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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세 비율 단계 인상해야 지자체 자립”

    “지방세 비율 단계 인상해야 지자체 자립”

    “지방자치의 필수요건인 자주재정 확립을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세제 개편을 단행해야 합니다.” 이창섭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16일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22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국시도운영위원장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15일 전라북도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정기회에서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지방 자주재원 확충을 위한 결의안’과 ‘지방의회의원 의정비제도 개선 건의의 건’을 채택, 의결했다. 그는 “각 시도의회가 늘어나는 지방 이양 사무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면서 “운영위원장협의회에서는 현재 8대2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대폭 높이는 세제 개편을 단행할 것과 현행 지방소비세의 비율을 5%에서 2013년 10%, 2014년 2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행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의정비 지급 제도는 의정비 책정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과 함께 과도한 행정력과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현행 의정비심의위원회 구성 운영과 주민 의견수렴 절차인 공청회나 여론 조사 등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되 매년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반영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각 시도의회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운영위원장 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지방자치 및 지방의회 발전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혁신’의 경제학자 슘페터도 궁금해했다…그래서, 혁신이 뭔데?

    ‘혁신’의 경제학자 슘페터도 궁금해했다…그래서, 혁신이 뭔데?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의 일생을 다룬 ‘혁신의 예언자’(토머스 매크로 지음, 김형근·전석헌 옮김, 글항아리 펴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세 가지다. 하나는 1942년 내놓은 슘페터의 말년 대작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해석 문제다. 이 책은 흔히 슘페터와 마르크스주의의 대결로 꼽힌다. 마르크스주의가 폭력 혁명을 통한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말했다면, 슘페터는 폭력 혁명보다 고도의 관료화와 비판적 사회여론에 따른 점진적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내세웠다고 해석된다. 역사의 무대에서 자본주의는 마침내 비참하게 살해당하는 배역이 아니라, 악전고투 끝에 문득 자신의 얼굴이 사회주의로 이미 바뀌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배역이라는 것이다. 가령 1947년 슘페터는 바실리 레온티예프의 사회 아래 폴 스위지와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이 논쟁을 지켜본 폴 새뮤얼슨은 이렇게 정리해 뒀다. 스위지가 마르크스 이론에 따라 “자본주의라는 환자가 암으로 죽어 가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슘페터는 “자본주의라는 환자가 죽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게 인정”했지만 “그 병은 암이 아니라 노이로제”라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혐오로 가득 찬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환자는 사실상 삶의 의지를 잃었다.”는 주장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유의 해석은 슘페터 특유의 아이러니한 어투와 풍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라고 비판했다. 저자는 사회주의에 대한 미묘한 환상이 있던 시절 슘페터가 ‘걸리버 여행기’의 조너선 스위프트처럼 아주 세련된 풍자 기법을 구사했다고 본다. 슘페터가 책이나 이런저런 주장에서는 ‘민주주의적 사회주의’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상 엄청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음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할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뒤에는 “이걸 정말 할 수 있기는 한 거냐?”라는 반문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예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읽은 사람 가운데 한 비평가는 슘페터를 사회주의자라고 결론 내렸을 정도다. 그리고 분명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이들은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그들은 책을 자본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여겼을 것이다.”라고까지 해 뒀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좌파의 오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다른 하나는 ‘혁신’, ‘창조적 파괴’, ‘기업가 정신’ 같은 용어들이다. 슘페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은 이 구호를 말 그대로 조금 ‘색다르게’ 활용한다. 시기와 질투로 범벅된 반기업 정서, 포퓰리즘, 종북 좌파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슘페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대선 이슈로 떠오르는 게 못마땅한 이들은 이미 ‘경제도 어려운데 돈 벌어다 주는 사람 기 좀 그만 죽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 입들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대선 공약 따위는 잊으라.’고 속삭이기 시작할 것이다.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 정신’은 정말 그런 것이던가. 슘페터가 대기업을 옹호한 것은 사실이다. “대기업은 그들이 벌어들인 이윤으로 기본적인 총액을 부담할 수 있고, 외부 금융시장으로의 접근이 더 쉽기 때문에 은행 대출은 덜 중요하게 된다.”고 했다. 선단식 경영을 했기에 모험적 분야에 엄청난 자본 출혈을 감당하면서 진출할 수 있었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재벌옹호론이 떠오를 법하다. 또 케인스가 대공황의 해법으로 총수요를 강조한 데 비하자면,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는 분명 기업가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정작 슘페터는 자신의 보수적인 측면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냉소를 보냈다. “나는 내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오히려 내 입장이나 생각이 과연 정말로 타당한 것인지 다시 의문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 무슨 차이인가. 그가 말하는 기업가는 ‘4227개 기업이 인수합병을 거쳐 257개의 대기업으로 재편’되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그 시절의 기업가다. 그래서 슘페터는 “19세기 중반 사회를 이끌던 부유한 가문 대부분이 3세대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경제는 세습 계급을 적대시하는 능력주의로 진입”했고 “기업가 정신은 계급의 표시가 아니라 기능”이 됐으며 따라서 “거대한 회사의 기업가들은 가족이 더 이상 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대신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게 기대게 된다.”고 해 뒀다. 그래서 슘페터는 기업가 정신을 잘 발휘한 인물들로 구성된 상류층의 상황을 ‘호텔 로비’에 비유했다. 자신이 거둔 성공에 자부심 넘치는, 잘 차려입은 교양 넘치는 신사숙녀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그곳의 화려함이 아니라 드나드는 사람이 늘 바뀐다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니까 ‘창조적 파괴’라 하면 다들 창조를 쳐다보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파괴이고, 그 파괴의 대상은 다름 아닌 기득권층인 것이다. 마지막은 저자의 이런 관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대목이다.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2007년 출간된 이 책은 2007~2008년 미국에서 이런저런 출판상을 휩쓸었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상 받은 이유가 느껴진다. 슘페터처럼 학계의 중심에서 역사적 급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주변 인물들 얘기만도 무궁무진하다. 대가를 다루는 책들은 대개 중심을 한두 번쯤 잃고 다른 얘기에 빠졌다가 비틀대며 본론으로 되돌아 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법이 없다. 슘페터와 주변 인물들의 일기와 편지, 연방수사국(FBI)의 슘페터 내사자료 등 1차 사료에 충실하면서도 문체는 간결하고 이야기 전개 속도는 빠르다. 저자는 중부유럽(오스트리아) 귀족 스타일의 수려하고 장황한 문체 때문에 슘페터가 실력에 비해 영미권에서 비교적 덜 주목받았다고 지적하는데, 그런 지적을 할 만한 솜씨를 보여 준다. 670여쪽의 본문이 술술 넘어갈 뿐만 아니라 각주까지 읽는 맛이 쏠쏠하다. 그런데 이 책이 그토록 박수받는 것은 정말 이런 이유뿐일까.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출간됐다. 그리고 책을 읽어 나가는 내내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이라 쓰고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이라 읽으려는 저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 책이 서 있는 정확한 맥락은 어디쯤일까. 판단은 독자 몫이다. 4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교진추 이번엔 ‘지구과학 이론’ 청원 추진

