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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가부채비율 43.5%, 국채 발행 감내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제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재원 조달 방식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코로나 확산 속도와 국가재정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지만, 이 논쟁이 소모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여야가 공히 동의하고 있다면 더 나은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민생이 어려울 때 적극적 재정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당장 민생경제가 무너지면 국가경제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그제 국회에서 “2차 지원금을 1차와 비슷하게 하면 100% 국채 발행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홍 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황의 긴박성과 정책의 시급함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세 차례의 추경 편성 과정에서 국가부채 상승 속도가 빨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3.5%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10%이고, 옆 나라 일본은 225%이다. 국가별로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즉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라는 의미다. 지난 4월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14조 2000억원 규모)은 OECD도 인정했듯이 적극적 재정지출의 적절한 조치였다. 2차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국채 발행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경제가 무너지면 회복하는 데 더 큰 국가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해 “소비 진작과 내수 활력을 위한 정책이 신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들도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국채 발행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선진국(OECD 37개국)들도 적극적 재정지출에 나서 국가부채가 110%대에서 최근 128.2%로 높아졌다. 국가부채 증가를 우려해 2차 재난지원금을 하위 소득계층 50%에 지급하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종합적 고려가 결여된 측면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고통이 전 계층, 전 국민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보듯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처럼 공급이 아니라 수요가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주고, 대신 고소득자들로부터 연말정산이나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이다.
  • ‘친문 구애’ 경쟁에 빠진 민주 전대… 당 외연 확대 걸림돌 되나

    ‘친문 구애’ 경쟁에 빠진 민주 전대… 당 외연 확대 걸림돌 되나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결승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선거 과정에서 노출된 과도한 ‘친문(친문재인) 구애 경쟁’이 전대 이후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진성 권리당원을 향한 일부 과한 경쟁이 당원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는 이질감을 키워 당의 외연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전대 마지막 주를 맞아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전을 통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권리당원 등을 겨냥한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전례 없는 온라인 전대를 치르며, 국민적 관심사나 정책 대결보다는 한층 더 ‘센 발언’을 통해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연일 날을 세우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원욱 최고위원 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 “진 교수 당신은 누구의 차지철을 꿈꾸는가”라며 진 교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호실장에 빗댔다. 합리적 중도로 분류되던 이 후보는 전대 기간 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비난하는 등 원색적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노웅래 후보 역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뻔뻔한 통합당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야당과 각을 세우는가 하면, 신동근·한병도 후보 등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친문 인증’에 나섰다. 후보들이 친문 표심에 집중하는 것은 이들이 전체 선거인단의 4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주축이라는 판단에서다.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은 대의원이 45%로 더 높지만, 대의원은 대부분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집된 ‘조직표’라 고정표에 가깝다. 반면 매달 당비를 내면서 활동하는 권리당원은 자발적 의사결정에 의해 표를 행사하기에 선거운동과 여론에 따라 움직일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전체 80만 가운데 20만 정도로 추산되는 온라인 당원들은 친문 성향의 민주당 열성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거 유입된 온라인 당원들은 핵심 친문으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이라며 “이번 전대에서는 결국 온라인 당원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8년 전당대회에서 초선이었던 박주민 의원이 깜짝 1위로 최고위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다. 이번에 당대표에 도전한 박 후보가 ‘권리당원의 참여와 권리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핵심 지지층에 경도된 경쟁으로 전당대회가 국민은 소외된 ‘관심·논쟁·비전 없는 3무(無)’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이번 전대로 구성되는 차기 지도부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된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C&I) 대표는 “거대 여당을 이끌어야 하는 새 지도부로서 야당과 협치하고 국민적 기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 주지 못했다”며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전대”라고 평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진중권 다시 저격한 이원욱 “진교수, 당신은 누구의 차지철을 꿈꾸는가”

    진중권 다시 저격한 이원욱 “진교수, 당신은 누구의 차지철을 꿈꾸는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이 의원은 진 교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호실장이었던 차지철에 비교하며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교수 당신은 누구의 차지철을 꿈꾸는가”라는 글을 통해 진 교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집회의 자유와 관련한 진 교수의 논리가 보수언론의 의견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원욱 의원의 박형순 금지법은 정부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마음에들지 않는 집회를 임의적으로 금지시킬 수 있도록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집회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지만,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한 대법원 판례와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한 행정소송법 23조 제3항 등을 언급하며 진 전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진 교수, 당신이 그렇게 귀중히 생각하는 헌법적 권리가 왜 ‘광화문 집회’에만 유독 머무는 것인지, 당신이야말로 김종인과 안철수의 차지철을 꿈꾸는 것인지”라며 “리걸 마인드 운운하기 전에 당신의 과잉 행동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일침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심상정 “불부터 꺼야…3단계 격상·2차 재난수당 시급”(종합)

    심상정 “불부터 꺼야…3단계 격상·2차 재난수당 시급”(종합)

    “불 끄는 데 물 많이 쓴다고 탓하는 꼴”홍남기 “1차 때와 같은 형태는 어려워”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4일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관련해 방역·재정 당국을 향해 “2차 재난수당 지급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동시에 선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시간 싸움이다. 2차 재난수당 지급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이렇게 밝혔다. 심 대표는 “하위 50% 선별 지급 같은 소모적 논쟁을 할 시간이 없다.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 낭비, 불필요한 시간 소모 등 선별 지급의 부작용이 큰 만큼 전 국민에게 서둘러 일괄 지급 방안을 결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정부 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두고는 “불길이 온 마을을 집어삼키듯 확산하는 상황에서 불 끄는 데 물 많이 쓴다고 탓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증가 폭이 가장 낮은 나라”라면서 “의료계 마비, 국가 경제 붕괴가 우려되는 만큼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더 큰 경제 파국을 막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는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효성 평가니, 확산세 검토니 이런 것을 말할 때가 아니다. 즉각 3단계 격상으로 불부터 끄고 상황에 따라 단계를 완화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 주장은 상위소득 납세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자 여당의 보편복지 노선에서 보면 어불성설”이라며 전 국민 대상 지급을 거듭 촉구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지원금을 일부에게 지급하거나 전 국민에 지급할 재원을 하위 50%에게만 2배씩 지급하자는 주장은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반해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보수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2차 재난지원금에 따른 논의는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았고 상황을 보고 판단할 사안”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효리 “마오” 한 마디에, 난리 난 중국 네티즌

