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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3당 재회동 불발…한국당·바른미래당 불참

    여야 3당 재회동 불발…한국당·바른미래당 불참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를 다시 소집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회동이 불발됐다. 문 의장이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을 재차 부른 이유는 오전 회동에서 본회의 의사일정에 합의한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12월 임시국회 회기 결정을 위한 안건’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국회법 해석상 회기 결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국회의장실의 판단이다. 이에 문 의장은 여야 3당과 의사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불참 의사를 밝힌 후 소집에 응하지 않았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은 오전 합의정신과 다르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기 때문에 상황을 확인하고 본회의를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회의하려고 한 것”이라며 “한국당 원내대표가 오지 않아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임시국회 회기에 대한 논의와 관련해 “찬반 토론을 2인 이내에서 5분씩 하는 것으로 정리됐었다”며 “필리버스터를 안 한다는 전제 속에 찬반 토론이 있는 것으로, (한국당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을 배제하고 본회의 개의 및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을 강행할지 여부에 대해선 “그것을 지금 전제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당이 오전 합의의 정신대로 본회의에 임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명시적으로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안 하겠다’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찬반 토론 2명과 필리버스터를 맞바꾸는 멍청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의장실에서 ‘회기 결정에 대해 찬반 토론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얘기하면서 ‘그때 발언한 게 녹취돼 있다. 속기록을 까겠다’고 한다”며 “3당 원내대표가 얘기하는 것까지 전부 녹음해서 까는 비열한 의장인가”라고 비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리! 911에 전화해!”…물에 빠진 美남성, 아이폰 덕에 구사일생

    “시리! 911에 전화해!”…물에 빠진 美남성, 아이폰 덕에 구사일생

    미국의 10대 남성이 차가운 강물에 빠진 순간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를 불러 위기를 모면했다. CNN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아이오와 주의 한 대학에 다니는 가엘 살세도(18)는 직접 차량을 운전해 학교에 가던 중 길가에 떨어진 얼음덩어리와 부딪히면서 경로를 이탈했다. 그를 태운 자동차는 마구 흔들리다 결국 길옆의 강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큰 충격과 함께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차량에 물이 차기 시작한 후였다.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차가운 강물이 점점 그의 다리를 적시기 시작했고, 이내 극심한 추위가 느껴졌다. 주변을 지나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고, 탈출 방법도 알지 못했던 그는 구조 요청을 하고 싶었지만 스마트폰을 찾을 수 없었다. 강으로 추락할 당시 어디론가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때 가엘이 떠올린 것은 아이폰에 내장된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였다. 그는 큰 소리로 “헤이, 시리! 911에 전화해!”라고 외쳤고, 차량 어딘가에 있던 그의 아이폰이 이를 인식해 인근 소방대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시리’의 연락을 받은 소방대가 현장에 곧바로 출동했고, 소방관의 도움으로 무사히 강에서 빠져나와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차와 함께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스마트폰으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시리’를 떠올렸다”면서 “시리가 신고 전화를 건 뒤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내 손과 다리는 감각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는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일조한 유용한 기능인 동시에, 개인 사생활 유출의 위험이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애플은 ‘시리’와 이용자들이 나눈 대화를 계약업체 직원들이 듣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공식 사과했다. 당시 애플은 이용자들이 시리와 나눈 대화의 일부를 녹음한 뒤, 이를 음성 인식 개선에 활용하는 채점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지훈 “이대휘·김재환 이어 하성운에 곡 받고파”

    박지훈 “이대휘·김재환 이어 하성운에 곡 받고파”

    가수 박지훈이 워너원 멤버였던 김재환, 이대휘, 하성운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9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는 최근 새 미니앨범으로 컴백한 가수 박지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지훈은 지난 4일 두 번째 미니 앨범 ‘360’으로 컴백했다. 해당 앨범의 수록곡 중 ‘이상해’는 워너원 출신 김재환이 선물한 노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박지훈은 “재환 형이 되게 전부터 곡을 주고 싶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첫 번째 미니 앨범의 수록곡 ‘Young 20’는 AB6IX 이대휘가 작업한 곡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지훈은 작곡가 이대휘, 김재환의 스타일 차이를 묻는 말에 “두 분 다 테이크를 되게 많이 받는다. 재환 형이랑 너무 부르는 스타일이 달라서, 녹음할 때 좀 어려웠다. 이대휘 씨는 뭔지 모르겠는데 일단 테이크를 많이 받아 놓는다. 그 중 좋은 걸 딱 쓰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운이 형 곡에 피처링한 적이 있는데, 다음 앨범 때는 성운이 형한테 곡을 받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17년 전 여성 납치감금 유죄 선고되자 독극물 마신 범인 “깨어나는 중”

    17년 전 여성 납치감금 유죄 선고되자 독극물 마신 범인 “깨어나는 중”

    지난 2002년 1월 프랑스 북부 아미엥에서 은행 여직원 엘로디 쿨릭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불태운 사건과 관련, 17년 만에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이 독극물을 마시고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서서히 의식을 되찾고 있다고 AFP 통신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윌리 바르동이란 45세 남성이 지난 6일 아미엥 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 도중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지만 납치와 감금 혐의에 대해 유죄라며 징역 30년형을 선고하자 곧바로 제초제 성분을 마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알렉산드레 드 보스슈에레 검사는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테믹이라 불리는 제초제를 마셨는데 신경과 심혈관 계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이라며 “점진적으로 코마에서 깨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이 24시간 병실을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보스슈에레 검사는 “어떻게 그가 제초체를 숨겨 반입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통상 법정에 들어서기 전 피고인은 몸 수색을 하는데도 독극물을 적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엔 지역의 생?틴으로부터 20㎞ 떨어진 테르트리에서 끔찍하게 살해될 때 엘로디는 스물네 살이었다. 그녀는 숨이 끊어지기 전 긴급전화에 다급하게 살려달라고 외쳤는데 26초 정도 녹음이 돼 열사흘 동안 진행된 이번 재판의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됐다. 현장에서 DNA가 발견된 다른 용의자 그레고리 비아트는 이미 2003년에 사망했다. 하지만 여섯 명의 증인은 녹음된 목소리의 주인공이 윌리 바르동이 맞다고 진술했다. DNA 분석 기법의 발전 덕분에 사건 직후 수집된 유전자 정보 분석을 통해 비아트가 범인임을 알려주는 새로운 증거가 더해졌다. 재판 내내 바르동은 무고하다고 주장했으며 쿨릭의 부모들에게 자신은 범행 현장에 함께 있지도 않았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의 변호인 스테파니 다쿠오는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바르동이 극단을 선택하려 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는 교도소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여러 차례 되풀이해 말했다”고 전한 뒤 피고인은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 수사에 구멍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엘로디 쿨릭의 부친 자키 쿨릭은 바르동의 극단 선택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판결에 대해 안도한다며 “내일 그녀의 묘소에 가 내 할일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빌어먹을 거짓말쟁이, IQ 검사 받아보세요” 바이든 열 받았다

