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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제일교회 “우릴 압수수색? 직권남용죄로 방역당국·경찰 고발”(종합)

    사랑제일교회 “우릴 압수수색? 직권남용죄로 방역당국·경찰 고발”(종합)

    교인명단·전광훈 휴대전화 압색 문제제기“박능후, ‘예배·대면모임 금지’ 예배방해죄”“전광훈, 특정 증상 없고 기침만 해”“정부 ‘가짜 통계’로 교회에 책임 전가”사랑제일교회 841명 확진…45명 추가840명이 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 사태를 일으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담임목사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 등에서 방역당국과 경찰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정세균 국무총리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이후 확진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전 목사의 상태와 관련, 특정 증상 없이 기침만 하고 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다. 전 목사는 휴대전화가 압수되자 교회 측이 제공한 새로운 휴대전화로 온라인 설교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전광훈 물품만 집중 압수수색”“변호사 입회 없이 휴대전화 압수 불법” 변호인단은 23일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총리와 서정협 권한대행 등 방역당국이 “8월 15일 광화문 일대 휴대전화 개인정보·위치정보를 불법 수집한 후 특정 국민에게 질병 검사를 강요했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형법상 직권남용죄·강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능후 장관은 수도권 모든 교회의 예배·대면모임을 전면 금지해 직권남용·강요·예배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는 교인 명단 확보를 위한 21일 압수수색을 문제삼았다. 변호인단은 경찰이 전광훈 목사와 관련한 물품을 집중 압수했고, 특히 휴대전화는 전 목사 변호인의 입회 없이 압수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폈다.강연재 “코로나 확진자 수로 국민 겁박”‘전광훈 양성’ 알린 구청장에 손배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연재 변호사는 “코로나19 검사자 수가 절대적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정부는 전체 검사 대비 양성 판정 비율 대신 ‘신규 확진자 수’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국민들에게 겁을 주고 협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방역당국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제일교회발 누적확진자 수’를 집계해 발표한다”면서 “정부가 거짓·조작 발표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마녀사냥을 하며 방역실패 책임을 교회에 전가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달 17일 전 목사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소식을 알린 이승로 성북구청장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보건소가 전 목사를 긴급 소재파악 중’이라고 페이스북에서 밝혔지만, 전 목사 측이 보건소로부터 관련 전화를 받은 것은 해당 글이 게시되고 약 1시간 뒤였다는 주장이다.휴대전화 압수 당한 전광훈,교회 측 제공 새 폰으로 온라인 설교 현재 서울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전 목사의 건강 상태에 대해 변호인단 측은 “특정한 증상은 없고 약간 기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전 목사는 교회 측이 제공한 새로운 휴대전화로 사전 녹음을 해 23일 사랑제일교회 온라인 예배에서 설교하기도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전날보다 45명 늘어 누적 8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서울 499명, 경기 254명, 인천 39명 등 수도권에서만 792명이 확진됐다. 비수도권 지역은 49명이다. 앞서 경찰은 이달 21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 약 4시간 동안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하고 교인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 방문 부천시 50대 가족 등 5명 확진 한편 이날 경기 부천시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이자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자인 50대 여성의 가족 등 5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천 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들 5명을 포함해 212명으로 늘었다. 부천시 괴안동에 사는 A(20대·여)씨와 B(10세 미만)군 등 확진자 2명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C(50대·여)씨의 가족이다. C씨는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으며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양성으로 판정됐다. C씨가 확진된 뒤 그의 가족인 A씨 등은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달 18일부터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났으며 검사 당시 B군은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 원종동 거주자(60대·여)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달 20일 발열과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확진 사실이 공개된 부천시 역곡동 거주자(30대·남)와 중동 거주자(50대·남)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역학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천시는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병상 배정 절차를 밟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광훈, 기침 소리와 함께 “한기총 회장 물러날 것”

