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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회찬, 정우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당 곳간 다 비웠나”

    노회찬, 정우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당 곳간 다 비웠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나 현안에 대해 협조를 당부했다.추 대표는 추념식 도중 정 권한대행이 “국내 정세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정 대표님만 도와주시면 술술 풀릴 것”이라면서 “많이 도와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추 대표의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회 및 추경 등 현안과 관련해 대여 공세를 강화하자 ‘협치’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정 권한대행에게 “여느 때의 형식적인 현충일 행사와 달리 나라를 지킨 한분 한분의 각별한 뜻을 살리는 취지여서 좋고 감동적”이라고 말했고, 정 권한대행도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고 추 대표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추념식에서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정 권한대행에게 뼈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 권한대행이 노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는 연임이 어려운데 연임이 되셨으니 한턱내라”고 말하자, 노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라 곳간만 비운 게 아니고 직전 집권당 곳간도 다 비우셨나, 곤궁하신가 보다”고 답했다고 추 대표가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은 ‘상습 성희롱’ 간부 2명 직위해제

    한국은행은 2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고졸 출신의 20대 여직원을 성희롱한 팀장급 간부 2명을 1일자로 직위 해제하기로 했다. 한은은 31일 서울시 중구 본관에서 경영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돼 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은에 들어온 A씨는 ‘2015~2016년 지역본부에서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달 한은 본부에 가해자 2명을 신고했다. A씨는 “가해자들로부터 ‘여자는 과일 까는 것을 잘하고, 남자는 벗기는 것을 잘한다’ 등의 말을 듣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인사위원회에 회부된 50대 간부 2명 중 1명은 현재 한은 본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8일 성희롱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들의 일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가해자들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고의 ‘경제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한은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자 내부에선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도 성희롱을 농담으로 생각하는 간부들이 있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희롱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재발 방지에 노력하고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데도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악녀’ 김서형 김옥빈, “멍들고 피나는 게 일상” 이유는?

    ‘악녀’ 김서형 김옥빈, “멍들고 피나는 게 일상” 이유는?

    ‘악녀’ 김서형 김옥빈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 ‘악녀’ 언론시사회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 배우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조은지, 정병길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김옥빈은 난이도 높은 액션신을 소화한 것에 대해 “정말 힘들었다. 액션신 마다 다르게 스타일을 설정해주셔서 그걸 소화해내기가 힘들었다. 근데 또 현장에 가면 스타일이 달라지더라. 멍들고 피나는 건 늘상 있는 일이었다”라며 “다행히 안전장치가 있어서 큰 부상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옥빈은 “촬영 감독님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촬영 감독님이 같이 와이어를 메달고 촬영을 했다. 서로 부딪히고 그랬다. 감독님도 액션 스쿨 출신 같다고 서로 농담했지만 촬영 감독님도 마치 액션 스쿨 출신 같더라”며 웃어 보였다. 한편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액션 느와르 영화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오늘은 7시에 일어날게요” 그것이 마지막 메시지였다. 아들은 드라마를 만드는 PD다. 지난해 1월 CJ E&M에 공채 입사했다. 드라마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날마다 촬영장에서 밤을 새우고 들어오기 일쑤다. 가족들은 얼굴 한번 마주하기 어려웠다. 처음 맡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제작이 끝난 직후였다. 아침 7시에 일어난다던 아들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집을 나섰다. 그리곤 연락이 끊겼다. 아버지는 촬영 때문에 바쁠 거라고만 생각했다. 5일 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째 결근이라고 했다. 아버지 이용관(60)씨가 실종신고를 했다. 성인 남자가 사라진 것에 세상은 무심했다. 수색할 수 없다는 경찰에 매달렸다. 마지막 전화 발신지인 서울역 근처에서 아들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그 시각 어머니 김혜영(59)씨는 CJ E&M 본사로 향했다. 인사팀 직원과 선임 PD가 나왔다. 선임 PD는 한 시간에 걸쳐 아들을 비난했다.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 “계약직을 무시했다” 같은 힐난이 이어졌다. “아이를 잘못 키워서 죄송합니다” 영문 모를 어머니는 머리를 조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죽었단 소식이었다. ●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 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이한빛 PD가 남긴 유서 중 일부다. 이런 내용도 있었다.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스물일곱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진짜 이유다.아들은 구멍가게나 노점상만 찾았다. 카드단말기를 갖추지 못한 영세한 곳들이었다. 일부러 현금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아버지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몇 푼이 더 중요했다. 카드를 받는 곳에서만 지갑을 열었다. “한빛이는 그런 아이였어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서울대를 찾았다. 넓은 운동장이 눈에 들어왔다. “국립대 등록금은 반값인데 학교 시설이 너무 좋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들은 “혜택받는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단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정가원(28·가명)씨는 이 PD의 오랜 친구다. 대학 시절 대부분을 같이 보냈다. 이 PD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사회에서 내몰린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들과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기업과 외롭게 싸울 때도 힘을 보탰다. 위로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PD는 입사 후 매달 월급의 반을 416연대, KTX 해고 승무원, 빈곤사회연대 등에 보냈다. “한빛은 그렇게라도 갚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정씨는 말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단 부채감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만드는 현장은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노동착취와 성희롱, 언어폭력이 난무했다. ‘생방송’이라 일컬을 만큼 제작 기간은 촉박했다. ‘혼술남녀’도 마찬가지였다. 촬영이 진행되던 55일 동안 이 PD가 쉰 날은 단 이틀뿐이다. 제작 막바지에 이르러선 하루 4~5시간 자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그는 중도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된 스태프들을 만나야 했다. 지급된 계약금 일부를 회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는 전세금과 대출금 등으로 쓴 뒤였다. 이 PD는 어머니에게 “해고된 스태프들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너한테 일이 막 몰리고 지치는 거 나도 알거든, 근데 이 회사에 정직원이고 ‘CJ인’이고 하면 네가 일을 더 해야 돼… 진짜 한 대 후려갈길 뻔했다” 이 PD가 선임 PD와 면담한 내용을 녹취한 내용 중 일부다. 이 PD가 속한 팀은 총 4명으로 2교대 근무 체제였다. 정규직 PD가 2명, 계약직 PD가 2명이었다. 조연출 몫은 사실상 정규직으로 입사한 이 PD에게 몰렸다. 2교대 근무는 허울일 뿐, 촬영이 없는 날은 내근해야 했다. “너희들은 드라마 할 기본자세도 안 돼 있는 놈들이고… 이 팀은 다 병신이고…” 회식 자리에선 폭언이 쏟아졌다.“현장에서 쓰러져야만 과도한 업무를 인정해주는 무언의 폭력이 있다”(경력 5년 이상 스태프) “꿈을 이루려는 청춘들이 기꺼이 낮은 급여와 비인간적인 대우, 극한의 노동시간을 견디며 일하기에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된다”(경력 8년 이상 스태프) 이 PD의 죽음을 계기로 업계 스태프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106건의 제보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부족한 수면과 휴식시간을 고질적 문제로 꼽았다. 제작 기간에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약 19시간으로 드러났다. 평균 휴일은 월 4일에 불과했다. ●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 제작사 측은 경력 쌓기를 빌미로 스태프들을 쥐어짠다. 스태프들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참고 버틴다.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는 셈이다. 이는 드라마 판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영화계 또한 비슷한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다만 영화계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최근 영화계는 스태프들을 고용할 때 표준계약서를 쓰는 것이 정착되고 있다. 표준계약서는 스태프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든 서식이다. 예전엔 계약서도 없이 고용하는 일이 많았다. “정말 답답한 것은 내가 당장 어제 잠을 자지 못했단 사실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끊임없이 답습된다는 점. ‘다들 그렇게 일해 왔다’, ‘원래 그런 거다’가 통용되는 게 화가 난다” 어느 드라마 스태프의 일침이다. 방송 분야도 표준계약서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를 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2015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계약에 적용’은 14.7%, ‘일부 계약만 적용’은 20.6%에 그쳤다. 자체 계약서를 쓰거나 구두계약으로 진행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서 그렇다.이한빛 PD의 죽음 역시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이란 인식이 만든 비극이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과로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청년이 있다.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 덴쓰의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당시 24세)씨 이야기다. 그녀는 입사 후 하루 평균 20시간씩 근무했다. 어떤 날은 중간에 17분 휴식한 것을 제외하곤 53시간 연속 일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청년 과로사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덴쓰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일본 정부는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노동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나와 관계없는 너의 문제가 아닌, 언제나 나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 나아가 우리의 공동체의 문제” 2010년 이 PD가 학생회 활동을 하며 쓴 글 중 일부다. 그는 스태프들이 혹사당하는 것을 보고 타인의 문제라고만 여기지 않았다. 어머니 김혜영씨는 “구조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아들이 차마 혼자 빠져나오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때로 드라마를 보고 위안을 얻는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내 얘기 같아서, 또는 우리 모두의 얘기 같아서. 그것이 공감의 힘이다. 드라마 밖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함께 있으니 더 심쿵’…캐나다-프랑스 ‘훈남 지도자들’

