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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얼마 전 36세의 이준석 대표가 다른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과 갈등을 빚자 “나이 어린 당대표가 들어오니 상당수가 얕보고 있다. 흔들면 안 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대표의 나이가 30대 중반이 아니라 80대 고령자였다고 해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80대의 김종인 전 의원을 삼고초려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놓고는 내내 흔들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지난 4월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국민의힘은 아사리판”이라고 일갈했다. 자신들이 애걸복걸해 ‘구원투수’로 모셔 온 비대위원장도 흔들고, 당원과 국민이 직접 뽑은 당대표도 흔들어 대니 아사리판 정당이라고 욕을 먹어도 반박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홍 의원은 “나이가 어려도 당대표가 되면 당의 최고 어른”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는데, 이 말은 역설적으로 지금 국민의힘에 어른이 없다는 얘기다. 정당에서 어른이라 하면 생물학적인 연장자가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당내 압도적 권위 내지 구심점을 말한다. 국민의힘의 대척점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엔 어른이 우뚝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당대표 회의실 벽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을 정도다. 민주당 사람으로서 이 두 전직 대통령의 유훈에 맞서려면 ‘사문난적’으로 몰려 파문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어른의 아우라가 인상 깊게 나타났던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이 위기에 처하자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벌판에 천막당사를 세우는 파격을 밀어붙였다. 지극히 보수적인 정당이 대표의 이런 미증유의 파격을 순순히(또는 마지못해) 따랐던 것은 박 대표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아우라가 사라지자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누구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어른 부재(不在) 정당’이 돼 버렸다. 마치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며 서로 삿대질하는 것 같다. 그러니 아사리판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이 대표의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도 크게 보면 어른 부재의 단면이다. 어른이 없는 정당은 비단 기분만 공허한 게 아니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구심점이 없으면 분열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며칠 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각각 방문했다가 보수단체 인사들의 항의에 곤욕을 치른 것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어른이 없는 국민의힘에 내연한 ‘박근혜 탄핵 책임론’이 내년 대선 때 분출할 경우 야권표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를 어른으로 인정하고 ‘원팀’(one team)으로 뭉칠 수 있는지도 국민의힘엔 어려운 숙제다. 민주당의 경우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든 탈락한 대선 주자가 지원 유세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당내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느냐는 질문에 “하라면 해야 한다. 원래 그런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경선에서 진 사람이 과연 대선 후보를 위해 발벗고 뛸지 확신이 안 드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윤석열 후보 캠프의 홍준표 선대위원장’, 반대로 ‘홍준표 후보 캠프의 윤석열 선대위원장’이란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이 역시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당내 경선에 매몰돼 있어 이런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 후보가 확정돼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되면 심각한 난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요체는 어른을 세우고 그 어른을 구심점으로 뭉치는 것이다. 첫걸음은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라는 마인드부터 버리는 것이다. 민주 정당에서 어른은 왕후장상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당원들이 손수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씨줄날줄] 출산율과 국가균형발전/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출산율과 국가균형발전/전경하 논설위원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0.84명이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면 저출산 국가, 1.3명 이하이면 초저출산 국가다. 한국은 1983년(2.03명) 저출산 국가가 됐고 2002년부터 초저출산 국가다. 합계출산율 1.3명이면 매년 인구가 1.6% 줄어 44년 후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데 서울은 0.64명으로 더 낮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는 줄어들지 않는다. 지방에서 계속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방소멸’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의 50.1%가 서울·인천·경기도에 살고 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도는 일본(28.0%), 프랑스(18.8%), 영국(12.5%) 등을 훨씬 웃돈다. 감사원은 지난달 ‘인구구조 변화 대응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도권 집중이 저출산을 야기한다고 발표했다. 청년층이 수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교육 기회와 일자리를 찾아 모이는 것은 개인으로는 합리적 선택이다. 반면 수도권의 높은 인구 밀도는 경쟁을 심화시켜 비혼 또는 만혼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구성의 오류다. 감사원은 서울대가 수행한 ‘우리나라 초저출생의 심리적 원인’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연구팀은 감사원 협조를 얻어 중앙부처 공무원 704명을 대상으로 세종시 이전이 출산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세종시 이전 전부터 근무해 온 공무원들 자녀수보다 세종시 이전 후 배속된 공무원들 자녀수가 많았다. 설문조사에서도 세종시 이전 부처 공무원들이 서울에 남은 부처 공무원들보다 높은 출산 의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길과장’, ‘길국장’ 등 행정의 비효율이 늘었지만 인구구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세종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 28일 국회를 통과해 빠르면 2024년 세종의사당이 착공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인 세종으로 정부 부처가 이전을 시작한 2012년부터 분원 설치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제야 이뤄졌다. 그제 ‘국가균형발전의 날’ 지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아쉽다.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수립,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신설 등을 담은 국가균형발전법이 2004년부터 시행됐지만 국가는 ‘수도권공화국’이 됐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13개 정부 부처 장관이 별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은 아닐까.
  • [이동구 칼럼] 내부 총질이 왜?/수석논설위원

