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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불어라 봄바람/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불어라 봄바람/박현갑 논설위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며 봄기운을 즐겼다. 예전의 봄바람과 차이가 없을 텐데 얼굴에 부딪치는 바람이 의외로 달콤하다. 새봄을 맞아 자연과 함께하려는 라이더의 공손한 마음가짐에 자연이 화답했지 싶다. 아파트 단지 안 나무들도 봄 치장에 나섰다. 산철쭉과 자산홍은 새잎을 하나둘 드러내 보인다. 오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놀랐는지 산수유와 개나리는 벌써 꽃망울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겨울잠을 자는 나무도 있다. 수령이 수백 년은 됐음직한 아름드리 팽나무의 잔가지에는 찬 기운이 여전하다. 하지만 땅속 뿌리에서는 뜨거운 성장의 기운을 서서히 내보내고 있을 게다. 산책로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켠다. 새봄을 맞아 자연은 생기를 더하며 희망과 설렘을 노래하건만 인간 세상은 을씨년스러운 얘기들로 아직 겨울이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규율을 세우려면 고통과 변화는 불가피하다. 분열은 날리고 희망은 확산시킬 훈훈한 봄바람이 내 핸드폰 속으로도 불어오길 바라 본다.
  • [씨줄날줄] 트럼프의 SNS 귀환/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의 SNS 귀환/임창용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만큼 SNS를 애용하는 정치인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는 짧으면서 자극적인 게시물로 정적을 공격하거나 선동하는 효과를 극대화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 조’(Sleepy Joe)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미친 낸시’(Crazy Nancy)로 조롱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달에는 트윗 471개에 허위정보란 딱지가 붙어 공개 제한 조치를 받았을 정도다. 대통령 시절엔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 핵심 각료들을 트윗 한 줄로 해고했다. 대외 정치용으로도 SNS를 즐겨 썼다. 북한 김정은을 겨냥한 ‘로켓맨’이나 ‘화염과 분노’ 언급이 대표적이다. 경영인 출신인 트럼프는 정치 신인 때부터 SNS의 힘을 알아챘다고 한다. 백악관 입성을 노리면서 본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적 공격에 나섰다. 2020년 대통령 임기 중 탄핵당했을 때는 100개가 넘는 트윗으로 맞대응했고, CNN 등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는 ‘가짜뉴스’라고 맞섰다. 하지만 대선 패배 직후인 2021년 1월 시위대의 의회 난입을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들은 그의 계정을 정지하거나 폐쇄했다. 당시까지 그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만 5만 7000여개에 달했다고 하니 ‘SNS광’이라고 할 만하다. 트럼프는 이 계정들에서 쫓겨난 뒤 자체적으로 ‘트루스 소셜’이란 소셜미디어를 만들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유튜브가 지난 17일 트럼프의 계정을 풀었다. ‘미 의회 난입’ 사건으로 차단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계정을 풀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지난 9일 계정을 재활성화한 바 있다. 트럼프가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만큼 선거운동 공정성 차원의 조치라고 한다. 트럼프는 아직 트위터 등에 게시물을 올리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복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성추문 무마 혐의를 받는 그는 검찰의 기소 움직임에 그제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서 “항의하라”고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추방의 위험’을 무릅쓰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도 예전처럼 선동적 게시물을 올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 [길섶에서] 코끼리 트레킹/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코끼리 트레킹/임창용 논설위원

    척추가 내려앉은 코끼리 모습을 TV에서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태국의 한 관광농원에서 코끼리 트레킹에 동원됐던 71살의 ‘노인 코끼리’란다. 둥그스름해야 할 척추뼈가 낙타처럼 오목하게 내려앉은 모습이 애처롭다. 25년간 관광객들을 여러 명씩 등에 태우고 계곡을 오르내렸다니 그 노고가 얼마나 컸을까. 늙고 힘이 빠져 주인에게 버림받은 뒤 2006년부터 동물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노년에나마 휴식을 찾은 걸 다행이라 해야 할까.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동물 프로그램이 많았던 것 같다. 코끼리 트레킹, 우마차 타기, 악어쇼, 돌고래와 범고래쇼 등등. 모두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예부터 말과 소를 타거나 쟁기질을 시킨 걸 보면 ‘동물학대’는 인류와 역사를 같이한다. 그래도 단순 쾌락용 동물 동원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국내 한 여행사가 동물 학대성 프로그램을 해외여행 상품에서 제외하기로 한 적이 있다. 다른 여행사들도 동참했으면 싶다.
  • [서울광장] ‘정순신 사퇴의 변’, 검찰이 답해야 한다/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순신 사퇴의 변’, 검찰이 답해야 한다/박록삼 논설위원