    ‘함께 있으니 더 심쿵’…캐나다-프랑스 ‘훈남 지도자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휴양지 타오르미나에서 26~27일 이틀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훈훈한 투샷’을 자랑하는 사진들이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저스틴 트뤼도(45) 캐나다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이다. 두 사람은 정상회의 첫 날인 26일 시칠리아에서 처음 만난 뒤, 그림과 같은 자연을 배경으로 함께 산책을 하는 등 우의를 다졌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정원을 거닐거나 꽃밭을 함께 지나며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제가 된 것은 ‘훈훈한 투샷’ 뿐만이 아니었다. 트뤼도 총리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과 함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처음 만나 일자리와 안보,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 친구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은 마치 답시를 보내듯, 역시 두 사람이 함께 정원을 거니는 영상과 함께 “프랑스와 캐나다의 새로운 모습이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함께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올렸다. 일각에서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한 두 사람의 사진이 신혼부부의 웨딩사진 같다는 농담섞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해외 언론도 트뤼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의 훈훈한 관계에 관심을 보였다. CNN 등 해외 언론은 두 사람이 외모가 준수한 젊은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이번 정상회의가 이뤄진 이탈리아 곳곳에서 ‘브로맨스’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뤼도 총리는 훤칠한 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국정 운영능력,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드는 ‘아들 바보’ 등의 면모로 대중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살 연상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부터 39세의 젊은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주는 신선한 이미지까지 더해져 특히 여성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성실·섬세·청렴·포용…그녀 조직 사로 잡다