    전광훈, 기침 소리와 함께 “한기총 회장 물러날 것”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날“고난 당하고 있다” 사퇴 의사 밝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경찰의 교회 압수수색 당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21일 밝혔다. 전 목사는 지난 17일 이뤄진 진단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 서울의료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이은재 목사는 21일 오후 늦게 유튜브 채널 ‘이은재tv한국교회방송’에 올린 영상에서 전 목사가 이날 한기총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고 알렸다. 이 목사가 공개한 전 목사의 육성 녹음파일에 따르면 전 목사는 “그동안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정관에 따라 애국 운동과 한국교회부흥운동을 위해 온 힘을 다 바쳐왔으나 불미스럽게도 외부 불순분자들의 강력한 테러로 고난을 당하고 있다”며 “현 상태로는 대표회장직을 감당하기엔 힘들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 목사는 “앞으로 새로운 대표회장을 잘 선발해서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부흥과 예수한국복음통일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음성 파일엔 전 목사의 기침 소리 등이 담겨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녹음했음을 알 수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32명에 달한다. 이는 3400여명을 검사한 결과로, 5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 교회의 집단감염이 서울뿐 아니라 다른 시도의 여러 시설로 ‘n차 전파’ 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당국이 정확한 교인 명단을 확보되지 못해 우려가 커지자 경찰은 이날 오후 사랑제일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교회 PC에 저장된 교인 명단과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⑤]조국에 ‘자중’ 요청한 재판부…‘동양대 표창장’ 논란은 지속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⑤]조국에 ‘자중’ 요청한 재판부…‘동양대 표창장’ 논란은 지속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 정경심 재판부가 조국에 “자중” 언급한 까닭은 20일 열린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25차 공판에선 시작부터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논란이 됐다. 지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지모 고려대 교수의 진술을 근거로 조 전 장관이 검찰에 대한 감찰을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이 반발하면서다. 지난 13일, 정 교수의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지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2010년 당시 입학사정관으로서 서류평가를 담당했다. 이날 검찰은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당시 단국대 논문 등을 제출한 정황이 파악된다며 이와 관련한 질문을 했으나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정 교수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질문이 제한됐다. 검찰은 “대학 입학과 졸업이 증명돼야 의전원 진학 자격이 전제가 된다”면서 대학 입학 관련 질문을 하는 이유를 밝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씨가 논문 기여도가 거의 없음에도 제1저자로 등록된 단국대 의학논문이 고대 입시에 사용된 의혹이 있지만 공소시효 완료로 공소장엔 포함되지 않았다.문제는 정 교수 측 반대신문에서 나왔는데, 변호사는 “제출서류목록표와 자소서 파일을 검찰조사 때 제시받았느냐”고 묻고 지 교수가 “그렇다”고 답하자 “목록표나 자소서에 관해 증인이 조사받을 때 검사가 이 서류를 고대에서 제출됐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지 교수는 “그렇지는 않았고 (검찰이) ‘우리가 확보한 자료’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하자 “검찰이 ‘확보했다’고 말했을 때 ‘고려대에서 제출됐구나’ 생각하고 진술했느냐”고 재차 묻자 지 교수는 “네”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고려대를 압수수색하긴 했으나 입시기록이 모두 폐기됐기 때문에 이러한 서류들이 고대에서 하나도 발견 안 된 거 알고 있느냐”고 확인했고 지 교수는 “(검찰) 조사받고 직후에 알았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이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기만적 조사가 있었다”며 “김모 검사 등에 대한 감찰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법무부 장관 후보였을 당시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은 ‘제 딸의 단국대 제1저자 논문은 고려대에 제출된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 검찰이 이후 언론을 통해 “검찰 조사를 받은 고려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 중앙일간지에 ‘조국 딸 고려대 입학 때 1저자 의학논문 냈다’는 기사를 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이로 인해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돼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벌인 근거로 지 교수의 조서가 수정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조서에서 검사의 질문은 당초 “고려대 수시전형에 제출한 제출서류 목록표입니다”였다가 출력 후 수기로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제출서류 목록표입니다”고 수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발했으나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20일 재판에서 이러한 논란을 언급하며 “피고인 측과 조국씨의 일방적 공개와 법정 외 주장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범이기도 한 조국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공판조서서 확정되지도 않은 것과 진술조서 일부까지 공개했다”면서 “실명 거론된 해당 검사들은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도를 넘는 인신공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인에 대한 위증수사까지 언급하는 건 향후 재판 진행이 지장 초래할 우려가 크다”면서 “향후 진행될 증신과정, 특히 반대신문 과정에서는 공소사실과 관련있는지 소송 지휘에 참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법정 외에서 이뤄진 일에 대해 법정에서 논의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과 지 교수가) 주고 받은 대화가 어떠했는지 녹음까지 한 게 아니라 알 수 없지만 (지 교수의) 증언 취지는 그랬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종의 반론 차원이었지만 신중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논쟁에 대해 “조국씨가 겪은 상황에 대해 그런 반론을 할 수는 있지만 법정에서 했던 증언에 대해 현재 조서도 나오지 않은 상태고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어느 부분이 사실이다, 아니다 주장하는 건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부분을 말한 거지만 그래도 좀 자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당부했다. 재판부 “檢 표창장 만들어보고 정경심은 파일 있는 이유 설명해야” 이날 재판에서는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설전을 벌였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서 발견된 정 교수의 PC에 저장돼 있던 여러 파일을 근거로 조씨의 표창장이 어떻게 위조됐는지를 설명한 바 있다. 약 한 달 만에 진행된 반대신문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설명대로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선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담당 팀장 이모씨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정 교수 측은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 등을 검찰의 주장처럼 실제 캡쳐하면 해상도가 낮은 파일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씨에게 “실험을 거쳐서 판단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냐”고 되묻자 이씨는 “모든 경우 수를 실험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정 교수 측은 또 직접 잘라내 붙이면 직인 파일 외에도 ‘노란줄’이 함께 들어가게 되는데 실제 표창장 최종본에는 노란줄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려고 이미지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위조 작업을 위한) 포토샵 등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해당 컴퓨터에 설치됐거나 (사용한) 흔적을 찾았느냐”고 이씨에게 물었고, 이씨는 “포토샵은 전문적인데 그 정도 도구가 아니더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 주장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재주신문에서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발견된 PC에 (정 교수의 아들 조모씨의 상장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총장님 직인(JPG) 파일’이 있었고 이를 그대로 붙인 것으로 보이는 조씨의 ‘표창장 최종파일’(PDF)이 있는 것”이라면서 “뭘 캡쳐하고 뭘 노란색이 나온다는 것이냐”며 따져물었다. 표창장 최종 파일을 출력한 흔적이 없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거 출력했는지는 입증하겠다. 저희가 입증할 수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변호인은 만들어보니 안 만들어진다는 거고, 검찰은 원래 있는 걸 어떻게 만드냐 하는 건데 사실 가장 좋은 건 만들어 보는 건데 그건 불가능하지 않냐”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미흡한 부분은 변론과정에서 해주고, 시간이 된다면 검찰 측이 처음부터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검찰은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걸 출력해서 하면 된다”고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위조 과정에 대해 물리적·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내가 해보니 안됐다.’가 아니라 구동방법, 픽셀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이번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재-그럼 그 파일이 (PC에) 왜 있는겁니까, 피고인? 변-가능성은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재-표창장 파일이 컴퓨터에 왜 있냐는 말입니다. 재판 초기부터 말했습니다. 세상에 없는 게 왜 있느냐고. 그게 왜 (PC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변-엄청나게 숙달되지 않으면 (위조는) 어렵습니다. 검-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위조는) (파일을) 삽입하고 최종 저장한 거 다 만들어놓고 하면 10분 만에도 끝낼 수 있습니다. 재-나중에 기회를 드릴테니까 검찰청에서 실력좋은 사람이 만들어보라고 해보고 변호인은 왜 파일이 거기 있는지 설명을 하라고요. 변-직원이 동양대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재-네. 조교가 했다는 거 아닙니까. 아이고. 재판이 너무 늦었습니다. 이날 정 교수의 재판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인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8)씨가 증인으로 나와 정 교수의 지시로 증거인멸에 가담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이어갔다. 이는 증거인멸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씨가 자신의 재판에서 줄곧 주장했던 내용이다. 오는 27일 열릴 26차 공판에는 동양대 관계자와 조 전 장관의 청문회준비단 신상팀장이었던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월 정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었으나 “관계부처 회의가 있어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김 비서관은 이에 대해 법원에 이의신청을 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디스코 팝으로 돌아온 BTS “코로나시대 재충전 되시길”

    디스코 팝으로 돌아온 BTS “코로나시대 재충전 되시길”

    21일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 발매“신나고 무게감 없는 곡, 힐링 되길”“많은 분께 재충전이 되고 ‘배터리’를 잠시라도 채워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염원하고 있습니다.”(R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 시대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한 디지털 싱글로 돌아온다. 이들은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발매를 앞두고 열린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힐링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밝혔다. 멤버들은 이 곡이 “힘이 되는 노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불을 밝힐 거야’라는 뜻의 ‘라이트 잇 업’(Light it up)이란 가사가 많은 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슈가), “녹음할 때 기분 좋아지고 힘이 나는 느낌을 받았다”(제이홉)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신곡은 방탄소년단으로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디스코 팝 장르로, 레트로 느낌을 가미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월드투어가 취소된 후 자신들에게도 돌파구가 된 곡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싱글이라는 형식에 처음으로 영어로 곡을 소화했다. 제이홉은 “저희에게도 신선한 시도이자 도전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너마이트’는 당초 발매 계획이 없었으나, 준비하던 앨범 작업 중 선공개를 결정했다.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7’(MAP OF THE SOUL : 7) 이후 6개월 만이다. 리더 RM은 “시도해보고 싶었던 ‘무게감 없는’ 신나는 곡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춤을 추면서 신나게 녹음했고 팬분들과 빨리 나누고 싶고 에너지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새 앨범 전에 싱글로 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로 예정된 새 앨범은 “방탄 향기가 묻어나는 앨범”이라는 예고도 덧붙였다. 지민은 “그동안의 어떤 앨범보다 열심히 참여했다”며 “발매 시기를 확정하는데 막판까지 조금 변수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이 기다리는 만큼 열심히 해서 빨리 가지고 나오겠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트럼프, 코로나 재확산 “한국도 끝났다” 서울 엉터리로 소개

