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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도소 부부관계 허용” 이탈리아, 재공론화…한국은 가능(종합)

    “교도소 부부관계 허용” 이탈리아, 재공론화…한국은 가능(종합)

    “수형자에게도 부부관계 허용한다?”이탈리아, 20년 만에 다시 공론화유럽의 경우 ‘특별한 면회’ 보편화우리나라도 ‘가족 만남의 집’ 제도운영 중 23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주(州) 정부에서 “교도소서 부부관계 허용하자” 관련한 법안을 최근 상원 사법위원회에 제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법안 내용은 모범 수형자가 교도소 안팎의 별도 구역에 마련된 방에서 최대 24시간(1박 2일) 가족 또는 각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도관이나 경찰 간섭 없이 가족끼리 음식을 요리해 먹고 심지어 부부관계도 허용한다. 복역 기간 가족 등과의 유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이탈리아에서는 1999년 3월에도 상원 사법위원회에 관련 제안이 올라왔으나 뜨거운 찬반 논쟁 끝에 폐기된 바 있다.유럽 ‘특별한 면회’ 보편화…우리나라도 운영 중 유럽의 경우 ‘특별한 면회’가 보편화 돼 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등 13개국이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수형자가 교도소 인근 펜션 같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1박 2일을 보낼 수 있는 ‘가족 만남의 집’ 제도를 운영 중이다. ‘수용자 사회복귀지원등에 관한 지침’ 제15조에 따르면 ‘가족 만남의 집’ 이용을 위한 가족의 범위는 법적으로 인정된 배우자 포함 가족까지다. 세계적 추세를 고려하면 이탈리아의 관련 법안은 다소 뒤늦은 감이 있다. 이번 법안은 토스카나주 수형자 인권 감독관인 프란코 코를레오네 전 법무부 차관이 주도했다고 전해졌다. 진보적 성향의 녹색당 출신인 그는 가족과의 교류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까지 제한하는 가혹한 교도 행정이 수형자 교화를 오히려 방해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다만, 현지에서는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한 국가 형벌권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獨, 여성 임원 할당제 의무 도입… 기업들은 ‘시큰둥’

    獨, 여성 임원 할당제 의무 도입… 기업들은 ‘시큰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이 상장 기업이 반드시 여성 임원을 두도록 하는 의무 할당제 도입에 합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권 15년째인 메르켈 총리가 독일 직장에서 양성 평등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권 중도 우파 기민당(CDP)과 중도 좌파 사민당(SDP) 등은 3명 이상인 경영 이사회에 최소한 한 명의 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합의했다.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은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제재를 받게 된다. 독일 대기업 이사회의 양성 균형은 수년 동안 토론의 주제였다. 프란치스카 기파이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합의는 역사적인 약진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을 더 채용하도록 격려한 정책이 실패했다며 “(여성 임원 할당제로) 우리는 여성 없는 대기업 경영진 시대를 종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물러나는 메르켈 총리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는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마침내 기민당과 기업 이사회의 여성 할당 문제에 결론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숄츠 장관이 속한 기민당은 이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마르셀 프라츠셔 독일경제연구소(DIW) 대표는 “독일에서의 평등과 평등한 기회를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며 “대기업들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당은 “이제는 구속력 있는 여성 할당제가 도입될 시기”라면서도 이번 정부 안에 대해 “최소”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사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여성을 단 1명만 두는 편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계는 이 합의안에 시큰둥했다. 이들은 할당제는 기업 내부 일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이라거나 이사회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여성 후보자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10월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에 제니퍼 모건이 오르면서 기업에서 여성이 유리천장을 깼다며 주목을 받았다. 우량 기업의 첫 여성 CEO였던 모건은 6개월 만인 지난 4월 물러났다. 독일 닥스 상장 기업의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은 12.8%이다. 이는 미국의 28.6%, 스웨덴 24.9%, 영국의 24.5%보다 훨씬 낮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월성 원전 감사 때 직권남용” 중앙지검, 최재형 수사 착수

    “월성 원전 감사 때 직권남용” 중앙지검, 최재형 수사 착수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 부정적 의견을 내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의 월성 1호기 폐쇄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대전지검의 수사를 두고 여당은 물론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정치적 목적의 편파 수사”라고 비판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이 최 원장 수사에 나서면서 정치 공방 또한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녹색당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이 최 원장과 감사관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1부(부장 양동훈)에 배당했다. 앞서 고발인들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 원장 등은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을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제성 평가에 반영해야 할 안전설비 비용 등을 고의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가 부당했다는 결론에 끼워 맞추려 조사 대상자들의 답변을 각색했고, 감사관이 아예 답변을 만들어 낸 의혹도 있다”며 강요·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도 고발장에 적시했다. 최 원장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앞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조사에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냈다. 다만 해당 원전의 조기 폐쇄 결정 자체의 타당성 문제는 감사 범위를 넘어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감사 대상 기관들은 감사원의 강압 조사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한수원 사외이사들은 감사원이 결론을 몰아가기 위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조사했다고 반발했다. 월성 1호기 논란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2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대전지검에 고발하고, 대전지검이 지난 5일 산업부 등 관련 기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강제수사로 이어졌다. 이번 서울중앙지검 수사는 배당에 의해 시작됐지만 대전지검 수사의 ‘맞불’ 성격도 엿보인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추 장관 측 인사로 분류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시민·환경단체, 최재형 감사원장 직권남용 혐의 고발

    시민·환경단체, 최재형 감사원장 직권남용 혐의 고발

    녹색당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12일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 원장 등이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이젠 트럼프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개표중단·재검표 요구

