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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상 가장 오래된 올챙이 어떻게 생겼을까 [달콤한 사이언스]

    지구상 가장 오래된 올챙이 어떻게 생겼을까 [달콤한 사이언스]

    과거 초등학교나 중학교 과학 시간에 해부 실험동물로 많이 쓰였던 것이 개구리였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10~20년 전까지만 해도 개구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처럼 ‘개구리가 먼저일까, 올챙이가 먼저 일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개구리나 올챙이는 언제 처음 지구상에 등장했을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마이모니데스대, 부에노스아이레스 자연과학 박물관, 영국 버밍엄대 지리·지구·환경과학부, 중국 척추동물 고생물학·고인류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1억 6100만년 전 올챙이 화석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올챙이라고 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개구리와 두꺼비의 진화를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과학 저널 ‘네이처’ 10월 31일 자에 실렸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꼬리가 없는 양서류를 뜻하는 ‘무미목’(無尾目)에 속한다. 무미목은 개구리목으로도 분류하는데,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 등이 포함된다. 개구리는 수생 올챙이 유충이 성체 형태로 변하는 두 단계의 생애 주기를 특징으로 한다. 개구리는 중생대 첫 번째 시기인 트라이아스기에 등장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성체 개구리는 후기 트라이아스기(약 2억 1700만년~2억 1300만년)까지 화석 기록이 발견되지만, 올챙이는 중생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약 1억 45000 만 년 전)에나 등장한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 중생대 쥐라기(약 1억 6800만~1억 6100만년 전) 지층에서 잘 보존된 올챙이 화석을 발견했다.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Notobatrachus degiustoi)로 명명된 올챙이 화석에서는 머리, 몸통 대부분, 일부 꼬리까지 보이며, 눈, 신경, 앞다리까지 확인됐다. 이는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변태 후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의미한다. 길이가 거의 1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소개구리의 올챙이는 길이가 15㎝에 이르지만, 보통 올챙이는 3㎝ 안팎으로 데기우스토이는 5배 더 크다. 같은 화석층에서 발견된 개구리의 몸집도 현대 개구리와 비교하면 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마리아나 쿨리버 마이모니데스대 박사(양서류 형태학)는 “이번 발견된 화석을 통해 개구리의 두 단계 변태는 개구리가 약 1억 6100만 년 전 중생대에 이미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라며 “개구리뿐만 아니라 양서류 전체의 발달 진화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 이민석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한강버스 관련 증인채택 불발 유감’ 관련, 불필요한 정치공세 멈춰야”

    이민석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한강버스 관련 증인채택 불발 유감’ 관련, 불필요한 정치공세 멈춰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이민석 부위원장(국민의힘·마포1)은 주택공간위원회 서준오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노원4),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2), 박승진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3)이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출석을 요청한 건과 관련, 상임위 소관이 아닌 사안에 대해증인출석을 요청하는 것은 불필요한 정치공세이므로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증인출석 요청 배경은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와 최초 실시협약을 맺은 ㈜이크루즈, SH와 이크루즈가 공동출자해 설립된 ㈜한강버스, 선박건조를 담당하는 ㈜은성중공업 및 ㈜가덕중공업, 선박의 전기추진체 공급을 맡은 ㈜카네비모빌리티 등 관련 회사대표 5인에게 한강버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 등을 묻고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SH가 한강버스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민간사업자의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한강버스 사업은 2023.12월 환경수자원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이크루즈 간 실시협약’ 내용에 따라 수익 5:5 배분, 실시협약 위반 시 계약해지 요건 등 이미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해당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또한 “증인출석과 관련한 사안은 ㈜한강버스가 설립된 2024년 6월 26일 이전에 이미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와 이크루즈가 추진했던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반드시 증인이 필요하다면 이는 환경수자원위원회가 요청해 추진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주택공간위원회는 ㈜한강버스의 최대주주인 SH가 내년 3월 한강버스의 정식운항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주문하는 등,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쇼팽 사후 200년 만에 신곡 공개… ‘미발표 왈츠곡 악보’ 뉴욕서 발견

    쇼팽 사후 200년 만에 신곡 공개… ‘미발표 왈츠곡 악보’ 뉴욕서 발견

    낭만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레데리크 쇼팽(1810~ 1849)이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 악보가 사후 200년 만에 발견되면서 세계 클래식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쇼팽의 알려지지 않은 왈츠 악보를 찾게 된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인기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쇼팽의 미발표 작품이 발견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번에 발견된 A단조 왈츠곡은 쇼팽이 20대 초반이던 1830~1835년에 작곡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지난봄 미국 뉴욕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음악 큐레이터로 일하는 작곡가 로빈슨 매클렐런은 수장고를 살펴보다 ‘아이템 147호’를 발견했다. 가로 13㎝, 세로 10㎝ 정도 크기의 악보 맨 위에 필기체로 ‘Chopin’(쇼팽), 왼쪽 상단에는 ‘Valse’(프랑스어로 왈츠)라고 적혀 있는 걸 본 그는 숨이 멎을 뻔했다. 그는 곧바로 악보 사진을 찍어 쇼팽 연구 권위자인 제프리 칼버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에게 보냈다. 칼버그 교수 역시 “입이 떡 벌어졌다”면서 처음 보는 곡이라고 말했다. 48마디로 구성된 이 곡은 길이가 약 80초에 불과할 정도로 짧고 도입부에 ‘포르테’(f·강하게)를 세 번 겹쳐 쓴 포르티시모가 표기된 점이 기존 쇼팽 왈츠와 사뭇 다르다. 모건 박물관은 전문가 감정을 맡긴 결과 종이와 잉크 재질, 필적뿐만 아니라 ‘쇼팽의 인장’으로 평가되는 낮은음자리표가 그려진 걸로 미뤄 쇼팽의 작품이라고 확신했다. 무엇보다도 이 곡의 주요 멜로디가 쇼팽 스타일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알려진 쇼팽 왈츠는 20번까지 번호가 붙어 있지만 20번은 진품이 아니고 17번도 진위 논쟁이 있다. 이외에 10여곡 더 있다고 알려졌지만 악보는 전해지지 않는다. 쇼팽은 종종 머리에 떠오른 악상을 악보에 그린 뒤 잉크로 그은 흔적을 남겼고, 친구들에게 “미발표 작품은 사후에 폐기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악보로 연주 영상을 찍은 랑랑은 “이 곡의 거친 도입부가 폴란드 시골의 엄혹한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며 “가장 쇼팽다운 스타일의 곡 중 하나”라고 말했다.
  • 효력 두 달 남은 ‘8촌 이내 근친혼 무효’ … 개정안 국회 제출도 안 돼

    효력 두 달 남은 ‘8촌 이내 근친혼 무효’ … 개정안 국회 제출도 안 돼

    ‘8촌 이내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민법 조항이 올해 말 효력을 잃지만, 이를 대체할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8촌 이내 혈족이 혼인신고를 마쳤다면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지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앞서 법무부는 근친혼 범위를 8촌에서 4촌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거센 찬반 논쟁이 붙으면서 추진을 멈춘 상태다. 정부나 국회가 신속하게 대체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은 무효로 하도록 규정한 민법 제815조 2호를 대체하는 개정안은 22대 국회에서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22년 10월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적용되도록 했다. 따라서 내년 1월 1일부턴 이 조항은 효력이 사라진다. 헌재가 정부와 국회에 2년 넘게 법 개정 시한을 줬지만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내년부턴 8촌 이내 혈족이 서로 관계를 몰랐거나 혹은 고의로 혼인신고를 했다면 무효로 할 수 없게 된다.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하는 민법 809조 1항이 여전히 유효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무효로 돌릴 수 없는 ‘법적 사각지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혼인신고를 받는 주민센터 등 행정기관은 혼인 당사자들이 먼저 알리지 않는 한 8촌 이내 혈족인지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무부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근친혼 금지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개정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8촌 이내 혈족에서 4촌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받아본 사실<서울신문 2024년 2월 26일자 10면>이 드러나면서 거센 사회적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당시 법무부는 ‘개정 방향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며 진화에 나섰고, 지금도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처럼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와 국회가 기한 내에 개정하지 못해 관련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는 10건에 달한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를 공무원·군무원에 임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 조항이 대표적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 조항을 기한 내에 개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가 입법 의무를 게을리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뉴욕 모건박물관, 약 200년 만에 쇼팽 미발표 왈츠곡 발굴

