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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ID ‘미래’ 숨바꼭질 한달째/대선 전자개표 조작설 울산 PC방서 첫 유포

    “‘미래’를 잡아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지난 대통령선거 직후 전자개표 조작설을 인터넷에 처음 퍼뜨린 ID ‘미래’라는 네티즌을 한 달째 추적하고 있다. 대법원이 ‘미래’의 주장 등을 근거로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통령당선 무효소송을 받아들여 지난 15일 재검표 결정을 내림에 따라 ‘미래’의 행방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첨단 사이버수사기법을 동원,괴문서와 관련이 있는 수만개의 글을 역추적해 ‘미래’가 2∼3년 전부터 여러개의 ID를 이용해 ‘사이버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유언비어를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미래는 지난달 20일 밤 11시50분을 전후해 한나라당 모의원 홈페이지와 언론사 홈페이지 등 11개 관련 사이트에 ‘정보기관 중견간부의 양심선언’이란 괴문건을 띄웠다.“정보기관이 전자개표 시스템을 조작해 기호 1번이 연속 10∼12표 나오면 그 중 1표는 기호 2번으로 돌아가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 글이 울산지역의 한 PC방에서 작성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개표조작설이 올랐던 1300여개 사이트를 일일이 수색했고,이와 같거나 비슷한 글이 작성된 울산·부산·경남지역 PC방에서 32대의 하드디스크를 뜯어내 샅샅이 훑었다. 하지만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구체적인 행적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신원파악을 위한 확실한 단서가 포착되지 않아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담당 경찰관들은 “차라리 살인범 검거가 쉬울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용의자는 평소 전혀 이용하지 않던 PC방에서 문제의 개표조작설을 쓰고,실명확인이 필요없는 사이트에만 글을 띄울 정도로 주도면밀하다.”면서 “사이버 범죄의 특징은 ‘심리전’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거듭되는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서 귀찮은 존재되고 있다” 美 보수 논객들 잇따라 주장 북한 핵 문제를 외교·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강경 보수 논객들이 잇따라 주한 미군 철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뉴욕 타임스의 보수적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새파이어가 지난달 26일자에 이어 지난 2일자 칼럼에서 잇따라 주한 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데 이어 또 다른 강경 보수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노박이 6일자 시카고 선 타임스에 실린 칼럼에서 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주장했다. 노박은 ‘한국의 진짜 위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국의 현 정부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차기 정부는 반미 성향을 띠고 있어 주한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해 한국이 자체 방어를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박은 “노 당선자가 북한과 미국간의 중재를 제안,사실상 한때 불굴의 반공 요새였던 한국을 세계의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와 자유세계의 지도자 사이의 중간에 놓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은 노 당선자의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킴으로써 남북한이 당사자끼리 대처하게 하자는 방안을 충동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점진적인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에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에 대한 미국의 제스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70만 한국군만으로도 공격행위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앞서 새파이어와 마찬가지로 노박은 한국인들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흘린 피에 별로 ‘감사’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주한미군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며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워싱턴 포스트 주필인 프레드 하이아트도 6일자 ‘서울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제목의 컬럼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한국이 북한과 같은 민족이고 거리상 아무리 가깝다 해도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는 북한의 고통받는 주민들이나 세계 안정을 언제나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일본·중국·러시아와의 공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것이며, 궁극적으로 북한의 무장해제나 정권교체는 미국만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새해 벽두부터 북한핵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언론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보수와 진보 논객들의 북한핵 해법을 둘러싼 격론장을 방불케 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⑦ 온.오프라인 괴리현상

