가? 수백만 동포들이 굶어 죽고 맞아 죽는 참혹한 현실을 보면서 김일성주의를 버린 하태경 의원을 변절자라고 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논리인가.”라고 개탄했다. 임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저의 발언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면서 “모든 논란은 저의 불찰로 인한 것이고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 의원과 이날 오전 전화를 해서 오해를 풀고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백씨와도 별도의 자리를 통해 직접 사과의 말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다만 그날의 상황은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탈북 청년이 제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었다.”면서 “‘변절자’라는 표현 역시 저와 학생운동, 통일운동을 함께 해 온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 탈북자분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임 의원은 앞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하 의원과는 방식이 다를 뿐 탈북 주민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측면에서는 관심사가 같다.”고 해명한 뒤 “정책으로 일하게 해 주세요.”라며 정치적 논란을 차단했다. 하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별로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임 의원은 한국외대(용인캠퍼스) 4학년 때인 1989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 40여일간 북한에 머무르다 돌아온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 5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이후 ‘통일의 꽃’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김대중 정부에서 사면·복권된 이후 방송위원회 남북교류추진위원회 위원, 월간지 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이재연·최지숙기자 oscal@seoul.co.kr
  •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사지절단 美 여대생 한달만에 기적처럼 말문 열어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사지절단 美 여대생 한달만에 기적처럼 말문 열어

    “안녕! 우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 치명적인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를 절단한 채 사경을 헤매던 미국의 여대생이 거의 한달 만에 기적처럼 말문을 열어 미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에이미 코플랜드(24)는 이른바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 ‘아에로모나스 하이드로필라’가 원인인 괴사성 근막염 판정을 받고 약 한 달 전 병원에 입원한 뒤 지난 2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말을 했다고 CNN 등이 29일 보도했다. 딸 곁을 지키던 그녀의 아버지 앤디 코플랜드는 에이미가 의식이 돌아와 가족들과 처음 대화를 나눈 뒤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말을 못 해 에이미의 목소리는 힘이 없고 쉰 듯했지만 가족과 농담도 하고 주변 사람들 안부를 묻기도 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기적’이다.”라면서 “신이 에이미의 인생에 기적을 선사했다.”고 말을 이었다. 웨스트 조지아대 대학원생인 에이미는 지난 1일 조지아주 캐롤튼 인근 리틀 탤러푸사 강에서 와이어를 이용해 공중을 비행하는 ‘집라인’이라는 레저 스포츠를 즐기다가 강물에 빠지면서 왼쪽 종아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즉시 상처를 봉합하는 처방을 받았지만 괴사성 근막염이라는 판정을 받고 결국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이후 병세가 악화돼 두 팔과 남은 오른쪽 다리마저 절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에이미는 부모에게 입모양만으로 “해 보자.”(Let´s do this)고 말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극심한 고통에도 생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은 에이미를 미국의 영웅으로 부각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에이미의 아버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에이미의 투병 상황을 상세히 전했고 수만명의 네티즌은 그녀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250명이 ‘살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되며 이로 이로 인한 치사율은 25%로 매우 높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5년 전, 23살의 어린 나이로 동갑내기 정진씨와 결혼한 새별씨는 월세 보증금조차 없어 빚으로 살림을 시작했다. 부부는 빠듯한 형편이지만 정혁과 서은을 낳고 살며 열심히 일을 해 대출금을 갚아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새별씨는 당시 일하던 가게 손님에게 속아 1000만 원가량의 투자사기를 당하게 되는데…. ●메타제트(KBS2 오후 3시 35분) 라이벌 파일럿 드류와 페인트볼 레이싱을 벌이던 매기가 페인트볼을 발사하는 순간, 눈앞에서 드류의 제트기가 폭발된다. 사건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ARC 이사회는 스트롱에게 사건의 책임을 물어 압박한다. 그러자 스트롱은 정확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매기의 ARC 프로레이서 자격을 정지시킨다. ●그대없인 못살아(MBC 밤 8시 15분) 병원에서 마주친 지수에게 또 진심과 농담이 섞인 말을 던지는 민도.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차가워진 지수로 인해 당황한다. 현서는 동생 현태가 갑자기 한국에 들어온 이유를 알게 된다. 한편 선을 보기 위해 호텔로 향한 지수는 그곳에서 촬영중인 민도를 만나고, 민도는 지수가 마음을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브레인 마스터스(SBS 오후 4시) ‘승리는 우리의 것’ 훈녀시대팀, ‘외모도 실력도 최고’ 엄친아팀, ‘생기발랄, 재치만점 상큼한 소녀들’ 귀염둥이팀, ‘유쾌, 상쾌, 통쾌하게 퀴즈를 접수한다.’ 쌍안경팀까지. 지성, 외모, 끼 3박자를 고루 갖춘 매력만점의 브레인 4팀을 소개한다. 스마트한 매력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각 분야의 알쏭달쏭한 상식들을 재미있게 풀어본다. ●다큐10+(EBS 밤 11시 10분) 미국이 독립을 앞두고 있던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를 사냥했다. 19세기 미국의 가난하고 신분이 미천했던 보통 사람들은 남다른 노력으로 굴지의 기업을 일궈냈다.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초기 기업가였던 밴더빌트, 카네기, 록펠러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그들의 성공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본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방송인 이정섭은 요즘 들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그는 녹화 도중 계속해서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를 듣지 못해 MC와 패널들로부터 걱정을 사게 된다. 이에 이정섭은 올리브 건강검진을 통해 귀 검진을 받게 된다. 과연 그의 귀는 이명과 난청으로부터 안전한 것일까.
  • 잠실서 돔원반형 UFO 포착…美전문가 견해 보니

