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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비대위원장 “불법사찰 특검 18대 국회서 김형태·문대성 사실확인 우선”

    박근혜 비대위원장 “불법사찰 특검 18대 국회서 김형태·문대성 사실확인 우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민간인 불법사찰 특검에 대해 “18대 국회에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사찰방지법을 준비 중이고 특검은 야당과 얘기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불법 사찰 의혹을 강도 높게 제기해 온 민주통합당 등 야당의 요구에 바로 응한 것이어서 법안제정이 속도를 받게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또 4·11 총선의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가 각각 제수씨 성추행,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당선자에 대해 “양쪽이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쪽 얘기만 듣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쪽에선 명예훼손을 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아보고 있고 사실 여부를 안 후에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 당선자에 대해서도 “(박사 학위를 수여한) 대학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결론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도 알아 보고 있는 중이니까 그 때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당선자의 출당 조치 등 논의에 앞서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이로써 문제의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주장은, 일단 신중론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4·11 총선 이후] 새누리 이상돈 “성추문 김형태·표절 문대성 출당 논의 필요”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넘는 승리를 거둔 새누리당 내에서 각각 성추문과 논문 표절 논란을 빚은 김형태(포항남구·울릉)·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포기하면서까지 두 후보를 출당 조치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월요일에 있을 비대위 회의에서 두 당선자에 대한 논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미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은 상황에서 두 후보에 대한 징계 조치는 출당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비대위원도 이날 오후 MBN ‘뉴스 M’에 출연, “성추문 파문이 있었던 분과 논문 표절에 관련해 문제가 있었던 분”을 언급하며, “과반의석을 무너뜨려서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을 쇄신하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문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국민대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고, 김 당선자는 ‘제수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도덕성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상돈 비대위원은 “문 당선자의 경우 국민대에서 논문 표절 심사가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김 당선자의 경우도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구체적인 조치가 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내에서는 기대 이상의 승리를 거둔 만큼 과반의석이 무너져도 향후 정국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선거 과정에서 두 후보에 대한 논란에 침묵하던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자마자, 두 후보에 대한 출당을 언급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이 비대위원은 “이미 공천을 한 상황에서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막가는 네거티브 총선 후유증 우려한다

    4·11총선을 하루 앞둔 선거판이 혼탁하기 짝이 없다. 후보들은 물론 여야 지도부까지 총출동해 상대 후보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각한 선거 후유증으로 나라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정도다. 유권자들만이라도 이런 ‘진흙탕 선거’가 만든 탁류에 휩쓸려서는 안 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어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문재인·정세균·신경민 후보 등을 콕 찍어 공격하는 ‘문제후보 10선’을 발표했다. 한 대표 측근의 공천 헌금 수수혐의 등을 이유로 대긴 했지만, 다분히 민주당의 과거 공세를 본뜬 느낌이다. 민주당은 얼마 전 친박계 핵심 홍사덕·권영세 후보와 친이계의 상징인 이재오·홍준표 후보 등을 ‘MB(이명박 대통령)-박근혜 아바타 5인방’으로 규정해 ‘표적 공세’를 벌였다. 장군멍군식 공방은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이 김용민 후보의 막말을 부각시키자 민주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풍자극인 ‘환생 경제’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친 대사를 들춰내는 식이다. 민주당이 문대성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물고 늘어지자 새누리당은 정세균 후보의 논문을 문제삼아 맞불을 놓았다. 물론 선거전에서 정책 대결 못지않게 인물 검증도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확실한 근거에 입각해 신상이나 도덕성을 따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 팩트도 없이 의혹을 부풀리거나, 맥락을 왜곡한 일방적 비방은 네거티브 공세일 뿐이다. 작금의 여야 간 이전투구는 주요 정당이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승리에만 집착해 후보 자격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성·노인·종교 등을 비하하는 막말을 밥먹듯 해온 후보나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후보 등을 묻지마 식으로 공천해 혼탁선거의 빌미를 만든 셈이다. 후보들과 주요 정당들이 네거티브 캠페인에 올인하면 정책 대결은 설 땅이 없어진다. 이로 인해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혼탁선거는 상호 고소·고발 전으로 이어져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엄청난 선거 후유증을 남기기 마련이다. 이럴수록 유권자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흑색선전이나 음해에 휘둘리지 말고 진흙탕 속의 연꽃을 찾는 심정으로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을 고르는 한 표를 꼭 행사해야 한다.
  • [선택 2012 총선 D-2] 새누리 “민주후보 7명 부적격” vs 민주 “치졸하고 비열한 공세”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무차별 폭로전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일 하루에만 민주통합당 정세균(서울 종로)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 문재인(부산 사상) 후보의 양산 무허가 자택 비판 등 야당 후보 7명에 대해 총공세를 펼쳤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가 2004년 2월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과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6월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 논문표절 의혹 등 제기 전 수석부대변인은 “정 후보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은 이씨의 ‘정치 마케팅과 우리나라 정당의 이미지 형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의 3개 대목, 17페이지 분량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면서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이씨 논문의 ‘컴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정 후보 논문에선 ‘커뮤니케이션’으로, ‘컨셉트’는 ‘컨셉’으로 바뀐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무현 정권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을 지낸 정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거물 정치인답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전날 문 후보의 양산시 자택 건물 3채 중 한옥 사랑채 일부가 무허가로 드러난 데 대해서도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가 중앙선관위 재산신고에서 해당 건물을 누락시킨 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 공직자윤리법은 실질적으로 자기 소유 재산은 다 등록하도록 돼 있다.”면서 “문 후보는 2008년부터 5년째 무허가 불법 건축물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현기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현장 방문에 나섰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은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송영철(강원 강릉) 민주당 후보, 천호선(서울 은평을) 통합진보당 후보 등에 대한 자질 공세를 폈다. 민주당의 반박과 ‘맞불 놓기’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 “출처 밝혔고 집은 매입한 것”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에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 공세이자 민주당 대선 주자를 겨냥한 기획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특히 문 후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부산과 낙동강 벨트에서 심판 바람이 거세게 일자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문 후보의 경남 양산 집에 대단한 불법이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했다.”면서 “문 후보는 이 집을 원소유자로부터 지금 있는 그대로 매수했는데 무슨 불법이 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런 내용을 브리핑한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에 대해 법률지원단 논의를 거쳐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내곡동 땅 문제에 대해 어떤 책임 있는 대답도 내놓은 바 없다.”면서 “새누리당은 내곡동 땅 사건과 관련한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분명한 대답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김현 선대위 대변인은 “정 후보의 논문에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출처를 모두 밝힌 것”이라면서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패색이 짙어지자 대변인단을 동원해 흑색선전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박 위원장은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정우택 후보의 성매매 의혹, 하태경 후보의 친일 독도 망언을 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은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 사상구청장이 지역 주민, 단체장들에게 손수조 후보의 지원을 요구하는 등 관권 선거를 했다며 고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8일 오전 1시 3분쯤 송 구청장이 한 자치단체 임원에게 문자를 보내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순 없잖아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송 구청장이 발신인으로 표시된 휴대전화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 ●새누리 김형태 후보 성폭행 논란 또한 이날 새누리당 김형태(포항남·울릉) 후보가 동생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같은 지역구 후보인 무소속 정장식 후보가 제기하며 김 후보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정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2] 한명숙 “김용민 사퇴권고” 새누리 “출당해야”

