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논술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나치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복직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부인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모델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64
  • 아파트·반지하방 개조 기업형 불법과외 기승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2시간여 잠복 끝에 제보받은 불법 과외 교습이 사실임을 확인한 강남교육지원청 단속반원의 신고로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중학생 한 명이 수업 중이던 30여평의 아파트는 말 그대로 작은 학원이었다. 거실과 안방 등 다른 방 2개를 모두 강의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었다. 거실에는 교습용 책상 6개가 놓여 있었으며 현관 바로 옆에는 교무실까지 만들어 놓았다. 이 아파트 주인 A씨는 월 200만원씩을 주고 강사 4명을 고용해 초·중·고교생 20명에게 월 50만~80만원씩 받고 불법 과외를 하고 있었다. 월 교습료를 60만원으로 계산해도 한달에 12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기업형 과외’였던 것이다. 18일에는 양천구 목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직 학원강사 B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인 교습을 하다 적발됐다. B씨는 오피스텔에 강의실은 물론 자습실까지 두고 고등학생 18명으로부터 월 20만~30만원씩을 받고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11일에는 대치동의 한 보습학원이 밤 10시까지인 교습 시간을 지키지 않고 ‘배짱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이 학원은 17일에도 다시 적발돼 결국 벌점 누적으로 등록이 말소될 상황이다. 대치동에서는 이곳 외에도 3개 학원이 교습 시간 위반 등으로 7~30일간의 교습 정지 처분을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3일 시·도교육청과 함께 11일부터 8일간 전국 7개 지역 991개 학원을 대상으로 고액 논술특강 등 불법 과외를 단속한 결과 52개 학원에서 6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단속은 서울(강남구 대치동·양천구 목동·노원구 중계동), 부산(해운대구), 대구(수성구), 경기(성남시 분당·고양시 일산) 등 ‘학원 중점 관리 구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단속에서는 아파트·오피스텔·반지하방 등에서 ‘변칙 개인 과외’를 하던 3곳이 적발됐다. 교과부는 개인 과외 미신고로 적발된 3곳을 형사고발하고 이를 관할 세무서에 통보했다. 강남의 아파트 과외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지난달 개정된 학원법에 따라 500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졌다. 학원법 개정 이후 첫 사례다. 이번에 적발된 학원은 서울 대치동이 20곳(38%)으로 가장 많았다. 목동 8곳, 중계동·경기 일산이 각각 7곳, 대구 수성구·경기 분당이 각각 4곳, 부산 해운대구 2곳 등이었다. 유형별로는 교습 시간 위반이 27건(40%)으로 가장 많았고 강사 관련 11건, 교습비 관련 10건, 무단 위치 변경 7건, 장부 미비치 6건, 명칭 표기 위반 3건 등이었다. 주명현 교과부 학원상황팀장은 “사전 홍보를 했음에도 이번 단속에서 많은 학원들이 적발됐다.”면서 “2학기 기말고사와 2012학년도 대학입시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물수능에… 수시2차 경쟁률 소폭 상승 그쳐

    물수능에… 수시2차 경쟁률 소폭 상승 그쳐

    올해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이 20일까지 대부분 마무리됐다. 당초 예상대로 사상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치러진 수시 2차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쉬운 수능 탓에 정시모집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의 모집 인원은 전체의 62.1%인 23만 7000여명이다. 수능 이전에 원서 접수를 마감한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서울 11개 대학의 경우 62만 1647명이 지원해 지난해 27.94대1를 뛰어넘는 32.86대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수능이 끝난 뒤 17일까지 수시2차 원서를 접수한 건국대, 동국대, 이화여대 등 12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크게 상승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지난해 26.3대1보다 소폭 상승한 27.7대1에 그쳤다. 수시2차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 전형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논술, 적성검사 중심 전형의 경우에는 수시 역전을 노리는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전형, 한국항공대 학업성적우수자전형, 가톨릭대 일반학생전형, 건국대 수능우선학생부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현상도 일어났다. 대학들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본고사 식의 어려운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측됐던 수시2차 논술은 비교적 평이했다. 오종운 이사는 “특이하게 어려운 문제는 없었다. 본고사 수준으로 내지 말라고 한 정부 정책의 영향이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술이 여전히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올해는 논술 경쟁이 치열한 데다 수능이 쉬워서 상대적으로 논술이 어렵다는 얘기가 더 나오는 것”이라면서도 “사실 논술은 최근 몇 년간 대학이 변별력 확보 차원에서 어렵게 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레고 브릭마스터 스타워즈(아이즐북스 펴냄) 책에 나온 이야기에 따라 8~9가지 인기 레고 모델을 조립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신개념 레고북. ‘레고 브릭마스터 씨티’도 함께 나왔다. 책에 130~240개의 레고 블록이 포함돼 스타워즈, 씨티 등 레고 모델을 만들어볼 수 있다. 3만 2000원. ●수퍼맘 박현영의 말문이 빵 터지는 세 마디 영어(박현영 지음, 멘토르출판사 펴냄) 아이들이 TV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하는 광고 노래의 원리를 적용한 영어책. 3마디 내외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어린이 회화책이다. 1만 3800원. ●툴툴 마녀는 생각을 싫어해! (김정신 글, 마정원 그림, 진선아이 펴냄) 마법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 내려온 툴툴 마녀와 고양이 샤샤가 겪는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를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논술 동화. 1만 800원.
  • 변리사 고령합격자 3년째 증가

