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논픽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학교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좋아해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특례법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음향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7
  • 日스가도 가족특혜 비리?...친동생, 대기업 낙하산 입사청탁 의혹

    日스가도 가족특혜 비리?...친동생, 대기업 낙하산 입사청탁 의혹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의 동생 스가 히데스케(69)가 약 20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JR동일본그룹에 ‘낙하산’으로 입사했으며, 이는 스가 총리와 JR동일본 간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가능했다고 시사월간지 문예춘추가 10일 보도했다.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으로 언론과 야권으로부터 추궁받고 있는 스가 총리에게 가족 관련 특혜라는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문예춘추는 이날 발간된 12월호에서 히데스케가 51세 나이에 파산한 후 JR동일본 자회사에 간부사원으로 입사한 의혹 등을 다룬 ‘스가 총리와 게이오대를 나온 동생의 JR 기득권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논픽션 작가 모리 이사오가 쓴 이 기사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오코노기 히코 사부로 전 통상산업상의 비서 시절부터 JR동일본(당시는 국영철도)와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특히 지난 5월 84세로 사망한 마쓰다 마사타케 전 회장을 비롯한 역대 사장들로부터 후원을 받아왔다. 그가 총리가 되고나서 정신없이 없이 바쁜 와중에도 JR동일본그룹 내 모임에 2차례나 참석한 것은 이런 인연 때문이라는 것이다. JR동일본 특혜 입사 의혹을 받고 있는 히데스케는 1974년 게이오대 상학부를 졸업했으며, 1989년 1월 히데제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때는 형인 스가 총리가 요코하마시의회 의원에 첫 당선되고나서 2년 정도가 지난 무렵이었다. 히데제과는 창업 직후부터 도쿄역 중앙개찰구 근처의 목좋은 자리에 가판대를 차리고 과자를 판매했다. 기사는 히데스케의 지인을 인용해 “도쿄역에 입점할 즈음 스가 총리가 자신의 후원자를 동생에게 소개해 상품 상담 등을 하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이런 도움에도 불구하고 히데제과는 사업 부진으로 도산, 히데스케는 2002년 10월 도쿄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히데스케는 6개월 정도가 지난 후 JR동일본의 자회사인 지바스테이션빌딩에 영업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2010년 이사가 돼 2017년까지 일했다. 지바스테이션빌딩은 가이힌마쿠하리 등 10개 역사를 운영하면서 연간 400억엔(약 4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우량기업이다. 히데스케가 5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지바스테이션빌딩에 입사한 것과 관련해 이 회사의 전직 임원은 “스가 총리와 JR동일본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는 “히데스케를 집으로 찾아가 히데제과가 도쿄역에서 점포를 개설한 경위와 지바스테이션빌딩 입사 과정 등에 대해서 묻자 그는 ‘형님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며 “스가 총리에게도 서면으로 취재를 신청했지만, 요청기한까지 회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잃어버린 이름에게(김이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묘사해 온 작가의 연작소설집. 중부지방 신도시에 거주하는 중년 여성들이 느끼는 소외와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다뤘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사회적 요구를 따른 후 서서히 낡아가는 몸과 마주하며 느끼는 좌절과 슬픔을 조망한다. 224쪽. 1만 3000원.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이경은 지음, 생각생각 펴냄) 생존기증자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논픽션 내러티브’ 기법으로 재현했다. 저자와 그의 남편은 수술 전 12시간 동안 의사 두 명과 가족들을 붙잡고 질문과 토론을 이어간다. 생존기증자들이 겪는 갈등, 의료진의 무심함, 기증후보자의 고심을 과소평가하는 말들이 치열하게 오간다. 172쪽. 1만 4900원.수술의 탄생(린치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책들 펴냄) 도살장이나 다름없던 수술실을 위생적인 의료 공간으로 바꾸고 소독법을 정착시킨 의사 조지프 리스터에 관한 저작. 150년 전만 해도 수술실에서의 감염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진통제와 마취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을 감수했다. 344쪽. 1만 8000원.태어난 게 범죄(트레버 노아 지음, 김준수 옮김, 부키 펴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코미디언이자 미국 정치 풍자 뉴스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의 자전적 에세이. 남아공에서 난한 생활과 계부의 학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인생 역정이 담겼다. 424쪽. 1만 6800원.경제학자의 인간 수업(홍훈 지음, 추수밭 펴냄) 애덤 스미스 이후 300여년간 경제학의 지배적인 인간형으로 구축된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다른 인간형을 제시하는 책.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근본 동기로 효용이나 노동을 넘어서는 가치들(행복, 자유, 윤리 등)을 내세운 책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한 경제학의 개념과 사상을 알려준다. 416쪽. 1만 8000원.요술봉과 분홍 제복(사이토 미나코 지음, 권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일본의 비평가가 써내려 간 대중매체 속 획일화된 여성 주인공의 실상. 여러 매체들에서 주인공은 ‘남초사회의 일원으로 선택받은 단 한 명의 여성’이라는 미명 아래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고정관념화된 여성상을 보여 주는 데 그친다. 380쪽. 1만 7000원.
  • 하루키는 일흔이 돼서야 아버지 흔적을 좇았다