    ‘시조새’ 등 진화론 관련 내용을 과학교과서에서 삭제해 달라고 청원해 논란을 빚었던 기독교 단체가 새로운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구과학이 타깃이다. ●학계 정설인 동일과정설 부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 백현주 총무는 14일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과서에 실린 지구과학 이론에 대한 청원을 준비 중”이라며 “절대연대 측정법이나 동일과정설 등을 주요 개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진추는 기독교계의 입장에서 학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대학교수와 지구과학 교사들을 통해 초안을 만들고 있다. ●‘노아 대홍수’ 근거 격변설 주장 교진추가 문제 삼고 있는 ‘동일과정설’과 ‘절대연대 측정법’ 등은 초중고교 교과서에 폭넓게 기술된 지질학계의 정설이다. 동일과정설은 1700년대 후반 제임스 허턴에 의해 주창된 것으로 ‘모든 지질 현상이나 생물 현상은 과거에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 연속성을 갖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층이 쌓여 지층을 이루고 시대에 따라 퇴적층에 나타나는 화석들이 다른 점 등이 모두 동일과정설로 설명된다. 고생대, 중생대나 백악기 등을 나누는 기준 역시 이 이론에서 시작됐고 멸종 동물의 생존 시기 역시 동일과정설에 근거해 추정한다. 하지만 교진추 측은 20세기 초반까지 동일과정설과 논쟁을 펼쳤던 ‘격변설’이 더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격변설은 천재지변이 지층 및 생물종 변화의 핵심이라는 논리로, 대표적인 사례가 성경에 등장하는 ‘대홍수’다. 교진추가 지구과학으로 청원 대상을 바꾼 배경에는 진화론의 높은 장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과학을 통해 다른 시각에서 진화론의 오류를 밝혀내겠다는 의도다. ●학계 “논의할 가치도 없다” 학계는 교진추의 주장이 과학적 사실을 과장해 오역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변각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격변설은 이미 100년 이상 전에 사장된 주장이고 현재 동일과정설의 토대 위에서 인정되는 격변설은 화산 폭발 등이 지층의 순서를 급격하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정도”라며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朴 “중원을 믿는다”

    朴 “중원을 믿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3일 충청권에서 민생 투어를 이어 갔다. 특히 “어떤 것에도 굴복하지 않고 세종시를 지켜 왔다. 앞으로도 세종시를 발전시키는 데 저의 모든 힘을 쏟겠다.”면서 중원 표심을 공략했다.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의결한 뒤 첫 충청 방문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세종시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어렵게 지켜낸 세종시는 저의 신념이자 소신”이라면서 “세종시를 만드는 데서 끝나면 안 되고 제대로 된 행정복합도시로 만들어지고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때까지 세종시의 완성을 제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특히 야권 단일화를 겨냥해 “아직도 누가 후보로 나올지조차 결정되지 않았고 국민들이 제대로 가치 판단을 할 시간조차 주고 있지 않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불행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로의 입지를 높이려는 단일화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면서 “야권이 이념 논쟁, 과거 논쟁으로 세월을 보낼 때에도 저와 새누리당의 이념은 단 하나, 민생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앞서 세종시 정부청사 내 구내식당에서 여성 공무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어려움을 청취했다. 여성 공무원들의 육아 및 보육 문제를 비롯해 특히 세종시 청사 이전에 따른 토로가 이어지자 박 후보는 “현재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서 우선순위를 정한 뒤 당장 필요한 것부터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환경이 안정돼야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 서구에서 열린 대전희망전진대회에 참석한 박 후보는 “대전은 저에겐 정말 남다른 곳”이라면서 “테러를 당해서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생각했던 곳이고 저에게 진심으로 힘이 돼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 주셨다.”며 대전 지지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충남 천안 농수산물시장과 유구장터를 잇따라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며 전통시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대전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2m 수심’에 수심 깊어지는 인천