    뉴욕 모건박물관, 약 200년 만에 쇼팽 미발표 왈츠곡 발굴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음악이 작곡된 지 거의 200년 만에 발견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간) 미 뉴욕주의 모건도서관·박물관 수장고에서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쇼팽의 왈츠곡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틀 전 최근 발견된 쇼팽의 왈츠를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한 녹음본과 함께 공개했다. 1849년 39세의 나이로 절명한 천재 작곡가 쇼팽의 미발표 작품이 새로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쇼팽은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교회에 술병 안에 그의 심장이 보존돼 있을 정도로 음악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다른 클래식 작곡가들에 비해 다작을 하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 피아노 독주를 위한 작품만 250여 곡을 썼다. 이 작품은 큐레이터 로빈슨 맥클렐런이 새로운 컬렉션을 분류하던 중 발견했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가 서명한 엽서, 프랑스 여배우 빈티지 사진, 브람스와 차이코프스키의 편지 등과 함께 147번에 있던 쇼팽의 알려지지 않은 곡의 악보를 발견하고 얼어붙었다. 그는 악보를 발견하자마자 디지털 피아노로 연주해봤다. 그는 악보를 연주한 뒤 감상에 대해 “이 곡은 조용하고 불협화음으로 시작하여 폭발적인 화음으로 폭발하는 비정상적으로 화산 같은 곡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의 쇼팽 학자인 제프리 칼버그에게 악보를 찍은 사진을 보냈다. 악보를 본 칼버그 교수는 “입이 떡 벌어졌다”면서 “전에는 본 적이 없는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원고의 종이와 잉크를 테스트하고 필체와 음악 스타일을 분석하고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끝에 이 작품이 낭만주의 시대의 위대한 환상주의자인 프레데릭 쇼팽의 미발표 왈츠곡으로, 반세기 만에 처음 발견된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쇼팽이 20대 초반이었던 1830년에서 1835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원고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쇼팽의 다른 왈츠보다 짧다. 48마디로 이루어져 있어 약 80초 길이에 불과하다. A 단조의 이 곡은 시작 부분 근처에 최대 볼륨을 의미하는 트리플 포르테가 표기된 것이 특이하다. 하지만 모건은 쇼팽의 몇 가지 특징을 지적하며 왈츠가 진품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일단 종이와 잉크가 쇼팽이 당시 사용했던 것과 일치하고, 악보에 그려진 필체가 쇼팽의 필체와 일치한다. 악보에는 쇼팽의 서명은 없었지만 악보에 쓴 필체를 통해 쇼팽의 인장이라 볼 수 있는 낮은 음자리표가 있었다. 이 왈츠에는 리듬과 표기법에 약간의 오류가 있었지만, 맥클렐런은 “쇼팽이 작곡한 곡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NYT는 “발굴된 걸작에 대한 보고가 때때로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위작과 위조의 역사가 있는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는 이 발견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발견도 있었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독일 라이프치히의 한 도서관은 지난 9월 12분 분량의 모차르트 현악 삼중주 사본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쇼팽 왈츠곡의 특이한 점은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사진을 검토했지만 모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음악 교수인 존 링크 “이것이 정말 쇼팽의 음악인가?”라고 말해야 할 정도로 매우 특이한 요소가 많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필체, 종이, 잉크의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하고 결정적인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미발표 작품이 “쇼팽의 상상력이 완전히 발동한 상태, 즉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 전에 일종의 창조적 폭발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발표된 곡이 공개된 것에 대해 쇼팽은 어떻게 느낄까. 쇼팽은 종종 격렬한 낙서와 검은 잉크로 자신의 실수를 은폐했고, 친구들에게 “미발표 작품이 사후에 폐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스티븐 휴는 “자신의 음악이 여전히 사랑받는 것에 기뻐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왈츠가 “아주 사소한 작품일 수 있지만 매력과 소중함이 있다”며 “쇼팽이 자신의 유산이 강하고 자신의 곡이 잘 수집되고 잘 연구되고 잘 녹음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 그의 미발표 작품을 발굴한 맥클렐런이 십자가에 못 박힐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맥클렐런은 BBC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장 확신하는 것은 쇼팽의 손으로, 쇼팽이 직접 손으로 쓴 종이에 쓰여졌다는 것”이라며 “완전히 확실하지 않은 것은 그가 작곡한 음악이라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98% 정도 확신하며, 이 곡을 들어본 많은 사람들이 이미 쇼팽의 곡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음악에는 기존 쇼팽의 곡과 다른 면이 있다“면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오프닝은 조금 놀랍지만 완전히 이채로운 건 아니다. 그리고 멜로디는 쇼팽의 특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 ‘8촌 이내 혼인무효’ 조항 두달 후면 ‘효력 상실’… 국회엔 개정안도 제출 안돼

    ‘8촌 이내 혼인무효’ 조항 두달 후면 ‘효력 상실’… 국회엔 개정안도 제출 안돼

    ‘8촌 이내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민법 조항이 올해 말 효력을 잃지만, 이를 대체할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8촌 이내 혈족이 혼인신고를 마쳤다면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지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앞서 법무부는 근친혼 범위를 8촌에서 4촌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거센 찬반 논쟁이 붙으면서 추진을 멈춘 상태다. 정부나 국회가 신속하게 대체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은 무효로 하도록 규정한 민법 제815조 2호를 대체하는 개정안은 22대 국회에서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22년 10월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적용되도록 했다. 따라서 내년 1월 1일부턴 이 조항은 효력이 사라진다. 헌재가 정부와 국회에 2년 넘게 법 개정 시한을 줬지만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내년부턴 8촌 이내 혈족이 서로 관계를 몰랐거나 혹은 고의로 혼인신고를 했다면 무효로 할 수 없게 된다.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하는 민법 809조 1항이 여전히 유효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무효로 돌릴 수 없는 ‘법적 사각지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혼인신고를 받는 주민센터 등 행정기관은 혼인 당사자들이 먼저 알리지 않는 한 8촌 이내 혈족인지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무부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근친혼 금지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개정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8촌 이내 혈족에서 4촌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받아본 사실<서울신문 2024년 2월 26일자 10면>이 드러나면서 거센 사회적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당시 법무부는 ‘개정 방향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며 진화에 나섰고, 지금도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처럼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와 국회가 기한 내에 개정하지 못해 관련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는 10건에 달한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를 공무원·군무원에 임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 조항이 대표적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 조항을 기한 내에 개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가 입법 의무를 게을리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벽에 붙인 바나나 한 개가 경매 예상가 ‘20억’…대체 무슨 작품이길래

