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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솥단지에서는 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왁자지껄한 식당 안쪽 식탁은 늘 아저씨들 차지였다. 아주 가끔씩 아줌마 한두 명이 눈칫밥 얻어먹듯 구석자리 하나 차지해 후다닥 한 접시 해치우고 자리를 떴다. 시장통 순댓집 풍경은 시큼한 막걸리 냄새와 묘한 돼지 냄새가 뒤섞여 어린 후각에 결코 유쾌하지 않은 곳으로 남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타지 생활 시작하며 처음으로 먹어 본 순대는 약간의 쿰쿰함만 빼면 의외로 먹을 만했다. 젊은 시절 여럿 둘러앉아 순대 한 접시에 초록병 뚜껑을 참 숱하게도 비틀었다. 딱히 약속 없는 퇴근길이면 혼자서 순댓국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곤 한다. 홀로 앉아 눈만 끔뻑이며 소주 한 잔에 국밥 퍼 먹는 내 모습이 거울도 없는 순댓국집 여기저기에 비친다. 비슷한 처지끼리 제 뚝배기에만 집중할 따름이다. 시인 황지우가 노래한 ‘몸에 한 세상 떠 넣어 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까지는 아니라도 뻘쭘함은 덜하다. 다행이다.
  • [인사]

    ■국토교통부 ◇국장급 전보△공항정책관 이상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승진△원전전략기획관 김규성△신통상전략지원관 김진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승진>△선임기자(부국장) 고광본△정치부장 민병권△편집부장 최덕현 <부서 이동>△사회부장 한영일△디지털뉴스룸 디지털전략·콘텐츠부장 정민정△바이오부장 김정곤△산업부장 이철균△금융부장 노희영△IT부장 성행경△시그널부장 겸 증권부장 손철△국제부장 서정명△ 여론독자부장 홍병문△성장기업부장 김민형△ 건설부동산부장 이혜진 <선임기자>△여론독자부 이종배 이정법 한기석 이재용△정치부 국방부문 권구찬◇논설위원실△신경립 김상용 김능현◇전략기획실 <승진>전략기획부 부국장 신한수◇총무국 <승진>△독자지원팀장 신수균△전산팀장 이우진
  • [씨줄날줄] 팬덤 특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팬덤 특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대깨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대통령(문재인) 지지가 아무리 뜨거워도 어떻게 비속어(대가리)를 대통령 이름 앞에 붙일 생각을 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스스로 ‘빠’를 붙여 불렀다. 그들은 정치를 주무르는 극성 팬덤은 아니었다. ‘노빠’를 자칭할 때는 진보주의의 우월감도 은연중 스며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그렇다. 극렬 보수지지층 ‘태극기 틀딱’도 팬덤이라면 팬덤이었다. ‘대깨문’, ‘문파’ 혹은 ‘문빠’의 위력에 몇 년 새 잊혀진 유물로 밀렸지만. 2018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문 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대형 광고가 걸렸을 때. 낯뜨겁긴 해도 팬덤이 정치판으로 옮겨 온 현상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봉인이 풀리던 문빠 팬덤은 지난 정권 내내 정치의 공적 비판 기능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이라는 ‘문재인식 팬덤 정의’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극성 지지층의 패악에 가까운 팬덤 정치가 불과 3, 4년 만에 이렇게 불치 수준이 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 ‘대깨문’이 롤모델이 아니었다면 정체조차 모호한 ‘개딸’들이 지금 제1야당의 상투를 잡고 흔들지도 않을 테고. 한국 정치 팬덤 소사(小史)의 주인공은 빼고 보탤 것 없이 문 전 대통령이다. 잊혀지고 싶다던 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을 “한국 사회의 법과 정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고 소개했다. ‘법과 정의’를 어겨 2년 징역형을 최근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다. 묻지마 팬덤에 반쪽 국민만 보고 반쪽 국정을 했던 습관대로다. 정치학자 박상훈은 “문제는 ‘문빠’가 아니라 ‘문빠를 필요로 하는 정치’”라고 한 적 있다. 습관도 깊어지면 병이 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팬덤과 민주주의특별위원회’를 가동한다. 극단적 팬덤 정치가 여론을 왜곡하는 현실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가짜뉴스와 결합한 팬덤 정치는 확증편향의 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긴다. 팬덤 정치의 소재 공급원이 된 유튜브에도 언론중재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여러 방안을 고민할 모양이다. 우리 정치 팬덤은 세계 정치학자들의 연구 모델이 될 만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윤빠’가 없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하나.
  • [길섶에서] 작은 박물관의 재미/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작은 박물관의 재미/서동철 논설위원