    1.'인터넷 정치' 르포 ‘넷맹’ 이윤수(62·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는 최근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아이들 장난’이라고 치부했다.그러나 요즘 대학생 아들을 보면 부럽고 두렵다.사회문제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매일 골방에 처박혀 인터넷 게임에만 몰두하는 줄로 알았던 아들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1등 공신인 열혈 네티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선거 전날밤 ‘정몽준의 배신’이 발표되자 수십개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노무현 지지를 호소했다.인터넷에서 들불처럼 번진 여중생 추모 열기에도 적극 동참해 주말이면 양초를 들고 광화문에 나간다. 연말 모임도 대부분 인터넷 동호회원들과 갖는다.송년회라야 고향 친구나 예전의 직장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전부인 이씨는 인터넷을 무기로 매일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는 아들이 부럽다.‘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뒤늦게 인터넷을 배우느냐.’ 하던 고집도 ‘이러다가는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 아니냐.’ 라는 불안감으로 바뀌었다.‘신주류 탄생’,‘인터넷 민주주의’,‘네티즌이 이루어낸 정치혁명’ 등 온갖 신조어를 만들어낸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인터넷 바다’는 아직도 ‘정치 파도’로 출렁거리고있다. 26일 밤 10시 ‘혁명’이란 ID의 네티즌이 “정치철새,보수정치인과의 타협은 없다.정치판을 싹 쓸어버리자.”는 글을 올리자 동조 글이 쏟아졌다.“보수를 수구로 내몰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반격이 시작됐다.30분도 안 돼 이 글은 ‘개혁’을 외치는 네티즌들에게 묻혀버렸다.선거기간 중 문을 닫아야 했던 ‘노사모’ 사이트에도 네티즌의 발길은 새벽까지 이어졌다.게시판에 노사모의 진로에 대한 토론과 문의가 잇따르자 ‘노사모 진로토론방’도 따로 개설됐다. 27일 새벽 3시30분 한 네티즌이 ‘노후보는 과연 개혁적인가.’라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난상토론이 시작됐다.글쓴이에 대한 감정적인 힐난과 논리적 답변,일방적인 비난에 대한 사과 등이 꼬리를 물었다.같은 날 오전 11시 ‘창사랑’ 사이트에는 ‘재검표’ 논란에 불이 붙었다.재검표와 수개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측과 ‘명분도 실리도 없는 싸움’이라고 반발하는 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대형 포털사이트,언론사 홈페이지,인터넷 신문 등 대중적인 사이트에는 차기정권의 과제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젊은 사이버 논객들은 저마다의 정치적 입장을 피력했다.그러나 사이버 민주주의가 한창인 인터넷에는 50대 아버지들이 저녁 밥상에서 들려주던 ‘고루한’ 정치적 견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2.기성세대의 푸념 경제지를 포함해 3개의 신문을 구독하는 김준규(66·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자부하고 살았지만 이번대선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신문들은 앞다투어 ‘네티즌의 힘이 세상을바꿨다.’고 외쳤지만 정작 자신은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 이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토론하고 연락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들이 어떻게 정치를 변화시킨 힘으로 등장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김씨는 “인터넷을 배워보려고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한 교육관을 찾을 수 없다.”며푸념했다.집에 있는 컴퓨터는 자식과 손자들의 전유물이다.김씨는 “배워 보자니 자신이 없고,아는 체하자니 손자들에게 무시당할 것 같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주부 박원자(58·경기 광명시)씨는 지난 6월부터 뒤늦게 컴퓨터에 입문했다.10살 난 외손녀가 뉴질랜드로 떠난 뒤 이메일로 연락하면 전화비가 들지 않는다는 주위의 권유로 인터넷 수업을 받은 박씨는 이메일 전송은 물론 웬만한 사이트도 스스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박씨에게도 문제가 생겼다.10여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했지만 젊은이들의 대화에 자신이 낄 틈이 없었다.우여곡절 끝에 연령대에 맞는 ‘실버 커뮤니티’를 찾았지만 게시판에는 성인광고와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장사치들만 득실거렸다. 박씨는 요즘 외손녀에게 메일을 보낼 때 외에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다.박씨는 “어렵게 인터넷을 배웠지만 노인들에겐 장벽이 너무 높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통계로 본 격차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377만명으로 전체인구의 7.9%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그러나이번 선거에서 20∼30대에게 ‘정치적 주류’의 자리를 내준 50대 이상 연령층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된다. 지난 6월 정보통신부와 정보문화센터가 실시한 정보격차 실태 조사 결과 5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9.1%였다.55세 이상은 5.6%,65세 이상은 2.9%로나이가 들수록 수치는 떨어졌다. 반면 2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86%였다.이들 가운데 58.8%는 주당 10시간 이상을 인터넷에 매달리고 있다. 비록 50대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맞는 인터넷 콘텐츠는 전체의 1%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그나마도 노인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상업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에만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백만개의 동호회가 개설돼 있고,하루에 수백개씩 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월드컵 응원과 대선,광화문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것처럼네티즌들은 계기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올 수 있다.”면서 “인터넷 지배계급인 20∼30대의 배려,기성세대의 적극적인 도전이 없다면 온라인 소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전문가 의견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김기철(48·강원도 인제군 한계리)씨의 집에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깔린 것은 신청한 지 일년만인 일주일 전이다. 김씨는 대선 기간 내내 전화선과 모뎀으로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분통이 터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속도가 느리고 인터넷 접속이 자주 끊겨 노사모 회원끼리의 채팅은 상상할수도 없었다.게시판에 글조차 제대로 쓸 수 없어 한두줄 답변을 다는 것이고작이라 답답했다.평소보다 접속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전화요금도 두배나많은 10만원 가까이 나와 아내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300여명 가까운 동네 주민중 40대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는 김씨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었다.인터넷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마련한 김씨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딴세상 사람 취급당하기 일쑤였다. 김씨의 동네는 신문도 우편으로 이틀치씩 들쑥날쑥 배달되다 보니 신문(新聞)이 아니라 구문(舊聞)격이다.김씨는 “방송,신문이 벽돌찍듯 똑같은 뉴스만 내보내는 상황에 인터넷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속에서 주관을 찾을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20,30대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사이버 문화에 소외된 이들에게는 괴리감을 안겨주고 있다.인터넷을 모르는 기성세대나 초고속 통신망 등 정보통신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주민들에게 노사모 등이 이끈 ‘온라인 대선문화’는 그들만의이야기일 뿐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강원 지역 노사모 사무국장 김호식(35·원주시 단계동)씨는 “노사모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활동이 불가능하다 보니 1400여명의 강원지역 노사모 회원중에는 가입만 하고 활동을 못하는 회원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40,50대 노사모 회원들을 위해서는 긴급 모임 공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할 수밖에없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한명의 시민이라도 보다 편리하게 선거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인터넷상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인 ‘메신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고있는 메신저는 다수간에실시간 채팅이 가능해 이메일,게시판에 비해 훨씬 친근감을 형성했다.이런장점으로 ‘메신저 액티비스트’의 가입자는 한달만에 4000여명에 이르렀다. ‘시민행동’의 최인욱(33)씨는 “온·오프라인 세대를 묶기 위해서는 전방향의 영향력을 가진 TV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오락 프로그램만 내보낼 것이 아니라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늘려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앞으로는 휴대전화,메신저 등 새로운 선거운동 수단을 다양하게 개발해 정보에 소외되는 이들의 이질감을 줄여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43) 박사는 “온·오프라인의 괴리를 없애려면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온라인 세대인 자식들을 이해하기 힘든 부모는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민경배(36) 소장은 “보다 많은 오프라인세대가 온라인에 접속하게 되면 단절감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민 소장은 20대와 30대사이에도 엄연히 세대차이가 존재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서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의 당락엔 TV토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온라인세대는 일방적으로 TV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토론을 벌였다.”면서 “온라인에 접속하는 오프라인세대가 늘수록 인터넷 토론마당의 색깔도 다양해지고 참여가 증가하면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 황장석기자 geo@
  •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자전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똘레랑스(관용)를 외친 ‘아웃사이더 논객’홍세화씨(한겨레신문 부국장)가 또 한번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새 책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한겨레신문사 펴냄)에서 그는 한국의‘사회귀족’과 침묵하는 지식인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부터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엄연한 헌법 조항이 있으되 단 한번도 대한민국은 공화국인 적이없었다고 잘라 말한다.“대한민국이 사회귀족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귀족’이란,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국가귀족’에 빗댄 지은이의 조어.“프랑스의 국가귀족이 국가의 공공기관 부문만을 장악하고 있다면,한국의 ‘사회귀족’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므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가귀족은 언론계나 학계 등 다른 사회부문에 견제당하지만,한국의 사회귀족은 그런 눈치조차 볼 필요없는 난공불락의 성채 안에 보호된다는 것.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한다. 극우 헤게모니 세력의 정체를 명백히 파악하고 진보적 지식인들이 점잔빼지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는 요지다. 비판의 촉수는 전방위로 뻗어 있다.8시간 노동,주 5일 근무제,주택정책,교육비의 국가부담 등의 문제를 두루 지적하고 자신이 오래 몸담은 프랑스의실례를 들며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
  •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아방가르드와의 신선한 만남

    “이제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보르헤스의 결론을 굳이 빌릴 것도없겠다.통제불능의 유행과 스캔들이 새로운 사유의 허리를 괴물처럼 뚝뚝 잘라먹는 현대.모방과 복제와 답습에 아방가르드가 짓눌린 지 오래인 오늘.간단없이 새로운 사유를 해야 한다고 전방위에서 담금질하는 책은 그래서 더반갑다. 민음사가 펴낸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최승호 등 지음)는 현대지성·예술계를 움직인 전위적 사상가와 예술가 30명을 내세워 ‘아방가르드 정신’을 찾자고 채근한다.미래를 소유하기 위해 한순간도 닻을 내리지 않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다양하다.랭보나 카프카 같은 고전적 개념의아방가르드에서부터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장 뤼크 고다르,해체주의 건축철학을 실천하는 피터 아이젠만 등 이 순간에도 실험을 멈추지 않는 현재형의 아방가르드까지.필진의 스펙트럼도 그에 못잖게 다채롭다.시인 최승호·김혜순·김승희·신현림,문학평론가 박철화·박성창·서동욱,소설가 함정임·원재길,화가 김병종·김미진 등 저마다 다양한 관심사로 창조적 미래를 좇는 30∼40대 논객 30명이다. 책을 열면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앙상하게 뼈만 남은 청동 여인상이먼저 반긴다.시인 최승호가 자코메티의 조각 앞에서 받은 영감을 날카롭고능란한 수사로 거침없이 쏟아낸다. 다음 순간 바통을 이어받은 소설가 함정임은,20년 남짓한 연주 경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천재성과 실험정신으로 초점을 옮긴다.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천재적으로 연주하기까지 굴드가 견지한 삶의 철학은 “세상 속에 있으되,그러나 세상에 속하지는 않는 것”이었다.“예술은 정신적 초월의 세계이므로 물질세계와 모든 권력구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웅변한 굴드였다. 책의 매력은 아방가르드 대표주자들의 삶과 사상이 보기좋게 정리됐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글쓴이의 접근방식에 따라 읽는 재미도 각양각색이다.화가이자 소설가인 김미진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편의 매끈한 단편소설로 묶어낸다.1960년대 초반 캠벨수프 깡통과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 작업으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워홀의 전위정신은 어디서 나왔을까.워홀의 작업실을 찾아간 가상의 인물 ‘나’는 말한다.“(워홀은)너무 일상적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건드린 거예요.그가 주목한 것은 사라지는 것과 기호화된 이미지로 남는 것 사이의 아이러니예요.” 멕시코 최고의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여인으로 각인된 여류화가 프리다칼로.소아마비에 거듭된 낙태 등 불운으로 얼룩진 칼로의 격정적 삶을 돌아보는 길목에서 시인 김승희는 문득 자기고백을 하기도 한다.“여성의 육체를 남성 욕망의 응시가 아니라 주체적인 여성 시선으로 냉혹하리만큼 리얼하게 바라본 혁명적인 화가”라고 칼로를 정의한 뒤 “그녀에게서 나는 여성이자기의 상처를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지식과 예술에서 전위에 섰던 인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20세기 초현실주의를 이끈 앙드레 브르통,현대 사진예술의 개척자 만 레이,현대 시 언어를 바꿔놓은 천재 아르튀르 랭보,세계를라틴아메리카 문학으로 빨아들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순서없이 잡히는 대로 펼쳐 읽어도 좋다.분방한 사유에 삶을 맡긴 30명의아방가르드 주자들이 분주히 다시 움직인다.삶이 밋밋하다는 독자들을 위해진부한 일상의 창가에 새로운 창문 하나를 뚫어주고자.3만원. 황수정기자 sjh@
  • [데스크 시각]‘이공계 문제’ 참 해결을 위하여

