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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8의 선택’ 요동치는 美대선] 트럼프 낙마 위기

    [‘11·8의 선택’ 요동치는 美대선] 트럼프 낙마 위기

    유부녀 유혹 이어 딸 거론한 음담패설까지 러닝메이트도 유세 취소 당내인사들 “사퇴하라” 빗발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 비하·성희롱이 도를 넘어 음담패설이 담긴 비디오·오디오 파일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공화당 인사들이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지지 철회를 밝히는 등 들끓고 있다. 특히 9일 저녁(현지시간, 한국시간 10일 오전)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을 앞두고 악재가 터지자 트럼프는 재빨리 사과하면서도 사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인기 라디오 쇼 ‘하워드 스턴 쇼’에 수차례 출연, 자신의 딸 이방카에 대해 성적 농담을 주고받고 여성에 대한 저급한 평가를 늘어놓은 오디오 파일을 8일 공개했다. 트럼프는 2004년 9월 쇼 호스트 스턴에게 “이방카는 아름답다”고 했고, 스턴은 “내가 그녀(이방카)를 성적으로 매력 있는 여성(piece of ass)이라고 불러도 되겠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물론이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딸도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일 트럼프가 2005년 10월 버스를 타고 방송 촬영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TV 연예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 사회자 빌리 부시와 나눈 외설적 비디오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부시와의 대화에서 한 유부녀를 유혹했으나 실패했다며, 저급한 성적 용어와 외모를 공격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녀한테 시도했다. XX하려고 (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 가지 못했다”며 “어느 날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허용한다”며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녹음파일에 대해 트럼프는 “개인적 농담이었고 오래전에 있었던 사적 대화다. 누군가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한다”며 즉각 사과했다. 트럼프는 또 트위터 등을 통해 “내가 잘못했다. 후회하는 말과 행동을 했고, 오늘 공개된 10여년 전 영상이 그중 하나”라며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말이 현재의 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말과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은 실제로 여성을 성폭행했다. 며칠 이내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이라며 9일 2차 TV토론에서 이를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도 “남편이 한 말들은 용납할 수 없고 나한테도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공화당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은 일제히 트럼프를 비난하며 공동 유세를 취소하거나 그에 대한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 미 언론은 “이는 트럼프의 음담패설 발언이 대선과 함께 열리는 상·하원 선거에 악영향을 미쳐 공화당의 패배로 끝나게 되는 결과를 막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사퇴 압박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그대로 선거전에 남아 있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00%”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절대로 그만두지 않겠다. 사퇴할 가능성은 제로(0)”라며 “나는 인생에서 물러서 본 적이 없다.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의 ‘핫한 그녀들’ …잠자리 실패한 女부터 친딸 패륜 농담까지

    트럼프의 ‘핫한 그녀들’ …잠자리 실패한 女부터 친딸 패륜 농담까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폭로되면서 한 달 남은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막말을 일삼거나 흑심을 품었던 여성들은 누가 있는지 정리해봤다. 이른바 트럼프의 ‘피해자’이자 ‘여인들’이다.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 켈리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앵커, 전직 변호사이다. 폭스 뉴스 채널 소속이다. 타임지 선정, 2014년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이었다. 지난해 8월 공화당 경선 TV토론에서 켈리는 트럼프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페미니스트를 상징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트럼프와의 설전 이후 몸값이 폭등한 켈리는 내년 7월 폭스뉴스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켈리가 현재 폭스뉴스에서 받는 연봉은 1000만 달러(119억 원)이지만 내년 재협상에서는 이 금액의 두 배인 2000만 달러를 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트럼프와 화해하고, 그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도널드의 딸 이방카 180cm 장신에 모델 출신인 이방카는 1981년생이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가 “제 딸만 아니었어도 사귀고 있을 거예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등장만으로 사람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는 도널드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비밀병기’라고 불리며 트럼프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 아버지 트럼프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중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조리있는 말솜씨에, 육감적인 외모, 이지적인 이미지까지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적잖다.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을 나온 이방카는 현재 트럼프 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부친의 선거를 앞에서 끌고 있는 이방카 역시 도널드의 저질스러운 농담에 등장해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2004년 라디오쇼 진행자 하워드 스턴과의 인터뷰에서 이방카를 ‘피스 오브 애스’(piece of ass. 여성을 성관계 대상으로 매력적이라고 부르는 말)라고 표현하는 데 동의했다. CNN방송이 공개한 2004년 9월 녹음 파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시 인터뷰에서 스턴이 “당신 딸을 ‘피스 오브 애스’라고 불러도 되는가?”라고 묻자 “좋다”고 답했다. 그는 “내 딸은 아름답다”고 우쭐거렸다. 트럼프는 2006년 10월에도 스턴과 이방카를 놓고 성적 대화를 주고 받았다. 스턴은 트럼프에게 “이반카가 이전보다 훨씬 육감적으로 보인다”며 가슴 확대 수술을 받았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한 트럼프는 아버지로서 상대방이 자신의 딸을 성적 농담거리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전혀 분개하거나 정색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셋째 부인 멜라니아 미국의 보석·시계 디자이너, 전직 모델이다. 2005년, 미국의 부동산 개발업자 도널드 트럼프와 결혼, 그의 세번째 부인이 됐다.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2001년에 미국의 영주권을 취득하고 2006년에 미국으로 귀화했다. 1970년생으로 180cm의 키에 50kg초반대의 체중일만큼 자기관리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과정에서 멜라니아의 모델 시절 누드 사진이 보도돼 미국에서 연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누드 사진은 최근 뉴욕 포스트 온라인판과 신문 인쇄판 1면에 실렸으며, 지난 3월에도 일부 언론에 공개됐었다. 뉴욕포스트에 실린 누드사진은 멜라니아가 ‘멜라니아 케이(K)’라는 이름의 패션모델로 활동하던 1995년 프랑스 사진작가 알레 드 바스빌이 뉴욕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은 그 다음해 1월 프랑스 남성잡지 ‘맥스’에 실렸다. 멜라니아의 사진은 정치적 경쟁자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트럼프의 공화당 경선 경쟁주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측도 경선 당시 멜라니아의 반누드 사진을 선거광고에 사용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지난 일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남편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논란이 확산되자 그녀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나의 남편이 사용한 그 말들은 나에게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자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그러나 (음담패설을 한 트럼프가)지금 내가 알고 있는 그 남자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두둔했다. 다른 장점도 많다는 또다른 의미인 셈이다. 멜라니아는 “그(트럼프)는 지도자의 가슴과 마음을 갖춘 사람으로 국민들이 그의 사과를 받아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유혹에 실패한 그녀 낸시 오델 1966년생으로 미국의 사회자, 저널리스트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투나잇’ 앵커를 맡고 있는 낸시 오델은 과거 트럼프가 자신과 성적인 관계를 맺으려다 실패했고 음담패설 대상으로 삼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을 통해 전했다. 낸시 오델은 “우리 사회는 여성의 상품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을 그렇게 대하는 발언을 듣고 실망스러웠다. 난 엄마로서, 여자로서 우리 사회가 보다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늘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말하며 이런 현실이 매우 슬프다고 표현했다. 앞서 공개돼 논란이 일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에는 유부녀를 유혹하려다 실패한 트럼프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트럼프가 낸시 오델로부터 퇴짜를 맞은 후 그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스 USA대회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낸시 오델에게 접근했을 당시 낸시 오델은 이미 결혼한 상태였다. 한편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를 끌어내리고 다른 후보를 올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교체는 어려울 전망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트럼프 여성비하 녹취 또 공개…딸 이반카까지 언급 ‘패륜’

