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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자 기증 비혼출산 사유리, 서양인 정자 기증받았다

    정자 기증 비혼출산 사유리, 서양인 정자 기증받았다

    유튜브 ‘엄마, 사유리’를 통해 비혼모로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낳은 출산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 후지타 사유리가 26일 산부인과에 입원해서 출산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사유리는 기증받은 정자에 대해 “술, 담배를 안하고 몸이 건강한 것이 우선이었다”면서 “머리가 좋은 IQ가 높은 것보다 EQ(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을 일부러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민족인지는 신경쓰지 않고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을 찾다보니 서양 사람 정자를 결정했다”면서 “동양인들은 정자 기증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979년생인 사유리는 허리에 무통분만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은 산부인과 출산 과정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수술실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출산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것에 대해 “연예인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생각보다 받아준 사람들이 많아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사유리는 지난 11월 4일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아들을 출산해 정자 기증 및 비혼 출산에 대한 논쟁과 함께 큰 축복을 받았다. 사유리는 출산 뒤의 감정에 대해서 “아기가 처음에는 낯선 느낌이 있지만 하루하루 예뻐지고 있다”면서 “피(혈통)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유리의 아들은 신생아임에도 굵고 진한 쌍꺼풀과 큰 눈으로 빼어난 용모를 자랑한다. 사유리의 아버지는 손자에 대해 “국제적이고 글로벌한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면서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사유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출신 방송인으로 KBS 방송 ‘미녀들의 수다’에서 엉뚱하고 재치넘치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괴물 찍다가 괴물될 뻔… 생생한 CG에 다 걸었죠

    괴물 찍다가 괴물될 뻔… 생생한 CG에 다 걸었죠

    웹툰 원작… 국내 첫 크리처물 주목재난 앞 선택 고민하는 인간 그려‘어벤져스’ 제작 특수효과팀 참여할리우드 배우 가세, 몰입 극대화 웹툰 ‘스위트홈’은 온갖 괴물에 맞서는 낡은 아파트 ‘그린홈’ 주민의 사투를 다룬다. 이 때문에 영상화에서 가장 큰 관건은 다양한 괴물을 실감 나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지난 18일 공개된 동명의 넷플릭스 시리즈는 높은 일치율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한국 등 8개국 넷플릭스 차트 1위에 올랐다.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괴물을 찍다 보니 정말 괴물이 되겠더라”는 농담으로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누적 조회수 12억회를 기록할 만큼 원작의 팬이 많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첫 크리처물(괴물이 등장하는 작품)이라 관심이 쏟아졌다. 시선이 집중된 만큼 이 PD는 괴물 표현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컴퓨터그래픽(CG) 팀과 매일 편집본을 두고 논의하는 등 공을 들였다”는 그는 “인간과 괴물 두 특성을 모두 갖는 섬세한 표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근육에 대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 거대한 근육 괴물이 되는 식으로, 지나친 욕망을 가진 인간이 괴물로 변한다는 기본 설정에 충실하기 위한 작업이다. 10부작에 총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국내외 최고 업체들도 합류했다. 영화 ‘어벤져스’ 등에 참여한 미국 특수효과팀 레거시 이펙트는 3개월간 특수 슈트 등 장비를 만들고, 할리우드 크리처 전문배우 트로이 제임스도 참여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국내 버추얼 프로덕션 업체와 함께 실시간으로 화면에 CG를 입혀 촬영하는 기법도 도입해 생생함을 더했다. 괴물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만들어 준 김설진 무용가도 숨은 주역이다. 이 PD는 “바나나만 먹으며 극 중 연근 괴물의 홀쭉한 몸을 표현해 냈고, 다른 괴물들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방법까지 현장에서 함께 고민해 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스케일 큰 로맨스물을 만들어 온 이 PD의 연출력과 작품의 영상미도 몰입감을 높였다. 그는 “이전 작품들도 거대한 고난이나 재해 앞에 인간이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희생할 수 있는가 묻는 것”이라며 “‘스위트홈’도 재앙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공통점을 꼽았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처럼 감동과 재미를 모두 주고 싶었다는 그는 작품 전체 분위기는 한국 작품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자본과 할리우드의 기술이 결합됐지만 기본 정서는 외국 작품과 달라서다. 그는 “촬영부터 색보정까지 터치 하나하나가 캐릭터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연구 개발이 많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드라마도 기술과 소재 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져 더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산타는 코로나 백신 맞고 온다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산타는 코로나 백신 맞고 온다고?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안팎으로 발생하며 3차 대유행 사태가 진행 중입니다. 세계 최초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12세 이하 어린이들까지 쉽게 감염시킬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유럽을 공포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 미국을 포함해 내년 더 많은 국가에서 백신을 사용하더라도 집단면역이 생기기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21년에도 마스크는 필수품이고 어쩔 수 없이 코로나와 공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상황이 심상치는 않지만 이제 아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크리스마스가 됐습니다.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올해 산타는 2주간 격리 조치로 1월 초에나 올 것”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돌면서 아이들이 깊은 좌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성탄절 새벽 산타할아버지가 코로나를 피해서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관심사입니다. 그렇다 보니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인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로버트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세서미 스트리트 친구들과 코로나19 타운홀 미팅’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마 전 북극으로 가서 산타에게 직접 백신 접종을 했다. 산타의 면역력을 측정했더니 좋은 것으로 나왔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아이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현장조사 책임자인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도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산타클로스는 고령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다”며 “산타클로스가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각국 정상들이 특별히 검역 조치를 완화한다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잔잔한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산타클로스가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루돌프가 끄는 썰매가 음속의 100배를 훌쩍 넘는 초속 2272㎞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 정도의 속도로 이동할 경우 비행장 옆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수백 배에 달하는 엄청난 소음(소닉붐)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잠에서 깰 우려가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다시 계산한 결과 산타클로스가 산타 요정 750명 정도의 도움을 받아 배달 지역을 분담한다면 각각의 썰매는 시속 129㎞만 내더라도 성탄절 아침이 밝기 전에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 배달을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굴뚝을 타고 집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배달을 더 빨리 끝낼 수 있겠지요. 또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아이들을 위해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알려 주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코로나19로 어수선하지만, 올해로 65주년을 맞는 ‘산타 추적’ 서비스를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지만 성탄절만은 아이들도 어른들도 잠시나마 활짝 웃는 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dmondy@seoul.co.kr
  • 머리 밀고 말기 암이라더니 거짓말…英 20대, 철창 신세