    하루키는 일흔이 돼서야 아버지 흔적을 좇았다

    세계가 사랑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고양이를 버리다’(비채). 제목을 보면 하루키의 팬들은 단번에 갸우뚱할 것이다. 오랜 고양이 애호가인 그가 왜 저런 이야기를 할까. 책의 내용도 썩 하루키스럽지 않다. 그가 처음으로 밝힌 아버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버리다’는 하루키가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1917~2008)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이 100쪽도 안 되는 책에 간략하게 실려 있다. 하루키가 아버지를 그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화는,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유년의 기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하루키는 집 마당에 눌러 살던 암고양이를 버리러 아버지와 해변에 간다. 2㎞ 거리의 해변까지 가서 고양이를 버리고 왔는데, 집에 와 보니 고양이가 먼저 당도해 있다. 아버지는 어리둥절해하다 감탄하고, 마침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집 마당에 지천이던 고양이를 굳이 왜 버리러 갔는지는 하루키 기억에 없다.아버지는 하루키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일의 원인이나 과거를 함부로 물을 수 없는 사람. 하루키는 일흔이 넘어서야, 아버지 사후가 한참 지나 그의 흔적을 좇기 시작한다. 중일전쟁에 세 번 참전했던 아버지의 과거를 하루키가 쉽사리 들출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가 속한 부대가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희생된 난징 공략전에 관여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사를 통해 하루키는 아버지의 부대는 난징전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우한 부근까지 진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서) 우한(영상)을 봤을 때도 떠오르”(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듯, 아버지가 없는 지금도 하루키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재 진행형’ 역사다. 살아생전 하루키의 아버지는 국어 교사였고, 평생 하이쿠(일본의 단시) 창작에 열을 올렸다. ‘작가 하루키’의 삶과 연관성을 피할 수 없다. 하루키는 역사 수정주의가 만연한 세태 속에서 “일어난 일은 써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 속, 하루키의 소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300년 전 페스트가 주는 교훈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300년 전 페스트가 주는 교훈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중세 영국 런던의 문서·통계 등 연구 흑사병 인한 사망률·확산 속도 계산14세기엔 43일 걸려 환자 2배 됐지만 17세기엔 11일 만에… 유럽인 30% 사망인구 밀집·청결 문제로 병균 더 퍼져“기쁨에 들떠 있는 군중이 모르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저 쥐들을 또다시 흔들어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문학적 해석을 떠나 페스트라는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묘사 때문에 과학자 중에는 ‘감염병 관련 논픽션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카뮈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세기 초반까지도 페스트는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감염병이었다. 더이상 감염병이 인간을 괴롭힐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 21세기 세계는 ‘코로나19’에 1년 가까이 시달리고 있다. 질병 원인은 다르지만 과거 대유행했던 감염병을 분석해 현재는 물론 미래에 발생할 질병의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통계학자, 수학자, 역사학자, 진화유전학자로 구성된 ‘질병 고고학자’들이 나섰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수학·통계학과, 생물학과, 감염병연구소, 고고학과, 생화학과, 빅토리아대 수학·통계학과 연구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영국 런던에서 페스트가 대유행했던 14~17세기 300년 동안 작성된 개인 유언장, 교구 등록부, 사망신고서 등 인구통계와 역학자료를 분석,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과 확산 속도를 계산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0일자에 실렸다. 역사적으로 처음 기록된 페스트는 541년 동로마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으로 불리며 750년까지 약 200년 동안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을 휩쓴 뒤 갑자기 사라졌다. 연구팀은 600여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다시 나타나 유럽 인구 3분의1을 사라지게 만든 14~17세기 페스트 대유행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수천 건의 문서를 분석한 결과 페스트의 확산 속도가 14세기 때보다 17세기에 4배 이상 빨랐다는 것을 새로 밝혀냈다. 분석에 따르면 14세기에 발생한 페스트는 감염자 숫자가 두 배 늘어나는 데 43일이 걸렸는데 17세기에는 11일 만에 환자가 두 배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벤저민 볼커 맥매스터대 교수(생물수학)는 “현재 코로나19처럼 14~17세기 유럽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페스트의 확산 속도를 정확히 보여 주는 첫 연구”라며 “진화유전학적 측면에서 14세기와 17세기 페스트 원인균은 변이가 없었던 것으로 이번에 확인했는데 확산 속도가 이렇듯 차이를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연구팀은 페스트 감염 속도엔 인구밀도, 생활조건, 기온과 같은 환경조건 등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결과는 페스트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인과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은 감염병이 확산될 때는 이런 감염 조건들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청결 유지 같은 방역조치는 최선의 조치라고 연구팀은 입을 모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응용수학자 데이비드 언 맥매스터대 교수(전염병·진화학)는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 아카이브 기술을 활용하면 과거 전염병 확산 패턴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됐는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면서 “과거 전염병 전파 패턴을 분석하면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현대 전염병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하루키가 일흔 넘어 털어놓은 아버지 이야기

    하루키가 일흔 넘어 털어놓은 아버지 이야기

    세계가 사랑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고양이를 버리다’(비채). 제목을 보면 하루키의 팬들은 단번에 갸우뚱할 것이다. 오랜 고양이 애호가인 그가 왜 저런 이야기를 할까. 책의 내용도 썩 하루키스럽지 않다. 그가 처음으로 밝힌 아버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버리다’는 하루키가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1917~2008)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이 100쪽도 안 되는 책에 간략하게 실려 있다. 하루키가 아버지를 그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화는,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유년의 기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하루키는 집 마당에 눌러 살던 암고양이를 버리러 아버지와 해변에 간다. 2㎞ 거리의 해변까지 가서 고양이를 버리고 왔는데, 집에 와 보니 고양이가 먼저 당도해 있다. 아버지는 어리둥절해하다 감탄하고, 마침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집 마당에 지천이던 고양이를 굳이 왜 버리러 갔는지는 하루키 기억에 없다. 아버지는 하루키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일의 원인이나 과거를 함부로 물을 수 없는 사람. 하루키는 일흔이 넘어서야, 아버지 사후가 한참 지나 그의 흔적을 좇기 시작한다. 중일전쟁에 세 번 참전했던 아버지의 과거를 하루키가 쉽사리 들출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가 속한 부대가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희생된 난징 공략전에 관여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사를 통해 하루키는 아버지의 부대는 난징전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우한 부근까지 진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서) 우한(영상)을 봤을 때도 떠오르”(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듯, 아버지가 없는 지금도 하루키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재 진행형’ 역사다. 살아생전 하루키의 아버지는 국어 교사였고, 평생 하이쿠(일본의 단시) 창작에 열을 올렸다. ‘작가 하루키’의 삶과 연관성을 피할 수 없다. 하루키는 역사 수정주의가 만연한 세태 속에서 “일어난 일은 써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 속, 하루키의 소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마음의 발걸음(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반비 펴냄) 미국의 페미니스트이자 저술가,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이 청년기에 쓴 아일랜드 여행기. 모계 혈통으로 아일랜드 국적을 얻은 솔닛이 더블린과 킬라니 등 아일랜드 서해안을 따라 걸으며 역사·문학·정치를 엮어 낸다. ‘유럽의 제3세계’라 불렸던 곳에서 유럽 중심 세계사와 강단철학, 문학사의 정전들에 도전한다. 468쪽. 1만 9000원.어둠 속으로 사라진 골든 스테이트 킬러(미셸 맥나마라 지음, 유소영 옮김, 알마 펴냄) ‘미국판 화성 연쇄 살인사건’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을 다룬 논픽션. 작가이자 미제 사건 웹사이트 운영자인 저자는 사건을 추적하다 세상을 떠났고, 그가 남긴 방대한 자료와 원고를 남편과 동료들이 다듬어 출간했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뒤 다시 사건은 주목받고 마침내 범인이 체포됐다. 456쪽. 1만 8500원.활생(조지 몽비오 지음, 김산하 옮김, 위고 펴냄)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가 말하는 활생 운동의 패러다임. 활생은 야생 동식물의 보전과 복원을 말한다. 저자는 스코틀랜드, 슬로베니아, 브라질 등의 지역에서 이뤄지는 생태적 복원 사례를 통해 생명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사람들 삶의 지평을 확장하는 환경주의를 제시한다. 512쪽. 2만 3000원.이제, 시골(임경수 지음, 소일 펴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지역생활에 눈을 돌리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귀농·귀촌 가이드북. 마을교육 전문가인 저자는 애매한 귀농과 귀촌이라는 말 대신 ‘귀향’(歸鄕)이라는 단어를 소환, 자신에게 맞는 귀향 디자인을 권유한다. 디자인에 앞서 퍼머컬처(지속가능한 농촌생활 체계)의 원리를 익히도록 했다. 176쪽. 1만 3000원.이토록 놀라운 동물의 언어(에바 메이어르 지음, 김정은 옮김, 까치 펴냄) 동물의 언어를 분석한 저작. 생물학과 동물행동학의 경험적 연구, 그 외 철학의 다른 분야에서 얻은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동물의 언어를 탐구했다. 소리의 높낮이와 억양, 속도로 소통하는 까마귀, 인간과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놀이공원의 코끼리 등 다양한 사례를 들었다. 284쪽. 1만 6000원.호모 이밸루쿠스(김민주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코로나19 시대에도 건재한 각종 시험과 평가에 관한 진단. 공정이 최대 화두로 부각된 한국 사회에서 시험과 평가는 강력한 근거가 돼 경쟁우위의 지위와 자격 획득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평가지배사회’로 보고,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호모 이밸루쿠스’라고 지칭한다. 288쪽. 1만 6500원.
  • “픽션·논픽션 경계 넘어 서사 중심 새로운 문학장 열 것”