    “빌어먹을 거짓말쟁이, IQ 검사 받아보세요” 바이든 열 받았다

    “빌어먹을 거짓말쟁이로군요. 당신”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가운데 선두 주자인 조 바이든 전직 부통령이 단단히 뿔이 나 험한 말을 퍼부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뉴햄프턴의 치카소 이벤트 센터에서 진행된 지지자 모임에서 잭이란 이름의 나이 지긋한 연배의 남성이 자신의 아들 헌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 개스 회사에 취업시켰고, 대통령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을 그대로 인용하자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잭이란 남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엉망을 만든 것처럼 당신도 그 못지 않은 짓을 했다. 트럼프도 터무니없는 얘기를 했지만 당신은 그보다 더했다”고 말하자 분을 참지 못했다. 바이든은 행사 관계자가 잭의 손에서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자 “그냥 놔두라”고 소리 지른 뒤 잭이 “MSNBC 방송에서 본 내용”이라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자 “당신은 정말 지능검사가 필요한 것 같군요. 하나둘 헤아려 보세요”라고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국 BBC는 녹음의 질이 좋지 않아 듣기 거북한 동영상을 게재하면서 바이든 부자를 수사하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바이든이 재미를 보고 있으며 바이든 부자가 잘못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바이든 진영은 지난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런던에 모인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뒷담화’ 하는 영상을 곧바로 활용해 정치광고로 내놓았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전했다. 바이든은 트위터에 광고를 공개하며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진영이 공개한 광고에는 해당 영상이 흐른 뒤 “우리는 세계가 존경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자막이 떠오른다. 그는 트위터에 “위험할 만큼 무능하고, 세계를 이끌 역량이 없는 트럼프의 실체를 전 세계가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는 그가 최고사령관을 4년 더 지내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새 광고 영상은 조회 수가 900만 건을 넘어섰다.또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이 5일 트위터에 “자랑스럽게도 내일 나의 친구 조와 아이오와에 유세를 간다”며 “그를 오래 알고 지냈기 때문에 지지하는 게 아니라 그를 매우 잘 알기 때문에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망가뜨린 이 나라와 세계를 임기 첫날부터 결속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판빙빙, 임신 오해받은 한 장의 사진 [종합]

    판빙빙, 임신 오해받은 한 장의 사진 [종합]

    중국 톱스타 판빙빙이 임신설이 휩싸였다. 대만의 한 매체는 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온 판빙빙의 사진 한 장 때문에 판빙빙 임신설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빙빙은 전날 중국 베이징 공항에 나타났고, 주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그중 몇몇 장이 인터넷에 공개됐는데, 배 부분이 유달리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이날 판빙빙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는 영화 ‘355’에 녹음을 위해 출국하는 길이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판빙빙은 지난해 한 중국인 앵커의 탈세 의혹 제기 후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고 거액의 벌금을 납부했다. 중국 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와중, 지난 6월에는 연인인 배우 리천과 결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기업 회장의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앗차차 마이크가 켜져 있었어?” 정상들의 솔직한 뒷담화 다섯 건