    머리 밀고 말기 암이라더니 거짓말…英 20대, 철창 신세

    SNS·언론에 “죽기 전 결혼식 소원”약 1200만원 모금…친구들 십시일반 영국에 사는 29세 여성 토니 스탠던은 지난해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기 암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눈 밑이 초췌해져 병색이 완연한 얼굴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후 긴 머리를 완전히 밀고 민머리로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말기 암 아버지 손 잡고 결혼식 입장하고파” 토니는 말기 암으로 온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자신의 아버지 데렉(57)도 역시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결혼식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토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친구들은 토니가 남자친구 제임스(25)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며 기부금 모금을 위한 사이트 ‘고펀드미’에 페이지를 개설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토니는 “암이 뇌와 뼈 등 온 몸에 퍼져 장기들이 제 기능을 못 한다”면서 두 차례 언론 인터뷰까지 했다. 토니의 간절한 호소에 총 8500파운드(약 1260만원)가 모금됐다. 결혼식 하루 전날 아버지 세상 떠나父 영상메시지에 결혼식장 울음바다건강하게 일어서서 웃으며 농담까지그러나 토니의 안타깝고 애절한 암 투병 사연은 황당하게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말기 암 환자답지 않은 모습이 이어지자 친구들이 의심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여름 토니의 소원대로 결혼식이 치러졌지만, 딸의 손을 잡고 입장할 수 있기를 그토록 원했다는 아버지는 전날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다. 아버지가 생전에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남겨 결혼식장이 울음바다가 됐는데, 정작 토니는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서서 감사 인사를 했다. 하객들은 “어머니와 남동생은 비통해하고 있는데 토니는 일어서서 농담까지 섞어가며 감사 인사를 했다”, “사연을 들은 유명 축구선수가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보며 내내 웃고 있었다”며 전혀 슬퍼하지 않는 토니의 모습을 전했다. “축의금 꼼꼼히 챙긴 뒤 신혼여행…코로나 봉쇄에도 유럽 각국 여행”의심한 친구들이 추궁하자 결국 실토 또 다른 목격자는 토니가 결혼식이 끝난 뒤 하객들이 낸 축의금을 꼼꼼히 확인하고서야 터키로 신혼여행을 꺼났다고 증언했다. 무직인 토니는 코로나19 봉쇄에도 남편과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등 유럽 각국을 여행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이 확인 작업에 들어갔고, 결국 토니는 울음을 터뜨리며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토니는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도 모든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주 유죄 판결이 나왔고, 현재는 구속기간에 대해 심리 중이다. 법원은 토니의 거짓 행각이 지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철저한 배신 행위라고 규정하며, 토니가 챙긴 기부금 중 2000파운드가량을 다시 돌려주라고 판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의 대학 친구로서 525파운드(78만원)를 기부한 체릴 애스턴(33)은 “오스카상을 탈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였다. 모두들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말에 다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도 십시일반 돈을 모았고, 심지어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4㎞ 거리를 신뢰도 90% 이상으로…美 연구진 ‘양자 전송’ 실험 성공

    44㎞ 거리를 신뢰도 90% 이상으로…美 연구진 ‘양자 전송’ 실험 성공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지속적이고 신뢰도가 매우 높은 ‘양자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이는 양자계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의 순간 이동을 실현했다는 것.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와 캘리포니아공대(캘텍) 그리고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페르미랩) 등 공동연구진은 큐비트 정보를 첨단 단일광자 감지기와 기존 장비를 사용한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약 44㎞ 떨어진 곳까지 빛의 속도보다 빨리 90% 이상의 신뢰도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이는 언젠가 양자 인터넷 서비스가 상용화하는 등 컴퓨터와 통신 기술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양자 전송 기술을 사용한 통신 시스템은 해킹될 수 있는 컴퓨터 코드 대신 광자를 사용하므로 일반적인 네트워크보다 빠르고 안전하다.양자 인터넷에서 큐비트 상태로 저장된 정보는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 덕분에 먼 거리까지 즉시 전송될 수 있다. 이는 얽힘 상태에 있는 두 입자가 하나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현상 때문인데 각 입자의 양자 상태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즉각적으로 영향을 준다. 따라서 양자 전송은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양자의 ‘상태’를 전송한다. 다만 양자 얽힘은 양자 전송의 품질인 신뢰도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는 환경 간섭에 매우 민감하므로 실제 이론을 증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그렇지만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무려 44㎞ 정도 떨어진 두 실험실에 각각 양자 전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캘텍 양자 네트워크(CQNET)와 페르미랩 양자 네트워크(FQNET)으로 각각 불리는 두 시스템은 서로 상호 작용해 일련의 큐비트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즉 큐비트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신호를 즉시 전달한다. 실험 결과, 큐비트 신호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90% 이상의 신뢰도로 전송됐다. 신뢰도는 결과로 나온 큐비트 신호가 원래 전송한 메시지와 얼마나 가까운지를 측정하는 데 쓰인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마리아 스피로풀루 캘텍 교수는 “이런 높은 신뢰도는 특히 양자 감지기를 포함한 첨단 양자 장치를 연결하도록 설계한 양자 네트워크 구축 사례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과학자들이 양자 영역에 관한 지식의 경계를 넓히고 미래의 양자 인터넷 상용화의 가능성에 희망을 주는 것이다. 이 기술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양자 네트워크를 적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예로 미 에너지부는 미 전역에 있는 연구소들 사이에 양자 네트워크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 양자 인터넷상에서 구현되는 양자 컴퓨터의 능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의 속도를 약 100조 배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스피로풀루 교수는 “SNS 사용자들은 물론 농담이겠지만 양자 인터넷 업체에 가입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연구개발(R&D)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굴러 들어온 복 걷어찬 애플… 머스크 “애플에 테슬라 팔려 했다”

    굴러 들어온 복 걷어찬 애플… 머스크 “애플에 테슬라 팔려 했다”

    “애플이 굴러들어온 복을 걷어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했지만 팀 쿡 애플 CEO가 이를 거부했던 사실이 공개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모델3 프로그램의 가장 암울했던 시절, 나는 (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으로) 테슬라를 애플이 인수할 가능성을 논의하려고 팀 쿡에게 연락했다”며 “그는 만남을 거부했다”고 적었다. 그는 애플이 오는 2024년까지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할 것이란 보도가 직후 이 같은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 CEO는 투자 리서치 회사 아크 인베스트의 브렛 윈턴이 애플의 전기차 진출에 관해 올린 트윗에 답변하며 “사실이라면 이상하다”며 해당 트윗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는 애플이 자체 전기차를 내놓는 것에 진지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한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언급한 ‘암울한 시기’가 2017년 중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테슬라의 자금난은 모델3를 출시한 2017년부터 시작돼 2019년 중반까지 이어졌다. 머스크 CEO는 2018년 자동차 사업은 ‘제조업 지옥’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테슬라 상장폐지안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미국 증권거래위(SEC) 조사를 받았다. 상장폐지 작업을 하려 하자, 테슬라 자문위원들은 폭스바겐 등 여러 곳에서 자금지원을 받으려 할 정도였다. 머스크 CEO도 지난달 “모델3는 2017년 중반부터 2019년 중반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이었다”며 “생산과 물류 지옥”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6070억 달러(약 672조 5000억원)에 이른다. 머스크 CEO 말대로라면 당시 애플에 600억 달러에 테슬라를 팔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 등은 애플 측에 머스크의 트위터 글과 관련해 논평을 요청했지만 즉각 답변을 받진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과 테슬라의 제휴는 실리콘밸리에서 종종 언급되는 주제였다. 2015년 애플 주주총회가 상징적이다. 한 투자자는 회의 도중 팀 쿡 CEO에게 “솔직히 당신들이 테슬라를 인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해 다른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자동차에 대한 애플의 관심이 높아지며 테슬라와 ‘인재 모시기’ 기싸움도 벌어졌다. 2015년 머스크는 애플이 60% 임금인상을 미끼로 기술자들을 빼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한다. 우리는 항상 농담으로 애플을 ‘테슬라 무덤’이라 부른다”며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하게 된다. 농담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막대한 자원과 브랜드 파워, 물류력을 가진 애플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면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FT는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테슬라는 ‘가장 큰 낙오자’(the biggest losers)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의사인 저도 어릴 적 ADHD 겪어… 정신질환, 가두지 말고 함께 살자

