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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공판중심주의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공판중심주의

    검찰조서 없이 법정 증인들의 생생한 진술과 피고인 심문을 통해 유무죄를 판단하는 공판중심주의가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재판은 처음으로 검찰 수사기록 없이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며 진행되고 있다. 외국 영화에서 재판 과정을 보면 우리 법정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배심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공판중심주의 때문이다. 공판중심주의란 검사와 피고인·변호사가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고 증거를 제시해 가면서 사건의 진실을 캐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법정에서는 그와 같은 불꽃 튀는 공방을 볼 수 없었다. 검찰에서 피의자를 조사한 내용이 거의 그대로 법정에서도 인정되었기 때문에 법정심문도 형식적이었다. 배심제 도입과 더불어 사법개혁의 한 방안으로 재판의 대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의 의미를 살펴본다. ●공판중심주의란 공판중심주의는 사건의 실체에 대한 모든 심증을 공판절차를 통해 형성해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원칙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이 원칙을 확립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그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검찰은 피의자와 참고인을 수사한 기록과 확보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재판부는 그 기록과 증거에 의존해 재판을 해 온 것이다. 물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심문도 하지만 특히 작은 사건의 경우 법관의 사무실에서 유무죄가 결정되는 일이 많았다. 대법원은 수년전부터 공판중심주의의 실질적인 도입을 강조해 왔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지난해말부터다. 공판중심주의는 배심제하에서는 당연한 원칙이지만, 배심제를 채택하지 않아도 공정한 심판을 위해 필요하다. 기본 원칙은 공개 재판이다. 또 판결은 법률에 별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에 의거해야 한다(형사소송법 37조 1항). 공판 외에서 작성된 조서가 법관의 심증을 형성하는 자료가 돼서는 안 된다.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또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하고 그밖의 서류나 증거물은 첨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법원의 예단을 방지하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도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는 원칙이다. ●검찰조서 증거능력 부정 공판중심주의를 촉발한 것은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대법원의 판례였다. 지난해 12월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담 대법관)는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를 내놓았다. 검찰이 피의자와 참고인을 신문해서 작성한 조서를 하나의 증거로 인정해 왔던 판례를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해 법정에서 나온 진술과 증거만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검찰이 강압적으로 수사를 해 조서를 작성하고 날인하도록 했을 경우 조서의 진실성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조서에 서명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서 내용이 자신의 진술대로 기재됐음을 피고인이 법정에서 시인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기록 제출 거부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검찰은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전국 검찰이 일제히 그런 것은 아니고 강동 시영아파트 재개발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가 처음 불을 댕겼다. 공판중심주의는 다른 수사기록은 제출하지 않고 공소장만 내는 공소장 일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대응은 그 원칙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배경은 대법원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구속영장 기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원보다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측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사기록을 보지 못하면 변호사들은 피고인의 진술에만 의존해서 변론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사건 공판중심주의대로 진행되고 있는 재판으로 주목받는 재판이 지난 4일 오후 처음 열린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재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 심리로 열린 이 재판은 검찰이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변호인은 첫날부터 증인으로 채택된 사건 관계자를 두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아무래도 수사기록이 없고 증인의 진술이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판부는 증인 진술의 세세한 부분까지 의미를 캐묻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수사기록이 없이 재판하는 것은 변론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공판중심주의의 과제 공판중심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증인 수도 많을 뿐더러 백지 상태에서 증인의 진술을 듣는 까닭에 심문도 전보다는 길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건은 재판기일을 자주 잡는 ‘집중심리제’를 채택해서 판결을 앞당길 수 있지만 그러다보면 다른 사건에 여파를 미치게 된다. 때문에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공판중심주의가 도리어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에게 불리하다는 말이 나오고도 있다. 변호사들은 특히 검찰이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변호 전략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피고인을 검찰의 강압에서 벗어나게 하고 법정에서의 자유로운 진술로 진실을 가리자는 공판중심주의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논술이 술술] 부분과 전체/하이젠베르크

    [논술이 술술] 부분과 전체/하이젠베르크

    이 책은 ‘불확정성의 원리’로 널리 알려진 하이젠베르크의 학문적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독일에서 태어난 하이젠베르크는 현대 물리학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23살의 나이로 1925년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하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더불어 뉴턴 물리학의 기초를 뒤흔들었고, 양자 물리학 출현의 기초를 닦았다. 그리고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의 어려운 이론을 다루고 있지 않다. 하이젠베르크는 열아홉 살 때 친구들과 나눈 ‘원자론과의 만남’이라는 대화부터 60세가 넘어서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이루어진 칼 폰 바이츠제커, 한스 페터 뒤르와 나눈 대화까지 20편의 대화록 형식으로 과학에 대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집필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토론과 대화에 있어서 물리학이 항상 주역을 맡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적이고 철학적이며 정치적인 문제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는 자연 과학이 이와 같은 일반적 문제들과 분리되어서는 성립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중략)현대 물리학은 철학적이며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이 토론에 참여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처럼 ‘부분과 전체’는 양자역학의 완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하이젠베르크의 인식론, 철학·과학에 대한 입장, 정치와 과학의 관계, 과학자의 책임 등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있다. 보어나 플랑크와 같은 교과서에서나 들어보았던 세기의 석학들과 관련된 일화들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192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는 ‘현대 과학의 폭발기’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과학적 발견과 사건들이 많이 나타난 시기이다. 또한 하이젠베르크는 그러한 과학적 대발견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이젠베르크가 생생하게 묘사한 여러 물리학자들과 나눈 대화나 그들과의 일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20세기 중엽의 과학 발달 역사를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과학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단계로 전환될 때, 과학자 개인이나 과학자 사회가 어떤 문제를 고민하고 그것의 해결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수학적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전개시키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 거기에 내포되어 있는 인식론과 철학적 함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관찰하려 하고 어떻게 비판을 수용해 수정하는지 과학자들의 활동과 고민의 과정들을 생생하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서술을 통해서 이 책은 과학 활동이 어느 고립된 밀실에서 괴팍한 은둔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그리고 원자탄 개발로 빚어진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의 고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이젠베르크 자신이 밝히듯이 이 책은 우리 시대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성찰과 토론의 계기들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과학자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더욱 값지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학 철학이란 무엇인가(박이문·민음사), 과학과 근대 세계(화이트 헤드·서광사),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리처드 파인만·승산),21세기 과학의 포커스(서울 자연과학대 교수들·사계절),20세기 과학의 쟁점(임경순·민음사), 카오스(제임스 클리크·동문사) -기출논제:이화여대 1999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 생각해보기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은 무엇일까. -현대물리학과 고전물리학의 인식론의 차이를 코펜하겐 그룹과 아인슈타인을 대비하여 써보자. -과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 “도서관이 우리아이 과외선생님”

    “도서관이 우리아이 과외선생님”