    트럼프 여성비하 녹취 또 공개…딸 이반카까지 언급 ‘패륜’

     음담패설 대화 내용이 공개돼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여성비하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됐다. 특히 이번엔 자신의 최대 우군이자 친딸인 이반카(사진)까지도 소재로 삼아 성적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나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CNN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막말’로 유명한 DJ 하워드 스턴과 했던 과거 인터뷰에서 일삼은 여성비하 발언을 새로 폭로했다.  2006년 10월 인터뷰에서 스턴이 트럼프에게 “이반카가 그 어느때보다도 육감적으로 보인다”며 가슴 확대 수술을 받았냐고 묻자 트럼프는 “가슴수술을 하지않았다”고 답하며 “(이반카는) 항상 육감적이었다. 키도 크고 언제나 아름다웠다”고 답했다.  여기까지는 농담이라고 웃어 넘길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 앞서 부터다. 2004년 9월 인터뷰에서도 스턴이 이반카에 대해 성관계 대상의 여성을 뜻하는 “매력 덩어리(a piece of ass)로 불러도 되겠냐”고 묻자 트럼프는 “된다(yeah)”고 말했다. 딸까지 대상으로 삼은 녹취록이 이번에 추가로 공개되면서 트럼프를 둘러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트럼프는 “30세가 완벽한 나이다. 35세는 ‘체크아웃 타임’”이라며 여성의 나이를 거론하는가 하면 “난 24살짜리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데에 문제가 없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트럼프는 9년 전 빌리 부시(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와 함께 나눈 외설적 내용의 대화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파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유부녀와 성관계를 갖기 위해 유혹했다는 발언을 하고 여배우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트럼프의 막말과 여성 비하 발언데 연예계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로버트 드니로(73)는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며 맹비난하는 영상이 화제에 올랐다.  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드니로는 ‘당신의 내일을 위해 투표하세요’(VoteYourFuture) 운동이 만든 동영상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개(dog), 돼지(pig), 사기꾼(con), 협잡꾼(bullshit artist)”이라는 격한 용어를 사용해 비난했다. 드니로는 트럼프를 향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바보”라고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러닝메이트가 대통령 후보 공개 비판, 펜스 “트럼프 방어 못해”

    러닝메이트가 대통령 후보 공개 비판, 펜스 “트럼프 방어 못해”

    러닝메이트가 대통령 후보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가 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9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 주목받고 있다. 부통령 후보가 자신을 낙점한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대세’가 힐러리 클린턴으로 흐른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된다.  AP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펜스는 이날 성명에서 “남편과 아버지로서 11년 전 영상에 나오는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에 상처를 받았다”면서 “나는 그의 발언을 용납하거나 방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이 그만큼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펜스는 다만 “트럼프가 후회와 함께 미국인들에게 사과한 데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그가 내일 밤(2차 TV토론때)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보여줄 기회를 갖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펜스는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의 위스콘신 공동유세를 취소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전했다.  이번 공동유세에는 애초 트럼프도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폭로된 직후 행사 주최자인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초청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를 비판하면서도 펜스의 참석은 환영했으나 펜스 역시 전격적으로 참석계획을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펜스가 이날 오후 예정된 로드 아일랜드 주(州)의 한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몇 개월 후인 2005년 10월 드라마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액세스 할리우드의 남성 진행자 빌리 부시에게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을 털어놨고, 당시 대화 내용이 7일 WP를 통해 폭로되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낸시 오델 향한 트럼프 음담패설 “유부녀와 XX하려고 세게 접근”

    낸시 오델 향한 트럼프 음담패설 “유부녀와 XX하려고 세게 접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9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이 파일에 등장하는 유부녀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투나잇’ 앵커를 맡고 있는 낸시 오델(50)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한국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유부녀였던 낸시 오델에게 접근한 후 퇴짜를 맞자 미스 USA대회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몇 개월 후인 2005년 10월 드라마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액세스 할리우드의 남성 진행자 빌리 부시에게 저속한 표현으로 오델을 유혹하려 한 경험을 털어놨고 당시 대화 내용이 7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폭로됐다. 녹음파일에서 트럼프는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솔직히 인정한다”, “시도했다.XX하려고 (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 “내가 그녀에게 세게 접근했고, 그녀가 가구를 원해 가구쇼핑도 데리고 갔다”, “그녀에게 엄청나게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XX를 움켜쥐고, 뭐든 할 수 있다”…트럼프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

    “XX를 움켜쥐고, 뭐든 할 수 있다”…트럼프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7일(현지시간) 폭로됐다. 해당 파일에는 트럼프가 여성의 신체 부위를 저속한 표현으로 언급하거나,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여성 비하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과거 버스 안에서 나눈 지극히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은 트럼프가 2005년 1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몇 개월 후인 그해 10월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59세인 트럼프는 드라마 ‘우리 삶의 나날들’의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버스 안에는 트럼프와 부시 이외에도 몇 명이 더 있었다. 현재 NBC 방송의 투데이쇼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부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녹음파일 속 트럼프는 과거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상스러운 표현까지 동원해 부시에게 설명한다. 트럼프는 해당 유부녀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은 채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솔직히 인정한다”, “시도했다. XX하려고 (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말한다. 또 “내가 그녀에게 세게 접근했다. 그녀가 가구를 원해 가구쇼핑도 데리고 갔다”면서 “그녀에게 엄청나게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녀는 결혼한 여자였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부시는 녹화장에 도착할 무렵 마중 나와 있던 여배우 아리안 저커를 목격한 후 음담패설을 계속 이어간다. 트럼프는 “와”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뒤 “혹시 키스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입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써야겠다”면서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그냥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마치 자석과 같다. 그냥 키스한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자랑한다. 이어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고 주장하자 부시는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맞장구를 치고, 이에 트럼프는 다시 한 번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며 받아친다. 이번 음담패설 녹음파일은 안 그래도 여성차별 등 막말을 일삼아 온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 트럼프도 대선판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듯 “개인적 농담이었다”며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트럼프는 “이것은 탈의실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농담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사적이 대화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도 했고, 나는 거기에 미치지도 못한다”면서 “다만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후회하는 말과 행동을 했었고, 오늘 공개된 10여 년 전 영상이 그중 하나”라며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말이 현재의 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바보 같은 말을 했다”면서도 “말과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빌 클린턴은 실제로 여성을 성폭행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고통받았고 수치심을 느꼈으며 희생자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며칠 안에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이라며 9일 토론회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제기할 것임을 예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폭행 무고 여대생 ‘반전’ 녹음파일 때문에 실형

