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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이웃집 개, 당신의 표정과 감정까지 다 읽는다

    연구-이웃집 개, 당신의 표정과 감정까지 다 읽는다

    개가 처음 본 사람의 감정까지 읽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링컨대와 브라질 상파울루대 공동 연구팀은 개는 감정을 인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갯과 동물과 달리 이런 능력으로 사람의 감정도 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개만이 유일하게 사람처럼 다른 동물 종의 감정을 인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여긴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밀스 링컨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려견 17마리를 대상으로, 스크린을 통해 다른 개의 얼굴 사진을 2장씩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한 사진은 장난기 어린 웃는 모습이며 나머지 사진은 화가 난 모습이었다. 이때 개 한 마리가 짖는 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줘 실험에 참여한 개들이 소리를 듣고 이 중 하나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개들은 행복하고 신이 난 듯 짖는 소리를 들었을 때 행복해 보이는 얼굴 사진 쪽에 더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땐 화가 난 얼굴에 주목했다. 하지만 짖는 소리가 그런 두 가지 성향이 아니었을 때는 각 사진을 같은 시간 동안 바라봤다. “이는 개들이 사진 속 개의 감정을 평가하기 위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을 결합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밀스 교수는 설명했다. 또 사람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사람 목소리를 들려주는 실험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단 사람 얼굴에 대한 관심은 개였을 때보다 덜 했다. 이전 연구에서 개들은 슬퍼하는 사람 중에서 행복한 사람의 얼굴을 구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결과가 단순히 본 것에 관한 이해 없이 두 사진 가운데 구분하도록 훈련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반려견들은 실험 전에 사진 속 개나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험 동안에 어떤 훈련도 받지 않았다. 밀스 교수는 “개가 사람의 감정을 인지할 수 있는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많은 개 주인은 자신의 개가 사람 가족의 감정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말을 해왔다”면서 “그렇지만 화난 목소리에 적절히 대응하도록 배우는 것과 이와 달리 감정적인 흥분을 보이는 것에 어울리도록 여러 다른 단서를 인지하는 것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개가 진정으로 사람과 다른 개의 감정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연구에 참여한 쿤 쿼 링컨대 박사는 “이전 연구들은 개가 표정과 같은 단서에서 인간 감정 간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는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이것이 감정 인식과 같은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연구는 개가 인간과 개의 감정을 일관성 있게 인식하는 것에서 이들이 서로 다른 두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려면 감정 상태에 관한 내부 분류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능력은 지금까지 영장류만 가졌으며 다른 동물 종의 감정까지 인지하는 포용력은 인간만이 가진 것으로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논문에서 개의 감정 인지 능력은 본능이며 수천 년간 길들면서 확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 연구팀은 개가 사람의 얼굴을 봤을 때 사람처럼 ‘왼쪽을 응시하는 경향’(Left gaze bias)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초면일 경우 왼쪽 얼굴(상대방의 오른쪽 얼굴)을 바라보는 습성인데, 사람의 오른쪽 얼굴이 왼쪽 얼굴보다 감정을 더욱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 개는 주인이 하품했을 때 마치 사람 사이에서 하품이 전염되듯 퍼지는 것처럼 하품을 따라 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밝혀졌다. 이는 감정이입의 징후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학술원 생물학 저널’(Royal Society journal Biology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영국 학술원 생물학 저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의회 ‘누리예산’ 스터디 후끈

    서울시의회 ‘누리예산’ 스터디 후끈

    서울시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원이 가입한 연구단체인 ‘서울살림포럼(대표 김선갑 의원)’은 지난 1월 26일 정창수 교수(경희대학교,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의 발제로 한 “예산사업 문제 사례 이해를 통한 사무감사포인트 분석”을 주제로 새해 첫 월례회를 개최했다. 의원회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월례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창수 교수는 ‘지방재정법 개정 주요 사항’과 함께 ‘체납자 관리를 통한 지방세 수입 증대 방안’, ‘재정투융자심사 제도를 통한 타당성 심사의 중요성’,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파탄내는 국고보조사업의 문제점’, ‘민간위탁사업과 민간경상보조사업에 대한 부실한 관리의 개선 필요성’ 등 서울시의 주요 예산분야 포인트를 최신 사례와 연결하여 설명했다. 서울살림포럼은 “월례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지난 정례회 기간 동안의 상임위 활동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의 활동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아쉬움, 그리고 개선방안에 대해 발제자와 함께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정부와 지방교육청 교육감 간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한 논쟁을 다루면서 이에 대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서울살림포럼은 “이날 월례회에는 김선갑 대표와 함께 포럼의 회원 자격을 가진 의원 외에도 예산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진 비회원 의원을 포함하여 22명의 의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살림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선갑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구 제3선거구)은 월례회를 주재하면서 “지난 일년 동안 서울살림포럼의 8차에 걸친 월례회와 세미나를 통해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교육청의 건전재정을 견인해 가는 서울살림포럼을 만들겠다”라고 새해 포부를 밝히면서, “공부하는 의원 모임의 취지에 맞게 앞으로도 예산 및 결산과 관련한 다양한 어젠다와 현안을 중심으로 의원과 전문가간의 토론을 활성화시켜 정책적인 의정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솔로몬의 지혜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솔로몬의 지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는 두 여인에게 아이를 잡아당겨 차지한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서로 당기던 중 한 여인이 포기하자 그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결한 솔로몬의 판결은 너무나 유명하다. 누리과정 예산을 서로 떠넘기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앙정부와 교육감을 보면 아이를 끝까지 잡아당길 뿐 놓으려고 하는 측은 없어 보인다. 훗날 사람들은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오늘의 갈등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감들에 따르면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기재부의 예측과 달리 지방재정교부금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아 발생한 사태이다. 추가 지원이 필요한 금액도 2조원 정도여서 국가 전체 예산 규모나 새해 예산에서 각 지방에 내려 보낸 선심성 예산에 비하면 그리 큰돈도 아니다. 또한 법적으로 중앙정부에게 예산 마련 책임이 있고, 예산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중앙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중앙정부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하여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한 푼도 추가 배정할 수 없다고 하는 중앙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중앙정부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관련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누리과정 예산 마련 책임은 교육청에 있고, 학생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예산은 줄지 않았으므로 여력이 충분하며, 실제로 이월금도 많다. 그리고 무상급식 전면 실시, 수학여행비 보조 등 객관적으로 보아 전혀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다양한 선심성 예산과 교육감 공약 사업 등에 예산을 펑펑 쓰고 있는 상황이므로 교육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싸움을 지켜보노라면 저출산, 인구절벽, 재정위기 등에 대해 걱정하는 참어미가 있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 든다. 잘 아는 것처럼 갈등의 출발은 무상급식 전면시행이다.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자 우리사회의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이 치열해졌다. 그런데 보편적 복지는 근로의욕 저하는 물론 국가재정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던 측이 대선공약으로 영유아교육 전면 무상이라는 또 다른 보편적 복지 공약을 내걸고 정권을 잡았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양측은 자신들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상대방은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힘겨루기와 감정 싸움이라는 잡아당기기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아이의 고통은 그들에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솔로몬은 어찌했을까? 아마도 잡아당기기를 중단시키고 둘다 거짓어미라고 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 누리과정 예산 관련 갈등은 향후 다른 사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해결책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당장 시도해야 할 것은 비공개적 비공식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공개적인 협상자리는 결정된 사항에 사인하는 자리이지 거기에서 협상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 상대에게 줄 것이 있을 때 가능하다. 비공식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의 관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양보하며 상대에게서 얻어낼 것이 반드시 눈에 보일 것이다. 교육감들은 비록 자신의 공약사업이라고 할지라도 아담 스미스가 말한 ‘중립적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불요불급한 것이 아닌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중앙정부 또한 한 푼도 추가로 줄 수 없다는 입장에 한 발 물러나 기존의 복지예산이나 기타 공약 사업 예산에서 줄이려는 노력을 보이는 부분에 상응하는 매칭 펀드 형식으로 혹은 다른 명목으로라도 누리과정의 어린이집 예산의 상당 부분은 당분간 지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마저도 거부하는 측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국민을 우롱하는 집단이며, 장기적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별도로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인도의 경우 총리가 내세운 공약은 모두 곧바로 집행하는 대신 입법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총리가 내세운 공약 등을 바탕으로 집권 5년간의 분야별 국가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국회는 예산과 함께 그 계획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록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하더라도 타당하지 않거나 예산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예산 지원 사업에서 빠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보니 대통령을 비롯한 시도지사와 교육감 등 각 기관의 장이 선거에서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공약을 남발하고, 집권하게 되면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기본적인 예산마저 삭감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그들 나름대로 특히 예산과 관련된 공약의 경우에는 해당 의회를 통과시키도록 하는 등의 검증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당선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게 될 것이고, 당선된 후에는 이를 지켜야 하는 부담 때문에 당선자뿐만 아니라 그 돈을 부담해야 하는 국민들도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과 함께 필요한 것은 무책임하게 무리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출마자를 국민이 걸러낼 수 있도록 국민 스스로를 교육시킬 시민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 담세율, 복지의 범위와 수준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국민대토론회 개최도 필요하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우리가 잘 계획하고 극복해나간다면 미래의 다양하고 더 큰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 과학으로 인정받은 정신의학 200년 투쟁사