    “픽션·논픽션 경계 넘어 서사 중심 새로운 문학장 열 것”

    픽션·논픽션의 경계를 넘어 문학장을 더욱 넓히고자 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다산북스는 문학 계간지 에픽(EPIIC)을 창간하면서 픽션과 논픽션, 소설과 에세이, 순문학과 장르문학 간 장벽을 허물고 서사 중심의 새로운 문학장을 열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편집위원은 문지혁·임현·정지향 작가, 동네서점 고요서사의 차경희 대표다.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편집위원들은 “기존의 문학장으로부터 출발, 쓸 수 있는 글의 주제에 제약이 있는 전통 문예지와 자본이 부족해 지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안 문예지의 한계를 넘겠다”고 입을 모았다. 잡지 이름은 서사문학을 뜻하는 영단어 ‘에픽’(epic)에 모음 ‘i’를 하나 덧붙여 완성했다. “이야기, 서사란 하나의 나(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생겨난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호 커버스토리는 정 작가가 KU마음건강연구소 자살유족자조모임의 리더인 심명빈씨를 만나 기록한 논픽션이다. 이어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쓴 김민섭 작가가 ‘고스트 라이터’를, 이길보라 독립영화감독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해 썼다. 김혜진·이기호·정지돈·서장원 작가의 신작 단편과 이산화 작가의 SF 소설, 의외의사실 작가가 연재하는 그래픽 노블을 실었다. 논픽션과 픽션을 각 한 권씩 서로 연결해 소개하는 리뷰(‘1+1 리뷰’)와, 가상의 누군가를 만난 자리를 상상해 써 내려간 에세이 코너 ‘If I’ 등이 눈길을 끈다. 에픽의 주 관심사는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부각하는 문학의 한 형태인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다. 보고기사 또는 기록문학이라 불리는 르포르타주, 회고록·자서전 등을 뜻하는 메모어, 구술록 등을 포괄한다. 기존의 한국 문단에서는 문학 밖의 것으로 치부됐던 장르들이다. 문 작가는 “우리도 기존에 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호명한 적이 없었을 뿐”이라며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와서 에세이, 수필, 비문학 등으로 분류됐던 텍스트를 문학장 안으로 불러오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새 문예지 에픽 “픽션·논픽션 경계 넘어 서사 중심 문학장 만들 것”

    새 문예지 에픽 “픽션·논픽션 경계 넘어 서사 중심 문학장 만들 것”

    픽션·논픽션의 경계를 넘어 문학장을 더욱 넓히고자 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다산북스는 문학 계간지 에픽(EPIIC)을 창간하면서 픽션과 논픽션, 소설과 에세이, 순문학과 장르문학간 장벽을 허물고 서사 중심의 새로운 문학장을 열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편집위원은 문지혁·임현·정지향 소설가, 동네서점 고요서사의 차경희 대표다.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편집위원들은 “기존의 문학장으로부터 출발, 쓸 수 있는 글의 주제에 제약이 있는 전통 문예지와 자본이 부족해 지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안 문예지의 한계를 넘겠다”며 입을 모았다. 잡지 이름은 서사문학을 뜻하는 영단어 ‘에픽’(epic)에 모음 ‘i’를 하나 덧붙여 완성했다. “이야기, 서사란 하나의 나(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생겨난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호 커버스토리는 정지향 작가가 KU마음건강연구소 자살유족자조모임의 리더인 심명빈씨를 만나 기록한 논픽션이다. 이어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쓴 김민섭 작가가 ‘고스트 라이터’를, 이길보라 독립영화감독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해 썼다. 김혜진·이기호·정지돈·서장원 작가의 신작 단편과 이산화 작가의 SF 소설, 의외의사실 작가가 연재하는 그래픽 노블을 실었다. 논픽션과 픽션을 각 한 권씩 서로 연결해 소개하는 리뷰(‘1+1 리뷰’)와, 가상의 누군가를 만난 자리를 상상해 써내려간 에세이 코너 ‘If I’ 등이 눈길을 끈다. 에픽의 주 관심사는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부각하는 문학의 한 형태인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다. 보고기사 또는 기록문학이라 불리는 르포르타주, 회고록·자서전 등을 뜻하는 메모어, 구술록 등을 포괄한다. 기존의 한국 문단에서는 문학 밖의 것으로 치부됐던 장르들이다. 문 작가는 “우리도 기존에 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호명한 적이 없었을 뿐”이라며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와서 에세이, 수필, 비문학 등으로 분류됐던 텍스트를 문학장 안으로 불러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82년생 김지영’ 전미도서상 수상 불발… 유미리·최돈미 최종 후보