    [이동구 칼럼] 내부 총질이 왜?/수석논설위원

    진실을 알기가 어려운 사회가 됐다. 사법부의 최종 판결도 진실이 아니라 하고, 신문·방송의 정상적인 보도조차 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난무한다. 심지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유전자 조사를 통해 자신의 아이로 판명됐는데도 어머니는 이를 부인한다. 그제 공개된 ‘2021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공판 26만여건 가운데 사기·공갈죄 재판이 4만 9800여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본적인 사실 여부를 판단하고 선악을 구별하는 것조차 혼란스러운 현실을 방증하는 통계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정치인이나 정당과 관련된 사안이면 진실 찾기는 마치 불가사의한 난제라도 되는 듯 더욱 복잡해진다. 특정 정치 지지자들이 가세하면 어느새 진영 논리로 포장돼 진실은 정치 구호 속으로 사그라들고 만다. 웬만한 지식인들조차 올바로 가려내기 어려워진 진실에 대해 대중이 혼돈스러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과 국민의힘 윤석열 경선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도 진실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양 진영에서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후보들과 관련성이 있다고 하니 지지자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관심도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사자들이나 양 진영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상대편을 비난하는 진실게임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수순처럼 검·경·공수처와 특검을 거론하며 진실 여부에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가지 의혹은 어떤 형태이든 철저한 조사와 재판 과정 등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지만, 그때까지 진실 판단이 유보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6개월 남짓이면 새 대통령이 선출되는데 두 사안의 진실 여부는 그때까지 제대로 가려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가 일부 드러난다 해도 서로 인정하지 않을 게 뻔하니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수밖에 없다. 자칫 유력한 경선 후보 가운데 누군가는 시시비비가 제대로 가려지지도 않은 이번 의혹 사건으로 출마 기회를 잡지 못하거나 본선에서 낙선하는 일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른바 ‘병풍 사건’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또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 등에서 진실 공방이 전개될 때마다 거론되는 ‘병풍 사건’은 우리 정치사의 큰 오점으로 남아 있다.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이회창 후보가 두 아들의 불법 병역 면탈을 저질렀다는 허위 주장으로 인해 낙선했으나 선거 후 모두가 조작이라고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언론은 마치 사실인 양 인용 보도했고, 이 후보는 대통령의 꿈을 영원히 접어야만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역사가 뒤바뀐 사건이라며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관련 의혹 사안들이 연일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악의적이고 어처구니없는 사실 왜곡이 없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각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이 끝나기 전에 사실 여부가 확연히 가려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간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니 걱정이 앞선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당원뿐만 아니라 비당원들도 참여시키는 이유는 대중의 관심을 높여 본선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각종 의혹을 비롯해 경선 후보의 사소한 개인사까지 모든 정보가 빠르고 정확하게 공개, 검증돼야 한다. 사실 왜곡이 아니라면 경선 참여자들은 상대의 과오를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후보의 자질과 능력 등이 제대로 평가되고 유권자들은 진실을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당연히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 후보자와 유권자, 나아가서는 병풍 사건과 같은 불행한 역사의 재현을 막을 수 있다. 애석하게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경선 참여자와 당원들 사이에 ‘내부 총질’ 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흠결이 있는 후보조차 우리 편이니 감춰 주자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상대의 허물을 덮어 주고 선한 일만을 칭찬(隱惡揚善)하는 것은 사적 관계의 덕목이다. 대통령 경선에 나선 후보라면 국가와 국민의 대표로서 공명정대하고 사필귀정(事必歸正)하는 대의를 잊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을 헐뜯기 위해 날조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내부 총질은 권장돼야 마땅하다. 대통령 선거 때까지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내부 총질은 계속돼야 한다.
  • [길섶에서] 세 종류 반찬가게/전경하 논설위원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있고 그곳에 반찬가게가 있다. 근처 건물에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반찬가게가 지난해 가을 생겼다. 중년부부 자영업자가 이달 초 인근 단층짜리 아파트 상가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100m 거리 안에 반찬가게가 세 개다. 직영 반찬가게는 본사에서 대량으로 조리해 나눠 담으니 튀김, 갈비, 오븐요리 등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집에서 하기 어려운 반찬들도 있다. 슈퍼마켓 반찬가게나 자영업자 반찬가게는 그곳에서 조리하는지라 무침, 볶음, 조림, 구이 등 가정에서 종종 만드는 반찬들이 주류다. 직영 반찬가게는 회원가입 시 포인트 적립, 생일쿠폰, 묶음할인 등이 있다. 슈퍼마켓 반찬가게는 저녁이 되면 할인을 하고 다른 물건들도 함께 살 수 있다. 자영업자 반찬가게는 값은 물론 만든 시간 등 관련 정보를 직접 물어야 한다. 경쟁력은 두 반찬가게가 열지 않는 오전 8시부터 문을 연다는 것. 맛있는 반찬은 가게마다 다르다. 여러 반찬에 밥 먹기보다 일품요리에 익숙해져 가는 나와 가족들. 요즘은 식품전문기업에서 나온 딱 한 끼 분량의 반찬들도 많다. 시장조사는 했는지 걱정되지만 물어볼 순 없는 일. 자영업자 반찬가게를 지날 때마다 그저 쳐다보게 된다.
  • [씨줄날줄] 중국 전력난의 딜레마/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 전력난의 딜레마/박록삼 논설위원

