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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 23차 공판 지상중계檢, 위안부 재판 검토 보고서 내 ‘매춘’ 표현 문제 삼아보고서 작성 판사 “일본 주장을 그대로 적은 것일 뿐”“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일부 표현만 문제 삼아 유감”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전범기업의 개인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이에 맞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대응으로 올해 광복절은 더 뜨겁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1400회째 수요시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명이 참석했다. 마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겹쳐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달궈졌다. 그리고 같은 날,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놓고 청와대·정부와 이른바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법정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매춘’ 표현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3회 공판에서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조모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동원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6년 1월 4일자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관련 검토’ 보고서다. 조 부장판사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임 전 차장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 소부 판결”이라면서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위안부 손해배상 사건의 여러 쟁점사항을 설명해 주면서 “(원고들이 승소하기) 어려운 사건 아니겠느냐”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주권면제(국가간 주권은 평등하므로 국가와 그 재산이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의 집행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법 원칙), 통치행위, 한일 위안부 합의, 소멸시효 등을 핵심 쟁점으로 언급했고, 이러한 취지에 맞춰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결론도 부정적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부장판사는 “일단 사건을 검토해보니까 강제징용 사건과는 달리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주권면제 원칙상 다른 국가가 한 국가를 법정에 세울 수 있냐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자료를 검토했고 그 부분이 해결되지 못하면 나머지 부분은 사실 각론적인 부분이어서 자료 정리하면서 (임 전 차장이) 말씀하신 내용이나 또 보좌하는 입장에서 반대되는 판례나 견해나 그런 들을 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위안부 관련 보고서에 ‘매춘’ 단어…검찰 “부적절한 것 아니냐” 특히 보고서 가운데 한 단어가 논란이 됐다. 보고서 말미 ‘향후 심리 및 결론 방향에 대한 검토’ 부분에 ‘문제점’을 다룬 내용 가운데 ‘1. 현재 통설인 제한적 면제론에 의할 때, 일본의 일본군 동원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매춘) 행위인지, 일본이 국가면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이 아직 명백하지 아니한 상태임 → 반드시 국가면제에 해당하여 재판권 없음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음’에 등장한 ‘매춘’이라는 단어였다. 검찰은 먼저 “매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당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종헌의 지시였나, 아니면 증인이 직접 판단해서 사용한 것인가”를 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조 부장판사는 이어 “이게 주권행위라고 보면 참 딜레마인데 지금 일본이 국가적인 주권행위가 아니라 상사(商事)적 행위라고 계속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데 주권행위를 부인해야 재판권이 인정되는 것이고 주권행위라고 인정하면 또 재판권이 없어지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제가 직접 기록을 본 것은 아니지만 관련 논문을 보니까 당사자들도 재판권 자체를 판단할 때는 그게 상사적 행위냐, 주권적 행위냐가 명백하지 않으면 일단 재판권을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나와있었고 그래서 일본의 주장이 그러하면 재판권이 없다고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것을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들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검찰은 “보고서 각주를 보고 논문을 다 찾아봐도 상사적 행위인지, 주권적 행위인지에 대한 논쟁이 검토된 부분은 있지만 상사적 행위를 매춘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래서 이 표현이 생경해서 임 전 차장이 지시한 것인지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그런 구체적 표현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위안부 피해를 알린 처음 세상에 알린 이후로 8월 14일 오늘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다. 그리고 2017년부터는 해당 법률이 통과돼 국가기념일로 법적으로 확정됐다. (위안부 문제는) 국민적 합의 내지 국가적으로 역사적 평가를 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이 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인이 말을 했는데 추가적 질문을 장황하게 하는 게 의미없다”며 말을 가로막았다. 재판부는 “질문 내용을 들어봤으면 한다”며 검찰에 다시 질문을 이어가라고 했다. 검찰은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귀책사유 또는 고의가 인정되는 표현인데 이런 표현을 현직 법관인 증인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용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조 부장판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보고서 괄호 안 표현 하나를 계속 짚어서 말씀하시니까 마치 위안부 피해자 분들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자꾸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말… 제가··· 그 보고서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시면 일본이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재판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지에 집중한 것이고 재판권이 있다고 하면 일본이 국가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데 이게 전시 국가적으로 피해자를 동원한 행위라고 하면 할수록 주권면제의 대상이 돼 재판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일본 주장이라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해서 재산권을 인정할 여지가 없을까 그 부분을 보고서의 전체 방향이 그런 것이지… 그래서 그 이후에도 각하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공시송달을 해서 일본을 우리가 법정으로 불러낼 방법이 있는지 국제법적으로나 민사소송법상 각하해야 한다고 해도 일본의 그런 범죄에 해당하는… 국가적으로도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것을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서 기재한 것이고 그러한 전체적인 방향에서 보셨으면 그러면 이해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현직 판사 “전체적으로 재판권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맥락을 봐달라” 억울함 호소 조 부장판사의 떨리는 목소리에서는 당혹스러움과 억울함이 역력했다. 쟁점을 정리하면서 위안부가 국가적으로 동원된 것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된 것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담아 쟁점별로 재판권이 어떻게 인정될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인데 그 괄호 안 단어 하나로 자신이 마치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춘을 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공격을 받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조 부장판사가 답변을 마치자마자 “기본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하고 검사의 질문이 뭐가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제3자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고 증언한 이후에도 거기에 대해 증인에게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은 형사소송규칙 74조 2항 1호에서 금지하는 ‘모욕적 신문’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공소사실과의 관계에 비춰봐서 물어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인이 이 보고서를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했다고 증언했는데 이게 만약 대외적 공보자료라면 임 전 차장의 입장에서는 ‘상사적 매춘행위’ 이런 부분을 대외적으로 언론에 얘기하는 것은 매우 실언일 수 있고 부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증인이 실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활동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맞나? 그렇다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아 질문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이 표현을 언급했다. 조 부장판사는 언론에 직접 건네지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언론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관련 문의가 왔을 때 임 전 차장 등 법원 관계자들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도록 정리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저기 저 부분(매춘)을 형광펜으로 쳐서 말씀하시니까 그렇게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처럼 질문을 하시는데 그것이 아니라 재판권을 인정하려면 일단 일본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불분명하다면 재판권은 일단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에서 기재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보지 않고 그 문구 하나만을 보시고 질문하실 때는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검찰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며 약 15분 남짓 이뤄진 설전을 멈춰세웠다. 그러나 오후 재판에서도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몇 차례 이 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조 부장판사에게 “증인은 일제의 위안부 동원 행위의 성격을 상사적 행위라고 생각한 적이 전혀 없으시죠?”라고 물으며 그의 입장을 거들었다. 조 부장판사는 “당연히 없다”고 답했다. 또 이 보고서가 사건이 계류된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에 전달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재판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냐고도 물었고 여기에도 조 부장판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병대 측 반대신문 질문 딱 하나… “박병대 강제징용 판결 관여한 사실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례적으로 반대신문에서 딱 한 가지 질문만 증인에게 건넸다. “증인은 심의관으로 지시받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이 사건으로 검찰에서 장기간 조사를 받고 관련 사건 재판에서 증언하고 다시 이 사건에 증인으로 채택돼 박병대 피고인과 변호인은 미안한 마음이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좀 있지만 딱 한 꼭지만 물어보겠다. 증인이나 다른 기조실 심의관들은 (검찰이) 문제삼는 보고서 작성 당시 박병대 피고인이 강제징용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 중 한 명이란 사실을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은 2012년 강제징용 사건을 처음 파기환송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에 속해있었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사건으로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박 전 대법관은 이미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인 만큼 재판 거래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조 부장판사는 변호인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이후 검찰의 재주신문 과정에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심경을 호소했다. 검찰이 “보고서 맨 마지막 부분에 보면 ‘국민적 비판이 예상되니 국가(주권)면제 해당 여부, 반인권적 행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전제로 위안부가 일본의 조직적 행위, 반인권적 행위라는 걸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여론을 악화하도록 검토’라는 부분이 있다. 판결 이외의 내용을 검토한 것인가?”라고 묻자 조 부장판사는 “그런 식으로 됐으면 좋겠다라는…보고서를 쓰다가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그 보고서를 쓸 때는 저도 막연히 당연히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억울할 것 같고 검토를 해보니 재판부가 인정하기는 어려운 사건이고… 그러면 이 분들은 어떻게 하면 한이 풀릴까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고… 제 생각을 아셨으면 좋겠고 혹시라도 나중에 지금은 뭐 행정처에서 공보 목적으로 하지만 나중에라도 재판하게 될 수 있는데 이런 내용을 기록하고 기억하면… 차장님이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 제 생각을 담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19세기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이라는 논문에서 사람의 눈처럼 복잡하고 정밀한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며 창조론을 주장했다. 당대 최고 정밀기계인 시계를 사례로 들어 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계공이 필요한 것처럼 시계보다 더 정밀한 눈이라는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이라는 시계공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개입하는 시계공이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이라는 ‘눈먼 시계공’이라고 설명하며 창조론을 반박했다.●현대 ·화석 각다귀 눈에서 공통으로 시력 보호하는 유멜라닌 검출… 바깥 쪽에선 키틴도 움직임과 형태, 색을 감지하는 눈은 다른 신체장기와 달리 구조가 정밀해 생물학자와 창조론자들 모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구상 생물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절지동물의 겹눈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 스웨덴 국립 화학·재료과학연구소, 웁살라대 진화박물관, 일본 후지타보건대 화학과, 덴마크 살링박물관, 모스박물관, 미국 뉴욕 버팔로주립대 공동연구팀은 각다귀 화석을 분석해 겹눈의 비밀 일부를 풀어내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겹눈의 기능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각다귀는 다리가 길고 몸이 가늘어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이 훨씬 길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않는 파리목(目)의 곤충이다. 각다귀는 다른 절지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홑눈들이 벌집처럼 모인 겹눈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겹눈의 등장은 삼엽충이 살았던 5억 2000만년 전 초기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키틴 각막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이 석회화됐다는 사실 처음으로 보여 준 것” 일반적으로 멸종된 절지동물의 시각적 능력과 눈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화석을 분석한다. 그러나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 원래 특징과 형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종(種)과 비교한다. 연구팀은 겹눈의 형태가 잘 보존돼 있는 5400만년 전 각다귀 화석의 눈과 현재 각다귀의 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석과 현대 표본 모두에서 빛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유멜라닌’이라는 단백질이 검출됐으며 겹눈 가장 바깥쪽은 키틴 성분으로 얇게 덮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키틴 성분의 각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의 일부가 석회화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삼엽충의 겹눈 분석을 통해 곤충 눈의 진화를 연구해 온 고생물학자들은 곤충 화석의 눈에서 키틴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죽은 뒤 화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석회화 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해 왔다. ●“눈은 다른 부위와 달리 5400만년 전 진화 완료” 요한 린드그렌 스웨덴 룬드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절지동물의 경우 눈 구조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5400만년 전 이미 진화가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며 “절지동물의 눈 구조가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경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삼엽충 같은 과거 절지동물의 안구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19세기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이라는 논문에서 사람의 눈처럼 복잡하고 정밀한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며 창조론을 주장했다. 당대 최고 정밀기계인 시계를 사례로 들어 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계공이 필요한 것처럼 시계보다 더 정밀한 눈이라는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이라는 시계공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개입하는 시계공이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이라는 ‘눈먼 시계공’이라고 설명하며 창조론을 반박했다.●현대 ·화석 각다귀 눈에서 공통으로 시력 보호하는 유멜라닌 검출… 바깥 쪽에선 키틴도 움직임과 형태, 색을 감지하는 눈은 다른 신체장기와 달리 구조가 정밀해 생물학자와 창조론자들 모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구상 생물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절지동물의 겹눈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 스웨덴 국립 화학·재료과학연구소, 웁살라대 진화박물관, 일본 후지타보건대 화학과, 덴마크 살링박물관, 모스박물관, 미국 뉴욕 버팔로주립대 공동연구팀은 각다귀 화석을 분석해 겹눈의 비밀 일부를 풀어내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겹눈의 기 능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각다귀는 다리가 길고 몸이 가늘어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이 훨씬 길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않는 파리목(目)의 곤충이다. 각다귀는 다른 절지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홑눈들이 벌집처럼 모인 겹눈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겹눈의 등장은 삼엽충이 살았던 5억 2000만년 전 초기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키틴 각막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이 석회화됐다는 사실 처음으로 보여 준 것” 일반적으로 멸종된 절지동물의 시각적 능력과 눈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화석을 분석한다. 그러나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 원래 특징과 형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종(種)과 비교한다. 연구팀은 겹눈의 형태가 잘 보존돼 있는 5400만년 전 각다귀 화석의 눈과 현재 각다귀의 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석과 현대 표본 모두에서 빛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유멜라닌’이라는 단백질이 검출됐으며 겹눈 가장 바깥쪽은 키틴 성분으로 얇게 덮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키틴 성분의 각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의 일부가 석회화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삼엽충의 겹눈 분석을 통해 곤충 눈의 진화를 연구해 온 고생물학자들은 곤충 화 석의 눈에서 키틴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죽은 뒤 화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석회화 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해 왔다. ●“눈은 다른 부위와 달리 5400만년 전 진화 완료” 요한 린드그렌 스웨덴 룬드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절지동물의 경우 눈 구조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5400만년 전 이미 진화가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며 “절지동물의 눈 구조가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경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삼엽충 같은 과거 절지동물의 안구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조국 “사노맹 사건, 부끄럽지 않아”… ‘색깔론’ 프레임 견제