    과학으로 인정받은 정신의학 200년 투쟁사

    정신의학의 탄생/하지현 지음/해냄출판사/428쪽/1만 9800원 최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적 증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신과 치료 병력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치료제가 건강을 해친다는 등의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글을 모은 이 책은 광기나 미신으로 치부됐던 정신의학이 과학으로 인정받기까지의 200년 투쟁사를 담고 있다. 책은 정신질환, 심리검사, 수면, 성문제 등 현대 정신의학이 포괄하는 영역을 살펴보는 데서 출발해 과학의 발전과 인권 의식의 성장이 정신의학에 미친 공헌을 돌아본다. ‘소통, 생각의 흐름’, ‘도시 심리학’ 등의 전작에서 사회 문제와 정신의학의 접점을 찾아온 저자는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쟁을 총 6장에 걸쳐 담았다. 식이장애, 사회공포증 등 사회가 급변하면서 부각되는 현상이 치료의 대상인지 변화의 부산물인지, 인간이 타인에 의해 조정당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또 무의식의 발견을 통해 정신치료의 새 장을 연 정신분석학과 전기충격, 약물치료를 통해 뇌의 기능 이상으로 접근한 생물학적 치료와의 대립 등에 대해 살펴본다. 아울러 머리에 쇠 막대기가 꽂히는 사고를 겪은 피해자 게이지 덕분에 전두엽의 기능을 알 수 있었던 사건, 5년 동안 환자들의 뇌 조직 슬라이드를 정리해 치매의 존재를 밝힌 알츠하이머 등 정신의학의 흥미로운 이면을 담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호남권 신당세력 이달중 통합 가능성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하는 천정배 의원을 포함해 야권의 호남 신당 추진 세력들이 이달 안으로 통합을 완료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향 전북 순창에서 씨감자 농사를 지으며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도 여기에 동참하며 현실정치를 재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천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이날 회동을 하고 이달 말까지 호남 신당 추진세력 간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권 소통합에는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 등이 모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천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에 머무는 권노갑, 정대철 전 상임고문 등과 22일 탈당 예정인 박지원 의원과도 만나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세력은 통합을 이룬 뒤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무르며 더민주와 안철수 의원 주축의 국민의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4·13 총선에서의 호남 판세가 격변할 전망이다. 신당파의 한 관계자는 “신당파 내에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면서도 “최근 국민의당에서 정체성 논쟁이 불거지고 내부 불협화음에 생기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그동안 유지해 온 ‘선(先) 독자세력화-후(後) 연대’ 방침을 변경해 국민회의와의 야권 연대 시점을 창당 전으로 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의 통합 공식 제안으로 더민주와 국민회의가 통합 논의를 공식화할 조짐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조계종 달구는 ‘깨달음’ 논쟁