    [단독]‘82년생 김지영’ 전미도서상 수상 불발… 유미리·최돈미 최종 후보

    ‘82년생 김지영’의 전미도서상 수상이 불발됐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와 재미교포 시인 최돈미는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전미도서재단은 6일(현지시간)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유미리의 소설 ‘우에노역 공원 출구’는 번역 문학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독일 작가 안야 캄프만, 스웨덴의 요나스 한센 케미리, 콜롬비아의 필라 킨타나, 팔레스타인의 아다니아 시블리와 함께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도 번역가 제이미 챙과 지난달 발표된 이 부문 예심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탈락했다. 최돈미의 시집 ‘DMZ 콜로니’도 시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 앤서니 코디, 나탈리 디아즈 등의 시인 4명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소설 ‘우에노역 공원 출구’는 노숙자로 살다 죽은 뒤 우에노역 공원에서 떠도는 사내의 혼을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그려낸 작품이다. 유미리와 번역가 모건 가일스가 수상후보다. 시집 ‘DMZ 콜로니’는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했다. 번역가이기도 한 최돈미는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해 지난해 김혜순과 공동으로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을 받았다 전미도서상은 소설부터 논픽션, 시, 번역문학, 청소년 문학까지 모두 5개 부문을 시상하며, 수상작은 새달 18일에 발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추적단 불꽃 지음, 이봄 펴냄)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알린 대학생 취재팀 추적단 불꽃의 르포 에세이. 기자를 지망하던 대학생 둘은 스펙을 쌓기 위해 공모전을 준비하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끔찍한 범죄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 추적을 시작한다. 그 결과 n번방의 운영진이 검거되고, 대법원이 디지털 성범죄자들의 양형 기준을 높였지만 제2의 n번방은 여전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320쪽. 1만 7000원.위대한 여성 예술가들(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지음, 진주 K 가드너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지난 500년간 위대한 작품을 남긴 여성 예술가 400여명을 집대성한 저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미술사 책인 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초판에도 여성 미술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술사에 기록되는 예술가는 남성에 국한돼 왔다. 464쪽. 5만 8000원.저항하는 지성, 고야(박홍규 지음, 들녘 펴냄) 스페인의 역사를 화폭에 담은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를 조명했다. 전쟁의 참상, 사회의 악습 등 반체제적인 그림들을 수백점 그렸던 고야는 실제 50년 이상을 궁정에 충성한 어용화가였다. 노년에 이르러 눈과 귀가 멀었던 고야는 외부 세계와는 차단된 채 내면에 침잠, 참혹한 인간 현실의 단면을 드러냈다. 392쪽. 1만 5000원.두 개의 이름으로(야마구치 요시코·후지와라 사쿠야 지음, 장윤선 옮김, 소명출판 펴냄) 중국에서 태어난 일본인으로 만주를 점령한 일본의 선전영화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배우 리샹란의 자서전. 이후 베트남전쟁을 취재하고, 참의원 의원을 거쳐 환경청 정무차관까지 지낸 그는 일본의 국가 정책에 희생된 배우 리샹란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462쪽. 2만 8000원.읽는 직업(이은혜 지음, 마음산책 펴냄) 베테랑 인문 편집자가 기록한 책을 둘러싼 세계. 14년간 꾸준히 인문서 목록을 쌓아온 출판사 글항아리의 편집장인 저자가 오랜 시간 골몰해 온 출판과 편집에 관한 고민, 태도를 진솔하게 써내려갔다. 편집자의 일을 다양한 실사례를 들어 명료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232쪽. 1만 4500원.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다산책방 펴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논픽션 에세이.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보고 깊게 매료된 반스는 그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19세기의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는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당대 명성 높은 예술가들과 연결된 핵심 인물이자 운동가였다. 348쪽. 1만 8000원.
  • ‘82년생 김지영’ ‘우에노역 공원 출구’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예심 후보 올라

    ‘82년생 김지영’ ‘우에노역 공원 출구’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예심 후보 올라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 영미권 출판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23일 전미도서재단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가 영문판 번역가 제이미 장과 함께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예심 후보에 포함됐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 ‘우에노역 공원 출구’ 영문판도 예심 후보작 10종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재미교포 최돈미 시인은 시집 ‘DMZ 콜로니’로 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미도서상은 소설부터 논픽션, 시, 번역문학, 청소년 문학 5개 부문을 시상한다. 본선 진출작은 새달 6일, 수상작은 11월 18일에 발표한다. 한편, 황석영 작가의 소설 ‘해질 무렵’의 영문판(김소라 역)은 전미번역상 후보에 올랐다. 전미번역상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ALTA)에서 운영하는 번역문학 전문 문학상으로 올해 22회째다. 함께 전미번역상 후보가 된 김이듬 시인의 시집 ‘히스테리아’(제이크 레빈·서소은·최혜지 역)의 영문판은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후보로도 선정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남주·황석영·김이듬… 영미권 시장서 약진하는 한국 문학

    조남주·황석영·김이듬… 영미권 시장서 약진하는 한국 문학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 영미권 출판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23일 전미도서재단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가 영문판 번역가 제이미 장과 함께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예심 후보에 포함됐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 ‘우에노역 공원 출구’ 영문판도 예심 후보작 10종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재미교포 최돈미 시인은 시집 ‘DMZ 콜로니’로 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미도서상은 소설부터 논픽션, 시, 번역문학, 청소년 문학 5개 부문을 시상한다. 본선 진출작은 새달 6일, 수상작은 11월 18일에 발표한다.한편, 황석영 작가의 소설 ‘해질 무렵’의 영문판(김소라 역)은 전미번역상 후보에 올랐다. 전미번역상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ALTA)에서 운영하는 번역문학 전문 문학상으로 올해 22회째다. 함께 전미번역상 후보가 된 김이듬 시인의 시집 ‘히스테리아’(제이크 레빈·서소은·최혜지 역)의 영문판은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후보로도 선정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씨줄날줄] 日 극우 약진

