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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재택근무 단상/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재택근무 단상/임창용 논설위원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라 점심식사 후 집 주변 산책에 나섰다. 아파트 정문 건너 분식집 앞이 소란스럽다. 초등학교 1, 2년생으로 보이는 아이 네댓 명이 가게 앞 매대에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으며 떠드는 소리다. 조용한 동네의 허공에 톡톡 쏘아 올리는 듯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상쾌하다. 산책로엔 두서너 명씩 무리 지어 걷는 젊은이들이 제법 많다. 나처럼 점심을 먹은 뒤 산책하는 직장인들인 듯싶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판교테크노밸리가 있어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근무한다. 재택근무 초기엔 이런 풍경들이 마치 새로 이사 왔을 때처럼 낯설었다. 출퇴근할 때 평일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풍경에만 익숙해서인 듯했다. 단지 머무는 시간만 달라졌을 뿐인데. 10년 넘게 한 곳에 살면서도 보지 못했던 동네 모습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앵글과 시간에 따라 렌즈에 비치는 세계가 너무 다른 데 놀라곤 한다. 우리 삶의 모습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 [씨줄날줄] 130년 만의 귀환/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130년 만의 귀환/박현갑 논설위원

    서울 중구 정동에 가면 ‘배재대학교’라는 간판이 내걸린 현대식 빌딩 옆에 빨간색으로 된 근대식 건물이 있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이다. 1885년 7월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의사 겸 미국 선교사이던 윌리엄 스크랜턴의 집을 빌려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배움터가 있던 곳이다. 배재학당이라는 이름은 이듬해 고종이 ‘유용한 인재를 기르는 곳’이라는 의미로 하사한 현판이기도 하다. 아펜젤러는 배재학당을 세워 육영사업에 힘쓴 것 외에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에도 도움을 줬다. 그가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정동제일교회는 독립운동가들이 일본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독립운동을 도모하던 장소 중 하나였다. 그는 1902년 성경 한국어 번역을 위해 인천에서 배를 타고 군산으로 가다가 선박 충돌사고로 바다에 빠진 학생들을 구하려다 숨졌다. 우리나라 근대화에 큰 영향을 준 아펜젤러에게 130년 전 조선 왕실이 선물한 ‘나전흑칠삼층장’이라는 공예품이 우리나라에 돌아왔다고 한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은 지난해 12월 아펜젤러의 증손녀인 다이앤 도지 크롬으로부터 나전흑칠삼층장을 기증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크롬은 아펜젤러의 둘째 딸인 아이다 아펜젤러의 손녀로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한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9월 박물관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아펜젤러가) 조선의 왕에게서 감사의 의미로 받은 것이라 들었다”며 “우리 가족이 간직할 때보다 한국에 있을 때 더 빛이 날 것 같다”고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삼층장은 검은 옻칠에 섬세한 나전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높이만 180여㎝에 이른다. 박물관 측은 아펜젤러 가문의 가계도, 기증자가 전한 사진 자료와 소장 경위, 전문가 평가 등을 종합한 결과 고종이 한국 근대교육에 헌신한 공로 등을 인정해 아펜젤러에게 준 선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아펜젤러의 장남은 배재학교 교장을, 장녀는 이화학당 교장을 지냈으며 한국 땅에 묻혔다. 아펜젤러 가문의 3대에 걸친 한국 사랑의 뜻이 담긴 나전흑칠삼층장은 올 하반기에 특별전시될 예정이다.
