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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공짜 캐럴/박록삼 논설위원

    예수의 탄생을 믿건 아니건 성탄절을 앞두곤 늘 설?다. 별일도 없건만 여드름투성이 더벅머리들은 어울려 들뜬 채로 거리를 쏘다니며 왜장치곤 했다. 영화관, 상점, 노점상 등 가는 곳마다 크리스마스캐럴이 나오고 뭔가 신나는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물론 녀석들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2월 26일 아침이 되면 그 달뜸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허탈함만 한가득이었다. 같은 경험이 매년 거듭됐다. 그 젊은 것들은 지치지도 않고 매년 같은 감정의 기복을 즐겼다. 나이를 먹고 언제부터인지 설렘은 사라졌다. 성탄 대목에 사람 북적이는 곳은 오히려 피해 다녔다.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판’ 같은 바가지 상술도 한몫했다. 2008년부터는 아예 거리에서 캐럴이 울리지않다시피 했다. 저작권 문제 탓이었다. 백화점, 대형마트, 50㎡ 이상 카페 등에서도 저작권료를 내야 했다. 분위기도 자연스레 차분해졌을 테다. 정부가 얼마 전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무료 캐럴 14곡을 배포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사이트 공유마당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캐럴이 울려 퍼지는 거리가 경기 활성화에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담겨 있다. 캐럴과 흥청거림이 있건 없건 10~20대들에게야 여전히 성탄의 들뜸과 허탈이 갈마들겠지만 말이다. youngtan@seoul.co.kr
  • [인사] SBS, G1 강원민방, 미래에셋대우, 보건복지부

    ■ SBS ◇ SBS △ 보도본부장 남상석 △ 보도국장 강선우 △ 탐사보도부장(에디터) 최대식 △ 경제부장(에디터) 박진호 △ 사회부장(에디터) 김우식 △ 논설위원실장 고철종 △ 8뉴스부장 서경채 △ 일반뉴스부장 정호선 △ 뉴스혁신부장 조정 △ 탐사보도팀장 남승모 △ 뉴스토리팀장 류희준 △ 정치팀장 진송민 △ 통일외교팀장 최선호 △ 경제정책팀장 박민하 △ 산업IT팀장 임상범 △ 정책문화팀장 곽상은 △ 시민사회팀장 조성현 △ 법조팀장 김정인 △ 네트워크기상팀장 정규진 △ 보도제작팀장 김석재 △ 팩트체크담당 김명진 △ 스브스뉴스팀장 하현종 △ 비디오머그팀장 정형택 △ 전략기획실 정책팀장 우상욱 △ 경영본부 노사협력팀장 홍순준 ◇ SBS디지털뉴스랩 △ 대표이사 이창재 ◇ SBS콘텐츠허브 △ 대표이사 사장 김휘진 △ 부사장 전수진 △ 콘텐츠사업실장 진해동 ■ G1 강원민방 ◇ 국장급 △ 뉴미디어사업본부장(G1프로덕션 대표이사·G1문화재단 사무처장 겸직) 이이표 △ 영서영동지사장 전종률 ◇ 부국장급 △ 서울지사장 김형기 △ 보도국장 김근성 △ 기술국장 김정섭 △ 뉴미디어사업본부 뉴미디어광고국장 허정구 ◇ 부장급 △ 편성제작국장(직무대리) 김태정 ◇ 부장대우급 △ 경영국 정책심의팀장 권오성 △ 영서영동지사(속초) 원종찬 △ 보도국 영상취재팀 신현걸 ◇ 차장급 △ 뉴미디어사업본부 방송사업팀장 홍서표 △ 보도국 취재팀장 김도환 △ 뉴미디어팀장 윤영호 △ 편성제작팀장 한봉규 ■ 미래에셋대우 ◇ 본부장 선임 △ 멀티솔루션2본부장 이승주 △ GlobalMarket본부장 이지영 △ 고객케어본부장 권오만 △ 초대형투자은행본부장 유승선 ◇ 본부장 전보 △ 고객솔루션본부장 최준혁 △ WM사업본부장 한섭 △ 경영지원본부장 이유주 △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 정유인 ■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혈액안전감시과장 김준년
  • [씨줄날줄] ‘사람 경영’과 구자경/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람 경영’과 구자경/오일만 논설위원

    독립운동가 백산(白山) 안희제 선생이 1942년 비밀리에 경남 진주 ‘구인회상점’을 찾았다. 일제에 수배 중인 백산은 일찍이 백산상회를 설립해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한 인물이다. 구인회상점은 LG 창업주 연암(蓮庵) 구인회가 1931년 고향에서 시작한 포목점이다. 백산은 연암에게 충칭 임시정부 지원 자금 1만원을 요청했다. 당시 쌀 한 가마에 2원 50전 하던 시절이었다. 고향 선배 백산의 인품을 존경했던 연암은 두말없이 거금의 자금을 내줬다. 지난 14일 94세의 나이로 타계한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이런 연암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1950년 부친의 부름을 받았다. 그룹 모회사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이사로 재계에 첫발을 디뎠다. ‘현장 수업’을 고집한 부친 덕에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았다. 럭키크림 생산을 맡아 직접 가마솥에 불을 지펴 제품을 만들어 판매 현장을 뛰었다. “장남에게 너무한 거 아니냐”는 지인에게 “하찮은 호미 한 자루도 수없는 담금질이 필요하다. 고생 모르는 사람은 칼날 없는 칼이나 다름없다”고 일축한 일화가 있다. 부친 아래서 경영 수업을 받던 그는 1970년부터 25년간 회장직에 올라 글로벌 경영의 토대를 닦았다. 1995년 스스로 회장직에 물러나면서 ‘무고(無故) 승계’의 첫 사례도 남겼다. 2000년 3대에 걸쳐 57년간 이어졌던 구·허 양가 동업이 ‘아름다운 이별’로 기록된 것도 이런 가풍의 영향이 컸다. 기술개발에 대한 고인의 열정은 국내 민간 연구소 1호(1976년)를 탄생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에 설립된 국내외 연구소만 70여개에 이른다. 그의 ‘인간 존중의 경영’도 마찬가지다. 구 명예회장은 저서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서 “사람이 곧 사업이다. 인재 없이는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더라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갈파했다. LG그룹 ‘인화’(人和)의 경영철학이 탄생한 배경이다. 5대 재벌 창업가에서 유일하게 LG 가문만 쇠고랑을 차지 않은 것도 ‘정도(正道) 경영’을 실천에 옮긴 덕이다. 구 명예회장은 은퇴 후 농장에 머물며 버섯 연구와 나무 가꾸기 등 자연과 함께 생을 보냈다. 지난해 5월 장남인 구본무 회장을 먼저 보낸 아픔도 겪었지만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그의 장례도 비공개 가족장으로 소박하게 치르고 있다. 졸부들의 시끌벅적한 장례식에 이골이 난 국민들로선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현재 구광모 회장으로 4대째 경영권이 이어지고 있다. 160년간 5대째 경영권을 세습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발렌베리그룹처럼 ‘노블레스오블리주’ 정신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oilman@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쥥크’를 아시나요/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쥥크’를 아시나요/손성진 논설고문

