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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기초가 건실한 경제

    세계화,개방화,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여건하에서는 이에 맞추어기업,은행,노조,정부 등 모든 조직이 스스로 개혁하고 구조조정하며 변화하려는 노력을 체질화하고 일상 생활화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은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실제로 터득한 값진 경험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이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면서 의연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본이 되는 불변의 가치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지금도 수천년 전에 쓰인 성경과 논어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동을 받는 까닭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변하지 않는 어떤 보편적인가치 규범이 있기 때문이다.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오면서 강조된 기본적인덕목인 성실,겸손,근면,절약,신의,교육 및 가족중시 등은 사실상 동아시아의가치관이나 경제발전모델에서만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불변가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신을 형성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보아도 근면,성실,절약을 수도 없이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가있다.이는 모두 세상이 급변해도 양의 동서나 시의 고금을 뛰어넘는 어떤 불변의 기본적인 덕목이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절약의 덕목에 대해 보자.어떤 이는 절약을 구시대에나 적용되는 가치로 보기도 한다.그러나 사람들이 근검절약을 소홀히 여기고 소비에치중하게 되면 국내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며,대외적으로는 국제수지에 적자가 생긴다.즉,저축의 부족,인플레이션 및 국제수지의 적자는 사실상 동일한 현상이 세 가지 서로 다른 측면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금융의 세계화가 지금처럼 급속히 진행되면 돈이 모자랄 때 외국에서 쉽게빌려쓰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그러나 저축이 부족해 국제수지에 적자가 생기면 오히려 외국의 투자자들은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우리 나라의 증권시장에 투자했던 돈을 일시에 빼나가게 된다.그결과 주가가 폭락하고 이자율이 급등하며 환율이 급상승하는 것은 2년여 전경제위기 때에 우리가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즉,금융의 세계화가 진행되면될수록 근검절약하며 저축을 늘리는 것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드는 데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된다. 또한 21세기는 흔히들 환경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근검절약의 덕목은 더욱 귀중한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다.앞으로는 과거처럼 마구 쓰고 마구 버리는 생활은 환경의 측면에서 볼 때 지속이 불가능하다.‘덜 쓰고 덜 버리는’ 환경친화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생활 규범의 정착이 21세기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가 된다.이렇게 보면 현재 우리 주위에 만연되고 있는 물,전기,에너지,식량,일회용품의 낭비는 환경친화적인 세계 공통의 규범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다. 친구간에는 신의를 지켜야 하며,사회 전체로는 서로 믿음을 공유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꼭 마찬가지이다.사실 어떤 사회가 존립하는 데 제일 필수적인 요건은 상호 신뢰이다.특히 정보화사회가 급속히 진전될수록 서로 믿는 신뢰의 풍토가 제대로 수립되어 있지 못하면 이는 마치 사상누각과도 같은 것이다.서로 믿지못하여 불신이 만연되어 있는 사회가 정보화사회로 탈바꿈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선 이에 맞추어 변화하는 노력을 체질화하는 이외에,인류보편의 불변 가치인 기본적인 덕목에 충실한 국민들이 많을 때 그 나라는 시세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경제를 이룰 수가 있다.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제일의 핵심 요소는 인간자본이다.사람이 결국 모든 것의 성패를 좌우한다.날로 심화되는 국가간의 경쟁을 보면서 우리는 특히 선진국들이 2세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가에 유의해야만 한다.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예외없이위에서 본 기본적인 덕목에 충실한 2세를 교육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진정한 국제경쟁력의 원천은 인간자본이며,이는 기본 덕목을 철저히 터득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 정창영 연세대교수 경제학.
  • 최영택著 ‘풀어쓴 동양고전‘ 시리즈

    ‘고굉지신(股肱之臣)’이란 어디서 유래된 고사성어일까.웬만큼 한문에 밝은 사람이 아니면 ‘충직한 신하’라는 뜻의 이 말이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좀체 알 수 없을 것이다.더욱이 요즘처럼 ‘동양고전=고리타분’으로 받아들여지는 세태에서는 사람들에게 동양고전을 읽도록 권유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한문보다는 오히려 영어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풀어쓴 동양고전,브리핑 영어 한자’시리즈(매일문화 펴냄)는 이같은 시대추세를 감안,동양의 고전인 사서삼경의 주요대목을 영어로 옮겨 고전읽기와 영어공부를 병행할수 있게 해 눈길을 끈다.고전을 읽고 한문도 배우고 영어실력도 늘릴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저자는 중국문학을 전공하고 전남대에서 강의중인 최영택씨.그는 “동양고전과 영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책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고전에 나오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와 고사성어를 골라 영어로 옮겼다”고 말했다.그는 2년전부터 지방지에 연재한 내용을 보완해 책으로 묶었다.영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원어민의 감수도 받았다. 책은 먼저 논어로부터 시작된다.저자는 논어를 첫머리에 올린 이유를 ‘반부논어(半部論語)’란 고사성어로 설명한다.‘반부논어’란 송나라시대 전쟁터를 돌아다니다가 재상이 된 조보가 “학식이 부족하다”는 주변의 비방을듣자 “내 평생의 지식은 논어를 넘어본 일이 없으나,논어의 절반지식으로천하를 평정했고 이제 나머지 절반의 지식으로 천하를 다스리고자 한다”고말한 데서 비롯됐다.이후 ‘반부논어’란 자신의 지식을 겸손하게 표현하는성어가 됐다는 것이다.저자는 “논어야말로 동양고전의 진수”라고 말한다. 시리즈는 ‘사서삼경’과 ‘사기’,‘춘추’,‘삼국지’,‘제자백가’ 등모두 7권으로,동양고전의 세계를 압축하고 있다. 김진우 매일문화 사장은 “이같은 형태의 책은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것”이라면서 “컴퓨터세대가 읽기 편하도록 책을 입체적으로 꾸몄다”고 말했다.전권 값 24만8,000원. 박재범기자 jaebum@
  • 인문학 대형 기획시리즈 출간 붐