    이젠 트럼프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개표중단·재검표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핵심 경합주 ‘러스트벨트’를 겨냥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 조지아주의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CNN 방송은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을 노크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5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현재 24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14명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있다. 다만 당선을 확정짓는 270명에는 못 미치고 있다. AFP 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이미 확보해 네바다주(6명)만 이기면 매직넘버를 채운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과 재검표를 동원해 필사적 저지에 나선 셈이다. 그의 행보가 당선인 확정 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미국 사회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와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측에서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 개표 과정을 숨기고 있어 펜실베이니아주 소송을 낸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투명하게 개표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잠정적 개표 중단도 원한다고 전했다.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혔다면 사흘뒤인 6일까지 도착해도 개표할 수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선거 관리 규정도 다시 연방대법원에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주 개표 중단도 법원에 제기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일부지역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에서 2만표 정도를 더 얻어 0.6%포인트 앞섰다. 위스콘신주 법률에 따르면 득표 격차가 1% 이내일 때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위스콘신에서는 2016년 대선 때도 재검표가 있었다.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의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반대 속에 대선 한 달여만인 12월 12일 결과가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31표를 더 얻었다.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트윗에서 이를 거론하며 2만표는 재검표로 넘기에는 높은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 개표 초반 우세를 보이던 이날 새벽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면서도 막판에 우편투표가 개표되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4일 날이 밝아 개표가 계속되면서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과 위스콘신을 가져갔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86%가 개표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5%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지만 남은 우편투표 개표로 반전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바이든 후보도 이날 연설을 통해 “펜실베이니아에 대해 느낌이 아주 좋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결과를 연방대법원에 가져가겠다는 뜻을 공언한 상태다. 연방대법원은 대선 전에 이미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취임으로 6-3의 확실한 보수 우위로 재편, 소송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알래스카(3명), 애리조나(11명), 조지아(16명), 네바다(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 등 일곱 주의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다. 알래스카는 56%의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62.9%-바이든 33.0%, 조지아는 94%가 개표된 가운데 트럼프 50.1%-바이든 48.7%, 펜실베이니아는 84%가 개표된 가운데 트럼프 51.9%-바이든 46.8%, 네바다는 86%가 개표된 가운데 바이든 49.3%-트럼프 48.7%, 위스콘신은 99%가 개표된 가운데 바이든 49.4%-트럼프 48.8%, 노스캐롤라이나는 95%가 개표된 가운데 트럼프 50.1%-바이든 48.7%, 애리조나는 86%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 51.0%-트럼프 47.6%로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주마다 우편투표 개표 일정이 제각각이라 개표 완료 시점도 다르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조지아, 애리조나는 4일까지, 펜실베이니아는 6일까지, 네바다와 알래스카는 10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까지 개표할 수 있다. AFP 보도대로라면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만 더 차지하면 매직넘버를 챙기게 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일주일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뒤에도 연방대법원 소송이란 엄청난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협치/김균미 대기자

    협치(協治).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시행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반대의 경우는 허다하게 목격한다. 언제부터인가 뉴질랜드에 대한 기사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3년 전 37살에 최연소 총리에 올라 현직에서 출산한 저신다 아던. 이때까지만 해도 화제성이 더 강했지만 이후 테러와 화산 폭발, 코로나19라는 대형 난제들을 특유의 리더십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심각하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소속 노동당이 49.1%의 지지를 얻어 전체 의석 120석 중 64석을 차지했다. 현재의 선거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노동당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할 기회를 잡았지만 아던 총리의 선택은 달랐다. 아던 총리는 10석을 차지한 녹색당에 손을 내밀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2017년부터 연정 파트너였던 녹색당과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보기 좋게 뒤집고 협정을 맺었다. 환경과 복지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가정성폭력예방장관과 기후변화장관을 녹색당 공동대표에게 맡겼다. 독주할 수 있지만 협치를 선택한 아던의 지도력. 그래서 더 돋보인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생업 접어야 허용되는 참정권, 기본권인가

    [이종수의 헌법 너머] 생업 접어야 허용되는 참정권, 기본권인가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30대 초반인 지역구 최연소 당선자가 소방공무원 출신인 경력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알아보니 그는 10년 남짓 119구조대원으로 근무해 왔다. 그런데 소속 정당의 인재영입 기자회견의 첫마디에서 그가 “평생의 꿈을 접고서 정치를 시작한다”고 밝힌 대목이 마뜩지가 않았다. 국회의원이 되려는데 왜 평생의 꿈을 접어야 하나. 그의 탓이 아니다. 현행법상 공무원에게는 정당가입이 금지되고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로부터 90일 전에 사직해야 한다. 법의 취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이라 하고 헌법재판소도 그간 여러 차례 이를 합헌으로 결정했지만 도무지 수긍이 가질 않는다. 심지어 공무원이 아닌 사립학교 교사와 언론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즉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피선거권을 행사하려면 자신의 생업을 포기해야만 한다. 오늘날 국민이면 누구라도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참정권의 보장은 일부 귀족들이 공직을 독점했던 과거의 신분제 사회를 벗어나 있다는 대표적인 표상이다. 그런데 이 참정권을 행사하려는 데에 그이 같은 공무원에게 자신의 생업인 공직을 포기토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마땅한지가 의문이다. 그것도 한참 전인 선거일로부터 석 달 전에 그만둬야 한다. 당선은 물론이고 시기적으로는 정당의 공천 여부조차도 불확실한 때이다. 그래서 공무원이라도 오랫동안 봉직하다가 퇴직을 앞둔 시점이 아니면 선뜻 입후보할 용기를 내기가 어렵다. 피선거권 행사를 위해서는 생업인 공직을 그만둬야 해서 젊은 공무원에게는 그의 말대로 “평생의 꿈을 접고서야” 가능한 모험이고, 마치 한판의 도박과도 같다. 반면에 판검사 등 고위직 출신의 공무원들에게는 공직선거 출마가 떨어져도 그만인 일종의 꽃놀이패와도 같다. 이렇듯 뜻있는 많은 이들이 사실상 배제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에서는 케네디 집안, 부시 집안, 아베 집안과 같이 자자손손 대를 이어서 정치권력을 이어 가는 이른바 ‘선거귀족’들이 득세해 왔다. 공무원이나 교사가 선거에 입후보해서 만일 당선되면 권력분립원리상 겸직 금지가 마땅하다. 그래서 독일과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당가입은 물론이고 공직선거의 입후보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독일의 공무원법은 선거에 입후보한 공무원에게 선거운동을 위한 휴가를 보장하며 만일 당선된다면 법상 겸직이 금지되기 때문에 해당 공직의 임기 동안에 휴직을 또한 보장한다. 이와 같이 우리와는 달리 이전의 직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다리를 활짝 열어 두고 있다. 그러니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그이처럼 평생의 꿈을 접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독일의 주요 정당들에서 전체 당원들 가운데 공무원의 당원비율은 30~40%에 달한다. 특히 독일 녹색당은 태반이 공무원들이다. 현역 의원이 재선, 삼선에 다시 나서는 프리미엄은 전혀 문제 삼지 않는데도, 말단직의 공무원이 선거에 나서는 데에 뭐 그리 대단한 프리미엄이 있겠으며 또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겠는가. 게다가 현행 선거법은 오래전부터 공무원에게 직을 이용하는 선거운동을 따로 금지해 오고 있다. 그리고 임기를 마치고서 재선에 연연하지 않고서 이전의 직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다리를 남겨 둬도 좋겠다. 물론 다리를 놓아 두더라도 되돌아갈 이들이 많지 않을 법하다. 그러나 생업을 접고서 그리고 되돌아갈 다리가 아예 끊긴 가운데 치러지는 공직선거에는 자신의 모든 것이 걸려 있는 셈이다. 그러니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하는 선거가 누군가에게는 마치 배수진 속에서 치르는 비장(悲壯)한 전투가 돼야 한다. 기본권은 국민 누구나가 일상에서 별다른 조건과 큰 위험 부담이 없이 누려야 마땅한 권리다. 공무원과 교사들에게도 크게 다르지가 않다. 더욱이 오늘날의 평등사회에서 민주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참정권은 누구라도 가급적 제한 없이 누릴 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듯 생업과 꿈을 포기하고서야 비로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여기에 어떻게 기본권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겠는지가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서 이번처럼 소방공무원 출신의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국회의원 출신의 소방공무원을 지켜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코로나 제로’ 뉴질랜드는 다시 그녀를 택했다