    조국 “사노맹 사건, 부끄럽지 않아”… ‘색깔론’ 프레임 견제

    반국가적 이적 활동 논란에 첫 입장 표명 “20대 뜨거운 심장, 국민의 아픔 같이해” 수사권 조정 논문 일관성 없다는 지적엔 “檢 수사지휘권 오남용 일관된 비판” 반박할 말이 많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때 답을 하겠다며 말을 아끼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한 이력을 문제 삼아 총공격에 나선 보수 야당을 견제하며 ‘색깔론’ 프레임에 빠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조 후보자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에 “과거 독재 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이 2019년에 소환됐다”고 운을 뗐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교수와 박노해 시인 등이 만든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의 외곽 조직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에 가입했다가 반국가적 이적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사노맹 사건’과 관련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28년 전 활동을 한 번도 숨긴 적이 없다”면서 “자랑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20대 청년 조국(은) 부족하고 미흡했다”면서 “그러나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아픔과 같이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조 후보자는 반국가단체 가입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면서 풀려났다. 항소심과 상고심도 조 후보자가 반국가단체인 사노맹에 동조할 목적으로 사과원에 가입했고, 투쟁을 촉구하는 표현물(우리사상)을 제작·판매한 행위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봤다. 다만 항소심에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이 감경됐다. 우선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사과원이 반국가단체가 아닌 ‘이적 단체’로 판단했다.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기구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조 후보자가 사과원 운영위원으로 가입했지만 실질적 활동을 하지 않다가 8개월여 만에 탈퇴했다는 점, 탈퇴 후 사회주의 관련 활동을 하지 않고 사과원 활동도 후회하고 있다는 점도 참작이 됐다. 이후 그는 1995년 광복절 때 특별복권됐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과거 논문에 쓴 내용이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2005년 ‘현 시기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의 원칙과 방향’이란 논문에서 경찰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면 ‘경찰국가화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법률가인 검사가 수사를 최종적으로 종결하고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체제를 폐지하는 것은 조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4년 뒤인 2009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민갑룡 당시 팀장)이 발주한 용역 보고서 ‘검사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관한 연구’에서는 검사의 수사지휘 오남용 사례를 지적하며 “검사의 경찰화 현상은 검경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두 논문과 보고서가) 전혀 다르지 않다”면서 “저는 일관되게 경찰 국가화 경향과 검찰의 수사지휘권 오남용을 동시에 비판해 왔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안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격과도 관련성이 있는 만큼 청문회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날 청와대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청문회는 다음달 2일까지 마쳐야 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 대통령의 조국 지명 이유…“학문적 역량·국민과 원활한 소통”

