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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급식 논쟁.. 박원순 “전량 폐기했다”

    농약급식 논쟁.. 박원순 “전량 폐기했다”

    26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친환경급식은 고가의 농약급식”이라고 주장했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재료를 미리 발견해 전량 폐기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는 학교시설 비용을 345억 원에서 203억 원으로 삭감했다”며 “서울시 무상급식에는 잔류농약이 포함됐다. 친환경급식이 아니라 고가의 농약급식”이라면서 박원순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농약이 검출된 식재료는 학생들에게 공급되지 않았다”고 농약급식에 대해 부인하며 “일명 ‘농약급식’ 재료는 미리 발견해 전량 폐기했다”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강북구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강북구

    리턴 매치다. 새누리당은 서울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기성 후보를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박겸수 현직 구청장이다. 2010년 선거 때 똑같이 두 후보가 격돌했다. 제법 큰 표 차이로 박 후보가 이겼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아쉽다며 입맛을 다신다. 해볼 만한 한판 승부였는데 보편적 복지 논쟁이 불어닥치는 바람에 놓쳤다고 생각한다. 인물로 어필해 볼 기회를 잡기도 전에 바람에 휘말려 갔다는 것이다. 박 후보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 2002년 당내 경선에 패배한 후보가 경선에 불복, 출마를 강행함으로써 야권 표가 분열되는 바람에 2% 포인트 차이로 쓴맛을 봤다. 두 후보 모두 그때의 경험이 정치적으로 성숙해지는 데 아주 큰 교훈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하다. 아픔을 겪은 만큼 두 후보 모두 밑바닥에서부터 지지세를 탄탄히 쌓아 올리는 데 큰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지만 자기가 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는 점에서는 두 후보가 똑같다. 강북구는 원래 야당 강세 지역이다. 역대 지역 국회의원도 거의 대부분 야당 출신들에게 돌아갔다. 김 후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오랜 야당 지역으로서 바닥에서부터 다진 끈끈한 틀이 만만찮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강력한 개혁 구호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뚫고 나간다는 복안을 세웠다. 박 후보는 강북 지역 시의원에다 구청장으로 일하며 쌓은 토대와 기반 덕분에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문화의 치유 기능 부인하는 사회/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화의 치유 기능 부인하는 사회/서동철 논설위원

    시인 황지우와 작곡가 이건용이 세월호 참사 이후 레퀴엠을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레퀴엠이란 세상을 떠난 사람을 추도하는 미사 음악이다. 가사의 첫마디가 ‘안식’을 뜻하는 레퀴엠(requiem)으로 시작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가톨릭 교회의 의식 음악인 만큼 서양 음악사에는 전통적인 전례문에 따른 수많은 레퀴엠의 목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레퀴엠이 종교적 전통에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황지우와 이건용은 닮은꼴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매우 진보적인 목소리를 낸다. 정치적 진보라기보다는 낡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선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직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물론 감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는 기대를 말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레퀴엠에 의기투합한 것도 그렇게 높아진 사회적 책임의 발로는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새로운 레퀴엠은 세월호 참사 1주기쯤에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희생을 불러온 세월호 사건이 창작 분야에는 새로운 영감을 부르는 계기도 되는 듯하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도 이미 세월호를 다룬 노래가 차고 넘친다. 그런데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야 하는 분야는 분위기가 다르다. 조금 과장하면 문화적 빙하기에 들어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적지않은 문화예술인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문화예술인 스스로 많은 문화행사를 거둬들였고, 상당수 문화행사는 분위기에 밀려 열리지 못했다.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으로 길을 잃고 헤매는 상황에서 특정분야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충격과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극대화돼도 시원찮을 문화예술의 사회적 치유 기능이 사장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화판 주변에서 어슬렁거린 기간이 짧지 않은 탓인지,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전화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오랫동안 준비한 문화행사를 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이다. 누군들 속시원하게 이렇게 하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그저 걱정을 나누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다만 최근에는 모든 세상사를 기약 없이 ‘올스톱’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한다. 그래도 현실은 심각하다, 대책을 물어온 사람들은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당신과 다르다”고 한다. 아직 문화행사를 본격화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세월호 이후 문화예술계의 고민은 심각하다.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문화행사의 취소를 결정하면 또 다른 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예매한 사람들은 공연 취소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하고, 지방 관객은 숙소 예약을 취소한 데 따른 위약금까지 달라고 아우성친다. 그들의 요구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해당 공연의 기획자나 문화예술인은 그저 냉가슴을 앓을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의 치유 능력을 부인하는 사회적 압력도 압력이지만, 문화예술인들의 소극적 대응도 문제라고 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세월호 참사 이후 24일 예정된 통영국제음악당 연주회와 새달 14일 열릴 예정인 강변음악회를 취소했다. 우리 음악계에서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있는 레퀴엠 연주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순발력을 발휘해 강변음악회에서 레퀴엠을 연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곡이 연주된 적이 없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레퀴엠이라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영령을 위로하고 대중적인 관심도 끌 수 있는 탁월한 프로그래밍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문화예술의 사회 참여와 관련한 수많은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문화예술의 치유기능이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예술의 치유기능을 외면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자산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dcsuh@seoul.co.kr
  • “철새 정치인” “건강 나빠 직무에 문제”… 서울교육감 후보 ‘진흙탕’ TV 토론회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23일 생중계로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을 놓고 이념 논쟁을 벌였다. 급기야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도 나와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고승덕, 문용린, 이상면, 조희연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학교 안전과 선행학습 금지법 등의 교육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먼저 고 후보가 “문 후보와 조 후보가 진영 논리에 따라 자사고의 존폐를 미리 결정했다”고 포문을 열면서 보수·진보 간 논쟁이 벌어졌다. 문 후보는 “사학이 원한다면 자사고 연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조 후보는 “자사고는 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에 달하는 부유층 학생들이 가는 입시 명문고로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고 후보는 이에 대해 “자사고에 대한 평가 이후 존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자사고는 원래 목적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경제 사정에 따라 잘하는 곳은 놔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조 후보가 “문 후보는 자사고에 250억원을 불법 지원해 교육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상태”라고 공격하자 문 후보는 “조 후보는 자사고 문제와 학생인권조례 등 여러 정책에서 전교조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되받았다. 고 후보는 “문 후보는 선거 때만 되면 전교조를 공격한다”며 “이념을 버리고 교육은 교육답게 하는 교육감이 되라”고 가세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에게 “건강이 안 좋아 직무에 문제가 있다는 설이 있다”는 인신공격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고 후보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지칭했다. 공격을 받은 후보들은 “대답할 가치도 없다”며 불쾌해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원세훈, 특급호텔 33층서 현장 검증

    원세훈(63) 전 국가정보원장이 ‘안가’(정보기관이 사용하는 안전가옥)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서울 롯데호텔 객실이 일반 VIP객실인지 실제 안가인지를 가리기 위한 재판부의 현장 검증이 실시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강영수)는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원 전 원장에 대한 항소심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롯데호텔 3314호 객실은 원 전 원장이 2009~2010년 황보연(63)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원 상당의 현금을 넘겨받은 장소다. 황씨는 당시 약속시간인 오후 7시보다 30분가량 일찍 도착해 미리 객실에 있던 원 전 원장에게 돈을 넘겼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객실이 국정원의 안가로 사용되던 곳이기 때문에 원 전 원장이 미리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원 전 원장 측은 “이 객실은 단순히 VIP를 위해 음식을 파는 객실이며 안가가 아니라면 황씨 증언은 모두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3시 호텔 로비에서 현장 검증 절차를 시작했다. 원 전 원장은 전직 국정원장인 것을 고려해 수갑을 푼 채 로비에 나오길 원했고 재판부는 논의 끝에 이를 허락했다. 원 전 원장은 검은색 정장에 굳은 표정을 한 채 재판부 앞에 등장했다. 이어서 참고인 신분인 황씨도 도착했다. 조용하던 호텔 로비에 피고인·변호인·검찰·수사관 등 30여명이 나타나자 숙박객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현장 검증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로비에서 간단히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들은 뒤 곧바로 33층 객실로 이동해 2시간가량 비공개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지하철 공기질/정기홍 논설위원

