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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관위 비리에… 개혁 동참 압박하는 與, 여당 유착설 겨누는 野

    선관위 비리에… 개혁 동참 압박하는 與, 여당 유착설 겨누는 野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 실태를 파헤친 감사원 감사가 선관위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해 국정조사 등 선관위의 부정을 바로잡는 조치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주장은 ‘부정선거론’에 공간을 열어 주는 꼴이라며 비리 논란의 핵심인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과 여당의 관계부터 해명하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3일 특별감사관법 당론 발의에 이어 선관위의 선거 시스템에 대한 ‘특별 점검법’도 당 차원의 추진을 예고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사관법을 당론 추진하고 선거시스템 특별점검법도 (발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두 법으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인 걱정과 신뢰의 문제를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선관위 사무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추진도 재차 강조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근본 가치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민주당 역시 침묵하지 말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에 비해 민주당에서 상대적으로 선관위 비리 문제에 대한 비판이 많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주장 등에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민의힘 주장은 대단히 정략적”이라며 “내막에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부정선거나 선관위 체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나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선관위에) 공세를 같이 가하면 결국 국민의힘에 부정선거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만 열어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대신 민주당은 김 전 총장이 지난해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한 해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정치 활동에 나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총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고 활동한 분이다. 국민의힘이 해당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할 필요가 있다”며 “범죄행위에 대해선 검경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사설] 가상자산 전략물자 추진 美… 손놓고 있지 말고 대비를

    [사설] 가상자산 전략물자 추진 美… 손놓고 있지 말고 대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새 국면이 열리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까지 포함하는 이번 전략에는 미국의 금융 패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장기적 포석이 깔렸다.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공언은 가상자산을 전략적 자원으로 격상시키는 중대 선언이다. 트럼프의 장담대로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실현되면 36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당장 줄일 수 있다. 또한 세계 경제가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재편될 때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보장하는 기반으로 직결될 수 있다. 석유 거래를 달러로 결제하는 국제결제 체제가 디지털 자산 거래 위주로 전환되는 변곡점에서 미국은 선제적으로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는 장담을 진작부터 해 왔다. 트럼프의 말이 공연한 소리가 아닌 징후는 이미 명확해지고 있다. 미국은 비트코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가상자산 금융상품화 시대를 열었다. 우리의 대응은 초라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위원회를 열어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제도를 정비한다지만 소극적 접근에 그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법집행기관과 비영리법인 등에, 하반기에 약 3500개의 투자회사와 상장 기업까지 각각 매도 거래를 허용하는 정도의 로드맵이다. 관련 입법도 제대로 정비돼 있지 못하다.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여야 논쟁을 거듭하다 2년 유예한 정도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거래 대응에 치중하느라 가상자산 생태계의 규칙을 정립하는 작업은 계속 미뤄졌다. 초보 단계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만 시행되는 중이다.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를 국제적 수준에 맞추는 등 미래 금융패권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도록 제도 손질을 서둘러야 한다.
  • 러 “트럼프가 젤렌스키 안 때린 게 기적” 우크라 “사자처럼 싸웠다”

    러 “트럼프가 젤렌스키 안 때린 게 기적” 우크라 “사자처럼 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언성을 높이는 등 충돌하며 광물협정 서명이 불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반응은 엇갈렸다. 러시아는 “안 맞은 게 기적”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지만,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가 국익을 지켰다”며 결집했다. 양자 협상이 결렬된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민 나탈리아 세르히옌코(67)는 AP통신에 “우크라이나인들은 젤렌스키가 사자처럼 싸웠다고 생각한다”며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지켰다”라고 말했다. 통신은 “다수의 우크라이나 국민은 젤렌스키와 트럼프의 설전에 동요하지 않았고, 젤렌스키가 강대국 앞에서도 확고하게 입장을 견지하며 우크라이나의 존엄과 이익을 지켰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주민 올레 시니에후보우 행정장관도 “우리 지도자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의 이익을 지켰다”며 “우리가 필요한 것은 안전 보장이 포함된 정의로운 평화”라고 강조했다. 올렉시 쿨레바 부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과 조국에 대한 충성. 오늘 우리는 미국에서 그것을 보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전폭 지지한다”라고 썼다. 또 다른 키이우 주민 아르템 바실리예프(37)는 “트럼프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도시가 파괴되고, 어머니와 아이들, 군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트럼프는 사업가일 뿐이다. 그에게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처음으로 싸운 나라”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우리 전사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완전한 무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러 “트럼프·밴스, 젤렌스키 때리지 않은 게 기적”“코카인 광대, 돼지 젤렌스키…백악관서 야단 맞아” 반대로 러시아 주요 인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와 밴스(J.D 밴스 부통령)가 그를 때리지 않은 것은 자제력의 기적”이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한 거짓말 중 가장 큰 거짓말은 우크라이나가 2022년 지원을 받지 못하고 홀로 남겨졌었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텔레그램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코카인 광대’, ‘돼지’라고 비하하면서 그가 백악관에서 격하게 야단을 맞고 강렬한 한 방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 면전에 대고 진실을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제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국으로 끝난 美-우크라 정상회담…광물협상 결렬트럼프 “무례, 고마워해라” 고성…회담 일방 취소젤렌스키 “여러 번 감사 했다” 안전 보장 요구 이날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다 조기에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얼굴을 붉히면서 고성을 지르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은 25번이나 자신의 서명을 어겼다”라면서 “단순한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 안전보장이 없으면 그것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멋진 바다(대서양)가 있어서 아직은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지만, 미래에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말하지 말라”라고 발끈한 뒤 “당신은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스스로 그렇게 나쁜 위치에 있게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수백만명과 3차 세계 대전을 놓고 도박하고 있다”라면서 “당신 나라에는 큰 문제가 있으며 당신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거론하면서 “만약 미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2주 만에 졌을 것”이라면서 “당신은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아무 카드도 없다. 합의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무례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도 “백악관에 와서 미국 언론을 앞에 두고 그 문제를 논쟁하려고 하는 것은 무례하다”라면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이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충돌 이후 회담 일정을 조기 종료시켰으며 이에 따라 오찬을 겸한 후속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삼으려 했던 광물협정 서명도 불발됐다.
  • 진화 나선 젤렌스키 “트럼프·미국민 존경”…사과는 거부

