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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늦둥이 아빠의 행복/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늦둥이 아빠의 행복/임창용 논설위원

    며칠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다. 한창 흥이 오르는데 한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한다. 고3 아들을 태우러 학원에 가야 한단다. 어쩐지 술 대신 음료수만 마시더라니. 나이 예순에 웬 고3 아들이냐고 물으니 다시 자리에 앉아 늦둥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자랑이라기보다는 아이를 가진 뒤 찾은 기쁨과 행복 이야기다. 마흔이 다 되어 결혼한 뒤 한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애를 끓이다가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아들이라고 했다. 친구는 늦둥이를 낳은 뒤 무료함이 사라졌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고교 동기 중엔 일찍 결혼해 아들 둘을 낳은 뒤 10년 터울의 딸을 얻어 키우는 친구도 있다. 늦둥이 딸의 일거수일투족은 곧 그의 기쁨이고 삶의 보람이다.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딸과의 하루가 그의 페이스북에 떴다. 두 친구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 사회의 초저출산 현상이 마치 딴 세상의 일 같은 착각이 든다.
  • [씨줄날줄] 어린이 권리장전/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어린이 권리장전/박현갑 논설위원

    동네에 유독 아이들이 많다. 휴일이면 아빠가 리모컨으로 운전하는 미니 자동차에 탄 아이에서부터 줄넘기하는 초등학생들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목욕탕 사우나도 꼬마 손님들의 재잘대는 소리로 활기가 넘친다. 아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 등줄기의 물기를 훔쳐 주는 모습도 있다. 이런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이런 즐거움은 걱정으로 변한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노는 게 아니라 학원 순례에 나서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하교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많다. 어린이들의 불행은 각종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서울시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태어난 만 13세 이하 어린이들은 놀 나이임에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5일간 노는 시간이 2017년 360분에서 2021년 142분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우울증은 늘어났다. 2017년 3만 1413명에서 5만 9527명으로 4년 새 약 2배로 불어났다. 아동 불행은 국제적으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의 아동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22위다. 그제 서울시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 권리장전’ 제정 등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유다. 42만명에 달하는 초등학생이 대상이다. 매년 100명의 초등학생을 ‘서울시 정책참여단’으로 꾸려 여기서 나온 좋은 정책 아이디어는 시정에 반영한다. 공원 등 야외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창의성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내년부터 15억원의 예산도 투입한다. 친구 관계,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지친 아이들의 마음건강 상태도 돌본다고 한다. 복지부가 2016년 5월에 만든 아동권리헌장이 선언적 의미였다면 이번 권리장전은 시의 이행 약속을 추가한 게 의미 있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과열 경쟁 풍토에서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해야 하는 부모들은 생업으로 바쁘다. 게다가 시는 기초학력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초등학교를 포상하는 조례 시행도 앞두고 있다. 어린이날을 ‘어른 반성의 날’로 삼아 보자. 경쟁 중심의 욕망 레이스에 아이들을 끌어들이면서 야기되는 각종 부작용을 이날 하루만이라도 곱씹으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자.
  • [길섶에서] ‘꼴데’의 반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꼴데’의 반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이 거세다. 11년 만에 단독 선두의 기쁨도 맛봤다. 롯데 팬들은 순위표의 롯데 이름 위에 아무도 없다는 게 실화냐며 난리법석이다.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해 ‘꼴데’라고 자학하면서도 그 꼴데를 떠나지 못했던 팬들이니 호들갑의 진심이 느껴진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돼 원없이 불러 대는 ‘부산갈매기’의 떼창이 ‘톱데’의 감동을 더한다. 롯데의 반전 요인을 파헤친 분석 중에 눈길을 끈 게 ‘방출생’이다. 불펜을 떠받치는 세 명의 투수를 비롯해 외야수 등 요즘 훨훨 나는 선수들은 대부분 지난해 다른 구단에서 방출된 이들이라고 한다. 그 외야수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의 맹활약 비결에 대해 “절박함”을 꼽았다. 패자부활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롯데에는 ‘봄데’라는 별명도 있다. 봄에만 반짝 잘한다고 해서 붙여진 냉소다. 개인적으로 롯데 팬이 아님에도 이번만큼은 봄데가 아닌 톱데의 영광이 오래 지속되기를 응원해 본다.
  • [씨줄날줄] 기술유출 죄값/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술유출 죄값/이순녀 논설위원

