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논술
    2026-04-25
    검색기록 지우기
  • 삼촌
    2026-04-2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지
    2026-04-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70
  • 5대 은행, 하반기 2100명 대규모 공채

    5대 은행, 하반기 2100명 대규모 공채

    우리·신한은행은 필기시험 부활 공정성 높이려 객관식 비중 늘릴 듯 상식·통찰력·문제 해결 능력 등 평가 응시 은행 중점사업·인재상 파악 필수올 하반기 은행권에 채용의 ‘큰 장’이 열린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2100명 이상 대규모 공채에 나선다. 채용비리 여파로 ‘은행고시’(은행별 필기시험)가 부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달라진 전형에 취업 준비생들은 혼란스럽다. 은행 채용 담당자들은 단순한 상식 암기보다는 고객을 우선하는 ‘은행원’의 마음가짐을 갖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시중은행 하반기 공채가 본격 시작된다. 9월 초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줄줄이 채용 공고가 뜰 예정이다. 은행들은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호응해 채용 인원을 대폭 늘렸다. 하반기에만 ▲국민 600명 ▲신한 450명 ▲우리 510명 ▲하나 400명 ▲농협 150명 이상을 뽑을 계획이다. 상·하반기를 합치면 지난해(2107명)보다 42% 늘어난 3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부터는 필기전형이 강화된다. 우리은행은 11년, 신한은행은 9년 만에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지난 6월 제정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식 시험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보다 객관적인 시험을 위해 논술을 폐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필기시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신한, 우리, 하나은행은 금융 관련 상식을 평가한다. 하지만 은행 채용 담당자들은 ‘벼락치기 상식 암기’는 은행원이 되는 지름길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국민은행은 “필기전형은 통합적인 사고력, 통찰력,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할 것”이라면서 “단순한 지식 쌓기용 공부는 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채용 담당자도 “필기는 올해 새로 도입된 만큼 지원자들은 난이도를 걱정하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평소에 습득해 두는 게 유리하다”면서 “사설 기관들이 발행하는 기출 문제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은행원은 다양한 사람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상식도 필요하지만 고객 응대 능력도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과거보다 면접 대상 인원수를 확대해 보다 많은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를 줄 예정이다. 신한은행 채용 담당자는 “심층면접 시간을 늘려 보다 심도 있는 면접이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서류전형에서는 외국어 능력이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블라인드 전형이 확대돼 자기소개서의 서술형, 약술형 답변이 더욱 중요해졌다. 단점을 적으라고 할 경우 실제 극복한 사례를 함께 언급해 주면 더 좋다. 면접은 대부분이 블라인드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이 부족하더라도 입사 후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충분하다. 모바일 플랫폼 강화 등 최근 은행들의 중점 사업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하나은행 채용 담당자는 “통합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의 주요 콘텐츠에 대해 살펴보고 오면 좋을 것”이라고 팁을 줬다. 이어 “특정 직무에서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는지 계획이나 포부를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채용 담당자는 “중점 추진 사업과 관련된 최근 신문기사를 꼼꼼히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은행의 인재상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 지향적 마인드를 갖추고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을 하는 ‘고객 우선주의’를 인재상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시 비율 큰폭 증가할 대학은…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 10% 안팎 올려야

    정시 비율 큰폭 증가할 대학은…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 10% 안팎 올려야

    2022학년도 수능 선발 인원 5354명 늘어날 듯서울 주요대 15곳 중 절반 증가 대상…대교협 “개편안에 공감” 1년간 유예됐던 새 대입제도의 틀이 17일 확정되면서 각 대학 입시 전형의 변화가 주목된다. 교육부는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때 모든 대학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을 30% 이상되도록 권고(학생부교과 전형 비율 30% 이상인 대학은 제외)하기로 했다. ‘권고’라고 표현했지만 이를 충족 못한 대학은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어 사실상 모든 대학이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능 전형으로 적은 수의 신입생만 선발해온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은 그 비율을 10% 가량 끌어올려야 한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2학년도에 입시 전형을 손봐야 하는 4년제 대학은 전국198개교 중 35개교(17.7%)다. 현 고1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입 때 수능과 학생부교과 전형 비율이 모두 30%를 밑도는 곳들이다.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실기 등 기타 전형 선발 비율이 높다. 이들 대학이 수능전형을 30%로 늘리면 수능 선발 인원은 5354명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쏠린 서울 주요 15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중에는 모두 8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울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이 입시 전형 개편 대상이다. 이 가운데 고려대는 2020학년도 수능 전형 비율이 16.2%로 15개 대학 중 가장 낮다. 서울대(20.4%), 이화여대(20.6%), 경희대(23.0%) 등도 2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라 10%쯤 끌어올려야 한다. 수능 전형 비율을 10% 가량 높여야 하는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대학은 대한민국에 한 곳도 없을 것이다. 결국 모든 대학이 30%를 수용할 것”이라면서 “서울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30%로 늘리려면 본부가 일괄적으로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모집단위별로 학부나 학과에 요청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어렵겠지만 국립대인 서울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인 A대학 입학처장도 “밖에서는 1∼2% 비율을 늘리는 게 뭐가 어렵겠냐고 하겠지만, 대학에는 상당히 버거운 일”이라며 “대학 입시전형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매년 현장의 의견과 학생들의 입시 결과를 토대로 서서히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시 비율이 20%가 되지 않는 고려대의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가 나와서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안을 두고 논의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한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날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오찬을 하고 새 대입안에 대해 “대학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과 김영환 이사(홍익대 총장),김상동 이사(경북대 총장) 등 대교협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대교협은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고려해 ‘수능전형 30% 권고’라는 개편안을 들고나온 데 대해 지지를 표했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은 “기본적으로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학생·학부모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것에 공감을 표한다”며 “대학들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입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립학교 교원 선발 ‘비리 복마전’ 사실로

    교장 딸 합격시키려 논술 대신 서면심사 “공개 전형 세부안 마련” 교육부에 권고 교장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서면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등 일부 사립학교의 교원 선발 과정이 사실상 ‘비리 복마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교원 양성과 임용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사립학교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대구·인천·대전·충북·충남·경남 등 6개 시·도교육청에서 불공정한 채용 사례 11건을 적발했다. 일부 사립학교는 특정인을 교사로 뽑기 위해 공개 전형 없이 채용을 실시하거나, 시험 단계와 방법을 임의로 바꾸고,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않거나 성적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 대전에 있는 A학원은 2015년 재단 산하의 고등학교 교사를 뽑으면서 애초에 공지한 논술 시험 대신 서면 심사로 채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학교 교장의 딸이 서면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B학원도 필기시험 주관식 문제에 부분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특정인을 최종 합격시켰고, 대구의 C교육재단은 응시자의 외삼촌인 교감과 사촌 언니에게 평가를 맡기기도 했다. 이러한 사립학교 채용 비리로 적발된 인원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867명이었다. 교육부는 2005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사립학교도 공립학교와 같이 공개 전형으로 정규 교사를 뽑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 전형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준을 임용권자(학교법인이나 경영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감사원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간 우수 교원 확보에 차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시험 단계와 방법 등 공개전형 시행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마련해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또 6개 교육청의 교육감에게는 사립학교 정규교사의 불공정 채용 사례를 추가 조사한 이후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제4차 교원수급계획(2015∼2025년)을 수립하면서 초등교사의 정년 외 퇴직 인원을 적게 추정해 신규 채용에 차질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15년 910명, 2016년 943명, 2017년 1224명의 초등교사를 충원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교원 수요를 분석할 때 퇴직·휴직 인원의 변동 추이를 현실성 있게 반영하라고 통보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동구 “방과후 아이들, 마을이 함께 돌보겠습니다!”

