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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사생활까지 공개?”…황정민 폭로 여성, 2억 소송 첫 조정 [핫이슈]

    “왜 사생활까지 공개?”…황정민 폭로 여성, 2억 소송 첫 조정 [핫이슈]

    배우 황정민의 사생활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여성 A씨가 황씨를 상대로 낸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첫 조정기일이 14일 열린다. A씨는 황씨와 사적인 연락과 만남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황씨 측은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고 공개된 게시물도 악의적으로 편집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A씨의 사생활 공개 방식을 두고 비판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은 이날 A씨가 황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 2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조정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지난 6월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조정은 판결에 앞서 법원이 당사자 간 합의를 중재하는 절차다. A씨는 지난 2월 황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2023년 8월부터 황씨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사적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황씨와 영화 ‘밀수’ 시사회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2023년 8월부터 2024년 말까지 교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것은 모두 네 차례였고, 주류 브랜드 론칭 등 사업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눴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왜 사생활까지 공개하나”…일부 누리꾼 비판A씨가 관련 내용을 SNS와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사생활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 적절하냐는 반응도 나왔다.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적인 내용을 공개해도 되느냐거나,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쪽 주장만 먼저 퍼지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의 의견이 올라왔다. 다만 이는 일부 누리꾼의 반응으로, 사건의 사실관계나 법적 책임을 판단한 내용은 아니다. A씨는 자신이 단순한 폭로자가 아니라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라는 입장이다. A씨는 지난달 30일 SNS 입장문에서 황씨와의 관계를 두고 자신이 정서적·성적·노동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사실관계를 법정에서 증거로 밝히겠다고 했다. 이는 A씨 측의 주장으로, 현재까지 법원의 판단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황씨 측은 A씨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소속사 샘컴퍼니는 지난달 29일 공식 입장을 내고 A씨를 “황정민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스토킹 범죄 피의자”라고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황씨는 A씨를 스토킹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게 세 차례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부과했다. 법원은 A씨의 스토킹 혐의와 관련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스토킹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A씨 측도 정식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황정민 측 “악의적 편집”…A씨는 “법정서 밝힐 것” 샘컴퍼니는 A씨가 공개한 게시물과 관련해 “악의적으로 편집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추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반면 A씨는 황씨 측이 자신을 스토킹 가해자로만 규정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은 스토킹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관련 녹음 파일 등을 형사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가 황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스토킹 혐의를 둘러싼 형사재판은 서로 별개의 절차다. 이날 조정기일에서는 A씨의 손해배상 청구를 두고 양측이 합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지만, 합의하지 못하면 사건은 다시 소송 절차를 거쳐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현재 A씨가 제기한 사생활 관련 주장과 이에 대한 황씨 측 반박은 상당 부분 엇갈리고 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양측의 법적 책임은 향후 진행되는 민·형사 절차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 “성관계하면 사건 해결해줄게”…女 의뢰인에 요구한 美 변호사 [핫이슈]

    “성관계하면 사건 해결해줄게”…女 의뢰인에 요구한 美 변호사 [핫이슈]

    미국의 한 유명 형사 전문 변호사가 수감 중인 남동생의 법률 도움을 구하던 여성에게 돈 대신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로 체포됐다. 여성은 결국 요구에 응했지만 변호사는 약속했던 법률 지원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닐 칼파스(56)가 성매매 권유와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됐다. 텍사스주 공공안전국(DPS)은 전날 칼파스가 운영하는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그를 체포했다. 칼파스는 형사·상해·가사 사건 등을 다루는 칼파스 로 그룹의 설립자다. 수사 당국은 그가 수감자의 가족이라는 취약한 상황을 이용해 성관계를 법률 서비스의 대가로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사건은 2024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포영장 진술서에 따르면 가명 ‘줄리’로 공개된 여성은 당시 텍사스주 과달루페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남동생을 돕기 위해 칼파스에게 연락했다. 칼파스는 여성에게 변호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돈 또는 자신의 몸을 제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사 기관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과 교도소 녹음 통화,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를 조사했다. “돈 아니면 네 몸”…법률 도움 대가로 성관계 요구 여성은 처음에는 칼파스의 요구를 거절했다. 하지만 남동생의 석방과 변호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결국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이 확보한 2024년 3월 교도소 통화 녹음에는 여성이 남동생에게 칼파스와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내용도 담겼다. 수사관들은 여성이 통화에서 자신이 결국 “위험을 감수했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을 성적 관계를 맺었다는 의미로 판단했다. 여성은 이후 자신의 선택을 크게 후회했다고 진술했다. 체포영장 진술서에는 여성이 당시 심한 불쾌감과 후회를 느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칼파스는 성관계 이후에도 약속했던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여성의 남동생을 정식으로 변호하지 않았고 보석 석방을 돕지도 않았다. 이후 남동생과 통화하면서 경제적인 이유를 들며 국선변호인을 구하라고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 압수수색…인신매매 혐의까지 DPS 수사관들은 지난 12일 칼파스의 샌안토니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현장에서는 서류 상자와 컴퓨터 등 증거물이 반출됐다. 칼파스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매매 권유와 성적 행위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다. 현지 법원 기록상 인신매매 혐의는 2급 중범죄에 해당한다. 수사 당국은 교도소 통화 녹음과 목격자 진술, 법원 기록 등을 조사해 칼파스가 법률 서비스를 미끼로 여성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별도의 체포영장에는 그가 다른 여성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담겼다. 칼파스에게는 총 11만 달러(약 1억 5000만원)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이후 보석금을 내고 구치소에서 풀려났으며 변호인을 선임했다. 현지 법률 전문가는 혐의가 아직 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변호사 자격 정지 등 징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변호사 협회 기록상 칼파스에게 기존 공개 징계 전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DPS는 현재 수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칼파스 측은 현지 언론의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 “몰래 찍었다? 안 찍었다?”… 메타 AI안경, 獨서 형사고발