    현재 중국의 최고 인기 드라마 ‘일생일세’(一生一世)에는 꽤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달달한 로맨스 청춘물이지만 중국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국에서도 꽤 인기 있는 배우 런자룬(任嘉倫)은 독일에서 화학과 교수로 있다가 전통 수공예 가업을 잇겠다며 중국으로 돌아온 주인공이다. 그는 귀국 이유로 “그간 중국은 낮은 인건비로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 인건비가 올라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제조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하이테크, 기초산업 등 뭐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듯한 런자룬의 발언은 중국이 직면한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다국적기업들이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리쇼어링 정책이 활발하다. 그럼에도 아직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삼성, LG, 테슬라, 애플, 휴렛팩커드, 폭스콘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업이 있고, 여기에 납품하는 무수한 부품제조업체가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10년 이내 최악의 전력난이다. 중국 31개 성 가운데 최소 20개 성에서 전력공급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이 1131만톤에 불과해 앞으로 2주 버틸 정도만 남아 있다.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이 부메랑이 됐다. 또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른바 ‘올림픽 블루’를 노리는 정부가 화석연료를 규제한 탓이다. 수급이 무너져 조달 가격이 폭등했다. 12월까지 중국 전 지역 공장에는 한 달에 12~18일 강제로 가동중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시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는 난방이 끊기거나 엘리베이터,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을 정도다.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에 대비해 양초 주문이 10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대만의 애플 조립업체인 이슨정밀공업, 애플에 회로기판을 납품하는 대만 유니마이크론, 아이폰 스피커를 만드는 콘크레프트 등은 장쑤성 등의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장쑤성 장자강경제개발구에 공장을 둔 포스코스테인리스강 또한 가동을 멈췄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전력난을 고려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8.2%에서 7.8%로 내렸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화석연료 사용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니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해외 기업들은 독감에 걸리는 상황의 딜레마다.
  • [씨줄날줄] IAEA 의장국/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IAEA 의장국/김상연 논설위원

    ‘국제원자력기구’(IAEA)라는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용어가 우리 국민의 귀에 본격적으로 익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 때부터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북한과 사찰 권한을 가진 IAEA가 옥신각신하는 언론 기사가 연일 나오면서 국민들은 핵개발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어쩔 수 없이’ 쌓게 됐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지금까지도 IAEA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IAEA는 1953년 당시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돼 1957년 창설된 국제기구다.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라는 고상한 말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쉽게 말하면 2차 세계대전 때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을 확인한 미국이 무분별한 핵무기 개발 경쟁을 막기 위해 제안한 기구다. 2차 대전 당시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1949년 옛소련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자 핵전쟁의 공포를 차단하기 위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안한 것이다. 영국은 1952년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하지만 IAEA 창설 이후에도 프랑스가 1960년, 중국이 1964년 핵무기 보유에 성공한 데 이어 지금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IAEA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혹평도 나왔다. 이란과 북한은 IAEA를 무시한 채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특히 북한은 1974년 IAEA에 가입했으나 1994년 탈퇴했다. 한국은 1957년 IAEA 창설 때부터 모범적 회원국이었다. 그런 우리나라가 어제 64년 만에 처음으로 IAEA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는 뉴스가 날아들었다. IAEA의 실질적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35개국 대표로 구성되며, 의장국 임기는 내년 9월까지 1년이다. 의장국은 8개 지역그룹이 돌아가면서 맡는데, 그동안 극동그룹은 일본이 거의 독점해 왔다. 이번에 한국이 의장국이 된 것은 그만큼 국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의장국이 됐다고 해서 국제기구를 우리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제기구는 일부 강대국(특히 미국)의 이해관계에 좌우되며, 의장국은 어디까지나 회원국 다수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도 그랬다. 그럼에도 북핵 문제가 다시 뉴스의 전면에 등장해 IAEA의 사찰 문제가 관건으로 떠오르면 예전보다는 더 관련 소식을 꼼꼼히 읽어 볼 것 같다. IAEA 이사회 회의 주재를 한국인이 하니까.
  • [길섶에서] 방해꾼/서동철 논설위원