    조계종 달구는 ‘깨달음’ 논쟁

    조계종에 깨달음 논쟁이 뜨겁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깨달음이란 잘 이해하는 것’이란 일갈로 촉발된 간화선 문제 제기가 전국선원수좌회와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안국선원장)의 반박으로 논쟁 양상을 띠면서 지지·옹호 발언 각축과 현응·수불 스님 대담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최근 이 같은 흐름은 성철 스님의 돈오 논쟁 이후 불교의 본질과 관련한 첫 거대 논쟁이란 차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응 스님이 지난해 9월 세미나를 통해 논쟁의 불씨를 지핀 ‘깨달음이란 잘 이해하는 것’ 지론의 핵심은 이렇다. “깨달음은 이해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설법, 토론,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선정(禪定) 수행을 통해 이루는 몸과 마음의 높은 경지, 즉 신비로운 경지가 아니다.” 조계종단이 1700년간 수행전통을 이어와 근간으로 삼는 간화선, 즉 화두에 집중해 깨달음을 얻는 선 수행 방식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언제, 어디서나 문답을 통해 가능했던 간화선이 원(元) 이후 좌선(坐禪) 위주로 바뀌면서 깨달음이 ‘이해하는 것’에서 ‘이루는 것’, 즉 신비 영역으로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해인사 주지를 지낸 교육원장 스님의 문제 제기는 특히 “그런 깨달음을 이룬 사람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에 얹혀 격한 논쟁으로 치달았다. 먼저 전국선원수좌회가 나섰다. 수좌회는 웬만한 종단 문제엔 나서지 않지만 거대 담론이나 종단 거취를 좌우하는 사안엔 한목소리로 대응해 ‘한국불교의 마지막 자존심’이란 평을 듣는 선방 스님들이다. 그런 수좌들이 성명을 통해 현응 스님에게 뿜은 일격은 이렇다. “현응 스님이 말한 ‘이해하는 것’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경계한 ‘알음알이’일 뿐이다. 이해(알음알이)를 깨달음으로 삼게 되면 도둑을 자식으로 삼는 것과 같게 된다.” 이 반박 성명에 현응 스님은 “선종(禪宗) 느낌이 강한 조계종보다 더 큰 그릇의 명칭이 필요하다”며 종단 개명까지 들먹였고 이에 수불 스님이 정색하고 맞섰다. 전국 선원과 불교계에 배포한 ‘종지(宗旨)의 현대적 구현’이란 책자를 통해 수불 스님은 “(현응 스님의)‘깨달음이란 이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책상물림의 말일 뿐이고 정작 진실된 수행자라면 ‘깨달음이란 사유의 영역을 초월한다’는 부처님 말씀에 동의할 것”이라며 “간화선 부흥에 한국 불교의 미래가 달렸다”고 쐐기를 박았다. 최근 양측의 논쟁이 불교계 전체로 번지면서 지나친 대립 대신 종단, 중생을 위한 논쟁으로 물꼬를 트려는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가 화쟁문화아카데미에서 ‘지금 여기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연 학술회의 참석자들은 중재 격 발표를 통해 논쟁의 허실을 지적했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깨달음이 잘 이해하는 것이냐, 아니면 사유의 영역을 초월하는 것이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21세기 상황에서는 제3의 길, 즉 이해와 선정을 뛰어넘어 불법의 진여 실제에 다다르는 길을 모색하는 게 한국불교를 혁신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학술회의를 참관한 현응 스님은 “수불 스님과 양자토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어떤 자리라도 기꺼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불 스님 역시 지난 16일 범어사 설법전에서 열린 법회를 통해 “깨달음은 이해의 영역이 아니다”라면서 현응 스님의 공개토론 제안에 “종단에서 마련하면 나가겠다”고 응답해 두 스님의 대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백인 아카데미상/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백인 아카데미상/박홍기 논설위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해마다 좋아서든 싫어서든 시끄럽다.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라는 말에 걸맞을 만큼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엄밀히 따지면 미국 영화인들의 잔치다. 작품성보다 상업성의 비중이 지나치다. 세계 4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니스, 베를린, 모스크바 영화제와 사뭇 다른 까닭이다. 그러나 미국으로만 국한할 수 없다. 할리우드의 힘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영화에 따른 영향력뿐 아니라 막강한 자본력은 세계 거의 모든 영화팬, 영화산업을 상대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제국주의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카데미상은 올해로 88회째다. 트로피 명칭 탓에 일명 오스카상이다. 영화사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 사장 루이스 메이어가 1927년 자택 파티에서 설파한 영화협회와 영화인 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1929년 첫 시상식을 가졌다. 수상 기준은 한마디로 미국에 맞춰져 있다. ‘전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극장에서 1주일 이상 연속 상영한 70㎜, 35㎜의 미국 및 외국의 장편·단편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칸영화제나 베니스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았더라도 LA에서 상영하지 않았다면 후보군에 올릴 수 없는 것이다. 집안 잔치라고 폄하하는 이유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최근 다음달 28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24개 부문 후보작과 후보를 발표했다. 흑인 영화인들이 발끈했다. 영화 ‘말콤X’의 감독 스파이크 리는 그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새하얀(lillywhite) 오스카를 거부한다”며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배우 윌 스미스의 아내이자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도 동참했다. 남녀 주연·조연상 후보 20명이 전부 백인으로 채워져서다. 87회 때도 흑인은 한 명도 없었다. 아카데미상은 백인 위주다. 지금껏 2900여개의 트로피 가운데 32개만 흑인이 차지했다. 수상한 흑인 배우는 고작 15명이다. 1940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여우조연상을 탄 해티 맥대니얼이 최초 배우다. 시드니 포이티어는 1964년 ‘들백합’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4년 만에 두 번째이자 첫 남성 배우다. 2002년은 흑인 배우들의 잔치였다. 댄젤 워싱턴은 ‘트레이닝 데이’로 남우주연상을, 할리 베리는 ‘몬스터 몰’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문이 활짝 열린 듯했다. 가장 최근 수상 배우는 2014년 ‘노예 12년’으로 여우조연상을 탄 루비타 뇽이다. 아카데미상은 논쟁의 역사다. 다른 인종에게도 인색하기 짝이 없다. 흑인 차별이라면 큰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심사 대상이 된 영화 가운데 흥행작의 거의 다가 백인 배우가 주연한 작품이다. 아카데미상에서 신경 쓰는 상업성이 높은 것이다. 따지고 들수록 오히려 스스로 목소리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를 위한, 할리우드에 의한 아카데미상이기 때문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10년간의 자서전…다큐 ‘감독 미카엘 하네케’ 메인 예고편