    ‘14m냐, 16m냐.’ 인천시와 국토해양부가 송도국제도시에 건설 중인 인천신항 항로 수심을 놓고 ‘2m 논쟁’을 벌이고 있다. 2m에 불과하지만 4000억원이 달렸기 때문이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4년 7월 송도국제도시에 6척의 컨테이너선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6선석 규모의 인천신항이 1단계 개장된다. 부두는 갈수록 대형화되는 세계 컨테이너선 업계의 흐름에 맞춰 최대 1만TEU(1TEU는 6.1m 크기 컨테이너)급 선박이 입항할 수 있도록 수심 16∼18m로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부두로 들어가는 항로 수심이 14m로 준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4000TEU급 안팎 선박만이 통행할 수 있다.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16m가 돼야 다닐 수 있다. 이에 따라 항만업계와 인천시는 2m를 더 준설해 줄 것을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항로 수심 16m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원양항로 선사 유치에 어려움이 발생, 인천신항이 보조항구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중국 칭다오·톈진·다롄항의 항로 수심은 16∼18m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제 컨테이너선은 고유가로 인해 급속히 8000만∼1만TEU급 대형 선박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며 “현재 인천신항은 마치 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을 오라고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11공구를 지나는 항로 10㎞에 대해 자체적으로 16m로 준설 중이다. 그러나 인천해양항만청 준설 구간 15㎞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 구간을 16m로 준설할 경우 비용이 500억원에서 45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증심(14m→16m)에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수심 14m를 우선 확보한 뒤 배가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비 문제 등을 고려한 뒤 증심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천해양항만청은 현재 실시 중인 ‘인천항 접근항로 실시설계 용역’에서 계획 수심을 16m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16m로의 증심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절차상 문제와 여러 사정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사업 시기를 점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신항 조기 활성화를 위해선 시급히 항로 수심 16m가 확보돼야 한다는 인천시의 주장과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국토부의 대응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후진타오, 예상 깨고 깨끗이 용퇴할 것”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권력교체 과정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에게 공산당 총서기는 물론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모두 물려주고, 내년 3월이면 모든 공직에서 완전히 은퇴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후 주석은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폐막 다음 날인 15일 열리는 18기 1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시 부주석에게 총서기직을 넘겨 주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직도 물려줄 예정이다. 하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의 이양과 관련해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마찬가지로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SCMP가 인용한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후 주석은 장 전 주석이 권력을 이양하면서 중앙군사위 주석을 2년간 더 맡았던 당시 벌어졌던 논쟁을 피하고 싶어 하며, 좋은 평가와 이미지를 남기고 떠나려 하기 때문에 중앙군사위 주석직도 총서기 자리와 함께 물려주기로 결정했다. 장 전 주석의 ‘나쁜 선례’를 따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 주석이 완전한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중국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장 전 주석과 달리 후 주석은 야망이 큰 지도자는 아니었다.”면서 “10년간의 지도자 업무에 많이 지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자신이 지원하는 인물들의 승진을 위한 ‘협상 카드’로 이 같은 선택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네안데르탈인 멸종시킨 현생인류의 최종병기는?

    네안데르탈인 멸종시킨 현생인류의 최종병기는?

    현생 인류는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됐을까. 흔히 생물시간에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고, 직립보행을 했기 때문’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수만년 전 지구상에는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인 크로마뇽인(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보다 먼저 도구를 사용하고, 직립보행을 했던 다른 존재가 있었다. 바로 네안데르탈인(호모 사피엔스)이다. 당초 네안데르탈인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시작된 인류 진화의 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크로마뇽인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동시대에 살았다는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두 종족이 별개라는 ‘네안데르탈인 논쟁’이 본격화됐다.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 모두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별개의 가지에서 나타난 종족들이고, 크로마뇽인에 의해 네안데르탈인이 멸종됐다는 것이 현재 생물학계의 정설이다. 그렇다면 크로마뇽인은 어떻게 네안데르탈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현생 인류의 ‘치명적인 무기’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와 케이프타운대 공동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현생 인류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남쪽 해안 피너클 포인트 일대에서 70개가량의 뾰족한 돌 무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5㎝가 채 되지 않는 이 무기들을 손에 드는 돌도끼나 돌칼이 아닌, 화살이나 창의 촉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분이 많이 포함된 두리크러스트(풍화각) 재질의 이 무기들은 아주 단단하며, 불을 통해서만 날카롭게 제련이 가능하다. 커티스 마린 애리조나대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이나 초기 크로마뇽인이 사용했던 무기는 손에 들고서만 싸울 수 있었던 데 비해 이번에 발견된 무기는 원거리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어 무기 발전 측면에서 혁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무기가 발견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것들이 2만년 전 정도로 알려진 데 비해, 이번에 발견된 것들은 최대 7만 10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생 인류가 훨씬 더 빠르게 네안데르탈인과의 전쟁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35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주무대는 유럽과 중동, 서아시아 등지였다. 3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하던 이들은 아시아에서는 약 5만년 전에, 유럽에서는 약 3만년 전에 자취를 감췄다. 말 그대로 ‘절멸’한 것이다. 연구진은 “무기를 갖고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한 현생 인류가 남아프리카를 떠나 지구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것”이라며 “이들의 이동 시기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시기가 지역별로 일치하는 경향이 이를 입증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中 언론보도서 빠진 원자바오… ‘왕따설’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의 관영 언론들이 원자바오(溫家寶)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총리의 전대 동정을 늦장 보도해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관영언론들은 일제히 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담화를 소개했으나 유독 원 총리만 제외시켰다. 전날 전대 개막식에서 정치보고를 발표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모두 같은 날 오후 각자 소속된 지역의 대표단 분임 토론에 참석했고, 관련 담화 내용은 당일 저녁 전국 뉴스 프로그램인 신문연보와 9일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지면 등 조간 신문에서 각각 상세히 소개됐으나 원 총리만 이례적으로 빠진 것이다. 원 총리의 담화는 하루 늦은 9일 오후 4시쯤에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중국에서 주요 지도자의 보도 누락, 지연 등은 비정상적인 실각이나 퇴진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우파 인물인 원 총리만 이례적으로 ‘왕따’를 당한 것은 중국이 권력교체기를 맞아 당내 노선 논쟁과 권력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원 총리는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서방의 보편가치를 인정하는 등 ‘튀는’ 언행으로 배척을 당해 왔으며 최근 일가의 ‘비밀 재산’ 폭로 기사도 좌파의 공격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원 총리에 대한 보도 누락은 당의 단합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전대에서 정치체제 개혁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 총리는 전날에도 “공산당과 국가의 영도(지도) 제도를 개혁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한편 법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임무는 매우 중요하고 절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대선 D-40] 공천권 국민환원 공감대… 국민연대 방향은 제각각