    정부가 이공계를 살리겠다고 법석이다.교육인적자원부는 얼마전 대학수능시험 수리·과학탐구성적이 1등급인 자연계열 학생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면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는 등 내년에 모두 3500여명에게 21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또 이공계 신입생·재학생 2만명에게 학자금을 융자해주고 연간 93억원의 이자를 대신 내주겠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부는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신설,내년부터 4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3억원씩 주는 등 내년에만 모두 10개 상에 32억원을 과학진흥기금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국가의 장래가 과학기술에 달려있음을 감안할 때 우수인력을 유치하려면 이 정도의 당근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나아가 이공계열 학자나 관련단체장 등은 언론기고 등을 통해 과학기술 요직 신설,연구개발투자 확대 등의 약속을조속히 실천하라고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자칫 정책의 타당성이나 수단의합목적성 등을 따지다간 ‘과학입국'을 가로막는 무뢰배 취급을 받기 십상인형국이다. 그럼에도 ‘만난의 위험'을 감수하는 비장한 마음으로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얹는다.우선 인문·사회계의 참담한 현실을 비춰 이공계에 대한 편파적인특혜는 자칫 형평성 논란을 부를 우려가 있다.최근 한 인터넷 언론은 한 대기업 면접관의 말을 통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취업전쟁에서 겪는 좌절과 고통을 실감나게 전했다.“신방과 학생이 여긴 왜 왔나.” “영문과면 경영학과보다 커트라인도 높았을 텐데 왜 영문과로 들어갔나.” 사정이 이러하니 차라리 상경계만 남기고 순수학문을 하는 모든 과를 없애자는 말이 나돌정도다. 교육부가 2001년 2월 졸업자의 취업률및 초임연봉을 조사,발표한 바에 따르면 초임연봉 상위 10위중 8위까지가 이공계다.전자공학관련 학과가 연 2493만원으로 약학과 2789만원에 이어 2위,기계관련 학과가 7위,전자통신관련 학과가 8위를 차지했다.인문·경상·사회계열에선 경제학과 9위,법학과 10위가 고작이다.계열별 취업률도 의약계열 81.3%,공학계열 73.8%,사회계열 73.3%,인문계열 71.2% 순이다.이는 “이공계 공부를 하면 직장이 보장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 비해상대적으로 대우가 낮다.”는 이공계열 논객들의 주장을 무색케 한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이 지난 9월 국내 이공계 석·박사과정 재학생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국내 이공계 대학원 기피현상'의 해결책으로 ‘생활고 해결'(13%)이나 ‘병역특례기간 단축'(15%)을 제치고 ‘국내 학위 우대'(46%)를 최우선으로 꼽았다.대기업등이 유학파 스카우트에 혈안이 되다보니 국내파들이 찬밥신세라는 절규요,물질적 보상보다 ‘실력’에 맞는 정당한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이다.게다가 인건비 전용,연구비착복,장학금 및 조교수당 전용 등 연구실내의 회계비리를 경험했다는 응답자 81%의 고백은 이공계 내부의 개혁이 문제해결의 한 열쇠임을 일깨워준다.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고 한다.또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한다.나아가 가득 배를 채우기보다는 각자의 생업을천직으로 알고,분수에 맞게 자족하며 살아가는 법도를 가르칠 때가 아닌가싶다.이공계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어떻게 사는게 진정한 행복인가 하는 근원적 물음에 대해 각자 나름의 철학을 갖게 하는데서 찾아져야 한다는 뜻이다.이공계의 어른들은 이제라도 제자들에게 그릇된 배금주의를 좇는 대신 학문하는 기쁨,깨달음의 즐거움,봉사하는 삶의 소중함을 가르치는데 앞장서기를기대해본다. 김인철 공공정책팀장
  • “넷票를 잡아라”온라인 정치참여 ‘뜨거운 인터넷’

    “온라인 선거참여 열기가 오프라인의 공백을 메운다.” 최근 각 당의 인터넷 홈페이지 하루 평균 접속건수가 수십만에서 수백만 건에 이르자 각 후보 진영에선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홈페이지를 다시 정비하고,참신한 콘텐츠를 신설하느라 부산하다. 지난 5일 밤 모 방송국에서 주요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심야토론을 벌인 직후 각 후보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사이버 논객들의 정치토론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주요 대선 후보 인터넷 사이트에는 2∼3시간 사이에 수백건에서 수천건까지 관련 글이 올랐다. 이날 토론에 참여했다는 서울 여의도 S증권회사 직원 김모(33)씨는 “업무를 마친 뒤 저녁 1시간 정도는 각 후보의 사이트 방문이 하루 일과”라고 소개했다.후보가 하루 동안 무엇을 했는지 동영상으로 살펴보며 게시판에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충고하는 것이 요즘 사는 재미라고 말했다. KT측은 6일 “한 방송인의 인터넷 찬조방송을 개설 한달반만에 43만 1000여명이 보았다.”고 밝혔다. 사이버선거 전문가들은 1997년 제15대 대선과 다른 점이 우선인터넷 정치사이트 이용자가 20대에서 30∼40대 초반까지 확대된 점이라고 지적했다.요즘 ‘정치적 네티즌’은 30대의 도시생활 봉급자라는 것이다.후보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콘텐츠보다 게시판이 훨씬 인기가 높아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노사모’ ‘붉은악마’ 등의 예에서 보듯,‘네티즌은 투표를 하지 않고오프라인 활동을 외면한다.’는 통념도 깨질 분위기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후보 홈페이지의 하루 최고 방문객 275여만명을 붙잡아두기 위해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홈페이지 개·보수 작업에 착수했다.네티즌의 입맛에 맞는 ‘플래시 애니메이션(동영상 코믹만화)’ 코너를 신설하고 ‘후보 24시’도 정비할 계획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측도 인터넷을 통한 모금액이 13만명 48억원에이르자 “인터넷 선거혁명이 들어맞았다.”면서 한껏 고무됐다.신해철,이정연 등 유명가수의 생방송 라디오와 게시판 우수글 모음인 ‘베스트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온라인 선거열기만큼 사이버 비방전도 심각한 문제다.중앙선관위가검찰에 고발 또는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청한 글이 하루 평균 200여건.올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7200여건을 처리했다.정부는 이날 김석수(金碩洙) 총리주재로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후보비방,지역감정 조장,편파 문건 게재 등 사이버 선거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런책 어때요/ 참새들의 연가 外