    절 구경에 재미를 느끼는지라 별일이 없었던 지난 주말에도 길을 나섰다. 경기 연천 심원사는 6ㆍ25전쟁 와중에 모두 불탄 데다 주변에 군부대가 들어서고 일반인의 통행이 쉽지 않아지면서 보개산 너머 강원도 철원에 새로운 터전을 잡았다. 옛 심원사 자리에도 새 절이 들어섰는데 원심원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절 들머리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부도가 줄지어 있어 이 절의 과거사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절을 향해 달리다 보니 신라 말기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는 또 다른 절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길을 잡아끈다. 포장도로에서 10분 남짓 외줄기길을 따라 올라가니 지붕만 한옥인 현대식 절집이 하나 나타났다. 널찍하게 새로 닦아 놓은 터전에서도 신라 말이라는 역사는 읽히지 않았다. 그래도 깊은 산속 골짜기 절답게 고요한 분위기는 매력이었다. 절집으로 오르는 길, 텃밭에서 스님이 김을 매고 있었다. 손을 모으며 목례하니 합장과 미소로 답한다. 절을 둘러보니 지방문화재로 지정됐다는 부도가 궁금했다. 다시 스님에게 다가가며 큰 목소리로 있는 곳을 물으니 “쉿” 하는 듯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가져간다. 아까와는 달리 단호한 표정이었다. 순간 묵언수행을 방해했다는 생각에 미안했다. 누군가에게는 성지(聖地)라는 사실을 오늘도 잊었다.
  • 김만배 누나, 윤석열 부친 자택 매입… 尹측 “신상 몰랐다”

    김만배 누나, 윤석열 부친 자택 매입… 尹측 “신상 몰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누나인 천화동인 3호 주주에게 2년 전 자택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29일 공개한 영상에서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9년 김만배씨의 누나이자 천화동인3호의 이사인 김모씨에게 서울 연희동 자택을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윤 전 총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될 무렵으로, 법조 출입기자 출신이던 김만배 씨와 인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당시 부친인 윤 교수가 고관절 수술을 받아 계단을 오르는 게 불가능했고, 이에 급히 집을 파느라 시세보다 싸게 내놨으며, 부동산에서 소개한 사람에게 팔았고, 아버지 윤 교수는 당시 매수자의 신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잇단 악재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아들 문제로 인한 캠프 종합상황실장 장제원 의원의 캠프 직책 사퇴와 경선 토론에서 잇따른 말실수, 2위 주자 홍준표 의원의 맹추격 등이 겹쳤다. 장 의원은 아들 용준(예명 노엘)씨의 무면허 운전과 경찰관 폭행 사건과 관련해 28일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에서 사퇴했다. 앞서 장 의원은 캠프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윤 전 총장이 만류해 왔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면서 “직을 내려놓는 것이 후보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캠프 소속 인사의 개인 문제지만 연이어 캠프 인사들이 구설에 휘말리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국민의힘 12명 의원 중 5명도 발표 당시 캠프 인사였다.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불거져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어지는 실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부동산 청약 관련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집이 없어서 (청약 통장을) 못 만들어 봤다”는 발언은 치명적이었다. 지난 27일 발표된 MBC 대선 후보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는 국민의힘 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이 35.3%로, 윤 전 총장(25.2%)과 10%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 재정비를 계기로 2차 경선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지지율 휘청이는 윤석열… 캠프 총괄 장제원은 사퇴

    지지율 휘청이는 윤석열… 캠프 총괄 장제원은 사퇴

    야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잇단 악재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아들 문제로 인한 캠프 종합상황실장 장제원 의원의 캠프 직책 사퇴와 경선 토론에서 잇따른 말실수, 2위 주자 홍준표 의원의 맹추격 등이 겹쳤다.장 의원은 아들 용준(예명 노엘)씨의 무면허 운전과 경찰관 폭행 사건과 관련해 28일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에서 사퇴했다. 앞서 장 의원은 캠프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윤 전 총장이 만류해 왔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면서 “직을 내려놓는 것이 후보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캠프 소속 인사의 개인 문제지만 연이어 캠프 인사들이 구설에 휘말리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국민의힘 12명 의원 중 5명도 발표 당시 캠프 인사였다.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불거져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어지는 실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부동산 청약 관련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집이 없어서 (청약 통장을) 못 만들어 봤다”는 발언은 치명적이었다. 지난 27일 발표된 MBC 대선 후보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는 국민의힘 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이 35.3%로, 윤 전 총장(25.2%)과 10%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였던 수치 가운데 최고치다. 윤석열 캠프는 4선 권성동 의원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반등을 노리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 재정비를 계기로 2차 경선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달 8일 2차 컷오프 결과가 나온 뒤 매주 월·수요일은 지역을 돌면서 토론회를 하기로 했다. 매주 금요일은 1대1 맞수토론을 진행한다. 지역별 토론회는 7회, 맞수토론은 3회 열린다. 국민의힘은 11월 첫째주 여론조사를 거쳐 11월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 [씨줄날줄] 다시래기/서동철 논설위원

