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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은 45억 년 전 지구 내부 핵폭발로 생겨”

    현재까지도 학자들 간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달의 생성’ 비밀이 서서히 그 베일을 벗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VU대학 행성과학자 빔 반 웨스트레넨이 45억 년 지구 내부의 거대한 핵폭발이 일어나 달이 생성됐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영국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간 달이 어떻게 생성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오랜 기간 과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대상이 되어왔다. 처음 달의 생성에 대한 ‘비밀’을 들춰낸 것은 찰스 다윈의 아들인 천문학자 조지 다윈(1845~1912)이다. 그는 생성 초기의 지구가 서로 크기가 다른 두 부분으로 쪼개져 달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와 관련된 다양한 학설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이 바로 자이언트 임팩트(Gaint Impact)설이다. 이 이론은 45억 년 전 초기 지구가 거대한 우주암석과 크게 충돌한 뒤 탄생한 것이 달이라는 설이지만 아폴로 우주선이 가져온 월석과 지구의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반박을 받아왔다. 웨스트레넨 박사의 주장은 19세기 처음 제기된 분열 이론에 기반을 두고있다. 분열 이론은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지만 어떻게 달이 떨어져 나갔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웨스트레넨 박사는 “45억 년 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보다 무려 400억배에 달하는 지구 내부 코어 폭발이 있었다” 면서 “이 폭발의 여파로 달이 갈라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폭발이 60년이나 이어져 지금의 달이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주장 역시 일종의 가설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언젠가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을 합치면 달의 진정한 탄생 기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광장] 본질 잊은 프레임 정치/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본질 잊은 프레임 정치/박현갑 논설위원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대통령기록물을 최소 30년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입법정신을 정치권이 망치고 있다. 여당은 이참에 야당이 ‘안보불감증 정당’임을 각인시켜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참여정부가 NLL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재확인받겠다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 규명을 후순위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문제는 여야가 으르렁대는 사이 민생이 수렁으로만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는 지난 3월 말 현재 961조여원으로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계빚 증가세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은퇴 선상에 있거나 빚 상환 가능성이 낮은 50세 이상의 가계 대출비중이 높아졌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전체 가계 대출자의 30.8%를 차지한다. 그러는 사이 ‘하우스푸어’는 늘어만 가고 주택가격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대출금액을 밑도는 이른바 ‘깡통주택’도 확산일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논란은 지난 대선 때 제기돼 일단락된 사안이다. 그 당시는 그나마 NLL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으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정권이 바뀐 시점에서 여전히 이 문제로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것은 여야가 세상을 보는 틀, 프레임이 달라서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이나 표심을 자극하는 방안으로 프레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프레임은 국민의 공감을 살 때 빛을 발한다. 역대 선거를 보면 드러난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경제와 능력을 내세운 프레임으로 이명박 후보를 포장했다. 대통합민주당은 BBK문제가 걸린 이 후보를 겨냥한 도덕성 프레임으로 맞불을 놨다. 결과는 이 후보 당선이었다. 당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에서도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를 극복할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이 후보 당선으로 이어졌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북풍’과 ‘노풍’이 충돌했다. 여당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를 강조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을 노렸으나 ‘무능 정권 심판론’을 내건 야당이 승리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정희 대 노무현’, ‘1 대 99’, ‘국정실패 세력 대 국가발전 세력’의 프레임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미래를 강조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여당의 프레임이 효과를 봤다. 공감 받지 못한 프레임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8 ·15일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 프레임을 제시했다. 하지만 후속 인사에서 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미국의 경우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대량살상무기 척결을 전 세계에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깨어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프레임의 결과가 던지는 교훈을 새길 줄 알아야 한다. 막상막하로 결론이 난 지난 대선은 승자든 패자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NLL 논란도 마찬가지다. 절반 이상의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사를 뒤져보더라도 최고기밀인 정상 간 대화록을 까발리는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권이 이번 NLL 공방에서 거둘 실익은 없다.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원본을 열람했다 하더라도 논쟁의 종식이 아니라 재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의 정치 혐오주의는 확산될 것이고, 다음 선거는 NLL 공방으로 국민 스트레스 지수 올리기에 앞장선 정치인을 국회에서 걸러내자는 목소리로 가득찰지도 모른다. 정치권은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원문만 열람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차단할 제도 개혁과 민생 챙기기이다. eagleduo@seoul.co.kr
  • “당론 위배”… 민주, ‘회의록 제출’ 투표 반대표 의원들 서면경고

    “당론 위배”… 민주, ‘회의록 제출’ 투표 반대표 의원들 서면경고

    민주당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에 반대표를 던진 소속 의원들에게 당론을 위배했다며 서면경고했다. ‘구속적 당론’(강제당론)이 당내 민주적 의사결정을 저해한다는 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자율성을 위해 강제적 당론을 지양하는 흐름이 형성 중이다.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의원이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합의했던 ‘새정치 공동선언’ 정치개혁 과제 중에도 강제적 당론 지양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흐름을 들어 해당행위가 아닌데 당론을 위배했다고 경고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들에 대해 서면경고 결정을 내리고, 해당 의원실에 전병헌 원내대표 명의의 서면경고장을 발송했다. 당헌·당규상 강령 및 당론 위반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익 등을 들어 대화록 공개를 반대한 이들 의원의 소신 자체는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당 윤리위에 회부하지는 않았다. 당시 김성곤·김승남·박지원·추미애 의원 등 4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민주당은 종합편성채널 출연금지 당론의 경우 일부 의원들의 출연에도 불구,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당론 자체가 유명무실해지자 지난 4월 해제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라는 여야 대치국면에서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경고했지만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가결이 강제적 당론이었던 새누리당은 표결 참석 의원 중에는 반대가 없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安 전국 순회… 대전 찍고 6일 진주·창원으로