    [대선 D-40] 공천권 국민환원 공감대… 국민연대 방향은 제각각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8일 단일화 협의의 첫 단계인 ‘새 정치 공동선언문’의 4대 의제에 합의했다. 문 후보 측 정해구, 안 후보 측 김성식 팀장을 포함한 양측 실무팀은 이날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첫 모임을 갖고 ▲새 정치의 필요성과 방향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의 과제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의 방향 ▲새 정치 실천을 위한 약속을 4대 의제로 설정했다. 1차 회의에서는 첫 번째 의제(새 정치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기성정치의 무능과 갈등을 넘어 협력과 상생의 정치 지향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 삶의 정치 지향 ▲소통의 정치, 참여 정치 지향 등 3개항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2차 회의는 9일 오전 10시에 재개된다. 이날 회의는 오전 11시부터 약 4시간 30분에 걸친 마라톤 토의였다. 실무팀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대신할 정도로 열띤 논의를 벌였다. 겉으로 드러난 합의문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쟁점이 되는 사항은 크게 정치쇄신과 국민연대로 압축할 수 있다. 정치쇄신에서 공천권 국민환원과 중앙당 폐지 내지 축소는 두 후보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고보조금 역시 두 후보 모두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안 후보가 제시한 강제당론 폐지에 대해 문 후보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입장이다.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문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집권 1년 내에 실시하자고 주장하지만 안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정도다. 국민연대의 방향에 대해서도 양 후보의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문 후보는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양측 지지세력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틀이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선 이후의 정계개편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 만만찮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전국지역위원장 회의에서 안 후보 측의 의중을 반영해 ‘새 정치 공동선언 발표→양 캠프 각각의 정책발표→양 캠프가 공유하는 가치·정책 제시→단일화 방식 제시’로 이어지는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日 ‘극우 대연합’ 자중지란

    일본의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민주·자민당을 위협할 것으로 예측되는 제 3세력이 공천권과 이념 논쟁으로 공동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시모토 도루(왼쪽) 오사카시장이 이끄는 일본 유신회는 이시하라 신타로(오른쪽) 도쿄 전 지사와 합치기로 한 ‘일어나라 일본당’과 정책이 다르고, 당 집행부가 너무 노회하다는 이유로 선거 연대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 5일 “정책과 가치관의 일치가 일본 유신회의 정체성”이라며 “일어나라 일본당과는 컬러가 다르다.”고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자민당의 아류로 치부되는 일어나라 일본당과의 무조건적인 통합은 ‘정치적인 야합’이라는 비판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오사카 등 서일본에 강세를 보이는 일본 유신회는 중의원 선거에서 모든 지역구에 1번 후보를 옹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어 동일본을 근거지로 하는 민나노당과 충돌할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일본 유신회의 간사장인 마츠이 이치로 오사카부 지사는 “각 지역의 제 1 선거구는 도도부현의 중심이다. 이 곳이 승부처”라며 모든 지역의 제 1 선거구에 후보를 낼 뜻을 밝혔다. 지역 정당인 일본 유신회는 아직 전 지역에 강력한 지방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당파층이 많은 제 1선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동일본 지역에 근거를 둔 민나노당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당 소속 현역 의원 11명이 지역의 제1 선거구를 차지해야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책협의에 들어간 두 당은 제1선거구 후보 문제가 연대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시하라 전 시장과 민나노당과의 연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시하라 전 시장과 일어나라 일본당은 원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나노당은 ‘탈 원전’을 주창하는 등 여러 정책분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독과점 위주 이권경제 병폐 창의적 ‘보이는 손’이 ‘약손’”