    골칫거리였던 쥐가 ‘달러 박스’로 각광을 받던 때가 있었다. 양식을 축내는 쥐도 잡고 달러도 버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 1970년 한국재단지연구소에서는 하루에 쥐를 2만장이나 거둬들여 가공했다. 쥐 가죽으로 여성용 코트, 목도리, 핸드백, 장갑 등을 만들어 수출했다(매일경제 1970년 6월 27일자). 외국인들은 쥐 가죽을 ‘코리안 밍크’로, 국내에서는 ‘쥥크’(쥐+밍크)라고 불렀다. 코트 하나 만드는 데 약 540마리가 소요됐다. 값이 저렴해 서양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박정희가 극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거부감을 고려해 쥐 가죽의 한자말 서피(鼠皮)를 서양식 발음화한 ‘써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자 했다. 한국모피공업은 쥐 가죽 가공법에 대한 발명특허를 받아 ‘머스키피(皮)’라는 상표로 수출했는데 사실 머스크는 사향노루라는 뜻이다. 이 기업은 고양이와 살쾡이 가죽으로도 제품을 만들어 수출했고 수출유공기업으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1972년 기사를 보면 다람쥐가 애완용으로 외화벌이에 동원됐는데 수출 업체들이 태백산맥 인근 농가에 봄, 가을로 다람쥐 수집 자금을 풀었다. 우리나라 다람쥐는 작고 귀여워 서구인들이 좋아했는데, 한 해 30만 마리까지 수출한 적이 있다. 멸종 논란이 일자 연간 10만 마리로 수출량을 제한했다. 다람쥐 전문 포획꾼이 수백명 있었는데, 잘 잡는 사람은 한 해에 이삼십 마리를 잡았다. 그 다람쥐들이 수입한 나라에서 지금 유해 동물이 되고 있다니 웃지 못할 일이다. 1976년에는 새똥, 개털, 고양이털, 떡갈잎, 은행잎, 넝마, 갯지렁이, 메밀껍질, 도토리 같은 이색적인 물품이 수출됐다. 가발용 머리카락은 더는 여기에 끼지 못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수출용 오줌 수집통이 있었고, 오줌 중에서도 임신부 오줌은 더 특별했다. 메뚜기는 국제상사가 농가에서 수집해 고단백 식품으로 한 해에 2t 넘게 외국에 팔았다. 어떤 기업은 갈치 껍질에 붙은 은색 어린박(魚鱗箔)을 가루로 만들어 일본에 수출했는데 화장품 원료였다. 이 회사는 돼지 췌장도 말려 가루로 만들어 소화제 원료로 내다팔았다. 또한 그해 이끼 수출로만 43만 달러를 벌었고 화학 약품 원료용으로 보일러 그을음이 2만 달러어치, 그릇 세척·목욕용으로 수세미가 3만 달러어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으로 솔방울이 1만 2000달러 어치가 외국행 배에 실렸다(동아일보 1977년 1월 17일자). 이 밖에도 칡덩굴, 솔잎·수수깡 가공품 등도 있었다. 이색 수출품은 수출 총액이 1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기여도가 작지 않았고 수출 대국 한국이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sonsj@seoul.co.kr
  • [길섶에서] 낯선 건강검진/전경하 논설위원

    건강검진 받던 기관을 올해 꽤 오랜만에 바꿨다. 마지못해 하는 건강검진, 그나마 익숙한 곳에서 하고 싶어 늘 하던 곳에서 했다. 그런데 회사가 올해 새로 지정한 검진기관이 기존 검진기관보다 집에서 좀더 가까웠다. 검진날 아침잠을 더 잘 수 있었다. 초음파 검진을 하다가 “전에 검진하면서 이 이야기 들으셨지요?”라고 몇 번 질문을 받았는데 처음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건 뭐지. 검진항목이 변한 것은 없고 검진기관과 검진하는 사람이 바뀌었을 뿐인데. 검진받는 사람이 처음 온 사람이라 좀 이상하다 싶으면 꼼꼼히 들여다봐서일까 아니면 일년 사이에 특정 부위에 문제가 생겨서일까. 낯선 이야기를 들으니 받아 볼 진단서가 벌써 걱정이다. 어떤 의사들은 몇 년에 한 번 정도 건강검진 기관을 바꾸라고 추천한다. 검진기관마다 특장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유전력이나 관상동맥 등을 전문적으로 보는 검진기관을 몇 년에 한 번 이용해 보라고 추천하는 의사도 있다. 건강검진은 생활습관에 따른 몸의 상태를 보는 것이지만 지인 중에는 건강검진을 앞두고 술과 식사량 등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재검에 걸리는 수고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 노력에 검진기관을 바꾸거나 특별검진항목을 추가하면 어떨까. lark3@seoul.co.kr
  • 장세훈의 시시콜콜/붕대 운동화