    문 대통령의 조국 지명 이유…“학문적 역량·국민과 원활한 소통”

    “권력기관 정치적 중립성 실질적 보장”“검·경수사권 조정 합의안 성공적 도출”“법학자로서 사회 참여 역할·소임 다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유에 대해 법학자로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14일 국회에 보낸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에서 “법학자로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 원활한 소통 능력으로 법무행정의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검찰 개혁 과제를 마무리하면서 실질적인 법치를 통해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법무부 장관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국가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갖고 법무부의 탈검찰화 추진, 자치경찰 법안 마련,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 폐지 등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정부 합의안을 도출해 기획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고, 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형사 절차에서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 보장 및 피해자 보호 제도 발전에 기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며 사법 민주주의 실현, 올바른 법률가 양성제도 도입을 통한 시민 권익 증진과 법원·검찰개혁 및 법조 윤리 개선 등의 법제도 개선을 통해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법학자로서 사회 참여의 역할과 소임을 다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독립군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의 밑바탕이 된 전투식량은 무엇일까. 경북 안동 예미정(종가음식 전문점)은 14일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만주 독립군 밥상 연구논문 발표 및 복원 시연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100여년 전 항일 무장투쟁 당시 만주 독립군들이 먹었던 전투식량을 복원하고, 독립군 전투식량을 연구해 온 한·중 학자들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논문도 발표한다. 이날 공개되는 독립군 전투식량은 장작불로 달군 가마솥에 옥수수반죽을 구워내 말린 ‘옥수수떡’과 옥수수·차좁쌀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소금물로 적셔 손으로 뭉쳐낸 ‘배추우거지 주먹밥’, 볶은 옥수수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 옥수수를 가마솥으로 고아서 만든 옥수수엿, 조청, 볶은콩 엿강정 등이다. 예미정 측은 “옥수수에다 콩가루 또는 건조두부를 섞거나 육포, 명태살 등을 곁들이는 방법으로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강하고, 소금에 절인 콩자반으로 염분 섭취를 꾸준히 하는 등 강인한 체력 유지에 필요한 식품영양학적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던 꿩고기 옥수수국수, 옥쌀밥, 버들치호박잎매운탕, 콩자반, 차좁쌀 시루떡, 두부비짓국 등도 선을 보인다. 박정남(대경대 교수)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은 “비상식품을 개발한 선열들의 지혜와 애국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들은 어떻게 연구할까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들은 어떻게 연구할까

    “수학자는 어두운 방에 고독한 천재처럼 앉아 종이에 글씨를 휘갈기며 어려운 문제에 몰두한다.” 수학자에 대한 흔한 오해다. 같은 이공계 분야 교수조차도 수학자의 연구 방식을 모를 때가 많다. 오해의 시작은 앤드류 와일즈 교수 때문일 수도 있다. 와일즈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재직 중 6년 넘게 남몰래 혼자 연구하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했다. 하지만 대학원생 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경험한 수학자들의 세계는 달랐다. 많은 수학 연구는 서로 만나 수다를 떨다가 우연히 시작된다. 필자의 선배 중 한 명은 “수학자가 이렇게 사교적이어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성적인) 나는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과학 분야는 학술 행사에 참여하면 연구를 잠시 멈추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학자는 기차, 비행기, 해변, 카페에서도 연구를 할 수 있다. 학술 행사에 참석해 보면 강연장 밖에서 수학자들끼리 서로 메모장을 들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우연한 만남이 좋은 연구 결과로 이어진 경험도 있다. 2004년 대학원생이던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도 멀리 떨어진 어느 시골 외딴곳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이곳에서는 초대받은 소수의 학자들이 1주일간 숙박하며 토론을 벌이는 ‘닥스툴 세미나’가 열린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프랑스의 한 수학자는 논리학 전문가였다. 워크숍 첫날 오후 내내 그 분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몇 년간 도전했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었고 그 역시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던 미해결 문제를 필자가 쌓아올린 이론을 활용해 멋지게 풀어냈다. 게다가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예정에 없이 연구 결과 발표까지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연구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순조롭게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2014년 여름 프랑스 연구자가 공동 연구를 위해 한국에 왔다. 학교 안 카페에서 벡터공간 차원에 관한 괜찮은 수식을 만들었는데, 이를 이용하면 좋은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몇 년간 화상통화도 하고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연구를 하고 논문을 써 나갔다. 그런데 논문을 검토하던 중 처음 만났을 때 했던 계산에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몇 년이나 그 문제에 매달렸으니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됐지만 그간 쌓인 노하우 덕분에 다행히 잘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 틀린 수식이 아니었다면 연구를 시작할 엄두를 못 냈을테니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다. 수학자들이 모이는 장소는 그곳이 어디든 실험실이 된다.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수학연구소(MFO)에는 매주 주제별로 전 세계에서 잘나가는 40여명의 수학자가 모인다. 1949년 열린 첫 미팅에 참여하였던 젊은 프랑스, 독일 수학자들 중에는 르네 톰, 장 피에르 세르 같은 나중에 필즈메달을 받은 대단한 수학자들이 있었다.이곳에 가면 고요한 숲속에서 훌륭한 수학자들과 함께 수학에 몰입해 고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학 책과 논문은 없는 것 없이 다 찾아볼 수 있어서 좋다. 수학처럼 이론 위주 연구에는 이런 시설이 안성맞춤인데 국내에는 이런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쨌든 여행을 좋아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면 수학자라는 직업은 분명 매력적이다.
  • 조국 논문 속 소신 檢개혁 법안에 그대로… 윤석열과 대립점도

    조국 논문 속 소신 檢개혁 법안에 그대로… 윤석열과 대립점도

    “검찰 감독기관으로 직접수사 자제해야다수의 비중요범죄 1차 수사는 경찰에” 檢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위헌 소지 정치권력 풍자·조롱은 국민 권리 주장도 尹총장, 플리바게닝 도입 주장엔 긍정적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폐지 부정적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형법 전문가로서 80건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조 후보자가 과거 논문에서 밝힌 검찰개혁 방안은 현재 국회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올라간 검찰개혁 법안에 대부분 담겨 있다. 논문에 나타난 조 후보자의 소신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이 대립하는 지점도 많다. 조 후보자는 2005년 발표된 논문 ‘현시기 검찰·경찰 수사권조정의 원칙과 방향’을 통해 “검사가 ‘준경찰화’되지 않고 소추기관이자 경찰수사의 감독기관으로서 지향을 분명히 하려면 직접 수사를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며 “다수의 비중요범죄는 일차적으로 경찰에게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사건에 한해선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붙였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은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1차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라는 논문을 통해 조 후보자는 관련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논문에서 “피의자 신문조서 덕분에 검사는 ‘준판사’의 힘을 갖게 됐다”면서 “피의자의 유죄 진술을 담은 조서만 확보되면 공판이 열리기도 전에 유죄 판결이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화 이후 학계와 법원의 반성으로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의 뇌관이 됐지만, 검찰의 반발 앞에서 법 개정은 절충적 방식으로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조서 재판을 극복하고 공판중심주의로 나아가는 데 따르는 검찰과 법원의 업무량 증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변호사 입회라는 엄격한 조건하에 영미식 사법 거래(플리바게닝)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 총장도 앞서 검찰총장 후보자 사전 서면질의를 통해 플리바게닝에 대해 “미국 형사사법 제도에선 90% 이상의 사건들이 플리바게닝에 의해 처리·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검찰 피의자신문 조서의 증거능력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선 “형사사법 체계를 조망해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재판 장기화 등의 부작용도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피의자 권리 확대에도 관심을 뒀다. 논문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 및 피의자 출석·신문수인의무 재론’에선 “수사기관이 피의자가 이해 못하는 전문 용어를 구사하거나 인격모독적 행동을 취하는 경우엔 신문 중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조 후보자는 논문 ‘정치권력자 대상 풍자·조롱 행위의 과잉범죄화 비판’에서 “정치권력을 신랄하고 통렬하게 풍자하는 것은 주권자 국민의 권리이며, 권력자는 이를 감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검찰개혁론자’ 조국, ‘검찰주의자’ 윤석열과 호흡 맞을까

