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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CC 젊은 의학자상’ 김희준

    ‘MASCC 젊은 의학자상’ 김희준

    중앙대병원은 김희준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016 세계 암 보존치료학회(MASCC)에서 ‘항암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도와주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논문으로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김 교수는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다.
  • 염소, 인간과 소통능력 개 못지 않아…반려동물로 어때?

    염소, 인간과 소통능력 개 못지 않아…반려동물로 어때?

    염소가 반려동물인 개만큼이나 인간과 잘 소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퀸매리 대학 연구팀은 염소가 개와 고양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논문을 '생물학 회보'(Biological Letter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우리가 가진 염소에 대한 편견을 지워버린다. 서양에서는 '멍청하다'(stupid)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오명을 쓰고 있지만 의외로 염소는 매우 똑똑한 동물이다. 레버를 당겨 박스 안에 먹잇감을 얻는 방법을 금방 배우는 것은 물론 몇 달 후에도 이를 기억할 정도. 이번 퀸매리 대학 연구팀의 실험은 염소가 박스의 뚜껑을 제거해 그 안의 보상(먹을 것)을 얻게하는 것이었다. 이 훈련을 받은 염소들은 박스의 뚜껑을 열고 보상을 얻는 법을 쉽게 배워 따라했다. 진짜 실험은 마지막 단계에 이루어졌다. 염소가 뚜껑을 열었으나 보상을 얻을 수 없게 만들고 이에 대해 실험자를 향한 염소의 반응을 살핀 것. 그 결과 흥미로운 반응이 나타났다. 염소는 실험자가 등돌리고 있을 때보다 실험자와 마주보고 있을 때 더 자주, 더 오랜시간 애타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곧 염소는 사람과 시선을 맞추고 있을 때 약속한 보상을 달라고 애원한 셈이다. 그렇다면 염소는 어떻게 인간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연구팀은 이를 역사에서 찾았다. 염소가 가축화된 것은 약 1만 1000년 전으로 최고의 반려동물인 개에 이어 두번째로 추정된다. 그만큼 인간과 오랜시간 소통하고 교감하며 진화해 온 셈이다. 그러나 개와 달리 염소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개와 고양이, 말이 인간과 함께하는 친구이자 동료가 된 것과 달리 염소는 고깃감, 털, 우유를 주는 존재로만 여겨져 왔던 것. 연구를 이끈 알란 맥엘리어트 박사는 "염소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개와 똑같은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본다"면서 "염소는 생각보다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애완동물로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의 생물다양성, 위기 수준까지 감소”(사이언스)

    “지구의 생물다양성, 위기 수준까지 감소”(사이언스)

    우리 지구의 건강을 보장하는 ‘생물다양성’이 현재 위기 수준까지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14일 자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58%에서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생태계 능력에 의문이 들 정도로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확산하고 있다. 이 육지에는 지구 인구의 약 71%가 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수백 명의 과학자가 전 세계 1만8000곳 이상에서 채취한 생물 3만9000여 종에 관한 기록 자료 총 238만건을 바탕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 연구에는 각 지역에 사람이 정착한 뒤 생태계 다양성에 관한 시차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생물 종의 개체수 변화를 나타내는 ‘생물다양성 온전 지수’(Biodiversity Intactness Index·BII)가 사용됐다. 생물다양성 온전 지수(BII)는 일반적으로 하락할 때 그 한계치가 최대 10%까지 안전한 것으로 본다. 이는 특정 서식지 안에서 생물 종의 개체수가 인간에 의한 토지 이용이 없었던 시점보다 떨어진 수치가 90% 이상이면 안전권에 속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논문에 따르면 현재 지구 상의 생물다양성은 한계치 이하인 84.6%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앤디 퍼비스 박사는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 침체에 관한 걱정을 많이 하지만, 환경의 침체는 더 나쁜 결과를 이끌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일어난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그런 위기가 현실화될 위험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경종을 울렸다. 한편 생물다양성은 유전자, 생물종, 생태계의 세 단계 다양성을 종합한 개념이다. 미국 기술평가국(U.S.OTA)은 생물다양성을 “생물체 간의 다양성과 변이, 그리고 그들이 사는 모든 생태적 복합체들”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세계자연기금(WWF)은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이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정의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데, 최재천 국립 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은 생물다양성에 대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 전체’로 정의 내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은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비만 치료 ‘효자’로 떠오른 미생물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전부터 장내 미생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 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과 의간균(박테로이테데스)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 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강한 생명력… 화성탐사선 동행 계획도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 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美, 미생물 연구에 2년간 1390억 쏟아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9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돼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원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huimin0217@seoul.co.kr
  • 새벽 퇴근해 아침에 또 출근… “한국인들 일 너무 많이 해요”

    새벽 퇴근해 아침에 또 출근… “한국인들 일 너무 많이 해요”