    [커버스토리] 성실·섬세·청렴·포용…그녀 조직 사로 잡다

    ‘여성형 리더십’의 4대 특징으로 흔히 ‘성실함, 섬세함, 청렴성, 포용력’이 꼽힌다. 21세기형 리더십으로 주목받는다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섬기는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전문지식·조직장악을 바탕으로 한 ‘업무능력’과 포용·배려·공감 능력에 기반한 ‘인간성’이 결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여성 상사를 실제로 ‘모셔 본’ 경험이 있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상대로 여성형 리더십의 장단점을 꼽아보고 유형을 나눠 봤다.# 친화형 & 감성형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특유의 화합적이고 온화한 이미지는 남성 지도자 특유의 권위적·고압적인 그것과 대비됐다.역으로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떨어져 조직 장악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유쾌한 내조’ 역시 ‘감성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민원인에게 라면을 내준 일화나 각 당 원내대표와의 회담 후 선물로 인삼정과를 내는 ‘음식 내조’는 국민 친화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A(39) 주무관은 “여성 과장님은 직원들 애로사항을 잘 들어주고 회식 때 술도 덜 강요해서 남성 과장님보다 훨씬 좋았다”고 했다. 반면 같은 부처의 B(46) 과장은 “간혹 지나치게 개인주의 스타일을 드러내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주변 눈치를 보고 유약해져서 정책 판단을 잘하지 못하더라”고 깎아내렸다.# 목표지향형 결단력과 통솔력이 강한 스타일, 전통적인 남성 지도자형으로 꼽힌다. 지난 미국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도전적이고 목표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경우에 따라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상사가 될 수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유소에서 힐러리의 전 남자친구를 발견하고 힐러리에게 “저 남자랑 결혼했으면 넌 주유소에 있었겠지”라고 농담을 건네자, “아니, 저 남자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 됐을 거야”라고 맞받아친 일화는 상징적이다. 여성들의 약점으로 꼽히는 네트워킹 능력도 십분 발휘한다. 교육부의 C(35·여) 팀장은 “똑 소리 나게 야무지고 판단력도 빠른 과장이 있었는데, 팀원들 생일까지 알아서 챙겨 줄 정도였다. ‘속정’보다는 ‘생존전략’에 가까웠다”며 “남성 직원들조차 탄복했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반면 여성 리더 스스로 기준이 더 엄격하다 보니 직원들이 혹사당한다는 지적이다.# 관리·수성형 ‘행정고시 여성 1호’인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3선의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관리·수성형 리더의 선두주자였다. 키워드는 ‘합리성·포용·위임’이다. 메르켈의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은 상대를 가르치거나 권위를 과시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타협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전 장관 역시 조직 목표의 청사진을 제시하되, 직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이에 따른 책임까지 위임했다. 행정자치부의 한 여성 서기관(30)은 “사무관 때 옆 부서에 여성 과장이 있었는데 업무 팁은 물론 육아 비결, 일·가정 양립까지 힘되는 조언을 아낌없이 해 줘서 눈물이 자주 났다”고 전했다.# 카리스마형 카리스마형으로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있다. 권위적인 리더십에 바탕한 단호한 대처가 특징. 서울시 자치구의 5급 과장(54)은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독불장군식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상사보다 ‘사이다 스타일’이 남자 직원들이 보기에도 차라리 낫더라”고 평가했다. 특수 분야가 많은 국토교통부 소속 사무관(33)은 “남자 상사 같으면 감히 ‘No’라고 하지 못할 일도 과감하게 ‘No’라고 소신을 밝히는 분이 있었다”면서도 “간혹 숲보다 나무를 보는 느낌이 들어 답답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눈빛과 은발로 ‘걸크러시’를 연상시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카리스마형으로 추정된다.# 폐쇄형 반면 답습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 유형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꼽힌다. 일명 폐쇄적인 리더십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대면보고를 기피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청와대 출입기자회견에서 소통을 위해 대면보고를 받으셔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장관들에게 “대면보고가 꼭 필요하세요”라고 반문하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송출되기도 했다. 회의도 토론보다는 대통령이 말하고, 장관·수석비서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받아적는 데 열심인 장면이 자료화면으로 수없이 나온 탓에, ‘적지 않는 자는 살 수 없다’는 의미로 ‘적자생존’이 유행하기도 했다. # 평가 엇갈리는 여성 리더십 여성 특유의 세심함·친화력은 공무원 조직에서 한때 ‘양날의 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뀌고, 여성 공무원이 증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약점은 점차 강점으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투명한 업무 스타일이 무기인 여성들의 성향은 학연·지연 등 연고주의에 기대는 남성 주도 사회에서 ‘무한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리더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적지 않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급 공무원(52)은 “남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걸 의식해서인지 추진력 자체가 떨어지고 ‘안전빵’으로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부서 간 협업도 잘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한국 공직사회가 여성 리더에게 문호를 열기 위해서는 ‘토큰 효과’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큰 효과란 상징적 지위에 있는 여성이 ‘내가 실수하면 앞으로 여성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감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고립적 부작용이다. 박 대표는 “여성 리더를 오히려 전략적으로 더 배분해야 하는데, 이를 역차별로 여기는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는 “리더십 스타일은 사실 남녀가 따로 없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고시 합격자 비율 등 능력 면에는 남성 기준치와 동일하거나 이를 넘어섰고 여성형 리더십을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다”고 단언한 뒤 “아직 부족한 게 있다면 업무 경험 분야나 폭이 남성처럼 아직 다양하지 못한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다양성·투명성·개방성에 바탕한 사회적 자본, 즉 양성 평등(젠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두테르테, 계엄군에 “3명까지 성폭행해도 좋다” 농담 논란

    두테르테, 계엄군에 “3명까지 성폭행해도 좋다” 농담 논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령 지역에서 군인들에게 여성을 성폭행해도 좋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두테르테는 그동안 성적인 내용의 농담과 막말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었다. 27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 일리간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에 투입된 장병들을 위문했다. 두테르테는 이 자리에서 “이번 계엄령의 결과와 파장에 대해 내가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다. 여러분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기를 바란다. 나머지는 내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을 위해 내가 감옥에 가겠다. 여러분이 (여성을) 3명까지 강간한다면,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해줄 것”이라는 농담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정부군과 IS 추종세력인 마우테 그룹 간의 총격전으로 사상자와 피란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군인들이 계엄령을 빌미로 민간인에 대한 인권유린과 잔혹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와 우려를 키웠다. 마리아 루르데스 세레노 대법원장은 “계엄령의 힘은 막강하다. 좋은 곳에 쓰일 수도 있지만, 과거 마르코스 정권 때처럼 반대파를 탄압하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도 “과거 이 나라에서 계엄령을 빌미로 한 민간인 학살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과거 독재 시절에 있었던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테르테의 계엄령 확대 발령 계획을 반대해온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도 “정부는 군대가 인권을 유린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계엄령이 내려지지 않는 상태에서도 숱한 인권유린이 있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평소 성적인 농담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 정도가 지나쳐 구설에 오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대통령 후보였던 지난해 4월에는 유세장에서 1989년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건 때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했는데”라는 농담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지난 3월에는 태국을 방문해 교민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여성 부통령인 로브레도를 언급하면서 “그녀는 혼자인데 나랑 결혼하자, 우리 둘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에서 성적인 농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던 한양대의 한 단과대학에서 또다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27일 한양대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 대학 서울 캠퍼스의 한 건물에 ‘얼마 전 성희롱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됐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사퇴문’이란 제목의 글은 해당 학과 학생회 간부를 맡은 A씨에 의해 작성됐다. A씨는 본인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 음담패설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써놓았다. A씨는 “같은 학생회 간부 이모(20)씨가 개강 후 17학번 학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나를 대상으로 성적인 희롱 발언, 음담패설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을 보면 당시 술자리에서는 ‘전 여친과 ○○○ 중 누구와의 성관계가 더 좋았나’, ‘17학번 여학우들 중 누구와 하고 싶나’ 등의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씨와 17학번 남학생 등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대화) 수위를 올려보자’고 제안하자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러한 성적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과에서 학생 간 성적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올들어서만 두번째다. 지난달 ‘우리는 당신의 학우이지 성적 희롱의 대상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대자보 2장이 같은 건물에 붙었다. 당시 작성자는 익명으로 “16학번 선배들이 동기와 후배를 대상으로 ‘○○를 먹고 싶다’는 식의 성적인 농담, 얼굴 평가, 외모 순위 매기기 외에 음담패설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와 학과 학생회가 글을 작성한 피해자를 찾는 한편, 해당 발언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 자리에서 나왔음을 확인하고 이를 대학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했다. 현재 양성평등센터는 문제 발언을 한 학생의 징계를 상정한 상태다.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성범죄 피해자는 더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론화했다. 가해자들의 성적인 평가·비교 발언에 책임을 꼭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낙연, ‘목소리 미남’ 소리에 “그거라도 웬떡?”