    변리사 고령합격자 3년째 증가

    ‘이공계열의 고시’라고 불리는 변리사 국가자격시험의 올해 합격자 240명이 16일 발표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합격자 통계 분석 결과 여성과 인문계열 출신은 줄어든 반면 36세 이상 고령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합격자는 2009년 30.1%(68명), 지난해 28.7%(70명), 올해 25.4%(61명)로 줄었다. 인문계열 출신도 2009년 10명, 지난해 4명, 올해는 단 1명에 그쳤다. 수험 전문가들은 “변리사의 특허 분야 업무가 이공계 쪽이 많은 현실과 2차 시험 선택과목의 대부분이 이공계열 관련 과목인 점 때문에 인문계열 지원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36세 이상 고령자는 2009년 15%(34명), 지난해 19.3%(47명), 올해 20.8%(50명)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 최고 점수는 66.58점, 합격 커트라인은 56.83점이다. 2차 시험 19개 선택과목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과목은 회로이론(431명), 디자인 보호법(285명), 유기화학(146명) 등이었다. 이번 시험의 수석 합격자는 조정희(왼쪽·27)씨로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했다. 합격 비결에 대해 조씨는 “논술형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올 3~6월, 하루 2시간 이상 매일 자필로 모의시험을 풀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험 준비생들에게는 “공부 압박감에 주눅들지 말고 페이스를 잘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자신을 믿고 꾸준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그는 “최근 삼성·애플의 특허권 분쟁 등 해외 기업과 우리 기업 간 특허권 분쟁을 보면서 특허권이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변리사로서 국가 간 특허권 분쟁에서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연소 합격자는 이규철(오른쪽·20)씨로 역시 포항공대 전자과 3학년생이다. 올해 처음 시험을 봐 합격한 이씨는 공부 노하우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면서도 “하루 10시간 이상, 시험 서너달 전부터는 하루 14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서 공부했던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내년 변리사 시험의 원서접수는 내년 1월 9~18일로 예정돼 있다. 객관식으로 치러지는 1차시험은 서울과 대전 등 두 곳에서 2월 26일, 논술형인 2차 시험은 서울에서 7월 21~22일 실시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내년 11월 14일이다. 영어는 토익(775점 이상), 텝스(700점 이상) 성적 등으로 대체된다. 올해 1차 시험 합격자는 내년도 2차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또 7급 이상으로 특허청에서 7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등은 1차 시험이 면제되고, 5급 이상으로 특허청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등은 1차 시험은 물론 2차 시험 일부도 면제받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전셋값 부담에 ‘孟母치맛바람’ 잠잠

    전셋값 부담에 ‘孟母치맛바람’ 잠잠

    서울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전·월세 수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2~3개월간 널뛰기한 이곳의 전셋값에 자녀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다는 현대판 ‘맹모(孟母)들’도 잠시 치맛바람을 거두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15일 서울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통상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나타나는 목동과 대치동의 전·월세 특수가 올해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수능이 끝나면 유명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과 목동 일대는 전셋집을 알아보는 학부모로 붐볐으나, 너무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인근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치동 J공인 관계자는 “예년에는 이달부터 이듬해 2월 학교 배정통지서가 나오기 전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집을 옮겨 재배정을 받거나, 논술 혹은 재수학원을 미리 알아보려는 학부모들이 많았다.”면서 “요즘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는 얘기다 돈다.”고 전했다. 이같이 학군 수요가 몰리는 목동과 대치동 일대는 이듬해 전셋값의 바로미터로 불려왔다. 겨울철 학군수요에 따라 전세 물량과 수요가 조화를 이루면서 향후 전셋값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가을 전세 수요가 주춤하면서 이곳 전셋값도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목동의 M공인 관계자는 “원래 전세물량이 귀한 지역인데 올해는 수요가 줄면서 오히려 전세 매물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곳 전셋값은 올 들어 널뛰기를 했다. 호가 기준으로 지난 7월 대치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은 1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가 지난달 말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다시 1억원 이상 급락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올 10월 중순 이후 전세가가 안정을 되찾았으나 지난해 말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셋값은 오른 만큼 빠지지 않아 고스란히 맹모들의 부담이 됐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예컨대 가장 인기가 좋은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는 지난해 수능을 마친 직후 최저 2억 4000만원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으나, 올해에는 3억 1000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 목동 일대도 인기가 좋은 신시가지 아파트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7000만원가량 뛰었다. 일부에선 새 학교 배정을 위해 보호자 1명과 학생이 지내는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치동 일대 원룸텔들은 월세 80만~120만원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현재 흐름이 예년과 다른 것은 맞지만 시간을 더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시 모집요강 내용·분석] 물수능·수시 미등록 충원 겹쳐 ‘좁은문’