    “몰래 찍었다? 안 찍었다?”… 메타 AI안경, 獨서 형사고발

    메타의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이 독일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 끝에 형사고발됐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눈앞 장면을 촬영하고 AI가 이를 해석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주변인에게 촬영 사실을 어디까지 알려야 하는지를 둘러싼 개인정보 보호 논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 시민단체 헤이트에이드는 12일(현지시간) 메타의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가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 법률을 위반했다며 메타와 안경 제조사 에실로르룩소티카,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일반 안경과 구별이 어려워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 촬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프랑크푸르트 검찰 산하 인터넷범죄 전담부서 ZIT는 로이터통신에 고발장을 접수해 정식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 밝혔다. 메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쟁점은 주변 사람이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 수 있느냐다.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은 2023년 말 은밀한 녹음·녹화가 가능한 연결형 기기는 금지된다고 밝히면서도, 촬영 사실이 광학 신호 등으로 명확하게 표시된다면 스마트안경의 소유·수입·판매 자체는 금지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타가 안경에 적용한 촬영 표시등이 이를 충분히 알리는 장치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고발의 핵심인 셈이다. 메타는 앞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제품을 꾸준히 손질해왔다. 2021년 1세대 출시 당시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개인정보 당국이 작은 발광다이오드(LED)만으로 촬영 사실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하자 표시등을 키웠다. 2세대부터는 표시등을 가리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꺼지게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달리 안경은 상대를 바라보는 행위와 실제 촬영을 겉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공개한 삼성전자도 촬영 사실을 알리기 위한 장치를 적용했다. 촬영 중에는 제품 바깥쪽과 안쪽의 발광다이오드(LED)가 모두 켜지고, 외부 LED가 가려지거나 사용자가 안경을 벗으면 촬영 기능이 비활성화된다. 음성과 영상, 화면 공유 데이터도 AI 모델 학습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안경의 개인정보 문제는 촬영 여부를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수집한 정보를 AI가 분석하는 만큼 어떤 데이터가 저장되고 학습에 활용되는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 유럽 디지털 권리단체(NOYB)의 클레안티 사르델리 변호사는 로이터통신에 AI 스마트안경의 주요 문제로 개인정보가 AI 학습에 활용되는 방식과 촬영되는 사람이 그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느냐는 점을 꼽았다.
  • 청개구리판 ‘나는 솔로’…맘에 드는 수컷 많으면 암컷은 ‘최상의 짝’ 포기한다 [사이언스 브런치]

    청개구리판 ‘나는 솔로’…맘에 드는 수컷 많으면 암컷은 ‘최상의 짝’ 포기한다 [사이언스 브런치]

    요즘은 TV를 틀면 다양한 포맷의 연애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남녀 불문하고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상대를 콕 집어 선택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서도 관찰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테네시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심리학·신경과학과, 동물행동 협동 연구과정, 파나마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 동물행동 센터 공동 연구팀은 암컷 청개구리들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너무 많아지면 가장 훌륭한 짝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 8월 13일 자에 실렸다. 코프 회색 청개구리는 버지니아에서 서쪽으로는 텍사스, 북쪽으로는 캐나다에 이르는 북미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동물 종으로 몸길이는 약 5㎝ 크기로 나무껍질처럼 울퉁불퉁한 회색 또는 녹색 피부를 갖고 있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목을 부풀리고 일련의 고음 진동으로 암컷에게 구애의 노래를 부른다. 연구팀은 암컷 청개구리가 어떤 방식으로 짝을 선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음과 온도 조절이 가능한 폭 2m 크기의 사육 공간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암컷 청개구리를 공간 중앙에 배치한 뒤 주변에 여러 대의 스피커를 설치해 녹음된 실제 수컷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틀어줬다. 암컷은 선호하는 수컷의 소리가 들리는 스피커 쪽으로 뛰어갈 수 있었다. 앞선 연구들에 따르면 암컷 청개구리는 길게 우는 수컷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구팀은 핵심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동시에 이보다 훨씬 짧은 한두 개의 주의 분산용 울음소리도 함께 재생한 뒤 암컷의 행동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수컷의 울음소리가 많아질수록 암컷은 선택에 혼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암컷이 선호하는 목표 울음소리 하나와 주의 분산 울음소리 하나만 있을 때는 77%의 확률로 목표 울음소리로 이동했다. 그러나 암컷이 8마리의 서로 다른 수컷의 소리를 들을 경우는 목표 소리를 향해 가는 경우가 25%에 불과했다. 심지어는 암컷이 어떤 수컷의 울음소리도 선택하지 못하고 소위 얼어버리는 경우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암컷들의 이런 선택 불능 상황이 수컷들의 소리를 분간해 듣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동일한 환경에서 다른 실험을 했다. 목표 울음소리와 함께 머리 위 스피커에서 수많은 수컷 울음소리가 겹치는 배경 소음을 틀어줬다. 관찰 결과 이런 시끄러운 환경은 암컷이 짝을 선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암컷들은 환경적 소음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옵션의 수 때문에 짝짓기 상대를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진화론적 해석에 따르면 암컷들이 길게 우는 수컷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짧게 우는 수컷들은 개체군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과부하’ 현상이 암컷에게 엄청난 혼란을 일으켜 이론적으로 덜 이상적인 짝을 선택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짧은 울음소리를 내는 수컷들이 유전자 풀에서 계속 살아남게 됐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제시 태너 테네시대 교수는 “동물 세계에서 암컷이 내리는 결정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이론적으로는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수컷을 선택함으로써 암컷은 자손에게 유전적 이점을 물려줄 수 있지만, 암컷들이 항상 이런 선택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연구는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남쪽 바다의 푸른 비경, 여름날의 여수 금오도 비렁길 [두시기행문]