    지난 1월 반도체 웨이퍼 연마 관련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국내 3개 기업 전현직 직원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반도체 웨이퍼 연마는 웨이퍼 표면의 미세한 요철을 평탄화하는 공정으로,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돼 산업기술보호법의 보호를 받는다. 이들은 2019년부터 회사 내부망에서 첨단기술 기밀 자료를 몰래 촬영한 뒤 중국 업체에 유출했다고 한다. 특허청 기술경찰, 검찰, 국정원이 지난해 3월부터 1년 가까이 공조 수사를 벌이고서야 실체가 드러났다. 글로벌 첨단기술 경쟁이 거세지면서 기술유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범죄 유형이 갈수록 고도화해 적발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정작 범인을 잡아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적발된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93건으로, 피해액이 무려 25조원으로 추정된다. 적발된 것만 이 정도니 실제 피해 사례와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3년간 기술유출 사범에 대한 법원 선고 총 445건 중 실형은 47건(10.6%)에 그쳤다. 영업비밀 해외 유출 사범에게 선고되는 형량도 지난해 기준 평균 14.9개월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은 징역 3년 이상 최대 30년, 영업비밀 해외 유출은 최대 징역 15년으로 규정돼 있지만 초범이거나 피해 규모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경우가 잦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그제 기술 해외 유출 방지를 위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법은 국가핵심기술이나 산업기술, 국가첨단전략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를 처벌하려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할 목적이 인정돼야 한다. 반면 개정안은 이 기준을 완화해 국내 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유출할 때도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대검찰청과 특허청도 기술유출 범죄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최한 세미나에선 초범도 강도 높은 형을 받을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을 개선하는 안이 논의됐다. 기업 피해는 물론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악질 범죄에 대해선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는 게 맞다.
  • [길섶에서] 산천재 유감/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산천재 유감/서동철 논설위원

    땀 흘려 심고 가꾼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내가 사는 신도시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봄꽃들이 그리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조금 과하다 싶게 무더기로 심어 놓은 조경용 꽃들의 색깔이 왠지 인공적이라는 느낌이다. 자연스러운 꽃을 찾아나서는 데는 또 게으르기만 하다. 시골집 매화나무조차 무얼 하느라 올해도 때를 맞추지 못했다. 이것들이 꽃피고 열매 맺으며, 이파리 지는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으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까. 친지가 보내 준 산천재 사진의 남명매(南冥梅)도 꽃을 떨군 모습이다. 남명 조식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작은 공부방이 산천재(山天齋)다. 소박하지만 엄숙했을 강학 공간의 울긋불긋 단청이 사진으로 봐도 거슬린다. 산청에 남은 남명 선생의 흔적은 여러 차례 둘러봤지만 산천재에 단청을 해놓은 이후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신도시 꽃밭처럼 정이 가지 않으니 애써 먼 길을 떠날 이유가 없다.
  • [씨줄날줄] 음주운전 방지 장치/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음주운전 방지 장치/임창용 논설위원

    그제 전북 완주에서 대낮 음주운전 사고로 도로 갓길을 걷던 40대 부부가 참변을 당했다. 20대 운전자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부부를 들이받았다. 훤한 대낮임에도 보행자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이 부부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사고에 의한 피해는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지난달 8일 만취한 60대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들을 덮친 배승아양 사망 사건, 그 이튿날 경기 하남시에서 떡볶이를 배달하는 분식집 사장이 역주행하는 음주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 등 안타까운 참변이 끊이지를 않는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매년 2만건 이상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이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문제는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7회 이상 적발된 경우도 977건에 달한다. 배승아양 사망 사건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매우 높은 상황인데도 올 들어 대낮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한다. 강화된 음주단속이 대개 밤에 이뤄지자 음주자들이 단속 사각 시간대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비난 여론이 일 때마다 여러 가지 해결책이 논의됐다. 특히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꾸준히 강화됐다. 대표적인 게 2019년부터 시행된 이른바 ‘윤창호법’이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량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실제 재판에서 기본 양형 기준이 법정 형량에 한참 못 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처벌 강화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음주운전 전력자의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 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눈길을 끈다. 운전자에게서 일정 수준 이상 알코올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해 음주운전을 사전 차단하자는 것이다. 상습범의 경우 일단 술을 마시면 자기 제어가 어려운 만큼 이 장치를 부착하면 음주운전 예방에 꽤 효과가 있을 듯싶다.
  • [길섶에서] 낙선재의 봄밤/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낙선재의 봄밤/이순녀 논설위원

    1847년 헌종이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낙선재에서 84종 2000여책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고전소설이 발굴된 건 1966년이다. 창작소설과 중국 번역소설을 한글서예 궁체로 정갈하게 필사한 왕실 소장 소설들을 일컬어 ‘낙선재본 소설’이라고 한다. 그제 밤 창덕궁 낙선재 마당에서 낙선재본 소설 ‘현씨양웅쌍린기’의 한 대목을 연극으로 만났다. 밤하늘에 높이 뜬 달과 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를 무대 삼아 권위적인 가부장제에 맞서는 영웅적인 여성 서사를 담은 공연은 수백 년 전 궁궐 안 왕실 여인들의 욕망과 정체성을 잠시나마 엿보게 했다. 낙선재의 봄밤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궁중문화축전의 일환인 ‘낭만궁궐 기담극장’ 프로그램 덕분이다. 수강재, 석복헌 등 창덕궁 일원에서 펼쳐진 이동형 공연은 봄밤의 궁궐 정취를 만끽하기에 제격이었다. 분명 도시 한가운데 있는데도 담장 너머 소음과 불빛을 까맣게 잊게 하는 초월의 시간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 [황수정 칼럼] ‘개○○’에 대하여, 민주당에 대하여/수석논설위원

