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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파일 파문] 새로운 의혹들…이것이 궁금하다

    검찰이 안기부 X파일의 유포에 관련된 재미동포 박모(58)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등 수사 행보가 빨라지고 있지만 실체가 밝혀짐에 따라 새로운 의혹들도 생겨나고 있다. ●박씨, 박지원씨에 건넬 때 조작? 처음 공개된 녹취록 요약본 중 삼성의 기아차 인수지원 발언을 한 당사자가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가 아닌 김대중 후보였고, 녹취록 중 김 후보측에 전달된 돈의 액수는 전혀 없어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떠도는 X파일은 안기부 도청 테이프 원본인 카세트테이프 형태, 녹취록, 요약문건,CD 등 여러 형태로 돼 있어 처음 도청된 내용이 필요에 따라 편집됐을 가능성도 있다. 재미동포 박씨가 지난 99년 삼성측에 금품을 요구하기 위해 도청 내용 중 삼성-이회창 부분만을 선택했고,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시 정권 실세 등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면서 정권이 담긴 부분은 조작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또 직접 도청 테이프를 복사해 보관하던 안기부 특수도청팀 ‘미림’팀장 공운영(58)씨가 처음부터 DJ 관련 내용 등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편집해서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법도청 사법처리는 불가능? 활동이 중지됐다가 지난 1994년 재구성돼 활동을 한 미림팀을 누가 재조직했는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와 오정소 당시 안기부 대공정책실장, 이원종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철씨가 정보수집을 위해 미림팀을 활용했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오씨와 이씨를 통해 보고받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들은 불법도청 조직을 구성·운영한 사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통비법의 불법도청에 대한 공소시효가 7년으로 혐의가 확인돼도 사법처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청테이프 200개 내용은? 또 안기부 X파일의 존재를 DJ정권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 공씨가 빼돌렸다 돌려준 도청테이프 200개의 내용 등도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99년 공씨로부터 도청 테이프를 회수할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던 이건모씨는 테이프 회수 후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에게 테이프 내용이 아닌 사건 개요만 보고했다고 밝혔지만 천 원장은 같은 해 12월 “97년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방문해 상당한 액수의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오히려 당시 회수되지 않은 X파일의 내용을 폭로했다. 천 원장이 어떻게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당시 회수한 테이프가 이씨 설명과는 달리 소각되지 않고 보관돼 있거나 문건 형태로 변형돼 유출됐는지 등도 규명돼야 한다. 이씨는 공씨에게서 회수한 도청테이프의 내용에 대해 “공개되면 상상을 초월한 대혼란이 야기될 정도로 소름끼치는 내용이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X파일 파문] 與개혁파도 “특검”

    ‘X파일 특검’ 논란이 여름 정국의 뇌관으로 불거질 조짐이다. 야3당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데다가 여당 개혁파들도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8일 ‘X파일’ 파문과 관련한 4대 원칙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는 ▲어두운 과거에 대한 확실한 진상규명 ▲불법도청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특별검사제 도입과 정치권의 정쟁 중단 ▲도청테이프 왜곡·변조 진상규명 등이다.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특검에 맡겨 진상을 규명하고, 정치권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에 전념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또 X파일 녹취록에 기아차 인수 지원 발언자가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이회창 전 총재의 발언으로 소개한 언론사들에게는 정정보도를, 이 전 총재를 고발한 참여연대에는 사과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내 개혁당 출신 당원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이광철 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도 관련 대상이므로 특검으로 가는 게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며 특검 도입 주장에 가세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X파일 파문] 前감찰실장 “테이프200개 전량 소각”