    ‘정순신 사태’는 여러 측면에서 충격이었다. 보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나가 버린 일로 치부하고 덮어 두기엔 남겨진 우려가 너무 크다. 전말은 알려진 대로다. 아들의 지속적 학교폭력 가해에 당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었던 아버지 정순신 변호사가 개입해 갖은 법기술로 1년 가까이 강제 전학 징계를 회피하며 시간을 끌었다. 가해자는 무난히 서울대에 진학한 반면 피해 학생은 2차, 3차 가해 속에 극단적 선택과 정신병원 입원 등으로 고통의 나날을 지내야 했다. 부적격 인물을 걸러내지 못한 인사 검증 체계의 문제점을 노출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잇달아 드러났던 인사 검증 실패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학폭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엄명만 있었을 뿐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야 무산됐지만, 대한민국 경찰의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 인사가 오는 것의 적정성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제도 인위적 훼손,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 우려 등의 문제 제기가 부족했다. 반성이 없으면 실수는 반복되는 법이다. 진짜 경악할 만한 일은 따로 있었다. 낙마한 정 변호사는 사퇴의 변 중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 판결입니다’라고 확신에 찬 듯 짧고 굵게 언급했다.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수사의 목표가 오로지 유죄 판결이라니. 검찰이 마음먹고 시작한 수사라면 사건의 진실도,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다. 강압 수사, 별건 수사, 수십ㆍ수백 차례 압수수색, 먼지털기식 수사, 피의사실 불법 공표, 여론 재판 유도, 심지어 조작 수사에 이르기까지 그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악행들이 그냥 괜히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철저히 이러한 기조 아래에서 움직여 왔다는 ‘자기 고발’이었다. 검찰청법(제4조 2항)은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제424조)은 검사는 피고인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와 더불어 2002년 대법원은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국가 형벌권의 실현을 위하여 공소제기와 유지를 할 의무 …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는 판례를 남겼다. 또 2010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소 과정에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고 할 것이고,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발견하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법은 반복해서 검사를 ‘공익의 대표자’라는 말로 규정한다. 정 변호사가 법 위반 관행을 ‘간접 고백’했건만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 중 어떤 이도 이를 부정하거나 항변하지 않고 있다. 최소한 검찰 출신 대통령, 검찰 출신 법무장관이라면 검찰은 그렇게 수사하지 않았다고, 전직 검사 정순신 개인의 잘못된 인식일 뿐이라고 항변해야 한다. 이런 비뚤어진 검찰 DNA를 경찰에까지 제대로 이식하겠다는 의지라면 더더욱 곤란하다. 조만간 결정될 ‘정순신 다음 국가수사본부장’ 역시 똑같은 일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 경찰청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다시 공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출신 인사 혹은 권력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경찰 수사권을 지휘할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 의지, 올바른 수사관 등을 확인하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 [씨줄날줄] 국제결혼/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제결혼/이순녀 논설위원

    올 초 톱스타 송중기의 국제결혼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말 팬카페를 통해 영국 여성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혼인신고를 한 사실과 임신 소식을 직접 알렸다. 배우 송혜교와 이혼한 지 4년 만의 재혼인 데다 톱배우로선 흔치 않은 국제 커플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결혼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대중의 관심 대상인 연예인의 경우 호기심이 더 크기 마련이다. 지난해 그룹 클론의 구준엽과 대만 여배우 서희원의 결혼도 한국과 대만 양국에서 이슈가 됐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1700건으로 전년 대비 0.4%(8000건) 줄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다. 이런 와중에도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 즉 국제결혼은 1만 6700건으로 27.2% (3600건)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입국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체 혼인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국제결혼 증가는 이제 보편적인 추세로 봐야 한다. 지난해 총 혼인 건수 중 국제결혼의 비중은 8.7%로 신혼부부 100쌍 중 9쌍이 국제 커플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3년 통계를 보면 2017년 7.9%, 2018년 8.8%, 2019년 9.9%로 매년 급증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다문화가족 지원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송중기의 결혼 발표를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다문화가족 혜택에 관한 정보가 회자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했다.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을 목적으로 교육, 의료, 보육, 주택,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우선권, 외국인학교 입학, 국민주택 특별 공급, 공기업 채용 가산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과거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로 폄훼됐던 국제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시대가 바뀌면서 많이 개선됐다. 다문화가족의 일상을 보여 주는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도 이런 변화에 기여했다. 다문화가족이 점점 늘어나고, 그 형태도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내국인 역차별에 대한 불만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 신문편집인협기금 이사장 이하경

    신문편집인협기금 이사장 이하경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금은 16일 이사회에서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를 8대 이사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4년이다. 이 이사장은 198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정책사회부장, 정치부장을 거쳤고 JTBC 개국 보도본부장을 지낸 뒤 중앙일보로 돌아가 논설실장, 논설주간, 주필을 역임했다. 2017년 제21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맡았다. 임병선 기자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금 이하경 현 이사장 재선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금 이하경 현 이사장 재선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금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현 이사장인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를 제8대 이사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4년이다.이 이사장은 198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정책사회부장, 정치부장, JTBC 개국 보도본부장, 중앙일보 논설실장, 논설주간, 주필을 역임했으며 제21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 [씨줄날줄] 광화문 전찻길/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전찻길/서동철 논설위원