    독서 교육이 강조되면서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러나 학교 도서관말고는 가까운 곳에 있지 않아 자주 찾지 않는다. 또 도서관 하면 독서실 혹은 도서 대여점 정도로 잘못 생각하고 있다. 도서관은 사교육을 대신할 만큼 훌륭한 교육 공간이다. 도서관에서는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아이의 적성을 스스로 찾게 할 수 있다.‘도서관 100배 활용하는 법’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도서관에 자주 가지 않으면 부모나 자녀나 낯설게만 느껴진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서관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도서관에 가더라도 많은 책 가운데 아이에게 어떤 것을 읽혀야 할지 막막하다. 도서관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책 읽을 때 표지·삽화 읽는 법 가르쳐야 책 선택이 어려울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이 바로 권장도서 목록이다. 하지만 아이의 흥미와 독서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나이·학년에 따른 책을 일방적으로 읽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독서하는 습관이 돼 있지 않은 중고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면 그 수준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서에도 단계가 있다. 단계별 기간은 나이에 따라 단축할 수 있지만 한두 단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도서관 이용 전 아이와 함께 흥미 분야의 책을 검색한다. 요즘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서관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아이가 평소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아동·청소년 도서 분류에서 ‘자동차’를 키워드로 검색한다. 책에 대한 설명을 참고해 아이가 책을 고르게 한다. 이런 과정이 몇번 반복되면 아이 스스로 책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서가에서 책을 찾으면서 근처에 꽂혀 있는 책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독서의 범위와 깊이가 넓어진다. 필요한 책을 한두권 사주는 것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히는 것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내용에 앞서 책 표지와 삽화 보는 법부터 가르친다. 표지와 그림만을 보여준 다음 아이의 느낌과 생각을 말하게 하고 책 내용을 미리 상상하게 한다. 저학년일수록 ‘왜?’라는 질문이 많다. 책을 보면서 새로운 내용을 접하게 될 때는 더욱 더 그렇다. 이럴 땐 ‘나중에’‘몰라’와 같은 대답 대신 독서 흐름이 끊어지더라도 함께 어린이용 백과사전을 찾아본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처음에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때문에 도서관에 동시에 두 아이를 데려가는 것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책 없으면 구입 희망도서 신청하게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평 중 하나가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것이다. 도서관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책을 신청하면 장서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희망도서를 신청하는 것도 교육이다. 희망도서를 고르면서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우선 순위를 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사서에게 다가서는 것도 필요하다. 사서는 책을 빌려주고 반납 받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데 책 좀 추천해 주시겠요?’와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 경우에 따라 독서치료와 같은 한차원 높은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책을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대여해서 부모가 직접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북시터가 있는 도서관이라면 이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DVD 타이틀, 무료 강좌도 적극 이용 도서관은 공부만을 위한 곳도, 책만 읽는 장소도 아니다. 교육과 문화에 대해 거의 모든 정보가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의 디지털실에는 각종 어학테이프와 CD가 갖춰져 있다. 또 다양한 DVD 타이틀을 볼 수 있고 도서와 마찬가지로 희망타이틀을 신청할 수도 있다. 아동실에는 영어 동화책,CD, 테이프 등이 적어도 추천도서 수준으로 구비돼 있다. 아이들에게는 읽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료도 이용하면 좋다. 또 소규모 ‘도서방’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도서관이든 매월, 매분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매월 초에는 무료 영화, 인형극 등 공연 계획이 나온다. 분기별로는 유아, 아동, 성인별로 어학, 예능 문학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도서관에 따라 음악회를 여는 경우도 있다.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조기에 마감될 수 있으므로 매월 초 가까운 도서관의 스케줄을 꼼꼼하게 챙겨 신청한다. 무료 공연 등 각종 행사는 ‘도서관 월간 계획표’로 만들어 책상 위에 붙여두고 시간이 나는 대로 이용한다. ●도서관 이용 예절도 가르쳐야 도서관은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의 장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예절을 가르쳐야 한다. 도서관에서 바르게 행동하는 아이는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선 도서관을 이용하기 전에는 손을 씻게 한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책을 소중하게 다뤄야 함을 알려주는 것이다. 책을 찢거나 낙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알려준다. 말로 하는 것보다 실제로 아이가 읽는 책이 파손된 것을 보여주면서 ‘너도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지 않겠지?’라는 방식으로 지도한다. 책을 읽으면서 낙서나 메모를 하고 싶어한다면 포스트 잇을 이용하게 한다. 이밖에 도서관 가방을 따로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 가방, 피아노 가방이 따로 있듯이 도서관 가방이 있다면 도서관이 또 하나의 학교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도서관 매점에서의 불필요한 군것질을 줄이기 위해 물과 야채·과일을 준비해 주면 좋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서관 이용 이렇게 하면 100점 (1)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한다 (2)도서관 자료는 공동소유이므로 소중히 다룬다 (3)도서관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4)도서관 안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한다 (5)도서관의 개관과 폐관 시간을 지킨다 (6)책을 빌리는 기간과 권수를 지킨다 (7)연체시에는 받아야 할 벌칙을 지킨다 (8)도서관 이용에 문제가 있으면 도서관에 적극 제안한다 (9)도서관에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다 (10)매달 도서관 희망 비치도서에 한권이상 신청한다 ■ “책 제목만이라도 많이 보면 좋죠” “도서관은 아이들이 만드는 학교입니다.” 인터넷 사이트 ‘도서관옆 신호등’을 운영하면서 도서관 활용 전도사로 나서고 있는 이현(37)교수. 최근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을 펴낸 그는 도서관의 활용 범위는 무한대라고 말한다. 프랑스 유학시절 도서관의 힘을 알게 됐고 이후 아이 둘을 사교육 도움 없이 도서관 교육만으로 가르치고 있다. “도서관은 겉보기엔 정적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교육 효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도서관은 학습자료는 물론 문화생활, 동호회 활동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여기서는 사교육이 따로 필요없을 만큼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학습지와 학원이 무조건 필요없다는 건 아닙니다.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필요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술’보다는 ‘기본’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기본이랑 사물을 넓고 깊게 보는 안목을 말한다.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접하면서 눈을 뜰 수 있는 것이다. 학과공부는 자연히 쉬워질 수밖에 없다. 선행학습을 통한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풍부한 배경지식을 통해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학습차원보다는 아이의 적성을 찾는 데 필요하다고 말한다.“많은 책을 읽어도 분명 아이가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접근하고 싶어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결국 아이의 진로를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싫어하는 과목을 가르칠 때도 도서관은 한 몫 단단히 한다. 수학을 싫어하는 큰 아이에게 이 교수는 수학 관련 동화부터 읽히기 시작했다. 점차 수준을 높인 끝에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아이에게 수학 공부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많은 부모들이 책을 살 때만큼은 지갑을 주저없이 연다. 하지만 이 교수는 책을 소유하는 것보다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부모가 사주는 몇 권의 책이 때론 아이 호기심에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경험의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는 거죠. 책 제목만이라도 많은 책을 접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다가서 보십시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독후감보다 도서관노트 쓰도록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읽은 책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독후감을 이용하는 것은 독서를 하나의 과제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도서관 노트를 만들게 한다. 어렵지 않다. 일단 기본적으로 날짜와 도서관명, 제목, 지은이, 그린이, 출판사를 적는다. 여기에 아이의 선호도를 별표 개수 등으로 간단하게 표시한다. 여기에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인지 부모가 골라준 것인가를 표시한다. 제목 밑에는 아이가 처음 책을 읽을 때 질문했던 내용이나 궁금했던 점을 간단히 메모해 둔다. 가령 아이가 ‘책 제목이 이상해.’처럼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하더라도 모두 적어둔다. 나중에 같은 질문을 다시 던졌을 때 아이 사고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는 형식을 갖춘 독서감상문이 아닌 느낌 그대로를 원하는 방식으로 적게 한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거나 키워드만을 나열식으로 적어도 된다. 노트의 다른 면에는 그날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한권을 골라 책에서 받은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게 한다. 노트의 세로뿐만 아니라 가로를 이용해 그리게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그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주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부모는 아이의 관심사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부모들이 걱정하는 글짓기, 논술 능력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낡은 교육을 받은 부모가 제시하는 독후감 틀은 아이의 사고력 향상에 걸림돌만 된다. 형식을 떠나 아이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 방법이다. 독서 수준이 높아지면 아이 스스로 독후감을 쓰고 싶어한다. 이럴 땐 일기장에 그날 있었던 일 대신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적게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제이콥의 거짓말

    [영화속 수능잡기] 제이콥의 거짓말

    ‘사실이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사실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아도 좋은가.’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의 논술 문제다.3개월밖에 살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이 있다고 하자. 이제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그를 불편하게 한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묻고 있다. 영화 ‘제이콥의 거짓말’에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장사꾼 제이콥은 동료에게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들은 소련군의 진군 소식을 말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일은 나치들이 소유를 금지한 라디오를 그가 가지고 있다고 와전되어 퍼진다. 라디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형에 이르는 중죄다. 그러나 라디오가 없다고 밝혀지면 오히려 절망하여 죽을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될 상황에 이르자 제이콥은 모두를 위해 희망적인 뉴스를 만들어낸다. 그는 수용소 안의 유태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희망적인 뉴스는 현실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거짓된 뉴스’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것은 언제 처형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절망뿐이다. 그 불안과 절망을 이기지 못해 수용소 안의 유태인들은 목을 매어 자살하기도 한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이었다.‘사실’은 그들을 절망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만약 인간이 사실만을 말해야 하고, 사실만을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라면 세상에는 절망과 불안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운명과의 싸울 힘을 잃지 않는 것은 희망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을 때 인간은 희망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싸움의 의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직 절망만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서라면 어떨까. 과연 인간은 묵묵히 패배의 운명을 수락하게 될까. 천만에. 인간은 거짓된 환상을 만들어서라도 삶에 매달린다. 바로 그것이 인간의 가열찬 삶에의 의지다. 살아보겠다는 삶에의 의지가 거짓된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환상은 절망에 빠진 인간에게 희망을 준다. 그러나 실현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환상이 마술의 한 장면처럼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바로 삶의 불가해함이다. 제이콥의 거짓말이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믿은 사람, 우리 앞에는 오직 죽음의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은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그러나 희망에 매달린 사람들에 희망은 현실이 되었다. 영화 감독, 피터 카소비츠는 말했다.‘희망에 대한 굶주림은 배고픔보다 나쁘다.’ 우리는 빵 없이는 살 수 있어도 희망 없이는 살 수 없다.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랑이다. 거짓의 희망을 만들어서라도 내 동료를 살려야겠다는 제이콥의 사랑, 바로 그 사랑이 있는 곳에서 환상은 마법처럼 현실로 뒤바뀌기도 한다. 피터 카소비츠 감독, 로빈 윌리엄스, 테일러 고든 주연,1999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논술이 술술] 이야기 한국 철학 1~3

