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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달력과 시계/정기홍 논설위원

    달력에 얽힌 추억이 어디 한둘뿐이랴. 한해의 농사 일정이 빼곡히 적힌 ‘농가월령가’식 달력은 물론 연예인 달력도 심심찮게 보던 때가 있었다. 방벽에다 풀로 붙이는 한 장짜리 달력은 퍽 진기했다. 맥주회사의 비키니 ‘핀업 걸’ 화보 달력은 눈요깃감으로 그만이었다. 1960~80년 대풍 달력엔 정말 얘깃거리가 넘쳐난다. 최근 걸이용과 탁상용 새해 달력 두 개를 챙겼다. 걸이용은 집에 갖다 놓았는데 영 관심이 없다. 한껏 욕심을 내 고른 것이건만 수고한 손이 민망할 정도다. 달력 인심이 야박해졌느니 어쩌니 하며 한마디씩 거들었던 게 불과 수년 전 아니던가. 아마도 스마트폰 때문이리라. 달력 만큼 시대를 풍미했던 게 손목시계다. 예전처럼 흔히 보는 풍경은 아니지만 요즘도 스마트폰을 들고 시계를 찬 이들을 종종 본다. 혹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걸 봐야만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디지로그족’ 아닐까. 달력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듯하다. 지나간 달력 한 장을 찢어낼 때의 손맛은 종이 달력만의 매력이다. 안방에 달력 하나씩 걸어 놓고 ‘손끝의 세월’을 음미해 보자.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쌀 목표가격’ 예산안 통과 발목

    변동직불금 산정의 기준 가격인 쌀 목표가격에 대한 여야 대립이 지속되면서 예산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쌀 목표가격 인상안을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난항을 거듭했다. 지난 23일부터 2일간 여야와 정부 인사가 모여 ‘6인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의견 차이가 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 29일 쌀 목표가격으로 17만 4083원(80kg)을 제시했지만 농업계와 국회의 요구로 17만 9686원으로 5603원 올린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변동직불금은 쌀값 급락에 대비한 농가 경영 안전장치이며, 정부가 제시한 기준 가격도 쌀 시장가격(17만 4000원)보다 높은 액수이기 때문에 적정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민단체들은 23만원선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농민단체인 쌀전업농중앙회가 18만원 이상의 목표가격 인상을 전제로 다른 농업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아직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쌀 목표가격은 시장가격이 이보다 낮을 경우 변동직불금을 농민에게 지급하는 기준 가격이다. 쌀 관세화를 유예한 2005년 만들어져 3년마다 정부가 조정했다. 하지만 2008년에 조정 주기를 5년으로 바꾸고 국회 동의를 얻도록 했다. 올해가 국회가 나서는 첫 조정인 셈이다. 2005~2007년에는 총 1조 5000억여원의 변동직불금을 지급했고, 2008~2012년에는 1조 3000억여원을 줬다. 문제는 국회의 동의를 받는 첫 조정부터 다른 예산 심의를 막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예산안까지 발목을 잡을까 우려된다”면서 “여야가 연내에 예산안을 넘기기로 한 만큼 쌀 목표가격도 조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농가 민박집에 아침밥을 許하라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농가 민박집에 아침밥을 許하라