    서울 전차는 돈의문(서대문)에서 종로와 흥인지문(동대문)을 지나 홍릉에 이르는 노선이 1호선이다. 개통식은 기공식 이후 9개월 만인 1899년 5월 17일 열렸다. 그런데 고종실록에는 ‘전차가 5월 26일 종로 거리를 질주하면서 다섯 살 아이를 치어 죽게 했다. 사람들이 격노하여 차체를 부수고 기름을 뿌려 불태워 버렸다’는 대목이 보인다. 조정의 논의도 ‘전차를 붐비는 거리에 다니게 해 사람을 죽게 했으니 나방이 스스로 불속에 뛰어든 것일 뿐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대한제국 사회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전차가 근대적 교통수단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지만,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전차는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기존 문루 아래로 통과했다. 그런데 1907년 두 문의 좌우 성벽을 각각 8간씩 헐어 전찻길을 냈다. 일본 공사 요구에 조정은 반대했지만 헤이그밀사 사건 이후 고종이 퇴위하면서 성곽 훼철은 강행됐다. 전차 2호선이라고 할 수 있는 용산선은 1899년 12월 20일 개통됐다. 종로에서 숭례문을 지나고 서울역 뒤편을 돌아 청파동과 원효로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서대문역과 남대문역을 잇는 의주로선도 1900년 신설됐다. 서대문~마포 노선은 1907년 완성됐다. 1909년 일한와사가 사업을 인수한 이후 일제의 통치체제 강화에 맞추어 전차 노선은 더욱 늘어난다. 경복궁을 헐어 낸 자리의 조선총독부 건물은 1926년 완공됐는데, 1917년 건설 자재 운반용 선로를 처음 깔았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광화문과 영추문을 거쳐 효자동에 이르는 전차 노선은 1923~1926년 개통된다. 이때 서십자각도 사라졌다. 1923년에는 경복궁 동쪽 송현동에 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서면서 보신각 사거리에서 안국동까지 전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이 노선이 1929년 총독부까지 연장되면서 광화문 사거리까지 역(逆) U자 노선이 됐다. 경복궁 월대를 복원하고 있는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최근 발굴조사 과정에서 찾아낸 광화문 앞 Y자 모양 전차 선로가 바로 이때의 흔적으로, 이 선로는 1966년까지 지표에 존재했다. 오늘부터 18일까지 현장이 공개된다. 2m 깊이도 안 되는 땅속에 숨어 있던 100년 전 과거가 빛을 보는 것이다.
  • [길섶에서] 뚝섬의 만세운동/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뚝섬의 만세운동/박록삼 논설위원

    집 근처 한강을 따라 걷다 보면 잘 몰랐던 크고 작은 동네의 역사들을 접한다. 뚝섬이 조선시대 임금의 사냥터였으며, 대장군을 상징하는 독기(纛旗)를 세워 독섬 혹은 독도라고 했다가 나중에 뚝섬이 됐다는 설명은 소소하지만 흥미롭다. 뚝섬에는 1908년 국내 최초로 정수장을 세워 수돗물을 생산, 공급했으며 지금도 정수장이 운영되고 있다. 뚝섬 아파트 단지 지역에서 한강 들어서는 나들목 바로 옆에는 뚝섬 만세운동 기념비가 서 있다. 산책 나선 주민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이 기념비엔 ‘1919년 3월, 뚝도리의 민중들이 이곳에서 자주독립의 함성을 울리다’로 시작하는 글귀가 써 있다. 사대문 밖 만세운동이 궁금했지만 자세한 설명이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자료 찾기가 쉽지 않다. 그해 3월 12일, 26일 두 차례에 걸쳐 1500명 정도 주민들이 모여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는 간략한 소개만 확인했다. 역사를 품지 않은 동네가 없겠건만 풍성한 얘기로 남지 않은 듯해 아쉬움이 짙다.
  • “내 정보 서비스 원하는 곳 보내 활용… 혁신 비즈니스 창출 가능”[박현갑의 뉴스 아이]

    “내 정보 서비스 원하는 곳 보내 활용… 혁신 비즈니스 창출 가능”[박현갑의 뉴스 아이]