    서울 강동구가 여름방학을 맞아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온종일돌봄방과후학교’(온돌방)를 다음달 30일까지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온돌방은 마을 내 주민센터, 도서관, 아파트 회의실 등의 빈 공간을 교실로 활용한 경우다. 이곳에서는 방과 후의 초중학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방과후학교와 마을돌봄을 연계한 강동구만의 특색 있는 마을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1기를 처음 시행했다. 이번 2기 온돌방은 아이들이 여름방학인 점을 고려해 총 4개 분야 36개 강좌를 개설했다. 이전보다 프로그램 선택의 폭을 넓혔다. 코딩교육, 보드게임, 창의과학 등 놀이와 창의예술을 통한 교육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그림책 읽기, 독서논술, 진로토론 등 지성과 덕을 쌓을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사회의 다양화로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배우고자 하는 분야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역사, 연기, 마술, 예술 등 다채로운 강의로 구성된 강동구 온돌방이 배움에 대한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강남하이퍼학원, 15일 ‘2019 수시전략 설명회’ 개최

    강남하이퍼학원, 15일 ‘2019 수시전략 설명회’ 개최

    이투스교육㈜이 운영하는 최상위권 대입전문 강남하이퍼학원은 최상위권을 위한 수시설명회인 ‘2019 수시전략 설명회’를 오는 8월 15일에 개최한다. 강남하이퍼학원의 ‘2019 수시전략 설명회’는 목표 대학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시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진행되며, 의·치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최상위권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수시전형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명확한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인문·자연 계열별 설명회로 구분하여 진행되는 특성에 따라 각 계열에 특화된 심층적이고 명확한 전략을 제공한다. 인문계열 설명회를 통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선택 시 필요한 정보와 지원 유의점을 살펴보고, 논술전형의 특징과 학과 선택 전략을 심도 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자연계열 설명회에서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서울대·건국대 수의대 지원경향과 합불 패턴을 분석하고, 의·치대의 다양한 수시지원 선택지 중 전형을 선택하는 기준을 공개한다. 이날 설명회는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의 김병진 소장과 함께 강남하이퍼학원의 김영준 전략팀장, 정두연 전략담임이 연사로 참여하여 다년간 최상위권 학생들을 지도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9학년도 수시지원전략의 핵심을 전달한다. 강남하이퍼학원의 ‘2019 수시전략 설명회’는 8월 15일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에서 진행되며, 홈페이지에서 미리 참가신청을 한 사전예약자에 한해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다. 한편 설명회 참석자에게는 ‘수시전략 설명회 자료집’을 포함하여 ‘수시지원 참고표’, ‘SKY Medical Navigation’등 최상위권 수시지원에 도움이 될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하기, 마지막편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하기, 마지막편

    앞서 이 칼럼을 통해 우리 교육 개혁의 한 방법으로 암기 중심의 평가 대신 고차적 사고력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비판, 평가, 혹은 대안 제시를 요구하는 문항을 주로 사용하고, 채점은 피평가자가 과제 수행 후 평가자 역할도 수행하는 동료평가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동료평가는 다른 학습을 통해 얻기 어려운 여러 가지 긍정적 교육 효과가 있다. 먼저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알게 하고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배우는 내용에 대해 반성하며 검토하도록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한 장단점을 지적하는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자기주도적 평생 학습자가 되는 데 꼭 필요한 자기평가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추가할 수 있다. 평가에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은 무엇이 왜 중요한지를 배우게 되고, 평가 방법을 점차 내면화하고 스스로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정확한 자기평가는 독자적인 연구, 기술 개발, 혹은 창조 활동을 위해서는 불가결한 요소다. 문제는 이 방식을 선발이나 자격증 수여와 같은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고부담 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가다. 필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평가자로 하여금 다른 피평가자의 결과물을 평가하게 한다고 하면,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료평가의 결과를 성적에 그대로 반영한다고 공지했는데도 다른 학생의 글을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정직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은 그런 학생은 소수였다. 그 소수의 학생 덕에 동료평가의 장점을 하나 더 알게 됐는데, 그것은 인성교육의 대상을 찾아낼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동료평가를 이용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채점의 정확성은 분명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동료평가 결과와 전문가 채점 결과 간의 상관계수가 0.7 정도로 두 점수 간의 일치도가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동료평가 사용을 비판하는 연구자도 있다. 이 비판은 전문가들끼리의 채점 결과가 일치할 경우 타당하다. 그런데 여러 연구에서 전문가들의 채점 점수 간에 편차가 크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연구자인 블록스햄과 동료들(2016)은 상세한 채점 기준이나 채점자 회의 등을 통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너무 복잡하고, 직관적이고, 암묵적이기 때문에 편차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한다. 다시 말해 논술 채점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생각의 폭과 깊이를 알아보는 데 더 좋은 대안이 없어서 논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합의를 만드는 것이 유망한 대안이다. 이를 위한 한 방법은 피평가자가 평가 결과에 승복할 수 없으면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의가 제기되면 더 많은 피평가자나 전문가 집단으로 하여금 재검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의 제기가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의 제기 횟수를 제한하거나 과거에 이의 제기했지만, 점수 변동이 없었던 사람은 이의 제기 자체를 못 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의 제기를 통해 그동안 교수자의 고유 권한으로 인식돼 불필요하고 비밀스럽게 이루어져 온 평가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다. 사실 비밀스러운 평가는 평가자나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유지돼 온 측면이 없지 않다. 평가의 과정과 결과가 투명해지면 평가의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이런 전통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도록 충분한 훈련과 함께 여러 조정 기법을 도입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정확히 채점한다면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채점한 한 개의 글을 모든 평가자가 채점하게 하고, 그 편차가 작을수록 정확성 점수를 높게 부여하며 그에 상응하는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동료평가를 이용해 고부담 시험이 치러지는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 아직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육은 또다시 누군가가 한 것을 따라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깊이’ 한국은행… ‘종합선물세트’ 거래소… ‘속도전’ 금감원

    ‘깊이’ 한국은행… ‘종합선물세트’ 거래소… ‘속도전’ 금감원

    한은 객관식 없이 심화된 내용 출제 거래소 모든 전공과목 매일 반복학습 금감원 방대한 문제 빠르게 푸는 연습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이 한날에 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금융 A매치 데이’가 10월 20일로 결정되면서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29일 채용 공고를 시작으로 서류 접수를 시작해 6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40명을 뽑은 거래소는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공고가 나지 않았지만 각 기관들은 “지난해 채용 과정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은, 거래소, 금감원 신입사원들에게 80일 전에 어떤 전략을 짜는 게 좋을지 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 공기업’ 필기시험도 점차 까다로운 문제를 출제하는 추세다. 객관식 문제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기관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효과적인 대비가 가능하다. 같은 경영 직렬이더라도 거래소는 주식, 채권, 파생 상품 분야가 다른 기관보다 중요하고 금감원은 감리 업무를 맡기에 회계 세부 각론도 다루는 식이다. 객관식 문제가 없는 한은은 ‘넓게’보다는 ‘깊이’ 출제한다. 경제 직렬에서 수식을 풀고 경제학적 함의를 도출하는 문제가 많아 수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한은 경제 직렬에 합격한 김수지씨는 “심화된 내용을 다루는 미시 분야는 각론 과목을 미리 수강했고 런던정경대 기출을 풀며 계량 과목을 준비했다”며 “‘한국의 통화정책’이라는 책을 보면 한은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해 실제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논술과 면접 대비를 위해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시험 한 달 전까지는 심화학습을 하면서 모의고사를 풀고 한 달 전부터 오답 노트로 취약했던 부분을 집중 보강하며 마지막 점검을 하는 편이 좋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제가 방대한 금감원은 시험 100일 전부터 문제 풀이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금감원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도 ‘100% 블라인드’로 진행할 계획이다. 서류 대신 9월 말 객관식인 1차 필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보다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 대신 2차 필기(A매치)에는 객관식이 없어졌다. 지난해 금감원 경제 직렬에 합격한 김광년씨는 “2차 필기시험 100일 전부터 알고 있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서술하는 연습을 하며 계속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수를 유형화해서 대비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거래소 경영 직렬 신입사원 김모씨는 “거래소 시험은 ‘종합선물세트’이기 때문에 영어 지문이 나올 수 있지만 모든 전공과목을 매일 꾸준히 반복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1년 동안 매일 해 온 신문 스크랩으로 25~30개 주제를 추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공 개념을 활용해 글 쓰는 연습을 했고, 노벨경제학상 관련 개념도 출제 가능성이 높아 학부 수준에서 알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필기 합격자 배수가 다른 기관보다 높고 면접을 여러 차례 본다. 다른 기관은 면접을 1~2번 보지만 거래소는 3단계 이상 본다. 김씨는 “거래소가 주최하는 ‘대학생 증권·파생상품 경시대회’ 문제를 보고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거래소 업무와 본인의 접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내년 4년제大 신입생 76% 수시 선발