    이효리 “마오” 한 마디에, 난리 난 중국 네티즌

    가수 이효리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 하니?’에 출연한 이효리는 가수 엄정화, 제시, 화사와 함께 결성한 ‘센 언니’ 콘셉트의 걸그룹 ‘환불 원정대’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이효리와 함께 혼성그룹 ‘싹쓰리’의 멤버로 활동했던 유재석이 ‘지미유’라는 이름의 제작자로 나서, 개인 별 면담을 실시했다. 유재석과 이효리는 대화를 이어가며 캐릭터의 방향을 설정하며 활동명에 대한 논의를 가지던 중 “글로벌하게 중국 이름으로 짓자. 마오 어떤 것 같냐?”라고 제안했다.이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가 언급한 ‘마오’라는 이름이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의 성씨 ‘마오’를 떠올리게 한다며 문제를 삼고 있다. 마오쩌둥은 1960년대 문화혁명으로 피바람을 일으켰지만 중국에선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킨 ‘국부’로서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 ‘마오’는 중국에서 ‘마오이즘’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마오이즘은 마오쩌둥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의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킨 독자적인 혁명사상이다. 방송이 나간 후 이효리의 SNS에 비난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이효리를 비판한데 이어 혐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 네티즌들은 “한국 예능을 중국의 검열을 받아야 하느냐”며 맞서고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국고서 건보재정 24조 덜 줬는데… 또 건보료 올린다고?

    국고서 건보재정 24조 덜 줬는데… 또 건보료 올린다고?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오는 27일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내년도 건강보험료를 올해보다 얼마나 더 올릴지 결정할 예정이다. 건보료 논의에서는 해마다 국민 건강을 위한 적절한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는 견해와 가입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견해가 맞붙는다. 거기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확진자 치료와 진단검사 등에 더 많은 건보 재정이 필요해진 가운데 가입자인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2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일단 지난해 건정심에서 결정한 올해 건보료 인상률과 동일한 3.2% 인상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문재인 케어’를 시작하면서 2023년까지 건보료 인상률을 지난 10년간 평균인 3.2%보다 높지 않게 관리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건강보험료율은 6.67%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3.2% 인상은 (건강보험) 제도 지속을 위한 최소 인상 수준”이라며 “인상되지 않으면 내년에 몇 조원 단위의 적자가 발생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코로나 진단검사·치료비 등 건강보험서 부담 코로나19 사태는 건강보험 제도가 국민 건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토대가 되는지 극명하게 보여 줬다. 코로나19 진단검사와 확진자 치료비, 생활치료센터 비용 등을 건강보험이 부담하면서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반년 동안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에 들어간 비용만 모두 1150억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건보 적자는 상당히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건보료 수입은 14조 7878억원인 반면 지출은 18조 1985억원으로 적자가 943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분기 적자가 394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건보료 징수율이 감소했고,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해 검사·치료비를 조기 지급하거나 선지급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 건보 적자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또 2~3월에 확진자가 급증했던 대구·경북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서 건보료를 경감해 주고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의 일환으로 건보료를 깎아 준 것도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건보료 경감 조치에는 공통점이 있다. 결정은 정부가 한다. 정부는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라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담은 건보공단 몫이다. 사실 건보 적자가 늘어난 뒤 건보공단을 기다리는 것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재정건전성 항목 감점을 받는 것뿐이라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냉정히 말해 박근혜 정부가 ‘보육·유아교육 완전 국가 책임’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뒤 재원 부담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겼던 것과 다를 게 없는 양상이다. 건강보험 제도에서 국가가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중 20%를 국고로 지원한다’고 돼 있는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규정을 10년 넘게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해마다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14%,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매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6%를 건보공단에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정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만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3.3%만 지원했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 정부가 2007년 이후 덜 지원한 액수가 무려 24조 5347억원이나 된다. ‘문재인 케어’를 비롯해 건강보험 강화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고지원금 비중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오히려 더 줄었다. 국고지원금 비율 추이를 보면 2009년 18.0%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15% 안팎을 유지했다. 2016년에도 15.0%였다. 그 런데 2017년 13.6%로 감소하더니 2018년에는 13.2%까지 떨어졌다.●기재부, 가입자·보수월액 미반영… 계산 착오 1조 육박 왜 이런 일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이유는 기획재정부의 ‘수학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9년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2018년 이전에는 건보료 예상 수입액을 해마다 잘못 계산했다. 건보료 수입 추계 과정에서 가입자 수와 보수월액 증가율을 반영하지 않는 바람에 예상 수입액과 실제 보험료 수입에 해마다 많게는 3조원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그나마 2018년 이후부터는 가입자 수, 보수월액 증가율을 반영해 계산 착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1조원 가까운 계산 착오를 일으키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이 불명확하다는 것도 빌미가 됐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은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00분의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공단에 지원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보험료 예상 수입액’은 계산을 잘못해도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기재부는 2018년부터는 보험료 예상 수입액은 제대로 산정하기 시작했다. 대신 ‘상당하는 금액’을 임의로 설정하기 시작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가 아닌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으며 국가재정 여건 및 재정투입 우선순위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지원액을 조정해 정부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지원 방식은 건강보험 재정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사회보험 방식을 채택하는 외국과 비교해 보면 정부 지원 문제의 심각성이 더 잘 드러난다. 한국처럼 단일 보험 형태로 운영하는 대만은 재원을 보험료, 추가보험료, 정부분담금으로 충당한다. 대만은 2013년부터 임대소득이나 배당수익, 이자수익 등에 부과하는 추가보험료를 신설하는 제2세대 건강보험 개혁을 통해 재정수입을 늘리는 한편 정부가 보험료 수입의 최소 36% 이상을 정부지원금으로 분담하도록 법에 못박아 국가 책임을 강화했다. 프랑스는 일반회계 국고 지원은 줄이되 사회보장분담금(CSG) 세율을 인상하고 사회보장목적세(ITAF)를 확대해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 덕분에 1997년 18.3%였던 보험료율이 2018년에는 13.0%로 줄었다. 일본 역시 중앙정부 지원 비율을 꾸준히 27%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거기다 지자체 기금 지원을 더하면 공공재원 비중이 47% 수준까지 올라간다. ●실제 수입액과 예상 수입액의 차액 정산 개정안 발의도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에서도 다양한 대안이 나왔다. 가령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현행 규정에 더해 실제 수입액과 예상 수입액이 달라서 발생하는 차액을 다음해에 정산해 주도록 하는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규정을 명확히 하고 정부 지원율을 상향(윤일규 전 민주당 의원)하거나 한시 규정을 삭제(윤소하 전 정의당 의원)하는 개정안도 나왔다.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하는 민간 전문가들은 법 개정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명확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구성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해 8월 건보료 결정 당시 성명서에서 “2007년 이후 미지급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건강보험 재정 20%에 대한 국가 책임을 준수하라”고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3무 전대’ 회생시킬 묘수 못 찾는 민주 당대표 후보들