    “주변에 좋은 분들 계시면 제가 함께하자고 말씀드렸다고 꼭 전해달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부터 충청과 경남 방문을 시작했다. 안 의원의 지역순회는 지난해 대선 때 만들었던 지역조직을 정비하고 전국 세력화를 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날은 대전 평송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내일 및 충청지역포럼 주최로 ‘한국사회구조개혁과 대전·충청지역 혁신을 위한 새로운 모색’ 세미나에서 독점적 양당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사회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의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세력화의 기반인, ‘인재영입’이었다. 안 의원은 “힘을 모아 좋은 분들을 더 많이 정치권에 진출시키고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의)세미나 개최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양당에서 앞다퉈 대전에서 행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충청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조그마한 일조라도 한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충청 민심에의 호소도 잊지 않았다. 한편 안 의원은 대전 세미나 인사말에서 “두 사건(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쟁) 모두 정파적 집단 이익을 우선해 빚어진 참사”라며 여야 모두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줄어든 존재감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는 8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원 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안 의원은 6일 경남으로 이동해 진주의료원에서 의료원 관계자 및 농성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창원에서 세미나를 연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한자 디바이드/박현갑 논설위원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다. 소리글자인 한글에는 뜻글자인 한자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우리말을 문자로 표기할 때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되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문자를 쓸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최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초·중학생의 한자 교육을 권장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자 교육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달아 오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이 교과서 속 한자어 낱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외워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국어, 수학, 과학,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휘를 중심으로 한자 교육을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시간에 가르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글문화연대 등 반대론자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 때문에 한자 교육을 추진할 게 아니라 교과서를 쉽게 바꾸는 것이 먼저라고 비판한다. 한자가 한글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본적인 한자 교육은 필요하다. 낱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학습효과는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유가 한자로 소의 젖이라는 뜻임을 아는 것과 그냥 외우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교육이 중·고교·대학으로 이어짐을 감안하면 한자는 어릴 때 익히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대학생이 전공서적에 나오는 기본 한자어를 몰라 사전을 뒤진다면 그 자체가 벌써 경쟁력에서 한 수 뒤처지는 일 아닌가. 혹자는 한자가 중국어라며 교육 반대를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자는 한자일 뿐 중국어가 아니다. 한자를 중국식으로 읽으면 중국어가 되고, 한국식으로 읽게 되면 한국어가 되고, 일본식으로 읽으면 일본어가 될 뿐이다. 같은 ‘북경’(北京)이라는 단어를 두고 중국에서는 베이징으로, 우리는 북경으로 읽는다. ‘선생’(先生)도 우리는 선생, 일본은 센세라고 읽을 뿐이다. ‘이벤트‘, ‘업그레이드’ 등 외래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듯 한자 교육의 필요성 또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교육당국은 한글문화연대 등이 우려하듯 한자 교육 권장이 자칫 사교육 조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한자 교육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자 교육과 함께 교과서를 한글세대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치는 작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남침’이라는 한자어 대신 ‘북한이 쳐들어왔다’로 하면 훨씬 쉬운 것 아닌가.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김영배 성북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김영배 성북구청장