    장세훈의 시시콜콜/붕대 운동화

    이른바 ‘붕대 나이키 운동화’가 화제다. 사연은 이렇다. 필리핀 발라산 소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레아 발로스라는 11세 소녀가 지난 9일 지역 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발에 운동화 대신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발로스는 또 붕대에 미국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상표와 이름을 직접 그려 넣었다는 것. 발로스의 코치가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고, 이후 현지에서는 어려운 경제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격려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연에 감동한 필리핀 스포츠용품 ‘타이탄 22’의 공동 설립자인 제프리 카리아소도 발로스에게 도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연을 보면서 낯익은 기시감들이 넘쳐 난다. 국내에서도 어려운 가장 형편을 딛고 ‘인간 승리’ 신화를 쓴 운동선수들이 적지 않다. 가슴 뭉클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려지면서 스포츠가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육상 3관왕(800·1500·3000m)에 오른 17세 여고생 임춘애 선수가 대표적이다. 결승선 통과 후 보여준 ‘맨발의 행진’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육상 불모지나 다름 없던 한국에서 일궈낸 성적도 성적이지만 “밥보다 라면을 더 많이 먹고 뛰었다. 우유 마시며 연습하는 친구가 부러웠다”는 표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체조의 양학선이 임춘애의 계보를 잇었다. 당시 농촌 비닐하우스 가건물에 기거하던 양 선수의 어머니가 “귀국하면 니가 좋아하는 너구리라면 끓여줄까”라고 묻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앞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US여자오픈에서 ‘맨발샷’을 날려 우승한 박세리 선수는 전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 박 선수의 이른바 ‘밤중 공동묘지 훈련’은 피나는 노력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라면 소녀’, ‘너구리 사랑’, ‘공동묘지 훈련’ 등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내용이 잘못 전달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덧붙여진 측면이 있다는 사실이 나중에야 알려졌다. 그렇다고 찢어지는 가난을 떨치고 일어나 거둬들인 이들의 성과에 생채기를 낼 정도는 아니다. 해프닝에 가깝다. 오히려 관심은 ‘후원 약속’에 쏠린다. 국내에서도 평생 후원을 약속했다가 정작 반짝 후원에 그치는 게 다반사라고 한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슬쩍 후원을 끊는다는 것. 이는 격려가 아닌 홍보다. 해당 선수와의 약속임과 동시에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물론 발로스 역시도 체계적인 도움을 꾸준하게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세훈 논설위원 shjang@seoul.co.kr
  • [이지운의 시시콜콜] 북한 통계

    [이지운의 시시콜콜] 북한 통계

    ‘숫자’에 관한한 북한은 미지의 세계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북한은 유난하다. 80년대까지는 그럭저럭 발표가 있었다. 예컨대 국민소득은 통계연보 등을 통해 1960년대 초반까지 공개 발표됐고, 60년대 중반이후에는 <조선중앙연감>이나 <노동신문> 기사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체인구는 1989년 <조선중앙연감>에 처음 기록됐다. 철강, 신멘트, 자동차 생산량 등 산업 관련 수치들도 80년대까지는 자체 통계수치를 대외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은 무슨 수치를 내놓은 게 거의 없다. 1993년 국제연합인구기금(UNFPA)의 도움으로 최초의 인구총조사를 내놓은 것 등 대단히 제한적이다. 북한은 숫자도 드물지만, 신뢰도도 대단히 낮다. 예컨대 1993 센서스 때 15~30세 남성인구가 집단 누락됐는데, 군대 인구 규모를 밝히지 않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서 북한 자료는 대개 추정치고, 그런만큼 편차도 심하다. 국민소득은 유엔과 미국 CIA, 한국은행 등이 발표하고 있는데, 수치는 3배 정도 차이를 보인다. 산업통계는 대부분 ‘외부 관찰’을 근거로 산출되고 있다. 무역은 상대 국가들의 무역 통계로 역산하고, 농업생산은 인공위성 자료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그러니 숫자를 이해할 때도 특별한 ‘보정’이 필요하다. 산업연구원은 북한은 서비스업에서 정부 서비스는 다소 과대 평가되고, 기타 서비스는 크게 과소추정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숫자는 중요하다. 특히 지속적으로 관찰한 것은 더욱 그렇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유일한 추정치는 한국은행 등의 자료 정도라 한다. 통계청이 ‘2019 북한의 주요지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35조 8950억원이라 한다. 남한 1898조 4527억원의 1.9% 수준이었다. 2017년 북은 36조4000억원으로 1569조원인 한국의 43분의 1이었는데, 1년새 53분의 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북은 143만원이고, 남한은 3679만원이다. 2017년 대비 북한은 3만원 줄고, 남한은 319만원 늘어났다. 북한의 지난해 인구는 2513만명으로 남한 5161만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기대 수명은 북한 남녀 각 66.5세, 73.3세로 남한 각 79.7세, 85.7세보다 10살 이상 낮았다. 이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비단 인구,생산력,성장률 뿐 아니라 말부터 생각, 행동 양식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것은 더욱 큰 편차를 드러낼 것이다. 이를 좁히려는 노력들이 필요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숫자들이다. 이지운 논설위원 jj@seoul.co.kr
  • [씨줄날줄] 총리의 나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총리의 나이/박록삼 논설위원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종필(1926~2018)은 5·16 군사 쿠데타의 주역 중 하나로서 중앙정보부장, 공화당 부총재 등을 거친 뒤 1971년 만 45세에 국무총리에 올랐다. 60대 총리를 당연시하는 요즘 기준으로는 매우 젊었다. 그래도 최연소 총리는 아니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직전인 1953년 4월 백두진 전 총리가 만 44세로 총리에 취임했다. 제1공화국 초대 이범석 전 총리는 47세, 제3공화국 9대 정일권 전 총리는 46세, 노무현 정부 때 이해찬 전 총리는 52세였으니 돌이켜 보면 놀랄 만큼 젊은 나이도 아니었다. 일국의 내각을 거느리는 일에 굳이 지긋한 나이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특히 기존의 가치와 관행, 제도가 모두 전복될 수밖에 없었던 해방 이후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더더욱 젊은 세대의 약진이 필요하기도 했을 테다. 핀란드의 신임 총리가 국제적 화제다. 산나 마린(34) 총리다. 핀란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다. 마린 총리는 20대 초반부터 정당정치 활동을 시작, 2012년 27세 나이에 시의원으로 선출됐고 2015년부터 사민당 의원으로 활동한 재선의원으로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마린 총리는 19개 부처 중 재무장관 및 부총리, 내무장관, 교육장관 등 절반이 넘는 12개의 장관직에 여성을 임명하는 파격적 내각을 구성했다. 이 중 30대 장관이 4명인데 모두 여성이다. 내각의 평균연령은 47세다. 2017년 뉴질랜드에서도 저신다 아던이 37세로 여성 총리가 됐고, 총리로서 출산휴가까지 다녀왔다. 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전 총리는 2017년 31세에 총리가 됐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017년 취임 당시 39세였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2015년 44세에 총리 자리에 올랐고, 좀더 거슬러 가면 1997년 영국에서도 토니 블레어가 44세에 총리가 됐다. 안팎의 여러 사례에서 보듯 변화와 혁신, 도전이 필요한 시간과 공간에는 젊음의 가치가 득세했고 그들이 뜻을 펼쳤다. 현실에 안주하고자 한다면 도전의 과제, 혁신의 목표를 설정할 이유가 없으며 젊은 세대의 젊은 가치를 탐할 필요도 없었을 테다. 40대 대기업 임원이 수두룩한 세상이다. 혁신하지 않고서는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 힘든 탓이다. 민간의 영역이 이럴진대 우리의 정부 영역은 여전히 모르겠다. 새 세대를 대변할 30대 정치인, 30·40대 장관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낙연(67)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누가 임명될지 알 수 없다. 이 총리가 유임될 수도 있다. 또 김진표(72) 의원, 정세균(69) 전 국회의장 등이 입길에 오르내린다. 최종적인 결과가 어찌되든 연륜, 안정감 등의 가치가 강조되는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패기, 혁신의 상징을 기대하는데 말이다.
  • [길섶에서] 설피밭 통나무집/박홍환 논설위원