    이낙연, ‘목소리 미남’ 소리에 “그거라도 웬떡?”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목소리(만) 미남’이라는 말에 “그거라도 웬떡?”이라고 25일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이날 이틀 간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 후보자는 자신의 SNS에 “총리 인사청문회를 마쳤다”며 “누추한 제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을 드러낸 성찰의 시간. 국가과제를 풀어나가면서 부닥칠 고민들을 미리 공부한 수업의 기회. 소중한 경험이었다.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완전한 삶을 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자에게 “수고 많았다.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던 네티즌 중 한 명은 “얼른 총리가 돼서 문재인 정부의 ‘목소리 미남’을 담당해 달라”는 농담을 건넸고, 또 다른 네티즌이 “목소리(만) 미남요?”라고 덧붙였다. ‘얼굴패권주의’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 이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는 이번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평범한 외모를 지닌 이 후보를 놀린 것이다. 이러한 놀림을 이 후보자는 “그거라도 웬떡?”이라고 여유 있게 받아쳤다. 이 후보자의 ‘답 트윗’에 “목소리 미남이 되어달라”고 했던 네티즌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님의 격한 트윗 리액션을 선물 받았다”고 기뻐했다. 대화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이낙연 후보자도 빠지는 외모는 아니다. 준수하다”, “여유와 유머가 보기 좋다”, “좋은 총리가 돼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디지털·인공지능 시대의 규제 혁신/성대규 보험개발원장

    [금요 포커스] 디지털·인공지능 시대의 규제 혁신/성대규 보험개발원장

    ‘내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 연인들의 언약처럼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미국 연방 수정헌법 제1조는 1791년 제임스 매디슨의 주도하에 제정된 후 200년 넘도록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어 종종 해석상 논란이 벌어진다. 2010년 연방대법원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물’도 수정헌법 제1조에서 말하는 ‘표현’으로서 보호받아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칼리아 대법관에게 동료 대법관이 농담을 건넸다. “스칼리아 대법관은 제임스 매디슨이 비디오 게임을 좋아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법 제정 당시 문구의 원래 의미를 중요시하는 스칼리아 대법관을 비꼬는 의미가 담긴 농담이었다. 이에 대해 스칼리아는 무뚝뚝하게 답했다. “아뇨, 나는 매디슨이 폭력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합니다. 수정헌법 제1조가 채택되었을 당시 사람들은 폭력적인 표현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까요?” 스칼리아는 표현이 폭력적이더라도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20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계속 지켜야 할 명제로 보았고, 그 매체가 신문인지 소설인지 비디오게임인지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입장에 서 있었던 것이다. 주지하듯이 표현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과 같이 사회 경제 환경이 변하더라도 그 본질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 있는 반면 경제·금융법과 같은 기술적·전문적인 법규는 제정 당시 전제가 되었던 상황이 크게 변했는데도 적시에 개정되지 않으면 사회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유지해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을 판별하는 일은 법과 제도를 고안하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숙제이다. 요즘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변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예컨대 ‘예금’이란 은행 점포에 들어가 창구에 돈을 맡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통장을 교부받으며 필요하면 맡겼던 돈을 영업시간 내에 찾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 점포가 없고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으며 영업시간도 제한 없는 은행이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가 새로운 형태의 은행을 더 편리하다고 느껴 선호하면서 법과 제도도 부지런히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예전에는 금융실명제에 따라 창구를 방문한 고객이 행원과 대면해 실명을 확인받아야 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신분증 사본의 온라인 제출, 영상통화, 현금카드 등 전달 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명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됨에 따라 대면 절차 없이도 원하는 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험 역시 전형적인 계약 체결의 모습은 보험설계사를 직접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각종 규제가 생겨났다. 상법과 보험업법은 보험사에 설명의무를 부과하고, 설명을 이해하고 계약을 체결한다는 취지로 보험계약자의 서명을 받게 했다. 심지어 보험계약자가 계약을 이해하고 있는지 보험사가 전화해 확인하는 제도인 ‘해피콜’도 있다.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보험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두꺼운 책자였던 약관이 전자서적 형태로 대체되고 있고 보험계약자가 주도해 온라인으로 보험가입을 할 수 있는 비대면 보험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보험업법령이 개정돼 전자서명으로도 보험계약자의 확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적은 온라인 보험은 해피콜을 생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계약자 보호를 위한 설명의무는 유지하되 그 확인방법은 기술 발달에 맞추어 바꾸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보험권에서 제도가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생명보험과 상해보험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사람인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 방식은 상법에 따라 아직도 ‘서면’으로 한정된다. 도덕적 해이 방지라는 목적은 중요하다. 그러나 전자서명이나 공인인증서 방식의 확인도 가능하고 홍채나 정맥 인식 등 본인의 동일성 여부를 더 정확히 인식할 수단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제도 혁신은 늦다. 지난 국회에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할 상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디지털 시대의 생활화에 걸맞게 우리의 사고도 변화하고 법과 규제도 적시에 혁신되길 기대해 본다.
  • 교황이 각국 정상을 대하는 법…‘한 사람’과는 달랐다(?)

    교황이 각국 정상을 대하는 법…‘한 사람’과는 달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이 여러 측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동안 여러 나라 정상들과 만났을 때와 달리 딱딱한 표정을 지은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25일 미국의 뉴스공유사이트 레딧닷컴은 교황과 각국 정상의 사진을 이어붙여놓은 뒤 ‘한 장은 다른 사진들과 다르다’는 제목을 달았다. 실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환한 웃음을 얼굴 가득 지었지만, 유독 트럼프와 나란히 섰을 때는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양측은 이날 만남 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미국의 재래식 무기 별칭(‘모든 폭탄의 어머니’) 등 여러 사안을 놓고 이미 서로 다른 시각 차이 속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바티칸 대사로 극우파 정치인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부인을 내정한 것도 교황청 입장에서는 ‘도전’으로 여길만한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은 트럼프를 조롱하기 위해 찰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낸 누리꾼의 장난에 가깝다. 실제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화기애애했다. 교황은 트럼프의 큰 몸집을 직접 본 뒤 환히 웃으며 멜라니아를 향해 “도대체 남편에게 어떤 음식을 주느냐? 혹시 포티차?”라고 농담을 던져 접견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포티차’는 멜라니아의 모국인 슬로베니아에서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에 즐겨 먹는, 칼로리가 높은 전통빵을 가리킨다. 트럼프 또한 교황 접견을 마친 뒤 특유의 트위터 정치의 일환으로 ‘교황 성하를 만난 것은 평생의 영광. 세계평화를 위하는 마음을 먹고 교황청을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역시 진실을 알고 계시는 교황님’이라면서 지지하며 포스팅을 즐기는 의견들이 있는가하면, 또다른 이들은 ‘나는 트럼프 지지자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실질적인 비판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오바마 지지자라면 더더욱 이러면 안된다’ 등 비판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사람이 곧 풍경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사람이 곧 풍경