    ‘검찰개혁론자’ 조국, ‘검찰주의자’ 윤석열과 호흡 맞을까

    조, 검찰 괴물 지칭·살인검 사용 등 표현 수많은 저서·논문 등서 개혁 필요성 주장 윤 총장은 청문회서 구체적 의견 안 밝혀 수사권 조정 놓고 의견 안 맞을 가능성도검찰을 ‘괴물’이라고 표현한 ‘검찰개혁론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주의자’로 불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손발을 맞춰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까. 조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호흡이 맞을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청와대는 조 후보자를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로 판단하고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관련 법안은 11월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법안 통과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고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지명했다. 조 후보자의 2011년 저서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를 보면 조 후보자는 검찰을 괴물이라고 지칭하며 ‘살인검을 휘두른다’고 표현했다. 조 후보자는 “민주사회에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을 방치해 둘 순 없다. 이 괴물의 권한을 분산시켜 힘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을 군사정권 시절의 하나회에 견주며 ‘인피를 벗기는 형벌에 준하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형법학자인 조 후보자는 수많은 저서, 논문, 칼럼, 인터뷰 등에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밝혀 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민정수석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들어 냈다. 지난해 6월 정부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할 때도 직접 설명하고 기자들 질문을 받았다. 지명 직후 소감을 밝히며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윤 총장은 ‘검찰주의자’이자 ‘원칙주의자’로 불린다.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의견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조직 논리를 내세우는 주장을 하지 않을지라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에 상정된 수사권조정 내용이 검찰의 힘을 빼는 데 방점이 찍힌 만큼 오롯이 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수사권 조정 각론을 두고 조 후보자와 윤 총장의 의견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검경의 상호 협력을 강조하면서 “검경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을 때는 소추권자의 의견이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공수 바뀐 조국…이달 말 혹독한 청문회 예고

    공수 바뀐 조국…이달 말 혹독한 청문회 예고

    민간인 사찰 의혹·폴리페서 논란 등 쟁점 野 ‘회전문 인사’ 비판…자질 등 집중 공세 이은재 “논문 25편 표절” 曺 “이미 무혐의”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첫 번째 공개 검증을 받는다. 인사 검증 책임자에서 대상자로 처지가 바뀐 조 후보자는 야당의 강한 반발 속에서 혹독한 청문회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날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세종로출장소 대신 서울 모처에서 청문회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도 김후곤 기획조정실장을 중심으로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리고 국회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는 등 청문회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이번 주중 국회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청문요청서를 접수한 이후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이달 말에는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은 청문회를 잔뜩 벼르는 반면 여당은 적극 옹호할 태세다. 주요 쟁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인사검증 부실 책임 논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에 따른 민간인 사찰 의혹, 서울대 교수 복직과 휴직을 둘러싼 ‘폴리페서’(정치참여 교수) 논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의 발언, 논문 표절 논란 등이다.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점도 공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녀의 외고 진학과 55억원에 달하는 재산 형성 과정 등 개인 신상에 대한 검증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보수 야당은 민정수석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장관 자격, 자질을 문제 삼는다는 계획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법치국가의 토대를 뒤흔드는 측근 인사의 법무부 장관 지명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이날 변희재씨가 고문으로 있는 미디어워치의 산하 기관 ‘연구진실성검증센터’의 분석 등을 인용해 조 후보자의 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 25편이 표절 의혹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무부 청문회 준비단은 “이미 서울대와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이 무혐의 결정을 내린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상대를 악마화하면 외교적 해결은 그만큼 멀어집니다.” 도쿄특파원을 지낸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운드 테이블의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황해문화’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 ‘구조적 위기의 한일관계’와 페이스북 등에 남긴 글들을 묶은 이날 발표문을 최대한 싣는다. 인터뷰 형식을 취하지 않는 것은 발표자의 생각을 오롯이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논의의 깊이와 진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은 정리자가 덜어냈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 길 기자는 개인 의견이며 신문사의 의견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음도 아울러 밝혀둔다.첫째, 위기의 원인이다. 현재 위기를 벗어나려는 ‘단기적 해법’은 두 나라 모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처를 ‘동결’하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발생한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대한 두 정부의 인식차를 좁힐 수 있는 외교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 의도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 총리관저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발언을 전수 조사했더니 매우 흥미로운 차이가 눈에 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에게 1965년 체제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수하겠다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쏟아내 온 반면, 문 대통령의 반응은 ‘실존적’이고 ‘근본적’이다. 일본이 65년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했다고 말하는데 견줘, 한국은 성장을 방해하고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패배감을 맛보게 하기 위한 일본의 조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설명은 실무적·기술적이지만, 한국의 반응은 근본적·실존적·철학적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쏟아내는 말의 추상수준이 다르면, 냉정하고 차분한 외교 협의가 시작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한일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하루 빨리 감정을 걷어내고 말의 추상수준을 낮춰야 한다.둘째, 식민지배의 불법성 등 근본문제에 손을 대면 타협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관심 있는 것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판결 받은 이들의 손해배상금을 누가 감당할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畸?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한국 정부의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자 1월 9일 청구권 협정 3조1항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외교협의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국무총리실 한일수교회담문서 공개 등 대책기획단 활동을 담은 2007년 백서에는 당시 한국 정부가 인식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인 일부 예외적인 문제지, 강제동원 전반의 문제를 뜻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두 나라 관계는 진일보했지만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아베 담화를 통해 “우리 아이와 손자들에게 영원히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더 이상 지난 역사를 사죄·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아베 총리에게 식민지배 불법성과 관련해 두 나라가 공통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베 총리로부터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진 것임을 다시 인정 받고, 이를 통해 두 나라 기업과 한국 정부 등이 참여하는 기금 형태의 타협안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변화된 외교안보 환경에 맞게 한일관계의 기반을 다시 짜야 한다.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되며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운에 사활적 영향을 끼치는 동아시아의 미래상에 대해 화해하기 힘든 견해차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강화하고 북한과 미국의 타협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일본은 북한과 미국의 ‘안이한 타협’ 을 경계하며 미국이 북한에 엄격한 요구를 이어가도록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새 기반이 되는 공동선언엔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일본이 느낄 수밖에 없는 안보 불안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공감, 북핵 문제를 해결해 통일을 지향하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일본의 이해와 공감이 구체화돼야 한다. 필요하면 한국은 일본과 본격적으로 안보 협력도 할 수 있다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또 한 번의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 두 나라는 서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며 지난 20여년 꾸준히 발전해 온 민간의 끈끈한 교류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여러 과오에 대해 반성적 자세를 유지하는 한 한국은 일본의 위협이 아닌 친구로 남을 것임을 일본에 끈질기게 설득해 일본이 한반도의 냉전 해체와 평화 구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안정된 새 기반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런 기초 위에서 두 나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타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안녕? 자연] #FillTheBottle…지구 최악 쓰레기 ‘담배꽁초’를 치워라