    “아침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고, 또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더라고요. 그런 게 가능하다는 걸 한국에 와서야 알았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웅 석킴(26)의 눈에 비친 한국인은 쉴 새 없이 일하는 개미 아니면 꿀벌이었다. “캄보디아에서는 오후 5시면 일이 끝나거든요. 다들 저녁엔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죠.” 분홍색 스커트로 멋을 낸 아프리카 가나 출신 아푸아콰 라비아(26)도 질세라 말을 보탰다. “지난해 겨울 한국철도공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었는데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부장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국 사람처럼만 일하면 가나도 벌써 선진국이 됐을 거예요.” 라비아와 석킴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배우러 왔다. 각각 지난해 9월과 올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제정책대학원의 정책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1945년 광복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0달러도 안 되던 가난한 나라가 어떻게 부자 나라가 됐는지 궁금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한강의 기적’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라비아의 말이다. 한국은 불과 50년 만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1995년 세계은행(WB)이 지정하는 원조 수혜국에서 제외됐고,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조국협의회(DAC)에 가입했다. KDI는 세계 최초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고기’를 주는 것을 넘어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자는 취지에서 1998년 국제정책대학원을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대학원을 거쳐간 동문이 119개국 1515명에 이른다. 한국을 배우러 온 사람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15일 세종시 반곡동 국제정책대학원에서 만난 석킴과 라비아는 근면과 성실을 공통으로 꼽았다. 석킴은 “한국 사람들 이제 좀 쉬어 가면서 일해도 될 것 같은데 너무 부지런하다. ‘하드워킹’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라비아는 “1960년대에는 가나처럼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처지였는데 왜 한국만 발전했는지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6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79달러였다. 당시 가나(179달러)의 절반 수준도 안 됐다. 하지만 현재 가나의 1인당 국민소득은 1450달러, 한국은 2만 7000달러다. 2014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2위다. 석킴은 “일이 삶의 전부가 아니다. 가족, 친구, 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두 사람은 한국의 ‘정’(情)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라비아는 “말(영어)이 잘 안 통하지만, 길을 잃어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버스나 기차, 어디에서든 한국인이 잘 도와준다”고 말했다. 석킴은 물건을 살 때 “깎아 주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국의 발달한 지식·정보기술(IT) 인프라와 기술에 감탄했다. 한국에 오기 전 가나 대통령 직속 자문팀 소속 정책분석가였던 라비아는 국제 원조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K디벨로피디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이 2012년 개설한 K디벨로피디아는 60여년 동안의 한국 발전 과정과 관련한 문서와 논문, 1982년 이후 진행한 개발도상국 연구 자료가 집적된 ‘발전경험 공유 플랫폼’이다. 라비아는 “K디벨로피디아에서 원조를 받아 성공한 한국의 사례를 깊이 있게 살펴보면서 같은 시기 원조를 받았지만 실패한 가나에 앞으로 정부개발협력(ODA)이 적합할지, 아니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효과적일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농축산물 무역정책을 주제로 논문을 쓸 생각인 석킴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고국의 정부에서 산업 및 무역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할 계획이다. 그는 “K디벨로피디아에서 농축산업, 무역 분야의 정보를 찾다가 관련 분야인 한국의 산림녹화 정책과 교통·물류 정책까지 관심을 넓히게 됐다”면서 “한국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상의 변화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비아와 석킴은 수십 년 뒤 자신들도 ‘G디벨로피디아’, ‘C디벨로피디아’를 구축해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돕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석킴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의 기폭제로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꼽고,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한꺼번에 넘어가는 게 위험하다고 하지만, 70년대 정부 주도로 산업 구조를 바꾼 것이 한국의 경제 부흥을 이끈 시작점”이라면서 “농업과 의류, 섬유 등 경공업 중심의 캄보디아도 장기적으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그 계획을 짜는 데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라비아는 수출산업 집중 육성에서 한국의 발전 동력을 찾았다. 라비아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도 열악한 상황에서 과감히 수출산업에 집중해 훌륭한 성과를 낸 것이 정말로 놀랍다”면서 “유망 산업의 육성을 위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인센티브를 주고 투자도 집중적으로 한 것은 전 세계 개도국이 모두 본받아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자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 가야 할 엘리트들답게 현재 한국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원인 분석도 날카로웠다. 라비아는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특정 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그동안의 발전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고, 석킴은 “수출국의 수요 감소,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복잡한 내외부적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석킴은 “일본의 조선업 위기 극복 사례 등 다른 나라의 경험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나 미국 대선 등 국제 요인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국내 전문가 못지않은 조언을 했다. 하지만 둘 다 한국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 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라비아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대책 마련을 위해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이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어느 나라나 피할 수 없는 문제와 위기에 직면하지만, 한국은 늘 그래 왔듯 슬기릅게 이 시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석킴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뤄 내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이겨 낸 기적의 나라”라면서 “지금의 위기 역시 국민들과 정부, 기업 등의 힘으로 타개하고 K디벨로피디아에 기록으로 남겨 다른 개도국들에 모범 사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뚱뚱하면 3년 일찍 죽는다(연구)

    뚱뚱하면 3년 일찍 죽는다(연구)

    비만은 기대수명을 최대 3년 단축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스포드대, 캠브리지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1970년부터 지난해까지 32개국에서 발표된 239종의 연구논문과 거기에 참가했던 1060만명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비만인 사람은 기대수명보다 최대 3년 일찍 죽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 최근호에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표준체중을 약간 넘긴 이들 역시 1년 정도 기대수명이 단축된다. 특히 비만한 남성의 조기사망 위험률은 비만한 여성보다 세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비만이 남성들에게 훨씬 더 위험한 문제임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서 체지방을 계산해 내는 체질량지수(BMI)를 연구의 평가 기준 및 사망위험도 측정 수단으로 삼았다. 또한 10종류의 암 발생이 과체중과 관련이 있음이 확인됐으며,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호흡기 질환 등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실증적으로 증명됐다. 엠마뉴엘 디 안젤란토니오 박사(캠브리지대)는 "1970년대 이후로 평균체중은 꾸준히 늘어왔으며 성인들의 약 61%가 비만 또는 과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옥스포드대학의 리차드 피토 교수는 "특히 유럽에서는 비만이 흡연 다음으로 중요한 조기 사망의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Fotolia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SW개발 경험 바탕 세계적 개발자 배출 돕고파”