    국가정보원 감찰실이 1999년 전 안기부 미림팀장 공운영씨가 빼돌린 도청 테이프를 회수해 전량 소각했으며 도청 내용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이건모 당시 감찰실장이 28일 밝혀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이 전 실장은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전권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의 주장 요지.▶무슨 자료를 불태웠나.-1999년 여름 공씨에게서 도청 테이프 200여개와 녹취록 등 박스 2개 분량을 반납받아 전체 내용을 정리·분석한 후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에게 개요만 보고하고 그 해 12월20∼23일쯤 국정원 소각장에서 전량 소각했다.▶도청 내용은 뭐였나.-세상에 공개된다면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하고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걸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내 전권으로 모두 소각했다.▶상부에 보고했나.-천 원장에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접근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한 뒤 내 책임 하에 처리했다.▶추가 유출 테이프 가능성은.-언론을 통해 공개된 ‘X파일’ 내용 중에는 당시 공씨로부터 반납받은 자료에 없는 것들이 있다. 공씨가 유출자료 전량을 넘기지 않은 게 아닌가 판단된다.▶공씨를 사법처리 않은 이유는.-사법처리할 경우 도청 테이프 존재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것으로 판단, 내가 직무유기로 훗날 처벌받을 것을 감수하고 독자적 판단으로 문제 삼지 않았다. 뒷거래는 없었다.●이건모(60)씨는 1999년 3월∼2001년 4월 국정원 감찰실장을 지냈으며 광주지부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12월 감찰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2003년 4월 구속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 국정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미림팀’ 재가동 의혹 김현철·이원종씨 출금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28일 전날 긴급체포한 재미동포 박모(58)씨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도청자료 유출금지) 위반과 삼성그룹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옛 안기부 전 미림팀장 공운영(58)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의 구속 여부는 29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뒤 결정된다. 법원은 입원치료 중인 공씨에 대해서는 신문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판단,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공씨가 건강을 회복한 뒤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불법도청 진상규명과 관련,1994년 미림팀의 재구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검찰은 또 불법도청에 관여한 옛 안기부 간부들을 금명간 소환, 미림팀 부활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미림팀의 도청 대상과 범위는 어디까지였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법무부는 국정원의 요청으로 불법도청과 X파일 유출에 관여한 임모(58)씨 등 옛 안기부 직원 10여명을 출국금지시켰다. 미림팀의 지휘 책임자로 알려진 오정소 안기부 전 대공정책실장은 ‘행담도 개발 의혹사건’으로 이미 출국이 금지돼 있다. 검찰은 전날 공씨 자택과 회사에서 압수한 라면박스 6개 분량의 자료를 검토하는 한편 재미동포 박씨가 다른 테이프를 보유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날 박씨의 서울 상도동 인척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또 유출된 X파일 중 일부 녹취록을 확보, 내용 분석에 들어갔다. 원본테이프 확보를 위해 국정원에 재차 협조요청을 하는 한편 언론사가 보유한 테이프도 건네받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이회창·홍석현·이학수씨 등을 고발한 참여연대의 이재명 투명사회국장을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고발 취지와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한편 국정원은 자체 조사 결과를 다음달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한 뒤 보강조사를 거쳐 다음달 초 발표할 계획이다. 오충일 과거사진실규명위원장은 이날 불교방송에 나와 “국정원의 조사 발표에 국민의 의혹이 남아 있다면 민간 위원측에서 밝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해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X파일 파문] “미림팀 부활 현철씨 측근 작품”

    법무·검찰 수뇌부가 불법도청의 진상규명을 역설한 것은 제2, 제3의 X파일 사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27일 “나타나지 않은 모든 테이프를 수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도청이 어느 정도 규모에서 실시됐는지, 누가 지시하고 보고를 받았는지, 도청 테이프는 어떻게 처리됐는지 등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지침이 수사팀에 전달됐으며 수사팀은 국가정보원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미림팀’ 부활 지시 고위인사도 수사 대상 공운영(58) 옛 안기부 전 미림팀장에 따르면 미림팀은 92년까지 활동하다 문민정부 출범후 1년여간 활동이 정지된 후 94년 재구성됐다. 미국에 체류 중인 옛 안기부 직원 김기삼(41)씨는 미림팀 재구성이 김영삼 당시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의 안기부 내 인맥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공씨의 자술서 내용을 토대로 조직 복원 지시자와 도청 규모, 도청내용의 보고라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씨는 도청내용이 안기부 대공정책실장-기획판단국장-차장-안기부장-청와대 실세 O씨-YS로 연결되는 채널을 밟아 보고됐다고 주장했으며, 공씨는 “(도청 대상은)대통령을 제외한 최상층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수사가 진행되다 보면 문민정부의 핵심실세 및 최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미리부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결론내릴 필요는 없다.”고 못박았다. 검찰은 2001년 말 수지김 살해사건 수사 당시에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 은폐에 연루된 옛 안기부 고위인사들을 소환 조사해 진실을 규명하기도 했다.●X파일 유출 경위 규명 시동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씨로부터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을 받아 삼성그룹을 상대로 ‘딜’을 한 뒤 MBC에 건넨 재미동포 박모(58)씨의 신병을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해당 테이프 외 또다른 X파일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공씨가 면직당하면서 들고 나온 200여개의 테이프 중 국정원에 회수되지 않은 테이프가 있는지 등도 주요 수사대상이다. 검찰은 테이프나 녹취록의 조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공개된 X파일 중 DJ 관련 부분이 누락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이나 언론사 사주, 정치인 등과 관련된 파일이 숨겨져 있다면 완전히 수거해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도청, 협박, 자해… 그 다음은 뭔가