    잠실서 돔원반형 UFO 포착…美전문가 견해 보니

    최근 잠실에서 포착된 돔 원반형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선명한 사진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1일 한국UFO조사분석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오후 5시께 가족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로 나들이 나온 한 시민의 카메라에 UFO로 추정되는 선명한 비행물체가 촬영됐다. 사진을 촬영한 최대희(29)씨는 “매직 아일랜드와 어드벤처 연결통로에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 태양을 가린 구름 사이로 빛살이 퍼져 나간 모습을 담기 위해 그 자리에서 사진 한 컷을 촬영했다.”면서 “추후 집에서 메모리 카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물체가 찍힌 것을 발견하고 지난 27일 한국UFO조사분석센터에 분석을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을 분석한 센터의 서종한소장은 “미상의 이미지는 광학 현상의 결과이거나 새, 곤충류와 같은 일반적인 작은 물체가 아닌 큰 물체로 좌우대칭형의 돔 원반형 구조를 갖추고 있어 UFO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서소장은 이미지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촬영위치, 이미지 조작 여부, 목격 여부 및 실외촬영 여부, 초점 비교분석, 이미지 확대, 윤곽선 추출, 픽셀의 농담분석, 카메라의 셔터속도 정보 등을 파악한 결과 조작하지 않은 원본 파일인 것과 촬영자로부터 먼 거리의 하늘에 실제 떠 있는 큰 원반형 물체가 포착된 것임을 판독결과로 내놓았다. 그는 UFO 추정의 판단 근거로 “당시 셔터속도가 1/8000초에 촬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비행물체든 정확히 정지된 이미지로 찍히게 된다.”면서 “그럼에도 물체의 우측 편에 모션블러 효과(잔상 효과)가 나타나 있는 것은 촬영 당시 비행체의 움직임이 매우 빠른 상황이었음을 입증하는 귀중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미국의 세계적인 UFO 사진 분석 전문가인 뮤폰(MUFON) 소속 제프리 새니오(Jeffrey Sainio)에게도 의뢰해 동시분석을 진행했는데 “미확인물체는 먼 거리상에 있는 큰 물체로 기존의 잘 알려진 물체들과는 다른 원반형의 물체다.”고 센터에 보내왔다. 이번에 잠실에서 촬영된 UFO 추정 물체의 사진은 지난 2003년 10월 3일 잠원동 UFO 사진에 이어 두 번째로 찍힌 돔 원반형 UFO 사진으로 남게 됐다. 사진=한국UFO조사분석센터 제공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김지아나(40) 작가의 작품을 보면 피부과 확대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작가가 피부 고운 여성이라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고운 조각들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입체적인 면을 이룬다. LED가 뒤에서 빛을 쏘면서 은은한 기운이 감돈다. 조명 색깔은 8분 간격으로 스르르 변해간다. 변하는 빛을 적당히 소화해 도로 뱉어내는 이 조각들은 놀랍게도 종이나 천이 아니라 도자기들이다. 그러니까 흙을 구워 만든 것이다. 빛이 도자기를 통과할 수 있을까. “붓으로 흙물을 석고판에 얇게 펴바른 뒤에 그걸 하나씩 구워내는 거예요. 그래서 저 조각들 두께가 A4 용지 정도예요.” 조각 가운데는 색깔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고, 더구나 도자기에 유약은 운명 아니던가. ●자기 조각 너무 얇아… 흙에 안료 섞어 색깔 내 “색깔을 따로 입히진 않아요. 아예 흙 자체에 안료를 섞어서 색깔을 냅니다. 유약은 안 써요.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려고요. 그리고 유약을 바르려면 그걸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저건 너무 얇아서 유약을 먹지도 않아요.” 그러면 보존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제 나름의 비법이 있어요. 그거는 말씀드리기 곤란해요. 엄청난 비밀이어서가 아니라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될 것 같아서요.” 아니, 어차피 논문에다 쓰면 다 공개되는 거 아니던가. “알아도 못 따라 할 거예요. 그게 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하하하.” 한 작품을 보니 세로로 붉은 선 두 가닥이 선명하다. 농담 삼아 전시장에 맞춘 63빌딩이냐 했더니 제목이 ‘시티-로드’라 했다. 중앙 차선과 아스팔트를 묘사한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어느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헤드라이트에 비친 아스팔트를 쳐다보니까 참 아름답더군요. 우리가 놓친 저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 ‘시티-리버’는 운전하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한강 풍경이다. ●입체적 자기 조각 붙여 그림처럼 평면화 그러니까 전공은 도예인데 작업은 회화처럼 한다는 얘기다. 회화하는 사람들이 캔버스의 평면감을 벗어나고자 캔버스를 찢고 오려붙이고 물감을 두껍게 찍어 바르는 방식을 쓴다면, 작가는 이미 입체적인 형상을 갖춘 도자기 조각들을 눌러 붙여 평면화하는 셈이다. 그래서 붓으로 흙물을 만지고 구워낼 때는 붓질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고자 애쓴다. 사람 손의 터치감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도예=공예’로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그릇 만드는 게 도예 아니냐는 고정관념에 대한 반항이 느껴진다. 전공의 벽이 높은 우리 상황에서, 대가가 되기도 전에 이러는 거 조금 위험하다. 차라리 정직(?)하게 회화를 했으면 어땠을까. “사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너무 좋아했어요. 지금도 도예보다 그림책이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미술 공부는 대학 가서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그림 그리는 걸로는 상대가 안되는 거지요.” 절망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꾸로 데생을 안 해서 손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그래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훈련을 시켜요. 버릇처럼 익혀온 손놀림을 벗어나 보는게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무작정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도예에서 회화로 육박해 들어간 이유다.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 반전은 있다. 한편으로는 그릇도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얘기가 좀 웃긴다. “그릇도 저렇게 얇은 도자기로 만들어요. 깨지기 쉽다는 이유로 그런 그릇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거꾸로 그런 그릇에 담아서 먹어야 그 안에 담긴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다고 봐요. 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얇은 그릇을 쓰면 정성스럽게 두 손으로 우물물을 떠먹는 느낌, 그걸 주고 싶었던 거예요.” 전시는 6월 25일까지 서울 여의도동 63빌딩 63스카이아트미술관. 미술관 측이 올해 처음 만든 신진작가 프로젝트 ‘공간 그리고 풍경’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02)789-566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동건이 옴므파탈役 원해…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장동건이 옴므파탈役 원해…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의 첫 공식상영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얻은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1782년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원작은 ‘위험한 관계’(1988), ‘발몽’(1989),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 전 세계에서 숱하게 리메이크될 만큼 매력적이다. 게다가 3500만달러(약 413억원)가 투입된 이 영화의 제작은 중국 존보미디어가,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 감독이 맡아 더 관심이 쏠렸다. 영화에서 장동건은 모든 사랑을 게임으로 여기는 작업의 고수로, 장쯔이는 남편을 잃었지만 정절을 지키는 여성으로, 장바이즈는 농염한 팜므파탈로 나온다. ●상하이가 무대… 제작비 3500만달러 투입 허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혀 모르는 언어로 영화를 찍는 게 가장 힘들었다. 처음에는 무성영화를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대사를 끝냈는데 컷을 외치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어 “장동건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옴므파탈(나쁜 남자)이 하고 싶다더라. 변화를 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허 감독은 1931년 상하이로 옮겨 놓았다. “원작소설은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동건이랑 농담을 한 게 우리가 일찍 이 소설을 읽었다면 연애를 훨씬 잘했을 거라고 할 정도로 사랑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한 “원작은 프랑스 혁명 이전의 화려하고 물질적이지만, 진정한 사랑은 없던 시절이 배경이다. 1930년대 상하이 상류층도 못지않게 쾌락 지향적이었다. 제작자가 오늘날 중국 또한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모르는 언어로 영화 찍기 힘들어” 장바이즈는 장동건과 ‘무극’(첸 카이거, 2005)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 장동건은 결혼했고, 장바이즈도 5살, 2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가 됐다. 그는 “‘무극’ 때는 조용하고 편안한, 성격 좋은 오빠였는데 7년 만에 만나니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났다. 동시에 너무 완벽한 남자라 무섭기도 했다. 여자라면 빠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누구와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장쯔이와는 ‘촉산전’(서극, 2001) 이후 11년 만이다. “그땐 둘 다 어렸는데 이젠 30대가 됐다. 장쯔이는 국제적인 성공을 했고,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면서 “막상 영화에 함께 나오는 장면이 별로 없어 아쉬웠지만, 장쯔이는 1988년판 ‘위험한 관계’의 미셸 파이퍼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글 사진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韓·中FTA 농산물 안전 합의돼야 진행”