    [톡!톡! talk 공무원] “SW개발 경험 바탕 세계적 개발자 배출 돕고파”

    전산직 첫 민간경력 채용자 전자입찰시스템 등 개발 주도 업무 수행 위해 각종 자격증 따 민간 전문가 선발 ‘롤모델’ 평가 조달청 정보관리과 김훈희(41·전산 7급) 주무관은 전산직으로는 첫 민간경력 채용자다. 2012년 공직에 발을 들여 재직 기간이 4년이 채 안 되지만 조직 안팎에서는 민간 전문가 선발의 ‘롤모델’로 평가받는다. 김 주무관은 조달청에 들어와 방대한 서류와 자료 등 입찰참가를 위해 직접 제출하던 업무를 개선해 온라인으로 전자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e발주지원) 개발을 주도했다. 정부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누리장터와 하도급 지키미 프로그램의 제안과 개발에도 참여했다. 개인적으로는 조달청이 정책적으로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SW) 제값 받기의 기반이 되는 유지관리 요율을 확대하는 데 일조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조달 제도와 정책 개선에도 적극 참여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자체 논문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4년과 2015년에는 중앙우수제안 장려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직무와 관련해 클라우드 기반 가상입찰 시스템과 가상입찰 서비스 제공방법을 특허 출원하는 등 전문성을 입증했다. 기업에서 연구원과 개발연구소장을 거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 등을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로서, 스스로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천직으로 생각했다는 그가 7급 공무원을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김 주무관은 “조달청의 정보화사업에 계약직으로 참여하면서 공공부문이 지원한다면 세계적인 스타 개발자를 배출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면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높이고 판로를 지원할 수 있는 집행기관에서 선배 개발자이자 경험자로서 제대로 된 정책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번과 전공, 취미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고민을 한다. 전자계산기 전문학사를 비롯해 국문학사, 정보보안학사, 경영학사, 컴퓨터공학석사 등 학위가 5개다. 내년에는 박사에 도전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사·정보처리기사·정보시스템감사사 등 보유한 기술자격증과 국제자격도 15개에 이른다. 사내게시판 등에 올린 글을 보고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인사혁신처 주관 2016년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시조부문 금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글쓰는 일이 즐겁고, 그래서 시인이 되고 싶었던 문학소년이었다. IT 경력과 별도로 시와 수필 등 문학 관련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글쓰기가 선천적이라면, IT 분야는 후천적 노력이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경영학사와 정보보안기사, 전자상거래관리사(1급) 등은 조달공무원으로서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취득했다. 김 주무관은 “시인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미지의 일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영역”이라며 “공직은 민간 전문가가 새로운 도전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준비된 무대”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우주의 아름다움…달과 목성의 만남

    우주의 아름다움…달과 목성의 만남

    ​ 우리는 매일같이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는 나날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 높은 하늘에는 아름답고 놀라운 일들이 늘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stronomy Picture of the Day) 사이트에 달과 목성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이 올라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월령 26일쯤의 그믐달 바로 옆에 눈부시게 빛나는 저 천체는 바로 목성이다. 아, 목성 옆에 나란히 있는 저 네 개 별은 대체 뭐지? 그렇다. 바로 목성의 4대 위성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10년 자작 망원경으로 최초로 발견했다 해서 흔히 갈릴레이 4대 위성이라고 불리는 목성의 달들이다. 갈릴레오는 태양계의 축소판 같은 이 목성계를 발견함으로써 천동설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었다. 저 목성은 얼마 후 달의 뒤편으로 가려졌는데, 이를 천문학에서는 엄폐라 한다. 4대 위성의 이름을 들자면, 왼쪽에서부터 칼리스토, 가니메데, 목성, 이오 그리고 유로파이고, 모성에 가까운 순으로 쓰자면,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다. 공전주기는 2~16일 정도. ​각 위성의 특기할 만한 사항을 들자면, 먼저 이오는 최초로 인류에게 '광속'을 가르쳐준 위성이다. 1675년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레 뢰머는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를 근거로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유로파는 표면에 덮인 100㎞ 두께의 얼음 아래 바다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물의 양은 지구 바다보다도 2~3배 많다고 한다. 그래서 태양계에서 생명이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나사에서도 언젠가 유로파에 잠수함을 보내 바다 속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목성으로 보낸 탐사선 주노의 임무에는 유로파 탐사도 포함되어 있다. 가니메데는 비록 위성이지만 지름이 5200km가 넘어 지구의 달보다도 더 크다. ​그야말로 태양계 최대 위성이다. 칼리스토 역시 두번째로 큰 목성 위성으로서 지름이 4800km로, 수성 크기와 비슷하다. ​또 하나 기억해둬야 할 사항은 희미하게 보이는 달의 어두운 부분이다. 이는 지구의 빛을 받아서 빛나는 것으로 지구조(地球照)라 한다. 지구조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역시 화가의 눈은 날카롭다. 위의 사진은 2012년 7월 15일 새벽 이탈리아의 몬테카시아노에서 크리스티안 파티난치가 찍은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 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을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미생물 활용법-인체편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있어 장내 미생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 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Firmicutes)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Bacteroidetes)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미생물 활용법-환경편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생물 연구에 쏟아지는 관심과 투자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9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 원을, 미래창조과학부과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 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모기 흡혈 DNA로 용의자 추적 ‘쥐라기 공원’식 수사 국내 첫 도입

