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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칩거 끝내고 다시 풍수 연구 나선 최창조 前서울대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칩거 끝내고 다시 풍수 연구 나선 최창조 前서울대 교수

    “올해는 ‘호랑이 똥침’을 꼭 줘야 합니다.” 한 풍수의 대가가 간절하게 내뱉는 말이다. 웅비하는 한반도를 소망하는 마음이 담겼다. 그렇다면 ‘똥침’의 위치는 어디일까? 원래 ‘풍수가’는 지관(地官) 또는 지사(地師)라고 하며 하늘과 땅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예부터 나라의 도읍을 정하는 일이나 집안 가족의 묏자리와 집터를 정할 때 유명한 풍수가의 자문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정치 또는 사업에 야망을 둔 사람들은 풍수이론에 근거해 조상의 묏자리를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관계인사들 또한 진급을 앞두고 이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맥이 밑으로 흐르는 곳에 거처하면 온갖 병이 생긴다는 이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명산이나 좋은 묘터, 명당으로 소문난 터는 여전히 높은 값에 거래된다. 이처럼 풍수는 첨단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우리 일상과 상당히 밀접해 있다. 삶이란 논리보다는 이해와 느낌으로 살아간다는 이치에서다. 최창조(56) 전 서울대교수. 풍수학자이면서 우리나라의 풍수대가로 잘 알려져 있다.‘한국의 풍수지리’ 등 관련 단행본만 10여권 냈다. 행정수도 이전 논란때 ‘천도불가론 아홉가지 이유’를 발표, 주목을 받았다.1992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시절 “풍수도 학문이라고 가르치냐.”라는 비아냥이 나오자 타고난 결백성으로 그냥 문을 박차고 홀가분하게 나와버렸다. 이후 칩거하다시피 지내다 얼마전 ‘풍수잡설’‘닭이 봉황되다’라는 책을 발간하는 등 풍수연구에 다시 나섰다. 한 단계 더 득도한 스님처럼. 설날 직전, 서울 신도림역 인근에 위치한 최씨 자택(아파트)을 찾았다. 근황도 궁금했고 또 풍수학적으로 우리나라는 올해 어떤 형국인지 묻고 싶어서였다. 최씨는 아파트단지 입구까지 마중나와 해맑은 소년처럼 환하게 웃으며 반긴다. “선생님, 언제 이사 오셨죠?” “봉천동에서 살다 온 지 꼭 2년 됐습니다. 처음에는 경기도 과천을 생각했으나 가격을 맞추다 보니 여길 선택했지요.” “그렇다면 풍수 고수가 정한 자리여서 당연히 명당이겠네요?” “명당은 마음속에 있지요. 수맥만 아니라면, 사랑해주면 자연 명당이 됩니다. 조용하고 아주 살기 좋아요.” 바로 옆에 대형 할인점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최씨는 “저것 덕분에 아파트값이 올라가 주민들이 좋아하니 아마 명당자리인 것 같아요.”라고 하면서 빙그레 웃는다. “아파트에도 풍수가 있나요?” “묘터나 집터잡기에는 (풍수가)일상사가 됐지요.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으면 됩니다. 수맥을 제외한 사랑과 믿음이 가는 곳이면 되지요.” 또한 남향이면서 햇볕이 들고 주위에 산이 있으면 아파트로서는 좋은 곳이라고 했다. 아울러 모든 풍수가 현장 위주여야 하듯 집을 살 때에도 직접 발품을 팔아 주위를 꼼꼼하게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귀띔해 준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올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국토는 호랑이가 잔뜩 웅크리고만 있어요. 이놈을 깨워야 합니다. 똥침을 주어 깜짝 놀라게 해야지요. 그래야 웅비합니다.” “똥침의 위치는 어딘가요?” “영일만쪽이지요. 그 일대에서 남쪽까지는 풍수학적으로 금계포란(金鷄包卵)형입니다.” “알을 품은 금닭인가요?“ “예, 맞습니다. 그 아래로 바다건너 제주도가 바로 금란(金卵), 즉 금닭의 알이지요.” 최씨의 이론을 해석하면 그동안 영남일대에 여러 인물들이 나왔지만 이치에 맞는 똥침을 제대로 주지 못해 아직까지 웅크린 형국이라는 것. 따라서 올해 한반도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제주도는 비록 똥침과는 거리가 멀지만 ‘금닭의 알’로서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씨는 “제주도는 정말 살기좋은 자연의 혜택을 받았지요. 특별자치도가 되면 타도 사람들은 아마 입도료를 내야 할 걸요.”하면서 웃는다. 화제를 돌렸다. 정재계 인사들과 흥미로운 일화에 대해 슬쩍 물었다. 정계쪽에는 별로 관심없지만 일부 재계 인사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다음은 최씨가 들려주는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의 일화. 92년 여름 최씨가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둔 직후였다. 최 회장 측근에서 한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최씨는 ‘산소 자리나 봐달라는 것이겠지.’ 하면서 거절했다. 며칠 후 손길승 SK그룹 경영기획실장실 사장과 김수길 부사장이 서울 봉천동 집으로 불쑥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이루어졌다. 최씨가 술 몇잔을 들고 나서 “최 회장이 왜 나를 보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손 사장은 “우리는 사업하는 사람으로 물건을 파는 입장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사람은 키도 작고 영어도 잘 못한다. 때문에 우리의 우수한 것을 돕겠다는 게 최 회장의 뜻이다.”고 대답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최씨가 “그렇다면 명분을 주시오.”라고 했다. 손 사장은 이에 “좋은 생각이 있다. 한달에 한번 사장단 회의가 있으니 그때 강연을 하면 되지 않겠소.”라며 거듭 제안했다. 결국 최씨는 얼마후 SK그룹 사장단 회의장에서 ‘풍수일반론’을 강의했고 최 회장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나는 풍수를 안 믿는다. 하지만 그냥 순수하게 돕고 싶다.”는 말로 최씨를 설득했다. 그래서 한달 300만원을 받기로 하고 1년 동안 연구계획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충북 보은 등 지방에 칩거허면서 풍수관련 연구를 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도 인연이 있다. 하루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불러 청와대에 들어갔다. 관계자는 북악산 요새와 청와대 경내의 오래된 정자를 치워도 되느냐고 물었다. 최씨는 “풍수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문화적 가치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이어 침식된 산, 양쪽으로 노출된 암반, 파인 계곡 등의 지세(地勢)를 보아 청와대는 원래 사람이 살던 땅은 아니었다고 귀띔했다. 이로부터 얼마후 경내의 일본식 건물이 철거되고 요새화 작업으로 파인 곳곳을 깨끗이 메웠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최씨는 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집터와 관련된 소문에 휘말리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둔 직후였다. 대통령 관저가 북악산의 기맥을 압박하고 있어 좋지 않다는 주장을 해온 최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은 풍수학상 좋지만 노 대통령의 자택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 괘씸죄로 서울대 교수직에서 잘렸다는 것. 이에 대해 최씨는 “그런 얘기를 한 기억이 없는데 일본인 노자키 미쓰히코(오사카시립대 교수)가 쓴 ‘한국의 풍수사들’(94년 출간)이란 책에서 우연히 접해 알게 됐을 뿐”이라고 했다. 최씨는 평소 북악산이 주산(主山)이 아니기 때문에 독불장군형이라고 주장해 왔다. 좌로 인왕산, 우로 둔덕이 둘러치고 전방으로만 확 트여 있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대통령으로서는 자연스럽게 독선과 자만감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아울러 2004년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풍수학적으로 불가한 여덟가지 이유를 내놓는 등 중대 사안 때마다 이래저래 자의반 타의반 엮여져 왔다. 서울 출생인 그가 풍수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경기고 재학 시절. 우연히 망우리 공동묘지에 찾아가면서였다. 시인도 있고 독립투사도 있으며 정치범으로 사형당한 사람의 무덤이 있는 그곳에 가면 왠지 평등을 느꼈고 평정심을 얻었다. 이때 한 중년 사내를 만나 풍수를 배우면서 최면처럼 빠져들었다. 그래서 서울대 지리학과에 진학했고 교수시절에도 항상 현장 위주의 풍수학을 강조해 왔다. 요즘 건강을 다시 찾은 덕분에 관악산 등 주변 산을 찾아 땅과의 대화를 나누는 재미를 만끽한다. “이제는 땅을 보면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전에는 경험과 이론을 동원해 땅을 해석하려 했지만 지금은 만나는 순간 어떤 느낌을 갖지요. 땅을 사랑하려면 정을 주어야 합니다.” 주말매거진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서울 출생 ▲68년 경기고 졸업 ▲73년 서울대 지리학과 졸업, 동대학 석사(91년) ▲77년 경북대 지리학 강사 ▲79년 전남대 지리교육과 강사, 국토개발연구원 주임연구원 ▲81∼88년 전북대 지리교육과 교수 ▲88∼91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92년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삼성생명 자문위원 ▲주요 저서 풍수에 대한 지리학적 해석(78년), 한국의 풍수사상(84년), 풍수사상에서 본 통일한반도의 수도입지선정(89년), 터잡기의 예술(92년), 한국의 풍수지리(93년), 땅의 눈물 땅의 희망(2000년), 풍수잡설(2005년) 등 15권.
