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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우승 美네티즌 “히로시마처럼 아프냐” 日조롱 논란

    월드컵 우승 美네티즌 “히로시마처럼 아프냐” 日조롱 논란

    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이 일본을 5대 2로 격파한 가운데 이 경기 결과를 놓고 온라인상에는 해묵은 '역사'가 폭발했다. 이날 영국 BBC,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등 해외언론은 "경기 직후 월드컵 우승에 흥분한 일부 미국 네티즌들이 '일본에 대한 복수'라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을 넘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돼 큰 논란이 일고있는 이번 논쟁은 몇몇 네티즌의 글을 통해 촉발됐다. 경기직후 한 네티즌이 '진주만 공습에 대한 우리의 복수'라고 글을 올리자 이에 다른 네티즌 역시 '그들은(일본) 진주만을 파괴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꿈을 파괴했다'며 맞장구를 치기 시작한 것. 이후 이 글들은 수천번씩 리트윗되며 온라인을 통해 번져나갔고 급기야 '히로시마 PART2' 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지난 1945년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원자폭탄으로 폭격한 것을 이번 경기결과와 빗댄 것으로 "히로시마 폭격 때처럼 아프냐?"는 조롱조의 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이같은 글들은 곧 제동이 걸렸다. 많은 네티즌들은 "진주만 공습과 원자폭탄 투하는 역사의 비극" 이라면서 "이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미국인으로서 부끄럽다" 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 결승전은 축구경기일 뿐 전쟁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승전에서 미국은 3골을 넣은 칼리 로이드(33)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5대 2로 대파하고 우승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교황 “남미는 소외 계층에게 큰 빚 지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소외 계층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힘없는 형제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시간) 에콰도르에 도착, 볼리비아와 파라과이로 이어지는 7일간의 중남미 순방을 시작했다. ‘가난한 자의 친구’로 불리는 교황은 첫 방문지인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 공항에 도착해 행한 연설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수탈로부터 환경을 지키며 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분파끼리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뒤 두 번째 남미대륙 방문이다. 2013년 브라질 방문이 전임 베네딕토 교황 당시 확정됐던 것인 만큼, 가난한 중남미 스페인어권 3개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이번 행보가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정한 귀향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교황은 이날 좌파 정치인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앞에서 경제 발전의 사회적 책임과 지구에 대한 훼손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에콰도르는 1500만명의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인데다, 생물학적 보존 지역인 갈라파고스 섬을 갖고 있다. BBC는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번 방문국들이 교황의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황은 노인, 수감자, 원주민, 빈민, 어린이들을 만나고 빈곤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루면서 정치적 논쟁을 피해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곳의 우익 정치인들이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온 교황의 순방 일정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중남미 순방에는 끝없이 추락하는 가톨릭의 교세를 유지하기 위한 의미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단일 대륙으로는 가장 많은 4억 2500만명의 신자를 보유한 남미에서 에콰도르(79%), 볼리비아(77%), 파라과이(89%)는 여전히 가톨릭이 최대 종교다. 1970년대에 90%에 이르던 남미의 가톨릭 점유율은 최근 69%까지 곤두박질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은행 개발 ‘IT 금융 공동 판매대’ 개방 싸고 신경전

    은행 개발 ‘IT 금융 공동 판매대’ 개방 싸고 신경전

    핀테크 시대를 앞두고 은행권에서 때아닌 ‘쇄국’ 논쟁이 한창이다. 발단은 은행들이 자체 개발한 ‘정보기술(IT) 판매대’를 금융 당국이 핀테크 기업에 개방하라고 권유하면서다. 개방에 긍정적인 진영은 “속은 쓰리지만 판을 키우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태도다. 반대 진영은 “고객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고개를 젓는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공동 ‘오픈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오픈 플랫폼이란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서 할 수 있는 출금 이체, 거래내역 조회 등의 기능을 외부에 공개해 핀테크 기업 등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 인프라다. 슈퍼마켓으로 치면 판매대 같은 개념이다. 핀테크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 출현을 유도하려면 공동 판매대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위의 생각이다. 그러자면 은행권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 각종 IT 금융 핵심 기술을 개방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은 시큰둥하다. A은행 관계자는 “해마다 수십, 수백억원을 들이는 금융 IT 기술을 핀테크 기업에 개방하라는 것은 핵심 영업기밀을 내주라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B은행 관계자는 “오픈플랫폼을 통해 금융 기술과 일부 고객 정보가 공유되면 해킹이나 고객 정보 대량 유출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방에 적극적인 은행도 있다. 농협은행은 이달 초부터 오픈 API 시범 핀테크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은행권 공동 플랫폼 구축 진행 상황과 별개로 오는 12월부터 자체적으로 오픈 AP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50억원을 쏟아붓는다. 판매대가 구축되면 출금 이체, 잔액 조회, 신용카드 한도 조회, 환율 조회 등 각종 금융 기술과 일부 고객 정보를 내놓을 작정이다. 제휴사들이 개발한 보안, 비트코인 해외송금, 신용정보 등의 금융 기반 기술도 판매대에 올린다. 정재헌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핀테크사업팀장은 “자체 개발이 어려운 은행의 핵심 IT 금융 기술을 핀테크 기업이 공유하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 출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핀테크 기업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역(逆)유입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겸 서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핀테크에서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려면 기본적으로 (금융사) 고객 정보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선진국에선 은행권 공동 플랫폼 구축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은행들이 고객을 핑계로 신쇄국 정책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IT 전문업체인 피노텍의 김우섭 대표는 “API 개방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은행의 금융 기술과 핀테크 업체의 기술을 이어 주는 연동 기술이 아직 취약하다”면서 “사업화에 대한 핀테크 기업들의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상태에서 은행 API만 개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히로시마처럼 아프냐?”…월드컵 우승 美네티즌, 日조롱 논란

    “히로시마처럼 아프냐?”…월드컵 우승 美네티즌, 日조롱 논란

    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이 일본을 5대 2로 격파한 가운데 이 경기 결과를 놓고 온라인상에는 해묵은 '역사'가 폭발했다. 이날 영국 BBC,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등 해외언론은 "경기 직후 월드컵 우승에 흥분한 일부 미국 네티즌들이 '일본에 대한 복수'라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을 넘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돼 큰 논란이 일고있는 이번 논쟁은 몇몇 네티즌의 글을 통해 촉발됐다. 경기직후 한 네티즌이 '진주만 공습에 대한 우리의 복수'라고 글을 올리자 이에 다른 네티즌 역시 '그들은(일본) 진주만을 파괴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꿈을 파괴했다'며 맞장구를 치기 시작한 것. 이후 이 글들은 수천번씩 리트윗되며 온라인을 통해 번져나갔고 급기야 '히로시마 PART2' 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지난 1945년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원자폭탄으로 폭격한 것을 이번 경기결과와 빗댄 것으로 "히로시마 폭격 때처럼 아프냐?"는 조롱조의 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이같은 글들은 곧 제동이 걸렸다. 많은 네티즌들은 "진주만 공습과 원자폭탄 투하는 역사의 비극" 이라면서 "이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미국인으로서 부끄럽다" 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 결승전은 축구경기일 뿐 전쟁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승전에서 미국은 3골을 넣은 칼리 로이드(33)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5대 2로 대파하고 우승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소비자에 ‘원스톱 서비스’ vs 보험사 ‘일자리 위협’