    대통령을 제외한 고위층이 모두 국가정보기관 요원에 의한 도청대상이고, 도청테이프가 빼돌려져 협박용으로 쓰였으며, 불법행위자가 자해소동을 벌이면서 시위하는 나라. 소설·드라마보다 긴박한 상황이 연일 벌어지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국민총생산이 세계 10위권에 올라섰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후진적 행태를 극복하지 않고는 한국의 미래는 없다. 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불법도청은 과거 정권이 저질렀다. 하지만 연관된 인사들은 아직 정치권, 재계, 언론계에 포진해 있다. 차제에 깨끗이 털지 못하면 언제, 어디서 다시 폭발할지 모른다. 우선 도청 경위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도청테이프가 불법적으로 유출되고 협박에 이용되었음에도 법적 제재없이 넘어간 사실도 규명되어야 한다. 남아있는 도청테이프를 전면조사해 앞으로 문제될 부분은 공개하고,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를 중심으로 특정그룹이 안기부(현 국정원) 도청팀을 사조직처럼 운용했다는 의혹은 심각하다. 사실이라면 김영삼 정권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지고, 당시 국정파행상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도청을 실행한 미림팀장은 테이프와 녹취록을 빼돌려 제3자와 공모, 협박에 이용했다. 국가정보기관 요원의 공직윤리는 완전히 실종됐으며, 안보분야에서는 허점이 없는지 궁금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천용택 전 국정원장은 테이프 200여개를 수거했으나 관련자를 사법 제재하지 않았다. 물밑 거래설이 나오고, 녹취록에서 김 전대통령 부분이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야당은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과 검찰, 국정원이 전부 간여된 사안이므로 특검에 맡기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검찰과 국정원이 이미 사건조사에 착수했다. 여야가 특검법협상을 하는 동안 물타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의혹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고 특검 도입을 검토해도 된다. 검찰과 국정원은 삼성을 봐주려 한다거나, 야권의 잘못만 부각시킨다는 오해가 없도록 공명정대한 조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 공운영씨 집·업체 압수수색

    공운영씨 집·업체 압수수색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27일 X파일 유출에 관여한 재미동포 박모(58)씨의 신병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넘겨받아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또 이날 옛 안기부 전 미림팀장 공운영(58)씨의 경기도 분당 자택과 공씨가 운영하는 통신관련 업체인 I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공씨로부터 삼성그룹 관련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을 건네받게 된 경위와 또 다른 도청테이프 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한 뒤 29일쯤 통신비밀보호법(도청내용 누설금지)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28일 고발인 자격으로 참여연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규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미림팀 등이 제작한 도청 테이프 등을 제출할 것을 국가정보원에 공식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종빈 검찰총장은 “테이프의 전모 파악이 우선이기 때문에 모든 테이프를 수거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이 갖고 있는 것이나 언론사가 갖고 있는 것을 모두 받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법무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권력기구가 무차별적으로 도청하고, 그것을 사적이익을 위해 쓰는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라면서 “불법도청의 전모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 장관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특검은 검찰 수사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X파일 파문] DJ정부로 불똥튈수도…이회창씨 또 궁지몰수도