    이 책은 원시 사회부터 개화기까지의 한국 철학을 다루고 있다.3권으로 되어 있지만 읽기에는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글쓴이들 스스로 “일반 독자들이 우리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생각”에 “이제까지 써 본 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내용도 고등학교 윤리 교과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기에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의 학생이라면 낯설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와 이 책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윤리 교과서가 ‘주기론’이니 ‘주리론’이니, 또는 ‘교관겸수’니 ‘정혜쌍수’니 하며 당대의 현실과 사상을 떼어내 암기만을 강요한다면, 이 책은 당대의 현실 속에서 사상가들의 생각과 고민을 좀더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어려운 전문적 용어는 더 적게 나오면서도 그들의 사상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러한 것은 이들의 집필 의도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한국 사람이 한국 철학을 배우는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우리 철학을 배우는 목적은 한국 철학의 본 모습을 알고, 그 가운데 오늘날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현실에서 생명을 얻는 철학으로 되살려 내는 데 있다.” 철학은 비교적 낯선 개념과 사고의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전문적인 사람들만이 하는 심오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철학은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나아가 그것을 변화시키려는 고민의 흔적이자 산물이다. 따라서 철학이 없는 사회와 시대는 있을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철학이 없는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철학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려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사고의 산물이다. 따라서 그것은 우리 문화적 전통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어느 민족이나 민족의 존립 근거는 주체성이다. 주체성은 민족 내부의 동질성을 보장하는 기반인 동시에 다른 민족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잃은 민족은 혼을 빼앗긴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철학의 전통을 잃은 민족도 주체적인 사고 방식과 능력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에게 한국 철학 사상 탐구의 의미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를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이며, 우리의 삶을 주체적으로 변화, 발전시키려는 노력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생각해 보기 -철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의 전통이 민족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의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원효 사상의 의의를 그의 ‘화쟁 사상’을 중심으로 써보자. -조선 성리학에서 나타난 ‘이기논쟁’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실학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2∼고3 -관련 교과:국사,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전통윤리 -함께 읽어 볼 책:한국철학에세이(김교빈·동녘), 한국의 사상(정용선·한샘출판사), 강좌 한국철학(한국철학사상연구회·예문서원), 한국 사회 사상사(이은순, 이배용·지식산업사) -기출논제:이화여대 2004학년도 정시 논술, 가톨릭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가톨릭대 2001학년도 정시 논술, 고려대 2001학년도 정시 논술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GMO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GMO

    유전자 조작(GM)은 저주인가, 축복인가. 유전자 조작과 관련된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르면 올해 중국에서는 박테리아 마름병 등에 강한 내성을 지니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새로운 품종의 벼가 재배된다는 소식이다. 영국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몸안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 카로틴을 대량 함유한 신품종 쌀이 개발됐다고 한다. 이런 유전자 조작이 과연 유익한 것일까? 그러나 많은 경우 유전자 조작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유전자 조작 식물의 재배와 유통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을 완전히 봉쇄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도 미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다량 수입돼 식품원료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면적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올해 전세계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면적은 8100만㏊로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조작 작물이 인간의 생명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유전자 조작이란 미래 가상영화인 가타카(Gattaca,1997)의 한 장면. 아기를 가지려는 부부가 태어날 아기의 유전 형질을 상담자와 논의하고 있다. 아기의 눈동자 색깔, 신장, 성격, 능력, 심지어 수명까지 미리 결정하고 있다. 영화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래에 이런 ‘맞춤형 아기’가 탄생하는 일이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전자란 유전형질의 결정에 작용하는 세포내의 구조 단위이다. 유전자의 개념은 1865년 멘델이 어버이에서 자손으로 생식 세포를 통해 전해져 유전형질을 결정하는 것이 있다고 추정한데서 정립되기 시작했다.1944년 유전자의 본체가 DNA임이 밝혀졌고 1953년에는 DNA의 분자 구조가 2중 나선구조로 돼 있음이 확인됐다. 유전자의 구조가 변화하여 유전정보가 변하는 현상을 돌연변이라 한다.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을 자연돌연변이라고 한다. 유전자 조작은 인위적으로 정상 유전자를 돌연변이로 유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 조작(genetic engineering)이란 한 종에서 유전자를 얻어 다른 종에 삽입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생명체를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 조작 생물체라 부른다. ●유전자 조작의 역사와 사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중국에서 1990년 초 개발된 바이러스에 강한 유전자 조작 담배가 처음이다.1994년 미국 칼진사가 개발한 플레브 세이브(FLAVR SAVR) 토마토는 저장기간을 늘리기 위해 잘 무르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그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증이 완료돼 시판되는 제품은 39가지로 옥수수 13종, 콩 3종, 면화 3종, 식용유지류 8종, 토마토 4종에 이른다. 몬산토는 1996년 독성이 너무 강해 잡초는 물론 농산물까지 죽이는 제초제에 견디는 콩을 개발, 한해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2003년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재배 면적은 6770만ha로 처음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상업적으로 재배된 1996년에 비해 약 40배가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콩, 카놀라, 면화, 옥수수의 각각 53%,16%,21%,11%가 유전자 조작된 작물로 보여진다. 재배지역은 2003년 18개국에서 700만 농민이 재배하고 있으며, 미국(63%), 아르헨티나(21%), 캐나다(6%) 3개국이 전체 재배면적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반대 논리 GMO는 인류가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식품이다. 그 위험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먼저 유전자가 다른 종에 도입되면 새로운 물질이 생산되므로 독성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항생제 내성 표시유전자가 장내 박테리아와 병원균에 확산되면서 인체의 항생제 내성이 커진다. 다양한 병원균 사이에 병독성이 확산됨과 동시에 새로운 병원성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창출된다. 세포 감염으로 질병 바이러스를 재활성화시키거나, 운반체 자체가 세포로 들어가서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한다. 영국의 로위트 연구소의 푸스타이 박사는 유전자 조작 감자를 10일 동안 쥐에게 먹였더니 간, 쓸개, 심장, 창자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뇌의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면역기능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GMO는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항성 유전자는 쉽게 생태계 속으로 전이되고 해충과 잡초들이 저항성 유전자를 가지게 돼 슈퍼잡초와 슈퍼해충이 탄생할 수 있다. 변종(돌연변이)이 출현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GMO는 완전한 폐기가 불가능하다. 조작된 유전자가 생태계 속을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증식하기 때문에 무서운 존재이다. 특히 생태계의 순환에 의존하는 유기농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GMO가 재배되는 반경 수십㎞ 내에는 유전자가 전이돼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더라도 GMO와 섞여버린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찬성 입장과 반박 GMO 찬성론자들은 GMO가 질병을 치유하고 빈민들의 영양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몇가지 영양을 충분하게 섭취한다고 질병과 빈곤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극빈국 문제는 부의 편중이 더 큰 원인이다. 질병 역시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이 원인이므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유전자 조작 작물은 제초제 및 살충제 사용을 절감시키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개발업자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제초제나 해충저항성 GMO는 처음에는 그런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몇 년이 지나면 오히려 내성이 증대돼 오히려 농약을 더 많이 써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악순환을 부른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유럽에서는 GMO가 슈퍼마켓과 식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90년대 중반부터 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편 결과다. 일본에서도 된장 등의 장류는 비GMO로 만들게 되어 있으며 맥주 회사들과 식품회사들이 GMO를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했다.2000년 1월 2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50개국 대표들이 모여서 GMO의 국제무역을 규제하는 생명공학안전성 의정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런 조치나 표시 없이 콩, 옥수수 등의 GMO를 먹어왔다.2001년부터 표시제가 시행됐지만 아직도 인식이 낮고, 정부의 대응책도 미흡하다. 앞으로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시민운동도 활발히 펼쳐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주말화제] 삼국지 장수중 누가 가장 셀까