    [선택 2012 총선 D-2] 한명숙 “김용민 사퇴권고” 새누리 “출당해야”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한명숙 대표의 사과 표명은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완주여부 후보 선택에 돌려 한 대표가 당의 사퇴 권고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김 후보와의 ‘관계 재설정’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 등 당 차원의 김 후보 유세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완주 여부는 후보 개인의 선택으로 돌렸다. 민주당과 사퇴를 거부한 김 후보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 당이 직접 공격받는 사태는 차단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동시에 김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들이 다른 선거구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나는 꼼수다’의 20·30대 지지층 표심을 안고 가려는 포석이라는 평가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도 8일 김 후보에 대한 당의 사퇴 권고는 정권심판론을 ‘김용민 막말’로 희석하려는 새누리당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직접 (통화로) 후보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당에서 사퇴를 권고한 건 이번 총선을 ‘MB심판’에서 ‘김용민 심판’으로 바꾸려는 새누리당의 의도가 분명한 데다 전국 220여개 지역 후보들마저 ‘제2의 김용민 후보’인 것처럼 여겨지는 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표의 사과는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각 지역 후보들이 힘을 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사과를 기점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공세로 국면을 전환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며칠 동안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김 후보의 막말에 대해 난리법석을 치고 있다.”며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정작 논문을 표절한 문대성 후보와 친일 막말 발언을 한 하태경 후보에 대해서는 왜 침묵한 채 사과하지 않느냐.”고 공세를 폈다. ●“심판당해야 할 자들이 큰소리” 당과 입장 정리를 마친 김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이제부터 진짜 싸움을 시작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공릉교회 부활절 기념예배에 참석한 후 경춘선 비전 발표회에서 ‘총선 완주’를 공식 선언했다. 오후에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나꼼수 투표 독려 행사에도 참석했다. 부친인 김태복 원로목사도 이날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안수기도를 하며 격려했다. 김 후보는 “잘못은 처벌할 수 없지만 범죄는 처벌해야 한다. 이번 총선은 평생 갚아야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 김용민과 큰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이라며 “심판당해야 할 자들이 큰소리 치는 세상, 다시 저들에게 4년을 맡겨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전날 민주당 한 대표의 사과에 대해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 후보를 영입하고 전략 공천한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이다. 새누리당은 2010년 성희롱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의 출당 선례를 언급하며 김 후보의 출당을 촉구했다. ●“대변인 시킨 입장표명은 비겁”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나꼼수’와 정봉주 전 의원의 눈치 때문에 공천심사위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책임은 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 있다.”며 “김씨를 영입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자리에서는 의기양양하게 마이크를 잡았던 한 대표가 이제 김씨가 두통거리로 전락하자 자신은 얼굴을 감추고 선대위 대변인을 시켜 입장을 낸 것은 비겁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한 대표가 김 후보의 영입을 환영하는 행사를 열고 김 후보를 치켜세웠던 점을 빗댄 것이다. 이 대변인은 이어 “김씨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후보직 사퇴를 권유할 게 아니라 출당해야 한다.”며 “여대생 앞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던 강 의원을 즉각 출당조치했던 새누리당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허백윤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 총선 2012 D-2] 선거전문가 20명 여야 판세 전망