    ‘코로나 제로’ 뉴질랜드는 다시 그녀를 택했다

    테러 유족 위로·지진 복구 등 강렬한 인상 국경 조기 봉쇄로 코로나 방역 성공재임 중 약혼·출산 등 양성 평등 실천도 ‘저신다 마니아’ 몰고 다니며 승리 견인 50년 만에 최대 승리… 단독 정부 가능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40)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는 ‘저신다 마니아’를 몰고 다닐 정도로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 총리의 개인적 인기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보여 준 ‘부드러우면서 단호한’ 리더십이 빚어 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5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120석 중 과반인 64석을 확보한 중도좌파 노동당은 50년 만에 최대 승리를 거둬 단독정부 구성도 가능해졌다. 2017년 총리 취임 이후 이슬람 사원 테러, 지진 등 자연재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연이은 고비를 성공적으로 헤쳐 온 아던 총리는 출산·약혼 등 개인사도 빠짐없이 챙기는 등 공사를 균형 있게 조율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조용하고 깔끔한 사생활 관리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일상적인 소통도 인기를 보탰다. 18일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에 이어 중도우파 국민당 26.8%(35석), 뉴질랜드 행동당 8%(10석), 녹색당 7.6%(10석) 순으로 의석을 얻었다. 아던 총리는 승리 확정 후 “우리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일성을 밝혔다. 주디스 콜린스 국민당 대표는 패배를 수용했다. 아던 총리는 3년 전 연정 구성에 실패한 여당 국민당을 대신해 당시 세계 최연소인 37세로 총리직에 오른 뒤 능숙한 국정 운영으로 ‘경험 부족의 이미지로 먹고사는 정치인’, ‘국제이슈 문외한’이라는 비판을 차근차근 불식시켰다. 사실 그는 10대 후반 노동당원으로 입당, 2000년대 뉴질랜드의 두 번째 여성 총리 헬렌 클라크를 도우며 경력을 쌓았다. 2008년 비례대표에 당선돼 중앙정치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7년 급기야 노동당 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환경 친화 정책, 최상위 소득자 소득세 인상, 교육 평준화 등 진보적 정책 추진으로 강력한 팬덤인 ‘저신다 마니아’들을 거느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40명이 사망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테러 당시 검은 히잡을 쓰고 달려가 유가족을 안아 주는 연민을 보였지만 즉시 총기법 개정안을 내는 단호함으로 국민들 뇌리에 각인됐다. 이런 리더십은 올봄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 또 한 번 빛났다. 확진자가 102명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을 조기 봉쇄하는 결단력으로 성공적인 방역 국가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율을 이어 갔다. 연인 클라크 게이퍼드와의 사이에 2018년 6월 첫딸을 낳은 그는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 총리에 이어 재임 중 출산한 두 번째 선출직 총리가 됐다. 남편이 육아를 전담하는 등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지만, 사생활은 요란하지 않다. 약혼은 출산보다 늦은 지난해 4월 했는데, 당시 총리실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가 뒤늦게 공개됐다. 2018년 가을 유엔총회 참석 당시 남편과 동행했지만 ‘남편은 개인 자격’이라며 여행경비를 자신이 부담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 세계가 아던 총리에게 푹 빠질 정도”라고 호평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0세의 총리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큰 힘을 안겨 줬다”고 축하했다. 향후 과제와 도전은 만만찮다. 11년 만에 닥친 경기침체와 더불어 코로나 극복계획도 뚜렷치 않아 그의 재임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감·배려·소통의 리더십… 재선 순항하는 뉴질랜드 40세 여성 총리