    [황수정 칼럼] ‘개○○’에 대하여, 민주당에 대하여/수석논설위원

    양해를 먼저 구한다. ‘개소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 ‘개소리’는 비속어가 아니다. 컹컹 짖는 그 개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반려견들한테는 좀 미안하다.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인 미국의 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는 1986년 논문을 썼다. 제목이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 짧은 철학적 논고가 책으로 발간된 것이 2005년. 당시 미국 정치권의 언어도 멀쩡한 사람들 속을 어지간히 뒤집었던 듯하다. 책은 단박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제목으로 국내에도 책이 나와 읽히고 있다. ‘개소리’라는 번역은 신의 한 수라 생각한다. 발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게다. 개○○(지면의 품위를 위해 지금부터는 이렇게 표현한다)는 거짓말과 차원이 다르다. 프랭크퍼트의 정의에 따르면 거짓말은 최소한 진실을 의식하는 말이다. 거짓인 줄 알면서 상대방을 믿게 하려고 속이는 것이 거짓말이다. 개○○는 자기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개○○는 공들여 언어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나오는 대로 뱉으면 된다. 거짓말은 들통나면 책임을 져야 한다. 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오래된 논문이 지금 우리 정치권에 잘 들어맞는다. 더불어민주당 방식의 정치언어에는 정확히 적용된다. 공연한 ‘헛소리’는 무의미하게 마무리되면 그만이다. 의도적으로 현실 정치에 끌어오면 효용이 엉뚱한 쪽으로 극대화한다. 이것이 정치권 개○○의 심각한 문제다. 민주당에는 견본 사례들이 넘친다. 장경태 의원을 보자. 프랭크퍼트 정의의 가장 생생한 버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 공항에 나온 화동의 볼에 입 맞춘 것을 “성적 학대”라 공격했다. 이전 사례를 잠시만 찾아봤어도 팩트가 아님을 알았을 게다. 개○○는 공격 대상의 지위와 발언의 수위가 높을수록 효용이 크다. 이 원리를 당 내부의 무수한 선례들을 통해 학습했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심장병 어린이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것도 그다. 그 일로 검찰에 송치되고서도 비슷한 소동을 또 일으켰다. 사실이 아니든 말든 그는 또 성공했다. 묻지마 지지층의 환호는 더 커졌다. 나도 작심하고 그의 프로필을 챙겨 봤다. 개○○는 덮어 놓고 힘이 세다. 그 효용에 취하면 들고 나야 할 ‘타이밍’에도 둔감해진다.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의혹에 정국이 발칵 뒤집혀도 김민석 의원은 “물욕이 적은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그 자신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전력이 있다. 딴 건 몰라도 이 문제만큼은 나서지 않아야 상식이다. 586 용퇴론 속에 자숙해도 모자란데 ‘대통령 배우자법’을 만들겠다고도 나섰다. 대통령 부인의 대외 활동을 법으로 묶어 단속하겠다니 대번에 화살은 김정숙 여사에게 쏟아진다. 대통령 전용기는 왜 띄웠는지, 옷값은 왜 국가기밀인지 먼저 따지자는 것이다. 자책골을 넣었다 한들 민주당의 김 의원은 끄떡없다. 누워서 침을 뱉어도 40%의 골수 지지층이 웃어 주고 있으므로. 집권당에는 개○○가 없냐고 따질 수 있다. 왜 없나. 물론 있다. 김재원, 태영호 의원의 막말이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그쪽은 부끄러운 척이라도 하고 최소한 자정 장치를 가동하는 시늉은 한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과 한 묶음 처리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다. 사상이 언어를 부패시키고 언어 또한 사상을 부패시킨다. 조지 오웰의 말이다. 그러니 정치언어의 타락은 시민의식의 타락일 수 있다. 일 년에 서너 번 나와도 놀랐을 개○○가 사흘이 멀다 하고 나온다. 아무 소리나 발화하는 이들도 따로 만나면 의식 수준이 선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콘크리트 지지에 취해 무슨 말을 하는 줄도 모르고 하는 사람들. 이제는 민주당에 퍼진 ‘악의 평범성’을 주목해 볼 단계다. 총선이 가까울수록 증상은 심해질 것이다. ‘묻지마 지지’가 있는 한 처방약이 없다. 갑갑할 뿐이다.
  • [씨줄날줄]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이순녀 논설위원