    “韓·中FTA 농산물 안전 합의돼야 진행”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전북 김제시 장화리의 한 농가를 방문, 농민들과 모내기를 함께 했다. 밀짚모자와 흰색 목장갑에 흰 수건까지 허리춤에 찬 이 대통령은 능숙한 솜씨로 이앙기를 직접 몰면서 약 3000㎡의 논에서 1시간여 동안 모심기 작업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점심을 얻어먹으려면 일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모심기를 마친 이 대통령은 마을 주민의 집에서 농민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얻어먹으려면 일해야” 이 대통령은 “농촌에 가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특히 중국과 체결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한다.”면서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을 때, ‘우리 농촌에서 걱정하는 품목은 아주 민감한 것이기에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한·중 FTA가) 도움이 되지만 농촌에 큰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안전하다, 그것이 합의돼야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중국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처럼 농산물 수출 추진” 이 대통령은 특히 “농업도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중국에 13억 인구 가운데 1억명 정도는 우리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잘사는 사람들이 자기네 농산물을 안 먹으려 한다. 비싸도 우리 것을 비롯해 수입농산물을 먹으려고 한다.”면서 “뉴질랜드 총리를 만났더니 뉴질랜드 농산물이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3~4배가 비싼데도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하더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이 대통령은 파프리카 수출업체인 농산무역을 방문, 유리온실과 파프리카 선별장을 둘러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미주통신] 태양열 비행기 첫 대륙횡단 비행 이륙 성공

    [미주통신] 태양열 비행기 첫 대륙횡단 비행 이륙 성공

    태양열만을 이용한 비행기가 처음으로 대륙 횡단 비행에 나서 이륙에 성공했다고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비행기는 스위스를 출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잠시 도착한 뒤 목적지인 모로코로 향하게 된다고 안드레 보시버그 기장은 말했다. 이번 비행의 총 거리는 2,500 Km이고 날개 길이만 63m에 달하는 이 비행기는 시속 약 70 Km로 비행을 하게 된다고 비행기 제작사인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 측은 밝혔다. 이번 비행에서는 궂은 날씨는 물론 스페인과 프랑스에 걸쳐있는 피레네 산맥을 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낙하산을 준비해 두었지만 보시버그 기장은 “우산을 준비한 날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농담을 던지며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번 비행은 대규모 태양력 발전소를 건설 중인 모로코 국왕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대륙 횡단 비행이 성공하고 나면 내년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일주 비행에 나서게 된다고 보시버그 기장은 말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까지 100만 달러 정도가 투자되었으며 작년에는 1만 2000개의 태양판이 장착된 비행기가 26시간의 비행을 성공한 바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아직도 거수경례하고 나면 가슴 뭉클”

    “아직도 거수경례하고 나면 가슴 뭉클”

    방호원 제복이 부끄러운 시절이 있었다. 공무원이 아닌 고용원이라는 이름으로 일은 더 했지만 대우는 덜 받았다. 9급 공무원이 되는 데만 18년 걸렸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청사를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멋지게 거수경례를 하고 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낙천(天)이라는 이름처럼 한결같이 청사를 지켜온 김낙천(59) 정부중앙청사 방호실장. 그는 현재 전국 6개 지역 239명의 방호원 가운데 ‘최고위직’인 6급 방호실장이다. 방호원 가운데 단 3명만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다음 달 30일, 그는 34년의 긴 청사지킴이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한다. ●“방호원 으뜸 덕목은 묵묵히 자리 지키는 것” 그가 꼽는 방호원의 첫 번째 덕목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2008년 정부중앙청사에 유례없이 큰 불이 났을 때도, 1980년 옛 중앙청을 계엄군이 점령했을 때도 누더기 군복을 입은 전방사단 병사들 속에서 그는 우리나라 정부청사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과거 방호원의 처우는 열악했다. 1989년 기능직으로 편입되기 전에는 고용원이라는 이름으로 일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월급이 적은 것은 물론이고 제복도 일제강점기 하인들이 입던 버튼 다섯 개짜리 윗옷을 입어야 했다. 1981년 청사에서 소령 계급장을 단 고교 동기생을 만났을 때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이야 공무원이고 떳떳하지만 그때만 해도 평생 직장으로 방호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3일에 한 번 숙직을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집에 못 들어가는 일도 많았다. 늘 말단 공무원보다도 아래로 인식하는 조직 문화 때문에 자긍심을 찾기 어려웠다. “실제 처음 출근하고 2시간 만에 그만둔 방호원도 있었다.”고 그는 돌이켰다. ●“정운찬 전 총리 따뜻한 모습 가장 기억에 남아” 그는 지금까지 근무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총리로 정운찬 전 총리를 꼽았다. 그는 “높은 분들이야 방호원들을 잘 보지도 않지만 정 전 총리는 늘 말을 건네고 농담을 하는 따뜻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정 전 총리는) 다른 총리들과 달리 방호원 거처를 직접 찾아와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면서 “아마 역대 총리 중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있어 거수경례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총리나 장·차관은 물론 말단 직원이나 청소부 아주머니, 청사 유치원 어린이들에게까지 아낌없다. 그는 “내 경례를 받고 자신이 대한민국 정부에 들어와 있다는 걸 느끼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멋진 제복을 입은 아저씨가 나한테 경례를 해줬지’라고 기억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소박한 바람을 내보였다. ●“방호원도 방호작전 수립에 참여했으면” 방호원의 역할에 대해 그는 “이제 과거와 달리 똑똑한 후배들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과거처럼 위에서 내려오는 일만 하도록 하는 것보다 일부이더라도 직접 방호 작전 수립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방호원은 모두 239명으로 중앙청사에 99명, 과천청사에 71명, 대전 52명, 광주 6명, 제주 6명, 춘천 5명 등이다. 이 가운데 207명(86.6%)이 최말단인 9급이다. 글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인도통신] 시험 떨어졌다는 친구 농담에 여고생 자살