    ‘미스트롯’ 송가인의 어머니 송순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의 전승교육사다. 밭에서 김매는 할머니도 인간문화재급 민요 실력을 뽐낸다는 진도다. 송가인이 스타지만,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매주 열리는 ‘진도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에서는 송순단이 단연 최고 스타다. 호남 지역에서는 집안 내림으로 무업(巫業)을 계승했다. 신병(神病)으로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와는 다른 세습무다. 한반도의 세습무 벨트는 호남에서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 일부를 포함한다. 그런데 송순단은 세습무 지역에서 무병(巫病)을 앓으며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됐다. 그가 전승교육사에 오른 것은 타고난 예술적 능력에 밤낮 없는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일 것이다. 남도에서는 세습무를 당골 혹은 단골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골이라는 표현은 이 지역 주민과 세습무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 주는 용어라고 봐도 좋겠다. 주민과 단골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도부제’다. 단골이 동네 사람들로부터 여름에는 보리, 가을에는 나락을 각자 형편에 맞게 거둬 가는 관습이다. 단골은 일종의 방문헌금이라고 할 수 있는 도부제의 ‘판’을 사고팔기도 했다. 대신 단골은 각 가정에서 벌어지는 대소 의례를 대신 집전하는 역할을 했다. 진도의 상례(喪禮)는 민속문화의 보고다. 특히 사람이 죽은 후 의례 가운데 씻김굿과 다시래기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무형문화재에 올라 있고,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만가(輓歌)는 전라남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초상을 치르는 동안 펼쳐지는 개별 의례가 각각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진도의 상가에서 펼쳐지는 윷놀이에도 칠성판을 상징하는 윷판을 매개로 북망산천으로 회귀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다시래기는 재생을 의미하는 ‘다시나기’, 같이 즐긴다는 다시락(多侍樂), 망자가 떠나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대시래기(待時來技)의 의미를 가진 진도 특유의 밤샘놀이다. 씻김굿이 도부제에 따른 단골의 기본 의무였다면, 다시래기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 놀이꾼을 불러 벌인 것이다. 상주와 문상객이 참여한 가운데 장기자랑과 상주 놀려 주기 등의 도발적 연희가 산자와 죽은 자의 갈등을 해소하는 단계로 이끈다는 ‘엎치락 뒤치락 효과’라고 작고한 민속학자 김열규는 정의했다. 엊그제 중요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의 강준섭 보유자가 별세했다. 아들 강민수가 진도 전통에 따라 다시래기 전승교육사로 활동한다니 불행 중 다행이다. 송순단의 진도 예능 DNA가 송가인의 트롯으로 확대재생산되듯 다시래기 전통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면 좋겠다.
  • [길섶에서] 퇴직금/문소영 논설실장

    1997년 이전에는 퇴직금누진제가 직장인에게 일반적이었다. 산정기초임금에 지급률을 곱하는데, 근속연수가 늘수록 지급비율이 늘어나니 퇴직금도 늘어나는 제도이다. 30년쯤 근속하면 노년을 따뜻하게 지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1997년 3월부터 기업에 중간정산제가 도입됐다. 같은 해 8월 헌법재판소가 기업이 파산한 뒤 근로자의 퇴직금을 우선변제하는 행위는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다. 그해 말에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기업들이 위기에 빠지자 퇴직금중간정산을 택하는 근로자들도 생겨났고, 노동자에게 유리했던 퇴직금누진제도 점차 사라졌다. 그 결과 30년쯤 회사를 다녀도 퇴직금으로는 100년 장수만세 시대를 견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직장생활 6년에 대리 직급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명과 어지럼증 등으로 인한 산재보상금이라고 해명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업무용 과음 등으로 30대 초반부터 이명에 이석증, 허리와 목 디스크, 만성적 소화기관 이상 등에 시달리는 30년차 직장인이자 직원 중 직급이 가장 높은 국장이지만 예상 퇴직금은 별볼일이 없다. 50억 퇴직금 수령자는 “입사했더니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고 하니 직장 기여도도 떨어지겠구먼.
  • [씨줄날줄] 퇴직금과 화천대유/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퇴직금과 화천대유/전경하 논설위원

    올 3월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은 퇴직금 297억 6300만원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평균 급여(1억 7000만원)에 근무 기간(43.76년)과 직급별 지급률(200~400%)을 곱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퇴직한 현대자동차에서는 퇴직금 527억 3200만원을 받았다.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받은 퇴직금은 총 825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기존 최대 퇴직금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받은 647억 5000만원이었다. 그는 대한항공과 한진·한진칼·진에어 네 곳에서 받았고 근속 연수는 40년에 육박했다. 보통 퇴직금은 30일분 평균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서 결정된다. 30일분 평균임금에는 상여금, 각종 수당 등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한 달 평균 200만원을 받았고 10년간 일했다면 퇴직금은 2000만원이다. 여기까지가 일반 근로자가 받는 법정퇴직금이다. 임원이거나 그룹 총수라면 법정퇴직금에 직급별 지급배수가 곱해진다. 정 명예회장은 4배를 적용받았다. 국내 상장사 임원 퇴직금의 지급배수는 3배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지급배수는 이사회 결정 사항이라 임원들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 전문경영인으로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은 사람은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이다. 그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1998년부터 2013년까지 16년간 사장으로 일했다. 법정퇴직금에 지급배수 4를 곱해 박 전 사장이 받은 퇴직금은 159억원.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권오현 고문은 임원 근무기간 27년에 지급배수 3.5를 적용받아 93억원을 받았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박 전 사장의 퇴직금 규모는 쉽게 깨지지 않을 거다. 직원으로서 최대 퇴직금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화천대유에서 나올 전망이다. 화천대유에 2015년 6월 입사해 올 3월 퇴직한 곽병채씨는 어제 아버지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에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곽씨는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올 4월 30일경 계좌로 받았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맺었고 구체적인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일한 기간은 6년이 채 안 된다. 대중의 관심사는 화천대유에서 일했다는 박영수 전 특검 딸은 얼마를 받았을까다. 국세청 퇴직소득 원천징수 신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기업 1인당 평균 퇴직금은 2019년 기준 1449만원이다. ‘화천대유하세요’가 추석 덕담이 아니라 많은 국민의 속을 긁는 말이 됐다.
  • [길섶에서] 인문학과 법/박록삼 논설위원