    [안녕? 자연] #FillTheBottle…지구 최악 쓰레기 ‘담배꽁초’를 치워라

    최근 전세계가 지구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 이보다 더 쉽게 그리고 간과되는 쓰레기가 있다. 바로 담배꽁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유럽언론은 트위터 등 SNS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담배꽁초 수거 캠페인 소식을 보도했다. '#FillTheBottl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번지고 있는 이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놀랍게도 아멜 탈하라는 이름의 프랑스 18세 소녀다.아멜은 "프랑스에서 담배꽁초 투기는 심각한 문제인데 전세계도 아마 마찬가지 일 것"이라면서 "친구와 함께 길바닥에서 주운 담배꽁초를 플라스틱 병에 담아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밝혔다. 아멜이 올린 이 사진은 곧 SNS를 타고 화제에 올랐고 곧 같은 류의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도 채 되지않아 이처럼 담배꽁초가 병에 가득담긴 수천 장의 사진과 글이 SNS에 도배됐다. 아멜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워 말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내 스스로 시작한 일이 너무나 행복하고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아멜의 말처럼 실제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 영국 국공립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개수는 무려 4조 5000억개에 달한다. 문제는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꽁초가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심각한 쓰레기가 아니라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담배꽁초의 필터 역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완전히 분해되는데 최장 10년은 걸린다.특히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는 자연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동물들이 담배꽁초를 음식으로 착각해 먹는 사례가 늘고있기 때문이다. 또 담배 필터에 사용되는 화학성분이 토양에 흡수되면서 식물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트루 이니셔티브 측은 “1980년 대 이후 매년 해안과 도시 정화 작업에서 수집되는 품목 중 30~40%는 담배꽁초”라면서 “꽁초는 지구상에 가장 어질러져있는 쓰레기”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죽은 별 주위의 행성도 ‘신음소리’를 낸다

