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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연금개혁… 정국 ‘먹구름’

    예산·연금개혁… 정국 ‘먹구름’

    여야의 ‘예산 전쟁’이 종반전으로 접어들었지만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연말 정국의 먹구름은 더 짙어지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공방, 담뱃세 인상안 부수 법안 처리 등의 예산 갈등에 공무원연금 개혁,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 비리) 국정조사 공방까지 뒤엉켜 결국 올해도 ‘연말 임시국회’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여야는 예산안 처리 시한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 갔다. 새누리당은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 처리를 재차 주장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졸속 심사는 할 수 없다며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다음달 9일까지 처리해도 문제없다고 맞섰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2월 2일 처리는 헌법에 규정된 사안인데 국회가 헌법 위반을 11년째 계속했다”며 “식언정치, 식언국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어떤 경우에도 예산 처리는 여야 합의로 해야 한다”며 “법에도 합의한 경우 심사를 연장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뒀다”고 말했다. 여야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건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다. 여당은 지방정부에서, 야당은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하라며 교착 국면을 이어 가 소관 상임위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가 이번 주 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 문제가 전체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여야 원내대표는 25일 주례 회동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 부수 법안의 범위도 걸림돌이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찬에서 “세출예산 관련 법안도 부수 법안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새정치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걸 왜곡하고 있다. 예산 부수 법안이라는 건 세입예산 부수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예산 부수 법안 지정 작업에 나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을 여기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격심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같이 예산안 처리 작업이 지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법안 처리를 위한 연말 임시국회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날까지 여야가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법안은 세월호 3법과 국회법 개정안 등 4건이 전부다. 정부, 여당이 강조한 공무원연금 개혁 등의 공공부문 개혁 법안은 물론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본회의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진시황릉 병마용 8000 병사, 실제 병사 모델로 제작”

    “진시황릉 병마용 8000 병사, 실제 병사 모델로 제작”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는 지금도 많은 수수께끼를 간직해 세계 8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적이 있다. 바로 진시황릉의 병마용갱이다. 병마용갱은 중국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 진시황제의 무덤을 지키는 병사와 말이 있는 진시황릉의 일부로 아직 그 정확한 규모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사람 실물 크기의 8000여점의 병사들은 모두 예술품이라고 평가될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최근 이 병사들의 비밀을 푼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중국 대학 공동연구팀은 "이 병사들의 귀 모양이 모두 달라 실제 병사들을 모델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그간 이 병사들이 각각의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해 제작됐는지 아니면 예술가가 알아서 보통 사람의 얼굴 특징을 생각해 제작했는지 논쟁이 있어왔다. 연구팀이 이를 밝히기 위해 주목한 것은 귀로, 인간의 귀는 사람의 지문처럼 각각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총 30점 병사들을 3D로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를 이끈 마르코스 마틴온-토레스 박사는 "샘플들을 분석한 결과 이 병사들은 실제 병사를 마치 초상화처럼 그대로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당시 중국 병사의 신체적 특징 또한 잘 드러내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어 "두 귀의 사이즈와 형태, 각도 등도 각각 달라 이는 실제 사람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北·러 新밀월시대 계기로 본 ‘백두혈통’과 러시아

    [서울&평양 리포트] 北·러 新밀월시대 계기로 본 ‘백두혈통’과 러시아

    1991년의 어느 날. 김일성 북한 주석은 아들 김정일 노동당 조직비서부터 문건 하나를 받아 보고 경악했다. 이는 당시 붕괴 수순을 밟고 있던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과 결탁된 세력이 군부 내에서 반정부 쿠데타를 모의한다는 내용이다. 김정일은 같은 해 12월 24일 김 주석으로부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직위를 넘겨받았다. 김정일은 소련이 붕괴한 이듬해인 1992년 ‘프룬제 사건’으로 알려진 소련 유학파 출신 군 간부 숙청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북한은 1985년부터 프룬제 아카데미아 등 20개가 넘는 소련 군사대학에 700명 가까운 군 간부들을 유학 보냈다. 북한 내부에 친소련파가 득세하길 원하는 소련으로서도 이들을 포섭하려 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실제 포섭된 인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정일은 이를 부풀려 군권을 장악하는 계기로 활용한다. 소련의 몰락을 지켜본 국가와 군의 동요를 막기 위해 유학파 출신들을 제물로 ‘충격요법’을 쓴 셈이다. 이는 냉전 종식 당시 중국밖에 우방이 남지 않은 북한 ‘백두혈통’ 김씨 일가와 러시아의 애증관계를 여실히 보여 준다. ●‘프룬제 사건’으로 소련 유학파 대대적 숙청한 김정일 “정치는 입이 아닌 발을 보라”라는 말이 있다. 2014년 11월 18일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했고 러시아는 20일 푸틴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양국 간 군사교류 확대와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100억 달러 상당의 채무를 탕감해 주며 시작된 양국 간 우호 분위기는 경제, 사회, 군사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제협력으로 지난해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량은 전년 대비 37.3%% 늘어난 1억 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량을 1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최근 핵과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는 북한이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점과 대조적이다. 전통적인 자원부국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옛 우방 북한과 손을 잡는 모양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생존’에 기반을 둔 대러 접근을 한다고 보면 러시아는 안보 재편과 세계경제 불황이라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러시아는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국책사업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은 이를 수행하기에 매우 중요한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북·러 밀착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오랜 인연을 돌아보면 이해가 빠르다. 북한 정권의 중국,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는 각각 ‘동북항일연군’과 ‘88국제여단’에서 비롯된다. 1930년대 만주 일대의 항일 빨치산 조직들은 중국 공산당에 합류해 동북항일연군으로 편성돼 중국 공산당과 공동 항일전선을 펼쳤다. 김일성도 그 일원으로 만주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1940년 일제의 빨치산 토벌이 가혹해지자 김일성과 최현(최룡해의 아버지)은 소련의 하바롭스크로 이동해 특무공작요원 훈련을 받고 소련 극동군 88국제여단에 배속돼 5년 동안 복무한다. 김일성은 이곳에서 최용건·김책 등 다른 항일유격대 지도자과 우의를 다졌고 이들 항일 빨치산 1세대는 해방 후 북한 정권 수립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소련군 등에 업고 출발한 北… 中·러 사이 ‘줄타기 외교’ 1945년 9월 소련군 대위 군복을 입고 평양에 입성한 김일성은 당시 38도선 이북을 통치한 소련 군정의 도움으로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이는 권력 장악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1948년 소련을 등에 업고 출발한 북한 정권은 같은 해 10월 12일 소련과 국교를 맺었다. 하지만 북한의 외교는 북·중 관계와 중·소 관계의 직접적 영향을 받으며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1960년대 중국과 소련의 사상 논쟁이 격화되고 1969년 양국 간 국경 충돌이 발생하자 북한은 자구책으로 ‘자주 외교’를 선언하며 양 대국(大國)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공존을 내세운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실각한 1964년까지는 소련 지도부의 노선을 ‘수정주의’라고 비판하며 마오쩌둥(毛澤東)의 중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1966년부터 문화대혁명을 전개한 중국이 북한 지도부를 ‘기회주의’로 몰아붙이자 북한도 중국 공산당을 ‘교조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다시 소련에 밀착해 군사원조와 경제지원을 받는 데 주력한다. 이후 1976년 마오쩌둥의 사망으로 문화대혁명이 종료됨에 따라 북·중 관계가 풀리면서 북한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됨과 함께 이를 계승한 러시아는 1995년 9월 ‘조·러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 조약’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북·러 관계는 과거의 군사동맹 관계에서 일반적인 국가관계로 전환됐다. 이때부터 북한과 러시아는 경제협력 파트너로서의 새로운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북·러 양국은 결국 1999년 3월 평양에서 ‘조·러 우호선린 협조조약’에 가서명하고 2000년 2월 정식 서명한다. 이로써 소련 붕괴 이후 한동안 냉각됐던 관계는 2000년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다음해 7∼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됐다는 평가다. 북·러 관계에서 북한이 전통적으로 가장 관심을 둔 분야는 군사협력이다.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집권 시기까지 중국의 국력이 러시아를 앞섰음에도 북한군 내에는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고 무시해 왔던 중국보다 러시아의 전차와 항공기 등 무기체계에 대한 경이로움이 남아 있다. 북한 공군 조종사 출신의 귀순자 이웅평 대령은 생전 “김일성은 1970년 소련으로 갈 때 공군 조종사들을 데려가 미그기 등 전투기들을 몰고 왔다”고 증언했다. ●“북·러 밀월은 中 자극하려는 의도” 회의적 반응도 북한은 1991년 소련 해체 때 러시아 ‘극동군관구’에서 탱크와 비행기 등 전술무기들을 싼값에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군 산하 ‘새별’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1998년 탈북한 한 인사는 “소련 붕괴 직전 부패한 소련군 장성들을 설득해 탱크와 비행기 등을 폐기 처리하는 방식으로 원산항과 흥남항을 통해 들여왔다”면서 “구입 대금은 대부분 위조 화폐인 ‘슈퍼 달러’와 위조 양주 및 위조 담배 등으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은 음성적인 거래에서 대부분 ‘슈퍼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한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한 가지 중요한 교훈도 얻게된다. 혁명의 전위군이자 최후 보루인 군이 당의 지시에 반기를 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다. 이는 1993년 국방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프룬제 사건’을 급조한 이유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러 밀월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줄타기 외교’를 본받아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김정은식 줄타기 외교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1960∼1970년대와 달리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반(反)서방 정서를 바탕으로 정치적으로도 가까운 만큼 북한이 양측 모두로부터 이득을 얻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대문시장서 들어본 한국 정치 현주소] “空約 50년…서민경제 압사!”