    *참새들의 연가 영문학자인 저자(고려대 교수)가 이순의 나이를 앞두고 펴낸 영상시집.특별한 기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담백한 글과 사진이 짝을 이뤄 정감을더해준다.소재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낯익은 풍경.하지만 그의 사려깊은 시선은 일상 속 평범한 대상에서 삶의 철리를 이끌어낸다.그의 시는 더없이 서정적이고 ‘주지적’이다.‘한강 철교’란 한 편의 시가 이를 말해준다.“엘리엇 시 속의 한 여인은/삶의 시간을 커피 수저로 재는데/나는 하루를/아침저녁 날라주는/한강 철교 맥박으로 잰다” 30편의 영시를 포함,70편의 작품이 실렸다.2만 8000원. *피터 드러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현대 경영이론에 끼친 영향과 드러커 경영사상의 형성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미국 페이스대 석좌교수인저자 플래허티는 드러커의 친구이자 제자.그는 드러커가 경영의 2대 핵심과제로 꼽았던 ‘생산적인 노동과 성취하는 노동자’‘자본을 덜 생산적인 부문에서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행위’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기업가정신을 풀이한다.지식기반사회를 예견한 미래학자로 잘 알려진 드러커의 사상은 단순한 경영사상의 영역을 넘어선다.그 한 예가 이 책에 소개된 ‘산업사회 시민권’개념이다.2만 7000원. *신세기 랩소디 진보적 논객인 저자가 바라본 전환기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에세이.20세기를 횡단한 ‘거대한 이단’ 트로츠키주의에 대한 소개,북한 노동당 정치국 김철수 후보위원으로 의심받았던 송두율 교수의 ‘심증’인터뷰 등이 실렸다.우리의 부정적 정치현실을 언급한 ‘뭉치면 죽고,헤쳐야 산다’란 시평도 눈에 띈다.“영남과 호남에 이어 충청도가 다시 나라를 찢어 무림을 만들고,정치가 그 방주(幇主)들의 장풍에 놀아난다면 우리는 정말 구제불능의 나락에 떨어집니다.충청도마저 뭉치면(?) 나라는 죽고,충청도라도 헤쳐야(!) 나라가 삽니다.” 1만 3000원. *모든것은 브랜드로 통한다 현대 미국사회를 브랜드라는 틀로 진단했다.해외 브랜드 분석 전문가인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 기업들의 치열한 ‘브랜드 경쟁’을 분석한다.9·11 테러 이후 가장 인상적인 광고활동을 펼친 기업은 제너럴 모터스.국가적 위기상황을 이용,‘미국이여 전진하라’라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 브랜드위상을 높였다.이 책은 또한 팝문화 속에 숨어 있는 브랜드 코드도 읽어낸다.밥 딜런이 살아 있는 전설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비판과 유머,그리고 풍자라고 할 수 있다.이런 창의적인 정신만이 브랜드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8500원. *드골 평전 1890년 상류사회 문화와는 동떨어진 프랑스 북부(북부 출신의 위인이나 정치가들은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1970년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르기까지 드골의 삶은 그 자체가 한 시대의 역사였다.이 책은드골의 삶을 ‘성숙’과 ‘성취’ 두 부분으로 나눠 다룬다.초급장교 시절‘프랑스와 프랑스 군대’의 출판을 놓고 페탱 장군과 벌인 치졸한 갈등,독선적인 면모,지치고 노쇠한 드골이 자신의 신화에 갇혀 실수를 범하는 모습등 결함도 보여준다.드골과 함께 시대를 풍미한 드브레,르클레르 등의 회상도 담겼다.2만 3000원.
  • 편집자에게/대선후보 사이버비방 용납 못할 불법행위

    -‘대선후보 사이버비방 극성’(대한매일 28일자 31면)기사를 읽고 인터넷은 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한 매체다.대선 후보는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많은 유권자에게 자기를 알릴 수 있다.다양한 정책자료를 제시해 유권자를 설득할 수도 있다. 종전 유권자는 언론사가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후보의 단면만 보고 투표를했다.그러나 이제 유권자는 후보의 정책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반박 자료를제시할 수 있다.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유권자의 역할과 자세가 더욱 능동적으로 변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같은 긍정적인 측면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넷 게시판 등에 특정 후보를 무조건 비방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네티즌도 있겠지만,특정 정당에 고용된 ‘사이버 논객’과 ‘사이버 알바’는 일반 유권자처럼 신분을 속여 가며 선량한 국민을선동하고 있다. 문제는 ‘사이버 논객’이나 ‘사이버 알바’ 당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대선 후보나 정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대통령이 되고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 상대를 비방한다면 그 자질과 도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한심한 음란사이트와 다를 바가 없다. 정당 정치의 기본은 정치적 신념과 이념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시해 유권자를 설득하는 데 있다.경쟁자를 단순히 음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적인 선거전이 아니라 불법 행위에 불과하다.유권자는 그런 행동을 일삼는 정치인을 결코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대선후보 사이버비방 극성