    ‘3무 전대’ 회생시킬 묘수 못 찾는 민주 당대표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관심·논쟁·비전이 없는 3무(無) 대회라는 비판을 극복할 마땅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자가격리로 발이 묶였고, 김부겸·박주민 후보도 코로나19 대유행 우려로 대면 논쟁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가격리 엿새째인 이 후보는 23일 페이스북에 일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이 후보는 통화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19를 잘 극복하자는 메시지에 집중하겠다. 자가격리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독서 정치’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22일 ‘김정은 리더십 연구’와 ‘피크 재팬’을 읽고 있다고 소개한 데 이어 이날은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불평등의 대가’, ‘용의 리더십’ 등 독서 계획을 밝혔다. 위기 극복과 불평등 해소, 소통의 리더십 등 차기 주자의 관심사를 내비치는 전략이다.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김 후보는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통화에서 “전화 한 통화를 해도 확실하게 왜 김부겸인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답답하지만 한 분 한 분에게 당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 제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를 강조하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승부수로 ‘책임지는 당대표’를 꼽았다. 그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대표가 중간에 사임한다는 것이 당원들에게 주는 공포가 있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순한 사람이 한번 화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 주겠다”며 야당 비판 메시지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늦게 뛰어든 박 후보도 고군분투 중이다. 박 후보는 통화에서 “늦게 출마를 결정한 저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쳐 많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자신의 강점인 현장 연설이나 TV 토론회 일정이 축소돼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보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강점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90년생 당원, 7080년생 당원, 지역별 당원을 그룹화해 매일 화상회의를 진행 중이다. 박 후보는 “정책 메시지가 여전히 전달이 충분히 안 된 것 같아 오늘부터 카드뉴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권리당원과 재외국민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대 절차에 돌입한다. 토론회는 대폭 축소해 25일 KBS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 27일 MBC ‘100분 토론’을 화상 방식으로 진행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공무원 월급삭감·1인 30만원·하위 50%…2차 재난지원금 백가쟁명

    공무원 월급삭감·1인 30만원·하위 50%…2차 재난지원금 백가쟁명

    與 “2차 재난지원금 당정청 검토 중” 장혜영 “특별재난연대세 도입해야” 기재부는 2차 재난지원금 추진에 난색코로나19 재확산에 여권 내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3일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나 지급 여부 자체와 선별 지급 방법론, 재정 당국의 난색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수두룩하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여러 의견이 앞서 나가고 있지만, 현재는 당정청 모두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책위위원회 관계자도 “2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이제 시작단계”라며 “당정청을 중심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책위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언급한 것 이상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백가쟁명식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김부겸 당대표 후보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2차 재난지원금은 불가피하다”며 재원 마련을 위한 ‘국가재난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신동근 최고위원 후보도 “차라리 하위 50%국민에게 2배의 재난지원금을 주면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불평등 완화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선별 지급을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차 재난지원금은 일정 소득 기준 이하의 중·하위 계층에 지급했으면 좋겠다”며 하위 50% 지급을 제안했다.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9월 국회에서 처리해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하고 연내에 소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사회연대세 성격의 특별재난연대세를 한시적으로 발빠르게 도입하는 논의를 제안하고 싶다”며 장기적 대비책 마련을 주장했다. 반면 전국민 1인당 30만원 지역화폐 지급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선별 지급 주장에 반대한다. 이 지사는 이날 통화에서 “재원지원금은 자선정책이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소비 수요를 늘리는 게 목표”라며 “근거 없이 고액 납세자를 빼면 안 된다”고 했다. 또 “보수야당이 그런 주장을 하면 이해하겠는데, 보편복지 확대라는 국가적 과제를 깊이 생각 못한 선별 지급 주장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공무원 월급을 삭감해 2차 지원금 재원을 만들자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주장을 두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하위직 공무원들도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는다”고 했고, 조 의원은 “공무원 임금 20% 삭감은 공공부문 전체 총액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당연히 고위직 공직자들과 박봉에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부담해야 할 분량은 다르게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부연했다.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4차 추경과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든 기재부로선 올 4번째 추경을 짜면 전액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고민이다. 여기에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0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부담이 가중된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1차 재난지원금이 저소득층이나 소비에 도움이 됐지만, 그 효과에 대한 분석이 아직 끝나지 않아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無 전대’ 회생 비법 못 찾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마지막 승부수는

    ‘3無 전대’ 회생 비법 못 찾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마지막 승부수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관심·논쟁·비전이 없는 3무(無) 대회라는 비판을 극복할 마땅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23일 자가격리로 발이 묶였고, 막판 득표력을 끌어올려야 할 김부겸·박주민 후보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로 대면 논쟁의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이다. 자가격리 엿새째인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일일상태를 공유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아침 식단과 정상 체온 사진 등을 올렸다. 이 후보는 서울신문 통화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선거팀에 맡겨둔 상황”이라며 “남은 일주일 코로나19를 잘 극복하자는 메시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그것이 자각격리인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이 후보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읽는 책을 소개하며 ‘독서 정치’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김정은 리더십 연구’와 ‘피크 재팬’을 읽고 있다고 소개한 데 이어 이날은 서울신문에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불평등의 대가’, ‘타인의 해석’, ‘용의 리더십’ 등 독서 계획을 밝혔다. 위기극복과 불평등 해소, 소통의 리더십 등 당대표 후보 이낙연의 관심사를 내비치는 전략이다.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김 후보도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전화도 많이 돌린다고 될 일이 아니라 한 통화를 해도 확실하게 왜 김부겸인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답답하지만 한 분 한 분에게 당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 김부겸의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를 강조하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 일주일 집중할 메시지에 대해선 “책임지는 당대표”라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대표가 중간에 사임한다는 것이 우리 당원들에게 주는 공포가 있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안마다 입장문을 내며 온라인 메시지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늦게 전당대회에 뛰어든 박 후보도 고군분투 중이다. 이·김 후보는 물밑에서 대면 선거운동을 해오다 코로나19 2차 위기를 맞았으나 박 후보는 그런 사전 준비를 거치지 못했다. 박 후보는 통화에서 “이낙연·김부겸 후보 두 분은 이미 준비를 해왔고, 늦게 출마를 결정한 저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쳐 많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박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현장연설이나 TV토론회 일정이 축소돼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보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강점을 내세워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90년생 당원, 7080년생 당원, 지역별 당원을 그룹화해 매일 화상회의를 진행 중이다. 박 후보는 또 “온라인 중심으로 메시지를 알리는 데 집중하는데 여전히 충분히 전달이 안 된 것 같아 오늘부터 카드뉴스 형태로 많이 돌리려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원욱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후 “인지도가 약한 제 속마음은 전당대회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그것은 제 문제고 당원과 대의원 분들 생각하면 연기는 맞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는 “비대면의 유·불리 문제를 떠나 당에서 이미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찾아 진행하고 있으니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전화와 문자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권리당원과 재외국민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절차에 돌입한다. 26∼27일 전국 대의원 온라인 투표, 28일 전당대회 의장 선출 및 강령 개정, 29일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마무리한다. 토론회는 대폭 축소해 25일 KBS 당 대표 후보자 전국 방송 토론회, 27일 MBC ‘100분 토론’을 화상 방식으로 진행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주호영 “‘미스트롯’처럼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국민 참여 늘려야”