    아침밥이 농가 민박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농어촌 민박은 지난 2005년 농업인 외에도 농어촌 거주 주민도 할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많은 농가에서 유휴공간을 민박으로 개조해 현재는 2만여개에 이른다. 민박은 농사와 달리 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적지않이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 민박집에서는 주인이 해주는 아침을 먹을 수 없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민박집은 숙박과 취사시설을 제공할 뿐 식사제공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제공하려면 건축법과 국토이용에 관한 법에 따라 음식점 영업장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음식점은 2종 근린시설에만 들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농가 민박에서 조식을 주면 불법이다. 간혹 민박집에서의 아침 제공을 신고하는 ‘식파라치’가 활동하기도 한다. 이러니 아무리 손님이 아침밥을 해 달라고 해도 주인들은 응하지 못한다. 영국의 농가 민박인 B&B(Bed and breakfast)에서 아침을 제공하는 것과 대비된다. 민박 투숙객은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차를 끌고 나가 식당을 찾지만 시골이라 식당 찾기가 쉽지 않고 설령 찾았다 해도 아침 일찍부터 음식을 내오는 곳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불필요하고 실정에도 맞지 않는 규제는 푸는 게 좋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림부 송현주 사무관은 “이런 민원이 들어와 관련 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늙은 사과나무와 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늙은 사과나무와 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사과나무 과수원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른들이 적절한 사과나무 교체에 실패, 파산하며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사과나무는 나이를 먹어 쇠약해지면 새 묘목으로 갈아주어야 좋은 열매가 열린다. 경쟁력 있는 품종 선택도 중요하다. 당시는 신품종 사과가 도입되던 시기였는데 품종 선택에도 실패,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과도한 빚을 지게 됐다고 한다. 여느 과수원에서 보는 사과나무처럼 상품성 있는 사과들이 무한정 열리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며 늙은 사과나무는 가차 없이 교체된다. 사과나무 생애주기가 짧아졌다. 예전엔 심은 뒤 20년 안팎 지나 수확했으나 지금은 4~5년 만에 수확하는 품종이 많다. 100년 이상 열매를 맺는 사과나무도 있지만, 상품용 사과나무는 수명이 20년 정도로 짧다. 일본을 오가며 고품질 사과 묘목을 국내에 도입한 경북 청송군의회 이성우 의장은 최근 서울신문 행사에 참석, 기자에게 “사과나무는 5~15년 때 맛있는 사과가 가장 많이 열린다”고 소개했다. 이후에는 사과의 상품성이 떨어진다. 순차적으로 사과 묘목을 갈아 심어야 품질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게 된다. 상품성 있는 사과 생산 기간이 불과 10여년이기 때문에 과수농가의 투자비용이 늘어났다. 그래서 다수의 사과농가들은 수종을 바꿀지, 지력증진 등을 통해 좀 더 수확할지, 과수원을 포기할지 고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제 통상환경 변화도 사과농가들을 버겁게 한다. 향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개방 파고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밀려 들어올 값싼 외국산 사과, 대체 과일과도 힘겹게 경쟁해야 한다. 적기 사과나무 교체가 절실해지는 분위기다. 적절한 시기에 교체나 신진대사를 요구하는 것은 사과나무뿐 아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한국정치는 시민들이 권위주의 군사정권을 끝내고 5년 단임제 대통령 직선제를 관철했던 ‘1987년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26년이 흐르면서 시대환경에 맞지 않는다며 개헌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도 극심해지며 새 정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세력 교체 요구를 수반하고 있다. 심지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기득권 세력의 야합”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2%로, 민주당(10%)의 세 배인 것은 물론 새누리당(35%)도 위협하게 됐다. 기성정치인이 적지않은 신당이 새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불확실성 투성이지만 기성정치세력은 기득권 향유에 열중한다. 과수농가보다 위기의식이 약해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성정치권이 제 살을 도려내는 개혁을 해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 국민들은 한국정치가 늙은 사과나무처럼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기성정치권이 끝내 자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들의 인내력이 임계점에 이르러 폭발할 수 있다. 한국정치가 쇠약해진 사과나무 신세가 돼서야 되겠는가. 한국정치가 자정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taein@seoul.co.kr
  • [나눔이 희망이다] CJ, 직거래 계절장터… 기업도 지역도 모두 산다

    [나눔이 희망이다] CJ, 직거래 계절장터… 기업도 지역도 모두 산다

    CJ그룹의 사회공헌이 진화하고 있다. 일방적인 기부나 봉사활동에서 돈도 버는 개념의 ‘공유가치창출’(CSV)로 변화했다. CSV는 기업이 관여한 지역사회의 경제·사회적 조건 개선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CJ는 얼마 전 창립 60주년을 맞아 CSV 경영의 본격 실천 계획을 밝히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계절밥상’은 이 같은 상생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 우리 땅에서 난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편 매장 입구에 그 지역 농부가 직접 경작한 농작물을 홍보, 직거래하는 ‘계절장터’를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와 농촌 간 ‘상생고리’를 마련한 새도운 시도라 할 수 있다. 계절밥상은 지난 7월 1호점 개점 이후 9월에 2호점, 이달에 3호점을 연이어 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CJ오쇼핑의 ‘1촌 1명품’도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육성하는 상생 프로그램이다. 월 6회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농민들은 판로를 확보하고 경제적 자생력을 가질 수 있으며, 고객들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1촌 1명품 프로그램을 위해 기부된 방송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1억원에 달하며, 지난 6월 기준 61개 농가가 참여해 누적 매출액 251억원을 기록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농진청, 곤충 항생물질로 화장품 개발

    농진청, 곤충 항생물질로 화장품 개발

    “곤충이야말로 미래에 농가 소득을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황재삼 박사 연구팀은 ‘애기뿔소똥구리’라는 곤충에서 분리한 항생 물질 ‘코프리신’을 이용해 주름 개선,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인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곤충에서 분리한 항생 물질을 화장품으로 상용화한 국내 최초의 성과다. 이 화장품은 이지함에서 출시됐다. 황 박사는 “가축의 배설물 속에 사는 애기뿔소똥구리가 배설물 속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의 침입을 받고도 살아남는 것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고, 고기능성 항생 물질인 코프리신을 분비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43개의 단백질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는 코프리신은 인체에 유해한 구강균, 피부포도상균, 여드름 원인균에 강한 항균 효과가 있었다. 황 박사는 항균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아미노산 구조를 9개로 줄였고 화장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코프리신은 피부뿐만 아니라 급성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디피실리균을 죽이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을 치료하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슈퍼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귀농·귀촌 성공하려면 (상)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귀농·귀촌 성공하려면 (상)