  •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솥단지에서는 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왁자지껄한 식당 안쪽 식탁은 늘 아저씨들 차지였다. 아주 가끔씩 아줌마 한두 명이 눈칫밥 얻어먹듯 구석자리 하나 차지해 후다닥 한 접시 해치우고 자리를 떴다. 시장통 순댓집 풍경은 시큼한 막걸리 냄새와 묘한 돼지 냄새가 뒤섞여 어린 후각에 결코 유쾌하지 않은 곳으로 남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타지 생활 시작하며 처음으로 먹어 본 순대는 약간의 쿰쿰함만 빼면 의외로 먹을 만했다. 젊은 시절 여럿 둘러앉아 순대 한 접시에 초록병 뚜껑을 참 숱하게도 비틀었다. 딱히 약속 없는 퇴근길이면 혼자서 순댓국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곤 한다. 홀로 앉아 눈만 끔뻑이며 소주 한 잔에 국밥 퍼 먹는 내 모습이 거울도 없는 순댓국집 여기저기에 비친다. 비슷한 처지끼리 제 뚝배기에만 집중할 따름이다. 시인 황지우가 노래한 ‘몸에 한 세상 떠 넣어 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까지는 아니라도 뻘쭘함은 덜하다. 다행이다.
  • [인사]

    ■국토교통부 ◇국장급 전보△공항정책관 이상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승진△원전전략기획관 김규성△신통상전략지원관 김진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승진>△선임기자(부국장) 고광본△정치부장 민병권△편집부장 최덕현 <부서 이동>△사회부장 한영일△디지털뉴스룸 디지털전략·콘텐츠부장 정민정△바이오부장 김정곤△산업부장 이철균△금융부장 노희영△IT부장 성행경△시그널부장 겸 증권부장 손철△국제부장 서정명△ 여론독자부장 홍병문△성장기업부장 김민형△ 건설부동산부장 이혜진 <선임기자>△여론독자부 이종배 이정법 한기석 이재용△정치부 국방부문 권구찬◇논설위원실△신경립 김상용 김능현◇전략기획실 <승진>전략기획부 부국장 신한수◇총무국 <승진>△독자지원팀장 신수균△전산팀장 이우진
  • [김균미 칼럼] 정치의 품격/논설고문

    [김균미 칼럼] 정치의 품격/논설고문

    “미국의 서사는 진보와 회복력에 관한 것이다.” “공화당 동료(friends) 여러분, 지난 2년간 양당이 함께 일해 왔고, 앞으로도 협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함께 일을 마무리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국정연설 중 인상적인 대목들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수성했지만 하원의 다수당 지위가 공화당으로 넘어간 뒤 바이든의 첫 국정연설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집권 하반기 공화당에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재선 도전을 겨냥해 개혁 과제들의 한 치 양보 없는 이행도 다짐했다. 서로 상충하고 대선을 앞두고 있어 양당 협력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갈라진 정치 지형에서 대통령이 초당적 협치를 강조한 것이 레토릭에 그치더라도 제 갈 길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낫다. 평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70여분간 생중계된 바이든의 국정연설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첫째, 정치 연륜 50년인 바이든의 노련함이다. 연방 상원의원 36년과 부통령 8년. 의회 정치엔 최고수다. 어렵게 하원의장에 선출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의원의 취임을 축하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2년간 거둔 경제적 성과가 공화당 협조로 가능했다고 강조해 드물게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박수도 받았다. 의료보험 개혁 등을 겨냥해 쏟아지는 공화당 의원들의 야유와 고함은 예상한 듯 즉석에서 침착하고도 날카롭게 받아쳤다. 미 언론과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국정연설이 내용과 열정적인 모습 등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한 연설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어눌하고 말실수도 했지만 80세라는 고령에 대한 우려를 날려 버릴 정도로 활력 넘치고 단호했다. 둘째, 바이든의 대외정책과 경제정책의 핵심이 미국 우선주의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반도체 등의 공급망 구축 외에 미국의 모든 연방 기반시설 공사에 미국에서 만든 자재만 쓰도록 요구하는 새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때처럼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한국 정부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셋째, 바이든이 강조한 초당적 협력이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인다. 대선 승리를 위해 공화당이 각을 세울 게 뻔하다. 예의를 지켜 달라는 매카시 하원의장의 사전 당부에도 의원들이 야유하는 모습은 영국 의회를 연상시키지만 아직 미국 의회에서는 드물다. 대통령 국정연설을 거부한 적도 없다. 국정연설이 의회·국민과의 주요 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1790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때 시작됐다. 1801년부터 의회에 서면 제출로 대체됐다가 1913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때 연설로 바뀌었다.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때부터 TV로 중계됐다. 1965년 저녁 시간대로 옮겨 더 많은 사람이 대통령 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했고,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의 양극화는 한국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2년 전 대선에 불복하는 극우 단체 회원들이 의회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건까지 터졌다. 