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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승방략’ 완성한 군사전략가… 잇단 패전 탈출 ‘생존왕’ 오명[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제승방략’ 완성한 군사전략가… 잇단 패전 탈출 ‘생존왕’ 오명[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1592년 4월 25일 상주 전투는 조선의 중앙군이 개전 이후 처음으로 왜군과 맞섰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상주 북천에서 벌어진 싸움에서 조선군은 궤멸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전투를 지휘한 순변사 이일(1538~1601)은 거의 단신으로 빠져나가 목숨을 부지한다. 사흘 뒤 벌어진 충주 탄금대 전투에서도 이일은 혼자 살아남다시피 하면서 훗날 ‘생존왕’이라는 오명(汚名)마저 얻었다. 하지만 이일은 이탕개의 난을 비롯한 여진의 준동을 분쇄한 북방의 스타였다. 왜란 당시의 조선의 국방 전략인 제승방략을 완성한 당대의 대표적 군사전략가이기도 했다. 상주읍성은 고려 말 왜구 침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자 처음 쌓았다고 한다. 읍성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완전히 파괴됐다. 이제 주변은 시가지로 변모해 성곽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4대문과 관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고 두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에서는 해자와 성벽 일부도 확인했다고 한다. 읍성은 해발 72m의 왕산을 아우르며 자리잡고 있었다. 경상감영도 왕산 아래 있었다. 일대는 이제 왕산역사공원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읍성 북쪽에는 동쪽으로 북천이 흘러 낙동강에 합류하고, 남쪽에서는 병성천이 북동쪽으로 흘러 북천과 합쳐진다. 상주 중심가에서 걸어가도 부담 없는 북천 전투의 현장 주변도 도시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군이 진을 쳤을 북천 북쪽 언덕에는 ‘임란북천전적지’가 유적공원으로 조성됐다.상주 전투 참패의 원인으로는 제승방략의 오작동을 들기도 한다. 개전 초기 조선군의 방어전략은 4단계로 가동됐다. 왜군 선발대가 상륙한 부산지역의 경우 부산진성, 다대진성, 동래성이 1차 방어선이 됐다. 여기서 접전이 이루어지는 동안 울산병영성에 경상좌도 지역 군사가 집결해 2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전략이었다. 1차 방어선의 결사적 수성전에서는 왜군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울산병영성은 제대로 싸움도 해 보지 못하고 왜적에게 넘겨줬다. 1, 2차 방어선의 지휘관은 지방관이나 지방 군진의 수장이었다. 반면 3, 4차 방어선의 지휘관은 중앙에서 파견한 고위 무관이었다. 3, 4차 방어선의 지휘관 이일과 신립에게는 각각 순변사와 도순변사의 직함이 주어졌다. 순변사가 영남에서 왜군의 북상을 저지하는 역할이라면, 도순변사는 왜군이 도성에 이르지 못하도록 충청, 경상, 전라 하삼도(下三道)에서 차단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당초 3차 방어선의 병력 집결지는 상주가 아니라 대구였다. 이일은 조정에 왜군의 침입 소식이 알려진 4월 17일 순변사에 임명됐다. 이일은 300명의 초급 무장을 대동해 대구에서 지역 병사들을 지휘하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사흘이나 지체하면서 모은 무장은 60명 남짓에 불과했다. 이일이 한양을 출발한 4월 20일은 고니시 유키나가의 왜군 선봉대가 이미 대구를 점령한 상황이었다. 대구 금호강변에 모여 있던 영남 진관의 병사들은 조정에서 보낸 지휘관의 도착이 늦어지는 사이 왜군이 몰려오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왜군은 곧바로 선산을 점령하고 4월 22일엔 상주로 방향을 잡는다. 순변사 일행이 경상도 땅에 들어선 것은 4월 23일이다. 이일이 결전지로 상주를 선택한 것은 불가피했다. 제승방략은 세종시대 함경도에 6진을 개척한 김종서가 기초한 것을 이일이 시대상황에 맞게 보완했다. 이일은 함경북도병마절도사 시절인 1588년(선조 21) 제승방략 시행을 요청하는 장계에서 분군령에 따라 집결한 군사의 지휘권은 지역 사령관이 행사해야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예를 들어 함경북도에서 대규모 변란이 일어났을 경우 경장(京將)이 도착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함경북병사가 함경남도 군사까지 지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지만 조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에서의 오작동은 이일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4월 24일 북천에서 전투를 준비하는 장면은 징비록 내용을 옮긴다. ‘이일은 상주에서 겨우 불러 모은 군인들과 서울에서 함께 간 장수를 합쳐서 모두 800~900명의 군대를 이끌고 냇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산을 등지고 진을 치고는 가운데 대장기를 꽂아 놓았다. 말 위에 앉은 이일이 깃발 아래 서자, 종사관 윤섬과 박호, 판관 권길, 사근도 찰방 김종무 등이 말에서 내려 그 뒤에 섰다.’ 종사관 윤섬과 박호는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문관들이었다. 두 사람에 이경류를 더해 북천에서 순절한 종사관들을 ‘삼충신’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상 감사의 보좌관인 판관(判官) 권길은 이일이 도착했을 때 상주관아를 홀로 지키고 있었다. 김종무는 경상도 11개 역(驛) 책임자 가운데 유일하게 동원령에 응해 역마를 이끌고 상주로 달려왔다. 사근도(沙斤道)는 함양을 중심으로 하는 역마 노선이었다. 이일이 급박한 전투에 굳이 다수의 문신을 보좌관 격인 종사관으로 대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난중잡록이 이해를 돕는다. ‘박호는 김수의 사위다. 나이 22세. 18세에 소년 급제해 홍문관 교리로 조정에 있었는데 이일이 어명을 받았을 때 김수는 막 경상 감사가 됐다. 이일은 박호가 자기 군문에 있으면 김수도 반드시 마음과 힘을 기울여 주리라 생각해 자기의 종사관으로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일이 나지막한 산을 배경으로 전방으로 시야가 넓게 트인 북천 일대를 전장(戰場)으로 선택한 것은 북방 전투에서 얻은 자신감을 배경으로 한다. 두만강 일대 개활지에서 벌어진 여진과의 싸움에서 이일은 기병 전술을 활용해 뛰어난 전과를 올렸다. 이일이 상주에서 불러 모은 군사를 ‘징비록’은 ‘병사라고 할 수 없는 농민들뿐’이라고 했지만 학계에서는 상주 일대의 정예기병이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기병이었으니 북천을 적지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대구에 집결했다가 돌아온 상주의 솔령장(率領將) 김준신 등은 직접 경험한 왜군의 기세와 조총의 위력을 설명하며 읍성 수성전(守城戰)을 건의했음에도 이일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오판은 이어졌다. 난중잡록은 ‘이일이 척후에 밝지 못한지라, 왜적이 이미 선산을 지났다고 고하는 자가 있었는데도 군중을 현혹시킨다고 노하여 목 베어 죽인 다음 군중에 돌려 보이니, 왜적이 이미 다가왔음을 듣고서도 감히 먼저 고하는 자가 없었다’고 했다. 선조수정실록은 개령 사람이라고 했다. 오늘날 김천의 일부다. 개령 사람은 이일이 곧바로 군율을 집행하려고 하자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 보고도 왜적이 오지 않으면 그때 죽이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일도 일단 그 말을 따랐지만 다음날 새벽 개령 사람의 목을 베자마자 왜군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조수정실록은 ‘적이 마침내 조총을 일제히 쏘아대며 좌우에서 에워싸니 군사들이 겁에 질려 활을 쏘면서도 시위를 한껏 당기지도 못했다’고 했다. 난중잡록은 ‘왜적은 혹 칼을 번쩍이고 껑충거리며 들어오기도 하고 쥐새끼같이 엎드려 무릎으로 기어서 전진하기도 하여 순식간에 들판을 덮어버렸다. 아군이 저절로 붕괴되어 북천을 꽉 메우게 되매 왜적이 돌격하는 기병으로 짓밟게 하니 시체 쌓인 것이 산더미 같았다’고 했다.조선군은 북방에서는 이미 여진족을 상대로 왜군의 조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승자총통을 실전배치해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었다. 규모가 더 큰 공용화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남쪽에서 왜군을 상대로 조정에서 보낸 장수가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일종의 지역 연합군을 지휘하는 상황에서는 화약무기 동원 시스템이 아예 없었거나, 있었다고 해도 작동하지 않은 것도 패인의 하나일 것이다. 수정실록은 전투 기록을 이렇게 끝맺는다. ‘이일은 군관 한 사람, 노자(奴子) 한 사람과 함께 맨몸으로 도망해 문경에 이르러 장계를 올려 대죄(待罪)하고, 다시 조령을 넘어 신립의 군진으로 향했다.’ 실록의 원문을 찾아보니 번역본의 ‘맨몸’은 ‘나신’(裸身)이었다. 알몸이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왜군에게 군인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무기와 군복을 내버렸다는 뜻일 것이다. 상주 전투는 이렇게 끝났다.
  • ‘윤석열 인수위’ 당선 8일만의 속전속결 출범…인수위 면면 살펴보니