    “버핏에게는 우리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장점도 있다. 지능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보니, 그의 두뇌는 동시에 약 5개 차원에서 가동되는 듯했다. (…) 투자에서는 내가 버핏을 물리칠 수 없다. 그러나 그를 본받을 수는 있다. 그날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버핏의 장점은 그의 지능이 아니라 그의 본성과 완벽하게 조화된 생활방식이었다. 그는 틀림없이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오마하의 현인’인 워런 버핏을 열렬히 추종하는 전문 투자가 가이 스파이어는 2007년 경매에서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을 낙찰받아 점심을 같이 하고 나서 당시의 경험담과 교훈을 정리해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펴냈다. 그는 “진실한 나를 통해서 진정한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그가 가르쳐 주었다”고 썼다. 버핏과의 3시간 점심에 65만 달러의 엄청난 돈을 썼지만 평생 투자의 나침반이 될 생생한 깨달음을 얻었으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점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는 ‘버핏과의 점심’은 2000년 처음 개최된 뒤 2022년 마지막 행사 때까지 해마다 화제를 모았다. 누가 얼마에 낙찰받았는지가 언론의 관심거리였다. 낙찰가는 매번 공개됐지만 낙찰자의 절반은 익명으로 남았다. 마지막 경매 낙찰가는 1900만 달러(약 254억원)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경매 수익금은 빈민 구호단체인 글라이드재단에 전액 기부되는데, 누적 금액이 532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월 중장기 발전안의 하나로 국민 소통 프로젝트인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제시했다. 분기마다 대기업 회장, 전문경영인, 스타트업 창업자 등 3인의 기업인이 MZ세대 30명과 식사하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25일 ‘꿈을 위한 갓생, 그리고 불굴’을 주제로 열리는 첫 행사의 주인공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재욱 쏘카 대표, 방송인 노홍철이 선정됐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낙찰자가 돈을 내는 ‘버핏과의 점심식사’와 달리 프로젝트 참가자는 돈 대신 본인이 실천할 수 있는 재능기부 계획서를 제출하고, 3개월 안에 실천하면 된다고 한다. 원조를 잇는 새로운 기부문화로 정착하길 기대한다.
  • [길섶에서] 그 부엌에는/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그 부엌에는/황수정 수석논설위원

    네 살배기 강아지 녀석은 내가 제 엄마인 줄 안다. 졸졸 쫓아다니다 내가 앞치마를 두르면 마음을 놓는다. 달강달강 설거지 소리가 좋아 어쩔 줄 모른다. 뱅뱅이를 돌고 구르고. 예전의 어느 작가는 저녁 짓는 그릇 소리에 어머니가 그립다고 썼다. 나는 도마 소리를 좋아했다. 똑각 똑각, 새벽 잠을 깨워서는 다시 곤하게 재워 주던 엄마의 도마 소리. 밤이 길어 칠흑의 겨울 새벽이면 엄마는 하얀 광목 행주를 깔고 소리도 없이 도마질을 했다. 높고 낮은 우리 집 도마 소리로 알 수 있었다. 새벽이 깊은지, 아침이 다 왔는지. 내가 시험을 보는 날 부엌은 아침내 조용했다. “귀한 날, 썰고 자르는 거 아니라 했다.” 전날 밤 엄마는 썰고 다진 것들을 면포에 잘 싸서 도마에 올려 두고는 잠을 청했다. 새벽기도 같고 묵언수행 같던 도마 소리. 그 소리가 나를 지켜 주었을까. 풋잠 꿈결에 선걸음에라도 다녀왔으면. 배꼽이 옴폭 파인 소나무 도마가 있던 집. 내 곁을 지켜 준 도마 소리가 아주 살던 그 오래된 부엌에.
  • [씨줄날줄] 첫발 뗀 복수의결권/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첫발 뗀 복수의결권/안미현 수석논설위원

    2021년 2월 쿠팡이 미국 증시로 직행하자 국내 증시는 발칵 뒤집혔다. 재무제표로는 적자이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대기업을 미국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당시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직상장 이유로 차등의결권을 꼽았다. 뉴욕 증시가 김 창업자의 지분에 대해 주식 1주당 29주의 의결권을 인정해 준 것이다. 김 창업자로서는 적자를 버틸 자금 수혈과 상장에 따른 경영권 약화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묘수였던 셈이다. 한국 투자자들을 외면하고 미국으로 가면서 “국내 증시를 디스(폄하)했다”는 성토도 나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디스가 국내 증시의 오랜 체증을 뚫는 데 한몫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에 따라 의결권을 달리 부여하자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문재인 정권 때인 2020년에는 정부 주도로 법률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하지만 재벌의 편법 상속에 악용될 수 있고 ‘1주 1의결권’ 원칙 파괴로 소액주주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막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쿠팡의 저격은 답보하던 논의에 물꼬를 텄다. 급기야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 정권에서 발의된 법안이 현 정권에서 결실을 맺은 이례적 사례다. 차등 내지 복수의결권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미국, 일본뿐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조차 이미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일단 비상장기업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경영권 위험에 노출돼 있는 벤처·스타트업계는 크게 환영하면서도 1주당 의결권 10개로 결정된 차등폭에 다소 아쉬워한다. 투자 유치에 따른 창업자 지분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등 부여 조건도 여럿 뒀다. 상장하면 3년 안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해야 하고 상속·양도도 안 된다. 복수의결권을 반대하는 진영은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상장하면 혜택을 빼앗는 모순투성이 법”이라며 비판한다. 좀더 있으면 이런 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분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는다. 아닌 게 아니라 “상장기업에도 복수의결권을 주자”는 주장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 복수의결권은 문만 연 상태다. 찬반 진영의 보완과 우려 목소리에 귀를 열어 ‘디테일’을 효율적으로 짜고 시행 과정에서 끊임없이 보완해 나가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길섶에서] 외국인 관광객/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외국인 관광객/황성기 논설위원

