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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潘, 친인척 비리 몰랐다면 무능”

    與 “국민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潘 측 “한점 의혹없이 해소되길” 법무부, 美 공조 요청에 논의 착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친동생 반기상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체포 요청과 관련, 여야는 앞다퉈 반 전 총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법무부는 미국 법무부의 공조 요청에 따라 관련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자국민에 대한 외국 기관의 체포 요구인 만큼 반씨의 혐의에 대한 양국 법률상의 차이점, 신병 확보의 법리적 근거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 고문을 지낸 반씨는 지난 10일 아들 반주현씨와 함께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2014년 베트남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동 관리에게 50만 달러(약 6억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씨 부자에게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온라인 금융사기, 문서위조, 신원 도용 등의 혐의도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미국 정부의 체포 요청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는 없으나, 보도된 대로 한·미 법무당국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엄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한 점 의혹 없이 해소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본인이 아닌 가족의 문제여서 반 전 총장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저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22일 “친인척 문제는 대통령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 문제만큼은 ‘내 일이 아니다’는 선 긋기로 일관할 게 아니라 명명백백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은 해명 요구를 넘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몰랐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무능을 인정하는 셈”이라면서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 하라는 옛 선인들의 충고를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강연재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친인척 부패비리 혐의는 국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日·中, ‘美 우선주의’ 초긴장

    일본 “센카쿠 통해 동맹 재확인”… 아베 조기 정상회담 ‘구애’ 중국, 무비판이 상책?… ‘갈등 커질까’ 언론까지 단신 보도 일본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안보·무역 등 전방위에 걸쳐 강한 어조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은 다음달 초 아베 신조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조기 정상회담 성사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22일 후지TV 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주요국 중에서도 빠른 단계에서 추진하고 싶다”면서 “정상회담에서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가 미국에 의한 방위의무를 정한 미·일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영토 분쟁 지역이다.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 지역에서의 연대를 확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동맹 기조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를 강조한 취임사에 비판을 쏟아부었다. 요미우리신문은 “가치관과 현실을 무시한 연설이며 국제 질서와 세계 경제의 앞날에 위험성이 우려되는 출범”이라면서 “미국 안팎에서 많은 사람이 불안에 휩싸였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세계 초강국 대통령의 취임 메시지가 자국 우선 및 내부 지향의 말을 연발한 데 대해 놀라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그 폐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대해 최대한 절제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보호주의가 우리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정반대의 행보를 예고했으나 이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논평도 전혀 없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보인 큰 갈등이 더 벌어지기를 원지 않는다는 뜻이란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면에 단신 기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6대 국정 목표를 제시했다는 내용만 간단하게 소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이 트럼프 비판 기사나 자극적인 시민 반응을 싣지 못하게 하고 정부가 검열한 취임식 장면만 보도하도록 했다”면서 “중국이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더 갈등을 빚어야 할지 등의 판단이 안 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동맹강화·대북공조·통상갈등… ‘3가지 난제’ 앞에 선 한국

    동맹강화·대북공조·통상갈등… ‘3가지 난제’ 앞에 선 한국

    트럼프 취임사 중 해외 미군 언급…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골자로 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미 관계는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 정부는 정상외교의 공백이라는 약점을 지닌 상태에서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공조 체제 유지, 또 통상 갈등 해결 등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협력의 고리마저 약해질 경우 우리 외교는 ‘속수무책’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동맹 강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우려한 대로 당장 한·미 동맹 자체가 와해되거나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 ‘햄버거 대화’가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이에 외교부는 트럼프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트럼프가)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더불어 동맹 강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논평을 냈다. 그러나 트럼프가 6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미국 우선 외교정책’을 명시한 것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지만 우리나라 국경은 지키지 않았다”며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동맹 안보 무임승차론’과 맥이 닿는다. 당장 내년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의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압박용이란 분석이 많지만 어쨌든 내년 협상이 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닐 것이란 점은 확실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군 당국은 미국의 MD와 한반도 사드 배치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사드를 MD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도 높게 밀어붙이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이어 갈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 북한이 예고한 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공조 체제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특히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한 트럼프 정부가 무력 대응을 주도할 경우 중국의 제재 동참이 계속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주도권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트럼프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한 데 이어 조현동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조 대사는 25일까지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정부 인사 및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는 또 다음달 중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인준이 끝나는 대로 윤병세 장관과의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음달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기춘·조윤선 구속에 국민의당 “‘사필귀정’…‘마부작침’ 각오로 수사해야”

    김기춘·조윤선 구속에 국민의당 “‘사필귀정’…‘마부작침’ 각오로 수사해야”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21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데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치공작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탄압한 김기춘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부역한 조윤선이 법의 심판을 목전에 두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검은 마부작침(어려운 상황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의 각오로 이 둘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지난 청문회에서 한 위증과 증거인멸은 물론 이들의 헌정 파괴, 국정농단 혐의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수석대변인은 “특검에게 요청한다. 국민이 특검을 응원하고 있다. 특검의 뒤에는 든든한 국민이 있다”며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파괴를 입증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교과서 금지법, 국회 교문위 통과…조희연 교육감 “기쁘고 감사”

