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논쟁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CIA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PC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MEB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SBA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003
  • [오승호의 시시콜콜] 휴대품 면세한도 ‘부자 대 서민’ 논쟁 말길

    [오승호의 시시콜콜] 휴대품 면세한도 ‘부자 대 서민’ 논쟁 말길

    이명박 정부 때 규제개혁의 상징은 전봇대 뽑기였다. 전남 영암 대불공단에 있는 전봇대는 조선부품 운송에 큰 지장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2008년 1월 철거됐다. 당시 이 대통령 당선인이 지시한 뒤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상징은 손톱 밑 가시뽑기다. 지난달 20일 박 대통령 주재로 규제개혁 끝장토론이 열린 이후 국토교통부는 일반화물차량을 개조해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규제개혁장관회의를 한 지 5일 만에 전광석화처럼 처리했다. 푸드트럭은 당분간 손톱 밑 가시뽑기의 모범사례로 회자될 것 같다. 규제개혁 과제에는 해외여행 휴대품 면세한도 문제도 포함됐다. 끝장토론에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천송이 코트’ 구입과 관련한 액티브 엑스(Active X) 문제 등과 함께 제기했다. 전경련은 2012년 9월에도 ‘골목길 전봇대’에 비유하면서 면세한도를 400달러에서 1000달러로 높여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도를 800달러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한도 상향 문제는 ‘신중 검토’로 분류돼 연내 결론 내기로 했다. 끝장토론에서 제기된 51개 과제 가운데 푸드트럭이나 액티브 엑스 없는 쇼핑몰 등 42개는 ‘수용’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면세한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만큼 민감한 사안인 듯하다. 면세한도 400달러는 1988년 이후 20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은 720달러, 일본 2000달러, 미국 800달러, 중국 820달러 등이다. 홍콩은 한도가 없다. 지난해 한도 이상 구매한 내국인은 113만명, 1인당 평균 구매액은 827달러다. 2007~2011년 면세한도로 적발된 건수는 4만 6450건, 이들에게 부과된 가산세(30%)는 14억 8300만원이다. 상향조정론자들은 물가상승과 국민소득 증가 등을 이유로 든다. 면세품을 살 기회가 적은 사람들에게 400달러 한도는 오히려 불편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 규모는 1370만명으로, 중복 인원을 고려한 해외여행 경험 비율은 17% 수준이다.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국민 위화감 조성이나 세수 감소를 이유로 꼽는다. 두 쪽 논리의 타당성은 나름대로 있을 것이다. 다만 ‘부자 대 서민’ 프레임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편익 관점에서 해법을 찾으면 된다. 논설위원 osh@seoul.co.kr
  • [이슈&논쟁] 경복궁 옆 관광호텔 건립

    [이슈&논쟁] 경복궁 옆 관광호텔 건립

    서울 종로구 송현동 호텔 건립 좌초를 놓고 ‘낡은 규제 vs 학교 주변 유해시설 차단’ 논쟁이 한창이다. 대한항공이 2008년부터 7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다가 학교정화구역 안이라는 이유로 불허된 사업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관계 부처들이 건립 허용 근거를 만드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30여년 전에 제정된 학교보건법으로 호텔 건립 허용을 막는 것은 낡은 규제이고, 호텔은 유해시설이 아닌 수준 높은 복합 문화 공간인 만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교실과 직선거리로 20~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대법원까지 “학교정화구역 안의 호텔 건립 불허는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안을 뒤집으려는 것은 대기업에 대한 특혜이고 현행 법률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贊]한진수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경복궁·인사동 등 지리적 인접 활용…서울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 필요 대한항공이 경복궁 인근 송현동의 옛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랜드마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 한옥 형태의 영빈관급 게스트하우스와 지상 4층 규모의 호텔, 다목적홀, 갤러리까지 포함한 복합시설로, 문화시설 외에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체류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단지로서의 기능을 갖춘 호텔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송현동 복합문화단지 건립이 이뤄질 경우 서울의 고급 숙박시설 부족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복궁, 창덕궁, 인사동, 북촌 등 서울의 아름다운 문화 지역들을 하나의 벨트로 묶는 효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관광,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송현동 복합문화단지 건립은 학교보건법으로 인해 제동이 걸려 있다. 호텔이 실제로 학생들의 위생이나 면학 환경에 해를 끼치는지 판단할 여지 없이 현행 법으로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호텔이 유해 업소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미국, 일본, 태국, 중국 등에서도 법률로 학교 인근에 숙박시설 설치를 제한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학교보건법은 30여년 전에 제정된 법으로서 당시의 호텔과 현재의 관광호텔 개념은 판이하다. 현재의 특급호텔은 수준 높은 문화·여가 생활 공간이자 국제회의 등이 열리는 비즈니스 공간, 가족들의 건전한 휴가·레저 공간이다. 게다가 송현동 복합문화시설은 국내 유일의 7성급 전통 한옥 스타일로서 두바이에 있는 버즈 알 아랍 호텔과 같은 세계적인 랜드마크 호텔의 위상을 갖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행히 현 정부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는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유해한 부대시설이 없는 숙박시설을 포함한 문화단지 건립을 허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미 관광 선진국에서는 문화적인 랜드마크를 만들어 지역 명소로 키우는 한편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육성하고 있는데 한국과 관광산업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 상하이의 ‘신천지’, 베이징의 ‘동방신천지’,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스’ 등은 상업과 주거, 문화시설이 모두 갖춰진 곳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대한항공의 윌셔그랜드호텔 프로젝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준 바 있다. 재건축 공사에 필요한 까다로운 규제들을 완화해 준 것은 물론 호텔 완공 후 25년간 숙박세를 면제해 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적 공간, 상업적 공간, 호텔 등의 주거 공간까지 갖춰진 복합문화시설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건축물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환경과 어우러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탄생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규제 위주의 현실 때문이며 규제를 풀어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의 복합문화시설은 우리의 국악 공연, 전시회, 미술전 및 시화전 등을 국민과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교실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친밀하게 교감하게 하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이 될 것으로 본다. 더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위한 동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 수천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등의 연관 효과도 기대된다. 호텔은 일자리 창출이 높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당 24.8명이며 10억원당 10명인 제조업의 2.5배에 달한다. 나아가 수용시설, 사회기반시설 및 각종 편의시설 등이 건설돼 지역 개발이나 지역사회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돼 국민 경제의 누출 효과가 적은 산업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서울시나 정치권 모두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反]백영현 덕성여중 교장 교실과 호텔 직선거리 20m 불과…학생들의 교육 환경 크게 훼손 우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환경이 주는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언제나 이 고사성어를 인용하곤 한다. 송현동 일대는 참 좋은 교육 환경을 가진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이 아름다운 좁다란 학교 길, 여학생의 수다가 가득한 떡볶이집들, 조그만 액세서리 가게, 다양한 갤러리와 박물관, 정독도서관. 수십년을 내려오며 만들어진 정겨운 동네 풍경이다. 그런데 여기에 7성급 호텔이 들어선다고 난리다. 5년 전인 2009년부터 대한항공이 호텔을 짓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조용하던 교육 환경이 뒤숭숭해졌다. 대법원 재판에서 패소를 하고 나서 이제는 조용해지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규제 개혁 완화로 또 소란스럽다. 이 문제는 대법원의 판결을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3심 제도와 함께 가르치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 국가 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일에 반대할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 학교와 대한항공의 신축 호텔 사이에는 단순히 학교보건법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기자들이 연락을 해 온다. 그럴 때면 나는 기자들에게 전화만 하지 말고 학교로 오라고 한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의 출입문에서부터 50m면 절대정화구역에 해당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 법률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2009년 대한항공 측에서는 모 건축사를 통해 ‘송현동 문화복합 콤플렉스’라는 플랜을 제시하며 학교에 양해를 구한 적이 있었다. 이 조감도에는 대한항공 측이 자랑스럽게 짓겠다는, 정원이 딸린 한옥 영빈관이 교실에서 직선거리로 1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게다가 ㄷ자 형태의 7성급 부티크호텔마저도 교실과의 직선거리가 20~30m밖에 되지 않는다. 지형의 생김새로는 이것 이외의 뚜렷한 방법도 없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6층 건물인 우리 학교의 교실에서 4층짜리 호텔을 내려다보는 것뿐만 아니라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호텔 객실과 교실과의 불협화음은 또 어찌 해결할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발상이다. 학교를 방문한 기자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런 구조라면 지어서는 안 되겠네요”라는 말을 남기고 간다. 걱정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학교라는 곳은 늘 소음이 발생하는 곳이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체육 시간, 체육대회, 예술제 등 건강한 소음이 늘 존재한다. 7성급이나 되는 고급 호텔이 들어설 자리로는 애당초 너무 부적합한 환경이 아닌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고급 호텔을 지어 놓고 고객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건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망신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이런 굴지의 호텔이라면 국가 원수급에 준하는 귀빈들이 묵을 것이다. 그 경호는 또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돌멩이를 가지고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 영빈관과 호텔을 지어 놓고 VIP 경호라는 이름으로 교육 활동의 현장을 무차별적으로 점거할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학교다. 집에서 통학하는 거리가 조금 멀어도 어느 것 하나 걱정스러운 환경이 없었기에 무척 만족할 수 있었다. 1만원 안팎의 물건들을 보며 소녀적 감상과 아름다움의 가치를 키워 나가는 학생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날 괴물처럼 들어선 고급 호텔에 필연적으로 따라 지어질 명품 아케이드에서 어마어마한 액수의 상품들을 보며 혼란해할 것도 염려스럽다. 인성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열성을 다해 온 학교장으로서는 학생들의 예쁜 꿈을 지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맹모삼천지교는 2300년 전에 살았던 맹자 시대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사각지대’ 놓인 통일교육