    새 세기를 맞아 인문학 분야의 대형 기획물 및 시리즈 출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한길사 등 대형 출판사들은 철학 역사 종교 문학 등 각 분야의 대작을 속속 내놓거나 준비중이다. 이는 실용서와 성담론 등 가벼운 단행본이 지난해부터 판을 치면서 무게있는 교양서 등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출판계의 노력으로 보인다.특히 고사 위기에 놓인 인문학을 되살려,독자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하자는 뜻도 담고 있다. 한길사는 이번 주에 대형 기획물인 ‘숲길’시리즈의 첫권을 발간하며 3월중 ‘한길크세주’시리즈 2차분(전 12권)을 출간할 예정이다.또 영국 파이돈출판사 기획물인 ‘art and ideas’시리즈(전 136권) 1차분과 ‘예술가 전기’시리즈가 올해 독자를 찾는다. 숲길은 일반인은 물론 중고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교양시리즈.‘소피스트적 논박’(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유토피아’(토마스 모어)에 이르기까지 7명의 서구 철학자 저서가 올해안에 선을 보인다.또 다음달에 ‘컬처북스’시리즈 중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의 ‘문화를 넘어서’ 등이,‘한길신인문총서’ 가운데 신상희의 ‘시간과 존재의 빛’ 등이 서점에 나온다. 한길사 기획실 이승우씨는 “요즘 사회 분위기가 소비문화로 편중되고 있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문화풍토의 조성이 절실하다”면서 “인문학 서적의 발간 붐은 이같은 학문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냄의 경우 ‘매스터마인드’시리즈(전 12권)와 ‘시작된 미래’시리즈(전 10권)를 계속 내고 있는 중이며 ‘작가들과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시리즈(1차 전 10권)는 올 하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매스터마인드’는 미국의 베이직북스에서 총 12권으로 기획한 것으로,현대 인문학의 주요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한다.최근 ‘몰입의 즐거움’ ‘비범성의 발견’ ‘신,그이후’ ‘기계의 아름다움’ 등이 나왔다. 또 한백연구소와 공동기획한 ‘시작된 미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각 분야의 핵심 사안을 다루며 21세기를 점친다.해냄의 정해종 기획국장은“세기의 전환에 맞춰 새로운 좌표가필요하다는 인식아래 2년전 핵심 테마별로 기획한 저서”라고 말했다. 시공사가 마련한 국내 최초의 세계 종교 입문시리즈인 ‘샴발라 총서’는그리스트교 불교 유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계 종교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소수종교인 조로아스터교와 시크교 등도 소개한다.‘도덕경’ ‘논어’ 등 1차분 5권은 이미 서점에 진열되고 있고 올 하반기에 ‘미라래빠의 십만송 1,2’ ‘티벳 사자의 서’ 등 15권이 나온다. 또 개마고원의 ‘테마로 읽는 서구지성사’(전 9권)는 독자들이 서구 고전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양서.서구 지성사를 그리스시대부터 현대 까지 시대별로 9개로 나눠 10개의 테마를 선정했다.1차로 오는 6월 철학 예술역사분야의 책이 나오고,2차분(종교 정치·경제 환경·생태)과 3차분(여성교육 문화)이 기획중이다. 들녘의 기획시리즈인 ‘판타지 라이브러리’는 판타지 원류인 동·서양의신화와 전설을 다룬다.50여권이 준비중이고 매월 1∼2권씩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판타지의 주인공들 1’과 ‘켈트·북구의 신들’ ‘판타지의마족들’(이상 다케루베 노부아키 등 지음)을 출간했다. 민음사도 프랑스 철학자인 질 들뢰즈의 ‘앙티 오이디푸스’ 등 ‘현대사상의 모험’ 시리즈 3권을 다음달 첫 출간한다.50∼60권으로 계획하고 있다.앞부분은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사상 흐름을 짚고,뒷부분은 고전분야를 다루게 된다. 이밖에 범우사는 다음달 국내 처음으로 모택동전집(전 4권)을 펴내고 나남은 10∼15권 분량의 ‘노신전집’을 준비중이다. 정기홍기자 hong@
  • 퍼즐·퀴즈 풀다보면 공부가 쏙쏙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따분하고 싫증나는 공부를 재미있게 할수 있는 학습법을 소개하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고리타분한 한자나 해도해도 늘지 않는 영어,까다롭기만 한 과학 등을 책을통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먼저 청주상고 영어교사로 있는 이제원씨가 펴낸 ‘퍼즐로 풀어보는 논어’(풀빛)는 퍼즐로 한자를 익힐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한자가 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재미를 곁들여 한자와 고사성어를 익힐 수 있게 한 것이다. 모두 10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퍼즐을 제시해 스스로 문제를 풀도록 한 뒤,그 아래 자원(字源)을 붙여놓았다.이어 ‘어? 그래’에서는 논어를 중심으로 고사성어나 한자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수록,한자의 지식을 기르게 했다. 일본의 응용언어학자 이와마 나오후미가 쓴 ‘학교 영어싫은 사람 모두 모여라’(아카데미영어사)는 문법을 공부하고 단어를 외고 열심히 문제집을 푸는데도 영어가 좀처럼 늘지않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공부법을 권고한다. 모두 11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영어가 능숙해지기 위해선 ‘실천하는 것이빨리 능숙해 진다’ ‘어학에 재능이란 관계없다’ 등 8가지 법칙을 제시해주고 있다.또 회화가 서툰 원인과 치료법에서는 ‘회화 같은 건 못해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은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등 10가지 증상과 치료법을 그림과예문을 곁들여 설명한다. ‘퀴즈퀴즈 퀴즈탐험 책으로 보는 신비의 세계’(차윤희 지음 세종서적)는지난 85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KBS 2TV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작가인 차씨가 프로에 등장한 동물의 이야기를 퀴즈형식으로 풀어 나갔다. ‘눈이 다르면 세상도 달라 보일까’라는 항목에서는 고양이와 카멜레온,황소,개구리,거미,벌 등의 눈을 사진을 곁들여 가며 자세히 설명했다.또 ‘황소의 눈에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퀴즈를 중간에 넣어자칫 지루함에 빠질 독자에게 상큼한 충격을 주고 있다. 김명승기자 mskim@
  • 김경일교수 갑골문 다룬 책 국내 첫 발간

    ‘왕이 말하기를 왕비가 순산할 것이라고 했다.열흘 뒤 과연 순산했다’ ‘학교를 도읍지 안에 지으면 순조롭겠는가’ 이 질문들은 3천년전 중국에서 거북껍질이나 소,사슴 등의 뼈에 새겨진 갑골문(甲骨文)의 내용들이다. 이 갑골문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갑골발견 10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올초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해 관심을 모았던 상명대 김경일 교수의 ‘갑골문 이야기’(바다 펴냄)가 그것. 사실 갑골문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기원전 1384년부터 기원전1111년까지 273년간 지속된 상(商)왕실이 신의 뜻을 묻고 그 결과를 남긴 갑골문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고대 중국인의 사상 체계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후대에 나온 맹자나 논어,주역,시경,산해경,노자 등의 문헌에 해박해야 한다.책은 풍부한 사진과 도판자료를 통해 갑골이 발견된 경위와 글자의상징성,내용,해독 과정 등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1만2,000원[박재범기자]
  • [김상웅 칼럼] ‘역사의 그물코’를 아는가

