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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협회 압수수색] 뿌리깊은 ‘醫·政 커넥션’ 캐낼까

    “검찰이 수사하고 싶은 부분을 피의자가 조사실 바깥에서 폭로했으니 수사를 안 할 수 없죠.” 25일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 자택과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의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서울중앙지검 박철준 1차장이 한 말이다. 장씨가 뿌린 돈의 용처에 대한 수사가 활로를 찾았다는 뜻으로 의협과 정치권간의 커넥션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특히 의협의 돈이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에게 흘러갔는지, 돈이 건네졌다면 입법 로비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관건이다. 의협이 의약분업이나 의료법 개정 때마다 국회를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임 집행부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협회 산하단체 ‘한국의정회’ 사업추진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장씨에 대한 수사를 지난 2월 재기했다. 검찰은 장씨가 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썼는지, 의협을 위해 썼는지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장씨가 “한나라당 A의원에게 현찰 1000만원을, 다른 한나라당 의원 2명과 열린우리당 의원 1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줬다.”는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지만, 녹취록 공개와는 별개로 수사를 해온 검찰은 일단 공개된 장씨의 발언을 바탕으로 증거조사를 더 하면 관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특검설도 검찰이 수사의지를 다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장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정치권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녹취록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술 접대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에게 의협 법인카드를 빌려 줬다고 밝혀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녹취록 발언만으로 액수를 추계한 현금로비 의혹과 달리 카드로 계산한 접대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과 의협의 밀착관계를 가려줄 ‘증거’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24일 오후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의 권고를 받아들여 “30일쯤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22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단상에서 “국회의원이 술을 마신다고 해서 보좌관에게 법인카드를 빌려줬다.”고 발언했다. 이날 발언은 대의원 김모씨가 “지난 2월13일 청주에 가 있던 장 회장의 법인카드가 같은 시각 종로의 한 고급 요정에서 300만원 가까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온 답변이다. 장 회장은 당시 “국회의원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신다고 해 이중 믿을 만한 의원측 보좌관에게 카드를 맡겼다.”며 “(법인카드 사용에는) 말 못할 사연도 있다.”고 밝혀, 국회의원에 대한 접대 관행을 암시했다. 대의원 김씨는 장 회장의 친필 서명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보이는 1000여만원 상당의 카드 영수증도 이날 공개했다. ●한 달 법인카드비 1500여만원 의사인 김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드 결제액은 292만원으로 이중 140만원 상당이 (여성 접대부의) 봉사료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장 회장은 매달 받는 월급 외에 법인카드로 한 달 1500여만원을 사용한다.”면서 “관례적으로 영수증 처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아 명확하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의협 안팎에선 평소 장 회장이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 등에 인사치레로 ‘거마비’를 뿌렸다는 얘기가 오갔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상품권도 등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장 회장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장 회장이 지난달 31일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 뒤 지역 대의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행한 발언을 반대파 인사가 녹취해 일부 언론에 제보한 것이다. 녹취록에서 장 회장은 일부 국회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의원 3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쓰고 있다. 열린우리당 1명, 한나라당 의원 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한 의원에게는 1000만원을 현찰로 줬다.”면서 복지부 직원에 대한 골프접대, 일부 한나라당 보좌관 매수까지 다양한 주장을 늘어놨다. 파문이 확산되자 장 회장은 24일 “의협의 의견을 의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쓴 경비를 과장해 얘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실명이 거론된 A의원측도 “3개 단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지만 1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개인 횡령인가 정치자금 제공인가 보건복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동익 회장이 골프접대 등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발언해 정부의 도덕성과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원로들도 이번 사태를 의협 차원이 아닌 개인 비리나 주장으로 치부하고 있다. 장 회장의 이번 정치권 로비가 사실로 밝혀지면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것이 되고, 반대로 거짓으로 판명나면 의협측으로부터 공금횡령 의혹을 받게 된다. 유희탁 대의원총회 의장은 “국회의원이 돈을 받았다기보다 개인이 어떤 비리에 연루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장 회장의 ‘신뢰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21% 득표율로 당선된 장 회장은 내부 감사에서 사용처가 불투명한 업무추진비로 잡음을 일으켰고, 이전에는 전공의협의회장으로부터 1억 6000만원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녹취록에서 정치권 로비와 용처를 밝힐 수 없는 업무비를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의료법 개정에 도움못돼 미안” 복지委의원 지난22일 의협지지 발언 논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4명의 의원들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사협회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금품로비 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A의원 “의료법 개정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 제정 취지가 명확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구에서 상당히 큰 병원이 부도낸 것을 보고 의료계가 이처럼 어렵구나 싶었다. 연말정산 간소화 방식과 관련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한나라당 B의원 “의사라는 직업은 가장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을 갖고 헌법에도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하고 있는 이들이다. 본인도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국회의원으로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 C의원 “의료법은 관련단체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 D의원 “(의사들도)이해관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증진을위한 이슈를 개발해 정치세력화하는 노련미가 필요하다. 어려운 때 보건복지위에 있지 못해 송구스럽다.” ●장동익 회장 “C의원은 지역구를 여섯 차례 찾아가 사석에서는 내게 형님이라 부른다.”
  • [사설] 입법 정당성 흔든 의협로비 의혹

    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치권에 전방위 금품로비를 펼쳤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다. 장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녹취록이 공개되자 말을 바꾸었고, 의혹을 받는 정치인들도 금품수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의협 회장이 전혀 있지도 않은 사실을 의협 시·도 대의원대회에서 말했을 리 없다. 장 회장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장 회장 발언은 국회의원들에게 정례적으로 돈을 주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루는 안건들을 놓고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를 적시하고 있다. 법안심사소위 의원 4명만 잡으면 지금 첨예한 현안이 되고 있는 의료법개정안도 폐기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다른 이익단체의 입장을 반영한 법안을 저지하는 과정, 그리고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 위한 현금 로비를 거론했다. 장 회장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국회 입법 과정의 정당성이 총체적으로 의심받게 된다. 의원에게 카드를 빌려줘서 술값을 계산토록 했다는 의혹과 함께 의원 보좌관들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도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보건복지부 직원들에게 골프 향응을 베풀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 명쾌하지 못하다. 정치권과 관가를 엮어 추악한 로비 고리를 만들려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회와 관련 정당은 이번 의혹을 명쾌히 털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입법이 국민보다는 이해집단의 로비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당 의원들은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검찰이 나서야 한다. 국회나 정당에 맡겨서는 진실 규명이 어렵다. 의협뿐 아니라 다른 이익단체의 로비는 없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沆瀣一氣(항해일기)