지난 2일에도 반유대 발언을 했다며 소말리아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이 외교위원회에서 제명됐다. 그렇다고 여야 소통 채널이 막히지는 않았다. 바이든은 지난 1일 매카시 하원의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국정 운영의 협조를 요청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차는 여전했지만 국정연설에서 재차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손을 내밀었다. 제스처인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협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갖는다. 이것이 정치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닐까. 우리는 어떤가. 여야가 협치 시도는 고사하고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정치의 품격을 따지기도 부끄럽다. 이참에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미국처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평일 저녁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 [씨줄날줄] 팬덤 특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팬덤 특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대깨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대통령(문재인) 지지가 아무리 뜨거워도 어떻게 비속어(대가리)를 대통령 이름 앞에 붙일 생각을 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스스로 ‘빠’를 붙여 불렀다. 그들은 정치를 주무르는 극성 팬덤은 아니었다. ‘노빠’를 자칭할 때는 진보주의의 우월감도 은연중 스며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그렇다. 극렬 보수지지층 ‘태극기 틀딱’도 팬덤이라면 팬덤이었다. ‘대깨문’, ‘문파’ 혹은 ‘문빠’의 위력에 몇 년 새 잊혀진 유물로 밀렸지만. 2018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문 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대형 광고가 걸렸을 때. 낯뜨겁긴 해도 팬덤이 정치판으로 옮겨 온 현상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봉인이 풀리던 문빠 팬덤은 지난 정권 내내 정치의 공적 비판 기능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이라는 ‘문재인식 팬덤 정의’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극성 지지층의 패악에 가까운 팬덤 정치가 불과 3, 4년 만에 이렇게 불치 수준이 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 ‘대깨문’이 롤모델이 아니었다면 정체조차 모호한 ‘개딸’들이 지금 제1야당의 상투를 잡고 흔들지도 않을 테고. 한국 정치 팬덤 소사(小史)의 주인공은 빼고 보탤 것 없이 문 전 대통령이다. 잊혀지고 싶다던 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을 “한국 사회의 법과 정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고 소개했다. ‘법과 정의’를 어겨 2년 징역형을 최근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다. 묻지마 팬덤에 반쪽 국민만 보고 반쪽 국정을 했던 습관대로다. 정치학자 박상훈은 “문제는 ‘문빠’가 아니라 ‘문빠를 필요로 하는 정치’”라고 한 적 있다. 습관도 깊어지면 병이 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팬덤과 민주주의특별위원회’를 가동한다. 극단적 팬덤 정치가 여론을 왜곡하는 현실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가짜뉴스와 결합한 팬덤 정치는 확증편향의 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긴다. 팬덤 정치의 소재 공급원이 된 유튜브에도 언론중재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여러 방안을 고민할 모양이다. 우리 정치 팬덤은 세계 정치학자들의 연구 모델이 될 만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윤빠’가 없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하나.
  • [길섶에서] 작은 박물관의 재미/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작은 박물관의 재미/서동철 논설위원

    영천역사박물관은 1층에 카페가 있는 상가 건물 2층에 있다. 이름에서는 공공박물관 같은 분위기가 풍기지만 민간 박물관이라고 했다. 영천시가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영천시립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의병의 도시답게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모두 의병활동사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 그런데 필자의 직업 의식을 자극하는 특별한 소장품도 있었으니 민간 조보(朝報)다. 조선시대 승정원은 조정의 각종 소식을 알리는 조보를 펴냈다. 임금의 동정은 물론 정책과 인사이동, 사건·사고까지 실었다고 한다. 정보의 수요는 많았지만 조보의 일반 유통은 어려웠으니 민간 조보가 나왔을 것이다. 영천박물관 것은 1577년(선조10) 목활자와 금속활자를 섞은 활자 조판 방식으로 찍었다고 한다. 이 박물관이 ‘세계 최초의 상업용 활자조판 신문’이라고 자부하는 것도 과장은 아니겠다 싶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작은 박물관에서 건진 뜻밖의 수확이다.