    진화 나선 젤렌스키 “트럼프·미국민 존경”…사과는 거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이 지난 28일(현지시간) 파국으로 끝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충돌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것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매우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 없이는 러시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광물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과거 사례 등을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안전보장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다”, “고마워할 줄 모른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배석한 J D 밴스 부통령도 “백악관에 와서 미국 언론을 앞에 두고 그 문제를 논쟁하려고 하는 것은 무례하다”면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설전 끝에 두 정상의 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조기 종료됐다.
  • 통쾌한 풍자 vs 불쾌한 비하… ‘대치맘’ 논란[생각 나눔]

    통쾌한 풍자 vs 불쾌한 비하… ‘대치맘’ 논란[생각 나눔]

    교육열·의상 등 패러디 영상 인기“제대로 고증” “극성 부모” 논쟁다른 라이딩 영상에 불똥 튀기도 4세 자녀가 수학 학원에 있는 동안 엄마는 차 안에서 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틈틈이 제기차기 과외교사 면접도 본다. 아이 픽업 시간을 기다리며 선행 학습 문제집도 직접 풀어 본다. 아이의 배변 활동을 교정하기 위해 사교육을 보내고, 아이가 과자를 더 달라고 하는 사소한 발언에서 ‘우리 아이의 영재적인 모먼트가 발견됐다’며 환호한다. 개그우먼 이수지씨의 유튜브 콘텐츠 ‘휴먼 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에 등장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부모 ‘제이미맘’의 모습이다. 최근 이씨가 ‘사교육 1번지’ 대치동 엄마의 일상을 풍자한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대치맘’에 대한 온라인상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자녀 교육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통쾌하게 꼬집어 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일각에선 사교육 광풍을 일부 학부모의 문제로만 축소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씨가 지난 4일과 25일 공개한 두 편의 콘텐츠는 27일 기준 총조회수 1030만회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영상에는 “명품 패딩을 입고 학원가를 오가는 대치동 학부모 모습 그대로다”, “극성 교육열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배변활동까지 과외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풍자적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대치동 학원 관계자들 사이에선 “의상, 말투까지 잘 고증했다”는 평도 나온다. 반면 영상을 계기로 ‘대치맘’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극성이다’, ‘왜 굳이 애들을 태워다 주냐’는 식이다. 차로 자녀를 학원 등에 데려다주는 다른 ‘학부모 라이딩’ 영상에 불똥이 튀기도 했다. 배우 한가인씨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자녀 라이딩 영상에 일부 시청자들이 비난 댓글을 남긴 것이다. 결국 한씨가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대치맘’으로 과도하게 관심이 쏠리면서 복잡한 사교육의 문제를 일부 학부모의 극성으로 단순화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의 초등 2학년 학부모 김모(39)씨는 “사교육을 많이 하는 게 결국 학벌주의나 취업과도 연관이 되어 있지 않나”라며 “단지 학부모 욕심만으로 볼 순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선 “○○맘이라는 이름이 계속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가 점점 더 큰 부담이 된다는 게 문제”라며 “대다수 계층은 강남만큼 사교육 인프라나 학원에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 이에 대한 콘텐츠가 관심을 얻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헌법재판관 8인, 철통보안 속 평의…무장 경찰 출퇴근 등 24시간 경호

    73일에 걸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장정 끝에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됐다. 헌법재판관들은 지난 25일 이뤄진 최종변론기일 다음날부터 곧바로 평의를 시작한 가운데 헌재는 재판관 신변 보호와 회의실 철통 보안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재판관 8인은 지난 26일부터 비공개 평의를 진행 중이다. 재판관 전원이 모여 진행하는 평의 절차는 주심 재판관이 쟁점이나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힌 뒤 가장 최근 취임한 재판관부터 의견을 밝힌다. 이에 따라 재판관 8명 중 가장 최선임이자 소장 대행을 맡고 있는 문 대행은 마지막에 의견을 낸다. 재판관들은 휴일을 제외한 매일 평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평의 진행 시간은 사건의 난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오전 10시부터 점심시간까지, 오후 2시에 시작해 밤 늦게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재판관들 간 의견이 달라 치열한 논쟁이 이뤄지면 회의가 길어지기도 하지만 주심 발언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나머지 재판관들은 구체적인 이유를 보강하는 정도로 발언한다. 헌재는 평의 과정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평의의 일정과 시간, 장소는 모두 비공개”라고 밝혔다. 특히 평의가 이뤄지는 회의실에는 도감청 방지장치를 설치하고 매일 점검한다. 지난 1월 1일부터는 재판관의 출근길 취재도 금지됐다. 재판관 밀착 경호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헌재 측 요청에 따라 재판관마다 무장경찰을 배치해 출퇴근과 자택 경호를 실시하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에도 재판관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물리적 위협이 가시화하면서 실탄을 소지한 경찰관 2~3명이 재판관들을 24시간 근접 경호했다. 재판관들도 외부인 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식사는 주로 헌재 지하에 있는 재판관 구내식당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은 식사 중 자유롭게 재판 관련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일반인의 청사 견학과 별관 2~3층에 위치한 도서관 이용도 중단된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접수된 지난해 12월 14일 도서관 개방을 중단한 헌재는 현재도 홈페이지에 ‘이용자 안전을 위해 도서관 개방을 잠시 중단한다’는 안내 문구를 유지하고 있다. 1997년 대중에 개방된 헌재 도서관 이용이 중지된 건 처음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계 관계자는 “증거에 대해서는 이미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리됐고 사실관계가 명확해 법리적 판단이 어려운 사안은 아닌 만큼 평의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밴드 ‘비지스’ 낳은 이 섬, ‘조력 존엄사’ 합법화 눈앞