    당나라 희종 때 최항(崔沆)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그는 한때 과거 시험관이 돼 시험을 주관했다. 그런데 그 과거에서 공교롭게도 최해(崔瀣)라는 사람이 예상을 깨고 급제를 했다. 최항과 최해는 성이 같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의 이름을 합한 항해(沆瀣)라는 말은 밤이슬 기운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에 사람들은 최항과 최해 사이에 무슨 관련이라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했다. 전희백이라는 사람은 이런 글을 지었다. “좌주와 문생이 의기투합하니, 밤이슬 기운이 엉겨 물방울이 되는 것 같구나.(座主門生 沆瀣一氣)” 좌주는 과거 시험관, 문생은 과거 응시생을 뜻한다. 송나라 때의 문인 전이가 쓴 ‘남부신서(南部新書)’에 나오는 이야기다. 항해일기(沆瀣一氣)라는 말은 이처럼 시험관 최항이 최해를 합격시켰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항해는 본래 부정적인 의미의 말이 아니었다. 당대(唐代)부터 항해일기라고 해서 서로 결탁해 나쁜 짓을 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비난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지만 본인은 물러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사적 모임에서의 발언을 공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게 버티기 논리의 요체다. 녹취록을 통해 이미 드러났듯, 강 위원은 특정 정당의 대선전략을 조언해주는 ‘정치 컨설턴트’일지언정 더이상 ‘방송위원’은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 되지도 않는 항변을 늘어놓을수록 인격만 떨어질 뿐이다. 책임 중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도의적’ 책임임을 그는 왜 모르는 것일까. 아직도 이런 ‘짝퉁’ 언론꾼이 버젓이 언론인 행세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항해일기는 함께 음모를 꾸미는 것을 가리키는 고사성어다. 강 위원을 비롯, 항해일기로 세상을 농락한 당사자들은 이제라도 뼈를 깎는 자성의 몸짓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최소한 동시대를 사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다.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지식인 사회의 슬픈 자화상/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방송위원회라는 기구가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한 합의제 국가기구다. 방송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9명 가운데 3명은 대통령이 선임하고,3명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여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나머지 3명은 방송 관련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추천 의뢰를 받아 국회의장이 추천한 자를 대통령이 임명한다. 방송의 공정성 확보야말로 방송위원회를 설치한 핵심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추천을 누가 했건 방송위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해야 한다. 이건 금과옥조의 불문율이다. 그런데 요즘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게 하는 사건이 났다. 한 방송위원이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등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양식 수준을 의심하게 하는 말을 쏟아낸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 방송위원은 “우리 자식들이 이 땅에서 밥 먹고 살려면 좌파를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한 동석자가 “우리는 한 배”라고 하며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자 이 방송위원은 “한 배가 아니라 우리 일”이라고 한술 더 떴다. 이 방송위원은 한나라당이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방송이 중요한데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우리’란 그가 속한 방송위원회가 아니라 특정 정당이다. 이 방송위원의 발언은 그 정도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방송위원회 산하 보도교양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심의 결과에 대해 “우익 시민단체에서 시위를 해야 한다. 좌파들의 끈기 있는 투쟁을 우리가 해야 한다. 목동 방송회관에 와서 ‘이렇게 하려면 문 닫아라.’하고 시위를 해줘야 한다. 그러면 조선·동아가 기사화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 술자리에 동석한 KBS 심의위원은 더 해괴한 말을 했다. 정권교체에 기여하기 위해 관리자급으로 KBS에 노동조합을 만들어 ‘공정방송노동조합’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것이다. 그는 보도내용을 공학적으로 보고 얼마나 교묘하게 균형을 가장해 편향을 하는지 지적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런 일련의 대화 내용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가. 여기에는 이른바 경인TV 사태가 얽혀 있다. 이 방송의 대표가 사적인 술자리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이 CBS 손에 들어갔고,CBS가 연속보도로 경인TV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그 뒤 CBS는 경인TV 관련 녹취록과 녹취테이프를 방송위원회에 제출했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경인TV와는 관련이 없는 대화 내용까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해당 방송위원은 이번 물의로 언론계에서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미디어오늘’의 검색 창에는 이 위원의 이름이 인기 검색어 3위에 올라 있다. 방송위원회의 설치 목적을 비웃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으니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인지 모른다. 그러나 언론계에 이 방송위원을 당당하게 비판할 언론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신문을 펼치면 이 방송위원이 한 말에 못지않은 정파성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방송도 정파적이긴 마찬가지다. 노무현 시대에 노 정부 편을 들고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 새 권력 앞에 무릎을 꿇을 만반의 태세를 갖춘 상태다. 어디 언론계뿐이랴. 지식인 사회 전체가 천박한 정파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남은 일은 한 방송위원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그 위원의 얼굴이 곧 내 얼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한명숙, 대선출정 ‘시동’ 걸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얼굴) 전 국무총리가 최근 선거 캠프를 꾸리고 대선가도를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12일 한 전 총리는 전날 저녁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우리당 여성의원 13명과 두 시간여 동안 만나 대선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회동에서 “이제 대선전에 뛰어들 확신이 생겼다.”며 출마의지를 굳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 전 총리가 ‘예전에는 다른 정치인에 비해 적극성이 많지 않았지만 총리를 지낸 이후 많이 보완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면서 “‘시대가 변한 만큼 여성적 면이 필요해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공식 출마선언 시기는 오는 25일 재·보선 이후를 고려중이라고 한다.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한나라당 일부 후보의 녹취록 사태 등을 보면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나라당에 정권이 넘어가면 역사적 퇴행이 우려된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최근 국회 앞에 사무실을 내고 신상엽(공보담당)·조한기(사무국장) 전 총리 비서관 등 선거 참모진을 구성했다. 조만간 총리 재임시절 비서진과 열린우리당 당직자, 의원 보좌관 등이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분야별 정책보좌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 전반을 다뤄본 총리라는 경험이 한 전 총리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전 분야의 국정과제를 다루면서 조정과 타협, 대국민 설득에서 성과를 낸 측면도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요즘처럼 국정과제가 쌓여있는 정계개편 시기에는 한 전 총리의 ‘소통과 통합’ 이미지가 거부감을 주지않아 이해세력을 연결하고 리드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이 이사는 “장점이 뚜렷하지 않고 대국민 이미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은 정치인에게 오히려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평가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통령 특별지시땐 신고할 일 아니다”