    소비자에 ‘원스톱 서비스’ vs 보험사 ‘일자리 위협’

    금융 당국이 최근 금융복합점포에 보험 판매도 한시 허용하기로 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고객 편의성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명제가 충돌하는 양상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 금융산업의 오랜 전업주의(업권 전문성을 고려해 다른 업권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를 허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업권 간 점포 구분을 없애고 한 공간에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복합점포는 지난해부터 논의가 활성화되기 시작해 올 1월 1호 점포가 등장했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상품만 판매를 허용해 ‘반쪽’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일 보험상품도 앞으로 2년간 금융지주사별 시범점포 3곳에 한해 판매를 허용한다고 하자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조만간 반대 성명을 내놓을 방침이다. 복합점포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고객이 모든 금융상품을 한 자리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복합점포에 들렀다가 주식 투자 상담을 하거나 보험에 가입하는 등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주사는 업권별 금융사 간에 시너지를 발휘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보험사나 증권사는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 남재현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포에 보험사 직원이나 설계사를 직접 배치해 지주사 입장에서는 내부 통제 등 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을 발휘하고 업권별 특성을 살려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시너지를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이 더욱 클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보험 판매 채널을 은행에 종속시키고 40만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면서 “금융산업이 은행 점포 위주로 재편되면서 보험업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가 있는 상태에서 같은 점포에 보험사가 들어오면 ‘25% 방카 룰’(같은 보험사 상품 판매를 25% 이내로 제한)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앞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을 아예 금지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은행 점포에 보험사를 입점하지 못하도록 한 보험업법 감독 규정을 놓고도 해석에 논란이 인다. 금융 당국은 은행 점포가 아니라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는 방식으로 해 규정을 피했다. 하지만 한 금융권 인사는 “은행·증권 옆에 칸막이 쳐 놓고 ‘은행 안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해석하는 건 꼼수”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상 복합점포를 못 하도록 한 조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점포끼리 붙어 있는 건 괜찮고 들어가는 건 안 된다는 건 규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황진태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방향을 정하는 선택의 문제로 업권 간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野 “국회 거부 유신의 부활” 이병기 “靑, 국회 무시한 적 없다”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당시 국무회의 발언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됐다. 야당은 청와대를 공격했지만 여당은 청와대를 두둔하며 결산 문제에 집중하려 애썼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언급하며 “형식적으로는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국회를 거부한 ‘유신의 부활’”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마치 용상에 앉아 대감에게 호통치는 모습이었다”고 성토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에서 당·청 간 소통 문제를 지적하고 일부 여당 의원도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공백을 언급하며 정무장관직 신설을 제안했다. 이 실장은 “여의치 않지만 가급적 빨리 (정무수석) 후임자를 찾겠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정무장관실 신설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이른바 ‘3인방’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 “언제든 (대통령을) 독대할 수 있고 무슨 보고든 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군림해 ‘왕조시대’에 비유된다는 지적에도 “때가 어느 때인데 왕조시대처럼 움직이겠느냐”고 반박했다. ●與 “노 前대통령도 거부권 행사” 옹호 이 실장은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유 원내대표 사퇴 정국을 촉발했다는 새정치연합 부좌현 의원의 질의에 “결국 국회법이 단초가 돼 좀 복잡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중에 등장한 ‘배신의 정치’ ‘패권주의’ ‘심판’ 등의 발언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정치의 정도를 강조한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발언의 초안과 최종 발언록이 대동소이하냐는 질문에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은 “100% 일치하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답하면서도 야당의 초안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옹호했고 발언 시간도 야당에 비해 짧았다. 김제식 의원은 “삼권분립의 취지는 3부의 권력이 (서로) 견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거부권 행사는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명연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하냐 아니냐를 갖고 얼마든지 논쟁할 수 있지만 위헌적 발상이나 헌법 유린, 국회 무시라고 얘기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고 했다”며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이 실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으나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 실장을 상대로 “검찰 발표를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 오죽하면 특별수사팀을 특검해야 한다고 국민이 말하겠나”라며 이 실장의 소회를 물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이) 피의자 신분도 아니지 않은가”라면서 “결산을 하려고 운영위를 소집한 제가 위원장으로서 그런 질문을 비서실장에게 물을 이유가 없다”고 발언을 차단했다. ●劉 “7일 운영위 열 것”… 친박 데드라인 무시 유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7일 예정된 운영위 회의와 관련, “그대로 해야지”라고 밝혔다. 친박계가 정한 데드라인(6일)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청와대 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이 사용한 특수활동비가 275억 542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거부권 정국’ 끝내고 민생정치 복원해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거부권 정국’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으로 새누리당 내부의 분열과 대립 양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오는 6일 국회법 개정안 재부의 처리 이후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이재오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사퇴 불가론으로 맞서 내홍이 격화되는 조짐이다. 어제 열린 최고위원중진회의에 친박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에는 유 원내대표가 참석하지 않았다. 아직도 국정 운영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맞서 ‘보이콧’을 선언한 야당이 어제 국회로 복귀하면서 파행 일주일 만에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60여개나 되는 민생 법안 처리와 추경예산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의견 차가 여전하다. 온라인을 통해 소액투자를 허용한 크라우드 펀딩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나 하도급 거래의 보호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하도급거래공정화법’ 등은 이미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지만 국회법 개정안 재부의 표결 과정에서 여당이 집단 퇴장할 경우 국회 자체가 다시 파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추경예산안 편성 역시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가 제출한 15조원 안팎의 추경예산안을 놓고 당정 간 심의가 시작됐지만 야당은 10조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20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 통과를 희망하고 있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이르면 7월 말이나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야당은 국회법 개정안이 재부의를 통해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시행령 범위까지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행령 범위까지 법률에서 구체화할 경우 모법(母法)을 뛰어넘는 시행령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지만 행정부 권한의 침해 소지가 적지 않아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들은 거부권 정국이 하루빨리 해소되고 집권당 내부의 분열과 당·청 관계가 복원돼 국정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거부권 정국에서 여야는 물론 당·청, 집권당 내부의 계파 갈등 등 다면 충돌로 지속되면 피해 보는 쪽은 결국 힘없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많은 국민들 눈에는 친박이 집권당 내부의 권력을 잡든, 비박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든 민생과 전혀 동떨어진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국민들을 불안케 했던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치가 다시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된다. 추경예산 역시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를 우려해 긴급하게 편성하는 만큼 예산 규모나 세세한 쓰임새도 중요하지만 적시에 투입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국민들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면서 가급적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 한다.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은 국민적 여론을 감안해 상식선에서 하루빨리 끝내기를 기대한다.
  • [구본영 칼럼] 모두가 지는 ‘거부권 정국’ 속히 끝내야