    모기 흡혈 DNA로 용의자 추적 ‘쥐라기 공원’식 수사 국내 첫 도입

    모기가 빨아 먹은 피에서 인간 유전자(DNA)를 채취해 분석하는 수사기법이 국내 최초로 과학수사에 도입된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과학수사계 소속 김영삼 검시관(이학박사)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논문 ‘흡혈 모기로부터 분리한 인간유전자형 분석’을 최근 한국경찰과학수사학회에서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임상병리학을 전공한 김 검시관은 “흡혈 모기 6마리에서 얻은 혈액 성분으로 개인 프로필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흡혈 곤충인 모기는 피를 빨아들이는 순간부터 몸이 무거워져 현장에서 106.7m 내외에 머물고, 170m 이상은 날아가지 않는다”면서 “범죄가 발생한 폐쇄된 현장에서 발견된 흡혈 모기는 용의자를 추적하는 데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흡혈 모기에서 범인의 유전자를 확보한 사례는 국외에 다수 있다. 2005년 이탈리아에서는 해안가에서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를 모기가 흡혈한 유전자로 검거했다. 2008년 핀란드에서는 도난당해 버려진 차 안에서 모기를 발견, 용의자의 유전자를 확보해 구속하기도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뭉쳐야 사는 은하, 동거하며 몸 키워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수많은 별이 모인 은하는 처음부터 하나의 거대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왜소은하들이 서로 합쳐져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거대은하를 만드는 왜소은하들 또한 더 작은 은하들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그룹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천문우주과학부 연구진은 왜소은하 중 하나인 ‘U141’ 은하에서 은하가 서로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스트로노미컬 저널’과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노바’ 최신호에 ‘가장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돼 실렸다. 안드로메다은하나 태양계가 포함돼 있는 우리 은하는 태양 질량의 수천억배에 이르는 거대은하로 분류된다. 이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질량도 태양의 10억배 이하인 소형 은하들은 모두 왜소은하로 분류된다. 왜소은하는 거대은하를 만들기 위한 ‘은하형성재료’로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연구진은 태양 질량의 4억배에 불과한 U141 은하를 관찰한 끝에 이 은하가 두 개의 핵을 갖고 있으며 은하 전체 모양이 원이나 타원이 아닌 상자 모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중심부 빛이 푸른색을 띠는 등 은하가 새로 만들어진 흔적도 찾아냈다. 천문학에서 푸른 별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별을 의미한다. 거대은하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왜소은하도 왜소은하끼리 또는 더 작은 은하 두 개가 결합하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김상철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활용된 U141 은하는 큰곰자리 은하단 내에서 은하가 별로 없는 지역에 떨어져 있는데도 은하끼리 합쳐진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번 연구는 왜소은하 사이에서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진화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화학반응 속도조절 가능한 ‘핫전자’ 세계 최초 검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박정영(카이스트 EEWS대학원 교수) 그룹리더 연구팀은 촉매반응이 진행될 때 나오는 핫전자를 최초로 검출하는데 성공하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촉매는 원유 정제, 플라스틱 합성 같은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반응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사용을 줄여 작업시간을 줄이고 생산비용을 낮춰주는 물질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해 내는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만드는 데도 촉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고효율 촉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촉매의 작동원리를 알아야하는데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래핀을 활용한 핫전자 촉매센서를 개발해 이미 고체상태인 백금 나노촉매 표면에서 발생하는 핫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바 있다. 고체 상태에서보다 핫전자 검출이 어려운 액체상태 화학반응에서 핫전자 검출을 위해 연구진은 과산화수소 용액에 금속 나노촉매를 넣어 핫전자를 검출하고 전류를 측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박정영 교수는 “액체에서도 작동하는 촉매 핫전자 탐지기를 이용해 액체로 된 화학반응에서 나타나는 핫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번 발견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고효율 나노촉매 시스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도마뱀인 줄 알았더니…나무 위서 발견된 2m짜리 악어

    도마뱀인 줄 알았더니…나무 위서 발견된 2m짜리 악어

    ‘도마뱀인 줄 알았더니…’ 11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플로리다주(州) 케이프코럴에서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2m짜리 거대한 악어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케이프코럴에 거주하는 로널드 사라치노(Ronald Saracino)가 찍은 사진에는 나뭇가지 위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는 악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로널드는 지역방송 WINK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이구아나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2m에 가까운 악어였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협회도 나무 위의 동물이 악어였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악어 생태 연구자들은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악어 4종이 나무 위에 올라가 상당시간 경계를 하거나 일광욕을 하는 습성을 지녔다고 전했다. 미국 테네시대 블라디미르 디네츠 교수 등 국제 연구진들은 2014년 학술저널 ‘파충류학 노트’ 논문을 통해 “현생 악어에게서 나무타기 행동이 폭넓게 발견되고 있다”며 “멸종한 고대 악어의 일부는 나무 위 생활을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악어의 이러한 습성이 희귀한 장면은 아니다. 영국 브리스톨 동물원에서는 아프리카 난쟁이 악어가 우리 안의 나무를 타고 밖으로 탈출하는가 하면 미국 플로리다 포트 마이어스에 있는 하이드어웨이 컨트리클럽에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골프장 울타리를 넘는 악어의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사진·영상= Ronald Saracino / All At On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소설 속 배경, 충정로 야마토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소설 속 배경, 충정로 야마토 아파트