    50대 베이비부머들의 귀농·귀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귀농·귀촌자는 2만 7018가구 4만 7322명에 이른다. 세분해 보면 농사를 지으러 간 귀농(歸農)자가 1만 1220가구 1만 9657명으로 가구 기준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다. 귀농 가구수가 전년 대비 86.4% 늘어 폭증했던 2011년에는 못 미치지만 탈도시 대열은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반면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시골로 간 귀촌(歸村)자는 1만 5788가구 2만 7665명이었다. 한국귀농·귀촌진흥원 유상오 원장은 “이도향촌(離都向村) 행렬로 2021년에는 농촌 원주민보다 귀농·귀촌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2030년에는 귀농·귀촌자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tslim@seoul.co.kr 작년 4만 7322명 脫도시 귀농·귀촌자를 세대별로 보면 50대 가구주가 8299가구로 가장 많아 전체의 30.7%에 이른다. 1960년대 부모 손을 잡고 도시로 왔던 부머들이 장년이 되어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귀농 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52.8세인 것에서도 확인된다. 다음은 40대가 22.5%로 뒤를 이었고, 60대 19.3%, 30대 이하는 17.7%, 70대 이상 10.3%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50대가 귀농·귀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나이로 보나 시기적으로 명예퇴직 등으로 인해 직업을 전환해야 될 때인 데다 도시에서 살아가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여유 계층은 전원생활 등을 동경하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은 생활비가 적게 드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서울에서는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250만원 정도 들지만 농촌에서는 50만원(경조사비 제외)이면 충분히 지낼 수 있다. 텃밭 등에서 작물 등을 재배해 웬만한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데다 전기료 수도료 등도 도시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농이건 귀촌이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은 어릴 적 농촌 일손을 돕던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지게, 삽으로 하던 농사와 달리 지금은 기계화돼 있는 등 과학농법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치밀한 준비를 거친 뒤 실행에 옮겨야 실패하지 않는다. 농업진흥청 귀농귀촌종합센터 김부성 지도관은 “도시는 익명성이 보장돼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만 시골은 주민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는 등 엮여서 지내는 곳”이라며 “정말 조용히 지내고 싶다면 도시 아파트가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또 농촌은 부족하고 불편한 것도 많은 만큼 가난한 삶에 대한 연습과 훈련도 해야 한다면서 심사숙고해 귀농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57%는 나홀로 귀농 유상오 원장도 “남자들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등으로 ‘필’이 꽂히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라며 “도시생활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현실과 미래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바탕으로 귀농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을 결정할 때에는 반드시 가족과의 상의를 거쳐야 한다. 50대는 자녀 교육이 대부분 끝나 자녀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아내의 동의를 끌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자녀, 남편 뒷바라지에 고생해 온 주부들이 이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됐구나 하는 판에 시골로 가자니 선뜻 따라 나서기가 쉽지 않다. 구아바농장을 일궈 귀농 성공 사례로 책자에 소개된 경기 안성시 김용구(55)씨 역시 아내의 반대에 부딪혔다. 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뒤 이때다 싶어 시골에서 가서 살겠다는 뜻을 아내에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평소 묵묵히 자신의 뜻을 따르던 아내는 귀농하려면 이혼하고 혼자 가라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예상치 못한 반대에 부딪힌 김씨는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귀농 후보지로 선택한 현장을 함께 다니며 오랜 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눠 간신히 아내의 동의를 받아 냈다. 지난해 귀농가구 가운데 57%인 6399가구가 1인가구인 것을 보면 가족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하게 한다. 땅사기 전에 열공 필수 귀농·귀촌하려면 우선 농촌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농진청 귀농귀촌종합센터(1544-8572)로 문의하면 귀농·귀촌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 농식품부, 농협 등 8개 기관에서 8명이 나와 기술지도, 농업자금 대출 등 귀농·귀촌과 관련된 것을 종합적으로 일괄 상담해 주고 있다. 또 선배 귀농인의 도움을 받아도 되고 다음 카페 ‘귀농사모’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귀농 결심이 서면 사전 교육을 받으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 농진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귀농귀촌 길라잡이 코너가 있는데 이곳(www.agriedu.net)에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온라인 교육은 ‘귀농·귀촌 마음가짐’, ‘자신의 능력을 활용한 귀촌’ 등 75개 과정이 있는데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시간은 1~2시간부터 19시간까지 다양한데 자신이 필요한 것을 골라 들으면 된다. 오프라인 교육은 귀농 실습형은 14개 기관에 16개 과정, 귀촌 실습형은 15개 기관에 16개 과정이 개설돼 있다. 귀농 합숙형은 4개 기관에 4개 과정이 개설돼 있는데 교육 시간은 50시간에서 300시간이 넘는 것도 있다. 오프라인 교육은 인원이 제한돼 있는데 올해는 모두 157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비용은 ‘도시민을 위한 현장 체험’과 같이 귀농·귀촌 탐색 과정은 국비 지원 70%, 자부담 30%이며 ‘과수창업과정’처럼 전문적 기술 습득을 위한 과정은 국비 80%, 자부담 20%의 조건이다. 귀농교육을 100시간(오프라인 교육 50% 포함) 이상 받으면 귀농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교육을 받아두는 게 여러모로 좋다. 귀농·귀촌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귀농·귀촌자 가운데 귀농교육을 받은 사람은 17%에 불과하고 83%는 없다고 답해 대부분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귀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시간 교육을 받은 사람은 겨우 6%였다. 교육을 받고 나면 도시 근교의 텃밭을 일구면서 경험을 쌓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부지런히 시골을 다니면서 분위기를 익혀 두는 것도 귀농·귀촌의 연착륙에 도움이 된다. ‘적성검사’ 꼭 맑은 계곡, 아름다운 꽃, 저녁노을 등 자연을 접하며 사는 것은 도시인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전원생활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도시에서야 아파트 주변에 온갖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 승용차로 한참을 가야 마트, 미장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들은 도시생활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전원생활을 꿈꾸기에 앞서 과연 자신이 시골 살기에 적합한지를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은 단순히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거주지 이동이 아니라 국가에서 국가로 이동하는 ‘이민’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시골 생활에 적합한지 여부는 농진청 귀농·귀촌 길라잡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귀농·귀촌 준비도 테스트, 전원생활 테스트를 받으면 된다. 귀농·귀촌 준비도 테스트는 ‘단순 작업을 묵묵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사귀는 데 힘들지 않다’, ‘사무실 작업보다 야외에서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것이 좋다’, ‘혼자보다 여럿이 일하는 것에 더 보람과 흥미를 느낀다’ 등 30개 문항에 대해 ‘매우 긍정’부터 ‘매우 부정’까지 다섯 개 척도로 답해 귀농에 대한 적성, 귀농에 대한 의욕·동기, 귀농 사전 준비상황 등 적합도를 측정하게 된다. 점검 결과 120~150점을 받으면 귀농에 대한 적응력이나 의욕, 준비 정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며 75~119점은 귀농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나 적응 준비는 돼 있다고 판단된다. 30~74점을 받은 사람은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전원생활 적합도는 ‘나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도 잘 지낸다’, ‘나는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안다’, ‘나는 미래의 행복보다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편이다’ 등 50개 문항에 대해 ‘그렇다’, ‘그렇지 않다’ 등 4가지 척도로 답해 점수화한다. 측정 결과 150점 이상이면 전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으며, 130~149점은 전원생활을 하기에 무리는 없으나 교육 등 준비를 좀 더 해야 하며, 100~129점은 농촌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여야 적응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00점 이하면 전원생활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 국내산 소고기 소비량, 13년 만에 외국산 추월