    [남대문시장서 들어본 한국 정치 현주소] “空約 50년…서민경제 압사!”

    박근혜 대통령은 여기서 산 브로치를 달고 대선을 뛰다 대통령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기서 만두를 먹으며 경제를 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따뜻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박정희·전두환·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이곳을 그냥 지나치진 못했다. 선거 때면 정치인들의 구두소리가 요란한 ‘핫플레이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다. 연말을 앞두고 지난 20일 찾은 남대문시장은 김장 행사가 한창이었다. 상인들과 새마을금고 직원,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김치 5t을 담그는 시끌벅적한 자리였다. 여기서 비닐옷에 고무장갑으로 무장하고 절인 배추에 양념을 치대던 한 50대 상인은 ‘최근 시장에 정치인들이 좀 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 “기자 양반은 알면서 묻는 거요 모르고 묻는 거요? 볼일 끝난 사람들이 뭐한다고 옵니까. 와도 반길 사람 하나도 없어요.” 올해로 개시(開市) 600주년을 맞은 남대문시장은 하루 40만명이 오가는 유서 깊은 서민 경제의 중심지다. 그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여야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빼놓지 않고 이곳에 들른다. 하지만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5개월여 동안 정치인들의 악수 공세는 뚝 끊겼다. 상인들은 “새삼스럽지도 않고 정치인은 관심도 없다”며 덤덤해했다. 하지만 각종 ‘정치 현안’ 얘기를 꺼내자 상당수 상인들은 표정이 달라졌다. 이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 무능에 대한 질타를 ‘폭주’ 수준으로 쏟아냈다. ●“우리 세금으로 공무원 배만 불려… ”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시민 등 52명에게 ‘가장 처리가 시급한 정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여기에 답한 39명 중 18명은 ‘공무원연금 개혁’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연내 처리’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공무원 단체는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이곳 사람들은 개혁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상인들은 공무원연금에 대해 ‘적개심’ 수준의 불만을 드러냈다. 카메라 수리점에서 일하는 이경승(40·여)씨는 “공부한 사람들이 다들 공무원하려는 게 결국 노후에 연금받고 살라고 그러는 것”이라며 “공무원도 소수 일하는 사람만 일하고 나머지는 다 논다. 우리 세금으로 공무원들 배만 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선(45·여·경기 남양주시)씨는 “박봉, 박봉 하는데 공무원들은 지들만 박봉인 줄 아는 모양”이라며 “다들 박봉인데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수준을 맞추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많은 응답이 나온 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7명)였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 등 여야가 추진 중인 혁신 작업이 언론에서 자주 다뤄진 만큼 상인·시민들은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특권 내려놓기가 시급하다고 답한 상인·시민들은 특히 거의 전부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0년간 시계 장사를 했다는 한 70대 상인은 “장사꾼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도 일당을 벌까 말까 한데 국회의원은 하는 일보다 너무 많이 받는다”며 “노동해야 돈 버는 거다. 돈 벌려면 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석을 따지든지 법안 수를 따지든지 일한 만큼 합당한 보수를 받게 하고 안 하면 안 한 만큼 월급도 디시(DC·디스카운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인들 중에는 “순 도둑놈들이다. 전부 다 내놔야 한다”고 막연한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 말 저 말 필요없고 공약만 지켜라” 상인·시민들은 구체적인 현안 대신 소박하게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 달라’, ‘경제를 살려 달라’는 바람을 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30년 경력의 인삼 판매상 조혁복(63)씨는 “이거다 저거다 말할 거 없이 내세운 공약이나 잘 지키면 된다”고 일축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무상복지 논쟁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다만 의견을 제시한 17명 중에는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13명으로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답한 4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남대문시장은 선거를 주기로 정치인들이 밀물·썰물처럼 드나들다 보니 상인 중에는 정치인들이 ‘서민 이미지’를 껴입는 데 시장이 이용만 당한다는 자괴감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제뜻대로 오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작 이곳 사람들이 ‘환영’하는 정치인은 누굴까. 이 질문에 답한 36명 중 가장 많은 10명이 뽑은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주로 ‘시민들과 소통을 잘할 것 같다’, ‘서민의 삶을 잘 이해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 시장을 불러놓고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문제를 따지고 싶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가도로가 폐쇄되면 상권이 타격을 받고 노점상 철거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마침 이 문제로 이날 서울시청까지 갔다 왔다는 한 노점상은 “여기 공원을 만들면 우리는 당장 어디로 가란 건지 어떻게 장사를 하란 건지 박 시장에게 속 시원한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시장 사람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증 교차 뒤를 이어서는 7명이 박 대통령을 언급했다. ‘실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잘 살릴 것 같다’는 이유로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다 낙선한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을 뽑는 경우도 4명이 있었다.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강조했던 상인 2명은 “혁신 작업에 공감이 간다”며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뽑았다. 지난 9월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상인이 ‘정치인들은 명절 때만 시장에 온다’고 하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와야 하느냐”고 날을 세웠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뽑은 건 1명이었다. 대신 김 대표는 ‘남대문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는 2명에게 호명됐다. 남대문시장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 정치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건 박 대통령(5명)이었다. ‘서민을 모른다’, ‘소통이 안 된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상인·시민들은 특정 정치인을 꼽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누가 다녀가도 바뀌는 건 없다는 회의감 때문이다. 50년을 넘게 이곳에서 땅콩을 팔며 정치인들을 봐 왔다는 80대 상인의 말이 이곳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압축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 시장? 다음 대통령 후보? 다 소용없어. 진짜 남대문시장에 왔으면 하는 정치인은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 그거 하나뿐이야.”