    사람은 곧 풍경입니다.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몸으로 표현하는 기예를 볼 때면 세상 그 어떤 풍경보다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네 곳의 지역 명사 체험여행을 따라가 봤습니다. 여정 전체에서 길어올린 건 ‘흥의 발견’이었습니다. 틀에 갇힌 춤사위는 없었고, 악보 위에 박제된 음악 역시 없었습니다. 불의 마법을 이해한 도예가도, 300년 전의 맛을 기억하는 종부의 손도 그랬습니다. 이번 여정은 그러니까 사인사색의 풍경을 좇는 인문여행입니다.●인간문화재 하용부(경남 밀양)뼛속 깊은 ‘춤꾼 DNA’… 나비 같은 몸짓에 홀리다 기쁨을 아는 얼굴이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희열을 길어올리지 못한다면 절대 지을 수 없는 표정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실없는 농담 섞어가며 강연을 진행했다. 그의 얼굴에선 무슨 일에서든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같은 대한민국 장년 남성의 전형적인 표정이 엿보였다. 한데 춤판이 열리면서 그의 얼굴은 완벽하게 변했다. 입가엔 옅은 웃음과 침울한 슬픔이 교차했고, 눈가엔 열락의 세계가 흐르는 듯했다. 어떻게 저리 쉽게 변할 수 있을까. 경남 밀양의 춤꾼 하용부 이야기다. 춤을 선보이기 전 그는 다소 장황하게 자신의 과거를 관객들에게 풀어냈다. 한데 솔직히 그리 재밌는 스토리는 아니다. 학창 시절에 껌 좀 씹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이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이가 어디 한둘일까. 그의 진가는 역시 몸짓에 있다. 몰아치다 늦추고, 주는 듯 빼앗아간다. 손오공이 여의봉을 다루는 재주가 저랬을까 싶다. 하용부는 가만히 서 있어도 춤이 된다는 ‘전설의 명무’ 하보경의 손자다. 춤꾼의 DNA를 타고 났다. 5세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전통춤을 추기 시작해 여태 춤꾼의 계보를 잇고 있다. 나라 안팎을 오가며 우리 춤을 알리는 일도 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그의 공연은 밀양연극촌(055-355-2308)에서 열린다. 즉흥 춤 공연과 춤사위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거친 숨소리와 나비처럼 떨리는 손짓을 지근거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춤을 배우는 시간도 흥겹다. 처음에 멀쑥해하던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저마다 흥의 세계로 빠져든다. 밀양은 한천의 고향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한천의 역사가 근 80년을 헤아린다. 제주 등에서 들여온 우뭇가사리를 겨우내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해 양질의 한천으로 되살려 낸다. 한천테마파크(1577-6526)에 박물관, 기념품점, 한천 맛집 등이 들어차 있다.●아리랑박물관장 진용선(강원 정선)‘한류 원조’ 아리랑… 세계를 울린 역사에 놀라다 강원 정선의 아리랑 박물관에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미국 장로교단에서 발행한 찬송가 229장(Christ, You Are the Fullness)은 우리 아리랑을 번안한 것이다. 유엔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보급한 음악책 일부엔 아리랑이 담겨 있다. 엮음 아리랑은 요즘의 랩보다 수세기 앞서 빠른 비트의 음악을 실현했다. 이처럼 아리랑의 이면엔 우리가 모르는 역사가 무수히 숨어 있다. 이를 발견하게 하는 이가 진용선 아리랑 박물관장이다. 아리랑 박물관은 세계를 울린 아리랑 이야기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진 두 장을 제외한 전시물 모두가 진본이다. 진 관장이 젊은 날을 통째 바쳐 수집한 것들이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지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The Living Reed) 역시 이곳에 있다. 아리랑을 담아낸 소설로, 평단으로부터 한국 외교관 100명이 할 일을 펄 벅 한 명이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는 책이다. 아리랑은 일본에도 수출됐다. 요즘으로 치자면 ‘한류의 원조’다. 1930년엔 고바야시 지오코란 여가수가 아리랑 앨범을 냈다. 앨범 재킷엔 ‘금색가면’이란 이름을 박았다. 차마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하고 가명을 쓴 것이다. 요즘의 ‘복면가왕’인 셈이다.한국전쟁은 사람과 국토를 산산조각 냈지만, 역설적으로 아리랑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위문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뮤지션들이 세계에 다양한 장르로 아리랑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진 관장이 거둔 결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들이 부르고 연주한 아리랑 음반을 찾아낸 것이다. 야전화장실에서 통역관의 아리랑 휘파람 소리를 듣고는 이를 재즈풍으로 재해석한 오스카 페티포드의 ‘아디동(아리랑) 블루스’, 종군기자가 기록한 아리랑 멜로디를 보고 편곡해 불렀다는 미국 여가수 엘리 윌리엄스의 ‘아디동’, 미국 포크 음악의 비조로 꼽히는 피트 시거의 ‘아리랑’ 앨범, 그리고 1970~80년대 폴 모리아 악단의 ‘아리랑’ 등과 만날 수 있다. 홍익여행사 등 몇몇 여행사에서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정선아리랑열차를 타고 가는 상품이다. 진 관장의 강연을 듣고, 군립예술단의 공연을 보고, 정선 아리랑의 여러 가락들을 배울 수 있다.●재령 이씨 13대 종부 조귀분(경북 영양)종가의 300여년 손맛에 반하다 경북 영양엔 전설적인 요리서가 전해온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가의 레시피 ‘음식디미방’이다. 이름 그대로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340년 전 석계종가의 1대 종부인 ‘여중군자’ 장계향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어두운 눈으로 등잔불을 밝혀가며 간신히” 썼다. 그런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이를 꿸 사람이 있어야 보배가 될 터. 당대의 음식을 현재로 소환하는 이가 바로 석계 가문의 13대 종부인 조귀분 여사다. 종부에서 종부로 300년 넘게 이어져 온 손맛을 식탁 위에 펼쳐 놓는다.두들마을은 재령 이씨 집성촌이다. 이 마을 가운데 터를 잡은 석계종택에서 ‘음식디미방’ 속 요리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잡과편(떡의 일종) 등 비교적 손쉬운 음식들이 대상이다. 조 여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음식디미방의 레시피대로 만든 한상차림을 맛볼 수도 있다. 물론 값은 녹록하지 않다. 유물전시관과 두들마을의 고택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감동을 주는 건 조 여사와의 대담이다. 봉제사 접빈객(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맞는 일) 등 종부가 걸어온 삶의 뒤안길 이야기가 잔잔하고 재밌다. 그는 일행 중 한 명이 종부의 삶을 살아 보고 싶다고 하자 “종부 될 생각일랑 아예 말라”고 했다. 물론 힘든 종부의 삶에 빗댄 농담이니 오해 없길. 하기 싫다 말하면서도 그럴수록 더 꼼꼼하게 차려내는 이가 종부이니 말이다.●흑자 도예가 김시영(강원 홍천) 흙과 불의 연금술사, 黑에 빠지다 시종 겸손하면서도 구태여 자신의 가치를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불의 길을 개척한 이라 했고, 흙의 연금술사라고도 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그의 삶을 뒤따라가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김시영 작가는 국내에서 드문 흑자(黑磁) 명인이다. 말 그대로 검은빛의 도자기를 빚는 이다. 고려청자, 조선백자는 익숙하다. 한데 까만 도자기라니, 도무지 생경하다. 흰빛을 즐기는 우리네 정서에 비춰 보면 검은빛은 어둡고 묵직한 주제에 더 잘 어울린다. 백의민족이란 고전적인 수사와도 동떨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대학 시절 우연히 마주한 흑자는 이후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강렬했다.흑유(黑釉) 또는 흑자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널리 만들던 검은 도자기다. 흰빛을 즐겼던 조선시대에 맥이 끊겨서 그렇지 고려 때만 해도 청자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철분이 든 약토(유약)를 발라 굽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검은빛이 나온다. 더 중요한 건 불이다. 김 작가는 “흑자의 7할은 불”이라고 했다. 가마에서 얼마나 불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오묘한 색채의 무늬가 자기에 침착된다. 이를 요변(窯變)이라 부른다. 김 작가는 그 불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린다. 그가 흑자 재연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대학시절 태백산맥 종주 중 발견한 흑자 파편 때문이다. 이때 마주한 신비로운 검은색은 결국 그를 도예가의 길로 이끌게 된다. 강원 홍천의 ‘가평요’(033-434-2544)에 가면 다채로운 빛깔을 내는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만날 수 있는 전시장이다. 흑자를 계승하게 된 사연, 흙과 불의 조화에 따라 사뭇 다른 빛깔로 태어나는 흑자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다. 그의 두 딸도 도예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작가 역시 서예가였던 아버지 옆에서 먹을 갈면서 검은빛에 동화됐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김 작가는 오는 8월 1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Trans: 흙, 쇠, 나무’전을 연다. 변화무쌍하면서도 직관적인 그의 작품들과 만날 수 있다. angler@seoul.co.kr
  • 문 대통령, 숙소 못 구해 ‘전전긍긍’ 박수현 대변인에 숙소 배정