    국내산 소고기 소비량, 13년 만에 외국산 추월

    국내산 소고기의 소비량이 13년 만에 미국·호주 등 외국산 소고기를 역전했다. 원산지 표시제 강화로 수입 소고기를 주로 쓰던 식당들이 국내산으로 대거 돌아선 가운데 구제역 파동 이후 수정된 소들이 올해 동시에 시판되면서 공급량도 늘었다. 하지만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농가들이 암소 수를 줄여 내년에는 소고기 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소고기 소비량은 23만 5700t으로 수입 소고기 소비량(23만 2000t)보다 3700t 많았다. 정부는 2000년(국내산 22만 3000t, 외국산 21만 4000t) 이후 13년 만에 국내산 소고기가 더 많이 팔릴 것을 확신했다. 2009년 국내산 소비량은 197만 7000t으로 외국산(197만 8000t)을 거의 따라잡았다. 하지만 2010년에는 외국산 24만 5100t, 국내산 18만 6200t으로 격차가 5만t 이상 벌어졌다. 2008년 한·미 소고기 협상 이후 2009년까지 광우병 파동으로 외국산 소비가 줄었지만 저가 공세로 2010년부터 외국산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외국산 소비량은 19.8% 줄었고 국내산은 8.9% 늘었다. 외국산 소비량 감소에 대해 정부는 식당의 원산지 표시제 강화를 이유로 꼽는다. 식당에서 메뉴에 원산지를 표기하자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생겼고, 국내산 소고기로 재료를 변경하는 곳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2010년 구제역 이후 농가들의 암소 수정(受精) 시기가 몰리면서 올해 2~3년생 소의 출하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가격도 떨어져 한우 불고기 100g의 올해 평균 가격은 3109원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축협과 한우 판매 촉진 할인행사를 연중 열었다. 올해 3만여두(약 4610t)가 20~50% 싸게 판매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수산물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명절 선물로 한우가 많이 팔린 것도 국내산이 선전한 이유”라면서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농가들이 어미 소를 줄이면서 내년에는 국내산 가격이 약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소 사육두수는 304만두로 지난해 같은 달(314만두)보다 줄어든 상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반값 홍삼’ 열풍에 떨떠름한 농가