    처음 그 통나무집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악산과 연접해 있는 점봉산(1424m) 자락, ‘천상의 화원’이라는 곰배령(1164m) 초입, 수백 미터를 걸어도 겨우 인가 한 채 나올까 말까 한 오지 중의 오지였다. 사단급 부대가 있는 현리부터는 울퉁불퉁 비포장길이 20㎞ 넘게 이어졌다. 눈이 많기로 손꼽히는 땅이어서 한겨울에는 오갈 엄두를 못 내는 곳이었다. 발을 떼면 허리춤까지 눈 속에 파묻혀 설피 없이는 오도 가도 못 했다. 용기를 내 가족들을 태운 채 빙판의 비포장 고갯길을 위태롭게 오르내리며 힘겹게 찾아간 곳은 하지만 천상낙원이었다. 무념무상, 세상사를 잊을 수 있었다. 주인장의 24시간 권주사 덕분이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그 정경에 반해 매년 여름과 겨울, 틈날 때마다 찾았다. 어디 영원한 게 있을까마는 몇 년을 해외에서 보낸 뒤 다시 찾은 그곳은 예전 풍경과 사뭇 달랐다. 번듯하게 아스팔트로 포장돼 승용차는 물론 45인승 대형버스까지 무시로 드나들었다. 한술 더 떠 얼마 전부터는 길을 넓힌다고 열목어, 어름치, 가재 등이 놀던 천혜의 계곡까지 파헤치고 있다. 산을 사랑했던 통나무집 주인 부부는 진즉 떠났다. 이제 설피밭 통나무집은 추억 속 풍경일 뿐이다.
  • 법조언론인클럽 새 회장에 박민 문화일보 편집국장

    법조언론인클럽 새 회장에 박민 문화일보 편집국장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은 13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신영기금회관에서 2019년 정기총회를 열고 박민(56·사진) 문화일보 편집국장을 제8대 회장으로 선출한다고 12일 밝혔다. 박 신임회장은 문화일보 노조위원장,사회부장,정치부장을 역임했다. 총무에는 이가영 중앙일보 사회1팀장과 남도영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장이 선임됐다. 부회장단에는 김명진 SBS 논설위원, 강희철 한겨레 선임기자, 박정철 매일경제 논설위원, 김정곤 한국일보 사회부장, 이명진 조선일보 논설위원, 박희준 세계일보 경제부장이 선임됐다. 법조언론인클럽은 신문·방송·통신 등 중앙언론사 전·현직 법조출입기자들이 올바른 법률문화 창달을 위해 2007년 설립됐다. 법조언론인클럽은 그동안 사이버모욕죄 신설, 아동성폭력대책, 법조갈등 해소, 법률시장 개방, 청탁금지법 등 법조 관련 현안에 대해 각종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해왔다. 또 매년 법조계 발전에 이바지한 법조인과 법조 관련 이슈를 선도한 기자를 선정해 각각 ‘올해의 법조인상’과 ‘올해의 법조언론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늘에 띄우는 페북, 하늘의 오빠가 휴대폰으로 연결해준 새 여동생