    “앗차차 마이크가 켜져 있었어?” 정상들의 솔직한 뒷담화 다섯 건

    “앗차차, 마이크 켜진줄 몰랐네.” 정치인의 금과옥조 하나는 늘 마이크가 켜져 있다고 여기란 것이다.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은 가끔 이 원칙을 깜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정상회담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했다가 역공을 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가 “두 얼굴”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공박하며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는 4일(현지시간) 수모를 안기기도 했고 때로는 정치적 곤경을 부르기도 했던 마이크 사고 다섯 건을 추려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가장 먼저 1984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공영 NPR 라디오와 주례 연설을 녹음하기 전 소리가 제대로 나오는지 체크하다 “미국인 여러분, 영원히 러시아를 무찌를 법안에 서명했음을 알리게 돼 기쁩니다. 우리는 5분 뒤 공습에 들어갑니다”라고 엔지니어와 농담을 주고 받았다. 물론 이 발언은 방송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새나가 모두가 알게 됐고, 옛 소련 군이 극동지역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하고 거센 비난을 집중시키는 파장을 낳았다.2005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은 러시아 여행 도중 했던 요리 관련 발언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 노회한 정치인이 북유럽의 고립된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탄생 750주년 행사 도중 러시아와 독일 카운터파트에게 마이크가 꺼졌다고 생각하고 영국에 대해 “그 따위로 요리를 형편없이 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핀란드 다음으로 이 나라는 음식이 나쁘다. 영국이 유럽 작물들을 위해 한 일이라곤 광우병 밖에 없다”고 이죽거렸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역시 방송을 타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공보팀은 그런 발언 없었다고 해명했다. 농업 보조금과 프랑스가 이라크 참전에서 발을 빼면서 영국과 프랑스 관계가 냉랭한 가운데 나온 이 발언 역시 파장이 만만찮았다.일년 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 도중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향해 “이봐(Yo) 블레어, 어떻게 지냈어”라고 인사를 건넨 것이 마이크에 잡혔다. 이어 스웨터 선물에 대해 고맙다고 인사한 뒤 레바논을 장악한 헤즈볼라에 대한 경멸섞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는 시리아가 헤즈볼라를 공공연히 지원한다며 부시는 유엔이 시리아로 하여금 헤즈볼라가 이런 (욕설) 짓을 하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코피아난(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바샤르) 아사드(시리아 대통령)와 전화 통화를 해 뭔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Yo 블레어”란 표현은 두 지도자 모두의 반대파에게 조롱 당했다. 영국 일부 언론인들은 마이크와 거리가 있어 희미하게 녹음돼 그렇지 사실은 “응(Yeah) 블레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하튼 두 지도자들이 때로는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아주 친한 사이란 점은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다. 2010년 고든 브라운(맨 위 사진) 전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 북부 로치데일에서 대중연설을 하던 도중 이민 심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던 여성과 언쟁을 벌인 뒤 스카이뉴스의 마이크를 찬 채 차 안에 들어갔다. 참모에게 말하길 “재앙이었어. 경호원들은 날 그 여자와 한데 있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했다. 참모가 그 여자가 뭐라고 하더냐고 묻자 그는 “윽, 모든 것이었어! 그녀는 예전에 노동당 당원이었던 것처럼 편협한 여자야. 내 말은 그냥 아둔한 여자였어”라고 말했다. 브라운은 나중에 길리안 더피로 알려진 여성을 초대해 사과했고, BBC 라디오2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머리를 조아렸다.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빠지지 않았다. 일년 뒤 프랑스 G20 회의 도중 기자회견에 앞서 통역 장치를 건넨 기자들은 정상들의 뒷담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폰을 귀에 꽂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당연히 일부 기자는 어기고 사르코지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가리켜 “더 이상 그를 지지할 수 없어요. 그는 거짓말쟁이예요”라고 말하자 오바마는 “당신은 그 때문에 앓아누울 수 있겠네요. 그런데 난 그를 매일 상대해야 해요”라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송파에 AI면접체험관… 취업 자신감 쑥쑥

    송파에 AI면접체험관… 취업 자신감 쑥쑥

    서울 송파구가 민선 7기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2022년까지 양질의 일자리 5만개 창출’ 목표를 위해 다양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다니며 다양한 지원시설과 프로그램을 점검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박 구청장은 구청에 있는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에서 상설 운영 중인 취업준비생 대상 컨설팅 ‘잡스타트’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2일부터 새롭게 도입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면접체험관을 직접 살피기 위해서다. 박 구청장이 잡스타트 참가자 10명과 대화를 나눈 뒤 고글과 같은 형태의 VR 기기를 얼굴에 쓰자 눈앞에 가상의 남녀 면접관 2명이 나타났다. 면접관들은 답변에 따라 미소를 띠기도 하고 엄격한 표정을 짓기도 하는 등 실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했다. 이번 VR 면접 프로그램은 약 20분에 걸쳐 6~10문제를 질문하고 답변에 따라 대답 속도, 시선 처리, 목소리 톤 등 객관적인 사항을 분석해 준다. 또 면접 내용을 녹음파일로 제공해 참가자 스스로 분석이 가능하다. 박 구청장은 이어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AI 면접도 체험했다. 박 구청장이 “많은 사람 앞에서 면접을 보려니 민망하다”면서 작은 목소리로 “박성수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자 곧바로 “자신감 있게 다시 대답하세요”라는 AI 면접관의 따끔한 지적이 되돌아왔다. 기업 170여곳에서 실제 채용에 사용하는 프로그램 ‘인에어’(inAIR)로 실전과 같은 가상면접을 체험하고 결과에 대한 심층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구는 설명한다. 박 구청장은 “최근 AI 면접 등 새로운 구직 시스템이 생기면서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이 커진 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방법을 고심했다”며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기보다 개인적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전문 프로그램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피드백을 통해 구직자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지원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애국기업’ 화웨이에 중국인들이 분노하는 까닭은