    “버려진 탄광 마을이었던 스페인 빌바오도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며 관광 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역사가 기껏해야 200년밖에 되지 않는 미국 보스턴도 역사 탐방로인 프리덤 트레일로 먹고사는데 성북이라고 못할 게 없죠.”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질문을 던졌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딱 한 가지 문화재만 보여줄 수 있다면 무엇을 손꼽겠냐고. 잠시 고민하자 먼저 답을 한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훈민정음 해례본 아닐까요?” 1년에 두 차례 모두 한 달 정도 문을 여는 간송미술관이 상설전시관을 짓는다면 전국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아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북엔 간송미술관만 있는 게 아니다. 한양성곽길 가운데 가장 수려하고 긴 구간이 자연과 벗 삼고 있다.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당, 이태준이 살았던 수연산방,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의 옛집, 김기창·김환기·변종하 등 근현대 미술 대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구립미술관, 고급 요정에서 사찰로 변신한 길상사, 가구박물관 등 문화 역사 유적이 널렸다. 이러한 성북동 역사문화지구를 서울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김 구청장은 강조했다. 쉽게 말해 그의 꿈은 이런 것이다. 청와대에서 회담을 한 해외 정상이 이튿날 한양성곽길을 산책한 뒤 성북동에 들러 우리 역사와 문화의 향기에 흠뻑 젖는 것, 그렇게 성북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는 것. 문화와 역사에서 정체성을 찾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꿈은 내년 본격화한다. 지난 3년으로 화제를 돌리자 김 구청장의 눈이 뿌듯함으로 넘쳐났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친환경 무상급식 이야기가 나왔다. 보편적 복지 논쟁을 불러일으켜 결국 서울시장까지 바뀌는 단초가 된 사건이다. 성북구에서 먼저 제기한 지방자치 의제가 국가 의제가 됐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더욱 보람찬 것은 주민의 신뢰도 쌓아올렸다는 것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학부모 85%가 지지하는 등 3년 연속 좋은 정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성북이 교육 1번지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성북은 왕성한 경제 활동을 펼칠 40대층이 얇았다.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낼 무렵이면 지역을 떠난다는 뜻이다. 건물 등 외형 발전에 치중하다 보니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주춧돌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사람 투자, 교육 투자에 집중해 왔는데 교육 발전을 체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중학교 육성 사업, 공공 도서관 확충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많은 주민들이 뉴타운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정말 안타까워요. 해결하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어 굉장히 고통스럽죠. 앞으로 1년 동안 공동체를 유지하며 개발을 꾀해 주민이 손해를 보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북핵·NLL·일자리… 현안 산적한 靑 “민생·경제 올인”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국내외 현안 해법에 몰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 앞에는 당장 중국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 북핵 관련 해법 마련은 물론이고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액션플랜(이행계획)을 현실화시키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 등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하고 있다. 상반기 동안 가다듬은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가시적 효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미국에 이어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 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6자회담 재개 노력’을 어떻게 접목시키느냐도 현안이다. 이는 5월 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회담 재개보다 북한의 성의 있는 조처가 우선’이라는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전제조건 등에서 ‘뉘앙스 차이’는 있지만 회담 재개에는 동의하는 만큼 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박 대통령도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을 기울이는 투트랙 전략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와 NLL 논쟁에 대해 청와대는 정쟁과 거리를 두고 방중 후속 조치를 챙기면서 하반기에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민주당이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어 청와대의 ‘정쟁 거리 두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회의록 원본 열람’ 우리 당에 유리하게… 與野 막바지 신경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등의 자료를 열람하기 위한 표결 처리가 막바지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원본 열람 및 공개’ 주장을 폈지만, 민주당에선 공개론과 ‘열람·공개 모두 불가론’으로 엇갈렸다. 1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협의에서는 국정원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록 녹취 음성파일 공개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의도를 놓고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여야는 정보위원회를 통해 음성파일을 공유한 이후에 이 내용을 공개하면 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기는 했다. 그러나 대통령기록물인 대화록 원본 공개 요구 통과 요건인 의원 제적 3분의2 찬성은 2일 본회의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라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조작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 녹취록 내용부터 확인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관련 자료 제출 요구서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1일에는 관련 자료 제출 요구서를 국회에 함께 제출하자고 새누리당에 공개 제안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본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없는 회의록을 가지고 돌아가신 분을 모욕되게 하는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적법성을 부여하자는 생각”이라고 회의록 공개를 공식 제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기회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대화록 원본 공개에 부정적인 여론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공개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관계자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회담, 그 진실은’ 긴급 좌담회에서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아무리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더라도 정쟁을 이유로 열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종천 전 청와대 실장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확인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국회가 열람을 추진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절차상 문제도 제기된다.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상 대통령기록물은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을 얻어야 최소한의 범위에 한해 공개할 수 있다. 또 비밀 누설 금지 조항에 따라 열람 내용물 누설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의 원본 공개 주장이 결국 국면 타개를 위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국가기록원의) 음원과 녹취록, 기록물 공개뿐 아니라 국정원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원의 공개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정원 관련 자료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기 때문에 원천적인 공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요구는 공개가 아닌 열람”이라면서 “열람만 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하게 하면 논란이 증폭되는 만큼 공개를 하자”고 주장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은 왜 자꾸 현행법을 고쳐야 하는 사항까지 들먹이나. 법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 국정원이 보관 중인 관련 자료를 모두 열람해서 뉘앙스를 함께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국회에서 원본 공개 방식을 논의할 때 입법 보완 또는 정치적 선언을 통해 사법부와 협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소모적 NLL 논란인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6월 임시국회 내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이은 국가정보원의 대화록 공개로 이전투구를 벌인 것도 모자라 국가기록원 원본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까지 이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이젠 더 이상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민생을 먼저 돌보겠다는 다짐이 빈말이 안 되도록 여야는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규명하는 선에서 소모적인 NLL 논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국정원이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NLL 공방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그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면서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열람을 제안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열람’ 요구에 한 술 더 떠 ‘공개’로 맞불을 놓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열람만 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하면 논란이 증폭되니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정상회담의 음원과 녹취록 등도 공개하자”고 했다. 그간의 싸움에도 성이 안 차 이제 제2 라운드 정쟁을 벌이자는 여야를 보니 한심하기만 하다.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에는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 이때도 열람은 제한적으로 가능하지만 공개는 못한다. 그러니 실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도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여야는 마치 말만 하면 대화록 공개가 가능한 양 당리당략에서 못 벗어난 채 제 주장만 앞세우니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개를 반대한다”며 당 지도부와도 엇박자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 내내 NLL 공방 등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여론은 여와 야 모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야 공히 정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행복’(새누리당), ‘을(乙) 지키기’(민주당) 등을 외치면 뭐하나. 실제 관련 민생 법안이나 경제 민주화법 챙기기에 나몰라라 한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선 공약 민생입법 처리도 51개 중 9개만 처리했고, 을 지키기 입법도 35개 중 고작 3개만 통과됐다. 민주당은 어제 7월 국회 개원을 주장했다. 민생법안은 소홀히 다루면서 다시 정치 공세의 장을 열겠다는 속내가 아니길 바란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NLL 대화록을 놓고도 실체적 진실을 떠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싸움을 벌여온 여야가 아닌가. 7월 한달 또 대화록 정쟁에만 올인해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을 속터지게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권력과 언론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관계이다. 어떤 이는 이들의 관계를 샴쌍둥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언론은 국가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권력을 지닌 취재원에 의존한다. 이 과정에서 권력 취재원은 독점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현실을 묘사하게 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가정보원이 2급 기밀문서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정보위에 공개하고 의원들이 이를 국회 출입기자에게 제공해 뉴스로 생산하게 한 현실은 권력과 언론의 공생관계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뉴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그들의 정치적 주장이 공공 의제로 전환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특정 이슈를 강조해 보도함으로써 공중의 논의 주제를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로 하여금 언론이 강조한 이슈와 관련된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정치적 판단이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새누리당이 제기한 ‘전직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가장 논쟁적인 국가적 이슈가 되었고, 유권자들은 ‘참여정부’, ‘노무현’, ‘국가안보’와 같은 관련 개념을 기준으로 특정 정치세력과 그들의 정책을 평가한다. 일반 시민들은 뉴스를 토대로 공적 사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 남북정상회담은 일반인이 경험할 수 없는 정치적 사건이다. 이러한 국가안보 사안에 대해 독자가 가지는 감정은 뉴스 생산에 기여도가 큰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가 떠오르게 만드는 심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NLL 포기 발언’ 이슈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문은 취재원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한다. 맥락 파악이 가능한 전문을 읽은 유권자와 탈맥락화된 발췌록 혹은 발췌록을 인용한 언론보도를 접한 독자가 갖는 감정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권력자들은 시민의 일상생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들은 독점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극대화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언론의 정치권력 ‘감시견’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첫째, 정책집행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언론은 공식적 취재원에게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취재원의 권력이 클수록 언론은 더 주목하고 보다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한다. 이렇게 생산된 뉴스는 정보제공자의 입장만을 반영해 ‘객관적’ 현실을 구성할 수 없다. 저널리즘 학자들은 공식적 취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수록 좋은 뉴스라고 평가한다. 둘째, 언론은 정확성이나 타당성보다 뉴스가치 판단을 더 중요시한다. 신문과 방송은 상식보다 언론계의 논리, 즉 기사에 주목하는 수용자 규모에 더 관심을 갖는다. 탈맥락화된 발췌본이 공개되기 이전부터 언론은 ‘NLL 포기 발언’이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하고, 공격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발언을 발췌하고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희의록 전문이 공개된 이후 방송과 일부 신문을 제외한 많은 언론들은 ‘NLL 포기 발언’을 문건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전한다. 정치인의 주장을 발췌해 인용하는 기사 작성법은 사실 왜곡의 가능성이 높은 가장 낮은 수준의 저널리즘 실천이다. 왜 언론은 회의록 전문을 보도하지 않는 것일까. 여론시장에서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류 언론의 영향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길 이외엔 대안이 없다. 정확성보다는 속보성을 중시하고, 현장 취재 없이 정보원의 입에 의존하고, 보도자료 내용을 발췌해 인용하는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을 버려야만 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조세회피처 공동 취재의 파트너로 주류 언론을 배제했다.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저널리즘 실천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이다.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주류 언론은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과학은 낭만이었다, 18세기엔