    지난주의 미동 아파트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69년 미동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 이 자리에는 1940년에 지어진 또 다른 아파트가 있었다. 건축역사학자인 김정동 교수의 ‘문학 속 우리 도시 기행 2’(2005·푸른역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아파트의 이름은 경성대화숙(京城大和塾·게이조야마토주쿠)이다. 일제강점기 교원 및 사상범의 교화 단체로서 1941년 1월에 만들어진 또 다른 경성대화숙과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자까지 이름이 같다. 3층 목조의 이 경성대화숙이 있던 자리는 충정로의 당시 이름이던 죽첨정, 즉 다케조에초 3가 8번지였다. 원래는 식산은행의 독신자 아파트였다고 한다. 그런데 월북 문학가인 김남천(1911~1953)의 소설 ‘경영’(문장·1940.10)과 그 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맥’(춘추·1941.2)이 바로 이 아파트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이유로 인해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한국 최초의 소설을 꼽을 때 이 두 소설의 이름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소설 속의 이름은 ‘야마토 아파트’다.  소설 속의 묘사가 실재했던 건물을 얼마나 정확히 그리고 있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건물의 외형과 관련해서도 전해 오는 자료가 없는 듯하다. 한국보다 아파트 역사가 오래된 일본의 몇몇 사례 등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관동 대지진 후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동윤회(同潤會·도준카이)가 건립한 1920~30년대의 아파트들이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김남천 자신이 1947년 월북하기 전까지 경성대화숙 323호에 묵고 있었고, 소설 속의 여주인공 최무경 또한 야마토 아파트 323호에 거처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허구와 실제 간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하에 두 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문구에 기초해 이 아파트를 ‘복원’해 보면 다음과 같다. #61가구 입주한 복도형·임대용 3층 아파트  야마토 아파트는 죽첨정, 즉 다케조에초에 있는 3층 건물이다. 복도형 아파트고 승강기는 없다. 임대용 아파트이며 호텔은 아니어서 ‘한두 달 계실 손님에겐 방을 거절하라는’ 규칙이 있다. 아파트 주인은 여기에 살지 않으며 잠깐 와서 ‘장부나 검사해 보고는’ 다시 나간다. 독신자용 방이 36개, 두 칸의 가족용 방이 25개 있어서 총 61가구에 ‘일백이삼십 명’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다. 방세와 별도로 난방비, 전등료, 급수료 등을 받는다. ‘특약’, 즉 장기 계약해서 쓰는 택시와 용달 서비스가 있다.  1층에는 출입구 옆에 사무실, 구내식당, 공동 목욕탕, 당구장 등이 있다. 원래 목욕탕 옆에 이발소가 있었으나 길 맞은편에 원래 있던 이발소와 경쟁이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사무실에는 직원인 최무경과 관리인인 강 영감의 책상이 있다. 금고가 있어서 지폐나 ‘소절수’(수표) 등을 보관한다. 강 영감이 수시로 ‘보일러 칸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반지하, 혹은 지하에 보일러실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구내식당에서는 산짱이라는 어린 소년이 주문을 받는다. 시멘트 바닥에 입식 테이블들이 놓여 있다. 라이스모논 카레, 하야시, 가케우동, 돔부리와 차 등을 서빙한다.  최무경의 방인 323호는 독신자를 위한 방으로 남향이다. 입구에는 신장과 천장 조명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있다. 방 안에는 서가, 침대와 침대 머리맡의 전기스탠드, 작은 탁자, 응접세트와 사무 탁자, 양복장, 기타 화병과 화분 등이 있다. 물이 나오는 취사장이 있고 최무경은 가스를 이용해 차를 끓인다. 냉방에 대한 언급은 없고 난방은 스팀을 이용한다. 침대와 취사장 부근은 모두 두꺼운 커튼을 쳐서 가려 놓았다.  거주자들을 위한 폐쇄적인 시설이기는 했으나 단순 주거 기능만이 아닌 상업 기능 또한 한 지붕 아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허구와 실제 사이에 걸쳐져 있는 건물이기는 하지만 야마토 아파트는 무지개떡 건축의 사례라고 판단된다. 심지어 최무경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한다. 직주근접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집이 근처인 강 영감도 점심 ‘벤또’를 가지러 아침에 잠깐 집에 다녀올 뿐 ‘대개 언제나 이 아파트에서 잠자리를 갖는다’. 최무경은 이런 이유로 해서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위해 잠깐씩 사무실에 내려와야 하는 등 약간 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밥도 구내식당에서 자주 먹는다. 이처럼 여주인공의 집과 직장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약간의 긴장감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하나다.  #혼자가 된 여자, 자신의 삶 위해 이주한 아파트 여주인공 최무경은 야마토 아파트의 사무원이다. 그는 화동의 한옥에서 청상과부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인 어머니와 함께 산다. 자기 직장인 야마토 아파트에도 방을 하나 두고 있는데, 옥살이 중인 좌파 지식인 애인 오시형이 조만간 보석으로 풀려날 경우를 대비해 얻어 둔 것이다. 당초 계획은 그와 결혼을 하는 것이었으나 양가의 반대가 있었다. 다행히 자기 어머니는 겨우 설득을 했으나 평양이 고향인 오시형 쪽에서는 지역 유지 집안과의 혼사설이 돈다. 오시형은 결국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그간 사상의 변화가 생겨 전향했고 아버지를 따라 평양으로 돌아가고 만다. 한편 최무경의 어머니는 숨겨 놓았던 애인과 재혼한다. 