    밴드 ‘비지스’ 낳은 이 섬, ‘조력 존엄사’ 합법화 눈앞

    영국에서 ‘조력 존엄사’를 합법화하는 법안 추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영국 왕실 직할령인 섬나라 맨섬(Isle of Man)에서 이르면 오는 2027년 조력 존엄사가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BBC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맨섬에서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법안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맨섬이 영국에서 조력 존엄사를 합법화하는 첫 번째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약 8만명이 거주하는 맨섬은 영국 왕실 직할령으로, 영국과 별도로 자체 의회와 법률 등을 운용한다.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비 지스(Bee Gees)’ 멤버들이 맨섬 출신인 것으로 유명하다. BBC와 조력 존엄사를 추진하는 시민단체 ‘죽음의 존엄성(Dignity in Dying)’에 따르면 맨섬 의회는 12개월 이하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18세 이상의 말기 환자인 성인이 조력 존엄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해당 법안은 맨섬 하원의원이자 의사인 알렉스 앨리슨 박사가 발의했다. 법안은 조력 존엄사를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맨섬 거주자여야 하며, 맨섬 내 1차의료 기관인 일반의(GP)에 등록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두 명의 독립적인 의사가 조력 존엄사를 할지 여부를 검증하며, 조력 존엄사를 요청한 환자의 정신 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정신과 전문의에게 감정을 의뢰해야 한다. 자격조건 놓고 이견…통과되면 2027년 시행다만 의회 상원과 하원은 조력 존엄사를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의 맨섬 내 거주 기간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원은 스위스처럼 조력 존엄사를 위해 각국의 환자들이 맨섬에 몰려들 것을 우려해 ‘5년 이상 거주’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상원은 이를 ‘12개월 이상 거주’로 낮추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하원은 이날 법안을 상정해 논의한 끝에 ‘12개월 이상 거주’라는 조항은 거부하기로 하고 법안을 다시 상원에 회부했다. 상원은 다음달 11일 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영국 왕실의 승인을 거쳐 2027년 시행된다. 사라 우튼 ‘죽어가는 존엄성’ 대표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보호하는 법안이며, 안전하고 공정한 법안”이라며 “조력 존엄사를 선택할 때가 왔으며, 맨섬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해 11월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한번 더 표결을 부쳐 통과하면 상원에서 최종 심사와 표결을 거친다. 노동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6개월 이하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말기 환자인 성인이 의사와 판사의 승인 하에 스스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조력 존엄사 법안이 의회에 발의돼 수개월 내 상정된다. “죽음 앞둔 사람 위한 법” vs “약자 위협”다만 조력 존엄사의 합법화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10월에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맨섬 주민의 66%는 조력 존엄사 도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같은 해 맨섬 의학회가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이 “법안이 시행되면 사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맨섬의 의사인 마틴 랭킨 박사는 BBC에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친척들에 의해 조기에 생을 마감하도록 강요받을 위험이 있다”면서 “절대 조력 존엄사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 역시 300여개에 달하는 수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여기에는 한 명의 판사가 아닌 다수의 전문가가 조력 존엄사를 승인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BBC는 전했다. 21대 국회서 폐기…“국민 82% 찬성” 조사도조력 존엄사는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환자가 스스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환자의 요청을 전제로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안락사와는 다르다. 스위스에서는 1940년대부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조력 존엄사를 허용해왔으며 미국(10개주·워싱턴DC), 호주(6개 주),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스페인,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등이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1대 국회에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연명의료결정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가 만료되며 폐기됐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에 ‘조력존엄사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력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3일 공개한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이 지난해 4~5월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말기 및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91.9%가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는 이유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68.3%)’,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59.9%)’를 꼽았다. 또 응답자의 82%가 조력 존엄사의 합법화를 찬성한다고 답했다.
  • ‘제이미맘’ 인기에…“대치동 풍자 통쾌” vs “사교육 문제 축소” 시끌[생각나눔]

    ‘제이미맘’ 인기에…“대치동 풍자 통쾌” vs “사교육 문제 축소” 시끌[생각나눔]