    [주말화제] 삼국지 장수중 누가 가장 셀까

    ‘삼국지’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장수는 누구일까. 삼국지를 학술적 차원에서 연구해 일명 ‘삼국지연구소’라고 불리는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의 조성면(39) 연구원은 “단순 무력으로만 봤을 때는 여포가 최고”라고 말했다. 이어 관우-장비-조자룡-마초-황충-위연 등의 순이다. 그러나 종합적인 장수적 자질에 있어서는 관우를 최고로 꼽았다. 연구소측은 또 지략이 뛰어난 책사(策士)를 제갈량-방통-사마의-육손-순욱 순으로 평했다. ●인하대 삼국지硏 ‘국내본 300종’ 분석 인류의 영원한 고전 삼국지가 해부된다. 연구소는 지난해 9월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2년 기한으로 ‘삼국지 역본 및 서사변용 연구’라는 색다른 책무를 부여받은 뒤 조선 중기부터 지금까지 발간된 400여종의 삼국지 한국어 번역 판본을 발굴·조사 및 해석하는 작업을 펴고 있다. 정학성 인하대 국문과 교수와 중문학과 국문학 등을 전공한 5명의 연구원이 맡고 있다. 현재 수집한 삼국지 판본 300종에 대한 학술적 해제작업에 치중하고 있으며, 내년에 연구성과를 논문과 단행본 등으로 발표한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사서에 삼국지 이야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조선 선조 2년(1569년)으로 성리학자 기대승의 상소문에 “삼국지가 널리 읽혀 풍속의 괴란이 우려된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때 이미 삼국지가 유행했다는 증거다. 당시 원본을 손으로 옮긴 필사본을 비롯해 목판본·납활자본 등이 널리 퍼져 있었으며 조선 후기에는 청나라에서 석판본이 수입됐다. ●지략은 제갈량·방통·사마의·육손順 조선 정조 이후는 삼국지가 상업적 측면에서 출간되다가 1904년에 근대화 판본인 구활자본이 박문서관에서 간행되었다.1929년에는 양백화에 의해 최초로 신문(매일신보)에 연재되었으며,1945년에 현대화된 판본인 ‘박태원 삼국지’가 등장했다. 해방 이후에는 삼국지 출간이 본격화돼 지금까지 370여종이 발행됐으며, 삼국지 처세학·경영학·논술 등 실용서도 50여종 등장했다. 최근에는 비디오·컴퓨터게임·애니메이션 등 ‘읽는’데서 ‘보고 즐기는’ 형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1800여년 전의 일이 첨단 문명시대를 사로잡는 ‘삼국지 신드롬’에 대해 윤진현(37) 연구원은 “삼국지 만큼 인물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이 세계적으로 드문데다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던 역사연구에 일반인의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근대 이후에 발간된 삼국지 판본은 중국 ‘모종강류’와 일본 ‘요시가와 에이지류’가 양대 산맥이다. 모종강은 1494년 나관중이 펴낸 ‘삼국지연의(삼국지 원전)’를 소설 성격으로 완성시킨 장본인이다. 삼국지연의가 서기 285년 진나라 역사가 진수가 3부 65권으로 펴낸 정사(正史) ‘삼국지’를 참고하고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종합정리한 것이라면 모종강은 서사적 구성을 완결지었다. 우리나라의 박태원, 최영해, 박종화, 김구용 등이 쓴 삼국지가 모종강류인데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소설적 묘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반면 김동리, 김광주, 양주동 등이 쓴 삼국지는 1939년 요시가와 에이지가 현대적 기법으로 재창작한 것을 그대로 번역한 수준이다. ●7은 사실,3은 허구 삼국지 최대의 논란은 역사적 사실과의 괴리. 내용 가운데 70%는 사실이고 30%는 허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나 오히려 허구가 더 많다는 분석도 있다. 대부분 성인군자로 묘사하고 있는 주인공 유비에 대해 연구소측은 “유비는 ‘쪼다’이면서도 ‘음흉’한 측면을 지닌 이중인격자였다.”고 주장한다. 제갈량은 비바람까지 부르는, 신에 가까운 전략가로 등장하지만 실제론 재정 등 내치를 담당하는 참모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여포는 정원과 동탁 등 양아버지를 잇따라 죽이는 ‘배신’의 상징으로 그려졌지만 여포가 정통 한족이 아닌 색목인(위구르족)이었기에 상대적 폄하를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조 연구원은 “삼국지는 중국인 특유의 과장과 ‘촉한 정통론’의 시각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사실(史實)과 부합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다.”면서 “작가의 의도가 많이 가미됐다는 것을 알고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논술이 술술] 모모/미하엘 엔데

    시간을 절약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근대 이후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어 왔다. 더 빨리 보고, 듣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뚜렷한 목적이 없이도 그 자체로 윤리적인 의무로 여겨졌고, 나아가 시간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계가 문명의 중요한 발명품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자연스러운 것, 곧 인간과 자연의 본성에 기초한 보편적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시계가 나타내는 시간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의 시간을 정밀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고, 인간이 본성적으로 갖고 있는 이기적 욕망에 의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가는 것을 윤리적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시계가 나타내는 시간은 자연의 시간 자체가 아니고, 시간을 아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인간의 보편적 본성과는 관계없는 근대적 세계관의 산물일 뿐이다. 근대의 세계관은 인간의 과학·기술과 기계에 의한 무한한 물질적 발전을 궁극의 가치로 여기며 발전해 왔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시간을 표준화하고 정확히 측정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나타난다. 단위 생산물의 생산 속도로 정의되는 생산성의 개념에서처럼 주어진 시간에 일을 빨리 하는 것이 발전이자 진보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물질적 세계로부터 독립되어 직선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객관적 실재로서 시간을 파악하게 되었으며, 시계를 통해 동질적인 ‘24시간’ 체제로 인간의 삶을 표준화시켰다. 그러나 시계를 통한 근대적 시간의 지배는 자연적 시간에서 인간의 삶을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 인간은 일하는 것은 물론이고 먹는 것, 쉬는 것, 잠자는 것까지 신체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계에 의해 지배받게 되었다. 또한 시간의 지배는 근대 사회에서 인간의 행동과 언어, 사고를 제약하여 삶의 양상을 극도로 표준화시켰을 뿐 아니라, 기술의 변동에 그것을 직접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독일의 미카엘 엔데라는 작가가 쓴 ‘모모’는 이러한 근대적 시간관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근대 문명의 물질주의와 획일주의를 비판한다. 그리고 이를 시간 도둑인 회색 인간들과 싸우는 모모라는 거지 소녀의 활약이라는 동화적 상상으로 재미있게 그린다. 이 책은 1970년대 후반에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된 뒤 큰 반향을 일으키며 널리 읽혔다. 하지만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빨라진 세상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이 책의 의미는 더욱 진지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시간을 재는 모든 단위는 무가치한 것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시간은 바로 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이 사는 생활은 진실로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작가의 말은 ‘속도’와 ‘경쟁’의 현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할 것, 그리고 자신의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주체적으로 회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생각해보기 -밀란 쿤데라는 ‘느림’이라는 소설에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경우에 비유해 현대인들은 속도에 집착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주변을 돌아보지 않으며 자신 안에 갇히게 된다고 현대문명의 속도를 비판한다. 이밖에도 시간과 관련, 현대 문명이 갖는 문제점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근대 사회에서 나타난 객관화되고 절대화된 표준시의 관념이 가져온 장점과 단점은. -흔히 동양사상의 전통이 현대 문명의 대안으로서 강조되기도 한다. 동양사상의 전통 가운데 어떤 것이 현대 문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과연 현대 물질 문명의 문제를 극복할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시간은 바로 생활, 그리고 생활이란 인간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의 의미는. ■ 독서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느림(밀란 쿤데라), 월든(소로우),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조지 리처),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피에르 상소), 무소유(법정),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기출논제:연세대 2003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고려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인하대 2002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 수시2학기 자연계 논술
  • [논술이 술술]시사 키워드 / DDA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가 열렸다. 이번 특별회의에서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주요 분야인 농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협상의 기본 골격은 지난해 8월 채택된 바 있고 이번에 1차 논의가 끝남에 따라 세부 원칙의 1차 초안이 오는 7월쯤 제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관세 및 보조금 감축 최소화를 목표로 DDA 농업협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초안이 만들어지면 오는 12월 WTO 각료국 회의에서 협상안이 확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각국이 이행계획서를 만든 뒤 최종 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올해 초부터 미국과 중국 등 9개국과 쌀협상을 벌인 끝에 쌀 관세화 유예를 2014년까지 10년 연장하되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기로 했었다. 관세화로 전환되면 DDA에서 결정되는 관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 [논술이 술술]자유무역·보호무역 논거는?

    [논술이 술술]자유무역·보호무역 논거는?

    ●자유무역론의 논리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무역협상의 목적은 자유무역의 확대다. 어떤 사람들은 1930년대의 대공황이 보호무역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때문에 세계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무역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국의 국민들은 더 싸고 좋게 생산하는데 자원을 선택적으로 투입한 뒤 수출해서 자신들이 생산하면 높은 비용이 드는 제품을 수입해서 쓸 수 있다. 둘째, 국제교역은 생산과 마케팅, 유통 등을 대규모화 해서 생산비를 낮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준다. 셋째, 국제무역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한다. 그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사서 쓸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무역에 대한 제한은 경제적 번영을 방해한다. 다수의 나라들이 무역제한 조치를 선택하는 이유는 특수 이익집단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호무역론자들은 자유무역을 하면 한 나라의 산업이나 농업이 경쟁력을 잃는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수출 증대를 통해 고용을 증대하고, 국내경기의 안정으로 임금을 안정시키고, 국방 및 기간산업을 육성하려면 보호무역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GATT,UR,WTO 무역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전후 첫 협정은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로 194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됐다. 그러나 GATT는 상품에 한정돼 서비스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었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다자간 무역협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모두 8차례 있었다.8차가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진행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다.UR협상은 농산물, 섬유류, 서비스, 무역관련 투자조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 등을 다자간 협상의제로 채택했다.GATT 체제의 강화도 UR의 의제였는데 더 강력한 국제기구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키기에 이른 것이다.2001년 현재 144개국이 가입한 WTO는 UR협정의 사법부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무역분쟁 조정, 관세인하 요구, 반덤핑 규제 등 준사법적 권한과 구속력을 행사한다. ●DDA 그러나 WTO 회원국들은 UR협상을 타결하면서 농산물과 서비스분야의 시장개방 내용이 미흡하고 공산품 분야에서도 상당한 무역장벽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을 2001년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출범시켰는데 그것이 DDA(Doha Development Agenda)로 WTO 출범 이후 첫 무역협상이다. DDA 협상은 과거의 어느 다자무역협상보다 폭넓은 의제를 다루고 있다. 특정 분야만을 다룬다면 각국간 이익과 손실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분야를 망라했기 때문이다. 서비스 분야 이외에 농업, 비농산물 시장접근, 환경, 규범 등 광범위한 협상의제를 채택했다. 서비스 협상은 사업, 커뮤니케이션, 건설, 유통, 교육, 환경, 금융, 보건·사회, 관광, 오락·문화·스포츠, 운송, 기타 서비스 등 12분야의 155개 세부 업종을 다룬다. ●DD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계은행은 DDA협상을 통해 무역보호수준이 40% 삭감될 경우 공산품 분야에서 696억 달러의 후생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DDA 협상으로 우리 경제는 대체로 2.5∼4.2%의 실질 GDP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시장개방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산자의 기술개발 및 품질개선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문별로 보면 이해득실이 엇갈린다. 농산물 관세와 비관세장벽이 완화되면 국내 농업종사자들은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소득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쌀수매 등을 통한 농민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이 감축되면 농민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산업도 마찬가지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서비스 산업은 농업 및 제조업의 생산에 있어 중간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제고에 도움을 주게 된다. 물류시스템은 유통, 통신,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의 강화없이는 개선되기 어렵다. 주요국들은 우리나라에 법률, 교육, 시청각, 보건의료 산업의 추가 개방 및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분야는 다른 서비스 분야와는 달리 공공 서비스의 성격도 가지고 있고 사회적, 문화적 파급 효과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방의 폭과 속도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대경연측은 밝히고 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지도층 무더기 부정 ‘충격’