    벽에 붙인 바나나 한 개가 경매 예상가 ‘20억’…대체 무슨 작품이길래

    ‘1억원짜리 바나나’로 알려져 논쟁이 일기도 했던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 ‘코미디언’이 경매에 나왔다. 추정 판매가는 100만~150만 달러(약 14억~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경매업체 소더비는 ‘1억원짜리 바나나’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경매에 부쳐진다고 밝혔다. 카텔란의 화제작 ‘코미디언’은 다음 달 20일 뉴욕 소더비 본부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예상 판매가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서 최대 150만 달러(약 20억원)로 추정된다. 카텔란이 지난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바나나 1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설치 미술이다. 이 작품은 총 세 점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두 점은 개인 수집가에게 각각 12만 달러(약 1억 6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됐다. 나머지 한 점의 판매가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것은 이 세 점 중 하나로, 판매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작품을 구매한 이는 덕트 테이프 한 롤, 바나나 한 개와 더불어 진품 인증서, 그리고 작품 설치를 위한 공식 안내서를 받게 된다. 소더비 측은 구매자가 받게 될 테이프와 바나나는 모두 처음에 전시됐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소더비 대변인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미디언’은 개념적인 예술작품이며, 실제 물리적 재료는 모든 전시마다 교체된다”고 전했다. 평범한 바나나를 예술 작품이라고 선보인 이 작품의 가치를 두고 세간에서는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과거 소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에서부터 이어지는 개념 예술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작’을 보기 위해 2019년 마이애미 아트페어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는데, 미국의 한 행위예술가가 몰려든 관람객 수백명 앞에서 벽에 붙은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리면서 작품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바나나를 먹은 이 예술가는 당시 행동이 별도의 예술 행위이며 기물 파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후 카텔란은 지난 2021년 한 인터뷰에서 ‘코미디언’은 논평의 대상이 되는 작품이라면서 해당 작품이 단순한 농담이 아닌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이후 지난해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의 개인전에 전시됐는데, 당시에도 한 대학생 관람객이 벽에 붙은 바나나를 먹어 치우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미술관 측은 이후 바나나를 새 걸로 교체해 전시했다.
  • [단독] 강남 주택가 ‘알박기 주차’ 몸살…강제 견인 땐 역고소 당하기도

    [단독] 강남 주택가 ‘알박기 주차’ 몸살…강제 견인 땐 역고소 당하기도

    입주민 차량 막고 수개월 방치불법 아닌 무단주차 처벌 안 돼관리실·구청이 경고장 부착만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 극심한 주차난을 앓는 이곳엔 지난 6월부터 5개월 가까이 주차비를 내지 않은 채 ‘알박기’하듯 장기 주차 중인 차량 10여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입주민 차량이 아닌 이 차들은 모두 ‘하’ 등으로 시작하는 법인 번호판을 단 상태였다. 이 차들로 인해 정작 입주민들은 빈 공간에 맞춰 꽉 찬 한 줄을 만드는 ‘테트리스 주차’를 매일 반복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관리실이 구청과 함께 다섯 달 만에 차주를 찾았더니 한 영세 자동차 렌트카 업체의 차량들이었다. 관리실 측은 “업체에 주차비를 부과했지만 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오피스텔의 월 주차비는 30만원이라 10대가 5개월간 차를 댔다면 1500만원을 내야 하지만 ‘배째라’ 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소규모 렌터카 업체 등 다수의 차량을 보유한 일부 업체들이 도심에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고, 정식 주차장의 주차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주차장을 무단으로 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건물에 일단 진입해 주차한 후 장기간 차량을 방치하다 나갈 때는 출차하는 차량 뒤에 바짝 붙는 ‘꼬리물기’로 차단기가 내려오기 전 통과해 차 한 대 주차비만 지불하는 수법까지 쓴다고 한다. 문제는 관리실이나 구청이 이들에게 견인 경고장을 붙이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견인차 높이 탓에 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을 때가 많고 직접 견인할 경우 동의 없이 개인 재산에 손댔다는 이유로 오히려 절도죄, 재물손괴죄 등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어서다. 경찰도 갈등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출동조차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사유지 불법주차 민원은 2017년 6205건에서 2020년 2만 4817건으로 4년 새 4배가량 늘었다. 김영덕 빅모빌리티 컨설턴트는 “불법이 아닌 무단주차는 형사처벌 대상이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짚었다. 오피스텔뿐 아니라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협의회 등을 꾸려 주차장을 운영하는 아파트에서도 외부 차량 장기 주차는 고민거리가 된지 오래다. 아파트의 경우 ‘주차 중개 플랫폼’을 통해 입주민의 주차권을 싸게 구입한 뒤 차를 대는 경우가 많다. 주로 차량이 없는 입주민이 세대마다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주차권을 파는데, 이를 놓고 입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공동주택의 주차권을 팔 권한이 있느냐를 놓고 논쟁이 붙는 것이다.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에 따르면 주차장은 ‘공용 부분’에 해당해 본인이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차권을 판매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규약이라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역시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무단주차 하는 차주들에게 책임을 물릴 방법은 입주민들이 손해를 주장하며 공동으로 민사 소송을 거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한데, 법적 분쟁 자체가 번거로운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오승훈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명예교수는 “무단 주차 차량에 대해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차에 경고장을 붙이는 등의 공고 과정을 거쳐 견인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근거를 확실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약탈된 유물의 목소리를 들어라! ‘다호메이’ [시네마랑]

    약탈된 유물의 목소리를 들어라! ‘다호메이’ [시네마랑]

    ‘다호메이’(Dahomey)는 1892년 다호메이 왕국을 식민지배하던 프랑스가 약탈해간 7천여개의 유물 중 26점이 본국으로 반환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2021년 11월, 다호메이 왕국의 보물 26점이 파리 케브랑리 박물관을 떠나 베냉(과거 다호메이 왕국의 땅을 포함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으로 출발하는 여정을 함께한다. ‘다호메이’에는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가 들썩인다. 13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보물을 반기는 대중과 유물 반환에 대한 열띤 논쟁을 펼치는 아보메이-칼라비 대학 학생들, 그리고 보물 그 자체의 목소리까지. 환희에 차고, 분노하고, 희망을 놓지 않는 그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보자. 파리 케브랑리 박물관의 지하 복도 CCTV. 차갑고 삼엄한 이곳은 다호메이 왕국의 보물들의 ‘감옥’이다. 이중 선택받은 26점은 베냉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26번 유물’인 다호메이의 통치자였던 게조 왕의 목조 동상은 130년 동안 어둠 속에 억류되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마침내 고향으로의 항해를 시작하며 혼란스러운 심정을 고백한다. 고향에 돌아가도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바뀐 고국의 모습에서 내가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 묵직하고 깊은 목소리에는 침략국에 납치된 것에 대한 분노와 고국으로 향하는 설렘, 새로 맞닥뜨릴 현실에 대한 불안이 한 데 섞여 있다. 게조 왕의 목소리는 아보메이-칼라비 대학 학생들의 열띤 토론에 잠시 중단된다. 청년들은 수천 점 중 ‘단 26점의 유물 반환’이 갖는 의미와 세계열강과 아프리카 사이의 역사·정치적 문제까지 활발하고 광범위하게 논쟁한다. 유럽 박물관에 남은 약탈의 전리품은 치유되지 않은 식민지 피지배국의 아픔이자 되찾아야 하는 정체성이라고 베냉 청년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반환된 26점의 유물은 환영받는다. 아직 반환되지 않은 수천 점 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신문 1면에 실리고 베냉 사람들은 ​​거리에서 축하 행사를 연다. 아보메이 특별 박물관에 전시된 게조 왕의 목조 동상은 많은 것이 달라진 다호메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낯섦을 느끼고, 그래도 여전한 고향의 바람을 느끼고, 후손들의 얼굴에서 비로소 선명해진다. 유물에 시점을 부여하는 초자연적인 접근 방식으로 올해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꼽힌 ‘다호메이’. 지금 이 시각에도 지배국의 금고에서 곪고 있는 보물들의 절규가 “나는 여기 있다”는 ‘26번 유물’의 목소리를 빌려 세상에 터져 나온다.
  • “바로 폭발?” “잘라보면 답 나와” 술자리서 가스 배관 자른 50대 최후