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셀카봉 전자파/정기홍 논설위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셀카봉’이 단속 대상에 올랐다. 공인인증시험을 거치지 않고 몰래 들여온 값싼 중국산이 말썽을 부리는 모양이다. 통신기기 간의 전자파 간섭과 기기의 오작동 등 피해 우려가 크다는 것이 단속의 이유다. 중앙전파관리소는 “개인이 아닌 유통업체가 대상이고 블루투스 기능의 셀카봉에 한한다”고 밝혔다. 셀카봉 열풍을 놓칠 리 없는 중국 짝퉁 제조업체들의 잇속 챙기기가 매정하다. 셀카봉의 열풍이 시작된 건 지난여름이다. 연예인들이 드라마 등에서 사용하면서 바람이 불었다. 외국에서 먼저 이용했지만 우리가 유별나다고 한다. 지난달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0배나 많았다니 말 그대로 신드롬이다. 블루투스와 리모컨 기능의 셀카봉은 1만~3만원대에 팔리고, 일반 셀카봉은 2000~3000원대에서도 살 수 있다. 셀카봉은 셀프 카메라와 봉(棒)을 합친 신조어다. 영어로는 셀피스틱(selfie stick)이라고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는 셀피(selfie)를 지난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20대 여성이 발명했다고 하고 산악사이클 등 스포츠광들이 헬멧에 카메라를 고정하는 액세서리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셀카봉의 전자파가 연인들의 함박웃음 가에 자리할 수 있다니 찜찜하다. 지난해에는 일부 온수매트 제품에서 기준치 10배의 전자파가 나왔다는 조사도 있었다. 멀리 갈 것 없이 통신기지국이나 송전선로의 전자파 논란은 진행형이다. 이처럼 통신·전자기기에서 뿜어대는 전자파에 노출돼 생활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1년 휴대전화의 암 유발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자파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통신기기의 사용은 날로 늘어가는데 아직도 산업적 논리에 묻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전자파의 인체 유해 기준과 측정 방식을 두고 지금도 논쟁 중이다. 장시간 누적 노출과 관련한 자료는 더욱 부실하다. 전파관리소는 이번에 셀카봉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품질 기준도 없다는 점에서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단속만 하고 유·무해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전자파 불안은 해소되지 못한다. 최근 국회는 해외에서 방송통신기기를 직접 구매하는 업체의 단속을 유예하는 전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짝퉁 만들기 명수(名手)’인 중국 업체들이 이 틈을 비집고 ‘제2의 셀카봉’을 들여올 우려가 없지 않다. 구매자들은 KC마크(품질인증마크)를 확인하고, 당국은 단속의 본때를 보여야 피해를 줄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기고] 도서정가제 논쟁과 출판산업의 미래/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기고] 도서정가제 논쟁과 출판산업의 미래/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1년 전쯤 엘스비어라는 유럽계 출판사를 소개하는 TV 교양 프로그램이 있었다. 다양한 전문 전공서적 출판사인 엘스비어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엘스비어가 세계 1위 출판사란 점, 연매출이 9조~10조원에 이른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고용 인원이 2만 8000여명이라는 사실에 대단히 놀랐다. 엘스비어는 글로벌 1위인데도 끊임없이 혁신을 주도하는 국제적 대형 출판기업이었다. 더욱이 엘스비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인이었다. 우리나라의 출판 체제 및 환경을 보자. 현대 자본주의 국가에서 출판은 국가보다 기업이 담당한다. 국내 출판업체는 소수의 유통업자를 제외하면 거의 한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실제로 출판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이는 단지 문화나 교양 수준의 퇴보에 그칠 일이 아니다. 출판은 그 시대의 인적 자원에 체화된 지식, 경험, 기술을 체계적으로 집약·보존하고 후세에 정확히 전달하는 국가적·인류사적으로 막중한 역할을 한다. 오랜 과거에도 나라가 융성하고 국력이 강할 때 종이가 발명되고, 기록을 하고, 도서관에 책이 모이고, 주요 문헌이 국가 주도로 발간됐다. 어떤 서적은 인류의 지식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인류의 경제적 번영과 과학기술 발전의 혜택은 수천 년간 축적된 지식과 기술에 기인하며, 이는 모두 책을 통해 집적·체계화됐고 현대로 전달됐다. 우리 세대도 후대에 지식 유산을 남겨 주어야 한다. 이는 모두 책의 출판을 통해 가능하다. 도서정가제가 시작과 더불어 많은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담뱃세 인상,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등으로 국민 정서상 시기적으로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평가받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논의에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앞서 언급한 이유로 출판업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둘째, 출판업은 구시대 산업이 아니다. 엘스비어는 엄청난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아마존은 정보기술(IT), 종합콘텐츠 기반의 대형 출판업자다. 출판업은 얼마든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셋째, 자본주의 시장경제인 한국에서도 다양한 사회적·국가적 이유로 정부가 가격 규제를 하는 경우는 많다. 분양가 상한제, 이자제한법, 최저 임금제 등이 그 예다. 통신비, 의료비, 유가는 물론 심지어 금리 규제도 있다. 맹목적으로 시장 경쟁 가격만을 고수할 일은 아니다. 넷째, 가격 규제에 따른 소비자 후생 저하는 매우 제한적인 가정에 기반한 경제 모형에서 도출되는 결론이다. 출판업의 막대한 가치를 포괄하는 경제학 모형은 없다. 다섯째, 필자를 포함한 공동 연구진의 실증 분석 결과 도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약 0.58로 비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격이 다소 올라도 매출액은 다소 늘어난다는 것이다.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출판업의 판매 성과를 저하시킬 가능성은 적다. 향후 도서정가제에 함몰된 논의보다 대한민국 출판의 미래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필요하며, 이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우리는 금속활자를 인류 최초로 만들어 낸 민족이다.
  • “진시황릉 병마용 8000 병사는 실제 병사가 모델”

    “진시황릉 병마용 8000 병사는 실제 병사가 모델”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는 지금도 많은 수수께끼를 간직해 세계 8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적이 있다. 바로 진시황릉의 병마용갱이다. 병마용갱은 중국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 진시황제의 무덤을 지키는 병사와 말이 있는 진시황릉의 일부로 아직 그 정확한 규모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사람 실물 크기의 8000여점의 병사들은 모두 예술품이라고 평가될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최근 이 병사들의 비밀을 푼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중국 대학 공동연구팀은 "이 병사들의 귀 모양이 모두 달라 실제 병사들을 모델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그간 이 병사들이 각각의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해 제작됐는지 아니면 예술가가 알아서 보통 사람의 얼굴 특징을 생각해 제작했는지 논쟁이 있어왔다. 연구팀이 이를 밝히기 위해 주목한 것은 귀로, 인간의 귀는 사람의 지문처럼 각각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총 30점 병사들을 3D로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를 이끈 마르코스 마틴온-토레스 박사는 "샘플들을 분석한 결과 이 병사들은 실제 병사를 마치 초상화처럼 그대로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당시 중국 병사의 신체적 특징 또한 잘 드러내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어 "두 귀의 사이즈와 형태, 각도 등도 각각 달라 이는 실제 사람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금 세종청사에선] 세종청사 공무원·지역사회 갈등