    의사인 저도 어릴 적 ADHD 겪어… 정신질환, 가두지 말고 함께 살자

    “책 출간 기사에 예상했던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너나 정신병자들 데리고 살아라’고요.”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지난달 17일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두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위험한 사람들과 지내다 해코지당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비판에 맞서 정신질환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오늘도 실천한다. 여러 우려에도 그는 “그래도, 함께 살아가자”고 말한다.그도 어렸을 때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지금도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서 그 에너지로 의사도 하고 사업도 벌이고 세계를 돌며 연구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아주 산만한 아이였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사사건건 참견했다. 그나마 초등학교를 온전히 다닐 수 있었던 건 4~6학년 담임교사였던 양승필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은 맨 앞자리에 그의 특별석을 마련해 줬다. 산만한 기색을 보이면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라 하고, 북채를 쥐여 주고 북을 두드리는 연습도 시켰다. 인내심이 극에 달하는 마지막 수업 때에는 “병은아. 우리 집 가서 도시락 좀 가져와라”며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수련의 시절에 선생님을 다시 찾아뵈었어요. ‘잘 자라 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ADHD였던 제가 이렇게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를 권한 선생님 덕분입니다.” 처음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2 때였다. 교회 기도원 수련회에 갔는데, 기도원 창고 안에 중년 여성을 쇠사슬로 감아 놓고는 당연하다는 듯 “미친 사람이라 묶어 놨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병원이 많지 않아 교회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그 충격적인 모습에 ‘저런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 시절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대학 진학 대신 일용직 노동을 전전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안병무 선생의 ‘민중신학전집’을 여러 차례 읽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1992년 충남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모습과 달랐어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식대로 막 나갔죠. 국립공주병원 수련의로 있을 때 환자들과 병동에서 밥도 같이 먹고,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세차장에 취직도 시켜 줬어요. 선배들한테 혼도 많이 났죠. 의사가 가운도 안 입고 환자들하고 어울린다고.” 병원장에게 정신질환자를 가두고 치료하는 폐쇄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오가며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개방 병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련의가 겁없이 설치니 원장님이 농담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야. 차라리 네가 원장해라.’”●거꾸로 가는 정책에 입원시키는 환자 늘어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둔 채 치료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신조이지만,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신보건시설 병상 수는 1984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1만 4450개에서 9만 7560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만 4000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3889원이다. 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병원은 치료 대신 장기 입원을 권한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지만, 정작 정신질환자들의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반감만 키운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29일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이 판결을 반겼다. 강제 입원을 경험한 당사자의 구금이나 부당한 입원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임세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보던 중 조울증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2019년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인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안인득 사건으로 조현병 일부가 전체처럼 보이고, 정신질환자 모두를 대변하는 꼴이 됐어요.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죠. 정신질환은 조현병, 공황장애, ADHD, 우울증 등을 다 포괄하는데 다들 부정적으로 몰아가니 정신질환자는 계속해서 숨게 됩니다.” 안인득이 방화 살인을 저질렀을 무렵 그는 마침 진주에서 증상이 비슷한 조현병 환자를 마주했다. 병원에 여러 차례 감금됐던 환자는 병원을 나올 때마다 “불질러 버리겠다”, “사람 죽이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심지어 환자의 딸도 아버지를 입원시키자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설득했고, 환자와 끈질기게 이야기해 병원에 보내지 않은 채 치료했다. 이 환자는 지금 공공근로를 하고 증상도 완화됐다. 그는 “정실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본 이들의 트라우마는 상상 그 이상”이라며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은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伊 40년 걸린 탈수용화… “우리도 준비하자” 그가 모범적인 사례로 드는 이탈리아는 1978년 모든 정신병원을 폐쇄하는 ‘바잘리아’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신보건 개혁운동을 주창한 의사 바잘리아의 이름을 딴 법이다. 예컨대 이탈리아 동북부의 인구 20만명 규모 도시 트리에스테에는 4개의 정신건강센터가 정신병원을 대체한다. 평범하게 일을 하다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치료를 받는다. 그래도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는 격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지난해 센터를 방문했을 때 트리에스테 정신건강국의 로베르토 메치나 박사를 만나 이 질문을 재차 했다. 메치나 박사는 “입원 치료는 답이 아니다. 설득, 대화, 타협,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거듭 “그럼 정신질환자가 해를 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특별한 비법을 기대했건만, 메치나 박사는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1968년 조반니 미클루스라는 환자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개혁운동을 진행하던 바잘리아가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관해 “지금 당장 정신병원을 모두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 “우리도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혐오와 불신의 벽’을 넘고 준비하는 일이다. 퇴원한 환자가 돌봄을 받지 못해 재입원하는 ‘회전문’ 현상, 퇴원 뒤 교도소 같은 더 열악한 시설로 들어가는 ‘횡수용화’ 현상을 막으려면 우선 당장은 정신건강센터를 내실화하고, 지역 내 주거·직업훈련 시설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편의점부터 시작해 운동화 빨래방, 세탁 공장, 카페를 차려 정신질환자를 고용했다. 2009년에는 정신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며 노동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엔 협동조합 ‘행복농장’을 세우고 충남 홍성에서 농촌형 직업재활사업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 ‘젊은 협업´과 ‘오누이권역´이 참여하면서 농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15년 동안 병원에서만 지낸 환자가 농사를 지으며 마을에 정착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나온다. 지금은 다큐멘터리 ‘미친 자들의 자리는 어디인가’(가제)를 제작 중이다. 한 조현병 환자의 삶을 따라가며 병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전 세계를 다니며 살펴본 정신건강 치료 사례 등을 담았다. 그는 “직접 사업에 달려들었으면 돈 많이 벌었을 텐데, 기반만 만들어 놓은 뒤 넘기고 다른 일을 계속 벌이니 빚만 늘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신념을 이루고자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돌볼 힘이 있습니다. 의사는 그 힘을 잃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이겠죠. 이탈리아가 40년 넘게 걸렸고, 유럽을 비롯해 미국도 오래 걸렸습니다. 우리가 정신질환자에 관한 공포와 혐오의 벽을 넘는 일은 오래 걸릴 거예요. 그래도 이제 출발하면 됩니다. 저는 그 출발선에서 시작을 돕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ADHD 겪었던 아이, 의사가 되기까지… “그럼에도,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살자”