    “바로 폭발?” “잘라보면 답 나와” 술자리서 가스 배관 자른 50대 최후

    술자리에서 ‘가스관을 자르면 위험하나’를 두고 언쟁하다 직접 배관을 절단한 5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고상영)는 25일 가스방출미수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또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음주하지 않도록 특별이행 명령도 부과했다. A씨는 지난 4월 24일 광주의 한 지인의 아파트에서 주택 내 가스 배관을 잘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위험에 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TV를 보던 A씨는 공사 현장 LPG(액화천연가스) 가스통 관리 실태를 다룬 방송내용을 보고 지인들과 논쟁을 벌였다. 이들 일행은 ‘가스 배관을 자르면 폭발과 화재 위험이 있다’, ‘안전 밸브가 있어 가스가 곧바로 유출되지 않는다’ 등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술에 취한 A씨는 “잘라보면 답이 나온다”며 직접 가스 배관을 잘랐고, 동석한 지인이 밸브를 황급히 잠갔다. 이에 실제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가스가 일부 유출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지인들과 논쟁하던 중 ‘그럼 가스 배관을 직접 잘라보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혐의가 모두 인정되고, 가스 호스를 자른 행위는 자칫 화재 위험이 커 법정형도 높다.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를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 민주, 집권플랜본부 가동…이재명 11월 위기 앞두고 대권 다지기

    민주, 집권플랜본부 가동…이재명 11월 위기 앞두고 대권 다지기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조직인 집권플랜본부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다음달 1심 유죄를 선고받게되더라도 재집권 플랜을 통해 당내 동요를 막고 중도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집권플랜본부는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정권교체를 위해 정책·조직·전략을 미리 마련해 두자는 취지에서 만든 기구로, 이 대표의 신임을 얻고 있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계 김윤덕 사무총장과 김병욱 전 의원이 각각 총괄수석부본부장과 총괄부본부장을 맡았고,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김동아 의원과 친명계 모임 더민주혁신회의 대표 출신인 강위원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름을 올려 사실상 ‘이재명 정부’를 준비하는 모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비롯한 집권 당론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28일 열리는) 집권플랜본부의 1차 세미나는 ‘문화’를 주제로 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은 “‘한강과 흑백요리사의 시대’에 문화 주도 성장 전략은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층 공략을 위해서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긴 것이다. 김건희 특검 공세만으로는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집권플랜본부를 띄운 것은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론전을 강화하는 차원도 있다. 다음달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대선일인 2027년 3월 전까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보다 크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에 4본부·1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는 집권플랜본부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염두에 둔 사실상의 인수위원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집권 능력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준비를 하루라도 빨리하겠다는 차원”이라며 “탄핵의 필요성을 얘기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연일 토론회와 간담회를 열며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등 ‘정치 검찰의 정적제거’ 이미지를 굳히는 여론전에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검찰의 과잉·표적 수사를 비판하는 책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을 쓴 저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검찰이 사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아니라 오로지 ‘이재명 죽이기’에만 혈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 사진전을 주관하며 “아직도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간토대학살 피해자의 유족이 아직 계신다”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법(특별법)을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역사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독도지우기 진상조사 특위’는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트래블쇼 2024’에서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일본 영토로 포함한 지도를 비치·배포한 것과 관련해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 움직이며 흐르는 공간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움직이며 흐르는 공간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20세기는 인간이 그동안 믿어 왔던 상식을 뒤집는 과학 이론이 나오며 시작됐다. “신은 죽었다”라는 과격한 레토릭이 나오고, 발전된 기계와 과학으로 이전에는 감히 생각도 못 하던 많은 것을 이루면서 인간은 진실로 신의 영역까지도 들어갈 것 같은 기세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주에 대한 비밀의 문까지 열었다. 비슷한 시기 양자 역학이라는 새로운 이론이 세상에 나왔다. “전자는 파동이며 입자이다. 우리는 그 존재에 대해 단언할 수 없고 그것은 오로지 확률로 존재한다.” 두 개의 가느다랗고 세로로 뚫린 이중 슬릿으로 전자를 쏜다. 당연히 전자는 입자라고 예상했는데 반대편 벽에 맺힌 전자의 자국은 파동의 형태로 나온다. 전자는 파동이면서 입자이고 관측자의 개입은 양자의 속성을 변화시킨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당연히 황당하고 과학적 엄밀성의 측면에서 이해하거나 동의하기 어렵다.(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 만물이 정의할 수 없고 확정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대해 고전 물리학 진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론이라며 반박했고, 20세기 초에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양자 역학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했고, 심지어 요즘은 양자 컴퓨터 등에서도 이용되며 발전한다. 놀라운 발견을 두고 갈등과 통합을 거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문명이 진일보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듣고 생각해 보면 어딘가 익숙하다. 동양의 ‘음과 양’, ‘정중동’ 등 자주 듣던 이야기 아닌가. 어둠 속에 밝음이 있고 멈춤 속에 움직임이 있다는 생각이 어쩌면 맞는 이야기고, 진리를 꿰뚫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한국건축은 움직인다. 공간이란 고정돼 있고 빛이란 요소에 의해 변화한다는 생각을 가진 서양 건축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공간 자체가 움직인다. 아니 움직임을 주도한다. 그건 키네틱 아트처럼 기계적인 장치로 공간의 움직임을 시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공간이 끊어지지 않고 안과 밖, 높이의 차이를 굼실거리며 이어진다. 전통 건축에서는 공간의 속성, 아니 세상을 구성하는 만물의 속성 자체를 멈춤이며 동시에 움직임으로 봤다. 공간에 들어가는 관측자 혹은 사용자에 의해 공간은 가동된다. 마치 멈춰 있던 어떤 장치에 스위치를 올리면 돌아가는 것처럼, 공간과 시간과 사람이 상호 작용하는 독특한 시공간이 창조된다. 마치 영화에서 장면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디졸브 효과처럼 공간끼리 맞물리고 용해되며 슬그머니 녹아든다. 영산암은 경북 안동 봉정사의 부속 암자다. 작은 집들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데, 규모는 살림집처럼 아담하다. 우화루라는 누각을 얹고 있는 대문채 아래를 지나면 가로로 긴 공간이 나오고 자연스럽게 돌계단을 통해 윗단으로 흐르게 된다. 계단을 오르면 이윽고 평탄한 마당이 나온다. 마당은 사실 넓은 공간이 아닌데 지나온 공간이 좁고 어두워 상대적으로 넓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마당 양쪽으로 마주 보는 두 개의 건물이 마당을 에워싸고 그 모서리들은 여기저기 바람구멍처럼 열려 있다. 그 틈들은 또다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이끈다. 정면에는 들어오는 방향대로 응진전 쪽을 향하게 되는 계단과 그 옆 산신각으로 오르는 계단, 그리고 주지 스님의 거처였던 염화실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세 개의 계단은 바위와 와송, 배롱나무로 구성된 커다란 덩어리와 함께 놓여 있다. 산이 흘러내리는 땅에 집을 지으며 그 경사를 건축에 그대로 녹여 낸 결과이다. 부처와 산신과 인간을 같은 단 위에 놓으며 크기와 앉음새로 차등을 주면서도 어울리게 만든 솜씨가 놀랍다. 영산암의 공간은 서로 맞물리며 겹쳐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섞인다. 파동이 일며 두 개의 다른 물질이 섞이듯 공간이 움직인다. 사람은 그 안에서 같이 흐른다. 정면으로 보이는 응진전이 중심 건물임에도 중심축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치우쳐 일부분이 가려지게 배치한 것도 그런 의도의 공간 장치다. 마치 영상이 디졸브되며 장면이 이어지듯 공간들이 그렇게 맞물려 있으며,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간의 크기와 높낮이의 변화는 풀무질하듯 흐름을 만들어 낸다. 우리가 설계한 ‘라비린토스’는 택지개발로 나뉜 대지에 살게 된 삼대의 가족이 서로 갈등 없이 지속적으로 사는 방법을 찾은 집이다. 일반적인 도시 주택에서 벽을 치고 문을 달아내며 공간을 분할하는 평면적인 구성은 필수적으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끼리의 충돌을 유발한다. 이 집에서는 대지 여건상 여유로운 공간분할이 쉽지 않아 공간을 포갤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공간들끼리 고이지 않고 흐르게 되었다. 전통 건축에서는 마당과 마루라는 내부와 외부의 중간적인 영역을 통해 접합하게 만들어 해결했다. 현대건물에서는 그런 여유가 없으므로, 가운데 작은 마당을 끼워 놓고 다양한 접근로와 흐르는 수직 동선을 분산해 배치했다. 그러자 밖에서는 단순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복잡한 파동이 생기는 움직임이 가득한 집이 되었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18세 女, 남편 사망 후 산 채로 화장됐다…‘순장’ 강요한 남편 가족은 무죄[핫이슈]