    한때 거미줄법이란 것이 있었다. 힘없는 미물이나 걸리고 참새 정도만 돼도거침없이 뚫고 나갔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검찰총장이나 장관도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법망에 걸린다. 법의 존엄성과 공정성이 확립되고 있음을 말한다. 우리사회가 법치주의에다가선 것이다. 비리가 드러나면 누구라도 법망(法網)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법망에는 실정법의 위반자가 걸려든다. 문제는 법망은 두려워 하면서실정법이 아닌 자연법과 ‘인도의 법칙’에 반하는 자들이 걸리는 사망(史網)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거짓을 말하고 정치인이 법을무시하고 언론인·지식인이 곡필을 휘두르는 것이 이에 속한다. 법망에는 시효가 있지만 사망에는 시효가 없다. 그래서 법망을 피하고 사망에 걸리더라도 당장에는 불편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곧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군사독재자의 말로와 고 문을 일삼던 하수인들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에게 논리와 계략을 제공하고 여론을 오도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역사의 바른 길을저해한 지식인·언론인들에 대한 역사의심판이 더디다는 점이다. 법망이 비교적 촘촘한 데 비해 사망은 아직도 듬성듬성하고 이를 지켜보는 사안(史眼)도 총명하지 못한것 같다. 역사가 ‘눈멀고 귀먹어’범죄자들을 놓치면 천망(天網)이 기다린다. 시간이 가더라도 하늘의 그물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말한 ‘천망회회(天網恢恢)소이불실(疎而不失)’이다. 역사마저 심판하지 못하면 하늘이 심판한다. 아무리 교활하고 치밀하고 속임수를 쓰더라도 천망을 벗어난 자는 하나도 없다. 역사의 법망이 두렵다면 실정법이 삼심제를 거치듯이 역사와 하늘의 이치도 삼심을 두고있다. 인간의 역사가 진보와 문명을 일궈 여기까지 온 것은 선과 악, 죄와 벌을 심판하고 징벌하는 실정법이라는 형이하학적인 법제와 자연법과 사망과 천망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장치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실정법을 준수하면서 살면 된다. 허나 공인은 역사를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최근 국가기강을 문란시킨 공직자, 언론인들의 탈선은역사는커녕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당장의 이해에 집착한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논어에 “사람이 먼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눈앞의 우환이 있다”(人無遠廬必有近憂)고 했다. 제2차세계대전 후 뉘른베르크와 도쿄의 전쟁범죄재판은 전범들에게 ‘인도의 법칙’과‘공공양심의 요구’라는 자연법을 적용하였다. 이들 법정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부정이 아니라 그들의 악행이 처벌되지 아니하고 방치되는 것이야말로 부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정법을 넘어서 자연법으로 전쟁범죄를 다스린 것이다. 우리가 친일파 청산이나 매국노재산환수 그리고 독재정권에 부역한 지식인과 언론인에 대한 자연법적 청산을 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세우지 못하고 사망과 천망에만 의존한 것은 당대인들의 직무유기다. 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언론인·지식인들이 국민의 정부의 개혁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정부의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는 바아니지만 일부 언론의 행태는 비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같다. 사자의 포효에는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언론의 행태를 드러낸다. 요순시절에도 환도(驩兜) 공공(共工) 곤(鯤) 삼묘(三苗) 등 악한들이 있었다.‘국민의 정부’시대라고 비리가 없겠는가. 물론근절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책임이다. 그렇지만 실패한 로비를 마치 정부의총체적 부정과 도덕적 파탄으로 몰고가는 것은 개혁을 두려워한 하이에나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개혁과 투명성을 두려워하는 하이에나들은 ‘사자의 상처’를 놓치지 않는다. 우물 밖 개구리 안목이라도평생을 우물 밖으로 나와보지 않은 개구리가 있었다. 어느날 다른 개구리가한마리 나타났다. “넌 어디서 왔지?” “호수에서 왔다”불청객 개구리가말했다 “호수라고? 어떻게 생긴거니? 내 우물만큼 커?” 호수에서 온 개구리가 웃으며 말했다.“비교도 안돼”우물안 개구리는 불청객 개구리가 말한호수에 관심을 보이는 척했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내 평생 이렇게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는 처음이야.”(앤소니 멜로, ‘철학자의 반란')‘우물안 개구리’적 사고로 새시대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우물 밖 개구리’정도라도열린 생각을 가질 것인가. 공직자, 언론·지식인들이 역사의 그물코를 두려워하면서 바른 처신, 공정한 글쓰기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상웅 주필
  • [김삼웅 칼럼] 지식인의 정치참여문제

    16대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여야가 신당 창당과 새 인물 영입,제2창당을 서두르면서 유망한 지식인·전문가들의 정치참여문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현 정치인들에게 21세기 국가운명을 맡기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여론이라면 인물교체는 당연하다.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치혐오증과 무관심이 깊어지는 현상도 인물교체의 필요성으로 작용한다. 신당 창당이나 제2창당이‘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간판과 메뉴만 바뀌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인적청산과 인물교체를 통해 정치가 활력을 찾고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국민통합과 새 천년을 이끌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그러자면 지식인·전문가들이 과감하게 참여해야 한다. 지식인과 전문가들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도덕적으로 깨끗하고 학식과 전문성을 갖춘 식자 중에는 정치참여를 꺼리는 사람이 적지않다.정치에 참여하면 피해를 당한다는 외상의식(外傷意識)이 작용하는 까닭이다.조선시대의 무오·갑자·기묘·을사 등 각종 사화와 붕당에 가담했던 사람이면 대부분 화를 입어 위방불입(危方不入)과 오불관언(吾不關言)의 피해의식 때문이다. 또한 역대 독재정권이 정통성의 포장용으로 차출(또는 자원)하여 방패막이로 써먹고 용도 폐기하거나 부정선거,인권탄압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킴으로써 참여지식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좋지 않은 이유도 작용한다.따라서 순수한 지식인·전문가일수록 정치참여에는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지식인 참여의‘원칙’과 관련해서 논어의 가르침 이상의 정답은 없다고 본다. 天下有道則見(천하유도칙견)無道則隱(무도칙은)邦有道 貧且賤焉 恥也(방유도 빈차천언 치야)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방무도 부차귀언 치야) 국가에 도가 섰을 때는 참여하고 도가 없을 때에는 은거해야 한다 도가 있는 데 빈천함은 수치이고 도가 없는 데 부귀함도 수치이다. 지식인의 참여가 선행일 경우와 악행일 때가 있다.독재정권의 이데올로그나 하수인으로 참여한 지식인이 후자라면 반독재저항운동에 참여한 지식인은전자라고 하겠다.아직 이들에 대한 공과가 가려지지 않고 단죄와 포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우리 지성계의 숙제로남는다. 지식인이 배운 학식과 재능을 후진교육과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은당연한 일이다.‘국가발전’의 영역은 대학이나 연구소일 수도 있고 정부나공공기관 또는 국회일 수도 있다.문제는 어떤 자세로 어디에 참여하느냐다. 독재정권하에서의 정치참여는 어용지식인의 권력욕이지만 50년 만의 수평적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민주화시대의 정치참여는 국가에 대한 헌신이고 떳떳한 주권행사다. 드골정권의 문교상으로 입각한 앙드레 말로를 어용문인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없고,닉슨정권에서 국무장관이 된 키신저를 정치교수라고 험담하는 사람도 없다.페이비언주의자나 루스벨트 대통령과 케네디정부의 브레인트러스트를 어용으로 보거나 권력욕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선택한 권력이 정통성을 갖고 재야나 재조(在朝)에서나 신념과 원칙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정치참여는 지식인 참여의 성공한 모델로 남는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나 국회에 적잖은 지식인과 전문가가 참여했다.그렇지만 대부분 기성 정치인화,관료화하거나 독재권력의 이론가 또는악법 제정의전문가 역할에 그쳤다.정치발전의 역할은커녕‘한물에 휩쓸려’서 제도권으로 쉽게 응고되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지식인그룹이 정치에 참여하여 전문성과 참신성으로 비생산·파쟁·비능률을 불식시키고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잘못된 풍조가 정치의 저질과 후진성을 불러왔다.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이들에 대한 검증작업도 필요하다.현역 중에도 유능한 의원이 있고‘새피’중에도 낡은 인물이 있을 수 있다.철저한예비검증을 통해 깨끗한 정치인·전문성 있는 정치인들로하여금 새 시대를이끌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막스 베버의“정치가 그 고향으로 삼아 정착할 곳이 바로 도덕이다”란 경구를 정치인 검증의 첫 관문으로 삼았으면 한다./주필
  • 추안총리,포용정책 지지 앞장 다짐/韓·泰정상회담 안팎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추안 릭파이 태국총리는 26일 정상회담에서 ‘21세기 행동강령 공동성명’을 채택했다.40년간 계속된 경제 및 무역관계 증진,인적교류 확대를 기초로 21세기 전면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다.지난해 태국에서 최초로 거론,그동안 양국의 조율을 거쳐 확정된 만큼 이견이 없었다.양국 관계는 크게 볼 때 이 연장선상에 놓여있다.지난달 발생한 전 북한외교관 홍순경씨 납치사건을 다룬 태국의 태도는 두 나라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사례다. 따라서 정상회담은 우호관계를 다지는 데 목적을 둔,다분히 의전적인 의미가 컸다.김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공자(孔子)의 논어(論語)를 인용,“좋은 친구가 멀리서 왔으니 이처럼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환영을 한데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실제로 양국 정상은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우호협력,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노력,그리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추안 총리는 김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 설명에 지지를 표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아세안 등 국제무대에서 지지가 확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그것이다.두 정상이 한·태 범죄인 인도조약을 범죄예방을 위한 상호 협력기반 구축으로 평가한 것도 양국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부분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조선시대 유생들 하루생활 그대로/성균관 건학 600주년맞아 재현