    서울시장 선거전이 하루 100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공기의 ‘질’ 공방으로 연일 뜨겁다. 지난겨울 한반도를 뒤덮은 초미세먼지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여서인지 부쩍 관심사로 부각되는 느낌이다. 서울 도심의 미세먼지 농도가 제주도, 지리산 등의 청정 지역보다 10배나 높다고 하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공기 오염은 소리없는 흉기요, 기척 없이 다가서는 살인자가 아닌가. 공격은 정몽준 후보가 먼저 했다. 그는 기준치를 초과한 서울 지하철(1~4호선)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박원순 후보에게 공동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대기환경학회 등과의 자체 조사 결과, 신도림역~강남역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의 두 배, 1호선의 미세먼지는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 측이 논란이 되자 그동안 줄여 왔던 환기시설을 4시간 더 가동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며 축소·은폐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일 맹공이다. 이에 박 후보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고, 규정상 1년에 한 번 하는 측정을 두 번 하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 측은 서울시에서는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한 대중교통 차량의 제작·운행관리 지침’에 따라 1개 노선 전체 평균값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한 방송 매체가 내놓은 시청역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242㎍/㎥(기준치 두 배 수준)란 결과에 대해서도 “휴대용 측정기는 환경부의 ‘실내 공기질 공정시험 기준’에 따른 공인된 방식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하철 등 밀폐 공간의 공기 오염은 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의 경우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지름 10㎛ 이하) 폐에 들어가면 큰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농도가 162㎍/㎥일 때 1시간 숨을 쉬면 담배 연기를 1시간 반가량 맡는 셈이라고 한다. 지하철 공간에는 미세먼지 외에도 석면과 라돈 등의 발암물질이 우리의 인체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를 너무 경시해 왔다. 지하철 시청역 4~5번 출구 쪽에 설치돼 있는 ‘공기질 자동측정기’의 실시간 수치 서비스가 멈춰 섰다. 공기질 논쟁이 일어서인지 며칠 전부터 ‘점검 중’이란 안내만 나온다. 이 측정기는 미세먼지(기준치 140㎍/㎥)와 이산화탄소(1000), 일산화탄소(9), 일산화질소(0.05) 등 4개 농도를 알려 왔다.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분야별 농도는 기준치를 밑돌았었다. 물론 서울메트로가 자체 조사한 결과값이다. 그러면 어떤가. 여우들(시장 후보)의 꼬리에 애꿎은 토끼들(시민)만 당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지하 공기질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았다. 이런 게 지방선거의 공방거리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전 세계 달구는 ‘피케티 신드롬’

    전 세계 달구는 ‘피케티 신드롬’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3)가 일으키고 있는 ‘피케티 신드롬’이 심상찮다. 외국에서 시작된 열기는 우리나라에도 일찌감치 상륙했다. 급기야 이 신드롬의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까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2일 ‘21세기 자본론의 글로벌 반향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21세기 자본론’은 피케티가 지난해 프랑스에서 낸 책이다. 신드롬으로 번진 것은 올 3월 영문 번역본이 나오면서다. 책이라고 말하기에는 두께가 ‘공포’스럽다. 무려 685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단숨에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영문판을 낸 미국 하버드대 출판사는 “출판사의 100년 역사상 (연간 판매량 기준) 최대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유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등은 앞다퉈 ‘피케티 모시기’에 극성이다. 쏟아지는 강연과 면담 요청에 피케티는 그야말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한글 번역본은 올가을 나올 예정이다. 석학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뜨거운 ‘21세기 자본론’은 미국, 프랑스, 영국, 인도 등 20여개 국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들 국가의 300년에 걸친 경제지표와 소득 자료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번의 전쟁(세계대전), 대공황 등 특정 시기 몇 번을 제외하고는 소득 불평등이 꾸준히 심화됐으며, 그 원인은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지금도 주요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은 연 1~1.5%이지만 자본 이익률은 4~5%나 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 만큼 소득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결국 ‘세습 자본주의’로의 회귀를 야기할 것이라는 게 피케티의 경고다. 여기서 그쳤으면 신드롬까진 안 됐을 것이다. 피케티는 이런 불평등을 개선하려면 전 세계 부자들에게 10%의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름하여 ‘글로벌 부유세’다. “세제나 복지를 간과한 이상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다소 과격하지만 고려해볼 만한 해법” 등의 긍정적 평가가 더 많다. 한글판이 나오기도 전에 국내서도 열기가 뜨거운 데는 금융사 및 대기업 총수들의 고액 연봉 논란, 갈수록 쪼들리는 가계, 10%가 넘는 실질 실업률 등의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정치, 공약을 지켜라