    4세 자녀가 수학 학원에 있는 동안 엄마는 차 안에서 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틈틈이 제기차기 과외교사 면접도 본다. 아이 픽업 시간을 기다리며 선행 학습 문제집도 직접 풀어 본다. 아이의 배변 활동을 교정하기 위해 사교육을 보내고, 아이가 과자를 더 달라고 하는 사소한 발언에서 ‘우리 아이의 영재적인 모먼트가 발견됐다’며 환호한다. 개그우먼 이수지씨의 유튜브 콘텐츠 ‘휴먼 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에 등장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부모 ‘제이미맘’의 모습이다. 최근 이씨가 ‘사교육 1번지’ 대치동 엄마의 일상을 풍자한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대치맘’에 대한 온라인상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자녀 교육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통쾌하게 꼬집어 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일각에선 사교육 광풍을 일부 학부모의 문제로만 축소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씨가 지난 4일과 25일 공개한 두 편의 콘텐츠는 27일 기준 총조회수 1030만회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영상에는 “명품 패딩을 입고 학원가를 오가는 대치동 학부모 모습 그대로다”, “극성 교육열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배변활동까지 과외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풍자적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대치동 학원 관계자들 사이에선 “의상, 말투까지 잘 고증했다”는 평도 나온다. 반면 영상을 계기로 ‘대치맘’에 대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극성이다’, ‘왜 굳이 애들을 태워다 주냐’는 식이다. 차로 자녀를 학원 등에 데려다주는 다른 ‘학부모 라이딩’ 영상에 불똥이 튀기도 했다. 배우 한가인씨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자녀 라이딩 영상에 일부 시청자들이 비난 댓글을 남긴 것이다. 결국 한씨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대치맘’으로 과도하게 관심이 쏠리면서 복잡한 사교육의 문제를 일부 학부모의 극성으로 단순화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의 초등 2학년 학부모 김모(39)씨는 “사교육을 많이 하는 게 결국 학벌주의나 취업과도 연관이 되어 있지 않나”라며 “단지 학부모 욕심만으로 볼 순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선 “○○맘이라는 이름이 계속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가 점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게 문제”라며 “대다수 계층은 강남만큼 사교육 인프라나 학원에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 이에 대한 콘텐츠가 관심을 얻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훈족,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훈족,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세계사 수업 시간에 배운 4~6세기 게르만족 대이동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서유럽 문화권을 형성한 대사건이다. 게르만족 대이동은 4세기 후반 훈족이 등장해 게르만 일족인 동고트족을 밀어내자, 동고트족이 서진하면서 연쇄 반응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5세기 훈족의 왕 아틸라는 ‘신의 채찍’이라고 불리며, 몽골의 칭기즈칸 이전에 유럽 전체를 공포에 떨게 했던 첫 번째 인물이다. 이렇듯 훈족의 침입과 아틸라의 존재는 서로마 제국의 붕괴를 가져왔고, 유럽의 재편을 이끌었다. 역사가들은 오랫동안 ‘훈’족이 기원전 200년부터 기원후 100년경 멸망할 때까지 중국 북부와 서부 국경을 위협했던 유목민 집단인 ‘흉노’에서 유래됐다고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과연 훈족과 흉노족이 같은 민족이었는지, 중앙아시아 지역을 활보했던 흉노족이 어떻게 로마 국경까지 이동할 수 있었는지 고고학적 증거는 불분명했다. 더군다나, 흉노와 훈족의 무덤 양식은 비슷하지 않았고, 흉노가 역사에서 사라진 기원후 100년부터 훈족이 유럽에 나타나기까지는 300년 정도의 공백이 존재하는 등의 문제로 학계에서는 훈족이 흉노에게서 유래했는지에 대해 논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고유전학과 연구진을 중심으로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한국, 미국, 카자흐스탄 7개국 24개 연구 기관과 대학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고(古) DNA를 분석한 결과, 훈족은 흉노와 관련이 없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전학자, 고고학자, 역사학자, 생물학자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모인 다학제 연구팀이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2월 2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까지 약 800년 동안 몽골 초원, 중앙아시아, 중유럽 카르파티아 분지를 포함하는 지역에서 발굴한 370명의 DNA를 분석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지역 3~4세기 유적지와 카르파티아 분지의 5~6세기 유적지 등에서 찾아낸 35개의 새로운 게놈 서열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훈족이 발흥할 때 카르파티아 분지에 아시아 초원 출신의 대규모 공동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동방형 매장지에서는 소수이지만 뚜렷한 집단이 확인됐는데,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유럽의 훈족 중 일부에 몽골 초원에서 활동했던 흉노족이 포함돼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훈족 전체에 유전적 영향은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흉노의 엘리트 전사들 직계 후손이거나 가까운 친척의 직계 후손이 훈족에 유입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훈족은 중부 유럽에서 기원한 것으로 분석되며, 인구 구성은 중부 유럽인 혈토을 중심으로 아시아 계통도 섞여 있었으며, 이들의 혼혈들도 많아 다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이끈 주자나 호프마나노바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교수(고유전학)는 “이번 연구는 훈족 내부에 흉노족 엘리트 전사들 일부 직계 후손이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훈족이 흉노에서 유래되지는 않았음을 알려준다”며 “동시에 훈족 인구가 유전적으로 매우 이질적이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호프마나노바 교수는 “최첨단 유전 연구가 과거 인구 구성과 기원에 대한 고고학적, 역사학적 논쟁을 해결해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3차 회의를 열고 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비하人드 AI’, ‘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등 인공지능(AI) 관련 심층 기획의 차별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년 기획으로 선보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에 대해선 개헌 의미를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생산적 대안이 제시됐다고 평가하며 뒷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시의 청년들’, ‘문해력 실종 시대’ 등의 기사에는 트렌디하다는 호평을 내놨고, ‘눈길을 끄는 판결’은 편집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다만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그 결과와 관계없이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변호사‘비하人드 AI’ 르포 완성도 높아눈길 끄는 판결만 모아 돋보여4~6일자 딥시크 기획을 비롯한 AI 관련 기사들은 자칫 뻔한 기사가 될 수 있었는데 차별성이 돋보였다. ‘비하人드 AI’ 기획의 경우 서울신문 기자 3명이 직접 데이터 라벨링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동과정을 르포로 녹여 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노동권에 미치는 영향을 짜임새 있게 연결 지어 완성도를 높였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는 뒷심을 잃지 않고 현 시국에서 개헌의 의미를 전문적이고 심도 있게 파고든 시리즈다. 정치구조를 다룬 기사를 보면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도가 굉장히 높아지는데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대안과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들이 다뤄졌다. 다만 시즌1 정치 분야를 마무리하고 시즌3·4 분야인 사회, 문화·체육을 다루게 되면 87년 체제와 어떻게 연관시켜 이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14~15일자 ‘눈길 끄는 판결’은 자칫 그냥 넘길 수 있는 중요한 판결들을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는 점에서 편집이 돋보였다. 일자를 달리해 단신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코너를 만들어 판결들을 지면에 담는다면 독자들이 보기 편할 것 같다. 최승필 교수AI 보도 일관된 스토리 없어 산만국민 의견 없는 개헌 논의 잘 짚어이달에는 AI 관련 기사가 두드러졌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6일자 ‘한국 AI 기본법 내년 시행…딥시크 충격에 한발 늦은 총력전’ 기사를 보면 AI 기본법이 어떤 내용인지 정의가 없었다. 또 19일자 ‘당정, 내년 상반기까지 GPU 2만장 확보’, 21~22일자 ‘정부,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 등 AI 관련 보도들이 나오는데 전반적으로 일관된 스토리가 없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87년 체제 대한민국 빼고 다 뜯어고치자’ 기획은 좋았다. 특히 3일자에 실렸던 ‘권력구조만 따지는 개헌…“최소 1년, 국민 의견수렴 거쳐야” 기사는 개헌 논의에 ‘국민’이 없다는 포인트를 잘 짚었다. 또 20일자 금값 관련 기사에서는 르포가 돋보였다. 다만 중앙은행, 국제시장 등 추가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 13일자 ‘성과급·중처법 줄줄이 결론…역대급 노무폭탄 온다’ 기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기다리는 사건을 다룬 보도인데 추후 실무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구체화한 데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서도 잘 풀어 썼다는 측면에서 많은 공부가 됐다. 특히 같은 날 씨줄날줄 ‘LTV와 담합 사이’는 연구가 많이 된 글이다. 2000년 초반의 과거 사건까지 모두 조사하고 결과 및 쟁점을 잘 정리했다. ‘LTV 담합 공정위 칼끝에 오른 은행들…짜맞추기 조사 불만’ 기사와도 잘 연결된다. 허진재 이사‘일베보다 독한 디시’ 분석력 탁월 ‘황금 티켓 증후군’ 이달 좋은 기사21일자 ‘“DJ의 길” “70년史 부정”…이재명의 중도보수 뿌리논쟁 비화’ 기사는 그래픽을 잘 섞어 한국 정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는 이념적 위치까지 살펴보며 이 논쟁을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을 줬다. 여기서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24일자 ‘경제는 右로 노동은 左로…집토끼·산토끼 다 잡겠다는 이재명’ 기사에서 나오는 정책들에 대해 보수나 진보로 평가하며 기사 흐름이 잘 이어졌다. 19일자 ‘일베보다 독해진 디시의 청년들’ 기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20대 남성들이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수, 내용을 들며 분석력 있는 기사를 만들었다. 다만 전체적인 기사의 톤이 ‘청년들이 과격해졌다’는 데만 맞춰져 균형을 잡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일자 ‘집·직장·학벌 먼저 황금 티켓 증후군’ 기사는 단편적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낸 리포트 내용까지 다 연결시켜 기사화했다. 데이터를 섞어 더 가치 있는 기사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달의 좋은 기사로 평가된다. 이재현 대학원생‘텍스트힙’ 젊은층 문화 잘 포착해교사 살인 우울증 부각돼 아쉬워14일자 ‘문해력 실종 시대…다시 몸으로 읽다’ 기사를 보고 소셜미디어(SNS)와 쇼츠(짧은 동영상)로 대표되는 디지털 콘텐츠 시대 속에서 종이책을 읽고 필사하는 행위가 새로운 감성적 경험이자 자기표현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단순한 독서 문화에 대한 분석을 넘어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상세히 조명하는 방식이 돋보였다. MZ세대이지만 ‘텍스트힙’(독서 행위가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는 현상)이라는 개념을 서울신문을 통해 접하게 됐다. 서울신문이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 초등학생 살인 사건’ 보도에서 가해자의 우울증 병력이 헤드라인이나 부제에 지나치게 강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8일자 ‘잠재적 범죄자 낙인 걱정에 더 수렁으로…우울증은 죄가 없다’ 기사를 보면 급하게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 것은 아니라며 뒷수습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4일자 ‘청소년에 빗장 건 인스타 계정 가짜 생년월일 쓰면 못 잡아요’ 기사는 단순한 규제만으로 청소년들의 SNS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지적했지만 부작용 문제로 논의를 더 확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24일자 ‘적자 가계부에 미래 빼앗긴 청년들’ 기사의 경우 대학생 사례가 적어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가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봤다. 윤광일 교수오세훈·카플란 대담은 원론 그쳐이미 답 정해둔 듯한 기사 피해야기자는 날카롭게 질문을 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통화하기보다는 직접 찾아가 1~2시간 동안 붙잡고 물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자료는 미리 받아 확인한 뒤 허점을 짚어야 한다. 12일자 ‘오세훈 “연 1만명 AI인재 양성·테크시티…서울, AI 혁신도시로”’ 기사에 AI 대가인 제리 카플란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대담이 나오는데 원론적인 멘트에 그쳐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비하人드 AI’ 기획은 심층 인터뷰를 포함해 정책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동 실태 그다음에 유연근로제의 문제까지 다뤘다. 특히 세라 로버츠 UCLA 교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부분은 취재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독자를 위해 궁금한 점을 물어본 것으로 느껴졌다. 10일자 ‘거대 양당 힘에 짓눌린 풀뿌리 민주주의…지역정당 싹을 틔워라’ 기사에서는 이미 답을 정해 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역정당을 다루려면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에 국민적 합의가 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13일자 1면 ‘월급루팡 잡아라’에서는 주 4일제 화두를 다루기도 했는데 주 5일제 도입 당시 언론에서 반발했던 것처럼 노동생산성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김영석 위원장비상계엄 잘 마무리해야 할 순간우리 사회 내부 문제점 등 고민을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몇 달간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지내 왔는데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기사나 칼럼을 쓸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점, 외부 시각에서 볼 때의 마음이나 자세 등이 반영됐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헌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 이후에 어떻게 우리 사회가 진행될 것인지 하는 예측을 다루기보다는 진행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있는지에 언론은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 사회는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한국이 자체 핵무장해도 더 안전해지리라 확신 안 해”