    ‘X파일´ 파문을 둘러싸고 여야는 대칭점에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서로의 내부로 들어가면 또다시 ‘강온 양론’으로 엇갈린다. 열린우리당엔 김대중(DJ)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엔 이회창 전 총재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특히 녹취록에 DJ 관련 부분이 누락됐으며 그 부분에 ‘DJ의 기아차 인수 지원설’이 포함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DJ의 핵심 측근 박지원씨가 녹취록을 입수했다는 주장 등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열린우리당은 27일 “국정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부족할 경우 특검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전개발 의혹사건 때처럼 ‘선 검찰수사, 후 특검검토’의 원칙을 따르자는 것이다. 반면 DJ 정부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는 ‘절대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는 이미 검찰에 고발됐으니,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명예를 걸고 임해야 한다.”면서 “검찰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먼저이고, 미진하면 국정조사나 특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못을 박았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이리저리 시간을 끌면서 국민 관심이 희석되는 것을 노리는 것 아니냐.”면서 “특검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당은 유연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시간끌기’ 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로 DJ와 친분이 있는 쪽에서는 특검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동교동계 출신인 배기선 사무총장은 “뭐가 나오기만 하면 특검을 주장하는데, 정작 특검을 해서 특별한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안기부 기조실장을 지낸 이강래 의원 역시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는 내용도 없고, 또 당시 그 직에 있었다 해도 그때 들은 내용을 밖에 나와서 말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이어 “몇몇이 어떤 의도를 갖고 하는 얘기에 잘못 말려서 이용당해선 안 되며, 거의 10년 전 과거를 특검해서 도대체 뭘 밝히려는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고 반박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특별검사제 도입 방침을 재확인했다. 진상규명을 검찰에 맡길 경우 이 전 총재에게만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을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특검 관철을 위해 원내부대표단·정책위원장단·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 등으로 구성된 불법도청 근절 특별기구를 설치하고, 민주노동당·민주당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김영삼 정부뿐만 아니라 DJ정부도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도, 검찰도 연루돼 있는 상황에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주체는 특별검사제밖에 없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참여 정부’에도 부담을 안겨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가 이날 “DJ 쪽에서 얘기한 것도 이회창 쪽에서 한 것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X파일 녹취록에) 돼 있는데 이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명백한 덮어씌우기”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야3당’ 공조 방침을 밝혔다. 민노당은 이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마련해 발표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국정원과 검찰 모두 당사자로서 조사할 자격과 도덕성이 없는 만큼 특검밖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총재측은 특검을 실시할 경우 한나라당이 두차례나 대선후보로 내세웠던 이 전 총재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격이라며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한 측근은 “특검은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특검을 하는 게 합당하냐, 않으냐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X파일 파문] “박지원씨 2000년 녹취록 존재 인지”

    최근 공개된 97년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의 존재에 대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난 2000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문화방송(MBC)에 따르면 MBC에 이번 테이프를 전달한 재미교포 박아무개씨는 지난 2000년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던 박지원씨를 만나, 중앙일보 관련 내용이 들어있는 녹취록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을 만난 이유에 대해 박씨는 “박지원 장관 정도면 (미림팀장 공씨 등의) 복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라며 “박지원 장관과 중앙일보 사이에 신경질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에 (중앙일보 내용을) 들고 갔다.”고 말했다.이어 “박 장관이 녹취록을 보고 ‘고맙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를 확인하는 기자의 전화에 박 전 장관은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고 MBC는 보도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X파일 파문] X파일 수사 대상은 누구

    검찰이 안기부 X파일 사건을 공안2부에 배당한 것은 불법 도청한 테이프와 녹취록의 유포 및 보도 경위에 수사 초점을 모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법 수집증거의 부담이 큰 도청 내용에 대한 수사보다는 우선 공소시효 등이 남아 있는 유포 및 보도 경위 등에 수사력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중점 수사 대상이자 옛 안기부의 특수도청팀인 ‘미림팀’의 전 팀장인 공운영(58)씨가 26일 자술서 형태로 유출 및 보도 경위 등을 밝혀 수사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94년부터 미림팀이 해체되는 98년까지 팀장을 맡았던 공씨는 98년 직권면직을 당하자 미림팀이 도청한 테이프 100∼200여개를 몰래 들고 나왔다. 이 가운데 이번에 공개된 테이프 등을 재미교포 박모씨에게 건넸고, 박씨는 99년쯤 삼성측에 6억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에게도 녹취록을 건넸다고 밝혔다. 삼성의 제보로 국정원은 공씨가 갖고 있던 테이프들을 수거했지만 모두 회수되지 않았고 지난해 말∼올해 초 MBC측에 건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 수사는 공씨와 A씨, 박씨, 그리고 전 안기부 직원 김기삼(41·미국 거주)씨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공씨와 A씨·김씨 등에 대해 유포 순간부터 7년의 공소시효가 시작되는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의 도청내용 누설금지 조항 위반에 따른 처벌과 역시 공소시효가 7년인 국정원직원법의 비밀엄수 조항 위반죄 등을 적용할 공산이 크다. 아울러 도청 테이프로 삼성에 돈을 요구한 부분은 공소시효가 7년인 공갈죄 또는 공갈미수죄도 성립될 수 있다. 안기부의 불법 도청 자체도 자연스럽게 규명될 전망이다. 불법 도청은 공소시효 7년이 지나 처벌은 불가능하지만 유포 경위를 조사하다 보면 도청 내역 등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유포 부분에 수사초점을 맞추는 것은 내용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문과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에 따라 불법 도청 내용을 수사증거로 활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수사의 성패는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이 과연 다른 증거를 찾아내 혐의를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삼성 “사회적 물의 죄송” 대국민사과문 발표