    10년간의 자서전…다큐 ‘감독 미카엘 하네케’ 메인 예고편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촬영 현장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감독 미카엘 하네케’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미카엘 하네케는 ‘아무르’, ‘하얀 리본’, ‘피아니스트’, ‘퍼니 게임’ 등 논쟁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21세기 유럽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이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에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Trio En Mi Bemol Majeur Opus 100 D.929)가 흘러나온다. 이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에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긴 영화 ‘피아니스트의 OST’다. 예고편은 정적인 화면을 통해 마주하는 거장의 숨결과 진지한 그의 눈빛을 볼 수 있다. ‘피아니스트’, ‘늑대의 시간’, ‘히든’ 등 매 작품 깊은 여운과 특별한 메시지를 던진 그는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며 늘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번 작품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동시에 작품 촬영 10년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줄리엣 비노쉬부터 이자벨 위페르, 엠마누엘 리바에 이르기까지 여배우들이 인터뷰를 통해 필연적이고 가공적인 미카알 헤네케의 영화 세계와 그의 고유한 연출 특징을 증언해 흥미를 더한다. 2월 개봉 예정.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88분. 사진 영상=THE 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오늘의 눈] 전기차와 스마트폰/명희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전기차와 스마트폰/명희진 산업부 기자

    “어차피 전기차는 가솔린차와 경쟁하지 않겠어요.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전기차 전성시대? 쉽진 않을 겁니다.” 정부가 2020년 전기차 2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히자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많이 파는 것보다 잘 탈 수 있는 환경이 먼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위상이나 보급, 흐름이 예전과 같지 않고 빠르고 거세다”고 맞섰다. 전기차. 진짜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까. 전기차를 둘러싼 논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피처폰과 스마트폰이 연상된다. 2007년 가을. 스티브 잡스가 선보인 애플의 아이폰이 휴대전화 시장을 ‘훅’ 바꿔 놓을 줄은. ‘다 있는 기술’이라며 약 2년간 스마트폰을 외면한 피처폰 강자들은 지금 다 어디에 가 있는지. 미국의 테슬라를 필두로 올해 전기차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160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고 멕시코를 비롯해 유럽, 중국 등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운전 재미까지 강조한 전기차들도 줄줄이 출시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4일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오는 6월 아이오닉 전기차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가솔린이 대세인 고성능차 시장에도 새 주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는 2020년 자사 최초의 100%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전기차가 어떻게 자동차 시장을 변화시킬까다. 단순히 전기차의 점유율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휴대전화 시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휴대전화 시장은 혁신 기술 등 하드웨어의 기술력 우위가 구매와 직결되지 않는 곳으로 바뀌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이 소비자에게 더 중요한 요소가 된 지 오래다. 전화와 문자에서 데이터로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이 바뀌면서 휴대전화 요금제를 비롯한 망 환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복잡한 내연기관 대신 자리잡은 전기모터가 자동차 제작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플랫폼의 개방과 협업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혁신 기술 대신 디자인, 소프트웨어가 차를 가르는 주요 내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전기차에서는 실린더, 플러그 등 기존의 내연기관을 구성하는 기계적 부품들이 전기전자 부품으로 바뀐다. 연료와 연료 탱크, 흡배기 장치도 모두 없어진다. 기존의 자동차를 구성하던 수많은 기계적 부품들이 사라지거나 대체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 같은 예측은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라야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려면 일단 인프라가 중요하다. 지난해 말 한국을 찾은 제프리 스트라우벨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동차 회사는 정부만 믿지 말고 직접 충전소 설치에 나서야 합니다. 휴대전화가 나왔을 때 만약 통신 회사들이 정부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는 아마 오지 않았을 겁니다.” 아이폰처럼 빠르든지, 삼성전자의 갤럭시처럼 반보 앞서 든지. 이젠 정말 전기차를 예의 주시 할 때다. mhj46@seoul.co.kr
  • [이슈&논쟁]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

    [이슈&논쟁]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의료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하루빨리 허용해 달라며 골밀도 측정 의료기기를 직접 시연하자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실태를 신고받아 보건 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한의원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행정 당국의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매듭짓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협의를 지연하고 있다며 이달까지 결론을 내지 않으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양 협회 회장들은 지난해 1월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문제로 연이어 단식을 하기도 했다.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의 갈등이 이처럼 격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의료기기 사용 논란에 대한 양쪽의 찬반 의견을 들었다. [贊]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정확한 진찰·환자권익 위해 허용을 한의사가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새해부터 의료계가 시끄럽다.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과 대한의사협회의 반발, 보건복지부의 눈치 보기까지 이 문제는 양방과 한의의 직능 싸움, 즉 밥그릇 싸움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문제는 애초 한의계가 공론화하지 않았다. 정부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규제 기요틴(단두대) 과제로 선정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정부는 왜 이 문제를 개혁해야 할 규제로 보고 정당성을 부여했을까. 우선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한다. 지난해 1월 16일 한국리서치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의 국민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했다. 최근 3년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 보다 정확히 진찰하게 하라는 지적이 11건 이상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의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유죄 처분을 내렸던 사법부마저 2013년 12월 23일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법률 해석기관인 헌법재판소도 “자격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양방과 한방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다. 직능단체인 의사협회의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양의사는 그간 진단용 의료기기를 독점해 얻은 이익과 기득권을 잃어버리게 된다. 의사협회는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안경사, 문신사 등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신해철법’(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이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법안에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양의사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런 문제를 모두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은 한의 진료를 받는 국민의 권익을 높이고, 오히려 한의사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이다. 예를 들어 발목을 접질려 한의원에서 단순 염좌 진단을 받고 치료받던 환자가 차도가 없어 양방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 결과 골절로 확인됐어도 환자는 진단을 엉터리로 했다며 한의원에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 한의사는 엑스레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엑스레이를 찍지 않고 치료했다면 환자의 피해 보상 요구가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국회 역시 이런 부분을 지적하며 한의사에게 의료기기를 허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의사 역시 한의대에서 양방 의대와 동등한 수준으로 해부학과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을 포함한 기초생명과학과 영상진단학을 배운다. 내과학, 부인과학, 침구과, 재활의학과 등 각종 임상 과목에서도 영상진단을 활용해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지 배운다. 그런데 정작 진료 현장에서는 배운 지식을 동원해 더 나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는커녕 환자의 골절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허준처럼 스승의 몸을 해부할 필요 없이 엑스레이만 찍으면 알 수 있는 것을 규제 때문에 21세기 한의사들은 이를 활용할 수 없다. 이렇게 한의학과 한의사의 손을 묶어 놓고는 한의 진료가 발전할 수 없다. 과학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한의 진료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없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오히려 정부가 앞장서 환자를 더 정확히 관찰하고 진료해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라며 한의사에게 요구해야 할 문제다. [反]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대변인 의료기기 미숙련 한의사 오진 우려 정부는 2014년 경제 단체의 건의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만을 위해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규제 기요틴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은 외면당하고 각기 다른 전문직 간의 경계가 무너져 오진과 의료사고, 불법적인 의료행위까지 확산할 수 있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의료계는 그동안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의료법에 근거한 면허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기어코 정부는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 논란에 불을 지폈고, 그 결과 직역 간 갈등이 심화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게 됐다. 지난 12일에는 김필건 한의사협회 회장이 초음파골밀도 측정기를 불법 시연했다. 이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김 회장은 의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명한 오진을 했다. 골밀도를 측정할 때는 발뒤꿈치 뼈인 종골을 검사해야 하는 게 의학의 기본인데도 그는 환자의 아킬레스건을 측정했다. 이런 잘못된 측정으로 수치에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컸지만, 정확한 해석과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진단 방법부터 결과 분석, 처치 내용 등 모든 과정이 잘못돼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학적 소견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대학 교과과정에서 현대 의료기기 사용법을 배웠기 때문에 한의사도 현대 의료기기를 쓸 수 있다는 한의계 주장의 근거에 모순이 드러난 셈이다. 학문적 원리와 교육과정, 임상적 경험 등을 충분히 쌓은 의사에게도 환자의 진단과 판독, 그리고 치료 과정은 매우 신중하고 세밀해야 하는 영역이다. 예를 들어 뼈에 실금이 간 경우는 엑스레이상에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한의사들은 엑스레이 촬영을 해서 환자가 골절상을 입은 게 확인되면 의사에게 보내겠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한의사가 뼈에 실금이 간 것을 확인하지 못해 환자를 정형외과로 보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환자는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피부과 의사도 의과대에서 의료기기 사용법을 배우지만 골절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이런 식의 오진 가능성이 있어서다. 의과대에서 배운 것만으론 의료기기를 사용할 순 있어도 정확하게 판독할 수는 없다. 숙련된 의사가 해야 한다. 전문의조차 종종 오진과 의료사고를 범한다. 김 회장이 이번에 의료기기를 불법 공개 시연한 것처럼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비용만 증가할 수 있다. 결국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환자는 숙련된 의사에게 자기 몸을 맡기기를 원한다. 결국 한의사협회의 이번 기자회견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위해선 어떤 형태든 단 하나의 현대 의료기기도 한의사에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국민 앞에 여실히 보여 줬다. 이제는 정부 스스로 경제 논리와 안전 불감증으로 얽히고 꼬인 사단을 풀어야 한다. 정부는 그간 한의학의 자생적 발전을 위해 1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의학을 발전시키겠다며 의과학적 산물인 현대 의료기기까지 한의사에게 허용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실험대에 올리려는 정부 정책을 국민은 더는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한의계의 모순된 주장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불법 의료행위를 척결해 의료제도를 올바로 세우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정책을 펴야 한다.
  • “전두환 정권 참여 김종인 다른 대통령 평가해보라”