    통일과 남북 문제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통일 이슈가 집권세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좌우될 소지가 많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의 핵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시비의 여지가 적지 않아 통일과 남북 문제에 대해 교과 수업 자체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의 마지막 단원인 현대사 부분에서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도에 쫓겨 대충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교과서의 남북 문제 관련 서술이 단편적이다 보니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학교 교사 출신 안창모(63)씨는 “교과서상으로 남북 관계의 단편적인 내용만 기술돼 있다 보니 일선 교사들은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찾아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교육원 관계자는 “교사들을 만나면 통일,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는 분들을 적지 않게 본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사 교과서 채택 논란과 함께 현대사의 범위를 어느 정부까지로 정해야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이유도 이러한 민감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통일부는 통일의 관점에서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교과서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매년 제작하는 통일교육원의 관련 교재에 근현대사 관련 범위를 늘리겠다는 의미인데 일각에서는 서술 방향에 따라 또 다른 이념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이념과 사상의 주입을 금지하고 논쟁을 투명하게 해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사상을 갖도록 하자는 1976년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논쟁을 피할 수 없다면 학생들이 자유롭게 통일과 남북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글로벌 시대] 그물코/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글로벌 시대] 그물코/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고기를 잡을 때에는 적당한 그물코가 필요하다. 그물코가 너무 작으면 잡히지 않아야 될 고기가 잡히고 반면에 그물코가 너무 크면 잡아야 될 고기가 빠져나간다. 잡을 고기만 걸리는 그물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그물은 없다. 세상 일을 단순히 나누어 ‘참’과 ‘거짓’으로 나눈다면 ‘참’은 ‘참’, ‘거짓’은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완벽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참’을 ‘거짓’이라고 판단하거나 반대로 ‘거짓’을 ‘참’이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통계학 개념을 빌린다면 ‘참’을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를 제1종오류(type I error)라고 하고 ‘거짓’을 ‘참’으로 판단하는 경우를 제2종오류(type II error)라고 한다. 가능하다면 오류를 최대한으로 줄여야 하지만 제1종오류를 줄이면 제2종오류가 늘어나고, 제2종오류를 줄이면 제1종오류가 늘어나는 묘한 상충관계가 있어 둘 다 줄일 수는 없다. 규제 철폐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총리실에 전담조직까지 만들어 규제를 줄인다고 했으나 피부로 느끼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답답한 나머지 마침내 대통령이 칼을 빼들었다. 그것도 서슬이 퍼렇게. 규제는 왜 생기는가? 잡혀야 할 고기가 그물망을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 ‘참’을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규제는 자꾸 늘어난다. 부동산 투기꾼이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은 잡혀야 할 고기가 그물망을 빠져나가는 것이고, 부동산투기꾼이 맞는데(‘참’) 아니라는(‘거짓’)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공무원은 ‘왜 투기를 못 잡느냐’ 라고 꾸지람을 듣고 그 상황에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수단이 규제를 더 만드는 것이다. 빠져나가지 못하게 그물코를 더 작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그물코를 작게 하면 잡지 않아야 할 고기들이 잡히게 마련이다. 부동산 투기꾼이 아님(‘거짓’)에도 불구하고 부동산투기꾼이 되어(‘참’)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불편을 겪는 경우가 늘어난다. 과거 우리의 행정관행을 보면 잡을 고기를 놓치지 않는 데에만 집중하였고 잡지 말아야 할 고기가 잡히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제1종오류를 줄이는 데 급급한 나머지 제2종오류가 늘어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나쁜 짓 하는 사람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선량한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진 지금 지나친 규제로 국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지나친 규제는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규제를 철폐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규제를 없애면 그 틈을 악용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이를 사회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물코를 늘리면 빠져나가는 고기가 생기고, 제2종오류를 줄이면 제1종오류는 늘어난다.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규제 철폐는 성공한다. 만일 왜 이렇게 빠져나가는 고기가 생기느냐고 나무라면 도로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규제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담당 공무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규제의 필요성을 놓고 논쟁을 벌이면 규제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이기기 쉽지 않다. 만약 규제를 없앤 후 그 부작용으로 비난을 받는다면 공무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규제를 유지하려 할 것이고 설사 없앤다 하더라도 교묘한 형태로 새로운 규제를 다시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만들어지는 수많은 법은 새로운 규제를 양산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꼭 필요한 법은 만들어야겠지만 입법이 실적이요 자랑이라는 생각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 [사설] 학생 골병드는 교과서값 파동 빨리 해결하라