    내년 4년제大 신입생 76% 수시 선발

    학생부 전형 41%· 학종 전형은 24%내년 3월 입학할 대학 신입생을 뽑는 2019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모집이 오는 9월 10일 시작된다. ‘대세 전형’으로 자리잡은 수시를 통해 전국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76% 이상이 선발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4년제 대학 198곳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을 25일 발표했다. 2019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7478명인데 이 가운데 수시모집으로 26만 4691명(76.2%)을 뽑는다. 전년도 입시(74.0%) 때보다 2.2% 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1997학년도에 수시모집이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비중이다. 올해 진행될 대입 전형의 틀은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15년에 이미 세워져서 최근 거세진 학부모 등의 ‘정시 확대’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수시모집의 세부 전형별 선발 인원을 보면 고교 내신 성적을 위주로 뽑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41.2%(14만 3297명)를 선발해 전년(40.1%)보다 비중이 소폭 늘었다. 또 내신 성적과 학생부의 동아리·봉사·진로체험활동 등을 종합해 뽑는 학종 선발 비율도 24.4%(8만 4860명)로 한 해 전(23.9%)보다 약간 늘었다. 논술(1만 3268명·3.8%), 실기 전형(1만 9173명·5.5%) 등으로 뽑는 비율은 많지 않다. 서울 15개 주요 대학만 놓고 보면 학종으로 1만 7508명, 학생부 교과로 2747명, 논술로 6361명 등을 뽑는다. 15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10∼14일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시모집 때 최대 6회 지원할 수 있다. 합격자는 12월 14일까지 발표하고 합격자 등록은 12월 17∼19일 사흘간 하게 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종, 공유車로 이동하고… 부산은 ‘물 특화도시’로

    세종, 공유車로 이동하고… 부산은 ‘물 특화도시’로

    #1. 스마스시티인 세종 5-1 생활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퇴근길 교통정체가 극심했지만 인공지능(AI)이 교통흐름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빠른 길로 안내했다. 스마트시티로 진입하는 입구에 도착한 A씨는 자동 주차 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게 주차를 한 뒤 1인 자전거로 갈아탔다. 이곳에서는 주민들이 공유하는 자율차 또는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홈에 도착하자 AI가 건강상태를 체크하며 냉장고에 생수가 떨어졌다고 알렸다. 스마트폰으로 생수를 주문하자 몇 시간 뒤 무인로봇이 배달해 줬다. #2.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사는 B씨는 스타트업 대표이자 워킹맘이다. 이 지역이 전부 ‘테크 샌드박스’로 지정돼 있어 규제 없이 어디에서나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다. 주말을 맞아 B씨는 가족과 함께 집 앞의 수변 카페를 들렀다. 카페에서 바라본 도심 운하는 마치 ‘물의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두 곳(세종 5-1 생활권,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밑그림이 16일 공개됐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DMC 첨단산업센터에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의 기본 구상을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는 백지 상태에서부터 자율주행차, 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적용해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세종은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부산은 영국 스타트업 육성 기업인 엑센트리의 천재원 대표가 각각 총괄책임자(MP)를 맡았다. 우선 정 교수는 세종 시범도시의 4대 핵심 요소로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와 환경 등을 꼽았다. 일반주거, 준주거, 상업지역 등 용도지역에 따라 도시계획을 세우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세종 시범도시 구조는 ▲리빙 ▲소셜 ▲퍼블릭으로 단순화됐다. 리빙 공간에는 주택과 사무실이, 소셜 공간에는 공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퍼블릭 공간에서는 학교와 도서관, 마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정 교수는 ‘공유 자동차 기반 도시’ 개념을 제시했다. 개인 소유 자동차는 생활권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주차하고, 내부에서는 자율주행차량과 자전거 등으로 이동하는 신개념 교통운영 체계다. 세종 시범도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상화폐 격인 ‘세종코인’을 쓸 수 있게 된다. 정 교수는 “공유 차량을 이용한 주민에게 개인 이동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세종코인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시 드론이 3분 안에 출동해 구급대나 의료기관에 사고 상황을 전달하고 최적의 응급 지원을 한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사고와 토론, 협력 등을 강조한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교육 시스템 도입도 추진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시범도시의 비전은 자연, 사람, 기술로 요약된다. 국내 스타트업이 몰릴 수 있도록 시범도시는 ‘테크 샌드박스’(규제를 면제, 유예해 주는 공간)로 운영된다. 천 대표는 수변 공간을 적극 활용해 에코델타시티를 ‘친환경 물 특화 도시’(Smart Water City)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범도시 내 3개의 물길이 만나는 세물머리와 도심을 연결하는 인공물길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도시 곳곳에는 스마트 상수도, 빌딩형 분산정수 등 물 관련 신기술을 접목한다. 도로에는 국제 공모를 통해 4㎞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스마트·저영향개발(LID) 기법이 적용된다. LID는 빗물을 땅으로 침투시켜 모아 두는 친환경 분산식 빗물관리 기법이다. 세종 시범도시의 총사업비는 7000억원,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1조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사업비는 정부 예산과 사업 시행자(각각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부담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되는 사업비 중 민간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비용은 사업 시행자 예산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위는 이날 발표된 기본 구상안을 바탕으로 오는 12월까지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내년 하반기 스마트시티 조성 공사에 착수하면 2021년 중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재명 경기도정은 ‘억강부약’…소양평가로 발탁인사