    국정교과서 금지법, 국회 교문위 통과…조희연 교육감 “기쁘고 감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0일 ‘역사교과용 도서 다양성 보장에 대한 특별법’(국정교과서 금지법)을 의결했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환연 논평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법안 통과의 첫 단추가 채워진 데 대해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국회는 법안을 최종단계인 본회의를 통과시켜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금지하고 교육부가 현재 추진 중인 연구학교 지정 강행 또한 법적으로 무효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교재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국정 교과서 금지법의 통과”라며 “교문위 의결에 담긴 촛불 민심은 2월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에도 그대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지금이라도 국정교과서 강행 입장을 전향적으로 선회하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은 각 당의 합의를 통해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원만히 통과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獨·佛, 나토 집단안보 흔들려 전전긍긍 英, 브렉시트 이후 새 무역관계 큰 기대 러, 핵문제 충돌 불씨… 기대半 - 우려半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무용지물이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잘한 일”이라고 밝히자 유럽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러시아 위협에 공동 대처해 온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불확실한 미래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美 나토서 발 빼면 유럽 방위비 부담↑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등 잇단 유럽의 위기 속에서도 군사안보협의체인 나토를 기반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중 22개국이 나토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고립주의를 강화하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EU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예산으로 투입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은 외부의 공격을 받더라도 지켜주지 않겠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했다. 영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을 제외하고 대다수 유럽국가가 트럼프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이 계속되면 유럽의 방위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독일과 프랑스는 트럼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방적 난민 정책을 ‘재앙’에 비교하고 EU의 존재 가치를 노골적으로 폄훼한 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이후 서구 사회를 뒤흔들던 극우 포퓰리즘 열풍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재현되고 포퓰리즘이 유행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와해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르 피가로는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여론 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하지만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의회가 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나토 협력 강화를 천명하는 등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과 EU가 결국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란 핵 합의 관련 美 - 英 이견 드러내 미국과 ‘특수관계’를 자처하는 전통적 우방 영국도 트럼프에 대해서 마냥 우호적일 수는 없다. 트럼프는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과의 핵합의안이 최악이라며 대이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이란이 핵무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막은 합의였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정적이자 브렉시트 강경파인 마이클 고브 의원이 15일 트럼프의 더타임스 인터뷰를 주관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의 노선에 동조하는 영국 정치인에게 힘을 실어 주고 브렉시트 신중파인 메이를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존슨 장관은 트럼프가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해 현명한 결정이라고 논평하며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EU의 단일 시장 접근권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새로운 미·영 관계에 기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토가 적국으로 간주했던 러시아는 트럼프에 대해 크게 기대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선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치켜세우며 2014년 크림 반도 병합을 비롯한 러시아의 영향권을 인정하는 태도에 만족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 트럼프 성향에 러도 불안 하지만 러시아도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성향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트위터를 통해 명시적으로 핵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러시아와의 핵무기 군비 경쟁이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 15일에는 대 러시아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푸틴과 핵무기 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7일 “제재 해제와 엮어 무장해제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다소 이견을 보였다고 CBS가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미·러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핵을 비롯한 군비 통제 문제를 놓고 충돌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재인 ‘군복무 1년’ 주장에 정치권, ‘포퓰리즘’ 비판 한목소리

    문재인 ‘군복무 1년’ 주장에 정치권, ‘포퓰리즘’ 비판 한목소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군복무 1년까지 단축 가능’ 주장에 정치권이 17일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대담집에서 ‘복무 기간은 얼마까지 단축하는 게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참여정부 때 국방 계획은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거였다. 점차 단축돼오다가 이명박 정부 이후 21~24개월 선에서 멈춰버렸는데, 18개월까지는 물론이고 더 단축해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치권에서 제기된 내용에 대해 국방부가 일일이 답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병력감축과 관련된 문제는 안보 상황과 현역 자원 부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포퓰리즘’이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민주주의 선거에서 표를 전제하고 공약을 내는 것은 나라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당장 특정계층 각각을 대상으로 표를 의식하는 정책공약으로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민주주의 선거에서 후보는 정책의 방향과 가치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어떤 튼튼한 안보체계를 가질 것이냐를 두고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국방·안보에 대한 원칙을 이야기하면서 군 복무 기간 이야기도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표는 국방에 대한 의지가 있는 분인지 의심스럽다”며 “오로지 모든 관심이 대권에만 가 있다”고 비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군대를 없애자고 하자”며 “야권의 소위 대선주자들의 선거를 의식한 안보 포퓰리즘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현재 군 복무기간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개월로, 이재명 성남시장은 10개월로 줄이자고 한다”며 “이러다가는 아예 군대를 없애자고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문 전 대표를 “오로지 표만 의식해 나라의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무책임한 주장만 펼치고 있는, 청산돼야 할 ‘올드’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에 모병제 도입을 주장한 것도 있고, 2014년 ‘윤 일병 사건’ 때도 모병제를 언급했다”며 “하필 대선을 앞둔 지금 자신의 생각을 바꾼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반기문, 동생 유엔 특혜 의혹 해명” vs 潘 “사실무근”