    [정시 모집요강 내용·분석] 물수능·수시 미등록 충원 겹쳐 ‘좁은문’

    다음 달 22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012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은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과 비율이 줄어든 데다 ‘쉬운 수능’ 탓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시모집의 미등록 충원기간이 새로 도입됨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넘어오는 수험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시 모집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37.9%인 14만 5080명이다. 지난해보다 5044명 감소한 수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5일 대학입학전형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전국 200개 4년제 대학(교육대·산업대·광주과학기술원 포함)의 정시 모집요강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수시 안끝나 새달 최종 모집정원 확인을 정시 모집인원은 전체 38만 2773명의 37.9%로 수시모집 23만 7693명보다 9만 2613명이 적다. ‘군’별 모집인원은 가군(149개대) 5만 3338명, 나군(154개대) 5만 4623명, 다군(152개대) 3만 7119명이다. 다만 아직 수시모집이 끝나지 않아 등록결과에 따라 정시모집 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 최종 결정된 모집정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형 유형별로는 일반전형이 199개 대학에서 13만 4138명을, 특별전형에서 164개 대학이 1만 942명을 뽑는다. 특별전형에서는 특기자 전형으로 13개교가 1732명, 대학 독자적 기준 전형으로 665개교가 3391명, 취업자 전형으로 5개교가 357명, 농어촌학생 전형으로 126개교가 2878명, 특성화고교 출신자 전형으로 101개교가 1914명, 장애인 등 대상자 전형으로 47개교가 406명, 기초생활수급자 전형으로 73개교가 1046명을 모집한다. 원서접수는 가, 나, 가/나군은 다음 달 22~27일, 다군과 가/다, 나/다, 가/나/다군은 12월 23~28일이다. 인터넷 접수만 하는 대학이 130곳으로 가장 많다. 인터넷과 창구 접수를 함께하는 대학이 66개교, 창구 접수만 하는 대학이 5개교다. 전형기간은 가군은 내년 1월 2~15일, 나군은 1월 16~26일, 다군은 1월 27일~2월 3일이다.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3일까지이며 미등록 충원 합격자는 2월 22일까지 발표된다. 정시 등록기간은 내년 2월 8~10일이다. 미등록 충원 합격자 등록은 2월 23일까지다. 대학들은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 면접·구술, 논술고사 등을 반영한다.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수능 성적이다. ●면접·구술고사 반영 대학 늘어 다른 전형요소 없이 수능만 100% 반영해 모집인원 전부나 일부를 뽑는 대학이 일반전형 인문계열은 89곳이다. 8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40곳, 6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37곳이다. 자연계열도 97개 대학이 수능 100%로 전형한다. 면접·구술고사의 반영 비율은 2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37곳으로 지난해 34개교에 비해 늘었다. 계속 비중이 주는 논술실시 대학은 인문사회계열에서 서울대와 인천가톨릭대 등 5곳으로 지난해보다 1곳이 줄었다. 자연계열에서는 서울대만 논술고사를 치른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인문계열의 경우, 100% 반영 대학이 3개교, 60% 이상 반영 대학이 6개교, 50% 이상 반영 대학이 39개교다. 자연계열은 1개교가 100%를, 60% 이상은 4개교, 50% 이상은 31개교다. ●복수지원 위반땐 입학 무효 대교협은 입학전형이 종료되고서 전산자료 검색을 통해 복수지원 위반사실 등이 확인되면 입학을 무효로 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및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다만 수시모집 예비합격자는 등록포기 의사를 밝히면 정시에 지원할 수 있다. 정시에서는 모집 군별로 한 개의 대학에만 지원해야 한다. 한 개의 모집군에 2개 대학 이상 지원하면 입학이 무효 처리된다. 다만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은 모집군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또 같은 대학이지만 모집기간 군이 다른 모집단위에서는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정시모집에 합격해 등록하면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지만 추가모집 기간 전에 정시 등록을 포기하면 지원할 수 있다. 대교협은 해마다 “복수지원, 이중등록 위반자가 500명 이상 생긴다.”면서 수험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자세한 정시모집요강은 대교협 대학진학정보센터 홈페이지(http://univ.kcue.or.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시 2차 논술 대비 어떻게