    주호영 “‘미스트롯’처럼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국민 참여 늘려야”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아주 무익한 논쟁”“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선정, 상당히 준비”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내세울 후보 선정에 대해 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무명 가수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가수로 탈바꿈하는 ‘미스트롯’ 방식을 언급하며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과정을 거쳐야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지역민방 특별대담에 출연해 ‘미스트롯’을 예로 들어 “눈에 잘 안 띄던 사람이 재평가되고 인기 있는 가수가 되지 않았나”라면서 “후보 만드는 과정을 국민에게 알리다 보면 훌륭한 후보가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참여 경선을 한다든지, 당내 후보를 뽑고 완전국민 경선으로 (따로) 뽑아서 마지막에 국민이 선택하게 한다든지, 이런 방식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 경선룰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라서 당에 기반이 있는 분들이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면서 “그러면 그 과정에 별로 감동이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4연임 금지 적용 12년 뒤 일, 실익 없다”“행정권 견제 안 되는게 초·재선 많아서” 주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가 통합당의 새 정강·정책으로 추진되는 데 대해선 “아주 무익한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언론에 알려진 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의 초안에는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주 원내대표는 “(현역은) 선수와 관계없이 초선으로 치는데, 그러면 (4연임 금지 적용은) 12년 뒤의 일이다. 지금 결정한다고 해서 유지될 리 없고, 실익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강제로 퇴출하면 국회 경쟁력이 훨씬 떨어질 것”이라며 “의회가 행정권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는 게 초·재선이 많아서라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정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상당히 준비돼 있다”면서 “저쪽(민주당)에서 법을 바꿔서 자기들이 몽땅 추천위원을 가져가려는 상황이 오면 (야당 몫을) 추천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추천위원 선임에 앞서 공수처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위헌심판 소송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⑤]조국에 ‘자중’ 요청한 재판부…‘동양대 표창장’ 논란은 지속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⑤]조국에 ‘자중’ 요청한 재판부…‘동양대 표창장’ 논란은 지속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 정경심 재판부가 조국에 “자중” 언급한 까닭은 20일 열린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25차 공판에선 시작부터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논란이 됐다. 지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지모 고려대 교수의 진술을 근거로 조 전 장관이 검찰에 대한 감찰을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이 반발하면서다. 지난 13일, 정 교수의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지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2010년 당시 입학사정관으로서 서류평가를 담당했다. 이날 검찰은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당시 단국대 논문 등을 제출한 정황이 파악된다며 이와 관련한 질문을 했으나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정 교수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질문이 제한됐다. 검찰은 “대학 입학과 졸업이 증명돼야 의전원 진학 자격이 전제가 된다”면서 대학 입학 관련 질문을 하는 이유를 밝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씨가 논문 기여도가 거의 없음에도 제1저자로 등록된 단국대 의학논문이 고대 입시에 사용된 의혹이 있지만 공소시효 완료로 공소장엔 포함되지 않았다.문제는 정 교수 측 반대신문에서 나왔는데, 변호사는 “제출서류목록표와 자소서 파일을 검찰조사 때 제시받았느냐”고 묻고 지 교수가 “그렇다”고 답하자 “목록표나 자소서에 관해 증인이 조사받을 때 검사가 이 서류를 고대에서 제출됐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지 교수는 “그렇지는 않았고 (검찰이) ‘우리가 확보한 자료’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하자 “검찰이 ‘확보했다’고 말했을 때 ‘고려대에서 제출됐구나’ 생각하고 진술했느냐”고 재차 묻자 지 교수는 “네”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고려대를 압수수색하긴 했으나 입시기록이 모두 폐기됐기 때문에 이러한 서류들이 고대에서 하나도 발견 안 된 거 알고 있느냐”고 확인했고 지 교수는 “(검찰) 조사받고 직후에 알았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이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기만적 조사가 있었다”며 “김모 검사 등에 대한 감찰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법무부 장관 후보였을 당시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은 ‘제 딸의 단국대 제1저자 논문은 고려대에 제출된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 검찰이 이후 언론을 통해 “검찰 조사를 받은 고려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 중앙일간지에 ‘조국 딸 고려대 입학 때 1저자 의학논문 냈다’는 기사를 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이로 인해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돼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벌인 근거로 지 교수의 조서가 수정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조서에서 검사의 질문은 당초 “고려대 수시전형에 제출한 제출서류 목록표입니다”였다가 출력 후 수기로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제출서류 목록표입니다”고 수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발했으나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20일 재판에서 이러한 논란을 언급하며 “피고인 측과 조국씨의 일방적 공개와 법정 외 주장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범이기도 한 조국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공판조서서 확정되지도 않은 것과 진술조서 일부까지 공개했다”면서 “실명 거론된 해당 검사들은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도를 넘는 인신공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인에 대한 위증수사까지 언급하는 건 향후 재판 진행이 지장 초래할 우려가 크다”면서 “향후 진행될 증신과정, 특히 반대신문 과정에서는 공소사실과 관련있는지 소송 지휘에 참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법정 외에서 이뤄진 일에 대해 법정에서 논의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과 지 교수가) 주고 받은 대화가 어떠했는지 녹음까지 한 게 아니라 알 수 없지만 (지 교수의) 증언 취지는 그랬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종의 반론 차원이었지만 신중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논쟁에 대해 “조국씨가 겪은 상황에 대해 그런 반론을 할 수는 있지만 법정에서 했던 증언에 대해 현재 조서도 나오지 않은 상태고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어느 부분이 사실이다, 아니다 주장하는 건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부분을 말한 거지만 그래도 좀 자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당부했다. 재판부 “檢 표창장 만들어보고 정경심은 파일 있는 이유 설명해야” 이날 재판에서는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설전을 벌였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서 발견된 정 교수의 PC에 저장돼 있던 여러 파일을 근거로 조씨의 표창장이 어떻게 위조됐는지를 설명한 바 있다. 약 한 달 만에 진행된 반대신문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설명대로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선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담당 팀장 이모씨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정 교수 측은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 등을 검찰의 주장처럼 실제 캡쳐하면 해상도가 낮은 파일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씨에게 “실험을 거쳐서 판단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냐”고 되묻자 이씨는 “모든 경우 수를 실험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정 교수 측은 또 직접 잘라내 붙이면 직인 파일 외에도 ‘노란줄’이 함께 들어가게 되는데 실제 표창장 최종본에는 노란줄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려고 이미지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위조 작업을 위한) 포토샵 등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해당 컴퓨터에 설치됐거나 (사용한) 흔적을 찾았느냐”고 이씨에게 물었고, 이씨는 “포토샵은 전문적인데 그 정도 도구가 아니더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 주장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재주신문에서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발견된 PC에 (정 교수의 아들 조모씨의 상장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총장님 직인(JPG) 파일’이 있었고 이를 그대로 붙인 것으로 보이는 조씨의 ‘표창장 최종파일’(PDF)이 있는 것”이라면서 “뭘 캡쳐하고 뭘 노란색이 나온다는 것이냐”며 따져물었다. 표창장 최종 파일을 출력한 흔적이 없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거 출력했는지는 입증하겠다. 저희가 입증할 수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변호인은 만들어보니 안 만들어진다는 거고, 검찰은 원래 있는 걸 어떻게 만드냐 하는 건데 사실 가장 좋은 건 만들어 보는 건데 그건 불가능하지 않냐”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미흡한 부분은 변론과정에서 해주고, 시간이 된다면 검찰 측이 처음부터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검찰은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걸 출력해서 하면 된다”고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위조 과정에 대해 물리적·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내가 해보니 안됐다.’가 아니라 구동방법, 픽셀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이번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재-그럼 그 파일이 (PC에) 왜 있는겁니까, 피고인? 변-가능성은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재-표창장 파일이 컴퓨터에 왜 있냐는 말입니다. 재판 초기부터 말했습니다. 세상에 없는 게 왜 있느냐고. 그게 왜 (PC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변-엄청나게 숙달되지 않으면 (위조는) 어렵습니다. 검-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위조는) (파일을) 삽입하고 최종 저장한 거 다 만들어놓고 하면 10분 만에도 끝낼 수 있습니다. 재-나중에 기회를 드릴테니까 검찰청에서 실력좋은 사람이 만들어보라고 해보고 변호인은 왜 파일이 거기 있는지 설명을 하라고요. 변-직원이 동양대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재-네. 조교가 했다는 거 아닙니까. 아이고. 재판이 너무 늦었습니다. 이날 정 교수의 재판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인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8)씨가 증인으로 나와 정 교수의 지시로 증거인멸에 가담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이어갔다. 이는 증거인멸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씨가 자신의 재판에서 줄곧 주장했던 내용이다. 오는 27일 열릴 26차 공판에는 동양대 관계자와 조 전 장관의 청문회준비단 신상팀장이었던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월 정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었으나 “관계부처 회의가 있어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김 비서관은 이에 대해 법원에 이의신청을 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제중 일단 지위 유지 … 서울·경기도교육청 “일괄 폐지하라”