    野 “반기문, 동생 유엔 특혜 의혹 해명” vs 潘 “사실무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동생 반기호씨가 유엔 특혜를 받아 외국에서 사업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야권이 17일 반 전 총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즉각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유엔을 대상으로 한 탐사보도 매체를 표방하는 ‘이너시티 프레스’의 유엔 출입기자는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반기호씨가 ‘미얀마 유엔대표단’이라는 직함을 달고 유엔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쟁지역인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동생이 유엔대표단의 한 명으로 미얀마에서 사업을 했다면 반 전 총장이 몰랐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자는 유엔한국대표부가 기호씨 관련 사건을 덮는 데 도움을 주려는 듯 보였다라고 말했다”면서 “반 전 총장에게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고, 더 크게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반 전 총장의 당당하고 솔직한 해명과 대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내변인도 “반 전 총장의 조카 사기사건에 이어 둘째 동생 반기호씨 의혹이 또 터졌다”면서 “반 전 총장은 입국하자마자 발 빠르게 대권 행보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박연차 23만불 수수설, 조카 사기사건, 아들의 특혜 입사 의혹 등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선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이번에 터진 둘째 동생 유엔 친인척 특혜 의혹마저 ‘몰랐다’고 넘어간다면 국민 무시와 오만, 독선으로 일관한 박근혜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현지 언론보도와 정부 페이스북 계정을 인용해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엔 대표단이 관여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유엔대표단이 왜 거기 있었고 누가 참석했으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즉각 부인했다. 반 전 총장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반기문 동생, 유엔 대표단 직함 달고 미얀마 사업’ 기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반씨가 유엔 직원 직함을 사용한 적이 없고, 광산업과도 관계없다. 허위 보도나 무차별적 인용 보도에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野 “법앞에 만인은 평등”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野 “법앞에 만인은 평등”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야권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법과 원칙을 중시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재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삼성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부당하게 사용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촛불민심은 특권과 반칙의 벽을 허물어달라는 것”이라며 “이제 법과 원칙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 책무가 법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이 점을 숙고해 구속영장을 발부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뇌물을 요구했고 삼성은 돈을 건네며 특권을 얻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과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 원내대변인은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새살이 돋지 않는다”며 “삼성은 말도 안 되는 경제위기론 조장으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수석대변인 직무대행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법과 질서가 원칙대로 구현되는 나라였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놀라울 것이 없다”며 “당연한 법적 처분을 대서특필하는 작금의 현실은, 재벌의 특권과 반칙이 얼마나 일상적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는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건 꼭 (기사로) 내주세요”라고 운을 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요즘 대북 전문가들과 북한의 개념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북한은 공산사회가 아닌 하나의 노예사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서 ▲정체성 부족 ▲통제시스템 약화 ▲정책 부재 등을 꼽은 뒤 “북한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는데, 이 싹을 토대로 앞으로 민중 봉기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경형 주필, 황성기 논설위원, 탈북민 출신 문경근 기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북한이 공산사회 아닌 노예사회라고 자각한 건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 말부터 스웨덴, 덴마크에서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 알면서 ‘정말 북한이라는 사회는 공산사회가 아닌 노예사회구나’라고 깨달았다. 세습통치와 공산주의는 엄연하게 다른 개념이다. 북한을 표현할 때 공산독재, 공산사회 등 공산이란 이 두 글자를 넣으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좌와 우로 갈라지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다. 북한이란 사회는 하나의 노예사회다. 노예사회란 관점에서 출발해야 결국 대북 정책도 정략적 차원을 벗어나서 통일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 →대남 외교에 있어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정일은 상당히 세련되고 은밀한 정책을 펼쳤다. 김정일 때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외피를 씌웠다. 당시 중국은 ‘핵개발을 하지 말아라,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그러면 김정일은 “우리는 핵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핵전쟁을 연습하니 방도를 찾아야 한다”며 공식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때는 외피를 벗어던지고 핵 정책을 공식·공개적으로 규정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김정일 때는 세련되고 깔끔했다면 김정은은 투박하게 나간다. 김정은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러시아를 투박하게 다룰 때가 많다. 말하자면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김정은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없다. 북한 사람 치고 김정은이 어디서 일하고, 집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다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북한에서 수십년 살았지만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차 타고 평양서 지나가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3가지만 말해 달라. -첫 번째는 정체성과 명분이다. 김정은은 백두혈통이라고 떠드는데, 정체성과 명분이 뚜렷하지 못하다. 두 번째는 북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통제 시스템이 날이 가면서 약해진다. 세 번째는 정책의 부재다. 변화되는 북한 내부 실상에 맞는 정책을 김정은이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제 시스템이 약화된 데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통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조직생활이다. 북한은 어린아이부터 늙은이까지 모두 정치 조직생활에 망라하고 통제한다. 이러한 운영이 점점 마비되고 있다. 북한은 매일 TV와 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세뇌 교육을 시킨다. 또 토요일마다 강당에 모아 놓고, 말하자면 종교인들이 예배당에 가는 것처럼, 강연을 열어 세뇌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지금 북한 사람치고 북한 당국이 이야기하는 정치사상을 귀 담아 듣는 사람은 없다. 다 앉아서 졸고 있다. →그래서 한류 문화도 막지 못하는 것인가. -북한은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하다. 북한 사람들은 비교되는 일이 없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TV를 보고 책을 읽어야 ‘비교개념’이 생기는데 이를 다 끊어 놨다. 그런데 정보 유입 차단 시스템이 지금 마비되고 있다.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통일부가 여론조사를 하면 한국 영화, 드라마를 못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유포하면 잡아서 총살하고 감옥에 보낸다. 최후의 수단을 쓰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본다. 인간의 속성 중 하나가 호기심 아닌가. 북한 당국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못 보게 하려고 공권력을 투입하는데, 공권력 통제가 점점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말(남한식 말투)을 쓰다 잡힐 경우 몇 달러를 주면 나올 수 있다. →통제 시스템 마비로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동요까지 가능하다고 보는가.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점점 당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사 역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 장마당에 가서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는 ‘메뚜기장’이 아닌 ‘진드기장’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메뚜기장은 허가를 받지 못한 장사꾼들이 길거리, 지하철 앞,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장사를 펴놓고 하다가 보안원이 나타나면 짐을 챙겨서 뛰는 것이다. 이러한 메뚜기장이 이제는 ‘나는 잡혀가더라도 여기서 물건을 팔겠다’는 진드기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 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권력도 손을 들었다. 경제적 문제부터 시작해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다. 이 반발하는 싹을 보면 민중 봉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오는 2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기습도발을 많이 한다. 도발을 예고하면 여론적으로 충격 효과가 작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2016년 신년사에서 핵실험을 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1월 6일 불의에 핵실험을 했다. 당시 세계 언론은 ‘올해는 조용히 지나가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핵실험을 타개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는 좀 다르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미제와 추종세력의 핵 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우리 눈앞에서 한·미 군사훈련 연습이 계속되는 한’ 등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한국 정부에 협상안을 먼저 던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월 20일 취임하면 제일 먼저 2~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정은은 ‘우리가 안을 제시했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부인하고 합동군사훈련을 했다’는 명분이 생긴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핵 실험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논리다.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으로 판단해 본다면 아마 2월 16일쯤, 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획하고 있다. 김정은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을 시험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로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50여㎏에 이른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위력인가. -만약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의 핵무기가 ‘협상용’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많은 양은 필요하지 않는다. 핵무기는 하나만 갖고 있으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북한은 지금 플루토늄 양으로 핵무기 10개를 생산할 지경까지 왔다. 북한으로서는 한국이라는 실체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핵무기로 한국을 잿더미로 만들어 놓자는 게 북한의 전략이다. →태 전 공사가 근무한 영국은 대표적인 금융·보험국가다. 이곳에서 불법 거래되는 김정은 비자금 규모는 얼마 정도인가. -런던 금융시장은 보험·재보험 중심이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런던 국제 보험시장에서 수천만 달러를 매해 벌어 왔다. 북한 식으로 표현한다면 ‘보험시장에서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하느냐. 북한에는 하나의 국영보험 회사가 있다. 한국처럼 여러 보험회사 간의 경쟁관계가 아니다. 또 북한은 노동당이 지도하는 사회다. 말하자면 사고를 조작하고, 이를 검증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다. 