    공감·배려·소통의 리더십… 재선 순항하는 뉴질랜드 40세 여성 총리

    뉴질랜드 오클랜드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저신다 아던(40) 총리가 지난 7일 두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뉴질랜드는 이전의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식당과 술집도 북적인다. 지난 10일 크라이스트처치시에서 열린 음악축제에는 50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11일 수도 웰링턴에서는 3만 관중이 호주와의 럭비 국가대표 대항전을 응원했다. 2차 유행 조짐이 뚜렷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도 방역 수준이 1단계로 내려가면서 경제활동과 실내외 활동에 대한 규제가 풀렸지만, 아직 이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재선 전망이 어두웠던 아던 총리.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17일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여 재선이 확실시된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세계는 여성 리더십에 주목했고, 그중 한 명이 아던 총리다. 뉴질랜드 정치분석가들과 학자, 언론은 국내외적으로 높은 지명도와 인기가 재선과 이후 국내 정치 성공으로 이어져 변화를 이끌어 낼지 눈여겨보고 있다. ●과반 의석 못 얻어도 20년 만의 진보연정 모색 뉴질랜드의 코로나19 현황판은 누적 환자 수 1505명, 사망자 25명이다. 9월 25일 이후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영업과 대규모 모임 제한 같은 규제는 풀렸지만 외국인의 입국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당초 9월 19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총선이 코로나19 때문에 4주 미뤄져 17일 실시된다. 뉴질랜드 총선은 아던 총리와 주디스 콜린스(61) 국민당 대표 간 싸움이다. 이달 초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에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어 아던의 노동당이 이변이 없는 한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선거’라 불릴 정도로 아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향후 경제회복 대책에 대한 뉴질랜드 국민의 선택이다. 1996년부터 혼합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뉴질랜드 총선은 지역구 의원과 지지 정당에 대한 투표를 동시에 실시한다. 국회의원 임기는 3년이며 정원은 120명이다. 지금까지는 특정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한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면 군소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고 24년 만에 단독으로 내각을 꾸릴 수도 있다. 현재 연정에 참여한 보수 성향의 뉴질랜드우선당이 5% 득표에 실패해 의원을 1명도 내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노동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된다면 20년 만에 진보 정당만으로 연정이 구성되는 것이며, 경제와 기후변화 등에서 더 진보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공약 이행 미흡… 불만 있어도 리더십엔 엄지척 37세에 총리직에 오른 아던 총리 하면 활짝 웃는 모습과 약자와 피해자를 안고 슬픔을 나누는 모습이 떠오른다.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치의 주저도 없이 강력한 총기 규제 대책과 경제봉쇄 결정을 내리는 단호한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기죽지 않고 맞받아치던 모습도 생각난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은 공감과 배려, 소통의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위기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2017년 11월 뉴질랜드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뒤 단임에 그칠 수 있었던 그의 정치 인생을 돌려놓은 것은 세 차례의 위기였다. 첫 번째 위기는 2019년 3월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사건이었다. 51명이 희생됐다. 아던 총리는 사건 발생 이튿날 머리에 검은색 스카프를 하고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안고 위로했다. 사건 발생 한 달도 안 돼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현직에서 엄마가 되고 6주간의 출산 휴가를 다녀오고, 갓난 딸을 데리고 유엔총회에 참석해 화제가 됐던 30대 여성 총리라는 이미지를 뛰어넘어 위기의 리더십을 보여 주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두 번째 위기는 2019년 12월 20명이 사망한 화이트섬 화산 폭발이다. 아던 총리는 이때도 한달음에 폭발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자들을 보듬어 안았다. 세 번째 위기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초기에 선제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강력한 경제봉쇄 조치와 방역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정치전문가들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민은 아던 총리가 당초 약속했던 경제·사회 공약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불만이 있지만, 연이은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자신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그의 리더십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아던 총리의 성공에는 이처럼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과 함께 야당의 리더십 부재도 한몫했다. 3년 전 노동당에 정권을 내주기 전까지 9년간 집권했던 보수 국민당은 제1야당이 된 뒤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지난 5월 이후 세 번째 당대표를 맞아 선거를 치르고 있다. ●“압승 때 중도파 영향 급진 정책 한계” 분석도 아던 총리의 향후 최대 과제는 역시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회복이다. 팬데믹으로 더욱 골이 깊어진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려가 커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도 내놓아야 한다. 뉴질랜드는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12.2%였다. 호주보다 2배 가까이 큰 폭으로 경제가 위축됐다.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비중이 큰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회복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위기로 악화한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면서 국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국채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서 2020년 43%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GDP 대비 5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당은 국가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부채를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부진했던 주요 공약의 이행도 숙제다. 아던 총리는 3년 전 총선에서 무주택자를 위해 향후 10년간 양질의 주택 10만호를 지어 공급하고 어린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주택공급 목표는 지난해 9월 대폭 하향조정됐고, 올 7월 기준 공급한 주택물량은 600여호에 불과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어린이 빈곤 문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혐오발언 규제 법안 및 양도소득세 인상도 연정에 참여했던 뉴질랜드우선당의 반대로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에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거나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노동당의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주택 부족 문제와 어린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상위 2%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아던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할 경우 오히려 급진적인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신에게 표를 던진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던 총리가 위기의 리더십에 이어 설득의 리더십으로 또 한 번 성공의 기록을 써내려 갈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태도에 변화 보인 베를린 당국 “소녀상 철거, 대화로 해법 찾자”(종합)

    태도에 변화 보인 베를린 당국 “소녀상 철거, 대화로 해법 찾자”(종합)

    독일 베를린 당국이 철거 명령을 내린 ‘평화의 소녀상’ 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베를린 미테구(區)의 슈테판 폰 다쎌 구청장은 “법원에 철거 명령 중지 가처분신청이 접수돼 시간이 생겼다”면서 “조화로운 해결책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다쎌 구청장은 미테구청 앞에서 철거 명령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 집회에 예고 없이 나타나 이같이 밝혔다. 녹색당 소속의 다쎌 구청장은 “며칠간 소녀상과 관련된 역사를 배우게 됐다”면서 “시민 참여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많은 일본 시민으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받았다면서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린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 연방정부와 베를린 주(州)정부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구청으로서 우리의 임무는 평화로운 공존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평화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보자”고 덧붙였다.미테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 지난해 7월 설치를 허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제막식 이후 일본 측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에 오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쎌 구청장의 이러한 발언은 철거 명령을 자진 철회하지는 않지만,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철거 명령이 당분간 보류된 만큼 소녀상 관련 사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현지 시민단체 및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입장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내부에서도 철거 명령에 반발이 나오는 데다 녹색당, 좌파당과 함께 베를린 주(州)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베를린 시민 300여 명은 소녀상 앞에서 철거 명령을 내린 미테구청 앞까지 30여분 간 행진하고 집회를 열어 철거 명령의 철회를 요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비정규직 일하며 현안 스터디·세대별 소모임… 정치 세대교체 노력 계속