  • [옴부즈맨 칼럼] 달라진 1면 기사들/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신정이든 구정이든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변화를 시도한다.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고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추구한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도 마찬가지다. 새해가 시작되면 독자들은 이전과 다른 신문의 모습을 기대한다. 2006년이 시작 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신문은 독자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몇 가지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우선 1면의 지면배치가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특히 상단 좌측에는 매일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을 뉴스가치와 관계없이 배치하고 있다. 때로는 이 기사를 1면 상단에 가로로 배치하기도 하여 신선한 느낌을 준다. 기획기사 서두를 1면에 배치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는 ‘생각나눔’이라는 고정란 형식으로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게재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주말화제’라는 제목으로 장안의 화제를 게재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기획기사는 1월18일부터 23일까지 ‘도서관을 살리자’라는 주제로 연재하였다.‘꿈을 주는 신문, 미래를 보는 신문’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내용이다. 이 기사에 대한 각계의 의견과 제언을 종합하여 재정리하여 정책으로 연계한 후속보도도 돋보인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서울신문이 신년호에서 다뤘던 ‘계층간 양극화’ 문제를 새해 첫 기획기사로 보도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이고 사회적 논란거리인 ‘분배와 성장’의 핵심 논의이기 때문이다. 기사의 논조를 살펴보면 중립성이 돋보인다. 최근 사학법 논쟁에서 대부분 신문이 일방적으로 ‘사학’이나 ‘전교조’를 매도하는 이른바 ‘린치 저널리즘’의 양상을 보이거나 혹은 그 반대의 ‘치어리더 저널리즘’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기사와 사설에서 형평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심층적 후속 보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국회 등원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행보와 박근혜 대표의 신년회견, 그리고 감사원의 사학 감사 등의 저변에는 사학법 논란이 자리잡고 있지만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부족했다. 기사 제목에서도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했다. 축약형 용어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1월9일자 “귀차니즘이 ‘웬수’”,1월11일자 “난자 윤리 ‘난자’”,1월24일자 “노빠 아닌 배우로 서민 삶 읊는다”,1월26일자 “‘먹튀’서두르는 론스타”,1월27일자 “설 연휴 맞선 데이” 등이다. 그렇지만 일부 용어는 다소 생소하다. 귀차니즘, 노빠, 먹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단어의 의미를 아는 독자들이 얼마나 될까.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바른 용어를 찾아 쓰는 것도 신문의 몫이다. 서울신문이 주말매거진으로 발행하는 ‘위(We)’는 설 연휴를 맞이하여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한해 운수, 설 행사, 귀성 교통안내 등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설 연휴 전날인 1월27일자는 별도의 매거진을 발행하였다. 유명작가 단면소설 5편으로 매거진을 구성하였다. 설 연휴 고향 길에서 혹은 집안에서 적적할 때 읽을거리로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현대소설 일색이다. 누구나 읽어 볼 만한 고전 혹은 근대소설 몇 편과 함께 실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서울신문은 외양과 더불어 내용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독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지 않은 것 같다. 신문의 노력만큼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면에서 완벽한 만족을 바라는 독자들의 마음을 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부족한 점을 메워가며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 노력이 결실을 맺으리라 생각한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노대통령 신년회견] 증세없는 재원마련 구체 대책은

    [노대통령 신년회견] 증세없는 재원마련 구체 대책은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증세는 당장 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은 결국 세출 절감과 비과세·감면의 대폭적인 축소 등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기획예산처도 이날 “세출 구조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말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당초 중·장기 조세개혁 차원에서 거론되던 주가차익 과세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확대, 소주세율 인상 등은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정부, 예산·사업 우선순위 재조정 정부는 먼저 4월 중에 내놓을 2006∼2010년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사회·복지분야 이외의 예산을 줄이고, 재정사업의 우선 순위도 재조정할 방침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단순히 특정분야의 예산을 일정 부분 깎겠다는 차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규모 공공투자나 사회간접자본 등 불요불급한 사업은 가급적 민간에 맡기거나 정부 산하기관과 경쟁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처간 중복되는 사업은 중단하고 바우처(쿠폰) 등 수요자 중심의 재정지원을 강화해 정책의 효율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방향에서 밝힌 비과세·감면 제도의 재검토 방침에 따라 160개 가운데 올해 시한이 도래하는 55개 비과세·감면 대상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비과세·감면 혜택은 19조 9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는 근로자 소득공제 항목의 축소와 간이과세제도의 폐지나 축소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감면제도의 수혜자가 대부분 근로자나 농어민, 중소기업인 만큼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투기소득 파악등 과세기반 확대 정부가 또 역점을 두는 것은 과세 기반의 확대다.‘8·31 대책’과 같은 투기소득에 대한 과세강화,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자료 확보 등이다. 이를 통해 현재 50%인 국민의 납세자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생각이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세금 부담과 과세 인원이 늘고 있지만 근로자들과의 과세 형평성은 떨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낸 종합소득세는 지난해 4조 5448억원인 반면 근로소득세는 10조 7029억원이다. 따라서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을 활성화하고 자영업자들의 장부기장을 유도하기로 했다. 변호사·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서는 건별 수임액이 기재된 명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4대보험 체납자에 대한 금융자산 자료도 국세청과 공유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다. 다만 참여정부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증세하겠다는 방침은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노대통령 신년회견] 갈등 낳은 현안 조기진화 역점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갈등을 낳는 현안들에 대한 조기 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무엇보다 신년 연설의 화두인 양극화 해소에 따라 불거진 증세 논쟁이 대표적이다. 노 대통령이 10분간의 모두연설에서 가장 우선 순위에 증세 논쟁을 할애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8일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해결과 관련,“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촉발된 증세 논쟁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국민들에게는 정부의 세금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했을 뿐더러 야당에는 정치적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더욱이 국세청의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는 재원 확보의 한 수단으로 비쳐져 증세의 논쟁을 더욱 증폭시켰다. 결국 주식에도 영향을 줘 주가폭락의 사태를 낳았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세금 정책의 진위를 떠나 증세 논쟁이 계속될 경우, 향후 국정운영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겠다.”라며 정공법을 내놓았다. 또 세금을 올리지 않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청와대는 최근 세금에 대한 국민적 합의에 앞서 정부 스스로 세출 구조조정과 예산의 효율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먼저 씀씀이를 줄이는 노력을 보여야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노 대통령은 증세에 대비, 감세주장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기초연금을 내세우면서 감세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논리이다. 미래 복지수요를 위한 증세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둔 셈이다. 노 대통령의 증세 논쟁 이외에 탈당 논란과 ‘1·2개각’에 따른 당·청간의 갈등 등 소모성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선무했다. 지난 11일 열린우리당과의 만찬에서 언급한 탈당이 ‘과거형’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현재 진행형’이라는 설이 진화되지 않자 국민들에게 직접 “탈당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신년 기자회견은 신년 연설에서 못다한 국정 현안을 밝힘과 동시에 갈등을 빚는 쟁점을 해소하는 데 적극 활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대북 압박 한·미 공방 진실 뭔가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정부의 언행이 헷갈린다. 