    ‘애국기업’ 화웨이에 중국인들이 분노하는 까닭은

    ‘천당에서 나락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미국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고 있는 덕분에 ‘희생양’으로 부각돼 중국 내에서 ‘애국기업’으로 칭송받던 화웨이가 돌연 ‘악덕 기업’으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3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인터넷판 앙시(央視)신문,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화웨이가 갑작스레 손가락질을 받게 된 것은 화웨이 퇴직자가 251일 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화웨이 퇴직자인 리훙위안(李洪元·42)은 지난 2005년 화웨이의 계열사에 입사해 연구·개발 및 판매 등 분야에서 일하다가 2018년 퇴직했다. 그해 3월 그는 회사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쳐 38만 위안(약 6400만원)의 퇴직 보상금을 받았다. 그런데 9개월 후인 12월 16일 새벽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공안국 소속 공안(경찰)들이 집에 들이닥쳐 그를 체포했다. 리가 퇴직금 협상 과정에서 회사 기밀을 유출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가했다며 회사 관계자들이 그를 공안에 고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안은 처음에는 기밀 침해 혐의로 그를 조사를 했다. 그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자 공안은 그를 사기·공갈죄로 죄목을 바꿔 장기간 구속 구사를 이어갔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부서의 업무 성과 부풀리기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간파한 리가 30만 위안을 주지 않으면 부서의 업무 조작 사실을 제보하겠다고 협박해 2018년 3월 부서 직원이 그의 통장계좌로 30만 위안을 이체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져 그를 조사한 것이다.그러나 리의 억울함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겨우 풀렸다. 공갈과 협박이 이뤄졌다는 퇴직금 협상 현장에서 그가 녹음해 둔 음성 파일을 뒤늦게 찾은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녹음 파일에는 리와 인사 담당자들이 이따금 웃음 소리가 오가는 등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진행된 정황이 담겨 있었다. 당초 공안은 리를 체포할 때 자택에서 이 음성 파일이 담긴 녹음기를 압수했지만 리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리는 천신만고 끝에 다른 컴퓨터에서 백업된 녹음 파일을 찾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선전시 검찰은 공안이 제기한 혐의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증거 역시 부족하다면서 지난 8월 23일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리를 풀어줬다. 체포돼 구금된지 251일 만이다. 이어 검찰은 지난달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리에게 10만 위안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리의 퇴직은 사실 상관에 의해 해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부서의 업무 성과 조작 상황을을 고발한 탓이다. “내가 있던 부서 사업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존재하는 사업이에요. 매출 마진이 낮아 돈을 벌 수가 없는 구조인데요. 하지만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부풀리는 조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의 자금 유용 규모는 커지고 창고에는 재고가 쌓여 갔죠. 자금 유용과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회사는 거액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더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었죠. 나는 잘못된 업무 관행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2016년 11월에 제보를 하게 됐습니다.” 공익 제보를 한 뒤 그의 상관은 리를 보는 눈초리가 남달랐다. 그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고 출장도 보내지 않았다. 2017년 연말에 가까워져 리의 계약을 연장할 때가 됐다(화웨이 사원 4년마다 계약 갱신). 그는 그래도 화웨이에 남고 싶었지만 상관이 계약불가 통보를 했다. 2018년 1월 화웨이에서 퇴직하게 됐다. 리는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내 눈 앞에 거대한 산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이 산을 넘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억울하면 고소해라’는 식인 화웨이의 반응은 리는 물론 네티즌들을 더욱 격분하게 만들었다. 화웨이는 2일 밤 “화웨이는 불법 의혹을 사법 기관에 신고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리훙위안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여긴다면 화웨이를 고소하는 것을 포함한 법적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훙위안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미국의 고사(枯死) 압력에 맞서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강력한 지원의 손길을 기대던 화웨이는 곤경에 빠졌다. 화웨이는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1년을 맞아 대대적인 동정 여론 조성에 나서려고 했지만 이번 사건 탓에 중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공개한 공개 자필 편지에서 “여러분은 나의 등대”라며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런정페이 CEO도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협상 카드가 되었다며 딸이 이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터넷에서 리씨를 향한 동정 여론이 폭발하면서 중국의 주류 미디어들도 앞다퉈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자 화웨이를 비난이 쇄도했다. 주목을 끄는 대목은 이 같은 민감한 시점에 민감한 기사가 나가는 데도 중국 당국이 별다른 통제를 하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중국 선전 당국이 화웨이에 부정적 뉴스를 통제하고 나선다면 오히려 미국의 의혹 제기가 사실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열 공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베이징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더군다나 네티즌들은 화웨이가 중국의 노동관계법이 보장하는 퇴직 보상금을 챙겨간 리를 ‘괘씸죄’로 다뤄 다른 퇴직 직원들에게 본보기로 삼으려 하는 노무전략 아니냐고 ‘합리적인’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의 사건을 계기로 쩡멍(曾夢)이라는 화웨이 전 직원 역시 퇴직 보상금을 받는 과정에서 화웨이 측에 고소를 당해 90일간 옥살이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런 CEO의 CNN 인터뷰를 소개한 CCTV 인터넷 기사에는 “애국심에서 화웨이를 샀지만 오만한 화웨이는 앞으로 사지 않을 것”,“리훙위안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고난은 사람을 더욱 크게 만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단독] 무슬림 종파 바뀌고… 목숨 건 세례 빼먹고… 난민심사 흔드는 ‘깡통 통역’

    [단독] 무슬림 종파 바뀌고… 목숨 건 세례 빼먹고… 난민심사 흔드는 ‘깡통 통역’

    “아니요.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제가 왜 구금됐는지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제가 무슬림 수니파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원문) “아니요, 전화 못 했습니다. 전화 가끔 되는 게 시아파 사람이라서 구금되는 것입니다.”(통역) 법무부 난민 심사 과정에 투입되는 한 아랍어 통역인은 지난 7월 시행된 난민 통역인 평가에서 수니파 무슬림을 시아파로 통역했다. 이라크의 소수세력인 수니파이기 때문에 박해를 받은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 통역인은 ‘가족들에게’라는 전화 대상도 누락하고, 두 번째 문장은 아예 통역하지 않았다. ‘개종’, ‘세례’, ‘동성애’ 등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정보를 누락하는 통역인도 있었다. “세례 일주일 뒤 아버지가 이웃사람들에게서 소문을 듣고 제 개종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를 “이웃들로 나오는 소문 때문에 아버지가 알게 됐고”로 통역하는 식이다. 실제 심사 과정이었다면 난민 심사관의 판단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2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법무부의 ‘난민전문통역인 자격 검증 및 난민 통역 품질관리 방안 연구 결과’ 정책 연구 보고서에는 이런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직 난민 통역인 10명 중 7명은 난민 통역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행을 택하는 난민이 늘어나는 가운데 난민 지위 인정 심사 과정에서 이들의 소통을 돕는 통역사들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실제 통·번역 전문가들의 평가로도 확인된 것이다. 법무부 난민과에 통역인으로 등록된 235명 중 91명은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양일에 걸쳐 한국외대에서 난민통역인 실기 평가를 받았다. 시험 결과 난민전문통역인(80점 이상)은 29명(31.9%), 대화 통역은 가능하나 순차 통역과 시역을 하기는 어려운 난민 통역인(70점 이상 80점 미만)은 42명(46.1%), 대화 통역, 순차 통역, 시역 모두 문제가 있는 준난민통역인(70점 미만)은 18명(19.8%), 평가 불가(녹음 오류 등)는 2명(2.2%)이었다. 대화 통역과 순차 통역과 시역은 각각 짧은 문답, 말이 모두 끝난 후, 텍스트를 눈으로 읽어 가며 하는 통역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처럼 난민 통역 교육프로그램, 난민 통역 인증시험 및 자격증 제도를 갖춰 난민전문 통역사를 양성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수 언어 등을 통역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없기 때문에 부실한 통역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정철자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통역 품질을 확인하고, 선별적으로 통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인력이 확보될 때까지 통역사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기자님, 전화 마세요” “이제는 답변 못해요”