    ◎의관정제·수업·상소·동맹휴학까지 보여줘/출궁·작헌례 등 왕세자 입학의식도 거행 성균관(관장 崔根德)과 성균관대학교(총장 丁範鎭)는 19∼25일 성균관건학 600주년을 맞아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하루생활과 왕세자의 입학의식을 재현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이번 행사는 조선조 정조년간을 시대배경으로 유생들의 하루생활과 유생 전체가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자치회인 재회(齋會)등을 보여준다. 유생들의 하루일과는 묘시(상오 7시쯤) 기상으로 부터 시작된다. 이어 세수와 자습,의관정제를 마치고 진사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뒤 수업준비에 들어간다. 상오 10시 시작되는 상오 수업은 박사의 강의에 이어 유생들이 토론식으로 진행되며 상재생(上齋生)은 시경을,하재생(下齋生)은 논어를 수업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대성전에서 입재의식 및 반장(泮長:성균관 대사성)의 입반행사와 재회가 펼쳐진다. 신입유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상읍례(相揖禮),잘못을 저지른 유생에 대한 처벌결정과 이를 시행하는 유벌(儒罰)과정도 보여준다. 특히 임금님의 잘못된 정책결정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적어 국왕에게 상소를 올리는 유소(儒疏),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식사를 거부하며 농성을 벌이는 권당(捲堂:수업거부),그리고 성균관을 나오는 공관(空館:동맹휴학)등이 당시 모습대로 꾸며진다. 23일에는 당시의 사회문제를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보여주는 유희(儒戱)를 벌인다. 25일에는 왕세자 입학의식이 재현된다. 창경궁에서 성균관에 이르는 출궁의식에 이어 대성전에서 차를 올리는 작헌례를 치른다. 이런 절차가 끝나면 왕세자가 박사에게 사부로 모시기를 청하는 의식이 뒤따른다. 이때 박사는 학문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세자의 청을 세번 사양하다가 이를 받아들이면 왕세자와 박사가 서로 절을 하고 강서석의(講書釋義:책을 읽고 풀이함)에 들어간다. 이 행사에는 양현재생 20명과 한학자들이 참여하며 왕세자 입학식엔 200여명이 동원된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조선왕조가 전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성균관 유생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치권을 가지고 있었고 왕도 무시하지 못했던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기간중 매일 하오3∼5시에는 전통적인 서당교육 재현과 유생들의 여가놀이였던 투호례(投壺禮)도 진행되는데 이 행사에는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다.
  • 사람살이 知行一致는 난제로구나(박갑천 칼럼)

    사람이 깨이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면 강상(綱常)의 도리도 모른다. ‘용재총화’에 보이는 야인(野人)의 행태같은 것. 형이 사냥을 나가면 그 아우가 형수에게 ‘요구’하고 함께 자던 어머니는 그러라고 윽박지르며 그러다 정이 깊어지면 형을 죽이고 사는데 그 꼴에 독오른 조카(형의 아들)는 숙부를 죽인다. 金正國은 그가 황해감사로 있을때 겪은 패륜사건을 그의 ‘사재척언’에 써놓고 있다. 연안(延安) 백성 李同이 밥을 먹다가 그 아비를 밥주발로 때린 사건이다. 한데 고문으로 다좆치지 않았는데도 죄상을 술술 불었다는 점이 이상하여 감사가 직접 죄인을 만나본다. 그러면서 아비에 대한 폭행은 땅이 하늘을 범하는 것과 같은 강상대죄이니 사형에 처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범인은 평소에도 그래왔다면서 아비가 그렇게 소중한줄 몰랐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를 풀어주면서 하는 김정국의 탄식­ “가르치지 않고 형벌 주는 것은 백성을 속이는 짓이다. …어리석은 백성이 어찌 능히 저절로 깨우치리오”. 그야말로 옛얘기. 모르고 지은 죄이니 용서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오늘에 통할 논리는 못된다. 그렇다 해도 모르고 지은 죄는 차라리 그 무지에 연민이 느껴질지언정 밉다는 생각은 덜 든다. 알면서 범하는 못된 짓들에 비길때 말이다. 설사 범죄는 아니라 해도 배워서 알만큼 아는 사람들의 허위와 이중인격은 미워지는데서 한걸음 나아가 배신감까지 드는 것 아니던가. 일부라 해야겠지만 정치인 학자 종교인 예술인… 등 다 그렇다. 외제담배 피우면 ‘죄’가 되던 시절 ‘외제품 쓰지 말자’는 글을 쓰는 문필인이 입에 양담배 물고 있더라는 얘기도 말하자면 그런 유형이다. 옛사람들이 학행일치(學行一致)나 언행일치(言行一致)를 역설한 것은 그 잘못을 경계함이었다. 공자도 누누이 그걸 강조한다. 어느날 子貢이 군자란 어떤 사람을 이르느냐고 물은데 대한 대답은­ “그 주장하는 바를 먼저 실천하고 나서 입 밖에 내는 사람이니라”(‘논어’ 위정편). 어느때는 또 이렇게도 말한다. “옛사람들은 말수가 적었다. 그 까닭은 실천이 그에 따르지 못함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논어’ 이인편).이른바 고액과외사건에 이 땅의 최고지식인과 교육자들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들의 학행불일치­ 언행불일치를 보는 입맛은 씁쓸해진다. 하지만 따져 생각할때 우리 모두가 크건 작건 이런 허물속의 나날을 살고 있는 것 아닌지.
  • 도서관 책 ‘가위손’ 수난/찢기고 잘린 지식인의 양심