    [씨줄날줄] 日 극우 약진

    지난 5일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67) 지사가 59.7%의 득표율로 압승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압도적 우세 속에 고이케 지사는 가두유세 없이 온라인 선거운동만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역 지사의 강점을 살려 매일 코로나 상황을 TV 브리핑한 게 유일한 선거운동이었다. 큰 실수 없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지사를 도쿄도민들이 갈아치울 이유는 없었다. 고이케의 이집트 카이로대학 졸업증서가 가짜라고 의혹을 제기한 베스트셀러 ‘여제(女帝) 고이케 유리코’라는 논픽션이 막판 변수였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선거 결과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따라서 관심은 등외 후보의 부침에 쏠렸다. 그중에서도 무려 17만 8785표를 획득해 5위를 한 극우 중의 극우 ‘일본제1당’의 당수인 사쿠라이 마코토(48)의 약진은 적지 않은 일본인에게 충격을 줬다.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도 출마했던 사쿠라이는 당시 11만 40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에 무려 6만표 이상 득표를 늘려 호사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사쿠라이는 혐한의 기수다. 2006년 재일한국·조선인의 특별영주권 폐지 등을 요구하는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을 만들었다. 각지에서 혐한 시위를 주도하고 차별을 조장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코로나19를 ‘우한 폐렴’, 중국인을 비하하는 의미의 ‘시나인’, 중국 정부를 ‘중공’이라 부르며 중국인 관광객 입국 거부나 배척을 호소했다. 극단적인 주장에 동조한 일본인들이 늘어난 것은 일본 침체에 따른 우경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극우 분열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평론가 후루야 쓰네히라는 “도쿄에서 극우 세력이 증가했다기보다 극우 내분으로 한층 과격한 사쿠라이에게 잠시 표가 몰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초극우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은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불만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도시부에서 일시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득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초극우의 약진 속에 야당의 지리멸렬도 눈에 띄었다. 야당 단일 후보를 내지 못하고 완패하자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아베 신조 총리 측이 ‘때는 지금’이라며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선거를 치러 연립정권이 지금의 의석만 확보해도 아베 총리의 재신임이 이뤄진다. 내년 9월에 끝나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다시 연장하는 시나리오가 가동될 수도 있다. 혐한 극우의 기세등등과 아베의 임기 연장 가능성 그 어느 것도 달갑지 않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이후 일본에서는 ‘자숙경찰’이라는 이름의 민간 자경단이 정부·자치단체의 방역수칙에 따르지 않는 사람과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경고와 위협 등 사적 통제를 가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법적 근거에 따라 경찰 등 공권력이 외출과 이동의 통제에 나섰던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아무런 권한도 갖지 않은 사람들이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남에게 강요하며 곳곳에서 살풍경을 연출해 냈다.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뚜렷해진 보수우경화 흐름과 맞물려 과거 국가주의를 연상시키는 자숙경찰의 횡포는 가뜩이나 가라앉은 일본 사회를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전쟁을 겪었던 세대 가운데 일부는 어릴 적 ‘국민정신총동원’과 ‘국민의용대’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금 일본에는 초유의 바이러스 위기에 편승해 등장한 과거의 망령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 가고 있다. #1. ‘빨리 가게 문 닫고 긴급사태 종료 때까지 집에서 얌전히 잠이나 주무세요. 다음에 또 (영업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지난 5월 13일 저녁 일본 오사카시 주오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이즈미 유히(34)는 이런 종이가 가게 입구 유리문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을 했다. 고이즈미는 아베 총리가 4월 7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에는 바로 휴업에 들어갔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보려고 월말에 영업을 재개했다. 그랬더니 자숙경찰의 협박장이 날아온 것이다. 고이즈미는 “미용실은 당국이 지정한 휴업 대상 업종이 아닌데도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기만의 도덕률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기후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서 자기 차에 싣고 가다가 봉변을 당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남자가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 창을 열자 그는 “아이치현에서 온 차량이네. 이렇게 (우리 지역으로) 놀러 오면 안 돼”라고 윽박질렀다. 자숙경찰이었다. A씨는 그에게 “아이치현에 살다가 2년 전 기후현으로 이사하면서 차 번호판을 바꾸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그럼 번호판을 빨리 바꿔라.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했다. A씨는 “그날 집으로 가면서 창문에 돌이라도 날아오는 건 아닐까 싶어 벌벌 떨면서 운전했다”고 말했다. #3. 일본에서 가장 큰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차이나타운의 여러 음식점에 지난 3월 중국인을 비방하는 우편물이 일제히 발송됐다. 발신자가 없는 봉투에는 빨간 글씨로 ‘중국인은 쓰레기다! 세균이다! 악마다! 빨리 일본을 떠나라!’라고 적힌 A4 용지가 들어 있었다. 당시 이곳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안 나온 상태였다. 상점가 관계자는 “생명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일부 일본인들의 밑바탕에 있는 차별적 감정을 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사태 발령이 이어지는 동안 자숙경찰들이 곳곳에서 행사한 ‘거짓 공권력’과 ‘거짓 정의’,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수십만, 수백만명의 코로나19 대량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며 ‘일본식 모델’을 자화자찬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나오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강제’가 아닌 ‘자제’, ‘명령’이 아닌 ‘요청’, ‘지시’가 아닌 ‘부탁’에 의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중국인 비방 우편물 발송도 다노 다이스케 고난대 교수(역사사회학)는 “권위에 대한 복종과 이단에 대한 배척을 통해 형성되는 공동체 구조야말로 파시즘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자숙경찰의 행동은 파시즘과 근본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고자이 도요코 불교대 교수(의학사)는 “정치가와 언론이 코로나19 감염방지 대책을 ‘바이러스와의 싸움’ 등 전쟁에 빗대면서 싸워야 할 상대도 싸울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적개심을 높였고, 이것이 지나친 상호 감시의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다.전체를 따라야 한다는 강박증이 커지면서 정부 방침을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5월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중학교는 정부가 가구당 2장씩 배포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의 착용을 학생들에게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학교 측은 등교 준비물 알림장에서 ‘아베노마스크 착용 확인’,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별도의 교실에 남는다’고 통보했다. 국가 정책인 만큼 좋든 싫든 무조건 따르라는 의미였다. 아베노마스크를 다른 곳에 기부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설치됐던 수집함이 ‘당초 마스크 배포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철거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는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마이너리티에 집중됐다. 도쿄의 최대 환락가 중 한 곳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코로나19 확산 취약 지역으로 지목돼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됐지만, 고급 음식점들은 영업을 해도 멀쩡했고 규모가 작은 음식점, 주점들이 자숙경찰의 타깃이 됐다. ●“정치가와 언론이 사람들 적개심 높여” 재일 한국인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두드러졌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조선초중급학교·유치부에는 지난 3월 이후 한동안 “여기가 싫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앞으로 가만두지 않겠다” 등 협박성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사이타마시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 등 어린이 관련 시설에 비축해 두었던 마스크를 나눠 주면서 조선학교는 제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선학교 측이 “마스크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조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항의하자 일부 일본인들이 헤이트 스피치로 반격했다. 당시 사이타마시의 한 공무원은 “조선인에게 마스크를 주면 다른 곳에 팔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모욕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는 당국의 대응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오사카부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친코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곳이니 사적인 제재를 당해도 싸다”고 당국이 공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TV프로그램에 나온 유명인사들은 거친 언사로 파친코점들을 비난하며 ‘공공의 적’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는 “자숙경찰이라는 현상이 이번에 비로소 처음 나타난 게 아니라 일본 사회에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등 추악한 부분이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日사회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수면 위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는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들이 어떤 대상을 찍어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는 것은 일본 역사에서 자주 나타난 현상이었다”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와테현 이시노마키시에서 “중국인들이 강도짓을 한다” 등 유언비어가 돌자 실제 도쿄에서 현지로 무기를 들고 달려간 우익단체의 사례를 들었다. 자숙경찰이 만들어 낸 현상이 과거 전시 체제의 ‘국민정신총동원’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정신총동원은 1937년 중일전쟁을 시작한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국민정신’을 요구하며 시작한 국가주의 캠페인이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사치는 적이다’, ‘석유 한 방울은 피 한 방울’ 등 구호를 내걸고 국민들에게 ‘멸사봉공’을 강요했다. 저명한 원로목사 다이라 오사무는 “전체와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엄하게 다그치는 현재의 분위기에서 국민정신총동원의 기치 아래 영혼의 자유 없이 무조건 국가에 따를 것만을 강요받았던 전쟁 때 기억이 떠오른다”며 “가치관이나 입장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그녀는 괴물인가’…日도쿄도지사 과거 폭로한 책 선풍적 인기