    이재명 경기도정은 ‘억강부약’…소양평가로 발탁인사

    이재명 경기지사는 5일 민선 7기 경기도정의 핵심은 공정함이라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의 정신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도 공무원 승진후보자에 대한 소양평가를 시행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이 지사는 취임 이후 첫 월례회의를 통해 “경기도정은 억강부약의 정신으로 간다”며 “똑같은 권한을 행사해도 소수보다 다수가 혜택 보는 가성비 높은 사업을 발굴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왜곡보고, 보고누락은 상사들의 결정권한까지 빼앗는 영역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행정목표가 명확히 설정되면 형식주의에 빠지지 말고 최대한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공직자들에게 입장 곤란한 나쁜 것은 안 시키겠다. 일이 많아질 수 있고 몸이 바빠질 수 있다”며 “그러나 자부심 느끼는 공무원이 되도록 최적의 조건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확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논리정연한 분들을 발탁하겠다”며 인사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음을 예고했다. 이 시장은 “하위직은 연공서열 중심으로, 상위직은 실력경쟁을 해야 한다”며 “도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소양평가(시정현안 논술)를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정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미리 연습해 두는게 좋겠다. 기안능력과 관계있다”며 “성남에서는 아예 한 글자도 못쓴 한두 명을 발견했다. 그들은 할 수 없이 (인사대상에서) 뺐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5∼6급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소양평가를 했다. 2012년 1월 5급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첫 소양평가는 ‘성남시의 세수증대 방안과 시민복지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경기도의 소양평가도 5급 승진후보자 이상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는 인사운영원칙으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도정이 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기술, 노하우 등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선다형 방식이 퇴출 위기에 처했다. 올해부터 부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서울 지역 22개 중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선다형 방식을 폐지한다. 그 대신 서술형 시험이나 수행평가로 대체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의 린다 달링하몬드 교수가 편집한 ‘차세대 평가: 21세기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선다형 시험을 극복하기’(2014)라는 책은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미국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07년 논의를 시작하여 2010년에 대부분 주가 참여하는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을 공표했다. 이 새 성취 기준은 초중등 교육의 목표를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잘 준비하는 데 두고 있다. 영어 교과는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 그리고 분석력을 강조하며, 수학은 실생활 문제를 풀도록 장려한다.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의 도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평가인데, 이 평가가 위의 책 제목처럼 서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변화가 우리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초중등 수준에서의 모든 평가를 서술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공염불이 아닌데, 그 이유는 지난 50여년에 걸친 자동 논술채점 기술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부터 오하이오주의 초중등 학력 평가에 포함된 서술형 문항에 대한 답안은 자동 채점 프로그램으로 채점되는데 다른 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론 전적으로 컴퓨터가 다 하지는 않는다. 일부 논술문은 컴퓨터와 채점 전문가가 채점해 두 채점 방식 간의 일치도를 점검하도록 하고 차이가 클 경우 적절히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자동 논술 채점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채점된다. 이 과정은 먼저 채점 전문가가 수백 개 이상의 답안에 대해 자세히 주석을 달며 점수를 매긴 다음 그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다. 자동 채점 프로그램은 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각 점수대에 해당하는 글들에서 관찰되는 글자 수 혹은 사용된 단어와 같은 표면적 특징을 분석한다. 그다음에 채점할 답안을 분석하고 여러 표면적 특징이 어느 점수대와 가장 유사한지를 계산해 점수를 매긴다. 이처럼 의미나 수사학적 분석과 무관하게 표면적 특징만을 이용하는데, 놀랍게도 채점 결과는 전문가의 점수와 유사하다. 그렇지만 컴퓨터 채점의 약점도 몇몇 밝혀졌다.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글, 복잡한 사고를 나타내는 ‘왜냐하면’ 혹은 ‘더구나’ 등이 포함된 글, 그리고 자주 쓰이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사용된 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심각한 한계일 수 있는데,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에서는 논술 자동 채점 프로그램 간 상관이 높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동 채점 프로그램을 고차적 사고 평가 도구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선다형 시험 방식 때문에 공부가 암기 활동으로 축소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다형 시험 방식 폐지와 서술형 평가가 고차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현행 5급 행정 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이 서술형이지만 여전히 암기를 요구하는 평가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 준다. 요컨대 선다형에서 서술형으로의 전환만으로는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시험 방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고차적인 생각을 하도록 하는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자동 논술 채점의 대안으로 동료 평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동료 평가란 통상 교수자나 채점 전문가가 담당하는 평가를 피평가자에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피평가자로 하여금 먼저 과제를 수행하게 한 다음 다시 평가자의 역할도 하게 하는 것이다. 두 가지 활동을 차례로 해야 하기 때문에 피평가자의 시간과 노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그런 시간과 노력이 상쇄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교육적 효과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 번에 다루도록 하겠다.
  •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문항당 1000만원짜리 수능… EBS 유형만 외워 푸는 ‘도로 학력고사’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문항당 1000만원짜리 수능… EBS 유형만 외워 푸는 ‘도로 학력고사’

    1993년(1994학년도) 태어나 올해 25살이 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수술대에 올랐다. 당장 현안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때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기준 점수를 넘으면 무조건 높은 등급을 주는 제도)로 치를지 또는 지금처럼 과목 대부분을 상대평가(1등급 4% 이하·2등급 4~11% 등 비율을 정해 놓은 제도)로 볼지 여부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다음달까지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수능의 문제 유형에 칼을 댈지 여부다. 현행 수능은 학부모·학생 다수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시험”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동시에 “암기식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학생들이 교실에서 EBS 문제집만 달달 외우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최초 수능 설계자인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수능이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편이 낫다”고까지 말했다. 수능을 과연 어떻게 손봐야 ‘공정성’과 ‘미래 지향 교육’이라는 두 가치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전문가 의견 등을 듣고 해법을 찾아봤다. <자료 : 이혜정 소장·책 ‘대한민국 교육 40년사’>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로만 보면 수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능 출제에 참여했던 교육 전문가들이 내놓는 평가는 대체로 비슷하다. 엄청난 비용·인력을 투입해 만드는 가장 질 높은 객관식 문제라는 얘기다. 수능 출제 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지만 출제위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수능 한 문항을 만드는 비용은 최소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출제위원들은 하루 35만여원씩 한 달간 보수로 약 10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숙소·행정 비용 등을 더하면 비용이 훨씬 불어난다. 또 출제위원 3분의2 규모인원이 별도 검토위원으로 참여해 문제의 오류 가능성을 차단한다. 수능 출제에 참여했던 한 교육계 인사는 “검토위원이 수학 문제와는 관련 없어 보이는 철학 이론까지 들이밀며 오류를 지적하더라”고 말했다. ●완벽해 보이지만… 객관식 덫에 갇혀 ‘완벽한 시험’처럼 보이는 수능의 문제는 따로 있다. 과연 이 시험만으로 학생들의 사고력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많은 교사·교수 등 교육 전문가들은 “장점만큼 단점이 분명한 시험”이라고 지적한다. 객관식이 가진 한계다. 수능은 애초 지식 암기력을 평가하는 학력고사를 버리고 창의력·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수능 초기인 1990년대에는 “암기만으로는 수능에 대비할 수 없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독서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듭 개편되면서 ‘도로 학력고사’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대원 경기 위례한빛고 교사는 “처음 수능은 종합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취지에 맞게 통합교과 문제가 많이 나왔는데 점점 변질되고 사교육이 수능에 적응하면서 문제 유형을 아예 통째로 외워버리면 되는 시험이 됐다”고 말했다. 재수생 등 문제 유형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아지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2%’만 맞출 수 있도록 꼬아 내는 문항까지 출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능 문제 10개 중 7개를 EBS 교재에서 연계 출제하는 ‘70%’ 룰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사교육 절감과 지역 교육 격차 해소 등을 목적으로 EBS 연계율을 70%까지 끌어올렸는데 이후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집중하기보다 EBS 교재의 복습에만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듄아일체’라는 은어까지 쓰인다. 수능 위주인 정시 전형을 노리려면 EBS(‘듄’은 EBS를 한글 자판으로 친 글자)와 한몸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객관식 수능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라고 지적한다. 이혜정 교육과 혁신연구소장이 해외 선진국의 대입 문제와 우리 수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역사 문제를 보면 2018학년도 수능 한국사(짝수형) 시험 8번①은 “임진년부터 7년에 걸친 일본과의 전쟁”(임진왜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찾는 문항이었다. 반면 영국의 대입 시험인 A레벨의 역사 시험②은 서술형이다. ‘1912년 루스벨트의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라거나 ‘히틀러의 대외 정책은 독일의 1차 대전 패배를 복수하고 싶은 원한에 기반했다’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 묻는 문제였다. 이 소장은 “수능이 역사적 사실 관계를 외웠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라면 A레벨 문제는 역사적 행위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석을 묻는다”면서 “A레벨 유형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 수능과 비슷한 객관식 시험인 ‘대입센터시험’을 2020년부터 폐지하고 대신 ‘대학입학공통시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식 활용 능력을 묻는 문항을 낼 예정인데 국어·수학 과목에서는 서술형 문제도 일부 출제된다. ●현행 내신은 문제 질 더 떨어져 수능의 단점이 드러났다고 해서 현행 학교 내신을 대체재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내신 문제는 똑같은 객관식이면서 문제의 질은 더 떨어진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수능은 출제위원이 출제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내신은 교사가 행정 업무를 병행하는 탓에 암기력 테스트 이상의 문제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교육부는 지난 4월 국가교육회의에 넘긴 2022 대입개편 이송안의 ‘중장기 대학입시제도 방향’에서 수능에 논술·서술형 문항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러나 수시·정시 비율 논쟁 등에 가려 논의의 장에서 사라졌다. 수능과 내신 시험에 논술·서술 문항을 도입하려면 선결 과제가 수두룩하다. 사고력을 묻는 시험을 내려면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을 해야 한다. 초·중·고교 교육 현장에서 주입식 대신 토론식 수업 요소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서울·대구교육청 등이 이를 위해 토론·논술식 교육과정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를 일부 학교에 시범 도입하려고 검토 중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부가 우리 현실에 맞는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또 고교 학점제(고교생이 희망 진로에 맞춰 필요 과목을 배우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등 새 평가 방식에 어울리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정부는 초교 6학년이 고1이 되는 2022년부터 고교 학점제를 전국 모든 고교에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사의 업무량 증가와 인프라 부족 등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해 보여 현장에서는 4년 뒤 전면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논술·서술형 문제를 도입할 때 불가피한 채점 공정성 문제를 해소할 제도도 논의해야 한다. 영국의 A레벨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가 논·서술형이지만 각 문제에 대한 채점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 기준을 시험 후 모두 공개함으로써 공정성 논란을 최소화한다. 이 소장은 “IB의 경우 공인된 채점관들이 교차 채점을 통해 평가의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능 역시 향후 논·서술형 문제를 도입할 경우 채점 기준과 평가 방안 등을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구축해 신뢰도를 쌓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용어 클릭]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교육재단 ‘국제바칼로레아 기구’(IBO)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시험으로 객관식이 아닌 논·서술형 문제가 주를 이룬다. 현재 146개국 3700여개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독일·스위스·캐나다 및 미국 일부 주(州)에서 대입 시험으로 활용하고 있다.
  • 부천 상동도서관서 진행되는 한국작가의 프랑스 육아·공교육 체험이야기