    트럼프, 코로나 재확산 “한국도 끝났다” 서울 엉터리로 소개

    “한국, 끝났다(It‘s over). 어제 큰 발병이 있었다.” 물론 한국이란 나라의 운명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다분히 오해할 여지가 있는 표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한국과 뉴질랜드의 코로나19 재확산을 이틀 연속 거론하며 두 나라가 방역에 성공하던 시절이 끝났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신이 아니면 북한과 전쟁을 치렀을 것이란 고장난 녹음기는 또 한번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지에서 한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뉴질랜드와 한국의 재확산 사례를 들어 미국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 뒤 “그들은 뉴질랜드에 관해 얘기한다. 뉴질랜드, 끝났다. 어제 거대한 발병이 있었다. 한국, 끝났다. 어제 큰 발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훌륭할 정도로 방역을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한국과 뉴질랜드의 확진자가 미국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규모임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무리한 데다 외교적 결례까지 저질렀다. 오죽했으면 연합뉴스는 굳이 20일 집계 기준 2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지만 미국은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하룻새 4만 5000명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미국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서 굳건한 세계 1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면) 우리는 2500만명에서 3000만명을 잃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10만명이라고 얘기한다. 모르겠다”며 “서울은 3200만명의 인구가 있고, 포화(砲火)의 바로 옆에 있다”고 엉터리 통계를 들기까지 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인구는 970만명, 수도권 인구는 2600만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그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이것은 끔찍한 일이 아니라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한 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우리가 잘 지내고 만나왔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은 너무 끔찍하다고 말한다. 아니다.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이 아니다.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좋은 일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셧다운·드라마 촬영 중단… 방송가 ‘비상’

    셧다운·드라마 촬영 중단… 방송가 ‘비상’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확산하면서 방송국 관계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8일 방송국 가운데 처음으로 ‘셧다운’(폐쇄)을 선언한 CBS는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시키고,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34명을 추려 검사를 받도록 했다. 전날 ‘김현정의 뉴스쇼’ 녹음에 참여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19일 CBS에 따르면 김현정 앵커는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모든 방송은 20일 낮 12시까지 음악으로 대체 편성했으며, 검사받은 직원들이 음성이 나온 후 정상 방송을 할 예정이다. CBS 측은 “확진자는 광화문 집회 취재에 나가지 않았고 감염 경로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KBS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단역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아 촬영이 전면 중단됐다. 드라마 관계자는 “촬영에 한 차례 참여한 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공간에 있던 PD 등 스태프가 모두 격리돼 검사를 받았다”며 “주연 배우들은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MBC도 차량 운전기사의 가족이 확진자로 확인돼 직원들이 검사를 받았다. 지난 15일에는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엠넷 ‘아이랜드’의 세트장 청소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녹화를 중단했다가 출연진과 제작진 중 감염자가 없어 재개했다. 나흘 전에는 전광훈 목사 재판을 취재한 KBS 기자가 전 목사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법원 등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지자 방송사들은 대면 회의를 취소하고 많은 인력이 일하는 촬영장에서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방청객이 대거 참석하는 JTBC 예능 ‘히든싱어’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방청객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난 2~3월 대규모 확산 이후 방역 조치를 해 왔지만 예상치 못한 감염에 초긴장 상태”라며 “셧다운에 대비해 비상 편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셧다운·드라마 촬영 중단·격리… 방송가 ‘비상’

    셧다운·드라마 촬영 중단·격리… 방송가 ‘비상’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확산하면서 방송국 관계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8일 방송국 가운데 처음으로 ‘셧다운’(폐쇄)을 선언한 CBS는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시키고,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34명을 추려 검사를 받도록 했다. 19일 CBS 측은 이들 모두 음성이 나와야 방송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날 방송은 모두 음악으로 대체 편성했다. 전날 ‘김현정의 뉴스쇼’ 녹음에 참여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현정 앵커 등 스태프들은 즉각 격리 조치됐다. CBS 관계자는 “확진자는 광화문 집회 취재에 나가지 않았고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KBS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출연 중인 단역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아 촬영이 전면 중단됐다. 드라마 관계자는 “촬영에 한 차례 참여한 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공간에 있었던 PD 등 스태프가 모두 격리돼 검사를 받았다”며 “주연배우들은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MBC도 차량 운전기사의 가족이 확진자로 확인돼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았다. 지난 15일에는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엠넷 ‘아이랜드’의 세트장 청소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녹화를 중단했다가 출연자와 제작진 중 감염자가 없어 재개했다. 나흘 전에는 전광훈 목사 재판을 취재한 KBS 기자가 전 목사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것으로 확인돼 법원 등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지자 방송사들은 대면 회의를 취소하고 많은 인력이 일하는 촬영장에서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방청객이 대거 참석하는 JTBC 예능 ‘히든싱어’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방청객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난 2~3월 대규모 확산 이후 방역 조치를 해 왔지만 예상치 못한 감염에 초긴장 상태”라며 “셧다운에 대비해 비상 편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지금 못 막으면 일상 멈춘다 “국민 모두 방역 그물코 돼야”

    지금 못 막으면 일상 멈춘다 “국민 모두 방역 그물코 돼야”