    ‘윤석열 인수위’ 당선 8일만의 속전속결 출범…인수위 면면 살펴보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8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지난 10일 윤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지 8일 만이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발탁된 지 5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안 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을 포함해 약 40명 정도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현판식에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출범 후 첫 회의를 주재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코로나19”라면서 “하루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인수위 회의는 수시로 당선인이 주재하면서 함께 국정과제를 점검하고, 운영 상황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인수위는 당선 후 8일 만에 속전속결로 꾸려졌다.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가 당선 후 현판식까지 16일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당선 후 7일 만에 출범한 2007년 이명박 인수위 때와 비슷하다. 노무현 인수위는 12일이 걸렸다. 인수위 인적 구성은 법에 따라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24명 이내를 포함해 200명 안팎으로 이뤄진다. 이명박 인수위는 약 180명, 박근혜 인수위는 약 150명이었다. 이번 윤 당선인 인수위는 약 200명 규모다. 전날 인선을 완료한 윤 당선인의 인수위는 7개분과로 구성됐다.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분과로 구분된다. 분과별 인원은 경제2분과와 사회복지문화 분과는 4명, 나머지 5개분과는 3명씩 배정됐다. 별도로 당선인 비서실과 국민통합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 등의 조직을 꾸렸다. 인수위 구성은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24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1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여성 인수위원은 사회복지문화분과의 임이자 의원과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대변인을 맡은 신용현 전 의원, 정무사법행정분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4명이었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과의 ‘공동정부’를 약속한 만큼 인수위 구성에서의 균형감 있는 안배도 포착된다. 안 위원장계 인사는 3분의 1 정도 배치됐다. 안 위원장 측 인사인 신용현 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고, 윤 당선인을 도와 온 원일희 전 SBS논설위원과 최지현 변호사가 부대변인을 맡는 식으로 안배했다. 인수위는 이날부터 집권 후 첫 100일 과제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 [씨줄날줄] 무한리필 고깃집/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무한리필 고깃집/박록삼 논설위원