  • 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일본 우익 언론인이 “일본 기업들이 기껏 한국을 도와주었더니 이제 와서 ‘전범’ 취급을 한다”는 논지로 한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수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전 서울지국장)은 지난 4일 ‘이제 와서 전범기업이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구로다 위원은 “일·한(한일) 외교 안건이 된 이른바 ‘강제징용 보상(배상)문제’와 관련해 일본인으로서 불쾌한 대목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보상을 요구받고 있는 일본 기업에 대해 한국 언론이 자꾸만 ‘전범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전시에 일어났던 일을 들먹이며 이와 같은 낙인을 찍고 있는데, 기업 비즈니스맨을 비롯한 주한 일본인은 참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과거사와 연관지어 아직도 그런 말을 쓰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 한국 언론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대일 전승국도 아닌 한국에서 일본에 대해 최근 들어 ‘전범’, ‘전범’이라며 갈수록 열을 올리는 불가사의함이란…. 영화나 드라마, 언론보도 등에서 일본 (식민)통치 시대의 독립 운동이 과도하게 미화돼 ‘일본과 싸워 이겼다!’라는 믿음이 퍼져나가고 있는 탓일까.” 구로다 위원은 “개인 보상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때 자금을 받은 한국 정부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며 “특히 일본 기업들은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에 보상 문제를 자꾸 들춰내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강제징용 소송의 피고로서) ‘나쁜놈’ 취급을 받고 있는 일본제철은 세계적 철강업체 포스코의 설립을 도왔고, 미쓰비시중공업을 모체로 하는 미쓰비시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며 “한국 경제는 이른바 ‘일본 전범기업’덕분에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30년 이상 서울 특파원을 지낸 구로다 위원은 “한국의 경제발전은 일본이 패전 이후 한국에 넘긴 기업 자산 덕분”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의 ‘망언’ 전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말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영웅’의 개봉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 암살로 유명한 안중근이 주인공인 정통(?) 애국반일영화 ‘영웅’이 개봉한다”며 “이는 일본인에게는 ‘테러리스트 찬가’로 비쳐진다”고 칼럼을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 [길섶에서] 2월 단상/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2월 단상/이순녀 논설위원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세영 시인의 시 ‘2월’의 첫 구절이다.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과 똑같을까. 지인이 SNS 대화방에 올린 시를 읽으며 무릎을 쳤다. 2월은 애매한 달이다. 한 해의 시작인 1월은 새로움으로 반짝이고, 봄을 앞둔 3월은 설렘으로 싱그러운데 중간에 낀 2월은 이도 저도 아니게 어정쩡한 느낌이다. 다른 달에 비해 날수가 적어서 더 아쉽고, 애틋한 달이기도 하다. 그 2월도 벌써 삼분의 일이 지났다. 결심은 옅어지고, 조바심은 쌓이는 때. 흘러간 시간을 후회하지도 말고, 다가올 앞날을 미리 두려워하지도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시의 다음 연은 이렇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지나치지 말고 오늘은/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풍경에 오래도록 눈을 맞춰야겠다.