    [구본영 칼럼] 모두가 지는 ‘거부권 정국’ 속히 끝내야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여름의 ‘연평해전’을 영화로 봤다. 북한 경비정의 기습 포격으로 시작된, 31분간의 교전 신에서 자꾸 눈물이 났다. 처절하게 피 흘리며 응전하다 승조원 여섯 명이 희생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괴감 탓인지도 모르겠다. 당시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영결식에 앞서 월드컵 폐막식을 보러 도쿄로 떠나고, 금강산 관광객들도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당시 참수리 357호는 적선이 우리 해역을 침범하더라도 선제 포격을 하지 말고 ‘밀어내기 기동’만 하라는 교전수칙을 하달받았단다. 그래야 남북 화해 무드를 깨지 않는다는 정치적 오산에 이름 없는 민초였던 수병들의 생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연평해전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요즘 민생과 동떨어진 명분 다툼에 올인하는 한국 정치의 고질이 되살아난 건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국정은 마비 상태다.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 퇴출을 놓고 ‘밀당’이 한창이다. 야당은 그제까지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가뜩이나 여당의 친박·비박이 부딪치고, 야당의 친노·비노가 드잡이를 하던 터였다. 이제 청와대와 여야의 3각 갈등이 폭발하면서 조선시대 4색 당쟁을 다시 보는 느낌이다. 당파 싸움의 주된 특징이 뭔가. 국상을 맞아 왕이 상복을 입는 기간을 놓고 벌인 ‘예송 논쟁’처럼 민초들의 삶과 유리된 공리공담을 다퉜다는 점이다. 입법부에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 요구권을 준 국회법 개정안이 촉발한 ‘거부권 정국’이 그런 양상을 띠고 있다. 애당초 공무원연금법에 국회법 개정안이란 혹을 단 게 잘못 끼운 첫 단추였다. 국회가 법을 만들면 변화무쌍한 민생 현장의 수요에 맞춰 시행령을 만드는 건 정부의 몫이다. 시행령이 모법에 어긋나는지는 사법부가 가리고, 정부의 자의성이 의심되면 국회는 모법을 고치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여야가 이런 삼권분립 정신을 거스르는 국회법을 합작해 낸 형국이다. 공무원연금 협상에는 소극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위헌 소지가 큰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은 이면에 국정 발목 잡기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는 별개로 치자.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전략에 동조한 건 실책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뒤늦게 개정안에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김무성 대표의 말처럼 “똑똑하지만 까칠한” 그답지 않게 스타일을 구긴 꼴이다. 강제성이 없다면 괜히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도 없었고, 강제성이 있다면 위헌이란 얘기가 아닌가. “여당 원내 사령탑이 ‘자기 정치’에는 열심이면서 민생 현안 처리엔 소극적”이라는, 박 대통령의 비판을 자초한 배경이다. 어떻게 발단이 됐든 거부권 정국이 오래 이어져선 안 된다. 지금이 어느 땐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기다. 어찌 보면 요즘 청년들도 저 참수리호 갑판에서 사투를 벌이던 박동혁 상병이나 한상국 하사에 버금갈 만큼 절박한 처지다. ‘청년실신’(졸업 후 실업자·신용불량자가 된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90%가 논다)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더욱이 지금 온 국민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고 서민 경제에도 큰 주름이 잡혔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민생과 무관한 권력 투쟁을 벌인다면? 여·야·청(靑) 모두를 루저로 만들고, 종국엔 국민을 최대 피해자로 만드는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청년 일자리나 노인 복지 등 실질적 정책을 놓고 싸워야 진정한 승자가 가려진다. 박 대통령이 진작에 여당 지도부와 머리를 맞대며 소통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겠는가. 유승민을 찍어 낸다고 정국이 말끔히 정리될 리도 없다. 성공한 정부로 기억되려면 지시보다 대면 설득으로 공감대를 이루도록 대통령의 리더십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정 마비의 또 다른 원인 제공자인 새정치연합도 “만년 야당처럼 행동한다”(대니얼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특파원)는 제3자의 고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가 꼬집은 건 대안 없이 국정의 발목만 잡는 야당의 구태였다. 경제활성화법들을 가짜 민생법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본격적 토론과 심의는 차일피일 미루는 게 딱 그런 증상이다. 논설고문
  • 사형제도 놓고 둘로 나뉜 美