    성폭행을 당했다고 상대 남성을 무고한 여대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대생 A(21)씨는 지난해 7월 12일 오전 4시쯤 모텔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같이 있던 B씨에게 호감이 생겼다. A씨는 먼저 B씨에게 다가가 키스하고 스스로 옷을 벗어 성관계했다. 그러나 B씨가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하지 않고 샤워하러 가버리자 A씨는 홧김에 “성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장을 냈다. 이에 B씨는 성관계 후의 대화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해 혐의를 벗었다. B씨는 샤워하고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A씨가 강간당한 것처럼 말하자 만일을 대비해 휴대전화로 대화를 녹음했다. 녹음파일에는 적극적으로 접근한 A씨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7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1·2심 재판부는 대화 녹음파일을 근거로 A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받았다. A씨는 1심 판결 후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성관계했고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장 기재 내용이 수사과정에서 허위사실로 밝혀졌지만 피무고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명예가 손상됐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고 피무고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지 않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55년간 내 머릿속엔 바흐, 바흐, 바흐…그 신비함, 어떤 영혼이든 달랠 수 있죠”

    “55년간 내 머릿속엔 바흐, 바흐, 바흐…그 신비함, 어떤 영혼이든 달랠 수 있죠”

    “나이 열셋에 처음 배우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한 번도 바흐를 놓은 적이 없어요. 손가락 부상 이후 연습을 못 해도 머릿속에는 늘 바흐, 바흐, 바흐였죠. 그 음악이 제 안에서 멈춘 적이 없습니다.” ●‘소나타 3곡·파르티타 3곡’ 2시간 20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가 자신의 평생을 사로잡아 온 음악을 대중 앞에 내놓는다. 15년 만에 발표한 앨범 ‘바흐: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워너클래식)이다.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으로 이뤄진 바흐 무반주 전곡은 전체 연주 시간만 2시간 20분이다. 반주 없이 오롯이 악기 하나와 사투를 벌어야 하는 난곡이다. 때문에 연주자들에겐 히말라야 등정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앨범이 발매된 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은퇴했다고 생각했을 때만 해도 이런 기적은 상상도 못 했다. 바흐도 이 녹음을 들었다면 완전히 승낙했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쏟아 냈다. “왜 바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내달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시대·어느 우주에서도 통하는 음악” “음악인이라면 한 명도 부인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바흐가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하모니와 비전은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시공간을 초월하는 바흐 음악의 신비함은 어느 시대, 어느 우주에 갖다 놔도 통합니다. 영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해 어떤 영혼이라도 다 달랠 수 있고 꿇어앉게 할 수 있어요. 이 세상 누구와도 나눈 적 없는 메시지, 믿음, 열정을 불러낼 수 있고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이 다 바흐 안에 들어 있는 셈이죠.” 그는 미국 유학을 떠난 1961년 이반 갈라미안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에게 이 곡을 처음 배웠다. 자세와 테크닉을 익히느라 열세 살 소녀의 온몸은 긴장으로 뭉치고 아팠다. 정경화는 “처음에 그렇게 신중하게 선생님을 하나님으로 모시고 공부했다”며 “제가 지금 여기에 이르러 곡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것은 그때 스승님이 바탕을 튼튼하게 놔 주셨기 때문”이라고 ‘첫 인연’을 회상했다. ●손가락 부상 딛고 앨범 작업에 4년 매진 이번 앨범은 2012년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의 성조지스브리스톨교회에서 두 차례에 나눠 녹음한 뒤 올해 초 스튜디오에서 마무리했다. 앨범 작업에 4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평생의 도전 과제’였던 이번 레퍼토리를 오는 11월 19일 에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도 완주할 예정이다. 손가락에 생긴 염증으로 최근 영국 공연이 연기됐던 터라 이번 공연에 쏠린 관심은 남다르다. “제 나이가 칠순을 바라보는데 저는 ‘내일은 이 몸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 할 수 있다, 하자’ 하는 사람이죠. 바흐 무반주 전곡은 손가락을 굉장히 많이 써야 하는 만큼 녹음하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계속 먹었어요. 끝나고 보니 힘줄과 근육이 다 늘어나 있더군요. 숨이 꼴깍 넘어가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바흐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흥분되고 기적적인 일입니까. 제가 바이올린 한 지가 63년입니다. 슬럼프는 말도 못하고 괴로운 경험은 누구만큼 했죠. 하지만 전 연주자로 타고난 사람이고 바이올린에 미친 사람이라 무대에만 서면 누구보다 행복해요. 끄떡없습니다(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5년간 내 머릿속엔 바흐, 바흐, 바흐…그 신비함, 어떤 영혼이든 달랠 수 있죠”

    “55년간 내 머릿속엔 바흐, 바흐, 바흐…그 신비함, 어떤 영혼이든 달랠 수 있죠”