일단 다리나 공장 등 모든 하부구조를 국제보험·재보험에 가입시킨다. 그리고 사고가 나서 조사를 받게 되면 문건을 조작한다. 이런 식으로 한 해 수천만 달러씩 벌어 왔다. 하지만 올해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제재로 보험회사가 추방됐다. 런던 금융회사에서 수천만 달러씩 빼오던 돈줄이 잘렸다. 김정은의 비자금이 과연 영국 금융망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선 없다. →언제부터 영국 보험에 가입했고, 언제부터 끊겼는가. -198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진행됐다. 기본 자금줄이 끊기게 된 기본 원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지난해 5월 EU에서 독자 제재를 가하면서다. 영국으로부터는 5월에 공식적으로 구좌(계좌)를 강제 차압당했다. 이에 따라 북한 돈은 영국 은행에 다 묶여 있다. 북한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쫓겨난 것과 같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에 김정은의 이름을 올려 압박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정은은 자기 이름 세 글자가 들어갈까 봐 두려워하고 북한 외교관들도 이 세 글자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총출동돼 있다. 유엔 결의에 김정은이라고 이름만 박아 놓으면 앞으로 김정은이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로 가는 길이 막힌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범죄자를 두둔해 주는 꼴이다. 북한 사람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른다. 단 김정은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파급력이 있다. 북한 사람들은 재판에 가는 건 범죄자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을 재판으로 보낸다는 것은 김정은이 범죄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김정은이라는 세 글자가 꼭 유엔 결의에 담겨야 한다. “나는 육룡이 나르샤…아이들은 겨울연가·가을동화 봤다” →김정은이 스위스 생활을 할 때 가명으로 유럽을 여행하거나 기타 국가를 방문한 사례가 있는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2015년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했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철이 자유분방하다고 평가하는데. -김정철의 성격을 딱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말하는 것처럼 뒤에서 김정은을 보좌한다든지, 2인자 역할을 한다든지, 일정 직무와 영향력을 갖고 북한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한 주도의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감정은 무엇인가. -대다수 북한 사람은 한국 주도로 통일이 됐으면 한다. 평양시 엘리트층 사이에서 도는 농담이 있다. “빨리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이라는 농담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양시내 안에서 운행되던 버스가 정전이 됐다고 한다. 출근시간에 버스가 정전되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그때 버스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계속 정전되는 곳에서 살 바엔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떨결에 그런 말을 뱉어 놓고 보니 덜컥 무서웠던 것이다.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를 쳐다보자,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 하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게 살 바엔 미국이나 한국이 전쟁이라도 일으켜서 고통을 끝내줬으면 좋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이 농담은 평양에 있다가 온 탈북민들은 다 안다. 북한 사람들은 이제 70여년이 흘렀으니 지긋지긋해한다. 어떻게 되든지 빨리 때려치우고 살아보자는 공통된 심리가 있다. →통일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방도가 있다. 첫째로 김정은 정권을 군사적으로 붕괴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른 하나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법이다. 군사적인 방법보다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통일이 되길 바란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북한 주민들은 ‘한국은 발전된 나라다’, ‘한국은 정말 잘사는 나라다’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다 같은 민족인데 왜 우린 못사는가’, ‘우리도 한국처럼 잘살려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빨리 계몽시켜 그들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 역시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북한에 들어가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되찾아야 할 자유, 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허구성 등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 어느 한순간 북한 주민들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휘발유를 뿌려놔야 한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납치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납치된 사람들을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다. 정책적인 측면만 이야기하겠다.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 일본은 김정일에게 납치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인정하고 돌려보내주면 총리로서 책임지고 100억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북한도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북한은 100억 달러를 받을 줄 알았는데, 납치자들이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털어놓은 것이다. 일본 여론도 기울었다. 돈을 주기로 한 고이즈미 전 총리도 결국 김정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식을 바꿔야 한다. 100억 달러를 먼저 실어다 놓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뼈를 달라고 접근하면 애기가 달라질 것이다. →통일이 되면 핍박당했던 주민들은 가해자들에게 단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평양시에 가면 고위 간부들이 사는 주택이 따로 있다. 정전이 돼도 그곳에는 전기를 보내준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간부 계층을 향해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하는 운명’이라는 공동체 인식을 심기 위한 의도에서다. 간부들은 일반 주민들이 사는 옆 아파트는 새까맣고 자기 집만 불이 들어오면 일단 커튼을 친다. 주민들의 의식이 무서운 것이다. 이런 게 김정일, 김정은의 통치방식이다. 그런데 북한 사회를 뒤집으려면 이러한 엘리트층, 간부층이 돌아서지 않으면 어렵다. →주민들을 핍박한 간부층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소리인가. -산발적 민중봉기가 일어났을 때 고위 간부층은 ‘저걸 허용하면 나도 죽는다’는 인식 아래 탄압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나중에 한국으로부터 처벌을 받는다고 하면 통일은 더 요원해질 것이다. 그들을 김정은의 편에 떠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 간부층에 ‘앞으로 통일이 되고 나서 그동안의 일들을 무죄로 해줄테니 주민들의 손을 잡고 김정은을 엎어라’고 해야 한다. 통일이 됐을 때 북한 가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바로 정치적 보복이다. 이 사람들이 과연 나를 가만두겠느냐는 의식이 강하다. 한국 정부가 주도해 정치적 보복이 일어나지 않고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 주민들도 동의할지 의문이다. -정치적 보복 행위가 일어나면 반대 효과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 내가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북한 측은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또 ‘북에 있는 너의 형제와 가문들을 가만히 안 두겠다’고도 했다. 나 역시 통일이 된 다음 고향에 돌아가 형제들과 일가친척을 죽인 국가 고위부 사람들을 향해 보복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밤에도 ‘통일되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며 잠을 설친다. 탈북민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겠지만 개인이 당한 복수를 하겠다고 하면 또 다른 재난이 일어난다.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논평을 냈다. -처음에 북한은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는 사실조차 비밀에 부쳤다. 그러다 반 전 총장이 대선에 나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북한은 차기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은 다음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보수 진영에서 반 전 총장을 영입해 결속한다는 보도가 나도니 북한으로서는 우려되는 것이다. 진보가 집권하는 데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측면이다. →외교관으로서 반 전 총장을 평가한다면. -북한 외교관들은 내심 반 전 총장을 상당히 존경한다. 같은 한국인이고, 사무총장직을 연임하지 않았나. 같은 민족으로서 상당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 시절 김정일·김정은 정권을 심하게 규탄하지 않고 남북을 화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다. 때문에 반 전 총장에 대한 북한 외교관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가. -내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없다 단정하기엔 어렵다. 다만 북한이 화가 난 부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반대로 보수 정권이 집권했을 때가 ‘잃어버린 10년’이다. 북한은 진보 정권이 출범해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표류 중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의 실상을 전 세계에 폭로하고, 북한 인민들을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숭고한 위협이다. 국내 정당들도 정략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당과 정치인들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구원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 →외교관들도 해외 공관에서 일탈하는 경우가 많은가. -(잠시 침묵한 뒤) 저뿐만 아니라 탈북한 외교관들이 생각한 것보다 많다. 제가 공개석상에 나와 공개활동을 하니 저만 그런 걸로 안다. 알고 지내던 분들이 탈북한 사례는 언론에서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분들이 앞으로 저처럼 공개활동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개인적인 결심의 문제다. 그분들을 대표해서 제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분들에 대한 신변 문제도 걸려 있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 외교관들은 당장 오늘이라도 탈북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두고 온 자식들에 대한 연좌제 때문에 탈북을 결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즐겨 본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무엇인가. -아이들과 집사람이 보는 것과 제가 보는 콘텐츠는 다르다. 저는 ‘불멸의 이순신’, ‘대장금, ‘신돈’ 등을 주로 봤다. 최근에는 ‘육룡이나르샤’도 재미 있게 봤다. 아이들은 아무래도 ‘겨울연가’, ‘가을동화’, ‘풀하우스’ 등을 봤다. 2007년도에는 ‘하얀거탑’도 인기가 있었다. →북한 주민들로부터 어떤 태영호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한국에 온 것은 저 자신이나, 가족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을 하루빨리 노예에서 해방시키고 통일을 위해 한 몸 바치기 위해서다. 북한 주민들로부터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앞으로도 순간순간 안중근의 단지 정신으로 살고자 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태영호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현재까지 한국에 입국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으로 평가받는다. 태 전 공사는 고등중학교 재학 중 중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뒤 돌아와 5년제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서 외교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곧바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전담 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 예비생으로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다. 1993년 주덴마크 대사관, 1990년대 말 주스웨덴 대사관에서 근무한 태 전 공사는 유럽연합(EU) 담당 과장을 거쳐 10년쯤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파견됐다. 지난해 7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 장래 문제로 탈북을 결심했다.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부인 오혜선의 숙조부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이다.
  • 인명진 “대선 전 개헌”…潘 코드 맞추기, 추미애 “도덕성 의문”…검증 날 세우기