    ‘반값 홍삼’ 열풍에 떨떠름한 농가

    “도시에서는 반값 홍삼이 열풍이라고요? 농가에서는 전혀 못 느낍니다. 인삼 가격은 되레 떨어졌는걸요.” 17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의 인삼밭에서 만난 전홍석(47)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 10월부터 시중가보다 절반가량 싼 9만 9000원짜리 6년근 홍삼정(240g)을 출시했다. 이틀 만에 동나고 1만명이 넘는 예약자가 줄을 섰다. 기존보다 인삼의 수요와 판로가 늘어나는 것이라 농가에도 좋은 소식일 것 같아 물었더니 정반대의 대답이 돌아왔다. 키우기가 까다로운 인삼의 재배비용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농가가 홍삼 제조업체에 파는 인삼의 수매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인삼농가에 따르면 인삼밭 3.3㎡당 평균 생산비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4만~6만원이다. 하지만 지난 9~11월 수확한 6년근 인삼은 지난해의 75% 수준밖에 안 되는 ㎏당 3만원대에 넘겨졌다. 인삼재배농가는 증가하고 불황으로 필수재가 아닌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소비는 줄어든 탓이다. 높은 소득을 보장하던 인삼농사의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다. 이마트는 19일부터 자체상표를 붙인 반값 홍삼정 판매를 재개한다. 이미 2만개가 팔렸는데, 고객 호응이 높아 내년 2월까지 추가로 4만 5000개를 더 공급할 예정이다. 반값 홍삼정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삼공사, 동원F&B, 대상 등 다른 홍삼 브랜드의 매출도 덩달아 74.5%나 상승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지켜본 인삼 농민들은 씁쓸한 반응이다. 인삼농사만 15년 지은 최우락(52)씨는 “대형마트는 인삼공사나 농협처럼 농가에서 삼을 사 가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인삼 생산량의 90%는 인삼공사와 농협이 7~8년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다. 농민들은 대형마트가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홍삼제품을 공급하고, 농가와 상생하려면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바이어가 농가에서 직접 수삼을 매입하고 홍삼정 생산시설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삼 브랜드 정관장을 운영하는 인삼공사는 반값 홍삼정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폭리를 취해 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관장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홍삼정(240g)의 가격은 19만 8000원이다. 인삼공사는 홍삼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철저한 품질관리로 생산된 고급(프리미엄) 제품을 깎아내리는 노이즈 마케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 8300억원 가운데 영업이익이 1300억원이었다”면서 “그러나 인삼농가의 경작지원금으로 연 3000억원을 지출하고, 홍삼 품질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에 200억원을 쓰는 등 재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보다는 고품질의 홍삼제품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 삼은 생산량과 가격 측면에서 국내산 인삼을 압도한다”면서 “이들과 차별화된 품질의 제품을 내세워야 국내 삼을 보호할 수 있고 중국 큰손 고객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음성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양이 최초로 길들인 것은 5300년 전 중국인”

    “고양이 최초로 길들인 것은 5300년 전 중국인”

    야생에 살던 고양이를 최초로 가축으로 만든 사람은 중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중국 산시성의 한 농가에서 발굴한 고양이 뼈등을 연구한 결과 애완묘로 키운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분석한 이 고양이의 나이는 약 5300년 전. 그간 인간의 오랜 반려동물로 사랑 받아온 고양이는 그러나 얼마나 오래 전 부터 ‘인간의 친구’가 됐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주류 연구결과는 약 4000년 전 이집트인들이 고양이를 길들여 이후 전세계로 수출했다는 것. 따라서 이번 연구팀의 결과는 기존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적어도 2마리 고양이에서 나온 8개의 뼈를 발굴했으며 당시 농부들이 먹이를 주고 길들인 흔적을 찾아냈다. 연구를 이끈 워싱턴 대학 피오나 마샬 박사는 “당시 농부들이 고양이를 키운 이유는 식량을 갉아먹는 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면서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사는 이번 연구의 한계도 짚었다.  마샬 박사는 “과거 야생 고양이와 집 고양이의 생물학적 데이터가 부족해 명확하게 야생인지 애완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면서 “우리 주장대로 당시 농부들이 고양이를 미처 길들이지 못했더라도 고양이가 인간과 가까이 살면서 공생했던 것 만큼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자료사진(포토리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700㎏ 소 탈출해 사람 공격 ‘아찔 사고’ 포착