    ◎전공서적·외국원서 훼손·절취 더 심각/한해 복원비 1,000만원… 1만권 폐기도/외국서는 대출 기피 국제적 망신까지 한양대 2학년 金珉嬋양(20·언론정보학과)은 최근 학교 도서관에서 사진기법 전공 서적을 들춰보다 깜짝 놀랐다.사진 모두가 예리한 칼로 오려져 있었기 때문이다.도서관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종종 있는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金양은 “망가진 책을 발견할 때마다 동료 대학생들의 양식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도서관을 비롯한 공공 도서관의 책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밑줄을 치거나 낙서하는 것은 보통이고,침을 묻히는 등 함부로 다뤄 너덜너덜해지기 일쑤다.필요한 내용을 찢거나 오려 가는 등 ‘도덕 불감증’의 흔적도 쉽게 눈에 띈다.자기 책처럼 문제집에 답을 써가며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 21일 연세대 도서관 2층 인문과학 열람실.음악 미술 컴퓨터 관련 서적과 소설 등 65권이 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내용의 일부 또는 전체가 찢겨 쓸모 없게 된 책들이다.‘유화로 풍경 그리기’라는 미술 서적은표지만 남은 채 200여점의 컬러 사진이 담긴 64쪽 모두가 절취됐다.‘색채의 영향’ 이라는 미술책도 183쪽부터 191쪽까지 잘려나갔다.전공 서적인 ‘세계사’도 1∼16쪽이 찢겼다. 서강대 도서관에 비치된 ‘신문과 방송’이라는 잡지에서는 61쪽부터 95쪽까지 15대 대선과 관련된 논문이 잘려나갔다.관계자는 “복사기가 있는데도 1∼2쪽을 복사하는 게 귀찮아 잘라갈 만큼 도덕성 상실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서강대는 지난해 심하게 훼손된 서적 1만여권을 폐기했다. 서울대 도서관에도 500여권이 폐기될 운명에 놓였다.이들 가운데는 ‘해부학’,‘광고 뉴스’등 귀중한 외국원서와 ‘거시경제론’‘표준유체역학’ 등 전공서적,‘까뮈’‘논어’ 등 문학서적 등이 포함돼 있다.‘해부학’과 ‘광고뉴스’등은 사진과 도표가 면도칼로 오려졌거나 찢어져 나갔다. 꼼꼼하게 제본돼 복사가 힘든 외국서적이나 전공서적을 무리하게 복사하다 못쓰게 만드는 일도 잦다.서울대는 이런 책들을 복원하는 데만 매년 1,000여만원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 도서관에서 빌려 온 귀중한 책들이 망가져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지난해 10월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에 가입한 국내 대학들이 미국 일본 등 62개국에서 빌린 2만7,000여권 가운데 상당수가 심하게 훼손돼 추가 대출을 거부 당했다. 도서관 출입구에 책 도난 방지장비를 설치한 서울의 모 대학은 일부 학생들이 한 술 더 떠 창문 밖으로 책을 던져 훔쳐가자 모든 창문에 철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 金 대통령 인촌강좌 특강­이모저모

    ◎金 대통령,해박한 역사지식으로 청중 압도/“경제개혁 잘하라고 박사학위 준것 같다” 金大中 대통령은 30일 고려대에서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생애 9번째 박사학위다.그는 또 현직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학에서 특강을 했다.‘우리 민족을 생각한다’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그는 우리민족의 저력과 내일에 관한 해박한 역사 지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金대통령은 강연 30분에 이어 참석자들과 30분동안 질의응답을 벌였다. ○…金대통령은 강연에 앞서 사회자가 인촌강좌의 내역을 소개하기도 전 웃옷을 벗고 칠판에 ‘우리 민족을 생각한다’는 강의 제목을 쓰고 단상 중앙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사회자는 金대통령의 열의를 감지한 듯,“오늘은 역사적인 현장”이라며 “오늘 박사학위를 받았으므로 金大中 교수님으로 부르겠다”며 강의를 부탁했다. 金대통령은 처음부터 “내가 공자앞에서 논어를,부처 앞에서 설법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했다.그는 이외에도 강연과 질의응답 도중 “섯달 그믐날 시집온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정월 초하루날이니 시집온지 2년 됐는데 애가 없느냐’고 물었다더라”,“대통령이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큰 문제가 되니까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만용때문에 나왔다” “룩셈부르크에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10명만 있어도 세계 최대 부자나라가 된다”는 등 속담과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청중들에게 다가갔다. ○…金대통령은 명예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놓고 “의미가 있다” “길조다”고 말해 경제난 극복이 최대 관심사임을 은연중에 내비쳤다.그는 “기업 구조조정과 개혁발전이 잘되라고 박사학위를 준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이런때 쓰려고 아전인수(我田引水)란 말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로 부터 웃음과 함께 박수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열의 가득한 ‘선생님’답게 시종 손으로 제스처를 써가며 열변을 토했다.특히 지역주의 극복,정경유착 근절,부정부패 일소 등을 얘기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고 실업대책과 중산층의 붕괴 우려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때는 차분하게 말하는 등강연내내 ‘노련한 선생님’답게 리듬과 강약을 조절했다.
  •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김종길 지음(화제의 책)

    ◎공장·플라톤의 눈 빌려 본 詩의 본질 “시를 만드느니 버터를 만들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실생활에 있어 시보다는 차라리 버터가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비꼼이 담긴 말이다.그러나 고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에서 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했다.공자는 ‘논어’의 태백편과 ‘예기’의 경해편에서 시를 교과목의 하나로 꼽고 있다.또 서양의 경우 플라톤 당시까지도 고대희랍의 교과목에서 으뜸가는 것이 시였다.원로 영문학자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공자와 플라톤을 인용해 시의 본질에 접근한다.공자와 플라톤은 모두 ‘교훈적 오류’에 빠졌다고 할만큼 교육적 관점에서 시를 다뤘다.하지만 시에 관한 그들의 견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플라톤은 대화편 ‘파이드로스’와 ‘이온’에서 시를 순전히 영감의 산물로 간주한다.즉 시신(詩神)의 영감을 받은 시인이 시적 광기속에서 지껄이는 것이 시라는 것이다.또 플라톤은 ‘이온’에서 시가 열등한 지식의 소산임을 지적하고,‘이상국’에서는 시는 진리인 이데아의 이중(二重)의 모방임으로 인식론적으로 가치가 없고 도덕적으로 유해한 것이라고 단정한다.나아가 얼마간의 유보는 두었지만 플라톤은 ‘이상국’에서 시인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에 비해 공자는 플라톤처럼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교육시킴으로써 올바른 성정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시를 읽으면 인정의 기미를 알게 돼 사교와 정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지은이는 시를 올바르게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상력을 적절하게 발동시켜야 하고 불필요한 개인적인 연상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그는 1950년대 ‘블랙 마운틴 운동’을 주도한 미국 시인 로버트 화이트 크릴리의 “형식은 내용의 연장”이라는 말을 빌어 결론을 대신한다.고려대학교 출판부 6천원.
  • 중국의 ‘자유’ 전통/윌리엄 시어도어 드 배리 지음(화제의 책)