    [인도통신] 시험 떨어졌다는 친구 농담에 여고생 자살

    인도 북부 럭나우 지역의 한 여고생이 기말고사 시험에 떨어졌다는 친구의 농담을 믿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인디아TV가 23일 보도했다. 럭나우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파르나 티와리라는 최근 같은 반 친구로부터 기말고사 성적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친구는 아파르나가 몇몇 과목에 낙제를 해 시험에 떨어졌다고 장난을 쳤다. 친구의 장난이었지만 이 말을 믿은 아파르나는 집에 있던 쥐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렸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부모는 죽어가는 딸을 발견하고 곧장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파르나는 이내 숨을 거뒀다. 현지 언론은 “아파르나가 다니던 고등학교와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면서 “아파르나에게 농담을 한 학생 역시 작은 장난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 것에 대해 크게 낙담해 있다.” 고 전했다. 한편 학생의 낙제 과목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통신원 K.라지브 k.rajeev0828@gmail.com
  • 최고령 88세 이종태씨 비밀특훈…외국인 1000여명 ‘우정의 질주’

    최고령 88세 이종태씨 비밀특훈…외국인 1000여명 ‘우정의 질주’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뛰겠소.” 올해 참가자 가운데 최고령인 이종태(88)씨는 지난해에 이어 5㎞에 도전했다. 이씨는 18일 동안 “비밀 특훈을 했다.”며 농담을 섞어 자랑했다. 2시간씩 헬스와 수영, 체조 등을 즐긴다는 이씨는 지금도 법무사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운동을 하니 사람들이 열살은 젊게 본다.”면서 “머리도 아직 까매서 아무도 내가 할아버지인지 모른다.”며 웃었다. 외국인도 1000여명이나 참가했다. 주한 외국인 마라톤 동호회 서울플라이어스 회원 71명은 단체로 참여해 힘껏 뛰었다. 200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동호회에서는 미군 30여명을 비롯해 영국·호주·러시아·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 180여명이 마라톤을 통해 국적을 뛰어넘는 우정을 쌓고 있다. 회원인 배선태(54)씨는 “달리기를 통해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사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삼성농아원 학생들은 마라톤을 공감의 자리로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삼성농아원에서 봉사를 해 온 직원들이 마음이 맞는 청각장애인 학생 15명과 짝지어 달렸다. 올해로 4번째 참가다. 김관(18·여)양은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종목 우승자이기도 하다. 김양은 더 긴 코스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뛰기 위해 5㎞ 코스를 달렸다. 서울 일본인학교의 교직원과 학생 30여명도 참가했다. 재미 삼아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던 게 계기가 돼 동호회로까지 이어졌다. 야마사키 히로키(41) 동호회 단장은 “외국에 나와 살면서 외롭고 적적할 때도 많은데 야외로 나와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여러 가지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프로야구] 6탈삼진·3실점… ‘핵잠’ 선발 상륙작전 성공

    [프로야구] 6탈삼진·3실점… ‘핵잠’ 선발 상륙작전 성공

    ‘핵잠수함’ 김병현(33·넥센)의 국내 첫 선발 등판을 앞둔 18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 넥센과 삼성의 더그아웃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배인 김시진 넥센 감독에게 “용 고아 잡쉈습니까. 왜이리 잘해.”라며 농담섞인 견제를 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는 넥센인 데다 김병현 같은 묵직한 투수의 등판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병현이 때문에 오더를 빡세게 짰습니다.”라며 류 감독은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였다. 1~5번을 모두 좌타자로 내세운 것. ‘잠수함’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류 감독은 “상대가 김병현이니 우리도 강하게 맞서야 하지 않겠나. 초반에 승부를 보려면 왼손 타자들이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보다 투구수를 걱정했다. “아무리 잘해도 투구수 90~95개에서 내릴 것이다. 오늘 결과를 봐서 회복이 늦으면 선발 로테이션도 한두 번 미루겠다.”고 했다. 승리보다는 에이스의 몸관리가 더 중요했다. 김병현에게는 좌타자와 투구수 관리라는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진 셈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김병현은 4와3분의2이닝 동안 6피안타 6탈삼진 2볼넷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96개라는 투구수가 발목을 잡았다. 김병현은 1회 이승엽에게 던진 147㎞짜리 직구가 3루타로 연결된 뒤 최형우의 적시타로 먼저 실점했다. 3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이후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문제는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간 5회였다. 이승엽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2사 3루에서 채태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을 했다. 김시진 감독은 예우 차원에서 마운드에 직접 올라 김병현의 의사를 물은 뒤 강판시켰다. 김병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뒤를 이은 김상수가 박석민, 진갑용, 신명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2실점, 4-4 동점이 됐다. 넥센은 6회 런다운에 걸렸지만 재치있게 홈을 밟은 서건창의 주루플레이와 7회 박병호의 솔로홈런, 8회 이택근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삼성을 7-6으로 누르고 4연승, 시즌 첫 2위에 올랐다. 이승엽은 8회 7호 솔로포를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병현과의 해외파 맞대결에서는 3루타-몸에 맞는 공-삼진으로 대등했다. 김병현은 “5회를 채우고 싶었지만 감독님이 길게 보자고 해서 내려왔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70점 정도 주고 싶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잡는 것을 보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에서는 LG가 두산을 3-2로 꺾었다. 롯데는 홈에서 KIA를 5-4로 제압하고 4연패를 끊었다. 대전에서는 SK가 한화를 9-3으로 눌렀다.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모두 7만 6803명이 입장, 역대 최소인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200만 6043명)을 돌파했다. 이는 155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한 1995년 기록을 29경기나 앞당긴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기형·괴물… 진화의 비밀 풀어줄 열쇠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기형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불편한 존재일까. 히틀러가 아리안족의 완벽한 이상을 네덜란드에 강제로 주입하기 직전인 1940년 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라는 도시에서 오싹할 정도로 기형인 염소 한 마리가 죽었다. 태어난 지 겨우 1년 만에 사고로 특별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이 염소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이유는 이 염소가 앞다리가 없는 기형으로 태어났지만 똑바로 서서 걷는 능력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이런 생물들은 루수스나투라, 즉 자연의 농담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기형이요, 괴물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연적인 질서를 위반한 존재이자 신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그 조상의 모습을 형성하고 다듬은 진화의 힘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뜻에서다. 우리가 흔히 들었던 말들이 있다. 예컨데 ‘장님’ ‘벙어리’ ‘꼽추’ ‘병신’ 등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자주 쓰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장애를 극복하면서 잘 살아가기 때문이다. 신간 ‘자연의 농담’(마크 S 블럼버그 지음, 김아림 옮김, 알마 펴냄)은 부제 ‘기형과 괴물의 역사적 고찰’에서 보듯 인간에게서만이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형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을 추적해 나간다. 그러면서 과연 그들이 정말 쓸모없는 존재인지, 혹은 단순한 자연의 실수인지, 그도 아니면 자연이 우리에게 준 또 다른 선물인지 고찰하고 있다. 또한 별나고 괴기한 대상을 통틀어 ‘괴물’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은 우리가 갖는 과도한 환상이나 완벽함에 대한 왜곡된 개념으로 사용돼 왔음을 지적한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전형’이나 이와 다른 ‘이형’은 넓은 관점에서 봤을 때 지구라는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존은 자연의 본성에 관해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그 비밀은 전형이 아닌 수많은 이형 속에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책은 바로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쓰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이형(기형)들을 자연의 실수라고 보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이형을 라틴어로 ‘자연의 농담’이라고 불렸는데 이형과 괴물로 인식하는 현대의 관점과는 사뭇 다르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풀어내고 있다. 또한 진화와 발생의 비밀을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종류의 발생적 이형을 가지고 있는 생물의 중요성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발생의 진화적 결과와 진화의 발생적 결과’를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기형과 괴물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2년만에 7명 전원등판…금통위, 기준금리 11개월째 동결 ‘만장일치’