    “나이 열셋에 처음 배우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한 번도 바흐를 놓은 적이 없어요. 손가락 부상 이후 연습을 못 해도 머릿속에는 늘 바흐, 바흐, 바흐였죠. 그 음악이 제 안에서 멈춘 적이 없습니다.” ●‘소나타 3곡·파르티타 3곡’ 2시간 20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가 자신의 평생을 사로잡아 온 음악을 대중 앞에 내놓는다. 15년 만에 발표한 앨범 ‘바흐: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워너클래식)이다.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으로 이뤄진 바흐 무반주 전곡은 전체 연주 시간만 2시간 20분이다. 반주 없이 오롯이 악기 하나와 사투를 벌어야 하는 난곡이다. 때문에 연주자들에겐 히말라야 등정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앨범이 발매된 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은퇴했다고 생각했을 때만 해도 이런 기적은 상상도 못 했다. 바흐도 이 녹음을 들었다면 완전히 승낙했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쏟아 냈다. “왜 바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내달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시대·어느 우주에서도 통하는 음악” “음악인이라면 한 명도 부인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바흐가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하모니와 비전은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시공간을 초월하는 바흐 음악의 신비함은 어느 시대, 어느 우주에 갖다 놔도 통합니다. 영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해 어떤 영혼이라도 다 달랠 수 있고 꿇어앉게 할 수 있어요. 이 세상 누구와도 나눈 적 없는 메시지, 믿음, 열정을 불러낼 수 있고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이 다 바흐 안에 들어 있는 셈이죠.” 그는 미국 유학을 떠난 1961년 이반 갈라미안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에게 이 곡을 처음 배웠다. 자세와 테크닉을 익히느라 열세 살 소녀의 온몸은 긴장으로 뭉치고 아팠다. 정경화는 “처음에 그렇게 신중하게 선생님을 하나님으로 모시고 공부했다”며 “제가 지금 여기에 이르러 곡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것은 그때 스승님이 바탕을 튼튼하게 놔 주셨기 때문”이라고 ‘첫 인연’을 회상했다. ●손가락 부상 딛고 앨범 작업에 4년 매진 이번 앨범은 2012년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의 성조지스브리스톨교회에서 두 차례에 나눠 녹음한 뒤 올해 초 스튜디오에서 마무리했다. 앨범 작업에 4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평생의 도전 과제’였던 이번 레퍼토리를 오는 11월 19일 에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도 완주할 예정이다. 손가락에 생긴 염증으로 최근 영국 공연이 연기됐던 터라 이번 공연에 쏠린 관심은 남다르다. “제 나이가 칠순을 바라보는데 저는 ‘내일은 이 몸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 할 수 있다, 하자’ 하는 사람이죠. 바흐 무반주 전곡은 손가락을 굉장히 많이 써야 하는 만큼 녹음하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계속 먹었어요. 끝나고 보니 힘줄과 근육이 다 늘어나 있더군요. 숨이 꼴깍 넘어가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바흐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흥분되고 기적적인 일입니까. 제가 바이올린 한 지가 63년입니다. 슬럼프는 말도 못하고 괴로운 경험은 누구만큼 했죠. 하지만 전 연주자로 타고난 사람이고 바이올린에 미친 사람이라 무대에만 서면 누구보다 행복해요. 끄떡없습니다(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평생 내 안에서 멈춘 적 없는 바흐, 어떤 영혼도 달랠 수 있어”

    “평생 내 안에서 멈춘 적 없는 바흐, 어떤 영혼도 달랠 수 있어”

     “나이 열셋에 처음 배우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한 번도 바흐를 놓은 적이 없어요. 손가락 부상 이후 연습을 못 해도 머릿속에는 늘 바흐, 바흐, 바흐였죠. 그 음악이 제 안에서 멈춘 적이 없습니다.”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가 자신의 평생을 사로잡아 온 음악을 대중 앞에 내놓는다. 15년 만에 발표한 앨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워너클래식)이다.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으로 이뤄진 바흐 무반주 전곡은 전체 연주 시간만 2시간 20분이다. 반주 없이 오롯이 악기 하나와 사투를 벌어야 하는 난곡이다. 이 때문에 연주자들에겐 히말라야 정상 등정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앨범이 발매된 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은퇴했다고 생각했을 때만 해도 이런 기적은 상상도 못 했다. 바흐도 이 녹음을 들었다면 완전히 승낙했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쏟아 냈다. “왜 바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내달을 수밖에 없었다.  “음악인이라면 한 명도 부인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바흐가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하모니와 비전은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시공간을 초월하는 바흐 음악의 신비함은 어느 시대, 어느 우주에 갖다 놔도 통합니다. 영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해 어떤 영혼이라도 다 달랠 수 있고 꿇어앉게 할 수 있어요. 이 세상 누구와도 나눈 적 없는 메시지, 믿음, 열정을 불러낼 수 있고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이 다 바흐 안에 들어 있는 셈이죠.” 미국 유학을 떠난 1961년 이반 갈라미안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에게 이 곡을 처음 배웠다. 자세와 테크닉을 익히느라 열세 살 소녀의 온몸은 긴장으로 뭉치고 아팠다. 정경화는 “처음에 그렇게 신중하게 선생님을 하나님으로 모시고 공부했다”며 “제가 지금 여기에 이르러 곡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것은 그때 스승님이 바탕을 튼튼하게 놔 주셨기 때문”이라고 ‘처음’을 회상했다.  이번 앨범은 2012년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의 성조지스브리스톨교회에서 두 차례에 나눠 녹음한 뒤 올해 초 스튜디오에서 마무리했다. 앨범 작업에 4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평생의 도전 과제’였던 이번 레퍼토리를 오는 11월 19일 에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도 완주할 예정이다. 손가락에 생긴 염증으로 최근 영국 공연이 연기됐던 터라 이번 공연에 쏠린 관심은 남다르다.  “제 나이가 칠순을 바라보는데 저는 ‘내일은 이 몸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 할 수 있다, 하자’ 하는 사람이죠. 바흐 무반주 전곡은 손가락을 굉장히 많이 써야 하는 만큼 녹음하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계속 먹었어요. 끝나고 보니 힘줄과 근육이 너무 늘어나 있더군요. 숨이 꼴깍 넘어가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바흐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흥분되고 기적적인 일입니까. 제가 바이올린 한 지가 63년입니다. 슬럼프는 말도 못하고 괴로운 경험은 누구만큼 했죠. 하지만 전 연주자로 타고난 사람이고 바이올린에 미친 사람이라 무대에만 서면 누구보다 행복해요. 끄떡없습니다(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엄정화, 8년 만에 가수 컴백 준비 ‘이효리 지원사격’ 기대감↑

    엄정화, 8년 만에 가수 컴백 준비 ‘이효리 지원사격’ 기대감↑

    엄정화가 가수로 돌아온다. 5일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측은 엄정화가 미스틱과 손잡고 가수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정화의 새 앨범은 미스틱 조영철 프로듀서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조영철 프로듀서는 아이유, 브라운 아이드 걸스, 가인 등 독보적인 콘셉트와 음악을 기획하며, 특히 여성 아티스트의 앨범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히트 메이커다. 특히 이번 앨범에 엄정화와 절친한 가수인 이효리가 피처링으로 녹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은다. 두 사람은 평소 절친한 사이로 연예계 활동을 쉬고 있는 이효리가 엄정화 지원사격에 나서며 남다른 의미를 과시한 셈이다. 한편 엄정화는 영화 ‘오로라 공주’, ‘해운대’, ‘몽타주’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 2013년 ‘몽타주’로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가수 뿐 아니라 영화배우로서도 입지를 탄탄히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이나 “노력하는 천재 박효신을 누가 이기겠나” 칭찬 일색