    부천 상동도서관서 진행되는 한국작가의 프랑스 육아·공교육 체험이야기

    한국 작가가 프랑스에 살면서 실제 체험한 육아·공교육 이야기가 경기 부천 상동도서관에서 진행된다. 부천시는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저자 목수정 작가의 특별 강연회를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 상동도서관에서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목 작가는 아동문학가이며 부천의 문인 목일신 딸이다. 독립운동가 목치숙의 손녀로 파리에 살고 있는 목 작가는 한국과 프랑스의 경계에 서서 많은 글을 쓰고 있다. 목 작가는 이번 강연에서 자신이 프랑스에서 딸 칼리를 키우며 경험한 육아와 초·중학교 등 프랑스 공교육 체험기를 전할 예정이다. 또 작가로서의 삶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눈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과 질문·토론하고 연대하는 프랑스 아이의 성장비결을 통해 소프트파워 세계 1위인 프랑스의 공교육과 자녀교육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서로는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을 비롯해 ‘야성의 사랑학’, ‘월경독서’, ‘파리의 생활 좌파들’ 등이 있다. 김영애 상동도서관 독서진흥팀장은 “부천의 문인인 고 목일신 선생님 딸 목수정 작가의 강연을 부천에서 마련하게 돼 더욱 뜻깊다”며, “프랑스 공교육 체험기를 통해 우리나라 공교육과 자녀교육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회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www.bcl.go.kr)를 통해 선착순으로 12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궁금한 사항은 상동도서관 독서진흥팀(032-625-4541)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입시도 교육의 한 장면… 아이들 성장 돕는 대입 전형 필요”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입시도 교육의 한 장면… 아이들 성장 돕는 대입 전형 필요”