    10일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안희정씨의 대북접촉과 관련해 주고 받은 대화 녹취록을 간추렸다.▶노 대통령 민간인이 제3국에서 북한 사람을 접촉한 것이 문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전 신고해야 하나.-이 장관 장관에게 미리 얘기했냐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고, 이번 경우는 탐색 정도의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전 신고는 문서로 하도록 되어 있다.▶노 대통령 그건 그렇구먼. 내가 보고받은 건 잘못됐구먼. 청와대 참모는 사후 신고 사항이라고 얘기 하던데.-이 장관 사후의 경우는 일주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노 대통령 사후 신고도 가능한 일이고, 이건 성격상 대통령이 특별히 지시한 것이기 때문에 사전 신고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적으로 그렇게 정리를 해주기 바란다. 정치적·법적으로 대통령의 당연한 직무 행위에 속하는 것이다. 사후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는 대체로 그냥 주의·경고하는 수준으로 지금 처리하고 있다고 들었다.-이 장관 지금 아직 결정한 사안은 아니고…. 대개 이제까지 3차례 정도 주의를 준 경우가 있다.▶노 대통령 이번 문제는 해당 자체가 없는 것이죠.-이 장관 그렇게 생각한다.▶노 대통령 투명성은 국민에게 어떤 이해관계가 생기는 중요한 국가적 결정이 있을 때 그 결정과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지,(이번에는)아무 일도 없었다. 공개할 아무 것도 없다. 이런 문제는 유의해서 관리해 주기 바란다. 투명성 문제는 해당 사항이 없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강 방송위원 발언’ 파문 확산

    강동순(62)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특정정당 지지, 특정지역 비하 발언 등을 담은 녹취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방송가와 정치권에서는 강 위원의 발언이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것이라며 즉각사퇴를 주장하는 쪽과 사적 모임에서의 대화를 녹취해 공개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주장이 맞서 있다. A4 용지 68쪽 분량인 녹취록에는 강 위원이 지난해 11월9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KBS 모 부장, 외주제작업체 대표 등과 대화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디어오늘이 입수해 공개한 녹취록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과 대선을 앞둔 방송가 이슈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견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충격적이다. 강 위원은 유 의원에게 “나는 한나라당 의원님들보다도 더 강성이다. 우리 자식들이 이 땅에서 밥 먹고 살려면 이 좌파들 몰아내지 않으면 우리가 못 산다.”라고 말했다. 또 “정말로 이제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된다.”면서 “지금 최문순(MBC 사장)이나 정연주(KBS 사장)나 이거 껍데기야. 아무 힘도 못 쓴다.”는 말도 했다. 강 위원은 또 “김대중이 저거 저 짓하고 다니는 거 봐요. 나라가 어떻게 돼도 지 명예, 나라가 어떻게 돼도 호남. 저는 호남의…호남의 대통령이라는 걸 지가 자인한 거 아닙니까.” 등의 얘기를 했다.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강 위원은 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그렇지만 불법 녹취물이 국회와 여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적생활에서의 문제지, 사적생활은 누구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호남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호남에 대한 애정과 기대일 뿐 절대로 비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이 모임은 엄연한 공정방송에 대한 중립성과 공정성, 이런 부분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방송테러 예비음모모임”이라고 비난했다. KBS 감사 출신인 강 위원은 지난해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송위 상임위원에 선임됐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한·미 FTA 시대] “명태어민 몇명·피해액 얼마냐”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일 열린 ‘한국경제와 한·미 FTA 워크숍’에서 정부부처의 ‘막연한’ 피해와 ‘허술한’ 대책을 보고받고 질책한 것으로 6일 뒤늦게 알려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경과보고 이후 7개 부처의 보고 시간은 모두 한 시간. 보고는 산업자원부가 가장 먼저 예상 피해규모와 대책을 설명한 뒤 농림부·해양수산부 순으로 이어졌다. 6일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공개한 당시 행사의 부분 녹취록과 참석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이 “명태 어업이 큰 영향을 받게 돼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고 두루뭉술하게 보고하자, 노 대통령이 “명태 어업에 배 몇 척, 몇 명이 종사하나.” “그중 한국인 선원은 몇 명인가.” “그러면 그중 피해가 얼마나 되나.”라며 구체적으로 따져 물었다.이에 김 장관이 다시 “명태 어민은 모두 700명이고 이중 한국 선원은 절반 정도”라고 답하자 노 대통령이 “명태시장이 얼마고 선원이 얼마인데 15년 동안 이 선원들이 얼마만큼 줄어들도록 할 것이고 보상은 어떻게 하겠다는 식으로 명료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보고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 참석자가 “전 부처가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하자 대통령은 구체적 자료도 없이 어떻게 FTA 타결로 피해가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며 강한 톤으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워크숍에서 “지원대상을 선정할 때 실제 손해가 있는지,FTA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고심하지 않으면 국민의 세금을 대충 갈라 주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 달라.”고 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같은 노 대통령의 반응으로 일각에서 제기해온 정부의 대책수립에 구멍이 실제로 많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다. 듣기에 따라서는 정부가 타결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홍보전에 치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워크숍 논의내용이 전면 공개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윤 수석은 “노 대통령이 중간에 자리를 떴다거나 책상을 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경인TV 부활 첫걸음 떼나

    경인TV 부활 첫걸음 떼나

    경기·인천지역 신규 지상파TV인 ‘경인TV’에 대한 허가추천 여부를 결정하는 방송위원회 전체회의가 3일 열린다. 지난달 20일 전체회의에서 결정을 못하고 2주간 미룬 뒤여서 이번에는 진짜 허가가 떨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인TV컨소시엄이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해 4월.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방송위는 지난번 전체회의 때 결정을 미루면서 ▲검찰 수사 진행상황 ▲경인TV와 CBS간 쟁점의 사실관계 확인 등을 허가추천 결정에 앞서 고려하겠다고 밝혔었다. 형식상으로는 한가지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새롭게 논란이 된 ‘CBS 녹취록’과 관련, 방송위는 지난달 28일 CBS로부터 녹취록과 녹취파일을 제출받아 청취했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경인TV컨소시엄 최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 신현덕 전 경인TV 사장, 이정식 CBS 사장을 차례로 불러 의견을 들었다. 앞서 경인TV와 CBS 양측은 백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설과 관련해 CBS가 보도한 녹취록의 조작 여부를 놓고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치열하게 맞붙었다. 백 회장과 신 전 대표, 이 사장 등은 방송위에 출석해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송계에서는 방송위가 일단 자체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절차를 거친 만큼 3일 전체회의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허가추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늦추기에는 해당 지역주민들과 언론시민단체의 반발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실제 옛 iTV(경인방송) 노조원 등으로 구성된 ‘경인지역 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창준위) 등은 지난번 보류 결정때 “시청자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하며 농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검찰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위의 부담감도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남부지검은 백 회장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난달말 사실상 마무리하고, 수사결과 발표의 형식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전체회의 때 일부 방송위원이 검찰 수사결과를 기다리자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설사 3일 전체회의 때까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제는 ‘수사결과’가 판단 보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회의에서도 검찰의 수사상황은 단순히 ‘참고’만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었다. 경인TV는 지난해 4월 허가추천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면계약 의혹이 제기되고 신현덕 전 대표가 최대주주인 백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설을 폭로하면서 허가추천 절차가 늦어졌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경인TV ‘조건부 허가’ 진통