    18세 女, 남편 사망 후 산 채로 화장됐다…‘순장’ 강요한 남편 가족은 무죄[핫이슈]

    인도 사회가 37년 전 사건으로 다시 한 번 뜨거운 논쟁이 붙었다. 영국 BBC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37년 전 사망한 루프 칸와르(당시 18세) 여성과 관련한 사건은 최근 인도 사회 전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87년 9월 라자스탄주(州)에 살던 칸와르는 남편은 결혼한 지 7개월 차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칸와르는 남편의 장례식 날 화장용 장작더미에 올라야 했다. 이는 남편이 사망할 경우 아내에게 따라 죽을 것을 강요하는 ‘사티’(sati) 전통 때문이었다. 고작 18살이었던 칸와르는 남편을 딸 목숨을 내놓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마을 주민들 역시 남편의 가족들이 그녀를 마취시킨 뒤 장작더미에 밀어 넣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남편의 가족들은 무장한 경호원 등을 고용해 장작더미를 지키고 있다가, 정신이 들어 장작더미 밖으로 탈출하려는 그녀를 3번 이상이나 불구덩이 속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 이후 그녀의 시동생이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 살아있는 칸와르를 이미 사망한 그녀의 남편 곁에 ‘순장’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칸와르의 남편 가족 중 여러 명이 구속됐다. 체포된 남편의 가족들은 그녀가 화려한 신부의 복장을 한 채 마을 거리를 행진한 뒤 스스로 장작더미에 올랐으며, 이후 장작더미가 불타오르는 동안 남편의 시신 곁에서 종교적 주문을 외우며 천천히 불타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랜 재판 끝에 현지시간으로 9일, 관련 피고인 8명이 모두 무죄를 받고 석방되면서 카와르 사건은 37년 만에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피고인 8명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 측은 BBC 측에 “그들(칸와르 남편의 가족 등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단체와 사회단체 활동가들은 라자스탄주 주지사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정부가 고등법원의 ‘무죄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사티라는 악법을 막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쳥했다. 라자스탄주 법무부 장관은 BBC 측에 “우리는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했다. 검토 후 사법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칸와르의 죽음으로 정치적 이득을 본 사람들칸와르의 사건이 인도 사회에서 또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고작 18살의 어린 여성이 남편의 시신과 함께 산 채로 불타올라야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그녀의 사건이 일부 기득권에게 이득을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칸와르의 남편은 힌두교 카스트(계층) 제도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라지푸트 계급에 속했다. 칸와르 남편의 가족들은 사건이 불거지자 라지푸트 계급 공동체와 힘 입는 정치인들을 이용했다. 그 결과 당초 자신의 딸이 강제로 ‘사티’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칸와르의 부모조차도 딸의 행동이 자발적이었다고 말을 바꾸었다. 당시 이를 취재했던 현지 언론인인 기타 세슈는 BBC에 “칸와르의 부모와 형제를 만났을 때, 그들은 칸와르의 명예를 위해 싸울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지역 지도자들의 압력에 따라 입장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칸와르의 큰오빠인 싱은 칸와르의 희생을 ‘찬양’하는 위원회에서 부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사티 전통을 찬양한 혐의로 45일간 구금됐다가 증거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세슈 기자는 “사티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경찰과 행정부는 증거를 수집하거나 책임을 묻기 위한 진정한 노력이 없었다”면서 “가장 비극적인 점은 칸와르의 죽음을 라지푸트 계급 사회가 정치적으로 이익을 얻고 돈을 벌기 위해 이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지자들은 칸와르가 죽은 자리에 사원을 짓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티 숭배’를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에 따라 사원을 건설하거나 방문객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것도 금지됐다”면서 “그러나 이번 무죄 판결은 칸와르가 죽은 장소가 ‘종교적 관광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인도의 일부 힌두교도들이 ‘사티’를 여전히 찬양하는 이유인도의 일부 힌두교도들은 사티가 힌두 사회의 전통 가치를 수호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여긴다. 그리고 칸와르 사건 발생 당시 집권당이었던 인도국민회의는 힌두 보수 세력의 표를 의식해 해당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정치권이 눈 감은 사이 힌두 극우주의자들은 “사티 등 힌두의 전통법을 위해 여성이 희생하는 아름다운 미풍 양속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티를 옹호했다. 실제로 비록 사티 전통을 지지하고 찬양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긴 했으나, 현재 칸와르가 숨진 장소에는 그녀의 희생을 추앙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당 장소는 ‘수익성 있는 순례지’로 꼽힌다. 이번 무죄 판결이 칸와르를 ‘사티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원 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 8년 전보다 선거인단 격차 작아… ‘트럼프 2기’ 준비해야 할까[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8년 전보다 선거인단 격차 작아… ‘트럼프 2기’ 준비해야 할까[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여론조사로 선거인단 추정해 보니해리스, 트럼프에 단 16명 우위2016년 클린턴 우세의 ‘5분의1’트럼프 패배 예상 뒤엎고 ‘완승’지금 해리스 우위 거의 무의미‘샤이 트럼프’로 2016년 예측 실패2020년 바이든 당선 예측에도실제 선거 결과는 초박빙 승리현 여론조사 격차 없는 경합주3곳 중 1~2곳 트럼프 승리 예상美 대선 판세 왜 이렇게 됐을까민주 中 견제, 트럼프 따라하기이민자 대응·안보도 아킬레스건흑인, 해리스에 동질감 못 느껴트럼프 中정책, 韓에 되레 기회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지정학적 이유로 국내에서도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금 앞서 있지만 극미한 ‘샤이 트럼프’ 현상만 있어도 쉽게 뒤집어질 수 있는 살얼음판 우위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전국 일반 득표수에서 뒤졌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앞서 당선됐던 2016년 선거 때보다 일반 투표와 선거인단 모두에서 격차가 훨씬 작은 상황이다. 미국의 대표적 데이터저널리즘 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FTE)에서 조사업체 바이어스 보정 후 추정하는 전국 단위 지지율을 보면 지난 16일 현재 약 2.1% 포인트 차이로 해리스(48.4%)가 트럼프(46.3%)를 앞서고 있다. 2016년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전국 투표수에서 2.1% 포인트 차이로 지고도(45.9% 대 48.0%) 대의원 수에서 이겨 당선됐을 당시 선거 하루 전날을 기준으로 조사업체 바이어스 보정 후 필자는 2.4% 포인트, FTE는 3.6% 포인트 차이로 클린턴 우위를 예측했었는데 그 당시 예측치보다 작은 격차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를 약 4.4% 포인트 차이로 이겼던 2020년 선거 한 달전 필자의 분석에서는 약 6.7% 포인트, FTE 기준으로는 7.4% 포인트 차이여서 지금보다 3배 정도의 압도적 차이였다. 현 지지율 격차는 불과 2주 전보다도 약 1.1% 포인트 줄어든 차이여서 선거 당일까지 2주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하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 2016년은 물론 2020년에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격차를 과대 추정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해리스가 전국 득표율이라도 이길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것은 각 후보가 확보한 주 단위 선거인단 수다. 