    무한리필 식당 전성시대다. 삼겹살, 소고기뿐 아니다. 샤부샤부, 참치회, 떡볶이, 돈가스, 조개구이, 간장게장, 장어구이, 초밥, 닭갈비, 대게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식재료의 질이야 크게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먹성껏 먹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때, 비교적 값싸고 푸짐하게 먹고 싶을 때 찾곤 하는 식당들이다. 경기가 안 좋은 불황 시절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한리필 브랜드만 200종이 넘는다. 내 월급 빼고 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만들어진 ‘변형된 뷔페식’ 외식 문화가 굳건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무한리필이라지만 본인이 편하게 음식을 가져다 먹는 뷔페와는 좀 다르다. 추가로 주문해야만 하는 방식인 경우에는 손님과 식당 주인장 사이에 묘한 긴장 관계가 흐를 수밖에 없다. 무한리필이니 추가 요구는 손님으로서 당연한 권리겠지만 왠지 주인 눈치가 보이기 일쑤다. 종류 불문하고 대부분 추가 횟수가 잦을수록 양과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족함을 알고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내려놓길 바라는 주인장의 심리다. 돈을 벌려고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예컨대 푸드 파이터나 씨름선수 같은 대식가들만 찾는다면 며칠 내로 식당 문 닫기 딱 좋을 테다. 대부분 무한리필 식당에서는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음식을 남기면 ‘환경오염 부담금’ 같은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부담하게 한다는 기준을 세워 놓곤 한다. 물론 이 역시 어지간히 심하지 않으면 그리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않는다. 대전의 한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손님의 입장을 주인이 막다가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손님이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게 주인 주장이었고, 많이 먹는 사람은 들어와선 안 된다는 안내문도 없었고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음식점에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게 손님의 항변이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몇 접시씩 먹어 대면 겉으로 드러내진 못해도 주인의 속은 탔을 것이다. 손님도 모처럼 푸짐하게 고기 먹기 위해 무한리필 식당을 찾았는데 망신과 면박을 받았으니 화가 났을 테다.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서민들의 ‘웃픈’(웃음이 나오지만 슬픈) 풍경이다.
  • [길섶에서] 권력/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권력/문소영 논설위원

    권력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에 비유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열흘 이상은 못 가듯이 권력의 유효기간이 짧다는 의미다. 권력이 세습되던 옛날에 만들어진 말이니 지금은 오죽하랴. 현대 사회에선 선출직이나 임명직들은 특정한 기간, 즉 2년에서 6년까지 한시적으로 권세를 누리니 화무십일홍이 보다 일상화했다. 물론 일부 재벌이지만 중세의 귀족처럼 자신의 재력을 후세에 물려주고는 있다. 화무십일홍의 교훈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은 뜻밖에 권력을 잡아 보지도 못한 자들이다. 권력을 쥔 자에게는 이런 비유가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조언에 귀 기울이던 사람들도 권력을 잡으면 표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완장 효과’다. 권력을 두려워했으니 처신에 조심할 것 같지만, 양날의 칼인 권력 사용법을 모르는 만큼 권력에 취해 함부로 휘둘러 자신이 다친다. 벼린 칼의 힘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크다고 한다. 권력의 힘과 효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 [부고]

    ●정인섭씨 별세, 정순조·규근(전 대구은행 지점장)·규기(법무사)·규득(연합뉴스 논설위원)·지유씨 부친상, 장영목(전 동구청 공무원)씨 장인상 = 16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18일. 010-4784-6635 ●정경자씨 별세, 이병열(신한금융투자 IPS그룹장·전무)씨 모친상 = 1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02)2258-5979 ●이규민씨 별세, 김홍구(부산외국어대 총장)·명구씨 모친상 = 17일 부산 광혜병원, 발인 19일. (051)506-1022 ●김종길씨 별세, 박원길(휴온스 상무)씨 장인상 = 15일 화정명지병원, 발인 20일. (031)810-5444 ●박유식씨 별세, 조재민(휴온스 이사)씨 장인상 = 17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0일. (02)3779-1526
  • 윤석열 인수위, 서울대·남성이 대세…2030은 없어