    [기본을 지키자] 정치, 공약을 지켜라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선심성 공약 남발과 재탕·삼탕 끌어온 정책들은 여전하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장밋빛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지만 정작 투표가 끝나고 나면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던진 표의 향방에 대해 알 길이 없다. 민주주의의 기본 틀인 선거문화가 바로 서려면 일회성에 그친 ‘투표 심판’이 아니라 ‘공약 감시’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선거 이후에도 유권자들이 공약 이행 상황을 계속 감시하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치인의 기본은 유권자와 약속한 공약을 잘 지키는 것”이라면서 “하드웨어 측면에서 상향식 공천 정착으로 유권자들이 거짓말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다음 선거에서 응징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 임박해서야 후보가 확정되는 현 선거 시스템으로는 공약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공약 이행실행 계획서를 통해 정치인들의 약속을 계속 감시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후보 공약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이 가능토록 선거 준비 기간을 조정하고, 잘못된 공약을 내세운 후보에 대해선 낙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선거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당의 6·4 지방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공약 검증은 물론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치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여야 모두 안전공약을 급하게 전면에 내세우긴 했지만 새누리당은 퍼주기식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 태반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원 조달처가 불분명한 복지 공약들이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은 10대 공약 중 1번 공약으로 ‘대한민국 안전, 기본부터 제대로 챙기겠습니다’를 제시했다. 세부 공약으로는 ▲국가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전면 개편 ▲안전 관련 잘못된 관행과 비리 철폐 ▲다중이용교통시설의 안전 대책 강화 등이 눈에 띈다. 세월호 사태에 대한 사후 대책으로 ▲퇴직 공직자 유관단체·협회 등 재취업 엄격 제한 ▲대형 재난에 대한 유형별 안전진단, 대책 마련 ▲노후 교통수단 운행 기준 강화 ▲노후학교 시설 긴급 개선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사고 이후 언론을 통해 나온 지적사항을 공약으로 급조한 티가 역력했다. 그러나 지역별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안전 관련’ 사항보다 SOC 관련 공약이 압도적이다. 새누리당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별로 5개씩 80개의 지방공약을 내놨지만 안전 정책은 거의 없다. 그나마 80개 공약 가운데 17개(20%)만이 신규 공약이고 나머지는 대선 때 제시됐던 계속성 공약이거나 지역 SOC 공약이다. 당장 지역 유권자 표를 의식하다 보니 상업단지 인근 미니복합타운 확대, 신공항 건설 추진, 구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사업 지원,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해양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국책사업성 대형 공약들이 여전했다. 지역개발을 위해선 불가피하게 규제를 푸는 부분도 많아 전체적으로 안전 기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판박이성 공약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신규 사업을 대폭 늘리기보다는 지난 총·대선에서 국민과 약속한 지역 공약이 빠른 시일 안에 차질 없이 추진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3일 ‘여유는 더해주고, 부담은 줄여주고, 안전은 지켜준다’는 뜻의 ‘더·줄·지’라는 제목의 생활 공약집을 발표했다. 우선 안전 공약으로 재난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활동이 가능하도록 재난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 하지만 백화점 나열식에 그쳐 급조했다는 인상이 짙다. 법적·제도적 보완책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빠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의료 분야에선 간병서비스를 제공해 보호자가 필요 없는 병원을 전국적으로 확대, 간병 부담을 절감키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 후 도입한 서울 의료원의 ‘보호자 필요 없는 환자 안심 병원’을 모델로 했다. 소요 재원은 연간 약 3조 887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와 국민이 공동 부담하면 1인당 월 5520원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지만 건강보험 재정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추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부문 최저임금을 30% 이상 인상하는 ‘생활임금제 도입’도 주요 공약으로 내놨지만 고용노동부로부터 위헌 논란까지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4년간 27조원으로 추산했다. 주요 재원조달 방안은 재정지출 절감, 재벌·대기업 법인세 과세 정상화, 부자 감세 등 여야 논란으로 현실화가 높지 않은 방안이 대부분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진다. 면밀한 사전검토나 관계부서 협의 없이 졸속으로 먼저 발표하고 보는 방식이 많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경전철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박 시장은 자체 용역조사 뒤 경전철 사업을 발표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선 관계 법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해 1월 승인을 거부하면서 유관기관 협의 없이 사업안만 무리하게 발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발표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개발지역 지정 해제 후 5개월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졸속 개발 공약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후보 간 경쟁 과열로 ‘공약 베끼기’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야권의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새정치연합 예비후보였던 원혜영 의원이 ‘버스공영제’를 내세우자 후발주자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무상버스’를 들고 나와 베끼기 논쟁이 뜨거워졌다. 김 전 교육감은 무상버스 공약이 ‘공짜 버스’ 논란으로 비화돼 직격탄을 맞았고 결국 경선에서 김진표 의원에게 패배했다. 경기북부 평화특별자치도 공약 역시 김진표 후보와 예비후보 원 의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간에 서로 ‘내 공약’ 논쟁을 빚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조선과 대한민국의 군, 세금, 당파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조선과 대한민국의 군, 세금, 당파

    최근 박시백 화백이 엮은 20권짜리 조선왕조실록을 일람했는데, 여러 번 놀랐다. 조선시대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현재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군, 세금, 당파를 둘러싼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70년 적폐’에서 비롯된 것이라 했지만, 우리 사회는 70년이 아니라 700년 묵은 적폐들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군 면제 아예 없애야 조선은 후금이나 청, 일본과의 전쟁에서 구조적으로 승리할 수가 없었다. 왕족과 양반, 천민이 군역을 면제받았기 때문에 양민만으로는 충분한 군사를 확보할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기도 땅에 떨어져 있었다. 전쟁이 나면 싸우는 척하다가 도망갔다. 지금도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부유층 및 그 아들의 군 면제율은 입영대상자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쟁이 나면 도망가겠다’는 글이 오르자 추천이 비추천을 압도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대다수 입영대상자나 예비군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이 나라는 외부의 작은 도발에도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왜 도망가려 할까. 애국심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군역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일까. 해결책은 군 면제를 없애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군 면제자 가운데 현재의 군 생활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남자는 없다. 특히 21세기의 군은 알통 나온 소총수보다 안경 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더 필요하다. 군 면제를 당장 없애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고위공직에는 군 면제자를 등용하면 안 된다. 그래야만 젊은이들이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다. 유권자들은 불투명한 이유로 군역을 면제받은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 전쟁이 터지자 백성들을 속이고 몰래 도망쳤던 왕과 대통령을 기억해야 한다. #세금 없는 나라도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세금은 백성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었고,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다. 천하의 성군이었던 세종대왕 시절에도 세금 부담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진 백성들의 기록이 나온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나 세금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노비로 신분을 바꾸는 양민들이 적지 않았다. 지금도 세금은 납세자들에게는 큰 부담이고, 기업과 관료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부패의 고리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세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세금은 부담이 적을수록, 제도가 단순할수록, 징세과정이 투명할수록 좋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논쟁이 벌어지면서 세금 문제가 부각됐었다. 직접세와 간접세의 조화나 세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 문제부터 시작해서 보다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논쟁이 이어져야 한다. 좀 더 야심 찬 정치인이라면 아예 세금을 없애는 방안도 슬쩍 검토해보기 바란다. 현재 몇몇 산유국이나 군소국가들이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은 300조원. 세금을 걷지 않고, 300조원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51%의 100% 독점은 정의가 아니다 상복을 3년 입느냐, 1년 입느냐를 두고 피바람이 불었다. 물론 본질은 상복이 아니다. 내가 살고 남을 죽이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조선의 당파는 꼭 이념이나 신념으로 분화되지 않았다. 아무리 신념을 공유해도 나눠 먹을 떡이 줄어 들면, 다시 말해 이익이 충돌하면 당파가 분화됐다. 지금도 여와 야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싸운다. 이념도 다르고 이해도 충돌하기 때문이다. 명목상 왕이 권력을 가졌던 조선시대나 국민이 주권자인 현재에도 권력 싸움의 양상은 놀라울 만큼 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의 정치문화인가. 그렇다면 권력을 나누는 시스템을 통해 문화를 바꿔야 한다. 51%의 득표를 얻은 당파가 100%의 권력을 독점하는 현재의 체제로는 여야 간의 화합과 협력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49%의 지지를 얻은 세력에게도 권력을 배분해야 한다.
  • 강경옥, ‘별에서 온 그대’ 상대로 3억 손해배상 소송 ‘설희 줄거리는?’

    강경옥, ‘별에서 온 그대’ 상대로 3억 손해배상 소송 ‘설희 줄거리는?’

    설희 줄거리가 화제다. 20일 만화 ‘설희’의 작가인 강경옥씨는 서울중앙지법에 ‘별그대’ 박지은 작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 등을 상대로 3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강경옥 작가와 ‘별그대’ 측 간 표절 시비는 지난해 12월 드라마 방영 초기, 강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강 작가의 ‘설희’는 외계인에게 치료를 받아 불사신이 돼 400년 동안 살아온 설희가 어린 시절 미국에서 만난 무비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남자 주인공은 수백년 전 설희를 도와준 전생의 인연. 400년 전 조선시대에 외계인이 등장한 이야기는 광해군일지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별그대’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UFO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무개념 톱스타 천송이와의 로맨스를 다룬 팩션 로맨스다. 강 작가는 저작권 침해 및 저작권 분쟁 사례와 자신의 입장을 전했고, SBS와 제작사, 박지은 작가는 곧바로 전면 반박했다. 박 작가는 “’설희’라는 작품은 알지도 못했고, 참고로 안 했다”고 일축했다. 이후 양측의 논쟁은 지속됐고 결국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기 됐다. 강씨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강호는 “(강 작가는)만화가라는 대중예술인의 입장으로서 시청자의 드라마를 즐길 권리 등을 존중해 드라마의 방송이 모두 끝나기를 기다렸다”면서 “원만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했지만 소송 분쟁해결이 되지 않아 소송에 이르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설희 줄거리)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대전 동명초교 디지털 뮤지컬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대전 동명초교 디지털 뮤지컬