    교과서가 또다시 말썽이다. 이념 논쟁이 잠복하자 가격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93곳은 어제 교과서의 발행과 공급을 전면 중단키로 결의했다고 한다. 교육부가 올해 출간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171개에 가격조정 명령을 내린 직후의 일이다. 교과서 출판사들은 사단법인 한국검인정교과서 특별대책위원회라는 공동 대응 기구까지 만들었다니 반발 수위는 만만찮다. 갈등의 전개 과정을 요약하면, 정부가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교과서 가격 자율제를 도입했다. 그런데 출판사들이 채택률을 높이려 교과서를 고급화한 결과 값은 크게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교육부가 다시 교과서 값 통제에 나선 것이다.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가격 자율제 도입 과정에서도 제기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닥치고 나서야 허둥지둥하는 교육부가 안쓰러울 뿐이다. 규제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다. 교육부는 벌써 4년 전에 교과서 보급 관련 규제를 풀어 시장경제 체제를 실험했다. 하지만 규제 개혁을 선도한 부처로 칭찬받고 싶었다면 부작용이 불거져도 후퇴하지 않을 정책이어야 했다. 교육부는 당초 교과용도서심의위원회에서 적정가격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지만 출판사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뾰족한 해결 방법은 없었다. 결국 교과서 값이 크게 오르자 지난달 가격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책임도 못질 규제 개혁이었던 셈이다. 출판사들도 큰소리칠 것이 없다. 단체행동을 일삼는 지금의 모습은 ‘경쟁’을 하랬더니 ‘담합’을 일삼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교육부의 조정명령은 초등학교 교과서는 평균 34.8%, 고등학교 교과서는 평균 44.4% 내리는 것이다. 가혹한 조정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기에 앞서 상식에 어긋나는 가격 인상이 있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런 과도한 교과서 가격 인상에 출판사들의 짬짜미가 개입됐는지 정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다. 교과서 값 갈등의 피해자는 결국 학생과 자녀의 교과서 값을 부담해야 하는 학부모일 수밖에 없다. 지금도 출판사들은 ‘교과서 값 정상화’를 외치며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같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교육부는 ‘교과서 가격상한제’를 비롯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지만, 갈등은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지어야 한다. 당장 전학생이나 교과서를 분실한 학생은 교과서 없이 공부해야 한다. 교육부의 신속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대한다.
  • [사설] 정파와 이념 넘어선 통일구상 세워나가자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이번 독일 방문이 한반도 통일을 향한 대장정의 출발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귀국 후 박 대통령이 본격적인 통일정책 구상에 돌입할 것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직후 “독일의 통일 경험과 지식 등을 참고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 준비에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와 이질성, 그리고 북한의 안보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들어 작금의 통일 논의가 생뚱맞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100년도 더 갈 것이라던 베를린 장벽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데서 보듯 한반도의 통일 또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맞게 될 운명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통일 준비는 지금도 늦었다고 보는 게 보다 현실적 인식일 것이다. 통일이 대박이 되느냐, 쪽박이 되느냐 또한 우리의 준비 여부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내년으로 70년을 맞는 분단사를 돌이켜보면 통일과 관련해 숱한 담론과 정책이 명멸했다. 이승만 초대정부의 흡수통일론과 장면 정부의 ‘선(先)건설-후(後)통일론’, 박정희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 3대 기본원칙’, 전두환 정부의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 김영삼 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김대중 정부의 ‘3단계 통일론’,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구상’ 등이 대표적이다. 큰 틀에서 보면 전두환 정부까지의 통일정책은 남북 간 체제 경쟁에서의 우위를 목표로 한 현상유지론에 가까웠고, 노태우 정부가 만든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이후 정부에서 부분 수정을 거친, 공식적 통일 모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통일한국의 미래상과 과정상의 얼개만 제시했을 뿐 통일을 전후한 종합적· 체계적 구상은 결여돼 있다. 아울러 김영삼 정부 이후 역대 정부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북정책 기조만 제시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따지고 보면 통일 정책의 하위개념인 대북정책 기조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설계하겠다고 나선 통일 구상은 분단 70년사에 한 획을 긋는 시대적 의미를 지닌다. 통일과정뿐 아니라 통일의 형태, 그리고 그 이후 통일한국의 비전까지 포괄하는 내용을 담는 만큼 시대정신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야 한다. 국가적 역량이 총결집돼야 할 과업인 것이다. 과거 우리는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의 강·온 기조를 되풀이해 왔다. 힘을 앞세운 ‘아데나워 모델’과 대화를 앞세운 ‘브란트 모델’이 뒤엉키면서 안으로는 보수 대 진보, 우파 대 좌파의 소모적 논쟁을 되풀이했고 밖으로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 요소의 하나가 됐다. 종북과 용공 논란에서 보듯 70년의 분단이 영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조차 이념과 정파로 갈라 놓은 것이다. 통일을 설계하는 과정 자체가 사회통합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통일구상이 된다. 박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 11월 외교·안보·통일정책 기조를 발표하면서 “통일로 가는 여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첫째 조건이 정파와 이념의 초월이다. 통일 담론을 이끌 대통령 직속 통일위원회부터 범정파, 탈이념으로 구성하기 바란다. 야당도 이에 적극 협력하는 모습으로 새 정치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 [정치뉴스 why] 새정치 첫날 왜 국립현충원 안 갔나

    [정치뉴스 why] 새정치 첫날 왜 국립현충원 안 갔나

    그동안 야당이 새 출발을 할 때나 새 지도부 등이 구성될 때는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찾는 것이 관례였다. 2012년 민주통합당은 새 지도부 출범 후 국립현충원을 방문했고, 김한길 대표는 지난해 5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후 첫 행보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27일 첫 공식활동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하는 대신 민생 현장을 찾았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념 문제를 넘어서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찾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가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 계획조차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은 의도적으로 논쟁거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새해 첫날 김·노 전 대통령의 묘역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해 민주당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미 양측은 신당의 이념적 좌표인 정강·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삭제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념 논란은 당내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신당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당 관계자는 “전날 대전현충원을 방문했기 때문에 첫날은 민생행보에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당 지도부는 대신 서울 서대문구청 희망복지지원단을 찾아 일명 ‘세모녀 자살사태 방지법안’ 발의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갖고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했다. ‘민생 중심 행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사회복지 공무원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민생 중심주의 정치와 삶의 정치를 국민께 약속한 새정치연합의 첫걸음으로 복지현장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이 이날 통합신당의 1호 법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등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것도 민생정치의 실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당명이 새겨진 파란색 점퍼를 함께 입고 화합을 다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기초선거 무공천과 관련해 더 이상의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액티브X’ 논란/정기홍 논설위원