    ADHD 겪었던 아이, 의사가 되기까지… “그럼에도,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살자”

    “책 출간 기사에 예상했던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너나 정신병자들 데리고 살아라’고요.”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지난달 17일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두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위험한 사람들과 지내다 해코지당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비판에 맞서 정신질환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오늘도 실천한다. 여러 우려에도 그는 “그래도, 함께 살아가자”고 말한다. ●사슬 묶인 여성에 충격, 의사 되겠다 결심 그도 어렸을 때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지금도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서 그 에너지로 의사도 하고 사업도 벌이고 세계를 돌며 연구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아주 산만한 아이였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사사건건 참견했다. 그나마 초등학교를 온전히 다닐 수 있었던 건 4~6학년 담임교사였던 양승필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은 맨 앞자리에 그의 특별석을 마련해 줬다. 산만한 기색을 보이면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라 하고, 북채를 쥐여 주고 북을 두드리는 연습도 시켰다. 인내심이 극에 달하는 마지막 수업 때에는 “병은아. 우리 집 가서 도시락 좀 가져와라”며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수련의 시절에 선생님을 다시 찾아뵈었어요. ‘잘 자라 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ADHD였던 제가 이렇게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를 권한 선생님 덕분입니다.” 처음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2 때였다. 교회 기도원 수련회에 갔는데, 기도원 창고 안에 중년 여성을 쇠사슬로 감아 놓고는 당연하다는 듯 “미친 사람이라 묶어 놨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병원이 많지 않아 교회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그 충격적인 모습에 “저런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 시절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대학 진학 대신 일용직 노동을 전전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안병무 선생의 ‘민중신학전집’을 여러 차례 읽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1992년 충남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모습과 달랐어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식대로 막 나갔죠. 국립공주병원 수련의로 있을 때 환자들과 병동에서 밥도 같이 먹고,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세차장에 취직도 시켜 줬어요. 선배들한테 혼도 많이 났죠. 의사가 가운도 안 입고 환자들하고 어울린다고.” 병원장에게 정신질환자를 가두고 치료하는 폐쇄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오가며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개방 병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련의가 겁없이 설치니 원장님이 농담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야. 차라리 네가 원장해라.’” ●안인득 사건…“가둬 두면 정신질환 악화해”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둔 채 치료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신조이지만,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신보건시설 병상 수는 1984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1만 4450개에서 9만 7560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만 4000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3889원이다. 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병원은 치료 대신 장기 입원을 권한다.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지만, 정작 정신질환자들의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반감만 키운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29일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이 판결을 반겼다. 강제 입원을 경험한 당사자의 구금이나 부당한 입원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임세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보던 중 조울증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2019년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인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안인득 사건으로 조현병 일부가 전체처럼 보이고, 정신질환자 모두를 대변하는 꼴이 됐어요.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죠. 정신질환은 조현병, 공황장애, ADHD, 우울증 등을 다 포괄하는데 다들 부정적으로 몰아가니 정신질환자는 계속해서 숨게 됩니다.” 안인득이 방화 살인을 저질렀을 무렵 그는 마침 진주에서 증상이 비슷한 조현병 환자를 마주했다. 병원에 여러 차례 감금됐던 환자는 병원을 나올 때마다 “불질러 버리겠다”, “사람 죽이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심지어 환자의 딸도 아버지를 입원시키자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설득했고, 환자와 끈질기게 이야기해 병원에 보내지 않은 채 치료했다. 이 환자는 지금 공공근로를 하고 증상도 완화됐다. 그는 “정실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본 이들의 트라우마는 상상 그 이상”이라며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은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伊 40년 걸린 탈수용화…“우리도 준비하자” 그가 모범적인 사례로 드는 이탈리아는 1978년 모든 정신병원을 폐쇄하는 ‘바잘리아’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신보건 개혁운동을 주창한 의사 바잘리아의 이름을 딴 법이다. 예컨대 이탈리아 동북부의 인구 20만명 규모 도시 트리에스테에는 4개의 정신건강센터가 정신병원을 대체한다. 평범하게 일을 하다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치료를 받는다. 그래도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는 격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지난해 센터를 방문했을 때 트리에스테 정신건강국의 로베르토 메치나 박사를 만나 이 질문을 재차 했다. 메치나 박사는 “입원 치료는 답이 아니다. 설득, 대화, 타협,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거듭 “그럼 정신질환자가 해를 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특별한 비법을 기대했건만, 메치나 박사는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1968년 조반니 미클루스라는 환자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개혁운동을 진행하던 바잘리아가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관해 “지금 당장 정신병원을 모두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 “우리도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혐오와 불신의 벽’을 넘고 준비하는 일이다. 퇴원한 환자가 돌봄을 받지 못해 재입원하는 ‘회전문’ 현상, 퇴원 뒤 교도소 같은 더 열악한 시설로 들어가는 ‘횡수용화’ 현상을 막으려면 우선 당장은 정신건강센터를 내실화하고, 지역 내 주거·직업훈련 시설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편의점부터 시작해 운동화 빨래방, 세탁 공장, 카페를 차려 정신질환자를 고용했다. 2009년에는 정신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며 노동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엔 협동조합 ‘행복농장’을 세우고 충남 홍성에서 농촌형 직업재활사업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 ‘젊은 협업’과 ‘오누이권역‘이 참여하면서 농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15년 동안 병원에서만 지낸 환자가 농사를 지으며 마을에 정착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나온다. 지금은 다큐멘터리 ‘미친 자들의 자리는 어디인가’(가제)를 제작 중이다. 한 조현병 환자의 삶을 따라가며 병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전 세계를 다니며 살펴본 정신건강 치료 사례 등을 담았다. 그는 “직접 사업에 달려들었으면 돈 많이 벌었을 텐데, 기반만 만들어 놓은 뒤 넘기고 다른 일을 계속 벌이니 빚만 늘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신념을 이루고자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돌볼 힘이 있습니다. 의사는 그 힘을 잃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이겠죠. 이탈리아가 40년 넘게 걸렸고, 유럽을 비롯해 미국도 오래 걸렸습니다. 우리가 정신질환자에 관한 공포와 혐오의 벽을 넘는 일은 오래 걸릴 거예요. 그래도 이제 출발하면 됩니다. 저는 그 출발선에서 시작을 돕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스가 지지율 39%…3개월 만에 반토막 ‘조기퇴진론’ 고개