    지도층 무더기 부정 ‘충격’

    대학 교수와 시의회 의원, 공무원, 경찰간부, 군인, 기업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국가공인자격증 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르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돈을 받고 정책분석평가사 시험문제를 미리 빼돌린 사단법인 정책분석평가사협회 대표이사 박모(51·동국대 행정학과 교수)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시험에 대비한 특별강좌를 개설, 수강생 101명으로부터 수강료와 교재비 명목으로 1억여원을 챙기고 시험문제를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명문대 행정·정책대학원 출신 101명 무더기 시험 부정 경찰은 또 박씨와 함께 시험문제를 유출한 협회 부설 한국정책능력진흥원 검증과장 주모(27)씨, 협회 기획국장 유모(37)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문제를 넘겨받은 뒤 시험에 응시, 합격한 J금속 대표이사 김모(48)씨 등 3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정책분석평가사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정책과 집행 과정 등을 평가·분석하는 전문가로 이 시험은 2003년 국가공인을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유씨에게 “특별강좌 수강생을 모아주면 수강료의 20%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유씨는 각 대학에서 “강의만 수강하면 1차 시험을 면제해 주고 합격도 보장한다.”고 광고해 Y대 행정대학원과 K대 정책대학원 출신 수강생 101명을 단체 모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는 이들로부터 한 사람당 80여만원씩 받고 대학 강의실 등에서 6주간의 특별강좌를 진행했다. ●“진급, 인사, 지자체 선거 등에 도움되는 자격증 얻으려 했다” 박 교수가 시험부정을 저지른 것은 제9회 정책분석평가사 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9일.1차 면접시험에서 규정상 면제대상(공공기관 7년 이상 근무자)이 아닌 수강생의 면접시험도 면제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실시된 2차 논술시험 직전 수강생 전원에게 문제와 답안을 빼돌렸다. 경찰은 “박씨가 출제위원이 만든 2차 시험 문제지는 그대로 둔 채 자신이 출제한 문제만으로 시험지를 다시 만들었다.”고 밝혔다. 시험문제를 넘겨받은 응시자는 시의원, 구청 국장급 공무원, 사립대 외래교수와 강사, 시민단체 대표, 대기업 간부와 중소기업 대표, 세무법인 대표, 현직 경찰 간부, 국군기무학교 교관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이 인사나 진급, 선거 등 경력관리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돈을 주고서라도 얻으려 했다.”고 밝혔다. ●60여명은 답안 베끼다가 시험감독에게 발각 시험 결과 합격자 54명의 68.5%인 37명이 이같은 부정행위자였다. 문제를 미리 건네받고, 시험을 치른 나머지 60여명은 정답을 베끼다가 시험감독에게 적발됐다. 경찰은 “탈락자 중에는 ‘문제가 유출될 정도면 감독도 느슨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답안을 그대로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적발된 사람이 많았다.”면서 “이들은 시험을 통해 실제 이득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600개가 넘는 민간·국가 공인자격증에서도 비슷한 부정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박 교수는 “수업료로 돈을 받는 것일 뿐 합격을 보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사를 해보겠지만 문제유출 등은 협회 부설 한국정책능력진흥원과 관련된 것일 뿐 나와 직접 연관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학생상담 전문교사 배치

    올해 2학기부터 전국 182개 지역교육청에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상담, 생활지도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 상반기 전문 상담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전문상담 순회교사 308명을 선발, 오는 9월1일부터 일선 교육청과 산하기관에 보낸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전문상담 순회교사 정원이 올해부터 확보된 데 따른 것이다. 지금은 별도의 전문 상담교사 없이 학교별로 일반 교사가 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 전문 상담교사로 선발되면 각 지역교육청에 소속돼 관내 15∼30개교를 전담, 학교폭력, 부적응, 비행, 진로, 생활 등과 관련한 상담업무 전반을 맡게 된다. 올 하반기부터 지역 교육청별로 운영되는 ‘사이버 상담망’을 통해 개별상담은 물론 매일 일정 시간 온라인 채팅 상담도 한다. 이에 따라 2학기부터는 생활지도·상담 교사들의 걱정이 조금 덜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인원은 지역 교육청별로 서울 22명을 비롯, 경기 48명, 강원 27명, 충남 26명, 충북 16명, 전남 35명, 전북 23명, 경북 33명, 경남 30명, 제주 6명, 부산 12명, 대구 8명, 인천 10명, 광주와 대전, 울산 각 4명 등이다. 경북은 현재 시범운용하고 있는 전문상담 교사 가운데서 뽑을 계획이다. 합격자는 오는 7∼8월 180시간의 전문연수를 거쳐 9월부터 현장에 배치된다. 선발은 시·도교육청별로 공개 전형으로 한다. 전형방법은 1차 전공 필기시험과 2차 논술과 면접이다. 원서접수는 다음달 11∼15일,1차 시험 5월8일,2차 시험 6월10일, 최종 합격자 발표 6월20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25일 시·도교육청별로 공고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일본의 역사왜곡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일본의 역사왜곡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이 해결되기도 전에 일본이 한국 역사를 더욱 왜곡한 교과서를 펴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일 외교관계가 냉각되고 있다. 일본의 지배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식민 통치를 미화한 역사 교과서는 우익계열의 출판사인 후쇼샤(扶桑社)가 검정을 신청했고 결과가 다음달 초 나올 예정이다. 일본 교과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사를 왜곡 기술해 왔는데 이번 교과서는 더욱 개악한 내용이다. 특히 새 교과서는 독도의 전경 사진을 추가하고 ‘한국과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라는 설명을 달고 있어 독도의 영유권까지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독도 문제와 더불어 국민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 강력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정·관계 채널을 통해 우려와 유감을 표시하고 일본 정부가 정확한 역사적 인식을 갖고 검정 작업을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 배경과 과정 일본은 패전 후 천황제를 폐지하고 입헌군주국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일부 우익 지배층은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황국사관의 부활을 꿈꾸고 시도해 왔다. 황국사관이란 일본이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아시아 각국을 멸시하며 정복 정책을 펴 나가기 위한 바탕이 되는 사관이다. 왕이 태양신의 자손이고 일본이 신의 나라라는, 의도적으로 조성한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1955년 우익 보수 성향의 자민당이 영구적인 집권 체제를 갖춘 뒤 일본의 우익주의는 일부가 아닌 전 국민적인 일본 정권의 이념이 되었다. 일본이 역사 교과서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처음으로 역사 교과서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1982년 교과서 파동 때다. 한국과 중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은 강력하게 항의했고 일본은 일단 후퇴했다. 그러나 일본의 지배층의 우익 성향은 사라지지 않은 채 일본 사회를 계속 이끌고 있고 패권주의와 정복욕을 버리지 않았다.1990년대 들어 우경화·국수주의화 경향은 더 강해져 일본 제국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여론 몰이를 하게 됐다. 수상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며 군국주의 부활에 앞장섰다. ●일본의 한국사 왜곡 사례 일본의 교과서에서 이미 왜곡, 기술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고대 일본이 이미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날조하고 갑오 농민 봉기나 혁명도 난리 폭동으로 비하했으며 러일 전쟁의 승리가 백인에 대한 승리로 아시아 민중을 위한 것으로 부각시켰다. 특히 을사조약 강요를 완곡하게 표현했다. 또 한국 병합의 합법성을 강변했으며 한국인의 항일 투쟁을 축소 왜곡하고 일제의 징병, 징용과 조선 민족 말살 정책을 축소 은폐했다. 전범 재판의 정당성을 부인했으며 침략 전쟁을 아시아 민족 해방 전쟁으로 정당화했다. 이와 함께 침략 전쟁에서 자행한 만행인 남경 학살 같은 중대 사실의 삭제하거나 축소했다. ●후쇼사 교과서의 왜곡 내용 1. 러일전쟁=러시아가 조선 북부에 군사기지를 건설했고 극동에서 러시아의 군사력을 일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기술한 부분은 일본의 단정적 주장이며 근거가 없는 잘못된 해석이다. 일본은 이번에도 러시아 위협론을 강조하며 개전의 책임을 러시아에 떠넘기고 전쟁을 시작하게 된 자국 내부 문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2. 한국병합=‘병합 이후 근대화를 진행했다.’는 주체를 일본에서 조선총독부로 바꿔 구체화했다.2001년 신청본과 검정본에서 볼 수 없었던 ‘근대화’라는 단어를 사용해 조선 침략 사실을 노골적으로 미화했다. 3. 종군위안부 피해여성 =2001년판과 마찬가지로 존재 자체를 부정해 신청본에서조차 싣지 않았다. 4. 강제동원=교과서는 2001년과 마찬가지로 ‘종군 위안부’ 사실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2001년도에 비해 일제 정책들의 강제성을 언급하지도 않았다.‘여러가지 희생이나 고통을 강요하였다.’나 ‘창씨개명이 강제로 사용하게 됐다.’는 내용이 모두 빠져 있다. 5. 대방군=황해도 봉산지역에 있었다는 게 통설인 대방군을 ‘중국 왕조가 조선반도에 설치한 군으로 중심지는 현재 서울 근처’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사가 중국이 설치한 군현에서 시작됐음을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된다. 6. 임나일본부설=‘야마토 조정의 외교정책’ 아래 ‘조선반도의 동향과 일본’이라는 제목을 ‘야마토 조정과 동아시아’로 수정하고 소항목으로 ‘백제를 도와 고구려와 싸우다.’를 설정해 일본의 임나 지배와 출병을 확실하게 서술했다. 7. 조선반도와 일본=2001년과 마찬가지로 조선을 ‘일본을 향하여 대륙으로부터 하나의 팔처럼 돌출된 반도’라고 기술했다. 또 ‘조선이 러시아 지배하에 들어가면 일본 방위가 곤란해 조선의 근대화를 원조했다.’는 기술은 전쟁 발발의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일본의 이런 왜곡에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일본 정부에 역사 왜곡 사례를 정정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 대일 추가 문화개방을 중단하고 진행 중인 협력 관계도 중단하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국제 회의를 통해 역사왜곡 사실을 알리고 세계 여론에 호소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중국이나 북한과 연계해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에서는 객관적인 사실(史實)에 대한 연구에 더욱 힘쓰면서 한편으로는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생각해보기]