    “독과점 위주 이권경제 병폐 창의적 ‘보이는 손’이 ‘약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설탕담합 논쟁’의 당사자인 박창기(57) 전 ‘팍스넷’ 창업자가 최근 ‘혁신하라 한국경제’(창비 펴냄)를 펴내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개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설탕담합 논쟁’이 뭐냐고? 맷 데이먼이 주연한 2009년 영화 ‘인포먼트’가 다룬 실화를 말한다. 영화는 1992년 일본 아지노모토, 교와핫코, 제일제당과 대상(당시 미원) 등 5개 회사가 축산사료의 첨가물 라이신 시장에서 가격담합을 해 불과 몇 개월 만에 시장가격을 70% 상승시키고, 수년 동안 연간 3억 5000만 달러의 불법 이익을 취하다가 1995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돼 처벌된 내용을 다뤘다. 1981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박창기씨는 1982년부터 제일제당에 배속돼 일하면서 얻은 설탕업계의 담합과 관련된 정보를 17년 만인 최근 인터넷에 기고해 폭로했다. 이런 식이다. 우리나라 제당회사가 하는 일은 순도 98% 정도의 원당을 관세 3%에 수입해 공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99.9%의 설탕을 만들어 파는 일인데, 국제기술경쟁력도 필요 없고, 부가가치도 지극히 낮은 사업이다. 그런데 국가가 설탕 완제품에 대한 35% 수입관세를 50년간 유지하는 것은 해당 재벌기업에 국제 설탕 시세보다 훨씬 많이 폭리를 취하게 하는 것이고, 재벌기업이 이런 폭리를 취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들이 해당 정부부처의 관료들에게 로비를 벌인 덕분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공정거래법은 1963년 시멘트·제분·제당산업의 삼분 파동이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가격규제를 하기 위해 탄생했는데, 어떻게 1991~2005년까지 설탕가격의 담합이 있었느냐고 반문한다. 런던과 뉴욕지점에서 4년씩 일하고 8년 만에 제일제당 서울본사에서 일하게 된 박창기는 관료 로비라는 ‘요직’을 맡게 됐는데, ‘범죄행위를 하기 싫어서’ 사직서를 던졌다고 했다. 당시 제일제당과 같은 설탕업계는 설탕가격 인상을 승인받기 위해 실구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원당을 구매한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했다고 한다. 그가 제일제당 등과 ‘설탕담합 논쟁’에 뛰어든 것은 과거사를 고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담합과 로비로 작동하는 독과점 위주의 ‘이권경제’에서 벗어나 창의적 지대(Rent)를 창출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혁신경제’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가 “박정희 시대에는 자본을 만들기 위해 이권경제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그룹은 설탕·밀가루·섬유산업에서 자본 축적을 했고, 현대그룹은 국가의 보호 아래 건설·토목·자동차산업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은 정유와 통신업을 국가에서 인수해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 재벌들도 충분한 자본과 기술력, 인재집단과 조직력이 생겼으니 이권사업에서 벗어나 혁신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박창기는 이권경제를 축소하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이권경제는 독과점을 유발하고 경제를 후퇴시키며 빈부격차를 확대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 해체’가 거론되는데,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권경제를 어떻게 혁파할 것인가? 첫째, 설탕 수입관세를 현행 30%(2011년 5%P 인하)에서 5% 이하로 낮춰 원당관세 3%와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그러면 전 세계 설탕공급업자들이 한국에 설탕을 공급하니 담합이 불가능하다. 둘째, 담합 행위를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벌하자고 했다. 미국은 담합으로 부당이익을 얻은 회사에 대해 수천억원의 배상은 물론 경영자들에게 3~9년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실토하면 사정을 봐주는 ‘리니언스 제도’를 실행하고 있지만, 재벌기업들의 면책 수단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어 자진신고를 할 경우 2년간의 피해액만 면제해주고 그 이전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할 것을 권고한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을 고려했던 ‘집단소송제’의 도입을 촉구했다. 과격하지만, 반독점법을 제정해 1911년 미국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독립회사로 해체한 것처럼 한다든지, 이권 추구가 기승을 부리는 분야를 공유화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고전경제학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이른바 시장)이 작동해 구성원들이 모두 최적의 이익을 본다는 가설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내시평형이론’으로 깨졌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내시의 박사학위 논문인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모두 손해를 본다는 것을 논증했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세계경제의 침체 등이 ‘보이지 않는 손’을 과신한 탓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때라는 것. 어려운 경제적 개념을 상대적으로 쉽게 설명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데, 박창기씨는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이 터졌을 때 ‘진짜 미네르바’라는 오해를 받은 인물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체크 리스트/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체크 리스트/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통령 선거가 후반을 향해가면서 후보들의 정책 경쟁이 점차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매우 착잡하다. 마음에 와 닿는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전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는 ‘3무’(무비전, 무대책, 무소신) 정책 공약들로 채워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권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무비전, 북핵문제·영토분쟁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북·외교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무대책, 그리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해법 등 논란이 예상되는 정책은 회피하는 무소신 등이 그것이다. 새로 출범할 정부가 제시해야 하는 외교안보정책의 핵심은 불확실한 세계정세 속에서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게 통일은 무엇을 의미하고, 우리 사회는 앞으로 어떤 통일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통일 구상은 명확하지 않으며, 통일을 장기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일은 분명한 미래 비전을 기초로 적극적으로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필요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작업도 중요하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요 후보들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5·24 조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득력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핵 문제의 해결과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와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대북정책은 국내 정치 및 외교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야기해 왔다는 점에서 다차원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북한을 향해 할 말은 하고, 국내적으로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 단기적으로 손해를 입더라도 주요 사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떳떳하게 밝히고 열심히 설득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가장 대표적인 이슈가 북한 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경제 지원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견해 차이가 가장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입장을 선택할 경우 다른 쪽의 거부감과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적당하게 타협하려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크다. 우리는 새로운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을 심어주고, 정책의 수립·추진을 통해서 공감과 신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통일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반도의 통일이 우리 사회에 갈등과 부담이 아닌 통합과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통일정책은 북한사회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한쪽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착한 통일’을 추구하기를 기대한다. 둘째, 남북관계의 평화적 관리와 안정적 개선을 위한 출발점은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전략적으로, 지속적인 접촉과 상호의존적인 경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북한주민들도 대북정책의 수요자라는 인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이라는 정책방향이 단순 구호 차원을 넘어서 북한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의 인도적인 사안은 남북관계와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교류는 민간의 자율적인 판단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인권문제는 가진 자의 시혜가 아닌, 어려운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나눔이라는 측면에 접근해야 한다.
  • 文측 “安, 정치 도의 벗어난 무례한 발언” 부글

    文측 “安, 정치 도의 벗어난 무례한 발언” 부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제주 희망콘서트’에서 “계파 이익에 집착하다 4·11 총선을 그르친 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는 “정치 도의를 벗어난 무례한 발언”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태도와는 기류가 달랐다. 문 후보 선대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친노(친노무현) 일반을 지칭한 것이든 문 후보를 얘기한 것이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야권 진영에 대한 발언치고는 참으로 예의에 어긋난다는 느낌이 든다.”며 “과거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안 후보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책임을 묻지 않았고 이를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문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4·11 총선 패배에 대해 여러 사람이 평가하고 진단할 수 있지만 마치 특정 계파의 이익으로 인해 총선을 그르쳤다고 규정하는 건 논쟁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안 후보와 양자 토론을 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누가 봐도 안 후보가 특정 계파인 친노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미 2선으로 물러난 이해찬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단일화 상대인 문 후보에게 ‘친노 프레임’을 덮어 씌우려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정정당당하지 못한 발언으로 마치 구태 정치인을 보는 듯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가 지지율 욕심에 앞서 총명이 흐려진 게 아니냐.”며 “연대하고 통합할 상대를 깎아 내려 유리한 고지에 오르겠다는 욕망이 읽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 등 현 지도부 총사퇴론을 압박하고 있는 비주류 진영은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옳은 지적”이라고 수긍했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이길 수 있는 총선에서 계파 몫의 공천을 챙겼던 부분이 패인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며 “총선 패배 후 책임을 가렸어야 옳은데 책임 규명도 못 한 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상황으로 현재까지 왔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나 연대를 넘어 양 진영 간 통합의 길로 가려면 지도부 사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경제기조·외교전략과 맞물린 FTA 대선 쟁점의제로 떠오르나