    日스가 지지율 39%…3개월 만에 반토막 ‘조기퇴진론’ 고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월 취임 당시 74%(요미우리신문 조사)까지 치솟았던 여론 지지율이 불과 3개월 새 퇴진 위험수위에까지 다다랐다. ‘경제와 방역의 양립’을 내세워 최악의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전 국민 관광 장려책을 지속하는 등 대응 난맥상을 보인 게 결정적인 이유다. ‘장기집권’에 대한 전망은 쑥 들어가고 ‘조기퇴진론’이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21일 공표된 아사히신문의 12월 월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정권 지지율은 전월 조사 때보다 17% 포인트나 떨어진 39%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될 당시의 아베 신조 전 총리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지지율이 30%대에 접어들면 정권 유지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달 들어 실시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정권 지지율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NHK 조사에서는 14% 포인트 떨어진 42%,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17% 포인트 빠진 40%의 지지율이 각각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 자체도 그렇지만, 국가적 위기 국면에 지도자로서 카리스마를 보여 주지 못하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사히 조사에서 ‘스가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 응답은 19%에 그쳤고, ‘발휘하지 못한다’가 70%로 압도적이었다. 국민들에게는 5인 이상의 식사를 자제하라고 하면서 자신은 8인 송년모임에 참석한 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 인터넷 방송에 나와 웃으며 농담을 한 일 등은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인기가 떨어지면서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너무 혼자서만 모든 것을 다하려 한다” 등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가 소식통은 “현재와 같은 지지율이 계속되면 내년 중의원 선거를 스가 총리 체제로는 치를 수 없다는 의견이 당내에 팽배할 것”이라며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지지율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빠의 호쾌한 스윙 그대로네” 타이거 우즈 부자 닮은꼴 ‘깜놀’

    “아빠의 호쾌한 스윙 그대로네” 타이거 우즈 부자 닮은꼴 ‘깜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의 아들 찰리(11)의 스윙 폼이 아버지를 너무 닮아 깜짝 놀라게 한다. 우즈 부자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골퍼 가족의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 첫 라운드에서 선두에 4타 뒤진 6위에 머물렀다. 메이저 대회 챔피언들이 각자 가족 중 한 명을 선택해 한 팀으로 출전했다. 맷 쿠차가 아들 캐머런(13)과 함께 14언더파로 선두를 차지했다. 비제이 싱(피지)이 아들 카스와 함께 12언더파, 듀발 팀과 레만 팀, 그렉 노먼과 아들 그렉 주니어가 11언더파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우즈 부자와 나란히 10언더파를 기록한 것은 댈리, 퓨릭, 오메아라, 토머스, 트레비노 팀 등이었다. 찰리 우즈는 3번 홀(파 5)에서 아버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이글을 기록했는데 이날 이렇게 플레이한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25년 대회 역사상 가장 나이 어린 선수이기도 했다. 우즈네는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는데 전반 9개 홀에서 8언더파를 낚으며 맹렬히 앞섰으나 후반 들어 2언더만 더하는 데 그쳤다. 찰리는 2009년 우즈와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두 사람은 이듬해 8월 이혼했다. 앞서 골프위크는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의 아들 조 주니어가 찰리의 가방을 멘다고 전했다. 라카바는 1987년부터 프레드 커플스 등의 캐디를 하다 2011년부터 우즈의 가방을 멨다. 잡지는 우즈가 “재미를 위한 대회이니 라카바의 아들이 찰리의 캐디를 한다면 재미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즈의 아들 찰리는 올해 어린이 지역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했다. 스윙과 경기 중 상대를 자극하기 위해 농담을 섞어 거칠게 내뱉는 말투가 아버지를 판박았다는 말들이 나왔다. 우즈 역시 “찰리의 스윙이 나와 얼마나 비슷한지 모르겠지만, 경쟁심 등은 우리 가족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푸틴에게 나발니 독살하려 했냐 묻자 “우리가 했으면 끝냈을 것”

    푸틴에게 나발니 독살하려 했냐 묻자 “우리가 했으면 끝냈을 것”

    “(우리가) 그를 독살하려고 했으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이하 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송년 기자회견 도중 내뱉은 말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물론 농담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정보기관 KGB 출신인 그가 국가 지도자로서 이런 끔찍한 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모스크바 관저를 떠나 소치 휴양지에서 지내고 있는 그는 4시간 30분이나 이어진 회견 내내 러시아 야권 지도자 가운데 그나마 대적할 만한 인물로 손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를 독살하려 했느냐는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짜증난다는 반응을 보이며 나발니는 자신이 제1 타깃으로 삼을 만큼 “충분히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14일 미국 CNN은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Bellingcat)’, 더인사이더, 독일 더슈피겔 등과 함께 각종 통화와 여행 기록, 서류 등을 공동 취재한 결과 지난 8월 나발니 독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FSB 특수요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소 8명으로 확인된 정보요원들이 한팀을 이뤄 나발니를 미행하고 독살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국내선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옴스크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사흘 뒤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으나 퇴원 후에도 현지에 계속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수사당국은 근거 부족을 이유로 아직 나발니 중독 사건과 관련한 공식 수사를 개시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벨링캣 등의 특종 보도에 대해 자신의 위상을 깎아내리려고 계획된 일이라고 격하했다. “난 곧바로 그가 이 나라를 떠나 치료를 받게 한 사람”이라고 공치사를 했다. 그는 언제나 정적들 이름을 밝히지 않기로 유명한데 이날도 “베를린 환자”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나 당국이 진상을 조사할 수 있도록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제발 정보를 넘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회견 내내 대부분은 말랑말랑한 문답들이었다. 3시간쯤 됐을 때 영국 BBC의 스티븐 로젠버그 특파원이 기자가 유창한 러시아어로 푸틴 대통령이 20년이나 집권했는데 이렇게 신냉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서방과의 관계가 나빠진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오해되는 건가? 그의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살즈베리 노비촉 독살 사건 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그냥 덩치 큰 하얗고 보송보송한(white and fluffy) 토끼란 말인가?” 푸틴의 답은 “너네랑 비교해보라. 그래. 우리는 하얗고 보송보송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는 동쪽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너네는 그랬지. 누가 하얗고 보송보송하고, 누가 성마르고 공격적인 거야?”란 것이었다. 로젠버그는 “지금 나에게 물은 거냐? 이건 회견이고 기자가 질문하고 대통령이 답하는 거다”라고 대꾸했고, 푸틴 대통령은 “그래? 그럼 미안”이라고 말해 수습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한국 첫 푸슈카시상 수상 손흥민 “70m 질주한 이유는…”

    한국 첫 푸슈카시상 수상 손흥민 “70m 질주한 이유는…”