    북한강변 유원지로 나들이를 갔다.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낮 12시도 안 돼 주차장이 붐볐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유원지는 입구부터 북적인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오르내리는 관광버스가 많다. 어림잡아도 외국인이 나들이 인파의 절반은 돼 보인다. 코로나가 물러난 뒤 외국인이 몰려온다는 보도는 봤지만 유원지에 와서 실감할 줄은 몰랐다. 쓰는 언어도 다양해 세계 각지에서 오고 있구나 했다.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쓴 사람도 거의 없이 화창한 봄날씨의 유람을 즐기는 모습에 덩달아 신난다. 고교 동창생들과 겨울의 끝에 놀러 간 일본 규슈도 그랬다. 우리 일행 같은 외국인 관광객이 이른 아침부터 공항에 몰려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을 정도였다. 일본의 4월 말, 5월 초 연휴인 ‘골든위크’에 서울에 놀러 온다는 연락을 준 지인만 다섯 팀이다. 낮밤으로 일본인 친구들을 모실 가게를 찾고 예약하며 분주했지만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된다.
  • [서울광장] 한중일 ‘동아시아 강국벨트’를 위하여/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중일 ‘동아시아 강국벨트’를 위하여/서동철 논설위원

    일본을 우습게 여기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들 한다. 임진왜란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그 뿌리가 매우 깊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이 하찮다는 나라에 400년 전 국토를 유린당한 것도 모자라 식민지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본을 우습게 볼수록 한국은 더 한심한 나라일 수밖에 없다. 임진왜란 직전인 1589년 조선통신사행에서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의 의견이 엇갈렸음은 유치원생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의견 차이를 당파가 달랐기 때문으로 몰고 가서는 올바르게 역사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왜적의 침입이 있을 것”이라는 황윤길의 적정 탐색 결과는 정확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두려워할 위인이 못 되니 침략할 능력도 없을 것이라는 김성일의 보고 역시 생각 그대로를 전한 것이었다. 오늘날 문화 수준은 높은데 국방은 형편없는 나라란 거의 없다. 과거에도 다르지 않아 중국발 고급문화에 심취했던 조선 양반들에게 비친 일본은 문화 불모지였다. 일본이 통신사행에 군사력을 감추면 감췄지 드러낼 이유는 없다. 문화가 없는 나라가 대륙 침탈의 꿈을 갖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100년 동안의 전국시대(戰國時代)를 거친 당시 일본의 군사력, 특히 육군의 전투력은 사실상 세계 최강이었다. 당시 일본이 유럽에 있었다면 로마제국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누군가 주장해도 논리적 반박은 쉽지 않다. 일본은 난공불락의 방어력을 가진 왜성을 남해안 곳곳에 쌓기도 했다. 조선이 왜적의 침입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1592년 왜란 발발 이후 경상우도관찰사 김수와 의병장 곽재우의 알력은 역설적으로 조선이 왜침에 대비하는 노력이 일찍부터 적지 않았음을 상징한다. 1589년 선조는 김수를 경상도관찰사에 임명하는데 성곽의 방어력을 높이는 과제가 주어졌다. 실제로 김수는 진주성과 김해성 등 해안 지역 성곽을 높이는 데 힘썼다. 구국의 의병장으로 우리 뇌리에 각인된 곽재우는 성곽 보수에 사족을 동원한 김수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왜적이 부산포에 상륙한 이후 김수가 지방 최고위 지방관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피해다니기에 급급했던 것은 과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쟁의 와중에서도 끊임없이 김수를 죽이라고 곽재우가 목소리를 높였던 이유가 왜적의 침략 대비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이순신 장군을 제외하면 모두가 무능력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이순신이 구국의 명장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가 나라를 구할 수 있도록 정상적 인사 단계를 뛰어넘는 불차채용(不次採用)으로 전라좌수사에 전격 기용한 것도 그 무능하다는 조정이었다. 수군으로 국한해도 국난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장수들의 숫자는 적지 않았다. 나라 전체로 확대하면 명장의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실제로 만난 왜군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물리쳤다. 