    “한국이 자체 핵무장해도 더 안전해지리라 확신 안 해”

    “北, 핵무기 탓 정권 무너질 가능성”테러단체 공격에 내부 혼란 지적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안보 질서가 가시화된 가운데 전직 주한미군 사령관이 ‘자체 핵무장론’이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빈센트 브룩스(67)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세미나에서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탄핵 그림자 속 한미 관계’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더 적을수록 더 나은 세상이라는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억제력을 구축하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핵무기 때문에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정권이 사라질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내가 군에 입대한 초창기 서유럽에서는 미국 핵무기 체계를 자국 영토에 배치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있었고 많은 내부 혼란이 벌어졌다”며 “테러 단체들이 자국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를 공격했고 지역 안보는 더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과의 균형을 이루는 게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의 한반도 핵 억제 약속과 관련해 “핵보유국으로서 미국의 접근 방식은 핵무기 사용을 촉진하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핵 비확산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달라” 메시지 왜?

    이재명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달라” 메시지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비이재명(비명)계 인사 등에 대한 비난을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달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그는 “자주 말씀드리지만 정당의 생명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라며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창의성과 역동성의 원천이다. 다르지만 하나로 어우러진 화음, 반대 의견도 포용하는 다양성의 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새로운 나라로 전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대군주가 지배하던 왕정 국가에서도 군주의 의견에 반대하는 ‘간관’을 일부러 채용했다. 기업들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레드팀을 구성해 ‘반대 롤(역할)’을 맡기기도 한다”라면서 “민주주의의 산물인 정당에선 훨씬 더 치열한 논쟁과 비판이 공존하는 것이 당연하고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팩트가 틀리면 반박하고, 예의와 품격을 갖춰 토론하면 된다”라며 “그러나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생산적인 논쟁이 어려워진다. 결국 다 함께할 식구끼리 서로 비방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느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우리 모두는 유례없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라며 “‘헌정 파괴’에 반대하는 ‘헌정 수호’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는 “공존과 통합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수호해 온 것이 민주당의 길이라 믿는다. 함께 힘을 합쳐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자”라며 “조용한 숲은 불타버린 숲뿐이고, 조용한 강은 댐에 갇혀 썩어가는 강뿐임을 기억하자”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주요 당 관계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질 표현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언행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지지층 외연 확장을 위해 민주당의 정체성이 ‘중도 보수’도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페이스북 글은 당내에서 정체성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 인사들을 공격할 경우 자칫하면 계파 간 갈등이 깊어져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도 당내 정체성 공방과 관련해 “민주당은 본시 중도정당으로, 진보성이 더 중요한 시대 상황에선 진보적 중도의 역할을, 보수성이 더 중요할 땐 중도 보수의 역할을 더 크게 했다”며 “지금은 국민의힘의 ‘극우클릭’으로 민주당의 책임과 역할이 커진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진보와 보수는 시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서구 선진국 기준에 의하면 김대중 문재인 이해찬 등의 지적처럼 민주당은 보수 정당이거나 그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윤석열·전광훈을 끌어안고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겉치레 보수’의 역할마저 버리고 범죄 정당의 길로 떠났다”라고 비판하며 “헌정 회복, 법치 수호, 성장 회복 등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가치를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카드 없는 젤렌스키” 트럼프 ‘우크라 패싱’ 노골화…유럽 ‘발칵’