    본격 대선 레이스를 맞아 ‘사이버 논객(論客)’과 대학생 알바가 극성을부리면서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특정 정당과 후보에게 ‘고용’된 ‘사이버 알바’들이 상대 후보의 비방과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자 경찰은 24시간 감시조를 운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태와 유형 ‘사이버 논객’의 일당은 최소한 7만∼10만원.축적된 ‘내공’에 따라 대우는 달라진다. 모 정당 관계자는 27일 “상대 후보의 아픈 곳을 찌르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한다.”면서 “비록 불법이지만 인터넷 특성상 최단 시간에 최대의 선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일부 유력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대선의 특성상 ‘사이버 선거운동’이 지자체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 때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수(高手)’로 손꼽히는 논객은 전국에서 200여명선.이들은 독도논쟁이한창일 때 일본 네티즌과 한바탕 ‘대전(大戰)’을 치른 인물들로 최근 대부분이 2∼3개 정당의 ‘사이버 알바’로 흡수됐다. 일부 정당에서 자체적으로 양성한 논객 100∼200명도 이들과 함께 각종 사이트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유형도 다양하다. 경찰의 사이버 단속이 갈수록 활발해지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붙박이형’대신 PC방을 옮겨다니며 ‘작업’을 하는 ‘메뚜기형’이 많다. 2000년 총선 때부터 활동한 회사원 K씨는 ‘올빼미형’이다.야간에 PC방이나 사무실 등에서 글을 올린다.상대 후보의 이력과 약점을 꿰뚫고 있으며,정치 현안을 주제로 타고난 글솜씨를 발휘한다.그는 “한달 부수입이 200만원정도”라고 귀띔했다.이들은 일사불란한 점조직으로 운영되며,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ID를 사용한다.상대 진영의 논객이 글을 올리면 20∼30명이 일제히 리플(답변)을 달아 인터넷 게시판의 화면을 다음 창으로 넘겨 버리는 ‘밀어내기 전법’을 사용한다. ◆대학가도 알바 열풍 ‘사이버 알바’의 수입이 쏠쏠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글실력을 갖춘 일부 대학생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전문 논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학가의 파급효과를 노려 일부정당과 후보 조직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 I대 정치외교학과 전공수업에서는 수강인원 32명 가운데 20명이 무더기로 결석했다.상당수가 ‘사이버 알바’에 나섰기 때문이다.이들은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서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서울 S대 게시판에는 ‘×× 박멸하자.’‘내사랑 ××’‘××당 알바 파이팅’ 등의 글이 하루에도수백건씩 오르고 있다.대학생 박인용(24)씨는 “대선 후보와 관련된 글은 모두 비방으로 얼룩져 있다.”면서 “사이버 알바에 뛰어드는 친구들은 학업도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비상걸린 경찰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적발된 선거사범 535명 가운데 사이버 선거사범이 394명으로 73.6%나 됐다.중앙선관위도 올들어 7457건의 비방글을 삭제했다. 경찰은 이번 대선에서 불법 사이버 선거운동이 유례없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661명의 사이버 선거사범 전반담을 편성,후보자와 정당·정부기관·언론사 등 1050개 사이트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이창구 유영규 박지연기자 window2@
  • “피랍자가족에 해끼칠땐 北과 전쟁 벌여도 무방”日도쿄도지사 발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이자 소설가 출신 논객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10일 북한이 일본인 납치 생존자들의 북한 내 가족에게 해를 가할 경우에는 전쟁을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TV 아사히’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납치 생존자들의 가족)한 명에게라도 북한이 박해를 가한다거나 살해를 할 경우에는 그런 나라(북한)와 일본은 당당하게 전쟁을 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소가 히토미 등 일본인 납치 생존자 5명은 지난달 17일 일본에 일시 귀국한 이후 지금까지 머물고 있으며,최근에는 자신들의 북한 내 가족이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 요로에 요청하고 있다. marry01@
  • [도쿄 이야기] 4번타자 마쓰이의 ML행

    ‘일본의 4번타자'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28)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는 일본인들 표정이 착잡해 보인다. 올시즌 타율왕 자리는 막판에 내주긴 했어도 홈런·타점왕을 거머쥔 마쓰이는 명실공히 일본 최정상의 타자다. 시골 고교를 거쳐 일본 최고의 명문 프로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거인)에 입단한 그에게 성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은 팬들이 보물을 빼앗긴 듯 아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타들의 잇단 메이저리그 진출로 침체에 빠진 일본 프로 야구계와 야구팬들은 마쓰이의 미국행만은 막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마쓰이는 지난1일 미국행을 선언하는 기자회견 때 지극히 침울한 얼굴이었다.“지금 어떤 말을 해도 배신자라고 할지 모른다.마지막까지 팬들이 걸린다.죄송하다.”며. 아주 일본적인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회견에서 마쓰이는 정말 송구스러워했다.언론들은 “스타의 미국 유출”이라며 일본 야구계의 장래를 잔뜩 걱정했다. 그러나 과연 마쓰이의 미국 진출이 ‘스타 유출’이라는 차원에서 아쉬워만 할 일인가 하는 데는 다소 이의가 있다. 2년전 미국으로 건너간 이치로는 일본에서 7년 연속 타격왕을 지낸 보물이었다.이치로는 지난해 미 프로야구 타격왕 자리에 오르면서 일본인의 야구저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일본인 첫 수위타자,첫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일본인에게 안겨준 자긍심 같은 ‘이치로 효과’는 당장의 일본 프로야구 침체와 바꿀 바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건너간 일본 스타들은 마이너 구단을 싼 값에 사들여 일본의 꿈나무를 키우는 비즈니스도 하고 있다. 왕성한 미 진출로 일본 프로야구가 지금은 침체를 겪더라도 장래에는 일본프로야구의 선수층이 두꺼워질 것은 분명하다. 일본이 걱정하는 고급두뇌의 해외 유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어떤 논객들은 “나라를 떠나야 일본을 구한다.”는 논리를 편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이들 인재가 해외에서 구축하는 일본 사회,이들이 펼치는 비즈니스가 갖는 일본과의 연관성을 따지면 플러스면 플러스지 결코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얘기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오피니언 중계석/ 황태연·강준만교수 정면 대립 - 후보단일화 할것인가 말것인가

    대선까지 두달도 남지 않았지만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진영 사이에는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지지했던 두 논객인 황태연(정치학·왼쪽) 동국대 교수와 강준만(신문방송학) 전북대 교수가 이번에는 단일화 지지와 반대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10월24일자 한겨레 21에 실린 두 사람의 주장을 소개한다. ◆황태연 교수-평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국민과 정치세력은 두 파로 찢어져 냉전·수구세력과 3파전을 벌일 것인가,대국적으로 후보를 단일화해 양자 구도로 일합을 겨뤄볼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1987년 민주화 세력은 적전분열로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반대로 1997년 민주화 세력은 자민련과의 큰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협상을 통해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하였다.지금 평화·개혁세력들에게는 87년의 패배를 반복할 것이냐,아니면 97년 같은 승리를 다시 맛볼 것이냐 하는 단순한 선택이 주어져 있다. 평화·개혁세력의 승리는 세계사적 변화의 시기에 민족화합을통해 동북아에 영구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비전을 구현할 중도개혁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남북평화와 개혁을 통한 민족대도약’의 대국적 관점에서 노선이 일치한다. 민주당 지지층의 민심은 세가지로 요약됐다.첫째는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둘째 이대로 가면 표분산으로 패배하기 때문에 10월말까지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셋째 후보단일화가 안 되면 지지자들이라도 ‘될 놈 밀어주는’ 식으로 표를 몰아주어야 한다.그러나 세번째는 표 분산으로 귀착될 위험이 크다.따라서 중앙 정치세력 차원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결단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충청도를 잃으면 ‘호남당’으로 전락해 아예 권력과는 인연이 없어진다.따라서 충청도를 잃을 위험이 있는 ‘뺄셈 정치’란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정치다.‘뺄셈 정치’는 대선 패배는 물론이고 다음 총선에서 ‘정치세력’으로서의 평화 개혁세력의 소멸을 가져올 것이다.선거국면에서는 ‘덧셈 정치’에 능해야 한다.작은 절차적 정당성과자기 색깔에 사로잡혀 후보직을 고집하면 그것은 97년 당시 후보직을 던진 JP의 내공만도 못한 것이다. ◆강준만 교수-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논리는 ‘승리지상주의’인데 그러한 정치공학적 발상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후단협의 논리는 정태적이며 97년 대선 경험에 함몰돼 있다.‘건국이래 첫 수평적·평화적 정권교체’와 ‘한나라당 집권 저지’는 결코 같은 무게의 명분이 아니다.후단협이 꿈꾸는 정치공학은 DJP연합과는 달리 본말의 전도까지 낳을 수준의 것이다.유권자들이 그 차이를 눈감아 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둘째,‘후보단일화’는 실현불가능하다.‘노무현 죽이기’를 해보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노 후보는 민심의 바람을 타고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기 때문에 절대 죽임을 당할 수 없다. 셋째,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후단협 활동을 비롯한 민주당 내분에 크게 영향받은 것이다.노 후보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애를 써 놓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을 들이대며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넷째,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조선·중앙·동아의 ‘노무현 죽이기’에 크게 영향받은 것이다. 다섯째,‘공황 상태’에서 나온 판단은 믿을 게 못된다.민주당 일각은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해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그래서 후단협과 같은,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모독하는 자해적 정치 조직이 나온 것이다. 여섯째,97년 대선의 최대명분이 정권교체였다면 2002년 대선의 최대명분은 ‘정치의 재탄생’이다.돈도 구해오지 못해 돈을 전혀 쓰지 않는 노 후보의 무능을 욕할 게 아니라 그게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재집권 카드라는 걸 왜 모르는가.민심은 ‘부패정권 청산’을 넘어서 ‘깨끗한 정권의 탄생’을 원한다. 일곱째,‘김근태 역할론’의 가능성이다.민주당의 지리멸렬상에서 후단협보다 문제가 되는 건 김근태 상임고문의 이상한 처신이다.후단협의 자해 행위를 막아야 할 사람은 김 고문이다.한국의 망국적 학벌주의가 교묘한 위장을 통해 집요하게 노 후보에게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김 고문의 전폭적 노 후보 지지는 더욱소중하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연세대 정현기교수 비판 “신춘문예는 상업적 문화권력”