    [지금 세종청사에선] 세종청사 공무원·지역사회 갈등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의 조기 정착을 위해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vs “정주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세종으로의 (가족) 이주는 어렵다. 출퇴근 공무원들의 어려움도 이해해 달라.” 이번 연말 정부 부처의 세종청사 3단계 이전을 앞두고 세종청사 공무원들과 지역사회 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충청권 시민단체들은 세종시 조기 정착에 역행한다며 세종청사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할 것과 ‘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장차관 및 세종권 공무원 관사 폐지 등을 주장했다. 또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이뤄지던 청사 청소 인력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감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수현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19일 “연말 3단계 이전이 마무리되면 세종은 정부 부처 공무원의 60% 이상이 근무하는 실질적인 행정수도가 된다”며 “세종시의 조기 정착을 위한 민간 투자가 뒷받침되려면 공무원들의 이주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세종청사 공무원의 입장은 다르다. 개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4월 세종청사 공무원 정착현황 및 이주계획을 전수조사한 결과 세종권(세종·대전·충남북) 가족 동반 이주자는 36% 수준인 3851명, 세종권으로 혼자 내려온 공무원은 2034명이었다. 현재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은 1800여명으로 운행 차량이 하루 64대에 이른다. 맞벌이 증가와 자녀 교육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평균 3~4시간이 소요되는 출퇴근을 감수하고 있다. 세종청사관리소는 3단계 이전 공무원들이 안정화되면 탑승률 추이 등을 파악해 통근버스 운행을 조정한다는 계획이어서 공무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종청사의 한 간부는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세종에 살아야 한다는 논리는 명분도 실익도 없다”며 “(세종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면 인구 유입이나 민간 투자는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998년 대전으로 이주하면서 같은 경험을 했던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은 실효성 없는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통근버스 운행 중단 등 인위적인 조치는 공무원 불편만 가중시킬 뿐 세종시 이주를 촉진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대전청사 조성 초기 가족 동반 이주자는 20% 이하였으나 2003년 62.1%로 상승했다. 서울사무소 외에 지방조직이 없는 특허청은 본청 근무자(1589명)의 90%가 대전에 정착했다. 수도권 거주자는 161명으로 고위 공무원(24명) 4명, 과장급(114명) 14명 등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종면 칼럼] 근현대사는 죄가 없다

    [김종면 칼럼] 근현대사는 죄가 없다

    19세기 독일 역사가 레오폴트 랑케가 ‘사실로서의 역사’를 주창했다면 20세기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카는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강조했다. 역사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랑케의 ‘객관’에서 찾아야 할까 카의 ‘주관’에서 찾아야 할까. 랑케의 가르침대로 역사가가 사실만 기술할 뿐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면 그 공허함은 무엇으로 메우나. 카의 말대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요, 해석되어 서술되는 것이라면 그로 말미암은 소잡함은 어찌 해야 하나. 어느 쪽이든 일면의 진실이 있으니 객관과 주관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역사의 길을 찾는 게 현명할 듯하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특히 근현대사의 경우 해석을 배제하고 사실만을 기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역사교과서 기술조차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시끄러운 판에 교육부는 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대폭 축소하기로 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역사교과서를 놓고 허구한 날 싸움이니 역사 자체가 해악일 지경이다. 현재 5대5로 돼 있는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을 알려진 바와 같이 7대3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딱한 것은 근현대사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들이대는 논리가 공소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반만년 역사’ 가운데 150년에 불과한 근현대사 비중이 한국사 교과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만 해도 그렇다. 전근대든 근현대든 세월의 길이가 문제가 아니다. 19세기 후반 개항 이후 우리의 의식과 삶의 조건을 송두리째 바꾼 큰 사건만 해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일제강점과 해방, 6·25전쟁, 4·19혁명, 5·16쿠데타, 산업화와 민주화 그 격동의 시대를 어떻게 기원전 고조선이나 4세기 삼국시대의 고릿적 얘기와 같은 무게로 다룰 수 있단 말인가. 근현대사를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중국은 1990년대 초 ‘전일제 중고교 역사 교과요강’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근현대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오고 있다. 일본 또한 일본사와 세계사를 통합한 근현대사 과목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권위자인 브루스 커밍스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 정부는 ‘모래에 머리를 파묻은 타조’처럼 불편한 과거사에 대해 무작정 귀를 막으려 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 자긍심’을 명분으로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우익들의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고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새겨들을 만하다. 아름다운 화음뿐 아니라 귀에 거슬리는 불협화음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카로운 감수성이 있어야 새로운 음의 창조도 가능하다. 아무리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남루한 과거일지라도 기억의 전수 자체를 꺼려서는 안 된다. 이념논란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근현대사 비중을 줄인다거나 이념논쟁을 촉발시킬 근현대사는 후대에 평가해 가르쳐야 한다는 식의 정치적 접근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미래세대에게 보편적 시민정신과 역사의식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근현대사 교육을 오히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념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는 대목이 있다면 더욱 더 적극적인 담론투쟁을 통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워나가야 마땅하다. 근현대사 비중을 축소하기에 앞서 그동안 우리 근현대사 교육이 자존에 근거한 자기인식적 자국사 교육이 아니라 타자에 의한 분열과 내부의 갈등만 도드라지게 만든 자기학대적 교육은 아니었는지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한다. 10만명의 나치부역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프랑스는 역사교과서에 부역자 숙청 사진을 싣는다. 그들에게도 부역자 숙청 문제는 여전히 미완의 아픈 역사로 남아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공식 기억’으로 갈무리해 후대에 전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이념 논쟁을 빌미로 근현대사 서술을 줄이고 역사교육을 위축시킨다면 문명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를 주머니 속 공기돌쯤으로 여기고 갖고 놀려고 하는 세력이 문제지 파란곡절의 우리 근현대사가 무슨 죄인가. 수석논설위원
  •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논쟁이 대학등록금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듯하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5%까지 내리기로 하면서 대학등록금이나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등으로 수수료 인하 불똥이 튈까 카드업계가 전전긍긍이다. 영세가맹점이나 공공재 성격에만 적용해주는 낮은 수수료율을 복합할부금융에만 예외적으로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수수료율 협상을 놓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 금융당국이 힘들게 마련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한 임원은 19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복합할부금융) 1.5% 수수료율 검토에 들어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수수료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현대차와 KB카드 측에 1.5%를 가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업계가 크게 낙담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내년 초 신한(2월), 삼성·롯데(3월)와 가맹점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한국GM·쌍용차 등 다른 자동차업체 역시 KB카드 수준으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2012년 12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예외 적용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전법 25조 4항에서는 국세나 지방세, 국민 생활에 필수불가결하면서 공공성을 띠는 재화 및 용역에만 적격비용 이하의 수수료율 적용을 허용해주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를 낮출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성이 없는 복합할부금융에 여전법 예외를 적용해주면 다른 항목이나 대형 가맹점에서 줄줄이 수수료율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각 대학에서 등록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1.1~2.5% 수준인 등록금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은 수수료를 이유로 등록금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이나 아파트 관리비도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대형가맹점(연매출 1000억원 이상)과 형평성 논란도 존재한다. 2012년 마련된 가맹점수수료체계는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1.5% 이하로 내려주고, 대형가맹점 수수료는 2% 안팎에서 재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복합할부금융상품의 특수성을 인정해서 1.5% 수수료율을 인정해준 것이지 여전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현대차에만 예외를 인정해주면서 여전법 개정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 해석은 금융당국의 몫이지만 현대차에 1.5% 수수료를 허용해주면서,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을 막겠다던 여전법 개정안에는 크게 흠집이 갔다”고 꼬집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오늘의 눈] 무상복지 ‘뫼비우스의 띠’/홍혜정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무상복지 ‘뫼비우스의 띠’/홍혜정 사회2부 기자