    녹색당과 미래당은 정치판 세대교체를 호소하며 지난 4·15 총선에 뛰어들었다가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거대 정당이 만든 ‘꼼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던 탓이다. ●녹색당 “지난 총선 비례당 등장에 혼란” 녹색당 비례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김혜미 청년녹생당 공동운영위원장은 1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지를 두고 당내 갈등이 계속 발생했다. 유권자에게도 혼란을 끼쳐 드렸다”고 회고했다. 당 외부적인 제약으로는 “비례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 유세를 할 수 없는 것이나 청년에겐 부담이 되는 높은 기탁금 등은 여전히 소수정당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당인 청년녹색당은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을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당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정의당·미래당·진보당 등과의 청년 정치인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비례 1번으로 출마했던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총선에 대해 “양당 중심으로 선거제도가 바뀌면서 소수정당은 더욱 불리했다”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는 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미래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례적인 전국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당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 정치 위한 독립된 조직 필요” 김 대표는 청년 정치를 위한 독립된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청년층은 기성세대와는 문화, 소통방식이 다르다.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리더십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세대별 소모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의당 등과 그린뉴딜포럼 출범 두 정당은 지난 총선에 앞서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참여했다가 “민주당 들러리는 안 하겠다”며 막판에 불참을 선언했다. 사실상 ‘친정권 연합’에서는 진보진영 의제가 묻히게 될 거란 판단에서였다. 이들은 지난달 초 정의당, 한국환경회의와 함께 탈탄소사회 그린뉴딜포럼을 출범시키는 등 보다 젊은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지난 4·15 총선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들은 소속 정당 유무와 규모 등에 따라 사용한 선거 비용이 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들은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비교적 풍부한 자금으로 다양한 선거 운동을 펼친 반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렀다. 거대정당 후보, 로고송·문자발송 다채로운 선거운동 서울신문이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및 각 후보를 통해 입수한 ‘4·15 총선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 장경태(37)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돈을 선거 기간 동안 썼다.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사무소 임차비 등 기본적인 지출 외에도 연설·대담과 선거로고송 인격권료 등에 464만원을 들였다.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발송에도 3037만원을 썼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당에서 2000만원의 청년후보지원금과 5000만원의 대출제도를 시행했다”며 “제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서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김재섭(33) 비상대책위원은 총 1억 82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던 무소속 이가현(28) 전 후보는 4597만원을 썼다. 기본적인 지출인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 선거사무소 보증금 1000만원, 공보물 제작 700만원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외 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디자이너 등 3명에게 월 75만원씩 지급한 3개월치 월급이 총 675만원, 현수막 제작·설치 85만원, 선거운동복 16만원, 선거벽보 10만원, 낙선 현수막 5만원 등이었다. 이 전 후보는 “다행히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는 1500만원 기탁금이 전체비용 1/3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껴묻거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 ‘15%룰’ 탓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전망도 거대정당 낙선자만… “청년에 지원 필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김재섭(3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버는 한편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번 고배에도… ‘세대교체’ 꿈꾸는 녹색당·미래당 정치판 세대교체를 호소하며 4·15 총선에 뛰어들었던 녹색당과 미래당은 거대 정당이 만든 ‘꼼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지만 보다 젊은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녹색당 비례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김혜미 청년녹생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비례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 유세를 할 수 없는 것이나 청년에겐 부담이 되는 높은 기탁금 등은 여전히 소수정당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당인 청년녹색당은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을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당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정의당·미래당·진보당 등과의 청년 정치인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비례 1번으로 출마했던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례적인 전국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당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청년층은 기성세대와는 문화, 소통방식이 다르다.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리더십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청년 정치를 위한 독립된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독일 정부, 그리스 난민캠프서 1500명 데려온다 “역시 선도국가”

    독일 정부, 그리스 난민캠프서 1500명 데려온다 “역시 선도국가”

    독일 정부가 최근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의 난민 캠프에서 1500여명의 난민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ntv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 받은 408가구 1553명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이 부모가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난민 400명을 수용하기로 합의하는 데 프랑스와 함께 100~150명을 수용하기로 해 솔선했던 독일이 또다시 EU 선도 국가로서 모범을 보였다. 숄츠 장관도 “독일이 유럽에서 큰 책임감을 지닌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라면서 EU 차원에서 난민 문제를 해결하도록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과 이튿날 모리아 캠프에서 두 차례나 대형 화재가 발생해 대부분의 시설이 불에 탄 뒤 1만명 이상의 난민이 한뎃잠을 자고, 인도적 위기에 부닥치자 이들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은 수천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고, 다수파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의원 10여명도 5000명의 난민을 수용하자고 촉구했다. 실질적으로 난민을 분산 수용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도 180여곳이 동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인 녹색당과 좌파당도 폐허가 된 난민캠프에서 난민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난민 수용의 주무부처인 내무부의 호르스트 제호퍼 장관이 난민 수용에 합의했다. 모리아 캠프는 최대 정원이 2757명이지만 네 배가 넘는 1만 26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리스 최대 의 난민촌인데 이 나라에는 현재 3만명의 난민이 수용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모리아 캠프에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용의자 다섯이 수사당국에 체포됐다고 dpa 통신이 이날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격리 조처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난민 정책 주무 부처인 시민보호부의 미칼리스 크리소코이디스 장관은 이날 국영 방송에 출연 “방화범들이 체포됐다. 그들은 나이 어린 이주민들이다. 다른 가담자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이들이 난민 신청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출신 캠프 체류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미성년자 둘은 그리스 본토에서 검거됐다고 한다. 화재 직후 EU 지원 아래 그리스 당국이 본토 북부지역으로 우선 이송한 미성년자 난민 400명 가운데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로이터 통신은 체포된 방화 용의자가 6명이라고 달리 보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 이소정 앵커에 “하차” vs “응원” 맞서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 이소정 앵커에 “하차” vs “응원” 맞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KBS ‘뉴스9’에서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는 논평을 한 이소정 앵커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16일 이소정 앵커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소설 ‘시선으로부터’(정세랑)에 나오는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누군가의 죽음이 살아남은 이에겐 돌이킬 수 없는 가해가 된다는 의미다. 이 문장이 수없이 공유됐다는 건 그만큼 공감하는 마음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의 무게는 피해자가 짊어지게 됐고 피해자 중심주의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려하던 2차 가해도 범람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고통을 염두에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것.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이소정 앵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7일 ‘KBS 뉴스9 이소정씨 하차 청원’이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이소정 앵커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29일 트위터에는 ‘#KBS_이소정_앵커를_지지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트윗이 올라오고 있다. 2018년 녹색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했던 신지예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 연구소장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원순 성추행에 침묵하지 않은 KBS 이소정 앵커를 지지한다”라면서 “이소정 앵커가 불이익을 받는다면 한국 사회는 여성을 두번 죽이는 거다”라고 적었다. KBS 시청자상담실 자유게시판에도 “이소정 앵커를 지지합니다” 등 이소정 앵커를 응원하는 글이 이틀간 110개가 넘는 지지글이 올라왔다.해당 게시판은 28일 이전에 하루에 대략 10개 정도의 글이 올라왔었다. 한편 이소정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1만 9594명이 참여한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대선출마 선언한 ‘악동’ 칸예 웨스트, 캐스팅보트로 부상하나