    영천역사박물관은 1층에 카페가 있는 상가 건물 2층에 있다. 이름에서는 공공박물관 같은 분위기가 풍기지만 민간 박물관이라고 했다. 영천시가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영천시립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의병의 도시답게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모두 의병활동사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 그런데 필자의 직업 의식을 자극하는 특별한 소장품도 있었으니 민간 조보(朝報)다. 조선시대 승정원은 조정의 각종 소식을 알리는 조보를 펴냈다. 임금의 동정은 물론 정책과 인사이동, 사건·사고까지 실었다고 한다. 정보의 수요는 많았지만 조보의 일반 유통은 어려웠으니 민간 조보가 나왔을 것이다. 영천박물관 것은 1577년(선조10) 목활자와 금속활자를 섞은 활자 조판 방식으로 찍었다고 한다. 이 박물관이 ‘세계 최초의 상업용 활자조판 신문’이라고 자부하는 것도 과장은 아니겠다 싶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작은 박물관에서 건진 뜻밖의 수확이다.
  • 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일본 우익 언론인이 “일본 기업들이 기껏 한국을 도와주었더니 이제 와서 ‘전범’ 취급을 한다”는 논지로 한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수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전 서울지국장)은 지난 4일 ‘이제 와서 전범기업이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구로다 위원은 “일·한(한일) 외교 안건이 된 이른바 ‘강제징용 보상(배상)문제’와 관련해 일본인으로서 불쾌한 대목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보상을 요구받고 있는 일본 기업에 대해 한국 언론이 자꾸만 ‘전범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전시에 일어났던 일을 들먹이며 이와 같은 낙인을 찍고 있는데, 기업 비즈니스맨을 비롯한 주한 일본인은 참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과거사와 연관지어 아직도 그런 말을 쓰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 한국 언론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대일 전승국도 아닌 한국에서 일본에 대해 최근 들어 ‘전범’, ‘전범’이라며 갈수록 열을 올리는 불가사의함이란…. 영화나 드라마, 언론보도 등에서 일본 (식민)통치 시대의 독립 운동이 과도하게 미화돼 ‘일본과 싸워 이겼다!’라는 믿음이 퍼져나가고 있는 탓일까.” 구로다 위원은 “개인 보상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때 자금을 받은 한국 정부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며 “특히 일본 기업들은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에 보상 문제를 자꾸 들춰내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강제징용 소송의 피고로서) ‘나쁜놈’ 취급을 받고 있는 일본제철은 세계적 철강업체 포스코의 설립을 도왔고, 미쓰비시중공업을 모체로 하는 미쓰비시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며 “한국 경제는 이른바 ‘일본 전범기업’덕분에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30년 이상 서울 특파원을 지낸 구로다 위원은 “한국의 경제발전은 일본이 패전 이후 한국에 넘긴 기업 자산 덕분”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의 ‘망언’ 전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말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영웅’의 개봉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 암살로 유명한 안중근이 주인공인 정통(?) 애국반일영화 ‘영웅’이 개봉한다”며 “이는 일본인에게는 ‘테러리스트 찬가’로 비쳐진다”고 칼럼을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 [길섶에서] 2월 단상/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2월 단상/이순녀 논설위원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세영 시인의 시 ‘2월’의 첫 구절이다.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과 똑같을까. 지인이 SNS 대화방에 올린 시를 읽으며 무릎을 쳤다. 2월은 애매한 달이다. 한 해의 시작인 1월은 새로움으로 반짝이고, 봄을 앞둔 3월은 설렘으로 싱그러운데 중간에 낀 2월은 이도 저도 아니게 어정쩡한 느낌이다. 다른 달에 비해 날수가 적어서 더 아쉽고, 애틋한 달이기도 하다. 그 2월도 벌써 삼분의 일이 지났다. 결심은 옅어지고, 조바심은 쌓이는 때. 흘러간 시간을 후회하지도 말고, 다가올 앞날을 미리 두려워하지도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시의 다음 연은 이렇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지나치지 말고 오늘은/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풍경에 오래도록 눈을 맞춰야겠다.
  • [씨줄날줄] 구룡마을/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룡마을/박현갑 논설위원