    독일의 수학자 뫼비우스가 처음으로 제시해 그 이름을 딴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밖이 없는 곡면이다. 어느 지점에서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반대면에 닿는다. 모든 면에는 안과 밖의 구분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 합리적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맴돌고 있는 무상복지 논쟁이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린다. 표심을 겨냥한 무리한 선거공약은 지자체 재정 악화로, 이는 학생과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학교시설 사업비, 외국어·과학 등 순수 교육 예산은 줄고 있고 증세 얘기도 슬슬 나온다. 책임을 짊어진 정치권은 소모적인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다. 때문에 2010년 무상급식에서 촉발된 무상복지 논쟁은 수년째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있다. 복지예산 증가로 서울시와 자치구의 곳간은 채워질 새가 없다. 재정난이 심각하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복지비 예산 중 중앙정부의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재원의 일부인 1100여억원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내년 주민들의 하반기 기초연금과 보육비 수령은 차질을 빚게 된다. 구청장들은 “국고보조 사업에 대한 구비 부담금을 반영하고 나면 사회기반시설 유지관리비조차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세수는 줄고 의무지출은 늘어나 내년도 재정운영이 매우 어렵다. 정부에서도 지방재정의 실상을 인식하고 재정확충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7%(1조 1393억원) 증가한 25조 5526억원으로 편성했다. 증가한 예산 편성엔 무상복지 사업 확대, 자치구 교부금 증가의 영향이 컸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무상보육 지원사업인 누리과정 내년 예산을 석 달치밖에 편성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일도 아니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을 포함한 3대 무상복지 지출은 올해 약 22조원, 2017년에는 30조원까지 늘어나게 돼 있다. 지난해까진 카드빚 돌려막기식으로 버텼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면 과감히 끊어야 할 때다. 뫼비우스의 띠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띠를 한 바퀴 돌아 시작 지점에 오면 안과 밖은 다르지만 그 위치엔 갈 수 있다. ‘국민을 위한’ 대의는 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정부와 정치권부터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무상의 방향이나 범위든, 재원 마련 방안이든, 대대적 정책 수정이든 말이다. jukebox@seoul.co.kr
  •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선거 때마다 여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 시리즈’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이나 국민들도 ‘재원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표가 되니, 공짜가 좋으니 서로 눈을 감았다. 그 결과 ‘복지 디폴트’에 직면했다. 역으로 보면 이제 복지 재원을 둘러싼 진정한 ‘논쟁의 장’이 열린 셈이기도 하다. 복지 혜택을 줄이자는 주장부터 증세를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또 증세를 선택한다면 어떤 세목으로 해야 할지도 논쟁이 되고 있다. 야당은 법인세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반면 여당과 정부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를 올려 복지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적 근거와 법인세를 내리면 기업이 살고 경기도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전문가에게 각각 들어 봤다. [贊]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유보금만 쌓아 두고 투자는 기피…대기업 성장 결실 사회 환원해야” 최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증세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누가 얼마만큼을 부담할 것인가이다. 야당에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 직접세 중심의 부자 증세를 주장한다. 반면에 정부 여당에서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법인세 인상은 어렵다며 담뱃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단지 경기침체가 이유라면 오히려 부담 능력이 있는 대기업에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증세를 추진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과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을 낮추고 상장주식 거래차익에 과세하는 대주주 범위를 넓혔다. 그런데 유독 법인세만큼은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의 약 1.3배에 이른다. 그러나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기업의 세 부담이 큰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법인세수 비중이 높은 것은 법인세를 부과하는 과세표준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에서 비용과 이월결손금, 각종 비과세 및 소득공제 금액을 뺀 과세표준에 법정세율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이 된다. 기업은 산출세액에서 또다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다양한 법인세 공제·감면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낮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의 수익에서 차감되는 노동비용이 작기 때문에 과세표준은 커진다. 또한 소득세 최고세율(38%)과 법인세 최고세율(22%)의 차이로 인해 기업가들은 개인기업보다 법인기업을 선호하고 재벌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돼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은 더욱 커졌다. 당연히 법인세를 부과하는 대상이 많기 때문에 법인세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별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조세비용(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OECD 회원국 중에서 하위그룹에 속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법인세액/과세표준)은 14.2%로 OECD 회원국 평균(16.3%)보다 약간 작다. 이윤 대비 고용주 사회보장기여금의 비중은 13.4%에 불과해 OECD 회원국 평균(23.5%)을 크게 밑돌고 있다. 더욱이 법인세 공제·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2012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13.0%로 중소기업 평균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금융 및 세제 혜택을 받아 성장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지원을 받고 있다. 상위 1% 대기업 집단은 해마다 법인세 공제·감면액의 약 80%(7조원)를 가져가고 있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이용한 환율 방어의 혜택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으로 돌아간다. 막대한 교육 재정을 투입해 양성한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에 취직한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수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다수의 근로자들은 간접고용과 저임금으로 생활고를 겪는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적인 감세정책으로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가고 투자와 고용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국가채무는 급격히 증가하고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복지디폴트를 선언하고 있다. 세금은 민주사회에서 경제주체의 의무이자 윤리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차례다. [反]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수 증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 소득·소비세 올려야” 2012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무상복지 논란은 세수인상 논의로 이어져 세수 확보를 위해 여권에서 담배소비세 인상이 제기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법인세율 3%p 인상 등이 주장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인 부담이 커서 정치권에서는 쉽게 주장을 할 수 없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1977년 도입된 이래로 한 번의 변화도 없었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 혹은 소비세 인상 등 조세구조의 재설계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복지지출 등 재정활동을 위해 세수를 늘릴 경우 근로 및 투자 의욕과 소비 심리는 위축돼 사회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 정부는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때 조세구조 내 법인세, 소득세 혹은 소비세 등 특정 세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같이 선택되는 세목에 따라 비효율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경우 비효율이 작은 세목을 선택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조세구조 내 각 세목의 비효율은 대형세수 중 법인세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소득세가 크며 부가가치세가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이 대형세 중 법인세의 비효율이 가장 크다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은 매우 높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은 GDP 대비 3.5%로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2.9%보다 높고 OECD 32개국 중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주요국들의 법인세 부담률은 미국 2.7%, 영국 3.1%, 독일 1.5%, 프랑스 2.1%, 일본 3.2%로 우리나라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일부 북유럽 복지국가들조차도 낮은 법인세 부담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덴마크 2.7%, 핀란드 2.6%, 스웨덴 3.5%로 우리나라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3.6%로 OECD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8.4%에 비해 상당히 낮다. 주요국들의 소득세 부담률은 미국 8.1%, 영국 10.0%, 독일 8.8%, 프랑스 7.3%, 일본 5.1%로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4.4%로 OECD 국가들의 평균 6.6%보다 낮다. 주요국들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영국 6.5%, 독일 7.2%, 프랑스 7.0%, 일본 2.6%이다. 따라서 현재 다른 세목에 비해 법인세 부담률이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 세입 구조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복지재정 마련에 따른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더욱더 높은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 있다. 더욱이 국내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과 대외적으로 법인세가 경쟁적으로 인하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법인세 인상은 국내 투자 감소, 해외 투자 유출, 이에 따른 고용 감소로 생산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에 의한 세수 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무상복지에 따른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세수증대를 논의하기에 앞서 무상복지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복지지출을 줄임으로써 세수증대가 초래하는 비효율을 축소할 수 있다. 세수증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소득세보다는 소비세 인상의 방향으로 조세 구조를 재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 인상은 정치적인 부담이 커 주장은 제기될 수 있지만 법 개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지지율 13.9%, 김무성 지지율 앞서 “지지율 변화 도대체 왜?” 박원순 지지율은?