  • [씨줄날줄] 구룡마을/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룡마을/박현갑 논설위원

    판자촌은 산업화의 유물이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형성된 빈민촌이다. 판자는 조악한 목재 가공품으로 단열재가 아니다 보니 여름에는 더위에, 겨울에는 추위에 취약하다. 쉽게 부식돼 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판자촌이 산비탈에 들어서면서 ‘달동네’라는 용어도 나왔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당국이 대대적인 무허가 건물 정비에 나섰고 도심에 있던 판자촌은 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남아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무허가 판자촌으로 부지 규모만 26만 4500㎡(약 8만평)에 이른다. 설연휴 직전인 지난달 20일 불이 나 개발 방식을 두고 주목받은 곳이다. 최근 서울시가 이곳을 아파트촌으로 바꿀 모양이다. 2011년부터 주거환경 정비에 나섰지만 부지 활용 방안과 보상 방식 등을 두고 토지주 등과의 갈등으로 지지부진했던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조만간 공고를 내고 토지보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한 2800여 가구에서 3600여 가구로 늘리고 건물의 최고 높이도 35층으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시는 2020년 6월에 임대 1107가구, 분양 1731가구 등 2838가구와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짓는 사업계획을 고시한 바 있다. 최종 사업계획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개발되면 주거단지로서 가치가 치솟을 전망이다. 앞으로는 양재대로가 있고 대모산과 구룡산을 좌우로 끼고 있어 주거지로는 최적이다. 난제가 적지 않다. 토지 보상 문제로 토지주와의 실랑이가 예상된다. 토지주들은 맞은편 개포동 아파트 단지 수준의 땅값을 기준으로 보상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SH공사는 감정평가에 따른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교통체증과 조망권을 둘러싼 민원도 예상된다. 지금은 마지막 남은 강남 개발지로 부동산 투기꾼과 브로커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자연녹지보전지역이기도 하다. 시에서 개발을 주도하되 자연환경 보전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장물 된 BTS 정국 모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물 된 BTS 정국 모자/박록삼 논설위원

    중고 거래는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미 문재인 시계, 윤석열 명절 선물 등이 거래 품목으로 올라오며 크고 작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물건은 여러모로 대단한 화제였다. 판매 상품은 모자. ‘BTS가 여권 만들려 외교부를 방문했을 때 대기실에 놓고 감. 정국이가 직접 썼던 모자로 꽤 사용감 있음. 1000만원. 소장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임. 가격 조정 안 함’ 등의 글과 함께 자신의 얼굴이 담긴 공무원증 사진까지 버젓이 올렸다. 아무리 세계적인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쓴 모자라지만 판매 금액도 황당했고, 뻔히 주인을 아는데도 돌려주지 않은 채 판매한다는 사실에 비난이 폭주했다. 당사자는 “신고하겠다”는 댓글이 올라오자 서둘러 글을 삭제한 뒤 곧바로 경찰에 찾아가 자수했다. 글을 올리기 전 외교부를 사직한 계약직 직원이었다. 분실물 신고도 하지 않았다. 넉 달 가까운 수사 끝에 수사당국은 점유이탈물횡령죄나 업무상횡령죄 대신 단순 횡령 혐의를 적용해 그를 약식기소했다. 조만간 약식재판을 통해 벌금형이 나올 전망이다. 횡령을 통해 불법 취득한 장물인 모자는 관련 절차를 밟아 정국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세상의 모든 거래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이뤄진다는 명제가 낯설지 않다. 1억 5000만원에 나온 대전엑스포의 자기부상열차를 비롯해 일본 항복문서 복사본, 수억원짜리지만 100만원에 나온 침수된 람보르기니 자동차, 수백만원 골드바 등 특이한 물품들이 넘쳐난다. 그 와중에 절도, 사기, 횡령 등에 의한 장물을 나도 모르게 살 수도 있다. 다행히 형법상 ‘장물 취득죄’는 명백히 장물임을 알고 취득해야 성립되니 처벌받을 일은 없다. 다만 민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줘야 할 일이 생길 수는 있다. 또한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되는 물건이라면 자칫 국가에 환수될 수도 있다.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외교부 전 직원이 약식기소되며 중고 거래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을 줬다. ‘늘 평화롭게 당근거리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실정법을 뛰어넘는 도의와 배려, 존중이 자리잡으며 공동체의 소소한 즐거움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 [길섶에서] 지금 이 순간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지금 이 순간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지난가을 산책 때마다 낙엽 몇 장씩 주워 들였다. 