견해차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상은 그렇지 않다. 한·미간 다른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니 북핵 해법 표류는 물론 안보까지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사실을 감추거나 변명에 급급한 인상을 주는 것은 유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신년회견에서 “북핵 해결에 관해 한·미간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고, 붕괴를 바라는 듯한 의견은 미국내 일부 강경파 생각이라고 애써 봉합을 시도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간 마찰·이견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미래의 일 정도로 거론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시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맞춤형 봉쇄’ 정책을 전방위로 펼치는 게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주한 미국대사관 사이의 보도자료 논란은 한·미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의 한국 방문과 관련, 미 대사관은 “한국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주범과 그들을 돕는 지원망을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더욱 힘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에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양국 사이에 논의된 내용을 일부 과장했다.”고 강력 반박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수준을 놓고도 양국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미간 심각한 균열이 있음에도 억지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올해안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매듭짓기를 희망했다. 시급한 현안은 늘어가는데 정리는 안되는 형국이 계속되어선 안 된다.
  • “세금 안올리고 양극화 해소”

    “세금 안올리고 양극화 해소”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조달 논란과 관련,“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세금을 올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의 모두 연설에서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할 수 없고,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하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 “(신년연설 때) 단지 우리 재정의 규모와 복지지출의 실상을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8·31 부동산 대책 입법 이후 수요·공급을 통한 가격안정 대책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대책을 준비,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면서 곧 추가 대책을 발표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부동산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집요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부동산 투기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기하는 사람은 반드시 손해를 보도록 제도화해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관계와 관련,“북한의 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고 때로는 붕괴를 바라는 듯한 미국내 일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그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한·미간 마찰이, 이견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아직 이견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대일 외교 갈등의 경우,“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다할 것이며,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정치외교 범위 내에서도 적절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항의할 것은 하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는, 그런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양 기관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고, 아니면 당·정 협의를 통해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이렇게 가다가 ‘아무 것도 안되겠다.’고 해서 꼭 대통령이 결정을 내려야겠다는 상황이 오면 그때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언급한 ‘탈당’에 대해 “탈당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면서 “당내에서 탈당을 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옛날에 있었던 얘기를 과거형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동숙의 노래’로 가수 데뷔 40년 문주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동숙의 노래’로 가수 데뷔 40년 문주란

    ‘너무나도 그님을 사랑했기에’ 노래가 없는 인생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세상의 온갖 시름을 어찌 달래고 오는 백발과 가는 세월을 무엇으로 잠시 잡아본단 말인가. 에구, 속절없음이리라. 그러기에 무수한 세월이 흘러도 노래는 늘 우리 곁에서 추억과 인생을 이야기하겠지…. 지난 14일 저녁 8시.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북한강가에 위치한 한 라이브 카페.100여평 넓이의 홀 안에는 남녀노소들로 꽉 차 있었다. 잠시후 살갗색깔 바탕에 작은 구슬방울 반짝이가 박혀 있는 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여인이 무대 위로 등장한다. 어깨선이 확연히 드러난데다 조명빛을 받아서인지 얼핏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가냘픈 모습이었다.‘쁘바빠∼앙’ 하는 색소폰 반주가 나오자 요란한 박수소리와 함께 여인이 노래한다. 익숙한 목소리,‘동숙의 노래’였다. 특유의 저음인 알토인가 싶더니 어느새 소프라노까지 사뿐사뿐 넘나든다. 이어 추억의 ‘카사비앙카’를 부른다. 얼마전 인기 드라마 ‘황금사과’의 주제곡으로 젊은이들에게도 잘 알려진 곡. 박수가 끊이질 않는다. 여인은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로 대신한다. 노래 몇 자락을 쫙 깔아 흥을 돋운 여인은 “날씨도 추운데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 많이 했지예. 대신 마 신청곡을 많이 주시면 열심히 불러드리겠심니더.”라고 인사한다.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에서 쪽지가 쇄도한다. 여인은 이를 받아들더니 “어디보자,‘낙조’‘백치아다다’‘공항의 이별’‘돌지 않는 풍차’‘과거를 묻지 마세요’‘가슴아프게’…. 우와 이렇게 많이라요? 오늘 죽었심니더.”라며 무대에 털썩 주저앉는 모습을 연출한다. 한바탕 웃음이 쏟아진다. “반갑습니다.6년 전 이곳에 왔어예. 호미로 풀 베고, 반은 속세를 떠나 있지예. 하지만 매주 토요일은 팬들과 이렇게 만나는 날로 정했지예.” 이때 손님 중 한 사람이 불쑥 나이를 묻는다.“아따 보소, 연예인 나이는 거꾸로 먹는기라예. 오십하나믄 오십, 마흔아홉, 마흔여덟으로 말이지예. 노래나 듣지 나이는 왜 묻는교.”라고 받아넘긴다. 이렇게 1시간30분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노래와 웃음이 가득가득 이어진다. 가수 문주란씨. 데뷔곡 ‘동숙의 노래’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올해로 발표된 지 꼭 40년째를 맞는다.40대 이상의 팬들에겐 여전히 애창되는 곡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로 젊은이들 사이에도 많이 불려져 폭넓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문씨는 6년 전 지금의 청평 집(2층)을 마련하고 아래층에 라이브 카페 ‘문주란 뮤즈클럽’을 만들었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팬들의 성화에 못이겨 매주 토요일 ‘만남의 무대’를 결심했던 것. 문씨는 또 워낙 불심이 깊어 2층에 부처를 모시고 살면서 되도록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더해왔다. 이런 문씨가 오는 5월 신곡을 낼 예정이다. 신곡의 주제는 인생을 관조하면서 음미해보는 내용으로 1997년 ‘굿바이 홍콩’ 이후 10년만에 신곡을 발표하는 셈이다. 청평에서 문씨를 만났다. 자연스럽게 ‘동숙의 노래’에 대한 감회 얘기가 먼저 나왔다.“중학생 때 안 불렀습니껴. 나이가 너무 어려 방송을 내보내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도 많았지예.”라고 회고한다. 노래 속의 동숙은? “원래 영화 ‘최후전선 180리’의 주제가였지예. 여자 주인공인 바로 동숙이라예.”라고 대답한다. 중1 때부터 ‘데니보이’ 같은 노래를 곧잘 불렀단다. 부산 MBC노래자랑에서 연속해서 몇주 동안 우승하자 ‘덕수궁 돌담길’과 ‘바보처럼 울었다’로 잘 알려진 진송남씨가 “12살 아이가 목소리 굵고 노래를 썩 잘 부른다.”고 호평을 했다. 이에 한 흥행업자가 부산으로 내려와 문주란을 무작정 서울로 데리고 온다. 어린 나이에 낯선 서울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 무렵 특유의 저음 목소리에 탄복한 작곡가 백영호씨가 맞춤형 노래를 작곡, 선물한 것이 바로 ‘동숙의 노래’였다. 당시를 잠시 회상하던 문씨에게 어느덧 40년 세월이 흘렀다고 했다.“어린 나이에 데뷔해 지금은 이렇게 변하지 않았는교. 돌아보건데 가수라는 명찰을 달고, 가슴깊이 삶을 얘기하듯이 노래해 왔지예. 신세대 노래와 비교해보면 유치할지 몰라도 말입니더.”라고 했다. 이어 “요즘에는 다 비주얼 위주가 아닝교. 화려한 치장에 춤 위주로 노래를 부르고…,(이런 노래들이)세월이 흘러도 과연 우리 가슴에 남을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해본다. 