    [아하! 우주] 죽은 별 주위의 행성도 ‘신음소리’를 낸다

    죽은 별을 공전하는 행성의 핵은 전파를 방출하며, 지구에서 10억 광년 거리에서 오는 그 전파까지 탐지할 수 있다는 새 연구논문이 발표되었다. 별이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바깥층을 우주공간으로 방출하는데, 이것이 바로 별의 임종이라고 할 수 있다. 방출된 별먼지는 거대한 고리를 만들고, 그 중심에는 별의 속고갱이라 할 수 있는 백색왜성이 남는다. 별들이 죽을 때면 보통 근처의 천체를 파괴하는데, 궤도를 도는 행성의 경우에는 바깥층이 벗겨져나간다. ​ 영국 워릭대학의 천체 물리학자 디미트리 베라스가 이끄는 연구에 따르면, 백색왜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핵은 여전히 전파를 방출하며, 과학자들이 지구에서 그들을 탐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외계행성을 탐색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베라스 박사는 “이전에는 자기장 신호를 탐색하는 방법으로 주요 행성을 발견한 적이 없었다”면서 “백색왜성 주위를 도는 주요 행성이나 그 핵을 발견한 적도 없는 만큼 이번에 발견된 행성 핵의 전파는 세 가지 의미에서 ‘처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연구에 따르면, 백색왜성과 그 궤도를 도는 살아남은 행성 핵 사이의 자기장은 단극 유도 회로를 형성할 수 있다. 이 회로는 금속 물체가 자기장에서 회전하여 전류를 생성할 때 형성된다. 이 회로의 방사선은 전파로 방출되며, 이는 연구원들이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이 현상을 통해 ‘죽은’ 행성계를 탐지하는 것 외에도 단극 유도 회로를 형성하는 목성과 그 위성 이오를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백색왜성 주변의 모든 행성이 핵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행성의 핵이 백색왜성에 너무 가까이 위치하면 모성의 조석력으로 핵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핵이 살아남더라도 모성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궤도에 있으면 그 전파를 탐지해낼 수가 없다. 또한 자기장이 너무 강하면 핵이 백색왜성으로 끌려들어가 파괴되고 만다. “따라서 우리는 약 태양 반지름 3배에서 수성-태양 간 거리 사이에서 백색왜성 주위의 행성만을 찾아야 한다”고 베라스 박사는 밝혔다. 연구자들은 백색왜성 궤도를 도는 행성 핵 시스템을 모델링한 결과, 별이 죽을 때 외층이 벗겨져나가도 행성 핵은 1억 년 이상 생존할 수 있으며, 때로는 10억 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0년 대 초, 과학자들은 궤도를 도는 별들로부터 전파를 감지함으로써 최초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 연구팀은 전파를 탐지하여 행성의 핵을 발견함으로써 외계행성 발견과 탐사를 위한 강력한 도구를 발견한 셈이다. 이 연구에 이어 연구팀은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등을 사용하여 백색왜성 주위를 도는 행성 핵를 탐지하고 연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베라스 박사는 "그러한 연구는 항성계의 역사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 인류의 먼 미래와 태양계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 6월 21일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유병언을 처음 부검한 건 순천에 있는 병원 의사선생님이셨어요. 노숙자가 아니라 유병언이었다는 걸 시간이 한 참 지난 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알게 된 거예요. 국민들은 당시 유병언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의심하는 상황이었잖아요. 관(官) 혼자서 처리하게 되면 뭔가 음모가 있다거나, 지금도 아마 죽지 않았다고 믿은 분들도 꽤나 있어요. 시신 자체가 엄청나게 부패했기 때문에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한 게 좀 아쉬웠지만 치아와 유전자 등 개인식별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의문과 의혹을 자신의 죽음으로 묻어버린 유병언. 그의 ‘확실한’ 죽음을 법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증언한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이렇듯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유병언 사망사건, 선임병의 잔인한 폭행으로 사망한 28사단 윤일병에서부터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 속 결핵질환으로 쓰러져 간 어느 이름 모를 부검실의 시신까지, 법의학자로 살아오면서 그와 마주한 죽음은 자그마치 1500여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매주 월요일만 되면 시체를 만나러 가는 남자. 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스승이신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법의학에 매료됐고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인권, 정의라는 테마에 빠져들어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하는, 누구보다 많은 죽음을 마주하고 누구보다 죽음을 깊이 성찰했던 그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법의학자가 된 계기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던 중 매우 흥미있는 과목이라 느꼈고, 인권이라는 용어를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데 인권과 정의와 관련된 여러 강의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선택하게 됐죠. (Q) 얼마나 많은 시신을 부검했는지한 달에 보통 적을 때는 6건, 많을 때는 16건 정도 합니다. 지금까지 1500건 이상은 부검한 거 같습니다. (Q) 법의학자들의 인력난은 어떤지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40여명 정도다. 1년에 6000건이 넘는 부검을 하다보니까 한 사람당 거의 150건 가까이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원래 인기 있는 직종은 아니지만 현재 사회에서 필요한 거에 비하면 굉장히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법의학자분들은 ‘한 버스에 함께 타지 않는다?’제주도 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한 교수님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하셨는데 저도 인상에 깊이 남아서 책에도 썼다. ‘우리들이 한 버스에 타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냐’라고 했을 때 웃을 수 만은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대변해 주는 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엔 우리나라 법의학자 분들이 30여명 정도밖에 안됐다. 지금도 여전히 한 버스로 움직일 수 있는 숫자라서 버스 숫자가 넘은 사람이 될 때가 언제일까 궁금하고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Q) 법의학자가 유난히 적은 이유요즘 직업을 선택할 때 워라밸, 급여, 서울(근무지)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저희 직업은 모두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급여는 임상 의사들에 비해서는 반도 안 되죠. 워라밸의 측면에선 ‘법의학이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부검을 주로 하니깐 응급이 없을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일이 상당히 고됩니다. 또한 대부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는데 지방 순한 근무가 있습니다. 좋은 직업이라고 추천할 만한 요소는 많지 않죠. (Q) 검안만 하는 법의학자도 있다는데검안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 해부를 하지 않고 체표면을 통해 사망원인, 사망시각 등을 추정하는 걸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8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데 그중에 변사가 3~4만 명이 됩니다. 저희 입장이야 모두 부검을 하고 사망원인을 밝히는 게 여러모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면도 있고요. 그럴 때 검안하는 의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법의학에 계시다가 퇴직하시는 분들이 검안을 하게 됩니다. (Q)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는지사망 후 형태학적으로도 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없는 질병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걸 모두 배제하는 방법을 씁니다. 소거를 하는 거죠. 외인사인지 아닌지에 따라 경찰의 수사의 지속성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외인사를 제거하고 나면 그 다음은 질병에 대한 건데요. 질병도 통계청에 넘어가기 때문에 중요하게 밝혀야 합니다. 부정맥 같은 경우는 모든 질병을 다 소거하고 남은 카테고리 안에서 저희가 임상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거죠.(Q) ‘목욕탕 익사’ 관련 논문도 썼는데목욕탕에서 목욕하다가 돌아가시는 노인들이 많아요. 목욕 중 익사인지 아니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사망한 건지 부검을 했을 경우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만일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보험 분쟁이 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물을 흡입하지 않았다. 심장질환이 발생해서 돌아가셨고 마침 그 장소가 물이 있었기 때문에 떠오른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목욕탕에서 돌아가셨으니깐 당연히 익사가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만일 익사로 돌아가신 게 증명되면 이건 상해사망, 재해사망이라고 부르는 카테고리에 속하게 됩니다. 질병과 상해는 보험금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높은 보험금을 받길 원하는 거죠. (Q) 부검할 때의 마음가짐‘이분이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람이라는 거, 나와 같은 인간이었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사실을 따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라고 해서 그분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고요. 다만 저는 그분의 사망원인과 사망종류를 밝혀줄 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신이니깐 무섭다거나 피하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을 전혀 들지 않습니다. (Q) 2014년 윤일병 폭행 사건도 맡았는데당시 KBS 윤진 기자가 사건을 발굴해 가져왔고 단지 의학적인 판단을 제공했을 뿐이다. 처음엔 가해자들이, 음식물 먹고 있던 윤일병의 뒤통수를 쳤는데 캑캑거리며 질식사 했다고 했죠. 하지만 부검을 통해 비장이 파열될 정도의 잔인한 폭행과 출혈이 있었고 그로인해 사망한 건데 그 사실이 숨겨질 뻔 했던 거죠. 결국 기소를 다시 하게 되고 살인으로 판단하게 된 거죠. 마음속으로는 처음 이윤성 교수님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권, 정의 이런 게 실현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속으로 뿌듯함이 있었죠. 세종대왕이 편찬하신 ‘무언록(無寃錄)’의 말처럼 원한을 없게 하는, 그게 바로 유족에게 드릴 수 있는 작은 위로 그리고 고인한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정의실현,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Q) 꽃피는 봄이 오면 더 바쁜 이유는보통 시신은 물에 빠지면 20~30%는 바로 떠올라요. 간혹 입고 있던 옷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가라앉게 되는 경우에는 부패하지 않으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게 돼요. 하지만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부패가 진행되면서 시신이 떠오르죠. 어느 날은 익사로 사망해 떠오르게 된 부패가 다 진행된 시신들을 네 건이나 부검한 적도 있고요. (Q) 부검을 통해 시신의 과거모습을 느낄 수 있는지시신의 안쪽 장기를 보게 되면 ‘아, 이분이 어떻게 사셨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요즘엔 결핵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지 않지만, 생활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계셨던 분을 보다 보면 결핵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어요. 약복용과 치료를 잘 받았다면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았겠죠. 폐기종이 많은 분들을 보면 ‘아, 정말 담배를 많이 피셨구나’라고 느끼죠. 임상 의사들은 초음파나 CT 등을 통해서 간을 보지만 저는 실물을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Q) 기억에 남는 유서가 있다면단지 시신만을 보고 알 수 있는 게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료의 해석에 있어서 경찰이 처음에 수집한 모든 상황들을 같이 공유합니다. 유서를 보게 되는 이유죠. 많은 분들은 유서라고 하면 제갈량의 출사표처럼 길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유서는 점점 짧아집니다. 본인의 죽음을 통해서 가족분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제일 많습니다. ‘어렸을 때 때려서 미안하다. 살기 힘들어서 그랬다‘라고 아이에게 남기는 유서도 있고, ‘단골가게에 외상이 있는데 장례 치르고 남은 돈으로 갚아 달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고 여러 가지의 유서 형태를 보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Q) 죽음을 통해 느낀 나름의 성찰이 있다면처음에 법의학을 공부하고 부검을 하게 되면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이 갑자기 죽게 된다면…’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오래 흘러가다보면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역설적으로 그런 죽음을 오래 경험하다보면 ‘현재의 유한한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라고 많이 느끼게 돼요. 많은 분들은 법의학자 만나면 재밌고 미스터리한 사건 얘기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건 기억에 잘 남지 않습니다. (Q) 부검 중 눈물 흘린 이유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어떤 여성분이 돌아가셨는데 아이를 끌어안고 화상을 입은채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돌아가셨어요. 그 분 자신도 보육원에서 입양과 파양을 겪으면서 홀로 외롭게 자라왔죠.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미혼모로서 아이를 홀로 키우다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게 된 거죠. 그 분 한쪽 눈가 끝에 눈물이 말라 붙어 있는 걸 보고 돌아가시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란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부검 사례가 있다면굉장히 놀란 사건이었어요. 여성이 147번을 칼에 찔렸습니다. 이별 통보받은 남성이 격분해서 찌른 건데 그땐 굉장히 마음이 우울했어요. 잔혹한 것도 잔혹한 거지만 인간이 얼마나 악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랬을까, 그것도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서.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 (Q) 부검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어떤 사람의 형법적 정의, 인권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국가가 세금을 걷어서 제대로 쓰려면 국민의 인생 마지막 과정인 죽음에 있어서 실제로 어떤 과정에 의해서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돼요. ‘자살이 많다’면 당연히 그쪽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 세금 써야 합니다. 그런 것에 근간이 되는 게 사망원인의 규명이죠. 부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지만 법의학자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그 사회가 형법적 정의는 물론 국가의 세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그리고 그걸 통해서 국민의 수명이 더 늘어나고 기대여명이 더 늘어날 수 있게 되는 거죠. (Q)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저는 직업 때문에 당연히 죽음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시나리오도 여러 개 생각해 봤고요. 안타깝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죽음은 사실 의사에 의해서 좌우될 때가 많아요. 정신없이 뭔가를 진단받고 치료에 전념하다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나 주변에 본인이 남기고 싶은 죽음에 대한, 죽음을 통해서 얻은 자신만의 성숙한 고찰 등을 전혀 남기지 못하고 그냥 갈때가 많아요. 내가 뭘 원했는지 뭘 안 원했는지를 명확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죽음에 대한 준비, 거창하게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를 준비하는 게 진정한 죽음의 준비가 아닐까요. (Q) 앞으로의 계획법의학자가 된 후 살아온 삶보다 앞으로 법의학자로서 살아야 할 삶이 더 길다고 생각해요. 쓰고 싶은 주제의 논문도 많고요. 리서치와 실험 등 해야 할 게 많아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기네스 펠트로가 여성들에게 권한 증기요법, 조심해야 하는 이유