    수년 전 한 모임에서 정보통신부의 간부가 ‘액티브X’의 폐해를 조목조목 말한 적이 있었다. 그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이 보안벽으로 외국인이 이용을 못해 손해가 크다”며 열변을 토했다. 인터넷시장이 한창 꽃 피었지만 보안 논쟁도 컸던 때여서 고개를 갸웃했던 기억이다. 그의 지적대로 액티브X가 규제 개혁과 맞물리면서 온라인 상거래를 막는 ‘암적 규제’로 지목돼 다시 다가섰다. 액티브X로 인해 해외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못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입었던 ‘천송이 코트’가 중국인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액티브X가 왜 ‘인터넷 원흉’이 됐을까. 처음부터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니다. 2000년 초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보안이 이슈가 됐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탄생한 것이다. 공인인증서(온라인 인감도장)를 다운받으려면 어김없이 액티브X를 구동시켜야 한다. 당시에는 MS의 윈도 운영체계(OS)가 보안에 취약해 액티브X는 최첨단의 보안 체계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금융거래 등을 할 때마다 액티브X가 허용 버튼을 누를 것을 강요하고, 금융기관의 경우 기관마다 보안시스템을 달리해 놓아 이용자의 불만은 하늘을 찔렀다. 이 방식은 웹 프로그램을 무한하게 허용했지만 연결된 컴퓨터가 바이러스의 소굴이 됐다는 지적도 함께 받는다.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가 지금껏 논란의 중심에 선 까닭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전자서명법 등) 개정에 나섰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무시된 적도 있다. 액티브X가 규제개혁 제1호로 지목돼 생사기로에 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모든 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액티브X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외국인이 공인인증서 없이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도록 하겠단다. 외국인에게 먼저 열고, 그다음 내국인에게 허용하기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이렇게 되면 오는 6월부터 외국인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10여년의 논란치고는 늦은 감이 있다. 인터넷 이용 환경은 많이 변했다. MS의 익스플로러 외에 구글의 크롬, 모질라의 파이어 폭스가 국내에 상륙한 상태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온라인 쇼핑의 사용 빈도도 폭증하고 있다. 아마존과 이베이의 사이트에선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로 결제가 이뤄진다. 아마존에서 책을 사면 1분이면 족한데 국내 사이트에선 10분이나 걸려서야 되겠는가. 논란의 한편으론 ‘직구’(내국인이 해외사이트서 직접 구입)와 ‘역직구’(외국인의 국내 사이트서 구입)와의 경쟁도 볼만해 졌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경남 거제시 주민들이 심사숙고 끝에 추진한 돌고래 체험시설 운영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필요한 돌고래 대부분을 일본과 러시아에서 수입하겠다는 계획이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해에 걸쳐 뜻을 모으고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노력했던 거제시 지세포 지역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반대 여론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돌고래의 수입 및 사업 시행과 관련, 환경부 등 행정기관의 허가까지 모두 통과한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들은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의 돌고래 수족관, 공연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贊] 배재용 지세포항발전연합회 회장 수족관서 기른다고 동물 학대 아냐…해양도시 특성 맞는 볼거리도 필요 거제시 돌고래 체험시설은 거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거제 지역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산업과 해양관광산업이 지역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면 동북쪽은 조선산업, 남서쪽은 관광산업이 중심이다. 거제 관광산업은 외도와 해금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아 배를 이용해 외도에 들어갈 수 없거나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없게 되면 마땅히 구경할 만한 곳이 없다. 펜션 등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넘쳐 나는데 관광객들이 사계절 찾아와 머물며 구경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스쳐 지나가 버린다. 관광거리가 단순한 탓에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양도시의 특성을 살리는 쪽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세포항을 끼고 있는 12개 마을과 3개 어촌계로 구성된 지세포항발전연합회에서 볼거리를 만들어 보자며 발 벗고 나서 추진한 사업이 돌고래 체험시설이다. 지역주민들이 거제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검토한 끝에 결정한 시설이다. 해양도시인 거제 지역에 바다와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시설 중 어떤 것이 적합한지 국내 여러 지역을 둘러보고 조사와 분석을 한 결과 돌고래 체험시설이 가장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민자 유치 등 가능한 방법으로 지세포 지역에 돌고래 체험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제시에 건의했다.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거제시가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사업이 추진됐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한 사업이 아니다. 거제 지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산업도 오랫동안 침체돼 있는 등 지역경제가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라면 하나라도 더 팔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보겠다고 뜻을 모아 발 벗고 나서 어렵게 성사됐다. 처음엔 주민들이 직접 민자사업자를 찾아 접촉을 해 봤지만 여의치 않아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주민들 힘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 행정기관에서 자본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달라고 건의를 했다. 그래서 씨월드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자본을 투자했다. 돌고래는 일부러 포획하지 않아도 그물에 걸려 자연적으로 죽는 사례도 허다하다. 먹이를 구하지 못해 헤매다 죽는 돌고래도 많다. 돌고래를 바다 환경과 같은 수족관에서 보호하고 기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학대로 봐야 하는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돌고래 여러 마리가 친구들과 어울려 사람들이 챙겨 주는 먹이를 먹고 보호받는 가운데 인간과 더불어 잘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돌고래 체험시설을 고래와 사람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인간 친화적인 시설로 볼 수 있다. 특히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돌고래 공연장은 만들지 않고 모든 시설이 체험시설로 이뤄져 있다. 사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한다. 환경단체에서는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에 이르는 돌고래 수족관이나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업용으로 쓰이는 동물은 고래 이외에도 많다. 동물원에 가면 수많은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가둬 둔다고 무조건 학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집에서 개를 키우는 일도 동물 학대로 볼 수 있다. 환경단체들이 유독 고래에만 집착해 돌고래 체험시설까지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환경단체의 의견에는 주민들도 당연히 공감한다. 환경단체도 주민들의 입장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환경단체에서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 공개토론을 하자고 하면 주민들은 언제든지 참여하겠다. [反]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장 국민 76%가 제돌이 자연방사 찬성…인간 중심 사고를 접고 자연을 보자 서울동물원 돌고래쇼장에 있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가는 과정은 큰 국민적 관심사였다. 돌고래쇼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소수 의견임이 확인됐다. KBS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반대 16.3%의 네 배가 넘는 76.1%가 제돌이의 야생방사를 찬성했다. ‘제돌이는 야생과 사육장 중 어디에서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 예사롭지 않다. ‘익숙해진 사육장에 사는 것이 더 행복’ 15.6%,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행복’ 39.3%,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45.1%였다. 그랬다.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그리고 삼팔이 세 돌고래 이야기는 개발과 돈에 무뎌지고 억눌린 우리의 생태적 감수성을 되살아나게 해 주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잠시 접고 자연을 보자’는 메시지를 제돌이가 남겼다.  제돌이와 친구들이 제주바다에서 잘 지낸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중 뜨악할 이야기가 전해졌다. 거제시와 업자가 추진해 온 돌고래쇼장 거제씨월드에 기존에 들여온 8마리의 돌고래에 더해 무려 12마리의 일본산과 러시아산 돌고래의 수입이 환경부에 의해 허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산 돌고래 수입처는 잔혹한 고래 살상 과정을 폭로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더 코브’의 촬영지인 다이지다. 바다를 지나던 돌고래떼를 조그만 만으로 몰아넣고 작살로 잔인하게 살상하여 피바다가 되는 현장에서 살아남은 새끼 돌고래들이 거래되는 것이다.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일제시대와 6·25전쟁 때 자행된 학살과 무엇이 다른가 하며 치를 떨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래생태관광이 활발하다. 호주의 경우 여러 관광사업 중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다고 한다. 자연도 보호하고 경제도 살린다는 이야기다. 바닷물을 막아 만든 나라, 네덜란드에는 긴 방조제가 많다. 방조제 가운데 설치된 편의시설 중에 아이들에게 매우 인기 높은 곳이 있는데 고래체험관이다. 방조제를 만들 때 좌초된 향유고래를 기리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들어가면 좌우로 고래가 마신 바닷물이 흘러내리고 전시된 고래태아와 수컷 성기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엄청나게 큰 고래뼈를 구경하면서 혹등고래 새끼가 어미 젖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보여 주는 수백 개의 우유병 숫자를 세어 본다. 서울동물원의 돌고래쇼장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제주와 거제 등지의 시설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고래고기 파는 식당이 가장 많은 곳, 울산 장생포에도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다. 울산 남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돌고래쇼장이다. 그곳의 큰돌고래들도 모두 일본 다이지 출신이다. 3월 초 꽃분이라는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았는데 3일도 지나지 않아 폐사하고 말았다. 꽃분이는 죽은 새끼를 물 위로 들어 올려 숨 쉬게 하려고 애를 써 영상으로 이를 본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야생에서 30~40년을 살 수 있는 돌고래가 수족관에서는 5년 정도면 폐사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돌고래 수입 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돌고래쇼가 아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업자들의 주장일 뿐입니다. 아이들 눈에 보이는 돌고래는 부모와 헤어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오직 생존을 위해 죽은 생선을 먹고 있는 돌고래에 불과합니다.” 사람을 납치해 가둬 놓고 노예처럼 부린 염전업자가 있었다. 피바다 다이지에서 수입한 돌고래로 사람을 모으고 돈을 벌겠다는 거제시와 씨월드 업자의 심리는 염전업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 아반떼 급발진 영상, 급발진 당시 촬영 가능했나보니..‘아찔한 순간’