    한국 선수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은 손흥민(28·토트넘)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밤”이라며 소감을 밝혔다.손흥민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온라인 화상 연결로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대회,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한 해 동안 축구 경기에서 나온 골 중 최고의 골에 주어진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넣은 70m 단독 드리블 골로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손흥민은 이날 시상식장과 연결된 화상 인터뷰에서도 “최고다, 정말 기분 좋다”고 기뻐했다. 또 “이미 여러 차례 얘기했듯 우리 진영에서 공을 잡았을 때 패스하는 게 좋은 선택이었지만 마땅히 골을 줄 곳을 찾지 못해 드리블하기 시작했다”면서 “몇 초 만에 상대 골문 앞에 도착했고, 정말 놀라웠다. 너무 아름다운 골이었다”고 돌이켰다. ‘패스할 곳을 찾지 못했다’는 손흥민의 말에 이날 행사를 진행한 네덜란드 레전드 루드 굴리트가 ‘동료들을 비난하는 거냐’고 농담을 던졌고 이에 손흥민은 “아니다”라고 답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이어 “엄청난 드리블로 대단한 골을 넣었다. 팀을 위해서도 그랬다.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운 골인지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고 다시 보면서 정말 특별한 골을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수상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주 특별한 밤이다. 투표하고 지지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토트넘 구단도 소셜 미디어에 다양한 축하 영상과 이미지를 올렸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얀 베르통언과 영상 통화하며 함박 웃음을 터뜨리는 영상도 있었다. 지금은 포르투갈 벤피카로 이적한 베르통언은 번리전 당시 토트넘 쪽 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를 밀착 수비하며 공을 살짝 걷어냈고 손흥민은 흐르는 공을 잡아 70m 질주를 시작했다. 토트넘은 이를 두고 “손흥민의 원더골을 가능하게 한 패스”였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적었다. 당시 베르통언의 패스는 실제 어시스트로 공식 기록됐다. 손흥민은 영상 통화에서 당시를 돌이키며 베르통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베트롱언도 축하 인사로 화답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손흥민 ‘번리전 70m 원더골’ EPL 넘어 세계 최고 골 우뚝

    손흥민 ‘번리전 70m 원더골’ EPL 넘어 세계 최고 골 우뚝

    손흥민(28·토트넘)의 지난 시즌 번리전 ‘70m 원더골’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명실상부한 세계 축구 최고의 골로 뽑혔다. 손흥민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푸슈카시상은 헝가리 축구 전설 페렌츠 푸슈카시(1927~2006)의 이름을 따 2009년 제정된 상으로 대회,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한 해 동안 전 세계 축구 경기에서 나온 골 중 최고를 가려 시상한다. 푸슈카시상 수상은한국 선수로는 손흥민이 처음이자 아시아에서는 2016년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2019~20시즌 EPL 경기에서 자기 팀 박스 가까이에서 공을 잡아 약 70m를 혼자 내달리며 무려 6명의 상대 선수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경이로운 득점은 EPL ‘12월의 골’을 시작으로 영국 BBC의 ‘올해의 골’, 영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올해의 골’, 2019-2020시즌 EPL ‘올해의 골’ 등을 휩쓸었다. FIFA는 지난달 후보 11명을 발표한 뒤 지난 12일 손흥민과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 루이스 수아레스(전 바르셀로나)를 최종 후보 3인으로 압축했다. 최종 수상자는 팬(50%)과 축구 전문가 패널(50%) 투표를 합산해 뽑았다. 손흥민은 팬 투표 11점, 전문가 투표 13점을 합쳐 모두 24점을 얻었다. 아라스카에타는 팬 투표 13점과 전문가 투표 9점으로 22점. 수아레스는 팬 투표 9점과 전문가 투표 11점으로 20점을 획득했다. FIFA는 손흥민의 수상을 알리면서 “자기 진영에서 반대편 골망을 흔들 때까지 손흥민에게는 황홀한 12초가 전부였다”면서 “페이스, 파워, 끈기, 간결한 마무리 등 모든 것을 보여준 골로 토트넘 팬은 그들의 한국인 스타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손흥민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사진과 함께 “매우 특별한 밤이다. 여러분의 투표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못할 기억”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토트넘 구단은 다양한 축하 영상과 이미지를 올렸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얀 베르통언과 영상 통화하며 폭소하는 영상이 눈에 띄었다. 지금은 포르투갈 벤피카로 이적한 베르통언은 번리전 당시 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를 밀착 수비하며 공을 살짝 걷어냈고 손흥민은 흐르는 공을 잡아 70m 질주를 시작했다. 토트넘은 이를 두고 “손흥민의 원더골을 가능하게 한 패스”였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다. 당시 베르통언의 패스는 실제 어시스트로 공식 기록됐다.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및 감독 등을 뽑아 시상하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에서는 이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와 루시 브론즈(맨체스터 시티)가 각각 남녀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올해의 감독상은 2년 연속 위르겐 클롭(리버풀)이 차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韓연예인 어릴 때 입문…문화 잘 몰라” 中매체, 연일 보도

    “韓연예인 어릴 때 입문…문화 잘 몰라” 中매체, 연일 보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연일 한국 연예계가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며 한중간 갈등을 부추기는듯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17일 중국 민족주의 성향인 환구시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왜 한국 팝스타들이 중국을 거듭 모욕해 중국 팬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연예계를 비난했다. 이는 전날 환구시보가 ‘한국 예능계 왜 자꾸 중국을 괴롭히나’라는 제목으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가수 이효리, 황치열, 개그맨 이수근 등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고 비난한 내용과 흡사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연달아 한국 연예계를 겨냥해 대대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잘 보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가수 이효리가 지난 8월 방송에서 “마오 어떤 것 같냐”는 농담을 한 것을 비난하면서 일부 중국 네티즌은 중국 연예인들이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의 이름을 사용하면 한국인들의 기분이 어떨지 궁금해했다고 반문했다. 이 매체는 일부 한국 연예인들이 중국과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게 드물지 않고 한국에서 중국 관련 콘텐츠와 공연은 자주 관객들을 즐겁게 만드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한국 예능프로그램과 광고는 중국을 놀리는 데 있어 지켜야 할 마지노선까지 깨고 심지어 모욕을 줬다”며 “많은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에게 중국의 정치, 역사 등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고 경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중국 관영 매체들의 ‘한국 연예계 때리기’는 너무 일방적이라는 평이다. 중국 매체들이 사회주의 통제 체제인 자신들의 잣대를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보장된 한국 연예계에 들이대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카고 공항 “땡큐, 부티지지… 덕분에 로맨틱한 곳 됐다”

    시카고 공항 “땡큐, 부티지지… 덕분에 로맨틱한 곳 됐다”