    하늘에 띄우는 페북, 하늘의 오빠가 휴대폰으로 연결해준 새 여동생

    먼저 이종락 논설위원의 12일자 서울신문 칼럼 ‘길섶에서’부터 보자. 그제 페이스북을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7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기업체 모 임원의 생신 축하 글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분의 페이스북에 들어갔더니 고인의 사진이 그대로 게시돼 있었다. 마치 고인이 아닌 지금이라도 전화를 걸면 만날 수 있는 바로 우리의 이웃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가족은 물론 친구,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도 가득했다. “오늘이 그대가 이 세상에 오셨던 날이라오. 가끔 그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 아시죠? 이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평온함을 즐기시라고.”“상무님 잘 지내시지요. 갑자기 무척 뵙고 싶네요.” 부인의 절절한 글과 사진은 더욱 심금을 울린다. “당신의 손주예요. 초롱초롱한 눈망울, 꼭 다문 입술 당신을 많이 닮았네요.”“당신이 가꾸던 화분 하나마다 추억과 손길이 담겨 있어 이 화분을 볼 때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둘째 애는 박사학위를 받고 새아기는 소아과 전문의가 됐어요.” 생과 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나. ‘이승이 저승이고, 저승이 이승’인 것처럼. 디지털 문명으로 생긴 페이스북이 살아 있는 사람들과 고인의 끈을 이렇게 연결해 놓은 셈이다. 시공을 초월한 대화를 가능케 해 준 문명의 이기에 거듭 놀랄 뿐이다. 이종락 위원이 목격한 일은 사랑하는 가족, 친하게 지내던 이들이 하늘의 고인과 나눈 교감이지만 아주 낯선 인물과 뜻밖에 연결되기도 한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러스 머리(36)는 지난 3월 한 살 터울의 오빠 마이크를 잃은 뒤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오빠의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했다. 그것이라도 없으면 오빠와 연결될 마음의 끈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계속 ‘보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다.지난 9월 답이 오자 러스는 너무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에 사는 앰버 레인웨버(32)가 오빠의 번호를 물려받고 위로하는 마음을 답장에 담아 보낸 것이다. 러스가 감격해 답장을 레딧 닷컴에 올렸더니 849개의 댓글이 달리고 8만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러스는 다른 방으로 달려가 실컷 운 뒤 오빠의 번호가 이렇게 빨리 새주인에게 갈지 몰라 놀랐다며 자신이 무척 힘들어 하늘의 오빠에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번거롭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앰버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텐데 무슨 얘기냐고, 괜찮다고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필요하면 자신을 불러 하고 싶은 얘기를 실컷 하면 자신은 듣겠다고 했다. 이른바 ‘사운딩 보드’를 자처한 것이다. 아울러 오빠와 공유했던 물건을 기억한다든가, 좋았던 일만 기억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러스는 낯선 앰버의 위로에 적잖이 마음이 풀렸고 직접 만나 감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 과정에 앰버의 남편이 예전에 오빠와 포커를 하며 어울린 적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됐다. 둘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비슷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 사는 제시카 알렌은 “형의 전화를 함께 묻어 문자를 계속 보낼 수 있었다. 부모님이 몇달치 요금을 냈는데 이제 끝났다. 결국 일년 뒤 다른 사람에게 번호가 가더라”고 레딧에 털어놓았다. 텍사스주의 재클린 슈바르츠는 남편 제이슨이 2017년 죽은 뒤에도 남편의 전화요금을 계속 내며 문자를 보내고 남편이 생전에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본다고 했다. 그리고 미시간주의 카미유 섀로우블롬은 다른 친구와 함께 지난해 스물일곱에 스러진 펜팔 친구 제니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낸다. 러스는 최근 자동차를 손수 몰아 오시코시에 사는 앰버를 만나러 갔다고 BBC는 전했다. 선물도 주고받고 나란히 거리를 걸으며 커피를 함께 마시고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오빠가 하늘에서 다사로이 지켜봤을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판사 윤리/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판사 윤리/이지운 논설위원

    ‘일수 벌금제’라는 게 있다. 불법 행위자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벌금액을 차등 부과하는 재산비례 벌금제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체감 벌금액이 차이가 나므로 징벌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영국은 도입했다 폐지했지만, 스웨덴 등 일부 유럽국가는 여전히 이 제도를 시행 중이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제도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실시하지 못했다. 전 국민의 경제적 능력을 파악하는 일이나 이에 비례해 국민이 공감할 벌금액수를 매기는 일도 녹록지 않으니 현실 적용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동일하게 벌금을 부과하는 총액벌금제를 택하고 있다. 많은 소득에 더 많은 세율이 적용되는 걸, 많은 사람들이 보편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게 권력에서라면 어떨까. 예컨대 높은 자리, 힘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같은 범죄라도 더 벌을 받게 하는 것이다. 사회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더 많은 감시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일정한 지위 이상의 공직에 오르게 되는 공직자들에게 재산 공개를 의무화하고 청문회 등을 통해 재산 형성 과정도 따져 묻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지나쳤을 부동산 투기, 증여, 탈세(혹은 절세), 병역 면제, 이중국적, 논문표절 등이 이때 문제가 된다. 그러나 뇌물죄 등 형법이 특정한 몇 가지 죄목 외에 고위 공직자라고 같은 잘못에 더 많은 형량을 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다만 “피고는 사회 지도층으로서~”라는 판사들의 논고가 귀에 익숙한 만큼, 법관들이 재량에 따라 형량을 조절해 사회정의가 구현돼 왔으려니 하는 믿음이 있었다. 대법원이 지난달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비위 판사들을 징계했다. 한 판사는 배우자의 부탁을 받고 판결문 검색시스템을 이용해 형사 판결문 3개의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했다. 업무상 취득한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한 것은 법관의 직무상 의무 위반인데 견책을 받았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감봉 2개월 징계를 받은 이도 있다. 소속 재판부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들과 11회에 걸쳐 골프모임을 한 판사도 징계를 받았다. 어떤 판사는 3년여 내연 관계를 유지하다 이를 의심하며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는 배우자와 승강이를 벌이던 중 10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혀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일반직 공무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끝도 없는 조사, 감사에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옷을 벗게 되는 사례들이 많아졌다. 어지간한 문제에도 조용히 짐을 싸게 하는 민간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비법조 공무원들이 먼저 규탄할지 모르겠다. jj@seoul.co.kr
  • [길섶에서] 하늘에 띄우는 페이스북/이종락 논설위원