    美 대선출마 선언한 ‘악동’ 칸예 웨스트, 캐스팅보트로 부상하나

    ‘민주당이 흑인에 뭐 해줬나’ 불만 대변 제3후보로 11월 대선 ‘캐스팅 보트’ 역할 ‘조울증으로 충동 출마’ 지적도 첫 유세서 ‘아기 낳으면 100만 달러’ 공약 좌충우돌하는 미국의 억만장자 흑인 래퍼 칸예 웨스트가 올해 대선을 과연 끝까지 완주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다 지난 4일 돌연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웨스트가 쓸어갈 표심이 ‘의외로 의미가 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분석했다. 트럼프처럼 뻔뻔하고 무모한 캐릭터이지만 유권자와 주요 언론, 소셜 미디어의 주목도가 높은 웨스트가 수십년 간 민주당에 실망해 온 흑인 유권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제3지대 후보인 웨스트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누가 당선되느냐’를 가를 수 있는 변수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여론 조사 전문가 테런스 우드버리는 “웨스트가 올해 대선에서 그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괴짜 연예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 리서치 업체 히트 스트래티지스 역시 “웨스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그래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음악 천재이자 TV스타 킴 카다시안의 남편으로 유명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박힌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로 트럼프의 열혈 지지자였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지지를 철회한 웨스트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이제 미국의 약속을 실현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그가 대선 행보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여론이 많다. 이미 여러 주에서는 대선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될 기한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웨스트는 오클라호마주의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도록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가진 첫 공개 유세에서는 “아기를 낳는 모든 사람은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그의 행보가 진짜인지 아니면 단순히 연예활동 홍보수단인지 헷갈려 하는 유권자가 많은 가운데, 영국에 본사를 둔 레드필드&윌튼 스트래티지스는 지난 14일 웨스트의 이름이 포함된 최초의 미국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는 유권자 2000명 중 2%가 웨스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레드필드 측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측정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아닌 제3지대 후보인 웨스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두자릿수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수치가 나오고 있지만, 웨스트가 완주한다면 실제 대선결과는 정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드베리는 “이것은 웨스트의 정치적 메시지”라며 “(민주당이) 흑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나라에는 정치인을 신뢰하는 것보다 카니예 웨스트를 더 신뢰하는 젊은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흑인 남성은 “우리 엄마는 민주당을, 아버지·할머니·할아버지도 50년 동안 민주당을 찍었다. 그런데 내가 도대체 왜 민주당에 계속 투표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이런 흑인들의 속마음을 웨스트가 공개석상에서 똑같이 표출하고 대변하면서 민주당 표를 유의미하게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글로벌 셀럽’인 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음악·패션 거물인 그의 노래를 수백만명이 듣고, 그가 협업한 신발을 사고, 그의 트윗을 팔로우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웨스트가 굳이 수백만 표를 얻을 필요도 없다. 예컨대 경합주인 미시건주에서 그가 1만 1000표만 얻으면 승리하는 당 색깔이 뒤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랄프 네이더 후보는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 표를 잠식,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당선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2016년 대선에서도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선가도에 골칫거리가 됐고, 1992년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억만장자 로스 페로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이들 중 누구도 백악관에 입성하진 못했지만 대선 후보 당락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잡음 겪은 정의당…‘젠더’ 새 무기될까