    “카드 없는 젤렌스키” 트럼프 ‘우크라 패싱’ 노골화…유럽 ‘발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지는 않으며 그에게는 아무런 카드도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배제 방침을 노골화했다. 미·러 양자 주도로 급물살을 타는 종전 협상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젤렌스키가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년 동안 회의에 참석해왔지만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가 회의 초대를 받지 못해 불평하고 있지만, 그동안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참여는 우선순위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 과정에 “아무런 ‘카드’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전쟁 발발의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내가 ‘이건 러시아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가짜 뉴스에 시달리곤 한다”며 “나는 그 사람(러시아)들이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젤렌스키가 잘못된 말을 하고, 바이든이 잘못된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의 협상 배제 불만이나 미국이 제안한 희토류 등 광물 개발 협정 거부로 인한 양국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의 전화를 여전히 받을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몇 안 되는 친(親)트럼프 대통령 지도자로 꼽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분하고 건설적인 협력”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에서 유혈사태를 멈추고 지속적 평화를 얻으려면 미국의 지원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혈사태’(bloodshed)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할 때 ‘침공’ 대신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깊은 책임감으로 행동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미러 양자 종전협상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상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유럽 안보 문제는 유럽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숄츠 총리는 다른 유럽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배제 종전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직 평화가 아니라 러시아가 벌인 잔혹한 전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잘못된 시점에 잘못된 주제에 대한 부적절한 논쟁”이라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 ‘노동계 달래기’ 양대노총 방문한 李…“노동시간 단축 입장 명확”

    ‘노동계 달래기’ 양대노총 방문한 李…“노동시간 단축 입장 명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을 방문했다. 최근 중도층 표심 잡기를 위한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계속되면서 노동계의 우려가 나타나자 ‘노동계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중도보수라고 했더니 진보정책을 다 버렸냐고 한다”며 “언론에서 논쟁하는 성장 중심, 우클릭 이런 얘기들에 대해서 혹시라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성장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많이 망가졌기 때문”이라며 “성장만 하고 분배나 사회정의를 무시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렇게 공격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상대방의 프레임”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노동계의 우려를 사고 있는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주 52시간 문제로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신데,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우리 사회가 노동 단축을 향해, 주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된다는 입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은 이 대표는 “박근혜 탄핵 때도 그랬고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이 가장 큰 역할을 훌륭히 잘 수행해내신 것 같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노동하면 빨갱이가 생각나던 시절이 있었다.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절’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 가 있는데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제가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밝혔다. 과거부터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근로자’라는 법적 용어를 ‘노동자’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보수화와 포용 시험대, 독일 총선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보수화와 포용 시험대, 독일 총선

    이번 일요일에 독일 총선이 치러진다. 지난 정부는 2021년 9월 사회민주당(SPD)이 총선에서 1위를 한 뒤 녹색당 및 자유민주당과 형성한 연립정부였다. 그러나 출범 직후부터 경제 및 안보 이슈로 갈등이 있었고, 결국 예산안을 둘러싼 반목으로 붕괴됐다. 이후 총리에 대한 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예정보다 7개월 앞서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선거운동 기간이 짧았는데, 연이은 테러 사건으로 이민 논쟁까지 불거졌다. 작년 12월 마그데부르크에서는 사우디 출신 용의자가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차량을 돌진해 다수가 숨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한 달 뒤에는 아샤펜부르크의 공원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흉기를 휘둘러 어린아이가 숨지거나 다쳤다. 두 사건으로 이민 정책이 선거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여론조사에서는 기독교민주당(CDU)이 29%의 지지율로 선두다. CDU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차기 총리로 꼽힌다. CDU는 세금 감면, 국방비 지출 확대, 이민·망명 제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은 21%의 지지율로 2위를 굳힌 모습이다. AfD는 반이민 정책을 옹호하며 러시아 제재 완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주장한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는 AfD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더 나아가 지난주 뮌헨을 방문한 미국의 J D 밴스 부통령은 독일이 극우 정당을 배제하는 관행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비판했다. 사민당(SPD)은 15%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 중이다. SPD는 공공 투자 확대, 고소득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을 제시하지만 국방비 지출 확대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녹색당은 4위에 머물렀지만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는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2위다. 녹색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공지출 확대를 주장하지만 환경 규제에 대해선 정책을 완화했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AfD의 영향력이 최대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소수 정당에서 지지율 2위까지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다음으로 평화주의를 강조해 온 녹색당마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국방비 지출을 수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독일 안보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보다 강경한 이민 정책이 정치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민당조차 거부된 망명자의 빠른 송환이나 국경 통제의 강화를 언급한다. 이러한 변화는 안보 상황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이후 독일의 누적 성장률은 유로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AfD가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은 작다. CDU 주도의 연정이 구성될 것이며 SPD까지 포함한 대연정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AfD의 강한 득세로 인해 이민, 안보, 유럽 정책에서 더욱 보수적인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이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포용과 관용의 가치가 이번 총선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DJ의 길” “70년史 부정”… 이재명의 중도보수 ‘뿌리논쟁’ 비화