요즘에는 임진왜란을 ‘동아시아 삼국전쟁’으로 부르자는 분위기도 있다. 세 나라 가운데 누가 봐도 최강국인 명나라가 이후 멸망의 길에 빠르게 접어든 것은 흥미롭다. 망한 것은 조선이 아니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고 했다. 이웃한 세 나라가 서로의 흥망을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역사는 분명하게 보여 준다. 한중일은 지금 문화·경제·군사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 강국이다. 개인적으로 세 나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원래의 지위를 되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동아시아 강국벨트’의 일원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 [씨줄날줄] 가짜 디스토피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짜 디스토피아/황수정 수석논설위원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분야 팩트체크 기관이다. 이들은 6단계의 검증 결과 체계를 두고 있다. ‘사실’, ‘대체로 사실’, ‘절반의 사실’, ‘대체로 거짓’, ‘거짓’. 여기에 하나 더. ‘새빨간 거짓말’이다. 작정하고 꾸며진 거짓말은 아무리 걸러내도 뿌리가 뽑히지 않는다. 폴리티팩트 같은 팩트체커들은 다양하게 등장했지만 어디서도 거짓말 사회병증이 나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 적 없다. ‘새빨간 거짓말’ 뉴스의 중독이 심해지는 것은 전 지구적 추세다. 웹주소 단축 사이트를 이용해 웹에 포스팅된 수천개의 링크를 분석한 미국의 한 연구 결과는 놀랍다. 표본 링크 중 60%를 단 한 명도 클릭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포스트를 공유하고 댓글을 다는 상당수가 기사 제목만 읽는다는 얘기다. 이런 식의 정보 소비 패턴도 점점 고착화하는 중이다. 인공지능(AI)의 거짓말 수준까지 시시각각 고도화하니 지구촌은 지금 식겁한 표정이다. AI를 이용한 음성 변조, 합성 사진, 동영상 등에 기반한 가짜뉴스와 지능형 범죄에 미국도 칼을 뺐다. 연방 상원은 이 문제를 ‘의회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유럽의 대응 방안은 훨씬 구체적이고 강력하다. EU집행위원회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강화해 8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등 유럽 내 이용자가 월 4500만명 이상인 19개 테크기업이 규제 대상이다. 가짜뉴스를 방치하거나 방지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아예 유럽 내 서비스 자체를 금지하겠다고도 벼른다. 중국조차도 딥페이크 이미지 등의 상업적 이용에 강력한 규제안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조용하다. 대통령이 식사한 횟집 이름이 일광이라고 친일 가짜뉴스를 마구 뿌려 슈퍼챗 돈벌이를 해도 전혀 뒤탈이 없다. 대선 개표기 조작 음모론을 퍼뜨린 폭스뉴스에는 무려 1조원의 배상금이 물렸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방문자를 확보한 유튜버를 언론 중재 대상에 넣자는 제안을 했다. 겨우 이 정도 대책에도 별 메아리가 없다. 하기야 가짜뉴스를 국회 안으로 끌어와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입법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 [길섶에서] ‘질문이 금’인가요?/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질문이 금’인가요?/박현갑 논설위원

    그제 ‘AI시대, 대학의 길을 묻다’는 토론회장을 찾았다. 챗GPT로 인한 교육 변화에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봉착한 고등교육 방향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놀랍게도 토론장을 찾은 사람들 대부분이 중장년층이다. 젊은 사람들도 있으나 전현직 대학총장에 명예교수, 퇴직 교수 등 5060세대가 다수다. “열정에는 나이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온 질문들은 아쉬웠다. 사회자가 질문 시 간단한 자기 소개와 대답을 듣고 싶은 발제자를 지목해 간략히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대체로 지켜지지 않았다. 자기 생각을 늘어놓는 의견제시형 질문이 대부분이다. 지적 과시이거나 질문 요령이 부족해서일 게다. 우리는 대체로 질문에 서툴다. 주입식 교육에다 유교문화 탓에 질문을 상대방에 대한 무례나 공격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있다. 주입식 교육의 벽이 무너지는 인공지능 시대, 챗GPT라면 어떻게 물을까. ‘침묵은 금’이 아니라 ‘질문이 금’이라는 화두를 챗GPT에게 던지면 뭐라고 말할까.
  • [씨줄날줄] 대통령 셰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셰프/서동철 논설위원