    ‘우리 대학 입시는 왜 항상 불신 받는가.’ 한국 사회는 이 난제의 답을 찾기 위해 입시 개편 실험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해법을 모른다. 서울신문이 수능파(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지지)와 학종파(학생부종합전형 지지) 학부모 8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층그룹인터뷰(FGI) 결과는 현행 입시 제도가 불신당하는 이유를 찾는 데 작은 힌트가 된다.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난 학부모 의견을 참고 삼아 입시 해법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달 26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현장 전문가 방담을 열었다.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와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 전대원 경기 위례한빛고 교사가 참여했다. 김 사정관과 전 교사는 학종을 지지하며 이 전형의 비율이 현재 수준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교사는 “학종 지지와 반대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최근 학종의 본질적 한계 탓에 학종 반대파에 가깝게 이동했다”고 말한다. 이들이 바라본 입시 불신의 원인 등은 조금씩 달랐지만 “입시가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이벤트가 아닌 교육의 흐름 속에 위치한 한 장면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유대근 기자(사회) 심층 인터뷰나 기존 설문조사 결과 등을 보면 학부모들이 학종을 믿지 못한다. 김 대표 심층 인터뷰 때 수능파 부모들은 “현행 입시 체제가 너무 학종 중심으로 짜였다”며 제도를 비판했다. 그런데 얘기하다 보니 그 핵심이 교사에 대한 불만인 것처럼 들렸다. 다만 교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다보니 직접 문제제기 하지 않고, 제도만 비판하는 것 같았다. 이 교사 학종을 비판하는 부모들이 교사를 못 믿는 건 맞다. 하지만 학종 불신의 근본 원인은 아니다. 학부모 다수가 학종을 반기지 않는 건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학종이 가진 평가의 주관성을 불신한다. 둘째, 엄청난 준비 부담 때문이다. 이런 불신과 부담을 표현할 때 “교사가 잘못했다”고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학종이 가진 본질적 한계는 교사가 노력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 사정관 내가 분석한 학종 불신의 원인도 두 가지다. 우선 학부모들이 평가자인 대학을 믿지 못한다. 두 번째는 평가자료인 학생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의 비교과 활동 등이 학생부에 잘 기록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대입 평가자료로 학생부를 작성한 경험이 적다 보니 부담스러워한다. 유 기자 수능파 부모들은 ‘학교가 내신 교과 성적이 우수한 일부 학생에게 경시대회 수상 등 비교과 실적을 몰아줘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전 교사 교사가 전교 1등이라는 이유로 비교과 평가를 막무가내로 잘 주기는 어렵다. 전교 꼴찌라도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있다면 이 재능을 무시할 수 없다. 학생들의 독서 성과를 평가하려면 독후감을 제출받아 정성 평가하는게 맞지만 지금 학교에서는 부담을 느껴 이 또한 객관식으로 평가한다. 이미 학교에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 평가 때 교사 재량권이 많지 않다. 이 교사 맞다. 내신 1등급에 비교과 기록을 의도적으로 몰아주는 건 어렵다. 다만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비교과 기록도 우수한 건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학종은 상위권 학생이 주로 노리는 입시 전형이다. 내신 하위권 학생이 학종을 목표로 수많은 비교과를 힘들게 챙길 이유가 없다. 유 기자 학종 선발 비율을 줄이고 수능을 늘리라는 사회적 압력이 제법 큰데 대학은 어떤 입장인지. 김 사정관 대학들은 각 전형별 합격자들의 특징을 분석해 장단점을 비교해 본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학종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학교 생활 적응도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물론 평균 평점으로만 보면 학생부교과 전형 출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학종 전형이다. 반면, 수능 전형 입학생들은 학점이 양극화돼 있다. 좋은 학생들은 매우 좋지만, 최하위 10%대에도 많이 몰려 있다. 수능 전형 입학생이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기보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려는) 동기 부여가 안 된 경우가 있다. 유 기자 수능파 부모들은 “수능 문제가 내신 문제보다 훨씬 뛰어나 수능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데.이 교사 나도 수능이 마냥 좋다고 예찬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내신·수능을 비교하면 둘 다 객관식 프레임인데 학교 시험은 더 악독하게 (문제를 꼬아서) 낼 가능성이 높다. 학교 시험은 수업 시간에 배운 지문에서 출제해야 하기 때문이해서다. 또 교사는 수업도 하고 행정 업무를 처리하면서 내신 문제까지 내야 한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서술·논술형 시험을 도입해도 문제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 사정관 수능은 맥락적이지 않은 지식을 묻는 시험이다. 고교 교육을 안 받아도 풀 수 있다. 물론 그 점이 수능의 장점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고교 교육을 반영한 평가로 보긴 어렵다. 전 교사 사실 내신과 수능 모두 문제가 있다. 수능과 내신 문제의 수준 차이를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수능파) 학부모들의 심리를 잘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아까 교사 불신이 언급됐는데 교사 관련 데이터를 보면 우리 교사들의 평균적 질은 세계적으로 높다. 정성 평가를 하는 미국, 뉴질랜드 등보다 높은데도 우리는 (교사가 하는) 정성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 독일은 (교사 평가를 근거로) 초교 6학년 때부터 진학할지, 직업 교육을 받을지 나눠서 분리형 교육을 한다. 독일 교사의 수준이 높아서라기보다는 독일의 높은 사회적 신뢰나 문화 환경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김 대표 부모들이 대입 결과에 크게 몰입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이 낮다 보니 대입은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공고해진 것 같다. 유 기자 교사 입장에서 학생부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 이 교사 교사는 학생의 학교 생활을 공정하게 기록해 입시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내 학생을 돋보이게 해서 대학에 많이 보내야 하는 의무도 있다. 이런 점에서 현행 학종은 위선을 초래하는 제도다. 학종 제도를 간소화하는 등 손보는 게 의미는 있지만 이런 부분은 해결할 수 없다. 유 기자 학부모들에게는 대학 불신도 있었다. “학종 합격자는 결국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인데 마치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식으로 희망고문을 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김 사정관 우리 학교의 학생부 교과 전형의 합격선은 인문·자연 계열 모두 1등급 중반대다. 반면 학종은 교과 성적 1~9등급인 학생이 고루 지원하는데 2~4등급이 가장 많고, 합격자도 이 구간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학종 선발 때 대학이 가장 관심 두는 건 학교 와서 수업받을 능력이 되는지다. 예컨대 공대는 무조건 수학 잘하는 아이를 뽑는다. 단순히 수학 내신 점수가 좋은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수학 독서를 많이 했고, 동아리·진로 활동 등에서 수학을 좋아한다는 점이 드러나면 학습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유 기자 향후 입시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이 교사 입시는 현실이다. 입시의 한 요소를 건드리면 다른 요소에 영향을 주는 등 복잡하게 반응한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는 대선 때 고교 학점제를 약속했는데 이를 위해선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등이 필수다. 내신이 절대평가가 되면 내신으로 줄 세우기는 힘드니 학생부 교과 전형은 유지가 어렵다. 학종에서도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니 다른 요소들을 봐야 하는데 수능 점수를 많이 반영하면 고교 학점제의 애초 취지가 훼손된다. 결국 우리 사회가 고교 학점제 등 교육 과정상의 전략적 목표가 공고하다면 이 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하거나 강력한 리더십으로 꿋꿋하게 끌고 가야 한다. 지금처럼 학종 대 수능 프레임만 놓고 다퉈서는 어느 쪽이 이겨도 근본적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전 교사 학종 같은 정성 평가를 프랑스 등 외국에서 하는데 우리는 못한다는 논리가 모호하다. 개혁은 이상향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다. 감자에는 독이 있지만 먹는 데 지장 없기에 식품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학종이 교육학적으로 나쁜 제도가 아니라면 버려야할 필요가 있나 싶다. 김 대표 대학입시가 점점 직장에서 사람 뽑는 것과 비슷해져야 한다. 상호 주관성을 인정해야한다. 현행 입시제도라는 필터를 통해 보는 학생들의 능력이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측면을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서열화가 사라지고 다양화돼야 한다. 김 사정관 대입 또한 교육의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중심이 돼 성장을 돕는 대입 전형이 설계돼야 한다. (2022년부터 전국 고교에 전면 도입될) 고교 학점제를 통해 다양한 과정과 난이도의 수업이 진행될 것이다. 또 학생수가 줄며 교사의 수업 시수도 적어져 다채로운 수업 방식의 도입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학생부에 적을 내용이 많아진다. 학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 정리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英, 중앙기관서 공정하게 채점… 핀란드, 석사 교사로 질 높여

    英, 중앙기관서 공정하게 채점… 핀란드, 석사 교사로 질 높여

    영국과 핀란드는 교육 개혁을 앞둔 우리에게 힌트를 던져 주는 국가다. ‘토론할 줄 아는 교양 있는 신사’를 길러 내는 게 목표인 영국은 강의보다는 질문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바탕으로 논술·서술형 시험을 꾸준히 시행해 왔고, 핀란드는 교사의 질을 끌어올려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교육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과 핀란드 현지를 찾아 우리가 교육 개혁 과정에서 부딪칠 수 있는 공정성 등의 문제를 넘어서기 위한 해법을 살펴봤다.“영국에선 학생 담당 교사가 시험 채점을 하지 않아요. 중앙기관에서 일괄적으로 하고, 교사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는 조언자 역할을 합니다.”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약 90㎞ 떨어진 태참시의 공립학교인 케넷스쿨에서 만난 영어 교사 페퍼 올드는 “채점의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토론의 나라’답게 영국은 시험을 대부분 서술·논술식으로 본다. 영국의 학교는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긴 하지만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 사실상 내신이 없는 셈이다. 성취도 평가에서도 학생을 1점 단위로 줄세우는 우리와 달리 국가가 정한 성취 기준을 달성하면 누구나 가장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와 논술·서술형 평가 방식 도입을 고민하는 우리나라 교육계에 힌트를 던져 주는 대목이다. 채점의 공정성에 취약한 논술·서술형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이 도입한 방식은 중앙집권식 시험 관리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평가원과 같은 기관인 ‘이그잼보드’(시험위원회)에서 영국 학생이 공통으로 보는 고교일반자격시험(GCSE)을 채점하는 것이다. 학생이 GCSE를 보면 답안지는 이그잼보드로 보내지고 채점교육 연수를 받은 타 학교 교사가 채점하는 식이다. 어떤 학교 학생이 푼 시험지인지 알 수 없도록 무기명 처리한다. 채점을 맡은 교사들은 시험지당 보통 1.5파운드(약 2200원)의 부가수입을 얻는다. 만약 학생이 채점 결과에 불만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약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무분별한 이의 제기를 막기 위해서다. 합당한 불만이었다는 게 인정되면 비용을 돌려받는다. 다만 재채점 이후 점수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제마 파이퍼 케넷스쿨 교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면서 “시험 제도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핀란드는 ‘교사 천국’이라고 표현할 만한 나라다. 수도 헬싱키에서 약 20㎞ 떨어진 반타시의 마르틴락소 고등학교에서 지난 20일 만난 살메 슐랜더 교장은 “핀란드에서는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다른 어느 직업보다 높다”고 말했다. 학부모 일부가 교사를 불신해 내신 성적·기록을 토대로 대학에 가는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줄이라는 요구가 나오는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영국의 바키재단이 발표한 ‘교사 위상 지수’(2013년 기준)에서 핀란드는 교사 신뢰도(10점 만점)가 7.1점이었던 반면 한국은 5.4점이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7.2점), 스페인(6.8점)은 물론 중국(6.7점)보다도 신뢰도가 낮았다. 핀란드의 비법은 교사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 주는 데 있다. 핀란드 교사는 수업 외에 다른 잡무 부담이 거의 없다. 교사 대부분이 “전체 업무의 절반 이상이 행정잡무이며 이 때문에 수업 준비에 지장받은 경험이 있다”고 하소연하는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마르틴락소 고교에서는 학생 475명을 교사 30명이 맡는다. 교사 중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이 4명 있다. 슐랜더 교장은 “각 교사가 수업 준비나 연구 외 행정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은 일주일에 3~4시간 정도”라면서 “학교 내 교사 그룹 리더(우리의 교무부장 역할)는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추가 행정업무를 하지만 월 3000유로의 추가 수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업 연구와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각 과목마다 지급되는 보수도 다르다. 과목별로 수업시간 외에 교사가 추가로 들여야 하는 준비 시간이 다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령 핀란드어 교사는 주당 15시간 일하면 3800유로를 받는다. 그러나 체육 교사는 주당 23시간을 일해야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핀란드에서는 교사가 되려면 교육학 석사 학위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태참(영국)·반타(핀란드)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암기·계산은 AI 시키고…매뉴얼 버리는 日, 생각을 가르치다