결국 혼자가 된 최무경은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며 얻어 놓았던 야마토 아파트로 입주한다. 여기까지가 ‘경영’의 줄거리다. 그 후편인 ‘맥’은 줄거리상으로는 단순하지만 사상적으로는 복잡하다. 최무경의 옆방으로 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던 이관형이라는 사람이 논문을 쓰겠다는 핑계로 들어온다. 두 사람은 일종의 지적인 대화 상대가 된다. 최무경은 헤어진 자기 애인의 사상적 변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철학 공부를 하던 참이었다. 그리고 철학과 사상에 대한 대화를 이관형과 나누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다원론에 입각한 오시형의 천황주의와 이관형의 허무주의가 대비된다. 마지막으로 오시형의 공판장에서 새로운 여인의 출현을 목격한 최무경은 그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음을 깨닫고 망연자실해진다.  김남천의 이 소설들은 ‘전향문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다루어진다. 오시형처럼 그 자신도 전향의 경력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한 문학 작업의 공백을 체험했다. 그가 자신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이 두 소설의 배경으로 아파트, 그것도 당시 기준으로 매우 현대적인 최고급의 아파트를 무대로 삼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향의 경험을 갖고 있으나 결국 좌파 지식인으로 남았고, 그 결과 월북해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왔던 작가의 소설치고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묘사에 과격성이 거의 없다. 일본인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특이하다. 그리고 등장하는 한국인들은 모두 상당한 근대적 인간들이다. 일제강점기판 무지개떡 건축인 야마토 아파트는 마치 조선이라는 식민지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별천지 같은 배라고나 할까. 그 안에서 최무경이 나누는 대화들도 당시 대부분 사람의 현실과는 무관하다. 최무경은 ‘음악회라면 하찮은 학생들의 연주회라도 빠지지 않고 쫓아다니던’ 사람이며, 그와 오시형, 허무주의자 이관형 모두에게 사상이란 삶의 체험이 아닌 관념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었다. 아마도 작가는 이런 부유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역사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는 구도심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배경으로 담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들에게는 허구와 실제 사이의 공간이 필요했고, 아파트가 바로 그 해답이었다. 반경 400m 내 들어선 금화장·경성대화숙·개명·성요셉· 미동 아파트 허구건 실제건 충정로 일대는 한국 근현대 아파트의 실험장이었다. 그 시작은 물론 1930년의 충정 아파트, 당시 도요다 아파트였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소위 ‘문화주택’ 단지였던 금화장 주택지도 1920~30년에 지금의 경기대 뒤편인 금화산 일대에 자리잡았다. 그 후 1940년에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경성대화숙이 들어섰고, 1959년에는 지금의 현대 아파트 자리에 6층의 개명 아파트가 자리잡는다. 경성대화숙이 헐리고 그 자리에 미동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 1969년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약현성당 인근의 성요셉 아파트(1971), 마지막으로 1972년에 서소문 아파트가 세워졌다. 이 모두가 충정 아파트를 기점으로 반경 400m도 안 되는,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에 이렇게 많은 새로운 주택과 아파트들이 들어섰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역시 도심에서 가깝다는 지역적 특징을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전차로 상징되는 편리한 교통이 그 열쇠였다. 최무경은 전차를 타고 애인 오시형이 수감 중인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와 어머니와 살고 있는 집이 위치한 화동, 근사한 식당이 있는 본정(명동) 등 서울시내 안팎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한편 전차는 도시적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맞은편 캄캄한 언덕의 주택지에는 불빛이 빤짝거린다. 하늘에도 까만 호라이즌 위에 뿌려 놓은 듯한 별들. 마포로 가는 작은 전차가 레일을 째면서 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 굽어보인다. 산뜻한 밤공기에 낯을 쏘이면서 천천히 가슴의 동계를 세어 본다.’ 여기 등장하는 전차는 서대문~마포 간을 운행하는 것이었다. 시발점인 서대문역은 현재 적십자병원이 있는 경교 인근이었다. 김구 선생이 머물던 경교장의 그 경교다. 경교장은 경성대화숙보다는 조금 이른 1938년에 지어졌고 원래 이름은 죽첨장이었다. 죽첨정과는 죽첨, 즉 갑신정변 당시 일본 공사 다케조에의 이름을 공유한다. 1936년에 제작된 대경성정도(大京城精圖)를 보면 최무경이 야마토 아파트에서 나와 전차를 탔을 역 또한 죽첨정역이었다. 야마토 아파트에서는 걸어서 1, 2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운 위치였다. 그 바로 다음 역이 전차 시발점인 서대문역이었다. 구도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외도 아닌, 참으로 절묘한 위치가 지금의 충정로 인근 지역이었던 것이다. (* 경성대화숙이 있었던 것으로 전하는 다케조에초 3가 8번지를 충정로 3가 8번지로 검색하면 미동 아파트가 아닌 다른 위치로 나온다. 한편 김정동 교수는 경성대화숙, 그리고 그 자리에 지어지는 다른 건물을 본 기억이 있으며 그것이 미동 아파트인 것으로 짐작한다고 적고 있다. 주소와 관련된 기록들이 어디에선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사이언스 톡톡] 생존위기에 처한 완두콩 ‘모 아니면 도’ 도박한다