    아반떼 급발진 영상, 급발진 당시 촬영 가능했나보니..‘아찔한 순간’

    현대자동차 아반떼HD가 급발진했다는 영상이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돼 논란을 사고 있다. 24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아반떼를 운전하는 차주 A씨가 급발진 당시 촬영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A씨의 영상은 24~25일 이틀 동안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A씨는 “차량 급가속 당시 풋 브레이크, 사이드 브레이크, 엔진 브레이크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며 “현대차 청주·아산 지점은 서로 책임만 미루면서 유상처리 방침을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의 영상이 올라오자 네티즌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A씨 차량이 주행거리가 11만㎞가 넘은 노후 차량이기 때문에 차량 관리에 소홀했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얼마나 많이 탔던 차량에서 저런 문제가 생기면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A씨의 편을 들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에서 ‘이를 증명할 기술이 없기 때문에 급발진은 없다’고 발표한 것을 예로 들며 보상은 어려울 것이라 판명하고 있다. 사진 = 해당영상 캡처 (아반떼 급발진 영상)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실현 가능성 떠나 경기지사 선거 판도 좌우할 변수로

    실현 가능성 떠나 경기지사 선거 판도 좌우할 변수로

    서울신문이 지난 22~23일 여론조사 기관 에이스리서치와 공동 실시한 ‘6·4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무상 버스’ 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여론이다. 야권 예비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내세운 이 공약에 대해 압도적 다수가 “불가능한 공약”이라는 회의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김상곤 후보가 버스요금을 무료로 하는 공약을 내놨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79.6%가 “현실성 없는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답했다. “의지가 있다면 가능한 방안”이라는 응답은 13.1%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7.3%였다. 그만큼 현재로선 이 파격적 공약이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고 유권자들은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실성이 없다고 여기는 게 반드시 공약을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 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논쟁의 향배에 따라 경기지사 선거의 판세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1위(김진표 민주당 의원)와 2위(김 전 교육감) 간 지지율 격차는 1.8% 포인트의 박빙으로 나타났다. 부동층이 53.5%에 이르는 점도 판세의 변동성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이번 조사 결과 경기도민의 이념 성향은 보수(35.7%)가 진보(24.9%)를 앞섰지만 중도가 39.4%에 달하는 점도 표심의 가변성을 내포한다. 논쟁과 토론을 통해 이 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높아질 경우 김 전 교육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무상 버스에 반대하고 있는 김 의원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 무상 버스 공약에 대해 20대 81.9%, 30대 72.3%, 40대 80.6%, 50대 81.5%, 60대 이상은 82.8%가 “현실성 없는 불가능한 방안”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 90.5%, 자영업 81.2%, 블루칼라 68.5%, 화이트칼라 81.0%, 전업주부 78.4%, 학생 82.5% 등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소득별로는 월소득 100만원 이하 77.5%, 101만~200만원 75.5%, 201만~300만원 84.5%, 301만~400만원 77.6%, 401만~500만원 80.4%, 501만원 이상 80.5%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부정적 의견이 대세인 가운데 30대, 블루칼라, 저소득층에서 부정적 의견이 비교적 적게 나온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자의 85.8%가 이 공약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응답했고, 야권 통합신당(민주당+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지지자의 71.9%가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아무래도 여당 지지자의 반대가 높은 것이다. 하지만 야권 응답자도 10명 중 7명 이상이 이 공약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무상버스 도입 땐 2조 부어야… 공짜 좋지만 재정 거덜날 판