    윤석열 인수위, 서울대·남성이 대세…2030은 없어

    인수위원 24명 분석…평균 57.6세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는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가장 많고, 평균 연령 57.6세에 남성이 다수를 차지해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이 주류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인선이 완료된 인수위원 24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를 졸업한 인수위원은 총 13명으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이 각각 2명으로 그다음을 기록했고 성균관대, 서강대, 경기대, 광운대, 명지대, 육군사관학교, 한국항공대가 각각 1명이었다. 직업별로는 현직 교수 출신이 절반에 가까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역 국회의원이 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평균 연령은 57.6세로 집계됐다. 최고령이 64세(박성중 의원), 최연소가 45세(남기태 교수)다. 20·30대 청년층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 인수위원은 총 4명이다. 출생지역은 서울이 11명(45.8%)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경북, 부산, 경남이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와 강원, 경기, 충북, 전북, 인천은 각 1명이었다.윤 당선인 측은 인수위에 이명박(MB)계, 호남 출신, 국민의당 추천 몫 인사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그룹의 경우 박근혜 정부 출신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한때 영입했던 인물까지 포함해 ‘능력’과 ‘실용’ 우선 원칙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대변인단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측근과 윤 당선인의 측근이 나란히 임명됐다. 대변인에는 ‘안철수계’로 통하는 신용현 전 의원이, 수석부대변인에는 윤 당선인 선대본부 출신인 최지현 변호사, 원일희 전 SBS 보도본부 논설위원이 각각 합류했다. 직제상 위에 있는 대변인에 안 위원장의 추천 인사 1명을 앉히는 대신 수석부대변인에 윤 당선인 측 2명을 임명하면서 ‘절묘한 균형’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씨줄날줄] 북한 미사일 흑역사/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한 미사일 흑역사/임병선 논설위원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전에 성공시키려고 서두른 탓일까. 북한이 어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고도 20㎞ 아래서 폭발했다. 최근 두 차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성능 시험발사를 했고, 평양 순안비행장 활주로 두 군데에 콘크리트 지지대를 만든 것이 포착돼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있었다. 어제의 발사체가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이 맞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모라토리엄) 폐기를 실행에 옮기려다 되레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 북한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숱한 미사일 발사 실패의 쓴맛을 봤다. 2017년 이맘때가 절정이었다. 그해 3월 22일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불과 몇 초 만에 공중폭발했다. 다음달 5일 동해 신포항에서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도 60㎞를 날고 바다에 처박혔다. 태양절에 원산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도 공중에서 폭발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시한 ‘레프트 오브 론치’ 작전의 성과란 얘기가 나왔다. 통신망을 교란시켜 미사일을 못 쓰게 만드는 작전인데 정말로 이것이 먹힌 것인지, 북한의 낮은 기술력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2년 4월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역시 공중폭발한 뒤 바다에 떨어졌다. 2006년 7월 5일 함북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대포동 2호도 빼놓을 수 없다. 42초 비행한 뒤 부러졌으나 가장 큰 파편이 499㎞까지 날아갔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실패를 통해서도 기술적으로 일보 전진이 있을 것이다. 화성17형은 미국 동부까지 닿을 수 있는 사거리 1만 5000㎞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액체 엔진뿐만 아니라 고체 엔진을 달아 빠른 시간에 발사 준비가 가능한 점도 공포를 더한다. 한미는 북한이 신형 ICBM을 쏘면 괌 등 태평양 지역의 미 전략폭격기를 파견하고, 한국과 일본 전투기로 엄호하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훈련을 실시하는 압박 전략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정녕 자위대 전투기가 한반도 주변을 누비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인가.
  • [길섶에서] 당선인 이름/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당선인 이름/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윤석열(尹錫悅) 대통령 당선인 이름을 놓고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발음이 문제였다. 연음법칙에 따라 ‘윤서결’로 읽어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무슨 어색한 이름이냐며 ‘윤성녈’로 읽어야 한다는 사람이 맞섰다. 당선인 주변에서도 ‘윤성열’, ‘윤성녈’로 분분했다. 이게 논쟁까지 할 일인가 싶지만 표준어를 써야 하는 방송가는 그렇지 않다. 급기야 국립국어원이 나섰다. “원칙은 윤서결이 맞지만 이름인 만큼 당사자 의중과 다중의 관행을 반영해 윤성녈로 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자장면이 표준어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통용되고 있으니 짜장면도 인정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소설가 이문열과 사상가 리영희 선생의 이름도 원칙론에 막혀 ‘이문렬’과 ‘이영희’로 쓰이고 읽히던 시절이 있었다. 국립국어원이 많이 유연해졌다고 감탄하는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따라 나온다. 평범한 주인을 가진 이름들은 논란이 될 가능성이 1도 없음에 고마워할까, 아쉬워할까.
  • [안미현 칼럼] ‘MB 시즌2’가 될 거라는 쓸데없는 걱정/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MB 시즌2’가 될 거라는 쓸데없는 걱정/수석논설위원