    문재인 지지율 13.9%, 김무성 지지율 앞서 “지지율 변화 도대체 왜?” 박원순 지지율은?

    문재인 지지율 13.9%, 김무성 지지율 앞서 “지지율 변화 도대체 왜?” 박원순 지지율은?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도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이 나란히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8.3%로 1위, 문재인 의원이 13.9%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전주보다 0.8%p 올라 6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반기문 바람’ 때문에 2주 연속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이번 주 반등에 성공했다. 또 최근 4개월 가까이 박원순 시장과 1·2위를 다투던 김무성 대표가 3위로 한 계단 내려앉고 그 자리를 문재인 의원이 차지했다. 문재인 의원은 1주 전보다 지지율이 1.8%p 증가했다. 김무성 대표도 0.8%p 올라 13.5%를 기록했으나 상승폭이 문재인 의원보다 작아 0.4%p 차이로 2위 자리를 내줬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7월 25일 1위에 오른 뒤 줄곧 3위에 머물렀었다. 문재인 의원의 지지율은 주로 부산·경남·울산, 30·40대, 자영업과 사무직, 중도 성향의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 올랐다. 리얼미터는 “내년 2월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두고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4위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7.9%), 5위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7.4%)가 올랐다. 홍준표 지사는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6위·6.3%)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7위·6.1%)을 밀어내고 두 계단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주로 경기·인천과 부산·경남·울산, 보수 성향의 가정주부와 자영업자의 지지 영향이 컸다. 최근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복지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5.1%)가 뒤를 이었다. 안희정 지사는 처음 5% 선을 넘었다. 모름·무응답은 18.4%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과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임의번호걸기(RDD)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증세 논란] 법인·소득세율 모두 OECD보다 낮아… ‘부자 증세’가 해법

    [증세 논란] 법인·소득세율 모두 OECD보다 낮아… ‘부자 증세’가 해법

    증세 논쟁이 뜨겁다. 여야는 지지 기반의 색깔에 따라 세금 인상과 인하를 어지럽게 오간다. 논리적 근거를 붙이기 위해 입맛에 맞는 데이터로 상대방이 “틀렸다”며 서로 삿대질이다. 공방만 있고 국민은 안중에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증세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짚어봤다. ① 대기업 세부담, OECD보다 높다? NO! 비중 크지만 세율은 낮아 정부는 야당의 법인세 인상에 대해 반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법인세가 국내총생산(GDP) 및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이유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법인세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OECD 평균(3.0%)보다 1.0% 포인트 높다. 총세금 중 법인세의 비율도 OECD 평균은 8.7%인 데 비해 한국은 15.5%이다. 하지만 세율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방세를 포함했을 때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올해 기준 24.2%로 OECD 평균(25.3%)보다 1.1% 포인트 낮다. OECD 평균보다 세율이 낮은데도 법인세가 GDP와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경제 성장으로 얻은 열매를 가계보다 기업들이 더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1995년 70.6%에서 2012년 62.3%로 8.3% 포인트 줄었다. 반면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16.6%에서 23.3%로 6.7% 포인트 늘었다. OECD 평균보다 가계소득 비중 감소 속도는 2배 가까이 빠르고 법인소득 증가폭은 4배 이상 크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쌓아 놓은 부(富)에 세금을 매기려면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같은 우회적인 방법 대신 법인세 감세를 하기 전인 25%의 최고세율로 돌아가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② 고소득층 세부담, OECD보다 높다? 최고세율도 비중도 다 낮거든 정부는 고소득층에 매기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OECD 회원국들에 비해 낮지 않은 편이고 세율구조도 5단계 누진세율로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3년 세법 개정에서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3억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내려 또다시 최고세율을 건드리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하면 41.8%로 OECD 평균(43.3%)보다 1.5% 포인트 아래다. 또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GDP 대비 3.8%, 총세금의 14.8%로 OECD 평균(8.5%, 24.1%)보다 각각 4.7%, 9.3% 포인트 낮다. 부유층에게 매기는 재산 관련 세금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토지와 건물 등에 부과되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가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OECD 평균보다 0.2% 포인트 낮다. 반면 집을 살 때 누구나 내야 하는 취득세 등 거래세는 총세금의 7.3%로 OECD 평균인 1.2%에 비해 6.1% 포인트나 높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고소득 개인 사업자와 재산가에게 제대로 세금을 걷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올리고 개인사업자의 탈세 등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③ 법인세 올리면 경기에 찬물? 개연성 있지만 내려도 투자 안했어 법인세를 올릴 경우 기업인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인상분만큼 수익이 악화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연하게 경기가 더 나빠지고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돕기 위해 법인세율 25%를 22%로 내렸다. 지난 5년간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분만큼 투자를 더 하지는 않았다. 경기가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박근혜 정부도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되고 사내 유보금으로만 계속 쌓여 왔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지금 법인세가 인하된 만큼만이라도 기업이 투자나 배당 확대, 임금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읍소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하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이미 공허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우리나라는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고려하면 미국과 일본에 비해 6% 포인트 이상 낮아 기업에 과도한 부가 쏠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법인세를 올려 복지 등 필요한 분야에 지출하는 것이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경기가 활성화되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올리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④ 담뱃세 인상은 국민건강용? 세금 확보 수단이라고 믿는 분위기 최근 정부가 공약가계부 실천, 경기 부양 등에 쓸 실탄이 모자라자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 대신 애꿎은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털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담뱃값을 2004년 이후 10년 만에 2000원(현재 1갑당 2500원 담배 기준) 올리기로 한 결정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이 세금과 전혀 관계가 없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정부는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현재 40%에 달하는 남성 흡연율이 2020년에 29%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세금 확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담배에 붙지 않았던 개별소비세를 매기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1갑당 594원의 개별소비세를 매기기로 했다. 개별소비세는 중앙정부로 들어오는 국세다. 국세인 부가가치세도 현재 1갑당 227원에서 409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내년에 총 2조 7800억원의 세금 및 부담금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에서 개별소비세는 1조 7000억원으로 증세액의 61.3%에 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담뱃세 인상으로 내년에 정부가 더 거둘 세금 및 부담금이 정부 예상보다 2조 2700억원이나 많은 5조 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⑤ 증세는 없다? 직접 증세 없지만 다들 세금 많이 늘었다던데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로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의 직접 증세는 아직까지 없었다. 특히 법인세 인상에 부정적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법인세는 최근 역대 정부에서 올린 적이 없는 세금이고 국제 동향도 내리면 내렸지 올리는 나라가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인상하면 자본 이탈과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세 부담은 다르다. “알게 모르게 전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 부담의 원인이 비과세 혜택 축소 때문인지 아니면 증세로 인한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일단 내 호주머니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내면 증세라고 여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증세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세 부담 규모는 200만원을 돌파했다. 모두 206만원으로 전년(193만원) 대비 7.1% 급증했다. 가구당 비소비지출 규모가 1.9% 증가한 것에 견줘 엄청난 상승 폭이다. 또 준조세 성격인 공적연금·사회보험료도 274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59만원)보다 5.7% 올랐다. 여기에 정부는 야당의 반대에도 ‘서민 증세’라고 불리는 담뱃세와 자동차세, 주민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여행하고 공부하고’ 체험학습 이렇게… 서울여행지도 만든 강홍림씨