    국제중 일단 지위 유지 … 서울·경기도교육청 “일괄 폐지하라”

    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던 서울 대원·영훈국제중이 가처분신청을 통해 지위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일괄 전환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 처분의 집행을 막아달라”며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인용했다. 앞서 법원은 집행정지 효력을 이날까지로 정했으며, 이날 법원이 효력을 연장한 것이다. 두 학교는 가처분 신청 인용을 통해 특성화중학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두 학교는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통해 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의 정당성을 놓고 법정 공방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두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성과평가를 진행해 평가 결과 기준점에 미달했다며 지난 6월 10일 두 학교에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으며,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지정 취소에 동의했다. 이날 서울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일괄 전환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교육청은 “국제중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의무교육 단계에 맞지 않는 학교 체제를 유지하면서 과도한 교육비와 과열된 입학 경쟁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부는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 단계에서 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는데,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 국제중을 인정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아도 가처분 신청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는 등 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은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을 낳는다고 두 교육청은 지적했다. 국제중은 대원·영훈국제중과 청심국제중(경기), 부산국제중(부산), 선인국제중(경남) 등 총 5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중 올해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4개 국제중이 운영성과평가를 받아 부산국제중과 청심국제중은 평가를 통과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청심국제중의 지위를 5년 더 유지하도록 했지만, 2025년 청심국제고의 일반고 전환과 맞물려 청심국제중도 일반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학교 측과 논의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55조는 특성화중의 한 유형으로 ‘국제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중학교’를 명시하고 있다. 두 교육청은 시행규칙 55조를 삭제하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 1항에 ▲예술과 체육 ▲대안교육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중학교를 특성화중으로 지정, 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또 부칙에 “2025년 3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신설해 외고·국제고·자율형 사립고의 일반고 전환과 맞물려 국제중도 일반중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불편해져도 얘기해보자는 책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불편해져도 얘기해보자는 책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다. 많은 말을 하고 혀를 끌끌 차지만 정작 필요한 논쟁은 아낀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입에 재갈을 물린 것처럼 조용하다. 좌담 성사가 된 것부터가 하나의 이변이었다. 그날 아침 용감한 한 사람이 왜들 그러느냐고 질타를 했다. 그러자 정작 약속은 했지만 마뜩잖아 몸을 사리던 이들이 하나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지식공작소가 펴낸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은 발빠르기도 하지만 정작 모두가 외면했던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2년 반을 돌아보는, 고통스럽고도 용기있는 작업을 담았다. 이 출판사는 좌담을 지난달 24일 열었다.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이 극단을 선택한 지 정확히 보름 되는 날이다. 부끄럽게도 일간지와 잡지들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시점이었고 지금까지도 비겁함은 유지되고 있다. 좌담은 3시간쯤 진행됐고 67쪽에 담겼다. 읽는 내내 몸살을 앓는 것처럼 아팠다. 이일영 한신대 교수, 이인미 성공회대 연구위원,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박 전 시장이 애지중지했던 도시재생센터와 서울시의회에서 3년 동안 공무원으로 일했던 자칭타칭 학위수집가 이재경씨, 정치와 관련된 여러 일을 하는 도이(필명) 씨, 내일신문 기자로 일했고 커뮤니케이션 북스 편집책임자인 황인혁 등이 내뱉은 한 마디 한 마디는 모두 기자,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가져온 생각들을 조금씩 들춰 보인다. 사람들이, 시민들이 왜 정작 필요한 논의를 겁내고 미루거나 지레 접는지 톺아본다.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얼마 전 회사의 논설위원 고문이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들어선 안된다는 취지의 칼럼을 쓴다는 것이 특정 세력의 입장을 과하게 투영하고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를 가했다는 지청구가 일어 한바탕 난리를 겪은 뒤라 더욱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지면이 제작되는 저녁 내내 신경전이 펼쳐졌고, 다음날부터 기수별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총회가 실로 오랜만에 소집됐다. 편집국장과 부국장, 논설실장, 대표이사 사장까지 나서 이 칼럼을 싣는 게 최선이었는지, 이 칼럼이 갖고 있는 위험이 무엇이었는지,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논의했다. 기자와 함께 입사한 동기는 어느날 노래방에서 후배들과 어울리다 자신이 서약한 잘못을 또다시 저질러 십여년 전에 회사를 떠났다. 기자 역시 펜스 룰(이성 근처에 아예 가지 않겠다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부인에게 한 약속)에 스스로를 옭아맸고, 좋아하는 여자 후배를 인터뷰이에게 “우리 후배 참 예쁘지 않나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소개한 뒤 그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뒤늦게 깨닫고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른다. 친근함을 표시한다며 어깨를 툭 친다거나 하는 잘못이 작지 않다는 것도 늘 뒤늦게 깨달았다. 기사를 쓰며 아무 생각 없이 예쁘다는 표현을 썼다가 독자의 항의 댓글을 받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적도 여러 번이다. 토론 내용은 계속 되풀이 읽어 계책으로 삼을 일이다. 책의 나머지는 모두 훌륭한 자료들이다.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을 지난달 30일까지 시곗바늘을 되돌려 엮은 일지와 여러 단체나 대표자, 활동가들의 입장문과 성명들이 실려 있다. 2부는 우리가 기억하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 자료들이 망라됐다. 