선연한 가을빛이 아까워 하나둘 줍던 것이 가을 내내 일과가 됐다. 부슬부슬 비가 적신 날에도 주웠다. 곱게 닦아서는 책갈피 어디든 끼워 두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 냄새로 프루스트는 지난 기억을 되살렸다 했지. 마른 잎 냄새로 문득 나도 시간여행을 해볼 수 있을까, 그런 속셈도 있었다. 삼 년쯤 묵힐 김장독을 묻듯, 십 년쯤 뒤 찾을 적금을 들듯, 백 년쯤 뒤 열어 볼 타임머신을 파묻듯. 큼직한 잎에는 날짜도 적어 봤다. 시간에 이름을 붙여 놓으려고. 책갈피의 마른 잎 냄새는 제법 구수해졌다. 얼마나 지났다고, 잎잎에 담았던 마음의 무늬들은 온데간데없다. 눌러쓴 날짜도 흐릿해졌다. ‘지난가을’, 이 낱말 속에 뭉개져 있다. 위태로운 시간의 경계는 ‘어느 해 가을’로 훗날 또 허물어지겠지. 마음을 고친다. 시간에 눈금을 새기는 욕심은 내지 않기로. 오지 않은 날을 너무 믿지 않기로. 지금 이 순간을 더 깊이 살기로.
  • [황성기 칼럼] 중대선거구가 최선은 아니지만/논설고문

    [황성기 칼럼] 중대선거구가 최선은 아니지만/논설고문

    2013년 가을 무렵 일본 도쿄에서 만난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은 필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일본의 소선거구제는 실패했다. 내가 주도했지만 선거제도 개편을 후회한다.” 한국에선 위안부의 인정과 사죄를 담은 ‘고노 담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고노 전 의장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국회의원 14선에 부총리, 외무상, 관방장관을 거쳐 자민당 총재까지 경험하고도 총리 자리에 못 오른 비운의 정치인으로 더 유명하다. 고노는 자민당 총재이던 1994년 비자민당 연립정권의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와의 담판 끝에 중대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꾸는 정치개혁법안을 통과시킨다. 일본 ‘소선거구제의 아버지’라고 부를 만한 고노 전 의장의 ‘후회’는 그래서 더욱 인상에 남았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중대선거구제가 실패하고 소선거구제가 마치 잘 운영되는 듯 정치인들이 얘기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이다. 일본 파벌 정치를 청산하는 명분으로 도입했던 소선거구제는 거대 자민당 독주의 정체된 정치 구조를 공고히 했다. 거품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이었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20년이 되고 ‘잃어버린 30년’까지 늘어난 것은 정치에 기인한 탓이 크다. 자민당의 독주가 시작된 1955년의 이른바 ‘55년 체제’ 이후 68년간 딱 두 번의 정권교체를 빼놓고는 자민당이 어떤 식으로든 권력을 놓은 적이 없다. 지금은 공명당과의 연립으로 중의원, 참의원 모두 개헌이 가능한 절대다수당이 됐다. 중대선거구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편이라지만 고노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자민당은 소선거구에 찬성하는 ‘개혁파’와 반대하는 ‘수구파’의 대립으로 당이 쪼개질 위기에 있었다. 고육지책으로 소선구제 이행을 당 총재가 결단한다. 결과는 정반대. 국회나 자민당에서 소수파가 설 자리가 적어졌다. 자민당 내 진보파, 비둘기파의 입지가 좁아진 반면 강경 우파의 힘만 커졌다.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의 권력도 비대해졌다. 아베 신조의 8년 9개월 집권, 일본 정치의 우향우가 소선거구제 폐해의 상징이다. 정치의 물이 고이면서 혁신이 사라지고 정체가 커졌다. 식민지배를 했던 한국과 대만에 임금이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 여러 분야에서 역전당하고 쇠퇴를 겪으면서도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하는 일본이다. 그 모든 퇴행의 원인이 소선거구제에 있다고 하긴 어려워도 영향이 깊게 드리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중대선거구제가 목하 논의 중이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 시한인 4월 초까지 양당이 합의를 이뤄 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영남과 호남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기득권 국회의원들이 꿀물이 흐르는 자리를 내놓아야 할 선거제도 개혁에 찬동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대로 놔두면 일본 자민당의 독주처럼 두 거대 여야의 생산성 낮은 정권 교체극이 고착화할 게 뻔하다. ‘개딸’ 같은 팬덤 정치의 심화, 양당의 극단적 대립, 저질·혐오의 확대재생산이 대한민국 정치의 종말처리장에 쌓일 것이다. 소선거구제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판명된 이상은 고쳐야 한다.