    바른정당 “潘 ‘정치 교체’ 선언 환영한다” 국민의당 “與 후보·野 후보인지 밝혀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이튿날인 13일 여야는 난타전을 주고받았다. 조기 대선과 그에 앞선 세력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력은 결국 공적 시스템 작동을 왜곡시킨다. 정치 혁신의 화두는 개헌”이라며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 차원의 개헌특위도 이날 출범시켰다. 전날 ‘정치 교체’를 화두로 제시한 반 전 총장과의 코드 맞추기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은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할 것”이라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시대적 과제인 개헌을 어렵게 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보수 노선 경쟁을 벌여 온 바른정당도 이날은 야권을 정조준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반 전 총장의 ‘정치 교체’ 선언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반 전 총장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옹졸한 정치”라고, 반 전 총장의 성과를 혹평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비하 정치도 바꿔야 할 정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반 전 총장에 대한 집중 견제와 더불어 ‘제3지대론’을 매개로 한 이탈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며 내부 단속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반 전 총장은 귀국 직전 동생과 조카가 뇌물죄로 기소된 상황”이라며 “다음 대통령도 도덕성에 의문이 있는 사람이 후보로 거론된다면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냐고 할 것 같다”고 혹독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의 정체성 문제를 우선 거론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은 여당 후보인지 야당 후보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갖가지 의혹에 대해 혹독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많은 문제점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저자세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尹외교, 아베 아바타냐…이면합의 의심” “10억엔 내가 요구…돈 내면 사죄한 것”