    “전두환 정권 참여 김종인 다른 대통령 평가해보라”

    한상진(왼쪽)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18일 논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전날 한 위원장과 김종인(오른쪽)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세운 공적에 유의해 국부에 준하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3선 개헌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이다. 국부로 볼 수 없다”며 공방을 벌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확대 기획조정회의에서 “가장 많은 정권에 참여한 기록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 전 대통령 ‘국부’ 발언을 비판했다”며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인사로서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과거 전력을 언급하며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이어 그는 “과거 통념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입장”이라고 재반박하며 “더이상 단절과 반목의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합리적 토론을 할 때가 됐다”고 제안했다. 이날 자신을 4·19 유공자라고 밝힌 한 할아버지가 당사를 방문, 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해 한때 소란을 빚기도 했다. 정청래 더민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정교과서의 최종 목표가 1948년을 건국절로 하고 항일독립 역사와 친일의 역사를 지우겠다는 것”이라며 “어찌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목표, 복심과 똑같은 말을 야당을 자처하는 국민의당에서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을 ‘진부한 뉴라이트 학자’로 규정하고 “국민의당은 대한민국 건국절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이라고 보는지 아니면 박 대통령과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1948년 8월 15일 건국일에 있다고 보는지 공식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외부영입 인사를 공개했다. 더민주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오성규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이른바 ‘박원순맨’을 영입했다고 소개했지만, 김 전 사무처장의 경우 2012년 대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 사실상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처장은 2011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대외협력위원장을, 오 전 이사장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국민의당도 광주지법 송기석 전 부장판사를 영입했다고 밝혀 주춤하던 외부인사 영입 움직임을 재개했다. 전남 고흥 출신의 송 부장판사는 광주고법과 광주지법 목포·가정지원, 순천지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쯔위 논란’ 폭로 황안, 뒤늦게 반박 “대만 언론이 왜곡했다”

    ‘쯔위 논란’ 폭로 황안, 뒤늦게 반박 “대만 언론이 왜곡했다”

    ‘쯔위 논란’ 폭로 황안, 뒤늦게 반박 “대만 언론이 왜곡했다”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의 ‘국기’ 논란을 처음 폭로한 중국 가수 황안이 대만 언론을 향해 적극 해명했다. 황안은 18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성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안은 이 성명을 통해 “대만은 내 고향이고, 내 국적은 중화민국(대만)으로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협의)을 지지한다”면서 “중화민족의 통일을 위해 분투하는 게 내 평생의 입장이며, 그 어떤 방식으로 양안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방해하는 대만 독립 행위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안은 그러면서 ’쯔위 논란‘을 언급하며 “대만 매체가 ’중화민국 국기를 휘날렸다는 이유 하나로‘ 본인이 쯔위를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고발했다는 보도를 정중하게 부인한다”면서 “본인은 단 한 번도 대만 국기를 흔드는 사람이 독립주의자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만 언론이 자신의 말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착각해 오명을 씌웠다면서 “쯔위 사태는 많은 일과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국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안은 그동안 ’대만 독립주의자‘를 여럿 지목해 왔다. 대만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황안은 ’반(反) 대만독립 영웅‘이라고 자처하며 중화권 연예계에서 정치적 논쟁을 자주 일으켰던 인물이다.황안은 지난 10일 중국판 ’무한도전‘인 ’대단한 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홍콩 배우 웡헤이가 페이스북에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를 비하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황안의 폭로 이후 왕헤이의 얼굴은 전부 모자이크 처리된 채 방송됐다. 또 지난해에는 대만 가수 크라우드 루의 ’대만 독립 지지' 발언을 문제삼아, 그가 출연하기로 돼 있었던 뮤직페스티벌이 취소되게 만들기도 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쯔위 논란과 관련해 황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남방도시보는 “모함꾼 황안이 양안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파괴했고, 16세 소녀를 정치적으로 박해했으며 양안의 민간관계를 악화시켰다”면서 "그 죄는 백 번 죽어도 면할 수 없다. 양안 민간교류에 천고의 죄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위안부 합의는 ‘절박함’에서 나왔다/김계춘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지도신부