필자는 약 2주 전 주별 여론조사를 취합해 조사 숫자가 충분한 곳은 시계열로 예측하고 부족한 곳은 가장 최근 조사 결과로 두 후보의 주별 지지율을 추정했다. 최근 지지율 조사가 없는 주는 이미 큰 격차가 나는 곳들이어서 좀 지난 결과라도 예측이 많이 빗나갈 가능성은 낮다. 추가로 주요 경합주들은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지지율을 업데이트했다. 이렇게 추정한 주별 지지율에 기반해 통계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주의 후보별 승리 확률을 추정하고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이 확률에 따라 나눠 주는 방식으로 두 후보가 얻을 총선거인단 수를 추정해 보았다. 16일을 기준으로 선거인단 수에서 277명(해리스) 대 261명(트럼프)로 해리스가 불과 16명 차이의 우위를 보였다. 이런 후보 간 격차는 트럼프가 이긴 2016년 선거에서 필자가 대선 한 달 전 동일한 분석을 실시했을 때 나온 78명 차이(308명 대 230명으로 클린턴 우세)의 5분의1에 불과한 숫자다. 또 2주 전 필자가 동일한 분석을 했을 당시의 24명 차이보다 훨씬 줄어든 것이기도 하다. 참고로 FTE도 273명 대 265명으로 거의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2주 전 FTE는 후보 간 격차를 약 28명(283명 대 255명) 정도로 추정한 바 있다. 두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지금보다 후보 간 차이가 훨씬 커 선거인단 수에서도 클린턴의 낙승이 예상됐었음에도 실제로는 232명 대 306명으로 트럼프가 완승을 거뒀다. 따라서 지금의 해리스 우위는 거의 무의미해 보인다. 또 불과 2주 사이 그나마 유지돼 오던 해리스의 박빙 우위마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남은 2주 동안 이어진다면 해리스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2016년 당시 여론조사의 승자 예측 실패는 약간의 ‘샤이 트럼프’ 현상 때문이었다. 당시 주별 여론조사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약 1.5~2% 포인트 정도 과소 추정했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 보면 바로 승자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현재 나온 주별 여론조사들이 트럼프 지지율을 불과 0.5~1.0% 포인트 과소 추정한다고만 가정해도 시뮬레이션에서 바로 승자가 뒤바뀌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반면 2020년 대선 한 달 전 동일한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했을 당시에는 158명 차이(348명 대 190명)로 바이든의 승리가 예상됐고 트럼프 지지율이 약 3.5~4.0% 포인트 정도는 과대 추정됐다고 가정해야 승자가 뒤바뀔 수 있었다. 현재 모든 전문가가 꼽는 주요 경합주 중 해리스는 네바다(0.7% 포인트 차이), 위스콘신(0.2% 포인트 차이), 미시간(0.6% 포인트 차이), 펜실베이니아(0.4% 포인트 차이) 등 4곳,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0.7% 포인트 차이), 조지아(0.9% 포인트 차이), 애리조나(1.5% 포인트 차이) 등 3곳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해리스가 약간이나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 4곳의 경합주 중 선거인단 수가 비교적 적은 네바다(6명)을 제외하고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중 단 한 주 정도에만 아주 약간의 ‘샤이 트럼프’가 존재한다면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2020년 대선 당시 필자가 이 3곳의 선거 한 달 전 주별 지지율을 추정했던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는 모두 바이든의 여유 있는 승리를 예측했으나 실제 선거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즉 미시간은 7.9% 포인트(여론조사) 대 2.8% 포인트(선거 결과), 펜실베이니아는 6.2% 포인트(여론조사) 대 1.2% 포인트(선거 결과), 위스콘신은 7.8% 포인트(여론조사) 대 0.63% 포인트(선거 결과)여서 세 곳 모두에서 ‘샤이 트럼프’가 상당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여론조사에서조차 격차가 거의 없다면 이 3곳 중 최소 한두 곳에서는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선 이슈 구도에서 트럼프가 유리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경제’ 부문에서 해리스는 낮은 실업률 등을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반도체법(CHIPS) 등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대표 법안들은 사실 2016년 트럼프 당선에 놀란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따라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갤럽 설문조사를 보면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 대선 당시 경제 정책에 대한 호감도에서 공화당(42%)이 민주당(38%)보다 높았고 이번에도 46% 대 41%로 공화당이 앞선다. 해리스는 불법 이민자를 악마화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의 인성 문제를 공격해 왔다. 그러나 사실 불법 이민자 문제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인 민주당에는 ‘아킬레스건’이다.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한 미국 내 강경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막말은 불법 이민자 논쟁이라는 ‘늪’으로 해리스를 끌어들이려는 고도로 계산된 전략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는 펜타민(속칭 ‘히로뽕’)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미국 내 유통되는 펜타민의 거의 전량은 마약 카르텔이 중국산 원료를 들여와 멕시코에서 제조한 후 미국으로 밀반입한 것이다. 여기서 미국~멕시코 국경의 허술한 경비가 미국으로의 펜타민 대량 유입을 쉽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고브(YouGov)가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심지어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48% 대 43%로 해리스가 압도적이지 못하다. 해리스 개인의 약점도 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흑인인 부친이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였고 부모가 이혼한 후에는 인도계 과학자인 모친을 따라 캐나다에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흙수저’도 아니면서 소수집단 우대정책의 수혜자가 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20대 후반 주 검찰 재직 당시 30년 이상 연상인 거물 흑인 정치인 윌리 브라운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썸’을 탄 이력도 ‘인종’을 출세에 이용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실제로 지난주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흑인 유권자의 해리스 지지율이 78%로 백인인 클린턴(92%), 바이든(90%)이 나섰던 2016년과 2020년보다 낮았다. 흑인 유권자들이 해리스에게 동질감을 못 느끼니 후보 자신이 흑인임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백인 전직 대통령들이 오히려 흑인 유권자들 설득에 나서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 주변에 2기 트럼프 정부의 출범 가능성에 당황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오히려 기회일지 모른다.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되는 한국 경제에는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고립시키는 트럼프식 대 중국 정책이 ‘골든타임’을 벌어 줄지도 모른다. 어차피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경쟁 업체들에게 다 따라잡혀 어려운 상황이 아니던가. 안보 면에서도 그렇다. 북한은 핵무기를 100기 가까이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100기 이상 추가 생산할 능력도 가졌다고 한다. 최근 헌법까지 바꿔 가며 언제든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전투 병력까지 파병하며 ‘러시아파’의 ‘행동대장’화되고 있다. 자체 핵무장 없이 미국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산업시설에 대한 대북 억지력을 계속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우리의 자기 최면이나 해리스의 희망 섞인 ‘근자감’에 불과하지 않은지 고민해야 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美대선 족집게도 ‘50대 50’ 예상… “현대사에 이런 박빙 승부 처음”