    “尹외교, 아베 아바타냐…이면합의 의심” “10억엔 내가 요구…돈 내면 사죄한 것”

    1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는 부산 ‘평화의 소녀상’ 논란과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국제관행에 맞지 않는다”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야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변인이냐”고 비판했다. 이날 보고에서 윤 장관은 소녀상 설치와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본은 비엔나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라면서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 조형물 설치는 국제관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비엔나협약 제22조에는 ‘어떠한 손해에 대해서도 공관 지역을 보호하며, 공관의 안녕을 교란시키거나 품위를 손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책무를 갖는다’고 규정돼 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해 왔는데 윤 장관이 같은 논리를 펴면서 일본 정부를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장관은 아베 총리의 아바타냐”며 “내용만 보면 영락없는 아베 총리의 말”이라고 꼬집었다. 윤 장관은 또 “과거 한·일 관계를 모두 살펴보면 12·28 합의에서 받아 낸 것 이상으로 받은 적이 있었느냐”며 “주어진 제약 아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어느 정도 위로해 드리고 상처를 치유한 것은 굉장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윤 장관은 ‘10억엔을 우리가 달라고 했느냐, 일본이 주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협상 과정에서 출연금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었다”며 “돈이 나와야만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 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일본 언론에서는 10억엔을 보이스피싱당했다는 얘기가 쏟아지고 있는데 정부는 점잖은 얘기만 하고 있으니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日 정치인 도 넘는 망언 자제해야

