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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미국 내 전염병 확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여객기에서 승객 100여명이 집단으로 건강 이상을 신고한 데 이어 6일(현지시간)에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유럽발 미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서 승객 12명이 독감 증세를 호소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독일 뮌헨과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는 모두 25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12명이 공항 도착 직후 몸이 아프다고 신고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CDC는 이들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벤저민 헤인즈 CDC 대변인은 “12명은 목 아픔과 기침 증상을 신고했고 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두바이발 항공편을 탄 뒤 건강 이상을 호소한 100여명 가운데 19명이 아픈 것으로 판명됐다. 이중 10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들 모두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그러나 뉴욕 CDC의 부센터장인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 박사는 “여객기 1대에서 한번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픈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미 베일러의대 피터 호테즈 열대의학과장은 이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미국 내 전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테즈 학과장은 미국을 넘어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를 물들인 이른바 ‘안티 백신’(백신 접종 반대) 운동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는 홍역 예방(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거짓으로 밝혀져 웨이크필드의 의료 면허는 취소됐지만 지금도 그의 주장을 믿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예방접종에 회의적인 반(反)백신 기조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돼 쉽게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올해 들어 홍역 발병 사례가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내 홍역 환자 수는 4만 1000명으로 지난 한 해 보고된 환자 수의 두 배에 이른다. 올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홍역으로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한 해 홍‘으로 인한 유럽 내 사망자 수는 3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낮은 예방접종률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에서 득세 중인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호테즈 학과장은 되돌아온 홍역 확산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승객들이 얼마든지 홍역 등 전염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반대 운동으로 예방접종률이 낮은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텍사스 등 미국 주들이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시인 김기림(金起林)의 기념비가 일본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대학 구내에 11월 30일 건립된다. 김기림 시비는 그가 다닌 서울 보성고(송파구 방이동)에 있으나 일본에 기념비가 건립되기는 처음이다. 일제 시대 교토의 도시샤대학을 다닌 윤동주(1917~1945) 시인의 기념비가 1995년 2월, 정지용(1902~?) 시인의 시비가 2005년 12월 도시샤대학 구내에 건립된 바 있다. 김기림이 1936년부터 1939년까지 다닌 도호쿠제국대학은 일본 제국주의의 관료 양성을 위한 도쿄·교토제국대학과는 달리 연구 중심의 대학을 표방하고 연구의 자유가 비교적 존중된 학교였다.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에 따르면 유대인 사상가 카를 뢰비트가 1936년부터 5년간 나치스를 피해 도호쿠대학에 재직했을 정도다. 1922년에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센다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기림이 도호쿠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아인슈타인에 있을 것이라고 남 교수는 추정한다.기념비 건립은 몇 년씩 걸리던 윤동주, 정지용 때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센다이에서 김기림을 생각하는 한·일 시민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김기림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진 게 지난해 11월. 남 교수를 중심으로 김기림 연구의 권위자인 김유중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진원 서울시립대 교수, 고선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사업회가 기념비 건립준비위원회로 전환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기념비 건립에 관심을 보인 외교부가 지원에 나서고, 도호쿠대학에서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준비위에 각계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다음은 기념비 건립위원회 한국 측 대표인 남기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정치 전공이다. 시인 김기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도호쿠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우연히 김기림이 영문학과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흥분한 적이 있다. 그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 그가 평화를 중심으로 사고한 ‘평화주의자’임을 알게 됐다.→김기림 기념비가 윤동주 기념비, 정지용 시비와 다른 점은. -윤동주는 한국 문학사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뒤 일본에 시집이 번역됐다. 일제의 ‘치안유지법’에 희생된 시인이기 때문에 과거를 반성하는 일본 시민들이 ‘윤동주 읽기’를 전국적으로 전개했고, 평화운동의 상징적 의미로 읽혔다. 그에 비해 김기림은 일본에서는 덜 알려진 존재다. 센다이 지방에서 김기림을 일찍이 알고 공부한 아오야기 유코 같은 한국 현대문학 연구자가 김기림을 읽는 모임을 만들고 자료를 축적해 책도 냈다. 기념비는 김기림을 일본에서 발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즉 윤동주, 정지용 시비는 이미 알려져 있던 한국 문학가를 일본적 맥락에서 재평가하고 기리는 뜻이었다면 김기림 기념비는 그의 일본 행적, 문학적 성과를 드러내는 출발점이다. →도호쿠대학의 협조는 어느 정도인가. -부지 제공을 비롯해 대단히 협조적이다. 우에키 도시야 부총장이 7월 11일 서울에 왔을 때 김기림 얘기를 했더니, 그 자리에서 기념비 건립까지 생각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보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센다이총영사관에서 공공외교 차원에서 도호쿠대학을 방문했는데 그때 이미 한·일 교류에 많은 관심을 총장부터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얘기가 빨랐다. 당시 도호쿠대학 측은 김기림의 학적부도 찾아서 보여줬다. 아쉽게도 졸업 논문은 센다이 폭격 때 불타고 없어진 듯했다. →부지는 결정됐나. -후보지 세 곳을 대학 측에서 제시했는데, 우리가 현장 답사해 보니 벚꽃 두 그루가 있는 개방적인 풀밭이 있었다. 여기가 더 좋겠다고 했더니 얼마 전 도호쿠대학 측이 “좋다”는 허가를 해줬다.→기념비 디자인은 누가 하는가. -시인 이상에 조예가 깊은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에게 상의를 했더니 관심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이상을 알아 봐준 김기림에 관심이 있다는데, 기념비에는 그의 정신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일정은. -10월에는 기념비를 발주하고 11월 29일 센다이에서 전야제를 가진다. 30일에는 기념비 제막식에 이어 ‘김기림과 평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센다이 시민 중심의 ‘문학의 밤’ 행사도 개최한다. 김기림이 한·일 시민사회를 가깝게 하는 상징이 되어 기념비가 세워진 뒤에도 모임을 갖고 연구가 진전이 됐으면 한다. 또한 남북 문인들이 김기림을 생각하는 기회도 마련됐으면 좋겠다. →기념비 건립의 의미라면. -김기림은 시도 시이지만, 많은 평론을 썼다. 해방 공간에서 시가 문학사에서 갖는 역할이 크지만, 김기림은 평론가로서, 경세가로서의 모습도 갖고 있다. 일본에 의해 굴절되지 않은 조선의 모더니즘을 그만큼 고민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왜 지금이냐’ 는 의미도 중요한데, 한반도의 그 시기를 살았던 지성인, 지식인에 대해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잣대로 평가한다. 이념적 잣대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은 무시하거나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남북이 평화 프로세스를 전개하면서 해야 할 것은 분단 정권 수립 이후 지나치게 양극단으로 가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잡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통일과 화해로 가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양극단 사이에 난 좁은 길에서 평화를 추구했던 김기림을 평가했으면 한다. 그는 정치적 주의·주장을 떠나 민족의 안팎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분열과 분단을 극복하고자 했던 인물이다. marry04@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발달장애인 자녀 둔 부모 4명 중 1명,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생활 못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발달장애인 자녀 둔 부모 4명 중 1명,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생활 못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4명 중 1명(24%)은 자녀를 돌보느라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우울증을 키울 수 있어 장애인 가족들에 대한 관리와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다.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경일대 대학원 상담심리학 박사과정)이 지난 6월 발표한 논문 ‘발달장애인 부모의 돌봄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507명 가운데 121명(23.9%)은 월 1회조차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여가 활동 횟수는 월 1~2회가 49.1%(249명), 3~4회가 18.1%(92명)였다. 월 5회 이상 여가 활동을 한다는 응답자는 8.9%(45명)에 불과했다. 김 부회장은 “발달장애인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 행동을 억제하기가 더 어렵고 시설 등에 맡기기도 힘들어 부모들이 매일 상당 시간을 돌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집 밖을 나서지 않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으로 고립된 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2016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자녀의 부모는 하루 평균 평일에는 8.8시간, 주말에는 14.9시간을 자녀를 돌보는 데 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신이 자녀의 일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에 평생을 시달린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부모들은 ‘돌봄으로 인한 심적 스트레스’(6.3%) 보다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46.5%)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돌보며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 휴식 프로그램’(25.1%), ‘장애 자녀 양육 상담’(23.4%), ‘부모 자조 모임 또는 결연 프로그램’(13.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자녀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간병 스트레스, 외부와의 단절은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고립 예방을 위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대필 논문으로 박사학위 받게 도와준 사립대 교수 적발