    남쪽 바다의 푸른 비경, 여름날의 여수 금오도 비렁길 [두시기행문]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에 자리 잡은 금오도는 거대한 자라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섬으로, 남해안의 쪽빛 바다와 싱그러운 숲이 어우러져 천혜의 풍광을 뽐내는 섬 여행의 낙원이다. 한때 맑고 푸른 바다를 가르며 날아오르는 학의 자태를 품었다 하여 ‘금오’(金鰲)라는 고결한 호칭을 얻은 이곳은, 첩첩이 쌓인 남해의 다도해 풍경 속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짙푸른 녹음이 절정에 달하는 계절,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품고 걷는 금오도의 여정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온전한 쉼과 마주하는 깊은 서사를 선사한다. 금오도 여행의 묘미는 단연 섬의 기암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명품 트레킹 코스인 ‘금오도 비렁길’에 있다. ‘비렁’이란 벼랑의 여수 방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바다와 맞닿은 아찔한 벼랑 끝을 따라 걷는 길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산행 초입의 아늑한 마을길을 지나 본격적인 벼랑길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거친 해식애와 쪽빛 바다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짙푸른 숲의 그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땀방울을 식혀주고,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며 온몸으로 섬을 만끽하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특히 비렁길의 코스 구석구석을 누비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절벽과 다도해의 풍경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볼거리다.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파도가 다듬어낸 해안 절경들과 남해의 점섬들이 빚어낸 파노라마는, 걷는 이의 발걸음마다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한다. 땀 흘려 벼랑길을 걸으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남해의 찬란한 자연과 거친 바다의 기운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웅장한 여운을 마음에 품게 된다. 여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금오도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섬 주변의 고즈넉한 어촌 마을을 거닐거나, 맑은 바닷물이 반기는 인근의 아름다운 해변과 방파제 길을 찾아 차분하게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잔잔하게 물결치는 파도 소리와 넌지시 이어지는 남해의 풍경들은 여행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준다. 거친 벼랑길을 누비느라 허기진 몸을 달래줄 먹거리는 남해 자락의 넉넉한 인심이 빚어낸 고유의 별미가 책임진다.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기 전후나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청정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여수 횟감과 해산물 요리, 혹은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일품인 방풍국수와 방풍 요리가 여행객을 반긴다.
  • [단독] “강남서 수사 신뢰 못해”… 검찰, 고소인에게 처벌 탄원서 받았다

    [단독] “강남서 수사 신뢰 못해”… 검찰, 고소인에게 처벌 탄원서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의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경찰관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는 만큼, 검찰이 강남서 내부 유착 의혹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3월부터 방송인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남서 수사1·2과 소속 경찰관들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1과 팀장은 지난 5일 구속됐으며, 현재 수사2과 팀장 등 경찰관들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1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탄원서에는 “경찰 수사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이 공정하다고 믿어온 세월이 조롱당했다”, “검사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강남서 경찰관들의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한 형사책임을 물어달라”는 취지의 요구가 담겼다. 탄원서는 남부지검 수사팀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양씨 사기 사건 고소인을 불러 강남서 수사2과 소속 경찰관들의 유착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을 들려준 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어 “피해자들의 심정이 판사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취지로 탄원서 작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1과 팀장을 수사할 당시에는 별도로 탄원서를 받지 않았다.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수사2과 사건에서 탄원서를 확보하는 것은 10월 수사권 개편을 앞둔 시간적 제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 박찬록 법무법인 해송 변호사는 “수사 무마로 피해자가 입은 피해와 처벌 의사 등을 확인해 양형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로서는 수사권 개편 전에 관련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간 검찰의 잘못은 경찰이, 경찰 잘못은 검찰이 수사하며 서로 견제해왔다”며 “앞으로 경찰 내부 비위 의혹을 경찰이 직접 수사하게 되면 수사 과정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영국 에든버러대·세인트앤드루스대, 일본 데이쿄대·이화학연구소(리켄) 뇌과학연구센터, 이스라엘 히브리대 공동 연구팀은 새가 부르는 노래에도 인간 언어의 ‘단어’에 해당하는 구조가 있으며 구조도 인간 언어와 같은 수학적 규칙을 따른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 8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반려새로 많이 키우는 십자매 수컷 6마리가 생후 60일부터 120일까지 부르는 노래들을 녹음해 그중 30건을 분석했습니다. 십자매를 비롯한 명금류가 인간 아기처럼 어른 새의 노래를 들으며 노래를 배운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노래를 이루는 음절마다 알파벳 한 글자를 배정해 노래 하나를 긴 문자열로 바꿨습니다. 그다음 앞 소리에서 뒤 소리로 이어질 확률이 직전보다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지는 지점을 잘라냈습니다. 아기가 띄어쓰기 없는 말소리 속에서 자주 붙어 다니는 소리를 단서로 단어의 경계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 결과 십자매가 한 번 부르는 노래는 평균 11개 토막으로 나뉘었습니다. 토막들 중 일부는 매우 자주 쓰이고 나머지는 드물게 쓰이는 형태로 분포됐습니다. 언어학에서 ‘지프 분포’라고 부르는 패턴으로 분포의 기울기까지 인간 언어와 거의 같았습니다. 자주 쓰는 토막일수록 길이가 짧다는 점도 인간 언어와 일치했습니다. 심지어 혹등고래의 소리 패턴과도 일치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노래가 아직 어설픈 새끼 때 노래 속에도 지프 분포가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 분포가 학습을 마친 결과물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정보화 과정을 형성하는 근본 원리를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물론 새의 단어가 뜻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 언어의 주된 기능이 의미 전달인 반면 새와 고래의 노래는 주로 구애에 쓰입니다. 연구팀은 이처럼 의미가 없는 신호 체계에서도 언어의 통계적 뼈대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세대를 넘어 배워서 전달하는 방식 자체가 배우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입니다. 또 계통이 전혀 다른 세 종이 같은 언어 학습법을 보인다는 것은 수렴 진화의 사례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단독]“강남경찰 처벌해달라” 탄원서 받는 검찰…수사권 개편 앞두고 ‘속도전’