    과학은 낭만이었다, 18세기엔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찰했다는 아이작 뉴턴(1642~1727)의 일화는 영감과 창조력으로 충만한 천재 과학자의 면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정작 뉴턴은 생전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스물다섯 살의 뉴턴이 흑사병을 피해 고향에 내려가 있을 때 과수원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는 이 이야기는 뉴턴이 사망한 이후인 18세기 중반에야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애타게 앎을 추구하며 홀로 나무 밑을 지키다 한순간 직관의 섬광이 번득이면서 단번에 깨달음을 터득하는 ‘유레카의 순간’은 18세기에 등장한 낭만주의 과학론을 지배하는 개념이었다. 계몽주의 과학의 표상인 뉴턴을 직관과 계시가 중시되는 낭만주의 세대에 어울리게 포장한 셈이다.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도 뉴턴을 낭만주의 과학의 표상으로 바꿔놓는 데 일조했다. 워즈워스는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 트리니티칼리지의 뜰에 서 있는 뉴턴의 대리석상을 바라보면서 “낯선 생각의 바다를 영원히, 홀로 여행하는 정신의 대리석상이 서 있는 그곳이 보였네”라고 노래했다. 낭만주의와 과학.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념이 행복하게 결합했던 시대가 있었다. 뉴턴, 후크, 로크, 데카르트가 포진했던 17세기 제1차 과학혁명과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과학 사이에 일어난 제2차 과학혁명의 시기다. 외로운 탐험과 무모한 항해의 정서가 지배하는 낭만주의 과학의 특징에 따라 제임스 쿡 선장이 인데버호를 타고 첫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 1768년부터 찰스 다윈을 태운 비글호가 갈라파고스 제도를 향해 출항한 1831년까지를 전성기로 본다. 영국 학술원 회원이자 전기(傳記) 연구학자인 리처드 홈스는 이 시기를 ‘경이의 시대’로 명명했다. 18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이끈 과학자들을 전기 형식으로 조명한 이 책은 무한한 자연의 비밀을 발견하기 위해 무모하리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돌진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들려준다.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낭만주의 과학자는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1738~1822)과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1778~1829)다. 이들은 자기 삶을 바쳐서 과학적 발견을 이루는 것을 이상으로 꼽는 낭만주의 과학자의 전형이었다.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수년간 우주를 관찰해 마침내 천왕성을 발견한 허셜은 ‘외로운 천재가 신비로운 계시의 순간을 추구하는 활동이 과학’이라는 이미지를 키웠다. 오빠인 허셜 곁에서 묵묵히 그의 손발이 되어 준 여성천문학자 캐럴라인 허셜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허셜 오누이의 천체 연구는 우주 속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인간의 존재를 새삼 깨닫게 했고, 존 키츠나 바이런 같은 낭만주의 작가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화학자 데이비의 과학적 열정도 이에 못지않다. 지적인 야심이 컸던 데이비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여러 종류의 공기를 흡입해 공기와 인간의 폐 속에서 일어나는 호흡 과정을 분석하다가 일명 ‘웃음 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의 마취 효과를 발견했고, 이는 훗날 마취 기술로 발전했다. 데이비는 또한 탄광에서 사용되는 안전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천문학과 화학 외에도 낭만주의 시대의 과학은 기상학, 전기학, 지질학, 생리학 등 각 분야에서 백화만발했다. 몽골피에 열기구와 샤를 기구의 발명을 계기로 영국과 프랑스 간 열기구 경쟁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기압과 구름, 바람 등을 연구하는 기상학이 발전했다. 낭만주의 과학이 경이감과 희망만을 전파한 것은 아니다. 공포감도 그에 따라 커졌다. 인간 생명의 본성을 둘러싼 생기론(生氣論) 논쟁은 메리 셸리(1797~1851)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혹은 근대의 프로메테우스’의 배경이 됐다. 전기와 유사한 생기를 써서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각이 탄생시킨 괴물은 180년이 넘도록 소설과 영화로 변주되고 있다. 사실 책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여행가이자 모험가, 식물학자였던 조지프 뱅크스(1743~1820)다. 그는 인데버호 탐험대의 일원으로 타이티를 다녀온 뒤 서른다섯 살에 영국 왕립학회장에 선출됐으며, 이후 40년간 재임하면서 허셜과 데이비를 비롯한 수많은 낭만주의 과학자들을 후원했다. 책은 뱅크스의 인데버호 탐험에서 시작해 그의 사망 이후 등장한 젊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낭만주의 과학자의 노력과 열정, 창조성을 촘촘히 기록한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경이의 시대’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경찰모임 “축소·은폐 관련자 엄벌을” 교수단체 “사건 실상 낱낱이 밝혀야”

