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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특집드라마 2편, 상처받은 사람들에 따스한 체온을

    SBS가 창사 10주년을 맞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특집극 두편을 마련했다. 지난 10년동안 SBS에 대한 평가를 보면 ‘시청률 경쟁을 촉발시켜프로그램의 선정성을 증가시켰다’는 부정론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넓혔다’는 긍정적 인식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다.이번 두 편의드라마는 그런 세간의 시각을 바꾸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12일 방송될 ‘빗물처럼’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내가 사는 이유’‘거짓말’‘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바보같은 사랑’ 등에서 상처입은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에 천착해 왔던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노씨는 TV드라마에도 컬트가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 작가.그의 작품들은 시청률 1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소수 집단으로부터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빗물처럼’의 주인공은 배종옥과 정웅인.배종옥은 노작가와 세번째 작품이다.그가 맡은 미자는 어릴 적 화상사고로 삶을 자포자기한채 살아간다.술집을 전전하면서 선원을 만나 살림을 차린다.그러나임신을 하자 버림을 받는다.아이를 부모에게 맡겨 놓고 그는 다시 술집생활을 한다.그를 술집에서 만난 지인(정웅인)은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었다.혼수상태 아이의 산소호흡기를 그가 직접 떼어냈다는 것을 안 아내는 그를 떠났다.미자는 부모에게서 아이가 몹시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지인에게 자신의 아이를 한번 보고 와 달라고 부탁한다. 다른 한편은 김수현 작가의 ‘은사시나무’다.지난해 부모가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의 장기이식을 결정하기 까지의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 ‘아들아 너는 아느냐’를 통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아내를 잃고 소도시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다.어머니의 제삿날 각자 가족을 이룬 3남1녀가 모이면서 각자의 아픈 속내를 드러낸다. 아버지 역은 이순재가,장남은 황진희가,둘째 아들은 이덕화가,막내아들은 유동근이,큰 사위는 임채무가 각각 맡았다.이들은 드라마에서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펼쳐 보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인터뷰/ SBS ‘덕이’ 강성연·김현주

    아역들의 뛰어난 연기로 인기를 끌었던 SBS 주말극 ‘덕이’가 30일부터 5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성인 귀덕과 귀진에 각각 김현주와 강성연이나와 극을 이끌게 됐다. 두 사람은 97년 MBC ‘내가 사랑하는 이유’(연출 박종 극본 노희경)에서똑같이 술집 작부 역으로 방송에 데뷔했다.이 작품이 끝나자 두사람은 약속이나 한듯 MBC 일요 아침드라마 ‘사랑 밖에 난 몰라’에 또 같이 출연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덕이’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아역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가 부담스럽고 기다리는 시간이지루했다고 한다.20대 초반인 이들이 70년대를 알지 못해 부모들의 이야기나상상력에 의존해야 하고 의상이나 소품에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똑같다.하지만 두 사람의 연기는 무척 다를 듯 하다. ◆ 귀진 성인役 강성연 “귀진이가 왜 못될 수 밖에 없는가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는 강성연(24). 