    승강기서 짧은 대화에도 “말하지 마”“마스크 벗지 마세요” 곳곳서 실랑이도신규 확진 297명… 수도권이 89% 달해“거, 말 좀 하지 맙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강화 첫날인 19일 오전 8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 안에서 짜증 섞인 말이 터져 나왔다. 김정호(42·가명)씨가 아내와 짧은 대화를 하던 순간에 함께 탑승하고 있던 이웃 주민이 주의를 준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간단한 대화 정도는 괜찮을 거로 생각했던 김씨는 급히 “죄송하다”고 해야 했다. 김씨는 광화문까지 5호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또 한 번 주의를 받았다. “지금 마스크 벗고 음식 드시는 분 신고 들어왔습니다. 지금 바로 마스크 써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지하철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물론 김씨를 표적 삼아 나온 방송은 아니었지만 객차 안에 퍼진 불안의 공기는 1차 대유행 때와는 사뭇 달랐다. 5년 동안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경고성 방송이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가시화되면서 차원이 다른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인구 500만의 대구·경북이 중심이었던 1차 확산 때와 달리 인구 2400만 수도권 중심의 확산은 무게감이 달랐다. 정치·경제·사회·문화가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의 특성상 지금 재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2차 대유행은 대한민국의 일상을 멈출 거라는 공포감도 엄습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 늘어 누적 확진자 1만 6058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는 14일부터 계속 세 자릿수(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를 기록해 엿새간 확진자는 총 128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지역 발생은 283명이었는데, 서울 150명, 경기 94명, 인천 8명 등 수도권이 252명(89.0%)이었다. 방송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CBS 라디오의 ‘김현정의 뉴스쇼’ 녹음에 함께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와 김현정 앵커 등 스태프들이 즉각 격리됐다. 이 후보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CBS는 사옥을 봉쇄했고, 라디오는 온종일 음악 방송으로 대체됐다. 이 후보자와 밀접 접촉한 정치권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방역 경각심을 다시 세워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면 이 위기를 충분히 이겨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 개인이 각자도생 정신으로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며 “마스크는 백신을 맞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국민 하나하나가 그물코라는 생각으로 그물을 촘촘하게 엮어 나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방관은 최대 수치, 비굴은 최대 죄악”1975년 시민에 첫 강연… 당시 51세유신체제 속 민주화 열망 회복 촉구“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입니다.” 함석헌(1901~1989) 선생이 발행한 잡지 ‘씨알의소리’의 창간 5주년을 기념하는 시국강연회가 열린 1975년 4월 19일 서울 중구 정동 젠센기념관. 당시 강연자로 나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면서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면 나는 머지않아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보증하겠다”고 큰 소리로 외쳤다. 곧바로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 서거(2009년 8월 18일) 1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고인의 1975년 4월 강연 녹음 자료가 최초로 공개됐다. 전체 약 3시간 5분 강연 중 ‘행동하는 양심’ 관련 부분을 편집한 것으로 약 2분 길이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고인의 육성으로 남아 있는 최초 자료”라면서 “당시 강연은 고인이 박정희 정권 시절 국내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최초이자 마지막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시국강연회 당시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 속에서 침체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했다. 고인은 “여러분 중에서는 속으로 ‘이 정부 하는 일을 마땅치 않고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민주주의 편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다. 과거와 같이 선거가 있을 때에는 과연 그랬다”면서 “그러나 지금 선거가 없다. 선거가 있다면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 표 쿡 찍으면 되는 것인데,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러분에게 무슨 폭동을 선동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행위를 선동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면서 “떳떳이 나와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싸우고, 떳떳이 나오기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익명으로라도 엽서로, 전화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박정희 유신 정권 시기에는 매우 엄혹한 감시와 탄압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 강연조차 쉽게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삼청동 비치’… 즐겨라, 파도를

    ‘삼청동 비치’… 즐겨라, 파도를

    검푸른 바다 위 거센 파도가 사면 벽을 따라 끊임없이 넘실댄다. 물결의 세기에 맞춰 파도 소리는 커졌다 작아지고, 발 아래로는 파도의 잔해가 밀려왔다 스러진다. 어느 고요한 밤, 홀로 해변 모래사장에 서 있는 듯한 정취를 불러일으키지만 실제 경험할 수 없는 초현실적 풍경이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 3관(K3) 전시장에 펼쳐진 이 가상의 바다는 멀티미디어 설치작품 ‘Starry Beach’(별이 빛나는 해변)다. 높이 6m, 폭 13m의 정면 벽을 거침없이 오르내리는 파도는 공중에서 바라본 바다의 형상을 컴퓨터그래픽 영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나머지 3개 벽면에 거울을 설치해 드넓은 공간감과 입체감을 살렸다. 전시장 하나를 통째로 바다로 변모시킨 주인공은 ‘에이스트릭트’(a´strict). 지난 5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대형 파도가 요동치는 영상 ‘WAVE’를 띄워 화제를 모은 디지털디자인 회사 ‘디스트릭트’(d´strict)가 만든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이자 브랜드다.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인회사가 굳이 현대미술 장르인 미디어아트 영역에서 활동하려는 이유는 뭘까. 지난 13일 전시장에서 만난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디지털미디어 기술이 시각적으로 강렬한 감동과 위안을 선사한다면 충분히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디스트릭트가 고객사 발주 없이 공공미술 개념으로 자체 제작한 ‘WAVE’는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제품 광고 대신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하는 시원한 파도를 거리의 관람객에게 선물한 이 영상은 해외에까지 알려질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에이스트릭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상업적 활동과 차별화되는 예술 창작 활동을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디스트릭트에 소속된 70여명 크리에이터는 물론 과거에 일했던 직원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작품마다 참여 인원과 인적 구성이 변하는 무정형 조직이다. 에이스트릭트의 첫 작품 ‘Starry Beach’는 8명이 4개월간 작업했다. 제작에 참여한 이상진 디스트릭트 부사장은 “파도가 부서지는 미세한 움직임을 살리고, 바다에서 직접 녹음한 파도 소리를 물결에 맞춰서 편집하는 등 물이 지닌 물성과 음향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다양한 소재 가운데 파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복잡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 고민하다 도시와 대척점에 있는 자연을 떠올렸다. 그중에서도 파도는 바다에 직접 가야만 볼 수 있지 않나. 도시인에게 파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포토] ‘일본의 항복’ 발표 그 순간

    [포토] ‘일본의 항복’ 발표 그 순간

    일본 여학생 3명이 도쿄 히로히토 천황의 궁전 앞에서 울고 있다. 현 나루히토 천황의 할아버지 히로히토 천황은 1945년 8월 15일 사전 녹음된 라디오 메시지에서 일본의 항복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음질이 좋지 않아 거의 들리지 않지만 신으로 존경받았던 황제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AP 연합뉴스
  • 광복절을 보내는 아주 특별한 방법