    잡음 겪은 정의당…‘젠더’ 새 무기될까

    조문 정국 중심 된 정의당 노동 이어 젠더 새 무기 될까 유럽 진보도 노동·환경·젠더 중심 새틀장혜영·류호정 ‘적절했다’는 당원들 정의당은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조문 정국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다. 장혜영 의원과 류호정 의원이 잇따라 조문을 하지 않겟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했고, 이에 따라 정의당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메시지가 나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잇따른 탈당 논란까지 있었던 내부 분위기는 얼추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해자의 인권에 대해 강조했던 장 의원과 류 의원의 행동이 ‘적절했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것이다. 정의당의 이 같은 모습은 과거 페미니즘과 관련한 논란으로 당내 진통이 잦았던 것을 생각하면 크게 변화한 것이다.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인 저스트페미니스트는 지난 15일부터 심상정 대표의 사과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며 심 대표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연서를 돌렸다. 저스트페미니스트는 17일 정의당 대표실에 연서를 전달하고, 관련 의견도 전달했다. 정의당은 과거 2016년 7월 정의당 문화예술위는 넥슨이 김자연 성우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놓고 여성 차별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16년 7월 정의당 문화예술위는 넥슨이 김자연 성우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놓고 여성 차별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당원들 사이에서 지도부는 뭇매를 맞았다. 이번엔 또 다른 정의당 당원들이 지도부의 논평 철회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때 뭉친 당원들이 저스트 페미니스트를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단체 채팅방 모임 등 내부적인 소모임에 그쳤던 저스트 페미니스트는 점차 세력을 확대하면서 임신 중단 처벌에 목소리를 내는 등 정의당 내 여성주의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번 국면에서 당내에서도 젠더를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화되고 있다. 정의당의 한 당원은 당게시판에 “성폭행 피의자 60대 남성 박씨의 사망은 한국 사회의 많은 부조리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라며 “아, 성폭행 피의자 60대 남성 박씨라고 부르는 것이 그렇게도 가슴이 아프신가?”라고 적었다.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새 무기는 성인지감수성 당내에서는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질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젠더를 강조한 후보를 내 정의당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정의당은 아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후보로 나선 신지예 후보는 젠더를 강조하면서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1200여표 차로 앞서는 8만2874표(득표율 1.6%)를 얻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의당이 내세우는 노동에 더해 녹색·젠더 등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논의가 혁신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실제로 유럽에서 힘을 얻고 있는 신진 진보정당들도 기존의 노동 뿐만 아니라 젠더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유럽의회선거에서 녹색당은 독일 내 득표율 20.5%를 기록하며 집권당인 기독민주연합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럽 전반적으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나왔다. 지난해 스페인 선거의 최대 화두는 페미니즘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스페인 주요 정당들은 저마다 성 불평등을 해소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 권리 증진을 선거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당인 중도 좌파 사회당과 원내 제1당인 우파 국민당(PP), 중도 우파 시우다노스가 제시한 공약에는 모두 Δ남녀 임금격차 완화 Δ여성 노동시장 진출 지원 Δ육아휴직 장려 등이 포함됐다. 시우나디오도 세계여성의날(3월8일)을 앞두고 남성을 배제하지 않는 ‘자유주의적 페미니즘’ 선언문을 발표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포토]그린뉴딜 기본원칙 공동선언식 기념촬영하는 심상정 대표