    ‘여행하고 공부하고’ 체험학습 이렇게… 서울여행지도 만든 강홍림씨

    “50년 전보다 한강의 폭은 두 배가 넓어졌고 깊이도 두 배가 깊어졌는데, 왜 그럴까?” 강홍림(50)씨가 한강을 바라보며 아들 민성(17)·강참(13)군에게 물었다. 어른들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어려운 질문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 강참이가 “북한이 댐을 폭파해 서울이 잠기는 것을 대비하는 것 아닐까?”라고 하자 민성이가 “수량이 4배 많아져서 그래”라고 되받는다. 둘의 논쟁에 강씨가 종지부를 찍는다. “주변 건물이 많아지고 도로도 많아져서 한강을 넓힌 거야. 한강이 이들의 배수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 두 아들은 그제서야 무릎을 탁 쳤다. 제주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학부모 강씨가 두 아들을 데리고 여행하는 방법이다. 강씨는 유명한 곳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기심을 해결하는 동시에 학습으로 연결했다. 강씨는 체험학습을 할 때 ▲조사 ▲체험 ▲상상 ▲토론 ▲학습 등 다섯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조사’는 관련 장소를 방문하거나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 일, ‘체험’은 연관된 일들을 직접 해 보기, ‘상상’은 엉뚱하거나 정답이 없는 질문을 하는 일을 가리킨다. ‘토론’을 할 때엔 자신의 주장을 말할 때 집중해서 듣고, 서로 탁구를 하듯 대화를 주고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과서나 참고서 등으로 ‘학습’을 하면 체험학습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런 체험학습 방법은 손이 많이 가지만 얻을 게 많다. 강씨는 “아이들의 지식은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가 논리적인지, 감성적인지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며 “유익하게 노는 것이 학업의 동기를 유발한다. 부모들이 체험학습을 하면서 아이들의 토론 상대가 돼 주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씨가 이런 방식으로 2007년부터 7년 동안 두 아들과 함께 만들어 낸 질문이 무려 2000개가 넘는다. 아이들의 생각을 돕고자 같이 생각하고 조사한 2000개의 질문을 정리하고 출력해 지인들에게 나눠 줬더니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소문을 타면서 “자료를 달라”는 이가 많아졌다. 강씨가 ‘즐거운 서울여행-노는 것이 공부’라는 명칭의 지도를 직접 만든 이유다. 전지의 반쯤 되는 크기의 종이를 접고 접어 휴대하기 쉬운 수첩 크기로 만든 것으로, 지도엔 90여개 질문만 담아냈다. 강씨는 지도를 2000부쯤 찍어 주변에 나눠 주고 300부를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각 시·도 교육청에 보내고 있다. 강씨는 “유명 출판사에서 책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들어왔지만, 전국의 교육청이 이를 참고해 더 좋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꼴불견스러운 주거복지 논쟁/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꼴불견스러운 주거복지 논쟁/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사회 전반에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등에 이어 주거복지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소외 계층에 더 편안한 삶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주거복지 논쟁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런데 요즘의 주거복지 논쟁은 정치적 수사만 난무할 뿐 진정 소외 계층을 위한 목소리인지 의아하게 한다. 야당은 정부의 주택정책을 모조리 거짓말 정책, 빈껍데기 주거복지 정책으로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고, 여당은 야당이 내놓은 대안을 비현실적인 포퓰리즘으로만 치부한 채 아예 마주 앉을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상대방의 주장을 무조건 선악으로만 재단할 뿐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하는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편향된 사고와 논리를 앞세워 상대방을 헐뜯는 데만 몰두해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신혼부부 주거복지 정책만 해도 그렇다. 내용만을 놓고 보면 신혼부부에게 일정 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해 사회 초년생들의 주거 어려움을 해소하고 출산율도 높이자는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여당은 신혼부부 한 쌍에게 집 한 채를 무상으로 안겨 주는 정책이라며 무상복지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들도 신혼부부에게 공짜로 집 한 채를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먼저 야당은 정책 발표에 조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야당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검증과 다양한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주거복지 정책에 확대·흡수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는지 협의했다면 더 좋은 정책으로 발전했을 수도 있다. 실현성도 꼼꼼히 검증했어야 했다. 정책은 예산이 뒤따라야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예산은 집권 정부가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다. 재원 규모나 재원 마련 방안을 정부가 감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정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형평성도 따져 봐야 한다. 과연 신혼부부를 주거복지 우선순위에 내세울 수 있는지, 효과는 기대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마친 뒤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여당이나 정부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계약 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이상 주택임대차보호법)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킨다. 자유경제시장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폭탄놀이쯤으로만 여기는 것 같다. 야당의 주장을 잘 손질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여당 일각에서도 야당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자는 국회의원이 있는 만큼 결코 헛된 포퓰리즘 주거복지 정책만은 아닌 것 같다. 모름지기 정책은 결정에 앞서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의제를 채택한 뒤 목표를 설정하고 대안을 내놓는 절차가 필요하다. 어떤 대안이 가장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인지 비교·분석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듣다 보면 편향된 내용은 고치고, 날선 부분은 다듬어지면서 여러 사람이 반기는 정책이 된다. 자신의 주장만 최고인 양 여론을 몰아가려는 여야의 주거복지 논쟁은 꼴불견이다. chani@seoul.co.kr
  • 문재인 지지율, 4개월여만에 2위 탈환 13.9%…지지율 급상승 이유는 무엇?

    문재인 지지율, 4개월여만에 2위 탈환 13.9%…지지율 급상승 이유는 무엇?

    문재인 지지율, 4개월여만에 2위 탈환 13.9%…지지율 급상승 이유는 무엇?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도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이 나란히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8.3%로 1위, 문재인 의원이 13.9%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전주보다 0.8%p 올라 6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반기문 바람’ 때문에 2주 연속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이번 주 반등에 성공했다. 또 최근 4개월 가까이 박원순 시장과 1·2위를 다투던 김무성 대표가 3위로 한 계단 내려앉고 그 자리를 문재인 의원이 차지했다. 문재인 의원은 1주 전보다 지지율이 1.8%p 증가했다. 김무성 대표도 0.8%p 올라 13.5%를 기록했으나 상승폭이 문재인 의원보다 작아 0.4%p 차이로 2위 자리를 내줬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7월 25일 1위에 오른 뒤 줄곧 3위에 머물렀었다. 문재인 의원의 지지율은 주로 부산·경남·울산, 30·40대, 자영업과 사무직, 중도 성향의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 올랐다. 리얼미터는 “내년 2월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두고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4위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7.9%), 5위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7.4%)가 올랐다. 홍준표 지사는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6위·6.3%)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7위·6.1%)을 밀어내고 두 계단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주로 경기·인천과 부산·경남·울산, 보수 성향의 가정주부와 자영업자의 지지 영향이 컸다. 최근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복지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5.1%)가 뒤를 이었다. 안희정 지사는 처음 5% 선을 넘었다. 모름·무응답은 18.4%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과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임의번호걸기(RDD)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원순 지지율 18.3% 문재인 13.9% 김무성 13.5%