    “이 노래는 당당하게, 다 같이 불러볼까?” “네, 선생님! 저희 노래 다 외워 왔어요.” 대전 추동에 있는 동명초등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지난 15일 찾은 동명초에서는 목요일마다 예술강사들이 총출동해 전교생과 함께하는 ‘디지털 뮤지컬’ 연습이 한창이었다. 대전역에서 차로 40여분 떨어진 동명초는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81명에 불과한 작고 외딴 농촌학교이지만, 즉석에서 무대 동선을 짜며 개선점을 찾아내는 학생들 표정에서는 ‘프로 배우’로서의 면모가 드러났다. 2011년 문화체육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정하는 ‘예술꽃 씨앗학교’(씨앗학교)로 지정된 뒤 길게는 4년째 공연 중인 학생들이다. 씨앗학교란 예술강사들이 찾아가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문화예술 소외지역의 작은 학교를 말한다. 2008년 10곳, 2011년 16곳, 2012년 10곳, 지난해 4곳, 올해 13곳 등이 4년 동안씩 지정됐다. 지금은 전국에 43개 씨앗학교가 있다. 올해 동명초에서는 이민호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원을 비롯해 10명의 문학, 영상음악, 성악, 디자인 전공자들이 예술강사로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예술강사 대부분은 직접 무대에 서고, 대학에도 출강한다. 모두 바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공연 연습을 즐기는 동명초 학생들의 밝은 표정에 붙잡혀 씨앗학교에 헌신 중이다. 동명초에서 만드는 ‘디지털 뮤지컬’은 학생들이 공연할 때 무대배경으로 영상물을 투영시키는 일종의 융합 뮤지컬이다. 뮤지컬 자체가 문학, 무용, 음악, 연극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인데 여기에 더해 영화와 정보기술(IT) 요소까지 통합된 형태다. 더욱이 뮤지컬 극본을 쓰고, 배경이 되는 영상물을 촬영하는 일 모두 동명초 학생들이 담당한다. 1년에 몇 차례 공연할 때 조명과 영상을 통제하거나 공연용 분장을 하는 일까지 학생들이 직접 해낸다. 6학년 담임교사이자 씨앗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송연호(여) 교사는 “극본을 쓸 때에는 문학 전공 강사가, 뮤지컬 곡을 만들 때에는 성악 전공 강사가, 안무를 짤 때에는 무용 전공 강사가 도와주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서로 협의하며 공연을 발전시킨다”면서 “뮤지컬 장르이다 보니 노래와 춤이 주가 되겠지만 학생 선호에 따라 공연 스태프, 영상물 제작, 분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예술강사가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형태로 한 편의 뮤지컬이 완성되어 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무대 배경이 될 영상물을 제작하는 학생이 “정지된 영상과 움직이는 영상을 덧대어 마치 세월이 잔잔하게 흐르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예술강사가 기술적인 측면과 효과를 내기 좋은 시각 자료를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어 적합한 시각 자료를 찾아내 영상물을 진일보시키는 일은 학생들의 임무인데, 작업을 거듭하며 학생들 스스로 성장해왔다. 동명초는 매년 1~3학년 팀과 4~6학년 팀으로 나눠 두 편씩 공연을 했다. 올해 작품은 ‘소나기의 유래’(1~3학년)라는 콩트식 뮤지컬과 ‘대청호의 비밀과 미래’(대청호·4~6학년)라는 사회적인 주제의 뮤지컬이다. 특히 ‘대청호’는 원래 1918년 대청호 수몰 지역에 개교했다가 댐이 생기면서 1980년 지금의 장소로 옮긴 동명초의 역사와 맞닿아있는 작품이다. 전병두 동명초 교장은 “기존에 있던 ‘강아지 똥’과 같은 작품을 극화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지만, 이왕 학생들과 밀접한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획한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대청호’의 주제는 제법 무겁다.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이 최고’라는 개발론자, ‘지구 반대편에 대청호의 물을 수출해 부자가 되자’는 수출론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환경론자가 한바탕 논쟁을 벌이다 홍수와 지진이라는 자연의 보복을 당한 뒤 다 같이 합심해 환경을 살려내는 이야기다. 대청호 수몰 전 마을의 이슈를 풀어낼 수 있는 상상력, 개발론자와 수출론자의 차이를 짚어내는 통찰력, 철학적인 주제를 영상과 공연으로 편안하게 풀어내는 기획력은 4년 동안의 내공이 쌓인 결과다. 오페라를 전공한 고석우 예술강사는 “예술 교육 덕분인지 동명초 학생들은 표현력이 좋고,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동명초 학생들은 이태리에서 공부한 고 강사 등 해외 유학을 하거나 해외체류 경험이 많은 예술강사로부터 일주일에 하루는 교과 공부 대신 예술 교육만을 받는다. 고씨는 “학생뿐 아니라 어른이 된 뒤에도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1000명 앞에서 말하며 공감을 받기는 어렵지만, 같은 인원 앞에서 노래와 무용을 통해 갈채를 받는 일은 한층 수월하다”면서 “예술을 무기 삼아 대중의 박수갈채를 받은 경험을 지닌 학생들이니 표현력과 창의력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음악은 혼자 하기 어렵고, 화합과 배려를 통해 하모니를 이뤄내야 하는 작업”이라면서 “성장하는 학생들이 함께 극을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사회적 배려심과 올바른 정서에 눈뜨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서 펼칠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이던 학생들이 연습에 지친 표정을 짓기보다 들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6학년 박민지양에게 ‘하루 꼬박 연습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묻자 “매일 새로운 방법을 배우니 즐겁다”고 했다. 5학년 박가은양에게 ‘동작을 외우기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은 헷갈려도 공연에서는 더 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5학년 송성민군에게 ‘큰 무대에 서는 게 떨리지 않느냐’고 묻자 “무대체질”이라며 웃었다. 유독 동작이 시원스럽고 열심인 송군에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느냐’고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자 “아니다. 다른 꿈이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공연의 전부를 기획해 무대에 함께 서 박수 갈채를 받았는데, 무슨 꿈을 꾸든 쉽게 포기할 리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눈물 사과·책임부처 해체 ‘강수’… 대책 실행할 인사가 관건