    수시 2차 논술 대비 어떻게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끝났지만 입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시모집 2차 논술고사가 시작됐다. 올 입시는 수시 비중이 커져 정시모집을 준비해온 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거 수시에 지원했다. 이에 따라 논술고사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또 수능이 쉽게 출제돼 논술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더 커졌다. 논술은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제시된 글을 읽고 주어진 논제의 요구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 즉 출제자가 정답을 요구하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전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논술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의 기본기는 논제분석-제시문 해석-글쓰기의 3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논제 속에는 수험생이 써야 하는 답의 내용과 방향이 포함된다. 논제를 잘 분석한다는 것은 곧 좋은 답안을 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논제 분석을 위한 첫걸음은 긴 문장을 여러 개의 짧은 문장으로 바꿔 보는 훈련을 꾸준히 해서 출제위원이 제시한 논제를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이어 제시문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논술에서 ‘제시문’으로 나오는 글들은 보통 인문, 사회 및 자연을 포함하여 고전에서부터 현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내용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제시된 예문들은 저자의 사상을 보여주려고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의 읽기 능력과 답안을 작성하기 위한 근거로 제시된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을 쓸 때는 논술은 논리적 글쓰기가 아니라 논증적 글쓰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논술문을 쓰는 것은 단순히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논제의 요구에 따라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평소에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학이 요구하는 논증체계를 갖춘 글을 쓰기 위한 별도의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우선 대학별 모의논술과 논술 출제위원 및 입학처의 발표를 통해 대학별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대학별로 수시 2차 전형 이전에 실시한 모의논술이 실제 논술고사에서 비슷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모의논술 및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답안과 모범답안을 비교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학교별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로부터 자신의 글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별로 제시한 논술가이드를 참고해 기존 출제문제, 올해 출제방향, 채점 기준, 감점 요인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세종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논술 담당 강사는 “올해 주요 대학들이 수시 논술 변별력을 높이려고 문제를 어렵게 출제하는 추세”라며 “논술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논술 답안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능·학생부 반영비율 꼼꼼히 따져라