    무상버스 도입 땐 2조 부어야… 공짜 좋지만 재정 거덜날 판

    6·4 지방선거도 무상 정책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무상 급식이 지난번 지방선거의 화두가 됐다면 이번 선거는 무상 버스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무상은 곧 세금인 만큼 무책임한 무상 공약은 지방 재정 위기와 증세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거세다. 24일 서울·경기 등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6·4 지방선거 예상 후보들은 용산역세권 개발부터 동남권신공항 건설, 대학 입학금 면제 등 막대한 재원이 드는 각종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도지사 예상후보들 사이에서는 버스공영제와 공짜 버스 도입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호남 지역의 출마 예상후보들까지 공약으로 거론하면서 논쟁은 전국적으로 번져 가는 모양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부담 없이 혜택만 주는 공약, 노력 없이 집값을 올려 주겠다는 공약 등은 분명히 거짓말”이라면서 “버스의 공공성 확대에 논쟁은 필요하지만 ‘공짜’와 ‘무상’은 누구도 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달콤함에 현혹되지 말고 정책을 보고 후보자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짜 버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2015년 노인·장애인·초·중학생, 2016년 고등학생, 2017년 비혼잡시간(오전 11시~오후 2시) 모든 승객, 2018년 비혼잡시간(오전 10시~오후 2시) 모든 승객 등으로 무상 버스 수혜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예산은 2015년 956억원, 2016년 1725억원, 2017년 2686억원, 2018년 308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공약의 성공 여부는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관건이다. 김 전 교육감은 경기도 무상 버스 도입 4년 차인 2018년에 예산 308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 경기도 가용재원(자체 사업에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예산) 4798억원의 64%에 해당한다. 무상 급식과 보육, 버스 등 복지 예산으로 가용예산 대부분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도 관계자는 “김 전 교육감이 발표한 무상 버스 예산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면서 “실제 도입된다면 더욱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버스는 시내버스 1만 151대, 시외버스 1775대 등 총 1만 1926대가 있다. 이들 버스 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요금 수입은 1조 6000여억원이다. 여기에 현재 지원받는 경기도 대중교통 지원 예산 연간 2800억원(환승할인손실보존 1990억원, 업체 지원금 707억원 등)을 더하면 한 해에 경기도 버스 회사의 전체 매출은 2조여원에 이른다. 결국 모든 도민이 공짜 버스를 체감하려면 한 해에 2조원 가까운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셈이다. 또 완전 공영화를 위한 버스 매입비와 차고지 관리비 등을 감안하다면 천문학적 세금이 투입돼야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는 ‘완전 공영제 불가론’을 고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정책에 공영 개념을 도입한 것은 노선 회피 때문”이라면서 “준공영제 도입 후 연간 2000여억원을 버스업체에 지원하는 대신 노선과 운행 시간 등의 전권을 시가 갖게 됐다”고 말했다. 즉 일정 세금을 투입하면서 교통복지를 향상시키는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완전 공영제까지 가지 못한 이유는 결국 비용 문제라고 털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 시내버스 7500여대의 수입은 1조 2000억원 정도”라면서 “완전 공영제가 된다면 시가 해마다 1조 2000억원과 지원금 2000억원 등 모두 1조 4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대당 1억여원에 이르는 버스 구입비 7500억여원과 차고지 매입, 노조와 관계 등 도저히 산술적인 계산이 안 된다”면서 “버스 30~40대를 운행하는 작은 도시가 아니고서는 버스공영제와 무료 버스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버스공영제와 무상 버스를 재정 문제가 아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5월 버스공영제와 공짜 버스를 도입한 전남 신안군은 ‘재정 부담은 가중됐지만 지역 주민의 교통복지는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길 신안군 예산팀장은 “1년 예산 4250억원 중 자체 군 수입 예산은 220억원, 재정자립도 8%인 우리 군으로서 연간 20억원의 버스공영제 지출은 부담”이라면서도 “버스가 잘 다니지 않던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버스공영제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교통 분야 전체를 놓고 예산을 조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철도·지하철 사업과 버스공영제를 비교해 공영제가 더 효과적이라면 철도·지하철 사업 예산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대중교통 이용자로서 경전철 설치가 나은지, 버스 및 도로 확충이 나은지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경제학자인 우석훈(전 성공회대 교수)씨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환경 분야 등 공영제로 편익을 얻는 분야에서 세원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 개정을 통해 버스공영제 시행 비용을 많이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수 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버스 노선에 대한 권리가 사유재산으로 인식되는 독특한 상황”이라며 “법을 개정해 반영구적인 일반 면허를 기한이 지나면 반납해야 하는 한정 면허로 돌리면 전환 비용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잉글랜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북서부를 여행했다. 만나기 전 설레었고, 만나서는 빠져들었고, 지금 그 도시들의 기억을 열병처럼 더듬고 있으니, 이건 사랑이 분명하다. London 런던 섬광과 같던 런던의 밤 북반구의 겨울 해는 오후 3시를 넘긴 런던을 벌써 어둠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버스는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엘리자베스 타워Elizabeth Tower로 개명한 빅벤Big Ben의 당당한 위용, 푸른빛을 뿜고 돌아가는 런던아이London Eye도 템스강과 제법 잘 어울렸다. 빨간 2층 버스가 사람들을 활기차게 실어 나르고 저녁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트라팔가 광장으로 모여들 무렵, 우리가 향한 곳은 샤드The Shard다. 2013년 2월에 개장한 서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약 310m의 이 빌딩은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작품으로 1만1,000장의 특수 유리가 6도의 경사를 이루며 빌딩을 감싸고 있다. 이름처럼 날카로운 조각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고풍스러운 런던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었다지만 샤드는 이미 런던의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68층에서 내려다보는 런던의 야경 속에 템스강, 타워브리지, 세인트폴 성당도 함께 반짝인다. 영국에 가면 밥은 굶어도 뮤지컬은 보라는 말이 있다. 웨스트엔드West End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의 중심이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은 모두 영국 뮤지컬이다. 런던에는 연극과 뮤지컬 전용극장만 100개가 넘는다. 그중 500석 이상의 대규모 뮤지컬 극장 40여 개가 이곳 웨스트엔드에 몰려 있다. 저녁 7시면 런던의 모든 뮤지컬 극장에서 일제히 공연이 시작된다. 그중 우리가 선택한 것은 10년간 롱런하고 있는 <위키드Wicked>다. 서둘러 도착한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Apollo Victoria Theatre은 초록 마녀 엘파바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1부 끝 무렵, 마법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부르던 ‘중력을 넘어서Defying Gravity’는 화려한 무대효과와 엄청난 가창력이 어우러져 소름끼칠 정도다. 본토에서 오리지널 뮤지컬을 대하는 이 감동이라니. 더 샤드 www.the-shard.com oxford 옥스포드 옥스퍼드 대학은 없다 런던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옥스퍼드는 고풍스럽고 온화한 기품이 넘쳐 흘렀다. 흐린 날씨는 옥스퍼드의 클래식함을 더 고고하게 받쳐 줄 뿐 일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하버드, 캠브리지와 함께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무수한 인재를 배출한,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금인 로즈 장학금을 수여하는 대학. 일반적으로 기억하는 옥스퍼드 대학은 이렇다. 더하자면 12세기 헨리2세가 영국 학생들의 파리 유학을 금지하면서 옥스퍼드에 흩어져 있던 대학들을 통합해 설립한 것이 옥스퍼드 대학의 시작이다. 옥스퍼드 대학University of Oxford College은 옥스퍼드에 있는 37개 칼리지와 6개의 사설학당의 연맹체를 통틀어 일컫는 것일 뿐, 옥스퍼드 대학교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영국 문예부흥운동의 중심이자 빅토리아 여왕 때는 종교적 논쟁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 아웅산 수치, 마가렛 대처, 토니 블레어, 간디, 빌 클린턴 등 46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5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한 곳도 옥스퍼드다. 세계를 움직이는 엘리트들의 산실인 만큼 도시를 관통하는 학문적인 자부심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걷는 것만큼 옥스퍼드를 잘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옥스퍼드 공인 가이드로 자랑스럽게 그린 배지를 가슴에 단 하이디 선생은 걷는 것이야말로 옥스퍼드 최고의 여행법이라고 했다. 옥스퍼드 공식 가이드 워킹투어 College & Historic City Centre Tour 다양한 종류의 테마투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투어라고 할 수 있다. 셀도니언 극장, 보들리안 도서관, 크라이스트처치 등을 약 2시간 이상 돌아본다. www.visitoxfordandoxfordshire.com Stoke-on-Trent 스톡 온 트렌트 영국 도자기의 본고장 런던 북서쪽에 자리한 스톡 온 트렌트는 영국 도자기의 주요 생산지다. 지역에만 25개가 넘는 도자기 팩토리 숍이 있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웨지우드, 포트메리온, 버리, 앤슬리, 무어크래프트 등의 브랜드가 이곳에서 나왔다. 1759년 창립된 웨지우드는 가장 영국적인 품위를 지닌 도자기다. 특히 여왕의 자기Potter to Her Majesty라고 불리는 ‘웨지우드 파인 본차이나’ 제품은 세계적으로 웨지우드의 명성을 증명하는 제품이 됐다. 영국 자기 본차이나Bone China는 중국 자기의 우수성을 캐기 위한 영국 도공들의 집념의 결과다. 장석과 고령토에 동물의 뼛가루를 섞어 반투명한 백색을 띠고 단단하다. 천재적인 도공 웨지우드Josiah Wedgwood가 훗날 영국 도자기산업의 중심지가 된 스톡 온 트렌트에 도자기 공장을 세운 것이 1759년. 웨지우드를 아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재스퍼Jasper를 떠올린다. 재스퍼는 유약 대신 산화물을 첨가해 만들어낸 매혹적인 색깔의 바탕에 고전적인 무늬나 초상화를 장식한다. 웨지우드 박물관에서는 웨지우드 홈 세라믹 생산의 250년 역사를 볼 수 있고, 팩토리 숍에서는 웨지우드의 다양한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웨지우드에서 약 20분 거리에 자리한 1851년 설립된 버얼리Burleigh는 웨지우드와는 다른 분위기다. 세월이 느껴지는 삐걱대는 건물도 그대로다. 대량생산이 아니라 영국 전통기법으로 핸드프린팅하고 무독성 제품을 고집한다. 수작업이라 문양도 일정하지 않다. 잔잔하거나 고풍스러운 꽃문양 패턴으로 덮인 제품들은 아주 세련되고 우아하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할지 모르지만 영국 왕실에서도 사용하는 유명제품으로 특히 영국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 명성이 한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웨지우드 방문자센터 & 박물관 www.wedgwoodvisitorcentre.com 스톡온트렌트 www.visitstoke.co.uk Chester 체스터 중세로의 여행 맨체스터에서 불과 30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라는 체스터는 기대 이상이었다. 대영제국의 상흔과 영광을 모두 품은 이 작은 도시의 역사는 1세기로 거슬러 오른다. 체스터는 웨일즈 지방 침략을 위한 로마인들의 거점도시였다. 곳곳에 당시의 유적들이 남아있는데, 가장 체스터다운 풍경은 튜더양식의 상가건물이다. 하얀 벽과 검은 나무가 어우러진 튜더양식의 건물들은 헨리7세부터 시작된 튜더왕조 때 지어진 것으로, 고딕양식에 르네상스 건축의 화려함이 더해졌다. 체스터는 구 시가지를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 동, 서, 남, 북으로 자리한 네 개의 성문과 이스트게이트 스트리트Eastgate St., 워터게이트 스트리트Watergate St., 노스게이트 스트리트Northgate St. 그리고 남쪽의 브릿지 스트리트Bridge St. 네 개의 메인거리로 되어 있다. 이 4개의 거리가 교차하는 크로스The Cross를 중심으로 로우즈The Rows가 있다. 로우즈는 13~19세기에 형성된 쇼핑가로 소위 중세시대의 아케이드 거리라 할 수 있다. 비가 와도 우산을 사용하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보통 2층까지는 상가이고 위층은 주택인데 로우즈 안으로 올라가면 거리로 면해 있는 발코니와 중앙 복도 그리고 안쪽으로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겉과 달리 내부는 사뭇 현대적이다. 노르만, 로마네스크, 고딕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체스터 대성당Chester Cathedral과 로마시대부터 있어 왔던 성벽City Walls 주변은 고즈넉했다. 이 성벽의 동쪽 문에는 체스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교한 시계탑이 서 있다. 1897년,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건축물과 사람들의 행렬은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영국항공 www.britishairways.com, 잉글랜드관광청 www.britholic.com ▶travie info 체셔 오크 디자이너 아웃렛 빌리지 Cheshire Oaks Designer Outlet Village 맨체스터 사람들이 체스터까지 와서 쇼핑을 하는 이유는 8개국 총 21개 아웃렛 매장을 운영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맥아더글렌 아웃렛McArthurGlen Designer Outlets 중 하나로 영국에서 가장 큰 체셔 오크 디자이너 아웃렛 때문이다. 버버리, 폴로, 마이클 쿠어스, 휴고 보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마크 앤 스펜서, 넥스트 등의 하이스트리트 브랜드까지 145개의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고, 10개가 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산재해 있다. 쇼핑마니아라면 유럽에서는 쇼핑만 잘해도 본전을 찾고도 남는다는 말을 체스터에서는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www.mcarthurglen.com
  • “대형 출판사 로비에 교과서 채택 막판 뒤집혀”