    ‘그녀는 괴물인가’…日도쿄도지사 과거 폭로한 책 선풍적 인기

    다음달 5일 치러질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이 확실시되는 고이케 유리코(68) 현 지사의 과거를 낱낱이 파헤친 ‘여제(女帝) 고이케 유리코’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평전(評傳) 형태의 책으로는 극히 이례적으로 발매 2주 만에 15만부 이상이 팔렸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문예춘추에서 발간된 이 책은 논픽션 작품으로는 기록적인 수준의 매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학력위조 의혹’ 등 고이케 지사로서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잔뜩 담긴 이 책이 도쿄도지사 선거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 책은 중견 논픽션작가 이시이 다에코(51)가 3년 반 정도 관련 인물 100명 이상을 취재해 집필한 것으로, 고이케 지사의 이집트 카이로대 유학 시절과 방송앵커에서 정치가로 변신한 이후의 행적 등에 대해 다양한 일화를 담고 있다. 책의 띠지에는 ‘구세주인가, 괴물인가. 그녀의 참모습’이라고 문구가 적혀 있다. 이미 5쇄까지 찍었지만, 인터넷 쇼핑 ‘아마존’ 등에는 매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문예춘추 관계자는 “정치가의 평전으로서뿐만 아니라 고이케라는 한 여성의 인생 사는 방법의 관점으로도 읽을 수 있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트위터에는 유명인사들의 추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경제평론가 가쓰마 가즈요는 “도쿄도지사 선거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읽고 판단하는 게 좋다”고, 작가 다케다 사테쓰는 “너무 재미있다. 도쿄에 사는 사람에게는 공포다. 거짓을 은폐하는 냉혹한 수법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출판계에서는 이 책의 발간 시점이 특히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도쿄도 지사 선거를 얼마 안 남긴 상태에서, 또 고이케 지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매일 TV 화면에 나오는 등 국민적 주목을 받게 되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다음달 선거와 맞물려 이 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고이케 지사의 카이로대 학력 위조 의혹. 작가 이시이는 과거 고이케 지사가 카이로에 도착했던 초기에 한 방에 살며 언니처럼 그를 돌봐준 일본인 여성을 인용, 고이케 지사가 카이로대 입학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랍어를 거의 공부하지 않고 일본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데 열중했으며, 당시 무역업체를 운영하며 이집트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던 아버지의 힘으로 카이로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사실 등을 폭로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3일 도쿄도의회에서 책의 내용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읽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책 등 도정에만 매진하고 있어 내용 하나하나를 확인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점점 커지는 고이케 도쿄도지사 학력위조 의혹 …검찰 고발까지