    한 기업체 임원이 느닷없이 “새 정부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시즌2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비롯해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MB계 인사가 많다 보니 나온 말인 듯했다. 최근 ‘자원외교’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인수위에 MB맨이 많이 포진한 것도 호사가들의 양념이 됐을 수 있다. 윤 당선인이 MB 시즌2 운운하는 얘기를 들었으면 특유의 어퍼컷을 날렸을 것이다. 그런데 꼭 그럴 일만은 아니다. 가볍기 그지없는 이런 입방아의 근저에는 ‘정치 초보’ 대통령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혹여라도 주변에 휘둘리면 어쩌나 하는 기우다. 정권 풍향에 민감한 재계 기류도 감지된다. MB 자원외교 때 혜택을 본 기업도 있지만 홍역을 치른 기업도 있다. 그러니 아직 실체도 없는 가능성에 외풍이 닥칠까 근심하는 것이다. 새 진용을 짜느라 정신없을 윤 당선인이 이런 일각의 시선에도 눈길을 줬으면 한다. 장삼이사들은 먹고사는 게 걱정이다. 기업들은 기업하기 어려워지지 않을지 불안하다.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을 냉철히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원시원하게 내질렀던 화법이 건건이 당선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1000만원 받을 기대감에 들떠 있다. 윤 당선인의 말처럼 “정당한 보상은 정부의 의무”다. 다만 재원 조달 방법으로 윤 당선인이 제시한 ‘지출 구조조정’은 유세 때는 외치기 쉬운 구호이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다. 적자국채를 찍는 것 외에 뾰족수는 사실상 없다. 돈이 더 풀리면 이달 4%대를 넘볼 소비자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고물가는 없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다. 오죽했으면 ‘소리 없는 대량살상무기’라고 불리겠는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합치는 것도 살펴봐야 할 요소가 많다. 세금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좋지만 국세인 종부세는 지방으로 내려보낸다. 지방세인 재산세와 합칠 경우 지방 재원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계획에 없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신설한 행보와 상충될 소지마저 있다. 화끈하게 폐지를 약속한 주식양도세도 ‘양극화 완화’라는 전 세계 화두와 거리가 있다. 큰손이 주식시장을 떠나는 게 염려된다면 세금 자체를 없앨 게 아니라 큰손을 묶어 둘 보완책을 강구하는 게 과세 원칙에 더 맞다. 아이 낳으면 월 100만원, 기초연금 40만원 등 주겠다는 약속은 차고 넘치는데 세금은 죄다 깎아 주겠단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고 감세 있는 복지는 사기”(심상정 정의당 후보)라는 말은 새겨들어야 할 돌직구다. 연금개혁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으니 최소한 흐지부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막상 공론화에 들어가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안 위원장의 진단대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모든 공약을 지키려 한 데서” 실패가 시작됐는지 모른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꼭 지킬 약속과 지키지 못할 약속을 가려내야 한다. 지켜야 할 약속도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야기될 또 다른 문제까지 이제 봐야 한다.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짓는다고 하면 고압 송전탑은 어디에 둘 것인가. 70대 마을주민이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던 ‘밀양의 고통’은 현실이다. 정치 초보라는 윤 당선인의 약점은 강점이기도 하다. 정치판에 빚진 게 없어서다. 선거 전에 1번이 되든 2번이 되든 지금보단 나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지인은 그 이유를 “둘 다 비주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도 “오직 국민에게만 빚졌다”고 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겠다”고도 했다. 그 용기를 빨리 냈으면 한다. 그래서 당선인이 예능 프로에서 불렀다는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5년 뒤에 국민이 열창했으면 한다.
  • [씨줄날줄] 대통령의 무궁화대훈장/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의 무궁화대훈장/박록삼 논설위원

    ‘대한민국 1호 훈장’은 1949년 8월 15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이다. 그해 4월 독립·건국 공로자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상훈제도가 새로 만들어진 이후 첫 훈장이다. 우방국 전현직 정상에게 수여할 수 있다. 내국인 중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만 받는 훈포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무궁화대훈장은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드리운 벽돌색 대수(大綬)와 경식장, 부장, 금장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훈장은 대통령이 서훈자에게 직접 패용해 준다. 재미있는 것은 상훈법에 따른 훈장 수여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무궁화대훈장은 본인이 수여하고 본인이 받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다. 무궁화대훈장 수여 행사의 진행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커다란 거울을 마주 보고서 자신이 직접 패용하는지 그냥 주무 부처 장관으로부터 대수, 경식장 등을 전달만 받는지 알 수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 배우자로서 처음으로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였다. 취임식 또는 취임 직후 첫 국무회의에서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던 전례와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훈장을 받았다. 임기 중 공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받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한 듯 과거 관례처럼 취임 직전 훈장을 받았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언론도 국민도 대통령의 훈장 따위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민주화가 절차적으로 이뤄져 갔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의 ‘훈장 셀프 수여’에 대해 여야는 공수를 바꿔 가며 주기적으로 비판을 반복했다. 여기에는 성공한 전직 대통령을 갖지 못했던 정치 문화도 한몫했다. 퇴임 직전 대통령 중 역대 최고인 40% 남짓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논란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지지와 반대 절반으로 쫙 갈라진 국민 정서에서 비판은 당연한 건지 모르겠다. 굳이 훈장을 받지 않는다고 대통령의 권위와 명예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상훈법 개정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 [서울광장] 외교안보 ‘작은 생선 다루듯’ 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교안보 ‘작은 생선 다루듯’ 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면한 대외 환경은 어느 정권 때보다 엄혹하다. 남북 관계는 물론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전체가 요동치는 한복판에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계질서는 미국의 일극주의가 저물고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지역 맹주들이 고개를 드는 다극주의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외정책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 핵심은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로 요약된다. 그는 후보 시절 한미동맹 재건을 통한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처, 상호존중의 한중 관계 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성과에만 집착해 한미동맹 관계가 훼손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논란이 됐던 대북 선제타격론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들이 등장한 배경일 것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선거 전쟁’에서 유권자들의 감성과 표심을 자극하는 구호성 대외정책도 필요하지만 국내 정치의 연장선상에서 대외정책이 이뤄지면 국익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단선적인 사고는 종합적 판단을 저해한다.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강화의 기조 속에 쿼드(Quad) 정식 가입을 모색하고 사드의 추가 배치를 약속했다. 쿼드는 미국 인도·태평양 구상의 ‘근본 토대’이고 사드는 미국 글로벌 안보정책인 미사일방어(MD)의 핵심이다. 모두 패권전쟁을 벌이는 중국을 겨누고 있다. 중국의 반발은 물론 동북아 정세를 요동치게 하는 뇌관이다. 윤 당선인이 냉전의 세계관을 상정하고 특정 국가를 적으로 돌리는 인식은 위험할 수 있다. 한미동맹이 우리가 취해야 할 핵심 축의 생존 전략임은 틀림없지만 동맹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사안에 따라 국익이 충돌할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윤 당선인이 강조해 온 ‘자유민주적 가치’가 대외 정책에 투영될 경우 미국의 ‘가치 외교’와 맥이 닿는다. 윤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당선 수락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한 것도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현 정부와 비교해 보다 친미적 성향의 윤 당선인에게 아태 지역에서의 적극적 역할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삼각 관계를 통한 군사적 협력 강화나 쿼드 등 반중전선의 확대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가 통치자로서 윤 당선인은 복잡한 국제 정세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갈등을 단칼에 해결할 해법은 없다. 북핵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든 정권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핵 딜레마에 빠져들길 원치 않는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지만 현재로선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끝날 공산이 크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막기 위해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책과 제재 방식에만 집중하면 남북의 대결적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외정책은 힘이 좌우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국익을 잣대로 이뤄지는 게임이다. 국제질서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대응이 중요하다. 선거 과정의 외교안보 공약에서 지지 기반과 이데올로기를 중시했다고 해도 대통령은 국가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대외 환경의 복잡성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국민 감정에 치우친 정책이 현실화되면 그 후폭풍은 감내하기 어렵다. 당장 인수위가 선거 과정에서 쏟아낸 외교안보 공약 등 대외정책의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는 노자의 경구가 있다. 국가의 정책을 바꿀 때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담겨 있다.
  • [씨줄날줄] 종부세 개편/김성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종부세 개편/김성수 논설위원