    [선택 총선 2012 D-2] 선거전문가 20명 여야 판세 전망

    4·11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전문가들도 정확한 판세를 점치지 못할 정도로 선거 환경은 매우 유동적이다. 선거전 중반에 터진 민간인 사찰 의혹, 종반에 불거진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 등이 선거의 유동성을 한껏 키워 놓은 탓이다. 서울신문이 8일 여론조사 전문가, 정치평론가, 대학교수 등 선거 전문가 20명에게 판세 분석을 요청한 결과 여야 의석수 차이에 대해서는 각각 전망이 엇갈렸지만 투표율이 제1당을 가를 주요 변수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정치권은 아직 투표할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상당수를 야권 성향 유권자로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약세를 예상한 전문가들은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투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불만에 정치 혐오가 더해져 투표 의지를 반감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층의 상당수가 야권 성향이기 때문에 투표율 저하가 곧 야권의 성적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치평론가인 박상훈 후마니타스출판 대표는 “김용민 파문이 투표율을 2~3% 포인트 떨어뜨렸다고 본다.”며 “특히 여성과 남성을 떠나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관용 범위를 벗어났다. 투표율은 낮아지고 민주당 지지율도 수도권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김용민 파문으로 선거 막판 여당의 공세를 가능하게 했고, 동시에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적극 펼칠 기회를 놓쳤다.”며 “무엇보다 투표장에 나오게 해야 할 부동층의 정치 혐오감을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의 우세를 전망한 전문가들은 김용민 논란이 선거 흐름을 뒤바꿀 핵심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김용민 발언이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열혈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는데, 이것이 선거의 본질적 요인은 아니다.”며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이 부산의 판세를 바꿀 수 없듯이 김용민 논란도 서울 노원갑과 주변 일부 지역에 제한적 영향은 미치겠지만 전체 판세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투표율은 전문가 대부분이 50%대 초·중반으로 전망했다. 탄핵 열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 투표율은 60.6%, 2008년 18대 총선은 46.1%였다. 민주통합당은 투표율 60%를 총선 승부를 가를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민간인 사찰 논란이 표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분석이 달랐다. 총선에 대한 사찰논란 파급력을 낮게 본 전문가들은 반사효과를 표로 흡수할 만큼 민주당이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고, 대중들에게 MB 심판론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쪽은 민간인 사찰 의혹이 민주당으로 하여금 더 강한 MB 심판론 메시지를 내게 했고, 결과적으로 MB 심판론의 선명성이 강화돼 야권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의 제1당 여부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통합진보당 의석수는 전문가 상당수가 10~15석을 예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총선 예상의석 전망에 참여한 선거 전문가 가상준 명지대 교수 / 강원택 서울대 교수 / 고성국 정치평론가 / 김욱 배재대 교수(한국선거학회장) /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 김종배 시사평론가 / 김종욱 동국대 교수 / 김형준 명지대 교수 / 박상훈 후마니타스출판 대표 / 박왕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대표 / 박원호 서울대 교수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 신율 명지대 교수 / 윤성이 경희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 이남영 세종대 교수 / 이내영 고려대 교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 조용휴 폴앤폴 대표(이상 20명·가나다순)
  • [선택 2012 총선 D-2] 이판사판 폭로전