    삼성은 불법 도청파일 공개로 촉발된 97년 대선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불법적인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을 근거로 한 언론보도 사태로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25일 발표했다. 삼성은 임직원 명의로 된 사과문을 통해 “(일부 보도를 통해)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소문에 불과한 것도 있고 왜곡되거나 과장된 면도 있으나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죄송스럽기 그지 없다.”고 사과했다.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구습을 단절하고 올바르고 투명한 경영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X파일 진실 검찰수사로 규명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기부 X파일’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정보원이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도청에 관련된 인사들이 아직 현직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국정원이 도청 경위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조사를 하기 힘들다. 검찰이 나서 불법도청 과정을 규명하고,X파일 내용의 진위를 따지는 게 합리적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도청행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3년이다. 도청테이프 및 녹취록에 담긴 행위는 1997년에 발생한 것으로 공소시효가 완료됐다. 도청자료는 법원이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검찰이 그것을 근거로 수사에 착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재벌기업과 유력일간지 최고위층이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검찰 간부를 돈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이 이처럼 생생하게 제시된 적은 없다. 시간이 지났다고 진실규명 노력을 회피하거나, 정치·도의적 책임론에 그칠 사안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위법성을 따져야 할 것이다. 보도되는 녹취록에 따르면 모 자동차회사 인수건을 지원받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대선주자에게 건넨 돈이 단순한 정치자금이라기보다는 뇌물에 가까움을 시사한다. 특가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지금도 기소가 가능하다.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X파일 관련자를 곧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리부터 공소시효, 불법도청 등으로 선을 긋지 말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수사에 나서야 한다. 검찰수사에 앞서 홍석현 주미대사와 삼성의 진실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되면 깊이 사죄해야 한다. 의혹을 덮는 데 급급하다가는 재벌 개혁 필요성만 부각시키게 된다.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행동을 했는데 표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불평을 하기에는 의혹의 내용이 너무 심각하다. 검찰은 불법도청 경위뿐 아니라 녹취테이프가 유출된 과정까지 철저히 조사해 또다른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 [파문 커지는 X파일] ‘표적 공개’ 공동책임론

    ‘불법 도청 진상 규명엔 찬성, 정치 쟁점화엔 반대.’ 지난 23일 MBC의 국가안전기획부 불법도청 녹취록 이른바 ‘X파일’ 보도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대응 기류다. 과거는 물론 현재의 불법도청 여부는 밝히되 녹취록 내용이 정치적으로 확산되는 데는 저어하고 있다. 신중한 행보 속에서 24일엔 ‘표적 공개’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당시 신한국당이 여당이었는데 여당 인사와 관련된 도청만 이뤄졌을 리가 없다.”며 “공개 내용들이 전부 구 여권과 관련돼 ‘표적 공개’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부대변인은 “내용 여부를 떠나 권력기관에 의한 불법 도청은 인권 유린이자 권력 남용이기에 근절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그 동안의 수세적 대응에서 약간 벗어난 것이다. 여야 공동 책임론을 제기함으로써 일방적 부담을 덜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X파일’ 내용을 둘러싼 정치적 확전은 경계하는 표정이다. 이번 사안이 공소시효가 지난 일인데다가 지난 2002년 대선 뒤 ‘차떼기당 사건’으로 의원들이 구속된 악몽이 재연될까 부담스러운 모습이다.97년 신한국당 시절 대선후보인 ‘9룡’에게 자금이 전달됐다는 MBC 후속보도 논란에 휘말리면 차츰 ‘수구·부패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는 현재의 당 위상에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들이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어두웠던 일을 파헤치고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안기부 도청 X파일 파문] MBC ‘X파일 추가보도’ 안팎