    ‘적벽부’를 쓴 당송 팔대가 중 하나인 대문장가 소동파(1037~1101)는 ‘책 만 권을 읽을지언정 률(律)은 읽지 않는다’고 호언했다. ‘률’은 당시 왕안석의 신법을 일컫는다. 정치적 반대파의 법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 시는 ‘중국사 첫 필화 사건’으로 꼽혔다. 소동파는 100일이 넘는 옥살이 끝에 어렵사리 사형은 면했지만, 황주(黃州) 지방관으로 좌천됐다. 그곳을 떠날 수 없는 사실상 유배형까지 함께 받게 됐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두 아들에게 ‘우리가 죽도록 노력하면 그의 시 언저리에 달할 수 있을까’라며 ‘시의 박사’라고 칭했던 소동파였지만 정치적으로는 이처럼 불우했다. 한 대선 예비후보가 대학생들 앞에서 “대학 4년, 대학원까지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공학, 자연과학이 취업에 좋다는 이유에서다. 참담하다. 오직 법률가 신분을 얻으려 9년 동안 사시를 봤고, 검찰총장까지 지냈던 그의 삶의 이력과 현재 내뱉는 각종 망언들을 떠올리면 그래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문학과 역사, 철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면 지금처럼 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체면과 염치, 성찰이라는 가치를 배웠을 테니 말이다. 그는 소동파의 정치적 불우함을 반면교사로 삼는 건가.
  • [인사]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이운식△고등교육정책실 김보경△국외훈련 파견 김관중△4·16 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및 희생자 추모사업지원단 파견 이진영△경북대학교 전성우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공모직위 임용△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 이명헌 ◇과장급 개방형직위 임용△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 질병진단과장 구복경 ◇국장급 명예퇴직△명예퇴직 위성환 ■고용노동부 ◇개방형 직위 임용△양성평등정책담당관 윤정화 ■한국수력원자력 △성장사업본부장 남요식△품질안전본부장 이승철△한빛원자력본부장 천용호△한울원자력본부 제2발전소장 이광석△한울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운영실장 오흥재 ■국가철도공단 ◇1급 승진△비서실장 이명석△자산개발처장 정현숙△토목설계처장 김명규△신호처장 윤학선△통신처장 권유철△품질관리처장 구욱현△수도권본부 재산지원처장 양동범 ◇2급 승진△청렴감찰부장 김기철△윤리경영부장 정지은△재무부장 정회헌△복지후생부장 이은미△신호처 KTCS-2부장 박지하△유럽아메리카TF부장 황희정△해외사업2부장 박노민△영남본부 용지부장 신주경△영남본부 시설개량부장 김대근△호남본부 호남권사업단 시스템PM부장 윤승배△강원본부 용지부장 박양배△한국철도공사 파견 백영수△한국철도공사 파견 권호철 ■한국환경공단 ◇본부장 임용△환경시설본부장 최철식 ■산업연구원 ◇보직(임)△부원장 김인철△산업정책연구본부장 이준△산업정책연구본부 산업혁신정책실장 조재한△중소벤처기업연구본부장 지민웅△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장 허문구△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기계·방위산업실장 박상수△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소재·산업환경실장 이재윤△서비스산업연구본부 서비스미래전략실장 구진경△서비스산업연구본부 서비스산업혁신실장 이상현△산업통상연구본부 통상정책실장 민혁기△산업통상연구본부 해외산업실장 김동수△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지역정책실장 변창욱 ■연합뉴스TV △보도국장 맹찬형 ■연합뉴스 △편집총국장(편집국장 겸임) 조채희△기획조정실장 강의영△경영지원국장 변태수△미디어기술국장 김태한△디지털콘텐츠국장 유경수△DB·출판국장 도광환△논설위원실장 신지홍△콘텐츠책무실장(고충처리인 겸임) 최이락△콘텐츠비즈국장 윤근영△한민족센터본부장 김재홍 ■DB금융투자 ◇보임△금융소비자보호총괄(CCO) 김찬구△준법감시팀장 고승원 ◇전보△상품심사감리팀장 김추수
  • 서울신문 신임 사장에 곽태헌씨