안희정, 이윤택, 고은, 국내 미투 운동을 시작한 서지현 검사 사건, 오거돈 전 부산시장, 한국기원 사건, 낙태죄 폐지, 스쿨미투 등 자료들이 충실하다. 법원 판결문까지 실었다. 일간지가 꿈도 못 꿀 일을 빛의 속도로 담대하게 해냈다.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은 물음표에서 시작해 물음표로 끝난다. 그 답은 우리 모두가 채워야 한다. 무겁고 진중하지만 결코 거리낌 없이!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30 세대] 걸프전쟁은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걸프전쟁은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이 지휘하는 이라크군이 페르시아만의 소국 쿠웨이트로 쳐들어갔다. 얼마 안 가 쿠웨이트는 이라크에 합병돼 지도에서 사라져버렸다. 이라크의 갑작스런 침공은 국제질서와 석유를 수호해야 하는 미국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고, 곧바로 유엔을 통해 다국적군이 조직돼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개됐다. ‘걸프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윽고 해가 바뀌면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이라크를 향해 대대적 공습을 개시하며 반격에 들어갔다. 전쟁사의 전설로 남은 사막의 폭풍 작전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압도적인 공군력과 막강한 지상군, 효율적인 병참을 결합시켜 이라크군을 순식간에 궤멸시켰고, 2개월도 안 돼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어냈다. 전쟁의 여파는 세계 전역에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승자인 미국은 20년 전 베트남전쟁에서 겪었던 굴욕을 완전히 청산하고, 냉전 이후의 세계에서 절대적 초강대국임을 확인받았다. 막강한 경제력과 기술적 우위를 지닌 미국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세계의 어느 나라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한편 ‘서방 세계’에 속하지 않은 나라들은 걸프전에서 드러난 거대한 군사적 격차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골몰했다. 걸프전은 이란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지도부 또한 군 현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경제적 기반을 전면적 개혁개방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톈안먼 사태로 얼어붙은 개혁개방은 다시 빠르게 진전됐다. 평화헌법을 이유로 다국적군 구성에 참여할 수 없었던 일본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로부터 막대한 분담금을 내고도 책임을 다하지 않는 무임승차자라는 비난을 들었다. 국제사회의 냉랭한 반응은 지역 방어에 만족하던 일본 조야를 충격에 몰아넣었고, 냉전 이후 일본의 자기규정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 논쟁에서 제시된 답 중 하나는 바로 헌법개정이었다. 가장 격렬한 반응은 이슬람 세계에서 나왔다. 오사마 빈라덴은 이슬람의 성지에 미군이 들어온 것에 분개했고, 소련과 싸우던 자신의 총부리를 미국을 향해 돌렸다. 10년 뒤 빈라덴의 분노는 9·11 테러로 이어졌다. 이에 걸프전의 전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자국이 공격받은 것에 분개한 미국이 걸프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군사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군을 파괴하는 것과 새로운 질서를 건설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돈과 피를 퍼부은 전쟁은 혼란 빼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그렇게 걸프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빠르게 사라졌다. 대신 이제는 많은 미국인들이 세계의 지도국이라는 사실에 버거움을 느꼈다. ‘미국 우선’의 시작이었다. 이런 메아리들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울린다는 점에서, 지금은 여전히 ‘걸프전 이후의 세계’인 것이다.
  •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1992년 탐색개발이 T50의 첫 발걸음美 록히드마틴이 기술지원 맡았지만짧은 일정에 “성공하면 장 지지겠다”개발팀, 세계 최초 3차원 컴퓨터 설계모형 제작 생략… 보잉도 기술력 인정 연구원들 휴일 반납… 2명 과로로 순직2003년 세계 12번째 초음속 비행 성공 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최근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얼마 전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사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KFX 개발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 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은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그냥 외국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 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봤습니다. 20일 공군과 KAI에 따르면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美 록히드마틴 기술진 “불가능한 개발”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든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참관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 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태흠 ‘한살 형’ 김경협에 “어린 것이 말이야” 막말 논란

    김태흠 ‘한살 형’ 김경협에 “어린 것이 말이야” 막말 논란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20일 국회 운영 방식을 놓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막말을 주고 받았다. 기재위는 이날 결산심사를 진행한 뒤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 등 소관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김대지 국세청장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친 뒤 상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김태흠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가 가는 것을 걸 볼 때 염치가 없다, 뻔뻔하다, 이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더 뻔뻔하다. 저런 말을 의사진행 발언으로 받아주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의원은 마스크를 벗고 “뭘 함부로 해” “국회 회의장에서 말 그따위로 할래? 어린 것이 말이야”라며 막말을 했다. 공개된 이력에 따르면 김경협 의원은 1962년 11월 7일생, 김태흠 의원은 1963년 1월 11일생이다. 김경협 의원은 “동네 양아치가 하는 짓을 여기서”라며 맞받았다. 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윤후덕 기재위원장은 “화장실이라도 다녀오시라”, “두 분 나가서 다투세요”라고 말렸지만 설전은 3분여간 이어졌다. 윤 위원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 상임위가 진행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향후 우리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여야 모두 의견을 깊이 경청하겠다. 원만하게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태흠 “나이도 어린 것이” 김경협 “동네 양아치 하는 짓”