    美대선 족집게도 ‘50대 50’ 예상… “현대사에 이런 박빙 승부 처음”

    전국 여론조사 해리스 2.1%P 우위 7개 경합주에선 ‘사실상 동률’ 평가정치매체·통계학자 등도 접전 전망8년 전처럼 선거인단으로 갈릴수도 약 2주를 앞둔 미국 대선이 역대 최고의 박빙 판세를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7개 경합주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이나 다름없다. 8년 전처럼 전국 득표율과 선거인단 확보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선거분석사이트 538에 나타난 전국 주요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 48.4%를 얻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3%이었다. 2.1% 포인트 차로 해리스가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7개 경합주에서는 격차가 더 줄어든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49%대48%로 단 1% 포인트 앞서고 있다. 네바다에선 48%대47%, 위스콘신에선 49%대48%로 해리스가 1% 포인트 더 높다. 미시간과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두 후보가 각각 48%대48% 동률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49%대47%), 애리조나(50%대47%)에서 각각 2~3% 포인트 우세했다. 워낙 치열하게 전개되는 판세 탓에 막판까지 승자를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전문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 스콧 트랜터는 “현대사에서 이렇게 박빙의 승부는 본 적이 없다”며 “어떤 후보가 승리하든 패배하든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DDHQ는 해리스의 대통령 당선 확률을 50%로 예측했는데, 이는 지난달 30일 예측(해리스 55%, 트럼프 45%) 당시 10% 포인트 차를 동률로 조정한 것이다. 이날 NBC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정확히 48%로 양분됐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원 팀 몰리는 “경쟁이 더이상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선 족집게’로 불리는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앞서 지난 17일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0.2%, 해리스 49.5%로 예상했다가 19일 50대50으로 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판 조기투표 독려 등 표 결집에 나서며 역전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후보 사퇴 이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 지난 9월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판정승으로 평가받은 이후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젊은 흑인 남성들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이탈과 가자 전쟁을 반대하는 아랍계 민심 등 기존 민주당 ‘집토끼’ 표를 최대한 흡수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뉴스위크는 기업가 대출 혜택 등 흑인 남성을 겨냥한 공약 발표 이후 흑인 지지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8년 전 대선에서 첫 여성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국 득표수에선 트럼프 후보에게 290만표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최대 격차로 졌던 전례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실버의 여론조사 추세 모델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의 전국 투표 승리 확률은 75%이지만 선거인단 승리 확률은 트럼프 50.2%, 해리스 49.5%다. 공화당 전략가 맷 고먼은 “(2000년 대선인) 부시 대 고어 이후 가장 치열할 것”이라며 “당시 대법원까지 갔던 플로리다 재검표 논쟁 같은 법적 싸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양쪽 모두 이를 제기할 정치적 동기가 훨씬 더 크다”고 NBC에 전했다. 버락 오바마 선임보좌관 출신인 댄 파이퍼는 “이번 선거 여론조사는 모든 게 오차범위 내에 있어 추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남은 2주 동안 양 후보 캠프는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와 선거 독려를 최고조로 높이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끌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 말실수 여부, 가자·우크라이나 전쟁 변수 역시 초경합 분위기의 승패를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
  • 해리스는 폭스뉴스 인터뷰, 트럼프는 여성 공략… 적진으로 직진

    해리스는 폭스뉴스 인터뷰, 트럼프는 여성 공략… 적진으로 직진

    미국 대선을 20일 남기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 반등에 다급해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선을 긋고 네거티브 캠페인을 강화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표밭인 여성·라틴계를 향해 한층 더 노골적인 구애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친트럼프이자 대표적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당선 시) 내 대통령 임기는 바이든 임기의 계속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새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며 공화당이 인기 없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동책임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떨쳐 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진행자인 브렛 베이어 앵커가 여러 차례 말을 자르며 질문하자 역시 끼어들며 반박하는 등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CNN방송은 “해리스가 ‘논쟁을 회피하며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고 했던 공화당의 비난에 맞서 각본 없는 싸움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합주에서 엇갈리는 지지세가 계속되자 선거전 막판 돌파구를 만들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는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능력이 약해진 걸 처음 알아차린 게 언제였냐’는 질문에 잠시 침묵한 뒤 “바이든은 미국 국민을 대신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판단력과 경험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베이어가 반복 질문으로 압박하자 “바이든은 투표 용지에 없고, 트럼프는 있다”고 응수하며 78세로 역대 최고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격했다. 전날까지 흑인 남성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던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트럼프가 점점 불안정해지고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엄청난 위험”, “파시스트” 등 최근 수위를 높인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 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시험관(IVF·체외인공수정) 시술의 아버지”라며 여성표에 호소했다. 그는 ‘IVF 클리닉은 불법’이라는 앨라배마 법원 판결에 대해 케이티 브리트 공화당 상원의원(앨라배마)과 전화 통화한 이야기를 꺼내며 “우리는 민주당보다 더 IVF에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낙태권이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자 보수층의 반대에도 좌클릭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도 타운홀 미팅을 하며 전체 선거인단의 15%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도 동시 공략했다. 그런데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짜 계정 수백개가 ‘사람 행세’를 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을 퍼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N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엑스는 트럼프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플랫폼이다.
  • 돈 되는 ‘새끼 판다’ 만들려고…죽을 때까지 인공수정시켰다

    돈 되는 ‘새끼 판다’ 만들려고…죽을 때까지 인공수정시켰다

    오래전부터 다른 나라와의 협력 우호 관계의 지표로 국보인 판다를 선물하는 중국.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인 판다는 중국 사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번식률이 낮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 때문에 중국은 판다를 빌려주고 마리당 매년 15억원을 받는다. 대여한 판다가 새끼를 낳아도 8억원을 받고, 죽어도 6억원을 받는다. 우리나라를 포함 21개국 70여 마리의 판다는 모두 중국 소유로, 계약기간이 끝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본으로 갔던 샹샹과 융밍, 쌍둥이 딸 판다들도 중국으로 돌아갔고, 미국에 보내졌던 판다들도 돌아간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 역시 4년의 대여기간이 끝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최근 중국이 미국에 임대한 판다 두 마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했다. 3살짜리 암컷 판다 ‘친바오’와 수컷 ‘바오리’는 앞으로 10년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살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멸종위기종을 구한다는 목표로 1990년대부터 외국 동물원에 판다를 임대해오고 있지만, 멸종위기종인 판다를 언젠가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낸다는 최종 목표와는 달리 야생 복귀에 성공한 판다보다 잡혀 온 판다가 더 많고, 공격적인 인공 번식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판다 암컷의 경우 기껏해야 1년에 3일간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인공 번식으로 눈을 돌렸고, NYT가 확보한 기록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번식을 위해 일부 암컷 판다에게 5일 동안 6차례나 인공 수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 판다는 자궁을 다쳤고,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수컷 판다는 마취를 하고 전기 자극을 줘 정자를 채취했다. 지나치게 높은 전기 자극을 받은 수컷 판다는 몇 달간 피가 섞인 변을 보거나 식욕을 잃었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도 번식을 위해 판다를 ‘학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0년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으로 임대된 판다 ‘메이샹’은 2005년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통해 새끼를 낳았지만 최소 21차례 인공수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구토하거나 회복이 어려웠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에서도 판다 한 마리가 2010년 정자 채취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고, 중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암컷이 다시 발정기를 겪도록 새끼와 어미를 일찍 분리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동물원 측이 관람객 증가와 판다 관련 상품 판매 증진 등을 위해 새끼 판다를 얻기 위한 인공 번식의 어두운 면을 은폐해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판다가 새끼를 낳으면 사육사에게 현금으로 보너스를 지급했고, 스미스소니언에서도 메이샹이 새끼를 낳은 이후 판다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기록이 있다. 과거 중국 청두의 판다 번식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카티 뢰플러 박사는 당시 그곳의 과학자들이 마취제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고발하면서 “내 일이 판다의 복지를 재정적 이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미국 멤피스 동물원에서 2017년까지 일했던 킴벌리 테렐도 “새끼가 돈을 가져올 것이라는 압력이 있었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동물원 측이 매년 암컷 판다에게 인공수정을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NYT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갈 시점에는 126마리의 판다가 동물원에서 사육됐지만 지금은 700마리 이상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며 과학자들 사이에 야생으로 풀어줄 전망이 없는 동물을 집중 번식시키는 것이 윤리적인지 논쟁도 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중국 청두자이언트판다번식연구기지는 과도한 전압을 사용하거나 동물에 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 [데스크 시각]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해법이다