    교사들에게 준 수업 자료 비용을 교과서 원가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놓고 교육부와 출판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교과서 가격 논란이 리베이트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발간한 출판사 리베르스쿨은 30% 안팎의 채택률을 기록한 경쟁 출판사 두 곳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리베르스쿨은 지난해 처음으로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했지만 같은 해 11월 출판사 8곳 중 유일하게 교육부 수정 명령을 받지 않은 곳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리베르스쿨은 분쟁조정 신청서에서 “교과서 검정 심사에서 최고점을 받았기 때문에 채택률이 30%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채택하기로 공표한 학교에서도 막판에 출판사를 바꾸는 상황이 벌어져 우리 교과서의 실제 채택률이 4.7%에 불과하게 됐다”면서 “대형 출판사인 경쟁 업체들이 학교에 무상으로 교사용 지도서, 학습 자료, 해설서, 홍보물뿐 아니라 금품까지 제공하며 채택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리베르스쿨은 이어 “대형 출판사들이 할당된 학교 수를 채우지 못하면 총판을 바꾸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넣어 학교마다 수백만원씩을 지출해 저인망식 영업을 펴는 동안 교육부는 시정 조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리베르스쿨은 또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당초 출판사 희망 가격(1만 3800원)을 교육부 권장 가격(5490원)으로 내릴 수 없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리베르스쿨은 “일선 학교 배포를 위해 교과서를 대량 생산하면 1권당 인쇄비와 종이값이 2149.4원이지만 대량 생산 이전 가제본을 하려면 9만 2290원이 들어간다”면서 “한국사 교과서 이념 논쟁 때문에 국회와 교육부 및 유관 단체에 제출한 교과서는 총 234권으로 1564만여원이 들었다”고 공개했다. 이어 “짜장면과 같은 가격에 교과서를 공급하는 방안은 60만~70만권을 단일종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국정 교과서 체제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野 경기도지사 후보 ‘무상버스’ 신경전

    野 경기도지사 후보 ‘무상버스’ 신경전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상곤(왼쪽) 전 경기도교육감의 ‘무상버스’ 공약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6·4 지방선거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원혜영(가운데)·김진표(오른쪽) 의원이 협공에 나선 모양새다. 원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버스공영제를 일개 예산 논쟁으로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허구적 주장에 불과한 무상버스 공약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도 재정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 도민 교통복지나 버스의 공공성 강화에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의 긴급재정 상태에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도민이 원하지도 않는데 표를 의식해서 관심을 끌어보려는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버스회사를 직접 운영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버스공영제’를 공약했었고, 김 의원은 민간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되 지자체의 재정지원 등을 하는 ‘버스준공영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김 전 교육감이 단계적 무상버스 공약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원·김 의원이 협공에 나선 것은 김 전 교육감이 안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신당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데 대한 견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내 금리 연내 동결 vs 9월 조기 인상론 ‘교차’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조기 금리 인상 시사 발언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3차 테이퍼링(돈줄 죄기)은 예견됐던 조치인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명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과, 금리 인상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교차한다.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 포인트 오른 연 2.87%를 기록했다. 5년물도 올랐다. 옐런 의장의 조기 금리 인상 시사에 따른 것이지만 미국보다는 덜 올랐다.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일(현지시간) 오후 5시 현재 연 0.42%로 전날보다 0.07% 포인트 급등했다. 2011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양적완화 종료 후 6개월 뒤’라는 옐런 의장의 말을 적용하면 이르면 내년 봄이나 중반쯤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논쟁이 조기에 불붙을 공산이 높아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인상 시기가 앞당겨지더라도 기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그동안 불투명했는데 인상 시점이 명확해진 만큼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한은의 ‘행동’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권영선 노무라증권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그동안 한은이 올해 12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옐런 의장의 조기 인상 시사로 예상 시점을 9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원화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올라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금리 인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경제주체들도 빚을 줄이는 등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상, 인하 양방향 가능성이 모두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의 자본 이탈이 빨라지게 되면 우리나라도 동반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반면, 이들 나라의 성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환경도 나빠져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3차 테이퍼링이 중국 경기 둔화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맞물리면 단기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새 한은 총재의 첫 기자회견에 집중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금리 조정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신참의 실수”(월스트리트저널) “데뷔무대에서 발을 헛디뎠다”(파이낸셜타임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어 가뜩이나 신중한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의 ‘입’이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술 배달하는 드론’... 미 당국 “용납못해 “

    ‘술 배달하는 드론’... 미 당국 “용납못해 “

    ”야! 술 더 가져와”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의 쓰임새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미국의 한 맥주회사가 ‘술배달’ 하는 드론을 영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고있다. 특히 미 연방항공청(FAA)은 드론의 술배달을 불법이라고 규정짓고 즉각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논란은 지난 1월 미네소타주의 양조회사 레이크메이드사(社)가 드론으로 자사의 맥주를 배달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영상은 호수에서 낚시를 하던 남자가 전화로 가게에 맥주를 주문하자 드론이 맥주상자를 운반하는 내용으로 공개 즉시 ‘애주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논란은 과연 무거운 맥주를 배달하는 드론이 실제로 개발됐느냐는 점과 술을 배달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여부. 특히 미성년자가 이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논쟁을 부채질했다. 이에 연방항공청이 제지에 나섰다. 연방항공청은 “현재 오락적인 용도 외에 상업적인 드론 사용은 금지돼 있다” 면서 즉각 배달을 중지하라고 엄포를 놨다. 현재 연방항공청 규정에 따르면 인구밀집지역과 400피트(약 121m) 이상 드론이 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55파운드(약 25kg) 이상의 물건도 배달할 수 없다. 현지언론은 사실상 드론의 발목을 묶어둔 관련 규정도 시대에 맞춰 조만간 개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野 도지사 후보들 ‘버스공영제’ 한입