    미국 연방대법원이 논란이 된 독극물 사형 과정에서의 마취제 사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관 5대4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데다 일부는 사형제 폐지까지 거론해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당국이 독극물 주사 방식을 통한 사형 집행 때 수술용 마취제인 ‘미다졸람’을 쓰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주 당국은 사형수의 몸에 마취제를 투여한 뒤 신체를 마비시키는 약물을 주입하고 마지막에 심장을 멈추게 하는 약물을 넣어 사형을 집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미다졸람의 약효가 강력하지 않아 사형 집행 때 고통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오클라호마주에서 사형수 3명이 미다졸람 사용 금지를 요청했으나 대법원이 이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결정은 보수와 진보 대법관 엇갈린 의견을 내면서 간신히 마무리됐다. 다수 의견을 주도한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청구인들은 미다졸람이 일으키는 심각한 위험의 정도가 실질적이었는가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반면 소수 의견을 낸 소니아 소토마이어 대법관은 “불합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티븐 브레이어·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은 사형제도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과거 3명의 대법관이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현재의 대법관 진용에서 폐지 주장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브레이어 대법관은 “사형제도 자체가 헌법에 합치되는지에 대한 논쟁을 시작할 시점”이라며 “사형제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976년 사형제 부활과 연계된 사법적 보호장치가 실패했다”며 “최근 수십년간 100명이 넘는 사형수들이 무죄로 석방됐고 일부 무고한 사람들은 억울하게 사형에 처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사형제도가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을 금지한 수정헌법 8조에 위배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브레이어 대법관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미 대법원은 1972년 사형제도를 폐지했다가 1976년 부활시켰으며 현재 32개 주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사형제 폐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다 미 대법원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사형제 존폐를 둘러싸고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주요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 등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이 추진돼 찬반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진영 의원은 특정 지역·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와 별도로 새정치민주연합도 같은 취지의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혐오표현은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 가능하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종북’ 등 혐오표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싸움과 사회적 분열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입법화를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을 들어봤다. [贊] “사회적 분열 막기 위해 입법 필요” 박지웅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 독자들도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폄하발언이 어떤 자리에서건 한번씩은 오가는 것을 체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지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다. ‘빨갱이’, ‘종북’ 역시 마찬가지다. 약간의 진보적인 사회 방향에 대한 의사를 내비치면 ‘빨갱이’, ‘종북’이라고 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분단 60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의 한 단면이다. 우리 사회의 언어표현 중 숨 막히게 하는 두 가지 표현이 있다면 ‘종북’과 ‘지역감정’이다. 특정 정치·사회적 행위에 대해 종북이라 낙인찍으면 합리적인 논의는 끝나고 감정싸움만 남는다. 지역색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지역 폄하 발언, 분단사회의 감정을 악화하는 종북 발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베(일간베스트의 줄임말) 등에서의 혐오표현들이 일반인에게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이 심히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선거에서의 특정지역에 대한 폄하발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은 새누리당 진영 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필자는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한다. 우선 ‘종북’ 또는 ‘지역감정조장’의 표현행위가 갖는 차별적 언행 내지는 혐오표현을 통해 얻고자 하는 사회적 분열의 해악은 심히 크다.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 헌법 제21조 4항에서는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다. 표현행위가 한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넘어, 사회 공동체의 통합적 질서를 해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표현행위보다 중요한 민주주의·공화주의적 사회질서를 지켜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국가들이 ‘혐오표현’이 인종·민족·국가적 갈등과 세계대전 참사의 주범이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나아가 공직선거에서의 종북·지역감정 발언은 선거구민 유권자의 눈을 가린다. 지역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괜찮은 공직후보자 역시 종북이나 지역감정의 논쟁 프레임에 갇혀버리면 선출기회를 박탈당한다. 이러한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이 현행법상으로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이미 사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한 혐오표현에 대해서는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법은 정치인이나 공적 관심사에 대한 비판행위를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함께 처벌하고 있어서 문제다. 새로운 입법은 혐오표현으로서 해악이 큼에도 특정 대상을 지목하지 않아 처벌을 회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 제재를 받지 않아 온 혐오 표현행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미진했던 논의를 진전시키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에 대한 형벌을 두고 있지만 이번 입법으로 실제로는 처벌되지 않을 표현임에도 과거의 선례들에 따라 시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또 표현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혐오표현의 대상과 범위의 문제 역시 분명하게 규정돼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혐오표현인가 명확히 규율하지 않으면 법률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 논쟁에 휩싸이게 된다. 온갖 트라우마로 뒤덮인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발언들이 이제 힘을 잃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가장 좋은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이와 같은 표현행위가 힘을 잃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느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회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결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역분열·이념대립이란 사회적 질병에 필요한 것은 상처를 아물게 할 연고이지, 상처를 덧나게 할 손톱은 아닌 것이다. [反] “표현자유 침해 소지… 처벌 무리”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다음에 설명할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조건들이 선결되지 않는 한 폐기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자유권규약의 유권해석기관인 유엔자유권위원회는 2011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제34호를 통해 명예훼손 규제 등에 대해서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적용되어서는 아니 되며 형사처벌은 특히 그러하다”고 밝혔다.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란 바로 견해와 감정의 표현을 말한다.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편 유엔자유권규약의 제20조는 ‘인종, 국적, 종교에 따른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이하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감정이나 견해의 표명에 대한 민형사적 규제는 지양되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규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기 이전에 첫 번째로 모욕죄부터 폐지돼야 한다. 우리나라 모욕죄는 검찰이 기소에 개입해 최고 징역 1년까지 부과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제도다. 이는 감정표현에 대한 형벌규제에 해당되며 앞서 언급한 유엔자유권위원회의 일반논평 34호를 정면으로 위반한다. 모욕죄는 타인에게 분노할 자유를 파괴한다. 둘째, 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 자유권규약 20조를 아무리 적극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해서만 형사벌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무관한 지역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면 일반논평 34호를 위반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역사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차별발언이 차별행위로 이어질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이 있는 표현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인종차별선동발언 외의 감정표현에 대한 규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감정표명에 대한 민형사 규제 모두에 반대하는 일반논평 34호를 감안하면 혐오를 드러내는 모든 표현을 비형사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유엔자유권규약이 특별히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한 규제를 요구한 이유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이 인종학살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발언은 실제 차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장애인 학생을 계속적으로 장애를 사유로 놀린다면 장애인 학생에 대한 차별행위로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참고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이미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고 우리는 이를 디딤돌로 ‘차별표현의 차별행위로의 전환가능성’ 이론을 따라 규제 대상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 넷째, 차별금지법을 동시에 또는 먼저 제정해야 한다. 차별행위 자체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 못하면서 차별표현을 금지한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절도를 금지한 후에야 ‘절도를 선동하는 발언이 절도라는 불법적인 해악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아 규제한다’는 논리가 세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치적 신념에 따른 차별 또는 지역출신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 자체가 없다. 최근에 호남인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알려졌었지만 아무런 법적 제재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호남인을 채용하지 말라’는 말부터 제재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 [송혜민의 월드why] 건강한 20대女의 안락사, 의사는 왜 OK 했을까