또한 “솔로보다는 그룹으로 많이 나오지예. 그러다 보면 개성을 잘 몰라예. 가수 이름인지, 노래 제목인지도 헷갈리고. 세대가 변해도 인간이 가는 인생길은 똑같은 거 아닝교.”라고 했다. 적어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배가수로서 후배에 대한 충고와 아쉬움이 동시에 담겨져 있으리라. 청평에서의 삶이 궁금했다. 스님처럼 산다는 즉답이 나온다. 조용한 곳이라 고독에 몸부림칠 때도 있지만 부처 앞에서 반야심경과 천수경을 외우며 마음을 다스린다고 했다. 가끔 친언니가 드나들면서 말벗을 해주지만 애견 네마리(꼬돌이 뽀순이 루비 등)가 자식처럼 항상 곁에 있어 위안을 삼는다.“비가 부슬부슬 올 때 허전하고 고독에 빠지죠. 그럴 때 가끔 서울로 나가 쇼핑도 하지예.”라고 했다. 혹 술친구는? “박일남씨가 ‘주란아 한잔 하자.’고 전화를 주지예. 남진씨도 그렇고요.”라고 귀띔했다. 왜 결혼을 안 했느냐는 질문에 “첫단추를 잘못 끼웠지예. 성격이 쾌활한 편이지만 만가지 복을 주지는 않았어예. 남자들한테 환멸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인간 문주란이 아닌 가수 문주란으로 다들 접근했심니더. 진실이 없는기라예. 오히려 혼자 있는게 편하다는 생각을 했지예.”라고 거침없이 나온다. 아울러 “기쁨과 슬픔은 마음 먹기에 달렸지예. 사랑과 미움이 종이 한장 차이 아닝교. 상대방을 이해하고 노력하면 만사 그만이라예.”라고 나름대로 불심의 경지를 피력한다. 밤무대 출연 여부를 묻자 “절대 안 나가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시간이 짧아요.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멋있게 가느냐가 중요하지예.”라고 목소리를 약간 높인다. 자존심인지 모르겠지만 늙어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기가 싫어 방송출연도 안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젊었을 적 이미지로 남고 싶은 욕망도 자신을 붙들어멨단다. 하지만 잠시 생각하더니 올해는 꼭 신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수 데뷔 40년을 맞기에 팬들을 위해 최소한의 보답을 해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재 작곡가 김희갑씨 등 여러 곡을 받아 검토 중이며 기왕지사 문주란이 살아 있다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한번 드러내보이겠다는 각오다. 몸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 않으냐고 했더니 “소식(小食)이라예. 집에서 스트레칭을 자주하지예. 요즘에는 담배를 줄이려고 애를 쓰고 있어예.”라며 웃는다. 문씨는 부산 서면에서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삼촌이 한일합섬 창설멤버였다. 아버지는 한량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래와 춤솜씨가 좋았다. 자식들 중 문씨가 끼를 유일하게 이어받았다. 어릴 적 서울에 올라와 고생하면서 22살에 해선 안될 사랑에 빠졌다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기도 했다. 자신이 부른 곡 중 가장 아끼는 노래는 ‘백치 아다다’‘초우’‘동숙의 노래’‘파란 이별의 글씨’ 등 대부분 쓸쓸한 노래를 꼽는다. 한때 배호씨와도 절친해 노래를 자주 바꿔부르기도 했다며 잠시 회상에 젖어본다. 지난해 병마와 싸우는 작곡가 박춘석씨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문주란 뮤즈클럽을 찾았다. 둘은 벽에 걸린 왕년의 사진을 보면서 한없이 울었다. 문씨는 이때 “선생님, 사람은 가지만 명곡은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남아예.”라고 위로했다. 문씨는 요즘 한 템포 느리게 사는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허락되면 네팔 참선여행을 꼭 다녀올 생각이다. “기대하세요. 올해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좋아하는 팬들과 함께 춤과 노래의 향연을 멋있게 펼칠 생각입니더.”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부산 서면 출생 ▲중학 1학년 때 부산 MBC 노래자랑 우승 ▲1966년 2월 ‘동숙의 노래’로 가수데뷔 ■ 대표곡 ▲타인들(66년) ▲돌지 않는 풍차(67년) ▲낙조(67년) ▲카사비앙카(68년) ▲별빛속의 연가(69년) ▲주란꽃(69년) ▲백치아다다(70년대) ▲초우(70년대) ▲별이 빛나는 밤에 부르스(71년) ▲공항의 이별(72년)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92년) ▲굿바이 홍콩(97년) ▲이밖에 공항대합실, 공항에 부는 바람, 나하나의 사랑, 과거를 묻지 마세요, 꼭 필요합니다 등 수십곡
  • ‘세금논쟁’ 올 정가 핫이슈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화두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조달’ 언급이 증세(增稅)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여야간 첨예한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재원조달 논란이 5·31 지방선거를 거쳐 대선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청와대는 이에 대해 ‘경국대전’(사회적 합의구조)이 필요하다면서 세금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노 대통령의 진정성은… 여야의 현상적인 반응과는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정치적 파장과 논란이 예상되는 화두를 던진 배경과 함의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87년 체제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사회경제적인 민주화로 나아가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문제제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20일 “야당의 공세를 염려해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방치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구시대의 막내’라는 노 대통령의 고백에서 드러나듯 당장의 정치공학적 손익계산보다는 역발상의 정치를 통해 새 시대를 위한 논의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노 대통령의 문제제기가 긍정적인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 학계, 경제계,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등 구성원간 합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포퓰리즘”vs“국민 합의 거칠 것” 하지만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언급이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까지 감안한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간 이분법적 갈등구조를 형성하는 포퓰리즘 정치”라고 각을 세웠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용으로 세금정책을 발표,‘한나라당은 있는 사람 편, 우리당은 없는 사람 편’이라고 말하기 위해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정책실패로 인한 양극화의 책임을 서민의 부담으로 돌리려 한다.’는 논리로 여당을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동당도 ‘재원조달=증세’라는 등식에는 반대한다. 노회찬 의원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거나 부유세를 도입하지 않고, 왜 빈곤층에게 세금을 더 걷으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얽히고 설킨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논의와 합의과정의 주도권’을 잡아나갈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재원조달 언급을 세금인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정략적 태도라며 초당적 협력과 논의구조를 이끌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증세는 조세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 사전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유재건 당 의장),“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재원확보 방안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원혜영 원내대표 대행) 등의 발언에서 우리당의 현실적인 고민을 엿볼 수 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탈당은 책임정치에 반한다/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 가능성을 언급해서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과거에 대통령들이 탈당한 것은 임기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킨다는 명분 때문이었다. 그러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왜 탈당을 언급했을까? 단임제에서 대통령은 선거에 다시 나갈 수 없다. 즉 대통령의 국정 업무 수행은 잘했든 못했든 국민의 정치적 심판과 평가의 대상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대통령은 여론과 무관하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다. 대통령이 10년,20년 뒤 미래에나 평가받을 ‘역사적 업적’에 집착한다면 동시대 사람들의 평가는 더욱 의미가 없다. 노 대통령이 탈당을 이야기한 것은 자신의 낮은 인기 때문에 당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은 여론과 무관하게 내 갈 길을 가려는데 여당을 비롯한 외부의 ‘잔소리’가 귀찮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그러나 여당의 입장은 다르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있고 또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동향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 하고 그 목소리가 정치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인기가 떨어지면 표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임제라서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대신, 국민들은 집권당에 대한 심판을 통해 그 책임을 묻게 된다. 