    통합신당 내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버스공영제 공방에 이어 호남의 도지사 후보들 역시 너도나도 버스공영제를 주장하면서 대중교통 공약이 6·4 지방선거의 최대 정책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도지사에 출마한 유성엽 민주당 의원은 19일 전주시의 한 버스회사 노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대중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교통공사 설립, 버스공영제, 재정 상황에 따른 단계적 무료버스 등 3단계 무료버스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도내 전체 시내·시외버스 관련 예산은 500억~600억원에 이르지만 대중교통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라며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주면서도 권한이 없는 현재의 시스템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도지사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남은 초고령화 지역인 데다 벽지가 많아 교통복지가 절실하다”면서 “버스(준)공영제를 농어촌지역부터 도입해 단계적으로 전남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신안군은 지난해까지 86억원의 예산으로 군내 버스를 모두 사들여 ‘완전버스공영제’를 실현했다”며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인 신안군이 가능하다면 도내 모든 시·군이 버스공영제를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전이 버스공영제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별다른 정책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교통 환경이 열악한 호남권도 이런 흐름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은 초고령화 지역으로 노인들을 위한 교통복지가 절실하고, 전북은 2년간 전주시 버스파업이 계속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교통 문제가 도내 가장 큰 불만으로 파악된 경기도지사 선거는 버스공영제 논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을 철도 그물망으로 연결하는 G1X(경기하나철도)와 혈세 낭비 없는 버스준공영제를 결합하면 교통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공짜버스’는 일꾼이 아닌 말꾼의 동문서답”이라고 김상곤 전 도교육감의 ‘무료대중교통’ 공약을 깎아내렸다. 도지사 출마 후보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도 최근 “버스공영제가 가진 공공성이란 가치를 도외시한 채 ‘무료대중교통’을 주장해 ‘공짜버스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비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외설과 예술 사이/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벗은 남성들을 내세운 박칼린 연출의 공연 ‘미스터쇼’가 장안의 화제다. 예술과 외설 사이를 넘나드는 이 공연은 빨래판 같은 복근을 가진 모델 등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남성 배우 9명이 반라로 여성들에게 눈요깃감을 제공한다. 뮤지컬이라지만 대사도 노래도 없다. 남성은 입장 불가다. 남성인 필자가 공연을 볼 수 없어 객관성이 결여된 단정적 평가를 내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수의 남자는 ‘예술로 포장한 외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예술 작품이라고 자부한다면 남성 입장을 굳이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벗은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여성 입장을 막는 유사 작품이 있다면 여성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공연을 앞두고 관객(여성)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별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평가부터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림수극’이라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출가 박씨는 퇴폐적이 아닌, 건강한 욕망을 분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쇼’라고 강조했다지만 사실 예술과 외설은 ‘이현령비현령’인 결론 없는 논쟁이다. 명확한 경계선을 긋기가 어려운 탓이다. 쇼에서 외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여성들이 전라나 반라로 등장하는 쇼는 많다. 벗은 몸만 보여주는 스트립쇼는 외설일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의 ‘물랭루주쇼’나 ‘리도쇼’는 대중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면 그보다 더 노출이 심한 ‘크레이지 호스쇼’는 예술 쪽일까, 외설 쪽일까.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과 외설은 늘 논란이 돼 왔다.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미국에서도 30여년간 판금됐던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남회귀선’ 등의 소설은 예술로 인정받았다. 국내의 경우 염재만의 ‘반노’는 1심 유죄가 번복돼 대법원에선 무죄를 받았다. 가장 논란이 됐던 소설은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다. 1992년 유명 사립대 교수였던 마씨는 강의 도중 연행돼 구속됐다. 그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음란성이 있다는 죄목이었다. 마씨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외국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감각의 제국’ 등과 한국 영화 ‘나쁜 영화’, ‘경마장 가는 길’, ‘은교’ 등도 논란거리가 됐다. 장정일 원작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영화화한 ‘거짓말’도 외설 시비에 휘말렸으며 장씨는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음란의 잣대는 시대에 따라 변천한다. 대법원 판례도 완화됐다. 성적인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기에 이를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무조건 외설로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러나 상업적인 의도로 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데만 목적이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미스터쇼’가 그런 범주에 속하지는 않을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국회, ‘FTA지원법’ 안중에 있나/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회, ‘FTA지원법’ 안중에 있나/오승호 논설위원

    가히 ‘자유무역협정(FTA) 허브’ 국가라 할 만하다. 우리나라와 FTA가 발효된 국가는 지난해 말 현재 46개국이나 된다. 세계 경제의 56.2%가 우리의 경제영토에 편입됐다. 전 세계 인구의 41%를 소비시장으로 확보했다. 우리나라 교역의 36%는 FTA 발효국과 이뤄진다. 외국인 투자의 62.7%는 FTA 발효국가에서 유치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는 칠레·멕시코에 이어 세계 3위다. 한·미FTA 때처럼 왁자지껄하지는 않지만 FTA 협상은 지금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중국과는 그저께부터 10차 협상을 하고 있다. 초민감품목을 정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이다. 한·중·일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있다. 지난달에는 뉴질랜드와 5차 협상을, 지난주에는 베트남과 4차 협상을 했다. 일본 등과는 TPP 예비 양자협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호주와, 최근에는 캐나다와 협상을 타결지었다. 정부는 졸속 협상이라는 지적에 “합의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면서 화살을 피한다. 욕심을 내 일을 많이 벌이다 보면 실책이 나오기 십상이다. 통상전문 인력의 수요를 잘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 한·미 FTA처럼 협정문에 독소조항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보시라. 공교롭게도 올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20년, 한·칠레 FTA발효 10년이 되는 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또는 내년 발효를 목표로 TPP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 달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지역 순방에서도 TPP 등 무역 현안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 같다.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중심으로 지역경제동맹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대리전이라 할 수 있다. 두 나라의 기(氣)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경제영토 확장 경쟁에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국회는 6·4지방선거에만 몰입하지 말고 행정부의 FTA 독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준 과정에서 뒷북치면 박수를 받지 못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FTA로 이익을 보는 쪽과 피해를 보는 쪽이 거의 일정한 산업구조다. 자동차나 기계,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이익을 보는 반면 농축산물 등은 그 반대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세계 4대 축산 강국이다. 축산농가의 피해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미국은 TPP 협의에서 일본 측에 일본의 ‘성역 품목’이라 할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관세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FTA와는 별도로 우리는 쌀 문제도 있다. 6월까지 관세화 여부를 결정해 9월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보고해야 한다. 1995년부터 20년을 이어온 관세화 유예가 올해 끝나는 데 따른 절차다. FTA를 통한 시장개방 분위기가 무르익는 분위기에서 또다시 10년간 유예 기간을 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쌀시장 완전 개방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농업인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FTA가 대기업 독식이어선 안 된다. FTA로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면 경제영토 확장이 무슨 실익이 있을까. FTA라고 상생이나 동반성장이 예외라는 조항은 없다. 그토록 경제민주화를 부르짖던 선량들이 FTA엔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한·미 FTA가 아니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기라도 한 건가. 국회에는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FTA 지원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FTA 이행으로 인한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별 순이익을 조사·분석해 순이익이 발생한 산업에서 일정액을 환수해 피해를 본 농어업인들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른바 ‘무역이득공유제’다. 한·미 FTA 발효 3개월째였던 2012년 6월 여야 의원 17명이 발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결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갔다. 최근 절화협회가 전국 화훼농가를 대상으로 법 통과를 위한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야는 기초연금법처럼 FTA 지원법도 사생결단의 자세로 치열하게 논쟁하기 바란다. os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