    수능·학생부 반영비율 꼼꼼히 따져라

    올 대학입시에서 정시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각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학별 수능점수, 학생부 성적, 비교과 영역과 과목별 반영 비율이 다르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영역별로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을 예측해 지원 대학별로 점수를 환산해 봐야 한다. 때문에 원점수는 큰 의미가 없다. 대학별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으면 같은 점수라도 환산점수가 유리하고, 따라서 입학사정에서도 당연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시에서는 대부분 대학이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와 탐구영역 등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 반영 비율이 높고 자연계는 수리와 탐구영역 반영 비율이 높다. 제2외국어와 한문영역을 지정해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대 인문계열이 유일하다. 다른 대학은 탐구과목으로 대체하거나 어문계열에서 가산점을 주고 있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은 제2외국어를 탐구영역으로 대체하고 있고 건국대 문과대, 성신여대 어문계열, 숭실대 어문계열 등은 가산점을 주고 있다. 올해부터 수시 미등록 충원 기간이 새로 생겼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등록 충원기간이 생겨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시의 모집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시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 미등록 충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은 수시등록이 완료되는 다음 달 20일 이후 정시 최종인원을 꼭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점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위권은 수능 외에도 학생부나 논술고사 등 다른 전형 요소들도 감안해야 한다. 쉬운 수능 때문에 수능만의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전형요소들의 영향력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가 좋게 나왔다면 수능 우선선발이나 수능 100% 전형을 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가군의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 나군의 경희대·서강대·서울시립대·동국대, 다군의 한국외대·상명대·차의과대학 등이 수능 우선선발 전형을 하고 있다. 다만 수능 우선선발이라도 대학별로 수능 성적 반영 비율이 30~70%로 달라서 지원하려는 대학의 반영 비율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못 올렸더라도 남은 3학년 2학기, 특히 기말고사는 끝까지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3학년 1학기까지 안정적인 성적을 확보해 놨다면 수시 논술 등 대학별 고사 준비를 더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면 교과목 가운데 석차등급을 올릴 수 있고 자신이 목표로 한 대학이 반영하는 과목에 더 치중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와 전국 교대는 학생부 전 교과목을 반영한다. 건국대·국민대·단국대·숭실대 등은 국·영·수와 사회·과학탐구 교과 전 과목을 반영한다. 중대는 국·영·수와 탐구영역 교과별 5과목을, 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은 국·영·수와 탐구영역 교과별 3과목을, 서강대는 국·영·수와 탐구영역 교과별 2과목을, 성균관대는 모든 과목 가운데 학년별 상위 4개 과목만 반영한다. 홍익대 자연계열은 영어, 수학, 과학탐구 교과 전 과목을 반영한다. 성적대별 지원전략을 보면 최상위권은 수능 성적 반영 방법, 수능 가중치 적용 여부, 학생부 성적 및 대학별 고사 등 가능한 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특히 수능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이 비교적 쉽게 출제되면서 탐구영역의 영향력과 수능 점수 이외의 논술고사 및 면접 구술고사 비중이 더욱 커졌다. 상위권 대학이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 한 개의 대학은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다른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 점수대는 학생부 성적도 중요하지만 대체로 수능 성적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중위권은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와 수능 두 가지를 합쳐 선발한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나 방법 등이 합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중위권에서는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능 점수도 어떤 조합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하위권은 가, 나, 다군의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한다면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갈 수도 있다. 전공에 따라서는 4년제 대학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문대를 지망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가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변별력 없는 ‘물수능’으로 혼란 키운 교과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고집’에 따라 지난 10일 치러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쉽게 출제됐다. 이주호 장관은 올 초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언어·수리·외국어 과목별 만점 1%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언어와 이과생들이 치른 수리 가의 만점자는 0.5% 미만으로 예상되지만 그 밖의 과목들은 대체로 ‘물수능’이라고 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외국어의 경우 응시생의 3%에 가까운 2만명이 만점(100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시험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1등급 커트라인이 98점이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름지기 시험이란 실력차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변별력이 갖춰져야 한다. 문과생이 치른 사회탐구 중 한국지리의 경우는 만점(50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입시학원도 있다. 이것을 제대로 된 시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변별력도 없는 물수능을 옹호한 이주호 장관은 수능을 EBS 교재와 연계해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수능이 끝난 직후 오히려 서울 강남의 논술학원이 성업하는 등 사교육비는 더 늘고 있다. 수험생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좋아할 상황도 아니다. 많은 수험생의 절대적인 수능 성적이 높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순위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점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 정시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야 할 판이다. 대학들도 동점자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은 물수능으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 38만명 중 38%는 정시에서 선발된다. 정시에서는 수능점수가 절대적인데 물수능 탓에 혼란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이주호 장관은 아무 말도 없다. 최근 서울대가 내년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율을 올해의 60.8%에서 79.4%로 높이겠다는 발표한 것은 수시 비중이 높아지는 최근의 추세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수시 비율을 높이려는 것은 문제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선발하기 위해 수시 비율을 높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각종 수시전형의 객관성은 수능을 위주로 하는 정시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 “정의·자유란 무엇인가” 성균관대 등 수시2차 논술

    12~13일 성균관대와 서강대, 경희대, 중앙대 등 4개교가 치른 2012학년도 대입 수시 2차 모집 논술고사에서는 정의·자유 개념이 출제됐다. 성균관대는 사회과학 계열 문제에서 피터 코닝의 ‘공정사회란 무엇인가’ 등을 제시문으로 내고 정의(正義)의 개념과 사회현상에의 적용에 대해 기술하도록 했다. 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등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자유와 같은 추상적 개념을 다양한 사회현상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는 논리력과 추론 능력을 평가했다. 서강대는 사회과학계와 경제학부 응시자를 대상으로 기대치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추론하는 문제를 냈다. 다문화 사회에서 소수민족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을 다루는 문제도 출제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물수능’ 대학·학생·학부모 허우적