    [단독]“강남경찰 처벌해달라” 탄원서 받는 검찰…수사권 개편 앞두고 ‘속도전’

    서울 강남경찰서의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경찰관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는 만큼, 검찰이 강남서 내부 유착 의혹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3월부터 방송인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남서 수사1·2과 소속 경찰관들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1과 팀장은 지난 5일 구속됐으며, 현재 수사2과 팀장 등 경찰관들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1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탄원서에는 “경찰 수사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이 공정하다고 믿어온 세월이 조롱당했다”, “검사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강남서 경찰관들의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한 형사책임을 물어달라”는 취지의 요구가 담겼다. 탄원서는 남부지검 수사팀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양씨 사기 사건 고소인을 불러 강남서 수사2과 소속 경찰관들의 유착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을 들려준 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어 “피해자들의 심정이 판사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취지로 탄원서 작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2024년 7월 필라테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피해를 본 점주들이 업체 대표와 당시 홍보모델이었던 양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은 강남서 수사1·2과에 각각 배당됐으며, 수사1과 팀장은 금품과 룸살롱 접대를 받고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검찰은 수사1과 팀장을 수사할 당시에는 별도로 탄원서를 받지 않았다.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수사2과 사건에서 탄원서를 확보하는 것은 10월 수사권 개편을 앞둔 시간적 제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 박찬록 법무법인 해송 변호사는 “수사 무마로 피해자가 입은 피해와 처벌 의사 등을 확인해 양형 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로서는 수사권 개편 전에 관련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서 비위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고 수사권이 넘어가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간 검찰의 잘못은 경찰이, 경찰 잘못은 검찰이 수사하며 서로 견제해왔다”며 “앞으로 경찰 내부 비위 의혹을 경찰이 직접 수사하게 되면 수사 과정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검찰 “40대女, 황정민에 과도한 ‘일방적’ 연락”…스토킹 벌금 1천만원 구형

    검찰 “40대女, 황정민에 과도한 ‘일방적’ 연락”…스토킹 벌금 1천만원 구형

    배우 황정민을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검찰이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기간 일방적으로 과도한 연락을 했다고 판단한 반면, 피고인 측은 황정민이 연락을 명확하고 일관되게 거부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연락이 오간 정황이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1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영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 기간이 장기간이고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연락한 횟수가 과도하게 많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협박성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가 반성하고 있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장기간 과도한 연락”…A씨 측은 무죄 주장A씨 측은 황정민이 명확하고 일관되게 연락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황정민이 한때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먼저 A씨에게 전화를 걸거나 A씨의 연락에 호의적으로 응답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지난 2년 동안 제가 잘한 것만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감정이 무너져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과 제가 2년간 일방적으로 한 사람을 쫓아다닌 스토커였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기록에 남아 있는 그대로 누가 먼저 연락했고 어떤 말이 오갔으며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를 봐달라”며 “서로 아무 관계가 없었는데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저지른 일로 확정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덧붙였다. 유언장·고양이 사체 사진 공방…미성년 아들에도 연락검찰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A씨가 황정민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와 유언장 파일 등을 보낸 경위를 물었다. 또 고양이 사체 사진과 혈흔이 묻은 휴지 사진 등을 전송하고 황정민의 미성년 아들에게도 연락한 경위를 확인했다. A씨는 이 같은 메시지와 파일, 사진 등을 보낸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황정민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며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오전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황정민 측의 고소로 수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지난 2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A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최근 SNS를 통해 황정민과 사적인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통화 녹음과 메시지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황정민을 상대로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 오세훈 “AI 인재 양성 노력중…한두 달 내 가시적 성과 있을 것”

    오세훈 “AI 인재 양성 노력중…한두 달 내 가시적 성과 있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AI 생태계에 뛰어들어서 헤엄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청년 인공지능(AI) 신생기업 대표들과 함께 ‘청년 AI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그는 청년 대표들에게 “한두 달 내에 가시적 성과가 발표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추경에도 들어가 있는데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려달라”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 서울시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통해서 가급적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의 AI 사용 경험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지원자의 AI 사용 경험에 대한 차이를 언급하며 “미스매칭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 AI 사다리’라는 정책을 만들어서 지금 한창 노력 중이다”며 “되도록 올해가 가기 전에 고급 버전의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배양하고 장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서둘러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년 AI 기본권 보장은 모든 청년에게 공평한 출발선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서울의 AI 기술 생태계를 키우는 첫걸음”이라며 “AI를 활용하는 청년 인재가 AI를 만드는 창업가로, 다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촘촘한 정책 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간담회 직전 영상 촬영과 녹음으로 AI 아바타를 제작해 아바타를 활용한 영상을 만드는 스타트업 에이아이파크 사무실에서 기술을 체험하기도 했다. 오 시장의 아바타로 제작한 영상은 간담회 직후 상영됐다. 간담회 자리에서는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지정하는 ‘하이서울기업’ 등을 활용한 스타트업의 공공판로 개척, 청년 일자리 경험 사업 확대, 신생 업체 테스트베드 참여 기회 제공 등의 의견이 나왔다.
  • 검경 ‘핑퐁’ 책임미루기? “공직자가 설마” 변호사 격차는? “AI 상담” 국민이 실험대상? “숙의했다”