    광복절을 보내는 아주 특별한 방법

    또다시 광복절이다. 빼앗긴 일상을 일제에게서 되찾아온 지 75년이 흘렀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삶이지만, 우리 선조들은 빼앗긴 들에 봄을 되돌려놓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일년 중 단 하루라도 당시의 기억을 환기해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광복절일 것이다. 그러기에 딱 좋은 장소가 있다. 서울 중랑구의 망우리공원이다.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 많은 이들과 밀접 접촉을 하지 않고도 오롯이 선열을 추모하며 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에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으로 꼽히는 용마산, 먹거리 풍성한 우림시장 등이 매력을 더한다. ‘망우’(忘憂)는 근심을 잊는다는 뜻이다. 애국지사들의 묘역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온갖 걱정이 땀과 함께 사라지고 어느샌가 힐링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호젓한 숲길 따라 애국지사의 삶과 만나는 공간 망우리공원이 처음 조성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이다. 당시 망우리 고개에 7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동묘지를 조성했고, 1973년까지 서울시의 공동묘지로 쓰였다. 일반인의 발걸음이 뜸했던 망우리는 2005년 망우리공원으로 새단장했고, 2013년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며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망우리 고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현재의 동구릉을 능지로 정하고 돌아오면서 “이제 근심(憂)을 잊게(忘) 됐다”고 말했다 해서 이름을 얻게 됐다고 전해진다. 먼훗날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잠들 것을 예상하고 한 말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어울리는 작명을 한 셈이 됐다.망우리 공원에 잠들어 있는 애국지사 가운데 첫손꼽히는 이는 만해 한용운(1879~1944) 시인이다. 도산 안창호의 묘가 강남의 도산공원으로 이장되면서 현 망우리 공원의 최고훈격(대한민국장) 수여자가 됐다. 시 ‘님의 침묵’으로 잘 알려진 만해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명이다. 불교도들로 이뤄진 단체에서 항일 투쟁을 펼치다 안타깝게 광복을 1년 남겨놓고 별세해 망우리 공원에 안장됐다. 대한민국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 조봉암(1898~1959),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독립운동가 오세창(1864~1953), ‘어린이’ 단어를 처음 쓴 방정환(1899~1931), 문화운동 형태의 독립운동을 실천했던 언론인 문일평(1888~1939), 도산의 비서로 의사(義士)이자 의사(醫師)였던 유상규(1897~1936) 등도 멀지 않은 곳에 잠들어 있다.□근·현대사와 만나는 다양한 탐방 코스 망우리 공원 탐방코스는 ‘역사문화코스’, 인문학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사잇길’ 등으로 나뉘어 있다. 두 코스 모두 길이 2.7㎞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놀이터와 인증샷 명소가 포함된 ‘역사문화코스’를 권한다. 13도 창의군 탑에서 시작해 박인환과 이중섭 묘를 지나 어린이 모험 놀이터를 통해 용마 테마공원으로 내려온 뒤 충익공 신경진 신도비에서 끝나는 코스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라는 문구로 유명한 시 ‘세월이 가면’을 쓴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 ‘국민화가‘로 불리는 이중섭 등과 만날 수 있다.코스 중간의 ‘어린이 모험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자연 친화적 소재로 만들어진 놀이기구가 많아 눈길을 끈다. 옛 놀이동산인 용마랜드는 인증샷 명소다. 폐업한 놀이공원으로 녹슨 채 멈춘 회전목마 등을 배경으로 레트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다만 입장료(1만원)을 내야한다.□서울의 화려한 야경과 만나는 용마산 핫 스팟 용마산은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도 간혹 산양을 만날 수 있을 만큼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대도시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고의 풍경 전망대는 정상인 용마봉 아래에 있는 전망대다. 정상인 용마봉이 나무로 둘러싸여 시야가 제한적인 반면 전망대에선 북한산부터 남산, 한강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낮 풍경도 좋지만 황혼으로 물든 서울 도심과 별처럼 빛나는 도심의 밤 풍경도 빼어나다. 다만 길이 험한 만큼 꼭 등산화를 신고, 손전등을 챙겨 갈 것을 권한다. 용마정도 중랑구과 동대문 일대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가성비 좋은 우림시장-택배 서비스도 가능해요! 우림시장은 약 200여 개의 점포가 500m 거리에 밀집한 골목형 시장이다. 환경이 좋지 않은 재래시장이었으나 재정비 사업을 거쳐 깔끔한 시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림시장에는 값 싸고 맛 좋은 먹거리들이 많다. ‘정가네 홍두깨 손칼국수’는 우림시장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다. 홍두깨를 이용해 손으로 반죽한 면에 애호박 등을 곁들인 칼국수를 낸다. 어묵, 팥, 해물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도 있다. 시원한 묵사발을 파는 ‘웰빙콩나물’, 곱창 전문점인 ‘서박사곱창’, 순대국으로 이름난 ‘우림 순대국’과 ‘소문난 순대국’, 능버섯 떡갈비를 파는 ‘떡갈비 1982’ 등도 단골이 많은 맛집이다.□어떻게 찾아갈까 망우리 공원은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의 청량리역환승센터에서 경기버스 65번, 167번, 51번을 타고 약 20분 이동한 뒤, 동부제일병원 정류장에서 하차해 15분 걸으면 나온다. 경의중앙선 망우역 1번 출구로 나와 용마공원 방향으로 걸어도 된다. 다만 20~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공원관리사업소 (02)2094-0114. 용마산은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와 용마폭포공원까지 약 15분 가량 걸으면 중랑구 둘레길 진입로다. 정상인 용마봉까지는 등산으로 올라야 한다. 뻥튀기 공원에서도 오를 수 있다. 7호선 중곡역 1번 출구에서 뻥튀기공원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우림시장은 경의중앙선 망우역 1번출구로 나와 약 10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서울관광재단
  •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엉터리 얘기를 늘어놓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56)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발 나아가 이민으로 이뤄진 미국의 건국 이념을 부정하고 인종주의 편견이 잔뜩 묻어나는 것으로 판명된 헌법학자의 오래 전 주장을 고장난 녹음기마냥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부통령으로 입후보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녀가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를 오늘도 들었다. 어찌됐던 그 얘기를 쓴 변호사는 엄청난 자격과 재능을 갖춘 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그게 맞는 얘기인지 모른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기 전에 민주당이 점검했어야 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그들의 얘기인즉 그녀가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1964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기자는 이를 지적하면서 다만 그녀의 부모들이 당시 합법적인 영주권을 갖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역시 입후보 자격이 없다는 이른바 출생지 이론을 몇년에 걸쳐 줄기차게 전파해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봤다는 얘기는 보수단체 주디셜 와치의 팀 핏턴 소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시 올린 트럼프 캠프 고문인 제나 엘리스의 포스트를 본 것이었다. 핏턴은 “미국 헌법의 시민권 조항에 의거해 해리스가 부통령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 잡지 뉴스위크의 오피니언 면에 실렸던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의 법학교수 존 이스트먼의 글 한 대목을 공유했다. 이스트먼 교수는 헌법 2조의 문구 “시민으로 자연히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 직무에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를 인용했고, 수정헌법 14조에도 “모든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야 하며 그래야만 사법권의 귀속을 주장할 수 있다”를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의 논리를 좇으면 딸이 태어날 당시 부모들이 학생 비자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미국 시민권을 없었던 것이어서 문제가 된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다른 헌법학자는 CBS 뉴스에 이스트먼 교수의 주장은 “진짜 바보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클리 로스쿨의 에르윈 체메린스키 학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수정헌법 14조의 1절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누구나 미국 시민이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면서 “연방 대법원도 1890년대 이후 같은 판례를 유지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는 명백히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반박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 제1절 :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및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사는 주 시민이다. 어떤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 또는 면책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 강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어떤 주에도 법의 적정 절차 없이 개인의 생명, 자유 또는 재산을 빼앗아서는 안 되며, 그 사법권 범위에서 개인에 대한 법의 동등한 보호를 거부하지 못한다.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이란 미국 영토 밖에서 태어난 미국인의 친생자를 가리킨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곰팡이 옥수수에 흔들리는 14억 ‘밥그릇 안보’