    ◎동아시아 신유학사상 ‘혁신성’ 조명 동아시아 전통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는 신유학사상(Neo­Confucianism)을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서구의 중국학자들은 송대 이후의 근세 유학사상을 일반적으로 신유학이라고 부른다.우리나라에서는 성리학이나 주자학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그러나 이 말은 양명학을 포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송대에서 청대 말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큰 사상 조류로서의 의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미국 컬럼비아대 존 미첼 메이슨 석좌교수인 드 배리(79)는 신유학을 현재의 동아시아가 안고 있는 사상적 전통과 결부시켜 재해석한다.그에 의하면 신유학은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도 반동사상도 아니다.그것은 오히려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에 못지 않은 이념적·실천적 관념을 내포하고 있는 자유주의적 경향의 ‘혁신사상’이다.이 책에서는 특히 주희와 자유주의 교육,신유학의 개인주의,황종희의 자유사상 등 논쟁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 신유학사상의 정수를 보여준다.나아가 신유학사상의 자유주의적인 조류를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일련의 기본 관념들을 분석한다.‘논어’ 헌문(憲問)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한 위기지학(爲己之學),도(道)의 전수계보인 도통(道統),극기복례(克己復禮),자득(自得),자임(自任) 등이 그것이다.이런 관념들은 모두 개인의 자율성을 긍정하고 내면지향적인 윤리를 강조한다.최근 IMF사태 이후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동아시아적 가치’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문제가 새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서양인은 물론 심지어 동아시아인들 조차도 동아시아적 가치란 없다고 단언한다.이러한 정신적 공백상태에서 이 책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텍스트로 평가할 만하다.표정훈 옮김 이산 1만원.
  • 명심보감에 오류있다/조곤섭 서울 가양7 사회복지관 강사(발언대)

    사회활동에서 은퇴하고 봉사하는 뜻으로 복지관에서 국사·고전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명심보감은 효사상 고취는 물론 마음을 순화시키고 또 도의교육에 아주 좋은 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런데 이 명심보감에 몇군데 잘못된 부분이 있어 밝혀볼까 한다. 첫째 순명편 처음에 “자왈 사생유명이요 부귀재천”이라 하였다.이것은 논어의 안연편 5장에 있는 것으로,“사마우가 근심해 말하기를 남들은 다 형제가 있는데 나만 없도다 하니 자하가 말하기를 내가 들으니 사생은 명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 하더라.군자가 조심하여 과실이 없으며 남에게 공손하고 예의가 있으면 세상 사람이 다 형제가 되는 것인데 군자가 어찌 형제없음을 근심하리오”라고 하였다. 이같이 공자가 직접 언급한 것이 아니며,자하도 남의 말을 인용했을 뿐이다.더구나 공자는 운명론적인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며 이것을 확대해 보면 공자사상에 관한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자칫하면 공자를 운명론자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절 중에 ‘자왈’은반드시 삭제해야 한다. 둘째 근학편 처음에 “자왈 박학이독지…”라는 글이 있는데 이것은 논어의 자장편 6장에 나온다.이 말도 공자께서 하신 게 아니라 자하가 한 것이므로 ‘자왈’을 ‘자하왈’로 고쳐야 옳다. 끝으로 준례편에 “자왈 군자 유용이무례면 위난…”하는 부분은 논어 양화편 23장에 나오는데 ‘무례’가아니라 ‘무의’이다. 잘못된 것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어 공개하니 학계의 논의를 거쳐 명심보감을 중간할 때는 정정하는 것이 옳으리라 본다.
  • 연극인 김시라(이세기의 인물탐구:158)