    음식에 관한 한 백악관의 주체성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까지도 백악관의 수석셰프는 프랑스인들이 주로 차지했다. 부시의 수석셰프 피에르 샹브랭은 후덕한 풍채의 소유자답게 음식을 만들 때 생크림 한 통, 버터 한 덩이를 통째로 넣고 끓인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자 건강식을 추구한 힐러리 클린턴은 ‘주방 대수술’에 나선다. 그 결과 백악관 공보실은 ‘샹브랭이 추구하는 음식 스타일과 클린턴 대통령 내외가 원하는 음식 스타일이 달랐다’는 내용의 수석셰프 해임 성명을 내놓게 된다. 클린턴 여사는 저명한 영양학자로 하여금 ‘재교육’에 나서기도 했지만 샹브랭의 소신을 꺾지 못했다고 한다. 샹브랭은 “나는 평생 좋은 요리, 훌륭한 요리만을 해 왔다. 병원 요리사가 되고 싶으면 병원에 취직하면 된다”고 일갈하고는 떠나갔다. 그런데 백악관의 샹브랭 해임은 백악관 수석셰프를 미국인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미국요리사단체의 집단행동 때문이기도 했다. ‘프랑스 셰프의 취향이 너무 엘리트적이어서 멋만 부리는 어려운 요리를 지향한다’는 것이 미국 셰프들의 비판 이유였다. 미국의 상징인 백악관에는 미국인 요리사에 의한, 미국의 요리가 있어야 한다는 압력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임명된 수석셰프가 월터 샤이브다. 명실상부하게 미국화한 백악관 주방은 다시 전기를 맞는데, 필리핀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이민자 크리스티나 커머퍼드가 최초의 백악관 여성 부수석으로 발탁된 것이다. 커머퍼드를 2005년 다시 수석셰프로 승진시킨 사람은 아들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다. 이렇게 보면 백악관의 셰프 임명과 해임은 중요한 정치 행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질 바이든 여사가 한미 정상의 국빈 만찬을 차려 낼 셰프와 음식을 소개하는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트럼프 시대를 거쳐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커머퍼드 수석셰프와 수지 모리슨 페이스트리셰프, 한국계 에드워드 리 초청셰프가 그들이었다.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날 여성과 이민자, 소수문화에 대한 존중이라는 민주당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수준 높은 정치 이벤트였다.
  • [길섶에서] 법카와 개카/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법카와 개카/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인연이 오래된 기업 최고경영자(CEO) 한 분이 있다.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 하나. 수년째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엔 말단 직원들과 ‘모닝 커피’를 즐긴다고 한다. 카톡으로 누군가에게 ‘번개’를 쳐 주변 동료와 같이 오라는 식이다. 어떤 날은 서너명, 어떤 날은 대여섯명이 모인단다. 아침식사용 빵 주문도 필수다. 그런데 이 모임 때 그가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 법인카드(법카)를 쓰지 않는 것이다. 꼭 개인카드(개카)로 계산한다. 격의 없이 편안하게 소통하려 만난 건데 법카를 쓰면 ‘공적인’ 느낌이 들어서라나. 법카든 개카든 사장의 번개 호출이 직원들은 부담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부러 어깃장을 놓았더니 MZ세대는 사장을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반론이 재까닥 돌아왔다. 무엇보다 개카를 쓰면 직원들의 “잘 먹었습니다~” 감사 목청이 한 옥타브 올라간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웃음 뒤에 장수 CEO의 ‘노력’이 보였다. 우리는 으레 노력보다 성공을 먼저 본다. 괜스레 미안해진다.
  • [씨줄날줄] 넷플릭스 3.3조 투자 명암/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넷플릭스 3.3조 투자 명암/이순녀 논설위원

    2016년 1월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대중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였다. 넷플릭스가 5000만 달러를 투자한 ‘옥자’는 2017년 6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동시 상영을 계획했지만 CGV 등 멀티플렉스의 보이콧으로 중소형 극장에서만 개봉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옥자’는 작품에 대한 호평과 글로벌 플랫폼을 발판으로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됐다. 넷플릭스와 K콘텐츠는 지금까지 대체로 상생 관계를 구축해 왔다. 봉 감독은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투자받기가 어려워 해외로 눈을 돌렸는데, 영화의 편집권을 보호해 주는 곳은 넷플릭스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도 “10년간 아무도 투자하지 않던 작품을 넷플릭스만 알아봤다”고 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제작 환경, 창작자의 권한 보장, 글로벌 배급망 등 넷플릭스의 풍부한 자원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K콘텐츠에 날개를 달아 줬다. 얻은 것으로 치면 넷플릭스도 만만치 않다. ‘오징어 게임’은 역대 흥행 1위이고, 비영어 TV부문 역대 콘텐츠 10편 중 한국 작품이 4편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260억원을 투자해 1조 2000억원의 가치를 창출했으니 엄청난 가성비가 아닐 수 없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때도 매출과 가입자가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정이’, ‘더 글로리’ 등 K콘텐츠의 인기를 꼽았다. 넷플릭스가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3조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24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차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매년 한국 내 투자를 늘리는 추세이긴 하나 대외적으로 규모까지 공개한 것은 K콘텐츠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나타낸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우려와 과제도 적지 않다. 넷플릭스가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해 국내 제작사가 추가 수익을 분배받지 못하는 불공정 계약 방식과 플랫폼 종속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7733억원인데 법인세 납부액은 33억원에 불과해 조세 회피 비판이 나오는 점과 공짜 망 사용료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다.
  • [길섶에서] 일단정지 습관/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일단정지 습관/임창용 논설위원