    점점 커지는 고이케 도쿄도지사 학력위조 의혹 …검찰 고발까지

    도지사 재선 출마 앞두고 의혹 재점화카이로대 졸업증서 진위 여부 다툴 듯다음달 5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고이케 유리코(68) 현 지사의 학력 위조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고이케가 자신의 주장처럼 정말로 이집트 카이로대를 졸업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논란은 전부터 있었지만, 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재점화됐다. 그의 과거 행적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 최근 출간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도쿄도민은 고이케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카이로대는 고이케의 졸업 사실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행적 담긴 책 출간… 의혹 재점화 고이케는 방송 앵커 등을 거쳐 1992년 일본신당 소속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뒤 2007년 자민당에서 첫 여성 방위상, 2010년 첫 여성 3역(총무회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2016년 아베 신조 총리와의 불화 끝에 자민당을 탈당해 치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됐다. 고이케는 ‘1976년 10월 이집트 카이로대 문학부 졸업’을 자신의 학력으로 밝혀왔지만, 여기에는 늘 ‘가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6년 한 민영방송은 “고이케가 공개한 카이로대 졸업증서는 가짜”라고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도 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고이케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딱 부러진 반박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완전한 형태의 카이로대 졸업증서 실물은 물론 성적표가 공개된 적도 없었다. 지난 3일 도쿄도의회 본회의에서도 학력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카이로대 졸업증서를 지금까지 줄곧 공개해 왔다”고만 했을 뿐 실물은 보여주지 못했다.이런 가운데 최근 유명 논픽션작가 이시이 다에코가 출간한 책 ‘여제(女帝) 고이케’가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시이는 과거 고이케가 카이로에 도착했던 초기에 한 방에 살며 언니처럼 그를 돌봐준 일본인 여성에 대한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체류 당시 행적을 상세히 전했다. 이에 따르면 고이케는 카이로대 입학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랍어를 거의 공부하지 않고 일본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데 열중했으며, 당시 무역업체를 운영하며 이집트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던 아버지의 힘으로 카이로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장담하곤 했다. 고이케의 학력위조 의혹과 관련해 도쿄도에 사는 한 남성은 지난 9일 그를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검사 출신인 고하라 노부오 변호사 등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고이케 지사가 학력을 위조해 선거 홍보물을 만들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항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카이로대학 “1976년 졸업” 공식 발표했지만… 이런 가운데 카이로대는 고이케를 비호하고 나섰다. 카이로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고이케가 1976년 카이로대 문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했음을 증명한다”며 학력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카이로대는 “졸업증서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대학과 졸업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고이케의 학력위조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 정도만 취해 온 카이로대가 성명까지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케와 한때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카이로대가 이 시점에 졸업 관련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수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했다는 주장만 하고 성적표 등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그렇지만, 대학이 굳이 성명을 내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이케는 다음달 선거에서 사실상 재선 고지에 ‘무혈입성’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주가를 한껏 높인 데다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 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해서다. 고이케에 맞설 만한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일단 첫 문장부터 써라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일단 첫 문장부터 써라

    글은 벽 같습니다. 글쓰기 전에는 항상 ‘저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한숨부터 나옵니다. 거의 매일 크고 작은 벽을 넘으면서 ‘내가 잘 넘는 걸까?’ 의구심이 듭니다. 그래서 글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오면 항상 챙겨 봅니다. 실력이 모자라니 책이라도 읽으면 좀 나아질까 이런 생각에서입니다. 몇십 년 동안 글을 쓴 백전노장들이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을 담은 신간 두 권이 눈에 띕니다. ‘네 번째 원고’(글항아리)는 논픽션의 대가로 유명한 존 맥피의 글쓰기 방법을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올해 90세인 그는 인물, 역사, 자연, 과학, 스포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무려 30권이 넘는 책을 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난 글을 예로 들어 글쓰기 발상과 구조, 집필과 퇴고, 교정·교열 방법을 책에서 알려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글 구조 짜는 방법을 알려주는 ‘구조’ 편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퇴고 과정과 방법을 설명한 ‘4번째 원고’ 편도 인상 깊었습니다.‘어느 노 언론인의 작문 노트’(지식노마드)는 2017년 87세로 운명한 일본 저널리스트 다쓰노 가즈오가 쓴 글쓰기 방법론입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1면 칼럼인 ‘천성인어’를 13년 동안 쓴 그는 글 쓰는 태도와 좋은 문장 만들기, 글감 만들기 등 모두 38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권력을 좇고 남을 음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척’해 봤자 곧 드러난다고 지적하고, 허세를 부리지 말고 어깨에 힘을 뺄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진 것을 다 쏟아내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라고 충고합니다. 두 대가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시작’입니다. 한 번에 멋진 글을 뽑아낼 생각을 버리고 우선 첫 문장이라도 쓴 다음 여러 차례에 걸쳐 고쳐 나가라고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활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모두 읽었지만, 안타깝게도 글쓰기 실력이 확 늘어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대가들도 글쓰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고백을 읽으니, 왠지 위안이 되긴 합니다. gjkim@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당신은 책을 씁니까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당신은 책을 씁니까