    김태흠 “나이도 어린 것이” 김경협 “동네 양아치 하는 짓”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20일 국회 운영 방식을 놓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막말을 주고 받았다. 기재위는 이날 결산심사를 진행한 뒤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 등 소관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김대지 국세청장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친 뒤 상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김태흠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가 가는 것을 걸 볼 때 염치가 없다, 뻔뻔하다, 이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더 뻔뻔하다. 저런 말을 의사진행 발언으로 받아주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의원은 마스크를 벗고 “뭘 함부로 해” “국회 회의장에서 말 그따위로 할래? 어린 것이 말이야”라며 막말을 했다. 그러자 김경협 의원은 “동네 양아치가 하는 짓을 여기서”라며 맞받았다. 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윤후덕 기재위원장은 “화장실이라도 다녀오시라”, “두 분 나가서 다투세요”라고 말렸지만 설전은 3분여간 이어졌다. 윤 위원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 상임위가 진행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향후 우리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여야 모두 의견을 깊이 경청하겠다. 원만하게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균미 칼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거는 기대

    [김균미 칼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거는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설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막을 올렸다. 4년마다 열리는 최대 정치축제가 코로나 때문에 환호성도 박수도 풍선도 없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날 찬조연설자로 나선 미셸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은 사전 녹화된 연설에서 트럼프를 “잘못 뽑은 대통령”이라며 “혼돈과 분열을 조장했고, 공감이라고는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면서 혐오와 분열의 정치를 넘어설 것을 화두로 던졌다. 최대 관심은 20일까지 이어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연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얼마나 퍼져 오프라인 전당대회와 같은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느냐이다. 아직까지는 지루하고 기금 모금 방송 같다는 부정적 평도 적지 않다. 다음주 공화당 전대도 코로나 때문에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형식적으로는 모두 안 가본 길을 가고 있지만,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선거 전략이다. 경쟁자들을 막말로 공격하는 건 여전하다. 4년 전 힐러리도 당했고, 이번에 바이든과 해리스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당 전대 첫날 맞불 작전으로 내보낸 트럼프의 TV광고는 바이든의 정신건강을 정면 공격해 네거티브 선거의 바닥이 어디인지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졸린(sleepy) 조’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트럼프는 민주당 전대가 열린 날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바이든을 ‘급진 좌파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날 하필 그의 고향에서 유세도 한다. 상대 당 전당대회를 존중하는 관행을 왜 무시하느냐는 질문에 “가짜 언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언론 탓을 했다 한다. 차별과 혐오 전력도 빠질 수 없다. 해리스가 첫 여성 흑인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오바마에 이어 ‘미국 시민이 맞느냐’는 ‘버서(birther) 음모론’을 꺼냈다. ‘버서’는 2008년과 2012년 대선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어서 피선거권이 없다는 음모론을 퍼뜨린 사람들을 이른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실린 보수 성향의 변호사가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당시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어서 정상적인 시민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칼럼을 인용해 ‘버서 음모론’을 제기했었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일자 자신과 무관하며 이슈화할 생각이 없다고 한발 뺐다. 그렇지만 해리스의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확실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아 불씨는 남겨 놓았다. 인종 차별 이슈는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보듯 폭발력이 크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다는 발표가 있고 4분 만에 위키디피아에 해리스 관련 페이지가 수정되기 시작했다. 24시간 동안 295차례나 수정됐고, ‘정통 흑인 미국인이냐’ 등 논쟁 글이 1만 9000건이나 올라왔을 정도다. ‘버서 음모론’의 핵심은 백인이 미국 사회의 정치 사회적 주도권을 쥐고 있어 흑인과 이민자, 비기독교인들로부터 위협받지 않았던 시대로 시계를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고, 트럼프의 ‘위대한 미국의 재건’ 슬로건과 연결된다는 애틀랜틱의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버서 음모론’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우는 이유다. 관건은 그것이 통했던 2016년과 2020년 미국 여론이 달라졌는가이다. 트럼프의 미국을 보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미국이 맞는지 수없이 의문이 들었다. 대통령이 수십 년간 실시해온 우편투표제도에 불신을 드러내며 편을 가르고, 코로나19 와중에 마스크 착용이 자유권과 맞물려 논란이 되는 것도 낯설다.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혐오와 분열의 막말을 언론과 전문가들이 아무리 비판해도 변한 게 없다. 품격을 위선으로 몰아세우는 논리에 익숙해진 건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미국의 얼굴이 달라졌다. 히스패닉을 뺀 백인이 60%로 줄었다. 유권자 3명 중 1명은 비백인이고, 여성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정상으로의 환원’과 통합을 강조하는 바이든과 해리스의 민주당이 이런 위험한 익숙함에 제동을 걸지 11월 대선에서 판가름 난다. 4년 전 헛발질했던 여론조사기관과 언론도 ‘민심 제대로 읽기’라는 숙제를 충실히 했는지 시험대에 오른다. kmkim@seoul.co.kr
  • [홍희경의 패스추리TV] 내 욕망은 너의 악마가 아니다