    [서울포토]그린뉴딜 기본원칙 공동선언식 기념촬영하는 심상정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오른쪽 부터),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 성미선 녹색당 운영위원장, 이상현 한국환경회의 녹색미래 사무처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그린뉴딜 기본원칙 공동선언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0.7.15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투표율 40% 역대 최저… 우파 투표 포기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셀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스승으로 남는 분들이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그렇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제자를 계수하는 속좁은 직업꾼과 달리, 선생은 이미 피하고 싶어도 스스로 거대한 사상 공동체의 초석이었다. 선생의 글을 읽는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도반(道伴)을 자청한다.어설픈 너스레로 살아온 나 역시 그를 사숙해온 ‘나 홀로 제자’였다. 어제 갑자기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버스창에 스쳐 지나가듯, 며칠에 한번씩 존경하는 분들의 부음(訃音)을 듣지만, 선생의 부음은 너무 갑작스러워 눈물도 안 나왔다.김종철 선생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2년 4월 6일 ‘리얼리스트’에 선생님 인터뷰를 싣기로 해서 노지영 평론가와 함께 찾아 뵈면서였다. 도서출판 녹색평론, 달랑 방 두 칸의 작은 공간인데 왜 그리 큰 출판사로 보였는지. 영적인 눈으로 보면 물리적인 크기가 달리 보인다다. ‘4대강 재앙사건’과 ‘후쿠시마 사건’이라는 지리멸렬한 시대에, 선생의 표정은 어두웠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독일에서는 68혁명의 세대가 나중에 녹색당 창당으로 귀결되면서 녹색운동, 시민운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전공투 세대가 대부분 대기업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오늘날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생겨버렸지요. 일본이 보이는 ‘무책임의 체계’하고도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명박 시대의 총선 전이었는데, 선생께서 지지하던 녹색당은 1석도 가망이 없었다. “지금처럼 계속 가면 도시는 장기 지속이 불가능하죠. 농업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밖에 안 되는데, 적어도 50%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죠. 비정규직 문제도 농업인구를 늘리는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여서 살면 농사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려면 고달파지죠. 준비를 해야죠. 당장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시적 삶이 유기농 삶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되겠지요.” 선생의 표정은 곧 저물녘처럼 여전히 어두웠다. “두부 나오는 갈치 조림 잘 하는 괜찮은 집 있는데, 가실까?” 대화가 끝나고 김종철 발행인이 같이 막걸리나 하자고 하셨다. 막걸리를 권하시면서 그제야 선생은 예의 소리없는 미소를 자주 보이셨다. 내 주량을 금방 파악하시고, 막걸리 두 사발 이상 권하지 않으셨다. 두부를 자꾸 권하셨다. 내가 갈치 조림을 금방 먹자, 한 마리 더 시켜 주셨다. 생태계 얘기하다가 ‘나무’를 ‘나무님’이라 하셨다. 이후로 선생은 내게 반은 반말, 반은 경어로 대하셨다. 얼마 후 내게 부탁하셨다. 일본 여류 시인의 시집인데 꼭 ‘녹색평론’에서 내고 싶으니 판권을 알아봐 달라 하셨다. 이시무레 미치코(石牟禮道子)였던 거 같다. 알고 보니 일본에 있을 때 잠시 일을 도왔던 일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갖고 있었다. 이 출판사에는 나는 ‘고은 시선집’을 일본어로 공역해 내고, 김명인 평론집, 신경림 시집, 황석영 소설 등을 여기서 냈다. 마침 한국을 방문한다는 출판사 대표에게 ‘녹색평론’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출판사인지, 김종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설명했다. 인사동에서 두 분 자리를 마련했는데, 출판사 대표가 반술에 취했는지 고자세였다. 한국 작가들에게 깎듯하게 대하는 출판인인데, 왜 이러시나 싶었다. 통역하면서 대표의 말을 겸손한 말로 바꾸어 전했다. 찌는 여름밤, 모기까지 물어 짜증스러웠다. 선생은 기분 언찮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저작권을 받아내려 하셨다. 선생은 대나무처럼 꼿꼿하며서도 대나무 잎새처럼 유연하셨다. 꼿꼿함과 유연함의 절묘한 품성으로 그는 자신을 ‘책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늘 낮추셨다. 이 분은 모든 것을 내려 놓으셨구나, 이 날 느꼈다. 선생의 태도를 시험해보려 했던 출판사 대표를 설득했고, 얼마후 이시무레 미치코 시집 ‘신들의 마을’이 번역되어 나왔다.이후에 내게 ‘녹색평론’에 글 쓰게 하셨고, 일본 문학이나 일본 현대시에 대해 가끔 전화 주셨다. 이후에 한번 더 내가 찾아 뵈었다. 그때 또 두부 나오고 갈치 조림이 괜찮은 그 집에 가서 막걸리와 함께 저녁을 들었다. 지난 2019년 4월에 대구 지역의 작가 후배인 김용락 시인의 시집 출판 식사 모임에 오셨다. 옛 제자를 만나 밝게 웃으시며 반가워 하셨다. 시대가 바뀌고 선생님 빈 표정에 웃음이 많고 즐겁게 말씀하셨다. 선생이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한국 지성인들은 큰 그림을 그릴 줄 몰라요. 쓸데없는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버릴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큰 그림을 갖고 굵직하게 써야 해요. 지금 르포가 가장 필요한 문학 형태라고 봐요. 잡문이 중요해요. 세상은 잡풀이 주인이거든.” 쓸데없는 장식을 버린 그의 문장은 꾸밈없고 검박하다. 가볍고 쉽지만, 그 안에 사상은 진득하고 울림이 크다. 그의 강연은 아무 준비를 안 한 듯 허허로웠는데, 사상의 총량이 넘친다 할까. 익은 포도주의 넘치는 포도즙처럼 맛깔났다. 그의 강연은 느림으로 가득했고, 그 느림은 모든 빠름을 부끄럽게 했다. 생태운동을 하면서도 도시 안에서 사는 자신을 그는 자주 자책했다. ‘녹색평론’을 창간했던 1991년 11월 당시 더 큰 출판 운동과 영업을 하려면 서울로 옮겨야 했고, 전국에 녹색운동을 강연하려면 서울로 출판사를 옮겨야 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사라져서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도시가 생태를 망쳐 놓고 있으니 오히려 도시에서 생태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도 선생은 자주 자신의 글과 삶이 다르다며 자책하곤 하셨다. 자책하면서도 선생은 스스로 ‘나무님’으로 사셨다. “병원 안 간지, 신체 검사 안 한지 삼십 년이 넘었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병든 지구가 아파하듯 그는 지구와 함께 아파했다. 지구의 고통은 얼마나 그를 괴롭히고 압도했을까.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우리는 몰랐다. “곧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정권을 잡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생명이냐? 죽음이냐? 전환이야? 자멸이냐? 그걸 걱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생이 늘 걱정하듯이,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음과 자멸을 체험하고 있다. 그의 예언을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했었다. 후학들 앞에서 잘 웃으셨지만 골목길을 돌아서는 선생의 뒷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빈소에는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온 단독자들이 많이 모였다. 더 오래 사셔서 더 귀한 글과 말을 남겨주셔야 하는데, 73세. 우리는 90세 이상으로 살아 글 써주시기를 바랐나 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선생의 ‘숙환’을 함께 아파했다. 자주 웃으셨기에 선생의 깊은 병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빈소에서 돌아와 선생의 책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모셨다. 선생의 글 읽기 모임을 만들어 이 정신을 배우고 이어야지. 다음 학기부터 수업 때 선생의 산문 읽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뵐 때마다 책을 주시곤 했는데, 없는 책이 있다. 녹색평론사에서 낸 단행본을 더 구입했다. “소년 시절에는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로 시작하는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선생의 문학론 핵심이 다 들어 있다. 신동엽 시인이 우리 생태문학의 핵심이니 잘 연구하라고 권하셨다. “신동엽의 반(反)권위적이고 원시 반(反)봉건에 대한 몽상이랄까. 이것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 가지고 시인이 있는 거 아닙니까? 시인은 ‘현대에 사는 원시인이다’라는 얘기도 있듯이 삶의 원천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몽상하고 전달하는 것이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은 전형적인, 순결한 시인이죠. ” 이 책에 실린 평론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은 신동엽 연구하려는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명문이다. 스스로 “한국인이라면 이 책 정도는 읽어야 하는데”라며 말씀하셨다는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은 선생님 사상이 종합되어 있다. 선생은 제대로 된 세계인의 사상을 겸허하고 전했다. 블레이크, 디킨스, 매슈 아놀드, 리비스, 프란츠 파농, 이시무레 미치코 등 작가론이 담긴 『대지의 상상력』은 세계인과 연대하는 선생님의 비교문학적 연구다.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대지의 상상력’. 이 세 권은 2학기 수업과 학회에서 초등학생처럼 문장 하나 하나 읽으며 강독해야겠다. 이 거대한 존재를 따를 길이 없다. 평론의 가치를 가르쳐 준 선생들 중 선생의 오롯한 글은 범접하기 어려운 경계에 있다. 그는 종교인들에게 ‘집단실천으로서의 하느님’, ‘나무님으로서의 하느님’을 제시했다. 그저 두부에 갈치 조림에 막걸리를 즐기시던 선생님 곁에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더 갔다면, 허탈하고 그립고 힘없이 무너진다. 거대한 산맥 하나가 사라진 큰 사건이다. 누가 선생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이 심야에 조용하게 불러봐요, 김종철 선생님 이제 씨앗으로 살아나실 거예요. 선생님 정신의 씨앗이 움트고 새싹이 오르기 시작할 거예요. 전국에 ‘녹색평론’ 독자 모임, 작가 후배들의 선생님 저서 읽기 모임 등 선생님 정신을 깊게 넓여 나갈 거예요. 선생님이 절망하시고 아파하시던 그 고통, 우리가 새기며 선생님 사상을 나누며 조금씩 실천할께요. 잊을 수 없어 선생님을 배웅하지 못해요. 떠나보내지 못해요. 선생님, 편히 쉬셔요.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할께요.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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