    ‘물수능’ 대학·학생·학부모 허우적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된 것으로 사실상 굳혀지자 비상이 걸렸다. 수험생은 동점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논술시험에 매달리고, 학부모들은 입시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니고 있다. 때문에 논술시험에 ‘올인’하는 수험생들을 겨냥한 고액과외도 활개치는 실정이다. 대학들은 수능 성적 반영 비중이 큰 정시모집에서 변별력을 갖춘 동점자 처리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13일 “학생 모집에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정시에서 수리·외국어·언어·탐구 순으로 점수가 높은 학생을 우대하는 기존 동점자 처리기준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대도 “동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논술학원으로, 학부모는 입시설명회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실제 수험생들은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려는 족집게식 속성 강의에 수백만원씩을 쏟아붓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일반 논술학원은 회당 10만원씩이 보통이다. M논술학원은 오는 19일 치르는 한양대 논술 대비반을 개설, 4일에 40만원을 받고 있다. C논술학원의 서울대 정시논술(2012년 1월 16일 실시) 대비반 수강료는 24회에 240만원이다. 일반 국공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다. 1회 수강료만 50만~80만원 하는 논술 과외도 암암리에 이뤄진다는 게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학부모들도 입시정보를 듣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13일 오후 2시 반포동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대성학원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김모(47·여)씨는 “설명회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면서 “시작 1시간 전부터 수험생 부모들이 몰려 하마터면 자료집을 받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0일 수능성적 발표 직후인 다음 달 1일 서울학생체육관에서 수험생과 학부모 7000여명을 대상으로 수도권 4년제 대학 중심의 진학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건형·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정말 잘못된 교육제도 고쳐야 할 때/문흥술 서울여대 교수·국문과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이제 정말 잘못된 교육제도 고쳐야 할 때/문흥술 서울여대 교수·국문과 문학평론가

    작년 가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의 학부모로서 일년 내내 애간장을 태우다 보니, ‘만산홍엽’이니 ‘천고마비’니 하는 단어가 꼭 외계어처럼 들렸던 기억이 있다. 공부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초주검이 된 딸,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슴 졸인 아내, 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는 무기력한 나, 무거운 집안 공기, 애써 웃는 웃음 등이 새삼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딸이 중학생이 된 이후 6년 동안 가족만의 가을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렇게 중차대한 관심사가 된 이유는 어떤 대학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아이의 앞날이 결정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모든 학부모들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학벌 위주의 병폐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도록 모든 것을 바칠 수밖에 없으며, 대학으로 가는 최대의 관문인 수능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수능 제도는 한 해씩 번갈아 가면서 어려운 수능(불수능)과 쉬운 수능(물수능)을 되풀이하여 수험생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정부가 직접 나서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가 나오도록 쉽게 출제하겠다고 공언을 해 놓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고3 교실을 또다시 극도의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정부가 그런 공언을 한 본래의 정치적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그 동안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은 학벌 위주의 사회 통념과 그에 따른 대학의 서열화, 그리고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과 관련된 그런 문제를 한 해 입시의 난이도 조절로 해결하려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권위적인 탁상 행정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백년지계인 교육에 정치가 개입함으로써 초래한 파국을 우리는 수없이 지켜보았다. 197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40여년 세월 동안 입시 제도와 교육 제도가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기억조차 하기 어렵다. 정략적인 개입으로 인한 교육 정책의 변화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가.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사회는 경제,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건만, 어떻게 된 것인지 정치 분야의 권위주의적 발상은 결코 변하지 않고 있다. 권위적인 정치 개입이 초래한 현재의 황폐한 고등학교 교실을 보라. 학생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피 말리는 내신 관리를 해야 한다. 게다가 각종 봉사활동 등과 같은 교외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학생들은 파김치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단 한 번의 시험 성적으로 모든 것을 판가름하는 수능 시험까지 대비해야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온갖 눈치 보기를 하면서 여러 대학 수시와 정시에 원서를 접수하고, 논술과 면접을 또 따로 준비해야 한다. 초인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들의 연속이다. 더 이상 학생들을 정치화된 교육의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도 그러했으니….’, 혹은 ‘경쟁 사회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기성세대가 겪은 입시 지옥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대물림해서도 안 된다. 지옥 같은 학교, 엉터리 입시 제도를 개선하여 선진 한국에 걸맞은 올바른 교육 제도를 정립할 수 있도록 참교육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오늘 아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경쾌하게 등교하는 딸을 본다. 고등학교 시절 등교할 때 기운 없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이 가을을 맞아 ‘국문인의 밤’을 주최하면서 싱그러운 가을 하늘로 빛나는 젊음의 기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된 우리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면서, 우중충한 독서실에서 축 처진 어깨로 문제집을 풀고 있을 예비 수험생들을 떠올리노라면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 “점수 올랐지만…” 교실마다 술렁