    김이나 “노력하는 천재 박효신을 누가 이기겠나” 칭찬 일색

    작사가 김이나가 옆에서 본 박효신의 끈질긴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일 김이나는 장문의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은 노트북을 켜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박효신이 포착됐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 덕분에 그의 훈훈한 매력이 돋보이고 있다. 김이나는 박효신과의 첫 만남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처음 그의 작업실에 갔던 날, 책상 옆에 뜯겨진 팬레터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대체로 하는 말들이 자기 노래로부터 위로를 만힝 받는다고. 다들 너무 힘들게 사는 것 같아서 이번 앨범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를 주로 하고 싶단다”라고 말하며 이번 정규 7집에 대한 콘셉트를 설명했다. 김이나는 “깨알같이 적어 놓은 키워드와 문장들에서 이미 오랜 시간 고민해왔음이 느껴졌다. 까다롭기로 악명높은 그 답게 새벽까지 톡이며 전화로 한 줄을 완성하는데도 몇 시간. 정말로 빙수만 먹고 갈 거라고 거짓말하고 일 시키기를 몇 번”이라며 박효신이 앨범에 쏟은 열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 “지인의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는 것조차 연습하고 녹음해서 모니터하는 그는 내가 본 최고의 연습벌레였다. 업계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완벽해지는 그의 호흡이나 발성을 신기해했는데, 잠시나마 옆에서 보니 노력형 천재를 이길 사람이 누구겠느냐 싶다”라고 덧붙이며 박효신의 노력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김이나는 이번 정규 7집 앨범에 ‘home’, ‘shine your light’, ‘The Dreamer (I am A Dreamer)’, ‘숨’ 음원에 작사가로 참여했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어둠의 판로와 호갱만 키운 단통법 2년

    은어·‘앱’ 진동 횟수로 거래… 구입처 불법 보조금 천차만별 페이백 피해, 시행 후 급증… “체감하는 개정안 도입해야” ‘현아랑 수육 먹고 ㅅㄷㄹ서 춤출래요.’ 이를 해석하자면 ‘삼성전자 갤럭시S6(수육)를 현금완납(현아) 조건으로 신도림(ㅅㄷㄹ)에서 판매합니다’라는 의미가 된다. ‘빠삭’과 ‘뽐뿌’ 등 휴대전화 온라인 가격정보 공유 커뮤니티에는 단속을 피해 은어를 사용한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초성을 따서 만든 은어가 많은데 페이백(현금 돌려받기)의 경우 ‘표인봉’으로, 현금완납은 ‘현아’로 쓰인다. 휴대전화 이름도 은어로 통용된다. 애플 아이폰은 ‘사과’로 갤럭시7엣지는 ‘갤럭키 모서리’ 등으로 불린다. 처음에는 몇몇 사람이 만들어 낸 암호였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업계 은어로 굳어졌다. 이렇게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좌표’(유통점)에서 구입하면 공시지원금보다 20만~30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동일 단말기 구입자라도 어디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보조금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이용자 차별을 없애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통법이 지난 1일로 시행 2년을 맞았지만 불법 보조금 경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더욱 음성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폰파라치’(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포상제)를 피해 보조금 규모를 휴대전화 진동으로 알리거나 이어폰으로 녹음된 음성을 들려 주기도 한다.일부는 ‘떴다방’ 형식으로 일정 기간만 오피스텔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다 보니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2013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3년간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 누리집과 국민신문고에 페이백 관련 민원은 총 93건이 접수됐다. 단통법 이전인 2014년 9월까지 접수된 민원은 9건에 그쳤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인 2014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접수된 민원은 무려 9배가 많은 84건이었다. 이 중 32건이 ‘페이백 약정 미이행’이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단통법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자 차별 해소에 대한 질문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63.2%였다. ‘도움이 됐다’는 대답은 17.2%에 그쳤다. 단통법 시행 이후 가계통신비의 요금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48.2%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심지어 가계통신비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도 30.9%나 됐다. 이전보다 줄었다는 응답은 11.0%에 불과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단통법 시행 이후 과거보다 이용자 차별이 더 심해졌다”며 “개정안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내년엔 법 자체를 일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동해 추락 링스헬기 동체 인양…비행기록 장치 회수여부 불투명(종합)

    동해 추락 링스헬기 동체 인양…비행기록 장치 회수여부 불투명(종합)

    지난달 26일 한미 연합훈련 중 동해에 추락한 링스 해상작전헬기의 동체가 1일 인양됐다. 해군은 “오늘 오후 3시 13분쯤 링스헬기 동체를 인양했다”고 밝혔다. 인양은 통영함에서 동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인양 줄을 수심 1030m에 가라앉은 동체 인근에 내린 뒤 수중무인탐사기(ROV)가 인양 줄을 동체에 연결, 통영함이 동체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통영함은 인양한 헬기 동체를 진해의 해군부대로 이송할 예정이다. 해군 참모차장이 주관하는 사고조사위원회는 인양한 헬기 동체 등을 토대로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해군 관계자는 “링스헬기에는 원래 블랙박스는 없지만 비행경로 등을 기록하는 장치 및 디지털 음성녹음장치 등이 있다”면서 “이런 장치들이 회수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이던 지난달 26일 밤 링스 헬기 1대가 강원도 양양에서 동쪽으로 52㎞,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약 67k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한 정조종사 김경민(33) 대위와 부조종사 박유신(33) 대위, 조작사 황성철(29) 중사 등 3명이 모두 숨졌다. 해군은 2일 이들에 대한 영결식을 치를 예정이며, 장례식은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하는 해군장으로 엄수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 복원 성공

    [와우! 과학]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 복원 성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기계 ‘에니그마’의 암호를 해독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 그가 개발한 거대한 기계장치로 1951년 녹음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이 마침내 복원됐다고 뉴질랜드의 연구자들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12인치 아세테이트 디스크에 잠들어 있던 이 음악은 신시사이저(전자 악기)부터 모던 일렉트로니카(전자 음악)까지 컴퓨터로 창작한 모든 음악의 기초라고 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지극히 전통적인 음악이 녹음돼 있었다. 이는 바로 영국의 국가인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King)였다. 참고로 이 노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위할 때는 ‘왕’이 ‘여왕’으로 바뀌었다. 당시 녹음 작업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 산하 컴퓨팅머신 연구소에서 진행됐으며 영국방송협회(BBC)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연구소 1층을 가득 메울 정도로 거대한 장치를 사용해 영국 국가 외에도 어린이 동요 ‘바 바 검은 양’(Baa Baa Black Sheep), 미국 트롬본 연주가 글렌 밀러의 ‘인 더 무드’(In the Mood ) 등 총 3곡을 녹음했다. 이번 복원 연구를 진행한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팀은 “이 음악이야말로 암호해독자로 유명한 튜링이 음악 분야에서도 혁신자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한 “194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를 악기로 전환한 튜링의 선구적인 업적은 지금까지 대체로 간과돼 왔다”고 말했다.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를 해독해 종전을 2~4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951년 동성애 행위로 맨체스터 경찰에 체포된 뒤 화학적 거세 치료를 받는 등의 논란 속에 자살하는 불운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후 61년 만인 지난 2013년 영국 왕실로부터 특별 사면을 받았다. 참고로 이번에 복원된 2분에 걸친 음악은 다음 링크에서 들어볼 수 있다.(http://blogs.bl.uk/files/first-recorded-computer-music---copeland-long-restoration.mp3) 사진=computerhistory.org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성희, ‘내 귀에 캔디’ 장근석 마음 훔쳐 “탈출하고 싶지 않은 친구”