    -과학은 과연 가치중립적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경험적 지식과 직관적 지식의 특징과 의의를 생각해보자. -경험적·객관적 지식만을 강조함으로써 나타나게 된 문제점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현대 과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인식은 어떠한 사고에 기초를 두어야 하는가. -‘신과학 운동’에 대해 과학의 이름을 빌린 ‘신비주의’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학 철학이란 무엇인가(박이문·민음사), 과학과 근대 세계(화이트 헤드·서광사), 민족 과학의 뿌리를 찾아서(박성래·동아출판사), 사회 속의 과학, 과학 속의 사회(이관수, 오동훈·한샘),20세기 과학의 쟁점(임경순·민음사), 카오스(제임스 클리크·동문사), 현대의 과학 기술과 인간 해방(조흥섭 편역·한길사) -기출 논제:서울대 2005학년도 정시 논술, 경희대 2001학년도 정시 논술, 고려대 2004학년도 정시 논술.
  • [논술이 술술]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프리초프 카프라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은 1975년 처음 출간되면서부터 이른바 ‘신과학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치며 논란의 중심에 놓여 왔다. 물론 동양과 서양에 대한 지나친 이분법적인 접근, 신비주의적 주관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 등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객관주의와 가치중립성의 신화로 무장된 현대 과학의 오만함과 한계를 비판하는 데 이 책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리고 자연과학 이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꼭 그 전문적인 내용을 다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근대 이후의 기계론적 자연관이 지닌 특징과 문제점, 그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어 읽더라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카프라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을 기반으로 현대 물리학에서 나타난 세계관의 변화가 동양의 고대 사상 속에 담겨 있는 세계관과 얼마나 유사한가를 비교하며, 근대 이후의 기계론적 자연관을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바꾸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뉴턴 이래 물리학의 발전에 기반을 둔 과학의 각 분야들은 인간들에게 무한한 자신감을 갖게 하였다. 고전 물리학은 인간이 자연의 모든 현상을 합리적인 논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언젠가 인간은 전지자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이다. 또한 고전 물리학은 순수한 객관주의에 기초해 있었다. 관찰 대상은 주관과는 관계 없이 객관적으로 거기 존재해 있는 것이므로, 관찰의 과정에서 주관적 요소들을 배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만은 현대 물리학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즉 20세기에 들어와서 물리학이 다루게 된 극대 세계와 극소 세계에서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 인과율, 질량적 물질 등 고전 물리학적 개념은 모조리 파기되어 버린 것이다.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 개념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비판되었으며, 고전 물리학의 철칙이었던 인과율은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도입하여 양자 역학을 수립함으로써 원자의 세계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개념으로 전락하였다. 또한 고전 물리학에서 생각했던 단순한 질량적 물질은 양자 물리학에서 합리적 이해를 초월하는 자기 모순에 가득 찬,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것으로 되어 버렸다. 카프라는 물질의 궁극체가 논리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이며, 물질적 존재란 전일적인 것의 한 과정으로서만 성립될 수 있다는 현대 물리학의 자연관이 주관주의에 입각한 동양 사상의 전통적인 자연관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고 본다. 그럼으로써 정신과 물질, 육체와 영혼이라는 기계주의적 이원론을 극복하는 데 동양의 유기체적 생태학적 사상이 지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카프라는 오늘의 산업 문명이 여러 가지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데에는 인간의 주관적 요인을 무시하고 객관적 지식만을 강조한 현대 과학의 태도에 주요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객관적인 지식과 주관적인 성찰이 통합된 새로운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인식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동네 공공도서관 맞아