    [기고] 위안부 합의는 ‘절박함’에서 나왔다/김계춘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지도신부

    위안부 할머니들은 어린 나이에 성적 노예로 전락해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당했다. 또한 전쟁 중에 많은 고난을 겪으며 한이 맺혔다. 상실된 사랑은 인간의 사랑으로만 치유된다. 그러므로 가해자들의 사죄와 아울러 우리도 그분들에게 사랑 어린 위로와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 일본은 과거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으나 국제적 압력과 한국의 끈질긴 사과 요구에 드디어 지금까지보다 진일보한 국가적인 공개 사과를 했다. ‘아베 총리의 직접적인 사과와 반성’을 약속함과 동시에 ‘민간기금이 아닌 일본 정부 예산에 의한 상처 치유 노력’ 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과거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예로부터 어느 한쪽만 100% 만족하는 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양쪽 모두 어느 정도의 불만을 감수하고 최선책 아니면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 외교다. 이번 한·일 위안부 회담도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지만 국제적 안보환경과 경제문제, 한국과 일본의 선의의 국민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 하고, 위안부 할머니들 생전에 해결해야 할 절박함 때문에 이 정도의 합의를 본 것이다. 위안부 문제를 언제까지 끌고 가야 하겠는가.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뜰 때까지 논쟁만 벌여야 하는가. 그렇게 해서 아직 살아 있는 할머니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부족한 면은 우리가 채워 드리고 위로해 드려야 할 것이다. 야당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도 해결하지 못한 것을 그나마 국익을 위해 상당한 결실을 거두며 합의한 내용에 딴지를 거는 것은 무책임하며 할머니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권 사각지대인 북한 공산정권은 한·일 양국의 합의를 정치적 흥정의 산물이라고 선동하며 분란을 일으키지만 본시 나라 간에는 정치적 흥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대부분 정의구현 사제들로 구성돼 있음)가 정치인들과는 달리 할머니들의 억울함을 치유하며 위로해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분란을 일으키고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다. 정평위의 성명은 반대만 일삼는 정치인의 편에 서서 이번 협상에 억울하지만 찬동한 할머니들을 선동해 반대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정평위가 과연 그동안 할머니들을 얼마나 방문하면서 도움을 드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는가. 교회가 언제부터 정치적인 투쟁에 목을 매고 이성적 토론과 하느님의 자비는 도외시하고 일부 정치 세력의 편향된 의견에 경도돼 하느님을 팔게 됐는가. 세상에서는 완전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세상이 완성될 때까지는 미흡한 것이 있기 마련이므로 저세상에 이르러야 완전한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현세의 정치 문제에서 완전한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미련함의 소치다. 정평위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평화를 가져오기보다 교회와 나라에 분란을 일으키고 서로 미워하도록 만들었다. 세속 정치 문제는 평신도들이 더 잘 알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는 위원회의 이름이 뜻하듯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쯔위 대만기 논란/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쯔위 대만기 논란/박홍환 논설위원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만 출신 아이돌스타 쯔위(17·본명 저우쯔위·周子瑜)가 대만 국기를 흔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난 15일 영상을 통해 “중국은 하나”라며 허리를 90도 굽혀 공개 사죄했지만 그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대만 총통 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쳐 8년 만에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가져왔다.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의 당선에 최소한 1~2%의 득표율 제고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에서는 또다시 통독(統獨) 논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2000년 사상 처음으로 국민당에서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즈음 벌어졌던 통독 논쟁의 ‘시즌2’인 셈이다. 중국과의 ‘통일’이냐, 대만의 ‘독립’이냐를 놓고 거세게 붙었던 1차 통독 논쟁은 대독파(대만독립건국파)가 불을 댕겼다. 급진적인 대만 독립 노선을 견지했던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정부는 대만 독립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과 대만 정부, 즉 공산당과 국민당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의미는 양측의 각자 해석에 맡기기로 하는 이른바 ‘92컨센서스’에 합의했다. 일종의 현상유지 합의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대만은 중화민국으로 여긴다. 국민당 정부는 여기에 더해 통일도, 독립도, 무력사용도 안 한다는 3불(불통, 불독, 불무) 정책을 견지해 왔다. 반면 중국은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소외시키는 전략을 추구했고, 이에 따라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萬地紅旗)도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다. 대만은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 등에 참석할 때 상징 꽃인 매화 문양의 깃발만 사용할 수 있다. 누구라도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는 경제적·외교적으로 철저히 응징했다. 그럼에도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집권한 최근 8년 동안 양안 관계는 순풍에 돛단 듯 순항했다.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어 경제공동체까지 이뤘다. 하지만 과실은 중국과 대만의 소수 경제인들에게만 돌아갈 뿐 서민들의 경제적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만의 정권 교체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 총통과의 역사적인 양안 정상회담 등으로 국민당 후보에 힘을 실어 주려 했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무심결에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흔든 쯔위를 당국까지 나서서 겁박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대독파들을 결집시켰다. 대만의 통독 논쟁 시즌2가 동북아에 몰고 올 파장은 간단치 않다. 중국과 각을 세우는 차이 총통 당선자는 대미·대일 외교 강화를 천명하고 있다. 한국 외교의 고민 요인이 또 늘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올 청년정책 사회진입-주거-일자리-네트워크 총력