    2년만에 7명 전원등판…금통위, 기준금리 11개월째 동결 ‘만장일치’

    예상대로 ‘발톱’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위원)를 대거 교체한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11개월째 이어지는 동결 행진이다. 만장일치였다. 금통위가 7명 정원을 꽉 채운 것은 2년 만이다. 이날 금통위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 것은 최근 유럽 재정 위기 재부각 등에 따른 한은의 경기 판단 변화 여부와 새 금통위원들의 성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김중수 “금리인하 논의 없었다… 정책기조 불변” 눈에 띄는 대목은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국내 경기(“성장세 회복 주춤”)와 유럽 경제(“마일드 리세션·완만한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를 지난달보다 다소 높인 점이다. 하지만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연결짓는 해석은 차단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겸 금통위 의장은 금통위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2.5%)로 내려왔지만 정부의 무상급식 등에 따른 하락 효과 등을 제거하면 실제 상승률은 여전히 3%대 초반(3.1%)이고 인플레 기대심리도 3.8%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관한 토론은 없었다.”면서 “금리 정상화(인상)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임 금통위원들이 친정부 성향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지난달 임명된 하성근·정해방·정순원·문우식 등 새 금통위원들은 “우리 모두 비둘기(물가보다 성장에 신경 쓰는 금리 인하론자) 아니냐.”며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비둘기” 농담 여유도 새 금통위원들이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비둘기로 분류된 것은 ‘출신 성분’ 때문이다. 정해방 위원은 관료(기획예산처 차관), 정순원 위원은 기업인(현대차 사장), 문우식 위원은 ‘MB(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다. 하성근 위원은 교수 시절, 기획재정부 용역을 많이 진행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생적 한계상 매파(금리 인상론자)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임 최도성 위원은 2008년 5월 첫 회의 때 금리 인하(0.25% 포인트)를 주장해 비둘기로 각인됐지만 이후 소수의견을 통해 금리 인상을 여섯 차례나 주장하면서 매파 본색을 드러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체크카드 활성화가 통화량에 미치는 변화’ 분석을 주문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직 한은 간부는 “김 총재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금통위 보좌 기능을 대폭 축소했다.”면서 “예전보다 금통위원 개개인의 실력 차가 확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칫 금통위가 김 총재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신뢰 회복도 시급해 보인다. 한 시장 참가자는 “지금까지는 통화정책방향 문구와 김 총재의 입이 따로 노는 양상이었다.”면서 “일단은 매파가 없어 이러한 불일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멤버 교체를 계기로 금통위가 시장의 신뢰 회복에도 신경썼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한은이 그동안 가계빚을 강도 높게 경고해온 것과 달리, 김 총재가 이날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른 가계부채 영향을 뜨뜻미지근하게 언급했다는 점에서 “역시 비둘기 총재”라는 반응도 나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춤을 배우기 시작한 지 반년이 조금 더 지났다.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을 관두고 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는 조깅이나 헬스를 즐겼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운동하는 습관이 사라져 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설을 쓴답시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허리라인도 무너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았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에 딸려 있는 상가건물에 탱고, 자이브, 왈츠를 가르쳐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학원은 수년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데, 왜 그날에서야 눈에 띄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3개월 수강료를 지불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헬스장에 가기는 어려운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발길이 저절로 옮겨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춤을 배운 첫날부터 지금까지 필자가 맡은 역할은 남자였다. 퇴근시간대에 홍대 부근이다 보니 교습생은 대학생·근처 직장인·주부들이 대부분인데, 짝을 맞추다 보니 남자가 모자랐다. 필자가 남자 역을 맡게 된 것은 키가 크다는 이유였다. 남자는 여자를 리드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편이다. 마음에 맞는 남자와 춤을 추지 않을 바에야, 목적이 운동이었던 만큼 불만은 별로 없다. 그동안 왈츠와 자이브를 배웠다. 여자들의 상대역을 해주니 여자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일석이조였다. 그런데 여자 파트너들을 안고 춤을 추다 보니 춤을 배우는 여자들의 애환을 나름으로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탓에 남녀가 춤을 추는 문화에 익숙한 편이어서 필자로서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있던 부분이었다. 즉, 춤을 배운다고 하면 ‘불륜’ 등의 이상한 상상을 할까봐 조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의 가까운 춤 학원을 두고 아는 사람이 없는 먼 곳까지 오기도 하고, 혹여 남편이 싫어해서 말리면 춤을 더 배울 수 없기 때문에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가야 한다며 먼저 나서는 여성도 있었다. 필자처럼 춤 배운다고 주변에 떠들고 다닌 여자는 별로 없었다. 학원에서는 1년에 한번 댄스파티를 개최하는데, 작년 12월에는 연말 댄스파티가 열렸다. 아침 시간대나 낮 시간대에 춤을 배우는 사람들까지 여러 부류가 모였다. 교수·방송인·작가·주부·대학생 외에도, 까치처럼 머리가 하얀 70대의 노인도 관절염을 안고 즐겁게 춤을 추었다. 아파트 길 건너편 작고 허름한 세탁소에서 스팀 다림질에 얼굴을 항상 박고 있던 여주인이 영화배우처럼 아름답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파티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는 구차해 보였던 일상이 영화장면처럼 아름답게 변했다. 그 연말 댄스파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쌍은 은퇴한 노교수 부부였다. 그들은 은퇴 후에 한 가장 훌륭한 선택이 춤이라고 했다. 삶이 즐거워졌으며, 건강도 좋아졌고, 부부관계도 갈수록 낭만적이라 했다. 수년간 단련된 노부부의 춤은 플로어 위에서 물 찬 제비처럼 매끄럽고 아름답고 돌아갔다. 노부인은 남편과 똑같이 양복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어 눈길을 더 끌었다. 그 복장으로 남편과 함께 춤을 출 때는 여자 역을 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아 있는 여자들의 남자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그녀는 남녀 역할을 다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원장의 수석 제자도 필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부부이다. 이 부부는 더 이상 교습생이 아니라 스승과 교대로 우리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학원장은 종종 듣기 좋은 농담을 하곤 한다. “이미 늙어버린 것은 책임지지 못하지만 앞으로 더 늙지 않게 해줄 수는 있다.” 공감이 되는 말이다. 한 차례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소나기처럼 씻겨 나간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젊어지는 듯하다. 학원에서는 곧 탱고를 새로 시작한다. 한국은 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문화가 아니다. 그래서 혼자 춤을 배우는 데 따르는 주변 시선이나 심리적 부담감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말인데, 남편과 아내들이여! 5월에는 부부의 날도 있는데 아시는가. 어린이날이다 어버이날이다 남들 챙길 생각만 하지 마시고, 서로를 더 가깝게 느끼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같이 춤을 배우면 어떨까. 부부들이여, 5월에는 춤바람이 나시라.
  • “수족관 속 활어 월급쟁이 내 신세 닮아 리얼리티 살리려 횟집 아르바이트도”