    이번 대통령 선거도 서울에서 승부가 났다.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에서만 31만여표를 이겼다. 전체 표 차이(24만여표)를 훌쩍 앞섰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의 표 차이만 29만표를 넘었다. 서울 표심(票心)은 종합부동산세가 결정타가 됐다. 윤 당선인은 서울 25개구 가운데 14곳에서 이겼다. 이 가운데 동대문구를 뺀 13곳이 공시가격 11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많은 상위 13곳과 일치했다. 공시가격 11억원은 1주택자에게 종부세를 매기는 기준이다. 종부세에 분노한 민심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고도 해석 가능하다. 서울 지역 424개 동(洞)의 표를 분석해 봐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미친 집값’에 종부세 부담이 높아진 동네일수록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6개 동 전체를 싹쓸이했던 마포구에선 이번에는 7대9로 국민의힘이 앞섰다. 용산구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10대6으로 앞섰지만 이번 대선에선 12대4로 국민의힘이 역전했다. 결국 총선에선 83대341로 민주당이 4배 이상 압승했지만 2년이 지나 245(국민의힘)대179(민주당)로 뒤집혔다. 이재명 후보도 작년 12월 보유세(종부세+재산세) 감축을 공약으로 내걸며 성난 민심을 되돌리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정부는 22일 종부세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재산세를 공시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1주택자 보유세 부담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한다.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종부세 납부 유예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도 인수위와의 조율을 거쳐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정책의 대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완결판인 부동산세 완화 정책이 나온다. 임기를 50여일밖에 안 남긴 정부가 굳이 이 시점에 대책을 내놓는 것은 예고된 스케줄이라고 해도 국민 혼선만 더 가중시킨다. 일부 대책만 나온다면 나중에 또 손질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꼭 발표할 필요가 있을까. 굳이 해야 한다면 재산세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정도 발표로 최소화하고 전반적인 부동산세제 개편안 발표는 새 정부에 넘기는 게 맞다.
  • [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겨울밤 혼술로 오른 취기 때문인지 학창 시절의 사진첩을 뒤져 봤다. 표지마저 너덜너덜해진 사진첩 속에 새겨진 빛바랜 흑백의 인물 사진들. 놀랍게도 고교 시절 교련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포도밭과 바닷가를 함께 누볐던 친구들이 그 속에 남아 있었다. 내친김에 중고교 졸업앨범도 펼쳐 봤지만 느낌은 영 달랐다. 달걀 모양의 배경 속에 박혀 있는 까까머리 소년들은 대부분 낯설었다. 이제는 기억의 저편에서마저 사라져 버린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름과 추억이 교차하는 친구는 겨우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괜스레 슬퍼지고, 주체할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들었다. 졸업앨범을 만들 때만 해도 누구나 학창 시절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텐데. 속절없는 세월을 보낸 뒤 문득 되돌아보니 만남을 이어 온 친구들이 몇 안 된다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근래 고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잦아진 이유를 이해할 것도 같다. 새삼 그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 [씨줄날줄] 대통령 근조화환/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근조화환/박현갑 논설위원

    올해 설 연휴 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설 선물을 받았다며 지인이 관련 영상물을 보내왔다. 축하한다고 하자 해마다 받았는데 올해가 마지막이라서 올렸다고 한다. 모든 국민이 대통령 선물을 받는 건 아닐 터이니 기분 좋은 일일 게다. 서민들로서는 대통령 선물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청와대가 대통령 선물 내역을 언론에 알리는 이유다. 조화도 마찬가지다. 장관급 이상 고위관료나 여야 정치인, 그리고 각 분야에서 사회통합이나 국위선양에 앞장선 사람 등 지명도 있는 인사의 빈소에는 대체로 대통령 근조조화가 놓인다. 유가족으로서는 위로가 될 게다. 지난 12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친 빈소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 “권력형 성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다. 민주당의 이탄희 의원은 안 전 지사 부친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낸 문 대통령과 같은 당 의원들을 향해 “섬세하지 못했고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 무감각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안 전 지사의 모친 빈소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에도 조화를 보낸 바 있다. 당시에도 정의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왔었다. 대통령의 선물이나 조문에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전두환씨가 사망했을 때 조화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전씨와의 5·18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는 근조화환을 보냈다.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는 메시지였다. 대통령이 환경미화원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다. 성범죄 가해자에게 건네진 대통령 조화를 둘러싼 비판은 성 피해자 중심주의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성폭력 가해자의 부친상에 조화를 보냈다고 해서 피해자를 외면하는 것으로 비판할 만큼 우리 사회의 포용성이 빈약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정치적 판단에 앞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적 예의로 이해할 순 없을까.
  • [길섶에서] 치킨무 선택권/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치킨무 선택권/전경하 논설위원