    [선택 2012 총선 D-2] 이판사판 폭로전

    4·11 총선을 사흘 앞둔 8일 여야가 상대 당 유력 후보들에 대한 무차별 폭로전에 나섰다. 한명숙(얼굴) 민주통합당 대표는 김용민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에 대해 비서실장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8일 민주당의 문재인·정세균 후보에 대해 각각 국유지 불법 점유 및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선대위 조윤선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자택 일부가 2008년부터 5년째 불법 무허가 건축물로 신고를 누락하고 국유지를 침범했다.”며 “후보 재산신고에서 이를 누락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가 높다.”고 몰아세웠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정세균 후보의 2004년 2월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6월 고려대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상당 부분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 공세로 자당의 대선 주자를 겨냥한 기획”이라고 일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원소유자에게서 지금 있는 그대로 매수했는데 무슨 불법이냐.”고 반박했다. 김현 선대위 대변인도 “새누리당이 주장한 정 후보의 표절 부분은 모두 논문에서 출처를 밝혔다.”며 “새누리당이 흑색선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 사상구청장의 관권선거 의혹과 정우택 후보의 성접대 의혹, 하태경 후보의 독도 망언 등을 공격하며 맞불을 지폈다. 민주당은 송 구청장이 이날 새벽 한 자치단체 임원에게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순 없잖아요.”라는 내용의 송 구청장이 발신인으로 표시된 문자메시지 화면을 공개했다. 한편 민주당 한 대표는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지난 7일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한 대표는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대표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노원 지역의 경춘선 비전 발표회를 통해 총선 완주를 공식 선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흐드러진 꽃잎 대신 눈발이 휘날렸던 4월 초 어느 밤 술자리는 어수선했다. 선거 때면 등장하곤 하는 ‘정치 멱살잡이’는 없었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두 친구는 한참 동안 얼굴을 붉혔다. “다 그놈이 그놈이잖아. 걔들 때문에 우리가 왜 싸워야 돼?”라는 또 다른 친구의 ‘지혜로운 양비론’ 덕택에 안줏거리에서 4·11 총선을 빼놓은 채 통음은 이어졌다. 얼마 전 안철수 교수가 대학특강 중 “정당이나 정파보다는 개인을 보고 뽑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도덕이 위기에 봉착한 시기에 양비론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난했다. 안 교수로서는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얘기했겠지만 현 정부와 집권 여당 4년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는 야권 입장에서는 양비론으로 들렸을 테다. 물론 집권 여당이라고 반색을 하기보다는 내심 불편했을 테니 안 교수의 발언은 ‘결과적 양비론’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BBK 가짜 편지, 기획재정부 선거법 위반, 박사 논문 표절 의혹 등 날마다 새로운 부정과 비리가 터져 나와 전날의 부정과 비리를 덮고 있다. 이 와중에 야당의 한 후보가 7~8년 전 인터넷 성인방송에서 내뱉었던 막말이 드러났다. 여야 중립적 균형 보도라는 명분을 앞세운 언론들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을 게다. 기다렸다는 듯 비슷한 무게감으로 연일 기사를 쏟아내며 양비론을 펼치기에 바쁘다. 양비론은 이렇게 우리 술자리에서부터 언론 보도까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다. 양비론은 하나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는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먼 옛날 황희 정승이 두 계집종에게 했다는 지혜로운 양비론의 일화는 사실 ‘너희들이 왜 다투는지 나는 별 관심이 없어’라는 무관심, 무책임과 다름없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귀찮아하며 양비론을 꺼내드는 순간 진실의 편린들은 안드로메다 바깥으로 날아가고 머지않은 훗날 운석이 돼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 나, 혹은 당신. 귀차니즘과 무책임함을 양비론으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나. youngtan@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청주 상당

    [총선 격전지를 가다] 청주 상당

    “두 분 모두 워낙 훌륭하신 분들이라 누굴 찍어야 할지 고민이네유.” 새누리당 정우택(왼쪽·59) 후보와 민주통합당 홍재형(오른쪽·74) 후보가 격돌하는 청주 상당은 충북지역 최대 격전지다. 정 후보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해양수산부 장관, 민선4기 충북지사를 지냈다. 홍 후보는 경제부총리에 이어 청주상당에서 3선(16~18대) 의원을 지냈고, 현재 국회 부의장이다. 충북 정치를 대표하는 이들이 맞붙은 것이다. 정 후보는 ‘새 인물론’을 강조하며 홍 후보의 ‘무능력’을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가 12년간 국회의원을 세번이나 하면서 한 일이 없어 인구가 늘지 않는 등 상당구가 낙후됐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이에 질세라 하와이대 박사학위 논문표절과 성매매 의혹을 제기하며 정 후보 깎아내리기에 매달리고 있다. 홍 후보 측은 “정 후보가 국내외 10여명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표절을 넘어 거의 복사 수준”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홍 후보 측은 젊은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 후보는 “집에 있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가 이뤄지다 보니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젊은층이 여론조사에서 배제되고 있다.”면서 “선거 당일 역전극이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후보는 “유권자들이 홍 후보의 무능력을 심판하고 젊은 정우택을 선택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더 낮게, 더 겸손하게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유선진당 김종천(61) 후보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PK 찾은 韓 “사찰로 공포정치”