    올 청년정책 사회진입-주거-일자리-네트워크 총력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위원장 서윤기, 더불어민주당, 관악2)는 18일(월) 서울시의 청년청책에 관한 업무보고로 2016년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정책의 현황, 청년의 환경, 청년정책의 추진현황, 개선과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청년정책 전반에 대한 질의응답을 실시했다. 청년정책이 ‘청년의 현실문제(사회진입, 주거, 일자리, 네트워크)’에 집중하여 청년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2020 청년정책의 주요사업을 4개 분야(설자리 4개 사업, 일자리 9개 사업, 살자리 4개 사업, 놀자리, 3개 사업) 20개 사업에 1,211억 투자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청년발전특별위원회 위원들은 힘든 청년들의 현실을 공감하고, 청년교육과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교육과정개발, 주거문제, 청년부채(금융자활)의 문제, 직업능력개발, 일자리의 지속적 개발을 촉구했다. 또한 청년발전특별위원회는 4개의 소위원회(사회참여소위원회, 주거분야지원소위원회, 일자리지원소위원회, 청년문화지원소위원회)를 구성하여 각 분야별 실질적 지원을 위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윤기 서울특별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2)은 청년수당이 법적·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청년정책은 정부와 지자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한 뒤 “서울시 청년 모바일앱 개발 등으로 서울시의 청년정책을 청년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 북의 전단/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 북의 전단/이지운 정치부 차장

    여명 직전 초병(哨兵)은 늘 괴로웠다. ‘국군 장병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중저음 여성의 목소리는 초병의 몽롱한 정신을 여지없이 긁어 놓았다. 소름마저 돋우는 그 목소리는 15분을 더 들어야 했다. ‘북한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기억되는 낭랑한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소리가 뒤섞이고 나면 마음이 편해졌다. ‘왜 우리는 북보다 방송을 늦게 시작할까’가 불만이었다. 지난 9일자 서울신문 1면 보도를 보고 서부전선에서의 초병 생활이 떠올랐다. 남쪽의 확성기 방송에 대한 탈북자들의 소감에 “그들도 그랬구나” 하며 웃음 지었다. 낮에는 조금 달랐다. 그들은 노사연의 ‘만남’,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에 설렜다지만, 남쪽의 병사들은 북의 선전가요가 훨씬 흥겨웠다. “그 품을 떠나선 못 살아. 정답게 또다시 불러 보는 우리 김정일 동지”를 후렴구로 하는 노래가 그때는 가장 인기 있었다. 삽질, 낫질, 곡괭이질에 박자 맞추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작업 때면 가끔 고참 중 누군가가 북쪽에 대고 “그 노래 안 틀어 주나?” 하고 했을 정도였다. 주현미나 최진희의 노래보다 더 환영받았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자마자 달려가 현지 안내원 동무들에게 노래 제목을 물었더니 아는 이가 없었다. 후렴구를 불러 줘도 생뚱한 얼굴들이었다. “한참 유행했는데 왜 모르느냐”는 소리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수소문 끝에 최고참 안내원을 찾아 왔다. “오래된 노래인데 어떻게 아느냐”며 노래를 전부 불러 줬다. 그로부터 10년 뒤쯤 베이징 특파원을 가서도 이 노래에 대해서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정일 우상화 작업의 과정에서 나온 곡일 텐데, 몇 년 못 가서 사라진 이유가 지금도 궁금하지만 그래도 제목은 기억에 없다. 대북 확성기를 철수한다고 했을 때도, 방송을 재개한다고 했을 때도 각각의 조치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다. 북의 4차 핵실험 직후 언론 전반의 보도와 평론은 과거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당근, 채찍’ 논쟁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북은 어떡하더라도 핵을 가지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당근으로는 북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반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결과론적이지만 그런 점에서 지난해 8·25 합의 이후 대북 방송 재개는 시간문제였다. 이런 점에서라면 북의 다음 반응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국가 존엄’이 모독당했기 때문이다. 2016년 한반도는 이렇게 긴장의 점증으로 시작하고 있다. 상황이 잘 관리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사회 전반에서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여러 시나리오가 나올 법한데 현상이 명료해지다 보니 할 수 있는 일도 몇 가지로 오그라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친구랑 이웃이랑 함께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떠넘기는 중이다. “상황이 나빠지면 제가 먼저 나서겠지” 하는 식이다. 또 다른 이웃 일본은 ‘이때다’ 하며 근력운동에 힘쓰고 있다.이 실타래의 한쪽 끝을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잡아당겼다.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할 일’을 촉구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사드도 언급했다. 그제서야 중국이 반응을 보였지만, 사드에 대해서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친구들이 곧 연합해서 움직이겠지만, 북의 5차 핵실험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암시하고 있다. 이날 “북한군이 또다시 대남 전단을 살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수거한 것이 수만 장이라니 한참 뿌린 것 같다.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jj@seoul.co.kr
  • 담배 피우는 까치?…네티즌 의견 분분

    담배 피우는 까치?…네티즌 의견 분분

    새해 들어 금연 계획을 세운 뒤 전자담배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연구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진은 금연 방법 및 성인 흡연자의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총 38종의 연구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28%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는 그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영국 공중보건국(PHE·Public Health England)은 지난해 여름,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에 비해 위험성이 95% 더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흡연자는 조금 더 쉬운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선택했는데,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담배를 끊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입증됐다. 연구를 이끈 사라 칼크호란 박사는 “현재 사용되는 전자담배들이 금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금연을 돕기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추천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자담배 사용이 금연을 방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그 효과가 매우 낮았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위험성이 낮다는 주장에는 이의가 없지만, 사용자가 금연을 목표로 하는 경우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란셋호흡기학저널’(Lancet Respiratory Medicine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인’ 유도한 英 TV 실험극…인간 모독 논란