    그제 페이스북을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7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기업체 모 임원의 생신 축하 글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분의 페이스북에 들어갔더니 고인의 사진이 그대로 게시돼 있었다. 마치 고인이 아닌 지금이라도 전화를 걸면 만날 수 있는 바로 우리의 이웃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가족은 물론 친구,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도 가득했다. “오늘이 그대가 이 세상에 오셨던 날이라오. 가끔 그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 아시죠? 이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평온함을 즐기시라고.”“상무님 잘 지내시지요. 갑자기 무척 뵙고 싶네요.” 부인의 절절한 글과 사진은 더욱 심금을 울린다. “당신의 손주예요. 초롱초롱한 눈망울, 꼭 다문 입술 당신을 많이 닮았네요.”“당신이 가꾸던 화분 하나마다 추억과 손길이 담겨 있어 이 화분을 볼 때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둘째 애는 박사학위를 받고 새아기는 소아과 전문의가 됐어요.” 생과 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나. ‘이승이 저승이고, 저승이 이승’인 것처럼. 디지털 문명으로 생긴 페이스북이 살아 있는 사람들과 고인의 끈을 이렇게 연결해 놓은 셈이다. 시공을 초월한 대화를 가능케 해 준 문명의 이기에 거듭 놀랄 뿐이다.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이지운 논설위원

    “친강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밤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년 1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 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 ‘우호 인사’ 100여명을 불러놓고 미국을 공개 비판하던 그날, 이런 외신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 하원이 ‘2019 신장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신장인권법안)을 통과시키며 홍콩에 이어 신장 문제가 갈등 이슈로 떠오르자, 중국 외교당국이 강력 항의했다는 내용이다. 불러들인 미 대사관원은 ‘공사참사관’. 우리의 과장급이다. 중국이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 홍콩 등 이른바 영토와 민족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젠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어지간한 나라도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를 초청해 만나려 하지 않는다. 엄청난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미국조차도 이런 문제는 웬만하면 손대지 않는다. 그러나 때가 때인지라 미국이 오랜만에 중국의 코털에 손을 댔고 중국은 당연히 발끈했다. ‘초치’(招致)에 관해서는 일본이 독도 문제나 역사교과서로 도발했을 때 우리 외교부 차관이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직을 불러다 준엄하게 꾸짖는 모습을 그려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이 초치라는 외교행위는 기본적으로 자국 여론용이어서 상대방에 대한 질책과 경고보다는 자국 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외교부 청사에 불려 온 일본의 대사나 정무공사가 절반쯤 닫힌 엘리베이터에서 사진이 찍히곤 하는 건 이런 목적을 충족했다 할 수 있다. 사안의 경중으로 볼 때 중국은 최소한 주중 미 대사나 공사를 불러다 야단을 쳤어야 했고, 그래야 격도 맞는다. 마침 대사나 공사가 자리를 비웠을 때라면, 미 대사관 측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초치가 아무리 병가지상사라 하더라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베이징에 있었음에도 배짱을 튕긴 것이라면, 그 역시 미국이니까 가능한 일일 수 있다.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지만 외교는 기본적으로 샅바싸움이라고 하니, 뒷배경에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중국 외교부는 당일 밤까지 반드시 초치 행위를 했어야 했을 것이다. 다음날 미국을 불러다 야단쳤음을 중국 인민들에게 알리려 했을 테니. 그럼 이 판단은 어디서 나왔을까. 왕이 외교부장은 아닐 것이다. 중국 외교가 절대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다면 ‘당 중앙’의 지시였을 텐데, 당 중앙에서 외교를 관장하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의 양제츠 비서장도 아닐 것이라고 한다. 그 역시 메신저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정설이다. 남은 건 단 하나, 국가주석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기술력,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 등을 모두 망라한 형태의 전쟁을 일컫는다. 비대칭전, 복합전쟁이라고도 한다. 정치공작, 경제침투, 정보탈취·교란 등을 모두 활용한 심리전, 사이버전 같은 비정규전까지 결합된 것이다. 수출 중단, 관광 제한, 경제보복 등이 포함된다고 듣고 나면 이 전쟁이 전방위적이고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공격 목표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 문화에까지 이른다. 이것들이 공격당한 결과로 사회적 혼란이나 분열이 조성된다. 이 전쟁은 ‘전쟁’임을 깨닫지 못하게 할수록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예컨대 전쟁과 평화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색전’이다. 그러니 ‘전쟁이냐 평화냐’와 같은 구호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너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이 전쟁의 최고사령관은 국가 수반일 수밖에 없다. 어떤 군인이 관광 제한과 경제보복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전쟁의 수단으로 제안·건의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안팎을 둘러보면 각국의 수반이 직접 나서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 전쟁을 치르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 일본이 교전 중이다. 북한 역시 변함없이 이 전쟁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전쟁의 최고사령탑으로서 청와대를 바라보면서, 마침 이임하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의 활동상을 떠올리게 된다. 국가안보실장을 외교관을 배석시키지 않은 채 자유롭게 만나고, 이 회동 내용을 알 리 없는 외교장관에게 따로 만나자고 직접 오퍼를 넣고 편하게 만나는, 전례 없이 유능하고 파워풀한 대사였다. 그의 우수함은 모국인 중국이 치하할 일이되, 그를 빛내준 우리 사령탑 청와대에는 따로 준엄한 평가가 내려질 일이다. jj@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의 일본어학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한의 일본어학과/황성기 논설위원