    판자촌은 산업화의 유물이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형성된 빈민촌이다. 판자는 조악한 목재 가공품으로 단열재가 아니다 보니 여름에는 더위에, 겨울에는 추위에 취약하다. 쉽게 부식돼 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판자촌이 산비탈에 들어서면서 ‘달동네’라는 용어도 나왔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당국이 대대적인 무허가 건물 정비에 나섰고 도심에 있던 판자촌은 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남아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무허가 판자촌으로 부지 규모만 26만 4500㎡(약 8만평)에 이른다. 설연휴 직전인 지난달 20일 불이 나 개발 방식을 두고 주목받은 곳이다. 최근 서울시가 이곳을 아파트촌으로 바꿀 모양이다. 2011년부터 주거환경 정비에 나섰지만 부지 활용 방안과 보상 방식 등을 두고 토지주 등과의 갈등으로 지지부진했던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조만간 공고를 내고 토지보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한 2800여 가구에서 3600여 가구로 늘리고 건물의 최고 높이도 35층으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시는 2020년 6월에 임대 1107가구, 분양 1731가구 등 2838가구와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짓는 사업계획을 고시한 바 있다. 최종 사업계획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개발되면 주거단지로서 가치가 치솟을 전망이다. 앞으로는 양재대로가 있고 대모산과 구룡산을 좌우로 끼고 있어 주거지로는 최적이다. 난제가 적지 않다. 토지 보상 문제로 토지주와의 실랑이가 예상된다. 토지주들은 맞은편 개포동 아파트 단지 수준의 땅값을 기준으로 보상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SH공사는 감정평가에 따른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교통체증과 조망권을 둘러싼 민원도 예상된다. 지금은 마지막 남은 강남 개발지로 부동산 투기꾼과 브로커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자연녹지보전지역이기도 하다. 시에서 개발을 주도하되 자연환경 보전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장물 된 BTS 정국 모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물 된 BTS 정국 모자/박록삼 논설위원