    방송위원회가 경인TV의 허가추천 결정을 진통 끝에 연기했다. 이에 따라 경인TV컨소시엄과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경기·인천지역 신규 지상파TV 사업자로 선정된 경인TV 컨소시엄에 대해 조건부 허가추천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소재지와 정관 변경건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승인하기로 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전체회의는 방송위원들 간에 입장차가 워낙 커 정회한 뒤 오후에 속개됐으나 결국 다음달 3일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일부 방송위원들이 백성학·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이후 허가추천 여부를 결정하자고 강력하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아 백씨와 신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 5일 국회에 수사기일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방송위의 연기 결정은 최근 주요주주인 CBS와 경인TV의 주주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CBS는 백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하고, 경인TV는 신문광고를 통해 CBS를 비난하면서 맞고소하는 등 주주간 갈등이 증폭돼 왔다. 방송위는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경인TV에 대한 조건부 허가추천을 결정하게 될 경우, 이해관계가 엇갈린 주주간 갈등을 부추기면서 방송이 정상적으로 출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옛 iTV(경인방송) 노조원 등으로 구성된 ‘경인지역 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창준위)와 언론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감안하면, 다음달 3일 전체회의에서는 조건부 허가추천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 방송위는 지난해 4월 사업대상자 선정 이후 백씨·신씨간 공방 등을 탓하며 허가추천을 보류해 왔으나 반발이 거세지자 내부에 이 문제만을 전담할 소위원회(위원장 강동순 상임위원)를 구성해 논의를 계속해 왔다. 소위원회는 최근 “조건부 허가추천이 최상의 결론이다.”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등은 이날도 허가추천이 연기되자 “경인TV 허가추천 지연은 지역주민과 지역언론 차원에서 엄청난 손해와 불이익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방송위는 조속히 허가추천 쪽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DJ ‘납치사건 진상 규명’ 촉구

    김대중 전 대통령이 9일 박정희 정권 당시 자행된 ‘김대중 납치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조사해온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7∼8개월째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측의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상 규명 촉구와 아울러 이와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이 지난 2월15일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비공개회견 녹취록도 배포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제시문에 대한 공포에 대한 것이다. 제시문을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을 어떻게 타파할 것이냐의 문제다. 여러분이 제시문을 볼 때 어려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고1,2,3을 거치면서 계속 봤던 글이 수능인데 이보다 수준이 높은 어휘가 나오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자까지 들어가면 치명적이다. 두번째는 논술 지문이 수능에 나오는 지문 분량을 넘어가는 순간 두려움을 느낀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9회) 바로가기 그럼 어떻게 하면 제시문과 친해질 수 있을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기출문제 제시문에 익숙해 져야 한다. 둘째, 글을 문장, 문단 단위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이나 통계, 도표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나씩 보자.2007학년도 성균관대 논술문제다.(지문1 참고) 이런 글이 나왔을 때 어려워하는 이유가 뭔가. 이미 이론은 배웠다. 그런데 이런 이론을 말로 풀어놓은 걸 보고 이 이론을 찾아내야 하는데 못 찾는다. 문제부터 막 풀려고 하지 말고 제시문을 편안하게 읽어 봐라. 우선 이 내용이 내가 배운 무슨 과목의 내용과 관련 있는가를 따져 봐라. 그냥 편안히 읽는 훈련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분 스스로 이 내용이 어떤 교과와 관련 됐는지 역으로 추적하는 연습을 하면 (효과가)기가 막힌다. 내가 장담한다. 다음에는 더 무식한 방법이다.(지문2 참고) 자, 이 글의 요지가 뭔가. 얘기해 보라고 하면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해야 한다. 전체가 세 문단, 첫번째 문단은 4개의 문장으로 돼 있다. 이 각각의 문장을 여러분의 말로 축약해 봐라. 이때는 어구가 아니라 주어와 술어가 있는 완성된 문장으로 축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4개의 문장을 다 축약했으면 다시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 이게 바로 문단의 요약이 된다. 두번째 단락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문단의 요약문을 연결하면서 앞뒤 문장이나 문단이 뭘 얘기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식의 공부는 이미 여러분이 하고 있다. 바로 영어 과목에서다. 영어는 직역을 한 뒤 의역하고 자연스럽게 의미 축약을 한다. 그런데 국어는 이렇게 공부하지 않는다. 한글이니까 그냥 읽어나간다. 그렇게 하지 말고 국어는 물론 사회나 과학 시간에도 이런 식으로 줄이는 훈련을 자꾸 해야 한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도표가 나오면 상당히 싫어한다. 하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이 도표다. 도표 자체가 글이다.(지문3 참고) GDP 알지? GDP가 죽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옆에 다른 표를 하나 더 붙였다. 우리나라 절대 빈곤율을 계산해 보면 수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하다. 나라가 발전하는데 절대 빈곤층은 왜 그대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또 따져보자. 과거의 절대 빈곤층과 지금의 절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같을까, 다를까? 왜 다른가. 상대적 빈곤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대 빈곤감만 느꼈지만 이젠 상대적 빈곤감까지 느낀다. 이런 문제를 찾아낼 줄 알면 된다. 이런 내용을 차례로 인과 과정을 따지면서 이야기하면 아주 체계적이고 부드러운 글이 나온다. 다음을 보자.(그림1 참고) 뭐가 보이나. 천사와 악마. 이게 왜 중요한가. 흰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와 검은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 다르다. 두 개를 동시에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것을 가지고 가르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을 넘나들며 설명해야 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바로 관점의 전환이 자유로워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수업 시간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터 얘기가 나오면 여러분은 한결같이 ‘기업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악을 써 댄다. 하지만 너희 집 앞이라면? 당장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업 이기주의고 뭐고 간에 안 된다고 한다. 좋은 글을 쓰고 좋은 생각을 하려면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관점을 전환시켜서 봐야 한다. 자신이 관점을 전환시키면서 그 관점에서 통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 일반적인 법칙을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해야 풍요로운 글이 나올 수 있다. 사진을 보자.(그림2 참고) 1908년 캘리포니아의 소녀 노동자다. 느낌이 어떤가. 불쌍하다. 또? 자본주의. 이 사진을 보면 여러분은 ‘초기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하면서 얘기를 한다.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논술을 잘 하려면 감정도 풍요로워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남을 보고, 어떤 현장을 보고, 감동받고, 고민하고, 눈물을 흘리고, 이런 것이 있어야 글도 잘 써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것 없이 차가우면 글도 차갑고 보는 재미도 없다.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느껴야 한다. 여러분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나 사진, 글들을 보면서 자기가 마음으로 느끼는 훈련도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훨씬 더 많이 발전한다. 다시 돌아가 여러분이 어떤 글이든지 제대로 분석하면 그 글에 대한 반박이나 옹호의 글을 편하게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의 기본은 글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지겹고 짜증나지만 반복할수록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핵심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렇게 질문한다.‘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 걸 언제 하느냐. 연습할 시간이 없다.’ 딱 한 가지만 말하겠다. 학교에서 언어 영역 공부할 때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1∼5번까지 답안만 보지 말고 (지문을) 요약해 봐라. 이를 완성된 문장으로 쓰고, 이와 같은 게 있으면 그게 답이다. 답이 틀렸다면 국어 선생님께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봐라. 실력이 빨리 오른다. 이렇게 하면 수능 성적도 바로 오르고, 논술 성적도 오른다.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통일시켜야 한다. 여러분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돼 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공부 방법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사회 교과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읽을 때 밑줄 친 것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앞뒤 맥락을 살피면서 소설책 보듯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마지막회로 그동안 강의에 참여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언하는 ‘통합논술의 오해와 진실’ 좌담회가 이어집니다. ●지문1 사익(私益)과 공익(公益)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어떻게 규정하고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아담 스미스(A.Smith):공익은 정당한 사익의 합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합리적 자기 이익의 원리 <각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 노동보다 본국 노동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그 노동을 이끈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사실 상인들 사이에 이러한 허풍은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상인들은 말 몇 마디만 해도 그런 허풍을 떨지 않는다. 각 개인은 자기의 자본을 국내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 그리고 어느 산업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현지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도 훨씬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200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1학기 ●지문2 노직이 주장하는 소유권 이론에 의하면, 최초의 사유재산권은 자원에 대한 노동력 투입에 의해서 창출된 가치를 소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권리는 문자 그대로 절대적인 권리이고, 자기 자신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양도될 수 없는 권리이다. 이러한 절대적 사유재산권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그와 동일한 타인의 절대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전이될 수 있다. 자유교환의 결과로 어느 특정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았다면, 설령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복지 증가에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교환을 간섭하거나 규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노직에 따르면, 개인의 독립성은 자기이익의 증가를 위하여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동기적 합리성과 인지적 합리성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이성과 존엄성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고 추정되는 무생물이나, 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고 믿어지는 저급동물과는 자유계약을 맺지도 않고, 그들에게도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장경제에서 상대방과 자유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이행을 요구하고,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 입장은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이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매춘, 도박, 자살, 안락사, 자발적 노예계약 등과 같은 소위 말하는 “피해자 없는 범죄”의 부도덕성을 부인하고, 정부개입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노직의 이러한 극단적인 자유시장경제 옹호론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도 없지 않다. 그러나 조직 폭력배들에 의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노직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킨다. 왜냐하면 노직이 도덕적으로 허용한 것은 자발적 매춘, 노예계약에서의 바로 그 자발성이지, 어떠한 형태의 비자발적 계약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 검사, 피의자에 반말 못한다