따라서 여당은 인기 없는 정책이나 인선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불만의 목소리도 전달하고 결정이 번복되도록 압력도 가하게 된다. 이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당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제도적 기능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여당에서 탈당하면 이러한 정치적 책임성의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 불만이 있더라도 대통령은 단임이라서 심판의 기회가 없고, 여당은 ‘도마뱀 꼬리 자르고 도망가듯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어 버림으로써 ‘면피’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국정 운영과 관련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지지율을 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이러한 편법으로 궁지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국민들로서는 여간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한편 탈당은 노 대통령에게도 별로 유리할 건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서야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노 대통령의 탈당은 자신의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대통령이 ‘역사에 남을’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이를 성사시키려면 국회 내 결집된 다수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탈당하면 열린우리당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법안의 처리를 위해 ‘욕 먹어가며 총대를 메야 할’ 필요는 없어질 것이다. 또한 어차피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하는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들이 노 대통령을 비난할 때 가져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탈당으로 인해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대통령의 정국 운영 주도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통치력이 조기에 약화되는 것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도 반드시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탈당을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의 탈당 언급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책임성의 구현이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국민에게도, 대통령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괜한 언사로 정치적 불확실성만 높이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사설] 양극화 해소 재원대책 면밀하게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밝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조달 대책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노 대통령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5년간 대략 19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노 대통령이 제기한 양극화 해소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의 전환 이후 최근 수년간 심화돼온 기회와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의 해결 없이 경제와 사회의 발전과 선진국 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의 조달에 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경제의 지속적인 확대재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경제의 활력을 감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무리한 세율 인상은 당장 민간부문의 투자를 위축시켜 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역행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민경제의 능력과 재정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너무 의욕만 앞세워 일을 추진하다 보면 축소재생산 또는 정체재생산의 악순환 구조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이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유럽 일부 국가들의 실패한 복지모델을 답습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둘째, 그런 점에서 세율 인상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보다는 남발된 각종 조세감면제도의 축소와 음성탈루소득의 양성화를 통한 과세기반 확대 등 ‘낮은 세율, 넓은 세원’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혹여라도 국공채 발행을 통한 재원조달은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빚 내서 복지에 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노대통령 TV신년연설] 정치·안보등 제외 ‘파격’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은 형식과 내용 양면에서 파격적이다.우선 언론매체를 통한 간접적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형식부터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다.이는 인터넷 공간의 댓글이나 블로그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해온 노 대통령의 특유의 ‘인터넷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연설내용의 초점은 국민통합을 위한 양극화에 맞춰졌다. 사회적인 갈등과 분열의 원인을 치유하지 못하는 한 어떤 정책도 제대로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양극화 해소의 핵심 해법이라는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 거론했다. 특히 신년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정치·안보·외교 분야에 대한 현안은 아예 제외시켰다.TV 생방송이라는 제한된 시간 탓에 백화점식으로 내용을 나열하다가는 선택과 집중의 효과를 내기가 힘들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나아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의 장에서 정치적 이슈로 논란을 야기할 경우 그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때문에 깜짝 놀랄 만한 정책이나 정치적 대안 제시도 자제했다. 하지만 새해 국정운영의 방향이나 미래의 구상에 대한 가닥은 나름대로 보여줬다.이처럼 미래 과제를 제시하면서 국민적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은 현재의 낮은 지지도를 감안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의 정치 현안보다 ‘미래와 서민’을 이슈화함으로써 올해 5월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을 의식한 장기적 표심 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론이다. 물론 청와대 측은 이같은 정치적 해석을 일축한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이날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도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의식구조의 혁신을 요구했다.새로운 사고, 현실에 대한 직시, 대안 있는 비판, 대화와 타협, 상생의 결단 등을 직접 주문한 이유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유시민 장관’ 자질·능력 짚지 못했다/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1월 첫째 주,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을 둘러싸고 언론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나는 처음에는 엄청난 기사의 수와 양에 놀라고, 다음에는 그 많은 기사 중에 유시민 의원의 장관으로서의 능력이나 자질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음에 놀랐다. 서울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이번 개각에서) 여당의 새달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민생을 외면한 권력게임 가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지만, 유 의원의 입각이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산된 것에 대해서는 언론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은 시종일관 이번 입각을 ‘당·청 갈등’이라는 권력투쟁의 시각으로만 접근하였고, 그 보도방식도 유시민 의원의 입각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들을 무비판적으로 여과 없이 전달하는데 치중하는 등 마치 스포츠게임을 중계하는 듯했다. 서울신문의 보도도 여타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독단적이고 외통수적인 이미지가 당의 지지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지방선거에서도 악재가 될 것”,“능력은 둘째 문제”(1월4일자 4면)등 한 3선 의원의 입각 반대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가 하면, 청와대가 장관 내정을 발표한 1월5일자 5면에서도 그동안 유 의원의 입각을 반대해 온 의원들의 목소리를 싣는데 주로 지면을 할애했다. 유 의원의 보건복지 분야 경력이나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다룬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1월5일자 사설은 “복지부 장관으로서 유 내정자의 자질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어찌보면 부차적 사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장관내정자의 자질이 어째서 부차적 사안인가.