    ◎풍자극 ‘품바’ 탄생시킨 ‘각설이 마술사’/3,700회 최장기 공연… 한국기네스북에 등재/거리 시낭송­벽시운동도 펼치는 중견시인 생전의 함석헌 옹은 김시라의 ‘품바’를 보고‘이것이 바로 우리의 연극’이라고 했다. 그리고‘거지’를 극의 주인공으로 삼았을뿐 ‘품바가 무슨 연극이냐’고 했을때 ‘품바는 연극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라고 두둔했다.‘아무 소리말고 몇년만 기다려보라’던 함옹의 예언대로 ‘품바’는 88년 뉴욕을 비롯한 전미순회에서 우리 연극의 해외공연사상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거두었다. 동국대 황필호 교수는 ‘품바를 보지않고는 한국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고 94년 3천700회 최장기 공연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이것이 우리의 연극”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왔네’로 연극이 시작되면 누더기 차림에 찌그러진 깡통, 벙거지를 눌러쓴 걸인의 걸판진 놀이판에 객석은 온통 흥청거림으로 넘쳐난다. ‘일자나 한장 들고나 보니/일각이 여삼춘디 오십분단이 웬말이냐/두이 이자를 들고나 보니 이화도화는 만발한디 이산민족이 슬피운다’는 분단의 슬픔에 대한 울부짖음이며 ‘남인들은 북인치고 서인들은 동인치고 소론들은 노론치고’는 통렬한 정치풍자가 아닐수 없다. ‘품바’는 널리 알려진대로 ‘소외계층의 민주화운동’을 소재로한 ‘우리들의 자화상’으로 매스컴들은 일찍이 ‘민족의 통곡’으로 특필한바 있다. 한때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드러낸다는 이유로 일본초청공연이 금지되기도 했으나 ‘거지에게조차 저러한 여유와 풍자의 힘이 있음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는 중론이 지금까지도 관객의 호응을 받고 있는 이유가 된다. 이 연극의 대본을 쓰고 연출한 김시라는 누구인가. 그는 실제로는 민족문학과 우리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중견시인이다. 그의 대표시인 ‘오­! 자네왔능가/이 무정한 사람아/청풍에 날려왔나/현학을 타고왔나/자넨 /묵이나 갈게/난 자우차 끓임세’는 그의 집안의 가훈이자 작가가 자라난 환경과 사람됨됨이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서 10남매중 6째로 태어났다. 현재 직계만도 42명, 한학자인 부친 김두성옹(84)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자상하여 찾아오는 이웃을 마다하지 않았고 찢어지게 가난한 속에서도 어머니 채애임 여사(85)는 낯을 찡그리는법 없이 항상 손님접대하기를 즐겼다. 집이 너무 가난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적이 없고 납부금을 내지못해 학교에서 쫓겨나기 일쑤였다. 그런중에도 집안에는 웃음과 노래가 그치지않아 부친은 논어와 한시를 가르치고 ‘재물과 명예’에 사로잡히지 말고 ‘청빈을 자랑하라’고 타일러왔다. 고교1학년때부터 목포로 통학을 하면서도 밤에는 동네아이들을 모아 가르치고 고교졸업후에는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쌀가마를 등에 지거나 우마차에 실어 나르는 중노동으로 집안의 생계를 도왔다. 그런중에도 그의 손에는 언제나 책이 떠나지 않았다. 고향을 학문과 예술의 고장으로 만든다는 의지로 ‘인의 예술회’를 조직하는가 하면 5·18의거가 일어나자 ‘사건이 사건인 만큼 그대로 앉아있을 수만은 없어 죄없이 죽어간원혼’을 달래기 위해‘품바’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우선 사회적 물리적 폭력에 대한 각설이 패들의 응어리진 한과 비애가 어떻게 태동했는가를 비범하면서도 강건한 시선으로 조명해 나갔다. 겉으로는 흥겨운 각설이 타령이지만 섬뜩하게 다가오는 사설과 날카로운 비판은 한순간도 현실의 모순을 놓치지 않는다. 이러한 시대정신은 지난 86년 ‘한민족 방언연극제’를 제안하고 사분오열된 지역갈등을 내용으로 한 ‘남바’를 발표하려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인의 예술회’ 등 조직 81년 고향의 마을공회당에서 ‘품바’ 초연후 목포 광주를 거쳐 83년 서울로 진출했고 한달만 머물려던 계획이 86년까지 장기공연되면서 ‘민초의 시대사’란 찬사와 함께 그는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연극의 무대공연실황을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가 1백만장이상이나 팔리는가하면 전용소극장인 ‘왕과 시’ ‘강강술래’를 갖게 되었고 나이 사십이 넘어 결혼한 부인 박정재씨와의 사이엔 2남1녀. 그가 살고있는 대학로 동숭동에는 아들을 등에 업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늦게둔 자식사랑’이 소문나 있다. 그는 여전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지난해 미국 카네기홀공연 약속을 올해 중반에 실천해야하고 ‘품바’영화화를 위한 시나리오와 뮤지컬대본도 끝내야 한다. 연극을 하는 한편으로는 끈질기게 시운동을 펼친대로 한달에 한번씩 보리수 시낭송회, 거리 시낭송과 벽에다 시를 쓰는 ‘벽시’운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일에서 순풍에 돛단 듯한 유유자적은 없겠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남루에도 진솔한 심성을 변치않는 ‘순금같은 존재’다. 더구나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가 쓰고자 하는 시와 대사가 꿈속에서 물흐르듯이 계시되는 예감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시나리오 손질 시인 송수권이 ‘김시라의 삶은 신재효만큼 자리매김을 할수 있는 예술가’라는 말은 그의 예술정신과 끈질긴 탐구성을 두고 적절하다. 그리고 ‘나를 바르게 길러주신 부모님, 어려울때마다 돌파구를 열어주신 함석헌 스승님’과 친구를 좋아하며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하나같이 감싼다. 그래서 소설가 최일남은 ‘그러한 푸근한 인간성으로 인해 구수한 입담과 배꼽을 쥐는 관객의 모습은 삶의 역리가 맞닿아있고 웃음속의 눈물이 번뜩인다’고 평한다. 그는 과연 ‘품바’의 이론과 현장정립에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 연극속에는 속되고 악한 세태, 인정에 따라 변하는 얄팍한 인심을 꾸짖는 꾸지람이 범람하지만 욕설을 듣고도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은 이 연극만의 ‘양심과 고뇌의 복음’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모든 인류의 양심일 수도 있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가지고 그는 지금 세계무대로 나가려는 야심찬 계절에 감연히 서있다. □연보 ▲1945년 전남 무안출생 ▲1965년 목포고­한영신학대학­건국대 행정대학원­고려대 노동대학원수학 ▲1966년 시 ‘오 자네왔능가’발표 1976년 인의예술회 창립 회장 ▲1981년 연극 ‘품바’ 첫 공연 (전남 무안군 일로면 공회당) ▲1983년 ‘민족과 문학’지 시추천, ‘품바’ 서울 첫 공연 ▲1985년 극단 ‘가가’창단 ▲1986년 사회성극 ‘꽃관(막달라 마리아)’ 첫 공연 ▲1990년 MBC­TV ‘우리시대의 명인’및 ‘오! 자네왔능가’시낭송회 1988년 전용극장 품바예술극장개관 1988·91·92·96년 미국순회(30회공연) 및 일본 괌 호주공연 ▲1991년 ‘품바’공연 2천회 돌파 ▲1992년 전용극장 ‘왕과 시’·‘강강술래’ 개관 ▲1993년 ‘한민족방언시학회’창립 ▲1994년 국민시 생활운동 ‘벽시’동인회 및 상황문학회 창립회장 ▲1996년 ‘품바’ 한국연극사상최장기공연(3천700회) 한국기네스북수록, ‘한민족 방언연극제’ 조직위원회발족 ▲1997년 호주 시드니 일본 순회공연 ▲1998년 2월 ‘품바’ 4천회기념공연예정 소설 ‘품바시대’(상하권) 희곡집 ‘품바’ 방언시집 ‘오! 자네왔능가’ 상황시집 ‘어머니 대통령’ 시민시집 ‘형이중학’ ‘한민족 방언시학회’ ‘품바타령집’ 등 한국백상예술대상(88년) 한국기독교문화대상(97년)
  • 중국철학과 예술정신/조민환 지음(화제의 책)

    ◎미학적·예술론적 측면서 본 중 철학 중국 철학을 미학적·예술론적 측면에서 고찰한 연구서.중국의 사상은 유기체적 사유구조를 띠고 있다.철학은 정치학·윤리학 등과 별개의 의미를 지니지 않으며 미학과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따라서 중국의 미학과 예술을 이해하려면 중국 철학의 핵심개념인 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예술기법 역시 예외가 아니다.예를 들어 홍운탁월법을 이해하려면 우선 노장의 언의지변을 알아야 하고 여백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먼저 노자의 유무관을 알아야 한다.이같은 철학과 미학의 유기적인 이해는 특히 ‘사물의 관점에서 만물을 파악’하지 않고 ‘도의 관점에서 만물을 파악’하는 장자의 경우에 더욱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중국의 미학사상,예술정신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것과 관련된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바탕에 깔려야 한다.이 책은 이런 맥락에서 ‘유가철학과 예술정신’과 ‘노장철학과 예술정신’ 등 두 부분으로 나눠 고찰한다.공자는 ‘논어’ ‘태백’편에서“시를 통해 순수한 감정을 일으키고,예로써 자신의 주체를 확립하고,악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완성한다”고 말했다.이것은 유가의 미학을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다.악을 통해 인격의 완성이 이루어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시에서 흥을 일으키는 것이다.유가는 이처럼 시를 매우 강조한다.반면 노장이나 묵가는 시를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노자는 대음희성,곧 큰 음은 소리가 희박하다거나 대교약졸,즉 큰 기교는 졸렬한 것과 같다는 등의 언급을 통해 자신의 미학을 전개한다.노자를 단순히 예술 부정론자로 보는 것은 천박한 견해 일뿐 이라는게 지은이의 결론이다.예문서원 1만7천원.
  • 전공과목소양·직업의식 물어/서울대 고교장 추천입학 지필고사 내용