    검사, 피의자에 반말 못한다

    앞으로 검찰조사에서 검사가 피의자에게 반말을 하거나 자백을 강요하면 징계 등 불이익을 받는다. 또 검찰 수사과정에 국민의견이 반영될 전망이다. 대검찰청은 28일 서울동부지검 제이유 수사팀의 허위진술 강요 의혹 사건 특별감찰 결과와 함께 ‘검찰 수사 뉴패러다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검사나 수사관은 피의자ㆍ참고인 조사 때 나이와 사회적 지위에 맞는 존댓말을 사용해야 한다. 진술거부권도 미리 설명하고 진술을 거부하면 즉시 신문을 중단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고 다시 진술 의사를 물어야 한다. 과도한 반복질문·자백강요·심야조사 금지 원칙도 강화됐다. 검찰은 또 다음달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발생하는 대형사건을 전담할 ‘부패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에 설치하고, 모든 특수사건 주임 검사를 부장검사가 맡는 ‘부장검사 중심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 6월까지 각계 인사로 구성된 ‘검찰수사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검찰은 심의위원들이 검찰총장 또는 검사장에게 수사관련 의견을 권고 형태로 표명하는 것과 위원회를 심의기구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대검 감찰부는 제이유 수사팀 백모 검사의 허위진술 강요 의혹사건과 관련,“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 허위진술을 꾸며낼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며 위증을 교사하고 허위자백을 유도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검사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8) 주제별 강의 및 첨삭 Ⅳ