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를 늘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자는 안, 영호남과 수도권에서 먼저 중대선거구를 혼용하자는 안까지 처방은 백화제방처럼 줄을 잇는다. 핵심은 사표를 줄이고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아닌 제3, 제4의 세력도 국회에 들어가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한국형 선거제도를 만들라는 것이다. 중대선거구가 다수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맞다. 복수 공천으로 거대 정당의 싹쓸이가 재현될 수 있으니 치밀하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중대선거구제가 최선은 아니지만 일본 같은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35년 된 제도를 혁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 [씨줄날줄] AI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AI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선풍을 일으키면서 AI 기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법적 규제의 시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공개 이후 두 달 만에 월 이용자가 1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논문을 쓰거나 의사시험을 통과하며 고도의 전문 지식을 뽐내고, 일상 대화도 술술 주고받는 AI의 놀라운 진화에 세계는 경탄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표절, 시험부정, 가짜뉴스 같은 부작용과 편향적인 데이터 학습으로 인한 성별·인종·소수자 차별 등 인권과 윤리를 침해할 가능성도 한층 심각해졌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조차 AI 기술 악용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미라 무라티 CTO는 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챗GPT는 사실을 지어낼 수 있고, 나쁜 의도를 가진 이용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면서 “AI를 규제하는 것은 지금도 이르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크 오친클로스 미국 하원의원은 지난달 25일 의회 연설에서 챗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하며 “새 기술에 적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관련 정책이나 법규가 너무 늦어져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집행위원도 “챗GPT가 보여 주듯 AI 기술은 위기도 제공하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AI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4월 초안을 발표한 ‘AI법’이 올해 제정될 전망이다. 이 법은 위험도에 따라 AI를 3단계로 분류해 그에 맞는 규제를 부과한다. 가령 안면인식 기술처럼 인권 침해 소지가 있으면 전면 금지하고, 직원 채용에서는 AI의 적합성과 편향성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법이 제정되면 유럽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 국가의 AI 윤리 기준 및 관련법 제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0년 마련한 ‘인공지능 윤리기준’이 고작이다. 이듬해 ‘인공지능기본법’을 국회에 발의했으나 아직 진척이 없다.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SF영화 같은 암울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AI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 [길섶에서] 새해 결심/황성기 논설고문

    [길섶에서] 새해 결심/황성기 논설고문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해가 바뀌면 A4 용지 가득히 새해 할 일을 빼곡히 쓰곤 했다. 심지어는 아내와도 새해 계획을 주고받으며 실천을 다짐한 때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새해 계획을 짜는 시간이 오면 전년도의 못 이룬 일이 생각난다. 너무나 낮은 이행률에 실망한 매년이었다. 새해 각오가 20개였던 것이 10개가 되고 그 10개가 5개가 되더니, 2~3년 전부터는 새해 계획 짜기 이벤트조차 하지 않게 됐다. 2월이 됐는데도 계묘년 계획은 미정인 채다. 아내와 주고받은 덕담은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였다. 그 이상 새해에 빌어야 할 일이 뭐가 있겠나 하고 스스로를 위안도 한다. 장수를 기원할 부모도 안 계시고 자식도 장성해 집을 나간 지금 바랄 일은 썰렁한 집에 남은 부부의 건강밖에 없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운동을 더 하자든가, 술을 덜 마시자든가 하는 다짐도 부질없는 것임을 자각하기까지 몇십 년 걸렸다.