    PK 찾은 韓 “사찰로 공포정치”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5일 다시 부산·경남(PK)으로 출격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한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를 찾아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를 추격 중인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지원 사격하는 한편,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현지로 달려가 총공세를 펼쳤다. 한 대표는 이날 총 14개 일정을 소화하며 하루를 PK에 투자했다. 전날 경남 통영에서 하루를 머문 한 대표는 경남 고성, 진주, 창원, 밀양, 양산, 김해를 거쳐 부산 북·강서갑, 북·강서을, 사하갑, 부산진갑, 남구갑, 남구을, 금정 등을 돌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부산에서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합동유세로 여론몰이를 하며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한 대표와 함께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 후보와 전재수(북·강서갑)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한 대표는 지역 유세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의 부도덕성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거론하며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특히 부산 사하갑에서 최인호 민주당 후보와 대결을 벌이는 문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을 언급하며 “표절이 맞는데 어떻게 (민주당의) 흑색선전이라고 말하느냐.”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청와대와 장관 등 요직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여해서 민간인 사찰 등 더러운 정치를 했다.”면서 “민간인 사찰과 공포정치로 불안을 조성한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는 민생파탄의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주권 행사를 통해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 마산에서도 “이곳 주민은 투표장에 가면 생각도 안 하고 무조건 1번을 찍었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마산에서 민주화의 바람이 다시 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 대표는 김해을에 출마한 김경수 후보와 가야문화축제 현장 등을 돌며 한 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진주와 양산에서는 참여정부와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노무현의 사람(송인배 양산 후보)” 등으로 설득했다. 한 대표가 이렇게 PK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김해·낙동강 벨트’로 이어지는 PK 전투에서 5석 이상으로 선전할 경우 향후 대선 판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 강주리·김해 부산 이범수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논문표절/최용규 논설위원

    사전적 의미로 표절(剽竊)은 ‘시나 글, 음악 따위를 지을 때, 남의 작품의 일부를 자기 것인 양 몰래 따서 쓰는 것’을 말한다. 명백한 도둑질이다. 하지만 그 어원을 따져 보면 단순히 양상군자(梁上君子)의 행위로만 치부되지 않는다. 표절(plagiarism)은 플라지아리우스(plagiarius)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어린이 납치범’, 즉 유괴범이라는 뜻이니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라는 의미다. 영혼을 훔치는 범죄로, 도덕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논문을 표절한 정치인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박사학위 논문 표절로 사임 압력을 받아 오던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엊그제 불명예 퇴진했다. 젊은 시절엔 헝가리 남자펜싱의 영웅이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란 화려한 경력을 밑천으로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그였으나 논문 표절로 모든 것을 잃었다. 제멜와이스 대학도 그의 박사학위를 박탈했다. 그의 사임 소식에 부다페스트 시민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인 만큼 당연하다.”는 싸늘한 반응 이외에 동정의 빛조차 보내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내각에서 가장 인기 있고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던 칼테오도르 구텐베르크 국방장관 역시 지난해 논문 표절로 물러났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사퇴 압력 진화에 나섰지만 인기 절정의 이 젊은 정치인은 독일의 지성 파워에 결국 손을 들었다. 그는 ‘학문적 불문율’을 지키지 않은 ‘심각한 실수’가 있었음을 뼈저리게 인정했다. “정치인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잘못을 하면 용서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그의 퇴임사는 의미심장하다. 아시아에서도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1996년 태국 의회는 반한 총리의 학위논문 표절을 조사했다. 반한 총리가 모교인 방콕 람캄행 대학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으나 이 논문이 정부 부처의 연구보고서와 제목과 내용이 비슷해 표절 의혹을 산 것이다. 강하게 버티던 반한 총리는 집권 14개월 만에 석사학위논문 표절 등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운명에 놓였다. 문대성 새누리당 총선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이 뜨겁다. 학술단체협의회가 문 후보의 논문을 표절논문이라고 결론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인용을 밝히지 않고 6개 단어가 동일하게 나열되면 표절로 인정하는 것이 교과부 기준”이라며 “이에 따르면 (문 후보의 논문은) 표절 수준을 넘어 거의 베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어찌해야 하나. 출처 없는 인용은 범죄인 것을….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논문표절’ 헝가리 대통령 비난 여론에 결국 사의

    논문 표절로 박사 학위를 박탈당한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슈미트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대표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분열의 상징이 됐다.”면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슈미트 대통령은 사임 요구가 불거지기 시작했던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표절 문제와 (대통령직) 사임에는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직 사임을 거부했었다. 앞서 젬멜와이스 대학교는 슈미트 대통령이 1992년 발표한 논문의 상당 부분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그의 박사 학위를 박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논문표절·중복게재 왜 뿌리뽑히지 않나