    다음 세 제시문을 읽고 각 제시문에 나타난 특징적인 ‘자아’의 모습을 서술하고,(나)의 관점에서 (다)의 관점을,(다)의 관점에서 (나)의 관점을 비판하는 논의를 전개하라.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공통문항3:40%,1200∼1400자> <가> 원시인에게는 낯익은 것과 낯선 것,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삶과 죽음, 혼령과 신체 등을 엄격히 분리하는 도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영혼이나 몸이나 모두 분명한 경계선을 가진 어떤 특정한 영역으로 보이지 않았다. 원시인은 자기 자신과 자기 주변에서 낯선 다른 힘의 세계를 경험했다. 괴상하게 생긴 바위나 사람의 발길이 닿아본 적이 없는 대초원의 삭막함 등 예외적이고 놀라운 것은 모두 그와 같은 힘의 현존을 뜻할 수 있었다. 영혼 자체도 그런 힘으로 경험되었다. 호흡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신비스러운 힘의 존재를 보게 한다. 상처받은 몸에서 나오는 검붉은 피, 머리카락, 아무런 표정이 없는 가면의 신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뻣뻣한 시체 등을 모두 낯선 힘의 현존으로 여겼다.(…중략…)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8회) 바로가기 원시사회 속에서 인간은 자기 홀로 있는 것만으로는 아직 ‘완성된 존재’가 아니었다. 인간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 구조와 뗄 수 없고, 비로소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이 된다. 만일 사회의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죽을 때, 애곡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죽음으로 사회 구조가 혼란을 받게 된 것을 슬퍼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나’라는 말은 어떤 관계(가령 가족 관계)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단지 ‘나―아버지’,‘나―삼촌’ 등의 형식으로만 나타난다. 개인은 친족 관계와 집단 관계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한 인격은 여기저기 확산되고, 보다 넓은 관계의 장에서 그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과 떨어질 수 없다. 이 관계가 없이, 곧 개인으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의 행동거지는 사회적·신화적 공간 안에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몸과 영혼을 그렇게 엄격하게 구별해 놓을 수 없다. (반 퍼슨,‘몸·영혼·정신’) <나> 나는 오직 진리 탐구에 전념하려고 하므로,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전적으로 거짓된 것으로 던져 버리고, 이렇게 한 후에도 전혀 의심할 수 없는 것이 내 신념 속에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우리 감각은 종종 우리를 기만하므로, 감각이 우리 마음속에 그리는 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아주 단순한 기하학적 문제에 있어서조차 추리를 잘못하여 오류 추리를 범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전에 증명으로 인정했던 모든 근거를 거짓된 것으로 던져 버렸다. 끝으로, 우리가 깨어 있을 때에 갖고 있는 모든 생각은 잠들어 있을 때에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고, 이때 참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신 속에 들어온 것 중에서 내 꿈의 환영보다 더 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이 진리는 아주 확고하고 확실한 것이고, 회의론자들이 제기하는 가당치 않은 억측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것임을 주목하고서, 이것을 내가 찾고 있던 철학의 제1원리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다음에, 내가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고찰했으며, 이때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나는 신체를 갖고 있지 않으며, 세계도 없으며, 내가 있는 장소도 없다고 상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고, 오히려 반대로 내가 다른 것의 진리성을 의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주 명백하고 확실하게 귀결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그때까지 상상했던 나머지 다른 것들이 설령 참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단지 생각하는 것만 중단한다면,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믿게 할 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음을 알았다. 이로부터 나는 하나의 실체이고, 그 본질 혹은 본성은 오직 생각하는 것이며, 존재하기 위해 하등의 장소도 필요 없고, 어떠한 물질적 사물에도 의존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나, 즉 나를 나이게끔 해 주는 정신은 물체와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며, 심지어 물체보다 더 쉽게 인식되고, 설령 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신은 스스로 중단 없이 존재하는 것이다. (르네 데카르트,‘방법서설’) <다> 접속의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몰고 온다. 바다의 신이자 변화무쌍한 모습을 가졌던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처럼 새로운 ‘프로테우스’ 세대의 젊은이들은 전자 상거래와 사이버스페이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으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은 문화경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시뮬레이션 세계에 척척 적응한다. 그들에게 익숙한 세계는 이념적 세계가 아니라 연극적 세계이다. 그들의 의식은 노동 정신보다는 유희 정신에 기울어 있다. 그들에게 접속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재산도 중요하지만 연결된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21세기의 인간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접속점이라는 의식으로 살아갈 것이고, 다윈이 말한 적자생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주체라고 스스로를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개인적 자유의 의미는 소유권이라든지 남들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능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대신 상호 관계의 그물에 포함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의미가 점점 부각될 것이다. 그들은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첫 번째 세대이다. 인쇄기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인간의 의식을 바꾸어놓았던 것처럼 컴퓨터는 앞으로 두 세기 동안 인간의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은 이른바 ‘닷컴’ 세대에 속하는 젊은이들의 정신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벌써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 앞에서 자라면서 많은 시간을 채팅과 전자오락에 쏟아 붓는, 아직은 소수이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젊은이들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다중 인격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의 의식은, 특정한 시간에 자신이 몸담았던 가상 세계나 네트워크와 어울리기 위해 이용했던 짧은 토막의 파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 닷컴 세대가 현실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한낱 이야기들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한다. 주위 세계에 적응하고 주변 사람을 이해하려면 일관된 참조의 틀이 있어야 하는데 이 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끈끈한 인간관계의 경험과 참을성 있는 주의력이 이들에게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접하는 현실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정신없이 바뀌는데, 이런 현실을 제대로 수용하려면 사람의 의식도 협소한 굴레에서 벗어나 좀더 발랄하고 유연하고 심지어는 찰나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소유의 종말’) 논제는 세 가지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하나의 제시문을 기반으로 다른 제시문을 비판하는 능력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나),(다)의 관점에서 서로를 비판하는 부분에서는 객관적 입장에서 치우치지 않게 논의를 전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럼 제시문을 분석해 보자.(가)를 보면 원시 사회에서 인간들은 자신들과 외부 세계를 분리된 것으로 파악하지 않았다.(나)는 데카르트가 유명한 명제,‘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데카르트는 ‘나’라는 실체는 오직 생각한다는 것 자체이며,‘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질적 사물이나 장소도 필요 없다고 본다. 단지 생각만 할 수 있다면 ‘정신은 스스로 중단 없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태도는 ‘나’와 외부를 구분하는 태도이며,‘자아’의 절대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다)는 ‘접속의 시대’에 새로운 자아 정체성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다. 러프킨은 가상 공간의 세계에 적응하는 이들을 새로운 인간 유형이라고 표현한다. 논제는 자아에 대한 것이므로, 우선 서론에서는 자아 혹은 정체성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과 의미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역사적으로 자아에 대한 연구가 끊이지 않았음을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도 좋고, 현대 소설의 주된 주제로서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논의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본론에서는 세 제시문에서 서술하는 자아의 특징을 요약 서술하면서 그것들을 어떤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지 언급하는 것이 좋다. 여러분들의 답안을 보니 제시문 파악이 안 된 경우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문항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내용 면에서 (다)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 왜 그럴까.(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대부분 러프킨의 자아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다시 말해 데카르트의 자아는 이해가 잘 안 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고 쉽게 비판하기도 어렵다. 반면 러프킨의 자아는 이해가 잘 되기 때문에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옹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답안을 작성하게 되는 이유는 1차적으로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배경 지식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서 여러분이 배워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시문 독해를 위한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폭 넓은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사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정독하는 독서가 가장 좋지만 고3이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수능 언어 영역을 풀 때 나오는 비문학 지문을 정독해 봐라. 단순히 문제 푸는데 그치지 말고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마다 이 지문이 논술 문제의 제시문이 될 수도 있다는 태도로 읽도록 해라. 그럼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광원 서울 정의여고 국어교사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수리논리적 사고 및 표현’ 강의가 이어집니다.
  • [열린세상] 추락하는 검찰,신뢰 회복하려면/ 최병대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