    대필 논문으로 박사학위 받게 도와준 사립대 교수 적발

    대필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부정 취득하도록 해준 부산의 한 사립대 교수 등 6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요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이 대학 A 교수(63·전 대학원장) 및 대학원생 등 6명을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A 교수는 자신이 대학원장으로 재직할 때인 2016년 2월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지도를 받던 B(50)씨 등 2명이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자신의 제자인 C(34·시간강사)씨에게 박사학위 취득 논문을 대신 작성해 주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B씨의 박사 논문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대필 된 논문을 합격 처리해 박사 학위를 받도록 했다. 경알은 C씨가 대학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 왔던 A씨가 자신의 지도교수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향후 전임강사 추천권 행사 등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여서 논문 대필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B씨는 현재 ‘박사 ○○○’라는 명칭으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번 수사를 하면서 추가로 논문 대필 사례가 더 있었지만 공소시효(7년)가 지나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논문 대필을 지시한 적은 없지만, 일부 타인에게 도움을 받아 작성된 논문은 맞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학교 행정직원 D(47)씨는 2016년 5월 박사과정 외국어 필기시험장 감독관을 하면서 한 응시자에 대해 신분확인 과정에서 대리 응시를 한 것을 발견하고도 묵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D씨는 당시 대리응시를 부탁한 사람이 같은 학교 소속 교직원으로 친분 관계여서 범행을 묵인한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시험 등 성적 조작을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E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나자 지난 6월 대학을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당국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학위 취소 등 조치를 취할 것과 향후 같은 불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항생제 안듣는 슈퍼박테리아, 병원에서 퍼진다

    항생제 안듣는 슈퍼박테리아, 병원에서 퍼진다

    기존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중증 감염은 물론 심지어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슈퍼박테리아’가 세계 각 지역에 있는 병원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 최신호(3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은 세계 10개국에서 채취한 표본에서 다제내성균 변이주 3종을 발견했다. 이 중에는 현재 시판 중인 어떤 약으로도 확실히 제어할 수 없는 유럽의 변이주도 있었다. 이 대학의 공중보건연구소 미생물진단부를 총괄하는 벤저민 하우든 교수는 “호주에서 채취한 표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조사를 확대한 결과 이런 슈퍼박테리아가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의료기관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런 박테리아는 이미 만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표피포도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으로 알려진 이 세균은 이보다 잘 알려지고 병원성이 강한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의 근연종이다. 사람의 피부에 상주하는 표피포도상구균은 카테터(소변줄)와 인공관절 등 인공물을 사용하는 노인 등의 환자에 감염을 일으키는 사례가 가장 많다. 하우든 교수는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지만, 이런 사례는 일반적으로 이미 중증인 입원 환자들이다. 완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감염증은 중증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든 교수팀은 세계 각지의 78개 병원에서 수집한 표피포도상구균 표본 수백 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표피포도상구균의 일부 균주는 DNA에 생긴 약간의 변화가 가장 널리 쓰이는 항생제 중 2종에 대해 내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2종의 항생제는 원내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동시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가장 강력한 항생제는 매우 비싸며 독성도 있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는 내성을 피하고자 이보다 저렴하고 약한 여러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치료 행위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한다. 슈퍼박테리아가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이유는 중증 환자에게 강력한 약제를 일상적으로 처방하는 집중치료실(ICU)에서 특히 항생제를 대량으로 투여한 탓도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에 대해 하우든 교수는 이번 논문은 감염이 어떻게 확산하는지, 어떤 세균이 병원에서 잘 퍼지는지 등에 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생제를 점점 더 많이 투여하는 행위는 세균의 약제내성 증대를 조장하는 것임을 이번 논문은 보여준다”면서 “병원 내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세균에 관해서 균주의 내성 강화가 인위적으로 촉진되고 있으며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전 세계 입원 치료에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표피포도상구균(royaltystockphoto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발달장애인 자녀 둔 부모 4명 중 1명,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생활 못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발달장애인 자녀 둔 부모 4명 중 1명,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생활 못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4명 중 1명(24%)은 자녀를 돌보느라 한 달에 한 번도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우울증을 키울 수 있어 장애인 가족들에 대한 관리와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다.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경일대 대학원 상담심리학 박사과정)이 지난 6월 발표한 논문 ‘발달장애인 부모의 돌봄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507명 가운데 121명(23.9%)은 월 1회조차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여가 활동 횟수는 월 1~2회가 49.1%(249명), 3~4회가 18.1%(92명)였다. 월 5회 이상 여가 활동을 한다는 응답자는 8.9%(45명)에 불과했다. 김 부회장은 “발달장애인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 행동을 억제하기가 더 어렵고 시설 등에 맡기기도 힘들어 부모들이 매일 상당 시간을 돌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집 밖을 나서지 않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으로 고립된 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2016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자녀의 부모는 하루 평균 평일에는 8.8시간, 주말에는 14.9시간을 자녀를 돌보는 데 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신이 자녀의 일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에 평생을 시달린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부모들은 ‘돌봄으로 인한 심적 스트레스’(6.3%) 보다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46.5%)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돌보며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 휴식 프로그램’(25.1%), ‘장애 자녀 양육 상담’(23.4%), ‘부모 자조 모임 또는 결연 프로그램’(13.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자녀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간병 스트레스, 외부와의 단절은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고립 예방을 위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아하! 우주] 토성 ‘육각형 소용돌이’ 하늘로 300㎞ 솟아있다

    [아하! 우주] 토성 ‘육각형 소용돌이’ 하늘로 300㎞ 솟아있다

    신비로운 고리로 유명한 토성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육각형 구름이 존재한다.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육각형 구름의 정체는 바로 무시무시한 소용돌이다. 최근 영국, 프랑스 등 국제연구팀은 토성의 육각형 구름이 높이 300㎞를 넘어서 성층권에 다다를 만큼 마치 탑처럼 우뚝 솟아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토성의 극소용돌이(polar vortex)는 지구의 허리케인과 유사하지만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스케일이 다르다. 폭은 무려 3만 2000㎞로 지구 2개 쯤은 쏙 들어갈만큼 크며 시속 320㎞에 달하는 강풍이 분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구의 허리케인이 1주일 남짓이면 끝나는 것과 달리 토성의 소용돌이는 지난 1980년 보이저 1호가 처음 관측한 이래 지금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오랜시간 토성의 북극을 빙글빙글 도는 기묘한 육각형 구름에 전문가들은 많은 의문을 가져왔다. 토성 육각형 구름에 대한 비밀이 풀리기 시작한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보내온 데이터 덕이었다. 그러나 도착 후 10년 동안 카시니호가 보내온 자료는 주로 대류권에 국한됐다. 이번에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2014년 부터 카시니호가 보내온 토성 북반구의 성층권 관측 데이터를 통해 비밀의 일부를 밝혀냈다. 논문 선임저자인 영국 레스터 대학 레이 플래처 박사는 "카시니호에 장착된 복합적외선분광계(CIRS)를 통해 처음으로 북반구의 성층권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면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존 생각과는 달리 육각형 구름이 대류권을 넘어 성층권까지 치솟아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현상은 토성의 계절적 요인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하나의 육각형 구름이 탑처럼 성층권까지 솟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2개의 육각형 구름이 각각 형성돼 있는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 1997년 발사된 카시니호는 20년에 걸친 토성 탐사를 마치고 지난해 9월 15일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했다. 특히 카시니호는 불타는 마지막 순간까지 햇빛이 닿지 않는 토성의 어두운 면 사진과 함께 토성 대기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마지막 임무를 마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허기 달래 체중 감량 돕는 식물성분 찾았다