    십수 년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연수생활을 할 때 한동안 운전에 애를 먹었다. 보행자 중심의 교통규칙이 워낙 엄격했다. 대표적인 게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서행과 우회전 일단정지였다.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스쿨존이 보편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운전자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미국 면허시험에서 낙방한 이유도 스쿨존 속도 위반이었다. 속도를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무심코 제한속도룰 넘겼던 것. 감독관은 “아이가 있었으면 치었을 것”이라고 질타한 뒤 낙방을 통보했다. 우회전 일단정지 규정도 참 낯설었다. 아파트 단지 내 도로까지 어김없이 우회전 길목에 ‘STOP’ 표지판이 있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차차 적응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귀국 후 몇 차례 뒤차의 요란한 경적 소리에 놀란 뒤 예전으로 돌아갔다. 어제부터 우리나라도 우회전 일단정지 규정이 시행되고 있다. 당분간 운전자들에게 낯설고 불편하겠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한 운전습관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 [안미현 칼럼] 핵도 칩도 중요하지만 美 ‘혁신’도 듣고 보라/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핵도 칩도 중요하지만 美 ‘혁신’도 듣고 보라/수석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풀어놓을 보따리에 방미 성패가 달려 있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북핵 억제력이다. 나중에 수위를 조금 낮추기는 했으나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미국의 압력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견된 파장을 감내하면서까지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한 것에 비춰 볼 때 반대급부로 지금보다 강화된 미국의 핵우산을 얻어내리라 짐작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관건은 강화 수위다. 핵보복을 문서로 보장할 것이라는 관측부터 장관급 핵 상설협의체 구성, 한국형 핵 공유 모델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핵 못지않게 반도체(칩)와 전기차도 챙겨야 한다. 대통령실은 핵심 의제가 아니라며 힘을 빼고 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당장 미국은 자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중국 제재를 받게 되면 그 공백을 한국이 메워서는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해 오고 있다. 오는 10월 끝나는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 첨단장비 반입 예외 조치 연장도 받아내야 한다. 기업들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케미’에 바탕한 통 큰 딜에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꼭 챙겼으면 하는 게 한 가지 더 있다. 방미 기간 동안 대통령이 찾는 보스턴은 세계 1위의 바이오 클러스터(집적지)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를 비롯해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바이오 산업체들이 몰려 있다. 거저 얻은 명성이 아니다.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바이오 생태계 혁신법’까지 만들어 가며 투자를 끌어들였다. 이곳에서 만들어 내는 일자리만 연간 10만개가 넘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국 혁신 생태계를 돌아보고 바이오 석학들도 만나 조언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제발 그랬으면 한다. 윤석열 정부 장관들의 키워드는 ‘듣자생존’이다. 박근혜 정부 ‘적자생존’의 변주다. 달변인 윤 대통령이 회의 말미에 까는 말씀 자락이 길다 보니 장관들이 굳은 표정으로 경청하는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비친다. 이번만큼은 대통령이 화자(話者)가 아닌 청자(聽者)가 되기 바란다. 미국은 이미 전 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 연설을 한다고 시끌벅적한 하버드대는 법대로 유명하다. 미국은 법률서비스와 정보기술을 결합한 리걸테크들이 즐비하다. 2021년 상장까지 한 리걸줌을 비롯해 로켓로이어, 아보 등이 번성 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로톡은 변호사협회의 집요한 소송에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변협의 부당성을 판단할 법무부는 최종 판단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한시 허용한 비대면 진료도 초진과 재진 사이에 가로막혀 불법으로 전락할 위기다. 택시난을 겪으면서 ‘제2타다’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반성이 줄을 이었지만 우리의 혁신 생태계는 여전히 ‘타다’를 불법으로 간주한 그 시간에 멈춰 있다. 이번 방미에는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등 122명이 동행했다. 역대급 경제수행단이다. 닥터나우 대표 등이 눈에 띄긴 하지만 더 많은 혁신 기업들의 동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기존 사업자 단체와의 갈등이 큰 업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걸러 냈다는 뒷말도 들린다. 정부가 정말 그랬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윤 대통령의 학습 능력을 찬양한다. 미국의 혁신 생태계도 빠르게 학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지 석학들과 동행한 기업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활짝 열어 꽉 막힌 한국의 혁신 돌파구도 귀국 보따리에 넣어 왔으면 한다. 미국이 미국인의 막대한 세금을 써 가며 한국의 폼을 한껏 살려 줬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청구서를 내밀 게 명약관화하다. 우리도 최대한 받아내고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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