    [송혜민의 월드why] 건강한 20대女의 안락사, 의사는 왜 OK 했을까

    이제 막 인생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 ‘건강한’ 20대 여성이 안락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로라 라는 이름의 24세 벨기에 여성은 어렸을 때부터 “삶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생(生)을 거부해왔고, 벨기에 의료진은 안락사의 방식으로 그녀의 뜻을 이룰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안락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뿐만 아니라 허용하는 국가 안에서도 여전히 논쟁거리지만, 로라의 안락사 허용 사안이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신체에 특별한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가가 내려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미 유럽의 몇몇 국가들이 적극적인 안락사를 허용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도덕적 논란은 여전하다.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병에 걸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때마다 안락사는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돼 왔고, 이러한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에도 안락사 논쟁은 존재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의학자이자 현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나는 누구에게도 독약을 주지 않을 것이며 요청을 받더라도 그런 계획을 제안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철학자들은 태생적으로 건강하지 않거나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사람은 치료하지 않는 것이 옳으며(플라톤), 삶에서 고통이나 쾌락을 느낄 수 없는 상태라면 살해되는 것이 생존하는 것보다 선하다(아리스토텔레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안락사 논쟁이 시작된 것은 기독교의 전파 이후다. 인간의 모든 생명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는 이유로 인간이 자신의 죽음 또는 타인의 죽음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하지만 14~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는 이를 허용하자는 움직임도 적극적이었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유토피아’를 쓴 인문주의자인 토마스 모어는 “중환자 스스로 고통없는 자살을 선택할 수 있거나 성직자의 승인을 얻어 환자의 생명을 강제로 끊을 수 있는 사회”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안락사를 지지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태국 등이다. 미국은 일부 주에서만 가능하고 프랑스에서는 현재 이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안락사를 합법화 한 나라는 네덜란드(2002년)다. 네덜란드는 ▲불치병 환자 ▲환자가 이성적으로 안락사에 동의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한 상태 등의 조건에 부합될 때 합법적으로 안락사를 허가한다. 이중 프랑스는 최근 ‘죽을 권리’를 두고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국가다. 7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뱅상 랑베르(39)에 대해 아내와 의사는 “랑베르의 상태에 호전의 기미가 없다”며 소극적 안락사(연명치료 중단)를 요청했고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퇴원한 랑베르의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어머니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 반응하는 듯 보였다. 결국 그가 식물인간이 아닌 여전히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그의 부모는 아들의 안락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전역에서는 ‘죽을 권리’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상황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찬성) vs 프란치스코 교황(반대) 영국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안락사를 지지하는 유명인사다. 그는 최근 B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끔찍한 고통을 겪는 사람을 무작정 살려두는 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주변에 짐만 된다는 생각이 들면 조력자살(의사 혹은 타인이 약물처방 등으로 소생 불가능한 환자의 자살을 돕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물이 고통받는 것은 그냥 두고 보지 않으면서 사람이 아파할 때 내버려 두는 건 이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안락사를 반대하는 대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안락사를 두고 “잘못된 동정심”이라고 표현하면서 “의사들은 생명의 존엄함을 존중해야 한다. 생명으로 장난치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대에서든 현대에서든 ‘살인’이라는 말의 뜻은 똑같다. 존엄사는 병자와 노약자들을 사회의 하수구처럼 바라보는 것으로, 저 멀리 내쳐야 할 현대 문화의 나쁜 증상”이라고 비판했다. 전 세계에서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이러한 찬반 논쟁은 수치로도 대변된다. 2013년 3월 캐나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캐나다인의 63%가 의사의 조력자살을, 55%가 안락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는 2013년 한 해 동안 4829명이 의사의 도움으로 생을 끝내는 방법을 택했다. 네덜란드인 사망 '28건 당 1건 꼴'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벨기에는 2013년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안락사 비중이 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뿐만 아니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암묵적 허용, 소극적 안락사 허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안락사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반면 여전히 반대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안락사와 다른 한국의 존엄사법 지난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의식이 없거나 생존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 의료행위로 연명치료를 하는 것에 대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3.9%만 찬성했다. 조사대상 88.9%는 성별, 거주지나 재산, 결혼상태, 교육수준 등을 가리지 않고 연명치료에 반대했다. 연명치료에 반대한다는 것을 안락사를 찬성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국내에는 일명 ‘존엄사법’이 논의 중인데, 존엄사와 안락사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소극적 안락사’로도 불리는 존엄사는 환자에게 영양 공급을 중단하거나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는 등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적극적 안락사는 전문가가 직접 약물 등을 투여해 곧바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소극적 안락사, 즉 존엄사를 인정한 사례를 가지고 있긴 하나 이것이 법으로 제정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과 죽음을 직접 선택하고 ‘죽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행동과 이를 돕는 행위는 자살‧살인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안락사‧존엄사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 스스로 선택하는 존귀한 죽음 등 생의 마지막과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질문 하나. 당신 자신을 소개해 보자. 질문 둘. ‘닭, 소, 풀’ 중 서로 가장 관련 있는 두 개를 고른다면 당신은 무엇을 고르겠는가?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생각 차이가 어떻게, 왜 다른지를 기술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교육, 사회, 경제, 생활, 의학, 언어습관 등을 해부하는 비교문화 연구서로 두 문화권에서 발생한 철학의 내용이 어떻게 세계를 다르게 인식하게 했는가를 탐구한다. 그 탐구 과정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증명 과정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인간 사고는 사회화 방식에 의해 영향받는다는 것이다. 위의 두 질문은 그 실험 중 하나다. 첫 번째 질문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자기개념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동양의 사회와 서양의 개인이다. 이 실험 결과 많은 동양인은 가족관계나 사회적 맥락 속의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가족이 어떻다’ 등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서양인은 주로 ‘나는 친절하다, 근면하다, 캠핑을 자주 한다’ 등 자신과 관련된 속성과 행동을 서술했다. 이 밖의 다른 여러 실험들도 동양에서는 사회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개인과 자기 자신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 질문은 관계와 범주 중에 더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이 질문에 많은 동양인은 ‘소와 풀’을 하나로 묶었다. 그 이유는 ‘소가 풀을 먹기 때문’이라는 관계에 주목한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많은 동양인들은 전체와 그 안의 사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개체 간의 유사성에 더 집중한다. 반면에 서양인은 ‘닭과 소’를 하나로 묶었는데 그 이유는 닭과 소가 ‘동물’이라는 같은 범주에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범주화에 민감한 서양인들은 어떤 사물을 구조로 나누어서 질서 있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일련의 규칙이 있는 시스템에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보다 더 적응을 잘하며 범주를 이용한 귀납적 추리를 잘 수행한다.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의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리처드 니스벳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차이 나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라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서로 다른 생태 환경이 경제적인 차이를 가져왔고, 경제적인 차이는 사회 구조와 규범, 육아방식을 결정했다. 서로 다른 관심의 방식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다른 이해와 사고과정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중국에서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중시해 행복이란 화목한 인간관계를 맺고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여겼다.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해 행복이란 자신의 자질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것으로 보았다.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 또한 고대 중국의 관점은 사물의 관계를 중시해 인간과 자연의 융합(도교), 인간들 사이의 화목(유교), 불교 철학의 융합으로 조화를 강조했다. 우주 또한 개별적인 사물들의 조합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거대한 물질로 보았다. 그에 비해 고대 그리스에서는 사물의 본질을 중시했고 인간보다는 자연계에 더 큰 관심을 가져 사물의 속성을 분석, 범주화하고 규칙에 근거해 사물의 특징과 행위의 원인을 설명하려고 했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보는 직선적 사고와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것이다.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도 고대 중국에서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하는 개념을 갖지 못하고 우주나 사물을 전체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한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해 개체를 범주화하고 공통의 규칙을 부여하는 사고가 발달했다. 그러한 점은 과학발달과 논리학의 발달로 이어졌다. 동양인들은 형식과 내용을 따로 떼어 놓지 않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인들이 형식논리에 얽매여 범하는 실수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또한 서양인들이 어떤 결과에 대해 한 가지 원인만 생각하는 경향에 비해 동양인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하는 능력도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앞선다. 서양인들이 유리한 점은 형식논리에 익숙해 모순을 더 잘 찾아내고 개인주의적이고 자기표현이 강해 논쟁과 수사학에서 뛰어나다는 것이다. 너무 복잡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하는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 가지 요인만을 주시하는 편이다. 그러한 점은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혁신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 이러한 점은 현대에 오면서 동양은 종합적 사고가 발달하고 서양은 분석적 사고가 발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의술만 보더라도 19세기 전까지 동양에서 해부라는 개념은 생소했다. 건강은 몸 안 기들의 균형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수술 개입은 최소화했다. 서양에서 해부학이 발달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신체부위를 찾아내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종교에서도 동양은 함께, 모두를 지향하고 타 종교에 대해 관대하고 서로의 교리를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서양은 옳고 그름의 구조를 지니며 유일신 사상이다. 이 책에서 기술된 동양과 서양의 사유방식 차이는 상호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것은 아니며, 어느 쪽이 더 우세한 생각을 한다고 주장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문화적 차이나 다른 사고방식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다. 동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고 서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는 동양인처럼 행동하고 어떤 경우에는 서양인처럼 행동한다. 마치 요리의 재료들이 각각의 속성은 그대로 지니면서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두 문화는 섞여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은 생물학적 기질 차이에 따라 달리 수용될 수도 있다. 더구나 현대처럼 타 문화와 소통이 활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는 동서양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각의 기원이 다름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왔고, 그 영향 아래 우리 삶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내재해 있는 사고방식과 심리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은 나와 다른 사고를 이해하는 데 나침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더욱 온전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를 시청하는 것도 생각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좀 더 인간 사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스티븐 핑거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추천한다. 동서양의 구분이 아니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진화의 부산물이자 인간 사회의 필수 요소인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풀어내고 있다. 뇌의 활동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내 생각의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당신의 의식과 영혼, 세포의 화학 작용일 뿐