    700㎏ 소 탈출해 사람 공격 ‘아찔 사고’ 포착

    트럭에서 탈출한 거대한 몸집의 소가 사람들을 공격해 다치게 하는 등 위협적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4일 중국 허페이시의 한 산간마을을 지나던 소 운반 트럭에서 소 한 마리가 뛰어내려 탈출했다. 몸무게가 700㎏에 육박하는 이 소는 곧장 인근 산으로 몸을 피했고, 사람들은 밤새 소를 찾아 산을 헤맸지만 허사였다. 다음날인 15일 아침 8시 경, 이 소는 탈출 장소에서 한참 떨어진 황무지에서 발견이 됐고, 이때부터 소와 사람간의 ‘기 싸움’이 시작됐다. 이 소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아선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했고, 결국 한 남성이 소의 뿔에 치여 중상을 입기도 했다. 소를 운반하던 운전기사 및 소수의 농가 사람들은 소와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고 부상위험이 커지자 경찰에 신고했고, 곧 경찰 역시 사나운 소와의 기 싸움에 투입됐다. 5시간 여가 흐른 오후 1시, 출동한 경찰은 이 소가 민가까지 도주하며 주민들에게 해를 끼칠 것을 우려해 총기를 사용, 소를 사살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공개된 사진은 현장에서 소를 끌어내던 젊은 남성이 소를 한쪽으로 몰다가 뿔에 치이는 아찔한 모습과 죽은 소를 끌어내는 경찰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논 3모작 시대/정기홍 논설위원

    우리의 숙원이던 쌀 자급을 이룬 통일벼는 조그마한 키로 인한 재배 과정의 뒷얘기가 여럿 전해진다. 통일벼의 키는 일반벼의 3분의2밖에 안 된다. 몸피는 작아도 아주 야무져서 일반벼와 달리 쓰러짐이 덜하고 병해충에도 강해 수확량이 기존 벼보다 30% 정도나 더 많았다. 작은 키 때문에 잃은 것도 있었다. 밥맛이 덜하다는 것과는 별개로 볏짚 또한 사료용과 연료용 외엔 별 쓸모가 없었다.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짜고, 초가지붕을 이을 때도 일반벼보다 물량이 많이 달렸다. 소의 여물로 쓰기에도 마땅찮았다. 밥맛이 떨어지는 통일벼의 볏짚이 소에겐들 뭐 그리 달랐을까. 통일벼는 1971년 ‘통일벼 박사’ 허문회 교수가 이끈 수원 농대(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돼 다음 해 농가에 보급됐다.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역에 잘 적응하는 인디카 품종과 온대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 자포니카 품종을 교잡한 것이다. 당시 통일벼는 ‘기적의 벼’로 불렸다. 하지만 보급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농가에서는 검증이 안 됐다며 재배를 기피했다. 통일벼가 보급되기 전에는 밥알에 윤기가 있고, 맛 또한 좋은 ‘아끼바레’(秋晴)란 일반벼 품종을 주로 심었다. 당시 두 품종의 품질 차를 빗대 정부미(통일벼)와 일반미(아끼바레)로 불리기도 했다. 여름 냉해가 심해 쭉정이가 많은 해의 다음 해에는 반대가 더욱 심했다. 열대품종 유전자를 지닌 통일벼는 냉해에 약하다. 면사무소와 농촌지도소 직원이 나와 통일벼를 심지 않은 못자리를 장화발로 짓밟는 사례도 있었다. 마침내 정부는 통일벼 수매가를 대폭 인상하면서 농민 달래기에 나선다. 1974∼1976년 연평균 벼수매가 인상률은 이전의 두 배 정도인 27%에 달했다. 하지만 영욕의 통일벼는 1991년 쌀 자급 달성과 함께 보급이 중단되면서 자취를 감춘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시아에서 가능한 ‘논 3모작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논에다 호밀(11~4월)과 조평벼(5~8월), 하파귀리(9~10월)를 이어 심어 3모작 재배에 성공했다. 1㏊당 연간 수익도 벼·보리 2모작 때보다 오히려 많다. 우리 논농사 역사에 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조생종인 조평벼는 일반벼와 비교해 맛 차이도 거의 없다고 한다. 오늘날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생산의 1차와 가공의 2차, 음식·숙박관광업의 3차산업을 합친 개념이다.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머잖아 또 다른 품종을 이용한 3모작도 가능해질 것이라니 가히 논농사의 무한 진화시대라 할 만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본상] 농업 한강민씨, ‘무농약 곰취’ 보급해 농가소득 끌어올려