    MBC가 마침내 2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X파일’과 관련, 취재한 나름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후폭풍’이 모두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보도할 바에야 왜 이제껏 실정법 위반이니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든지 하는 말을 해왔는지 모르는 수준으로까지 보도 내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쟁점은 이날 보도 내용처럼 충실히 취재해 놓고도 보도 못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뒤늦은 용기’라 해도 경쟁사인 KBS가 녹음테이프 다음 단계인 녹취록을 근거로 했음에도 최대한 보도를 했다는 점은 녹취록의 원본인 녹음테이프까지 확보하고도 보도를 망설인 MBC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기 시청률의 고전에 대해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졌다.TNS코리아에 따르면 21일 첫 보도가 나간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8∼9%대로 같은 시간 KBS의 20%대에 비해 한참 처졌다. 이는 MBC 뉴스데스크의 최근 10일간 시청률 가운데서도 꼴찌에서 두 번째다. 꼴찌가 토요일(7월16일)이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21일 뉴스는 꼴찌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정론도 못 내세우고 흥행에도 성공하지 못한’ 상황을 맞은 것이다. 또 22일자 주요 일간지들이 ‘삼성의 법적 대응’을 의식해서인지,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인지 추가보도보다 KBS와 MBC를 인용, 보도한 점도 뼈아프다. 일단 ‘질러놓은 뒤’ 편안하게 방송보도만 받아 쓴 격이기 때문이다. 온갖 쟁점은 MBC가 뒤집어쓰고, 제대로 보도한 것은 다른 신문·방송인 격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22일 MBC의 보도 수위가 높아진 것은 이런 상황을 일정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MBC의 한 기자는 “보도국 전체 분위기는 ‘완전히 당했다.’는 것”이라고 내부사정을 전했다. 일부에서는 개혁적이라고 여겨지던 ‘최문순 사장-신용진 보도국장’ 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MBC 정도의 언론사라면 이번 사안 같은 경우 얼마간의 손해배상금을 물더라도 판례를 남기겠다는 각오로 처음부터 맞붙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MBC노조 역시 22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를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이라는 기자적 양심이 아닌 법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두려웠다는 자기고백”이라고 규정한 뒤 “보도국장이 어떻게 책임질지 답변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해 MBC는 첫 보도의 경우 가처분에 대한 법원 결정이 21일 밤 8시에 나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22일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관련 사항에 대해 충분히 보도한 것이 그 증거라는 것. 결국 관건은 기존 취재 이상의 보도를 어느 수준까지 내놓느냐가 됐다.22일 보도까지는 어쨌든 용감하다고 평할 수 있지만 앞으로 그 이상의 보도는 결국 기자들의 역량과 회사 차원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언론만 알고 국민만 모른다.”는 참여연대 식의 주장에 대해 MBC는 어느 정도 책임질 의무까지 지게 된 셈이다. 한편,X파일과 관련해 보도 태도를 주목받았던 중앙일보도 22일자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1면 스트레이트 기사에 이어 1∼2개면 분량의 기사를 게재한 다른 신문과 달리 2면 왼쪽에 두개의 기사만 냈다. 박스 기사 제목은 ‘불법도청 내용 방송 말라’였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홍석현대사 스스로 거취결정을