    북한이 최고 교육기관으로 자랑하는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이 2년 전부터 일본어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지난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학생은 약 20명으로 대부분은 평양외국어대학 부속고교를 졸업해 일본어 학습 경험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김일성종합대학의 홈페이지를 보면 21개 학부 중 하나인 외국어문학부에 12개의 강좌가 있는데 일본어 강좌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외국어문학부 산하에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외에도 일본어문학과 등 총 6개의 학과를 두고 있다. 평양 사정에 밝은 일본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은 특정 대학을 소속으로 뒀다가 분리하곤 하는데 평양의학대학은 2010년 김일성종합대학에 포함됐다가 올해 10월 다시 분리됐다. 김일성종합대학이 일본어학과를 신설했을 수도 있지만 평양의학대학의 사례를 볼 때 김일성종합대학과 거리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평양외국어대학에 있던 일본어 분야를 통째로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재학생이 2000명인 평양외국어대학의 일본어학과는 영어 전공자인 1000명에는 못 미치지만 한때 중국어 전공자에 육박하는 400명까지 학생을 둘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와 일본인 관광객의 방북 감소, 북일 외교관계의 불투명성 등으로 2015년에는 40명까지 줄었다고 한다. 경위야 어찌됐든 김일성종합대학이 일본어학과를 둔 것은 향후 대일 관계의 수요를 고려한 북한 지도부의 판단일 공산이 크다. 2017년이라면 북한이 9월의 6차 핵실험과 11월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전한 시기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은 물론 미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세상에 나오고 비핵화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구상했던 북미 수교가 진전되면 한반도 평화체제의 화룡점정 격이 북일 국교정상화이다. 김 위원장 판단에도 북일 수교가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있었을 것이나 북미 3차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불발로 내년 미국 대선 이후로 협상이 늦춰지면서 북미, 북일의 관계 개선은 언제 이뤄질지 점칠 수 없게 됐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외국어문학부나 평양외국어대학은 출신 성분이 남다른 수재들이 가는 곳이다. 리용호 외상과 북미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모두 평양외국어대학 영어과 출신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일본어 전공자가 외무성에 들어간 뒤 북일 정상회담의 통역이나 정책입안자로 활약할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하다. marry04@seoul.co.kr
  • [길섶에서] 숲속의 도서관/오일만 논설위원

    이사 온 지 1년이 다 됐다. 휴일이면 가끔 찾는 구립 도서관이 골치였다. 멀지 않지만 차편을 이용하기도 애매한 거리다. 중간에 야산을 끼고 있어 빙 돌아가는 수고가 별 재미가 없다. 지난 무더운 여름날, 고갯길 발품을 팔았던 아픈 기억(?)이 새롭다. 두 달 전쯤인가, 아파트 인근 공원 숲속을 산책하면서 못 보던 이정표를 발견했다. ‘은평도서관 생각 숲길’이란 초록색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갈래 산책로에 ‘시인의 길’, ‘사색의 길’, ‘철학자의 길’이란 제법 운치 있는 이름도 붙여 놨다. 길 초입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로 시작되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도 보인다. 곳곳에 유명 시인들의 간략한 인생도 소개해 놓았다. 산책길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시인의 길’을 따라 야트막한 정상으로 올라갔다. 숨을 고르며 멀리 북한산 쪽두리봉을 바라보는 순간, ‘은평구립도서관’이란 이정표가 눈길을 잡았다. ‘언제 생겼지, 숲속을 통해서도 도서관에 갈 수 있나’ 하는 반가움이 앞섰다. 150m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도서관 정문이 보였다. 이용자를 생각하는 도서관의 배려가 마음에 닿는다. 산책을 하면서 원 없이 책까지 빌릴 수 있다니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oilman@seoul.co.kr
  • [부고]

    ●배석희씨 별세 윤정화(주민약국 대표) 창용 정주(안계고교 교사) 모친상 김갑수(기민전자 부사장) 정병돈(한국수자원공사 전문위원) 이동구(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장모상 10일 대구의료원 국화원 3층 303호실, 발인 12일 오전 9시 장지 문양선영 (053)560-9582 ●신병권씨 별세 신용남(전 우리은행 지점장) 경렬(SBS 미디어홀딩스 대표) 경수(지속성장연구소장)씨 부친상 10일 광주 송정장례식장, 발인 12일 (062)941-4400 ●이성우씨 별세 이광훈(해성크린텍 대표이사) 광희(해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미숙씨 부친상 김오영(법무사)씨 장인상 9일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35호실, 발인 12일 오전 9시 (031)219-4601
  • “접경지, 남북 평화경제 핵심… 특색 살린 다양한 정책 실험해야”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2019 접경(평화)지역 균형발전 정책포럼’에서는 발표자와 지정 토론자 사이에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의영(군산대 행정경제학부 교수) 접경지역혁신포럼 대표를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에서 핵심 논점은 국가 차원과 지방자지단체 차원에서 고민하고 구상해야 할 역할을 나누는 문제, 북미 관계 등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이었다. 그런 속에서 경기·강원 접경지역이 남북 평화경제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하며, 지자체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정책 실험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박진영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교육원 부원장은 “낙후된 접경지를 발전시켜 한반도 전체의 구체적 균형발전 전략을 짜야 한다. 그것도 과거의 차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신경제의 블루오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강 유역은 통일경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지리적 강점을 갖추고 있다”면서 “한강 하구 접경지역은 남북 경제협력의 전진기지이며, 철책 너머까지 평화와 번영을 내다보는 전망대가 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 차원의 남북 경제협력과 접경지 개발은 북미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일만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북미 정세는 과도한 낙관론과 지나친 비관론 모두 경계해야 한다”면서 “현재 ‘위기’ 국면은 미국이 명분을 주면서 중국을 통한 간접적인 설득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최근 우수한 의료인력을 활용한 의료관광과 함께 환경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접경지역 지자체에서 북한 움직임을 감안한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에서는 많은 지자체가 구상하는 사업계획은 국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이거나 차별성 없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정훈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장은 “접경지역 문제는 지자체 현안인 동시에 국가적 현안”이라면서 “국가 차원과 지역 차원을 아우르는 더 많은 토론, 더 종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접경지 발전을 위한 연구와 모색은 국제정치 상황에 반드시 종속될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남북 간, 북미 간 숨 고르기를 하는 지금이야말로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우중 회장은 갔지만...아직도 살아있는 대우정신