    “기자님, 전화 마세요” “이제는 답변 못해요”

    “檢 깜깜이 수사 조장” 우려 확산 “이렇게 전화받는 것도 마지막입니다. 앞으론 원칙대로 전문공보관을 통해 주시죠.”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처음 적용된 1일 기자가 한 차장검사에게 사건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자 전화를 걸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차장검사가 각 검찰청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며 오보 대응 등 언론과 소통해 왔지만 앞으로는 수사와 관련 없는 전문공보관만 언론과 접촉할 수 있다. 다른 차장검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았고, 전화를 받더라도 비슷한 응답만 되풀이했다. 결국 전문공보관으로 임명된 검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녹음기를 켜 놓은 듯한 답이 수화기에서 새나왔다. “사건에 대한 문의 사항은 구두로 답변할 수 없습니다. 대신 공개심의위에서 공개하기로 결정된 사안은 공문을 통해 언론에 제공됩니다.” ●수사 관련 없는 전문공보관만 접촉해야 앞서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검사를 통한다고 해서 시시콜콜 친절하고 상세한 답을 듣는 것은 아니었으나 새로운 공보 제도를 발판으로 검찰은 언론과의 접촉 자체를 회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법무부가 새로 제정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언론 통제 논란을 불렀던 ‘오보 기자의 검찰청 출입금지’ 조항은 제정 과정에서 삭제됐지만, 기자와 검사 간 접촉을 금지하는 조항은 여전히 남았다. ●티타임도 폐지… “언론 감시 기능 약화” 과거 공보 준칙을 대체하는 이번 규정 제정은 피의사실 공표 논란, 언론의 받아 쓰기 논란 등에 따른 조치지만 권력 기관인 검찰에 대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고 ‘깜깜이 수사’를 조장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사뿐만 아니라 검찰 내 비위에 대한 취재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규정에 따르면 언론기관 종사자는 전문공보관이 아닌 검사나 수사관 등을 상대로 사건에 관해 취재할 수 없다. 반대로 검사나 수사관도 언론기관 종사자와 개별 접촉하는 것이 금지된다. 차장검사의 구두 브리핑인 ‘티타임’ 역시 폐지된다. 앞으로 수사 공보는 전국 66개 검찰청의 전문공보관 16명과 전문공보담당자 64명을 통해야 한다. 중요 사안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사 접촉 금지는 결국 수사기관에 기자가 ‘질문’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찰이 부패범죄를 마음대로 수사하고 결론을 내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다. 전직 검사장도 “주기적으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보니 수사 내용이나 절차에 문제는 없는지 한 번 더 신경 쓰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범죄 등 특정 사안을 제외하고 공개 재판을 하는 이유는 ‘재판도 국민의 감시하에 두겠다’는 취지”라며 “수사도, 공소제기도, 재판도 국민을 대신해 국가 법률기관이 수행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민이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공론화되는 기능을 무시한 채 검찰이 공개 기준을 통제해 버린다면 말 그대로 ‘깜깜이 수사’가 자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한 컷 만화로 보는 중동 역사

    [그 책속 이미지] 한 컷 만화로 보는 중동 역사

    이란 시아파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는 국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프랑스로 망명한다. 그럼에도 그의 열정적인 호소를 담은 연설 녹음은 이란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결국 이란 국왕은 나라를 떠나고, 호메이니는 1979년 2월 1일 수백만 군중의 환영 속에 테헤란로로 돌아온다. 호메이니 얼굴을 중심으로 환호하는 이란 군중을 마치 소용돌이처럼 표현한 장면이 기발하다. ‘만화로 보는 중동, 만들어진 역사’는 오스만제국과 신생국 미국의 첫 수교부터 시작해 2013년 오바마 정부의 중동 정책까지 230년 중동 역사를 한 권에 담았다. 프랑스 최고 이슬람 역사 권위자로 불리는 장피에르 필리유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가 글을 쓰고 프랑스 유명 만화가 다비드 베가 그렸다. 수많은 사건을 한 권으로 압축했지만 긴장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서적 상인 ‘dBD 어워드’에서 최고의 삽화상을 받은 그림 덕분이다. 사람의 눈, 코, 입에서 미사일이 나가는 전쟁 장면을 비롯해 커다란 총을 들고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사담 후세인 등 한 컷 한 컷에서 예술감마저 느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안녕? 자연] 100년 전과 현재 비교해보니…녹아버린 알프스 빙하

    [안녕? 자연] 100년 전과 현재 비교해보니…녹아버린 알프스 빙하

    스위스의 아름다운 알프스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19세기 후반 촬영된 알프스 빙하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들을 공개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실제로 사진으로 비교된 알프스 빙하의 100여 년 전과 오늘날의 모습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로어 그린델 발트 빙하의 경우 1865년 빛바랜 흑백사진에는 빙하로 온통 얼어붙은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지난 8월 촬영된 사진에는 같은 곳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초목이 우거져 있다. 알프스에서 가장 크고 긴 알레치 빙하와 고르너 빙하도 마찬가지다.1875년 경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알레치 빙하와 현재, 또한 1863년 고르너 빙하와 현재 사진에도 세월의 흔적을 넘어 사라진 빙하의 자리만 고스란히 남았다. 스위스 당국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지난 5년 동안 알프스 빙하의 10% 이상 녹아 사라졌다. 특히 20세기 들어 알프스의 빙하 중 약 500개가 사라졌으며 나머지 4000여 개 빙하도 2100년까지 90%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스위스과학아카데미 측은 "현재 빙하가 수 세기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도 과거에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다"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100년 뒤인 2119년에는 녹음이 짙게 깔린 몽블랑 정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베토벤의 울림, 그 평등을 연주하다