    검경 ‘핑퐁’ 책임미루기? “공직자가 설마” 변호사 격차는? “AI 상담” 국민이 실험대상? “숙의했다”

    “권한 분산하면 ‘가진 자’ 쪽에 더 갈 수도”법률지식·경제력 격차엔 국가 AI 상담 구상“의약분업처럼 형소법 익숙해질 시간 필요”검경 핑퐁우려엔 “상상 안 돼, 공직자가 설마”검찰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의 심사를 주도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한 분산 이후 힘이 ‘가진 자, 있는 자’에게 더 쏠릴 가능성을 인정했다. 법률 지식과 경제력에 따른 권리구제 격차에는 국가 제공 인공지능(AI) 상담 구상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도입 일정과 법률지원 확대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새 제도에 익숙해지는 시간과 후속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 의원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개정 형소법의 취지와 예상되는 부작용, 보완책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해 이달 4일 공포된 개정 형소법은 검사의 직접수사와 송치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의 법적 근거를 없애고,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은 남겼다. 주요 조항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오는 10월 2일 시행된다. 법률서비스 격차엔 AI 상담 구상…도입 일정은 미정진행자가 수사기록 열람과 의견 제출 확대가 돈과 법률 지식을 갖춘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절차를 잘 모르거나 바쁜 분들이 있다”며 법률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기록 열람·등사 확대와 국가 제공 AI 상담 서비스 구상,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면 14일 안에 조치계획을 통보하는 방안 등을 대책으로 들었다. 다만 김 의원은 현행 검찰 중심 체계에서도 돈 있는 사람이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고 상대적 약자를 지치게 한 사례를 목격했다며 권한 분산이 전관 변호사 선임과 의도적인 사건 지연 등 기존 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70년 동안 검사가 수사·기소권을 한꺼번에 가지면서 사건 왜곡이나 수사권 남용이 많았다”며 “권한을 분산해 서로 견제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I 상담은 개정 형소법에 직접 규정된 법정 절차가 아니라 향후 운영 구상이다. 김 의원은 이날 AI 상담의 도입 시기와 예산, 국선변호 확대 등 법률대리 유무에 따른 격차를 줄이기 위한 확정적인 인력·재정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가진 자’에 힘 더 갈 수도”…핑퐁 우려엔 “살펴보겠다”김 의원은 권력 분산의 또 다른 역효과도 언급했다. 권력자를 상대로 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권한을 분산시켜 놓으면 그 힘이 어디로 가느냐”며 “사실은 가진 자, 있는 자 쪽에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그런 걱정이 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견제 장치로 ‘한국형 FBI’를 표방한 중수청을 제시했다. 경찰 수사인력과 검사·검찰수사관 출신 인력이 중수청에 합류해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면서 중대범죄를 수사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과 맞물려 출범하는 중수청의 내부 지휘·책임체계에 대해서는 별도의 방지책을 설명하지 않았다. 진행자가 서로 다른 조직 출신이 한 팀에서 일할 경우 지휘체계가 불명확해지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거의 최악의 경우”라며 “공직자들이 그렇게 할까요? 아무튼 상상은 잘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염려가 있다면 행정안전부, 법무부, 중수청 담당자들과 얘기해 걸러내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중수청 내부의 구체적인 지휘·보고체계는 형소법 조문이 아니라 별도의 중수청 조직·운영 법령과 실제 운용에서 다뤄질 문제다. “의약분업 때처럼 형소법 익숙해질 시간 필요”새 형사사법체계의 시행 초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김 의원은 의약분업 정착 과정을 예로 들며 “새로운 형사소송법도 초반에 혼란기라기보다 익숙해져 가는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민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 촘촘하고 완벽하게 설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법안소위 회의만 26시간을 했고 사전 회의와 간담회까지 합하면 100시간이 넘는다”며 경찰·검찰·변호사·범죄 피해자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부분은 계속 채워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권리 넓혔지만 ‘정당·상당한 이유’ 기준은 과제법조계에서는 개정법이 피해자를 위한 절차를 확대했지만 실제 권리구제 수단으로 작동하려면 판단 기준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법은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수사 과정에서 권리가 침해된 경우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이 피해자에게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는 점’의 입증책임을 명시적으로 부과한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수사 필요성을 지연 사유로 제시하면 피해자가 이를 반박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개혁추진단에서 활동했던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여러 차례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했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수사기관이 지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판단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록 접근권에도 비슷한 문제가 남아 있다. 개정법은 피해자에게 수사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할 권리를 부여하면서도 수사기관장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당한 이유’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라지거나 기록 공개를 제한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 하위법령이나 수사준칙에서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접 보완수사 대신 요구권 강화…통제장치는 순차 시행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앤 정책적 선택에 대해서는 순기능과 부작용이 모두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보완수사로 새로운 증거를 찾아낸 사례도 있다는 질문에 김 의원은 “그런 좋은 사례도 있고 보완수사권을 남용한 사례도 있다”며 직접 보완수사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개정법에 따라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정당한 이유 유무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 김 의원은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담당자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고, 적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상급 수사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개정법과 후속 운영방안을 통해 사건 처리의 신속성·투명성·책임성을 높이고 수사 품질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의견과 자료를 제출하고 사건 진행 상황과 권리를 안내받도록 해 피해자를 수사 절차의 ‘객체’에서 ‘주체’로 바꿨다고도 했다. 다만 압수수색·검증 과정의 영상녹화와 피의자신문 녹음 관련 규정은 공포 1년 뒤 시행된다. 수사 진행의 주요 정보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입력·관리하도록 한 관련 규정도 조항별로 공포 후 1∼3년에 걸쳐 순차 시행된다. 이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 폐지는 10월 2일 먼저 시행되지만 일부 기록·통제 장치의 가동에는 최대 3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 “투자만 받고 도망”…K아이돌 데뷔 직전 잠적한 日 연습생, 검찰 송치