    데이터 전쟁 시대다. 기술 발달로 데이터가 국가나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둘러싼 국내외 정부 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 논란이 있는 중국산 동영상 공유앱 ‘틱톡’ 규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 이용자의 행태정보 무단 수집을 둘러싼 구글·메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간 소송전, 최근 급부상한 챗GPT 같은 생성형 AI시장 주도권 다툼과 개인정보 침해 및 유출 논란 등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이 뜨겁다. 정부와 국회가 개인정보보호법(개보법) 개정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2011년 개보법 제정 이후 2년여의 논의 끝에 정부안을 중심으로 20개의 의원안을 통합해 만든 개정 개보법이 지난 14일 공포돼 오는 9월 15일부터 시행된다.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 정책을 총괄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고학수(56) 위원장을 만나 12년 만에 전면 개정한 개보법의 의미와 향후 정책 방향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 개보위 위원장실에서 했다. ●개보법 12년 만에 전면 개정 큰 관심 -개보법 개정 의미는.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기존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해 데이터 시대에 기업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개인정보 수집 필수 동의가 사라지면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나. “현재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자신의 개인정보를 온라인 사업자가 이용하고 수집하는 데 무조건 동의해야 한다. 이름, 주소, 생년월일 등 기본 정보는 가입할 때 다 제공하는데도 그렇다.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이 안 된다. 이러다 보니 온라인 사업자가 본질적인 서비스 제공에 필요하지 않은 개인정보까지 제멋대로 수집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에 개보법을 고쳐 필수 동의 조건을 없앴다. 온라인 사업자가 마케팅 목적 등 서비스와 관련 없는 정보를 수집·이용하려면 별도 동의를 받도록 했다.” -개인정보 보호 위반에 대한 처벌을 형벌에서 경제벌로 바꾼다는데 기업 봐주기가 아닌가. “아니다. 오히려 처벌이 강화된 것이다. 개인정보 담당자들은 열심히 일했는데 어느 순간 전과자가 되더라는 불만이 있더라. 경미한 위반 사항까지도 형벌로 처벌하면서 담당자에게 과중한 부담과 업무 회피를 초래하는 ‘폭탄돌리기’ 현상이 있다.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의 3%로 정한 현행 과징금 부과 수준으로는 기업의 책임 준수를 담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담당자 개인에 대한 형벌 중심의 제재를 기업에 대한 경제벌로 바꾸고, 과징금 부과 기준도 전체 매출액의 3% 이하로 하되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을 제외해 위반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억지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지난해 구글과 메타에 1000억원을 부과했는데, 이번에 바뀐 과징금 부과 기준에 따르면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거부권이나 설명요구권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마련했다는 건 무슨 뜻인가. “현재 금융권에서 차주별 신용평가를 거쳐 대출 등에 제한을 두는 자동화된 결정을 한다. 소비자는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신용정보보호법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채용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국내 배달앱도 인공지능 배차 시스템을 활용해 배차 제한 등을 하면서 라이더와 갈등이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포함한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해 이뤄지는 결정이 국민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민이 이에 대한 설명 요구는 물론 거부할 권리까지 부여했다.” -거부하면 이런 결정을 한 곳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화된 결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인적 개입에 의한 재처리나 설명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이 조항은 언제부터 시행되나. “이 조항은 내년 3월 15일부터 시행된다. 자동화된 결정의 거부, 설명 등을 요구하는 절차나 방법, 자동화된 결정의 기준, 절차 및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개 방식 등을 시행령에 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국민이 능동적으로 개인정보를 관리·통제한다는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은 어떻게 활용하나. “데이터 활용을 기관 중심에서 정보주체 중심으로 전환한 마이데이터 시대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은 마이데이터를 국민이 다방면에서 활용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자기 정보를 본인 또는 자신이 지정하는 제3자에게 전송해 줄 것을 개인정보 보유 기관에 요구하는 권리다. 현재 토스 같은 금융 분야나 소상공인 자금 신청 서비스 같은 공공 분야에서 이뤄지는 개인정보 이동은 신용정보법이나 전자정부법에 근거한 것이다. 이번에 일반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보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라면 자신의 병원 방문기록 정보를 토대로 어느 시기에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은지 정보를 제공받는 식이다. 학생은 학습정보나 진학정보 등을 통해 학습코칭 서비스를 제공받고, 성인은 경력정보나 자격정보 등을 활용해 일자리 추천 서비스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생길 것을 기대한다.” -신규 사업 영역이 생긴다는 것인가. “그렇다. 다양한 데이터 융합으로 민간에서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 영역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한 행정으로 독거노인 위기 대처나 고령화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등 우리나라가 데이터 강국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은 언제부터 사용할 수 있나. “내년 3월 중순쯤부터다. 정보 제공자나 수신자 선정, 전송 대상 정보나 전송방법 결정 등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린다.” -챗GPT가 나오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개보위에서는 모형 개발과 실제로 이용하는 단계로 나눠 정책 방향을 가다듬고 있다. 모형 개발 단계에서는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마구 섞여 들어가서는 곤란하다. 무작정 데이터를 긁어모아서 되는 게 아니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용 단계에서는 부작용 통제 방안을 고민 중이다. 특정 연예인 정보를 알려 달라고 했는데, 해당 연예인의 거주지 주소까지 나온다면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해 국민이 믿고 이용하는 환경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공공부문도 고령화 등 난제 해결 계기 -신문에 나온 정보 등 누가 봐도 공개된 정보라고 볼 만한 개인정보도 보호 대상인가. “그게 고민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용으로 제한 없이 써도 되는지, 제한을 둔다면 어떤 식으로 제한할지 고민 중이다. 기본적으로 굴뚝산업 시대는 규칙과 규정 중심의 사회였다. 나사 규격을 정해 조금이라도 틀리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식이다. 반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큰 원칙을 제시한 뒤 개별 사항별로 규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동형 영상정보 처리 기기에 대해서도 촬영 사실 표시 등 운영 기준을 마련했다고 들었다. “맞다. 교통단속 CCTV 등 고정형 영상정보 처리기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있다. 제멋대로 설치하거나 촬영할 수 없다. 그런데 자율주행차나 배달로봇 등에 달린 이동형 카메라에 대해선 규율이 없어 이번에 마련했다. 자율주행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다닐 때 사람을 피해 가도록 하는 알고리즘인데 피했다면 여기에 담긴 영상은 없애는 게 맞다. 이를 저장했다가 다른 용도로 쓴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 현재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자율주행 로봇을 시범운영 중이나 오는 9월 15일부터는 이런 특례 없이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고학수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경제,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개보위를 이끌고 있다.
  • [씨줄날줄]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박록삼 논설위원