시놉시스에 귀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악의 종자’로 되어 있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왜 귀진이가 그렇게 못되게 굴 수 밖에 없는가가 한없이답답한 어머니,황당한 아버지 등 주변 상황으로 많이 설명되길 바라는 눈치다. 강성연은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귀진이가 너무 못되게만 나와 이야기를전개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귀진이가 얼마전‘울면 안돼,울면 지는 거야’라는 대사를 했어요.참 감동적이었어요.귀진이에게도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 거예요.내가 귀진이라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라며 벌써 귀진이 편을 들고 나선다. 가끔은 너무 착하게만 나오는 귀덕이가 얄밉기도 했다고. 앞으로 강성연은다소 촌스런 하얀색 에나멜 구두에 70년대 배경에 맞게 미니스커트를 자주입게 된다. 의상은 모두 개인 코디네이터와 제작진이 만든다. “엄마가 당시 분위기와 틀리는 것을 따갑게 지적해주는 편”이라는 강성연은 1남3녀 중 막내다. 그녀는 그동안 KBS2 사극 ‘어사출두’에서 진달래(우희진)의 몸종 역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또 SBS ‘카이스트’에서는 남성적 성격의 물리학도,‘해피투게더’에서 나이트클럽 댄서,‘맛을 보여드립니다’에서 천방지축인 신세대 며느리 등끊임없이 연기 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SBS ‘토커넷쇼’(일 밤12시20분)을 맡아 MC 영역에까지 도전하고있다. ◆ 귀덕 성인役 김현주. “얼마 전에 촬영장에서 덕이를 연기하는 지수를 만났어요.‘지수야,조금만못해. 언니가 너무 부담스러워.너 어쩜 그렇게 잘하니’라고 농담까지 했다니까요” 4월부터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퍼머를 푸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는 김현주(22).까맣게 탄 어린 귀덕의 피부를 닮기 위해 최근에는 인공선탠까지 하고 있다. 앞으로 극중에서 화장도 거의 하지 않을 작정이다.귀덕에게 어울리는,가난한분위기에 못난(?) 소품을 찾기 위해 코디네이터와 함께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샅샅이 뒤지기까지 했다. “귀덕이처럼 100% 착하기만 한 역은 처음이예요.별 특징없이 착하기만 해연기하기가 무척 어려워요.때리고 째려보는 악한 연기가 더 쉬울거 같아요”라며 귀진 역에 욕심을 부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언니에게 애인을 뺏기는 등 귀덕이 당한 일을 똑같이 당해도 자신 역시 대들거나 따지지 못했을것 같다며 벌써 귀덕에게 젖어들고 있었다. 김현주는 그동안 MBC ‘사랑밖엔 난 몰라’,‘마지막 전쟁’ 등에서 얄미우면서도 귀여운 깍쟁이역을 주로 연기해왔다.그밖에 뛰어난 순발력으로 MBC ‘섹션TV 연예통신’ MC 등 각종 쇼·오락 프로나 행사의 진행을 많이 맡아왔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를 다시 보면 “연기를 못해서너무 창피하고 이상하다”며 싫은 내색을 강하게 드러냈다.그나마 예전보다는 대사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엄마한테 많이 물어보지만 70년대 시대배경,남녀 간의 애정문제 등 당시느낌을 잡아내는 게 힘들어요.성연언니는 같은 세대긴 하지만 그래도 저보다많이 알고 있더라구요.데뷔작까지 같아서 은근히 신경전이 있을 거 같아요”라며 늘 그렇듯 숨김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전경하기자 lark3@
  • 인터뷰/ K2TV ‘바보같은‘ 연출

    KBS2 월화미니시리즈 ‘바보같은 사랑’이 ‘바보같이’ 끝난다.첫 회 시청률이 1.6%더니 20일 18회까지 방송됐는데 딱 한번 10%를 넘었다.남북한 정상회담으로 다른 방송에서 뉴스특보만 하던 날이었다.두번 남은 방송분도 제작진은 별반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시청률은 바닥이지만,‘바보같은 사랑’은 이상하게도 ‘좋은 작품’이란평을 꾸준히 얻고 있다.가슴을 후벼대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뿜어내는 작가노희경과 표민수 PD가 척척맞는 호흡으로 ‘저주받은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이들 두사람은 네번째 일을 같이 한다. “시청률이 하도 안 나오니까 아예 신경끄고 하고 싶은 대로 했다.그게 동정을 샀는지 여기저기서 좋다고 한다”며 표민수PD는 매우 겸연쩍어했다.노작가의 탄탄한 대본에 힘을 더하는 표PD의 연출은 ‘섬세하면서 늘 새로운시도’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우선 음악.‘바보같은 사랑’에서는 낯설면서도 어디선가 들은듯한 음악이흐른다.