    허기 달래 체중 감량 돕는 식물성분 찾았다

    독일의 과학자들이 허기를 달래 체중 감량을 돕는 식물 성분을 찾아냈다. 독일당뇨연구센터(DZD) 연구진은 미역줄나무 뿌리의 추출물인 ‘셀라스트롤’을 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고 당뇨병 저널(journal Diabet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 주저자인 폴 플뤼거 박사는 “일주일 만에 비만한 쥐들의 평균 체중이 10%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쥐들에게 셀라스트롤을 투여했을 때 열 생성과 관련한 특정 단백질 UCP1의 수치가 지방 조직에서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따라서 이들은 셀라스트롤이 열 생성을 촉진해 체중 감량을 유발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셀라스트롤을 비만한 쥐들에게 투여하자 UCP1 수치는 상승하지 않은 것이다. 왜 효과가 다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셀라스트롤이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을 제어해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고 추정하고, 렙틴을 생성하지 못하게 만든 쥐들에게 셀라스트롤을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쥐는 체중 감량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는 셀라스트롤이 렙틴에 직접 관여한다는 것이다. 공동저자인 카트린 푸울만 연구원은 “셀라스트롤은 비만한 개체에서 꺼낼 수 있는 체중을 조절하는 신체 메커니즘에 반응한다”면서 “셀라스트롤은 무감각해진 렙틴의 민감성을 회복해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과체중인 사람들에게 셀라스트롤을 투여하면 1년 안에 체중의 5~10%를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독일에서 이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플뤼거 박사는 “이런 ‘마법 같은 장벽’을 뚫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신진대사와 제2형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면서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은 사람과 쥐에서 거의 같은 효과를 가지므로 셀라스트롤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플뤼거 박사는 셀라스트롤이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이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쓰인 셀라스트롤은 중국 남부에서 채집한 미역줄나무에서 추출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미역줄나무를 뇌공등(학명: Tripterygium wilfordii Hook F·TwHF)으로 부르며 오래전부터 관절염 같은 염증 치료에 사용해 왔다. 참고로 셀라스트롤은 미역줄나무 외에도 흰민들레, 고들빼기, 씀바귀에도 들어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를 사용한 추출물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사진=미역줄나무(왼쪽·위키피디아 Qwert1234), 셀라스트롤이 뇌에서 렙틴의 민감성을 회복시키는 모습(Helmholtz Zentrum München).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북한의 SF소설은 어떤 내용일까…과학잡지 ‘에피’, ‘억센 날개’ 소개

    북한의 SF소설은 어떤 내용일까…과학잡지 ‘에피’, ‘억센 날개’ 소개

    북한의 과학소설(SF)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과학잡지 ‘에피’는 최신호(5호)에서 ‘북한 과학환상소설’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북한의 단편 SF를 소개했다. 소개된 작품은 한성호 작가의 ‘억센 날개’라는 제목으로 2005년 북한의 월간 문학잡지 ‘조선문학’에 발표된 작품이다. 40쪽 분량의 ‘억센 날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련느 젊은 과학자들의 도전과 좌절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앞날이 유망한 여성 과학자 ‘지선희’는 전력설계연구소에서 새 해상도시의 전력 설계 과제를 맡아 미래 발전소 모델을 연구한다. 그러나 연구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던 중 동료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보라는 상관의 지시가 내려온다. 지선희가 찾아간 동료 연구원은 ‘강철혁’. 두 사람은 대학 시절 한 차례 만난 적 있다. 그러나 지선희에게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선희가 대학 졸업 논문 주제인 ‘액체석탄발전소’ 공업화 원리로 학교 안팎에서 칭찬을 듣고 언론 인터뷰까지 했을 때 유일하게 지선희 논문의 한계를 지적한 사람이 강철혁이었던 것.강철혁은 ‘화석연료로는 한계가 분명한데다 환경 문제도 걸려 있는 석탄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의 진보에 충실한 과학의 날개를 달아주지 못하는 연구는 개인적인 명예의 추구로 떨어지고 만다는 걸 명심해두시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연구소의 과제를 놓고도 강철혁은 지선희에게 “무궁무진한 창조의 원천”인 현장과 그 곳의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다는 사실을 비판했다. 그러나 강철혁은 사실 알게 모르게 연구에 결정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었다. 대학 시절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강철혁에게 날을 세우던 지선희도 결국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돕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강철혁과 나란히 과학의 창공을 훨훨” 나는 꿈을 꾸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에피 측은 “에너지 문제 해결에 대한 갈증이 여실했다”면서 “이야기 중심을 이끌고 나가는 로맨스도 다소 순박했다”고 ‘억센 날개’를 평했다. 한편, 이번 에피 5호는 ‘발암/항암’을 키워드로 암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들을 다뤘다. 또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종합보고서’에 관한 심층 리뷰도 실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9세가 25세로…하루 커피 1잔값 회춘약 나온다

    49세가 25세로…하루 커피 1잔값 회춘약 나온다

    인류의 꿈인 불로장생이 현실이 되는 날이 그리 머지않은 것 같다. 미국과 호주의 과학자들이 수명 연장을 위한 약물 연구에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현지언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의 일부 연구자는 현재 인간의 수명을 최대 150세까지 연장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연구자를 이끄는 미국 하버드대 유전학과 교수이자 글렌 노화생물학센터 공동소장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이른바 ‘미래의 회춘약’으로도 불리는 니코틴산 모노뉴클레오티드(NMN) 관련 연구의 선구자들 중 한 명이다. 최근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NMN을 이용해 손상된 DNA를 회복하는 약물을 개발했다는 연구논문을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싱클레어 박사에 따르면, NMN 기술을 이용하면 손상된 장기를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비 상태가 된 환자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그는 NMN 기술이 상용화돼 시판되면 알약 하루분의 가격은 커피 한 잔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연구용으로만 판매하고 있는 NMN 시약 가격이 100㎎당 약 40만 원에 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 비밀은 우리 몸의 타고난 세포 회복 기능에 있다. 살아있는 생물의 세포는 매일 다양한 요인에 의해 손상되며 이를 복구하는 기능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복구 기능은 노화에 의해 쇠퇴하는 것이다. 싱클레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복구 기능에 니코틴아미드아데닌디뉴클레오티드(NAD)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물질의 전구체(NMN도 그중 하나에 해당)를 투여해 노화한 세포가 젊어지는 것을 증명했다. 또 쥐를 사용한 실험에서는 수명이 최소 10% 늘어나는 것도 확인했다. 또 이 약물은 노화와 관련한 탈모를 줄이는 효과도 보였다. 물론 지금까지는 쥐 실험에 불과하지만 싱클레어 박사팀은 오는 2020년까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마칠 계획이다. 싱클레어 박사는 스스로 개발한 이 약물의 안전성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심지어 그는 이를 자기 몸에 투여하고 있는 데 “생물학적인 나이가 24세 더 젊어졌다”고 말한다. 현재 그의 나이는 만 49세이므로 만 25세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또 그는 가족에게도 약물 치료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현재 만 79세인 아버지에게 1년 전부터 치료를 시작했으며 아버지는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활동적으로 변했으며 래프팅과 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의 40대 처제는 원래 폐경기에 접어들었지만 치료 이후 다시 생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싱클레어 박사는 아직 대규모 임상시험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과학적인 증명과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Narith Thongphasuk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목성에도 물이 있다? - 대적점은 ‘답’을 알고 있다