    1994년 일왕 아키히토는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당시 59세)에게 문화훈장과 문화공로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해 ‘만엔 원년의 풋볼’이라는 장편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을 치하하기 위함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은 일본 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다.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나는 전후(戰後) 민주주의자이므로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관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1958년 만 23세 5개월 최연소 나이에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젊은 작가의 치기와 패기가 남아서가 아니었다. 그의 작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실존적 사유, 그가 바라는 사회와 공동체의 상이 교직되며 하나의 완성된 세계가 구축된다. 단편 ‘사육’에서 윤리와 순수성을 말살하는 전쟁의 끔찍함을 높은 수준의 문학적 완성도로 담아냈고, 장편 ‘만엔 원년의 풋볼’은 일본의 패전 이후 학생운동에서도 전향한 이들을 내세워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치유를 공동체의 과제로 그려 냈다. 또 르포 ‘히로시마 노트’는 원폭 피해를 고발하고 피폭된 이들의 존엄성과 그들이 만들어 낸 공동체의 위대함을 기술했다. 개인적 삶의 여정을 담담히 적어 낸 에세이집 ‘회복하는 인간’은 오에 겐자부로를 더욱 친숙하게 만든다. 그는 우리에게도 각별하다. 1975년 시인 김지하, 1993년 소설가 황석영 등의 구명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일본의 천황제와 국가주의 등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해 온 작가로서 그는 2015년 반전 평화운동에 전념하겠다며 아예 절필을 선언했다. 그해 한국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계속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야스쿠니 문제, 독도 문제, 난징대학살 그리고 일본의 군사 재무장 등 군국주의 회귀에 대해 타협하지 않은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과도 같은 활동이었다. 지난 3일 세상을 떠난 오에 겐자부로(1935~2023)의 부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떠났지만 울림 깊은 작품들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남겨진 이들에겐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이 시작됐다.
  • [길섶에서] 허영심/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허영심/안미현 수석논설위원

    한겨울에 갑자기 찾아든 햇볕 때문이었을까. 불현듯 책을 좀더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이 엉뚱한 데로 튄다. 편한 의자가 필요하다는 생각. 오래전부터 눈독 들였던 ‘녀석’을 덜컥 집안으로 들였다. 이번엔 높낮이가 조절되는 독서대가 간절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원가 때문인지 죄다 중국산이다. 직구용 통관번호가 필요하다는 안내문에 망설인 것도 잠시. 아날로그 세대의 눈물겨운 직구 도전기가 시작됐다. 고군분투 끝에 성공. 그런데 한 달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다. 체념할 무렵 뜬금없이 독서대가 날아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불꽃 독서뿐. 세팅만 끝나면 대하소설도 앉은자리에서 주파할 기세였건만 다시 또 한 달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착석은커녕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의자를 위해 책을 끌어들인 것인가. 책을 위해 의자를 끌어들인 것인가. 허영심인지, 변덕인지 알 수 없는 마음에 혀를 찬다. 봄볕은 저리 좋은데 말이다.
  • [황성기 칼럼] 광우병 시즌2, 후쿠시마/논설고문