    여야 간 해석 논쟁이 불붙은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 공개와 별개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축소·은폐 수사 의혹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은 26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정치적 외압과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인사위원회와 경찰정책심의위원회의 결성을 제안한다”며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축소 은폐 수사의 모든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해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토론이 끝나자마자 경찰서장이 ‘국정원 직원 댓글 개입이 없다’고 발표했다”면서 “한밤중에 수사결과 발표가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교수 사회도 시국 선언에 뛰어들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양대 교수 일동’이라고 밝힌 교수 47명은 이날 “국가 기관이 나서 선거에 개입해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것은 민주주의 근본을 파괴한 것”이라면서 “가장 큰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건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등 전국 17개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도 공동 성명을 내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에 관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안미현의 시시콜콜] 버냉키보다 중국이 더 무섭다

    [안미현의 시시콜콜] 버냉키보다 중국이 더 무섭다

    이화여대 앞에 가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싸고 예쁜 옷 가게 등이 많은 데다 한국 여대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는 구전 마케팅이 얹어져서일 것이다.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이 ‘돈이 들어온다’는 뜻의 리파(利發)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이대 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중국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이대 앞이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왁자지껄한 중국어가 확연히 줄었다. ‘부자 속설’의 허상이 확인된 탓인지, 중국인의 지갑사정이 나빠진 탓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발 악재와 맞물려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중국 증시는 최근 이틀 연속 급락했다. 이 바람에 우리 증시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앞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집계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8.3으로 최근 9개월 새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HSBC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4%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7.5%)보다 낮다. 중국 경제를 옥죄는 뇌관은 돈 가뭄이다. 중국 중앙은행이 신용 거품과 부동산 거품 등을 잡기 위해 돈줄을 죄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중국 정부도 돈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바오바 성장’(연간 8%대 이상 성장)이 가능했지만 가계·기업·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방부채는 이미 2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넘치는 돈을 등에 업고 ‘그림자 금융’(은행 이외의 투자신탁사 등 비제도권 금융)도 기승을 부렸다. 중국 정부가 부랴부랴 체질 개선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차이나 크런치’(중국 돈가뭄)에 대한 공포는 확산일로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출구전략’ 시간표는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악재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착륙은 긍정·부정적 영향을 따지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우리 실물경제에 직격탄이다. 골드만삭스와의 ‘유가 논쟁’에서 이겨 유명해진 김경원 대성산업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2013 한국 경제’를 예측하면서 “외환위기보다 더 깊고 긴 불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경제를 이 무서운 불황에서 구원해줄 희망은 중국이라는 처방도 곁들였다. 아직은 계획경제가 작동되는 만큼 중국의 수요가 우리의 수출을 견인할 것이라는 근거에서였다. 중국 경제가 심상찮은 요즘, 아직도 그 진단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새 정부(시진핑)가 군기 잡기를 하고 있지만 오래 못 버틸 것”이라며 “결국은 금리를 낮추든 재정을 풀든 경기 부양책을 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의 예측이 족집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버냉키보다 중국이 더 무섭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진보적 자유주의가 새삼 정치 공론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가치논쟁에 저마다 한자리 걸친다. 정치권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 지향점, 나아가 예상되는 신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이념적 푯대로 간주되기에 한층 주목받는 양상이다. 왜 지금 진보적 자유주의인가. 보수가 강조해온 이념인 자유주의에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민주적인 방법으로 개선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시장주의로 나아가겠다는 데 이의를 달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건 허공을 맴도는 고상한 이념이나 선언적 담론이 아니다.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포즈만 취하지 말고 구체적인 정치개혁의 결과물을 하나라도 보여 달라는 게 국민의 뜻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는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신의 싱크탱크가 진보적 자유주의를 공식 제시했음에도 정작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명토 박아 말하지 않는다. 진보적 자유주의 간판이 결국 좌우 어느 한쪽으로 규정되지 않고 ‘중도의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진보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모호한 개념보다 차라리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일직선적인 주장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결 설득력 있고 정치적으로도 유효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패는 던져졌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한없이 투명한 이념이 아니다. 그런 만큼 분명하게 맺고 끊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결선투표제만 해도 그렇다. 사실상 양당체제처럼 운영되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결선투표제라도 없으면 의미 있는 제3 정치세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결선투표제를 당론으로 정했고, 진보정의당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개혁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현재의 양당 구도를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비판한 안 의원 역시 제3 섹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결선투표제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한 바 없다는 식이다. 이건 불신의 정치다. 자신의 대안정당이 궁극적으로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구도의 양당제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미국이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나라”가 됐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의 지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또한 ‘1대99 사회’니 ‘갑과 을의 나라’니 하는 말을 예사로 하는 분열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양극화에 따른 불평등 해소가 물론 진보의 가치로만 추구할 문제는 아니다. 진보의 오래된 의제를 보수가 선점하는 시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래도 진보다운 진보가 좀 나서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정직하게 대변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게 사실이다.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마침 진보가 쓴 ‘진보정치 반성문’도 나왔다. 진작 했어야 할 고해성사다.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한 채 야위어 가는 진보정당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에 의한 진보의 재구성이 절실한 때다. 혁신의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길을 가면 된다. 진보의 종착역은 민생이다. 성장과 안보 담론까지 진보의 몫이라는 자각에 이를 때 진보의 미래가 있다. 진보정당의 문패를 내릴 심사가 아니라면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진보와 어떻게 다른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보는 진보로 살아남아야 한다. 진보정당은 먼저 궤도를 이탈한 진보의 레일부터 바로 깔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진보적 자유주의와 회통(會通)을 해도 늦지 않다. 서늘한 진보의 항심(恒心)을 기억하라. jmkim@seoul.co.kr
  • 요지부동 군부대 옮긴 구청장의 ‘우공이산’