    중고 거래는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미 문재인 시계, 윤석열 명절 선물 등이 거래 품목으로 올라오며 크고 작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물건은 여러모로 대단한 화제였다. 판매 상품은 모자. ‘BTS가 여권 만들려 외교부를 방문했을 때 대기실에 놓고 감. 정국이가 직접 썼던 모자로 꽤 사용감 있음. 1000만원. 소장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임. 가격 조정 안 함’ 등의 글과 함께 자신의 얼굴이 담긴 공무원증 사진까지 버젓이 올렸다. 아무리 세계적인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쓴 모자라지만 판매 금액도 황당했고, 뻔히 주인을 아는데도 돌려주지 않은 채 판매한다는 사실에 비난이 폭주했다. 당사자는 “신고하겠다”는 댓글이 올라오자 서둘러 글을 삭제한 뒤 곧바로 경찰에 찾아가 자수했다. 글을 올리기 전 외교부를 사직한 계약직 직원이었다. 분실물 신고도 하지 않았다. 넉 달 가까운 수사 끝에 수사당국은 점유이탈물횡령죄나 업무상횡령죄 대신 단순 횡령 혐의를 적용해 그를 약식기소했다. 조만간 약식재판을 통해 벌금형이 나올 전망이다. 횡령을 통해 불법 취득한 장물인 모자는 관련 절차를 밟아 정국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세상의 모든 거래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이뤄진다는 명제가 낯설지 않다. 1억 5000만원에 나온 대전엑스포의 자기부상열차를 비롯해 일본 항복문서 복사본, 수억원짜리지만 100만원에 나온 침수된 람보르기니 자동차, 수백만원 골드바 등 특이한 물품들이 넘쳐난다. 그 와중에 절도, 사기, 횡령 등에 의한 장물을 나도 모르게 살 수도 있다. 다행히 형법상 ‘장물 취득죄’는 명백히 장물임을 알고 취득해야 성립되니 처벌받을 일은 없다. 다만 민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줘야 할 일이 생길 수는 있다. 또한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되는 물건이라면 자칫 국가에 환수될 수도 있다.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외교부 전 직원이 약식기소되며 중고 거래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을 줬다. ‘늘 평화롭게 당근거리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실정법을 뛰어넘는 도의와 배려, 존중이 자리잡으며 공동체의 소소한 즐거움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 [길섶에서] 지금 이 순간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지금 이 순간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지난가을 산책 때마다 낙엽 몇 장씩 주워 들였다. 선연한 가을빛이 아까워 하나둘 줍던 것이 가을 내내 일과가 됐다. 부슬부슬 비가 적신 날에도 주웠다. 곱게 닦아서는 책갈피 어디든 끼워 두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 냄새로 프루스트는 지난 기억을 되살렸다 했지. 마른 잎 냄새로 문득 나도 시간여행을 해볼 수 있을까, 그런 속셈도 있었다. 삼 년쯤 묵힐 김장독을 묻듯, 십 년쯤 뒤 찾을 적금을 들듯, 백 년쯤 뒤 열어 볼 타임머신을 파묻듯. 큼직한 잎에는 날짜도 적어 봤다. 시간에 이름을 붙여 놓으려고. 책갈피의 마른 잎 냄새는 제법 구수해졌다. 얼마나 지났다고, 잎잎에 담았던 마음의 무늬들은 온데간데없다. 눌러쓴 날짜도 흐릿해졌다. ‘지난가을’, 이 낱말 속에 뭉개져 있다. 위태로운 시간의 경계는 ‘어느 해 가을’로 훗날 또 허물어지겠지. 마음을 고친다. 시간에 눈금을 새기는 욕심은 내지 않기로. 오지 않은 날을 너무 믿지 않기로. 지금 이 순간을 더 깊이 살기로.
  • [씨줄날줄] AI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AI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선풍을 일으키면서 AI 기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법적 규제의 시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공개 이후 두 달 만에 월 이용자가 1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논문을 쓰거나 의사시험을 통과하며 고도의 전문 지식을 뽐내고, 일상 대화도 술술 주고받는 AI의 놀라운 진화에 세계는 경탄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표절, 시험부정, 가짜뉴스 같은 부작용과 편향적인 데이터 학습으로 인한 성별·인종·소수자 차별 등 인권과 윤리를 침해할 가능성도 한층 심각해졌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조차 AI 기술 악용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미라 무라티 CTO는 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챗GPT는 사실을 지어낼 수 있고, 나쁜 의도를 가진 이용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면서 “AI를 규제하는 것은 지금도 이르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크 오친클로스 미국 하원의원은 지난달 25일 의회 연설에서 챗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하며 “새 기술에 적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관련 정책이나 법규가 너무 늦어져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집행위원도 “챗GPT가 보여 주듯 AI 기술은 위기도 제공하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AI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4월 초안을 발표한 ‘AI법’이 올해 제정될 전망이다. 이 법은 위험도에 따라 AI를 3단계로 분류해 그에 맞는 규제를 부과한다. 가령 안면인식 기술처럼 인권 침해 소지가 있으면 전면 금지하고, 직원 채용에서는 AI의 적합성과 편향성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법이 제정되면 유럽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 국가의 AI 윤리 기준 및 관련법 제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0년 마련한 ‘인공지능 윤리기준’이 고작이다. 이듬해 ‘인공지능기본법’을 국회에 발의했으나 아직 진척이 없다.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SF영화 같은 암울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AI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 [길섶에서] 입춘의 희망/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춘의 희망/박현갑 논설위원