    눈물 사과·책임부처 해체 ‘강수’… 대책 실행할 인사가 관건

    세월호 사고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쏟아진 국민적 요구는 ‘구조’ 외에 크게 사과, 책임자 처벌, 후속대책 제시 및 이후 관리, 인사 등으로 모아진다. 평가의 문제가 남았지만 형식상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의 19일 대국민담화는 이 같은 요구의 상당 부분을 소화했다. 우선 ‘눈물의 사과’는 야당에서도 진정성에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책임자 처벌 요구는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 및 특별법 제정과 특검 도입, 유착비리 특별수사팀 구성 등으로 흡수됐다. 무엇보다 해양경찰청의 해체와 안전행정부의 와해는, ‘정부’라는 모호한 대상에 제기된 광의의 책임을 1차적이고 시각적으로 추궁한 조치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로 받아들여졌다. 나아가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을 다각도로 강화하고, 공직유관 기관에 공무원의 임명을 배제하거나 공모제와 관련해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하는 것 등은 이번 담화가 단발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특별검사제 도입, 4월 16일 국가안전의 날 제정 등 희생자 유족과 야당의 요구가 포함됐다. 청와대가 ‘내용 있는 사과’를 강조해 온 때문인지 대국민담화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해양안전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서해·남해·동해·제주 등 4개 지역 본부를 두겠다”고 밝힌 것이나 “국가안전처에 안전 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가 재구성한 담화문의 내용은 26개항의 후속조치로 재구성됐다. 사과와 책임자 처벌, 후속대책 등에서 큰 틀의 그림을 제시한 박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은 ‘인사’로 보인다. 담화가 사태 진정을 위한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라면, 인사는 그 밑그림을 어떻게 수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서라는 의미가 있다. 설명서를 수행할 능력과 참신성을 갖춘 인물이 얼마나 수혈되느냐가 관심사다. 이와 함께 후속 인사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문책인사의 성격도 띠고 있어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내부의 핵심 실세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청와대 내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지만, ‘국가 개조’라는 거대한 목표가 성취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인사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대국민담화에 대해 국민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강하게 일었는데, 인사에 대한 기대는 이보다 더 큰 것 아니냐”는 인식에서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의 수습책이 1차적으로 저항을 받게 될 지점은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새로운 인물이 지명될 때마다 인물평가와 검증, 정치적 공방 등이 뒤따를 전망이다. 인사는 21일 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실무방문에서 귀국하는 직후부터 순차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논쟁은 6·4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군 뒤에도 6월 한 달 내내 이어질 수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시진핑, 北 방문 않고 한국 먼저 간다면 ‘정치적 의미’ 중요”

    “시진핑, 北 방문 않고 한국 먼저 간다면 ‘정치적 의미’ 중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 이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과 일본의 집단 자위권 추진 표명,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충돌 등 동북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이르면 6월 중 추진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 내 활동 중인 한·미·중 3국 전문가를 초청해 중국과 미국, 한국, 북한 관계의 향방을 전망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현재 이 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체류 중인 주펑(朱鋒) 베이징대 교수,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한 평가는. -폴락 연구원 지난해 가을 취소됐던 말레이시아, 필리핀 방문을 재추진하면서 4개국 개별 접근에 그쳤다고 보지만 현지 발표 내용 등으로 볼 때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 그 지역 누구나 정책에 수긍해야 하는데 미국이 여전히 중동·유럽 등에 치중하면서 책임감에 대한 확신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에 가는데 재균형 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중국과 협력적 관계가 돼야 한다. 동맹국들의 이익과 중국과의 관계를 잘 섞는 것이 지역의 전략 이슈가 될 것이다. -주재우 교수 한국 관점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진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인과 한국 정부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여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펑 교수 동맹에 대한 헌신과 아시아 안보를 위한 억지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아시아 중시·재균형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 필리핀과의 군대 재주둔 협정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 순방 임무가 ‘중국 봉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중국 요인’은 있다. 일본에서 영유권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다룰지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본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했는데 실제 가능성과 중국의 역할은. -폴락 연구원 북한의 지도자(들)가 중국의 의중을 신경 쓰느냐가 항상 문제다.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때가 되면 당연히 할 것이다. 북한이 지금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핵실험장 지하에 지금 실험을 할 핵무기가 있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는 정치적 이유보다는 기술적 이유가 더 많이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무기 기술이 개선됐는지, 실제 사용할 수 있을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핵실험이 될 것이다. -주재우 교수 중국이 북한에 얼마나 더 압력을 넣을지, 또 김정은이 이를 수용할지는 회의적이다. 이 같은 평가는 6자회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나 중국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지난해 대북 독자 제재에 이어 고위층 방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할 등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본다. -주펑 교수 과거 15년을 돌아볼 때 평양이 베이징의 설득을 심각하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평양은 그동안 핵실험을 통해 식량 등 지원을 받으려는 측면이 강했는데 이제는 기술적으로 핵능력 확인을 위해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하면 또 다른 문제다. 흥미로운 것은, 베이징이 이번에는 북한에 상당히 강경하다.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고, 북한은 한 번의 핵실험으로 상처를 크게 입고 대가를 치를 것이다.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북한과 중국, 한국 등 관련국들 간 관계에 대한 평가는. -폴락 연구원 중국은 대북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 간 관계는 유지하지만 당 관계는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동시에 남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재균형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을 초대하지 않고 있는데 정권을 잡은 지 2년 반이나 된 김정은의 방중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정치적인 처벌 신호라고 본다. 더욱이 시 주석이 조만간 한국에 가는데 시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친밀해 보인다. -주재우 교수 중국이 북·중 관계를 예전보다 덜 강조한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시 주석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고 남한에 먼저 간다면 이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던질 것이다. 중국 측에 물어보면 김정은 정권에 대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김정은 정권의 행동은 예측도, 이해도 어려우니 난감할 것이다. -주펑 교수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도발 행위를 일삼는 것이 중국 국익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주지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은 상대적으로 젊은 지도자이고 실용적이어서 박 대통령을 환대하는 반면 유치하고 일관성 없는 김정은은 좋게 보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 북한의 새 지도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본다. →미 일각에서 한·중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폴락 연구원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어떤 협의도 마음을 열고 할 수 있을 만큼 관계가 좋다. 따라서 한·중이 가까워지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도 한·중 간 협의를 잘 듣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좀 불안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면 3국 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중은 또 과거사 및 영유권 분쟁, 집단 자위권 등의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겪으면서 일본 정부에 공동 대응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도 서울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등 이에 어느 정도 동참했다고 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제로섬’ 상황이 되는 것을 선택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선택할 필요도 없다. -주재우 교수 한·미 동맹이 견고하다는 점과, 한·미·중이 북한 문제 등에서 현실적으로 같은 선상에 있다는 점, 한국 내 반미 정서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중, 한·미 관계는 절대로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없다. 한국은 과거 정부로부터 많은 경험을 얻었기 때문에 동맹에 기초해 균형을 잡고 있고 미·중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 -주펑 교수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한·미·중 간 북한 비핵화 및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등에 대한 목표와 방법에 대한 협의가 조금씩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3국 간 여전히 논쟁은 있지만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한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해 3국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서 협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 이후 통일에 관심이 많다. 미·중의 반응과 역할은. -폴락 연구원 미·중이 장기적으로 건설적인 관계를 정립하고 협업하려면 한반도의 통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 내용이 다소 정치적인 데다가, 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붕괴)에 대해 주저하기 때문에 시 주석이 방한하면 ‘독립적이고 평화로운 통일’ 정도만 언급하며 신중할 것이다. 미국은 남한 주도의 통일을 지지해 왔고,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지역 안정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미국에도 엄청난 이득이다. -주펑 교수 북한이 갈수록 약해지고 고립되면서 통일 얘기가 나오는데, 남북이 통일에 대해 컨센서스를 마련한다면 통일은 핍박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제하고 동북아 평화와 비핵화 실현에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전문가들도 이전에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불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절반 정도가 지지하는 여론으로 바뀌었다. →최근 남중국해 문제 등 미·중 간 갈등은 어떻게 보는가. -주펑 교수 미·중은 전략적 라이벌로, 경쟁관계가 적대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지만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해야 한다. -폴락 연구원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이 관련국들과 남중국해행동강령(COC) 협상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역할은, 국제법을 지키라는 입장을 강조하는 선에서 중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돌베개 펴냄) 유대인으로 2차 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1919~1987)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연을 들춰본 에세이로 국내에 처음 번역됐다. 20세기 증언문학의 고전 반열에 오른 ‘이것이 인간인가’를 집필한 지 38년 만에 쓴 작품. 나치의 폭력성과 최소한의 인간성까지 말살하는 수용소 현상을 분석했다. 레비는 아우슈비츠 안에서 자신이 보고 겪은 일들을 통해 죽은 자(가라앉은 자)와 살아남은 자(구조된 자)를 가로지르는 기억과 고통, 권력의 문제를 파헤쳤다. 수용소 포로들이 자신보다 약한 이들에게 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르게 되는 2장 ‘회색지대’는 발간 당시 가장 논쟁이 됐던 부분이다. ‘권력자’들은 가스실을 피하기 위해, 배고픔을 이기려고 범죄자 집단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최후의 생존자 가운데 다수가 이들 ‘권력자’였던 반면, 용기 있고 정의로운 이들은 수용소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280쪽. 1만 3000원. 기독교를 믿는다는 것(가이 해리슨 지음, 정명진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전 세계 25억명 이상이 믿는 지상 최대의 종교인 기독교의 다양한 모습과 관점을 비판적으로 파헤친 책. 비기독교인은 물론 기독교인들도 궁금증을 품을 만한 기본적인 질문 50가지를 골라내 논쟁이 되는 문제들을 분석한다. 역사와 과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다분히 논쟁적이다. 문자 그대로 믿기를 좋아하는 기독교인들은 노아의 방주 길이가 400∼500피트였다고 주장하지만 그 정도 크기로는 육상의 모든 동물을 종류별로 2마리씩 싣는 건 불가능하며 호주 대륙만큼은 컸어야 한다고 꼬집는다. 진화론 문제로 힘들어하는 기독교인에게는 다른 모든 것들과 똑같이 종교도 새로운 지식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불교도, 무신론자가 모두 함께 살아가려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려고 책을 썼다고 한다. 495쪽. 1만 8000원. 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한한 지음, 최재용 옮김, 문학동네 펴냄) 올해 스물여덟살,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에 파괴력 있는 문장력을 구사하는 한한은 2010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뽑힌 중국문화의 아이콘이다. 그가 지난 8년간 자신의 블로그에 발표한 글 600편 중 가장 대표적인 70여편을 추렸다. 활어처럼 팔딱거리는 재기발랄한 문장으로 오늘날의 중국, 중국인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담은 사회비평서다. 1부에서는 젊은 세대로서 중국사회를 살아가면서 목격한 여러 가지 부조리를 재치 있는 조롱과 풍자 형식으로 고발한다. 권위주의에 빠져 인민위에 군림하는 중국정부, 호화로운 시설에서 은밀한 향락을 즐기는 사회지도층을 눈감아 주는 경찰당국 등이 도마에 올랐다. 2부에서는 작가인 한한이 바라본 중국 문화계의 문제점을, 3부에선 베이징올림픽 등 세계적 행사를 치르며 보인 비뚤어진 민족주의를 비판했다. 4부는 중국 시사주간지 난두저우칸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504쪽. 1만 4800원. 우주의 끝을 찾아서(이강환 지음, 현암사 펴냄) 관측 천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 재직 중인 천문학자가 최신 천문학의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 썼다. 우주를 구성하는 성분 중 우리가 정체를 아는 것은 5%도 되지 않는다. 27%는 중력으로만 존재를 알 수 있는 암흑물질이고, 68%는 우주 공간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 암흑에너지다. 암흑에너지의 정체는 알 길이 요원하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수천억개 은하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렇게 거대한 우주도 138억년 전에는 무한히 작은 하나의 점에 모여 있었다. 우주가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유일한 단서인 빛을 관측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서 찾아낸 비밀이다. 책은 또 다른 우주의 놀라운 비밀을 찾아가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빅뱅 뒤 우주가 어떻게 팽창해 왔는지, 빈 공간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정체와 영향은 무엇인지, 우주배경복사와 초신성 탐사, 중력파, 암흑물질 등의 개념을 다룬다. 352쪽. 1만 8000원.
  • [world 특파원 블로그] “뭉쳐도 힘든데… 세월호로 교민마저 분열”