    [사이언스 톡톡] 생존위기에 처한 완두콩 ‘모 아니면 도’ 도박한다

    안녕, 난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1707~1778)야. 현대 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해. 생물학 관련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명을 처음 만든 사람이지. 학명은 속명 다음에 형용사로 된 종명을 붙인 두 개의 단어로 생물을 정의하는 방법이야.나는 어려서부터 꽃과 곤충을 좋아해서 8살 때 이미 ‘꼬마 식물학자’라고 불리기도 했지. 목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룬트대학교 의학부에서 의술을 공부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지. 그래서 22살에 웁살라대로 옮겨 당시 저명한 식물학자였던 올로프 셀시우스 교수님을 만나게 됐어.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고나 할까. 셀시우스 교수님 덕분에 식물학 강사 자리도 얻고 생물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됐으니까 말야. 내가 이름 붙인 생물들은 식물 8000여종, 동물 4400여종에 이르지. 사람을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1758년 내 책에서 처음이었지. 생물들에 이름을 지어 주고 관심이 많았지만 나 역시 ‘식물=수동적 생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 이런 생각은 현대 생명과학자들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런데 얼마 전에 생물학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서 재미있는 논문을 하나 읽었어. 이스라엘 벤구리온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공동연구진이 ‘식물도 생존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박을 한다’는 내용이었어. 식물이라고 하면 흔히 햇빛이나 수분이 많은 곳을 쫓아가는 수동적인 생물이라고 생각하잖아. 식량공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모험을 하는 건 사람이나 동물들이라고 생각하고 말야. 신경계가 없는 생물이 위기에 대응하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래. 연구진은 식물도 동물들과 똑같은 선택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완두콩 실험을 했어. 완두콩 뿌리를 두 개의 화분으로 나눠서 한쪽 화분은 영양분 농도가 일정하도록 하고 다른 쪽은 농도가 수시로 변하게 한 다음 두 가지 실험을 했다는군. 그 결과 완두콩도 상황에 따라 뿌리 성장을 다르게 조절했대. 첫 번째 실험은 한쪽 화분엔 고농도의 영양분이 일정하게 공급되도록 하고 다른 화분에는 영양분 제공을 제멋대로 한 거야. 그러면 완두콩은 뿌리 성장을 일정한 농도의 화분으로 집중시켜 위험을 회피했어. 낮은 농도의 영양분이 일정하게 제공되는 화분과 고농도와 저농도의 영양분이 들쭉날쭉 제공되는 화분으로 두 번째 실험을 했어. 완두콩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저농도의 화분이 아닌 영양분 공급이 들쭉날쭉한 화분에 뿌리 성장을 집중했다는 거야. 운 좋으면 고농도이고, 운 나쁘면 꽝이지만 결국 그걸 선택한 거야. 과학이 발달하면서 식물이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력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나를 포함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식물의 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과소평가하고 있잖아.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미네소타대 행동생태학 연구자인 데이비드 스티븐슨 교수는 “완두콩의 위험감수성이 증명되다니 아무래도 완두콩이 올해의 ‘인지능력이 가장 발달한 생물’로 선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농담했다잖아. 유명한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 박사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부른 우리 지구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함께하고 있잖아. 창백한 푸른 점이 지속가능한 곳이 되기 위해서는 이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겠지?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오징어 폐기물로 ‘투명종이’ 개발 성공

    울산대는 첨단소재공학부 진정호 교수와 카이스트 웨어러블 플랫폼소재 기술센터 배병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오징어 폐기물로 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소자 기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체 친화성 ‘투명종이’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독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개발된 투명종이는 기본 마이크로(100만분의1)m 크기보다 더 얇은 나노(10억분의1)m 두께의 섬유로 제작해 매우 투명하다. 또 기존의 종이처럼 접을 수 있고 인쇄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게·새우껍질·오징어 내골격을 주성분으로 사용했고, 생체친화성이 뛰어난 ‘키틴’ 나노섬유를 이용해 개발했다. 기존 식물성분의 투명종이와 다른 소재다. 그동안 키틴은 용매에 녹지 않는 성질과 필름으로 제작할 때 발생하는 수축현상 때문에 투명종이 원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불용성이 적은 오징어 내골격에서 얻은 키틴과 수소 결합을 잘 끊어내는 용매를 사용하고 원심력을 이용해 수축현상을 막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울산대 진정호 교수와 KAIST 배병우 교수 등, 오징어 폐기물로 투명종이 개발

    울산대 진정호 교수와 KAIST 배병우 교수 등, 오징어 폐기물로 투명종이 개발

    울산대는 첨단소재공학부 진정호 교수와 KAIST 웨어러블 플랫폼소재 기술센터 배병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오징어 폐기물로 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소자 기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체 친화성 ‘투명종이’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독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개발된 투명종이는 기본 마이크로(100만분의 1)m 크기보다 더 얇은 나노(10억분의 1)m 크기의 섬유로 제작해 매우 투명하다. 연구팀은 게·새우껍질·오징어 내골격을 주성분으로 사용했고, 생체친화성이 뛰어난 ‘키틴’ 나노섬유를 이용해 개발했다. 기존 식물성분의 투명종이와 다른 소재다. 그동안 키틴은 용매에 녹지 않는 성질과 필름으로 제작할 때 발생하는 수축현상 때문에 투명종이 원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는 불용성이 적은 오징어 내골격에서 얻은 키틴과 수소 결합을 잘 끊어내는 용매를 사용하고 원심력을 이용해 수축현상을 막았다. 또 기존 종이처럼 접을 수 있고 인쇄도 가능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1주일에 5번 이상 집에서 저녁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1주일에 5번 이상 집에서 저녁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외식 생활이 일반화된 현대인에게 '집밥'(집에서 만들어 먹는 밥)의 중요성이 강조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1주일에 적어도 5차례 이상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당뇨병에 덜 걸린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각 개인의 식생활과 당뇨병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년 간 10만 명의 의료기록과 식생활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1주일에 5~7차례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1주일에 5차례 이상 외식한 사람과 비교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리는 비율이 1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밥을 먹는 사람들의 평균 체중이 외식을 즐겨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낮았다.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은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것으로 주로 40세 이후, 비만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당뇨병은 그 원인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과 제2형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앓고있는 것이 바로 제2형 당뇨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외식이 늘고있는 우리나라의 당뇨병 증가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32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도 660만명에 달하며 계속 늘고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왜 집밥이 더 몸에 좋은 것일까? 연구를 이끈 쑨 치 교수는 "집밥은 의식적으로 좋은 재료를 선택해 건강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에반해 외식은 음식에 대한 별 이해없이 주어진 대로 수동적으로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쑨 치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 먹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일 뿐, 가공된 음식을 집에서 먹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hamgil / Fotoli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염소도 개 못지않게 똑똑…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다