    창문을 뚫고 아침 햇빛이 들어온다. 주말 단잠을 시샘하듯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파고드는 태양의 희롱에 몸을 뒤척인다. 전날 블라인드 내리는 걸 잊은 탓이다. 주중 일과 주말 휴식으로 맞춘 일상을 소리 없이 훼방 놓는 녀석의 공세에 결국 몸을 일으킨다. 녀석은 카톡에서도 위력을 보인다. 해의 움직임을 토대로 한 1년의 첫째 절기인 입춘 소식이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좋은 기운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란 글이 가득이다. 예전에는 이런 입춘첩이 집집마다 대문에 하나씩 붙어 있었다. 요즘도 전통 가옥이나 식당 출입문에서 볼 수 있다. 문을 바깥 세상과의 단절이 아닌 연결 통로로 바라본 삶의 지혜가 느껴진다. 눈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게 아니라 봄이 온 것이라고 한다. 눈은 사라졌지만 추위는 여전하다. 고물가로 체감온도는 더 낮다. 봄을 담은 저 햇살이 일상의 고단함까지 녹여 주길 바라 본다.
  • [씨줄날줄] 춘추전국 SMR/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춘추전국 SMR/박록삼 논설위원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발전량이 대형 상업원전의 5분의1 수준인 100~400㎿의 소형 원전이다.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 속에 대형 상업원전에 비해 안전도가 1000배 이상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힘입어 2035년까지 세계 SMR 시장이 6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등이 개발하고 있는 SMR 노형은 80개가 넘는다. 특히 미국이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을 앞세워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SK그룹 등 한국 기업들이 주기기 제작 등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역시 약 10조원을 SMR 개발에 투자해 20기의 SMR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20년 세계 최초로 해상부유식 SMR을 상용화한 러시아는 2028년까지 17기 노형을 건설하려고 한다. 이 나라들의 각축 속에 어느 곳도 아직 시장 패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SMR 춘추전국시대에 가깝다. 한국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12년 세계 최초 SMR로 평가받는 스마트 원전 개발에 성공했지만, 기술 혁신을 이어 가지 못한 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한발 늦은 형국이 됐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차세대 SMR 노형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기본설계에 이어 2025년까지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2028년엔 표준설계 인가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4회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국회 포럼’에 참석해 “올해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하는 혁신형 SMR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적기에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포럼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여야가 따로 없는 일이다. 차세대 산업의 패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일이다. SMR은 더이상 정치의 영역이 아닌 국가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영역이다. 정부와 정치권, 국민의 염원을 모아 열국들이 각축하는 경쟁의 복판으로 들어갈 일이다.
  • [부고]

    ●권화섭(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씨 별세, 권성철·성헌씨 부친상, 김정림·조유나씨 시부상, 권희재씨 조부상 = 4일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2)2650-5121 ●강성모(제13대 국회의원·린나이코리아 명예회장)씨 별세, 강원석·원우·원상·혜경·효림씨 부친상 = 5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2) 3779-1918 ●최필순씨 별세, 주진우(대통령실 법률비서관)씨 조모상 = 5일 경상국립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055)750-8651
  •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이 신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 오면서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해결할 문제도 많다”면서 “대통령실과 언론이 함께 소통하면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대변하겠다. 한편으론 언론인, 국민의 생각을 잘 듣고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인 지역·이념·세대·남녀 간 갈등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90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언론계로 복귀해 문화일보에 몸담았다.
  •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대통령실 새 대변인 이도운 “언론·국민 생각 잘 전달”