    당신의 의식과 영혼, 세포의 화학 작용일 뿐

    놀라운 가설/프랜시스 크릭 지음/김동광 옮김/궁리/500쪽/2만 3000원 “당신의 즐거움, 슬픔, 소중한 기억, 야망, 자존감, 자유의지 이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신경세포의 거대한 집합 또는 그와 연관된 분자들의 작용에 불과하다.” 인간의 정신 활동과 뇌의 작동 원리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크릭의 환상을 깨는 대담한 주장은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철학이나 종교의 영역에 머물렀던 의식과 정신, 영혼의 문제가 실험을 통한 과학적 접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놀라운 가설’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공로로 제임스 왓슨과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이 1994년 출간한 책으로 철저한 과학적 입장에서 정신과 의식의 문제를 다룬다. 노벨상 수상 이후 생명에 대한 탐구를 이어 가며 분자생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크릭은 생명에 대한 마지막 주제로 당시로선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던 의식을 선택한다. 인간의 정신활동 중에서도 가장 고등한 정신 활동인 의식이 결국은 신경 집합체인 뉴런들의 물리화학적 활동과 다름없다는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책은 뇌에 관한 크릭의 접근 방식을 담고 있는 ‘놀라운 가설’에 대한 대담한 주장으로 시작된다. 의식의 일반적 성격을 개괄적으로 살핀 뒤 ‘시각을 통한 인식’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중심으로 의식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 주제가 실험적인 공략이라는 접근 방법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크릭은 설명한다. 그는 우선 ‘본다’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박한 통념이 대부분 잘못돼 있음을 지적한 뒤 시각 지각과 연관된 뉴런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실험들을 소개한다. 크릭의 가설이 유효한지,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도 논쟁의 여지가 크지만 생명에 대한 물리적 접근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美정부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중국 때문 아니다”

    美정부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중국 때문 아니다”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美정부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중국 때문 아니다” 미국 정부가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담당 차관보가 다시 밝혔다. 로즈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책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 주최로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9일 로즈 차관보는 한미연구소(ICAS) 주최 토론회에서 “비록 우리가 한반도에 사드 포대의 영구 주둔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사드 포대의 한반도 내 영구 주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로즈 차관보는 “한반도에 대한 잠재적인 사드 배치 결정을 고려하고 있지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했는지에 대해 그는 “사드의 영구 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협의는 없었다”면서 “우리(미국 정부)는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로즈 차관보는 사드를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무기들이 “러시아를 겨냥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의 전략 미사일들)를 막을 만한 능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토론회에서도 그는 사드가 “러시아나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로즈 차관보에 뒤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브라이언 매키언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 역시 미국의 MD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억지력을 겨냥하지 않았다”며 “북한이나 이란의 제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기체계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사드 배치 여부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서도 매키언 수석부차관은 “중국 때문이 아니고 배치된 우리 부대(주한미군)를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들은 한반도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에 대해 정부 관리들보다 두드러지게 불만을 표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대표는 사드 문제에 “중국이 만약 침묵하고 있었다면 한국 정부가 (배치 찬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낸 입장에 대해 “공개적인 압력”이었다고 비판하며 “중국이 사실상 (사드 문제에 대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을 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 겸 아시아담당 선임부소장도 “사드 문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 중국이 북한 문제를 도울 것이라는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중국이 한국이나 북한에 대해 지난 4년간 뭘 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해야 하고, 한국과의 정상회담 말고는 없다는 게 그에 대한 대답”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자세가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녕, 명왕성과 카론”...태양계 끝자락 모습 드러내는 ‘저승’

    “안녕, 명왕성과 카론”...태양계 끝자락 모습 드러내는 ‘저승’

    멀고 먼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저승'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명왕성과 카론의 사진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2006년 발사이후 무려 47억km를 날아가 현재 명왕성에 2500만km까지 접근한 뉴호라이즌스호는 이제 명왕성의 전체적인 윤곽이 보이는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촬영된 탐사선의 '작품'을 정리한 것으로 명왕성과 카론의 지형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것이 특징. NASA에 따르면 뉴호라이즌스는 다음달 14일 명왕성에 1만 2500㎞까지 접근해 연구에 충분한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은 ‘134340 플루토’(134340 Pluto)라 불리며 행성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명왕성은 특이하게도 총 5개의 달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름은 카론(Charon), 케르베로스(Kerberos), 스틱스(Styx), 닉스(Nix), 히드라(Hydra)로 모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과 관련이 있다. 이중 명왕성의 ‘물귀신’이 된 위성이 바로 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뱃사공 카론이다. 애초 명왕성의 위성이라고 생각됐던 카론이 서로 맞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 그 이유는 이렇다.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 분류 정의를 변경했는데 크게 3가지 조건이 붙었다.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sphere·球)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카론 등 새로운 천체가 발견돼 명왕성의 지배적인 위치가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럽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통해 명왕성 행성 퇴출을 결정했다. 이에 가장 크게 반발한 것은 역시 미국이다.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한 것은 물론 행성 퇴출 전 이곳에 뉴호라이즌스까지 보냈기 때문이다. 명왕성의 발견자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증조부인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1906-1997)로 특히 그의 유골 일부는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려있기도 하다. 이같은 지구에서의 논쟁과는 별개로 뉴호라이즌스호는 나홀로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탐사선에는 임무와 별 상관없는 비밀품목들이 실려있다. 톰보의 유골 일부는 물론 미국 국기, 우표, 25센트 동전, 이름 43만 4000개가 실린 CD-ROM 등이 그것이다.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뉴호라이즌스는 오는 7월 14일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바로 이곳 ‘저승’에 도착한다. <뉴호라이즌스의 여정> * 2006년 1월 발사 * 2011년 3월 18일/천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4년 8월 1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1시 47분 명왕성 접근 통과(명왕성에서 13,695km 거리, 초속 13.78km)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2시 01분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접근 통과(카론에서 29,473km 거리, 초속 13.87km) * 2016년~2020년/카이퍼 띠 천체들 접근 통과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위기를 다시 태어날 기회로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위기를 다시 태어날 기회로