    일본 정치인의 연이은 막말식 발언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부산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염치없는 발언을 하더니 이번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각의(국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과 관련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빌려준 돈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며 “스와프 따위도 지켜지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대한민국이 빌린 돈도 갚지 않는 신용 없는 국가라고 지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국가의 존엄을 무시한 모욕적 언사다. 국교를 맺은 이웃 나라에 대해 일국의 정치인이자 각료로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재무상을 겸하고 있는 아소 부총리가 통화 스와프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도록 하는 계약으로 상호 외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가 간에 돈을 빌려주고 받는 차관과는 개념이 다름에도 아소 부총리는 ‘빌려준 돈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몰상식적 발언을 한 것이다. 아베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부총리의 상식 이하 행동과 발언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2013년 4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당시 우리 정부가 항의 표시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을 취소시켰다. 그해 6월엔 도쿄대 강연에서 일제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한 것이 시발이었다”고 후안무치한 주장도 폈다. 외교부 대응도 문제다. 최근 일본 정부의 뻔뻔하고 강압적인 조치에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원론적 논평만 했다. 이번에도 고작 “부적절한 발언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정도의 반박만 했다. 한·일 관계를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잇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서는 너무도 안이한 저자세다. 일본이 한국과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면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이 순서다. 지금처럼 국민의 감정을 격앙시키는 망언은 결코 양국 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동생·조카 뉴욕서 뇌물 혐의로 기소…반기문 측 반응은?

    동생·조카 뉴욕서 뇌물 혐의로 기소…반기문 측 반응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미국 뉴욕 현지 법원에서 뇌물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11일 “총장님도 보도를 보고 알게 됐다. 전혀 아는 바 없었을 것이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 자리를 갖고 “현재로선 반 전 총장의 입장을 논평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문제가 아마 2015년쯤에도 국내 언론에 보도됐던 것 같고 그때 비슷한 입장을 밝힌 적도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에서도 수사 중이니까 적절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후속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 사법당국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베트남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 복합빌딩인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중동의 한 관리에게 50만 달러(6억 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철수 “文 이길 이유 100가지도 넘어”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10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선 맞대결에서 “내가 반드시 이긴다. 내가 이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100가지도 넘는다”고 자신감을 최대치로 부각시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도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면서 “이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와 정권 연장 간의 대결”이라면서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당은 바로 우리 국민의당과 민주당뿐”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역사적으로 스스로의 힘을 믿지 않고 연대를 구걸한 정당이 승리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가진 힘을 믿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정권 교체와 구체제 청산의 역사적 임무를 완수하자”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에 맞서 ‘자강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한편 같은 당 김경록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 김 전 대표는 당장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정계 은퇴하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김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씨나 안철수씨의 경우는 2012년에 살고 있다. 당시 지지도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같은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대표가 신이 나서 평가놀이에 돌입한 걸 보니 드디어 대선 철이 왔나 보다”라고 비판한 뒤 “장기판 옆에서 구경이라도 하게 끼워달라고 칭얼대는 천덕꾸러기가 따로 없다”고 혹평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도 넘은 日에 우회 경고… 野에도 ‘자제 메시지’

    도 넘은 日에 우회 경고… 野에도 ‘자제 메시지’

    ‘주어’ 빠진 발언… 해석 분분 일각선 ‘권한대행 한계’ 관측 민주 “日 망언 쏟아내는데… 黃대행 차라리 가만히 있어라”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상황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는 게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0일 국무회의에서 꺼낸 이 발언은 누구를 향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주어’를 빠트린 채 모호하게 말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황 권한대행의 언급이 있은 직후 일본을 겨냥한 것인지, 국내 야권을 향한 것인지 해석이 분분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인 만큼 위안부 합의 문제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현상유지만 하다가 다음 정권으로 넘기려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드러난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31일 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미국 행정부 교체기라는 점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등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을 노리고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주한 일본대사와 부산총영사를 일시 귀국 조치하고,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시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NHK를 통해 “10억엔을 냈으니 한국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여론도 악화돼 왔다. 일본의 고강도 압박에 저자세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0억엔에 대해 “국민이 굴욕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돈”이라며 “예비비라도 편성할 테니 10억엔을 돌려주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에 정면 대응하자니 권한대행 체제로서 한계가 있고, 무대응으로 일관하자니 국내에서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황 권한대행 입장에선 국내외적으로 문제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특정 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우회적으로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소녀상에 대해 “정부와 해당 지자체, 시민단체 등 관련 당사자들이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행을 고려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교훈으로 기억하기에 적절한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언행 자제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성토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망언을 쏟아 내고 있는 일본 정부에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 우리 국민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라면서 “돈 10억엔에 보이스피싱 운운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일본 정부에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황 권한대행은 차라리 가만히 계시라”고 일갈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소녀상 철거가 합의사항인 것처럼 발언…아베, 美 정권교체기 맞춰 ‘치졸한 외교’

    지지층 결집… 한국에 책임 전가 여야 “아베, 한·일관계 정치 이용” 일본 정부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예상 외의 초강수를 두고 있다. 한국의 약속 위반을 강조하는 국내외적인 발신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적 계산 아래 취해진 강수다. 지난해 말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반환 협상에서 실패해 국민을 허탈하게 한 아베 신조 총리 등 집권세력이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빌미로 보수층 결집을 노린 대외 강경책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한국의 탄핵 정국 속에서 외교 사령탑이 흔들리고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정권의 임기 등 정권 교체로 미국 정부가 한·일 간의 조정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미국의 상황도 작용했다. 아베 총리는 8일 방영된 NHK ‘일요토론’에서 부산뿐 아니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가 한·일 간 합의 내용인 듯한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일 정부 간 합의를 역행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며 소녀상 설치와 유지가 합의 위반이라는 취지로 국제적인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바이든 부통령과의 통화 직후 대사 및 총영사 소환, 한·일 통화스와핑 협상 중단, 한·일 고위 경제당국자 간 회담 취소 등도 결정해 밀어붙였다. 바이든 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미국에 강경조치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시키고 한국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로 몰아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국가 신용문제까지 걸고 나오면서 한국이 당초 소녀상을 철거하기로 약속한 듯한 분위기를 부각시켰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아베 총리 등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면 합의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말까지 돌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한·일 합의 뒤 소녀상 철거가 의무사항이 아니며 이면 합의는 없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수세적인 정부의 태도가 불필요한 억측을 만들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재작년에 합의한 취지를 존중하면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가 한국의 성의를 요구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논평을 통해 “아베 총리가 총리직을 위해 한·일관계 현안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도 “한·일 정부가 소녀상 문제를 두고 이면 합의를 했다는 확증 같아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민주당 “외교부 반기문 귀국행사 지원, 불법적 대선개입” 비판