    곰팡이 옥수수에 흔들리는 14억 ‘밥그릇 안보’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음식점협회 류궈량(劉國梁) 회장은 지난 11일 오후 5시 58분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느닷없이 “우한 내 모든 식당들에 대해 ‘N-1’식 주문을 받자”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즉 식당 측이 손님 10명이 들어오면 손님들에게 9인분의 음식만 주문하라고 권유하자는 말이다. 그의 제안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날 관영 신화통신 ‘신화스뎬’(新華視點)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식량 생산이 해마다 풍족하지만 식량안보 위기 의식은 여전하며 올해는 코로나19 영향까지 있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음식을 낭비하지 말라”고 중요 지시를 내린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시진핑 옥수수밭 행보는 ‘식량안보 시위’ 중국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과 코로나19 사태, 남부지방 홍수, 북부지방 가뭄 등 자연재해로 식량 공급에 불리한 악재들이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 식량 보관 창고 관리마저 부실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 동북부 곡창지대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국가 비축 곡물창고에서 외부인들의 영상 촬영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는 바람에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국유 대기업인 중국추베이량(儲備糧)관리공사(SINOGRAIN)의 헤이룽장성 자오저우(肇州) 소재 식량창고 측이 지난달 27일 “외부인이 휴대전화나 기타 녹음·녹화 장비를 가지고 식량 보관 창고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한다”고 공지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지난달 초 헤이룽장성 자오둥(肇東) 소재 식량창고의 곰팡이와 먼지로 뒤범벅이 된 옥수수를 고발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 사건이 겹친 것이다. 당시 영상에서 외부 제보자는 “국가 비축 옥수수 5000t을 샀는데 옥수수를 비비면 부스러지고 먼지·찌꺼기 등 불순물도 다량 섞여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국은 “동영상에 나온 옥수수 수량·품질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며 전체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규정 위반을 들어 직원 3명을 정직 처분한 바 있다. 그 사건 이후 한 달도 안 돼 자오저우 식량창고의 영상 촬영을 금지하는 조치가 나오는 바람에 국가 비축 곡물의 보관불량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시 주석이 지린(吉林)성 옥수수밭을 찾아 식량안보를 강조한 이후 이 사건이 터져 옥수수 등 국가 비축 곡물의 보관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지린성 쓰핑(四平)시 리수(梨樹)현에 있는 국가 바이완무(百萬畝) 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 시범구를 방문해 알곡 생산과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고 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대서특필했다. 그의 시찰은 창장(長江·양쯔강) 유역 홍수로 남부지방이 몸살을 앓고 미국이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을 폐쇄하면서 미중이 ‘치킨게임’을 벌이는 매우 민감한 시점에 이뤄져 관심이 증폭됐다.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95%로 높지만 대두,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은 수입으로 채운다. 중국의 식량안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옥수수밭 행보는 미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로 해석된다. 그의 지린성 시찰이 끝난 후 관영 매체들이 “백성들이 배불리 잘 먹게 하고 식량안보 기초를 다져 중국의 밥그릇을 튼튼하게 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는 이유다.●옥수수 영상 해명에도 불안감 가중 이런 와중에 비축 옥수수에 곰팡이가 피는 것을 보여 주는 충격 영상은 비축 곡물들의 안전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걱정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다 휴대전화의 식량창고 반입을 금지시키자 국가 비축 곡물의 질 저하를 숨기기 위한 꼼수’라는 관측이 확산되며 불안감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중국추베이량은 지난 2일 밤 웨이보를 통해 “식량 경매·출고가 늘어 현장의 설비가 많고 차량 운행도 빈번해 안전상의 이유로 이런 조치를 했다.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다”며 “휴대전화 반입 금지 결정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전상의 관점에서 볼 때 식량창고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자주 사용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위험하다”는 답변도 내놨다. 중국추베이량은 앞서 지난달 14일 “동영상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조사한 결과 옥수수의 양과 품질에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추베이량의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켰다.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회사 측의 해명은 여론의 비판을 피하려는 것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녹화 장비와 현장 인원의 안전 위험이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SCMP도 “고발 영상으로 식량 비축분이 충분한지에 의문이 제기됐고 영상 촬영 금지 조치까지 나오자 의구심이 커졌다”고 전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곡물 총생산량은 전년보다 0.9% 증가한 6억 6384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곡물 생산량이 5년 연속 6억 5000만t 이상을 넘었다. 지난해 주요 곡물 생산량은 쌀 2억 961만t, 옥수수 2억 6077만t, 밀 1억 3359만t 등이다. 소비량은 쌀 1억 9410만t, 옥수수 2억 7795만t, 밀 1억 2350만t 등이다. 2018년 주요 수입량은 쌀 308만t, 옥수수 479만t, 밀 310만t에 이른다. 왕랴오웨이(王遼偉) 국가곡물유정보센터 고급경제위원은 “지난 5년 동안 연속으로 6억 5000만t 이상을 생산해 곡물 자급률이 95%에 이르는 만큼 식량 위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14억 인구에 대한 안전한 식량 공급이 최우선 과제”라며 막대한 곡물 비축이야말로 식량안보를 담보하는 핵심이라고 자랑해 왔다. 2000년대 들어 농업과 식량정책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중국은 그러나 2004년부터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중국이 대두와 밀 등 곡물의 상당량을 미국, 호주 등지에서 수입하는 만큼 식량안보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호 문건’(당해 연도 핵심 국정과제)에는 농민과 농업, 농촌의 ‘삼농’ 문제가 늘 포함됐고 2014년에는 ‘식량 안전보장 시스템 확보’까지 추가됐다. 이 문건에서 “새로운 정세에서 중국은 식량안보 전략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 손으로 받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치국(治國)의 기본 개념”이라고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옥수수와 밀, 쌀 등을 적절한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 곡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여름 곡물 생산량 2013년 이후 최저” 중국은 국가 비축 곡물 규모는 비밀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10월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내놓은 식량안보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가 비축 곡물 물량은 모두 9억 1000만t에 이른다. 주요 곡물 비축량을 보면 밀 1억 100만t, 쌀 1억 7500만t, 옥수수 1억 2300만t이다. 옥수수의 경우 지난해 2억 7795만t의 소비량 중 사료용으로 63%가 쓰였고 식용으로 6%, 공업용으로 30%가 사용됐다.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중국의 옥수수 선물 가격은 30% 가까이 치솟아 옥수수의 국내 공급 부족 현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193만 7000t의 옥수수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으로부터의 옥수수 구매를 늘렸다. 불과 2주 전에 미국산 옥수수 176만 2000t을 사들인 데 연이은 조치다. 마원펑(馬文峰) 베이징 둥팡아이거(東方艾格) 농업컨설팅공사 수석 분석가는 “옥수수 가격 폭등은 공식 통계나 논평과 달리 여름 곡물의 총생산량이 감소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여름 곡물 생산량이 1년 전보다 최대 4.6% 감소한 1억 3517만t에 그쳐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루시·퍼플레인…여름에 돌아온 ‘슈퍼밴드’들