    “하나로 뭉쳐도 힘든데…세월호 사태로 교민사회마저 분열되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교포 주부 A씨(54)는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교민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지난 11일 뉴욕타임스(NYT)에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전면 광고를 낸 미 한인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미시USA’ 회원이지만 광고 모금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광고에 동참하는 것이 옳은 건지, 다른 방법으로 기부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교민사회가 세월호 사태로 들썩이게 된 것은 미시USA 일부 회원들이 지난달 하순 NYT 광고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하면서 촉발됐다. 미시USA 측이 세월호 침몰 직후 개설한 ‘세월호 참사 정보/애도 게시판’에 올라온 NYT 광고 아이디어는 열흘‘간 모금운동으로 이어졌고, 회원 4129명이 16만 439달러(약 1억 6500만원)를 모아 광고를 내기에 이르렀다. 광고 게재 이후 상당수 회원들은 “할 일을 했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회원들은 “누워서 침 뱉기다”, “창피하다. 광고 내면 미국 사람들이 우리 일을 해결해 주나?”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NYT 광고가 나온 뒤 재유럽한인회총연합회와 워싱턴한인연합회, 미주한인총연합회 등이 일제히 이를 반박·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교민사회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국의 비극적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매국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특히 “미주에 거주하는 일부 종북 좌파세력이 세월호 참사를 악용해 동포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미시USA 게시판에는 “한인단체 회장들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비판도 등장했다. 한 소식통은 “세월호 사태로 교민사회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같다”며 “정부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교민들이 어떤 방법으로 이를 지적하고 효과적으로 개입해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가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해외 교민들에게도 쉽지 않은 화두를 던진 셈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전자파 공격/정기홍 논설위원

    지인은 지하철 안에 여러 사람이 스마트폰을 켜고 있을 땐 자리를 슬며시 옮긴다. 옆좌석 승객이 태블릿PC를 켜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고속이동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더 세게 나와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휴대전화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때 피부가 가렵거나 긴 통화 때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인 휴대전화와 과하면 몸에 해롭다는 전자파와의 뗄 수 없는 숙명의 한 단면이 아닌가 한다. 휴대전화 전자파의 허용 기준은 만들어져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전자파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 기준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의 전자파 등급은 ‘전자파 인체흡수율’(SAR)을 기준으로 1등급(0.8W/kg 이하)과 2등급(0.8~1.6W/kg)으로 나누고 있다. 또 몸의 전신(0.08W/kg)과 머리·몸통(1.6W/kg), 사지(4W/kg 이하)로 인체보호 기준도 세분화해 놓았다. SAR이 1.6W/kg을 넘으면 시판도 금지한다. 이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와 비슷한 기준이다. 국립전파연구원이 스마트폰의 전자파 발생과 관련한 의미 있는 측정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시판 중인 스마트폰은 모두 SAR 기준을 통과해 인체에 안전했지만, 애플과 소니 등 외국산이 국내 제품보다 최대 두 배정도 전자파를 많이 방출했다. 하지만 이는 정지 때의 수치에 불과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결과에서 엘리베이터 등 밀폐 공간에서의 전자파 발생은 개방 및 정지 때보다 평균 7배가 강하고, 지하철 등 빠른 이동 공간에서는 5배가 높았다. 통화연결을 위해 전자파를 더 수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화 연결 중’일 때는 ‘대기 중’과 ‘통화 중’일 때보다 전자파가 더 강했다. 이 외에도 어린이의 SAR은 성인보다 1.5배 높고, 스마트폰보다 피처폰의 SAR이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 논쟁은 진행형이다. 전자파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보고는 아직 없다. 하지만 전자파는 전자기기의 위험한 동반자가 된 상태다. 일련의 연구를 감안하면 수십년 뒤 전자파에 노출된 피해 사례가 보고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프랑스 보르도 대학 연구팀은 며칠 전 스마트폰 통화를 많이 하면 뇌종양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896시간 이상 누적 통화를 하면 뇌종양 발병 위험이 2~3배 증가했다. 최근 전자파의 인체 영향을 연구·조사할 ‘전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8월부터는 휴대전화 전자파 등급표시제가 시행되고, 기준치 이상의 SAR을 가진 휴대전화의 출시도 금지된다. 휴대전화의 전자파 피해 규정을 더 구체화하고 피해보상 규정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상)