    [아하! 우주] 목성에도 물이 있다? - 대적점은 ‘답’을 알고 있다

    목성의 거대 폭풍인 대적점(Great Red Spot)이 목성에 물이 있는지 ‘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은 아주 특별한 세계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목성은 태양을 만들고 남은 여분의 물질들을 몽땅 품고 있는 첫 번째 천체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목성이 태양과 똑같은 조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행성에 대한 후속 연구에 의해 목성의 사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목성 대적점이 물의 힌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물리학자 고든 뵤레이커의 최근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목성을 도는 위성들은 주로 물의 얼음으로 이루져 있기 때문에 모두 물이 풍부하다”고 밝힌 뵤레이커는 “그렇다면 거대한 중력 우물인 모행성에 물이 없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라고 NASA 성명서에서 반문했다. 뵤레이커와 동료 과학자들은 하와이의 마우나 케아산 정상에 있는 케크 천문대의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적외선 망원경을 사용하여 목성에 대한 복사선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의 데이터로 보완함으로써 이전의 어떤 미션보다 목성의 구름 속을 더 깊이 탐사할 수 있었다. 현재 주노는 53일에 한 번 목성을 공전한다. 지상 장비를 사용하여 대적점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열 복사를 지켜본 결과, 연구팀은 이 폭풍의 심연에 있는 구름 위에서 물의 화학적 특성을 발견했다. 이론적으로나 컴퓨터 분석에 의한 모델 역시 목성에 ‘풍부한’ 물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물의 증거를 갖고 있는 대적점 내부의 가장 깊은 구름층은 지구의 대기압의 5배가 되어 온도가 물의 빙점에 도달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발견했다. 이는 연구자가 목성에서 발견한 일산화탄소 수준과 더불어 목성이 산소가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미 풍부한 양의 수소가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물 성분이 모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목성에 얼마나 많은 물이 있는가 하는 점은 앞으로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소재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주노 프로젝트 과학자인 스티븐 레빈 박사는 “목성의 물은 우리에게 이 거대한 행성의 생성과정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목성 전체에 얼마나 많은 물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상세히 기술한 논문은 8월 17일 ‘아스트로노미컬 저널’(Astronomical Journal)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 [씨줄날줄] 교수노조/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수노조/박현갑 논설위원

    근대 대학의 전형으로 독일의 훔볼트대학을 꼽는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 패하면서 신성로마제국의 중심을 이루던 프로이센이 근대화를 통한 위기극복 방안으로 1810년 세운 대학이다. 근대화를 위한 개혁 조치로 세웠으나 기술인 양성 등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학문의 자유, 진리 탐구를 추구했다는 점이 놀랍다. 그러다 20세기부터 대학은 학문의 상업화에 나선다. 자본주의 확산으로 인간교육보다 직업교육, 지식탐구보다 경쟁과 효율의 가치관을 우선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늘 교수가 있었다.대학교수 하면 대체로 지성과 양심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이미지가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제자 성희롱에 학점을 앞세운 폭언, 자기 논문 공저자에 자녀 올리기 등 일그러진 모습만이 회자된다. 노동자 이미지는 어떤가? 이 역시 쉽게 연상하긴 어렵다. 교수님은 사회구조 최상부에 자리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당사자인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3년 전 대학신문에서 조교수 이상 전임교수 785명을 상대로 교수 위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지식인의 죽음’, ‘대학은 죽었다’는 비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7.6%나 됐다. 대학이 지식과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업 양성소로 변하고, 인구 감소로 정원 채우기에 급급하면서 연구와 동떨어진 신입생 모집과 제자 취업 도우미로 내몰리니 걱정스러운 상황은 맞다. 그제 헌법재판소에서 대학교수노조 합법화 결정이 나왔다. 2001년 사학재단의 왜곡된 대학 지배를 위기의 본질로 규정한 교수노조 출범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헌재는 교원노조의 주체인 ‘교원’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한정한 교원노조법 제2조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전국 430개 대학교원 9만여명의 단결권을 인정한 이번 결정으로 사학재단의 구조조정에 교수노조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홍성학 교수노조위원장은 “2002년 계약임용제 시행 이후 비정규직화된 단기, 저임금 교원의 증가,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따른 과중한 행정업무 증가 등으로 대학교원의 근로조건은 2001년 노조 설립 때에 비해 더 나빠졌다”면서 “국회는 속히 교원노조법 개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비정년 트랙 전임교원은 대체로 1년 계약이 많으나 6개월짜리 계약도 있단다. 계약 아닌 위촉 형태로 일하는 비전임 교원인 시간강사도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니 교원 처우개선 여론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수노조가 노조원 임금과 처우 개선도 해야겠지만 학문 연구와 질 높은 교육 실현에 앞장서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eagleduo@seoul.co.kr
  • 대학 강사도 ‘교원’ 인정… 1년 이상 임용·방학 중 임금 지급