    요지부동 군부대 옮긴 구청장의 ‘우공이산’

    서울 강서구가 ‘방화대로’를 둘러싼 14년간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노현송 구청장의 끈질긴 대화와 설득으로 군부대 이전이라는 ‘합의’를 이끈 덕택이다. 방화대로가 완전히 개통되면 군부대 구간을 피해 돌아가야만 했던 우회로 대신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에 바로 진입할 수 있고 마곡신도시로 인한 주변 교통정책 해소에도 한몫을 하게 됐다. 강서구는 부천시 오정동을 거쳐 올림픽대로~방화대교를 잇는 4.8㎞ 방화대로가 2018년 완전 개통된다고 24일 밝혔다. 공항동 주변 방화대로 내 250m 구간을 차지하던 군부대 101연대도 이전하기로 했다. 1999년부터 서울시와 강서구, 국방부가 방화대로 전 구간을 개통하기 위해 수십 차례 군부대의 이전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대체부지와 이전비용 등 갈등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14년이 흘렀다. 이에 노 구청장은 2010년부터 방화대로의 완전한 개통을 위해 국방부를 압박하는 한편 대화도 병행했다. 지난해 서울시에 저촉구간 도로개설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군부대 이전방식을 기부 대 양도방식으로 변경해 재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방화동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청원을 내도록 유도했다. 노력의 결과가 지난해 7월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강서구와 국방부, 서울시 3자 간 실무대책회의를 주도했다. 지난해 12월 강서구와 국방부, 서울시는 군부대 이전 후보지에 대한 제안 주체와 저촉구간 도로개설 방안, 현 군부대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뤘다. 지난달엔 서울시와 국방부의 방화대로 완전개통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재 남부순환로~부천 오정대로 삼거리 간 방화대로 미개설 1.23㎞ 구간은 내년에, 방화대교 남단 방화동~올림픽대로 미개설 구간 0.8㎞는 오는 8월 마무리된다. 노 구청장은 “또 다른 숙원인 공항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메가톤급 파장… 정치게임 최종 승자는?

    메가톤급 파장… 정치게임 최종 승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국정조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중‘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 공개’를 놓고 21일 정면충돌했다. 양측 모두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를 가진 고난도 정치게임을 펼치고 있다. 국정조사 피감기관을 피하려는 국가정보원의 의도까지 뒤엉켜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해 대선 때 소동을 일으켰던 NLL 대화록이 재등장한 것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를 ‘물타기’하려는 새누리당의 의도로 비쳐졌다. 실제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로 수세로 몰렸던 여권이 NLL 발언을 공개하며 공세로 전환하고, 민주당은 수세로 바뀐 형국이다. 6월 임시국회 핵심의제였던 민생과 경제민주화는 실종됐다. 민주당은 NLL 발언 대응 수위를 고심하느라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늦게 개회할 정도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한길 대표가 대화록 전문 공개를 요구하면서 새누리당에 재반격을 가했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 국정조사를 한 뒤 NLL 대화록을 공개하자는 우회적 반격이었다. 입장이 옹색해 직공을 피한 인상을 줬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새 정치 경쟁을 하는 상황도 민주당의 입지를 어렵게 한다. 새누리당은 발언록 즉각 공개로 응수했지만 포기 취지 발언을 짜깁기했다는 반격도 받았다. 사회 갈등이 증폭되면 제 궤도에 오른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찜찜해했다. 시국선언에 나선 대학가를 자극할 것도 우려했다.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 살림이 더 팍팍하다는 국민들의 불만 분출 가능성도 있다. NLL 공방이 국격(國格) 하락 논란으로 연결되는 것도 부담이다. 국정원이 대선 직전 NLL 대화록 공개를 거부하다 반년 뒤 태도를 바꿔 공개한 배경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쟁도 거세다. 새누리당은 당 소속 의원들이 국정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 열람한 것이 ‘공공기록물’이라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민주당은 보호기간 중의 ‘국가기록물’이기 때문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 의결이 필요했다며 열람이 불법이라고 공격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난해한 고차방정식 풀기다. 양측은 당분간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 사항을 계속 제기하면서 주고받기식 공방을 이어갈 것 같다. NLL 발언 공방은 야권의 안보관에 대한 공세 측면도 있어 사회 전반이 좌우 이념 대결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 정치권이 예상하지 못한 국정혼선을 초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여야 국정원·NLL 공방, 국익 안중에 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야가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즉각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면 공개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부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제 국정원이 보관 중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문을 열람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과 당 차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 포기 발언을 했고, ‘보고드린다’ 식의 굴욕적 표현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발언의 전모를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회담 내용 전체를 공개하고 그 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원 발췌문의 실체가 불분명하며, 느닷없는 NLL 공세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실을 물타기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고, 새누리당 단독 열람과 내용 공개가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외교에서 정상 간 대화는 고도의 기밀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관련 내용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 15년간 공개하지 않도록 한 것도 공개에 따른 외교적 파장과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선 때에 이어 다시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파문이 불거지고, 부분적인 내용 공개로 국민의 의혹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이상 차제에 발언 내용 전체를 공개해 진실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것이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불식하는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당위나 불가피성과 별개로 지금 여야가 벌이고 있는 공방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며, 정녕 국민을 위한 것인지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파상 공세는 불법·위법의 진상을 밝혀 국정원을 바로세우는 차원을 넘어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임을 부인할 수 없다. 새누리당의 NLL 공세 또한 이런 민주당에 정면 대응하는 방어막의 성격이 짙다. 한마디로 양측 모두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세우면서 뒤로는 당리(黨利)를 취하는 수단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과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민생 현안이 가득 쌓여 있는 6월 국회다. 여야의 정쟁에 민생이 파묻히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여야에 주문한다. 정치적 공방과 별개로 민생법안은 반드시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실천해야 한다. 국정원 및 NLL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는 그런 다음 당리당략을 넘어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는 책임정당의 자세로 추진하는 게 옳다.
  • 충남 아산신도시 천안 편입 논란