    “투자만 받고 도망”…K아이돌 데뷔 직전 잠적한 日 연습생, 검찰 송치

    한국에서 남성 아이돌 그룹 데뷔를 앞두고 잠적한 일본인 연습생이 검찰에 넘겨졌다. 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사기 혐의를 받는 일본인 연습생 A(29)씨를 지난달 29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소속사 측의 고소는 지난 3월 접수됐다. 경찰은 이후 A씨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를 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A씨는 남성 6인조 그룹 멤버로 데뷔를 두 달 앞둔 지난해 12월 “신뢰 관계가 붕괴했다”는 말만 남기고 잠적했다. 뮤직비디오 촬영과 음원·멤버 공개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룹은 결국 A씨를 제외한 5인 체제로 데뷔했다. 소속사는 전속계약을 맺었던 A씨가 이중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잠적으로 소속사 측은 5743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이는 A씨에게 들어간 훈련 비용, 노래·안무 제작비, 녹음비, 뮤직비디오 촬영비, 식대, 숙소 임대료 등을 합산한 액수다. 소속사 측은 “A씨가 우리 회사 이전에 계약한 회사에서도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한국 기획사들과 계약해 막대한 투자를 받은 뒤 활동을 시작할 때가 되면 일본으로 도망가는 행위를 반복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연습생이 기존 계약 사실을 숨긴 채 다른 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데뷔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잠적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사안에 따라 형사상 사기 혐의가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형사책임 인정 여부는 계약 체결 당시부터 상대를 기망해 투자금 등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내 딸 학대한 전 사위, 의회 떠나라”…미 상원의원, 같은 당 하원의원 직격

    미국 공화당 현직 상원의원이 전 사위였던 같은 당 하원의원의 가정 폭력을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해 미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집안 문제가 얽힌 공화당 내부 갈등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엑스에서 같은 주 현직 하원의원인 맥스 밀러에 대해 “선출직 공직을 맡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인격 기준이 있다면 그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하원의원으로 재직해선 안 된다”고 저격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저지른 명백한 학대 행위를 끝내기 위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가 그렇게 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계속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밀러 의원은 2022년 모레노 의원의 딸 에밀리와 결혼했지만 지난해 이혼했으며 현재 양육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에밀리는 밀러 의원이 결혼생활 기간 자신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는 등 폭행하고 두 살배기 딸을 학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밀러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에서 “법원이나 정부기관이 학대 의혹을 인정한 적이 없고 형사기소도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고, 음성 녹음과 메시지 교환 내역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재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공화당 의원, 前 사위 의원 사퇴 요구...“가정 폭력” 비방

    美 공화당 의원, 前 사위 의원 사퇴 요구...“가정 폭력” 비방

    해당 의원은 의혹 부인...“재선 도전할 것” 일각선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악재 가능성 미국 공화당 현직 상원의원이 전 사위였던 같은 당 하원의원의 가정 폭력을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해 미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집안 문제가 얽힌 공화당 내부 갈등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엑스에서 같은 주 현직 하원의원인 맥스 밀러에 대해 “선출직 공직을 맡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인격 기준이 있다면 그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하원의원으로 재직해선 안 된다”고 저격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저지른 명백한 학대 행위를 끝내기 위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가 그렇게 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계속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밀러 의원은 2022년 모레노 의원의 딸 에밀리와 결혼했지만 지난해 이혼했으며 현재 양육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에밀리는 밀러 의원이 결혼생활 기간 자신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는 등 폭행하고 두 살배기 딸을 학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밀러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에서 “법원이나 정부기관이 학대 의혹을 인정한 적이 없고 형사기소도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고, 음성 녹음과 메시지 교환 내역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재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공화당원들은 밀러 의원에 대한 의혹이 당의 하원 의석 손실은 물론, 주지사와 상원의원 선거가 치열한 오하이오주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조현병 누나를 집에 가둔 채 20년… 가족이, 사회가… 어떡해야 했을까