    “수족관 속 활어 월급쟁이 내 신세 닮아 리얼리티 살리려 횟집 아르바이트도”

    화가를 꿈꾸던 이대희 감독은 뒤늦게 색약(2도 색약)이란 사실을 알고 조소 전공으로 대학을 갔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이현세 만화가가 색약이란 기사가 눈에 들어왔고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로 진로를 틀었다. 2003년 어느 날 그는 회사 근처 횟집에 들렀다. 수족관에 빼곡히 들어찬 물고기와 ‘교감’을 한 건 그 순간이었다. 애니메이션 기획·제작사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는 자신의 현실과 횟집 수족관에 갇힌 활어의 처지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상영된 이대희(35)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은 그렇게 시작됐다. 순제작비 10억원이 투입된 ‘파닥파닥’은 망망대해에서 잡힌 고등어 ‘파닥’이 어촌의 한 횟집 수족관에 들어오면서 시작한다. ‘파닥’은 틈만 보이면 수족관 밖으로 몸을 내던진다. 오로지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뿐이다. 그런데 수족관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올드 넙치’를 비롯한 다른 활어들의 시선은 싸늘할 따름이다. 하지만 자유를 찾으려는 ‘파닥’의 몸부림이 계속되면서 양식장 출신들도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한다. ‘파닥파닥’이 전주영화제에서 마지막 상영을 한 지난 1일 이 감독을 만났다. ‘파닥파닥’의 기획은 2007년부터 구체화됐다. 애니메이션 회사에 사표를 던진 이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횟집 취업이었다. 영화 엔딩크레딧의 ‘스페셜 생스 투’(제작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부분)에 횟집 이름이 네 개나 나온 연유다. 이 감독은 “2007년 말쯤이었다. 사표를 내고 나온 터라 돈도 필요했다. 낮에는 백화점 물류센터에서 상자를 나르고 틈틈이 각본을 쓰고 저녁에는 대형 횟집에서 아르바이트했다. 6개월쯤 주로 서빙을 했고 전어를 딱 한 번 떠봤다.”며 웃었다. 덕분에 ‘파닥파닥’ 각본은 펄떡거리는 활어처럼 리얼리티를 얻었다. 횟감으로 테이블에 올라 힘겹게 마지막 숨을 들이쉬는 고등어에 담배를 물리는 몰상식한 손님이나 뜰채로 활어를 건져 관상용 금붕어가 있는 작은 어항에 빠뜨리는 짓궂은 꼬마 등 작품에 녹아든 일화들은 그가 횟집에서 목격한 장면에서 비롯했다. 편집에서 빠졌지만 ‘파닥’이 바다에서 그물에 걸리는 과정을 묘사하려고 강원도 속초 동명항에서 고깃배를 타기도 했다. 미술감독, 촬영감독과 함께 올랐다. “(바다에서 잘못돼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간신히 허락을 얻었다. 손바닥만 한 고깃배였는데 처음에는 (놀이기구) 바이킹을 탄 것처럼 재밌었다. 먼바다에 나가자 파도가 요동쳐 밧줄로 몸을 배에 묶어놓은 채 간신히 버텼다. 온갖 구멍으로 분비물을 토해냈다.” ‘파닥파닥’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고등어, 넙치, 놀래미(원래는 ‘노래미’가 맞다.), 붕장어, 줄돔, 농어, 도미 등 어류들의 성향에 착안해 캐릭터를 설계했다는 점. 낚시를 할 때 잡았다가 다시 놓아줘도 3초 만에 바늘에 걸린다는 놀래미는 아둔한 캐릭터로 등장하고, 밤에 먹이를 포획하는 성향을 지녀 ‘바다의 갱’으로 불리는 붕장어는 1인자에게 복종하지만 동지도 먹이로 삼는 냉혈한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파닥’과 관련해 이 감독은 “고등어는 직진하는 성격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곧잘 욱한다. 저돌적인 행동파로 봐야 한다. 횟집 어항에 들어오면 계속 벽에 몸을 부딪쳐 코가 깨지고 멍들어 일찍 죽는다는 점에 착안해 바다로 탈출하려 하는 집념의 캐릭터로 삼았다.”고 말했다. ‘웬만한 횟집에서는 고등어를 구경도 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농담처럼 물었더니 “가을에 딱 2주 나온다. 우리가 아는 고등어처럼 등이 푸른색이 아니라 형광등 불빛처럼 희멀건 색이라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출신 성분(바다 혹은 양어장)에 따라 수족관 내 계급과 서열이 결정된다든지, 절대 권력의 전횡에도 모두가 침묵하는 설정은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그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정면에 내세울 생각은 없었다. 궁극적으로는 자유 의지를 말하고 싶었다. 바다로 돌아가려는 고등어의 의지가 꿈이 없는 현실에 만족한 채 근근이 살아가던 놀래미와 넙치의 생각마저 바꿔 놓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관객 기록을 갈아치운 ‘마당을 나온 암탉’, 평단과 마니아의 지지를 동시에 끌어낸 ‘돼지의 왕’에 이어 토종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이끌 기대작으로 꼽혀온 만큼 영화제 관객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처음부터 수족관을 포로수용소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길 원했는데 생각보단 어두운 톤으로 나왔다.”면서 “(인간 세계에 잡혀 온 열대어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기대한 분들이야 실망하겠지만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8월에 50개 안팎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게 목표라고 귀띔했다. ‘파닥파닥’의 제작비 10억원 중 절반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지원받았지만 나머지는 이 감독이 대출을 받는 등 스스로 마련했다. “기획 때만 해도 투자를 받는 데는 관심도 없었다. 하물며 캐릭터 상품은 상상조차 못 했다. 그땐 어렸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마음고생이 심했기 때문일까. 차기작으로는 다섯 살짜리 딸도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권선징악으로 귀결되는 디즈니풍은 아닐 거다. “악당과 마녀, 사악한 계모는 잔인한 최후를 맞고 착하면 행복하게 산다는 식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담고 싶지도 않고 그게 교육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해수부 부활 거의 확실… 국토·교과·지경부 등 축소될 듯