    [본상] 농업 한강민씨, ‘무농약 곰취’ 보급해 농가소득 끌어올려

    농업에 뜻을 품고 한국농수산대에 진학해 식량작물학과를 졸업한 이후 친환경 농법과 유기농 재배를 지역 주민들에게 전수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강원 특산품인 ‘무농약 곰취’의 재배법을 보급해 연간 6000만원 수준으로 지역 농가 소득을 끌어올렸다. 내 고장 가꾸기 활동, 냉해 피해 복구에 참여해 지역 발전에도 공헌해 왔다.
  • [본상] 농업 노재률씨, ‘벼 공정육묘장’ 만들어 일손 부족 해결

    [본상] 농업 노재률씨, ‘벼 공정육묘장’ 만들어 일손 부족 해결

    부친의 뒤를 이어 벼농사 및 양파 농사로 연 매출 2억원을 올리고 있다. 특히 벼 공정육묘장(2310㎡) 건립을 통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에 도움을 줬다. 합천군4-H연합회 사무국장으로서 지역 내실을 다지고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회원들과 이웃사랑 나누기 및 봉사 활동에도 참여했다.
  • [특별상] 농업 김억종씨, 오미자맥주 등 신품목 개발에 공헌

    [특별상] 농업 김억종씨, 오미자맥주 등 신품목 개발에 공헌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 원예경영과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농업청소년 교육 활동(4-H)을 시작해 현재 경북 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과와 오미자를 재배해 꿀오미자차, 오미자맥주를 개발했고 현재 사과맥주 개발에 전념하는 등 신품목 개발로 농가 소득 향상에 앞장서며 연 소득 1억원을 달성했다. 강원도 수해,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복구에 직접 참여했고 독거노인 햅쌀 전달, 농가 일손 돕기, 농촌 폐비닐 수거 등 다양한 봉사 활동으로 농촌 사회에 기여해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 호주 농가서 집단 성학대 시달려온 어린이 12명 구조

    호주 농가서 집단 성학대 시달려온 어린이 12명 구조

    12명의 호주 어린이들이 외딴 농가에서 문명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성적학대에 시달리는 등 짐승 같은 삶을 살아오다가 발견됐다. 이들은 집단 성행위는 물론 근친상간에도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들이 발견된 곳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지역 산 속 외딴 농가로 이들의 연령대는 5세~15세였다. 경찰과 아동 보호사들 조사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들은 30여명의 어른들과 함께 공동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른들은 아이들의 삼촌·숙모들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서로 성관계를 맺는 등 근친상간을 통해 자손을 생산하는 엽기적인 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 역시 이런 집단 성행위에 강제적으로 동원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들은 청각·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조사관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 ‘근친상간’이 원인은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두 개의 이동식 트레일러, 헛간, 텐트 등에서 생활해왔고, 하수구 시설은 물론 화장실조차 없어서 굉장히 비위생적이었다. 아이들의 잠자리 공간은 전기톱, 전기배선, 각종 쓰레기들이 널려있었고 캥거루들이 와서 서식하는 등 굉장히 열악했다. 호주 가정 법원은 “아이들의 위생상태가 굉장히 불량했다”고 전하며 “한 여자 아이는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휴지가 뭔지조차 몰랐고, 심지어 칫솔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어눌하게 말을 했고,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과 눈을 잘 못 마주쳤다”고 덧붙였다. 호주 가정 법원은 해당 어른들에게 아이들 양육 자격이 없다고 판단, ‘주(주) 차원’에서 아이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하도록 명령했다. 사진=wikimedia commons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공로상] 농업 최세영씨, 농촌지도자로 청소년 육성에 앞장

    [공로상] 농업 최세영씨, 농촌지도자로 청소년 육성에 앞장

    지방농촌지도사로서 청소년 및 청년농업인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영농4-H회원 녹색 공업 기초과제사업 등을 주도했으며 시·군 영농4-H회장을 대상으로 지도력 배양 교육을 실시했다. 농업인 현장 애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썼다. 이를 위해 2009년에 6억 3000만원(21개 사업)의 국비를 확보한 바 있다. 경북농민사관학교 농촌여성 가공 창업과정을 통해 선도 농업인으로서 여성의 역할 제고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말엔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 ‘얼굴 있는 먹거리’ 로컬푸드의 식탁 혁명