    [2014 공직열전]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상)

    국회의 권한이 커지고 활발해지면서 전문위원의 역할에도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들은 날카로운 검토보고서를 통해 입법에 영향을 끼친다. 법률안, 예산안, 청원 등을 검토해 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에게 조언하고 검토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위원 책임 아래 만들어진 검토보고서는 의원들의 개별 법률안에 대한 전문 지식과 입장 등을 담아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18개 위원회에는 수석전문위원이 한 명씩 있다. 그 밑에 한두 명의 전문위원이 있다. 수석전문위원 가운데 입법고시 출신은 15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명은 7급 공채 출신이다. 행정고시 29회에 해당하는 입법고시 7회부터 10회까지 4기에 걸쳐 포진해 있다. 입법고시 9회가 7명으로 가장 많아 수석전문위원의 주축이다. 8회 4명, 7회와 10회는 각각 2명이 있다. 8, 9회는 1988년 6개월 간격을 두고 국회 사무처에 들어왔다. 행정부의 1급 상당 차관보급 대우를 받는 수석전문위원과 국장급인 전문위원은 입법조사관이 준비한 법률안 등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최종 점검해 의원들에게 제출하고 국정감사를 준비한다. 여야 사이의 조정과 균형감각이 중시되고 조용한 일처리가 일반적인 경향이다. 자칫 “한쪽 편을 든다”는 지적을 피하려고 나름대로 무진 애를 쓰면서 맘고생하기도 다반사다. 국회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위에는 ‘백전노장’의 구기성 수석이 버티고 있다. 뛰어난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으로 구성된 운영위에서 불꽃 튀는 여야 입장을 무리 없이 조정하고 있다. 정기회·임시국회 등 의사일정을 협의하고 국회법 및 국회 규칙의 제·개정, 국정감사 협의·조정 등 국회 운영의 주요 사안들이 노련한 구 위원의 손을 거쳐 조율된다. 계장·과장·국장 등 국회 의사·의안 업무 관련 부서를 두루 거쳤고, 정무 감각에 조정 능력도 갖췄다는 평이다. 따르는 후배도 많다. ‘위원회 중의 위원회’로 불리는 법사위에는 임중호 수석이 전문위원 3명과 파견 판사·검사, 법제처 파견과장, 14명의 입법조사관 등과 호흡을 맞추며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본회의에 가기 전에 살피는 최종 수문장 역할을 한다. 전문성 있고 신속한 일처리로 법안들의 ‘본회의 행’(行)은 차질 없이 진행된다. 비(非)고시 7급 공채 출신 가운데 대표주자로 손색없는 업무능력을 보여줘 왔다. 신중하면서도 “입법조사관들은 소신 있게 법안을 검토해 달라. 책임은 내가 진다”는 강단도 보인다. 진정구 수석은 총리실, 금융위원회 등을 다루는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조용하면서도 철저한 업무처리 능력에 요점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발표력도 발군이다. 수석전문위원 가운데 최연소이지만 사무처 살림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 운영위 수석 등 폭넓은 경험이 있는데다 경력도 탄탄하다. 직원들 사이에 신망은 두텁지만 싫은 소리를 못 한다는 게 ‘단점’. 이종후 외교통일위 수석은 깔끔한 일처리와 부드러운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예결위에서 잔뼈가 굵었고, 국회의장을 보좌해 국회 본회의 진행을 책임지는 요직인 의사국장을 거친 에이스다. 예결위 전문위원, 오스트리아 주재 공사 등 단단한 경력도 눈에 띈다. 손충덕 안전행정위 수석은 입법민원과장 등을 지내면서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도입한 ‘국회 정보화시대’의 개척자. 국회 ‘아래아 한글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 베이징대사관 입법관을 지냈고 중국지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해 중국 업무에 조예가 깊다. 행정안전 및 국방 현안들을 여야 사이에서 원만하게 조율해 왔다. 성석호 국방위 수석은 현장에서 직원과 함께 호흡하며 고민하는 팀워크를 강조해 온 외교안보 전문가. “논쟁이 많은 현안을 팀워크로 해결해 왔다”는 자부심이 크다. 과거 외통위 수석으로서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야를 오가는 중재 역할로 돋보였다. 올 1월부터 국방위 수석을 맡아 무기획득체계 개선, 지뢰피해자 보상 등을 처리했다. 골프 싱글 솜씨를 유지할 정도로 부지런하다. 정보위 허영호 수석은 국제국에서 잔뼈가 굵어 의원 외교에 밝다. 1995년 국제의원연맹(IPU) 집행위원 선거 당시 선거운동을 기획해 중국 후보를 누르고 우리나라의 박정수 전 의원을 당선시킨 주인공이란 자부심이 크다. 성공적인 행사로 꼽히는 1997년 서울 IPU 총회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지난해 1월 정보위 수석을 맡아 국가정보원 댓글 파동을 치렀고, 국정원 개혁특위와 조사특위를 원만하게 진행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프로급 마라톤 동호인이다. 이용원 여성위 수석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기본법, 청소년수련활동 안전강화 등에 대한 법률 개정 등을 다뤘다. 교과위 전문위원을 4년 동안 지내며 원자력안전위·국가과기위 신설 등 과기 행정체계 개편에 깊이 관여했다. 복권 발행에 대한 법제개선 방안을 오래 연구해 와 일가견이 있다. 선이 굵고 과묵한 실천형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다음회는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하) 입니다
  • 현대중공업 경영권 어떻게 될까