    ‘살인’ 유도한 英 TV 실험극…인간 모독 논란

    참가자의 심리를 극한까지 몰아붙여 ‘살인’까지 서슴지 않도록 유도한 영국의 한 심리 실험 방송이 현지 시청자들 사이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민영방송국 ‘채널 4’(Channel 4)에서 12일 방영한 방송 프로그램 ‘데렌 브라운: 푸시드 투 디 엣지’(Derren Brown: Pushed to the Edge)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해당 방송을 기획한 데렌 브라운은 심리학 퍼포먼스 전문가이자 방송인이다. 그는 과거에도 교묘하게 꾸며진 상황 속에 일반인들을 몰아넣은 뒤 자유자재로 그들의 행동과 사고를 조종하는 실험극을 자주 연출해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이번 특별 편성 프로그램 ‘푸시드 투 디 엣지’의 경우, 참가자들로 하여금 타인을 살해하도록 만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심리적 피해를 입혔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운 측은 이번 방송은 권위 있는 사람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게 되는 이른바 ‘사회적 복종’(social compliance) 현상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총 4명을 대상으로 반복 진행된 이 복잡한 실험극의 얼개는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4명의 참가자들은 방송국이 만들어낸 가짜 신흥 자선단체의 제의로 자선경매 행사에 참여해 단체 회원들과 함께 거물 투자자를 수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투자자는 행사 도중 실험 참가자가 보는 앞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지고 만다. 이에 자선단체 회원들은 ‘그의 사망소식이 알려져 행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시체를 숨기고 행사를 계속할 것을 지시한다. 이 시점에서 4명의 참가자는 모두 단체의 요구에 순응해 시체를 계단 통로에 숨기고 행사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험 대상자들의 첫 번째 충격적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의 투자자는 알고 보니 사망한 것이 아니라 지병으로 기절한 것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본인이 정신을 잃었던 동안 벌어진 일을 근거로 자선단체 및 참가자를 고소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는다. 뜨거운 논란이 벌어진 대목은 이 다음 벌어지게 된다. 미리 시나리오를 짜고 준비한 단체의 중요 회원들은 ‘마침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투자자를 밀어 떨어뜨려 사고사로 위장하면 모두 무사할 수 있다’며 실험 참가자에게 살인을 저지를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4명의 참가자 중 29세 남성 크리스 킹스턴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이 요구에 그대로 따르는 선택을 한다. 방송 이후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첨단 특수효과와 대규모 세트, 다수의 연기자 등으로 현실감 넘치게 꾸며진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인간이 이토록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돼 매우 불편했지만 흥미로웠다’며 옹호적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다른 시청자들은 살인이라는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방송이 ‘선을 넘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방송 참가자들이 장기간 지속될 심리적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방송의 부도덕함을 성토하기도 했다. 또 일부에서는 방송의 내용을 도저히 사실로 믿을 수 없다며, 실험 참가자가 모두 고용된 연기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채널 4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극적이고도 깊은 고민을 유발하는 결말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변호했다. 이어 “또한 참가자들은 이번 체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14건의 공식 항의가 접수됐으며, 항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조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채널 4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담배 피우는 까치?…네티즌 의견 분분

    담배 피우는 까치?…네티즌 의견 분분

    다가올 설날,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목청껏 노래(?)를 불러야 하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일까. 까치 한 마리가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를 일으켰다. 영국 일간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와 메트로 등 현지매체는 1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한 거리에서 윌 맥스타더스트라는 남성이 찍은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을 소개했다. 사진은 이날 맥스타더스트가 자신의 트위터(계정 @WillMcHoebag)에 공개한 뒤로 곧 바로 많은 트위터 사용자의 눈길을 끌었다. 리트윗(공유) 횟수만 지금까지 2700회를 돌파한 이 사진 속에는 까치 한 마리가 기둥 위에 앉아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있던 것이다. 그는 사진과 함께 “맨체스터에 있는 동안에”라는 짤막한 글을 남겨 당시 위치를 공개했다. 이후 사진은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까치가 실제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나뭇가지와 같은 것으로 여긴 것을 물고 있는 것인지 여러 의견이 제기됐다. 참고로 까치가 집짓기 시작하는 시기는 매년 1월부터 4월 말까지다. 이들은 산란기를 앞두고 집짓기에 목숨을 걸 정도로 집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사진을 주의 깊게 보면 불이 붙어 있거나 연기가 나지는 않는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닐 가능성 또한 크다. 아마 집짓기에 쓸 목적으로 담배를 주워 입에 물고 있던 게 아닐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살인’ 유도한 英 TV 실험극…적합성 논란

    ‘살인’ 유도한 英 TV 실험극…적합성 논란

    참가자의 심리를 극한까지 몰아붙여 ‘살인’까지 서슴지 않도록 유도한 영국의 한 심리 실험 방송이 현지 시청자들 사이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민영방송국 ‘채널 4’(Channel 4)에서 12일 방영한 방송 프로그램 ‘데렌 브라운: 푸시드 투 디 엣지’(Derren Brown: Pushed to the Edge)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해당 방송을 기획한 데렌 브라운은 심리학 퍼포먼스 전문가이자 방송인이다. 그는 과거에도 교묘하게 꾸며진 상황 속에 일반인들을 몰아넣은 뒤 자유자재로 그들의 행동과 사고를 조종하는 실험극을 자주 연출해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이번 특별 편성 프로그램 ‘푸시드 투 디 엣지’의 경우, 참가자들로 하여금 타인을 살해하도록 만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심리적 피해를 입혔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운 측은 이번 방송은 권위 있는 사람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게 되는 이른바 ‘사회적 복종’(social compliance) 현상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총 4명을 대상으로 반복 진행된 이 복잡한 실험극의 얼개는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4명의 참가자들은 방송국이 만들어낸 가짜 신흥 자선단체의 제의로 자선경매 행사에 참여해 단체 회원들과 함께 거물 투자자를 수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투자자는 행사 도중 실험 참가자가 보는 앞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지고 만다. 이에 자선단체 회원들은 ‘그의 사망소식이 알려져 행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시체를 숨기고 행사를 계속할 것을 지시한다. 이 시점에서 4명의 참가자는 모두 단체의 요구에 순응해 시체를 계단 통로에 숨기고 행사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험 대상자들의 첫 번째 충격적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의 투자자는 알고 보니 사망한 것이 아니라 지병으로 기절한 것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본인이 정신을 잃었던 동안 벌어진 일을 근거로 자선단체 및 참가자를 고소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는다. 뜨거운 논란이 벌어진 대목은 이 다음 벌어지게 된다. 미리 시나리오를 짜고 준비한 단체의 중요 회원들은 ‘마침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투자자를 밀어 떨어뜨려 사고사로 위장하면 모두 무사할 수 있다’며 실험 참가자에게 살인을 저지를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4명의 참가자 중 29세 남성 크리스 킹스턴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이 요구에 그대로 따르는 선택을 한다. 방송 이후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첨단 특수효과와 대규모 세트, 다수의 연기자 등으로 현실감 넘치게 꾸며진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인간이 이토록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돼 매우 불편했지만 흥미로웠다’며 옹호적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다른 시청자들은 살인이라는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방송이 ‘선을 넘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방송 참가자들이 장기간 지속될 심리적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방송의 부도덕함을 성토하기도 했다. 또 일부에서는 방송의 내용을 도저히 사실로 믿을 수 없다며, 실험 참가자가 모두 고용된 연기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채널 4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극적이고도 깊은 고민을 유발하는 결말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변호했다. 이어 “또한 참가자들은 이번 체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14건의 공식 항의가 접수됐으며, 항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조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채널 4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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