    서울신문 신임 사장에 곽태헌씨

    서울신문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4차 사추위 회의를 열어 제33대 서울신문사장으로 곽태헌(59) 전 서울신문 상무이사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곽 전 상무는 고려대를 나와 1988년 서울신문 수습 28기로 입사해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실장, 상무이사를 역임했다. 곽 전 상무는 다음달 15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 서울신문 신임 사장에 곽태헌씨

    서울신문 신임 사장에 곽태헌씨

    서울신문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4차 사추위 회의를 열어 제33대 서울신문사장으로 곽태헌(59) 전 서울신문 상무이사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곽 전 상무는 고려대를 나와 1988년 서울신문 수습 28기로 입사해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실장, 상무이사를 역임했다. 곽 전 상무는 다음달 15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 서울신문 신임사장에 곽태헌 선출

    서울신문 신임사장에 곽태헌 선출

    서울신문 사장추천위원회는 2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 4차 사추위 회의를 열어 제33대 서울신문사장으로 곽태헌(59) 전 서울신문 상무이사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곽태헌 당선자는 고려대학교를 나와 1988년 서울신문 수습28기로 입사해 정치부장,편집국장,논설실장,상무이사를 역임했다.곽태헌 당선자는 다음달 15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된다.
  • [서울광장] 대선 전리품, 공공기관 감사/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전리품, 공공기관 감사/전경하 논설위원

    공공기관에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감사들이 임명돼 논란은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보다 완벽하다. 지난해 3월 개정돼 올 1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30조는 공공기관 감사 자격 요건을 공인회계사나 변호사 등으로 경력 3년 이상이거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상장사나 연구기관 등에서 3년 이상 감사 관련 근무를 한 경우 등으로 신설했다. 법률 개정에 맞춰 지난해 11월 시행령도 고쳤는데 전문성 요건에 ‘비영리단체(시민단체)나 정당에서 1년 이상 감사·예산·회계 등을 담당하고, 5년 이상 공공기관 업무 관련 분야에 근무’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시민단체나 정당 출신이 감사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법을 바꾸기 전에도 낙하산 임명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해 1월 참여정부 때 청와대 민정비서관이었던 남영주 전 국민고충위(현 권익위) 상임위원이 가스공사 감사가 됐다.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해체 주장까지 나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사는 2018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선 캠프 미디어특보였던 허정도 전 노무현재단 경남 상임대표였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인 지난 4월에야 염호열 전 감사원 고위감사 공무원이 감사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이 한전 감사, 지난달에는 청와대 총무인사팀장 출신 천경득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결제원 감사가 됐다. 낙하산으로 기관장보다 감사가 선호되는 이유는 감사의 특성에 있다. 공공기관의 감사는 기관장 다음인 2인자로 연봉이 책정되고 차량, 비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기관을 대표해 외부에 나설 일이 드물고 업무 특성상 내부 상황을 대부분 일이 터진 다음에 접하니 업무 강도는 기관장보다 훨씬 낮다. 낯선 조직이라 조직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조직의 개선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개선할 의지마저 없으면 감사는 이른바 꽃보직이 된다. 때론 감사가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공운법에 따라 기관장은 주무 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주무 부처 장관이 임명한다. 감사는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기관장과 감사를 앉힌 세력이 각각 다르니 임명 세력의 권력 관계에 따라 가끔 알력도 발생한다. 기관장이 감사보다는 업무 관련성이 강한 분야 출신인데 기관장으로서는 속 터질 일이다. 공공기관이라도 상장사면 그나마 낫다. 상장사는 감사위원회가 어떤 안건에 대해 언제 열렸고, 누가 어떤 의견을 밝혔는지 공시한다. 사업보고서 이사회 목록에서 해당 연도 회의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상장사가 아닌 공공기관은 일 년에 몇 번 감사위원회를 열어 몇 개 안건을 통과시켰는지만 공시한다. 회의록 문건을 하나씩 확인해야 하는데 안건 내용이나 누가 어떤 의견을 밝혔는지 공개되지 않는다. 감사위원회가 후행적 성격이고, 공시나 보고서는 시간이 더 지나 공개되는데 해당 내용을 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 자체를 안 해 봤을 거다. 행정규칙 ‘공기업·준정부기관 감사 기준’ 제7조는 감사의 업무자세에 대해 ‘기관 운영 감시자로서의 임무를 인식하고 기관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공기관 주인이 국민이라는데 임원 임명 과정을 보면 주인은 정권이다. 임명되는 사람들 또한 공공기관 주인이 국민이라고 생각할까. 외환위기 전 공공기관 감사는 그 조직에서 승진하거나 주무 부처 출신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업무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사외이사, 감사 등 이사회가 의무화됐지만, 이사회는 경영진을 견제하기보다는 거수기가 됐다. 이사회가 권력기관과의 관계를 생각해 퇴직 관료들 임금을 챙겨 주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집권세력의 논공행상 자리가 됐다. 임명 과정을 보면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남용으로 쉽게 고갈되는 ‘공유지의 비극’이 떠오른다. 공공기관 감사 제도를 바꿔라. 기관장을 견제하는 2인자라는 우리 사회에서 맞지 않는 명분과 지위가 아니라 기관장을 도와 방만 경영을 줄이는 자리로 만들자. 경영평가, 국정감사 등 기관장을 견제하는 수단은 다양하다. 감사에게 합당한 지위를 주고 이에 맞춰 혜택을 주는 것이 방만 경영을 줄이는 길이다. 그러면 집권세력의 논공행상 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약속해야 할 일이다.
  • [씨줄날줄] 세계 1위 ‘오징어 게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 1위 ‘오징어 게임’/박록삼 논설위원