    KTX 천안아산역이 있는 충남 아산신도시 주민들이 천안시 편입 문제를 놓고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아산시에 따르면 인터넷 카페 ‘천안아산신도시 내집마련’의 일부 회원이 “아산시가 행정력을 온양온천 등 원도심에만 집중하고 신도시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천안시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주민들이 수백건의 글과 댓글을 올리면서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찬성하는 주민은 “주민자치센터와 공공도서관 등을 두지 않는 아산시 행정에서 신도시는 찬밥 신세”라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주민들은 “케케묵은 문제를 다시 꺼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곳은 장재리 등 아산시 배방읍 일대로 아산신도시 조성 이전인 1980년대부터 “천안이 생활권”이란 이유로 천안시 편입 요구가 계속 나온 지역이다. 특히 이 신도시는 천안시와 아산시, 두 지방자치단체의 극심한 갈등을 유발하는 화약고다. KTX 역명을 놓고서는 천안시와 아산시가 줄다리기 끝에 두 지명을 모두 끼워 넣게 됐고, KTX 천안아산역 택시영업권 통합 문제의 경우 지난해 말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의 중재안을 천안시가 거부해 여태껏 해결되지 않고 있다. 김신일 아산시 주무관은 “천안시 편입 문제는 두 자치단체의 시민 찬반 투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가 된 아산신도시 1단계 땅과 인구는 물론 세수까지 천안시로 넘어가는데 아산 시민이 찬성할 리가 있느냐”면서 “이 신도시 관리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로 전환 중이어서 주민들 요구를 100% 들어주기 어려웠지만 다음 달 주민자치센터가 문을 여는 등 시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주파수 할당’ 논란 더 키운 미래부

    이동통신 3사의 최대 현안인 1.8㎓ 주파수 할당에 최근 여야까지 가세하면서 주파수 논란이 ‘진흙탕’이 됐다. 정치권 등에서 흘러나온 추가 할당안에 대한 설익은 이야기가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세련되지 못한 일 처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부는 이달 말 할당안 결정을 목표로 지난 14일 새누리당 제6정조위원회와 당정협의를 가졌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에서 “주파수가 여당 전유물이냐”고 반발하면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야당·무소속 의원들에게도 정책 설명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야당까지 설명을 마쳐야 공개토론회 등 다음 일정을 진행할 텐데 우리도 확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미래부는 20일쯤 할당안을 공개한 뒤 21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추가 안들이 미래부와 새누리당 당정협의 이후 정치권 등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할당 방안으로 5개 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기존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3개 안 외에 추가된 2개 안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하다. 기존 안은 ▲KT 인접 1.8㎓ 대역 경매 배제안(1안) ▲KT 인접 대역을 배제하되 다른 1.8㎓ 대역에 KT 등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 안(2안) ▲KT 인접 대역 경매안(3안) 등이다. 여기에 1안, 3안을 경매에 부쳐 이통 3사의 입찰 금액이 큰 곳을 선택하는 안, 할당 대역을 모두 잘게 쪼개 입찰하는 안, 할당과 함께 보유 중인 주파수를 맞바꾸는 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래부는 떠도는 추가 안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1~3안이 이미 제시됐는데 미래부가 추가 안을 내놨다 하니 업체들은 추가 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미래부를 탓했다. 이통 3사의 공방도 격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인접 대역인 1.8㎓ 할당을 ‘특혜’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KT는 해당 주파수 할당을 연기하려면 경쟁사들이 준비 중인 ‘LTE-어드밴스트(A)’ 출시를 미뤄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SKT, LG유플러스는 주파수 문제를 망 혁신 문제와 결부 짓는 건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3사의 논쟁은 할당안 공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가 여야 논쟁을 잘 마무리하고 시일 내 절차를 진행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정치권 문제만 봐도 예민한 현안을 여당에만 설명하면 야당이 반발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할당안 결정이 늦어질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슈 & 논쟁] 軍 가산점제 재추진