    경제기조·외교전략과 맞물린 FTA 대선 쟁점의제로 떠오르나

    4대강 사업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연장 등 굵직굵직한 정책 의제를 놓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이 쟁점 의제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FTA는 경제 기조는 물론 외교 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고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FTA는 후보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 대결이 본격화될 경우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대결 본격화될 땐 FTA ‘뜨거운 감자’로 FTA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진영이다. FTA 체결국을 늘리는 것은 물론, 기존 체결국과 교역 장벽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의 ‘경제 브레인’인 강석훈 의원은 2일 “경제영토 확장 차원에서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다만 정부가 앞장서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들의 사전 동의와 피해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 등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도 지난달 15일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이 주최한 국제포럼에서 “한·중·일 FTA 등 경제 통합 과정이 진전될 경우 협력사무국은 동북아 지역협력체 출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3국 간 FTA 체결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민주화 위원장은 “FTA는 이미 많이 체결했고, FTA를 맺을 때마다 피해 분야가 나타났다.”면서 “여러 나라와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체결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통상 분야를 담당하는 이상민 공감2본부장도 “FTA 체결은 결국 시장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것인데, 우리가 구조적으로 내수기반이 아직 취약하기 때문에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면서 “FTA 체결 시 대외적인 충격과 대내적인 갈등 증폭 여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 이원재 정책기획실장은 “다른 나라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어떤 나라와 어떤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FTA 추진에 대한 찬반 여부를 일반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실장은 또 “FTA를 추진할 때 국내 경제와의 선순환, 상대국과의 공존, 외교안보적 실익 등 3대 원칙이 충족돼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FTA 재협상도 입장차 FTA 논쟁의 전초전에 해당하는 한·미 FTA 재협상 문제에서도 세 후보의 입장차가 드러난다. 박 후보는 ‘유지’, 문 후보는 ‘즉각적인 재협상’, 안 후보는 ‘폐해 발생 시 개정’에 각각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 박 후보 측은 “한·미 FTA가 발효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재협상을 주장할 때가 아니다.”면서 기존 협상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는 지난달 18일 한 토론회에서 “ISD(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통해 불이익을 바로잡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 이원재 실장은 “한·미 FTA가 이미 발효된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폐기한다면 국가 간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라면서 “폐해가 발생한다면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환자 본인 의사’ 확인 쟁점… 존엄사 논란 재점화

    ‘환자 본인 의사’ 확인 쟁점… 존엄사 논란 재점화

    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위원회)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권고함에 따라 존엄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위원회의 이번 제도화 권고는 2008년 이른바 서울 세브란스병원의 ‘김 할머니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사건으로 사회적 논쟁이 촉발된 가운데 의료진과 환자 및 가족이 호소하는 정신적 고통,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 등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식물인간이 된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2008년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다음 해 대법원은 가족들의 요청을 인정했다. ‘김 할머니’ 사건 이후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생명 연장을 위해 연명치료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거세졌다. 지난해 복지부가 실시한 ‘생명나눔 국민인식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3%가 연명치료 중단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에도 연명치료 중단 논쟁은 뜨거웠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던 환자가 부인의 요구로 퇴원한 뒤 사망한 사건이 단초가 됐다. 2004년 대법원은 부인에게는 살인죄를, 의사에게는 살인방조죄 판결을 내렸다.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10년.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종교계, 법조계 등의 추천 위원 18명으로 구성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고 일곱 차례의 모임을 거쳐 합의를 도출했다. 협의체는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를 포함한 말기 환자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등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할 경우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특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일부 사안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약물 투여나 영양, 수분공급 등 일반적인 연명치료까지 중단할지와 환자 본인이 아닌 보호자가 주장하는 환자의 동의 의사까지 인정할지는 당시 협의체에서 합의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협의체의 합의안을 우선 제도화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일종의 자문기구인 만큼 이번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연구 및 여론조사 등에 착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손호준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앞으로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그것을 반영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원순 시장의 빚/최용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박원순 시장의 빚/최용규 사회2부장

    애들 밥 갖고 전임자가 엉뚱한 짓만 안 했어도 지금의 ‘서울시장 박원순’은 없었을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명망가였지만 정치인이나 행정가로서는 백면서생이나 다름없던 그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때나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박원순이란 존재는 시민사회운동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단박에 서울시장 자리를 꿰찬 것은 단지 관운으로만 보기 어렵다. 운발 좋다고 거머쥘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0% 이상의 지지율로 유력한 서울시장감으로 회자될 때 박원순의 지지율은 고작 5%였다. 안 원장이 박원순의 손을 들어준 2011년 9월 6일 이전만 해도 박원순은 시민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박 시장은 기분 나쁠지 몰라도 시민 입장에서 볼 때 안철수와 비교하면 박원순은 하찮은 존재였다. 하지만 시민은 그런 그를 서울시장으로 선택했다. 안 원장에게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안 원장이 민 박원순을 찍었다. 정치 변화, 사회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얼마나 크고 깊었으면 그러했겠는가. 그 표에 절절함이 배어 있는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은 빚을 졌다. 안철수가 포기하고 박원순으로 단일화된 그날 박원순은 이렇게 얘기했다. “두 사람은 모두 시장자리를 원한 게 아니다. 진정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 둘을 지지했던 시민 또한 그 둘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미래를 꿈꿔온 시민들이다. 방향과 뜻이 맞았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줬다. 허기 채워 준다기에 흠집투성이인 MB(이명박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던 심정과 다르지 않다. 그 간절함을 박 시장이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그런 마음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야권의 대선 후보인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초미의 관심사다. 두달 전 박 시장은 안 후보와 거의 연락을 안 한다고 했다. 논쟁에 휩싸이기 싫고 서울시장 노릇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나중에 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가 있을 때 큰 틀에서 조정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참모의 말에 “그거야 그분들이 알아서….”라고 손사래를 쳤다. 지금도 두달 전 그때 생각과 같은지 궁금하다. 박 시장이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뉴타운 출구전략도 중요하고 신곡 수중보를 허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박 시장에겐 숙명처럼 해야 할 일이 있다. 시민들이 왜 자신을 뽑아줬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시민들이 무엇을 원했는지 누구보다 박 시장이 잘 알고 있을 게다. 일을 하든 일을 하지 않든 전임자들과 같은 그런 유형의 시장을 시민들이 원했겠나. 사람들 눈에 안 후보는 박 시장의 동지요, 후원자다. 안 후보의 동지가 박 시장이라는 게 세간의 눈이다. 박 시장이나 안 후보의 입장에서 이 같은 평가에 대한 해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밖에서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안 후보를 바라보는 시민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새 정치, 새 정치 하지만 뭐가 새 정치인지 알 수가 없다. 새 정치는 ‘이런 것’이라는 과거·현재와 차별화된 선명한 이념이 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공약은 설계도 없이 짓는 집만 같다. 단지 ‘대통령 하고 싶은 안철수’로 보일 뿐이다. 미래를 갈망했던 이들이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박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대통령 하고 싶은 안철수로 보이나, 새 정치를 창조할 안 원장으로 보이나. 서울시장이 아닌 시민사회운동가 박원순의 냉정한 눈으로 봐야 한다. 박 시장이 바꾸고자 하는 시민의 삶은 시장실을 은평뉴타운으로 옮긴다고 해서 이뤄지지 않는다. 초심으로 돌아가 당시 시민의 바람이 무엇이었는지 곱씹어 보고 행동으로 옮길 때 박 시장이 꿈꿨던 시민의 삶도 변한다. 빚 갚을 때 되지 않았나. ykchoi@seoul.co.kr
  • 한의사들 “천연물신약 정책 폐기를”