    컴퓨터 게임도 없었고, 전자오락실도 흔치 않던 1970~80년대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는 그 나름대로 다양했다. 동네마다 이름과 규칙이 달랐지만, 딱지치기, 구슬놀이, 고무줄놀이, 다방구, 오징어놀이, 비석치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등. 놀이터면 좋고, 좁은 골목길이라도 상관없었다. 땅에 금 그어 놓고 뒹구는 돌멩이 몇 개만 있으면 어디건 해가 저물도록 몰려다니며 뛰어놀았다. “○○아~ 밥 먹어라”라는 엄마의 부름에 서운하게 발걸음을 돌리거나, 여러 차례 외면하다가 아예 잡으러 나온 엄마에게 등짝 한 대씩 맞고서야 석양에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며 다음날을 기약하곤 했다. 당시 아이들은 딱지나 구슬을 친구와 함께 소유하는 ‘깐부’를 맺으며 연대와 공유의 가치를 배웠다. 나이 어린 동생이나 힘이 약한 친구라고 소외시키지 않고 ‘깍두기’라 부르며 끼워 줬다. 오징어놀이나 다방구 등에서 분업과 협업의 팀플레이를 펼쳤다. 놀이 속에서 경쟁과 협력의 가치를 몸에 익혀 온 셈이다. 한국의 1970~80년대 추억의 놀이를 미국, 아시아, 유럽 등이 ‘지금, 여기’로 소환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 17일 공개된 직후 미국 넷플릭스 콘텐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과 쿠웨이트, 모로코,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아프리카권에서도 1위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에서는 2위였다. 사실상 전 세계가 한국의 놀이 문화에 주목한 셈이다. ‘오징어 게임’에는 한국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군상이 등장한다. 무능하고 찌질하지만 마음 따뜻한 주인공은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해고 노동자 출신이다. 탈북한 뒤 자본주의의 싸늘함에 소매치기로 전락한 소녀와 함께 증권사에서 고객의 돈에 손대 투자했다가 금융범죄자가 된 ‘서울대 경영학과 수석 입학한 쌍문동의 자랑’이 또 다른 주인공 두 명이다. 한국 사회의 모순이 있고, 그 사회 모순에 대한 나름의 ‘낭만적 해법’도 제시한다. 이렇듯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모습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독일의 대표적 문호 괴테(1749~1832)의 경구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이미 조선시대와 좀비를 결합시킨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또한 세계에 ‘K좀비’ 열풍과 조선의 햇문화(갓)을 탄생시키며 시즌 2까지 성공리에 마쳤다. ‘오징어 게임’은 연신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읊조린다. 한국이건 세계건 현실 속에서 쉬 구현되지 않는 가치이기에 드라마에서 더욱 집착하는지 모를 일이다.
  • [길섶에서] 가 보지 않은 길/박홍환 논설위원

    추석 연휴를 고향집에서 보낸 뒤 서울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비게이션이 3시간여의 경로를 제시했다. 평소 1시간 30분이 채 안 걸리는 경부고속도로 노선이 아닌 전혀 생소한 길이다. 이미 어둑해져 사위 분별도 안 되는 시골길과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 등을 이리저리 이용하는 ‘초행길’이다. 가 보지 않은 길, 핸들을 잡은 어깨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차들이 가까스로 교차통행할 정도인 좁은 왕복 2차로가 나타나는가 싶더니 내비게이션은 좌회전·우회전·유턴 등 온갖 통행법을 제시해 가며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이용하라고 강권했다. 평택 어귀에서 다시 국도로 나와 수원 부근까지 주행하자 이번엔 수원~광명 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집으로 돌아와 달려온 길을 복기하는데 근육이 긴장했는지 온몸이 욱신댈 정도다. 그래도 무탈하게 돌아왔으니 다행이다. 돌이켜 보면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제시하는 길을 따라 ‘지금, 이곳’에 와 있다. 큰 선택의 순간에는 늘 처음 경험하는 초행길을 맞닥뜨렸을 때처럼 불안했다. 크고 작은 굴곡은 있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인생의 길안내에 따랐던 것 같다. 조만간 완전히 새로운, ‘가 보지 않은 길’이 펼쳐질 것 같다. 지금까지처럼 불안할지언정 당당하게 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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