    루시·퍼플레인…여름에 돌아온 ‘슈퍼밴드’들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JTBC ‘슈퍼밴드’ 출신의 실력파 밴드들이 같은 날 신곡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2위를 차지한 밴드 루시는 13일 새 미니앨범 ‘파노라마’(PANORAMA)를 발매한다. 지난 5월 첫 싱글 ‘개화’로 따스한 봄을 노래한 루시는 이번 앨범에서 청량한 여름의 다양한 단상들을 담아냈다. 타이틀곡 ‘조깅’을 포함해 ‘수박깨러가’, ‘스트레이트 라인’(Straight Line), ‘미싱 콜’(Missing Call), ‘충분히’, ‘플레어’(Flare) 등 총 6곡으로 루시가 전곡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조깅’은 통통 튀는 멜로디와 빠르게 달려 나가는 템포가 특징이다. 경쟁하듯 뛰기만 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속도감에 맞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가사를 얹었다. ‘슈퍼밴드’ 결승 무대에서 선보여 인기를 얻은 ‘플레어’도 실렸다.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해 신곡 라이브를 최초 공개한다.‘슈퍼밴드’ 3위 출신 퍼플레인도 첫 번째 정규앨범 수록곡 중 하나를 먼저 선보인다. 13일 소속사 JTBC스튜디오에 따르면 퍼플레인의 새 싱글 ‘레터’(Letter)가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지난 6월 입대한 보컬 채보훈이 퍼플레인 멤버들과 미리 녹음해둔 곡으로 기타리스트 양지완이 직접 작사·작곡했다. 데뷔 후 첫 EP(미니앨범) ‘작품번호 1번’(Op.01)을 낸 뒤 정규 1집 발매를 앞두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공지영 “김부선, 세 번째 남편 음란사진으로 협박”

    공지영 “김부선, 세 번째 남편 음란사진으로 협박”

    소설가 공지영(57)이 배우 김부선(59)으로부터 일년간 협박을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김부선은 “협박이 아닌 요청”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공지영은 11일 장문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세 번째 이혼을 한 지 16년이 지났다. 서류는 몇년 후 정리했지만 공증 받고 완전 별거 정리한 게 2004년 2월이다”라며 “전 남편인 그가 어떤 여배우와 ‘썸씽’이 있었다는 걸 최근 알았다. 둘 사이 무슨 문자와 사진이 오갔나보다. 아니면 일방적으로 보냈는지 나는 당연하게 전혀 모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공지영은 “그녀가 내 전 남편이 자신에게 보낸 음란사진을 공개한다고 내게 협박을 해 왔던 것이 거의 1년 전이었다”며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우리 아이가 타격을 입을테니 그걸 막으려면 자기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공지영은 “당연히 개인적으로 사과를 백만 번도 더 했지만 그녀는 당시 공개로 발언해줄 것을 요청했고, 나는 지금 시기가 좋지 않겠다고 빌었다.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대답했고 달랬다”며 “그러나 새벽마다 보내는 문자를 견디다 못해 그녀를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지영은 “이제 답한다. 그 점을 공개로 사과한다”며 “녹음을 유출시킨 이 모씨란 사람, 당시 경찰에게 전화번호까지 주며 신고했지만 소식이 없다. 이제 더 이상 대응 않겠다. 전 남편이 보냈다는 소위 그 음란사진 공개하시라. 내 아이를 위해 막으려 애썼으나 생각해보니 부질없는 짓이었다. 아이도 이제 성인이니 알아서 해석하리라 믿는다”고 달라진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공지영은 “일면식도 없던 그녀를 변호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양심에 따른 행동이었기에 다시 그 날이 와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공지영은 지난 2018년 김부선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스캔들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부선의 편에 섰다. 하지만 2018년 10월 이재명 지사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한 음성 파일이 온라인 상에 유출돼 논란이 됐고, 공 작가는 파일 유출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이를 유출한 이모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김부선은 다음날인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협박과 요청의 차이. 협박? 했다는 내용은 이렇다”며 지난 1월17일 공지영 작가와 주고받았던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김부선은 “선택적 정의, 누굴 두고 말하는 건지 깊은 성찰하길 바란다. 녹취 유출사건으로 나와 내 딸은 지독한 피해자다. 능력이 된다면 우리 모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적절한 조치 부탁드린다. 내 딸에게, 내게 사과 정중하게 해달라. 그게 공지영답다”고 답했다. 김부선은 “한참 왕성하게 일해야 하는데 숨도 못 쉬고 죄인처럼 숨어지내고 이재명은 저리 당당하게 잘 사는데 정말 돌겠다. 대법원 선고는 왜 이리 미루는지”라고 푸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종이에 쓰듯 쓱쓱… 진짜 ‘펜’인 줄 알았네

    종이에 쓰듯 쓱쓱… 진짜 ‘펜’인 줄 알았네

    녹음·필기 동시에… 취재수첩으로 딱! 좌우로 펜 휘두르면 뒤로가기·앱 목록‘버즈라이브’ 끼고 촬영땐 목소리 또렷‘S펜’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심장과도 같다. 2011년 삼성전자가 처음 갤노트를 세상에 내놨을 때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중간인 ‘패블릿’으로 등장했지만 요즘은 갤럭시S 시리즈와 별반 차이가 없어진 디스플레이 크기 대신 ‘S펜’이 갤노트의 정체성을 지켜 내고 있다. 삼성은 오는 21일 정식 출시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도 S펜 기능을 또다시 끌어올려 지난 2분기 화훼이에 뺏겼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되찾고자 한다. 11일 사용해 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S펜은 마치 종이에 직접 글을 쓰는 것과 같은 필기감을 지원했다. 갤노트10 시리즈에서는 42ms(밀리세컨드·0.001초)였던 S펜의 인식 속도가 이번 제품에서는 9ms로 전작에 비해 80%가량 개선됐다. 초당 120개의 화면을 보여 주는 120헤르츠(Hz)의 주사율이 적용돼 필기 시에도 매끄러운 화면이 구현됐다. 후면 카메라가 한쪽으로 꽤 많이 튀어나온 탓에 책상에 놓고 필기를 하려면 자꾸 덜컹거리는 것이 단점이나 휴대폰 케이스를 씌우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동시 녹음’ 기능도 있어서 필기를 한 뒤 재생 버튼을 누르면 해당 글자를 적을 당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취재수첩 대신에 갤노트20을 이용해 메모하고 나중에 녹음도 들어 보니 놓친 부분이나 뉘앙스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이나 회의가 잦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갤럭시S20 울트라’보다는 14만원가량 싸졌지만 여전히 145만원에 달하는 출고가가 학생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액션’(원격제어)도 한 단계 발전했다. 갤노트10에서는 사진 촬영이나 동영상 감상 등에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 구현이 가능해졌다. S펜의 측면 버튼을 누른 채 허공에서 왼쪽 방향으로 꺾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 기능이 작동하고, 오른쪽 꺾쇠를 그리면 최근에 사용했던 앱 목록을 볼 수 있는 식이다. 처음에는 동작이 어색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듯했다.지난 5일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공개된 무선이어폰인 ‘갤럭시버즈 라이브’(아래)도 갤노트20과 함께 이용하면 시너지가 있다. 동영상 촬영 때 몇 미터 떨어져 있는 인물이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착용하면 이것이 핀마이크 역할을 해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속도가 빠른 레이싱 게임을 할 때도 이어폰의 ‘게임 모드’를 활성화하면 거의 지연 없이 소리가 전달된다. 다만 버즈 시리즈 중에 처음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적용됐지만 외부 소음이 꽤 들리는 것은 아쉽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88억 걷어 겨우 2억 쓴 나눔의 집… “할머니 갖다 버린다” 학대도