    ‘읽기’와 ‘쓰기’는 흔히 같은 자리에 놓이지만, 둘은 이승과 저승처럼 멀다. 누구나 읽지만, 쓰는 자는 한 줌도 안 된다. 읽는 사람은 고독할지언정 고통을 느끼진 않는다. 그들이 주로 갖는 감정은 열락이다. 반면 글을 쓰는 사람은 그 대가로 자신의 장기(臟氣)를 내놓기도 한다. 논문을 쓰면서 신장이 훼손돼 이식 수술을 받은 분, 못 자고 못 먹어 피골이 상접한 분을 봤다. 그래서 읽는 게 직업인 편집자는 늘 마주하는 저자에게 일종의 경외심을 품는다. 그들은 다른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육신을 좀먹으며 쓴 글들에 기대어 우리도 양서를 펴낸다는 자부심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런 욕망을 안고 출근하는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투고 원고의 검토다. 아침형 인간으로서 하루 중 머리가 가장 맑고 의욕이 최고조에 달한 시간에 읽는 게 원칙이다. 무명인 자들의 투고 원고는 피곤에 절었을 때 보면 별것 아닌 듯 느껴진다. 시니컬함과 비판의식, 체념과 현실에 대한 순응을 체화한 편집자는 교정 모드에 들어가면 지치고 늘어지면서 새 원고의 새로움을 보는 눈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침의 맑은 정신은 이 무명의 저자를 성공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현실은 늘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의욕을 꺾는 망치를 들고 나타나는 장본인 또한 이들 신예 저자다. 그들은 우리에게 양식을 가져다줘야 하는데, 인스턴트식품을 한아름 갖고 나타난다. 투고자들의 90%는 세상사에 너무 물들어 있는 것 같다. 리더십, 성공, 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법. 그들이 내민 이런 단어에 우리는 관심이 없다. 힐링, 욜로, 다독임. 이건 현시대에 가장 범람하는 상투어다. ‘소셜미디어로 성공적인 홍보를 하겠다’, ‘1만 권 판매 보장한다’는 말을 우리는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상투어로 촘촘히 짜인 그물을 편집자에게 던진다. 우리가 거기 걸려들까. 트렌드에 질린 우리는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편집자(독자)를 사로잡는가. 여백 있는 글을 쓰는 이들이다. 여백이 뭘까? 그건 쓰면서 버려진 수백 수천 장의 원고지와 나날들이다. 열 개 중에 하나 건져올린, 글의 정수만을 맛보고 싶은 게 독자다. 버려진 시간과 글들은 강물 속에 가라앉아 있어 영원히 떠오르지 못해도 상관없다. 수면 위에서 반짝거리는 존재들을 돕는 것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저자의 실패, 무기력함, 두려움을 느끼고 싶다. 두려움 없이 쓰인 글들은 매력이 적다. 어찌 보면 두려움이나 머뭇거림은 본문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각주와 같다. “자신 없다” “과연 책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보내온 글들은 더 잘 쓰인 원고일 가능성이 크다. 논픽션 작가 존 맥피는 “내가 쓰는 단어 하나하나가 모조리 자신 없고 내가 절대로 이걸 써내지 못할 것이며 내 글이 실패작이 될 게 빤히 보인다고 말하면, 당신은 작가임이 틀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건 편집자들의 경험상 여러 작가가 증명한 사실이다. 글 잘 쓰는 작가들은 말한다. “이걸 과연 누가 읽을까요? 대체 제 글의 어떤 면이 좋다는 건가요?” 달래고 얼러서 겨우 책을 펴내도록 설득하면 이를 읽은 독자는 만족을 표하는 반면 작가들은 끝내 자기 불만과 불안을 떨쳐내지 못한다. 기성의 쟁쟁한 필자들이 가득한 출판계에서 편집자들은 신예 저자가 나타나 자신들을 일상의 매너리즘과 필자 섭외의 치열한 경쟁에서 구해 주길 바란다. 우리는 자신의 글이 버려지더라도 과감히 “나는 죽어라 썼고 고생한 보람도 얻지 못했지만, 글쓰기 자체가 보상이었다”고 행간에서 말하는 그런 글을 만나고 싶다. 그런 글은 현실을 옭아맨 삶의 구성 요소들을 해체하거나 지속적인 저항으로 맞선 글일 가능성이 크다. 그가 사회적으로 어떤 타이틀을 달고 있든 관계없다. 그의 글이 긴장하고 삶과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 것이라면.
  • [책꽂이]

    [책꽂이]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 외 3인 지음, 봄날의책 펴냄)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고찰. 나이듦과 죽음을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의제화하는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이 기획했다. ‘시민으로서 돌보고 돌봄받기’, ‘보호자라는 자리’, ‘병자 클럽의 독서’, ‘젊고 아픈 사람의 시간’, ‘치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시간과 노니는 몸들의 이야기’ 등 6편을 담았다. 304쪽. 1만 5000원.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임헌영 지음, 소명출판 펴냄) 문학평론가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의 새 평론집.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장용학, 황석영 등 문학 작가들의 작품 중 ‘정치를 질타하는 문학’을 비평했다. 조정래의 ‘아리랑’을 비롯한 민족해방투쟁 소설들과 프롤레타리아 여류작가로서 항일 여성투사의 삶을 다룬 박화성에 대한 논고 등을 실었다. 519쪽. 2만 3000원. 실리콘 제국(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예담아카이브 펴냄) 실리콘밸리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문제점을 분석한 저작. 미래학자로서 글로벌 싱크탱크를 이끄는 저자는 기업 리더와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 학자, 언론인을 인터뷰해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장악 시도, 불투명한 자선사업, 우주 등 ‘미지 영역’에의 진출 등을 파헤친다. 392쪽. 1만 8000원.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곽재식 지음, 김영사 펴냄) SF, 과학 논픽션을 넘나드는 곽재식 작가의 신간. 세균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세균으로 환경문제나 범죄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지, 우주 개발에 세균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살펴본다. 380쪽. 1만 6800원. 잠자는 미녀들 1·2(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황금가지 펴냄) 여성만이 걸리는 수면병이 휩쓴 세계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 ‘공포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이 아들 오언 킹과 함께 썼다. 미국의 작은 소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갈등과 욕망,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벌어지는 고군분투를 그렸다. 각 612쪽, 568쪽. 세트 2만 6000원. 평양 상인 경성 탐방기(김희철 지음, 수류책방 펴냄) ‘북한개방 시 유망사업 업종별 아이템’이라는 부제가 붙은 투자 가이드북. 금융인 출신의 북한학 박사인 저자는 미래 통일시대와 그 전에 다가올 대북경제 제재 완화에 대비해 기업들의 대북 진출과 투자 러시를 파악,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업종들을 정리했다. 256쪽. 1만 4000원.
  • [따뜻한 세상] 보행 불편한 어르신 부축하는 소방관, 기다리는 시민

    [따뜻한 세상] 보행 불편한 어르신 부축하는 소방관, 기다리는 시민

    힘겹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르신과 동행하는 소방관과 그 상황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운전자들의 배려가 포착돼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5일 소방청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 순간! 소방관은 동행했고 시민은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논픽션 감동’이라는 제목의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왕복 4차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한 차량 블랙박스에 보행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하는 소방관들과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주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소방관과 시민들의 사려 깊은 모습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차량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얼마 후 이 영상을 한 시민이 소방청에 제보했고, 지난 5일 소방청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보행 신호가 끝나자마자 신호를 기다리던 소방차 조수석 앞뒤 문이 동시에 열린다. 차에서 내린 두 명의 소방관은 미처 길을 다 건너지 못한 어르신을 양쪽에서 부축해 안전하게 동행한다. 도로 위의 차들은 이들이 무사히 반대편으로 건너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해당 영상은 소방관들이 다시 차에 오르며 마무리된다.장복환 소방청 대변인실 디지털소통팀 주무관은 “제보하신 분이 청각장애를 가진 분이셔서 문자로 소통하며 제보 내용을 확인했다”며 “그분께서 제보 내용을 꼭 알렸으면 한다는 의지가 강하셨기에 영상을 소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주무관은 “어르신이 길을 안전하게 건너실 수 있도록 묵묵히 참아주고 기다려준 시민 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영상을 통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