    기네스 펠트로가 여성들에게 권한 증기요법, 조심해야 하는 이유

    지난 2010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처음 보도했고, 몇해 전 할리우드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의 ‘굽’(Goop) 브랜드가 쑥을 태운 증기를 질에 쬐는 증기요법(steaming)을 여성들에게 추천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실제로 출산 후 이런 치료법으로 효과를 봤다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국내 사우나에는 여성들에게 쑥찜 치료법을 권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미국 모델 크리시 테이건이 이 치료를 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치료를 시도하던 62세 캐나다 여성이 화상을 입고 숨진 사례가 최근 발간된 ‘캐나다 산부인과 학술지’에 실렸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전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여성은 자궁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증상 때문에 고통 받았으며 이 치료를 하면 수술대에 오르는 일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구미에서는 “v-steaming”이라고 불리는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전통 요법으로 뿌리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요니(Yony) 증기요법’이란 별칭도 갖고 있는데 이들은 자궁을 “디톡스”해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험할 수 있으며 월경 때의 통증을 완화한다거나 출산을 돕는다든가 하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영국 왕립 산부인과 대학의 바네사 매케이 박사는 “신화”에 불과하다며 보통 비누로 깨끗이 닦아만 줘도 충분하다면서 “자궁은 이미 좋은 박테리아를 갖고 있어 스스로를 보호한다. 오히려 증기요법은 박테리아의 건강한 균형에 영향을 미쳐 산성(pH) 지수를 높이거나 감염 위험성을 높인다. 민감한 피부를 태울 염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의사들이 최근에 부상을 호소한 여성들의 얘기를 공유하는 것으로 확산됐다. 캐나다 캘거리의 마갈리 로버트 박사는 중국 한의사의 조언으로 같은 치료를 시작한 다른 여성이 끓는 물 위에 이틀 연속 20분이나 앉아 있었다가 앰뷸런스를 불러야 했다고 전했다. 결국 2도 화상을 진단받았는데 피부 재생 수술도 지연됐다. 그는 나아가 인터넷이나 유튜브 채널, 아니면 입소문으로 이런 치료법이 확산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성 최초’ 수식어 따라붙는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원칙 중시 지배구조 전문가

    ‘여성 최초’ 수식어 따라붙는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원칙 중시 지배구조 전문가

    9일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다시 한번 ‘첫 여성’ 수식어를 달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임 공정위원장인 김상조 정책실장의 1년 후배인 조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일했고,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2005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경영대 최초 여교수 임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3년 KDI에서 고려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자리를 옮길 때에도 단과대 역사상 첫 여성 교수였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공정위 사상 첫 여성수장이 된다. 공정위는 1981년 최창락 1대 위원장 이후 19대 김상조 전 위원장까지 모두 남성이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여성장관 30%를 공언해온 만큼 조 후보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이번 후보 지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조 후보자는 학계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재벌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김 정책실장이 현장 참여형 학자였다면, 조 후보자는 연구 중심의 ‘학구파’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특히 조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하던 2003년 ‘기업지배구조 및 수익성’ 논문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가 재벌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논문에서 당시 기업과 재벌이 지배구조가 낙후돼 있으면서 지나치게 높은 부채에 의존해 수익성이 낮았고, 연쇄적 도산을 막지 못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세계 3대 재무전문 학술지로 꼽히는 금융경제학 저널(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 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일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처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민간위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조 후보자의 한 동료 교수는 “조 후보자의 장점은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에 있어서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정위 조직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광장] ‘대한 청구권’처럼 준비했을까?/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한 청구권’처럼 준비했을까?/이지운 논설위원

    청구권(請求權)이 우리가 일본에 요구할 것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일본 측의 ‘대한(對韓) 청구권’이란 게 있었다. 참 어이없다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이 문제로 일본에 한참을 시달렸다. 전쟁통에도 일본과 마주 앉아야 했던 1951~1952년 1차 한일회담 테이블을 뒤엎은 건 대한 청구권 문제였다. 우리 땅에 있는 모든 것이 우리 것이라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일본 패망 후 결론도 그렇게 났다. 1945년 9월 20일 남쪽에 설치된 미 군정청은 12월 6일 발표한 ‘법령 33호’를 통해 한반도 내 일본인 재산권 취득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제2조 1945년 8월 9일 이후 일본 정부, 그의 기관 또는 당해 국민, 또는 … 이 소유 관리하는 … 모든 종류의 재산 및 수입에 대한 소유권은 1945년 9월 25일부로 미 군정청이 취득하고 소유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반발했다. 1907년 헤이그조약 46조의 ‘사유재산은 몰수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근거 삼아 한반도 내 일본인 재산의 반환을 주장했다. 그리고 패망 직후부터 이를 대비했다. 해방 후 채 보름도 안 된 1945년 8월 27일 조선총독부는 종전사무처리본부를 설치하고 ‘일본인의 조선 내 기업경영, 소유재산, 조선인에 대한 채권채무, 투자’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이 재산으로 한국의 대일 청구를 상쇄하고 연합국 배상에도 충당하려 했다. 집계 결과 해방 시점 일본의 한반도 내 재산은 702억여엔. 당시 환율로 대략 47억 달러였다. 다행스러운 건 한국도 일본인들의 치를 떨게 한 무기를 개발한 것이었다. 1952년 대통령 선언으로 확정한 ‘이승만 라인’ 또는 ‘평화선’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맥아더 장군이 설정한 일본 해역보다 더 일본 쪽으로 선을 긋고 영해로 선언해 버린 것이다. 본회담 개시 1개월 전이다.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한국학연구소장은 1994년 논문에서 “한일회담에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그에 대체되는 유리한 교섭재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을 반공의 보루로 삼으려는 미국이, 한국이 일본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고 한국을 억제하려던 시점이었다”고 보았다. 1953년 2차 한일회담은 어업 문제에서 결렬됐다. 당시 일본 외무성에는 이승만 라인의 철폐를 조건으로 대한 청구권을 포기할 생각도 있었다 하니, 참으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모양이다. 한국이 이승만 라인을 침범한 일본 어선을 ‘마구잡이’로 나포하고 있다며 일본 국회에서는 미군의 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아이젠하워 전 미 대통령이 1954년 미국을 찾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라인의 철폐를 요구하자 이 전 대통령은 아예 회담을 결렬시켜 버린다. 귀국하자마자 일본 어선의 나포를 강화했으며, 일본과의 경제 단교 조치를 내리기에 이른다. 대한 청구권은 대략 이즈음 소멸의 길을 걷는다. ‘구보타 망언’으로 종료된 3차 한일회담 이후 휴지기를 거치며 일본에서 청구권의 포기가 거론된다. 우리 협상력의 결과물이면 좋았으련만 그렇지는 않았다. 일본 경제는 한국전 특수로 펄펄 끓으면서 1950년대 중반도 못 돼 전쟁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고 고도성장 단계로 진입했다. 청구권을 논하느니, 한국으로 경제 진출을 꾀하는 편이 이득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력을 회복하고 국제 정세에 힘입은 일본은 회담 중재에 나선 미국의 압박을 여러 차례 물리치기도 했다. 대한 청구권 논란은 국가 간 갈등과 논쟁을 대비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 준다. 일본 대장성은 1차 요시다 내각 아래 1946년 9월 대장성 관리국 부속기관으로 ‘재외재산조사회’를 설치해 297명을 동원, ‘일본인의 해외활동에 관한 역사적 조사’라는 극비 또는 취급주의 문서를 대량으로 만들어 낸다. 35권짜리 책으로 인쇄돼 보관된 것 가운데 조선편이 10권이다. 뒤에 피징용자 협상중 일본이 한국 측에 숫자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강요하며 “피해자 명부가 있느냐”고 비아냥댔을 때 우리 협상단은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언필칭 ‘전쟁 중’이라 하니 따져 보게 된다. ‘대한 청구권’처럼 준비했을까? 일본에도, 우리에게도 적용해 볼 일이다. 또 하나 짚을 게 있다. 오늘날의 ‘이승만 라인’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당시 이것으로 대략 300여척의 일본 선박을 나포했고, 4000명가량의 일본인 선원들이 옥고를 치르거나 구금 조치됐다. 1965년 최종 한일협정 조인 때까지 살아남아 일본을 괴롭혔다. 끝으로 미국, 그리고 국제 정세의 변화가 당시에도 고비마다 협상을 좌우지했음도 기억해야 한다. jj@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편견 살인’… 경찰총격 사망 흑인, 백인의 2.5배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편견 살인’… 경찰총격 사망 흑인, 백인의 2.5배