    고성희, ‘내 귀에 캔디’ 장근석 마음 훔쳐 “탈출하고 싶지 않은 친구”

    tvN ‘내 귀에 캔디’(연출 유학찬)에서 도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동생의 매력을 맘껏 뽐내 장근석을 무장해제 시킨 마성의 캔디 ‘밤안개’의 정체는 배우 고성희였다. 지난 방송에서 매력적인 보이스로 통화가 시작되자마자 장근석의 궁금증을 유발한 고성희는 그가 바라던 친숙한 여동생 그 자체였다. 고성희는 발랄하게 자신에 대한 힌트를 주는 조건으로 장근석과 유쾌하게 게임을 이어가다가 자신이 게임에서 지자 재치 있게 발 사진을 보내는가하면 이어서 털털한 웃음을 녹음해서 보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이처럼 통화 내내 상큼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을 보여주던 고성희는 앞치마를 하고 취미인 꽃꽂이를 시작, 청순한 매력까지 선보였다. 거기다 직접 만든 꽃다발과 ‘아’프 덕분에 ‘프’하하 많이 웃었다, 고맙다며 센스 있는 감사 문구를 적은 쪽지를 장근석에게 보내 장근석이 감동하게 만들기도 했다. 장근석을 들었다 놨다하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매력을 뽐낸 배우 고성희의 마지막 통화 장소는 포장마차였다. “포장마차는 내 사랑이지”라며 밝게 웃으면서 따뜻한 국물과 쭈꾸미, 닭똥집과 함께 소탈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고성희의 모습은 걸크러시를 불러일으켰다. ‘밤안개’ 고성희와 장근석의 통화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이 있었다. 고성희는 힘들었던 유학시절의 이야기를 장근석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장근석 또한 그녀에게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을 당시 힘들었던 이야기를 전했다. 고성희는 통화 내내 장근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진지하게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덕분에 힐링했다” “고맙다” “행복하라”는 말로 진심어린 응원의 마음을 건넸다. 장근석 또한 고성희에게 “앞으로 빛나는 꽃이 됐으면 좋겠다” “너는 탈출하고 싶지 않은 친구”라는 말을 전하는 등 훈훈한 힐링 통화를 마쳤다. 극의 말미 고성희는 장근석에게 인사를 건네며 감동의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고성희는 MBC ‘미스코리아’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데 이어 MBC ‘야경꾼일지’로 여주인공의 자리잡았다. KBS2 ‘스파이’에서는 로맨스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는 여배우로 거듭났고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는 첫사랑의 순수함부터 가슴 아픈 사랑의 절절함까지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사진=tvN ‘내 귀에 캔디’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新국토기행] 백제 여인의 눈물꽃, 민중의 불꽃… 아리도록 아름다운 정읍