    베토벤의 울림, 그 평등을 연주하다

    “베토벤은 평등의 가치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음악의 중심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고, 그것은 시대에 상관없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곧 제가 연주하는 이유입니다.” 바이올린 여제(女帝) 아네조피 무터(56)는 오는 29일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베토벤과 나폴레옹의 일화를 꺼냈다. 나폴레옹의 팬이었던 베토벤은 교향곡 3번 제목을 ‘보나파르트’로 지어 그에게 헌정하려 했지만, 혁명 이후 그가 독재자로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해 악보 표지를 찢어버리고 제목도 ‘영웅’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무터는 베토벤이 중시했던 인류와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터의 단독공연은 3년 만이다. 당시 내한 독주회가 그의 데뷔 40주년 기념 투어였다면, 이번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월드투어 일환이다. 그는 1976년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루체른에서 세계에 자신을 알렸다.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들만 오르는 루체른 페스티벌 무대에 선 13세 무터는 곧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 무대로 20세기 음악사를 대표하는 최고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눈에 들었고, 2년 뒤 카라얀의 베를린 필 하모닉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을 녹음하며 무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1998년에는 이번 서울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가 받은 4번의 그래미상 중 첫 수상이다.무터는 서울 관객에게 전체 10곡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4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를 선사한다. 그는 이 3곡을 선택한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터는 “18세기 초반까지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같은 수준의 솔로 악기가 아니었는데 베토벤이 바이올린 위상을 높여줬다”면서 “4번은 상대적으로 바로크적인 데 비해 5번 ‘봄’은 그보다 크게 발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 사이 관계가 훨씬 밀접해진다. 2부에서 연주할 9번 ‘크로이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콘체르토(협주곡)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에 대해서는 교향곡 3번 제목 일화를 언급하며 “인문학적인 목표와 뜻을 가지고 작곡한 첫 번째자 유일한 작곡가”라고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베토벤을 향한 무터의 생각처럼, 무터 역시 ‘사람을 위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젊은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유럽 사회 갈등의 씨앗인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첼리스트 김두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무터 재단의 도움을 받고 성장했다. 특히 최예은은 무터가 ‘수양딸’로 여기는 각별한 사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최근 진 작곡가에게 최예은을 위한 솔로 바이올린곡 2곡도 의뢰한 상태다. “저는 음악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무터가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를 넘어 후배 양성과 민감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AI로 면접준비… 취준생 걱정 뚝

    AI로 면접준비… 취준생 걱정 뚝

    최근 인재 채용 과정에 인공지능(AI) 면접을 활용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이 늘어나면서 서울 송파구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이 같은 전형을 체험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민선 7기 최우선 역점사업인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송파구는 다음달 2일부터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와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서 ‘AI·VR(가상현실) 면접체험관’을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체험관에서는 구직자들이 약 170곳의 기업이 실제 채용에 사용하는 프로그램 ‘인에어’(inAIR)를 활용해 AI 가상면접을 체험해볼 수 있다. 2시간 동안 인적성과 상황파악 대처능력 등을 확인하고, 체험 결과에 대한 심층상담도 가능하다. VR을 활용한 면접 체험도 가능하다. 구직자가 VR 기기를 착용하면 가상의 면접관이 등장해 실제 기업의 직무별 기출문제를 질문한 뒤 답변의 속도, 시선 처리, 목소리 톤 등 객관적인 사항을 분석해준다. 면접 내용을 녹음파일로 제공해 스스로 분석해볼 수도 있다. AI를 활용한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우수 자기소개서에 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자기소개서를 분석하고 수정 방향을 제시해주는 서비스다.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나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 신청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채용 기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일자리를 찾는 주민들이 최신 정보를 빠르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바이올린 여제’ 무터 “베토벤의 평등, 그게 이번 공연의 이유”

    ‘바이올린 여제’ 무터 “베토벤의 평등, 그게 이번 공연의 이유”

    “베토벤은 평등의 가치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음악의 중심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고, 그것은 시대에 상관없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곧 제가 연주하는 이유입니다.” 바이올린 여제(女帝) 아네조피 무터(56)는 오는 29일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베토벤과 나폴레옹의 일화를 꺼냈다. 나폴레옹의 팬이었던 베토벤은 교향곡 3번 제목을 ‘보나파르트’로 지어 그에게 헌정하려 했지만, 혁명 이후 그가 독재자로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해 악보 표지를 찢어버리고 제목도 ‘영웅’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무터는 베토벤이 중시했던 인류와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터의 공연은 3년 만이다. 당시 내한 독주회가 그의 데뷔 40주년 기념 투어였다면, 이번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월드투어 일환이다. 그는 1976년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루체른에서 세계에 자신을 알렸다.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들만 오르는 루체른 페스티벌 무대에 선 13세 무터는 곧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 무대로 20세기 음악사를 대표하는 최고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눈에 들었고, 2년 뒤 카라얀의 베를린 필 하모닉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을 녹음하며 무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1998년에는 이번 서울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가 받은 4번의 그래미상 중 첫 수상이다. 무터는 서울 관객에게 전체 10곡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4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를 선사한다. 그는 이 3곡을 선택한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터는 “18세기 초반까지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같은 수준의 솔로 악기가 아니었는데 베토벤이 바이올린 위상을 높여줬다”면서 “4번은 상대적으로 바로크적인 데 비해 5번 ‘봄’은 그보다 크게 발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 사이 관계가 훨씬 밀접해진다. 2부에서 연주할 9번 ‘크로이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콘체르토(협주곡)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에 대해서는 교향곡 3번 제목 일화를 언급하며 “인문학적인 목표와 뜻을 가지고 작곡한 첫 번째자 유일한 작곡가”라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베토벤을 향한 무터의 생각처럼, 무터 역시 ‘사람을 위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젊은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유럽 사회 갈등의 씨앗인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첼리스트 김두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무터 재단의 도움을 받고 성장했다. 특히 최예은은 무터가 ‘수양딸’로 여기는 각별한 사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최근 진 작곡가에게 최예은을 위한 솔로 바이올린곡 2곡도 의뢰한 상태다. “저는 음악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무터가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를 넘어 후배 양성과 민감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은 세계공통어’ 과학적 근거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은 세계공통어’ 과학적 근거 찾았다