    조현병 누나를 집에 가둔 채 20년… 가족이, 사회가… 어떡해야 했을까

    가족사 직접 카메라에 담은 日 감독의대생 누나의 환청·망상 심해지자병 인정 못한 부모, 감금하고 돌봐정신병 터부시하는 사회에 ‘경종’ 아픈 가족 구성원을 오래 돌보다 보면 다른 구성원들의 삶도 피폐해지게 마련이다. ‘가족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더해지면 고통은 더 커진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조현병에 걸린 누나와 가족을 20년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1992년 어느 날 새벽, 가족이 싸우는 음성으로 시작한다. 이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후지노 도모아키(60) 감독이 내레이션으로 담담하게 설명한다. 의대에 진학할 정도로 똑똑했던 후지노 감독의 누나는 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게 되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4학년 해부학 실습을 앞둔 1982년 조현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 고작 스물넷이었다. 한밤중에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데려갔지만 아버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바로 집에 데려왔다. 누나가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후지노 감독은 다른 도시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가끔 집에 들를 때마다 가족사를 남기고 싶어 음성 녹음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영화를 배운 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촬영했다. 누나가 2021년 5월 폐암으로 숨을 거두고, 이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기까지 20년 이상을 영화에 담았다. 조현병에 걸린 누나의 모습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눈치를 보듯 두리번거리며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뜻 모를 말을 하거나 욕설을 내뱉기도 한다.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의미의 ‘조현(調絃)’은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처럼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가리킨다.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고, 말은 물론 행동을 자제하기 힘들다. 심해지면 망상과 환각 증상도 나타난다. 누나의 증세가 심해지자 부모는 병원에 가는 대신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그렇게 닫힌 문 안에서 누나의 병세는 더 나빠졌다. 1년 동안 아예 집에서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난다. 2008년 누나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였다. 3개월 동안 입원한 뒤 약물 치료를 받은 누나의 증세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눈을 마주하고 차분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였다. 한국 개봉을 맞아 최근 기자들과 만난 후지노 감독은 당시에 대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치의도 ‘이렇게 약이 잘 드는 사람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누나가 호전된 모습을 본 뒤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현병은 약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는 그저 당시 누나의 치료를 하지 않았던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지 되짚는다. 후지노 감독은 누나가 죽은 뒤 아버지와 마주 앉아 “만약 다시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묻는다. 후지노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영화 상영 후 한 정신과 의사가 ‘당시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1980년대에는 효과적인 약이 없었고, 병원에서 인권 침해도 많이 발생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딸을 입원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당시 병원과 집에서 돌봤을 때를 비교한 논문이 있었는데, 집에서의 요양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발달 장애인이 굶어 죽은 사건을 몇 년 전 접한 뒤 우리 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리고 싶어졌다”면서 “현실에 이런 일이 있다는 걸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20년의 가족사가 담긴 영화는 2024년 12월 일본에서 4개관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고 8주 만에 전국 100개관 이상 확대 상영됐다. 일본 미니시어터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이어갔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도 ‘조현병, 분열형 및 망상 장애‘ 진료 수진자는 인구 10만명당 502.2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영화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개봉 사흘 만에 1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는 그저 가족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병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 가족에게 돌봄의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 지역 사회가 충분히 개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자연스레 고민하게 만든다. 제목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결국 한 개인이 아닌,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인 셈이다. 후지노 감독은 “일본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권에선 조현병에 대해 가족의 책임을 따져 묻곤 한다. 그러나 조현병은 아직 원인을 모르는 병”이라며 “가족은 발병에 책임이 없다. 아픈 가족 구성원이 살아 있는 상황에 놓인 다른 분들이 치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 ‘경산 친구 살해’ 정재환 구속기소…“술 취해 기억 안 나”

    ‘경산 친구 살해’ 정재환 구속기소…“술 취해 기억 안 나”

    경북 경산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정재환(24)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2부(부장 배상윤)는 살인, 상해 등의 혐의로 정재환을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재환은 지난 4일 오전 4시쯤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친구 A(24)씨 등과 술자리를 갖던 중 A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친구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범행 직후 정재환은 온몸에 피범벅을 한 나체 상태로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바나나 우유를 마신 뒤 거리를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와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직전에는 고가의 롤렉스 시계 등을 챙기려 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재환은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범행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 파일과 정재환이 당시 직접 찍은 현장 사진 등을 교차분석하고 그의 심리 상태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정재환이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A씨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저항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뒤에도 지속해서 공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 A씨의 유족을 포함한 범죄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관계기관과도 긴밀히 협의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넷플릭스 ‘동궁’ 촬영지가 호서대 캠퍼스라고?…국내외 방문객 ‘북적’

    넷플릭스 ‘동궁’ 촬영지가 호서대 캠퍼스라고?…국내외 방문객 ‘북적’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작 ‘동궁’의 주요 촬영지로 등장한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가 주목받고 있다. 호서대는 ‘동궁’ 드라마 공개 후 세계적 화제를 모으면서 최근 아산캠퍼스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 건축물과 자연경관이 동궁 작품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호서대 아산캠퍼스는 유럽풍 건축물과 넓은 잔디광장, 아름드리나무가 이어지는 산책로가 조화를 이룬다. 봄에는 벚꽃과 신록, 여름에는 푸른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까지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해 언제 찾아도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서울 강남에서 차량으로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접근성도 장점이다. 감각적인 사진과 영상을 담을 수 있어 크리에이터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드라마 속 배경으로 등장한 소류지 보행로는 호서대 학생들이 매일 오가는 공간이다. 호서대는 수십 편의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가 촬영됐으며, ‘경도를 기다리며’, ‘오아시스’, ‘재벌집 막내아들’, ‘돌풍’, ‘멜랑꼴리아’ 등 다양한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호서대 관계자는 “호서대는 자연과 캠퍼스가 조화를 이루는 열린 공간”이라며 “캠퍼스를 천천히 둘러보며 사계절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호서대만의 매력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몸 아픈 연인 잠든 틈에 성폭행… 돈까지 안 갚은 30대 실형

    몸 아픈 연인 잠든 틈에 성폭행… 돈까지 안 갚은 30대 실형

    몸이 아파 잠든 전 연인을 성폭행하고 수백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도 모자라 피해자 계정에 무단 접속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서범욱)는 준강간, 강간미수, 사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는 2022년 3월 경기 수원시 자신의 집에서 대상포진으로 몸이 아파 잠든 당시 연인이었던 피해자를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8월에는 피해자를 다시 성폭행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저항하면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A씨는 2021년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750만원을 빌린 뒤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 없이 갚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결별 이후인 2024년에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숙박 예약 플랫폼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에 두 차례 무단 접속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에서 A씨는 사기와 정보통신망 침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준강간과 강간미수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 단계부터 법정까지 일관됐고 피고인과의 대화 녹음파일,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와도 부합한다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와 준강간, 강간미수, 정보통신망 침해 등 다수의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장기간 정신적·신체적·경제적 고통을 겪었음에도 진심 어린 사과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며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내려진 만큼 피고인이 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부천 골방에서 나이지리아 진출… 파라가 찾은 ‘아프로비츠의 자유’