    최근 서울동부지검 제이유 수사팀의 B검사가 위증을 강요한 사실이 녹취록에 의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떻게 검사가 피의자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지난해 서울구치소로 면회갈 일이 생겼다. 난생 처음 교도소를 접해야 하기에 아침부터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구치소에서 동료 교수를 면회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우선 그 선한 친구가 수의를 입고, 구멍난 유리창을 통해 대화해야 하는 구치소 면회실 풍경에 놀랐다. 더욱 경악한 것은 그 친구가 뇌물 받은 증거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여타 비리를 파헤치겠다는 검찰의 협박에 의한 피의자의 허위 진술만으로 철창 신세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약 2년전 모 개발업자가 피고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기 위해 식사 접대를 하고 헤어지면서 3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택시를 태워 보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고, 피고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었다. 동료 교수는 어느날 갑자기 검찰에 연행되어 구체적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 2년전 일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고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식사비는 동료 교수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동석한 공무원이 택시를 타고가면서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주었다는 주장과 달리 지하철을 타고 간 사실이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확인되면서 결국 상급법원에서 누명을 벗었다. 각종 언론매체에 부도덕한 교육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6개월 동안이나 철창 신세가 되어야 했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밖에도 1203일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전 국책은행 P이사의 경우 위증자가 뇌물을 주었다는 장소(커피숍)가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는 등 여러 증언이 허위였으며, 중앙부처 B국장은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의한 알리바이 입증으로 허위 증언임이 확인되어 무죄판결을 받았다.99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 법조 윤리의 기본이라고 하는데 어찌 이런 일이 다반사인지. 만약 신용카드 사용과 PDA의 기록물이 존재할 수 없던 1960∼70년대였다면, 지금도 그들은 사회와 격리된 공간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낼까? 지난해 검찰은 19개 중앙부처 중에서 고객만족도 평가 17위, 정책홍보 평가 19위였으며, 청렴도 평가는 12개 부처 중 11위였다.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검찰도 항상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객체가 될 수 있어야만 한다. 초록은 동색이라 검찰이 잘못한 일을 그들에게 수사를 맡길 수는 없다.‘누구든지 자신이 관여하는 사건에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로마 법언(法諺)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위법·부당한 검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하여 제3의 독립기관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검사 입문시 별도의 연수·교육 과정을 신설, 피의자 신분이 되어 위증으로 고통당하는 피고들의 울분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또는 검찰권 행사로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의 체험담을 예비검사에게 직접 들려 주도록 사법연수원 과정에 특별강좌를 개설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처리된,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전직 검찰 간부가 몸소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내가 막상 당해 보니 나도 현직에 있을 때 죄 많이 지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라고 한 얘기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검사 임용시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서 더욱 신뢰받는 검찰, 한 걸음 더 국민에게 다가가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최병대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
  • “李측서 재판질문지 줘” “사실확인용 질문”

    “李측서 재판질문지 줘” “사실확인용 질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46)씨가 한나라당의 만류에도 불구,2차 기자회견을 열고 나름대로 마련한 ‘증거’들을 들이대며 이 전 시장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도 즉각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 상황은 ‘진실게임’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법정 예상 질문지’논란 김씨는 이 전 시장측 변호인들로부터 받은 ‘법정 예상 질문지’를 공개했다.10쪽 분량의 이 문건에는 이 전 시장의 변호인들이 법정에서 김씨에게 물어볼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김씨가 답변 내용을 적어두기도 했다. 김씨는 “이 질문지를 보면서 이광철 비서관,K·J비서관 등과 함께 답변을 논의했다.”면서 “상대방 변호사가 질문을 보내 줬다는 것 자체가 위증교사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인 주호영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변호인이 당시 구속된 이광철 비서관의 공동 변호인일 경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김유찬씨를 신문할 수 있고 질문서를 건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품 수수내역서 논란 김씨는 직접 작성한 ‘이명박 전 시장측으로부터 위증대가로 교부받은 금품 수수내역서’도 제시했다.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작성한 것으로 김씨는 “10년 전 일이기 때문에 날짜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98년 12월31일까지 김씨가 이 전 시장 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20회에 걸쳐 총 1억 2050만원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은 “자료에는 이 비서관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은 시점이 96년 11월이라고 적시돼 있는데 당시 이 비서관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있는 상태였다.”면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료가 거짓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에게 3억 요구 관련 김씨는 이 전 시장측의 지시에 따른 구체적 위증 행태로 법정에서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에게 폭로 대가로 3억원을 요구한 것처럼 거짓 진술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당시 김씨는 공항에서 바로 검찰로 직행해 검찰에서 스스로 3억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면서 “이 전 시장측 인사를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고 반박했다. ●상암 DMC관련 부분 김씨는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내가 상암 DMC입찰에 뛰어들자 떨어뜨리기 위해 입찰 방식을 변경하고 구체적 개인 프로필을 요구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상암 DMC입찰은 원래 공개입찰 방식이었다.”면서 “김씨 회사는 규정에 따른 입찰 보증금조차 내지 못한 부실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녹취록 부분 김씨는 최근 이 전 시장측이 자신에게 돈을 건넨 의원 시절 보좌진 K,J씨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를 입증할 자료로 지난 20일 밤 전화통화 해 만든 녹취테이프를 공개했다. 테이프에는 K씨가 “제3자에 대해서는 신중해 달라. 나도 압박을 많이 받아요.”라고 말한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테이프 내용이 대부분 김씨가 상대방의 유도진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고, 내용도 별다른 게 없는 무가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6) 논리적 판단 및 창의적 발상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6) 논리적 판단 및 창의적 발상