    대학 강사도 ‘교원’ 인정… 1년 이상 임용·방학 중 임금 지급

    최소 3년 재임용 심사… 고용 안정 보장 주당 강의시간 6시간 이하 원칙 세워 올 연말까지 대체입법… 재원 마련 ‘관건’논문 대필 강요와 형편없는 처우 등 시간강사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정민 박사 사건(2010년)을 계기로 시작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도입 논의가 새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각자 입장에서 강사법 부작용을 우려하며 시행을 반대했던 시간강사와 대학 측 대표가 처우 보장을 위한 제도 도입에 처음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시간강사가 최소 3년간 재임용 심사를 볼 수 있도록 보장해 갑자기 학교 밖으로 쫓겨나는 상황을 없애고 강의가 없는 방학에도 임금을 주는 안 등이 포함됐다.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 등이 담긴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국회 요청에 따라 교육부가 꾸린 협의회는 강사 대표와 대학 대표,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돼 6개월간 토론했다. 협의회는 고등교육법을 고쳐 ‘강사’를 대학교원의 한 종류로 인정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대학교원은 교수와 부교수·조교수밖에 없었다. 강사가 법상 교원으로 인정되면 형을 선고받는 등 큰 잘못을 하지 않는 한 면직 또는 권고사직을 당하지 않게 된다. 현행범을 제외하곤 캠퍼스 내 불체포특권도 보장받는다. 또 시간강사가 최소한의 고용 안정을 보장받도록 임용 기간은 1년 이상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관련 규정이 없어 보통 한 학기 단위로 고용 계약했고 수시로 학교에서 짐을 싸 ‘보따리장수’에 비유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학교 측은 새로 임용된 강사가 최소 3년간 재임용 심사를 받을 권한을 인정하고 통과하면 고용을 보장하도록 했다.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부분도 눈에 띈다. 보통 강의를 맡으면 방학 중 수업 준비를 해야 하고 학기가 끝나면 채점 등 할 일이 남지만 대학들은 급여를 주지 않았다. 적은 급여 탓에 시간강사 중에는 번역, 과외는 물론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티는 사람이 많았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사들은 (1962년 대학 시간강사 제도가 생긴 이후) 지난 55년간 방학 때 실제로 일하면서도 급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2011년 처음 정부가 발의해 그해 12월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고, 현장 준비 기간을 거쳐 2013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비용 부담 등을 우려한 대학들이 강사 수를 급격히 줄이자 “법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개정안은 네 차례나 시행이 유예됐다. 강사들은 “임용 기간을 1년 이상 보장해 주면 좋긴 하지만 대학 측이 비용 등을 문제 삼아 일부 강사에게 강의를 몰아줘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선안에는 강사와 겸임교원의 주당 강의 시간을 6시간 이하로 하도록 원칙을 정했다. 교육부는올해 연말까지 개선안의 취지를 살린 대체입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 때문에 법 개정이 또 한번 무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교육부는 시간강사 처우를 개선하는 데 700억~3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희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 위원은 “국공립대처럼 사립대에도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 논문표절 의혹 제기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 논문표절 의혹 제기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3일 “정확한 인용근거를 명시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며 사실상 문제를 인정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석사 학위 논문 작성시 보도에 언급한 논문을 인용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KBS는 정 후보자가 지난 2002년 2월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할 당시 쓴 ‘항공기산업 현황과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 제하 논문이 3분의 2이상 다른 논문을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논문 집필 과정에서 논문 소제목 일부에만 출처를 표시하거나 엉뚱한 출처를 표시하는 등 정확한 인용 표시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당시 논문을 작성하면서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정확하고 엄격한 인용 근거를 명시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미국 버지니아주의 리암 테일러(72)는 자신과 아내의 병원비를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위해 변호사를 찾았다. 테일러는 “몇 푼 안 되는 연금으로 나와 아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작은 집마저 은행에 넘어가고 이제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테일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병원비와 남아 있던 주택담보대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돌려막기에 나섰다가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노인빈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년층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데보라 손 아이다호주립대학 교수팀의 ‘미국 파산의 고령화’ 논문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6년 사이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보호 신청률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의 파산은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만 증가했고 고령일수록 그 증가율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1991년 1000명당 1.2건이었던 65~74세의 파산보호 신청은 2016년 1000명당 3.6건으로 치솟았으며, 75세 이상은 0.3건에서 1.3건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1991년 전체 파산보호 신청자 가운데 2.1%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에는 12.2%까지 크게 늘었다. 노인층의 주된 파산 원인은 치솟는 의료비용과 연금의 소멸, 부적절한 은퇴자금 관리 등이다. 이 중에서도 의료비 부담 증가가 두드러진 이유로 분석됐다. 연구팀의 설문조사에서 파산보호 신청자 중 약 60%가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과도한 주택담보대출과 자녀의 학자금 대출도 노인층 파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 싱크탱크 도시문제연구소에 의하면 개인 파산자의 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1%로, 1989년(21%)의 약 두 배나 된다. 안정된 직장을 믿고 20~30년 상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50대 후반 조기 퇴직 등으로 수입이 줄면서 결국 파산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 연금의 소멸 등 사회안전망 축소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은퇴 이후 생활의 재정적 책임 주체가 정부에서 기업으로, 다시 기업에서 개별 주체인 개인으로 옮겨오면서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연금에 대한 개인 부담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에 합류하면서 파산보호 신청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서 “거리로 내몰리는 노인층이 없도록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북파 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 ‘공작’의 실제모델 박채서(64)씨를 만났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북한 핵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채 중국과 북한을 무대로 활동한 안전기획부의 대북공작원이다. 1997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으며 이효리, 조명애가 나온 최초의 남북합작 광고도 성사시켰다. 공작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과 영화 등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27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했다.→영화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 -아내와 큰딸이 교도소로 면회 와서 내 얘기를 CJ에서 영화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고 하더라. 처음에 거부했다. 단순 용기만 갖고 할 수 없는 일 아니냐. 