    폴란드 안과의사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 1차세계대전까지 수 많은 전쟁을 지켜보면서 인류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자멘호프는 유럽에서 사용되는 9개 언어에서 공통점을 뽑아 ‘희망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세계공통어 에스페란토를 만들었다. 이상은 뛰어났지만 현재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나라나 사람들은 거의 없다 싶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류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음악가들은 음악이야말로 세계 공통어라는 주장을 펴왔지만 정확한 근거는 없었다. 그런데 인문사회학자와 데이터 과학자, 생물학자들이 모여 전 세계의 음악을 분석한 결과 ‘음악은 세계 공통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음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22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나란히 실렸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음악들은 표면적으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음악학자들도 몇 가지 공통적 특성만을 갖고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음악가이자 지휘자, 작곡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너드 번스타인도 “범용성은 지나치게 큰 개념으로 함부로 쓰기는 위험한 단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민족학적 차원에서 보편성이나 공통성은 개별성, 지역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는 음악에는 분명히 인류 공통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음악을 데이터로 변환시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데이터과학부, 심리학과, 인간진화생물학과,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로체스터대 음대, 미주리주립대 음악학과, 워싱턴대 정치과학과, 보스턴대 심리학과, 펜실베니아주립대 인류학과,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심리학부, 독일 막스플랑크 경험미학연구소, 콘스탄츠대 심리학과, 캐나다 맥길대 언어학과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493개의 사회와 부족의 전통음악을 녹음해 채보하고 대표적인 현대음악들도 분절로 나눠 장르, 악센트, 피치, 멜로디, 음악 중간 휴지기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문화들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고 유사한 맥락에서 유사한 형태와 박자의 음악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쉽게 말하면 댄스음악은 빠르고 리드미컬하고 자장가는 부드럽고 느리다는 것이다. 또 명상곡은 발라드곡보다 음 간격이 좁고 촘촘하다는 것도 새로 밝혀냈다. 이는 전혀 교류가 없던 사회에서 만들어진 전통음악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인간 인식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한편 오스트리아 빈대학 인지생물학과 연구진은 민족음악학이라고 불리는 음악인류학적 관점에서 음악을 분석해 ‘노래 속에서의 세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같은 날 발표했다. 이들 역시 전 세계 전통음악들을 분석한 결과 인간의 음악성이라는 것은 매우 소수의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여 왔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음악의 핵심이나 중심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한 상태에서 개별 문화나 사회적 특성에 따라 세분화돼 전혀 다른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뮤엘 메어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류학과 심리학을 데이터 과학과 융합시킴으로써 음악학 분야에서 오래된 문제에 대한 일종의 해답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인류가 만들고 즐기는 다양한 음악들의 기초가 되는 인지적 보편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한 테쿰세 피치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진화생물학)는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음악들은 인간의 공통된 생물학적 기반에서 주어진 음악적 능력이 개별 문화를 만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갈라지게 된 것”이라며 “인간의 음악성이 전 세계적 문화를 하나로 결합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설일까 삶일까… 소설을 인생으로 다시 쓰다

    소설일까 삶일까… 소설을 인생으로 다시 쓰다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시빌(버지니아 에피라 분)이다. 정신과 의사인 그녀는 소설을 쓰겠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가벼운 바람은 아니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지 않고 온전히 집필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했다. 시빌은 담당 환자들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마고(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분)의 상담을 새로 맡고 말았다. 그녀의 절박한 전화 목소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시빌을 찾아온 마고. 그녀는 자기 사연을 고백한다. 그런데 마고의 이야기를 듣는 시빌의 태도가 이상하다. 몰래 녹음을 하고 있다. 왜 시빌은 의사 윤리를 어기는 행동을 한 걸까. 마고가 겪는 문제를 소설로 쓰겠다. 이것이 시빌의 속셈이다. 그런다고 좋은 소설이 나오나? 그럴 수도 있지만 안 그런 경우가 더 많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풀어내려면 소설 몇 권으로도 모자란다는 말을 종종 한다. 사실일 터. 평범한 삶이 뛰어난 소설보다 값지다. 정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삶이 그대로 소설이 되진 못한다. 그것은 자화자찬하는 자서전이나 신세타령하는 통속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근사한 예술이 되려면 무엇보다 형식에 신경 써야 한다. 형식은 아무 쓸모없는 틀이 아니다.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아우르는 본질적인 원리다. 아직 소설을 써본 적이 없으나 시빌은 형식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마고의 고민을 듣고 조언하는 것을 넘어 그녀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선택을 한다. 시빌은 배우인 마고의 촬영장까지 간다. 그리고 마고의 부탁으로 그녀의 의사를 다른 배우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겸한다. 영어 단어 시빌(Sibyl)의 뜻이 ‘무녀’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연결하는 자. 그러하기에 본인의 진짜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자. 그녀는 명실상부하게 무녀가 됐다. 이제 마고를 중심에 둔 시빌의 소설은 피상적으로 쓰일 수 없다. 두 사람이 긴밀하게 엮이면서 스토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거기에는 당연히 시빌의 과거도 담긴다. 영화는 플래시백으로 그의 지난날을 보여 준다. 연애, 임신, 결별, 출산, 알코올의존증 등 시빌의 경험은 마고의 현재와 겹쳐 증폭된다. 이럴 때 그가 쓰는 소설은 전적으로 마고의 인생일 수만은 없어진다. 무녀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전언이 반드시 신의 말씀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이는 무녀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소설뿐일까. 삶 자체가 바뀐다. 시빌은 마고에게 빙의된 양 그녀를 연기한다. 정신과 의사가 경계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내담자와의 ‘(역)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통제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이로써 시빌은 그동안 억눌러 왔던 내면의 어둠과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 그녀는 인생을 소설로 쓴 게 아니다. 소설을 인생으로 다시 썼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동영상] 이륙 직후 날개 엔진에서 ‘퍽퍽’ 15분 뒤 무사히 비상 착륙