    “문예지와 일간지의 신춘문예로 대표되는 문학제도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불변의 문학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문단에서 거론 자체를 금기로 여긴 ‘문학권력’과,그 권력을 가능하게 하는 ‘문학제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비평서가 출간됐다. 정현기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비평집 ‘한국 현대문학의 제도적 권력과 사회’(문이당)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싹트기 시작한 문학작품의 상품화 과정은 물론 현대에 와서도 이 문학제도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 왔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정 교수는 “서울을 중심으로 해마다 6∼7가지 일간 신문들이 신춘문예라는 신인 발굴제도를 통해 작가를 배출·양성하고,일간지라는 문학제도가 그들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이를 십분 활용하는 일은 나무와 아교처럼 긴밀하게 엉키는 관계로 존속한다.”며 이런 유형의 문학제도 존속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한국의 문학제도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왕성한 조직력을 과시했다.”며,일제강점기하에서 창간된 ‘창조’를 예로 들어 당시 동인지형태의 문예지들이 민족어를 지키기 위해 초절(超絶)적으로 민족어 문학작품을 생산해 냈다는 점을 평가했다.당시 김동인 염상섭 정지용 이태준 등이 이끈 동인 문예지들은 민족의 영혼을 담아 낼 발판으로서의 권력구조를 만들었으나,결과적으로 이들이 창출한 문학권력은 일정한 집단을 결속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권 회복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타민족에 의해 국권이 혼란스럽고 집단의 정신이 흩어져 갈라설 위기에 처했을 때,그리고 한 민족집단이 극도의 정신적 결핍상태로 뒤덮여 있을 때 문학제도가 만들어 졌다.”고 해석했다.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문학사상’등을 명시하고 이같은 문학제도의 탄생을 ‘집단과 민족,그리고 민중에게 길을 여는 빛이고 꽃’이라고 평가했다. 무차별적인 서양이론 차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그는 저서 머릿말에서 “서양 이론으로 무장한 논객들이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독판을 쳐왔다.”고 지적하고 “한국에 옮겨온 서양 지식 바이러스의 숙주,서양 지식의 한국인 프랑켄슈타인의 횡포가 어떻게 스스로는 물론이고 동포를 기죽여 왔는지를 밝힐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연세대 재직중인 5공화국때 해직돼 문학사상 편집주간 등으로 활동했으며,‘한국 근대소설의 인물 유형’‘한국 문학의 해석과 평가’등을 남겼다. 심재억기자
  • 진보논객 홍세화·윤상철씨, 양후보에 ‘고언의 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각계각층에서 ‘선택의 담론’이 무성한 가운데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인 홍세화 ‘아웃사이더’편집위원과 윤상철 한신대 교수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편지글’을 보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을 환기시키고 나섰다.이들은 최근 나온 반년간지 ‘시민과 사회’(당대) 하반기호가 마련한 특별기획에 각각 글을 싣고 ‘부패하고 무능·무책임한 기존 제도정치권’에 통렬한 자성을 촉구했다. 홍씨는 이 후보에게 보내는 글 ‘공화국의 정체성을 상기하기 바랍니다’에서 그를 ‘한국사회의 대표적 주류’라고 전제하고 “한국사회 주류는 일제 부역세력에 그 뿌리를 두었고,김구 선생보다 이승만을,장준하 선생보다는 박정희를 가까이 모셨다.”면서 “법조계뿐 아니라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일제 부역세력은 분단의 좌우 구도를 이용,‘반공’을 외치고 ‘종미(從美)’를 실천함으로써 다시금 지배계층이 될 수 있었다.”며 신랄한 주류 비판론을 개진했다. 이어 “특권의식과 오만을버리고 공부 좀 하라.”고 말한 홍씨는 “특히 이 후보가 공화국 대통령을 꿈꾼다면 지금이라도 공화국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그는 “조선일보를 벗하고 정형근씨를 오른팔로 두고 있는 이 후보에게 공화국에 대해 묻자니 말이 막힌다.”면서 “공화국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로서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에게 법에 의한 권위가 행사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노 후보에게 ‘민주개혁의 정체성을 지키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쓴 윤 교수는 “노 후보는 비주류적 속성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DJ(김대중 대통령)와 닮은 점이 많다.”면서 “특히 충성스러운 지지자 집단은 성(城)을 쟁취하거나 곤경을 견디는 데는 대단히 유리하지만,성을 통치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노사모’로 통칭되는 열렬한 지지자 집단의 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노 후보를 성원한 지지층은 까다롭고 가변적인 집단이어서 독자적인 정치적 쟁점을 만들어 국면을 주도하지 못하거나,구 정치행태를 보이면 언제라도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면서 최근들어 지지부진한 노 후보의 대선 행보 등 일련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윤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 결과로 미루어 노 후보는 현정부의 부패 스캔들을 극복하는데 일단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그 문제는 일단 피하면 지나가는 소나기는 아니다.”라며 정치개혁에 대한 노 후보의 선택과 결단을 촉구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네티즌마당/ 여성네티즌들 ‘장상 딜레마’