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왔으며 이대로 두면 머지않아 재정이 고갈될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을 단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거론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독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 민생과 별 관계없는 유 의원에 대한 여당의원들의 개인적 감정이나 여권내부의 ‘권력게임’은 자세한 해설과 분석까지 곁들여 중계하면서 독자들의 일상생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자질에 대한 정보를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서울신문은 자질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대신,“노 대통령의 유 의원 챙기기는 분명 유별나다.”,“유 의원 역시 대연정 논란 등 쟁점이 있는 곳에서는 적절하게 노 대통령을 옹호, 신뢰를 받고 있다.”,“유 의원은 …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노 대통령 집권 후에도 노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노 대통령을 적극 편들어 왔다.”(1월5일자 5면) 등 유 의원의 입각이 그의 자질이나 능력,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마치 “그동안 대통령에게 충성한 대가”로서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평소 공직자임명의 기준을 자질과 전문성에 두어야 한다고 외쳐온 언론이 유독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대해서는 자질과 전문성과 상관없는 부분의 보도에 치중한 것에 대해서는 앞뒤가 안 맞는 것이 아닌가. 언론까지도 유 의원을 ‘왕따’로 낙인찍고 ‘당·청 이종격투기 관전기’ 식의 기사를 남발하는 동안 독자의 알 권리는 실종됐다. 유시민 의원이 비록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왕따를 당하더라도, 언론이 왕따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정치인들끼리의 왕따 놀이에 놀아나는 순간, 독자의 알 권리가 왕따당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신문의 정부부처와 공직 사회에 대한 특화된 보도는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유 의원 입각 보도에 있어서도 식상한 정치게임 구도에서 벗어나 유 내정자가 그간 발의한 보건복지 관련 법안에 대한 분석과 보건복지부의 시급한 사안에 대해 그동안 밝혀온 입장 등을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했더라면 서울신문의 특화된 보도는 훨씬 빛났을 것이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노대통령 탈당 언급 충격에 빠진 우리당

    11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새해 만찬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청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가진 자리라 더욱 그랬다. 저녁 6시30분부터 8시55분까지 진행된 만찬은 당·청 간의 인식 차이와 소통의 부족함을 인정한 자리였다. 당에서는 유재건 의장을 비롯, 상임고문과 집행위원 등 지도부 17명이 참석했다. 1·2개각, 차세대 지도자 양성론, 불법당원 가입 및 당비 대납 사건, 양극화 해소와 경제 성장 등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현안들은 대부분 거론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인사말에서 “대화로 풀 건 풀자.”고 운을 뗐고, 유 의장은 “당과 청은 연인관계”라고 연대 의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만찬후 노 대통령이 과거지사지만 탈당도 검토했었다는 얘기가 전해자자 당 일각에선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정계개편가지 염두에 두고 당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반면 당의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당은 관계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서로가 존중하고 상처 입히지 않으면서 좁혀 나가야 한다.”며 최근의 갈등양상이 봉합되기를 기대했다. ●당·정·청 관계연구 TF가동 따라서 당의 서명파와 ‘친노’그룹간에 노출된 본질적 갈등과 앙금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김영춘 의원은 “말로만 해결이 되나.”라고 반문하면서 “실행 과정에서 당의 주도적인 자세와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실과 총리실, 당이 중심이 돼 구성키로 결론을 내린 ‘당·정·청 관계 연구 태스크 포스(TF)’에 대해 당측에서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종이 당원 문제에 강력 경고 배기선 사무총장은 기간당원제와 관련된 허위 당원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창당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당이 천명한 대로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깨끗한 경선 문화에 대한 당부도 곁들였다. 노 대통령은 당과 정부의 관계에 있어 당에 힘을 실어줬다. 노 대통령은 “당정 협의를 통해 당이 주도해 나가는 관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정부는 당을 존중하면서 행정을 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2 개각 논란’과 관련,“당정간에 인사 문제는 상호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제,“정세균 의장의 입각 문제는 다소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유 의장은 한나라당이 거리투쟁을 중지하고 인사청문회에 합류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입각 관련,“과민말라” 노 대통령은 유시민 의원의 입각을 둘러싼 ‘차세대 지도자 양성론’ 논란도 해명했다. 차세대 지도자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당의 공식 선거에서 선출된 공인된 과정을 기준으로 그 정도 수준에 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나름의 충정에서 했던 말인데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박홍기 박찬구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
  • 盧대통령 “작년 대연정논란때 탈당 고려했었다” 공개 파문

    盧대통령 “작년 대연정논란때 탈당 고려했었다” 공개 파문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와의 새해 만찬에서 지난해 탈당문제를 거론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대연정 논란 당시) 탈당을 당 지도부에 꺼낸 적이 있었다.”면서 “탈당 문제를 꺼냈지만 당 지도부가 심하게 반대하고 당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탈당 문제를) 당시 끝냈다.”고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이미 대연정 논란 이후의 일이었지 현재의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측 참석자들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가 또다시 거세질 경우 탈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노 대통령의 그(탈당) 말씀을 듣고 참석자들은 ‘충격’과 ‘침통’ 그 자체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하반기 대연정 논란으로 당의 지지도가 내려갔을 때 당에 미안해 떠날 생각했다. 몇 사람에게 얘기했는데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역대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후반기에 당을 떠날 수 있다. 뭐가 이상하냐. 하지만 만류하는 사람들은 전당대회, 지방선거 앞두고 당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탈당 관련 얘기는 오늘 만찬 이전에 참모들이 나보고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내가 얘기 하는 것이다. 이런 심정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참석자는 특히 ‘노 대통령이 과거에 탈당한다고 했으니 개각 파문 이후 지금도 그럴 수 있느냐는 뉘앙스 였냐.’는 질문에 “그랬다.”면서 “(노 대통령은)당에서 간섭하는 게 싫다고 했다. 내 국정철학이 있어서 하는 것인데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러 명이 “탈당 얘기는 거둬들여 달라고 얘기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탈당이라는 ‘과거지사’를 새삼스레 공개한 데 대해 당측 참석자 대부분은 언급을 회피하는 등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탈당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정대철 전 의원이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 그런 얘기가 돌았다. 심정은 그랬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대통령이 지난 번에 대연정 때 여러 차례 판단 실수도 많이 해서 당 지지도에 상당히 마이너스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홍기 박지연기자 hkpark@seoul.co.kr
  • [2006 정국 핫코너] (1)시험대 오른 당·정분리

    [2006 정국 핫코너] (1)시험대 오른 당·정분리