    4·11 총선을 앞두고 논문표절과 중복 게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문대성·정우택·유승민 등 후보들의 논문표절과 중복 게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문 성취도의 핵심지표로 여겨지는 논문의 진실성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국무총리·장관 후보자, 각 대학 총장 선거 등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논문 문제가 개인의 부도덕성은 물론, 성과만을 중시하는 국내 학계의 비정상적인 문화와, 정부 주도하의 기형적인 학술지 육성 체제가 빚은 총체적 문제로 보고 있다. 2일 한국연구재단의 고위 관계자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더 부도덕하게 논문을 쓴 것이 아니라, 검증의 타깃이 되기 때문에 밝혀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지도하는 교수가 이를 적발하지 못한 채 학위를 주고, 학술지가 게재를 승인하는 것 자체가 학계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재단은 국내 주요 학술지의 가치를 평가하고 학위 등록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학술지 운영과 논문 작성 및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과 인식 모두 국제수준에 크게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세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해외의 경우에는 몇 개 단어 이상의 동일한 사용, 연구주제의 유사도 등을 심사나 리뷰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제도가 정착된 지 오래”라며 “반면 한국에서는 쓰다 보면 단어가 반복될 수 있다고 이해해 주거나, 같은 전공에서 주제나 연구방법이 동일한 것 정도는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모 서울 약대 교수는 지난해 국제저널 ‘산화방지&산화 환원신호’에 논문을 게재한 후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단순한 사진 게재 실수’라고 해명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조사과정에서 같은 사진을 여러 논문에 중복 사용한 것은 물론, 하나의 연구를 3개의 논문에 대조군으로 게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최근 소개한 한 해외언론은 “지도교수가 논문과 관련해 무엇을 가르쳤는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정부가 1998년부터 추진한 ‘연구재단 학술지 등재 제도’가 논문과 학술지 전반에 걸친 부실을 낳았다는 비판도 있다. 일정 기준만 넘어서면 모두 등재학술지로 인정하면서 1998년 56종에 불과하던 등재 학술지수는 현재 2000종을 훌쩍 넘어섰다. 이 때문에 일부 학술지는 논문 수를 부풀리기 위해 표절을 장려하거나 교수가 학생들에게 표절할 논문을 나눠주는 일도 빈번하다. 한국조직공학회 학술지인 ‘조직공학과 재생의학’은 2005년 창간한 후 이 같은 방법으로 수십편의 표절논문을 편집위원장 주도로 게재했다가 일이 불거지자 2009년 자진 폐간하기도 했다. 이덕환 한국화학회장은 “이처럼 학술지의 논문 심사가 부실한데, 정작 대학들은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학술지에 논문을 실어야 한다는 식의 기준만 두고 있다.”면서 “학계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에 맞춘 논문 작성 방법과 논문표절이 범죄라는 인식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측은 “2014년 말까지 등재제도를 폐지하고 세계 수준이 될 수 있는 학술지만 선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 논문 표절로 박사학위 박탈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학위를 박탈당한 것은 물론 대통령직 사임 요구에 직면했다. 29일(현지시간) 젬멜와이스대 티바다 툴라시 총장은 대학평의회가 33대4의 표 차이로 슈미트의 박사학위를 박탈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슈미트의 논문은 윤리적·과학적 방법론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교수·변호사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말을 인용해 슈미트의 1992년 체육학과 박사학위 논문에서 215쪽 가운데 200쪽 이상이 다른 논문들과 부분적으로 유사하거나 거의 일치했다고 전했다. 다만 위원회는 광범위한 표절에도 불구하고 슈미트의 논문 준비나 학위 취득 과정은 당시의 통상적인 조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에 슈미트는 자신의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지만, 현지 언론과 야당은 대통령직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헝가리에서 대통령직은 상징적인 국가 수반 역할을 한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11] 민주, 정우택 후보 논문표절 의혹 제기

    충북도지사 출신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새누리당 후보가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민주통합당은 30일 “정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대부분이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베껴 쓴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이라고 부인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충북도당의 검증 결과 정 후보의 논문 표절 행위는 전 쪽에 걸쳐 이뤄졌으며 각주도 없이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그대로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1992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한국과 대만의 X-비효율성 측정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두 나라 산업구조의 효율성을 비교 분석하는 논문을 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대변인은 “논문 전체 분량인 1759줄 가운데 85%(1496줄)를 검증해보니 553줄(37%)이 다른 논문을 무단 도용한 표절인 것으로 판명됐고 372줄(24.9%)은 출처를 언급하지 않거나 인용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면서 “검증 분량의 61%(925줄)가 부적격 문장인데 이는 표절을 넘어 거의 복사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어 정 후보가 표절했다고 주장한 논문의 원저자인 로저 프린츠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교수가 이메일을 통해 “명백한 표절로 생각되며 내 책과 너무 흡사하다. 유감이다.”라고 밝힌 편지 내역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인용이 빠졌을 수는 있으나 프린츠 교수는 한국, 대만 산업구조의 효율성을 비교 분석한 논문을 쓴 적이 없는데 이해할 수 없고, 베낀 적도 없다.”면서 “내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관련 주제로는 처음 나온 논문이었으며 1998년 경제학술지에도 실렸었다.”고 반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복사논문” “사퇴하라” 문대성 표절논란 확산

    “복사논문” “사퇴하라” 문대성 표절논란 확산

    4월 총선에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체 논문의 20%가량이 다른 논문과 같은 내용인 데다 오타까지 베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야당은 문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문학자의 양심을 걸고 말하건대, 문대성 논문, 표절 맞다. 글자 하나 안 바꾸고 통째로 표절한 게 몇 페이지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베낀 부분이 그 정도라면 표절을 넘어 복사 논문”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13쪽에서 21쪽까지는 문단 순서만 슬쩍 바꿔서 완벽하게 글자 그대로 ‘복사’를 했고, 목차가 동일하고 가설의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가 동일하다.”면서 ““심지어 둘째 문단의 오타까지 그대로 베꼈다. 문대성 논문에 비하면 전여옥의 책은 창작이죠.”라고 비난했다. 야당은 문 후보에 대한 정면공격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28일 성명을 통해 “박사학위논문이 아니라 ‘복사학위논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표절에 대해 정치신인답게 인정할 것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책임있는 입장표명을 하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도 이날 문 후보의 후보 사퇴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 “누구든 다 기본적으로 인용을 하는 부분이라서 그 규칙을 따랐다.”면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어느 논문이라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잘못은 인정하지만 논문의 핵심은 결과로, 표절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살아갈 때 누구나 겪는 부분이 있는데 그중 실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가지고 매도하는 것은 정치 신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산 간 朴 “野 철지난 이념 매몰”