    싸안기에는 뭔가 찜찜하고 그렇다고 같이 돌을 던지기에는 안타깝고…. 장상(張裳) 총리서리를 바라보는 여성 네티즌들의 미묘한 마음의 한 단면이다.장상 총리서리는 첫 여성총리로서 여성계의 환영을 받았다.그러나 아들의 국적 문제,학력기재 논란,김활란상 추진,땅 투기 의혹 등의 구설수에 올랐다.여성의 희망으로 등장한 첫 여성총리가 갖가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보는 여성 네티즌들의 심정은 착잡해 보인다. 사이버상의 여성 논객들은 평소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해 왔다.그러나 여성총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나 있는 것 같다.이런 미묘한 입장 때문인지 그 많은 여성관련 사이트에서 활발한 ‘장상 토론'을 찾기란 쉽지 않다.그런데 예외적인 여성 사이트가 있다.여성문화동인 사이트 ‘살류주(www.salluju.or.kr)'다.‘살류주' 쟁점토론방엔 거침없는 비판과 옹호가 뜨겁게 부딪치고있다. “좋은 의도이건,이용하는 것이건 그러한 문제가 이번 총리임명에 개입됐다 하더라도,여성총리가 탄생했다는 점은 정말 변화 중에 변화이다.나는 그 변화를 중요시한다.이것저것 재고 생각하며 따지다간 날 새지 않을까?” (ID히아신스) 여성 총리에 대한 감격이 물씬 묻은 이러한 환영사가 초반에는 많았다.그러나 곧바로 터진 각종 논란으로 여성 네티즌들의 반응이 조금씩 분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여러가지 흠결에 실망했다.”는 비판론과 “그 정도의 흠도 없는 자가 있으면 나와 보라.”는 옹호론이 게시판을 달군다. 국적문제,김활란상 논란 등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한네티즌은 “자꾸 터져 나오는 의혹으로 첫 여성총리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한국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아직 사용한다는 소리를 듣고서 내 마음 속에서 파열음이 들리는 것 같다.이미 말소된 아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 아닌가? 그런 법적·행정적인절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지 않은 점을 본다면 장남이 미국 국적 취득을 하게 된 배경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의 ‘여성'이 역사적인 걸음을 떼어놓는 이 참에 장상씨가 걸림돌이 되는 여성이 될까 염려스럽다.”(ID 화담) “(장상 총리서리의 아들이)말소된 주민등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물론 우리는 좀더 투명하고 철저하게 자기윤리를 고수하는 정치 지도자를 원한다.그러나 장애인 아들이 한국에서 생활할 때 편의적으로 쓰기 시작한 주민등록사용을 멈추지 못했을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이 땅에 이런 식으로 털어서 먼지 안날 사람이 있으면 나서 보라.과연 자신은 얼마나 철저하게 애국적이며 진실하며 흠결 하나 없는 존재인지.첫 여성총리의 역할을 기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해 더 나은 일이 아닐까?”(ID 선덕) 한 네티즌은 장상 총리서리가 여성이기 때문에 시련을 겪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여성의 장래를 위해서 더욱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장상 옹호론'을 꼬집었다.“첫 여성 총리라는 명제 때문에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총리 자리에 앉히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장상 총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도 바뀌겠지만 그가 실패한다면 ‘역시 여자는 안된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모험을하고 있는 것이다. 장상 총리의 자질문제에 대해 더욱 냉정하고 날카롭게 파고 들어가야 할 여성계가 근시안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인 발상으로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안타깝다.”(ID 하늘날기) 한편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www.iwomantimes.com)에서 실시한 ‘자질 논란'관련 네티즌 설문조사에서는 ‘총리직 수행에 문제없다.' 가 22%,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성총리 상처내기 성격이 더 짙다.' 45%, ‘여성이라고 맹목적 지지는 안된다.'는 답변이 32%로 나타났다. 이호준기자sagang@
  • 책꽂이/ 괴델 등

    [인문·교양] ◆괴델(존 캐스티·베르너 드파울리지음,박정일 옮김) ‘아인슈타인이 비틀스라면 괴델은 롤링 스톤스였다.’고 할 만큼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나,음식에 들었을 세균이 두려워 결국은 굶어 죽는 길을 택한 천재 수학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만날 수 있다.몸과마음.1만2000원. ◆나의 스승,공자(이노우에 야스시 지음,양억관 옮김) 공자 사후 그의 추종자와 제자들이 논어를 편집하는 과정을줄거리로 엮어 공자와 그 제자들의 사상과 인간상을 그려낸 소설.휴머니스트로서의 공자 이미지를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구체화한다.현대문학북스.1만원. ◆촘스키와의 대화-프로파간다와 여론(노암 촘스키·데이비드 바사미언 지음,이성복 옮김) 실천적 지성인으로 세계 지식사회의 추앙을 받는 노암 촘스키의 대담집.미국의 대외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진실의 목소리’ 촘스키의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이자 그의 사상이 집약된 저술이다.아침이슬.1만2000원. ◆철학노트(이기상) 요즘 대학에서 이뤄지는 철학강의의실체를 가감없이 체험할 수 있다.물론 내용도 철학의 발단 등 원론에서부터 ‘철학과 과학’‘현대의 언어론적 패러다임’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대중이 필요로 하는 철학을 제도권 철학이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이 이 책의 무게를 가늠케 해준다.까치.9500원. ◆환경철학(박이문) ‘문명의 여객선을 타고 항해하는 인간의 책임’이라는 다소 추상적 부제를 단 이 책은,원로 철학자가 저술한 환경철학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환경담론은 넘치나 체계적인 철학서가 없어 위기의 무게를 더해가는 우리 현실에서는 값진 소득이다.미다스북스.1만원. ◆1968년의 목소리:“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로널드프레이저 지음,안효상 옮김) 1968년에 전세계적으로 폭발한 ‘68혁명’을 통시적·장기적 관점에서 서술한 혁명사.당초 혁명 2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것을 기초로 해 재구성했다.국가별·지역별 혁명의 이념과 과정이 특이하게 구술 형식으로 짜여 있다.박종철출판사.2만3000원. ◆2002 자유주의 정당의 정책(복거일 지음) 보수주의 논객인 저자가 지난 98년펴낸 책에 10가지 주제를 새로 담아증보판을 냈다.‘게이트정국’에 걸맞는 소주제로 ‘정치지도자의 가족문제’와 ‘부패의 양상과 대책’이 눈에 띈다.자유기업원.1만원. 실용 ◆축구의 과학(존 웨슨 지음) 월드컵을 관전하는 즐거움을 2배 이상 증진시켜 줄 책이다.축구공의 유래와 공이 튀어오르는 현상의 물리적 원리,공을 차는 동작의 역학적인 분석,축구장은 왜 현재의 크기인지,선수들의 연령별 성공 가능성 등을 과학적 이론과 확률적 분석으로 점검해 봤다.부록으로 ‘가족 모두가 즐기는 월드컵 길라잡이’가 붙었다.한승.1만원. ◆나는 서울이 맛 있다(앤드류 사먼·지니 사먼 공저) 월드컵을 위해 내한한 서양 친구에게 맛집 가이드로 적당하다.영문판 ‘Seoul Food Finder’가 함께 나왔다.음식평론가인 영국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아시아식,중국식,퓨전,이탈리아식,한식,일식,양식 등 각종 음식점과 맥주및 와인 전문점까지 꼼꼼히 챙겼다.쿡랜드.한글판 1만2800원.영문판 1만 5000원. 경제 ◆투자의 비밀(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전문가라고 우리보다 나을 것이 없다.’헝가리 출생으로 80년간 유럽 최고의 투자자로 알려진 저자는 투자상담사나 애널리스트에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라고 조언한다.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주식시장의 비밀이 244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돼 있다.미래의창.9500원.
  • 책/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

    “이 책을 계기로 ‘엽기적 논쟁’(개고기 논쟁)이 없어지길 기대합니다.” 개고기 논쟁을 좀 아는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말의 주인공이 민속학자 주강현박사라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그는 6년 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브리지트 바르도와 황구의 비명’이란 도발적 글 덕택(?)에 개고기 문화를 옹호하는 단골 논객이 되었다.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계기로 다시 논쟁이 일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고기문화에 대한 입체적 정보를 담은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를 들고서 본격적인 변호에 나섰다. 독설로 유명한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방식은 자못 점잖다.논쟁의 본질을뿌리부터 파헤친 뒤 “개고기 식용은 역사문화적 선택의문제”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개고기 문화를 문제시하는 바닥에는 ‘문화제국주의’라는 서구의 삐딱한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즉 서구는 문명,나머지는 야만이라는 등식이 개고기 논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국제적 행사때만 되면 한국에 던져지는 질책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우리 식생활사의 복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요구한다.이를 위해 다양한 문헌을 인용하면서 개고기 문화의 맥락을 보여주며 그 정당성을 당당하게 주장한다.아울러 소극적 대응의 기본 원인으로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잡은 식민문화관을 꼬집는다. 마지막에 지은이는 대안으로서 문화다원주의의 회복을 제시한다.예를 들어 프랑스의 푸와그라(거위 간)등의 요리과정의 잔혹함을 비판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열린 자세를 보여준다.“나는 거위 간 요리 자체를 공격하는 게 아니다.우리가 개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듯이,그네들은 거위간을먹을 권리가 있다.” 1만 3000원. 신연숙기자yshin@
  • [대한광장] 他집단에 말걸기