    [데스크 시각]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해법이다

    올해 노벨상의 특징은 인공지능(AI)의 부상이다. 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 등이, 화학상은 AI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에 기여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받았다. 올해 경제학상도 이런 흐름에 한발 걸치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세계에서 부유한 상위 20% 국가는 가난한 하위 20%의 국가보다 약 30배 더 부유하다는 점을 연구하고 경제·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2년에 아제모을루 교수가 로빈슨 교수와 함께 쓴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주요 논지다. 이들은 최근에는 AI 등 최첨단 기술 혁신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2023년작 ‘권력과 진보’의 중심 주제다.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혁신은 인류를 번영으로 이끌 것인가.’ 이는 경제사학계의 오랜 논쟁거리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는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다. 같은 대학의 조엘 모키르 교수는 반대 입장이다. 그는 “기술을 활용해 새 제품을 만들면서 성장을 이어 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산업혁명이 그러했던 것처럼 기술 발전은 번영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제모을루 교수 등은 ‘권력과 진보’에서 모키르 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산업혁명의 기술 발전은 좁은 탄광에서 하루 12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아동 노동을 불러왔지만 노동자들의 소득은 100년 가까이 증가하지 않았고, 소수에게만 막대한 부를 창출해 줬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십 년 새 컴퓨터의 놀라운 발달로 소수의 사업가가 지극히 부유해지는 동안 많은 이들의 실질소득은 감소했”다. 그들은 “오늘날의 ‘진보’는 또다시 소수의 기업가와 투자자만 부유하게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득을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사회 권력 기반의 재구성을 주장한다. 시민들이 지배층이 독점한 비전에 도전하고, 기술 발전의 풍요를 모두가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시도의 중심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야 하고 공공정책의 방향을 설정할 때 중요하게 여겨”지는 목소리의 다양성, 곧 민주주의가 자리한다. ‘권력과 진보’의 전제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가 제공한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포용적 정치 경제 제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소수가 부를 독식하는 수탈적 제도가 아닌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하는 포용적 제도가 국가의 실패가 아닌 번영을 불러오는 열쇠라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민국과 북한이다. 그는 약사 황평원 일가의 사례를 소개하며 “반세기 만에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두 나라의 소득 격차는 열 배까지 벌어졌다. 완연히 다른 길을 걸은 해답은 (포용적)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곧 포용적 제도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강의 기적을 낳은 과거의 포용적 제도는 현재 잘 작동하고 있을까. 마냥 긍정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자산과 소득 양 부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일자리 창출 능력은 많아야 월 10만명대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다리가 무너지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 그 원인이자 결과다. 포용적 제도가 작동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정책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권력 기반의 재구성, 곧 민주주의의 작동이 불가능해진다. 그렇다면 해법 역시 민주주의에서 찾아야 한다. AI 시대에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포용적 제도와 사회, 곧 더 많은 민주주의다. ‘기억의 정치학’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더불어 올해 노벨상을 바라보며 느낀 단상이다. 이두걸 전국부장
  • “일본 피폭자들 평균 나이 85세 넘어… ‘핵 없는 세상’ 행동은 다음 세대 의무”

    “일본 피폭자들 평균 나이 85세 넘어… ‘핵 없는 세상’ 행동은 다음 세대 의무”

    “피폭 생존자들 하나둘 세상 떠나핵전쟁 위험 어느 때보다도 커져”잡지 발간·핵무기 근절 운동 모색 “핵무기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다음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대학생, 회사원, 카페 점원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히로시마 핵정책 청년유권자협회’(가쿠와카 히로시마)의 다카하시 유우타(사진·24) 공동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피폭자들의 고령화 문제에 관해 이렇게 답했다. 지난 11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일본 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니혼히단쿄)의 피폭 생존자 평균 연령은 올해 3월 기준 85.58세. ‘유일 피폭국’인 일본의 원폭 생존자들이 고령으로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가운데 이들의 역사적 증언과 경험을 이어받는 일이 다음 세대의 중요한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가쿠와카가 히로시마에서 주최한 노벨평화상 축하연에서 니혼히단쿄 관계자들이) ‘다음은 너희들 세대의 몫’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핵전쟁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긴박감을 가지고 행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2017년 결성된 가쿠와카는 원폭 생존자와 살아가는 히로시마의 젊은이들이 모여 시작됐다.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치인을 찾아가 직접 핵무기에 관한 생각을 묻고 이 내용을 소셜미디어(SNS)로 발신하고 있다.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중학교 1학년 때, 2021년에 별세한 히단쿄 대표위원 중 한 명인 쓰보이 스나오의 증언을 듣고 “핵무기의 위험성을 개인적인 일로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후 그는 피폭자의 증언이 담긴 잡지를 만들고 거리에서 핵무기 근절 캠페인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행동’을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핵보유국끼리 누가 핵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를 논쟁하고 ‘내가 가진 건 좋은 핵, 네가 가진 건 나쁜 핵’으로 구분하는 세상이 됐다”면서 “니혼히단쿄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이런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 볼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울청장 “김건희 여사 마포대교 방문, 교통통제 없었지만 관리는 했다”

    서울청장 “김건희 여사 마포대교 방문, 교통통제 없었지만 관리는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방문 당시 교통통제 여부에 대해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마포대교상 통제는 없었지만 이동 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최소한의 교통관리는 한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마포대교 현장 방문 당시 교통 통제가 있었느냐’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질의를 받고 “역대 정부에서 했던 것과 동일한 기조로 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급격히 달라진 점은 없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김 여사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를 방문한 뒤 마포대교를 도보 시찰했다. 야당 측은 당시 김 여사 시찰을 위해 경찰이 퇴근길에 교통통제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것이 교통 통제”라며 “경호 의무도 없는 서울경찰청이 오직 김 여사만 바라보며 알아서 교통 통제하고 대통령 코스프레 하는데 옆에서 서포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도 “경호법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교통 관리를 하게 돼 있는데 그 시간대에 마포대교를 방문한 게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는 부적절한 시기 선택이고 부적절한 방법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청장은 “경호 대상자이기 때문에 저희 경찰 업무에 포함된다”면서도 “통제는 장시간 차량 통행을 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어감을 줘서 저희는 교통 관리라고 표현하는데, 결과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영부인에 대한 통상적 수준의 경호가 정쟁화되고 소모적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맞섰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역대 정부에서도 늘 해왔던 통상적인 수준인데 엄청난 통제가 있었던 것처럼 몰아가고, 역대 정부에서 공개한 적 없었던 경호대상의 이동경로, 신변을 공개해야 한다고 몰아붙이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라면서 “대통령 부인에 대한 통상적 수준의 경호가 정쟁화되고 소모적 논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도 “(김 여사 방문은) 자살 예방과 관련된 행사인데 그것이 잘못된 것이냐. 사안에 따라서 교통 통제도 필요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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