    “DJ의 길” “70년史 부정”… 이재명의 중도보수 ‘뿌리논쟁’ 비화

    친명·비명 논쟁에 당 안팎 파장李 “원래 성장 중시하는 중도보수”민주당 “당 역사에 위배되지 않아”역대 색깔론 프레임 우려 보수 자처역대 민주당 정치인 ‘보수’ 전례DJ “시장경제는 인류 보편적 원리”노무현·문재인 前 대통령도 언급역대 강령도 안보·경제 보수 색채보수층 포용 시도… 내부 설득 필요을지로위원회 약자 정책과 배치돼“수권 정당으로서 안정감 보여줘야”“기본사회 접고 친미, 진정성 떨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 발언의 파장이 커지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사이에서 민주당의 ‘뿌리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의 발언까지 줄줄이 재조명되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정당”이라며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20일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도우파, 이런 얘기는 민주당의 역사 안에서 최초로 등장한 용어가 아니고, 민주당의 역사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가 불을 지핀 중도보수 노선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실제 역대 민주당 지도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보수’를 자처한 전례가 다수 존재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97년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우파 정당”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장경제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인류의 보편적 원리”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강화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참여정부 국무총리 시절인 2005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면서 시장주의적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새누리당과 대비해서 진보라는 소리를 약간 듣지만 당의 정체성으로는 보수정당”이라고 했다. 세 전직 대통령은 모두 대북 정책에선 유화책을 쓰면서도, 안보 분야에선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 선거철마다 보수층을 포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정동영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실용주의’를 주장하며 이 대표와 유사한 노선을 탔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개혁적 보수까지 포용하는 큰 정치’를 표방했고 2017년에도 “보수를 적대시하지 않고 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강령을 뜯어봐도 민주당은 안보 및 경제 정책에서는 보수적인 색채가 짙었다. 기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원칙을 유지하되 복지를 통한 분배와 평등을 강조하는 온건한 개혁 노선을 취했다. 2015년 만들어진 당헌엔 “민주적 시장경제 지향, 민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추구,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평화통일 준비, 문화국가의 품격 고양,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고 쓰여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정강정책만 봤을 땐 우리가 미국의 공화당이나 영국의 보수당보다도 보수적”이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여러 민주당 지도자들이 중도보수 정체성을 자주 강조했던 건 한국 현대 정치사의 특수성과도 관련이 있다. 진보와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 자칫 진보 성향을 강조했다가는 ‘색깔론’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이 컸던 탓이다. 또한 민주당보다 훨씬 진보적인 원내 정당들이 존재한다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진보 계열 정당에서는 민주당을 향해 중도우파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중도우파로 가기를 바라고 있다. 몸에 맞지도 않고 거북스러운 진보 정치 딱지를 떼어버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 계열 정당이 탄생 당시부터 보수 색채였다는 의견도 있다. 1955년 이승만 정권에 맞서 신익희·조병옥·장면 등이 창당한 민주당은 중도보수의 뿌리 위에 있었다. 당시 진보 진영엔 남조선로동당과 조봉암·여운형 같은 인물이 있었다. 다만 이 대표가 외친 ‘중도보수’가 유독 당 안팎에서 비판받는 건 을지로위원회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약자와 서민을 위한 정책 노선’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현재 당의 강령에 적시된 불평등·양극화 해소, 기본사회, 노동존중 등 진보적 가치를 보수 정당의 그릇 안에 담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정책으로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국면에서 표만 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우클릭하는 걸로 비쳐지는 순간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수권 정당으로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중도에서 조금 진보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면서 “당대표가 그렇게 얘기하면 정설이 되는 건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기본사회’로 유명해졌는데 그런 걸 싹 접고 친미, 친기업 얘기를 하면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포박용이지 문 봉쇄용이냐” 군용 ‘케이블 타이’ 시연에 국방위 ‘시끌’(영상)

    “포박용이지 문 봉쇄용이냐” 군용 ‘케이블 타이’ 시연에 국방위 ‘시끌’(영상)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에서 쓰는 ‘케이블 타이’가 등장해 시연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회의가 정회됐다. 여야는 2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용 장구 제조·판매와 관련한 법안 논의가 있던 가운데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군용 장구가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하게 용도가 지정돼 있지요?”라고 물었다. 박선원 의원은 김선호 직무대행이 수도방위사령부 근무 경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제707특수임무단(707특임단)의 임무와 군용 장구에 대해서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707특임단은 김현태 단장 지휘하에 지난해 12월 3일 밤 계엄군으로 동원돼 국회에 투입됐다. 박선원 의원은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김현태 단장이 케이블 타이에 대해 진술한 것을 언급했다. 김현태 단장은 당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문을 잠가야 하는데 케이블 타이 넉넉하게 챙기라고 했다. 문을 봉쇄할 목적이었다. 사람은 (묶으려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현태 단장이 지난해 12월 9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자청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원을 포박할 수 있으니, 케이블 타이 이런 것들을, 원래 휴대하는 거지만 잘 챙기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말했던 것과 다른 진술이었다. 박선원 의원은 김현태 단장의 이러한 진술이 거짓이라며 김선호 직무대행에게 “코브라 케이블 타이, 문 잠그는 용도가 맞느냐”고 물었다. 박선원 의원은 군용 장구 시연을 위해 나온 시범 인원을 불러 군용 케이블 타이를 가리켰다. 박선원 의원은 “이게 특전사 전용 미제 코브라 케이블 타이”라며 “저걸로 문 잠글 수 있어요?”라고 거듭 물었다. 또 민간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케이블 타이와 비교하기도 했다. 박선원 의원은 시범 인원에게서 군용 케이블 타이를 건네받아 직접 케이블 타이를 조이는 시범을 보이면서 “이게 이렇게 당겨지는 건데 이걸로 무슨 문을 잠그느냐”라면서 “이걸 가지고 헌법재판소를 능멸하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박선원 의원이 케이블 타이 몇 개를 더 받아 시연을 이어가자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박선원 의원의) 마이크를 꺼라”라고 지시한 뒤 “지금 군용 장구 제조·판매와 관련한 법안을 얘기하는데 왜 그런 논쟁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박선원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성일종 위원장은 “의원 품격에 맞게 (질의)하라”면서 “만약에 시연과 질의를 하고 싶다면 법률안 통과 이후에 (하시라). 회의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 법안과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제지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도 박선원 의원의 발언과 시연에 항의했다. 성일종 위원장은 “정치 공세를 하더라도 적당히 하시라”라고 말하고 회의를 정회했다.
  • 비명주자들, 이재명의 ‘중도보수’ 비판…“대통령 욕심에 뿌리 망각”