    ‘얼굴 있는 먹거리’ 로컬푸드의 식탁 혁명

    현대인의 먹거리 대부분은 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다. 원산지는 명시돼 있어도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됐고 얼마나 멀리 이동해 식탁에 도착했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런 ‘얼굴을 가린 먹거리’가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수입 농산물의 저렴한 가격 뒤에 숨어 있는 해로운 물질들이 우리의 건강을 공격하고, 땅에 뿌린 약품과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가 환경을 병들게 하고 있다. 13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컬푸드’를 살펴본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물리적인 거리를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심리적 거리까지 가깝게 만든다. 누가, 언제, 어디서 재배했는지 알 수 있는 ‘얼굴 있는 먹거리’인 셈이다. 제작진은 로컬푸드가 처음으로 시작된 영국을 찾았다. 영국에서는 급식에서 지역 농산물을 사용할 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재배에 참여해 교육적 효과까지 거두는 높은 수준의 로컬푸드를 실현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 급식이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정크푸드 위주의 형편없는 식단이었지만, 2003년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의 적극적인 학교 급식 개선 프로젝트로 개혁을 이뤄 냈다. 건강한 먹거리와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로컬푸드로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울산에서 북구가 2011년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작한 이래 북구 20개와 동구 15개의 초등학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신선한 음식 재료가 매일 학교에 배달돼 아이들의 식탁에 올라간다. 농장과 식탁의 거리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농작물 자체의 안전성도 중요하다. 울산에서 10년째 친환경 농사를 지어 온 김인수씨는 호르몬이나 농약 대신 천적을 이용하고, 되도록 밭을 갈지 않으며 자연과 농산물의 자생력을 거름 삼아 농사를 짓는다. 김씨의 농작물은 매일 아이들의 학교 급식에 제공되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초등학생들이 작물을 직접 만져 보고 먹어 보며 체험하는 교육도 하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는 우리 아이들과 환경 모두를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노력과 그 결실이 담기는 학교 급식 식탁을 따라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번엔 동물원에서 ‘물개’ 탈출

    지난 9월 동물원에 처음 들어온 물개가 2개월새 두 번이나 탈출했다가 소방대원에 포획됐다. 8일 오전 3시 25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행인이 물개 한 마리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물개를 포획해 고양 쥬쥬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 테마동물원 쥬쥬 측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전날인 7일 오후 11시 36∼38분에 물개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개는 탈출한 지 4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25분 쯤 동물원에서 약 3km 떨어진 인도에서 발견됐다. 소방대원이 물개를 포획하는 데는 20분가량 걸렸다. 그러나 어떤 통로를 통해 동물원을 빠져나갔는지, 발견 장소까지 어느 경로로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탈출한 남방물개는 2년 3개월생 수컷으로 몸길이 약 50cm, 몸무게는 약 20kg이다. 먹이를 구할 때 물에 주로 들어가며 뭍에서도 오랜 시간 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개는 지난 9월 관람용으로, 우루과이에서 이곳 동물원으로 들어왔다. 지난 10월초 또 한 차례 탈출한 전력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물개는 당시 동물원 인근 농가에서 소방대원과 직원들의 수색끝에 발견됐다. 이 물개는 함께 지내던 다른 물개 2마리와 사이가 좋지 않아 지난 2일부터 혼자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동물원은 지난 10월 직원들이 바다코끼리, 악어 등을 조련하는 과정에서 동물을 때리거나 흉기로 위협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FTA와 농업 대책/오승호 논설위원

    관리들이 “여야가 따로 없어 좋다”고 했던 곳이 두 곳 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였다. 환경 또는 농업 정책은 여야 모두 우군(友軍)이라는 평(評)이 관리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환경부는 출범 초기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농촌 출신 국회의원들은 여야 구분 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2004년 초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의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도 했다. 한·칠레 FTA의 여진(餘震)은 컸다. FTA 체결로 ‘농어업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7년 동안 1조 2000억원의 지원 기금을 조성했다. FTA 발효(2004년 4월 1일) 2개월 뒤에는 FTA 추진 절차를 체계화한 ‘자유무역협정체결 절차규정’(대통령훈령)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FTA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할까. FTA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기세다. 한·호주 FTA 타결에 이어 중국·인도네시아·캐나다와의 협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뉴질랜드와는 내년 2월 공식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인도네시아와는 연내 타결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중국과 일본이 아세안, 싱가포르, 멕시코 등과 FTA를 체결해 시장을 선점하자 2004년 여러 나라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FTA로 타격을 받을 산업은 농업이다. 호주·뉴질랜드·캐나다는 축산 강국이다. FTA 체결로 특정 업종에 이익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전기전자 등 수출 효자 품목에 치우쳐 있는 것은 문제다.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하듯이 농업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한·일 FTA 협상이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한·일 관계 경색 요인도 있지만 농업이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이 농수산물 개방 범위를 매우 낮은 수준에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국내 농업계는 농업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기에 일본과의 FTA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농업 인구 감소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농가 인구 비율은 6.4%다. 일부에서는 5% 이내인 선진국 예를 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선진국들은 고품질 농산물 중심으로 농업을 정착시킨 반면 우리는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으로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이 따가운 눈총을 받는 산업이어선 안 된다. 잇단 FTA 추진이 농업에 미칠 파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과거와는 차별화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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