    [황성기 칼럼] 광우병 시즌2, 후쿠시마/논설고문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는 한국이다. 2021년부터의 일이다. 지난해는 29만 1748t(27억 달러)을 사들였다. 이명박(MB) 정부 첫해인 2008년 광우병 광풍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던 대한민국은 지금 미국 소고기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됐다. 2021년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13.6㎏. 미국산을 5㎏ 먹었다. 한우·육우(4.8㎏)보다 더 먹었다. 광우병 의심 소가 주저앉거나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는 여성의 TV 화면은 15년 전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MBC ‘PD수첩’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여론에 불을 질렀다. ‘광우병 프레임’은 반미, 반보수, 반정부, 페이크 뉴스의 합체작이다. 광우병은 진실이 됐다. 광화문 촛불시위는 3개월간 이어진다. ‘광우병 대책회의’에는 민주당과 참여연대 등 1000여개 진보단체가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미국산 소고기 때문에 파업까지 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광우병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다. 2011년 대법원은 PD수첩 보도를 허위라 판결했다. 국가적 괴담 사태는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어처구니없이 끝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는 6월이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류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낸다. 방출수를 바다로 보낼 1㎞의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132만t의 방류는 시작될 것이다. 광우병의 데자뷔가 어른거린다. 지난 2월 16일 한국해양과학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 방출수의 방사성물질 중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를 10년간 배출해도 농도가 10만분의1 높아지는 데 불과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발표인데도 결론을 정해 놓은 쪽에선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왜곡·편향된 일본 정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이란 논평이 그렇다. 심지어는 “삼중수소에 노출된 수산물을 장시간 섭취하면 DNA가 변형되거나 생식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탄소-14는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15년 전 막무가내 논리와 많이 닮았다. “태평양에 방류되면 1조분의1 이상으로 희석돼 위험이 없으며 언론이 해양 방류가 위험하다고 보도하는 것 자체가 허위”라는 핵의학 전문가의 반론이 보다 과학적이다. 정당, 시민단체, 학계, 언론이 진영논리로 무장하고 ‘광우병 시즌2’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제사회도 방류를 지지하는 서방과 ‘주변국 협의 없이는 방류해선 안 된다’는 중국 편으로 쪼개졌다. 미국이 방류를 지지했고, 주요 7개국(G7)도 머지않아 일본 손을 들어줄 것이란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과 호주, 뉴질랜드 상당수도 일본 쪽에 가깝다. 이도 저도 아닌 나라는 한국뿐이다. 정부가 움직이곤 있으나 속도가 느리고 방향성도 안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대응의 실패는 ‘선(先)결정, 후(後)통보’로 국민 동의를 구했다는 데 있다. ‘미국산 소고기=광우병’은 허위로 판명됐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믿었다. 과학에 근거한 정보 대신 가짜뉴스와 괴담이 사방팔방 퍼져 나가는 걸 막지 못한 정부의 실책이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실패는 광우병 사태 한 번으로 족하다. 방출수의 유무해 판단은 처음도 과학, 마지막도 과학이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 신뢰를 구축하는 과학적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일본이 제공하는 후쿠시마 방출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더 요구해야 한다. 일본도 IAEA와 G7만 바라봐선 안 된다. 주변국 국민들의 우려를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것이다. 원전 방출수에 대한 제3자 기관의 객관적 검증 기회를 관련국 참여하에 만들어야 한다. 반일, 반보수, 반정부, 가짜뉴스가 태평양 바다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 [길섶에서] 뜻밖의 소득/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뜻밖의 소득/서동철 논설위원

    휴일 TV를 건성으로 보면서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궁리하다 차를 몰고 경기도 연천으로 방향을 잡는다. 정치가로도 일세를 풍미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서체 글씨에 매력을 느끼는 미수 허목(1595~1682)의 무덤을 찾아가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니 뜻밖에 민통선 푯말과 함께 검문소가 나타난다. 그냥 차를 돌릴까 하다가 초병에게 이러저러해서 왔다고 하니 정중한 자세로 상관에게 보고하고 결과를 알려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오늘은 못 들어가신답니다” 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나 또한 미안해하며 돌아섰다. 미수의 글씨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애군우국’(愛君憂國)이 있다. 처음엔 ‘애민우국’(愛民憂國)으로 알려졌지만 나중에 바로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추상화 같은 전서체다 보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미수의 무덤 입구에서 행동과 말씨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젊은 군인을 만나니 이 글씨가 생각났을까. 그대로 ‘애민우국’이면 좋을 뻔했다.
  • [씨줄날줄] 흑주술/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흑주술/이순녀 논설위원

    조선은 ‘유교의 나라’지만 왕실은 불교와 무속신앙을 떠받들었다. 최고 권력을 둘러싼 온갖 음모와 계략이 난무하는 궁궐에서 사람들은 합리적 이성으로 도달할 수 없는 욕망의 여백을 기괴한 주술로 채웠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숱한 주술 관련 사건 중에서도 효종실록에 등장하는 조귀인의 뼈 저주 사건은 그 수법이 매우 엽기적이고 잔혹하다. 인조의 후궁인 조귀인은 사이가 좋지 않던 효종이 즉위하자 여종, 승려들을 포섭해 효종과 대비를 상대로 끔찍한 저주 행각을 벌였다. 죽은 사람의 두골, 벼락 맞은 나무, 시체에서 흘러나온 물을 적신 솜, 마른 뼈를 갈아 만든 가루 등을 몰래 구해다 효종과 대비가 머물거나 자주 드나드는 곳에 숨겼다. 심지어 무덤을 파헤쳐 시신의 살점을 떼어 오라고 시키기도 했다(유승훈, ‘조선궁궐저주사건’). 조귀인은 여종들에게 “수고하지 않고 성공하는 길로는 저주가 최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효종이 1651년 수리도감을 설치해 3개월간 승려 2000명을 동원해 궁궐 내부의 저주 흔적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왕실 대대로 오랫동안 은밀하게 숨겨 온 저주물이 다량 발견된 걸 보면 이런 비뚤어진 주술 의식에 빠진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을 둘러싸고 ‘흑주술’, ‘주술 테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2일 SNS에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묘소 봉분 둘레 네 곳에 구멍이 파였고, 두 개의 돌이 놓여 있었다. 첫 번째 돌에는 ‘生’(생), ‘明’(명), ‘氣’(기)가 적혀 있고, 두 번째 돌의 경우 앞 두 글자는 ‘생’과 ‘명’으로 식별됐으나 마지막 글자는 불명확하다. 이 대표는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기원하는 ‘흉매’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니 범인과 범행 동기를 철저히 규명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타인이 죽거나 쓰러지길 비는 흑주술은 고도로 응축된 증오의 결정체다. 그런데 대통령 부부 인형에 바늘을 꽂거나 초상화에 활을 쏘는 저주술이 시민단체 집회에 버젓이 나오는 판이다. ‘천공 스승’ 논란에 이어 흑주술 의혹까지, 어쩌다 우리나라가 주술의 나라가 됐는지 참담하다.
  • [길섶에서] 어떤 배려/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떤 배려/이순녀 논설위원