    비명주자들, 이재명의 ‘중도보수’ 비판…“대통령 욕심에 뿌리 망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도 보수’ 발언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표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심각한 오류”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당 70년 역사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의 표도 얻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되고 싶은 욕심에 자신의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흑묘백묘 실용에는 동의하지만, 대한민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민주당이 걸어온 투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쌓아온 불평등과 불공정과의 싸움, 반독재와 반독점의 정치적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독재와 기득권을 대표하는 보수에 맞서, 진보라는 자부심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온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에 대한 불신이자, 무엇보다 피눈물로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온 호남에 대한 불신”이라고 했다. 그는 “뿌리를 잃은 나무는 쓰러질 뿐”이라며 “정체성을 잃은 당은 결국 국민도 잃게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그동안 독재와 독점에 맞서 싸워온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정당’이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붙들고 있었고, 그 고민을 담아 미완성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책이 ‘진보의 미래’”라며 “우리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유능한 민주개혁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했다. 그는 “진보, 보수의 구분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상대적이고, 이제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면서 “우리 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중도보수층 국민의 지지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그런 유능한 민주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 대표를 향해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다.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했다.
  • ‘노가다’ 같은 발굴 현장, 역사의 조각들 찾기

    ‘노가다’ 같은 발굴 현장, 역사의 조각들 찾기

    액션 어드벤처 영화의 고전이라 할 ‘인디아나 존스’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하다. 고고학 또는 고고학자라고 하면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고, 발굴이라고 하면 성궤나 성배 같은 전설 속 물건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을 떠올리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실제 고고학자의 작업 현장이나 문화재 발굴 현장을 보면 속된 말로 ‘노가다’(막일)와 다름없다. 생생한 발굴 현장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읽게 해 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책과 함께)는 수십 년간 발굴 현장을 누벼 온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삼한,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의 통일 이후까지 교과서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발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 우리가 몰랐던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실상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한다. 발굴의 결과로 드러난 역사적 증거들은 한국사의 사라진 고리를 알려 주는가 하면, 기록과 충돌을 일으켜 혼란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에 실려 널리 알려진 신라 선화공주와 훗날 백제 무왕이 되는 서동의 설화가 대표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봉영기에 백제 무왕의 왕비로 ‘사택적덕의 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가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주장부터 무왕의 여러 왕비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화공주의 흔적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은 편린적 성격을 가진다”며 “그렇지만 꾸준한 발굴과 연구로 우리 선사와 고대사의 모습은 더욱 완전해지고 선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발굴과 발견’(눌와)은 문화유산과 현대미술 관련 현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빈 문화전문 기자가 한국 역사와 문화사에 큰 획을 그은 유물과 유적을 소개한다. 이 교수의 ‘발굴 이야기’가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발견에 중심을 둔다. 발굴 당시 현장 관계자의 증언, 최근 연구와 조사, 유물을 둘러싼 사실과 논쟁, 당대 미술품으로서 아름다움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 등 발굴·발견의 최전선으로 이끌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경주 ‘쪽샘 44호분’은 1500년 전 신라 공주의 무덤이란 잠정 분석만으로도 화제가 됐었는데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말다래, 바둑돌로 추정되는 200여개의 돌 등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면서 신라 지배층이 바둑을 즐겼다는 역사적 기록을 확인하고, 여성들도 바둑을 즐겼음을 새로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식이다. 책의 저자들은 “발굴은 우리 역사에서 빠진 연결고리를 찾는 중요한 일이지만 언론에서는 단신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창 시절 지겹게 외우기만 했던 문화재들도 발굴 과정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물을 때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 이 드넓은 우주… 우린 혼자가 아니야

    이 드넓은 우주… 우린 혼자가 아니야

    생물학·행성 진화에 의해 실존 가능인류가 유일한 지적 존재 아닐 수도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슬픈 광경이다. 저곳에도 누군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많은 비극과 어리석음이 있을 것인가. 저곳들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면 이 얼마나 심각한 공간 낭비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이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라는 말을 남겼다. 과연 우리 인류와 같은 지적 생명체가 광대한 우주 속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거리다. 독일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 지구·환경과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외계 지성 연구센터, 외계·거주 가능 세계 연구센터, 지구과학과, 우주생물학 연구센터, 로체스터대 물리·천문학과 공동 연구팀은 인간과 지구 밖 유사 생명체는 생물학적 진화와 행성 진화의 결과라고 19일 밝혔다. 이 때문에 인간이 전체 우주에 유일한 지적 존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14일 자에 실렸다. 1983년 이론 물리학자 브랜던 카터가 처음 주장한 ‘인류 원리’는 인간이라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가 어떤 물리계의 특성을 설명한다는 내용이다. 카터는 태양의 나이는 50억년, 지구의 나이는 45억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출현하는 것은 수십억 년이 걸리며, 이 과정에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어려운 단계’(hard steps)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의 탄생, 복잡한 세포의 발달, 고등 지능을 가진 존재의 등장을 위해서는 희귀한 진화적 사건이 일어나야 하는데, 우주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간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예측 모델이다. 그러나 천체 물리학자와 우주 생물학자로 구성된 이번 연구팀은 카터가 말한 것처럼 인간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주요 단계들이 필연적으로 한 번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다른 경우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지구가 처음에는 많은 형태의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이를 허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서 주요 진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살아가려면 대기 중에 일정 수준의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광합성 미생물과 박테리아를 통한 지구 대기의 산소화는 자연스러운 진화 단계였으며, 이는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고 진화할 기회의 창을 열었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진핵세포의 발생과 진화는 단 한 번만 일어났다고 알려졌는데, 연구팀은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어 독립적으로 진화했지만 화석 기록에 남지 않았거나 환경이나 다른 요인으로 인해 살아남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화는 일련의 불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행성의 조건이 허용하는 대로 전개되는 예측 가능한 과정이다. 이번에 제시한 모델은 지구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도 적용돼 인간과 유사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매칼리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우주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가 운이라기보다는 생명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지구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인류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일 뿐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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