    암기·계산은 AI 시키고…매뉴얼 버리는 日, 생각을 가르치다

    ‘매뉴얼 사회’인 일본의 교실에서 매뉴얼을 버리기 시작했다. 기업 등 모든 조직에서 구성원이 원칙·규칙 등을 외우고, 예외 없이 따라 질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게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키운 힘이다. 교실은 ‘매뉴얼 복종의 원칙’을 몸에 익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매뉴얼을 지켜 튼튼한 물건을 만드는 건 사람보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더 잘한다. 일본 전문가인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공정을 효율화해 같은 제품을 경쟁국보다 싸고 성능 좋게 만들면 시장에서 통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물건을 내놔야 생존한다”면서 “결국 이런 인재를 키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교육 개혁의 키워드는 ‘액티브러닝’(학생이 배우는 과정에 적극 참가하는 수업)이다. 학생끼리 토론하거나 가르치며 답을 찾고, 자신의 생각을 에세이로 써내 평가받는다. 그래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시작된 일본 교육 개혁의 현장을 둘러봤다.“계산기가 잘하는 일은 계산기에 맡기면 되지 않나요?”지난 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현 가이세이 중학교의 수학 교실. 3학년인 요시무라 마코(15·여)는 수업이 시작되자 공학용 계산기와 아이패드를 꺼냈다. 평범한 수학 수업의 모습과 다르다. 일본 교실에서도 원래 계산기를 쓰지 않는다. 한국과 비슷하게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최대한 빨리 풀어 정답을 찾는 연습을 해 왔다. 이 학교 교장인 아이자와 가스와키는 “학생들이 계산 능력이 아닌 생각하는 능력을 익히도록 하는 게 목표여서 기계를 쓰는 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를 수업 중 사용하도록 하면 딴짓하는 학생은 없느냐”는 질문에 “물론 있지만, 지엽적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이세이 중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조금 먼저 수업·평가 방식을 바꿨다. 2015년부터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라는 국제시험·교육과정을 도입해 토론식 수업을 하고, 에세이를 써내 평가받는다. 교사가 칠판에 쓴 내용을 고민 없이 받아 적던 일본의 전통적 교실과 다르다. 학생이 직접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하고 해법을 찾다가 벽에 부딪히면 반 친구나 교사, 전문가의 조언을 구한다. 예컨대 체육 수업 때 단순히 뛰는 능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트랙을 어떤 곡선으로 설계하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보고서를 써 원리를 터득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실업팀 소속인 육상 선수가 직접 학교에 찾아와 학생들의 궁금증에 답해 주기도 한다. 일본 정부는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교육 개혁을 추진 중이다. IB는 마중물일 뿐 일본만의 수업·평가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아베 신조 내각은 2013년 ‘교육 재건 실행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안을 마련했다. 토론식 수업과 논술·서술식 평가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게 목표다. 2020년 초등학교, 2021년 중학교, 2022년 고등학교에 새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대학 입시도 달라진다.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객관식 위주의 ‘대입센터시험’을 2020년 폐지하고 대신 ‘대학입학공통시험’을 도입한다. 지식을 외웠는지가 아닌 지식 활용 능력을 묻는 형태로 국어·수학 과목에서는 서술형 문제도 일부 출제된다. 2024년도 지리·역사·윤리·과학 과목에도 논술 문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센터시험 기출 문제집을 그대로 외워 시험에 대비하는 풍경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원활한 교육 개혁을 위해 교사들이 새로운 교수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교원 자격증 제도도 손볼 예정이다. 일본은 왜 변화를 택했을까. 대구 지역 중학교 교장 등을 지낸 유호선 도쿄 한국교육원장은 “일본은 장인의 기술을 시다(조수)가 그대로 배워 익히고, 그 위에 새로운 걸 하나 더 쌓는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켰다”면서 “천천히 변하는 사회에서는 강점이 있었지만 급변하는 세상에선 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일본이 기존 교육을 바꾸려는 건 거창한 교육 담론이나 철학 때문이 아니다. 일본 사회의 생존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면서 “학생들이 미래에 맞는 능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쿠나 게니치 일본 문부과학성 협력관은 “과거 주입식 교육의 대안으로 유토리 교육(수업 시간을 줄이는 등 여유를 줘 창의성을 길러 주려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자율성이 강조되다 보니 교과 지식을 충분히 못 가르쳤다”면서 “이런 문제를 보완해 살아가는 능력과 표현력, 창의성을 모두 갖추도록 교육 개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사회에도 익숙한 주입·암기식 교육을 포기하는 데 따른 불안감이 없지 않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토론 수업에 따른 학력 저하나 논술·서술식 시험의 채점 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이자와 교장은 “같은 시간을 공부한다면 주입식이 토론식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르칠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교사의 일방적 수업으로 배우면 24시간이 지난 뒤 학생 머릿속에는 5%만 남지만, 토론식으로 하면 50%,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방식이라면 90% 이상 남으니 토론식이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채점의 공정성 문제를 우려해 평가 기준을 담은 표(루브릭)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전 공개해 투명성을 높인다고 한다. 요시무라는 “학교에서 내가 배우는 방법이 다른 학교에 다니는 또래들과 비교해 조금 다르지만, 향후 대학 입시가 바뀔 예정이라 불리할 건 없다”고 말했다. 교육운동가인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는 “일본의 교육 개혁은 대학 입시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과목 편재, 교사 양성 방법, 교수법 등을 하나로 묶어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한다”면서 “대입만 중심에 두고 교육 개편을 얘기하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도쿄·삿포로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강남구 도서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강남구가 25개 구립 도서관에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세곡동 못골한옥어린이도서관에선 청소년 진로 특강, 엄마 서평교실, 단오 한마당 전통체험, 아빠와 함께 한옥 캠프, 책 읽는 습관 들이기, 인형극 공연, 발레 배우기를 준비했다. 한옥 캠프에선 한옥 스토리텔러의 해설을 들으며 한옥을 견학하고 단오 세시풍속 등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선 길 위의 인문학, 정보화 교실을 운영한다. 길 위의 인문학은 지역 도서관을 거점으로 인문 강연과 탐방을 함께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이다. 행복한도서관에선 ‘4차 산업혁명과 VR(가상현실) 콘텐츠’ 특강을, 논현도서관에선 글쓰기 특강과 한국사 수업을 진행한다. 역삼푸른솔도서관에선 영어 멘토링과 슬로 리딩, 열린도서관에선 엄마와 함께하는 영어 그림책 읽기 등을 운영한다. 즐거운도서관에선 영어 캘리그라피, 청담도서관에서는 초등논술을 마련한다. 청담도서관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과제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발표 자료나 리포트 작성법,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자료 작성법, 필요한 정보 검색법 등을 알려 준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그분 딸인 줄 알고 “합격”…어? 아니네 “탈락”, 여자라서 112명·SKY 아니라서 6명 불합격