    박원순 지지율 18.3% 문재인 13.9% 김무성 13.5%

    박원순 지지율 18.3% 문재인 13.9% 김무성 13.5%<리얼미터>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도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이 나란히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8.3%로 1위, 문재인 의원이 13.9%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전주보다 0.8%p 올라 6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반기문 바람’ 때문에 2주 연속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이번 주 반등에 성공했다. 또 최근 4개월 가까이 박원순 시장과 1·2위를 다투던 김무성 대표가 3위로 한 계단 내려앉고 그 자리를 문재인 의원이 차지했다. 문재인 의원은 1주 전보다 지지율이 1.8%p 증가했다. 김무성 대표도 0.8%p 올라 13.5%를 기록했으나 상승폭이 문재인 의원보다 작아 0.4%p 차이로 2위 자리를 내줬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7월 25일 1위에 오른 뒤 줄곧 3위에 머물렀었다. 문재인 의원의 지지율은 주로 부산·경남·울산, 30·40대, 자영업과 사무직, 중도 성향의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 올랐다. 리얼미터는 “내년 2월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두고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4위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7.9%), 5위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7.4%)가 올랐다. 홍준표 지사는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6위·6.3%)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7위·6.1%)을 밀어내고 두 계단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주로 경기·인천과 부산·경남·울산, 보수 성향의 가정주부와 자영업자의 지지 영향이 컸다. 최근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복지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5.1%)가 뒤를 이었다. 안희정 지사는 처음 5% 선을 넘었다. 모름·무응답은 18.4%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CATI)과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임의번호걸기(RDD)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한계령을 넘으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한계령을 넘으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난 필자가 서울에 처음 오던 날 넘었던 고개가 진부령이다. 차 한 대 겨우 비켜갈 꼬불꼬불하고 좁은 자갈길이다 보니 빠른 직행버스도 시속 40㎞를 넘지 못했다. 서울에 한번 와 본 것 자체가 큰 자랑거리였던 시절에 서울 가는 길은 ‘한양천리’ 그 자체였다. 서울에 갈 기회도 없었거니와 길이 험해 ‘보릿고개’만큼이나 넘기 쉽지 않아서다.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길은 다양해졌다. 동해로 가는 여러 갈래 길들 중 옛 시절에 넘나들던 진부령처럼 느껴지는 고갯길이 한계령이다. ‘태풍 루사’가 끼친 피해 복구로 도로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운전하기에 험한 길이 한계령이다. 열 살짜리 자식의 손을 잡고 서울로 향했던 부모님, 이제 80세를 넘긴 그 부모님을 뵈러 서울 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한계령을 넘어가고 있다.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인구가 모여들던 시절 먹을 것이 부족하다 보니 산아제한에 정부가 적극 나섰다. ‘둘만 나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구호로 산아제한에 성공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정부 정책 중 가장 성공한 것이 산아제한 정책이라고 자랑까지 했다. 그 성공했다던 정책이 국가적 재앙으로 돌변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20년 동안이나 초저출산(출산율이 1.3 이하) 상태에 놓이다 보니 그동안 800만명이나 적게 태어났다. 미래 경제활동인구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출산율이 올라간다 해도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을 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심각함을 인식한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 2015)을 세워 5년 동안 70조원(저출산 대책 40조원, 고령화 대책 30조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저출산·노인빈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다. 앞으로도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작아서 그렇다. 평생 미혼으로 남는 인구가 많을수록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작아진다. 인구학적으로 여성의 가임기가 끝나는 45세까지 결혼하지 않을 경우 ‘평생 미혼 인구’로 분류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20대 초반 남녀 5명 중 1명(20세 남자의 23.8%, 20세 여성의 18.9%)은 20년 뒤 ‘평생 미혼’으로 남는다고 한다. 이처럼 독신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1인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 전체 가구의 25%에 달하는 453만 가구(2012년 기준)가 1인 가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며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孤獨死)도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복지 욕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이를 책임질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쉽사리 오를 것 같지 않은 출산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은 미래에 급증할 지출 요인을 선제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다. 예전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절을 다시 떠올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한계령을 넘으며 맑은 공기와 낙엽 향기를 맡으면서도 착잡했던 이유다. 그대로 놔두면 국가적 재앙이 될 저출산·인구고령화, 미혼 인구와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약 350만명의 고독사 예비군 문제 등을 더는 정부에만 맡겨서는 안 될 것 같다. 사회 각 분야가 나서서 우리 사회환경 변화가 초래할 각종 위험에 대해 적극 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20년 동안이나 초저출산 국가 상태에 놓여 있는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감내해야 할 총체적인 부담의 크기와 대책 마련의 시급성이 공유돼야 한다. 제대로 공유만 된다면 당장 논란이 큰 공무원연금 개혁 등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난제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지켜보기에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예전에 넘기 어려웠던 진부령과 한계령만큼이나 험난한 앞날이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는 현실을 빨리, 그리고 널리, 제대로 알려야 한다.
  • [열린세상] 한계령을 넘으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한계령을 넘으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난 필자가 서울에 처음 오던 날 넘었던 고개가 진부령이다. 차 한 대 겨우 비켜갈 꼬불꼬불하고 좁은 자갈길이다 보니 빠른 직행버스도 시속 40㎞를 넘지 못했다. 서울에 한번 와 본 것 자체가 큰 자랑거리였던 시절에 서울 가는 길은 ‘한양천리’ 그 자체였다. 서울에 갈 기회도 없었거니와 길이 험해 ‘보릿고개’만큼이나 넘기 쉽지 않아서다.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길은 다양해졌다. 동해로 가는 여러 갈래 길들 중 옛 시절에 넘나들던 진부령처럼 느껴지는 고갯길이 한계령이다. ‘태풍 루사’가 끼친 피해 복구로 도로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운전하기에 험한 길이 한계령이다. 열 살짜리 자식의 손을 잡고 서울로 향했던 부모님, 이제 80세를 넘긴 그 부모님을 뵈러 서울 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한계령을 넘어가고 있다.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인구가 모여들던 시절 먹을 것이 부족하다 보니 산아제한에 정부가 적극 나섰다. ‘둘만 나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구호로 산아제한에 성공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정부 정책 중 가장 성공한 것이 산아제한 정책이라고 자랑까지 했다. 그 성공했다던 정책이 국가적 재앙으로 돌변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20년 동안이나 초저출산(출산율이 1.3 이하) 상태에 놓이다 보니 그동안 800만명이나 적게 태어났다. 미래 경제활동인구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출산율이 올라간다 해도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을 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심각함을 인식한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 2015)을 세워 5년 동안 70조원(저출산 대책 40조원, 고령화 대책 30조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저출산·노인빈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다. 앞으로도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작아서 그렇다. 평생 미혼으로 남는 인구가 많을수록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작아진다. 인구학적으로 여성의 가임기가 끝나는 45세까지 결혼하지 않을 경우 ‘평생 미혼 인구’로 분류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20대 초반 남녀 5명 중 1명(20세 남자의 23.8%, 20세 여성의 18.9%)은 20년 뒤 ‘평생 미혼’으로 남는다고 한다. 이처럼 독신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1인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 전체 가구의 25%에 달하는 453만 가구(2012년 기준)가 1인 가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며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孤獨死)도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복지 욕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이를 책임질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쉽사리 오를 것 같지 않은 출산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은 미래에 급증할 지출 요인을 선제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다. 예전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절을 다시 떠올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한계령을 넘으며 맑은 공기와 낙엽 향기를 맡으면서도 착잡했던 이유다. 그대로 놔두면 국가적 재앙이 될 저출산·인구고령화, 미혼 인구와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약 350만명의 고독사 예비군 문제 등을 더는 정부에만 맡겨서는 안 될 것 같다. 사회 각 분야가 나서서 우리 사회환경 변화가 초래할 각종 위험에 대해 적극 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20년 동안이나 초저출산 국가 상태에 놓여 있는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감내해야 할 총체적인 부담의 크기와 대책 마련의 시급성이 공유돼야 한다. 제대로 공유만 된다면 당장 논란이 큰 공무원연금 개혁 등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난제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지켜보기에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예전에 넘기 어려웠던 진부령과 한계령만큼이나 험난한 앞날이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는 현실을 빨리, 그리고 널리, 제대로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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