그런데 이미경 부회장이 원치 않던 외유를 나가야 할 정도로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도 영화 제작을 하겠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수감 중 작성한 노트기록이 토대가 됐다. →리 참사(영화에서 이성민이 연기한 리명운의 실재 인물)는 어떤 사람인가. -리철은 북한의 몇 안 되는 자본주의 전공자다. 김일성대를 졸업했으며 박사논문이 `박정희의 경제개발 정책’이다. 1954년생으로 나와 동갑이라 쉽게 친구가 됐다. 리철은 아들이 둘이고, 나는 딸만 둘이다. ‘사돈 맺자’는 농담도 했다. →2005년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나오는 남북합작 광고인 애니콜 사업 전에 추진하던 ‘남남북녀 결혼작전’은 무엇인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지금 못지않게 힘들었다. 대량 탈북자가 나오고, 이에 북한이 반발해 미사일을 쏘는 등 대화가 안 됐다. 햇볕정책을 계승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자문요청이 오더라. 북측은 미사일 쏘다가 평화 모드로 가려면 명분이 필요하다며 이벤트를 만들자고 하더라.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에 북측 기수단으로 와 한국에서 인기 있던 조명애를 내 지인 중 한 분이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한 게 생각나 추진하게 됐다. 베이징에서 양가 상견례도 했다. 그런데 국정원이 방해했다. 신랑 어머니를 만나 ‘조명애는 기쁨조인데 결혼이 웬 말이냐’고 한 것이었다. 이벤트 무산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 3일 뒤 고영구 원장이 기관보고를 했던 것 같다. 비슷하게 나를 비난하는 보고에 대통령은 노발대발했다. 이 사건으로 원장은 강력경고 조치를 받고, 나머지 주요 간부들은 인사조치됐다. →결혼 무산으로 애니콜 광고는 힘들었겠다. -공작 실패에 대비해 늘 예비 계획을 세운다. 남남북녀 결혼작전이 무산되면서 내가 하면 또 국정원이 방해하니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해 애니콜 광고는 성사됐다. 삼성을 소개받았다. 다 돼 있더라. 감독이 차은택씨였다. 모델은 이효리고. 최고기업, 최고상품, 최고모델 콘셉트였다. 나머진 북한 몫이었다. 그런데 제동이 걸리더라. (광고 촬영지인) 상해로 갔는데 조명애가 도저히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 결혼이 미뤄진 충격으로 밥도 안 먹고 말이 없더라. 마음병을 앓은 것이다. 조명애는 ‘평양의 신데렐라’였다. 갑자기 남쪽으로 시집가야 하는 상황에 가족회의를 열고 “나 하나 시집가서 우리 가족이 잘산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남자를 만나 보니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딱딱한 북한 남자와 달리 함께 놀러 갈 때 손도 잡아주는 등 싹싹한 매너남이었다. 게다가 시아버지 될 사람은 핸드백, 신발, 바바리 코트 등 온갖 명품을 다 사줬다. 가족 용돈도 따로 준비하고 예술단 단장, 부단장 선물도 따로 줬다. 조명애가 예비 시아버지를 만난 다음날 무용단에 출근하면 그날 오전 업무는 마비된다고 하더라. 서로 옷 입어 보느라고 말이다. 예술단 부탁으로 20인승 출퇴근 버스도 사줬다. 2년간 쓸 타이어와 유류비도 지원했다. 촬영이 힘들 것 같아 시아버지가 될 뻔한 사람을 급히 오라고 했다. 이 양반이 오자, 소파에 말없이 앉아 있던 조명애가 벌떡 일어나 달려가 우는데,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리도 다 울었다. 촬영은 일주일 동안 약 먹이고, 알로에 바르고, 얼굴 뾰루지 등은 화장술로 커버해서 끝냈다.→조명애는 그 이후 결혼했나. -소설 잘 쓰는 언론에서 북한군 장교와 결혼했다는데 거짓말이다. 완전히 폐인 됐다. 원래는 광고 찍고 나서 식당 같은 것을 마련해 중국에서 살게 할 계획이었다. 제가 2010년 보안법 위반사건으로 체포되기 전까지 들은 얘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떤가. -1997년 6월에 만났다. 유순한 편이다. 예능을 좋아해서인지 독하지 못하다. 김정일이 후계자를 정할 때, 자기 닮아 순한 김정철 대신 독한 김정은을 시켰다. →한·미 합동부대 있을 때 미군과 업무 협조는 잘됐나. -처음 3개월간은 많이 싸웠다. 양주 선물 등 온갖 유혹을 거절하고 한·미공조의정서에 따라 원칙대로 일했다. 오산공군기지는 통제가 안 된다. 전용기가 아무거나 싣고 온다. 나 보고 골프용품 거저 줄 테니까 하라고 하더라. 당시 골프채 등은 비쌌다. 안 했다. 결국 미군이 나를 인정해 미 대사관 등 우리나라의 어떤 미국시설도 24시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통행카드를 주더라. 이게 네 장뿐인데 대통령, 국방부 장관, 안기부장과 내가 받았다. 미국이나 북한을 나쁘게 버릇 들인 건 우리다. 우리나라에 ‘까만 눈 미국인’이 많더라. 미국에 가지도 않고 시민권은 갖고 있더라. 거래하기 위해서다. 각계각층에 다 있더라. 대학원 석사과정 때 일인데 조선 주둔 일본대위가 쓴 일본어로 된 비망록을 봤다. 명망 있는 독립운동가들은 회유작전에 바로 서약서 쓰고 넘어와 실망하게 되는 반면, 갖은 고문과 협박에도 굽히지 않는 조선인에 대해서는 존경한다고 적고 있더라.→북한의 정보수집력은 어떤가. -신상옥·최은희가 1978년에 납북됐다가 8년뒤 탈북했는데 당시 수사관들이 물었다. 베를린영화제 참석 때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북 정보력에 겁이 나 애기 못 했다고 했다. 하루 전 남한 대통령이 결재한 것이라며 서류를 보여 주는데 실제로 그 날짜에 결재한 서류였다고 한다. 그러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거다. 사례를 더 들자면 1999년 평안북도 금창리에 숨겨진 지하 핵시설이 있다고 보도되면서 난리 난 적이 있다. 우리 공작원이 조선족을 시켜 흙을 파니, 우라늄이 검출됐다는 것인데 미국도 이를 믿은 것이다. 미국이 현장사찰을 했으나 핵 관련 움직임은 찾지 못했다. 빈 동굴뿐이었다. 왜 그랬냐. 북한 역공작에 당한 거다. 북한에서 돈 주고 우라늄을 넣어준 거다. →1994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사업에 미국의 공작이 있었다는 건 무슨 말인가. -북 핵무기 개발 자료를 1992년에 내가 입수했다. 미국 장비 등의 지원을 받아서 알게 된 것이라 미국에 보고했다. 난 당연히 그 사항이 김영삼(YS) 대통령에게도 보고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됐더라. 당시 YS는 북한에 쌀을 주려고 난리 칠 때였다. 만약 핵무기 개발 사실을 알았다면 막았다고 본다. 이어 1994년에 북핵 위기가 벌어진다. 북한의 신포에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데 재원의 70%인 32억여 달러를 우리가 부담한다. 여기엔 미 중앙정보국의 공작이 있었다. 평양을 다녀왔다는 한 재미목사가 YS에게 긴급 보고를 한다. 북이 서해 5도를 잠수함으로 봉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YS는 재미목사를 잘 만났다. 대통령이 놀라 해군참모총장을 긴급호출하고 제주도가 제일 취약하다는 보고를 받는다. 이어 북측의 회담 요구를 받아들여 경수로 건설사업비를 떠안는다. 미국이 YS가 재미목사를 잘 만나주고 위기의식, 안보 개념이 없다는 걸 알고 공작한 거다. 서해 5도는 수심이 낮다. 잠수함 봉쇄가 말이 안 된다. 첩보 가치도 없었다. 보안이 최고 생명인데 어떻게 재미목사가 기습공격을 아느냐. →이명박 정부 시절, 북에서 대남파에 대한 공개 처형이 많았는데 우리 측에서 움직임이 있었나. -대남파는 빨치산세력에 맞설 실용주의자들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30~40명씩 공개 처형 등 다 숙청됐다. 숙청 자료를 우리 정보기관에서 줬다. 과거 10년 동안 남북교류하면서 뒷돈 준 자료를 다 준 거다. 한 예로 본명이 권민인 권영욱이라는 김일성대 나오고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항상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온 유연한 사고의 실용주의자, 그 친구도 날짜별로 돈 받은 게 나와 숙청됐다. 사는 아파트 바닥을 파 보니 비닐에 쌓인 8만 달러 꾸러미들이 나왔다. 그런 식으로 대남파들이 결딴나면서 북한 내 강경파를 견제할 세력이 없어진 것이다. 난 절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그런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본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대책·무대응이었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통한 정책이었다.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전에 북한에서 정책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화폐개혁은 가진 자들의 돈을 뺏으려고 한 거다. 장성택도 모르게 말이다. 20분의1로 화폐가치를 낮췄다가 한 달 만에 원상복귀했다. 기득권세력의 저항 때문이었다. 개혁 전에는 베이징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김정일이가~”라고 말하면, 이 사람들이 눈알을 부라리며 반발했다. 그러데 화폐개혁이 되자 “개XX” 등 욕이란 욕은 다하더라. 뭘 의미하느냐. 화폐개혁 실패라지만, 기득권이 흔들린 거다. 볼셰비키 혁명, 중국 공산당 혁명 주도세력은 노동자나 농민이 아닌 엘리트다. 모택동은 호남성 제일갑부였다. 형식만 노동자, 농민이지 가진 사람, 엘리트 그룹이 주도했다. 북한의 엘리트 변화를 우리가 뒷받침해야 한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전망은. -미국은 북이 비핵화하면 제재를 풀겠다는 것인데 북은 점진적으로 비핵화하자고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못 받겠다고 한다. 일방적 행동 강요는 강압이다. 북 강경파들이 절대 받지 않는다. 김정은이 맘대로 못한다. 김정일은 아버지로부터 정식 후계자 교육을 받고 17년간 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당·정·군의 인사를 다 했다. 그런데도 김일성 사후 주석궁에 바로 못 들어갔다. 왜냐하면 호위총사령부는 자기 사람들이 아니라 반대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후계자 내정 2~3년 만에 아버지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권력을 승계해 지지기반이 약하다. 빨치산 세력은 손 못 대고 군부, 문화계 등 분야별로 중간층 중심으로 100인 그룹을 만들어 자신의 호위세력으로 만들었다. 이 그룹이 200인으로 늘어났다는 얘기가 있다. 이들 눈에 벗어나면 김정은은 죽는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文 대통령, 새 헌법재판소장에 유남석 헌법재판관 지명