    공자님 말씀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무슨 뜻일까.‘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과 같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지, 호, 락이 핵심이다. 여러분은 통합논술에 대해 잔뜩 신경쓴다. 왜 그런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면 전혀 좋아할 수 없다. 지금은 통합논술을 공부하러 왔으니 알고 느껴라. 그러다 보면 좋아지고 재미 있어지고, 즐기게 된다. 자, 오른쪽 상단의 예시문을 읽어보자.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6회) 바로가기 논술에 대해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논리적 판단과 관련해 얘기해 보겠다. 엄마와 아이의 대화를 보자. 대화가 논리적인가. 아니다. 왜 그런가. 그냥 다니기 싫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없나. 우리 대화 속에서 꼭 논리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할까. 논리적 판단력을 길러야 하니까 논리적인 대화를 생활화하자고 한다. 그럼 어떻게 될까. 삶이 굉장히 힘들어질 거다. 두번째 대화를 보자. 여자가 왜 물었을까. 의미가 뭔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럼 남자가 어떻게 답변하기를 바라는가. 나한테 밥을 사줘서? 코가 복스러워서? 아니다. 누구를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 비논리적이지만 논리를 넘어선 이상의 것이 있을 수 있다. 논리적이라는 것을 너무 생활화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세번째 대화를 보자. 머리를 모아봐라. 그게 바로 통합논술의 힘이다. 빈 칸에 뭐가 들어갈까. 틀리면 어떡하지 고민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 봐라.(학생-젖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잖아. 머리의 힘을 사용하지 않았잖아.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잖아….)자, 여러가지 얘기가 계속 나올 거다. 이게 여러분의 현재 모습이다. 이 이야기를 잘 읽지 않았다는 거다. 논술 시험장에 가면 낯선 제시문이 나올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자꾸 읽어봐라. 여기서 핵심 문장은 ‘다 쓰지 않았다.’이다. 이는 아직 다 사용하지 않은 힘이 있다는 거다.(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그렇다. 내가 다시 읽어주고 밑줄 그어주는 순간 여러분의 생각이 달라졌다. 네번째 예제를 보자. 정답은 흰색이다. 북극에서 출발하면 돌아갈 수 있으니까 북극곰이고 그래서 하얀 색이라는 것이다. 왜 돌아오게 됐는지에 대한 근거가 중요하다. 평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구면에서는 돌아오게 된다. 왜 그러는가.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학생이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평면적으로 사고하는지 공간적으로 사고하는지 보는 거다. 하나 더 묻겠다. 같은 크기의 성냥개비 여섯 개로 정삼각형 네 개를 만들어 봐라. 어떻게 하면 되나. 평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공간에서는 가능하다. 정사면체를 만들면 된다. 평면적 사고와 공간적 사고와 관련해 머리가 열렸을 것이다. 그럼 그림을 보자. (그림1) 이것은 아르헨티나의 한 동물원 광고 그림이다. 이 광고에 숨어있는 수학적 기능을 찾아보자.‘둘’이라고 하면 두 개가 있는 동물 이름을 말하고,‘하나’라고 하면 하나 있는 동물 이름을 말해보자. 자, 둘.(악어)하나.(새) B그림. 둘.(원숭이)하나.(…) 산양? 양? 아예 대답이 없네. 이러면 다 죽는다. 생각이 살아나려면 틀려도 얘기해라. 같이 하는 훈련이다.C를 보자. 둘.(새)하나.(열대어, 방패…)D를 보자. 둘.(돼지)하나.(하마, 부엉이) 좋다. 정답은 없다. 그림E. 둘.(해마) 그림F. 둘.(코끼리)하나.(뱀). 여섯 개의 그림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칭이다. 대칭이 무슨 뜻인가.(좌우가 같다. 접어서 똑같다. 마주보고 있다.)대칭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수학 시간에 대칭을 배우는데 대칭은 잊어버리고 X축 대칭,Y축 대칭 같은 것만 배운다. 그림에서 봤듯이 대칭축이 있죠? 이를 중심으로 접으면 만난다. 미술에서는 데칼코마니라고 하는데 수학에서 대칭의 특징은 기준선, 점, 이런 것들이다. 이번엔 시야를 바꿔보자. 이 수업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게 목적이다. (그림2) 이 그림은 어떤 수학적 기능을 담고 있을까. 일단 대상을 세어볼 수 있다. 근데 이 문양이 규칙적이다. 발상을 바꿔보라. 잘 보면 한글이 숨겨져 있다.‘숲’과 ‘집’이라는 글자다. 위에서부터 읽어보면 ‘숲, 집, 숲숲, 집집, 숲숲숲, 집집집, 숲숲숲숲숲, 집집집집집’이 된다. 글자 수를 적어보면 ‘1,2,3,5,8,13’이 된다. 앞의 두 수를 더한 것이 바로 뒤 수가 된다. 화가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나. 미술에서도 수학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했다는 거다. 이는 피보나치 수열인데 작가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타원 얘기를 해보자. 어떤 학생은 인문계라며 이과 친구들이 유리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고정관념이 사고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제시문에 타원 그리는 방법을 써놓았다. 어떻게 하면 타원을 그릴 수 있을까. 집에 가서 그려봐라. 관찰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거다. 이게 알려고 하는 것, 지(知)다. 그래야 재미있어지고 좋아하게 된다. 문제 하나 내겠다. 타원을 그리는 방법을 이용해서 하트 그리는 방법을 생각해 봐라. 자 보자. 논리적 판단과 창의적 발상은 답안 쓰고 첨삭하는 과정이 아니다. 창의적 발상은 실수와 시도 속에서 나오는 거다. 여러분의 생각 주머니를 자극하는게 나의 목적이다. 난 왜 이렇게 못할까 할 필요 없다. 정답은 없다. 주눅들 필요도 없다. 수학 문제를 푸는 거라면 정답이 있지만 이건 그게 아니다. 생각의 자극을 받아서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 창의성 기르는 거다. 처음에 말했던 것을 잊지 마라. 지, 호, 락. 뭘 배우든 알려고 하면 좋아하게 되고, 그러면 즐기게 된다. 김흥규 서울 광신고 수학교사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3’ 강의가 이어집니다. 예1엄마와 아이의 대화 엄마:왜 학원을 안 다닌다는 거야? 아이:그냥 다니기 싫어요. 엄마:그래도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아이:나는 학원에 안 다녀요. 엄마:너 공부 안 할 거야? 아이:어쨌든 학원 안 다닐 거예요. 예2연인 사이의 대화 여자:왜 나를 사랑해? 남자:음, 그냥……좋으니까. 예3아버지와 꼬마 한 꼬마가 무거운 돌을 옮기려고 했다. 돌은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곁에서 한참 지켜보고 있다가 말했다. “있는 힘을 다 썼니?” “네! 젖 먹던 힘까지 다 발휘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너는 힘을 다 쓰지 않았어.( )하지 않았잖아.” 예4곰의 색깔 곰이 집을 떠나 남쪽으로 1㎞를 걸어갔다.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1㎞를 걸어갔다. 다시 북쪽으로 1㎞를 걸어갔다. 그랬더니 엉? 곰은 처음 떠났던 제 집에 도착했다. 그 곰은 무슨 색일까?
  • “제이유·녹취 분리 처리를”

    제이유 사업피해자 전국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 제이유그룹의 다단계영업 피해자 모임들은 9일 서울 상도동 비대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이유의 전 상품개발이사 김모씨의 녹취록 공개는 주수도 회장의 사기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면서 “녹취 사건과 제이유 사기사건은 명백히 분리돼야 하며 이 사건으로 사기의 본질이 전도돼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반은 이날 허위진술 강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백모 검사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감찰반은 또 김씨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이는 한편 백 검사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유죄협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제이유 수사팀의 이모·황모 검사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김효섭 이재훈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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