    부천 골방에서 나이지리아 진출… 파라가 찾은 ‘아프로비츠의 자유’

    세상과 단절된 듯한 경기 부천시 골방에서 8년 동안 혼자 멜로디를 다듬던 청년이 있었다. 생계를 위해 건너간 미국 길거리에서 시간을 쪼개 찍은 자작곡 영상은 싱어송라이터 파라를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나이지리아의 뜨거운 햇빛과 넘실거리는 생동감 속에서 그가 마침내 붙잡은 것은 음악이 지닌 가장 단순한 힘, ‘자유’였다. 서울 성동구의 알티스트레이블 스튜디오에서 29일 파라를 만났다. 미국의 팝 가수 마이클 잭슨과 어셔의 춤을 따라 하며 자랐던 그에게 아프리카 팝 장르 ‘아프로비츠’는 유튜브 쇼츠 속 짧은 영상으로 다가왔다. 나이지리아 가수 레마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떼창으로 무대를 뒤덮는 장면에 사로잡힌 것이 출발점이었다. 아프로비츠를 제대로 하려면 현지에 가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그는 미국에서 영상감독 친구와 촬영한 곡 ‘고 고 고’의 2절을 비워둔 채, 나이지리아 소셜미디어(SNS)에 광고를 올렸다. 반응이 터졌다. 협업을 제안하는 수많은 나이지리아 음악인들의 메시지가 쇄도한 가운데, 현지 가수 비마의 보컬을 듣자마자 전 재산 1200만원을 긁어모아 지난해 2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로 향했다. 현지 아티스트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그를 맞아줬다. 비마가 마련해 준 숙소의 거실은 그의 친구들이 모여드는 자연스러운 ‘송 캠프’가 됐다. 수만원대 저가 마이크 하나를 세워두고 거실 스피커로 비트를 틀어놓은 채 원테이크로 녹음을 끝냈다. 탁구를 치고 전화 통화를 하던 동네 친구 10여명은 “녹음 들어간다”는 말에 일제히 숨을 죽였다가도 떼창 구절이 나오면 마이크 앞으로 몰려나와 목청을 돋웠다. 골목대장들에게 현지 통화로 15만원가량을 건네며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한 거리 통제를 부탁하고, 근처 오토바이 무리를 즉석에서 섭외해 카메라에 담은 영상에는 날것 그대로의 생동감이 가득했다. 여정이 내내 달콤했던 건 아니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송수관 파열로 2주 동안 물이 끊기고, 전력난으로 에어컨조차 돌리지 못해 식수 비닐을 받아 몸을 씻어야 했다. 하지만 레마의 녹음 스튜디오에 있는 녹음 장비 역시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걸 보며 중요한 깨달음도 얻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장비의 질이 아닌 음악의 본질과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에너지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진정성은 나이지리아 현지 미디어의 마음도 움직였다. 현지 매니저의 네트워크를 통해 대표 모닝쇼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연이어 초대됐고, LG 나이지리아 지사와의 협업으로 단독 콘서트까지 성사됐다. 현지 관객 앞에서 무대를 채운 그는 더 이상 ‘외국인 가수’가 아니라 아프로비츠 뮤지션이었다. 파라가 보여주는 독자적인 색깔의 핵심은 한글 가사의 재해석이다. 나이지리아 특유의 영어 ‘피진 잉글리시’가 지닌 리듬과 추임새를 한국어의 운율로 치환해낸다. 그는 “한글은 표현의 고점이 굉장히 높은 언어”라며 “영어 가사에 기대기보다 한글이 가진 리듬을 조율해 아프로비츠의 그루브와 섞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파라가 정의하는 아프로비츠의 본질은 자유다. 장르와 언어의 경계를 가르지 않고, 그때그때의 감정과 에너지를 따라가는 유연함이야말로 아프로비츠의 힘이라고 믿는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공원에서 다 같이 모여 춤추며 노는 기분으로, 아프로비츠의 긍정적이고 자유로운 에너지를 한국에 퍼뜨리고 싶다”며 “언젠가 5만명 스타디움에서 솔로 콘서트를 열 때까지 계속 달려갈 것”이라며 웃었다. 파라는 나이지리아 첫 작업을 함께한 비마를 오는 10월 서울의 스튜디오로 초대해 함께 곡을 작업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아프로비츠를 중심으로 하는 단독 콘서트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 공선법에 막힌 지자체 회의 생중계

    민선 9기 출범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간부회의 온라인 생중계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에 제동이 걸렸다. ‘밀실행정 탈피’와 ‘주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선관위는 지자체가 매주 또는 매월 간부회의를 생중계할 경우 공선법 위반으로 판단한다. 간부회의 생중계를 분기별 1회로 제한하고 있는 홍보물 제공으로 보는 것이다. 공선법 제86조 제5항은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기타 활동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인쇄물·녹음·녹화물·기타의 선전물)은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배부·방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일 180일 전부터는 완전 금지된다. 이에 유튜브로 간부회의 생중계를 추진했던 부산, 전북, 제주 등은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으로 우회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걸림돌이 많다. 시청 절차가 복잡해 시청률이 떨어지는 지자체 홈페이지 생방송도 선관위가 ‘알림 설정’을 제한해 시청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회의 내용도 공선법 위반이 없는지 일일이 따져봐야 한다. 간부회의 생중계 중에 업적과 성과를 전하거나 단체장 위주의 영상을 송출할 경우 법에 저촉된다는 게 선관위 해석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고 홍보하는 횟수에 제한이 없는데 지자체만 규제하는 것은 요즘 현실에 맞지 않다”며 “행정 투명성 확보가 목적인 것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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