    동서고금을 통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문제적인 개인’이다.이들이 특히 그 시대상이나 시대정신을구현함에 있어서,또는 인간성의 한 전형을 형상화함에 있어 보편성을 획득하면 그 인물은 시공을 초월하여 천의 얼굴로 부활한다.우리의 경우에는 ‘춘향’이 그러하다.홍명희의 ‘임꺽정’에 상응하는 황석영의 ‘장길산’이 각각일제하의 감옥속에서,유신독재 암흑기에 씌어진 사실은 우리 소설사를 관류하는 짙은 사회성과 정치성을 웅변한다. 이 시대의 사랑받는 작가인 은희경의 소설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삶이 펼쳐지고 있다.그녀들의 삶에서는 ‘도덕’과 ‘윤리’와 ‘공동체’가 없다.그들의 사랑은 늘 어긋나며,짐작과는 다르며,정형과 상식으로부터 이탈한다.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된 삶은 그래서 끔찍하게 외롭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어법은 실로폰연주처럼 경쾌하고 발랄하다.은희경은 전시대처럼 소설가가 지식인이고 스승이라면 자신은 소설가가 될 수 없었을거라고 말하고 있다. ‘타인에게 말걸기’의 “검고깊은 구멍처럼 벌어진”텅빈 눈의 주인공은 사랑의 허위의식을 부수고 외로움의진실로 귀환하면서 냉정함을 통해 편안함을 깨닫는다.타인과의 소통이 부재하는 삭막하고 황폐한 현실을 조롱하며부유하는 삶의 방식.이에 대한 동의와 대리만족이 은희경인기의 코드이다.부연하자면 이는 사회와의 소통에 상처입고 단자화된 개인들의 풍속도이기도 하다. 길고도 참혹했던 독재시대를 지나 민주화 이행기에 있는우리 사회에 지금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말걸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소설의 주인공은 타인과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유목민처럼 떠돌 수 있지만 집단은 결코 그럴 수 없는 운명을 안고 있다.개인과마찬가지로 집단 역시 생존본능을 지니고 있다.지루한 의약분업 사태에서 목격했고,현재도 그칠 새 없이 분출하고있는 집단이기주의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은 대화와 소통에 의하지 않고는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인 합의와 조정에이를 수가 없음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이 합리성과 도덕성으로부터 일탈하여 부패하고 타락하듯이 생존본능에 얽매인 집단은 그 힘이 개인에 비해 훨씬 더 팽창적이며 권력적임을 기독교 윤리학의 거장 ‘라인홀드 니버’는 경고한다.개인은 천부의 양심으로 인해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의 경우는 자기초월능력이 부족해서 무제한의 이기심을 절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인권과 관련한 몇 가지 국가적 의제가 있다.한국의국가보안법에 대한 국제인권기구의 지속적인 폐기 요구,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합리적 연수제도로 인한 차별적 대우와 인권침해,장애인의 낮은 고용률,성적 소수자 등. 그런데 문제는 분단국가의 냉전의식이 가로놓인 문제에서는 대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데 있다.이 심각하고도 중요한 의제를 두고 진지한 논쟁이 쉬이 형성될 수 없다는 점이다.막대한 국고를 들여 건립하려는 박정희 기념관을 둘러싸고 논쟁이 들끓자 모방송사에서 토론회를 기획했지만기대에 못미친 적이 있었다.찬성하는 측의 논객들이 줄줄이 출연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의사소통에 기여해야 할 지식인의 책무를 망각한무책임한 짓이 아닐 수 없다.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비롯한 여러 국민의 권리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헌법정신을 위반하는 법률에 대한 사회적 심의와 통찰이 필요하다.그것은 다름아닌,부단히 ‘타인에게말걸기’와 같은 시도를 지속하고 그것이 일상화될 때 가능해진다.냉전의식의 덫에 포획된 몇 가지 용어부터 걷어내는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집단이 결여하고 있는 이기심에 대한 자기초월능력은 구질서를 개혁하려는 쪽에서 훨씬 더 많이배양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설 속의 개인은 단절과 괴리의황야 속에서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지만 현실의 개인과 집단에게 그것은 곧 마비와 부패와 파멸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유시춘 작가·국가인권위원
  • [기고] 민영화 구호와 현실

    최근 철도·가스·발전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촉발된 민영화 논쟁은 분석보다는 구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국가기간산업 운영의 기본틀을 설정하는정책이 원론적인 주장이나 기세싸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된다. 철도의 경우 상당수의 논객들은 민영화가 대세이며 세계적인 추세라고 단언하고 있으나,전세계에서 순수 민간기업이 철도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하다. 오히려 국유공영의 공사 체제를 유지하는 곳이 독일·프랑스 등 92개국이나 된다.즉 철도 분야에서 압도적인 다수를차지하는 조직형태는 정부 외청도 아니고 민간기업도 아닌공기업인 것이다. 철도 운영부문을 민간에 맡겨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철도청의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한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부족하다.지난 수년간 철도청은 경영개선의 일환으로 정원의 약20% 수준인 7000명을 감축하는 한편,정동진 해돋이 열차등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켰다. 기획예산처도 이를 높이 평가해 철도청을 경영혁신 실적이우수한 공공기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도청의 영업적자는 1996년 4005억원에서 2000년6478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물론 운영효율을 개선하지않았다면 적자는 더 커졌겠지만, 이와 같은 영업적자의 증가 추이는 운영효율 개선만으로 철도청의 적자를 해소하는데 명백한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철도청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운영효율 개선도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요금이 현실화돼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철도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조직형태와 관련해서는 우선 철도청을 공사화하고,민영화 여부는 세계적인 추세와 국내여건 등을 감안해 추후에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철도 시설과 운영이 상하분리될 경우 유지·보수를 운영회사쪽에 위탁한다고 해도책임소재 및 보상 기준이 모호해질 우려가 있는데,시설공단이 비교적 수월하게 시행착오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보다 공기업과 상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다른 교통수단과의 경쟁에 노출,독점성이 제한돼 있는 철도와 달리 전력부문은 사실상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발전부문의 민영화와 규제철폐 이후 경쟁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인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는 시장점유율 합계가 60%에 이르는 발전자회사5개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수력발전을 통한전력공급이 줄자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발전소 가동을 중단해 전력 가격을 급등시킨 미 캘리포니아주 사태 등 외국사례에 비춰볼 때 이와 같은 과점구도가 바람직한 것인지의문이다. 발전노조의 파업은 노·사·정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전력대란이 일어날 경우 의약분업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을 볼모로 한 이익집단의 이기주의도 비판을 받겠지만,비상대책도 없이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한정부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발전노조는 지난수십년간 전력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민영화 이전의 영국 공공부문 노조를 닮아가서는 안 된다.정부도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공청회를 개최해 전력산업 구조개편 계획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임원혁 KDI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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