    文 대통령, 새 헌법재판소장에 유남석 헌법재판관 지명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유남석 헌법재판관(61)을 지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으로 유 재판관의 헌재소장 내정을 알렸다. 이 헌재소장은 다음달 19일이 임기만료다. 김 대변인은 “유 후보자는 대법원 산하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 및 수석부장연구관으로 근무했다”며 “여기에 헌법재판관 경험까지 더해 헌법재판과 재판소 행정에 두루 정통하다”고 평했다. 이어 “유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써 실력과 인품에 대해 두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새로 임명될 5분의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 30년을 시작할 헌재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유 헌재소장 내정자는 1993년 헌재 파견 연구관, 2008년 헌재 수석부장연구관을 지냈으며,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제도 등 헌법 관련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장작 한 개비 더 넣을까 말까 고민, 이게 도예가 인생”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장작 한 개비 더 넣을까 말까 고민, 이게 도예가 인생”

    폭염에 맞서 가마에 불지핀 신한균 사기장의 ‘도자기와 인생’“힘들면 안 하지. 재미있으니까 한다. 새로운 것을 기다리는 설렘, 이글거리는 불살이 용트림하듯 춤추는 것을 보는 희열, 그런 기쁨이 있어. 신내림처럼 운명처럼 내려왔거든. 그러고 도자기는 썩지도 변하지도 않아. 내가 만든 것도 손자의 손자가 만져볼 수 있거든. 그게 매력이야.”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24일 신한균(59) 사기장이 가마에 불을 지핀다는 말을 듣고 경남 양산시 통도사 근처 ‘신정희요’에 급히 내려갔다. 대가의 작업 모습을 취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이날 하루 휴가를 냈다. 도착 시간이 낮 12시쯤, 개량 한복 같은 작업복 차림의 신 사기장은 혼자 가마에 장작을 던져 넣으면서 한창 불을 조절하고 있었다. 가마 옆에 다가서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열기가 후끈했다. 아궁이 앞에는 아지랑이처럼 불그림자가 일렁거렸다. 온몸이 후끈거렸지만 몸에선 땀이 거의 나지 않았다. 인사를 나누면서 커다란 선풍기가 있는 작업실로 가자 서늘했지만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마 옆에선 땀이 나오자마자 바로 증발되니 그런 것이리라. ●“용트림하는 불살에 변하지 않는 도자기···그게 매력” 옆에 놓인 벽시계를 힐긋 보던 신 사기장은 다시 가마로 나와 아궁이에 장작을 몇 개 던져 넣으며 “저기, 형광등색 불꽃은 1300도야, 여기에 장작을 더 넣어 1350도까지 끌어올려야 해.”라며 설명한다. “올해 같은 폭염에 도자기를 구우니 힘들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는 “허허, 재미있으니까 하지. 싫으면 안 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태풍이 걱정이란다. “태풍 바람이 가마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가마에 불을 넣는 동안 하루 채 2~3시간도 못잔단다. “깜빡 졸다가도 ‘불’하면서 벌떡 깨지. 도예가의 숙명이야.” 폭염에 맞섰던 그의 몸은 다소 야위었지만 눈은 빛났다.가마 앞에 잠시 서 있자 사우나보다 더한 뜨거운 기운에 몸속에 있는 진이 모조리 빠지는 듯했다. 앞 가마의 아궁이를 보자 벌겋게 타오르는 가마에서 그릇들이 익어가는 모습이 맨눈으로 보였다. “그릇을 빚어 가마에 불을 지피고 나면 사람이 할 일이 없어. 불꽃이 춤추고, 송진이 날아가 작품을 만들어주지.” 도자기를 왜 ‘불의 예술’ ‘혼의 예술’이라고 부르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신 사기장의 작품은 일본 왕실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를 비롯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귀빈들에게 선물 됐다. 바티칸 교황청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후끈한 가마에선 땀도 안흘러···‘혼의 예술’ 진면목 신 사기장이 잠시 뒤 가마에 쇠 부지깽이로 조심스럽게 불덩이 하나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급히 찬물에 넣어 식혔다. 한참을 이모저모 뜯어보다가 갑자기 꾹 눌러 깨트렸다. 그리곤 깨진 사금파리를 집어들어 요리조리 뜯어보더니 입으로 가져가 혀로 맛을 봤다. “사금파리에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맛보는 거지.”라며 설명을 한다. “이건, ‘불보기’라고 해. 가마 안의 온도는 알지만 도자기의 정확한 상태는 이 불보기를 통해 아는 거지. 사금파리 단면에 황토 빛이 나는 이건 아직 덜 익은 거야. 그래서 혀를 갖다대 보면 침을 빨아당기지. 흡수하는 거야. 그런데 회색이 도는 이건 잘 익은 거야. 수분을 흡수하지 않거든. 도예가에겐 완성작보다는 사금파리가 더 많은 정보를 주지.” ●“장작 한 개비의 고민···기능보다 감성 담아야”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고민이랄까 도예가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작은 장작 한 개비를 더 넣으면 작품이 아주 맑고 고운 색깔이 날 것 같은데, 자칫하면 너무 고온이어서 안에서 ‘퍽’하고 깨어질 수 있거든. 이렇게 9개 가마에 불을 지펴도 작품은 하나도 못 건질 때도 있어. 내가 깨트린 도자기가 산을 이루고도 남아. 뒷산 가득 이야. 도자기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불을 때야 작품이 나오거든. 그게 인생일거야.” 장작 가마로 굽는 전통 방식은 고도의 숙련과 경험,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예술이다. “우리 아버지는 내게 ‘도자기는 손가락으로 아니라 가슴으로 만든다.’고 하셨지. 이 말을 이해하는데 수년이 걸렸어.” 그의 부친 신정희(申正熙·1930~2007) 사기장은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이도다완(井戶茶碗)인 ‘황도 사발’(일명 조선 막사발)을 400여년만 재현한 도예가다. 지난 7월 그의 가마(신정희요)가 있던 곳에 ‘신정희 길’로 명명됐다. 양산에서 사람 이름을 딴 도로명 1호다.그는 이도다완은물론 황도(黃陶) 사발이란 말도 다소 불만스러워한다. “조선의 제기였던 사발을 다나카, 아베와 같은 일본인 소장자의 성(姓)인 이도를 붙여 부르는 자체를 용납할 수 없어. 그래서 비파색 누런 빛을 띤다 하여 임시로 황도 사발로 부르고 있어. 우리 학자들이 사발의 정확한 이름을 찾아주거나 적확한 명칭을 정해주면 좋겠어.” ●“‘이도다완’ 적절한 이름 찾아줬으면···장작 5t 태워” 장남으로서 ‘신정희요’를 물려받은 신 사기장은 흙을 반죽해서 물레를 차고 초벌구이에 유약을 입히고 재벌구이를 할 때까지 6개월가량 걸린다고 한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7월 28일 초벌구이를 시작했다. 이번에 들어간 마른 소나무 장작은 5t 분량이다. 쉬지 않고 열심히 해야 1년에 2차례 작품 활동이 가능한 셈이다. “중요한 것은 노동이나 굽는 횟수가 아니라 연구하는 거지. 기능공이 아니라, 감성을 발휘하는 도예가가 돼야지. 흙에 색깔을 찾아주는 게 도예가의 일이야.” 이번에 재벌구이한 작품들은 28일 끄집어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묻자 신 사기장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흙”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흙이 있던 곳을 몇 년 뒤 찾아가면 아파트 단지나 공단이 들어서 있는 거야. 좋은 흙을 찾기가 한층 어려워졌지. 흙도 찾으면 바로 쓰는 게 아니라 삭혀야 해. 흙에서 ‘꼬신내’(고소한 냄새)가 느껴져. 실제로 흙에서 냄새가 나면 유기질이 많은 것이니 도자기 흙으로 못 써. 내가 쓰는 흙은 우리 아버지가 준비한 거지. 난 손자 대를 위해 흙을 준비하고 있어. (뒷산을 가르키며) 저게 다 흙을 묻어둔 거야.” 그 다음에 불 조절이고, 물레도 중요하지만 그 아래라고 주장했다. “물레질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도 잘해. 그런데 감성이 없지.” 최근 극히 일부 가마에선 중국에서 초벌구이한 그릇을 사다가 구워내고는 덤핑으로 파는 것도 많다고 귀띔했다.그는 “도자기는 ‘용(用)의 미(美)’야. 쓰기 위해서 만들지. 쓰면서 맛을 느껴야 해.”라며 도자기 용어를 설명했다. 유약은 칠하는 게 아니라 옷을 입히는 것, 도자기는 파는 게 아니고 시집보내는 것, 도자기는 아름다운 게 아니라 맛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대도자기 위주로 가르치는 대학, 전통 도예 교수가 없는 도예학과 등을 서슴없이 비판했다. ●“도자기는 ‘쓰는 맛’···도예가 되려면 이론 정립도” 신 사기장과 악수를 하니 손이 여성스러웠다. “도자기 하는 사람들은 좋은 흙을 만져서 손이 보들보들해. 진흙 팩하듯이 말이야. 흙을 반죽하고 치대면서 그릇을 빚다보면 악력도 생겨나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막걸리란다. 그는 전통 방식의 도예가로서 드물게도 책을 많이 냈다. 그가 2008년 4월에 낸 장편 역사소설 ‘신의 그릇’은 2010년 일본어로도 출판됐다. MBC에 납품하는 드라마제작사와 원작계약을 맺었고, KBS 라디오극장에선 20회 분량으로 방송도 했다. ‘우리사발 이야기’(2005년),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다’(2009년)가 대표적으로, 그는 도자기에 관한 책 10여권을 냈다. 2015년엔 일본 국보 이도다완은 경남 진주의 민가에서 사용하던 제기(祭器)였다는 취지의 논문을 일본 노무라미술관의 간행물 연구기요 제24호에 게재했다. 최고의 작품 활동에다 책까지 쓰는 힘은 그의 ‘공부’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그에게 대학원 진학을 권했다. “한균아, 우리 도자기를 우리나라 사람보다 일본 사람들이 더 많이 아는 것 같아. 일본에 도자기를 가르쳐 준 게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내 가슴 속에 있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만 글을 모르니 답답해.”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는 것뿐만 아니라 기능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론 정립이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꿈을 물었더니 신 사기장은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해 줄게.”라고 말한다. 더 있는 듯했지만 말을 아꼈다. “우리 아버지가 재현해 낸 황도 사발을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도자기대백과사전을 만들고 싶어. 또 하나는 한국과 일본 간의 도자기 교류 역사를 풀어줄 법기리 도자를 재조명하는 것이지.”라고 말한다. 법기도요는 1611년부터 수십년간 일본에 차 사발을 만들어 수출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비영리기구(NPO)인 법기도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전남 강진 고려청자 요지와 양산 법기리 요지가 1963년 동시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됐지요. 헌데 현재 모습은 극과 극으로 대비되거든. 사금파리 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좋겠고, 그래서 뮤지컬도 준비하고 있어.” ●“법기도자 재조명 위해 사금파리 박물관 세우고파” ‘도자기가 아니고 사금파리 박물관이라고?’ 반문하자 신 사기장은 “과거 도자기에 관한 기록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옛 가마터를 찾아 그곳의 사금파리를 구해 연구하는 것이지. 당시 만든 온전한 황도 사발은 국내엔 남아있는 게 없어. 일본에 있는 것은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사올 수 없거든. 옛날 가마터마저도 개발 열풍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어. 어린 시절 ‘그릇 구신’(귀신)에 걸린 아버지는 낡고 해진 가방에 사금파리를 가득 매고 오셨지. 전국 가마터를 해집고 다니신게야. 사금파리를 연구해 조선사발을 재현해 내셨지. 모아둔 사금파리 조각이 1t은 넘을 거야.” 신 사기장은 인터뷰 도중 다음 가마에 급히 가더니 불보기를 꺼내 찬물에 식혔다. 덜 식어 뜨거운지 불보기를 여러번 들었다 놨다 하더니 꾹 눌러 쪼개 사금파리 단면을 살펴보다 입으로 가져갔다. 양산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고기도 먹어야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 (연구)