    “통계 부정확·지역범죄율 관련” 반론도지난 3일과 4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과 텍사스주 엘페소에서 총기난사로 8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편견에 사로잡혀 벌인 증오범죄들이라는 분석입니다. 총기 소유의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총기 관련 사건은 자주 발생합니다. 미국 럿거스대 형사행정학, 워싱턴대 사회학부, 미시간 앤아버대 사회과학연구소 소속 통계학자들은 2013~2017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인구동태통계시스템(NVSS)의 사망률 통계와 경찰 관련 사망 사건의 언론보도 및 경찰보고서 전체를 분석해 공권력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흑인 남성들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할 확률은 1000명 중 1명꼴로 전체 평균 남성의 경찰 총격 사망률인 2000명 중 1명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20~30대 젊은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할 확률은 전체 백인 남성들에 비해 2.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2013~2017년 경찰이 범죄현장에서 총기를 사용한 것은 미국 전역에서 1만 1456건이었다고 합니다. 이들 사건에서 용의자들의 피부색과 민족을 분류하고 실제 총격을 받은 경우를 분석한 결과 흑인 남녀, 인디언 원주민 남녀, 알래스카 원주민 남녀, 그리고 라틴계 남성들이 백인 남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인디언 원주민 남성과 여성은 백인 남성과 여성보다 경찰 총격으로 사망할 확률이 1.5배 높고, 라틴계 남성은 백인 남성보다 1.4배,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라틴계 여성은 백인 여성들보다 경찰 총격으로 사망할 확률이 1.2배 낮았습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메릴랜드대, 미시간주립대의 범죄심리학자와 통계학자들은 지난달 23일자 같은 학술지에 전혀 다른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백인 경찰이 흑인이나 소수민족에게 총을 발사하는 경우가 흑인 경찰이나 히스패닉계 경찰들보다 많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찰관이 개입된 총격 사건에 대한 연방정부의 데이터베이스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찰관이 관련된 총격 사건은 대부분 지역의 범죄율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백인 범죄율이 높은 곳에서는 백인이 경찰관의 총에 맞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흑인이나 소수민족의 사람이 백인 경찰의 총에 더 많이 맞는다는 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착각이라는 말입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해석이 제각각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사실 총기가 아니더라도 공권력이 강박적 편견에 사로잡히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우리도 과거에 충분히 경험한 바 있습니다.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 뇌는 객관적인 감각보다는 경험과 편견을 선호하고 비합리적 선택을 사후에 정당화하는 데 익숙합니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최근 어느 한 나라는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 강박적 편견에 사로잡혀 이웃 나라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편견이 불러오는 강박적 사고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나 국가, 전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다크초콜릿 꾸준히 먹으면 우울증 위험 낮춘다”

    [건강을 부탁해] “다크초콜릿 꾸준히 먹으면 우울증 위험 낮춘다”

    다크초콜릿을 꾸준히 먹으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작다고 일부 학자가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서 다크초콜릿은 유럽 기준으로 최소 35% 이상의 코코아매스와 18% 이상의 코코아버터가 들어간 제품을 말한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사라 잭슨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만 20세 이상 미국인 1만3626명을 2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미국 불안·우울증협회(ADAA) 공식 의학학술지 ‘우울과 불안’(Depression and Anxiety) 최신호(7월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그리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2년간 미국에서 시행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참가자들의 자료를 사용했다. 이들 참가자가 하루 동안 어떤 초콜릿을 얼마나 섭취했는지는 두 차례에 걸쳐 24시간 회상법을 통해 조사했던 섭취 음식 자료를 분석해 알아냈다. 그리고 이를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의 점수와 비교해 초콜릿 종류 및 섭취량에 따른 우울증 여부를 평가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이 연구에서는 우울증 증상에 관한 초콜릿의 효과만을 측정하기 위해 키와 체중, 결혼 여부, 인종, 교육 수준, 가계 소득, 신체 활동, 흡연 그리고 만성 건강 문제 등 다른 여러 요인을 고려했다. 그 결과, 다크초콜릿을 먹었다고 보고한 참가자들은 우울증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7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다크초콜릿(104~454g)을 섭취한 25%의 참가자들은 다크초콜릿을 전혀 먹지 않은 이들보다 우울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58% 더 낮았다. 반면 밀크초콜릿이나 화이트초콜릿을 먹었다고 보고한 참가자들의 경우 우울증 증상을 없애주는 효과와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잭슨 박사는 “이번 결과는 특히 다크초콜릿을 먹으면 우울증 증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만,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사람들이 우울증 때문에 초콜릿을 먹는 데 흥미를 잃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모든 참가자 중 약 10%가 초콜릿을 먹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그중 단 12%만이 다크초콜릿을 소비했다. 또한 연구진은 다크초콜릿에 왜 우울증 완화 효과가 있는지 그 이유를 특정 성분에 있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논문을 통해 “다크초콜릿에는 대마초에서 쾌감을 주는 성분인 칸나비노이드와 유사한 효과를 지닌 두 종의 아난다미드를 포함한 여러 향정신성 성분이 있다”면서 “특히 후자는 기분 제어에 중요하며 우울증의 병리현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조절물질 페닐에틸아민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크초콜릿에는 항산화 물질도 풍부해 체내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데 일부 전문가는 이 과정이 우울증 완화와도 관계가 있다고 추정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 논문을 분석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의 앤서니 클레어 교수는 다크초콜릿 섭취와 우울증 완화의 인과관계를 밝히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레어 교수는 “이 연구의 주된 문제점은 다크초콜릿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울증이 다크초콜릿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도 “진짜 필요한 부분은 더 오랜 기간에 걸쳐 다크초콜릿의 섭취량을 측정하는 장기적인 연구”라고 지적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軍성폭력 고발편지, 가해자 거쳐 제게 돌아왔어요”

    “軍성폭력 고발편지, 가해자 거쳐 제게 돌아왔어요”

    피해자 10명 중 9명 “선임·간부가 가해” 고발 후 불이익 우려에 1명만 상부 보고 고발용 편지·비상전화 역할 전혀 못 해 “위계 의존 가학행위, 주변 신고 의무화”“저 있을 때는 비상전화(고발용 전화)를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고발)하면 남은 군 생활을 병풍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 알았기 때문이죠.” “마음의 편지라고 하죠, ‘A병장이 저를 괴롭혔습니다’라고 고발한 편지가 가해자 본인을 거쳐 저에게 돌아오더라고요.” 군 복무 중 성폭력 피해를 당한 장병들이 피해 이후 부대의 보호나 관리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4일 한양대 상담심리대학원 서동광씨의 석사학위 논문 ‘군대 내 성폭력 피해 병사들의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2019)에 따르면 상명하복 문화의 군대 조직 속에서 장병들은 성폭력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해당 논문에는 전역 후 5년 이내의 23∼29세 군 성폭력 피해자 10명의 생생한 피해 증언이 담겼다. 심층 인터뷰를 한 피해자 10명 중 9명은 가해자가 선임 혹은 간부였다고 털어놨다. 또한 피해자 중 단 1명만 피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 고발 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고, 오히려 부대 내에 알려져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특히 마음의 편지나 비상전화 등 부대 내 익명 고발 제도는 이용자가 거의 없거나 이용을 해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용기 내 피해 사실을 조직에 보고해도 적절한 조치는 없었다. 피해자 A씨는 “고발 이후에도 가해자와 계속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근무하는 등 적절한 보호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 다수는 “용기를 내 고발하는 경우가 생겨도 부대에서 가해자 편을 드는 등 피해자 보호에 소홀했다”고 전했다. 연구자 서씨는 “군대 내 성폭력은 나이·지위·계급 등 권력의 위계에 의존한 가학행위”라며 “친밀감·장난으로 미화하는 가해자 중심 논리는 군 위계의 엄격함 속에 더욱 뿌리 깊게 박힌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대 내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이를 포착한 주변인들이 의무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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