    문 대통령, 숙소 못 구해 ‘전전긍긍’ 박수현 대변인에 숙소 배정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 후 숙소를 구할 여유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박수현 대변인에게 따로 숙소를 배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도 14년 전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숙소를 구하지 못해 겪었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4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인근에 청와대 소유의 숙소가 있는지를 물었고 대통령 비서실은 경내와 맞닿은 한 아파트를 박 대변인의 숙소로 구해줬다. 박 대변인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공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매일 출퇴근하는 성실함으로 유명했다. 대변인으로 내정되고 나서 청와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문 대통령이 “이제 공주에서 출퇴근 못 해서 어떻게 합니까”라고 농담을 건넸다고도 한다. 그렇게 지역구를 지키던 박 대변인이 하루아침에 서울로 올라와 숙소를 잡기란 쉽지 않아서 인근 숙박업소에서 묵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을 들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대변인이 머무를 만한 곳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지만, 경내에는 관사가 따로 없었다. 문 대통령은 경내가 어렵다면 청와대가 보유한 숙소가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재차 지시했고 비서실은 인근에 있는 청와대 소유의 아파트를 구해줬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박 대변인의 숙소를 구해주는 데 신경을 쓴 것은 본인의 경험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나는 처음에 청와대 민정수석쯤 되면 청와대 근처에 관사 같은 게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며 ‘할 수 없이 세를 얻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마당이 100평 넘는 부산의 집을 팔아도 강남 30평 아파트 전셋값이 안 돼서 평창동의 조그만 연립주택에 세를 얻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 책에서 ‘서울사람이 지방에 가서 근무하면 서울 집을 세 놓은 돈으로 주거지를 구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저축이 있거나 빚을 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서울 중심 사고가 빚어낸 모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모판 뜨기/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시골에서의 아침은 늘 빠르다. 두런두런하시는 소리에 깼다. 아침 5시 30분쯤, 훤했다. 밥을 먹은 뒤 들에 나갈 채비를 했다. 허름한 옷에다 장화, 장갑, 모자를 챙겼다. 농군이 따로 없다. 경운기에 올라탔다. 물이 찬 논은 거대한 거울 같았다. 써레질에 편평했다. 논물에는 파란 하늘이, 산이 있었다. 못자리는 잔디처럼 가지런했다. 아버지가 뗀 모판을 경운기에 실었다. 모처럼 힘을 썼다. 농사일, 쉽지 않다. 점점 몸에 익숙해질 즈음 사촌 형제도, 직장에 다니는 조카도, 대학생 큰애도 합류했다. 모판을 떼고, 싣고, 나르고, 내려놓고?. 착착 스스로 알아서 했다. 흐뭇해하셨다. 차가운 물과 참외를 가져오신 어머니가 “일꾼이 많아 올핸 내가 놀고 먹는다” 농담을 던지셨다. 반나절쯤 지나자 기다랗던 못자리도 사라졌다. 모판은 모내기를 할 논 가장자리에 가지런히 놓였다. 다들 얼굴엔 땀이 흐르고, 옷은 온통 논물에 젖고 얼룩졌다. “사실상 모내기도 끝. 서울 사람들, 고생했다.” 한말씀하셨다. 모내기는 이앙기의 몫이다. 대충 씻고 둘러앉아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켰다. 마디마디 쑤시던 몸이 풀리는 듯했다.
  • “中 민중·지도자, 미세먼지 함께 마셔 평등 실감”

    “中 민중·지도자, 미세먼지 함께 마셔 평등 실감”