    수능시험이 끝난 뒤 등교한 첫날, 수험생들은 예상보다 쉬웠던 수능 덕에 점수가 올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가채점 점수가 전체적으로 올라 점수 인플레 현상을 우려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수도여고 3학년 교실에서는 수능 시험지를 든 여고생들이 서로 답을 맞춰보고 있었다. 과목마다 시험지를 채점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밝은 표정과 어두운 표정이 교차했다. 이 학교 문과생 박선아(19)양은 “평소 모의고사에 비해서는 점수가 잘 나온 편이라 원점수는 오를 것 같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점수가 올라 등급컷이 오를 것을 우려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과생 이모(19)양은 “수리 가형이 어려워서 생각보다 점수가 안 나와 속상하다.”면서 “이번 수능이 쉬웠고, EBS 연계율이 높아 점수가 오를 것 같다고 하는데 내 점수는 생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위치한 중경고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한다는 최선아(18)양도 “외국어가 너무 쉬워 등급컷이 걱정된다.”면서 “수능 전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 컷이 93~94점대였는데 입시학원에서 내놓은 예상 등급컷을 보니 98점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점수가 대체로 올라 수능 변별력이 없을 것을 우려한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난 직후 논술학원과 면접 등을 준비하는 데 분주했다. 많은 대학이 수능점수뿐만 아니라 내신과 논술, 구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을 치르게 돼 있어 여전히 입시 준비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재수생 한혜원(20·여)씨는 “가채점 결과만 놓고 보면 점수가 올랐지만, 다른 수험생들도 다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논술 점수도 잘 받아야 할 것 같다.”면서 “이미 수능이 끝나고 바로 시작하는 논술학원에 등록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각 대학들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논술 등 전형을 시작한다. 12일과 13일 경희대, 서강대, 중앙대 등을 시작으로 앞으로 약 3주간 각 대학마다 2차 수시 논술시험이 이어진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 원장은 “수능 점수만 가지고 변별력이 없으면 결국 논술에서 판가름나게 된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이미 시험이 끝나자마자 수업을 듣고 있고 오늘도 수십명이 새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정시 동점자 기준 살피고 저득점 땐 수시막차 타라

    수능이 끝남에 따라 이제 ‘입시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지난해보다 시험이 비교적 쉽게 출제된 탓에 예비 12학번들의 대입 경쟁은 여느 해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입시 업체들은 1등급 컷이 언어는 지난해에 비해 3~5점, 수리 가형은 9~12점·나형 3~7점, 외국어는 6~8점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는 수험생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하다. 올해 수시모집부터 미등록 충원이 이뤄지는 데다 각 대학이 수시모집 비율을 높여 정시의 문이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시험이 쉬울수록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신의 점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치밀한 입시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수능이 쉬워 동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험생들은 대학별 동점자 처리 기준을 반드시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우선 가채점 결과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검토해 자신의 유리한 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수능 점수는 원점수가 아닌 예상 표준점수, 백분위 등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와 입시 전문가, 입시 설명회 등을 활용하면 자신의 점수를 면밀히 분석할 수 있다. 수능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좋다면 정시모집을 노리는 것이 좋다. 각 대학은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로 정시 모집인원의 50~70%를 채우기 때문이다. 점수가 높지도 낮지도 않다면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대학별, 모집단위별로 수능·학생부·면접 등 전형요소 반영 비율이 제각각이라는 것.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모집계열의 전형 특징을 자세히 검토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물론 수능 전 수시 1차에서 지원한 학과가 당초 목표로 했던 학과라면 굳이 정시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 가채점 결과 수시 최저학력 기준에 근접할 정도로 낮게 나왔다면 수시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전력투구해야 한다. 수시에서 수능은 최저 기준으로만 작용하고 학생부·논술·면접·서류 등 여러 요소가 활용되기 때문에 수능 점수가 낮은 학생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이 좋다면 ‘학생부 100% 전형’에 적극 지원하는 것이 좋다. 수시 2차를 지원할 때는 대학 2~3개를 선별해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은 최근 대학들의 수시모집 확대로 정시모집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38%인 14만 500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5000여명 줄어든 규모다. 게다가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번 수능을 영역별 만점자가 1% 안팎이 될 수 있도록 쉽게 출제하다 보니 정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연근 잠실고 교사는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고, 정시모집 인원도 줄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적극적으로 수시 2차에 응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수능 D-1] 11일부터 불법 논술특강 단속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전국 7개 지역에서 수시 2차를 겨냥한 고액 논술특강 특별지도와 점검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대상 지역은 ‘학원 중점관리 구역’으로 관리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을 비롯해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등 학원 밀집지역이다. 기간은 11일부터 18일까지이며, 주요 점검 사항은 수능 대비 논술학원의 심야 교습시간 위반, 단기 강사 채용 및 미신고, 시설·위치 무단 변경, 허위·과장 광고, 수강료 초과 징수 등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주요 대학들의 논술 시험이 수능 직후부터 20일까지 몰려 있어 불법·고액 논술과외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발된 학원에 대해서는 등록 말소, 교습 정지 등 강력한 행정 처분과 함께 과태료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양승태號 사법개혁 2제] 내년 첫 재판연구원 100명 뽑는다