    부산 간 朴 “野 철지난 이념 매몰”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야당 바람과 당내 악재에 휘청이는 부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달 24일 첫 방문 이후 한 달 사이 세 번째다. 이번 발걸음은 총선을 불과 2주 남기고 낙동강 벨트를 비롯한 부산·경남 민심이 예사롭지 않음을 방증한다. 사상갑의 손수조 후보가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공약의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고 사하갑 문대성 후보는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북·강서을의 김도읍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텃밭에서 판세가 출렁이자 이날 일정을 급하게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불과 5시간여 동안 낙동강 벨트 전역을 훑었다. 최전선인 북·강서을 지역의 화명동 길거리 유세를 시작으로 해운대·기장을의 기장시장, 진을 개금시장, 사하을 장림시장 골목을 후보들과 함께 누볐다. 남구을 서용교 후보의 선거 사무소 현판식과 부산시당 선대위 발대식도 챙겼고 손수조 후보를 만나 직접 격려도 했다.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4명은 앞서 지난 24일 급히 인사발령을 받고 사상구로 파견됐다. 한 관계자는 “손 후보가 정치 신인이다 보니 여러 문제 제기에 미숙하게 대응한 점이 있었다.”면서 “안정적으로 선거를 치르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손수조 카드’를 버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이날 일정에는 앞서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힘을 보탰다. 부산시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나 당연한 백의종군 결정에 많은 국민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공천 탈락한 다른 6명의 동료 의원들도 당 조직을 공천 후보에게 인계하는 등 선거지원에 나섰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이념 공세를 맹공격하며 부산에서 정권심판론을 잠재우려고 애썼다. “이념에 빠진 야당과 민생을 우선하는 새누리당 중 누가 승리해야 국민이 행복해지겠느냐.”며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이날 아침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첫 회의에서도 “지금 야당은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국익을 버리고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과 재벌 해체를 주장하는 정당과 손잡고 자신들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도 모두 폐기하고 있다. 이들이 다수당이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고 말했다. 허백윤·부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깨끗한 사람만…후보들 140단계 ‘고해성사’

    깨끗한 사람만…후보들 140단계 ‘고해성사’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에서 청와대 인사검증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공천 신청자로부터는 심사에서 탈락하더라도 승복하겠다는 자필 서약까지 받고 있다. 공천 잡음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2중의 안전장치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6일부터 접수에 들어간 공천 신청 서류에 자기검증진술서를 추가했다. 진술서는 ▲가족관계 ▲병역의무 ▲전과·징계 ▲재산형성 ▲납세 ▲학·경력 및 직무윤리 ▲사생활 ▲정당·사회활동 등 8개 항목 140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9개 항목 200개 질문으로 이뤄진 청와대 공직자 인사검증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진술서에서는 검증서에 담겨 있는 ‘연구윤리’와 ‘직무윤리’ 등 2개 항목을 빼는 대신, ‘정당·사회활동’ 항목을 새로 넣었다. 당이 공천에 도덕성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기로 한 만큼 후보들로부터 먼저 ‘고해성사’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 검증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실시된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비판의 대상이 됐던 이른바 ‘4대 필수과목+1’(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병역 기피, 논문 표절)에 대해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정도로 질문이 촘촘하게 배열됐다. 본인과 가족의 이중 국적, 음주 운전, 성희롱 구설, 이혼·재혼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초점이 맞춰졌다. 게다가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정홍원 위원장과 정종섭 부위원장이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예외 없는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술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도 공천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일부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비도덕적 후보로 낙인 찍힐 경우 공천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예컨대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 출신의 경우 탈세는 물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체납 등으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거짓 진술 여부를 거려낼 검증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당은 또 공천 신청자들로부터 자필 서약도 받고 있다. 과거 공천 신청 때도 ‘당의 결정에 절대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인이 낙천할 경우 행보를 포함해 본인의 각오를 자필로 적어달라’고 명시하고 서약서 하단에 빈 칸까지 마련했다. 자필 서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낙천자가 공천에 불복해 다른 당 후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심리적인 압박 효과를 노린 것이다. 자필 서약은 정 공천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높아 이들을 자필 서약을 통해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역 지역구 의원 하위 25% 공천 배제’, ‘전체 지역구 20% 전략 공천’ 등으로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50% 안팎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단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공천 불복과 그에 따른 무소속 출마의 악습을 끊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논문 베끼고도 버젓이 강의… 대학은 감싸기 급급