    민주당 “외교부 반기문 귀국행사 지원, 불법적 대선개입”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7일 외교부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환영 행사 지원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외교부의 불법적 대선개입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진우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외교부는 정신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대놓고 위반할 셈인가”라며 “반 전 총장은 이미 전직 유엔사무총장을 넘어 대선주자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적 행위일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정부가 대놓고 지원하겠다고 공식발표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반 전 총장의 귀국환영 행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정 부대변인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제기구 대표, 즉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예우나 지원과 관련한 아무런 특별한 규정이 없다”면서 “외교부는 도대체 어떤 법적 근거에 따라 반 전 총장을 지원하겠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외교 차원에 국한한다는 것도 가당찮다”며 “전직 유엔 사무총장인 자국 대선 후보의 국내일정을 지원하는 것이 무슨 외교차원이냐”고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매국적인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무대책, 칠레 주재 외교관의 성추행 등 도대체 우리나라 외교부가 무엇을 하는지 존재 가치를 알 수 없는 판국”이라며 “대권주자에 대한 불법적 지원의사를 공공연히 밝히는 것이 우리나라 외교부의 실태”라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 스토리] “이게 정부냐” 대륙 뒤덮은 ‘스모그 분노’

    中 당국 “괜찮다”… 대책 호소 글 삭제 삶의 질 눈 뜬 중산층 늘어 “내 아이 죽을지도 모른다” 분노 폭발 “통치력 의심… 변혁 촉발할 수도”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세 엄마의 선택’이란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이 스모그에 대처하는 엄마 셋을 인터뷰했다. 한 엄마는 이민을 가겠다고 했고, 다른 엄마는 집 주변에 스모그 방어막을 치겠다고 했다. 마지막 한 엄마는 “동네 아줌마들과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엄마는 구체적인 ‘행동’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댓글로 호응했다. 엄마들의 ‘행동’ 주장에 놀란 검열 당국은 해당 글을 서둘러 삭제했다. 하지만 검열은 또 다른 분노를 낳았다.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금 “이게 정부냐”는 비판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 스모그는 따뜻한 물에 개구리를 넣어 삶아 죽이는 것과 같다”면서 “스모그의 주범인 국유기업은 처벌받지 않는데 왜 서민들은 비싼 공기정화기를 사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개혁개방 30년의 성과로 후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면 나는 그런 ‘위대한 성과’에 죽어도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스모그를 생활의 일부로 여겨 온 중국인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한 원인은 대략 세 가지다. 이번 겨울 스모그가 유례없이 심각하다는 점, 삶의 질을 추구하는 중산층이 늘어났다는 점, 정부의 스모그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중층적으로 작용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6일 “내 아이가 스모그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당장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각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중산층의 저항은 공산당의 통치력에 의구심을 증폭시켜 정치적·사회적 변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스모그는 상상 그 이상이다. 베이징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나흘 동안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500㎍/㎥에 육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비만 넘기면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12월 30일부터 다시 시작된 농도 200~500㎍/㎥의 스모그가 8일째 계속되고 있다. 기상국은 8일쯤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지만, 시민들은 믿지 못한다. 기상국과 환경보호부가 지난 여드레 동안 “이틀 뒤면 괜찮다”고 했다가 스모그 경보를 슬그머니 연장하기를 세 차례나 거듭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인민일보는 이날 “우리가 일군 경제 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폭력적인 언행은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13억 인민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야 스모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논평은 “또 인민 탓이냐”는 아우성에 순식간에 묻혔다. 대기오염 공장에 대한 단속에 나선 환경보호부장을 향해 “쇼 그만하라”고 외치는 게 지금 중국의 민심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부 ‘부산 소녀상’ 日 항의 조치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정부 ‘부산 소녀상’ 日 항의 조치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부산에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 일을 놓고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 등을 임시 귀국시키는 등의 조치를 하자 우리나라 정부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정부는 양국 간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양국 정부 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면서 “(주한 일본 대사와 부산 총영사 귀국 조치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로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한·일 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현재 양국 간 진행 중인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하고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에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그러자 관할 구청인 부산 동구청이 행정대집행으로 소녀상을 강제 철거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동구청은 지난달 30일 압수한 소녀상을 돌려주고 일본 영사관 앞 설치를 허용했다. 전국에서 일본 공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에 이어 두 번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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