    이도운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 입장 잘 대변하겠다” 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이같은 인선을 발표했다.이 신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 오면서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해결할 문제도 많다”면서 “대통령실과 언론이 함께 소통하면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의 뜻,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대변하겠다. 한편으론 언론인, 국민의 생각을 잘 듣고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인 지역·이념·세대·남녀 간 갈등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90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언론계로 복귀해 문화일보에 몸담았다. 대변인석은 지난해 9월 강인선 전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지 5개월 만에 채워졌다.
  • 대통령실 새 대변인에 이도운…공석 5개월만에 임명

    대통령실 새 대변인에 이도운…공석 5개월만에 임명

    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발탁됐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신임 대변인 인선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해 9월 초 강인선 전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5개월가량 공석이었다. 이 신임 대변인은 1990년 서울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냈다.2017년 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검토할 당시 서울신문을 나와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결정을 내리자 다시 언론계로 돌아와 문화일보에서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달 말 문화일보에 사표를 냈고 사직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이 신임 대변인에 대해 “정치·외교·사회 등 국내외 정세와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해왔다”며 “앞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 신임 대변인은 “용산으로 옮기면서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며 “언론과 소통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딸을 두고 있다고도 소개하면서 “제가 10번 말을 건네면 마지못해 한마디 한다. 그래도 저는 계속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며 “딸과 소통하는 노력의 10배를 출입기자와 소통하는데 기울이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변인으로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뜻을 여러분에 잘 대변하고, 언론과 국민의 생각을 잘 듣고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도 하겠다”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지역·이념·세대·남녀 간 갈등도 해결하는 데 조금은 기여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 [부고] 권화섭(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씨 별세

    ●권화섭(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씨 별세, 권성철·권성헌씨 부친상, 김정림·조유나씨 시부상, 권희재씨 조부상 = 4일, 이대목동병원장례식장 9호, 발인 7일 오전 9시 광주공원묘지 (02)2650-5121
  • [길섶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임창용 논설위원

    입춘이 지척인데 집 앞 개울 얼음이 단단하다. 며칠 전 역대급 강추위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햇빛에 비쳐 투명한 얼음 속 물소리가 명랑하다. 그래도 물가 양지바른 곳 마른 토끼풀 숲속엔 초록풀 몇 가닥이 봄을 향해 손짓한다. 어쩌면 지난해 11월 이상 난동에 돋아난 싹이 그대로 얼어버린 것이리라. 아니면 봄을 기다리는 내 간절함에 해빙의 상징으로 눈에 띈 것일까. 해빙을 고대하는 마음이 어찌 나 뿐일까. 이상기후로 인한 북극발 한파만큼이나 이번 겨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난방 스위치 만지는 손가락이 떨리고 눈덩이 이자에 통장 잔고가 눈 녹듯 사라지는 오늘. 그래도 창밖 소나무 꼭대기의 까치는 걱정 말라는 듯 연신 나를 향해 울어댄다. 하긴 겨울이 가면 어김없이 봄이 오지 않는가. 1년의 첫 달이 어느새 지나갔다. 뜻밖의 손님처럼 문득 눈앞에 다가온 입춘. 얼어붙은 우리 마음에도 조만간 해빙의 기운이 가득할 것임을 애써 믿어 본다.
  • [서울광장] 외줄 타기는 묘기일 뿐 일상이 될 순 없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줄 타기는 묘기일 뿐 일상이 될 순 없다/박현갑 논설위원