    동네 공공도서관 맞아

    “독서실처럼 꽉막힌 도서관은 가라.” 최근 공공도서관에 온돌방도서관, 전자책도서관 등이 갖춰져 있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공공도서관 100여곳을 확충하고 있어 동네에서도 이같은 도서관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동시 낭송등 특화 프로그램도 광진 정보도서관에는 ‘온돌방 도서관’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배깔고 엎드려서 책을 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8000여권의 전자책도 구비되어 대출을 원하는 구민은 도서관을 방문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은 한강 옆에 자리잡고 있어 열람실에서 탁트인 한강을 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서초 어린이도서관에는 책을 읽다 잠이 든 유아들을 위한 수면실이 있다. 층마다 ‘상상의 나무’,‘바다 속 잠수’,‘숲속소풍’ 등 주제별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노원구 어린이도서관에도 온돌방 열람실, 이야기방 등이 있다. 또 매주 인형극, 동시낭송 등 어린이 부문을 특화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 전자도서관은 아예 도서관에 올 필요도 없게 만들었다. 홈페이지(ebook.gangnam.go.kr)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대출 신청을 하면 무료로 열흘간 전자책을 볼 수 있다. 마포평생학습관 지하에는 수영장이 딸려 있어 지역 주민들의 체력단련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 송파·강동 등 시립도서관에서는 영어·일어·중국어 회화는 물론 어린이 아나운서과정, 논술교실, 퀼트강좌 등 다양한 문화교실(표 참조)도 열린다. ●내년까지 100여곳으로 늘려 서울시는 공공도서관을 지난해 13곳 지은 데 이어 올해 48곳, 내년 41곳 등 총 100여곳을 확충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의 동사무소·학교의 남는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도서관으로 꾸미거나 50∼150평의 ‘작은도서관’을 집중적으로 건립하는 등 동네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작은도서관은 중랑구 등에 7곳 들어서고, 서초2동사무소, 대조파출소, 구로3동 청소년독서실 등 14곳을 문화센터를 갖춘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다. 서일중학교, 북성초등학교 등 11개 학교에는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꾸며진다. 시 문화기반시설조성반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에 대한 최신 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도 제공하는 지역정보센터가 되게 할 것”이라며 “어린이 도서관 등 특화된 공공도서관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 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지난 7일 제1회 ‘국민의 사법참여 연구회’를 개최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배심제도와 참심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과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배심제와 참심제는 한마디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서 유·무죄를 결정하거나 법관과 함께 판결을 내리는 제도다. 사법개혁위원회는 2007년부터 국민 5∼9명이 법관 3명과 함께 재판에 참여하는 사법참여제를 도입한 뒤 5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완성된 형태의 한국형 사법참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었다. 7일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쟁점은 ▲참여시민의 적극적인 재판 참가 방안 ▲참여시민의 수와 참여사건의 범위 ▲참여시민들의 결론 도출방법이었다. 또 “전문성이 아닌 합리성을 기준으로 참여시민을 평가해야 사법참여제의 정신을 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극대화하고 합리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지지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국민의 재판참여 의미와 장단점 ●배심제, 참심제란 배심제란 법률전문가가 아닌 국민 중에서 선출된 일정 수의 배심원으로 구성된 배심이 법관으로부터 독립해 기소하거나 심판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실문제를 인정하고 심판을 하는 것을 소배심(심리배심·공판배심)이라 하고, 기소를 하는 것을 대배심(기소배심)이라 한다. 배심재판이 처음 시행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였다. 당시에는 국왕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에서 배심은 증인의 역할만을 하다가 15세기 말 심판자의 기능까지 하게 됐고, 1670년의 부셸 사건에 이르러 독자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게 됐다. 미국도 이를 이어받아 연방헌법과 주헌법에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배심제는 모든 재판에서 이용되는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의 중요한 형사사건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배심원은 사건의 사실에 대한 판단만 하고 소송의 지휘, 증거조사, 법률의 해석 및 적용은 법관이 한다. 배심원은 가령 살인 사건의 경우 누구를 죽였다, 그래서 유죄다는 식의 판단만 내린다. 미국의 배심원은 12명이며 전원일치가 원칙이다. 기소배심제(대배심)는 1933년에 영국에서도 폐지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헌법상 중죄에 관한 기소배심제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923년에 도입해 1943년 폐지했으며 대신 참심제 도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방 유권자의 명단에서 배심원을 선발하고, 영국은 지방 당국이 비치해둔 명단에서 뽑는다. 독일식 참심제는 국민 중에서 선거나 추첨에 의해 선출된 참심원이 직업적인 법관과 합의체를 구성하여 재판하는 제도로 배심제와 구별된다. 참심제는 사실문제나 법률문제도 참심원과 법관이 합의하여 다수결로 재판한다. 참심은 배심에 비하여 인원이 적어도 되는 점에서 경제적이기는 하나, 그만큼 법관의 의견에 끌려가기 쉬워 국민 참여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도입하려는 이유 국민의 사법 참여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법관의 판결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재판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토됐다. 전관예우나 학연·지연에 의한 불공정 재판 시비를 차단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배심제가 도입되면 검사와 변호인이 법정에서 증인과 증거를 내세우고 공방을 벌이는 공판중심주의가 자연스럽게 정착된다. 우리가 도입키로 한 제도는 배심제와 참심제의 혼합 형태다. 국민 5∼9명이 가칭 ‘사법참여인단’으로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판단 및 형량 결정에 참여하되 결정의 구속력은 인정하지 않는다. ●배심제의 장단점 배심제는 직업이 다른 10여명 내외의 국민들이 합의해서 유·무죄를 따지므로 단독 판사나 합의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인이 참여하므로 법률 규정보다는 국민 감정이나 도덕적 감정에 따라 판단을 내리게 돼 법률에 얽매인 불합리한 판결을 피할 수 있다. 다수가 합의해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판사 개인이 피의자의 유죄를 선고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심제는 또한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검사가, 판사가 아니라 일반 국민인 배심원들을 상대해서 인신 구속을 결정하거나 공소를 유지하려면 높은 수준의 증거나 자료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법률에 따르면 위법 사항인데도 범죄 요건이 다소 모호해서 유죄인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배심제는 법관에 의한 재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법률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들이 재판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여론재판이 될 우려가 있다. 또 법정공방과 결론을 내리기까지 배심원들의 협의 과정이 복잡하다. 보석이 보편화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맞나&위헌 논란 배심·참심제는 현재 시행 중인 국가에서도 논란이 많다. 영국에서는 대배심을 폐지했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는, 문제점이 적은 제도를 어떻게 고안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미국에서도 배심제는 OJ 심슨 사건처럼 유능한 변호인을 선임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배심·참심원이 지연과 혈연을 재판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 국민의 전문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현실에서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편 헌법 2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민이 재판에 관여하는 제도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재판은 ‘직업 법관’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헌법에서 규정한 법관은 반드시 직업 법관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합헌이라고 주장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논술이 술술]1984/글쓴이: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1984’는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미래소설 또는 정치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인 1948년에 36년 후의 세계를 나타냈기 때문에 미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체주의 사회의 문제를 소설로 나타냈으므로 정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소설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아메리카와 영국을 가리키고 있지만, 독자들은 작가가 스탈린 당시의 소련을 모델로 하여 이 작품을 쓰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미래 사회를 다양하게 그리고 있는 흔한 가상 공상소설들이나 소련에 대한 비판이라는 협소한 주제에 갇힌 정치소설과는 구별된다. 그것은 어빙 하우가 “현대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증언”이라고 말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 숨어 있는 보편적인 가능성들이기 때문이다. 오웰이 미래를 상상해서 나타내고 있는 ‘1984’의 세계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의 세 커다란 초국가(超國家)로 나뉘어 끝없이 전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이다. 주인공인 6079호 윈스턴 스미스가 살고 있는 곳은 오세아니아의 제일 지대인 런던이다.‘당’이 자신의 권력을 의인화하여 내세운 ‘대형’(big brother)이 지배하고 있는 오세아니아는 사상 통제와 과거 통제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특징을 보인다. 사상 통제란 ‘INGSOC’이란 정당에서 다른 사고 방식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텔레스크린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찰과 함께 ‘신어’(新語)를 통해서 사상을 통제하기도 한다.“해마다 낱말이 줄어드는” 이 신어는 언어에서 이단적인 사고와 행위의 표현을 없애서 범죄의 의식마저 불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곧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말의 의미를 없애서 “장기를 모르는 사람이 장기의 ‘퀸’을 알 수 없듯이” 모든 이단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 통제란 당의 독재 권력을 절대화하기 위한 과거의 날조를 뜻한다.‘1984’의 세계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는 논리에 따라서 과거의 모든 기록은 당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된다. 물론 이러한 통제는 소련과 같은 일당독재 체제 하의 전체주의 국가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1984’년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는 지금의 세계 안에서 그러한 문제를 본다.‘이라크 민중을 향한 무자비한 폭격’과 ‘이라크 민중의 해방’이라는 명분의 기묘한 결합, 여러 정당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개혁들’끼리의 갈등….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과연 ‘해방’과 ‘개혁’이라는 정치적 ‘신어’들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우리들이 생각하는 진리는 과연 얼마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데 있다. 프롬의 말처럼 “조지 오웰의 ‘1984’는 분위기의 표현이며 경고이다. 그것은 인간의 미래에 관한 절망적 분위기의 표현이고, 역사적인 변화 과정이 없이는 전세계의 인간이 인간성을 상실한 자동 기계가 될 것이며, 이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되리란 사실에 대한 경고이다.” ■생각해보기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언어가 미치는 영향은. -‘역사’는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치권력에 의해 씌어지는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삶에 대한 기술적 통제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그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생각해보자. -국가 권력의 거대화와 정보 독점에 따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3∼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멋진 신세계(헉슬리), 동물농장(조지 오웰), 소유의 종말(제레미 리프킨·민음사), 일반언어학강의(소쉬르), 영화(매트릭스, 공각기동대) -기출논제:중앙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고려대 2002학년도 수시2학기 논술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학원없는 시골 고교 대입 성공기