    올해 정국은 정초부터 소용돌이가 몰아칠 듯한 분위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잠룡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북핵문제도 폭풍전야처럼 불안한 봉합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남북한 관계의 급격한 변화도 예상된다. 올해 정국 이슈별 기상도를 ‘2006정국 핫코너’란 시리즈로 짚어본다.‘핫코너’는 야구에서 3루수 앞 수비가 가장 어려운 곳을 일컫는다. “당 지도부와 인사 제청권자인 이해찬 총리, 그리고 대통령까지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당에 중심이 없다.”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28명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비공개 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온 진단들이다. 토론회를 연 까닭은 ‘우리당의 혁신과 당정청 관계 재정립’이라는 주제에서 바로 드러난다. 대안을 모색하려고 마련된 자리이지만 당·청간, 나아가 당·정·청간 불협화음은 점점 도를 넘고 있는 분위기다.11일 노무현 대통령과 새 임시 지도부의 청와대 만찬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1·2개각 파문’으로 참여정부의 당정분리 원칙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소극적 비판론에 그치지 않고 전면적 당 쇄신론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나오는 대안들 중 하나는 당청간 가교 역할을 할 정무수석이나 정무장관직 부활 등의 시스템 보완이다.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대통령은 권위주의 시기 제왕적 총재로 군림했던 때와 단절하기 위해 당정분리를 선택했고 그런 의미에서 정무수석 부활에 반대하지만 지금은 당청이 독립적으로 변화한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개념의 정무수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모임에 참석한 초·재선 의원들은 노 대통령 면담을 요청키로 했다. 일부는 이해찬 국무총리 책임론도 거론했다. 당·청 소통을 위한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성명서 발표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꾸려진 비상집행위원회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이강래·유선호 의원에게 당·청 의사소통 시스템 제고 방안을 추진하라는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이 역시 흐지부지된 데 보듯이 향후 전망이 밝은 편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 원칙을 내걸어 왔다. 하지만 정국을 뒤흔든 메가톤급 이슈가 나온 때는 청와대가 늘 중심에 있었고, 이 때문에 당정분리가 의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대연정론은 당정분리 논란으로 당을 위기 직전으로까지 몰고가기도 했다. 당정분리 논란은 올 한 해도 정국을 뜨겁게 달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유시민 입각 파문’과 관련해 윤태영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차세대 지도자 육성의지’를 대신 밝힌 것부터가 그렇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들에겐 청와대가 오만하다고 비쳐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노 대통령의 ‘차세대 육성론’은 다음달 18일 당 지도부 선거에 이어 오는 5월 지방선거 등에서도 주요 논란거리가 될 것 같다. 정동영·김근태 두 대권 주자의 경쟁이 점점 가열되는 점도 당정분리 논란을 ‘당정 분열’로 이어갈 수 있는 요인이다. 다음달 전대 지도부 선거에 5명의 후보를 낼 계획인 40대 재선의원 그룹은 이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 모임을 주도하는 송영길 의원은 “누가 당의 자주성을 견지하고 자생력을 담보할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말한 대로 끌려갈지 판가름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이 청와대 부속실 수준으로 전락해서 되겠느냐.”고도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인권 가이드라인’ NAP 확정] ‘비정규직 제한 고용’ 노동부 반발 클듯

    [‘인권 가이드라인’ NAP 확정] ‘비정규직 제한 고용’ 노동부 반발 클듯

    국가인권위원회가 9일 확정 발표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권 NAP) 권고안은 대체복무제 도입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들을 담고 있으며 대체로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다. 때문에 권고안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원만히 정책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적잖은 갈등과 마찰이 예상된다. 또 이 권고안을 정부가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권고안 자체가 여야의 정치쟁점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이번 권고 내용 가운데 상당수는 세금감면, 복지혜택 확대 등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가재정에 부담을 줄 대목이다. 하지만 인권위측은 “권고안 마련 과정에서 노동부와 복지부 등 주무 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했고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인 만큼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권고안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것”이라며 “보·혁 논란과는 관계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무원의 정치활동 보장 등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에 대해 제한적 참여확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공무원의 영향력이 엄연한 상태에서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의 정치활동을 허용하려면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과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해,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노동관련 권고안 중 비정규직 부분 등은 노동부의 반발이 예고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사유제한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현재보다 더 제한할 경우, 노동시장에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이에 대해 인권위측은 “노동부와 충분히 논의했지만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는 인식의 차이가 큰 것으로 안다.”고 시인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도 사실상 불가능한 권고사항으로 정부측은 받아들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비록 유럽의 일부 국가가 이를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연공서열이 우선시되고 능력별, 직급별로 판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성전환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라는 등 기존 가치관에 비해 파격적인 일부 권고도 국민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을 상당 부분 내국인 수준으로 높이라는 권고 역시 차상위계층 대책 등 내국인 복지도 빈약한 현실에 비추어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한편 공공보육시설 확대, 육아휴직 활성화, 노인주거 안정 등은 그동안 무수하게 대안을 모색해 왔으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상당수 권고가 단순한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동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대통령 조기 레임덕 우려된다

    ‘1·2개각’ 이후 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어제로 예정됐던 청와대 만찬 간담회 참석을 사실상 거부했다.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각료 인사권에 반발하고, 만찬 초청에 연기를 요청한 사례는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임기를 2년 이상 남긴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여당과 이렇듯 불편한 관계에 처한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불행한 사태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모두 엄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이전 정권에서도 대통령 레임덕 현상은 있었다. 심각한 경제위기, 측근비리가 원인이었고, 임기 막바지에 발생했다. 반환점을 돈 지 얼마 안 된 참여정부에서 벌써 레임덕이 거론되고, 그것도 인사시스템의 어이없는 작동 때문에 생겼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노 대통령은 측근 인사를 내각에 포진시켜 여당을 포함, 국정장악력을 높이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정세균 당의장을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서둘러 내정한 것이 첫번째 실책이었다.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과정은 더 문제가 많았다. 청와대 스스로 여당 설득 절차를 예고했고, 간담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를 깬 것도 청와대의 결정이었다. 여당 지도부는 “개각 논란을 일단락짓겠다.”고 발표했으나 희망대로 될지 미지수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정책 현안에서 당·청간 이런 식의 업무처리가 이뤄진다면 그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된다. 유시민 의원이 복지부 장관에 안착한다고 하더라도 당정협의가 매끄럽게 될지 걱정스럽다. 특히 여당의 새달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간 힘겨루기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렸다. 민생을 외면한 권력게임 가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탈당, 정계개편을 언급하고 있으나 충격적 조치는 삼가야 한다. 청와대는 여당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개각을 둘러싼 문제를 파악해 유사한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청이 삐걱거리고, 여권이 권력투쟁에 몰두하며,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면 국가발전·경제회생은 물건너 간다.