    홍석현 주미대사가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홍 대사는 엊그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함께 MBC가 확보했다는 도청테이프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도청테이프에 등장한 인사가 홍 대사와 관계없다면 그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홍 대사 본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적 대화를 불법도청당했으니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럼에도 홍 대사는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도청테이프 원음방송 여부에 관계없이 녹취록에 담긴 내용이 너무나 비도덕적이기 때문이다. 홍 대사는 해명요구에 “너무 오래된 일이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의 만남은 가끔 있었다고 시인했다. 불법도청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 특수팀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8년여의 시간이 흘렀으므로 상세한 회상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녹취내용은 신변잡담이 아니다. 불법대선자금 제공 등 중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에 대해 사실이다, 아니다를 분명히 답변해야하는데 홍 대사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 홍 대사는 대사직 임명 후 전력시비, 재산논란, 유엔사무총장 희망 발언 파문을 겪었다. 그가 도청테이프에 담긴 내용대로 발언하고 행동한 것이 맞다면 이전 구설수와는 차원을 달리 하며, 주미대사라는 고위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도청피해자일 수 있는 홍 대사가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하고, 테이프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법적 책임, 공소시효를 따지기 전에 당시 잘못이 있었다고 여기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홍대사가 곧 회견을 갖고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그를 지켜볼 것이다. 청와대측은 “홍 대사 임명과정에서 (테이프 관련) 정보가 없었고, 몰랐다.”고 밝혔다. 도청테이프 존재는 테이프를 몰래 빼낸 전직 정보기관 요원이 물밑 거래를 타진하면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청와대와 관계기관이 이를 점검하지 못했다면 부실검증 비판을 비켜갈 수 없다.
  • [안기부 도청 X파일 파문] 삼성 “MBC 모든 책임져야”

    삼성그룹은 22일 MBC의 ‘X파일’ 후속보도에 대해 “위법방송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공식 성명을 발표, 법적 대응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후속보도 내용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인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삼성은 MBC 저녁 9시 뉴스데스크의 보도가 나온 지 두 시간쯤 뒤에 “법원이 방영금지 가처분 결정을 통해 실명 거론이나 녹취록 인용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MBC가 사법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위법방송을 했다.”면서 “위법방송에 대한 책임은 MBC가 져야 할 것”이라고 공식반응을 내놓았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삼성 “법적 대응 검토”

    삼성은 21일 97년 대선자금 관련 문제 등이 담긴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 도청 테이프 관련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번 불법 도청테이프와 관련한 (방송을 포함해)언론 보도의 위법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후 법적 대응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도청 내용 보도의 위법성을 법원에서도 인정한 만큼 가열된 취재 경쟁으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날 밤 이학수 부회장 명의로 법원에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부분 인용되면서 MBC가 실명보도를 하지 않고 녹취록 내용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예상치 못했던 KBS쪽에서 도청테이프의 녹취 내용이 상세히 보도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삼성 관계자는 “KBS 역시 실명을 보도하지는 않았지만 녹취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보도된 것에 대해 법무팀이 위법성 여부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MBC가 일단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여 테이프 내용을 직접 인용하지 않았지만 향후 추가 보도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삼성은 일단 법원의 결정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른바 ‘X파일’ 사태를 어느 정도 피해 갔지만 이번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한국의 대표기업이 대선자금 스캔들로 방송사와 법정공방을 벌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것이다.이미 일부 국내 언론에서 관련보도가 나간 21일 오후 일본 언론에서 관심을 보이는 등 외신들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삼성측은 지난 1999년 이번 사건의 제보자로부터 문제의 테이프를 거액에 팔겠다는 제의가 왔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류길상기자ukelvin@seoul.co.kr
  • MBC ‘X파일’ 실명 빼고 보도