  • [길섶에서] 입춘의 희망/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춘의 희망/박현갑 논설위원

    창문을 뚫고 아침 햇빛이 들어온다. 주말 단잠을 시샘하듯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파고드는 태양의 희롱에 몸을 뒤척인다. 전날 블라인드 내리는 걸 잊은 탓이다. 주중 일과 주말 휴식으로 맞춘 일상을 소리 없이 훼방 놓는 녀석의 공세에 결국 몸을 일으킨다. 녀석은 카톡에서도 위력을 보인다. 해의 움직임을 토대로 한 1년의 첫째 절기인 입춘 소식이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좋은 기운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란 글이 가득이다. 예전에는 이런 입춘첩이 집집마다 대문에 하나씩 붙어 있었다. 요즘도 전통 가옥이나 식당 출입문에서 볼 수 있다. 문을 바깥 세상과의 단절이 아닌 연결 통로로 바라본 삶의 지혜가 느껴진다. 눈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게 아니라 봄이 온 것이라고 한다. 눈은 사라졌지만 추위는 여전하다. 고물가로 체감온도는 더 낮다. 봄을 담은 저 햇살이 일상의 고단함까지 녹여 주길 바라 본다.
  • [씨줄날줄] 춘추전국 SMR/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춘추전국 SMR/박록삼 논설위원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발전량이 대형 상업원전의 5분의1 수준인 100~400㎿의 소형 원전이다.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 속에 대형 상업원전에 비해 안전도가 1000배 이상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힘입어 2035년까지 세계 SMR 시장이 6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등이 개발하고 있는 SMR 노형은 80개가 넘는다. 특히 미국이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을 앞세워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SK그룹 등 한국 기업들이 주기기 제작 등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역시 약 10조원을 SMR 개발에 투자해 20기의 SMR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20년 세계 최초로 해상부유식 SMR을 상용화한 러시아는 2028년까지 17기 노형을 건설하려고 한다. 이 나라들의 각축 속에 어느 곳도 아직 시장 패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SMR 춘추전국시대에 가깝다. 한국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12년 세계 최초 SMR로 평가받는 스마트 원전 개발에 성공했지만, 기술 혁신을 이어 가지 못한 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한발 늦은 형국이 됐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차세대 SMR 노형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기본설계에 이어 2025년까지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2028년엔 표준설계 인가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4회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국회 포럼’에 참석해 “올해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하는 혁신형 SMR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적기에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포럼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여야가 따로 없는 일이다. 차세대 산업의 패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일이다. SMR은 더이상 정치의 영역이 아닌 국가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영역이다. 정부와 정치권, 국민의 염원을 모아 열국들이 각축하는 경쟁의 복판으로 들어갈 일이다.
  • [부고]

    ●권화섭(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씨 별세, 권성철·성헌씨 부친상, 김정림·조유나씨 시부상, 권희재씨 조부상 = 4일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2)2650-5121 ●강성모(제13대 국회의원·린나이코리아 명예회장)씨 별세, 강원석·원우·원상·혜경·효림씨 부친상 = 5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2) 3779-1918 ●최필순씨 별세, 주진우(대통령실 법률비서관)씨 조모상 = 5일 경상국립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55)750-8651
  •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이 신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 오면서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해결할 문제도 많다”면서 “대통령실과 언론이 함께 소통하면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대변하겠다. 한편으론 언론인, 국민의 생각을 잘 듣고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인 지역·이념·세대·남녀 간 갈등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90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언론계로 복귀해 문화일보에 몸담았다.
  •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이도운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 입장 잘 대변하겠다” 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이같은 인선을 발표했다.이 신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 오면서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해결할 문제도 많다”면서 “대통령실과 언론이 함께 소통하면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대변하겠다. 한편으론 언론인, 국민의 생각을 잘 듣고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인 지역·이념·세대·남녀 간 갈등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90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언론계로 복귀해 문화일보에 몸담았다. 대변인석은 지난해 9월 강인선 전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지 5개월 만에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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