    88억 걷어 겨우 2억 쓴 나눔의 집… “할머니 갖다 버린다” 학대도

    지원금마저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지출할머니 직접경비 없고 집·땅 매입에 비축국가지정기록물 등 자료 방치하거나 훼손 후원금 운용 논란이 제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 나눔의 집이 5년 동안 88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모집하고도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2억원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았고 할머니들을 정서적으로 학대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기춘(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나눔의 집 민관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 단장은 “나눔의 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할머니들 후원금 홍보를 하고 여러 기관에도 후원 요청 공문을 발송해 지난 5년간 약 88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이나 시설은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용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등록청의 업무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인이 재산 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 26억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기부 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등록청(10억원 초과인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한다. 국민들이 후원한 돈은 운영법인 계좌에 입금됐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 88억여원 중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 양로시설로 보낸 금액(시설 전출금)은 2.3%인 2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할머니들을 위한 직접 경비가 아닌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된 게 대부분이었다. 반면 운영법인이 재산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은 26억여원으로 파악됐다. 재산조성비는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관 신축비, 추모공원 조성비 등으로 쓰였다. 나머지 후원금은 이사회 회의록 및 예산서 등을 살펴봤을 때 국제평화인권센터, 요양원 건립 등을 위해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민관합동조사단은 설명했다. 할머니에 대한 정서적 학대 정황도 발견됐다. 간병인은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봐야 한다” 등 언어폭력을 가했고, 이는 특히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집중됐다. 조사단은 간병인의 학대 행위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나눔의 집 운영상 문제에서 파생된 의료공백과 과중한 업무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할머니들의 생활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 역사를 담은 기록물이 방치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입·퇴소자 명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할머니들의 그림과 사진, 국민들의 응원 편지 등을 포댓자루나 비닐에 넣어 건물 베란다에 방치했다. 이 가운데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자료도 있었다. 제1역사관에 전시 중인 원본 기록물은 습도 조절이 되지 않아 훼손되고 있었고, 제2역사관은 부실한 바닥공사로 바닥 면이 들고 일어나 안전이 우려되는 상태였다. 법인 직원인 간병인이 조사단과 할머니의 면담 과정을 불법 녹음하기도 했다. ●경기도, 경찰 수사 의뢰·행정처분 예정 경기도는 추후 민관합동조사단으로부터 최종 조사 결과를 받아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송 단장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나눔의 집과 불교계가 나서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했다”며 “그러나 법인과 시설 운영에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경기도와 광주시는 그 정상화 방안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행정과 시설 운영, 회계, 인권, 역사적 가치 등 4개 반으로 나눠 나눔의 집 운영법인과 나눔의 집 시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및 국제평화인권센터 등을 조사했다. 1992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이 생활하며,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5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동훈 발언 순서 재배치”… 녹취록 ‘악마의 편집’ 논란

    ① 1월~3월 전화 15회·보이스톡 3회·카카오톡 등 327회 수시 연락② 이 전 기자, 백 기자와 통화 중 ‘한동훈이 나를 팔아달라고 했다’③ 녹취록·녹음파일 속 ‘한 배 타는 건데… 연결해 줄 수 있지 제보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검언유착’이냐 ‘권언유착’이냐를 두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작성한 이동재(35·구속) 전 기자의 공소장에도 검언유착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핵심 증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이름은 23쪽 분량의 문건에서 34차례 등장한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을 이철(55·수감 중) 전 VIK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지만,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공소장에 담았다. 공소장의 주요 요지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①1월 26일~3월 22일 전화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메시지 등 327회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②3월 10일 10분간 한 검사장과 통화를 한 후 후배 백모 기자에게 전화한 이 전 기자가 ‘한동훈이 나를 팔아라고 했다’고 한 것 ③3월 13일·22일 이 전 기자가 제보자 지모씨를 만나 한 검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라면서 ‘(제보를 하면) 당연히 좋은 방향으로 가지.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연결해 줄 수 있지. 제보해’ 등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보여 준 것 등이다. 그러나 검찰은 ①과 관련해 한 검사장 휴대전화 압수수색에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확보하지 못했다. ②와 ③은 직접 보고 들은 게 아니라 이 전 기자의 ‘전언’을 통한 내용이다. 공소장에서 유일하게 한 검사장이 직접 한 발언은 ‘2월 13일 부산 녹취록’ 관련 부분이다. 그러나 해당 부분에 대해 검찰이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기자, 백 기자, 한 검사장의 발언 순서를 재배치해 전문과 달리 한 검사장이 취재를 독려하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공소장에 한 검사장이 하지 않은 발언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이동재 공소장으로 본 ‘한동훈 공모’ 의심 포인트는?

    이동재 공소장으로 본 ‘한동훈 공모’ 의심 포인트는?

    검찰, 검언유착 핵심 증거 제시 못해부산 녹취록 관련‘악마의 편집’ 논란도채널A 사건과 관련해 ‘검언유착’이냐 ‘권언유착’이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작성한 이동재(35·구속) 전 기자의 공소장에도 검언유착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핵심 증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이름은 23쪽 분량의 문건에서 34차례 등장한다. 이 전 기자와 함께 기소된 후배 백모 기자가 10여 차례 언급되는 것과 비교된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을 이철(55·수감 중) 전 VIK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지만,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공소장에 담았다. 공소장의 주요 요지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①1월 26일~3월 22일 전화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메시지 327회 등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②3월 10일 10분간 한 검사장과 통화를 한 후 백 기자에게 전화한 이 전 기자가 ‘한동훈이 나를 팔아라고 했다’고 한 것 ③3월 13일·22일 이 전 기자가 제보자 지모씨를 만나 한 검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라면서 ‘(제보를 하면) 당연히 좋은 방향으로 가지.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연결해 줄 수 있지. 제보해. 그 내용을 가지고 범정을 접촉해’ 등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보여 준 것 등이다.그러나 검찰은 ①과 관련해 두 사람의 연락 횟수만 파악했을 뿐 한 검사장 휴대전화 압수수색에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확보하지 못했다. ②와 ③은 직접 보고 들은 게 아니라 이 전 기자의 ‘전언’을 통한 내용이다. 해당 내용은 지씨 등이 전해 들은 ‘전문 증거’이고, 당사자가 부인하면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전 기자 측은 한 검사장이 실제로 한 발언이 아니라 자신이 꾸며 낸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소장에서 유일하게 한 검사장이 직접 한 발언은 ‘2월 13일 부산 녹취록’ 관련 부분이다. 그러나 해당 부분에 대해 검찰이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기자, 백 기자, 한 검사장의 발언 순서를 재배치해 전문과 달리 한 검사장이 취재를 독려하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이 하지 않은 “나 같아도 그렇게 해” 발언이 허위로 기재됐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 전 대표 아내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기자들의 말에 답하는 부분이다. 다만 녹음파일에서는 한 검사장이 “나 같아도”라고 말했지만 뒷부분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아 진위가 불명확하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공소장에 한 검사장이 하지 않은 발언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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