    염소도 개 못지않게 똑똑…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다

    염소가 반려동물인 개만큼이나 인간과 잘 소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퀸매리 대학 연구팀은 염소가 개와 고양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논문을 '생물학 회보'(Biological Letter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우리가 가진 염소에 대한 편견을 지워버린다. 서양에서는 '멍청하다'(stupid)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오명을 쓰고 있지만 의외로 염소는 매우 똑똑한 동물이다. 레버를 당겨 박스 안에 먹잇감을 얻는 방법을 금방 배우는 것은 물론 몇 달 후에도 이를 기억할 정도. 이번 퀸매리 대학 연구팀의 실험은 염소가 박스의 뚜껑을 제거해 그 안의 보상(먹을 것)을 얻게하는 것이었다. 이 훈련을 받은 염소들은 박스의 뚜껑을 열고 보상을 얻는 법을 쉽게 배워 따라했다. 진짜 실험은 마지막 단계에 이루어졌다. 염소가 뚜껑을 열었으나 보상을 얻을 수 없게 만들고 이에 대해 실험자를 향한 염소의 반응을 살핀 것. 그 결과 흥미로운 반응이 나타났다. 염소는 실험자가 등돌리고 있을 때보다 실험자와 마주보고 있을 때 더 자주, 더 오랜시간 애타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곧 염소는 사람과 시선을 맞추고 있을 때 약속한 보상을 달라고 애원한 셈이다. 그렇다면 염소는 어떻게 인간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연구팀은 이를 역사에서 찾았다. 염소가 가축화된 것은 약 1만 1000년 전으로 최고의 반려동물인 개에 이어 두번째로 추정된다. 그만큼 인간과 오랜시간 소통하고 교감하며 진화해 온 셈이다. 그러나 개와 달리 염소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개와 고양이, 말이 인간과 함께하는 친구이자 동료가 된 것과 달리 염소는 고깃감, 털, 우유를 주는 존재로만 여겨져 왔던 것. 연구를 이끈 알란 맥엘리어트 박사는 "염소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개와 똑같은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본다"면서 "염소는 생각보다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애완동물로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터미네이터처럼… 생체 세포·기계 결합한 ‘바이오 로봇’ 첫 개발

    터미네이터처럼… 생체 세포·기계 결합한 ‘바이오 로봇’ 첫 개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로봇 ‘T800’은 금속 뼈대 위에 사람과 똑같은 형태의 인공 피부가 덮인 형태였다. 피부 속 인공 근육이 기계와 연결돼 있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이렇게 생물체의 세포와 금속, 고분자 물질을 결합시켜 외부 전원이나 모터 없이도 움직일 수 있는 바이오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머지않아 사람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이나 실제 팔다리와 똑같은 형태의 의족·의수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과는 미국 하버드대 위스 생물공학연구소 박성진 박사와 케빈 킷 파커 교수,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최정우 교수 등이 참여한 스탠퍼드대, 서강·하버드 질병바이오물리연구센터 국제공동연구진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생쥐의 심장세포를 이용해 동전 크기만 한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8일자 표지논문을 장식했다. 바이오 로봇은 생물체가 갖고 있는 세포나 근육 같은 부분과 기계가 부분적으로 결합된 로봇으로, 전 세계 많은 연구자들이 개발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고탄성 고분자물질 위에 금으로 만든 뼈대를 붙인 뒤 생쥐의 심장세포를 배양해 근육조직을 만들어 붙여 가오리 형태의 바이오 로봇을 만들었다. 가오리 로봇은 길이 16.3㎜, 무게 10㎎으로 동전만 한 크기다. 생쥐의 심장세포는 로봇에 이식되기 전에 광유전학 기술로 빛에 따라 수축, 이완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변형했다. 광유전학은 빛과 생명과학 기술을 이용해 신경세포나 근육의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근육이 이식된 로봇은 빛의 강도에 따라 실제 가오리처럼 지느러미를 팔랑거리며 초당 2.5㎜의 속도로 움직인다. 실제 가오리 이동속도의 60~65% 수준에 해당한다. 또 가오리 로봇의 양쪽 지느러미에 비추는 빛의 양을 달리해 수축·이완 운동을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방향 전환도 가능하다. 일반 로봇은 전기나 모터 같은 동력원이 있어야 하는데 가오리 로봇은 빛만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박성진 박사는 “이번 연구는 광유전학 기술, 생체조직과 기계장치를 결합해 내부 동력기관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바이오 로봇 개발에 처음 성공한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시킬 경우 인간과 유사한 로봇 개발로 이어지고,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센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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