    2009년 과학저널 네이처는 논문 표절 검색 시스템인 ‘데자뷰’를 소개하면서 성균관대 자연과학부 김모 교수가 수십건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성대 측은 자체 조사에 나서 논문 표절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비를 지원한 한국연구재단에 이를 보고했다. 연구재단은 김 교수를 모든 국책사업에 5년간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사업비도 회수했다. 그러나 성대 측은 김 교수가 고의성이 없었고 관행이라며 경징계 처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이 대학에서 여전히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들의 교수 감싸기가 도를 넘고 있다. 연구 부정, 연구비 유용 등 교수나 연구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하고도 책임지는 사례는 드물다. 대학들의 처벌 규정이 모호해 징계위원회가 ‘봐주기’로 일관해도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연구비 부정 사용 및 횡령, 연구 논문 표절 등으로 국책사업 참여를 5년간 제한받은 교수와 연구원은 무려 555명에 이른다. 최근 3년간만 봐도 2009년 15건, 2010년 121건, 올해 56건이나 된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2010년 논문과 성과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실시돼 제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을 저지르고도 정작 해당 대학에서 교수가 중징계를 받는 사례는 드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제출한 ‘국립대 전임교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교수와 교직원들이 받은 징계는 모두 147건으로, 이 중 해임과 파면은 6건에 그쳤고 나머지는 대부분 견책이었다. 해임과 파면도 뇌물 취득, 사기, 무면허운전, 성추행 등 대부분 형사처벌 범죄에 국한돼 있었다. 연구비 부정 집행, 표절 등 심각한 연구 부정은 대부분 견책이나 정직 1개월, 감봉 1개월 등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연구 부정에 대한 징계 강도가 낮은 것은 동료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진실성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A대의 한 교수는 “논문 작업의 어려움이나 성과에 대한 압박 등은 모든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여서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도 “벌금 300만원의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퇴직 사유가 되지만 표절이나 논문 조작은 정확한 규정이 없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애매하다.”면서 “최근에는 논문 부정이 드러나도 저널 측과 해결한 뒤 학교에 알리지 않아 실제 징계를 피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 대학의 신뢰도와 역량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베일리의대 A교수는 “해외에서는 곧바로 해임 또는 파면될 수준의 연구 부정이 드러나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쉬쉬하고 지나간다.”면서 “이 같은 관행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연구 수준은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건형·김동현·신진호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대 약대 논문 자진철회… 국제적 논란

    지난 9월 김상건 서울대 약대 교수에게 이메일 한통이 도착했다. 미국의 의학 전문 저널 출판사인 ‘메리 앤 리베르트’ 명의의 메일에는 “3월에 발간된 ‘산화 방지&산화 환원 신호’ 등에 김 교수가 교신 저자로 게재한 논문 3편에 대해 자기 표절 및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며 해명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연구팀 세 논문에 동일 사진 게재 김 교수는 논문에 관련된 연구실 관계자들을 소집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세 논문 모두에서 실험과 논문 작성을 주도한 제1저자 김영우 박사는 지난 8월부터 모 한의대 교수로 부임한 상태였지만 곧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제보자인 미 로체스터의대 마취학과 폴 브룩스 교수는 서울대 연구팀의 2011년 논문에 있는 사진이 2010년 논문의 사진과 같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 논문은 천연물 치료 물질을 투약했을 때 지방간의 치료 정도를 나타낸 것으로 각각 다른 실험 결과를 담고 있다. 브룩스 교수는 “두 논문에 같은 사진이 사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조작이나 자기 표절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도 2010년 논문과 데이터가 비슷한 만큼 도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세 논문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논문에 치명적인 실수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김 박사는 “논문을 쓰면서 수많은 사진 중에 하나가 섞여 들어갔다.”면서 “지방간 치료 관련 사진이 모두 비슷해 생긴 실수지만 명백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논문의 경우에는 제보자가 아예 엉뚱한 논문을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출판사 측에 상세한 설명 및 실험 데이터와 함께 철회를 요청했다. 단순히 사진 한 장이 잘못 쓰였을 뿐이고 명확한 실험 결과와 사진이 있어 정정의 여지가 있지만 김 교수는 “잘못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과학자의 기본”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저널 측은 연구팀의 설명에 대해 100% 실수임을 인정한다는 답변과 철회 승인을 알려왔다. ●“美저널 출판사에 철회이유·내용 게재하기로” 그러나 사건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달 말 논문 표절 전문 감시 사이트인 미국의 ‘리트렉션 와치’는 이 사건에 대해 “한국 연구진이 논문을 조작하고 자기 표절했으며 출판사 측이 이를 은폐한 채 몰래 철회시켜 줬다.”면서 브룩스 교수의 제보 내용을 확인 없이 그대로 게재했다. 김 교수는 의혹 제기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다음 주 발행되는 ‘산화 방지&산화 환원 신호’ 최신 호에 철회 이유와 실수 내용까지 모두 게재하기로 출판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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