    해수부 부활 거의 확실… 국토·교과·지경부 등 축소될 듯

    정부 조직 개편 목소리가 어김없이 또 불거지고 있다. 어느 부처 할 것 없다. 다음 정부의 조직 손질 과정에서 손해를 볼까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일찌감치 유리한 쪽으로 몸집을 부풀려 놓으려는 물밑작업도 한창이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일부 부처 간에는 영역 확장 경쟁에 불꽃이 튄다. 기능이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을 걱정하는 부처는 한결같이 이명박 정부 들어 덩치가 커진 부처들이다. 국토해양부가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옛 건설부, 교통부를 합쳐 건설교통부로 몸집을 키운 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해양수산부까지 삼켜 ‘공룡 부처’가 됐다. 하지만 여야 모두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부르짖고 있어 새 정권이 들어서면 해양 분야는 떨어져 나갈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건설-교통-해양수산 3개 축 가운데 하나의 축이 분리되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해양환경 업무는 국토부에 붙어있다. 육지와 공기, 하천 환경업무를 쥐고 있는 환경부로서는 이참에 해양환경 업무를 환경부로 가져와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환경부는 또 국토부가 쥐고 있는 물 공급 정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새 정부서 해양 분야 분리 확실시 국토부는 그러나 겉으로는 조용하다. 부처 기능 축소 주장에 맞대응해 굳이 논란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계산에서다. 조직 융화를 위해 3개 축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회전문 인사를 실시해 어느 정도 유기적 통합을 이뤄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권도엽 장관도 “국토부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으며 시기에 따라 ‘자원’이 집중되거나 줄어드는 분야가 있을 수 있는데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와 전문성이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 개편이 본격화되면 현 조직을 수성(守城)하는 데 지칠 것으로 보인다. 관료조직에서 중요시하는 뿌리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해수부 출신 직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건설라인 역시 겉으론 현 조직 수성을 내세우지만 목숨 걸고 지키려는 의지는 부족하다. 해양수산업무가 국토부에서 떨어져 나갈 경우 함께 분리될 해양경찰청이 어느 부처에 붙느냐도 관심거리다. 지식경제부는 작은 공룡 부처로 불린다. 조직의 덩치가 커서라기보다는 업무가 다양해서다. 벌써부터 업무는 최대 5∼6개 부처와 외청으로 쪼개지고 명칭도 경제산업부로 바뀔 수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떨어져 나갈 확률이 큰 분야는 옛 정통부에서 가져온 정보통신(IT)업무, 벤처업무다. 우정사업본부의 친정도 정통부다.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업무 못 떼어줘”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해수부 부활이라는 막강 펀치를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 틈만 나면 걸고 넘어지는 환경부도 견제해야 한다. 전략은 현 조직 사수다. 수산업무를 절대 떼어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떨어져 나가더라도 수산업의 업무를 명확히 규정하거나 수산청을 신설해 농식품부 외청으로 두고 싶어 한다. 지난해 조직개편에서는 수산인력개발원을 농업연수원과 합쳐 농수산식품연수원으로 만들었다. 수산인력교육은 이 연수원 산하 수산인력개발센터에서 맡는 체제가 구축됐다. 수산계 수장 역할을 하는 수산정책실장도 옛 농림부 출신이다. 기획재정부도 이 정부에서 몸집이 커졌다. 앞으로 재정부의 운명은 금융위원회의 조직 변경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금융위의 조직 일부가 재정부로 넘어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 재정부나 금융위 안에서는 금융정책 기능은 재정부로 오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융위에 남아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현재의 조직에는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가 남아있다. IMF는 금융·세제·예산을 한 부처에서 담당한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예산이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예산처로 독립했다. 더구나 금융정책을 붙일 수 있는 반면 잃는 쪽도 나올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예산을 재정부에 합치는 대신 금융 관련 기능을 금융위로 넘겼다. 그래서 금융이 넘어오면 예산이 다시 별도 조직으로 분리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예산실 직원들과 다시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전했다. 금융정책을 가져오고 예산 기능을 떼어주는 안을 놓고 이해득실을 따질 수 있다. 몸집 키우기나 부활을 호시탐탐 노려왔던 부처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환경부는 3개 부처와 ‘전쟁’을 선언했다. 올해 초 5명으로 ‘미래혁신 테스크포스(TF)’를 꾸렸다. 팀에서는 새로운 정부의 조직 개편에 대비해 산림과 물산업, 에너지 부문을 환경부 고유 업무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논리도 눈에 띈다. 먼저 자연 보전 업무를 위해 국유림을 관장하고 있는 산림청을 농식품부에서 떼어내 환경부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조직으로는 중첩되는 업무가 많아 효율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정부 때도 이 문제를 활발히 논의했으나 막판에 뒤집혔다. ●환경부 산림·물·에너지 끌어오기 총력 국토부에는 물관리 일원화를 들어 물 공급 업무와 해양환경 업무의 이관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물 공급은 오래전부터 국토부와 산하 공기업인 수자원공사(K-water)가 맡고 있다. 또 과거 해양환경 업무가 환경부에서 해양수산부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한 ‘기후+에너지’ 업무도 현재 지식경제부와 갈래 타기가 안 돼 있는 상황이라서 벌써부터 부처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 전망이 나온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방송통신 정책을 관장하는 방통위를 독임제 부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임제로 전환할 경우 타 부처와의 흡수 통합 또는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정통부가 부활하면 일부 기능은 정통부로 되돌아간다. 정통부가 부활하면 재정부, 방통위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로 나뉜 업무가 따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 출범 때 역대 최대로 몸집을 불린 문화부는 현상 유지를 목표로 조직방어 논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화부 관광국과 한국관광공사를 합쳐서 관광청을 신설하거나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체육 부문을 따로 떼내고 생활체육 강화 차원에서 교과부와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국정 홍보의 중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정홍보처 분리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새 정부에서 방통위가 해체될 경우 방통위의 방송통신 부문을 미디어국으로 흡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부처종합·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현장 가봐야 누가 잘 하는지 알지”