    문학은 독자들에게 처연히 버림받았다. 올해 상반기 대형서점들의 월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20위 안에 들어간 한국문학 작품은 시건 소설이건 단 한 편도 없었다. 종합베스트셀러 50위로 넓혀서 확인하더라도, 그나마 주류 문단에서 작가 취급도 제대로 못 받는 소설가 김진명씨의 ‘싸드’가 49위에 턱걸이했을 뿐이다. 이렇듯 문학의 위기는 문단 관계자들이 엄살떠는 수준의 수사를 넘어 냉엄한 현실이 됐다. ‘신경숙 표절 사건’은 종언을 고한 문학이 드러누운 관 뚜껑에 대못을 박은 꼴이 됐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정도가 아니라 벼랑 아래로 떨어진 한국문학에 필요한 것은 전면적인 성찰과 자정 노력이다. 표절 논란 초기 신씨를 일방적으로 옹호해 집중포화를 받았던 창비, 문학과지성사와 더불어 3대 문학권력의 하나로 꼽힌 문학동네는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등 5명의 평론가에게 25일 오후 공개적으로 좌담회를 제안했다. 한국작가회의와 문인협회 등도 잇따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우영 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단체, 출판인회의, 법조인 등과 함께 표절과 관련된 내용을 명문화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중”이라면서 “이 가이드라인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이나 표절 여부를 따져가는 심판자의 역할이 아니라 대다수 작가들의 논의와 합의 속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느슨한 형태의 윤리강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5일 정기이사회에서 표절 사태 및 해결 과제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문인협회는 ‘문학표절문제연구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강희근 시인을 소장으로 하는 연구소에서 표절의 장르별 기준을 정하고, 처벌에 관해 심의 의결하며 연구소에서 표절로 확정된 작품은 ‘표절기록부’에 등재해 영구 보관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많은 작가, 평론가 등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접근하는 방식이 자칫 대중의 정서만 좇아가는 ‘포퓰리즘적 대증요법’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근본적인 성찰과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표절 여부는 작가의 의식과 양심에 관한 문제이며 검열이라는 것은 글 쓰는 데 있어 가장 크게 상상력에 지장을 준다”면서 “검증 시스템이나 검증 기관, 이런 검열 장치를 마련한다고 하는 것은 창작활동을 옥죄는 것과 같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발상의 유사성, 표현의 유사성 등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에 표절이다 아니다는 심증만 있을 뿐 표절이라고 합의를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자칫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문학 내적으로 비평적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출판사에서 표절이 거론된 작가들에 대해 엄중하게 처리한다면 표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C(60)씨는 “이미 문학은 밑바닥까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면서 “이번 일에 대한 어정쩡한 봉합이 아닌, 더욱 격렬한 논쟁 등 조정을 거친 뒤에야 어슴푸레하게나마 한국 문학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쏟아지는 여름 뮤지컬, 신작 3편 감상해 보니