    미세먼지 中책임 피할 수 없어 中정부 대기질 개선 노력할 것 한·중 ‘발전적 관계’ 전환 기대… 중국 내 언론·출판 검열 심해져“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첫 번째 목적지는 일본, 두 번째는 중국일 거라고 친구들과 농담 삼아 얘기했어요. 미국은 너무 멀어서 가기 어려울 거고요. 그래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제 한국 방문을 걱정하는 친구에게도 말했죠. ‘내가 가는 서울이 네가 있는 중국보다 더 안전할 거라고요(웃음).”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높아진 한·중 간 긴장 상황이 22일 중국 작가 위화(57)의 인터뷰 자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3~25일 열리는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그에게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전망, 미세먼지 책임론 등 양국의 현안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위화가 급변하는 중국의 현실을 예리하게 비판하면서도 해학으로 이를 흥미롭게 전하는 작가라는 점과 멀지 않아 보인다. ‘허삼관 매혈기’, ‘형제’, ‘인생’, ‘제7일’ 등 그의 대표작들은 “중국 밖에 있는 사람들이 중국을 더없이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한다”는 평(서강대 이욱연 교수)을 받기 때문이다. 시대의 부침에 따라 고통에 휩싸이고 견디는 평범한 이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드러내는 것도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이룬다. 위화가 모옌이나 옌롄커 등 다른 중국 작가들보다 한국 독자들에게 대중적인 사랑을 더 많이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위화는 자신의 작품처럼 비판의식과 유머를 절묘하게 섞어 가며 한·중 간 현안과 자신의 문학관을 설파했다. 그는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상당한 냉각기로 접어든 게 사실이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긍정적으로 전환된 것 같다”며 “사드 문제가 도화선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4개국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에서 미세먼지 해법을 놓고 중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위트 있게 중국 내 빈부 격차, 불평등을 꼬집었다. “중국이 미세먼지나 스모그로 대기 질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중국에선 물 오염, 식품 안전 문제도 계속 제기됐죠. 하지만 중국 고위 관리들은 특수한 통로로 식수나 식품을 공급받아 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이제는 많은 민중들이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오염된 공기를 마신다는 점에서 평등을 실감하고 있어요. 때문에 고위급 지도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대기 질 개선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 건 믿으셔도 됩니다(웃음).” 그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작가들의 한국 활동에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검열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의 세태를 비판한 그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가 한국에선 번역됐지만 중국에서는 출간이 금지된 게 대표적인 예다. 그는 “중국 내 언론 통제, 출판 검열 등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제 작품들이 출판될지 자신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제 작품을 내고 싶어 하는 한국 출판사들엔 좋은 소식일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심사 한 줄에 수만명 건강이… 일 부담 커졌지만 연봉은 줄었다

    심사 한 줄에 수만명 건강이… 일 부담 커졌지만 연봉은 줄었다

    “제가 맡은 자리가 대한민국에서 청렴함을 지키기에 가장 위험한 자리라고 하더군요.” 김대철(49)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국민추천제 1호란 영광스러운 이름을 달고 2015년 11월 공무원이 됐다.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2급에 해당하는 고위공무원으로 1조 6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목줄을 쥐고 있다. 1만개에 이르는 국내 화장품 회사와 900여개 제약회사의 제품 판매 허가권, 즉 ‘생살여탈권’을 갖고 있기에 수많은 부탁이 들어온다. “이게 도대체 어디서 들어오는 거지….” # 국가인재 DB에 이력서 등록하니 연락이 왔다 특정 줄기세포 치료제의 허가심사 부탁이 계속 들어왔을 때 그는 미처 그 민원이 청와대에서 왔다는 것도 몰랐다. 나중에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해 자가줄기세포에 접근할 것을 지시했음을 알게 됐다. 그러나 원칙대로 업무를 처리해 최순실씨와 관련된 업체의 제품을 허가해 주지 않았기에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을 때도 그 내용을 떳떳하게 적어 낼 수 있었다. 그는 2002년 동아대병원에서 병리 학교수로 근무하던 중에 우연히 공무원으로 일할 기회가 눈에 들어왔다.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이력서를 등록하면 나라일터에서 관련된 개방형 직위 공모가 났을 때 연락이 오는데, 마침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 모집을 보게 됐다. 그는 병역으로 부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의로 3년간 재직한 터라 이미 공직 경험이 있었다. 국가인재 DB에는 국민이 직접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제도가 있는데, 그는 이 제도를 통한 1호 공무원이 됐다. “병원보다 훨씬 챙겨야 할 일이 많고, 심사의 방향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합니다. 전에는 내 앞의 환자만 보고 일하면 됐는데 이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여론과 사회 분위기, 정부 정책을 살펴 판단을 내려야 하죠.” 그가 작성하는 심사 결과 한 줄에 수만명의 건강이 영향을 받게 된다. ‘글리벡 봐주기’ 논란을 낳은 한국노바티스 9개 약품에 대한 지난달의 보험급여 정지 처분도 국민 대다수의 눈높이와 감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약사법을 위반한 한국노바티스 제품에 대해 보험급여를 정지해 사실상 6개월간 판매를 정지시켰다. 일의 부담은 커졌지만 연봉은 줄었다. 지난해 3월에는 연봉이 줄어든 탓에 의료보험료를 돌려받았다. 가족은 모두 부산에 있어 ‘바이오메디컬 도시’ 오송에서 혼자 사는 삶도 녹록지는 않다. # 민간인이든 공무원이든 사람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 “공무원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실제 내부에 와서 일해 보니 맞네요. 업무계획을 짤 때 특별한 이슈가 없도록 작성해 적극 행정을 펼치기보다는 관행을 답습하려고 하죠. 바꾸기가 쉽지 않아서 저도 조만간 젖어 들 것 같습니다.” 농담처럼 말하지만 개방형 직위에 대한 분석은 날카로웠다. 정부도 수십만명의 공무원이 수십년간 오르려 노력하는 고위직을 그냥 민간에 개방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부처는 하고 싶은 일이나 새로운 일을 기존 인력으로 할 수 없을 때 개방직을 도입하게 되는데, 지원하는 사람도 그런 취지에 맞게 일을 잘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인이든 공무원이든 사람보다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한국 식약처와 같은 일을 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장은 제약회사 출신이 주로 오지만 심사 과정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 로비가 있더라도 투명하게 유지되죠.” 그는 “먹거나 바른다고 해서 완전히 치료되는 약은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사다운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문희상 특사, 아베 면담…일본 반응 “협상 한다더니 오야붕 왔다”