    [2012 런던올림픽 D-100] “현장 가봐야 누가 잘 하는지 알지”

    기자는 종종거리며 뛰다시피했다. 엉덩이를 붙일 틈이 없었다. 체력엔 자신있었는데 오후쯤 되자 피로가 몰려왔다. ‘그냥 차 마시며 편안하게 인터뷰할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런던올림픽을 100여일 앞둔 박종길(66) 태릉선수촌장을 하루 쫓아다닌 소감이다. 지난 12일 박 촌장은 쉼없이 훈련장을 누비며 “현장을 봐야 누가 잘하는지, 선수들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선수촌장의 ‘분(分)치기 삶’을 옮긴다. ●AM 6 새벽훈련 선수로, 감독으로, 촌장으로 40여년을 태릉에서 보낸 박 촌장은 에어로빅과 러닝으로 아침을 연다. 졸린 눈의 선수들과 달리 오전 5시 30분이면 선수촌을 도는 촌장의 눈빛은 살아 있다. 비가 와 새벽훈련이 취소돼도 우산을 들고 뛴다고. 날씨가 너무 안 좋을 때는 실내에서 108배를 한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바로 뒤 불암산을 오른다. ●AM 9 간부회의 매일 아침 유정형 운영본부장, 윤옥상 훈련지원팀장, 송상우 관리팀장이 촌장실에 모여 크고 작은 안건을 다룬다. 이날은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전-레슬링 런던대책회의-역도 아시아선수권 결단식 등 일정은 물론, 올림픽 D-100 일정까지 미리 챙겼다. 촌장은 “요새 OO종목 애들 표정이 어둡더라. 전과 다르다.”며 감독에게 물어 사기 진작책을 알아오라고 했다. ●AM 10 언론 인터뷰 대사를 앞둬서인지 사흘 연속 인터뷰가 잡혀 있다. 박 촌장은 “내 기사가 많이 나와 민망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훈련에 방해될 수 있으니 나라도 궁금증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응했다. ●AM 11 태권도 대표선발전 올림픽 본선만큼 힘들다는 국내선발전. 발차기 한 번에 운명(?)이 좌우되는 치열한 현장에서 박 촌장도 “애들 실력은 백지장 차이인데.”라며 마음을 졸였다. 태권도협회 임원들과 만나서는 “다른 건 안갯속이어도 태권도는 (금메달이) 확실하잖아요.”라고 압박을 듬뿍 줬지만, 선수들 앞에선 그저 자애로운 미소만 지어 보였다. ●낮 12 점심식사 선수촌을 찾은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영양사부터 식사 중인 직원들까지 정답게 인사를 나눴다. 박 촌장은 태릉선수촌에 사는 선수들과 직원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운다. ●PM 1 회의 박 촌장은 “한국스포츠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했다. 탁자에 둘러앉아 1시간 회의가 이어졌고, 다음 1시간은 문제의(?) 현장을 돌았다. 사소한 농담부터 선수단 현황보고, 다소 무리한 부탁까지 민원이 넘쳐났다. ●PM 3 역도 결단식 런던에 나설 대표를 뽑는 아시아선수권대회(24~30일·평택)를 앞두고 역도대표팀 결단식이 열렸다. 박 촌장도 당연히 참석해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들에게 “재밌냐?”고만 물었고 “세계정상이 되는 건 당연히 쉽지 않다. 즐기면서 재밌게 해야 성공한다.”고 했다. ●PM 4 선수촌 순회① 본격적인 ‘현장 방문’. 박 촌장은 여자단체전 훈련이 한창인 리듬체조를 먼저 노크했다. 매트의 청결상태부터 연습장 온도, 선수들 컨디션까지 꼼꼼히 체크했다. 이어 여자레슬링, 여자핸드볼, 배드민턴, 남자레슬링, 복싱 연습장을 차례로 돌았다. 선수들은 늘 그랬다는 듯(!) 살갑게 인사했다. 복싱 신종훈은 “촌장님이 아빠같이 잘해주셔서 꼭 금메달 따야 돼요.”라고 잽을 날렸다. ●PM 5:30 선수촌 순회② 이번에는 여자유도장을 찾았다. 이원희 코치에게 선수들 컨디션을 묻고, 몇몇에겐 이름을 부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승리관 지붕 아래 새로 지어진 탁구장도 둘러봤다. 박 촌장은 “(5월 초 입촌할) 탁구선수들한테 빨리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체조연습장까지 둘러보고 이날의 현장방문은 끝났다. 일정을 함께한 이옥자 지도위원은 “매일 이렇게 훈련장을 둘러보신다.”고 혀를 내둘렀다. ●PM 6:30 저녁식사 배식 전에 밥 먹는 선수들 사이를 쭉 돌았다. 땀에 전 선수에겐 두툼한 옷을 억지로 입혔고, 밥맛이 없는 선수에겐 고민을 물었다. 배드민턴 이용대에게는 전화번호를 땄다(!). 식당이 한가해진 7시 30분을 넘겨 들어온 여자 유도팀까지 모두 살핀 뒤에야 자리를 떴다. “선수들뿐 아니라 나도 세계 각국 선수촌장들과 경쟁한다. 1등이 되겠다.”던 약속은 허풍이 아니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길섶에서] 농담/주병철 논설위원

    농담은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이나 익살’로 풀이된다. 악의(惡意)는 없다. 영어의 조크(Joke)나 유머(Humor)에 해당한다. 반면 영어에서 조크는 사람을 기분좋게 하지만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쓰여, 사람의 기분을 즐겁고 기쁘게만 하는 유머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의 농담은 정말 ‘그때그때 다르다’. 농담을 하는 사람의 의도가 중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하는 농담이지만 사람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도 있고, 불순한 의도와는 달리 선의로 해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농담을 외국에서 조크나 유머로 함부로 쓰다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절로 코웃음이 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농담은 수용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그냥 농담으로 했는데 받는 사람이 불쾌하게 알아듣거나 오해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래서 농담하기 겁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대로 ‘농담 속에 진담이 있다’ ‘농담은 진실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농담은 농담일 뿐.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