    [新국토기행] 백제 여인의 눈물꽃, 민중의 불꽃… 아리도록 아름다운 정읍

    정읍시는 전북의 서남부로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와 광주시의 중간 지점에 있다. 풍요로운 들녘을 바탕으로 농경문화가 발달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남동쪽으로는 노령산맥 줄기와 맞닿아 산세 수려한 내장산 국립공원을 품고 있다. 북서쪽은 광활한 동진평야로 토질이 비옥하다. 사계절 자연이 만들어 내는 절경이 아름답고 문화유적도 산재한다. 가사문학의 효시인 상춘곡의 저자 정극인 등 걸출한 문사들의 문학적 텃밭이자 호남 우도농악의 발원지다. 동학농민혁명의 성지, 세계적인 단풍 명소 내장산으로도 널리 알려진 지역이다. 호남선 KTX, 호남고속도로, 국도 3개 노선이 지나는 서해안의 교통 요충지다. 1995년 정주시와 정읍군이 통합된 도농 복합 지역으로 23개 읍·면·동으로 구성됐다. 인구는 11만 6000명이다. [볼거리] ●애를 태운다… 호남의 ‘금강산’ 내장산 단풍 내장산은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전남 장성군 등 2개 도,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호남의 5대 명산이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애초 영은사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고 했으나 금선폭포, 용수폭포, 신선문, 기름바위 등 산 안에 숨겨진 명소가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內藏)산이라고 이름 지었다. 기암괴석과 단풍이 조화를 이룬 천혜의 경관 덕에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내장산과 백양산을 묶어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봄 신록, 여름 녹음,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모두 아름다운 명소다.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노령산맥의 중부로 전남과 전북의 경계가 된다. 최고봉인 신선봉(해발 763m)을 주봉으로 서래봉, 장군봉 등 아홉 개 봉우리가 내장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가을이면 온 산이 만산홍엽을 이룬다. 잎이 얇고 작은 아기단풍은 색깔이 유난히 붉고 화려하다. 백제 무왕 37년 영은 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내장산성이 남아 있다. 원적암 일대 비자림은 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됐다. 내장산 단풍의 백미는 일주문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250m 단풍터널 구간이다. 108주의 단풍 거목이 우거져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터널을 이룬다. ●가슴이 뛴다…동학혁명 발원지 황토현전적지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크게 물리친 전승지인 덕천면 동학로 742에 조성했다. 무장에서 봉기한 농민군은 백산에 집결해 있다가 1894년 5월 11일 새벽 인근 고을의 농민군과 함께 이곳에 진을 치던 전주 감영의 관군을 기습 공격해 대승을 거뒀다. 이곳에서의 승리는 동학농민군의 기세가 높아져 혁명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전적지는 33만 5000㎡ 규모이며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교육관, 기념탑, 전봉준 선생 동상, 보국문, 제민당 등이 들어서 있다. 기념관은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무기, 생활용품, 기록물 등 다양한 역사 자료들을 보존·전시하고 있다. 교육관은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교육 현장이다. 제폭구민, 보국안민의 기치를 들고 일어난 동학농민군이 외친 그날의 함성과 혁명의 기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절절함이 흐른다… 여인의 사랑 정읍사문화공원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인 ‘정읍사’를 주제로 조성된 공원이다. 악학궤범 제5권에 실려 있다. 정읍사공원은 정읍사의 배경이 된 정읍시 시기4길 일대에 조성됐다.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망부상과 노래비, 정읍사 여인의 제례를 지내는 사당 등이 건립됐다. 정읍사 속 백제 여인을 형상화한 망부상은 높이 2.5m의 화강암 석상이다. 1986년 12월에 세워졌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쪽을 진 머리에 두 손을 마주 잡고 서 있는 모습이다. 지금도 남편을 기다리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채 정읍 시가지를 바라보며 서 있다. 망부상 곁에는 보름달 조형물을 설치하고 노래비와 망부석 설화를 형상화한 이야기마당도 만들었다. 매년 백제 여인의 부덕을 기리는 제례를 올린다. 최근 새 단장을 거쳐 야간 경관이 수려한 아늑한 문화공원으로 탈바꿈됐다. 정읍사예술회관, 국악원, 미술관, 야외공연장도 갖춰져 있다. 이 공원은 정읍사오솔길(총연장 17.1㎞)로 이어진다. 오솔길은 만남의 길, 환희의 길, 고뇌의 길, 언약의 길, 실천의 길 등 코스마다 주제를 설정해 남녀 간 만남과 헤어짐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선비의 기개 숨 쉰다… 무성서원과 상춘공원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은 통일신라 때 태산현이었던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말 유학자인 고운 최치원이 태산군수로 재임 중 쌓은 치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로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홍살문, 현가루, 강당, 서재, 비각 등이 현존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 중이다. 무성서원 뒤에 조성된 상춘공원은 상춘곡의 시문학적 가치를 고양하기 위해 조성됐다. 성황산 정상에 설치한 상춘대는 불우헌 정극인의 문학적 감각과 시상을 회상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무성리 원촌마을은 정극인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머물면서 이 지역의 아름다운 산수를 노래하고 고현동향약을 만든 곳이다. 원촌마을에는 정극인 선생의 동상과 묘소가 있다. ●숨이 멎는다… 새하얀 꽃천지 구절초테마공원 산내면 매죽리 일대에 조성된 지방정원이다. 전체 면적은 22만㎡, 구절초 꽃밭은 12만㎡에 이른다. 옥정호 상류 추령천이 휘감아 도는 야트막한 소나무 동산에 가을 야생화인 구절초를 심어 꽃천지를 만들었다. 늠름하게 우뚝 선 노송과 향기 그윽한 구절초가 어우러져 눈부신 가을 서정을 연출해 낸다. 구절초 꽃밭 사이로 조성된 3㎞의 오솔길도 자연에 취해 힐링할 수 있는 명소다.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꽃동산은 어딜 가나 명상과 상념에 빠질 수 있는 자연휴식공원이다. 솔숲 아래로 옥정호 물안개가 밀려드는 아침이면 새벽이슬 머금은 구절초의 고매한 자태를 담기 위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온다. 공원 주변의 크고 작은 산들이 옥정호 맑은 물에 투영되는 자연 풍광도 청초한 가을꽃 향연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9일간 ‘솔숲 구절초와 함께하는 슬로투어’를 주제로 구절초 축제가 열린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을거리] 귀한 몸 귀리로 챙기고 진한 쌍화차 들고 가쇼 불긋불긋 단풍 빛깔 한우 놓치면 서운하지라~ ●영양 만점의 다이어트 식품 슈퍼푸드 귀리 정읍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귀리 주산지다. 중앙아시아 아르메니아 지역이 원산지인 귀리는 필요한 영양소를 다량 함유한 웰빙 식품이다. 미국 타임스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가운데 유일한 통곡물이다. 단백질, 지방 등 일반적인 영양 가치 외에도 섬유질과 필수아미노산 8종, 비타민B2, 엽산, 칼슘, 칼륨, 아연, 철분, 구리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기능성 식품으로 통한다. 정읍 지역 농민들은 2004년부터 정읍귀리명품화사업단을 구성해 각종 명품 귀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귀리 통곡은 물론 귀리가루, 오트밀, 선식, 귀리떡, 이유식, 귀리조청, 미숫가루 등 가공 식품도 인기다. 정읍 지역의 귀리 생산량은 연간 1200t이다. ●1+ 등급 이상82% 출현…고품질 단풍미인 한우 정읍시는 전국 제일의 친환경 축산도시를 지향한다. 정읍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고기 가운데 최고 등급만 가려내 ‘단풍미인 한우’라고 이름을 붙였다. 정읍시가 자존심을 걸고 고품질을 보증하는 청정 한우 고기다. 단풍미인 한우는 우량 품종 선정, 사양 관리, 도축, 유통 등 전체 과정을 자체 브랜드 규정과 지침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한다. 1+ 등급 이상 출현율이 82%에 이른다. 특히 청보리를 김치처럼 발효시킨 특수 사료를 먹여 균일한 품질의 좋은 한우 고기를 생산한다. 또 해썹(HACCP)에 맞춰 위생적이면서도 안전한 고기를 공급한다. 생산 농가들이 명예를 걸고 얼굴 있는 한우 고기를 생산·공급한다. 단풍미인 한우 홍보관은 1+ 등급 이상 소고기만 엄선해 판매한다. 4층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용산호를 내려다보며 1+ 등급 이상의 한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정성으로 달인 쌍화탕… 중앙1길 쌍화차 거리 쌍화차 거리는 정읍시 도심에 자리잡은 새로운 관광 명소다. 정읍경찰서에서 정읍세무서로 이어지는 중앙1길에는 약향 그윽한 전통 쌍화탕집 15곳이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 쌍화탕집들은 한약재와 밤, 대추, 견과류 등 20여 가지를 넉넉하게 넣어 10시간 이상 달인 전통 한방 쌍화탕을 판매한다. 달이는 과정마다 불의 세기를 조절해 정성을 들인 쌍화탕은 맛과 향이 진한 웰빙차로 유명하다. 곱돌로 된 뚝배기에 가득 담긴 쌍화탕을 한잔하고 나면 피로가 풀리고 몸이 가벼워져 정읍을 찾는 여행객들이 빠트리지 않고 들르는 명소다. 쌍화차와 함께 나오는 주전부리도 인기다. 조청에 찍어 먹는 가래떡구이, 깨강정, 누룽지 등도 정읍 여행의 추억을 더해 준다. ●50여 가지 반찬 집밥도 잊게 하는 산채정식 정읍 산채정식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웰빙 요리다. 50여 가지의 반찬을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한 상 가득히 차려 낸다. 산에서 나오는 무공해 나물에 전라도의 손맛과 훈훈한 인심까지 곁들여져 정성 어린 상차림이 된다. 취나물, 고사리, 더덕, 두릅, 도라지, 도토리묵, 버섯 등 계절마다 다양한 나물류가 입맛을 돋운다. 산채정식은 나물류뿐 아니라 불고기, 수육, 생선구이와 찜 등도 상에 올라 푸짐하면서 맛깔스럽다. 내장산 국립공원 주변과 정읍시 등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전문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이완구 무죄/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완구 무죄/박홍기 논설위원