    학원없는 시골 고교 대입 성공기

    학교 수업과 EBS 수능 강의만으로 학생 여럿을 명문대에 진학시킨 시골의 작은 고등학교가 있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송산고등학교(교장 이도상)가 그 주인공이다. 전교생이 210명인 이 학교는 54명이 수능시험에 응시한 200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모두 27명을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를 포함한 4년제 대학에 진학시켰다. 송산고는 고액 과외와 입시 학원 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진정한 학교 교육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한때 폐교 위기까지 갔었던 송산고의 눈물겨운 대입 성공기를 취재했다. 수원역전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쪽으로 한 시간을 달려 사강에 내리면 시골마을의 친숙한 재래시장이 보인다. 시장길을 따라 10분을 걸어가면 마을 한 가운데 송산고가 있다. 마도·서신·송산 3개면의 유일한 고교다. 지난 4일 찾은 학교는 새학년을 맞아 신입생들로 더욱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송산고는 1961년 개교해 1968년 송산종합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꾸었다.1990대 초반까지 지역의 명문고로 인정받아 왔다. 모두 21학급에 학생수가 1150여명에 이르던 이 학교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2000년대 들어서서는 학생수가 눈에 띄게 감소해 급기야 지난해는 전교생이 210명까지 줄었다. 농·어촌 학교에 대한 꾸준한 지원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지만 막상 학교를 다닐 학생이 없었다. ●동문 중심 학교 살리기 전주민 합심 지역 주민의 70%는 쌀농사와 포도재배를 병행한다. 따라서 집집마다 일정한 수입이 있었고 시화 지역 보상이 이루어지면서 1990년대말부터 지역 경제가 조금씩 안정을 찾게 됐다. ‘내 자식만은 더 나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학부모의 바람은 농·어촌 지역도 마찬가지. 학부모들의 최대 염원은 자식들이 고교 교육만은 수원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강에서 수원을 잇는 도로의 확장은 지역 중학생들의 수원행을 더욱 부채질했다. 하지만 자식을 수원의 고등학교에 보내 3년동안 하숙비와 사교육비 등 4000만∼5000만원을 쏟아부어도 4년제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웠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학교의 역사가 쌓이면서 마을의 지도층에는 송산고 출신이 많았다. 동문을 중심으로 하나뿐인 지역 명문고를 살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학교 역시 주민들의 바람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송산종합고는 지난해 일반인문계 고교 송산고로 다시 출범했고, 첫해 대학 입시부터 뜻밖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연구부장 박영관(45)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데 무슨 비법이 있겠느냐.”면서 “교사·학생·학부모가 서로 믿고 충실히 공부한 것이 서울지역 고교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좋은 성과를 거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는 학부모가 아닌 학생이 하는 것이며 학부모의 뒷바라지는 욕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식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며, 교사는 성적을 위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해 가르쳐야 한다는 소박한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송산고는 종합고 시절부터 인문계반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수능 시험을 준비시켰다. 최우인(47)교사는 “1학년은 기초실력을 다지고,2학년은 학습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며,3학년은 수능 시험에 적응하도록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는 대입 학원이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송산고에 입학하는 동시에 모든 학습 정보는 학교로 창구가 단일화되기 마련이다. 학습지 역시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교사 16명이 과목별로 인터넷으로 취합한 자료를 학생들의 실력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 부교재가 된다. 인문계반 54명이 지난 한해 동안 학습한 부교재만 1.5t 트럭 분량이었다. ●학년별 체계적 준비·분기별 학습계획 설명 도시 학생들보다 취약한 수리영역은 EBS 방송을 적극 활용했다.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5시부터 8∼10명씩 수준별로 팀을 이뤄 교실에서 2∼3시간씩 EBS를 시청했다. 이해가 어려운 대목은 여러차례 반복해서 EBS 교재를 풀었다. 방송 수업이 끝나면 전교생이 밤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한다. 과외받는 학생도 없고 사설 독서실도 없기 때문에 강요가 필요없다. 자율학습이 끝나면 학부모들이 야참을 해오거나 집이 같은 방향인 학생들을 함께 차에 태워 돌아간다. 송산고의 성공에는 교사와 학부모의 돈독한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 학교를 살려야겠다는 동문들의 바람은 학교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 교사와 학부모가 마을 이웃이고 송산중·고교 선·후배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편한 마음으로 학교를 찾는다. 교사들도 이웃집 방문하듯 학생들 집에 찾아가 학생의 진로를 상담한다.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타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심한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과 달리 송산고 학생들은 교사·학부모의 유대관계 속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스스로 학습의욕을 북돋울 수 있었다. 대입 지원 전략도 단일화했다. 고3 담임 교사들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생각해 진학할 학과를 먼저 결정한 뒤 대학을 선택했다. 추가 합격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두 곳은 상향지원, 한 곳은 하향지원토록 했다. 수시 지원은 포기하고 정원외 3%를 선발하는 농어촌특별 전형만 공략했다. ●10년째 줄던 신입생 2배 가까이 늘어 그 결과 고3 학생 92명 가운데 수능 시험에 응시한 인문계반 54명의 85%에 이르는 46명이 4년제 및 2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서울대 2명, 연세대 1명, 이화여대 1명, 중앙대 2명, 한국외대 1명 등 14명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농사를 짓는 학부모 김주우(47)씨는 “분기별 학부모회에서 계획을 설명해주어 학부모들은 전적으로 교사를 신뢰할 수 있었다.”면서 “학교가 발전해야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산고의 ‘성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10년째 줄어들기만 했던 신입생 수가 올해 처음으로 늘었다. 올해 입학생은 87명으로 45명이 들어온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도상 교장은 “올해 대학입시부터는 수시지원도 공략할 것”이라면서 “기숙사도 신축해 송산고를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명문고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화성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송산고 졸업생들의 공부 비법 송산고는 2005학년도에 서울대에 2명을 진학시켰다. 개교 이래 서울대 진학은 그동안 단 1명뿐, 그것도 30년 전의 일이었다. 따라서 김상연(18·농생명과학대)군과 정태구(19·생활과학대)군의 합격 소식은 송산고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전교생이 110명뿐인 송산중학교 재학시절 전교 30∼40등의 성적이었던 김군에게 4년제 대학 진학은 불가능한 꿈처럼만 보였다. 김군은 그러나 당시 송산종합고에 입학한 뒤 치른 첫번째 모의고사에서 중학교 때보다 다소 성적이 오르자 자신감을 얻었다. ●냉정한 자기실력 진단… 포기않고 차근차근 김군은 입학한 날부터 수능시험을 보기 전날까지 매일 밤 11시까지 공부했다.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듣고 방과후 특강 형태로 진행되는 그룹별 수업에 참여했다. 그룹별 수업에는 과목별 교사들이 1∼2시간 정도 심화학습을 진행했다.EBS교육 방송도 거르지 않았다.1학년 때는 기본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자율학습 시간에 다음날 진도나갈 부교재를 미리 풀어보고 그날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방법으로 실력을 다졌다. 언어영역은 시·소설·수필 등 작가 중심으로 작품을 읽고 배경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인터넷으로 신문 칼럼을 꾸준히 읽어 논술과 심층면접에 대비했다. 외국어 영역은 독해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단어를 무작정 외우기보다 문장을 읽으면서 문장 속에서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유추했다. 2학년 때는 스스로의 실력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데 신경을 썼다. 언어·외국어 영역에 비해 수리영역이 약하다고 판단하고 EBS 수리영역 강좌에 매달렸다. 학교에서 1∼2시간, 주말에 4∼5시간은 꼭 EBS강좌를 시청했다. 무료 인터넷 수학 강좌도 이용했다.3학년때 본격적인 수능준비를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김군은 지난해 수능 100일을 남겨두고 모의고사 성적이 계속 떨어지자 불안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동안 진행해온 공부 패턴을 유지해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숙제 잘하고 선생님 지도 잘 따라 중앙대 경영학부에 들어간 김지혜(19)양은 송산중 시절부터 전교에서 10∼20등의 성적을 유지했다. 고교 1학년 때는 특별한 공부 방법 없이 선생님이 지도하는 대로 따라갔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고 숙제 잘 하고, 부교재 풀어보는 것이 전부였다.2학년때부터 모의고사 성적이 오르기 시작하자 다소 방심하는 바람에 2학년말부터 다시 성적이 떨어졌다. 김양은 “담임 선생님이 자주 집에 들러 상담해주신 덕분에 쉽게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말썽꾸러기 다독여준 선생님 덕분 청주대 인문학부에 들어간 한승택(19)군은 2학년때까지도 대학 진학의 꿈을 접었던 학생이었다. 자율학습에 참석하지 않았고 주말에는 마을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오토바이를 구입해 친구들과 놀러다니기도 했다. 한군은 “말썽꾸러기를 한번도 혼내지 않고 다독여주신 담임선생님 때문에 2학년말부터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군은 수리 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좋겠다는 담임 선생님의 권고에 따라 근현대사·국사·한국지리 3과목에 목숨을 건다는 마음으로 사회탐구영역을 공부했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따로 준비하지 않고 학교 수업을 따라 갔다. 한군은 “공부하면서 역사에 흥미가 있고 소질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앞으로 한국사·세계사 과목을 중점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화성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논술이 술술]역사란 무엇인가 /E.H.카아

    자연의 변화처럼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과 사회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기에 앞서 역사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앞선 시대에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노력을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어떤 특정한 역사 상황의 정치, 경제, 문화의 조건 아래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과 사회는 역사의 산물로서 그저 떠밀려가기만 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인간은 지금까지 주어진 조건 속에서 늘 자신의 현실을 스스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다. 따라서 인간이 역사적 존재라는 말은 인간이 역사 상황의 수동적인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어떤 특정한 역사의 조건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역사의 조건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역사적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나’ 자신과 ‘우리 사회’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도 역사를 바로 알아야만 한다. 역사 조건과 관계 없이 일어나는 사회 현상은 없으며, 또한 역사 밖에서 살아가는 인간도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바로 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를 좀더 근원적으로 알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도 찾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책을 많이 본다고 해서, 과거의 사실들을 많이 배운다고 해서 역사를 바르게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지식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 이전에 올바른 관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역사 이해의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역사’가 지니고 있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역사’는 과거의 인간 활동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려 우리 앞에 객관적인 대상으로 실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느 누구도 인간의 모든 활동을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가 접하는 역사적 사실과 정보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선별되고 재구성된 것들일 수밖에 없으며, 그 안에는 인간에 대한, 나아가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특정한 사람의 특정한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언제나 ‘역사’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로 존재하며, 그 ‘역사들’ 가운데에서 올바른 교훈을 이끌어내려면 역사를 이해하는 올바른 관점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관이란 결국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과 사회의 현실을 바라보는 현재의 문제 인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 바로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이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주제로 역사 이해와 관련된 중요한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이들 주제들은 역사학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와 관련된 여러 철학적 쟁점과 주제들을 접근하는 데에도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생각해보기 -역사책에 나온 이야기들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를 역사가와 역사의 관계를 중심으로 설명해보자. -역사를 바라보는 데 ‘실증주의’가 지니는 한계는 무엇인가. -‘역사는 위인들의 전기’라는 영웅사관이 지닌 문제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과거 사회를 이해시키고 현재 사회에 대한 그의 지배를 증진시킨다는 것이 역사의 이중적 기능인 것”이라는 카아의 관점에 근거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생각해보자.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3∼고3 -관련 교과:국사, 한국근현대사,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20세기의 사람들(한겨레신문사), 세계사 편력 1∼3(네루·일빛),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야기(유시민·한샘출판사). 역사의 교훈(윌 듀란트 외·범우사), 역사에세이(장수환·동녘), 역사 이야기(정옥자·문이당) -기출논제:2004학년도 경희대 정시 논술,1996학년도 이화여대 정시 인문계 논술,1998학년도 서강대 정시 인문계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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