    두 달 전쯤 전시 나들이를 위해 방문한 미술관 주차장에서 남편이 접촉 사고를 냈다. 주차를 서두르다 옆 차량과 부딪쳤는데 다행히 육안으로는 살짝 긁힌 자국만 보였다. 놀란 가슴을 누르고 차주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시를 관람 중이어서인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를 남겨 두고 일단 전시를 보러 가자”는 내 제안에 남편은 “금방 연락이 올 수도 있으니 먼저 들어가라”며 등을 떠밀었다. ‘수리 비용으로 얼마가 들까’, ‘무리한 요구를 하면 어떡하지’…. 걱정에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 뒤 전시장에 들어온 남편의 표정이 환했다. “별거 아니니 그냥 가라고 하던걸. 소액이라도 사례하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 받더라고. 좋은 분을 만났어.” 엊그제 남편이 무용담처럼 얘기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내 차에 ‘문콕’을 했다는 거야. 주차장에 가서 보니까 흠집이 별로 크지 않길래 그냥 가시라고 했지.” 배려가 배려를 낳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나.
  • [씨줄날줄] 초고가 산후조리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고가 산후조리원/박록삼 논설위원

    산후조리원이 줄어들고 있다. 2016년 612곳으로 정점을 찍었던 전국 산후조리원 수는 지난해 말 475곳으로 줄어들었다.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상징되는 저출산 시대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반면 산후조리원 2주 평균 이용 요금은 2017년 241만원에서 지난해 307만원으로 27.4%가량 상승했다. 서울 지역으로만 따지면 2주 평균 이용 요금이 410만원에 이른다. 특히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산후조리원은 일반실 1200만원, 특실은 무려 3800만원이다. 얼마 전 신생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집단 감염 사고가 있었던 서울 강남의 산후조리원은 일반실 1500만원, 특실 2500만원 수준이다. 평범한 20~30대 부부들은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금액이다. 출산 뒤 친정엄마의 수고로움에 의지해 아이를 돌보는 지혜를 배우고 몸을 회복해 가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됐다. 신생아의 건강 지원 및 산모 건강 회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편리함은 산후조리 방식을 바꾸게 만들었다. 3년마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하는 통계인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2018년 75%에서 2021년 81%로 늘어났다. 산후조리원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 그럼에도 이처럼 산후조리원 이용 비용이 턱없이 비싸지는 데다 숫자 자체가 줄어드니 서울권이 아닌 지역에서는 산후조리원을 찾아 멀리 원정을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저출산의 이유는 고용 불안정, 주거비 상승, 교육비 부담 등 다양하지만, 그리 먼 곳에만 있지 않음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주 지역에서 산후조리를 하지도 못하고, 그나마 있다고 해도 경제적 부담이 너무도 크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이에 반해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한 지원 또는 가정 내 산후도우미 지원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서비스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최근 15년 동안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쏟아부은 예산이 무려 280조원이다. 정책적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실질적 저출산 대책은 폭넓은 산후조리복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 [씨줄날줄] ‘철밥통’ 공무원의 명암/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철밥통’ 공무원의 명암/임창용 논설위원