    재판은 본질적으로 다툼이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와 피고인, 민사재판에서는 원고와 피고의 싸움이다. 대립하는 당사자인 만큼 공격과 방어가 치열할 수밖에 없다. 법관은 공정한 규칙을 적용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를 판단하는 심판자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의 증거는 검사가 제시해야 한다. 형사소송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다. 법관에게 유죄의 확신을 줄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탓에 공소 제기된 사실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애매할 경우, 해당 사건은 무죄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에는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해야 한다. 범죄 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못박아 두고 있다. 이른바 증거재판주의다. 증거는 증거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적법하게 이뤄진 조사 자료인 것이다. 증거능력은 엄격한 증명 자료로 쓰이기 위해 갖춰야 할 자격이다. 증거능력이 없으면 증거는 사실 인정의 자료로 사용될 수 없다. 자백은 ‘증거의 왕’이다. 오랜 세월 누려 온 지위다. 하지만 자백의 증거가치는 제한되어 있다. 고문 등에 의해 임의성이 의심스러운 자백은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되고 있다(자백배제법칙). 헌법은 제12조 2항에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설령 자백했다 하더라도 피고인 자신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자백을 근거로 유죄판결을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자백의 증명력 제한). 자백 이외의 독립된 별개의 보강증거(자백보강법칙)가 있어야만 유죄판결이 가능하다. 1992년 후기대학 입시 문제지 도난 사건은 자백의 증거능력 한계를 보여 주는 사례다. 당시 검찰은 용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아냈지만 기소조차 못 했다. 범행 동기가 석연찮은 데다 도난당한 시험지의 행방도 찾지 못한 까닭에서다. 자백도 오락가락했다. 결과적으로 증거라고는 시험지가 도난당한 흔적과 한때 자백했다는 사실뿐이었다. 검찰은 유죄를 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기소를 포기했다. 대입 시험까지 연기시킨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영구미제로 남은 이유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그제 1심 유죄와는 달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핵심 쟁점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해 4월 자살 직전 남긴 ‘이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줬다’는 내용의 녹음파일과 메모에 대한 증거능력 여부였다. 1심에서는 ‘사망 직전 거짓말을 남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2심에서는 ‘이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같은 증거를 놓고 완전히 다르게 판단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결백을 주장했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다툼 같다. 상고심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이완구 전 총리 항소심서 무죄…판결 핵심은 “녹취록, 증거능력 없어”

    이완구 전 총리 항소심서 무죄…판결 핵심은 “녹취록, 증거능력 없어”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7일 1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에는 무엇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진술과 그가 남긴 일련의 ‘기록’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성 전 회장이 생전에 남긴 인터뷰 녹취록과 메모 중 이 전 총리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게 항소심의 판단이다. 증거능력은 재판에서 엄격한 증명의 자료(증거)로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을 말한다. 증거로 인정되면 유죄 입증을 할 ‘증명력’이 있는지를 또 따져봐야 하지만, 이번 재판은 그 단계에 이르지도 못한 것이다. 재판부는 아예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정,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형사소송법상 증거 채택·인정과 관련해 당사자가 사망하는 등 예외적인 이유로 법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엔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 또는 작성된 게 증명되면 관련 자료를 증거로 삼을 수 있다. 이처럼 동일한 증거를 놓고 1·2심 재판부의 판단은 180도로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녹취록을 유죄 입증의 증거로 인정했다. 1심은 “성완종의 진술 내용이나 그 녹취 과정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완종이 피고인에 대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으로 모함하고자 허위 진술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품게도 하지만 금품 공여 사례를 거론한 경위가 자연스럽다”고 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증언도 “위증의 무거운 부담감을 이겨내고 허위 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판단을 모두 뒤집었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녹음 파일이나 메모 중 이 전 총리에 관한 부분은 형소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죄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생전 진술이 ‘특히 믿을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일단 성 전 회장이 인터뷰할 당시 수사의 배후에 이 전 총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위 진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실제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를 “사정대상 1호”라고 비난했다. 진술 내용의 구체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지난번 보궐선거 때 한나절 정도 선거사무소에 가서 돈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선거 기간 중 언제인지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 전 총리에게 건넨 금품 액수를 ‘한, 한, 한 3000만원’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구체적으로 특정한 게 아니라고 봤다. 아울러 이른바 ‘리스트’를 보면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제외한 다른 6명의 경우 이름과 함께 금액이 적혀있고 심지어 날짜까지 적힌 경우도 있지만 이와 달리 이 전 총리는 이름만 적혀있어 그 자체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생전 행동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성 전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와 관련해선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윤승모 전 부사장을 찾아가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이 전 총리와 관련해서는 측근 누구에게도 금품 공여 사실을 언급한 적 없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토대로 재판부는 “원심은 특신상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기타 증거들만으로는 혐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지시로 차에서 쇼핑백을 꺼내 후보자 사무실로 올라갔다는 수행비서의 진술이 있지만, 이것만으론 성 전 회장이 실제 이 전 총리에게 쇼핑백을 건네주고 나왔고, 이 전 총리가 쇼핑백을 받았다는 점이 완벽히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쇼핑백 안에 든 돈이 3000만 원이었다고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고, 당시 부여선거사무소 상황상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를 독대하는 와중에 비서에게 전화해 쇼핑백을 가져오게 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그리하여 이 전 총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전 총리 항소심 무죄… “무리한 검찰권 행사 자제해야”

    ‘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전 총리 항소심 무죄… “무리한 검찰권 행사 자제해야”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과도하고 무리한 검찰권 행사는 앞으로 자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총리는 27일 오전 11시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런 식의 검찰권 행사는 안 된다는 국민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성완종 전 회장은 총리인 내가 검찰을 지휘해 본인이 수사 타깃이 됐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했던 것 같다”며 “나는 그 분과 친교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금품 전달이 사실이라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결과가 달라졌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총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사망 전 인터뷰가 특별히 믿을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혐의를 부인했던 때를 언급하며 “디지털 시대에 언제 누가 녹음하거나 촬영할지 모르는 상황에 그런 말을 한 것은 그만큼 결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문제로 심려를 드린 것에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공직이건 정치권이건 깨끗하고 정직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하고 저 자신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묻자 이 전 총리는 “그런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함께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최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말씀드리지 않는 게 예의”이라며 “그 사건은 나름대로 법적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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