    천연 물질로 만든 약인 ‘천연물신약’을 둘러싸고 한의학계와 양의학계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의학의 원료를 사용한 양약을 두고 한의사와 양의사가 줄다리기 중인 가운데, 보건당국은 반년 가까이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천연물신약은 양약이 아닌 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성분을 연구·개발해 양약 형태의 신약으로 만든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성분을 개발하자는 취지로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이 추진됐다. 현재 7개 품목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출시됐으며 수십 종이 연구·개발 과정에 있다. 이 천연물신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양의사가 처방하도록 하고 있으며, 양의사가 처방하는 경우에만 보험급여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의사들은 정부의 천연물신약 정책이 한의사로부터 한약을 빼앗아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는 “정부의 천연물신약 정책이 천연물신약의 범주를 확대하면서 애초의 취지를 잃어 형태만 바꿔 캡슐에 담은 한약을 천연물신약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면서 국민 건강을 저해하고, 제약회사들은 한약을 손쉽게 이용해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양의사들은 천연물신약이 양의학의 원리로 개발된 양약이라고 반박한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천연물신약은 현대의학적으로 연구 개발된 전문의약품으로, 음양오행원리에 맞춰 만든 한약과는 개념부터 다르다.”면서 “한의학계가 의사들의 고유 영역인 전문의약품 처방에 관여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 행위”라고 일축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文·安 단일화 ‘의기투합’… 새달 安 공약발표 뒤 협상 본격화

    文·安 단일화 ‘의기투합’… 새달 安 공약발표 뒤 협상 본격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 후보의 단일화 공식 제안에 대해 안 후보는 내달 10일 정책 공약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나설 뜻을 밝힌 것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구체적 시간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또 ‘가치연합’에 대한 합의점을 강조함으로써 문 후보측의 단일화 3단계론에 접근시키는 모양새를 취했다. 30일 문 후보의 단일화 구애는 집요했다.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가진 ‘새 정치 대담’에서 “중요한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달라. 어떤 방안, 어느 시기에 단일화를 이뤄야 하는지 언제부터 시작돼야 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면서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구체적 협상이 진행돼야 후보등록(11월 25∼26일) 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문 후보 측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압박으로 비칠 수 있고 결례가 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180도 태도를 바꿔 안 후보를 압박한 것은 더 시간을 끌 경우 협상의 물꼬조차 트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라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또 정책연대-정치연대-세력통합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단일화 3단계론을 하기 위해서라도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 단장은 “이미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시점보다 보름 정도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주도권에 대한 셈법도 깔려 있다. 조직력에서 앞서 있는 문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보다는 경선방식을 선호하고 있는데 경선 준비에는 1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단일화 협상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개헌 카드도 꺼내 들었다. 문 후보는 개헌에 대해 “꼭 필요한 개헌 과제는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집권초기에 바로 시작하겠다.”면서 개헌과제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도입을 꼽았다. 이어 “근본적인 개헌 과제들은 국회에 개헌 특별기구를 두고 충분히 여론을 모아서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주요공약에서도 문 후보는 개헌에 조건부 찬성했고 안 후보는 국민 합의 사항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직접 정리하는 수순을 밟았다. 내달 10일 이후라는 단서를 달면서 속도조절도 잊지 않았다. 안 후보는 또 “단일화 방식이 아니라 가치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게 먼저”라면서 “여기에 국민 동의를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 측의 단일화 속도조절에는 단일화가 늦춰질수록 안 후보가 가진 ‘본선 경쟁력’으로 지지자들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란 계산이 숨어 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이날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시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안 후보에게 있다는 것을 민주당이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 강연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지엽적인 논쟁으로 몰려 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국민에게 고통을 분담하라, 재벌에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고 요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야권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강한 견제구를 던졌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중앙선대본부회의에서 “국민에게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두 후보가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병수 사무총장도 “밀실에서 단일화를 빙자해 권력을 나눠 먹는 야합을 획책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선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가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정현 “단일화는 야합”…우상호 “정치혁신 계기…조용경 “국민 열망”

    이정현 “단일화는 야합”…우상호 “정치혁신 계기…조용경 “국민 열망”