    퇴근길 동네 치킨 가게에 가니 ‘치킨무 500원’, ‘소스 500원’이란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치킨을 좋아하는 아들들이 배달시킬 때 함께 담겨 온 치킨무와 소스가 집에 남아 있다는 생각에 치킨만 포장했다.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면 치킨무와 소스가 기본으로 온다. 추가할 경우는 하나당 몇백원을 더 내야 한다. 소스가 입에 맞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냉장고 한쪽에 처박힌다. 가끔 소스들을 모아서 버린다. 치킨무도 종종 그런다. 돈도 아깝고, 버리기도 귀찮다. 일부 배달앱이 일회용 수저·포크를 따로 주문받으면서 일회용 수저·포크가 부엌 서랍에 쌓이는 일이 사라졌다. 소스도 따로 주문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복잡해지니 안 하려나? 몇 번 배달시켜 본 곳에다가라도 돈은 다 낼 테니 반찬이나 소스는 보내지 말라고 요청해 봐야겠다. 몇백원 손해인데 음식쓰레기 처리 안 하고, 일회용품 덜 쓰는 비용인 셈 치자. 반찬이나 소스도 분명 만들려면 돈이 드는데 정당하게 대접해 줬으면 좋겠다.
  • [서울광장] 이제 잊을 건 모두 잊자/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제 잊을 건 모두 잊자/서동철 논설위원

    선거는 끝났다. 유례가 없는 초접전이었으니 개표가 이루어지는 밤새 마음을 졸인 사람이 많았다. 밤잠을 잊은 보람을 찾지 못한 사람도 딱 그만큼이었다. 그럴수록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본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개표 과정은 과거 어떤 선거보다는 흥미진진한 한판의 빅게임이었다. 민심이 반으로 쪼개졌다는 이유로 이번 대선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평가엔 찬동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은 사실상의 양당 정치 체체에서는 어떤 선거에서도 반으로 나눠지는 것은 필연적일 것이다. 오히려 1% 포인트도 되지 않는 표 차이로 낙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흔쾌히 패배를 인정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크게 성숙했음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감동적이었다. 물론 웬만큼 수그러들었을 것으로 지레짐작했던 지역감정은 뚜껑을 열어 보니 여전히 완고하기만 했고, 60대 이상과 40대는 완전히 정치적 반대 세력이 되어 싸우다시피 했다. 여기에 젊은층의 ‘젠더 갈등’까지 가세했으니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윤 당선인이 ‘국민 통합’을 일성(一聲)으로 내놓은 것도 무엇이 시급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잊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거전을 휘감은 부정적 기억을 아예 잊어버리자는 것이다. 어제 새벽, 당선 확정을 알리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 당선인에 대한 축하와 낙선 후보에 대한 위로보다는 저주와 조롱으로 뒤덮인 현실은 안타까웠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공약은 지켜야 하지만 ‘네거티브 선거’에서 쏟아낸 ‘어두운 약속’은 후보와 유권자 모두 하루빨리 잊는 것이 더 큰 미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경쟁 후보의 ‘정치보복’ 주장에 빌미를 주었던 ‘적폐수사’ 발언 같은 것도 당선인은 잊는 것이 좋겠다. 이번 선거에서는 직업 정치인의 이기주의 같은 것도 실감했다. 국민의힘이 승리하기는 했으되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거대책본부 구성원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인지를 잘 모르겠다. 개표 과정을 TV로 지켜보는 동안 여권 성향의 정치 평론가일수록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어렵게 이기는 전략으로 갔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하는 데 급급해 선거를 어렵게 만든 당선인 주변 인사들에게 어떤 논공행상이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그동안 어떻게 도왔나’는 잊어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 대통령이 취임해도 ‘172석 거대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후보를 지지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선거전 초반의 여론조사 격차를 딛고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깻잎 한 장 차이’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에도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럴수록 이 후보의 어제 새벽 메시지는 지지자들에 대한 당부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지자들도 상대 후보와 그 지지자에 대한 미움이 없지 않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지지한 분들에게는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이제는 ‘가진 자’가 된 만큼 상대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에게도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보여 달라는 말씀도 덧붙이고 싶다. 지지자들은 앞으로 5년 동안 당선인과 공동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국정운영에 전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생각이 다른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는 행태는 당선인의 국정운영 이상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지금은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사화(士禍)의 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 [씨줄날줄] 광화문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은 과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윤 당선인은 앞서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정부의 실정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됐다는 판단하에 ‘해체’ 수준으로 청와대를 슬림화하면서 상징적으로 집무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임기 시작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이를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청와대 해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일 게다. ‘광화문 대통령’은 청와대 역사의 관점에서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를 벗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청와대 터는 조선시대 역대 왕들이 신하들과 동물 피를 나눠 마시며 하늘에 의리를 맹세하던 ‘회맹제’를 열던 회맹단(會盟壇)이 있던 곳이다. 고종 때 무력을 밝히는 터라는 의미의 ‘경무대’(景武臺)란 새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경복궁에 조선총독부가 들어선 뒤 경무대에 총독 관저가 들어섰고, 광복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이를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했다. 4·19혁명 뒤 윤보선 전 대통령은 독재권력의 냄새가 짙다며 경무대 명칭을 청와대로 바꿨다. 푸른 색깔의 기와에서 착안했다. 이 같은 수백년 역사만으로도 청와대는 짙은 권위주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곳이다. 그래선지 탈권위를 앞세운 역대 대선후보들도 집무실 이전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광화문 정부청사에 집무실을 두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로 옮기려고도 했다. 하지만 취임 뒤엔 경호·보안 등 문제로 그 누구도 실천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정부혁신 분야의 첫 공약으로 청와대 개혁을 내걸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뒷받침해 온 수석비서관제와 제2부속실을 폐지하는 등 조직을 줄여 전략조직으로 재편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권력의 분산과 부처 책임 강화를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인원을 30% 감축하고 청와대 명칭을 ‘대통령실’로 바꾼다고 한다. 여기서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은 탈권위의 출발점이란 상징성을 갖는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나머지 단추들도 잘 끼울 수 있다. 윤 당선인이 1호 광화문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길섶에서] 거울 속 나, 사진 속 나/진경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거울 속 나, 사진 속 나/진경호 수석논설위원