    “부티지지 美 교통장관 지명 연설서 시카고 공항서 청혼” 고백‘로맨틱한 공항 되겠다’ ‘러브 액츄얼리…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고마워요, 부티지지.” 미국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이 조 바이든 행정부 교통부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38)에게 공개 감사를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극장에서 부티지지가 진솔한 지명 연설을 하던 중 시카고 공항에서의 추억을 인상깊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상원 인준을 받게 되면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장관이 되는 부티지지는 “(성소수자로서) 이 나라에 어떤 한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또한 어떻게 그런 한계들이 도전 받는지도 보게 됐다”는 연설로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 교통 분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던 중 부티지지는 “내게 여행은 성장과 모험, 사랑과 같은 말”이라며 자신이 동성 배우자인 채스턴 글래즈먼에게 청혼한 장소가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이었다고 고백했다. 부티지지는 “그러니 이제 누구도 오헤어 공항이 로맨틱한 곳이 아니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농담으로 자신의 공항 청혼 이야기를 끝맺었다.시카고 공항과 관계사들은 부티지지의 언급에 환호했다. 시카고 공항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매일 수많은 연결을 이뤄낼 수 있는데 감사한다. 계속해서 사랑스러운 공항이 되겠다”며 부티지지에게 환호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부티지지의 청혼 장소인 터미널 B5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리스를 매달았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크리스마스 영화인 ‘러브 액츄얼리’의 대사를 인용해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트윗 메시지를 전했다.인구 10만명인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출신인 부티지지는 올해 초 민주당 대선 경선 전당대회(코커스)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다 중도 사퇴하고 바이든을 지지해왔다. 경륜 부족이 약점으로 꼽혔던 그에게 바이든 행정부에서 수행할 교통부장관직은 민주당 차세대 주자로 발돋움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별명이 ‘백인 오바마’인 그는 이번 연설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신이던 오바마에 이어 시카고와의 사연이 깊은 또 한 명의 정치인이 됐다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보희의 TMI] 아이를 낳을 권리

    [이보희의 TMI] 아이를 낳을 권리

    “결혼은 좋지만 아이는 싫어요.” 이른바 ‘딩크족’이 늘어가는 시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해야 집을 겨우 마련할 수 있는 요즘 세대는 결혼과 함께 빚이 동반자가 되고 부부가 맞벌이를 해야만 생활을 유지할 처지에 놓였다. 아이를 낳는 것엔 많은 부담과 책임이 따르기에 아이 없이 두 사람만의 여유 있는 삶을 택하는 부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예 결혼조차 기피하는 ‘비혼주의’를 선택하는 이들도 늘었다. 이러한 시대에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2)가 던진 충격은 컸다. 결혼도 하지 않은 사유리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했고 지난달 아들을 낳았다. 3년 전 사유리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이가 많아지니 임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없어진다”면서 “연애와 결혼을 건너뛰더라도 임신은 하고 싶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다. 37세 때부터 난자를 냉동 보관했을 정도로 임신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사유리는 지난해 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 나이가 48세라 자연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를 낳기 위해 급하게 남자를 찾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할 수는 없었다. 사유리도 사랑했던 남자가 있었지만 그는 아이를 원치 않았다. 사유리의 어머니는 “아이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 아이를 갖자고 하는 것은 일종의 성폭력”이라고 했고 결국 그와는 이별했다.아빠 없는 아이를 낳는 게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정상적인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지만, 자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기 전 “임신하는 것도 무섭고 안 하는 것도 무섭다”고 했다. 그의 비혼 출산이 알려진 후 많은 이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정부도 나서서 옹호했다.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비혼 출산이 불법이라 일본에서 시술했다”고 말했는데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법적인 부부 사이만 시술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어 국내에서 비혼 여성의 나홀로 출산은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후 산부인과학회 측은 “정자 공여 등 보조생식술 대상자를 ‘법률혼 부부’에서 사실혼 관계를 포함하는 ‘부부’로 확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비혼 여성까지 시술 대상자로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뒀다. 사유리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두려움 속에 내디뎠다. 그의 용기가 세상을 움직였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낙태 수술을 하는 것이 여자의 권리라고 해서 화제가 됐었는데, 낙태가 권리면 아이를 낳는 것도 여자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누군가에겐 지우고 싶은 존재이고, 누군가는 간절히 원한다. 모두 여성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boh2@seoul.co.kr
  • 300야드 장타 여왕, 큰물 체질이었네

    300야드 장타 여왕, 큰물 체질이었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고 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신데렐라가 된 김아림(25)은 국내에서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를 때려내는 ‘장타 여왕’으로 통한다. 175㎝, 70㎏의 당당한 체격인 김아림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60야드 안팎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비거리 1위에 올랐다. 탄도가 높고 스핀양이 많은 아이언샷도 강점이다. 그러나 쇼트 게임과 퍼트에서 약점을 보이며 미완의 대기로 평가됐다. 세계 1위 고진영 등 동갑내기보다 KLPGA 투어 데뷔도 늦었다. 3년간 2부 투어에서 뛰다가 2016년에야 올라왔다. 데뷔 3년째인 2018년 9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 우승했고 지난해 7월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해 최고 성적은 5위에 상금랭킹 21위로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처음 나간 LPGA 무대, 그것도 5대 메이저 중 첫손에 꼽히는 US여자오픈에서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렸다. 김아림은 시상식에서 “미국이라고 해서 굉장히 넓고 러프도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좁더라”고 말했지만 국내 코스보다 한결 긴 US여자오픈 코스는 그에게 알을 깨고 나오는 기회를 선물했다. 김아림의 장타는 큰물에서도 통했다. 3라운드까지 드라이버 비거리 1위(262.5야드)였다. 최종 라운드도 “핀을 보고 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을 정도로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역전 우승을 이끈 막판 3개홀 버디가 대표적이다. 16번홀(파3·167야드)은 5번 아이언으로 홀을 직접 겨냥해 1m 거리에 붙였고 17번홀(파4·399야드)의 두 번째 샷은 8번 아이언으로 탭인 버디 기회를, 18번홀(파4·386야드)의 두 번째 샷은 48도 웨지로 3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코로나19 탓에 갤러리 없이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낯선 풍경이 자주 연출됐다. 김아림은 우승 직후 주최 측이 준비한 대형 화면을 통해 가족과 화상 대화를 나누다가 아버지의 축하 인사에 “영혼을 담아 달라”며 농담을 던졌다. 또 자신의 우상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정말 잘했다”며 “우승을 즐기라”고 축하 영상전화를 하자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시상식에서는 우승 메달을 직접 걸고 하튼 S 셈플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무엇보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를 마스크를 쓴 채 치렀다.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는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불편을 감수했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베토벤 전곡 녹음, 탄생 250주년 기념할 만한 도전”