    김우중 회장은 갔지만...아직도 살아있는 대우정신

    대우그룹 계열사 타그룹에서 명맥 유지해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현직에서 활약홍영표 의원 등 정치권 진출도 활발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내몰리기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세계를 호령했던 대우그룹의 신화는 이제 잊혀져 가는 건가.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그룹은 32만 4000여명의 국내외 임직원, 396개의 해외 법인, 41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다.창립 30여년 동안 78조원의 자산을 쌓아 올린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는 영원한 추억으로 회자될 운명에 처했다. 하지만 그룹의 간판을 내렸지만 대우와 대우정신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뿔뿔이 흩어진 옛 대우 계열사 가운데는 매각 이후에도 여전히 대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우라는 브랜드가 가진 막강한 경쟁력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당시 대우그룹이 경쟁력이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룹 해체가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98년 41개에 달하던 대우 계열사는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10개의 주력계열사로 재편을 시도하지만 실패, 같은 해 8월 워크아웃 과정을 밟았다. 이때는 대우자동차와 ㈜대우,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등 사실상 대우의 주력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12개 회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현재 사명에 ‘대우’가 들어간 회사는 대우건설, 위니아대우(옛 대우전자), 대우조선해양(옛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등이 있다. 이중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인수 후 ‘대우’라는 이름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대우전자는 2006년 파산 후 워크아웃과 매각을 거쳐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을 바꾸면서도 ‘대우’는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대유위니아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현 사명인 ‘위니아대우’를 쓰고 있다. 한때 산업은행 계열로 넘어간 KDB대우증권도 2016년 미래에셋에 인수돼 미래에셋대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그룹 해체 20년을 맞은 올해 4월 대우실업이 모태인 포스코대우가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그룹이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며 수년간 ‘대우’라는 이름을 썼으나 포스코그룹사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웠다. 대우엔지니어링도 2002년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대우자동차는 2002년 미국 GM이 인수한 뒤 ‘GM대우’로 새 출발했다. 그러나 GM이 2011년 대우를 빼고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우자동차 쌍용차 부문은 인도계 타타, 쌍용차는 상하이차를 거쳐 2010년 인도 마힌드라로 넘어갔다. 대우종합기계는 2005년 두산그룹으로 들어가면서 두산인프라코어로 다시 태어났다. 대우캐피탈은 2005년 아주캐피탈로, 대우시네마네트워크는 온미디어를 거쳐 2011년 CJ ENM에 매각됐다. 대우중공업의 항공사업 부문은 삼성항공산업과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모여 만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통합됐다. 그룹이 해체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재계 현직에서 활약중인 대우맨들이 많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한화그룹 김현중 부회장, 바이오리더스 박영철 회장, 아주그룹 이태용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서정진 회장은 대우그룹 컨설팅으로 김 전 회장을 만났다가 당시 34세에 대우그룹 임원으로 영입됐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하면서 실직한 이후 대우 동료들과 셀트리온 전신인 넥솔바이오텍을 설립해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바이오 신화’를 일궈 김 전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중심으로 김 전 회장 주변인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해외 청년 사업가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우세계경영회는 현재 회원 4700여명, 해외 지회 37개소 규모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와는 별도로 대우 출신 임직원들의 정치권 진출도 활발하다.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이한구 전 의원, 대우경제연구소 패널·금융팀장을 지낸 강석훈 전 의원, 정희수 전 의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대우맨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북한이 중대한 시험을 했다면서 이틀 남짓 딴소리만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우리 당의 2019년 혁명실록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올해) 적대 세력들은 주체조선의 강위력한 보검을 찬탈하고 우리를 저들의 지배권 안에 넣으려고 악랄하게 책동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은 이에 맞서 “투철한 자주정신으로 일관됐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두 차례의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상봉과 회담은 자주의 원칙에서 단 한걸음의 양보나 후퇴도 모르는 우리 당의 혁명적 입장을 뚜렷이 보여준 계기로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길에는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이어가신 이역만리의 열차 강행군도 있었고, 최전방 섬초소를 찾아 병사들에 일당백 용맹을 안겨준 바다길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60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하노이를 찾은 사실과 지난달 남북접경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하고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행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논설은 또 “주체 무기들이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되어 자위적 국방력이 더욱 튼튼히 다져진 것은 올해의 총진군에서 이룩된 특출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하노이 노딜 이후 초대형 방사포 등 잇단 상용무기의 시험발사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꼽았다.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2019년은 힘이 없는 나라, 주견이 없는 국가는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당하여도 숙명처럼 감수하고 치욕의 역사를 수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 앞으로도 체제 수호를 위해 자주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논설은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며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김 위원장의 성과를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같은 맥락에서 이날 ‘우리식 사회주의의 불변의 발전침로-자력갱생’ 제목의 다른 논설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해 자력갱생 노선을 영원히 확고히 고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외부자원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에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내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건설과 주민생활을 향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전날에는 두 차례나 고위 간부가 최후통첩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밤에 담화문을 내고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4시간 전에는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이 담화문을 내고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트럼프(대통령)를 ‘망녕 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김영철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스스럼 없이 경고했다. 전날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불과 14시간여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김정은(북한 국무 위원장)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직까지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북한이 판을 완전히 깨자는 것은 아니란 뜻을 보여주기 위해 중대시험 내용을 밝히지 않고 미국이 양보하는 것을 기다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의 핵심 참모들이 스스럼없이 대거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 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크게 반발했던 10일의 북한 인권 토론은 무산 가능성이 높다. 대신 안보리 유럽 국가들이 제안했고 미국이 요청해 다음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를 다루는 토의를 소집했다. 미국이 ‘말의 위협’을 넘어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중순 한국 방문을 조율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을 특사로 찾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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