    납득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거울과 사진의 간극이다. 거울 속 나와 사진 속 나는 왜 이렇게 다른가. 욕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그래도 봐줄 만하다. 한데 휴대폰 셀카 얼굴은 대체 왜 이런가. 매우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가설로 이 괴리를 풀어 본다. 첫째, 거울 속의 나는 ‘내가 보는 나’다. 반면 사진 속 나는 ‘타인이 보는 나’다. 내 눈으론 내가 아직 봐줄 만하다 싶다. 하지만 남들 눈엔 ‘아니올시다’다. 이 분석은 ‘나는 내게 관대하다. 남들은 그렇지 않다’로 귀결된다. 다른 가설은 경로의 차이다. 거울 속 나는 가까이에서 반사된 나다. 반면 사진 속 나는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날아든 광자를 카메라 렌즈가 포집해 디지털 화소로 재구성한 것이다. 한 다리 건넌 모습인 것이다. ‘누구든 가까이 다가가 있는 그대로 보면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결론은 이렇다. 아직 봐줄 만한 사람이란 생각은 착각. 다만 ‘자세히 보아야 이쁜 들꽃’일 가능성 정도는 남아 있음.
  • [씨줄날줄] 노르트스트림/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르트스트림/박록삼 논설위원

    노르트스트림1은 유럽 북부 발트해 해저를 관통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2011년 만들어진 1222㎞의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유럽의 서부와 남부의 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각 국가에 공급되고 있다. 육로를 거치지 않아 운송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유럽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물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노르트스트림2 역시 지난해 말 건설을 마치고 독일의 공식 승인을 앞둔 상황이었다. 값싼 천연가스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으니 시장 논리에 따른 당연한 선택이었을 테다. 하지만 전쟁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전쟁을 선언한 다음날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h당 106.10유로에 거래돼 19% 급등했다. 지난 7일에는 러시아 부총리가 “서방의 제재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면서 노르트스트림1을 끊을 수 있다고 발표하자 하루 만에 79% 급등, 345유로(㎿/h당)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노르트스트림2는 미국의 제재 및 독일의 승인 취소로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노르트스트림2가 있는 스위스는 직원을 모두 정리해고했다. 남 얘기가 아니다. 러시아 국제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 국가’에 포함시켰고, 그 불똥은 고스란히 우리 기업으로 튀었다. 러시아에 진출한 150개 한국 기업의 총투자액은 27억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 3위는 각각 현대차와 기아차다.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마친 이후 세계는 더이상 시장과 공장으로 분리되지 않는다. 힘의 우위는 있더라도 일방적 관계는 존재할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정치, 안보, 경제 등 여러 측면에서 세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일이나, 일본이 강제동원 판결 이행 문제로 대한국 반도체 부품 수출을 제한한 일이 부메랑이 된 것을 보면 자명하다. 모든 제재는 자해적 요소를 포함한다. 갈등과 대립, 전쟁의 종식만이 지구촌 상생의 길임을 다시금 절감한다.
  • [길섶에서] 확진자 34만명/김성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확진자 34만명/김성수 논설위원

    네 명이 두세 달에 한 번씩 저녁을 먹는 모임이 있다. 한 분은 모임의 좌장격인 선배이고, 나를 포함해 나머지 세 명은 중학교 동창이다. 작년 12월엔 한 친구가 회사 내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을 했다고 빠지면서 세 명만 모였다. 며칠 전 모임엔 선배가 약속 당일 아들이 양성 판정을 받아서 못 온다고 해서 또 세 명만 만났다. 그런데 이날 모임에 참석한 다른 친구가 사실 자기도 확진을 받았었고 얼마 전에야 자가격리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코로나 환자가 너무 많다. 처가친척 두 분을 비롯해 보름 전쯤 저녁을 함께 먹었던 아내 친구 부부, 딸이 다니는 성당의 동료 신도 등 가까운 곳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아침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 검사를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면 어제 확진자가 급기야 34만명을 돌파했다는 게 실감이 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겐 계절독감 정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정점을 지나야 안심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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