    제18대 대선 유력 후보 3인의 리더십을 한자리에서 비교 평가하는 토론회가 처음 열렸다. 한국대통령리더십학회와 대통령리더십연구소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2012 대통령 리더십 대토론회’를 가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위원장과 이정현 공보단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우상호 공보단장,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의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과 하승창 대외협력실장 등 6명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인 후보 단일화에 대해 안 후보 측 조 단장은 “안 후보를 이끌어낸 것이 정치 혁신에 대한 국민 열망이기 때문에 안 후보가 이를 받들 책임이 있다.”고 단일 야권 후보로서의 당위성을 주장했다.박 후보 측 이 단장은 “2등과 3등 양쪽이 단 한번도 모여서 정책을 논한 적 없는데 정치를 게임으로 보는 야합 단일화를 정치 쇄신으로 보는 국민은 없다.”고 비판했다. ●정수장학회·NLL 날선 공방 그러자 문 후보 측 우 단장은 “공동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로 국가를 바꾸고 정치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선진통일당과 통합한 새누리당은 무슨 할 말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 측 하 실장은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고 야권 지지자가 어떻게 결집하느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김 위원장은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무엇을 하겠다는 준비가 안 돼 있다. 국민들에게 적당히 여론이 좋으면 ‘대통령 될 수 있다’고 하면 안 된다.”며 야권 후보들을 동시에 겨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이미 지난해 말까지 대통령이 돼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인사 배치 등 구상이 다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보완사항에 대해 박 위원장은 “성격적으로 너무 착해 흠”이라면서 “친노(친노무현) 그림자 극복 과제는 후보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고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할 때 친노로 낙인 찍힌 분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할 만큼 각오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국정 운영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조 단장은 “정경유착과 부패, 경제 발전 후퇴, 국민 절망을 풀 단서는 한마디로 정치 쇄신”이라고 단언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 정당제 폐지 등 정치 개혁안에 대한 비판에는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 격”이라고 맞받아쳤다. 사회자인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상대 후보가 이길 비법을 조언해 달라.”는 주문도 했다. 박 후보 측 김 위원장은 “문 후보나 안 후보나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홀로 결심할 단계는 지났다. 무엇을 단일화의 공통분모로 삼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 박 위원장은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시절 과반 의석을 갖고도 당시 한나라당을 포용하지 못했다.”고 돌이켜 보면서 “박 후보가 3명 중 가장 강자인데 포용력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조 단장도 박 후보에 대해 “이 시대 리더십의 요체는 소통과 공감이다. ‘수첩공주’란 별명은 불통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이미지가 될 수 있다.”고 젊은 층 지지세 확보를 위한 진정한 경청의 자세를 요청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박 후보 측 이 단장이 “NLL 문제는 이어도나 독도가 우리 영토가 아니라는 주장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문 후보 측 박 위원장은 “NLL을 지키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 NLL 문제는 안보를 정쟁화하는 아주 좋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질의자로 나선 노동일 경희대 교수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 앞선 방식의 단일화라면 하나마나”라면서 “상상력을 발휘해 본인들과 국민들 스스로 납득할 가치를 창출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안 후보는 공약, 정책의 파격성이 후보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킨다.”면서 안 후보가 안정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권분립 가치’ 놓고 논쟁도 한편 박 후보 측 이 단장이 “박 후보가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실현할 의지를 강하게 가졌다.”고 한 발언을 놓고 문 후보 측 우 단장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 단장은 “대통령이 국회 입법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은 초헌법적 발상이다. 발언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단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법을 어겨 탄핵 사태가 오는 등 국론이 분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인신공격을 하면 정치 쇄신 대상”이라고 맞받았다. 우 단장은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는 강탈당한 것이 아니며 문제가 없는데 왜 야당이 문제 삼느냐’고 말하는 걸 보면서 표를 의식해 5·16군사정변과 유신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척했구나 의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기고] 한국 정치 ‘세종의 조세정책’에서 배우자/오기수 김포대 총장(직무대행)

    [기고] 한국 정치 ‘세종의 조세정책’에서 배우자/오기수 김포대 총장(직무대행)

    얼마 있으면 대선이다. 정치의 중추인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적 가치의 혼돈으로 후보자의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정치적 가치의 혼돈은 왜 발생할까. 정당은 정통성이 없고, 정당의 정책은 변덕이 죽 끓듯 하는 탓이라고 본다. 집권과 당선을 위해서는 정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연속성은 생각할 겨를도 없다. 오늘만의 정치적 가치를 장식해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정치세태 때문이다. 미래의 정치는 어디로 갈지…. 이러한 정치적 세태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세종대왕의 조세정책’을 배워야 한다. 세종대왕은 진정으로 ‘백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조세정책으로 조세법인 공법을 제정했고, 조세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이룩했다. 그런데 군주시대의 왕임에도 세종대왕은 이러한 조세정책을 하루아침에 당신의 뜻대로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 21년에 “내가 공법을 행하고자 한 것이 이제 20여년이고, 대신들과 모의한 것도 이미 6년이었다.”라고 할 정도로 세종대왕은 공법을 제정하기 위해 많은 준비와 연구를 하고 논의를 했는데 이루지 못했다. 그후 지속적인 노력으로 최종 공법은 세종 26년 11월에 완성됐다. 무려 25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늘 ‘아니되옵니다.’ 하면서 반대만 하는 대신들이 미웠을 것이다. 왕으로서 독단적으로 할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백성을 위한 정책이므로, 역사상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과거시험에 공법 문제를 출제해 젊은 유생들의 의견을 들었고, 조선의 백성 4분의1이 참여해 국민투표라 할 수 있는 공법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1년 동안 대신들과 논쟁해 민주시대보다도 더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공법을 완성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세종대왕의 고뇌는 없었을까. 세종실록에 따르면 공법이 최종 완성되기 몇 개월 전인 세종 26년 윤 7월에 세종대왕은 “근일에는 공법을 시행하고자 하나, 모든 신민들이 또 모두 불가하다고 하므로, 내가 상세하고 명확하게 깨달아 알도록 타일렀으나 아직도 오히려 깨닫지 못하니, 내 공법의 시행을 정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5년 이상 뜻을 두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면서 대신들과 논의하여 만들고자 한 공법의 마무리 단계에서 신하들과 백성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에 염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이에 굴하지 않고 초지일관의 마음으로 대신들과 논의하고 백성의 의견을 들어 전분6등법과 연분9등법을 원칙으로 하는 공법을 완성시켰다. 그 당시 조세는 ‘백성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세종대왕은 조세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실현하고,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하여 백성들이 법으로 정해진 조세만을 부담함으로써 조세의 횡포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공법을 만들었다. 우리시대의 정치에서도 ‘세종대왕의 조세정책’처럼 진정으로 국민의 행복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오랜 시간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논의를 통하여 형성된 정책이 계승되고 실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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