    그분 딸인 줄 알고 “합격”…어? 아니네 “탈락”, 여자라서 112명·SKY 아니라서 6명 불합격

    檢, 은행장 4명 등 38명 기소 ‘道금고 로비용’ 합격자 늘리기 부행장 아들로 착각 점수 조작 “윤종규 회장, 조작 몰라” 불기소검찰이 4대 시중은행에 속하는 국민, 우리, 하나은행과 지방은행인 대구, 부산, 광주은행의 채용 비리를 수사한 결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 은행장 4명과 인사 담당자 등 총 38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신한은행도 수사 중이다. 은행들은 내부 고위 임원, 주요 거래처, 정·관계 인사 등 청탁 명단을 별도로 관리해 합격시켰고 성별이나 출신 대학으로 지원자를 차별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 6개 지검에서 채용 비리를 수사한 결과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여성을 적게 뽑기 위해 점수를 조작,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 하나은행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 행원을 채용할 때 남녀 채용 비율을 4대1로 맞췄다. 이에 따라 2013년 남성 지원자의 비율은 54.9%였지만 합격자 비율은 92.1%에 달했다. 국민은행도 2015년 서류전형에서 남성 113명의 등급 점수를 올려 합격시키고, 여성 112명의 등급 점수를 내려 불합격시켰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을 우대하는 등 출신 대학으로 차별한 사례도 있었다. 하나은행은 2013년 실무면접전형에서 불합격권에 있던 특정대 출신 6명을 합격시키고, 반대로 합격권 점수를 받은 특정대 출신 지원자 6명을 탈락시켰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상위권 대학 합격자가 적으면 해당 대학에서 반발할 우려가 있어 학교별로 인원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인사 담당 직원들은 전형별로 점수를 조작하거나 합격자를 바꿔치기했다. 입건된 임직원 38명 중 26명이 현직 인사 담당자였다. 은행장이 청탁하면 담당자들은 전형별로 합격자를 표시해 은행장에게 보고했다. 행장뿐만 아니라 지점장, 노조위원장도 자녀나 지인의 채용을 청탁했다. 국민은행 채용팀장은 부행장 부탁이 없었는데도 부행장의 자녀와 생년월일이 같은 동명이인의 여성 지원자를 부행장 딸로 착각, 논술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이후 부행장 자녀는 아들이고, 군 복무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면접에서 탈락시켰다. 하나은행은 청탁 대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계획에도 없던 ‘해외대학 출신’ 전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480명 중 456위, 344명 중 341위였던 지원자가 최종 합격했다. 대구은행은 주요 거래처 인사 자녀를 은행장이 청탁하자 이 지원자를 보훈대상자로 꾸며 ‘보훈특채’로 합격시켰다. 광주은행에서는 인사·채용 부문 부행장이 2차 면접에 참여해 자신의 딸에게 최고점을 줘 합격시켰다. 고위 공직자, 정·관계 인사, 금융감독원·국가정보원 고위직 등 청탁을 하는 외부 인사도 다양했다. 부산은행은 2015년 경남도 도금고 유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남발전연구원장이던 조문환(58) 전 새누리당 의원이 딸 채용을 청탁하자 점수를 조작하고, 그래도 합격이 어렵자 합격 인원을 늘려 합격시켰다. 한편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은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윤 회장이 합격자 변경 사실을 보고받거나 강요하는 등 공모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울산·인천 “부패 척결” 대구 “학력 신장” 광주 “통일교육”

    울산 7명 중 6명 “청렴도 제고” 대구, 대입 전문가 진로 컨설팅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 59명의 공약을 살펴보면 교육 문제에서 각 지역의 고민과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울산과 인천 지역 교육감 후보들이 공통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청렴’이다. 두 지역 모두 전임 교육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했기 때문이다. 우선 울산교육감 출마자 7명 중 6명(구광렬 후보 제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에 청렴도 제고 정책을 포함시켰다. 노옥희 후보는 교육 4대 비리(성범죄, 성적조작, 금품수수, 신체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교육 공무원이 부패·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지역 김석기 후보도 ‘교육비리 고발센터’를 운영하고 비리 연루자를 엄단하기 위한 무관용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천교육감직에 도전한 도성훈 후보는 ‘인천교육청렴위원회’를 만들고 교육청 안에 ‘고위공무원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공약했다. 뜨거운 교육열로 유명한 대구에서는 후보들이 진학과 학력 신장에 도움이 될 공약을 여럿 선보였다. 강은희 후보는 대입 전문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대입 내비게이션센터’, 진로 정보를 상시 제공하는 ‘진로진학취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역별 교육 격차를 줄이겠다고 했다. 같은 지역 김사열 후보는 교사의 책임교육을 연구·지원하는 ‘책임교육 담당관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홍덕률 후보는 대입 전문가를 동원해 지역 학생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구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광주의 장휘국 후보는 평화통일 교육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남북 학생 교류를 추진하겠다”면서 광주 학생들이 금강산, 개성, 평양, 백두산 등 북한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도 성장 단계별 ‘통일 시민 교과서’를 개발하고 경기 평화통일 교육센터 건립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토론식 수업과 논술·서술식 평가를 특징으로 하는 국제 교육 프로그램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띄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 후보는 “2019년에 IB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 운영하겠다”고 했고 서거석 전북교육감 후보도 IB 과정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문화 가정 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의 교육감 후보들은 관련 공약도 빠뜨리지 않았다. 전남교육감 선거에 나선 고석규 후보는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직업 교육과 심리·정서 상담 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中1까지 시험 없어도 괜찮을까요

    中1까지 시험 없어도 괜찮을까요

    필수 교과 외 다양한 활동·체험 객관식 대신 서술·논술형 시험 “평가 방식 바꾸니 소통 활발해” “우리 지역에는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들이 많으니까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센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센터 이름은 꽉 찼다는 의미의 ‘다올찬 다문화센터’입니다.” 4일 오후 충북 음성 삼성중학교 1학년 1반 사회 시간. 네 팀으로 나뉜 학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필요한 시설과 필요한 이유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삼성중은 1학년 1년 동안 성적에 반영되는 시험을 보지 않는 대신 지역 활동이나 직업 체험, 예술 등 교과 외 활동을 하는 자유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공개 수업을 진행한 사회과 류아람 교사는 “수업 평가는 학생들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해당 팀이 무슨 발표를 했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으로 끝난다”면서 “자유학년제가 아니라면 진도 등의 압박으로 이런 수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년제는 전국 중학교 중 1503곳(전체 46.8%)에서 시행 중이다. 혁신학교인 삼성중은 자유학년제 외에도 지난해 2학기부터 객관식 지필 시험을 100% 서술·논술형(영어는 50%)으로 바꿔 치르고 있다. 홍석중 삼성중 교장은 “평가 방식을 바꾸니 학생과 교사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선 삼성중 행복교육운영부장은 “서술·논술형 시험을 도입했더니 항상 100점이던 아이가 논술한 답을 보고 그동안 이해를 잘 못하고 있었다거나 매번 낮은 점수를 받던 아이도 나름의 논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선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자유학년제가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서울 강남 학원가 등 사교육계에서는 “자유학기인 1학년에 수학을 미리 공부해야 수포자(수학포기자)가 안 된다”는 전단지가 돌아다니고 있다.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자유학년제 기간을 선행 학습에 활용하도록 부추기는 홍보 활동이 성행하는 것이다. 삼성중 학부모인 김경철 열린아버지학교 대표는 공개 수업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자유학년제와 삼성중의 논·서술형 평가 방식은 교육적 측면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고교 진학 후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고교와 대학 등에서도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중을 찾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꼭 배워야 할 학습 부분은 반드시 이수하면서 기존의 체험·진로학습으로 확장하는 한편, 교과 수업의 흥미를 북돋는 역할을 하는 쪽으로 자유학년제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음성(충북)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