    문희상 특사, 아베 면담…일본 반응 “협상 한다더니 오야붕 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다.문 특사는 “아베 총리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다 들었다”면서 한일이 북핵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한미일 공조체제에 역할을 다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했고, 아베 총리가 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일위안부 합의에 대해 “재협상은 없다”는 강경 방침을 강조한 것과 달리 이번 면담에서는 ‘위안부’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한일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빨리 특사를 보내줘서 고맙다. (특사의 빠른 파견은)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문희상 특사를 본 일본인들은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 “협상을 한다더니 야쿠자 오야붕(두목)이 왔어(交?をしたいところヤクザ親分が?た!)”라는 평을 담겨 눈길을 끌었다. 카리스마 있고 남다른 풍채를 가진 문 특사의 인상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이 댓글은 국내 온라인커뮤니티에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문희상 특사 역시 평소 자신의 풍채를 유머 소재로 활용해왔다. 문 특사는 과거 20대 국회의장에 도전할 때에는 “몸무게로 하면 내가 국회의장감”이라고 했고, 리퍼트 전 미국 대사를 만날 때엔 “우리 (둘 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 형제로 하자”는 농담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에 견학 갔는데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청와대에 견학 갔는데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청와대에 견학 온 초등학생들 앞에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화제다. 초등학생 대상 역사교실 선생님인 민들레(34)씨는 17일 동료 교사들과 함께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31명을 데리고 평택에서 출발해 천안을 거쳐 청와대로 견학을 갔다.청와대의 새 주인이 정해졌을 즈음에 갈 수 있게 한 달 전쯤에 견학을 신청했다고 한다. 이날 오후 3시쯤 청와대에 도착해 경내 녹지원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은 다음 학생들의 줄을 맞춰 이동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검은 차들이 근처에 섰다. 민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견학 가기 며칠 전에 농담으로 ‘진짜 대통령 봤으면 좋겠다’ 했는데 진짜로 봐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앞차에서 경호원이 내려서 다가오길래 ‘무슨 일이지’ 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뒤에 선 차로 달려갔다”며 “가서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내리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민씨는 “대통령과 같이 오신 분에게 물어보니 대통령이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차를 멈추고 내려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몰려든 아이들의 머리를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인사하며 악수도 했다.민씨는 아이들에게 ‘줄을 서라’고 했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아이들의 ‘상견례’는 10분 가까이 이어졌다. 민씨는 “단체사진을 찍을 때 아이들이 서로 대통령 옆에 서려고 해서 넘어질 뻔했는데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이야기해서 놀랐다”며 “실제로 대통령을 볼 수 있게 돼서 떨렸고 감격스러웠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대통령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던 모양”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 감화 줘… 종교 넘은 화합의 힘이죠”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 감화 줘… 종교 넘은 화합의 힘이죠”

    “저희 모두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나이다. 불교의 수행자로, 천주교 성공회 수도자로, 기독교 언님으로, 원불교 교무로 비록 종교의 문을 달리하였으나 함께 마음을 모아 종교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나이다.” 서울 용산구 원불교 서울교당 법당. 잿빛 승복에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비구니, 머리에 베일을 쓰고 수녀복을 입은 수녀들, 쪽진 머리에 검정 치마 흰 저고리를 입은 원불교 정녀들이 나란히 합장한 채 기도문을 외고 있다. 다른 종교, 다른 복식 차림의 이 여성들은 무엇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을까.불교의 비구니, 천주교·성공회의 수도자, 원불교의 교무 등 여성 성직자들 만의 모임인 삼소회(三笑會) 모임이 있는 날. 매달 한 번씩 함께 모여 친목과 종교 화합을 다지는 이색 현장이다. 삼소회는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종교계에선 이름난 단체. 1988년 처음 태동돼 30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각자 종교는 달라도 마음만은 하나. 각자 믿는 종교의 방식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공동의 소망을 실현해 나가는 게 불문율이란다. “내면의 신앙이 중요하지 겉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뭐 중요할까요. 종교가 달라도 소외받는 이들에게 따뜻한 빛을 주자는 궁극의 목표가 있어서 함께 모이고 같이할 수 있어요.”(경기 양주시 보타사 일양스님) 사찰, 성당, 원불교 교당, 수녀원, 교회를 번갈아 가며 만나는 이들의 모임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각자의 종교 방식대로 종교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침묵기도를 드린 뒤 그날 모임의 이슈가 되는 사회 현안을 주제로 기도하고 마지막으로 공동기도문을 합송한다. 수녀가 법당에서 찬불가를 부르고, 원불교 교무가 성당에서 아베마리아를 찾는가 하면, 스님이 교회에서 아멘을 외친다. 웬만한 일반인이라면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종교 방식의 해체가 선명하다. 그 경계의 해체와 통합 때문에 초창기엔 각 종교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삐딱했다고 한다. 천주교에선 모임에 가려는 수녀를 붙잡기 일쑤였고 불교, 개신교에서도 그 백안시의 눈총이 견디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각 종단, 교단에서 적극 옹호하고 지원하는 형편이다. 처음엔 일반인보다 성직자와 신도들의 선입견이 더 강해 모임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모임을 끝내고 음식점에서 함께 걸어가는 모습 만으로도 흐뭇해하고 박수를 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절묘한 어울림을 이끌어내는 삼소회의 큰 목표는 역시 종교화합과 세계평화이다. 2006년 그 큰 뜻을 한 몸으로 보여주고 결집하기 위해 인도,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로마 등지를 함께 도는 세계 성지순례의 동행은 이들에겐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들이었다고 한다. 인도 바라나시를 찾았을 때 친견한 달라이라마의 일성은 특히 각별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성공회 성가수녀회의 오인숙 카타리나 수녀는 당시의 달라이라마 일성을 이렇게 전했다. “자기 신앙에 충실하면서 다른 종교를 배격하지 않는 게 화합과 세계평화의 시초이지요. 한국의 여성 성직자들이 내가 줄곧 하고 싶었던 세계평화의 순례 행사를 해내고 있군요.” 여성 성직자들만의 모임 성격 때문일까. 이날 공동기도를 마치고 둘러앉은 회원들 사이에는 웃음소리와 넉넉한 농담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 자유롭고 편한 어울림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은 줄곧 화제의 대상이다. 삼소회 회원들이 2013년 의정부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 앞에 나란히 서서 합창하는 모습에 감격한 교도소 측이 여러 차례 같은 행사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귀띔한다.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도 감화받는 이들이 많다고 해요.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을 모으는 행사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친목회의 모습을 넘어 약자들 안에서 함께하는 여성 성직자 모임으로 발전해야겠지요.”(성공회 프란시스수도회 유용숙 프란시스 수녀) kimus@seoul.co.kr
  • 우원식 “여당은 을”…저자세로 야당에 협치 요청

    우원식 “여당은 을”…저자세로 야당에 협치 요청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예방하며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을(乙) 역할 하겠다”고 말한 우 원내대표는 몸을 낮췄고 그런 우 원내대표를 야4당의 원내대표들도 환대했다. 우 원내대표가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은 우 원내대표는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 아닌가”라며 “여소야대 상황을 고민하면서 정우택 대표를 소통의 선배로 모시며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서로 밀고 당기기 할 일이 많을 것이다”라며 “야당 이야기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렵게 협상해놓으면 다른 쪽에서 불만 갖고 틀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수평적인 당·청 관계를 주문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협의해 국민 목소리를 중심으로 조정해가겠다”며 걱정 말라고 당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우 원내대표를 반갑게 맞이했다. 노 원내대표는 “17대 때 저는 노원병이고 우 대표는 노원을이었는데 우 대표가 이제 갑이 됐다”며 농담했다. 우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을”이라며 “원내대표가 돼도 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우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30년 지기’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김 원내대표는 “같이 정치를 시작해서 누구보다 신뢰한다”며 “국민의당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뿌리가 같다”며 “다시 신뢰할 토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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