    정몽준 의원이 지난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되면서 현대중공업 경영권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13일 현대중공업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정 후보로 지분율은 10.15%였다. 그다음으로는 ㈜현대미포조선 7.98%, 아산사회복지재단 2.53%, 아산나눔재단 0.65% 순이었다. 지금은 후보지만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 시장’이 된 후에도 현대중공업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면 취임일로부터 한 달 안에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하고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주식백지신탁이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공개 의무가 있는 고위 공직자와 재경 분야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할 수 없게 한 제도다. 정 후보뿐만 아니라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도 모두 합산돼 심사 대상이 된다. 현재 정 후보의 장남인 정기선씨는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후보 외에)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은 한 주도 없다”고 밝혔다. 13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정 후보의 서울시장 후보 결정 소식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2.16%(4000원) 오른 18만 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정 후보의 보유 주식(771만 7769주) 가치는 1조 4586억원이다. 정 후보는 그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보유 주식과 관련성이 없는 상임위에 소속돼 백지신탁 논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법령에 따르면 직무 관련성은 주식 관련 정보에 관한 직간접적인 접근 및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게끔 돼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현대중공업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결정했고 이 전 시장은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정 후보 측은 보유 주식과 시장 업무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백지신탁할 가능성이 커져 현대중공업 경영권도 바뀔 수 있다. 혹여 정 후보가 백지신탁하지 않고 가족 등에게 증여·상속하게 되면 막대한 세금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공교롭게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고 고장이 잦은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6년 전 수명연장 승인이 난 노후 원전에 대해 내려진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재가동 결정이다. 하지만 세월호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세월호 참사 후 국가 안전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원전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공약이 이어질 정도다. 여야 구분도 없다. 지난 7일 환경운동연합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라’는 성명을 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에 이어 원전 의존도 세계 2위 국가다. 그럼 오래된 원전과의 동거는 괜찮은 걸까.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기의 설계수명이 2030년 이전으로 돼 있다. 설계수명이란 원전을 설계할 때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데 그만큼 낡고 오래된 원전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내 노후 원전의 대표 격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월성 1호기는 2012년에 30년인 설계수명을 다했다. 원칙대로 한다면 수명이 다한 만큼 해체하든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는 “더 써도 안전하다”는 이유로 10년의 수명연장을 신청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용승인을 내 줬다. 덕분에 고리 1호기는 36년째 운영 중이다. 월성 1호기 역시 2012년 11월 20일 30년의 수명이 종료해 현재 정지 상태에서 수명연장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원자력 학자들은 오래된 원전을 ‘면역이 약해진 노인’에 비유한다. 면역체계도, 저항력도 약해진 탓에 작은 변수만으로도 치명적인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나이가 들었어도 꼼꼼하게만 관리하면 사고는 막을 수 있다’는 측과 ‘원전사고=대형참사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측으로 나뉜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 국내 원전학자는 ‘유지’를 주장하는 측이 월등히 많다. 핵발전소가 30~40년이라는 설계수명을 안고 태어나는 이유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강철로 이뤄진 원자로 압력용기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딱딱하게 굳어 갑자기 파괴되는 현상)가 나타난다. 이 외에 배관과 설비의 부식과 균열 강철 파이프의 두께 감소 설비의 피로도 증가 전기설비의 절연기능 저하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 등도 설계수명을 두는 이유다. 오래된 원전일수록 고장도 잦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고리 1호기는 1978년 운전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크고 작은 사고로 총 130번 발전을 정지했다. 국내 원전에서 일어나는 고장사고의 20%가량이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셈이다. 환경단체들은 잦은 고장의 원인을 건축공학에서 말하는 욕조곡선(bathtub curve)에서 찾는다. 욕조곡선이란 고장 비율과 시간의 관계가 마치 욕조 모양처럼 바닥이 긴 U자형 곡선을 이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공학적인 관점에서 고장은 초기 운용이 서툴러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동안 욕조 바닥처럼 잦아들게 되고 구조물의 한계치에 이르면 다시 빈도가 잦아진다는 뜻이다. 즉 최근 노후 원전의 잦은 고장은 내구성 면에서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경고하는 빨간불이란 뜻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외국에서는 설계수명을 넘긴 원전은 재사용보다는 폐기하는 쪽을 택한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2011년까지 폐쇄된 세계 원전의 평균 수명은 설계수명에 못 미치는 23년이었고 현재 가장 오래된 원전은 43년이 최고로 그나마 4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40년 이상 된 원전 가운데 가동 중인 원전은 전 세계 435기 중 29기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고물 원전’은 어느 한 곳이 고장나더라도 쉽게 문제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고리 1호기는 배관만 170㎞, 전기선은 1700㎞, 연결 밸브는 3만개나 된다. 용접 부위만 6만 5000여곳에 이른다. 환경단체들은 또 고리 1호기는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되는 온도가 높아져 상온에서도 외부의 작은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열충격에 쉽게 파손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원자로 전문가인 이노 히로미쓰 도쿄대 명예교수는 “재료 자체가 나쁜 고리 1호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태”라면서 “정밀한 평가를 하고 세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 폐로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팽팽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고리 1호기 등 일부 원전이 노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한수원 측은 “원자력 선진국과 국제기구가 정한 표준에 따라 지난 30년간 중성자에 노출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가 구조적으로 건전한지 검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면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는 비슷한 시기에 가동을 시작한 미국의 포인트비치 원전, 키와니 원전과 비교해도 훨씬 더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원자로 용기 노심대 용접부 검사 주기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해 진행했고 배관 등에 대한 검사도 기존 25%에서 50% 이상으로 확대 적용한 만큼 결코 안전상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년간의 법적 공방에서 법원도 한수원 측의 손을 들어 줬다. 2011년 부산시민 97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낸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고리 1호기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해 신청인의 생명과 건강, 환경 등을 침해할 개연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하지만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미 10년간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의 2차 수명연장 심사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도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지진·해일, 전력·냉각계통, 중대사고 등 50개 항목에서 장단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규모 6.5 이상 강진→원전 부지 높이를 넘는 12m 이상의 해일→전력공급 차단→대형 원전사고 발생 등 4가지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리 1호기는 해안 방벽을 7.5m에서 10m로 늘리고, 안전정지 계통의 내진 성능도 진도 7.0 수준까지 보강했다. 주민보호용 방독면도 6만개에서 48만개로 늘렸다. 월성 1호기 등에는 비상상황에서 수소 폭발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수소제거 설비도 갖췄다. 50개 세부항목 중 37개를 완료했고, 총 1조 10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개선 대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만 구체안은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원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고대응 등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두루뭉술한 대목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뫼비우스의 띠/정기홍 논설위원

    토론자들이 갖는 맹점이 있다. 자기의 주장을 할 땐 논리가 맞지만 상대를 부정할 땐 틀린 경우가 많다. 자신과 상대방의 생각이 양립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과 상대에 대한 불신을 저변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 갈등과 논쟁은 물론 복수와 배신을 불러온다. 우리는 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반대 진영의 논리엔 화를 버럭 낼까. 남 탓만 하는 우리 사회가 곱씹어야 할 일침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함께 만든 제퍼슨과 애덤스는 라이벌이었다. 수많은 논쟁으로 서로가 성가신 존재였지만 애덤스는 그가 직접 쓴 선언문을 제퍼슨에게 집필하게 했다. 둘은 이후에도 사사건건 의견 대립을 했지만 미국을 만들었다. 이후 애덤스는 2대 대통령에, 제퍼슨은 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둘은 건국 50년이 되는 해 같은 날에 사망했다. 야사(野史)에는 앙숙이면서도 동지였던 둘 간의 관계를 들어 양쪽의 부음 심부름꾼이 중간지점에서 만났다는 우스갯말로도 전해진다. 중간지대가 지닌 가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간의 대립을 극복한 ‘제3의 길’(Third Way)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2005년 설립된 유럽의 싱크탱크인 ‘제3의 길’은 우파와 좌파를 초월해 이념 논쟁을 잠재웠다. 초당파적인 두뇌집단인 ‘제3의 길’은 유럽 국가들에 발전적 정책을 조언하면서 사회·정치적 갈등을 조율했다. 이 이론은 미국 등 세계 국가에도 접목돼 열풍을 이었다. 이분법적인 격한 주장이 세월호의 사고를 비집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위 관리는 “사건만 나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며 국민 탓을 하고 반대쪽은 “대통령을 때려잡자”며 극한 말이 난무한다. 양쪽의 주장에 실린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마땅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생때같은 학생들이 바다 밑에서 지금도 시신으로 나오는 데도 유족의 의중과 동떨어진 보·혁 간 주장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자기만의 사고와 주장에 함몰돼 있는 듯하다. 이 기회에 함몰된 아집과 일도양단의 사고를 허물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장이 대립하면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삼각형 이론’이 요구되는 요즘이 아닌가 싶다. 재래식 방앗간의 벨트는 항시 꼬아 건다. 벨트를 꼬아서 걸면 양면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긴 종이를 꼬아 이으면 안과 밖이 골고루 연결된다는 ‘뫼비우스의 띠’의 이론을 이용한 것이다. 이 이론은 물질에 양면성만이 있는 것이 아니란 뜻으로 원용된다. 세월호를 치유하는 데 이타적인 좌와 우가 어디 있겠나. 세월호 사고를 앞에 놓고 벌이는 서로 간의 타박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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