    ‘MBC, 지레 움츠러들었나?’ MBC가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97년 대선 당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 테이프 관련 보도를 드디어 21일 내보냈다. 법원으로부터 조건부 허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상당히 맥빠지는 수위에 그쳤다. 홍석현(중앙일보 회장) 주미대사 등이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실상 기각 판단을 내린 재판부조차 “재판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격하게 보도를 스스로 제한한 것 같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충실히 지킨 것으로 판단되며 요구 사항도 충족된 것으로 본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법원은 뉴스데스크 방송 직전 “테이프 자체의 불법성과 개인의 통신 자유의 비밀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테이프의 원음을 직접 방송하는 행위, 대화 내용의 인용, 실명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하지만 “나머지 사항은 방송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국민의 알 권리’ 등을 위해 방송 자체는 금지할 수 없다는 뜻을 비췄다. 해석에 따라서는 테이프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 대선 후보들에 대한 자금 지원 등 중요 내용은 내보낼 수 있는 상황. MBC는 오히려 가처분신청 내용을 앞세워 크게 보도하기 시작, 통칭 ‘이상호 X파일’로 알려진 테이프의 개괄적인 내용, 테이프 입수 경위와 보도를 미룬 배경, 불법 도청에 대한 국정원 입장, 홍 대사 반응 등 5개 기사를 약 7분 동안 간략하게 내보내는 데 그쳤다. 같은 시간 KBS가 녹취 내용을 더 상세히 보도했고, 타 언론이 보도한 내용보다 외려 못한 수준이어서 ‘왜 이렇게 보도할 수밖에 없었는지’ 강조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엄기영 앵커도 법원이 ‘사실상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말해 MBC의 위축된 모습을 반영했다. 한편, MBC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설] 불법도청, 政·經·言 유착 모두 밝혀야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김영삼(YS) 대통령 시절 불법도청팀을 운용했고, 그 팀이 했다는 녹취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 불법도청이 있었는지 과거사 규명 차원에서 밝혀야 한다. 군사독재정권에서 그렇게 해도 용서받지 못할 일인데, 문민통치를 내세웠던 YS정부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더욱 충격적이다. 이와 함께 도청 내용의 진실여부가 가려져야 한다. 정치권과 특정 대기업·언론사 고위층이 유착해 불법자금을 주고받고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면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책임을 따져야 할 것이다. 일부 언론은 당시 안기부가 ‘미림’이라는 특수도청팀을 가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통신도청은 물론 술집, 밥집에서의 은밀한 대화를 현장도청했다고 한다. 도청팀 운용이 일부 안기부 간부들의 충성심에서 비롯된 일탈행동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용납되고, 정권 내내 이어졌다면 구조적 문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은 어제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뒤 “잘못된 과거를 씻어버린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국민에게 밝힐 것”을 다짐했다. 통신기밀보호법, 국가정보원법 등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지적이 있지만, 정치적·도덕적 책임이라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 MBC가 확보했다는 ‘X파일’ 도청테이프 내용은 법원 결정으로 육성 방송되지 못했다. 그러나 1997년 대선자금 지원을 놓고 모 대기업 고위인사와 모 언론사 고위층이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정계와 재계, 언론계가 불법을 도모하는 양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국정원 등 관계기관의 진상규명 노력과 더불어 거론되는 기업이나 인사들 스스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도청 파문은 과거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 현 정부는 정보기관의 정치사찰이 지금은 사라졌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어느 구석에라도 예전의 잘못된 관행이 남아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와 여야 정당,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유·불리, 경쟁자 흠집내기 차원을 넘어 국가를 바로 세운다는 자세로 이번 사안에 임해야 한다.
  • “취재원 보호되는 사회가 바람직”

    “신뢰할 만한 취재원이 평생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는 이달 초 발간된 ‘비밀스러운 남자-워터게이트 딥 스로트 이야기’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사의 주디스 밀러 기자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 누설사건의 제보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수감 명령을 받은 6일(현지시간) 장문의 서평을 싣고 우드워드의 당시 심경과 취재원 보호에 대한 신념을 조명했다. 우드워드는 “위축된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앞으로 걸어 나와 이야기할 수 있으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는 사회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신념에 따라 우드워드는 지난달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딥 스로트임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선 진짜 딥 스로트가 누구인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리고 펠트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독자들의 궁금증을 완전히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드워드 기자는 누군가 대통령 집무실의 녹취 기록을 삭제했다는 엄청난 특종을 하게 된 것은 펠트의 제보 덕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1976년 다른 사건 재판 중 펠트 전 부국장이 한 배심원으로부터 “당신이 딥 스로트냐.”는 질문을 받고 경악스러울 정도로 당황한 반응을 보여 법무부 직원 스탠리 포팅어가 펠트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펠트가 비밀 정보를 제공하게 된 것은 FBI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과 백악관에 대한 혐오, 에드가 후버 전 국장에 대한 충성심,‘게임’을 즐기는 취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드워드는 또 딥 스로트의 신원을 신문사 내부에서 백악관에 흘리는 ‘첩자’가 있다는 심증을 가졌으며 이로 인해 백악관도 펠트의 정체를 거의 다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드워드는 올해 91세의 펠트를 2년 전 만났을 때 치매 증세로 과거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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