    [홍희경의 패스추리TV] 내 욕망은 너의 악마가 아니다

    딸을 곱게 키운 두더쥐 부부가 시시한 두더쥐 대신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윗감을 찾아 나섰다. 처음엔 해, 다음엔 구름, 구름이 흩뜨린다는 바람, 다시 바람에도 꿈쩍없다는 돌부처를 찾는다. 정작 돌부처는 아래를 파헤치는 두더쥐 때문에 곧 쓰러질 처지. 부부는 결국 두더쥐를 사위로 맞이한다. 전래동화 ‘사윗감 찾는 두더쥐’다. 부동산 대책 발표가 쌓일수록 어쩌면 정말 당국이 간과해서일 수 있겠다는 의구심이 커져 두더쥐의 헛된 여정을 되짚었다. 영국 보유세부터 싱가포르 취득세까지 입맛에 맞는 해외모델을 발굴하고,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당국자들이 ‘효과 발휘 중’이라고 자평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심리학도 뒤졌다. 더닝 크루거 효과. 잘못된 결정을 내려 놓고도, 무능하니 오류를 깨닫지 못한 채 자신감이 아주 높은 인지편향 상태를 말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를 섞은 상황이다.높으신 당국자들이 23번이나 천착한 대책을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덧씌우는 게 가혹한 처사인 줄 안다. 그래서 현 정부 아파트값 상승률이 52%인지, 14%인지 논쟁에 참전할 배짱도 없다. 다만 당국이 ‘욕망’에 대한 무지를 거둬 주길 바란다. 영국부터 싱가포르까지 성공 사례는 각국의 정책과 거주하는 시민의 욕망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1가구 1주택을 보장했다가 거주 이전 불능이 됐다는 루마니아처럼 시중에서 꼽는 실패 사례는 개인의 욕망을 죄악시한 채 ‘착한 정책’을 일방 주입한 결과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투기 수요 차단, 투기 수익 환수”를 강조하는 모습이 ‘너희 욕망을 모르지 않는다’는 당국의 반박일 수 있겠다. 그러나 당국 멋대로 욕망을 재단하며 ‘네 욕망을 당장 이실직고하라’고 구는 태도 자체가 타인의 욕망에 대한 무심함과 예의 없음을 드러낸다. 무심하니 ‘다주택자=투기꾼’으로 시작한 당국 인식이 전세 끼고 사면 투기꾼, 대출받아 고가 집을 사거나 ‘로또청약’에 몰려들면 투기꾼 식으로 증폭될 수 있었겠다. 지대추구 노리지 말고 성실하게 살라는 것이 애초 당국 경고였던 듯한데, 이제 전세나 대출 껴서 집 산 뒤 내 새끼 먹이고 입힐 것 아껴야 하는 생활까지 투기 범주에 들어가 버렸다. 무주택 15년·부양가족 셋은 돼야 안정권인 로또청약 가점자 삶보다 성실하게 살 방법이 있기는 할까. 내 몸과 가족 건사할 집은 있어야겠고 그 집을 산 게 바보짓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욕망마저 투기로 규정된 상태. 당국이 개인의 욕망을 무참히 다룬 결과다. 상반기 내내 공급이 충분하다더니 돌연 입장을 바꿔 공급 계획을 발표해도 당국의 꿍꿍이는 뒤캐기를 당하지 않았다. 부동산 전담기구를 만들겠단 이유가 혹시 당국자 일자리를 더 늘릴 방편인지 추궁도 받지 않는다. 타인의 욕망을 다룰 때 필요한 공적 예의를 당국만 누리고 있다. saloo@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양국 지도자 교체되더라도 한일 경색 계속될 전망 日 2019년 對한국 선행보복 철회 가능성 낮아 문재인·아베 만나야 하나 해결방안 평행선 달려 양국 국민 무관심과 국익 손실 감안해 조기 해결을 시민 레벨의 협력과 연대로 지도자들 압박 필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 지도자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라 양국 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정치적 리스크를 부담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민 레벨에서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Q.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강제집행을 위한 현금화 절차가 8월 4일 시작됐다. 피고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포스코와 일본제철의 합작회사 PNR의 주식 일부)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이 끝난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즉시 항고함으로써 약간의 시간은 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에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이 먼저 구체안을 내놓으라고 한다. 한일 정부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을 가능성은 있는가. 일본 분위기는 어떤가. A. 한일 양국이 국장급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해결방안이 합의되지 않는 한 실무차원의 대화에는 한계가 있다. 양국 정상이 마주앉아 논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외에도 양국 지도자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한일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양국 지도자 모두 정치적 리스크를 지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처럼 올해도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만남 이상의 의미, 즉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소수이지만 일본의 오류를 지적하는 일본인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류는 아니며 대다수는 한국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개인청구권의 인정, 불인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한일의 경색은 계속되고 관계개선은 힘든 구조가 됐다. 타협점은 찾을 수 있을까. A. 개인청구권은 일본도 인정하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는 중국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개인의 청구권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야나이 슌지 전 외무성 조약국장, 고노 다로 전 외상도 국회 답변에서 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청구권은 살아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있다. 다만 이 문제가 한일 간 모든 사안을 덮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 사안과 협력 사안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청구권협정 3조 2항의 ‘분쟁’이 발생했다고 보고 지난해 초 중재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 한국 정부가 1+1안(한일 기업이 기금 출연)을 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 이 밖에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1+1+α(모금), 2+2(한일 정부 및 기업) 외에도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등 각종 안이 쏟아졌다. 최근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어 중재안을 만들자는 안까지 나왔다. 또한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제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 설립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각 대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많은 해결방안이 제시됐지만 어느 안도 한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1+1은 대법원 판결의 인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받을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문 전 의장이 제시한 1+1+α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ICJ 제소도 선택지로서 고려할 수는 있으나 외교적 노력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 우선순위에 둘 수 없다. 해결방법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는 선행적 논의가 필요하다. Q. 문 대통령(2022년 5월 임기 만료) 아베 신조 총리(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만료)의 퇴장 전까지는 타협이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종종 듣는다. 문 대통령의 3원칙(피해자중심주의, 사법부 판단 존중, 1+1)과 65년 협정으로 모든 게 끝났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은 차기 지도자들도 거스르기 어려울 것 같은데. A. 양국의 지도자가 바뀌면 새로운 정권 하에서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한 계기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양국의 입장차가 현저해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8년 판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69%가 “납득할 수 없다”, 한국인의 82%가 “판결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사안을 바라보는 양국민의 인식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지도자가 바뀐다 하더라도, 그동안 견지해 온 기본 입장에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한국이 70년 한미동맹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정치·경제·안보 면에서 한일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일본을 필요로 하는 부분과, 일본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가. A. 해방 이후 한일관계는 미국에 의한 세계질서와 한미일 동맹 속에서 시작됐다. 냉전기 양국은 적대적 공존 속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현재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갈등, 북핵 위협 속에 서로의 존재는 매우 미미하다.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 구상을 펼치는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량 강화와 세계적 위상 증진을 위한 지역 구상을 펼치는 일본과의 협력 범위는 크지 않다. 결국 실리적 협력의 필요성은 있지만 전략적 협력 노력은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Q. 2019년 7, 8월의 일본 보복 조치 철회는 현 상황에선 어려운가. A. 당장은 어렵다. 지난해 7, 8월 조치는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치의 철회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적어도 표면상 이러한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일정한 시기에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 명분상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히려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도 있다. Q. 따지고 보면 65년 체제의 불완전성에서 지금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인데, 65년 체제의 불완전성, 예를 들어 식민지배의 합법·불합법의 한일 간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혹은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한 한일의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하는 노력은 불가능한가. A. 결국 본질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있다. 1965년 당시 이 문제에 합의할 수 없었던 양국은 “합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합의한 ‘비합의의 합의’”로 일단락지었다. 결국 문제는 봉합됐고 해결은 다음 세대에 넘겨졌다. 당시로서는 불완전하지만 차선이자, 최선이었을 것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문제였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당장의 해결은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사교육과 기림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다. Q. 시민 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통해서 톱다운이 아닌 버텀업으로 양국 정부를 압박하자는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동의한다. 흔히 양국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한일관계는 지도자의 결정과 의지만으로 풀기 어렵다. 심지어 그렇게 한다 한들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2015년 위안부합의를 통해 경험했다. 지금의 사회는 더 이상 지도자들의 결정과 합의 만으로 좌지우지되는 사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기반으로 상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Q. 한일관계를 전망한다면. A. 당분간 큰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 현금화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은 있겠지만, 법적 절차에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로운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는 일이다. 문제해결 노력은 지지부진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2012~2013년)와 일본 와세다대학교(2013~2014)에서 방문연구원을 거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를 지냈다. 일본 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이 연구테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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