    “한국에서 공무원이 되는 것은 하버드대에 합격하는 것보다 어렵다.” 2019년 2월 미국 4대 일간지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가 한국 취업시장의 공시(공무원시험) 열풍을 집중 조명하며 강조한 대목이다. LA타임스는 2018년 한 공시에 20만여명의 응시자가 몰린 사례를 전하면서 합격률이 2.4%로 하버드대 합격률 4.59%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우리 언론들도 앞다퉈 공시 열풍을 전하면서 그 배경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 상실, 안정적 수입과 연금 혜택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학생 4명 중 1명은 스티브 잡스가 아닌 공무원을 꿈꾼다’, ‘사회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방증이다’, ‘젊은이들이 도전보다는 안정만 선호한다’는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공시 열풍이 언제였냐는 듯 공시 경쟁률이 추락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달 9급 공채시험 원서접수 결과 경쟁률이 22.8대1로 집계됐다. 1992년 19.3대1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언론에선 2019년까지 공시 열풍을 대서특필했지만 2016년 이후 공시 경쟁률은 꾸준히 낮아졌다. 7급 공채시험도 2013년 113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해 지난해엔 42대1까지 떨어졌다. 출세의 지름길로 인식돼 온 5급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지원자도 지난달 접수 결과 1만 2356명에 불과했다.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렇다면 불과 4~5년 만에 안정보다는 도전을 꿈꾸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을까.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 걸까.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하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정부도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부랴부랴 공무원의 실제 보수 수준과 복지혜택 등을 상세히 담은 안내서를 발간하는 등 ‘그래도 공무원은 괜찮은 직업’임을 부각하려 애쓰고 있다. 지나친 공직 쏠림 완화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공무원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국가 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공무원 인기 하락엔 직업관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정부가 꼼꼼히 원인을 분석해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더 떨어지는 건 막았으면 한다.
  • [길섶에서] 봄비가 와서/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봄비가 와서/황수정 수석논설위원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팥시루떡처럼 부푸는 봄흙. 흙마당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할 일이 있다. 시들까 얼까 겨우내 모셨던 화분들을 그 마당에다 맡길 것이다. 봄비가 오면 오종종 그 비를 다 맞히고, 봄비가 안 오면 목 말라도 좀 기다리라 하고. 하늘이 알아서 하시라, 내버려두고 나는 놀고만 싶다. 꽃씨를 묻을 것이다. 까만 씨앗들을 종지 물에 담가서는 싹눈 터지는 순간을 몇날며칠 곁눈질로 기다려야지. 나는 봉선화를 심었는데 백일홍이 대뜸 피어서는 백날을 지고 피고 지고 피고. 석 달 열흘을 마당을 돌 때마다 혼자 웃어 봐야지. 아, 꽃씨부터 챙겨 와야지. 오일장의 종묘상을 굳이 들러서는 십년째 정체가 궁금한 푸른새우꽃, 천일홍을 꼭 데려와야지. 마침 봄비라도 내리면 젖은 흙에 맨발이 미끄러지면서 씨앗들을 다 묻어야지. 한 발짝 걷지도 않았는데 딴딴해지는 내 종아리. 흙 한 삽 뜨지도 않았는데 힘줄이 돋는 발목. 봄비가 와서, 초저녁 쪽잠에 먼저 꾸는 한바탕 춘몽.
  • [김균미 칼럼] 여성 정책 ‘실종’ 1년/논설고문

    [김균미 칼럼] 여성 정책 ‘실종’ 1년/논설고문

    정부의 한 부처가 이렇게 존재감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여성가족부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내걸고, 정부조직개편 작업도 그 방향으로 진행됐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주요 임무가 부처 폐지인 마당에 무슨 의욕이 있어 공무원들이 새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고 싶을까 싶다. 현상 유지나 하면서 개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발표된 2022년 정부업무 평가에서 여가부가 방송통신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과 같이 최하 등급인 ‘C등급’을 받은 것이 놀랍지도 않다. 지난달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여가부 폐지가 빠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여가부 폐지는 보류됐고, 여야는 추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결론이 날 때까지 지금처럼 뒤숭숭한 상태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바람직하지 않다. 김 장관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가 만들어졌을 때는 여러 사회적 가부장적 문화에 대해 푸시를 하면서 사회 전체의 양성평등 문화를 제고하는 역할이 필요했지만, 이제 그런 역할은 어느 정도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신년사에서 “여가부는 가족·청소년 정책 기능을 아우르는 현재를 넘어 인구 위기 해법을 찾고 출산·양육·보육·고용 등 전 영역에서 양성평등을 이루는 새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철학과 의중을 충실히 반영한 여가부의 향후 로드맵이다. 김 장관 말처럼 20년 전에 비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남녀 차별은 개선됐지만 여가부의 역할이 더이상 필요 없는 상황은 아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즈음해 발표된 통계 몇 개만 보자. 세계은행의 ‘2023 여성, 기업, 법’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제도를 평가한 여성·기업·법 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85점으로 190개국 중 65위였다. 평균(77.1점)보단 높지만 2009년부터 제자리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지난해 기준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부터 29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11년째 최하위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2년 성 격차 지수는 146개국 중 99위였다. 여성이 평생 신체 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율은 18.5%다. 위의 수치는 1년 전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거나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지난해 대선 직후부터 1년 동안 이 같은 성별 격차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하지 않거나 최소한 줄어든 것처럼 대한다. 언론 등을 통해 일반에 노출되는 장관과 공공기관장 등 여성 리더가 눈에 띄게 줄면서 ‘여성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들린다. 굵직한 경제, 외교, 정치 현안들에 가려 여성 정책, 성평등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그렇다 치고, ‘여성’, ‘성평등’ 이슈가 정부 안에서 불편한 주제가 됐다는 인상마저 든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저출생과 관련된 양육, 돌봄, 노인 요양, 고용, 교육 정책 중 무엇 하나 성평등 정책과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정책의 주요 대상이자 서비스 공급자인 여성과 여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그러려면 2023년 한국 여성의 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먼저다. 여성 정책은 여성 우대 정책이고, 남성의 권리를 위협하거나 침해하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성평등 정책은 중요하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이해관계가 달라 공격받기 쉽고 성과는 더디다. 선호하는 업무도 아니고 주변화될 수 있다. 부서 명칭이 아니라 책임지고 부처 간 입장을 조율해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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