    내년 4월 사상 처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100명이 재판연구원으로 채용된다. 이들은 1, 2심 법원의 재판연구원으로 3년간 근무한 뒤 일부가 법관으로 임용된다. 2013년부터 200명을 뽑는다. 이들은 정식 공무원이 아닌 계약직 신분이다. 사법연수원 수료생은 2013년부터 재판연구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 대법원은 재판연구원을 5개 권역의 고등법원장이 선발하는 방안을 1일 발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연구원 임용권자는 대법원장이지만, 인사권 분산을 위해 전국 고법원장에게 최종 선발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판연구원은 필요한 법관에게 배속돼 사건의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검토, 판례분석 등 재판 보조업무를 맡는다. 재판연구원 지원서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교부한다. 1차 서류전형(로스쿨 성적, 실무수습, 전문분야, 공익활동)을 거쳐 논술전형인 2차 필기시험과 3차 구술면접을 통해 뽑는다. 변호사 시험 합격자가 대상이다. 이와 관련, 고시낭인의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다시 재판연구원 낭인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종 합격자에 대한 통지는 내년 2월 중순 이후로, 실제 임용은 4월 10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희망자는 출신 로스쿨 소재지와 상관없이 전국 고법 권역에 지원할 수 있고, 근무희망 권역을 2지망까지 기재할 수 있다. 법원은 재판연구원 선발 계획이 마련된 만큼 로스쿨별 선발비율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강남 학생들처럼 학원 명강의 들어요”

    ‘시골에서 서울 명문 학원의 강의를 듣는다.’ 경남 하동군은 31일 교육 명문지역을 만들기 위해 학업성적이 우수한 지역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서울 종로학원 강사를 초빙해 지난 29일부터 주말 특강반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말 특강반은 하동군 지역에 있는 5개 고등학교로 진학할 중학교 3학년 38명과 고교 1학년 30명, 2학년 22명 등 3개반 90명으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중 3년반과 고1·2년반마다 언어·수리·외국어영역 3개 과목을 종로학원 소속 우수강사가 토·일요일마다 각 1시간씩 내년 2월 19일까지 4개월여 동안 집중 특강을 한다. 강사 초빙 등 비용 7000여만원은 하동군이 지원한다. 12월 중에는 논술과목에 대해 집중 특강도 한다. 손성숙 하동군 평생학습담당은 “지역 고교로의 진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다음번엔 내가 주인공!…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현대 고고학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깜놀’…인디애나 존스, 완전 체면 구기다 [WHO&WHAT] “먹을거리가 부족한게 아니라”…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멜서스의 ‘2011년판 70억 인구론’ [WHO&WHAT] “과거시험 100% 붙는 방법은…”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다음번엔 내가 주인공!…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현대 고고학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깜놀’…인디애나 존스, 완전 체면 구기다 [WHO&WHAT] “먹을거리가 부족한게 아니라”…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멜서스의 ‘2011년판 70억 인구론’[WHO&WHAT] “과거시험 100% 붙는 방법은…”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 [사설] 학교서도 학원 가도 풀 수 없는 논술시험

    최근 대입 수시 1차 논술고사를 치른 서울 소재 일부 대학이 외국학회 저널에 실린 영어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는가 하면 한 문제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수리 논술문제를 냈다고 한다. 학원에 다녀도 풀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불만이 터져나오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논술을 너무 어렵게 출제하지 말아달라.”고 논술고사를 치를 대학에 권고했다. 대교협이 수시 2차부터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강제력 없는 대교협의 권고가 먹힐지는 의문이다. 근거 없는 낙관이 수험생들에게 더 큰 혼란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난이도 변동이 없으면 좋다. 변화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험은 예측가능한 범주를 벗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교협은 대학 측에 애매한 권고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한다. 쉽게 내라, 어렵게 내라 하는 것은 대학 입장에선 판단하기 어렵다.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면피성 권고는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영어 지문을 내도 괜찮은지, 낸다면 수능 수준인지, 그 이상인지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수리논술도 교과 수준의 증명인지, 아니면 심화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권고안 자체는 대교협이 내놓을 수 있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은 입시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대학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돼 합의된 대교협의 권고안을 해당 대학들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표방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도 부합된다. 여기에 덧붙여 대학들은 출제된 논술문제의 공개를 늦춰서는 안 된다. 대학의 정보 공개는 수험생들이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정보가 되고, 그만큼 사교육의 기대치를 줄일 수 있다. 어려운 논술문제 못지않게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거품지원’은 대학이 부추긴 측면이 있다. 수시전형의 정보나 전형요소의 투명성이 정시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왜 떨어졌는지를 몰라서야 되겠는가. 대학만 알고 있는 전형요소 반영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