    쏟아지는 여름 뮤지컬, 신작 3편 감상해 보니

    뮤지컬 시장이 6월 중순부터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극장 뮤지컬만 10편 가까이 같은 기간에 맞붙으며 뮤지컬 전용 극장은 빈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흥행이 검증된 작품의 재공연뿐 아니라 신작들이 쏟아진다는 점에서 여름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다. 대형 공연기획사들의 진검승부에서 ‘데스노트’와 ‘체스’,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먼저 뚜껑을 열었다. ‘데스노트’ - 괴물 보컬 웨스트엔드 무대를 밟은 홍광호와 그룹 JYJ의 김준수는 ‘데스노트’(씨제스컬쳐)에서 다시 한 번 이름값을 증명해 냈다. 앞서 도쿄 초연에서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넘버는 홍광호의 ‘꿀성대’와 김준수의 금속성 보컬 덕에 한층 드라마틱하게 살아났다. 연극성이 강한 연출에서 두 배우의 연기력도 빛을 발했다. 홍광호는 똑똑한 고교생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손에 넣고 폭주하다 자멸하는 과정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죽음’(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김준수는 기괴한 이미지의 천재 탐정 엘(L)이 맞춤옷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본 만화 ‘데스노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건 현대사회에 팽배한 허무주의, 정의와 선악에 대한 철학적 논쟁, 반전을 거듭하는 두뇌 대결 등의 요소 덕이다. 이 모두를 3시간 이내의 뮤지컬에 담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엘의 추리에는 중간중간 비약이 보였고, 라이토와 엘의 대결도 원작만큼 치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판타지와 로맨스가 넘쳐나는 대형 뮤지컬 시장에 음울함과 냉소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강홍석은 라이토를 이용해 인간 세계를 희롱하는 사신 류크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이 높았다. 라이토를 사랑하는 아이돌 가수 미사 역의 정선아와 미사를 지켜주는 사신 렘 역의 박혜나도 비교적 짧은 분량에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뮤지컬계 최고 디바인 두 배우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문 점은 아쉽다. 일본 공연을 수정 없이 가져온 탓에 일본 만화를 보는 듯 유치한 장면도 몇몇 보인다. 8월 15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체스’ - 낯선 끌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의 작사가 팀 라이스가 만든 ‘체스’(엠뮤지컬아트)는 브로드웨이에서 두 달 만에 막을 내린,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체스 챔피언 프레디와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의 맞대결을 냉전이라는 맥락 속에서 그려낸 ‘체스’는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는 낯설고 독특한 소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런 ‘체스’에 도전한 건 ‘삼총사’ ‘잭 더 리퍼’ 등 외국 뮤지컬에 대중성을 더해 성공시켜 온 왕용범 연출이었다. 뚜껑을 연 ‘체스’는 시각적인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서숙진 디자이너는 체스의 고향인 이탈리아 마로스티카 마을을 옮겨 놓은 무대세트 위에 영상을 투사해 매끄러운 공간 이동을 구현해 냈다. 중세 이탈리아의 성벽은 눈 깜짝할 사이에 체스 세계챔피언십이 열리는 태국 방콕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변신했다. 3m가 넘는 체스의 말을 들고 펼치는 앙상블의 군무도 신선한 광경이다.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들을 사각의 핀 조명 아래 가둬 놓는 연출도 체스라는 소재와 절묘하게 맞물린다. 그러나 첩보물을 방불케 하는 스토리의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건 단조로운 구성이다. 극과 넘버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맞물리지 못하고, 한 장면이 끝나면 넘버가 2절까지 이어지는 뻔한 패턴이 반복된다. 흐름이 예측 가능한 탓에 극이 축축 처진다. 아나톨리가 프레디의 조수 플로렌스와 사랑에 빠지고, 아내와 조국마저 버린 채 미국으로 망명하는 과정도 급작스럽게 전개돼 설득력이 떨어진다. 7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시카고’ - 원조 파워 ‘시카고’(신시컴퍼니)는 국내 공연계의 베스트셀러다. 그만큼 익숙한 작품이지만,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리지널 팀에게는 ‘오리지널’만의 매력이 충분했다.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재즈 선율에 담은 ‘가장 미국적인’ 뮤지컬에서 미국 배우들은 관객들을 브로드웨이를 여행하는 것 같은 환상으로 끌어들인다. 놀라운 유연성을 갖춘 배우들은 다리를 일(一)자로 찢으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길쭉한 팔다리와 탄탄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관능적인 몸짓은 시선을 단번에 붙잡았다. ‘올 댓 재즈’ 같은 명곡을 원어로 듣는 즐거움에 미국식 유머를 다양한 글씨체로 표현한 재기발랄한 자막이 재미를 더한다. 남편을 총으로 쏴 죽이고도 ‘무죄’를 외치는 여죄수들의 뻔뻔함도 배우들의 매력 때문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테라 매클라우드(벨마 켈리 역)와 딜리스 크로만(록시 하트 역)의 기량은 물론 출중했다. 그러나 섹시함과 뻔뻔함, 처연함을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100% 표현하지는 못한 듯한 느낌이었다. 한국의 벨마와 록시인 최정원과 아이비의 기량이 결코 떨어지지 않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8월 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美정부 “우리 입장엔 변화가 없다”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美정부 “우리 입장엔 변화가 없다”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한반도 사드배치 고려, 美정부 “우리 입장엔 변화가 없다” 미국 정부가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담당 차관보가 다시 밝혔다. 로즈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책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 주최로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9일 로즈 차관보는 한미연구소(ICAS) 주최 토론회에서 “비록 우리가 한반도에 사드 포대의 영구 주둔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사드 포대의 한반도 내 영구 주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로즈 차관보는 “한반도에 대한 잠재적인 사드 배치 결정을 고려하고 있지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했는지에 대해 그는 “사드의 영구 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협의는 없었다”면서 “우리(미국 정부)는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로즈 차관보는 사드를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무기들이 “러시아를 겨냥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의 전략 미사일들)를 막을 만한 능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토론회에서도 그는 사드가 “러시아나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로즈 차관보에 뒤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브라이언 매키언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 역시 미국의 MD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억지력을 겨냥하지 않았다”며 “북한이나 이란의 제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기체계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사드 배치 여부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서도 매키언 수석부차관은 “중국 때문이 아니고 배치된 우리 부대(주한미군)를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들은 한반도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에 대해 정부 관리들보다 두드러지게 불만을 표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대표는 사드 문제에 “중국이 만약 침묵하고 있었다면 한국 정부가 (배치 찬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낸 입장에 대해 “공개적인 압력”이었다고 비판하며 “중국이 사실상 (사드 문제에 대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을 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 겸 아시아담당 선임부소장도 “사드 문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 중국이 북한 문제를 도울 것이라는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중국이 한국이나 북한에 대해 지난 4년간 뭘 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해야 하고, 한국과의 정상회담 말고는 없다는 게 그에 대한 대답”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자세가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 “당선 뒤 배신의 정치, 국민이 심판해야”… 국회에 직격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가 자구를 수정한 중재안을 내놓은 직후부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굳힌 듯 보인다. “위헌 논란이 있는 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게 25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결정은 근본적으로는 ‘위헌 논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임기의 절반을 남겨둔 대통령의 권능에 대한 문제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에는 “개정안이 실행되면 남은 임기 동안 정부의 정책 추진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이 결정은 ‘원칙’을 지키면서 국정 장악력에서도 손실을 보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국정 장악력 측면에서 박 대통령은 도리어 더욱 적극적인 선택을 했다. 국회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면 이를 국정에 ‘생산적’으로 활용하려 한 듯 보인다.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에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의 심각하고도 강력하며 구체적인 표현을 동원한 배경으로 여겨진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부 발언에서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 크기가 평소보다 세 배 정도는 커진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국무위원들도 예상 밖으로 계속 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대정치권 발언만 12분으로 4100여자 분량이었다. 박 대통령은 1차적으로 국회의 책임 방기를 부각시켰다. “기가 막힌 사유들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을 열거하는 것이 어느덧 국무회의의 주요 의제가 돼 버린 현실 정치가 난감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출한 일자리·경제살리기 법안이 3년째 국회에 발이 묶인 현실을 거론하며 “내년 총선까지도 통과시켜 주지 않고 가짜 민생법안이라는 껍질을 씌워 끌고 갈 것인지 묻고 싶다. 한번 경제법안을 살려본 후에 그런 비판을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연계처리 행태’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인 것들부터 서둘러 해결되는 것을 보고 비통한 마음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민생법안도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서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또다시 통제하려 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회가 행정입법의 수정 변경을 강제할 수 있느냐는 논란을 국회 스스로 깔끔하게 해소하지 못한 약점을 파고들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여야가 합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당·청 관계, 여야 관계 등 정치권 전반, 전방위적 영역에서 질서의 재편을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런 만큼 그 파장에 대한 예단도 섣불리 내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후 빚어질 혼돈을 감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계 끝자락 서서히 모습 드러내는 ‘저승’

    [아하! 우주] 태양계 끝자락 서서히 모습 드러내는 ‘저승’

    멀고 먼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저승'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명왕성과 카론의 사진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2006년 발사이후 무려 47억km를 날아가 현재 명왕성에 2500만km까지 접근한 뉴호라이즌스호는 이제 명왕성의 전체적인 윤곽이 보이는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촬영된 탐사선의 '작품'을 정리한 것으로 명왕성과 카론의 지형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것이 특징. NASA에 따르면 뉴호라이즌스는 다음달 14일 명왕성에 1만 2500㎞까지 접근해 연구에 충분한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은 ‘134340 플루토’(134340 Pluto)라 불리며 행성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명왕성은 특이하게도 총 5개의 달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름은 카론(Charon), 케르베로스(Kerberos), 스틱스(Styx), 닉스(Nix), 히드라(Hydra)로 모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과 관련이 있다. 이중 명왕성의 ‘물귀신’이 된 위성이 바로 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뱃사공 카론이다. 애초 명왕성의 위성이라고 생각됐던 카론이 서로 맞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 그 이유는 이렇다.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 분류 정의를 변경했는데 크게 3가지 조건이 붙었다.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sphere·球)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카론 등 새로운 천체가 발견돼 명왕성의 지배적인 위치가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럽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통해 명왕성 행성 퇴출을 결정했다. 이에 가장 크게 반발한 것은 역시 미국이다.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한 것은 물론 행성 퇴출 전 이곳에 뉴호라이즌스까지 보냈기 때문이다. 명왕성의 발견자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증조부인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1906-1997)로 특히 그의 유골 일부는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려있기도 하다. 이같은 지구에서의 논쟁과는 별개로 뉴호라이즌스호는 나홀로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탐사선에는 임무와 별 상관없는 비밀품목들이 실려있다. 톰보의 유골 일부는 물론 미국 국기, 우표, 25센트 동전, 이름 43만 4000개가 실린 CD-ROM 등이 그것이다.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뉴호라이즌스는 오는 7월 14일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바로 이곳 ‘저승’에 도착한다. <뉴호라이즌스의 여정> * 2006년 1월 발사 * 2011년 3월 18일/천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4년 8월 1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1시 47분 명왕성 접근 통과(명왕성에서 13,695km 거리, 초속 13.78km)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2시 01분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접근 통과(카론에서 29,473km 거리, 초속 13.87km) * 2016년~2020년/카이퍼 띠 천체들 접근 통과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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