    [동영상] 이륙 직후 날개 엔진에서 ‘퍽퍽’ 15분 뒤 무사히 비상 착륙

    어린 승객이 좌석에 앉아 안전 관련 규정 책자를 넘기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쪽 날개에서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치솟는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을 이륙한 필리핀 항공의 보잉 777 PR 113편에 탑승했던 애덤 테일러는 2년 6개월 된 딸 마우이와 함께 날개 쪽 좌석에 앉아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마우이는 첫 비행이 아니었지만 테일러는 “봐봐. 우리 이제 막 이륙할 거야. 하늘로 올라간다. 와우,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 봐봐”라고 말했다. 그 순간 갑자기 날개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테일러 뿐만 아니라 여러 승객들이 엔진에 불꽃이 계속 번쩍이는 소름끼치는 모습을 담았다. LA 주민들이 지상에서 촬영한 동영상들도 있었는데 이를 편집해 abc 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조종석에서 오른쪽 엔진에 이상이 생겨 비상착륙을 요청한다며 ‘메이데이’ 신호를 관제탑에 보내는 음성 녹음도 함께 공개됐다. 마닐라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엔진 폭발 15분 만에 사상자 없이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전했다. 342명의 승객과 18명의 승무원이 계단을 통해 기체에서 내려올 정도로 평온했다. 하지만 회항하는 과정에 기체는 흔들거렸고, 한 여자 승객이 패닉 상태에 빠져 혼절하는 바람에 기내 뒤쪽으로 옮겨지는 등 법석이 일었다. 비상 착륙 과정도 꽤 거칠었다고 일부 승객은 전했다. 테일러는 딸이 너무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집중했다며 “내 생각에 모든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기장은 우리가 안전하게 땅에 디딜 수 있도록 잘해줬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승객들은 한나절 정도 기다려 22일 저녁 온타리오 국제공항을 출발하는 대체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고 일간 USA 투데이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2030 세대] 나는 어떤 무리에 속하고 싶은가/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나는 어떤 무리에 속하고 싶은가/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나와 같은 공부를 하고 있는 유대인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무얼 할까, 사실 간단해. 평생 누구와, 어느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지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오지.” 머리를 잠시 열었다 닫는 기분이었다. 내가 이제껏 들어 본 말 중에 단연코 가장 신선한 조언이었다. 내 주위엔 유난히 지적인 유대인이 많다. 워낙 머리가 좋은 걸까. 그들 관습대로 자라면서 형제자매끼리 식탁에서 쉼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논쟁을 한 결과일까. 이때 부모는 자녀들의 ‘대화’에 거의 참견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한다. 아무튼 이 선배만 해도 심하게 스마트한 사람이다. 나는 어떤 무리에 속하고 싶은가. 허영심 없이 대답할 자신이 없다. 생각해 보니 라틴어를 택한 것은 내가 택한 가장 심한 멋부리기였다. 다만 쉽게 질리는 게 문제다. 며칠 전 성경을 읽었다. 전도서에서 전도자는 왕이었다. 그는 사람도 부리고 동산도 짓고 부도 축적했지만, 모두 무익하다고 결론지었다. 요즘 우리는 왕이 아니라도 허무함을 쉽게 느낀다. 인터넷에선 무엇이든 찾아낼 수 있다. 몇 시간, 아니 몇 날을 방황하다 보면 무엇이든 다 가질 수도 있고 다 잃을 수도 있으며, 삶의 가능성은 무한하면서도 결국 아무것도 아니란 것에 도달한다. 축음기도 없던 시대 여러 달을 별러서 한번 음악회를 찾아 가던 사람들. 그들의 기쁨은 어땠을까. 오래된 녹음들을 들어보면 환호의 질이 다르다. 아주 어렸을 땐 영화가 좋았다. 그리고 음악. 나는 아직도 음악가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리워한다. 영화는 또 어떤가. 아름다운 영화인들과 더불어 일을 한다는 것은? 영국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는 소설을 쓰는 과정에 대해 말했다: “전두엽 피질이 아니라 뇌의 뒤쪽을 사용한다.” 논리가 아니라 본능의 문제라는 얘기다. 뇌의 무의식을 언제 끌어올릴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간밤에 톨스토이의 일기를 읽었다. 1885년, 내 나이 정도에 톨스토이는 고민했다. 세바스토폴에서 군인 생활을 하고 있고 출판은 되고 있지만, 위대한 작가로서의 명성은 아직 멀었다. “시간, 시간, 젊음, 꿈, 생각들 - 모두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나는 내 인생을 사는 대신 탕진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자기 계발에 집착한다. 그는 고쳐야 할 점들을 적어 보기도 한다. 무기력함, 짜증이 많음, 생각이 모자람, 허영됨, 어수선함 그리고 줏대가 없음. 진로를 고민하다가도, 궁극의 문제는 운명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느님, 나를 지켜 주시니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당신이 나를 버린다면 나는 얼마나 무가치한 생물이겠습니까?” 내가 라틴어를 공부해서 그 일로 밥벌이를 한다면 라틴어는 곧 내 길이었던 것이리라. 결국 선배에겐 누구와 어울리고 싶은지 답하지 못했다. “형이랑 어울리면 됐지. 아님 러시아 시인 튜체프가 말했지. ‘생각은 말에 담기는 순간 거짓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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