    “고기도 먹어야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 (연구)

    음식은 역시 골고루 먹어야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 같다. 가공하지 않은 붉은고기와 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유제품을 채소와 과일, 그리고 생선과 함께 먹는 사람들이 가장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진이 전 세계에 사는 사람들 총 2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논문 5건의 조사자료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회의(25~29일)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사자료에서 참가자들을 식단의 질에 따라 다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는 과일과 채소, 콩류, 생선, 육류, 그리고 유제품 섭취량에 기반을 뒀다. 가장 질 좋은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18점 이상을 받았고 가장 질 나쁜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11점 이하를 받았다. 그리고 최대 25년 동안 참가자들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질병을 앓았는지 아니면 조기에 사망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가공되지 않은 육류와 유제품을 포함한 가장 질 좋은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또는 심부전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한 심장질환 등으로 조기에 사망할 위험을 줄였다. 이뿐만 아니라 닭이나 칠면조 같은 흰살 고기를 먹은 사람들 역시 비슷한 효과를 봤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또한 연구팀은 모든 연구 중에서 13만5335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포화지방이 거의 없는 상태로 에너지의 60%를 탄수화물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은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한 사람의 탄수화물 섭취가 하루 열량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단백질과 지방 같은 다른 영양소도 식단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지방이 많은 식단을 심장질환과 연관지었던 기존 여러 연구에는 결함이 있다”면서 “포화지방이 한때 생각했던 것만큼 해롭지 않을수도 있다는 연구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살림 유수프 교수에 따르면, 이번 결과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질 좋은 식단을 짜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유수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제품과 육류가 심장 건강과 장수에 이롭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현재의 식사 조언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미주·오세아니아 등 5개 대륙, 52개국에서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를 메타분석한 것이므로,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 최신호에도 실렸다. 사진=paylessimages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장 건강 지키려면 하루에 6~8시간 자야 한다” (연구)

    “심장 건강 지키려면 하루에 6~8시간 자야 한다” (연구)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면 시간은 하루에 6~8시간 사이가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리스 심장전문의 에파메이논다스 파운타스 박사(오나시스 심장외과센터)가 이끄는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남녀 총 10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논문 11건의 조사자료를 메타분석한 결과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8년 유럽심장학회(ESC·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회의(25~29일)에서 발표했다. 평균 수면 시간이 이보다 짧거나 긴 사람들은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물론 이로 인해 사망할 위험 역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9년의 추적 조사 동안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수면 부족’ 그룹은 수면 시간이 6~8시간인 ‘수면 적정’ 그룹보다 그 위험이 11% 더 높았다. 그런데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8시간보다 많은 ‘수면 과다’ 그룹은 그 위험이 무려 33%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심장 건강을 악화하는 데 수면 부족은 물론 수면 과다의 영향이 크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파운타스 박사는 “이번 결과는 잠을 적게 자는 것은 물론 많이 자는 것 역시 심장 건강에 나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정확한 이유를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잠은 우리 몸에서 심장질환에 관여하는 당 대사와 혈압, 그리고 염증 같은 생물학적인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이밖에도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이면 심장질환 위험이 두 배가 된다는 연구 결과와 잠을 쪼개서 자면 동맥경화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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