    [이슈 & 논쟁] 軍 가산점제 재추진

    헌법재판소는 7~9급 공무원 채용 때 제대 군인에게 과목별 만점의 3~5%를 얹어주는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 1999년 위헌 결정을 내렸다. 평등권·공무담임권·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17~18대 국회에서 4차례나 개정안이 발의되고 폐기되기를 반복했던 군 가산점제 논쟁이 최근 재점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정원 외 합격 방식’의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방부도 지원에 나섰다. 제대 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대신 정원 외로 뽑아 여성 및 군 미필자 등에 대한 차별 소지를 없애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여성가족부와 국회 여성가족위 등 여성계는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린다. ‘핫이슈’로 떠오른 군 가산점제 재도입 논란,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새누리당 의원 “군인들에 일방적 희생 강요 안돼…가산점 비율 낮춰 위헌소지 없애” 군 가산점 제도가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이후 14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군 가산점 폐지 이후의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국방 의무를 이행한 군인들에 대해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국가를 위한 병역의무 이행으로 학업중단, 사회진출 지연, 경제활동 중지, 육체적·정신적 고통 등 사실상의 불이익이 발생한다면 이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해주는 것이 국가의 기본 도리이다. 헌법 제39조 2항에는 분명하게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군 복무로 인해 채용 시험에서 불이익이 발생하는 부분을 보전해 주지 않는다면, 이 점이 오히려 위헌이라고 할 수 있다. 헌재의 군 가산점제 위헌 결정은 가산점을 기간 제한 없이 과다하게 부여하는 것에 대해 판단했을 뿐이다. 헌재는 제도의 입법 취지 자체는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이에 새로 도입되는 군 가산점제는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 군 복무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가산점 비율을 2%로 낮추고, 가산점을 적용하는 채용 시험의 응시 횟수 및 기간을 제한하며, 가산점 적용으로 합격되는 인원 비율을 선발 예정 인원의 20%로 제한했다. 또 응시자가 가산점과 경력인정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함으로써 군복무로 인한 이중수혜를 방지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지난 4월 인사청문회에서 “위헌 요소만 일부 제거된다면 제대군인의 공직 취업 시 가산점 부여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 희생을 바탕으로 약 2년에서 많게는 3년을 보낸 사람과 온전히 취업 준비에 전력한 사람을 점수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본다. 물론 군 가산점 제도 논란은 남녀 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편가르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문제다. 일부 여성·장애인들의 반대도 있지만 군 가산점제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제도다. 2011년 국방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4%가 군 가산점제 재도입을 찬성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성인의 83.5%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군 복무자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시간과 기회의 손실을 보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아직도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가 피해를 본다는, 예전과 같은 논리를 펼치며 군 가산점제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소수의 인원만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병역법 개정안은 군 가산점제 적용 기관을 ‘취업지원 실시기관’, 즉 국가·공공기관, 지자체, 국·공립학교, 200명 이상 고용기업체 등으로 폭넓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군필자들은 대부분 혜택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군 전역자 보상 대책과 관련, 일부만 혜택을 보는 제한적 보상이 아닌 군 전역자 모두가 수혜를 받는 보편적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취업은 군 전역자들에게 매우 절실한 사항이며 채용시험 자체에 대한 불이익은 직접 보상해주는 것이 타당하다. 국방의 의무는 남녀가 다르지 않고, 최근에는 여성의 군 입대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제대 여성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국가에서 살고 있다. 내 아들·딸·친구·동생들의 희생으로 단잠을 잘 수 있는 우리들이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가를 부여하는 일을 정말로 못마땅하게 봐야 하는지 묻고 싶다. 군 가산점제를 놓고 찬성하는 쪽은 ‘착한 가산점’, 반대하는 쪽은 ‘나쁜 가산점’이라며 논란이 분분하지만 정당한 국가 의무를 수행한 이들의 피해를 방치하는 것은 성숙한 국민의 자세라고 볼 수 없다. ■反 - 김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민주당 의원 “명백한 위헌…대안으로 부적합, 제대군인 지원금 등 실질 보상을” 1999년 군 가산점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에도 10여년 넘게 내용과 이름만 조금씩 바뀔 뿐 본질은 그대로인 군 가산점제 논의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부에서 “장병들의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 인한 기회의 손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군 가산점제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군 가산점제는 병역 의무를 수행한 사람 모두에게 적용될 수 없고, 특히 일부 공무원 시험에서 극소수만 혜택을 받기 때문에 여성이나 장애인, 기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나친 차별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정책 수단으로서의 적합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위헌적 제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군 가산점제 논란이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병역 의무를 성실하게 마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그에 상응하는 지원과 배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막대한 재원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재원 마련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예산 비용이 들지 않는 군 가산점 제도만이 마치 유일하고 최선의 지원책인 양 ‘군 가산점 카드’만 반복해서 내밀고 있다.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국방부가 제대 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면 위헌 결정이후 14년 넘게 보편적 보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밝혀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 고려하는 지원책 등은 무엇인지 제시하면서 논란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방기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논란이 거듭될수록 대다수 국민들은 군 복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고, 군 복무를 기피하려는 태도를 강화시킬 것이다. 제대 군인들은 병역 의무 이행에 따른 기회의 손실 등 상대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이 증폭되고 있으며, 군 가산점 제도를 반대하는 사회 구성원에 대해 감정적 비난과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등 사회적 갈등과 분열만 초래하고 있다. 병역 의무는 일정기간 국가에 대한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역 의무를 수행한 자에게는 국민 간의 사적 이해가 충돌되지 않도록 하면서 합리적이고 타당한 사회적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 무엇보다 군 복무 기간 내에 병영 생활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점진적으로 군 복무 기간의 단축과 사병 급여의 인상 등의 직접적인 지원책과 다른 한편으로는 복무 기간에 대해 대학 학자금 융자 이자를 면제하고, 국민건강보험 가입 및 보험료 대납 등의 미비한 지원책이 보완돼야 한다. 또 병영 생활 중에서도 여가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이나 사회 적응을 위한 학습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 이후 일정기간 동안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제대 군인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지원책으로 확대돼야 한다. 앞으로 국회에서는 국민연금 혜택기간 확대, 제대군인 지원금, 군 복무 기간 경력 인정, 정년 연장 등 의무 복무자가 수개월 동안 군 복무로 인해 잃은 기회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참여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 더 이상 군 가산점제가 마치 병역 의무에 대한 가장 적절한 보상인 것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 군 가산점은 명백히 위헌으로 판명된 제도이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논란은 속히 중단돼야 한다. 분단된 국가에서 병역 의무는 헌법에 규정돼 있다. 제대 군인에 대해 국가는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 책임은 군 가산점제의 재도입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돼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모병제로의 전환을 포함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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