  • [오늘의 눈] ‘당·청 이종격투기’ 관전하기/황장석 정치부 기자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가 개각 문제로 치고받고 있다. 청와대가 먼저 주먹을 날렸다.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이 단행한 4개부처 개각이 발단이 됐다. 열린우리당이 오는 24일 원내대표 선거와 다음달 18일 전당대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를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내정하자 “전투를 앞두고 장수를 빼내 간 꼴이다.”는 불만이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하려던 대통령의 시도는 상당수 의원들의 반발로 일단 보류됐다. 쉴 틈 없이 2라운드가 시작됐다. 노 대통령이 유 의원 입각 문제와 관련,“5일 청와대 만찬에서 당의 얘기를 듣겠다.”며 한발 물러서자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통령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을 쏟아부었다. 대통령은 만찬에 하루 앞서 유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하는 예상치 못한 기술을 선보였고 ‘뒤통수를 맞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만찬 당일 아침 전격적으로 ‘만찬 연기’ 결정을 내렸다. 다만 양측 모두 ‘원활한 의사소통 시스템의 부재’를 거론하며 치명상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은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는 형국이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 관전자 대부분의 분석이다. 이같은 당·청의 힘 겨루기는 치명적 급소를 제외하곤 무차별적 공격이 허용되는 이종격투기 한판을 연상시킨다.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이종격투기 관객은 경기를 보면서 열광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반면 이번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은 그저 괴로울 뿐이라는 데 있다. “개각을 놓고 대통령이 여당 뒤통수를 치고 여당은 비분강개하는 상황에서 이 힘 겨루기가 정치를 어디로 끌고갈지 걱정이 앞선다. 개각 파문으로 국민이 얻는 것이 무엇일까.” 비분강개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일성(一聲)이다. 매번 당·청 간 갈등이 불거질 때면 거론되는 ‘의사소통 시스템’이 문제라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갖출 일이다. 황장석 정치부 기자 surono@seoul.co.kr
  • 靑만찬 하루 앞두고 ‘유시민 복지’ 전격 발표

    靑만찬 하루 앞두고 ‘유시민 복지’ 전격 발표

    노무현 대통령은 4일 ‘1·2 개각’ 당시 유보했던 보건복지부 장관에 당초 의도대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내정했다고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이 전격 발표했다. 열린우리당의 반발에도 불구, 유 의원의 장관 내정을 강행함에 따라 일부 의원들이 집단서명운동에 나설 기미를 보이는 등 당·청 사이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 의원의 장관 내정 발표는 5일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만찬 간담회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반발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당 소속 의원들도 계파별로 유 의원 입각을 놓고 찬·반 입장으로 나뉘어져 있어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분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유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산업이 세계 일류가 되도록 하겠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직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개각 때 유 의원의 복지부 장관 발탁과 관련, 여당 일각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을 이유로 들어 일단 유보했었다. 김완기 인사수석은 이날 오후 3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께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단”이라면서 “당과 청와대 간에 예상외로 유 의원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은 양자 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하루속히 종식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라며 유 의원의 내정 발표 배경을 밝혔다. 특히 각료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의 고유권한 행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수석은 “개인적으로 과거 어떤 경우에 당에서 동료 의원을 ‘그 사람은 안된다.’고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한 적이 있었는지 되돌아 본다면 ‘대통령의 고유영역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또 유 의원의 장관 내정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당과 상당한 수준의 채널에서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유 의원에 대해 “지난 2002년 정계에 진출한 재선 의원인데다 개혁적인 정치인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을 지내는 등 다방면에 걸쳐 풍부한 식견을 지니고 있고 매우 논리적”이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정책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소신이 뚜렷해 연금제도 개혁이나 사회양극화 문제, 저출산·고령화사회 대책 등 복지부 현안을 원활하고 성과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재선급 의원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 18명이 “복지장관 인사는 유감”이라는 공개 입장을 내는 등 당내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통일부장관 내정 등 ‘1·2 개각’ 전반에 걸쳐 한나라당 등이 반발하고 있는데다 유시민 복지장관 내정 이후 여당 일각에서조차 부정적 기류가 강해져 향후 장관 인준청문회에서 우여곡절이 예상된다. 박홍기 박지연기자 hkpark@seoul.co.kr
  • “시간끌면 갈등만 증폭” 통치권 훼손 차단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은 노무현 대통령 특유의 인사 전형을 보여준다. 당의 강한 반발을 곧 각료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통치권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 셈이다. 여론이나, 당의 요구도 노 대통령의 유 의원에 대한 내정 결심을 바꿀 만큼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유 의원의 입각에 대한 당의 거부 반응은 정파적인 계산에다 유 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까지 곁들여진 비이성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인 측면이 강하다. 실제 청와대 측에서는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그 사람은 안 된다.’라는 식의 항변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결국 정상적인 절차를 밟다가는 당과 청와대에 대한 반감과 논란만 키워 유 의원의 장관 내정마저 힘들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레임덕으로 비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정작 1·2개각 때 노 대통령이 유 의원을 복지부 장관으로 발탁하고도 발표를 유보한 것은 당의 반발을 이유로 내세웠던 터였다. 또 5일 예정된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와의 만찬도 당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는 협의 절차의 하나였다. 청와대측은 5일의 만찬에서 “어떤 방향을 관철시키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유 의원 카드’를 거둘지, 밀고 나갈지 여부가 반반이라는 말도 분명히 했다. 때문에 당에서 유 의원의 장관 발탁에 대한 철회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예정된 수순을 건너 뛰었다.‘결단’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민정 등 몇몇 수석을 불러 유 의원의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결심을 굳혔다. 당과 청와대 간의 증폭되는 논란과 깊어지는 갈등의 골을 어떤 형태로든 종식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회의에서는 당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밝혔던 “예의를 갖춰 당 지도부와 협의할 것”이라는 원칙론도 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지난 2일 이후 당의 일부 중진 의원들과 접촉, 유 의원의 내정에 대한 설득 작업도 벌여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유 의원 챙기기는 분명 유별나다. 유 의원의 내정 의지도 확실했다. 이틀 전 발표를 유보할 당시 노 대통령은 유 의원에 대해 “내각에 들어와서 일할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할 만큼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김완기 인사수석을 통해 밝힌 “식견이 탁월하고 매우 개혁적이고 소신이 뚜렷하다.”고 발표한 발탁 배경에서도 노 대통령의 유 의원에 대한 애정이 나타난다. 유 의원 역시 대연정 논란 등 쟁점이 있는 곳에서는 적절하게 노 대통령을 옹호, 신뢰를 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노 대통령이 당과의 선을 확실히 긋고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정동영·김근태 의원이 빠진 내각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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