    그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방소멸 위기를 막고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단으로 교육을 강조한 인재양성전략회의가 열린 경북 구미의 금오공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혼이 서린 곳이나 다름없다.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를 위해 국가산업단지인 구미공단을 조성하고 여기서 일할 기능인 양성을 위해 1972년에 금오공고를 세웠다. 전국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3년간 장학금을 주며 교육시켰다. 8년 뒤엔 기술력을 더 키우기 위해 금오공대까지 세웠다.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당시 국방부 산하 학교법인을 만들어 학교 육성에 정성을 쏟았으며 포스코 기술 명장 대부분이 금오공대 출신일 정도로 산업화에 기여한 바가 컸다”고 회고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를 “조선 초기 기틀을 다진 성리학의 본향이자 인재 배출의 산실”이라고 강조하나 지역경제의 산실인 구미공단은 찬바람만 휑하다. 힘차게 돌아가던 섬유업체 공장은 중국의 섬유산업 추격에 문 닫은 지 오래다. 하이테크밸리 조성으로 부활을 꿈꿨으나 해외나 수도권에 밀려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비수도권 지역도 그렇지만 역대 정부에서 추진해 온 지역 균형발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만든 이래 역대 정부에서 수도권 규제를 해 왔다. 하지만 지역 여론과 정치 논리에 등 떠밀리며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되지 않았다. 집값 폭등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며 신도시 건설을 허용했고, 대학설립도 자율화를 이유로 수도권 설립을 허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 결정으로 무산됐고 전 정부에서 추진한 혁신도시도 반쪽짜리 성공에 그치고 있다. 이런 결과가 수도권 일극현상 심화이다. 수도권은 면적 기준으로 국토의 11.8%이나 2021년 기준으로 인구의 50.3%가 몰려 있다. 일자리도 수도권이 절반을 차지한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일자리의 49.7%가 수도권에서 나온다. 일본 30.8%, 프랑스 22.8%, 영국 17.0%, 독일 4.5%, 미국 0.5%에 비하면 말 그대로 수도권 공화국인 셈이다. 청년들이 선호도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이유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의 의료원에서는 의사 보기가 하늘의 별 보기만큼 어렵다. 서울 의사 연봉의 2배 이상인 3억~4억원을 준다고 해도 지원자가 없다. 돈 있는 사람의 해외 원정출산이 아니라 지방에는 의사가 없어 수도권으로 출산 가는 실정이다. 의대가 있으나 학생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출신으로 이들은 졸업 뒤 ‘탈출’하기 바쁘다. 교육을 매개로 한 지방소멸 타개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뚝심 있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지역이 우위를 지닌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대학은 여기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수도권 주민들이 교통불편 등 삶의 질을 문제 삼아 아우성친다고 집 짓고 도로 깔아 주는 사후 땜질식 처방을 접고 미래성장동력이 되는 산업분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인구분산을 끌어내야 한다. 고궁 등지에 가면 남사당패의 줄타기 공연을 볼 수 있다. 2m 남짓한 높이의 줄 위를 부채 하나 달랑 들고 아슬아슬 걷는 모습에 관객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한다. 사타구니를 걸치고 앉았다가 사뿐히 몸을 튕기며 뛰어오르는 묘기에는 박수가 절로 터진다. 피, 땀, 눈물을 흘렸을 어름사니에게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동안 국가 발전정책은 수도권 중심의 ‘외줄타기 정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균형발전은 지역과 함께 달리는 ‘두발 자전거 정책’이어야 한다. 줄타기는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이나 우리의 일상이 될 순 없다.
  • 대통령실 대변인 이도운·시민소통비서관 전광삼 유력

    대통령실 대변인 이도운·시민소통비서관 전광삼 유력

    대통령실이 대변인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도운(위)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대변인 인선 뒤 후속 비서관 인선도 이어질 방침이다. 시민소통비서관에는 전광삼(아래)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이 거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변인 인선을 위한 검증이 여러 명 진행 중이다. 인선에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은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90년 서울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워싱턴특파원, 정치부장, 부국장을 지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으나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 언론계로 복귀했다. 이 전 위원은 지난달 말 문화일보에 사표를 냈고 사직 처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대변인 인선이 확정되면 시민소통비서관, 사회공감비서관 등 공석 자리에 대한 인선도 진행할 계획이다. 전 전 위원은 시민소통비서관에 사실상 내정된 분위기다. 그는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춘추관장을 역임한 뒤 2018년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4기 방통심의위 상임위원에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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