    ◎그래프·영문제시… 단독과제형 벗어나/자신의 주장 일상생활 접목에 비중 25일 치러진 서울대의 고교장 추천입학전형 지필고사 문제는 수험생이 지원한 전공과목의 소양과 함께 앞으로 갖게 될 직업의식을 묻는 다양한 문제가 단과대별로 출제됐다. 그래프와 영문을 제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도록 요구하는가 하면 자신의 주장을 일상생활과 접목시키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기존 자료제시형이나 단독과제형과 같은 논술문제에서 벗어났다. 법대의 경우 존 로크의 ‘시민정부론’의 일부분을 영문으로 제시,법의 기능에 관한 로크의 주장을 요약하고 로크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도록 했다.영문 독해력과 법의 기능 및 법 규범을 함께 물어 법조인의 기본소양을 평가했다. 자연계열 공통문제는 70년대와 80년대 후반 아황산가스의 시간별·계절별 변화를 그래프로 제시하는 새로운 출제유형을 보였다.특히 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일생생활에서 유의할 점을 서술하도록 요구,자연과학과 일상생활과의 연계성을따졌다. 사범대는 왜 교육자가 지와 덕을 겸비해야 하는가와 바람직한 오늘의 사범상에 대해 물음으로써 교육자로서의 직업의식에 평가의 중점을 뒀다. 인문계열 공통문제는 군자(군혈)와 소인을 논한 김교빈·이현구 저서 ‘동양철학 에세이’를 제시한 뒤 인문대생으로서의 상상력과 문장력을 측정했다. 공대는 공학의 정의를 설명한 두개의 글을 준 뒤 이 두개의 글을 논리적으로 연계시키도록 했으며 사회대는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공자와 자공(혈공)과의 대화 내용 가운데 공자의 생각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 북한 관영방송의 비어난사/김용상 연구위원(남풍북풍)

    논어에 ‘일언이위지,일언이위불지’라는 말이 나온다.‘단 한마디의 말로 지자도 될 수 있고 무식한 사람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그래서인지 선현들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말처럼 무서운 것도 없다”며“말은 적게,신중하게 하라”고 가르친다. 특히 외교무대에선 상대가 비록 적대국이라 하더라도 여간해선 막말은 하지 않는다.감정이 격앙돼 직설적인 표현을 쓰더라도 용어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상식이다.국제사회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는 북한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얼마전 방북한 일본 연립여당 대표들을 위한 환영연에서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은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각하의 만년장수를 위해 건배하자”는 등 제법 세련된 외교적 수사를 구사해 일본인들을 감격시키기도 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자신들의 체제를 모략하고 있다는 이유로 KBS가 준비중인 연속극 ‘진달래꽃 필 때까지’의 제작중지를 요구하면서 쏟아내는 언사를 듣고 있노라면 아연실색해진다.아무리 흥분했기로소니 무뢰배들이나 씀직한 저런 표현까지 해서야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우리는 KBS 2TV 창작단을 가차없이 폭파해버릴 것이다” “연속극 창작에 가담한 자들도 쥐도 새도 모르게 모조리 죽여버리겠다”-시정잡배들이나 입에 올릴 비어들을,그것도 관영방송을 통해 난사하듯 퍼붓는 걸듣고 있노라면 행여 아이들이 들을까봐 겁이 날 지경이다.하긴 북한이 이처럼 거친 말을 쏟아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자주있는 일이다.지난 6월에는 조선일보 사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든 언론매체와 단체들을 총동원,“악질패당들이 피를 토하고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만들 것” “기어이 천백배로 무자비하게 복수할 것” “찢어죽여도 씨원치 않을것 같다”는 등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들을 늘어 놓았었다.또 서산공군기지가 창설됐을땐 “모든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도발자들을 씨도 없이 짓뭉개버리겠다”고 위협했었다. 북한의 단말마적인 대남비방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말이 있다.“인간이 참으로 약해지면 남에게 상처를 주며 기뻐하는 일 외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법이다”-괴테가 한 말이다.겉보기엔 아직도 강경 일변도인 북한이 사실은 참으로 약해진 것은 아닐까.
  • 산 못보는 축록자를 한탄하노니(박갑천 칼럼)

    공자는 제자가운데서 안회를 가장 사랑했다.그랬기에 안회가 죽었을때 통곡하며 탄식한다.“아,하늘이 나를 버리셨구나”(〈논어〉 선진편) 왜 좋아했던가.〈논어〉 옹야편에 짧은 설명이 나온다.노나라 애공이 학문좋아하는 제자를 물었을때 하는 대답.­“안회라는 자가 있었습니다.그는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았으며(부천로),잘못을 두번 되풀이하지 않았습니다(부이과)”.“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 한다”(〈논어〉 위영공편)고했던 공자인만큼 같은 잘못을 되풀이않는데 대한 평점은 높았다. 사람들은 저지른 잘못을 되저지르며 살아온다.술꾼의 경우를 보자.어젯밤 술자리에서 실수가 컸는데 오늘 아침에는 속이 쓰리고 골도 쑤신다.다시 먹나봐라.그랬다간 내손톱에 장을 지지지.했건만 해질녘의 유혹에 엄발나서 또다시 고주망태로.골초 철록어미의 경우라해서 다를것 없는 세상살이의 약점이다. 여당 대선후보경선을 지켜봐 오는 마음이 언짢아진다.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잘못을 똑같이 저지르는 걸까.토인비는 “역사는 되풀이하긴 해도 베틀위를 오가는 북이 같은모양 아닌 다른 모양을 짜가는 것과 같이 발전하는 법”(〈역사의 연구〉 4편14장)이라면서 역사순환설을 비판한다.하건만 우리 선거문화에서는 그 ‘다른모양’이 잘 안보인다. 엊그제까지 이른바 대선자금문제를 둘러싸고 얼마나 떠들어댔던가.한데 그 떠들때의 문제점들을 저큼하기는 커녕 빼쏜꼴로 다시 펼쳐보여오는 행태다.돈쓰기·청중동원·흑책질선전·지역감정 부추기기 등등.공자의 개탄에 앞서는 국민의 한숨소리를 정녕 못듣는다는건지. “사슴(짐승)을 쫓는자는 태산을 보지 못한다”(〈회남자〉 열림훈등)고 했다.욕망에 눈이 어두워지면 제가 목표하는 사슴만 보일뿐 다른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우리의 옛선비 강희맹이 그위험을 지적한다.“…목전의 이익만 탐내다보면 그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그위험을 무릅쓰고 한발짝씩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다 보면 마침내 끔찍한 일을 당하고 마는 것입니다…”(〈사숙재집〉:승목열).사슴만 보지말고 제자리 제모습도 바로보라는 충고다. 대매의 날은 다가와 있다.국민들은“누가 되느냐”보다 “누가 떳떳하냐”를 보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겠다.그걸 모르면 떠올라봤자 끝내는 ‘산 못보는 축록자’일 뿐이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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