    “베토벤 전곡 녹음, 탄생 250주년 기념할 만한 도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을 세 장의 음반에 담았다. 그간 전곡이 리사이틀 무대에 흐른 적은 있지만 음반을 남기는 것은 한국인 음악가로는 처음이다.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를 10곡이나 남겼지만 정작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몇 가지 곡만 자주 연주했다. 특히 서정적인 첫 작품 1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 소나타’ 등이 주로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사랑받았는데, 다른 곡들이 피아노가 중심인 선율에 바이올린을 덧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 이 작품들은 바이올린이 진짜 주인공이 돼 두드러지게 음악을 이끌어 가는 곡으로 꼽힌다. 쉽지 않은 연주에 좋은 피아니스트까지 함께해야 하는 터라 전곡을 음반에 담는다는 게 바이올리니스트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폴란드의 거장 작곡가 크슈토프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소피 무터를 이을 바이올린 여제’라는 극찬을 받은 백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15일 이 교수와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토벤은 역시 피아니스트”라고 운을 뗀 뒤 “작곡 기법이나 음의 배열, 화성, 진행이 전체적으로 바이올리니스트에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너무 아름다워 열심히 극복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할 도전으로 삼았고 2년 전부터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물색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 교수에게 제안했다. “어려운 요청을 하는 입장이니 저보다 어린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면 더 들어주지 않을까 했다”고 농담을 섞었지만 당연히 이 교수의 매끄러운 연주가 베토벤 연주에 제격이었다. 이 교수는 “베토벤, 바이올린, 백주영. ‘3ㅂ’을 만났는데 무슨 고민을 하겠나. 흔쾌히, 감사히 하겠다고 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계획을 세워 지난 7월 말부터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녹음을 이어 갔고, 넉 달가량 작업하면서 지난 11일 음반을 발매했다. 3D 음향 작업으로 공간감까지 더해진 풍성한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앨범 표지에 이 교수 사진이 더 앞쪽에 크게 담긴 것을 두고 ‘피아노 비중이 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상징한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깔끔한 피아노 선율에 백 교수의 깊이 있는 연주가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베토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낸 인물이라는 게 올해 더욱 와닿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연주자는 내년 리사이틀에서 관객들과 마주하며 뒤늦게나마 베토벤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백주영·이진상,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한국 음악가로는 처음

    백주영·이진상,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한국 음악가로는 처음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을 세 장의 음반에 담았다. 그간 전곡이 리사이틀 무대에 흐른 적은 있지만 음반을 남기는 것은 한국인 음악가로는 처음이다.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를 10곡이나 남겼지만 정작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몇 가지 곡만 자주 연주했다. 특히 서정적인 첫 작품 1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 소나타’ 등이 주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사랑받았는데, 다른 곡들이 피아노가 중심인 선율에 바이올린을 덧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 이 작품들은 바이올린이 진짜 주인공이 돼 두드러지게 음악을 이끌어 가는 곡으로 꼽힌다. 쉽지 않은 연주에 좋은 피아니스트까지 함께해야 하는 터라 전곡을 음반에 담는다는 게 바이올리니스트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폴란드의 거장 작곡가 크슈토프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소피 무터를 이을 바이올린 여제’라는 극찬을 받은 백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15일 이 교수와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토벤은 역시 피아니스트”라고 운을 뗀 뒤 “작곡 기법이나 음의 배열, 화성, 진행이 전체적으로 바이올리니스트에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너무 아름다워 열심히 극복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할 도전으로 삼았고 2년 전부터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물색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 교수에게 제안했다. “어려운 요청을 하는 입장이니 저보다 어린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면 더 들어주지 않을까 했다”고 농담을 섞었지만 당연히 이 교수의 매끄러운 연주가 베토벤 연주에 제격이었다. 이 교수는 “베토벤, 바이올린, 백주영. ‘3ㅂ’을 만났는데 무슨 고민을 하겠나. 흔쾌히, 감사히 하겠다고 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계획을 세워 지난 7월 말부터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녹음을 이어 갔고, 넉 달가량 작업하면서 지난 11일 음반을 발매했다. 3D 음향 작업으로 공간감까지 더해진 풍성한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앨범 표지에 이 교수 사진이 더 앞쪽에 크게 담긴 것을 두고 ‘피아노 비중이 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상징한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깔끔한 피아노 선율에 백 교수의 깊이 있는 연주가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베토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낸 인물이라는 게 올해 더욱 와닿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연주자는 내년 리사이틀에서 관객들과 마주하며 뒤늦게나마 베토벤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내년 3월에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베토벤의 시간’을 주제로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빠랑 뜨밤 보낼까” 성희롱 당한 뒤 해고 당한 뮤지컬 배우들

    “오빠랑 뜨밤 보낼까” 성희롱 당한 뒤 해고 당한 뮤지컬 배우들

    파주시립예술단 뮤지컬단 단원들이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더니 파주시가 해고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인권위에 파주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피해자 보호조치와 징계해고 철회, 제3자에 의한 사건 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피해 단원들이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서에는 파주시립예술단 소속 남성 단원들에게 당한 구체적인 성희롱 사실이 써 있었다. 지난 6월 11일 파주시립예술단 휴게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걸레를 빨고 오겠다”고 말하자 한 남성 단원이 “빨아? 뭘 빨아?”라며 성적인 농담을 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며 수치심을 느꼈다고 써 있다. 또 한 단원은 지난해 출산 뒤 복직한 여성 뮤지컬 단원이 몸을 풀고 있자 “애를 잘 낳아서 골반이 잘 벌어진다”는 말을 했다. 또 이 말을 한 단원은 “임신을 하려면 자극적인 성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차에서 하라고 저번에 그랬잖아”라는 말을 했다.진정인들은 뮤지컬단 단체 채팅방에서 남성 단원들이 성적인 농담을 주고 받을 때마다 불쾌했다고 전했다. 진정서에 첨부된 지난해 8월 10일, 올해 1월 1일과 3월 17일 피해단원에게 보낸 카톡 캡처 사진을 보면 “빚 청산하자. 오늘 오빠랑 뜨밤(뜨거운밤) 띠(보낼까)? 조카 가즈아”, “강화도 핫플 가서 조카 생겼냐”는 채팅을 보냈다.또 3월 9일 단체 카톡방에서는 남성의 성기 털을 드라이기로 말리는 내용의 파일을 공유했다.하지만 피해 단원들은 남성 단원들의 성희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전했다. 피해 단원들이 첨부한 카톡을 보면 가해자인 남성 단원들은 공식 연습 일정을 공지하고, “분장실에서 사적인 대화를 삼가하고 정숙하길 바란다”는 공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피해 단원들은 이 같은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파주시에 진정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고 전했다. 파주시는 지난 4일 피해 단원들에게 ‘파주시 시립예술단 단원 징계처분(해고) 통지’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단원들이 품위유지 의무, 단원의 의무 등을 위반해 징계와 해촉 처분을 내린다고 돼 있다. 피해 단원들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위계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일상적인 갑질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다시 일터로 돌아가 성희롱 없고 갑질 없는 환경 속에서 파주 시민들을 위한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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