표PD는 시청자들이 음악듣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가급적 시중에없는 음반에서 음악을 고르고 있다.희귀앨범 수집가로 소문난 음악가 구훈씨가 도움을 준다.서민도 취향이 다양하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슈베르트 959번’,러시아풍 합창곡 ‘Love Conquers Everything’ 등 클래식을 즐겨 튼다. 다음으로 표PD는 독특한 투샷(two-shot)방법을 좋아한다.보통 TV에서 두 사람이 나오면 나란히 앉아 있거나 마주본다.표PD는 한 사람 어깨 너머로 누군가 보이는 ‘어깨걸이’를 종종 사용한다.이 기법은 초점이 분산될 수 있고촬영이 어려워 즐겨 쓰이지 않는다.그는 “실제 생활에서는 이런 구도가 많다.누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은근히 귀를 기울이는 듯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려면 어깨걸이가 가장 좋다”고 설명한다.표PD는 사실성을 높이기위해 촬영시 배우들에게 위치도 거의 지시하지 않는다. 표PD는 “감정이 있는 인간을 속속들이 파들어 가고 싶다.웃으면서도 슬프고 슬픈 장면에서도 웃는,인간의 그런 속사정을 최대한 드러내 보이는 것이목표”라면서 “10년 뒤 내 작품을 보고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작품 욕심을 드러냈다. 전경하기자 lark3@
  • TV로 보는 ‘우묵배미의 사랑’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KBS-2TV 월화 미니시리즈를 구해낼‘백기사’는 결국 ‘거짓말’ 팀이었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후속으로 4월24일부터 방송될 24부작 ‘바보같은사랑’.박영한 원작 ‘우묵배미의 사랑’을 ‘거짓말’의 컬트작가 노희경이 가다듬고 표민수PD가 연출을 맡았다.두사람이 함께 작업한 것은 ‘거짓말’,‘슬픈 유혹’(KBS2)에 이어 세번째.노희경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MBC,박종 연출) PC동호회가 결성됐을 만큼 골수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역시 ‘거짓말’의 성우역으로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새카맣게 타게만들었던 배종옥이 여주인공 옥희역을 맡아 상우역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할이재룡과 공연한다. 봉제공장 재단사인 상우는 허구헌날 아내 영숙(방은진)에게 무능력하고 여자들에게 한눈이나 판다는 이유로 맞고 지낸다.책임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미싱보조로 새로 들어온 옥희(배종옥)에게 추근댔다가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느끼기 시작하고 ‘인생이란 쉽게 농락할 대상이 아님’을 깨달아간다. 리어카 커피장수로 성격이 거칠기 그지 없는 영숙(방은진)은 끊임없이 손 벌리는 친정 식구들을 피하기 위해 상우와 버럭 결혼을 해버렸고 이내 자신이‘쓰레기 피하려다 똥구덕에 빠졌다’는 걸 깨닫는다.‘드런 팔자’를 억지로 붙들어매던 그에게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오자 옥희와 일전을 벌인다. 옥희는 9년동안 소식을 끊었던 남편 용배(김영호)가 나타나 덜렁 ‘아이 하나 키워주라”하자 말없이 받아들인 여자.남편에게서 ‘등신같은 년’이라는 욕을 듣고 살다 상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네 주인공의 애증에는 분명한 이유와 과정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어 요즘 트렌디 드라마에서 보이는 ‘개연성의 결함’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 표PD의 연출의도는 간결하다.‘사랑은 척박한 삶 속에서도 분명 마지막 남은 보루’라는 것.노작가도 “사랑이 배부른 사람들의 전유물이란 등식을 깨부수고 싶다”고 동의한다.요즘 드라마의 주시청층인 10대는 제쳐놓고 20대 후반과 30대를 겨냥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다.두 콤비가 디지털 시대 밑바닥 인간군상의 사랑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KBS 신TV문학관‘슬픈 유혹’

    평균 대중인의 눈높이에 맞춰 상식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게 TV드라마의 숙명.때문에 인간관계와 정서에 일대 격변을 몰고올지 모를 뉴 밀레니엄은 드라마로서는 소화하기 버거운 세기일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앞서가는‘사이버 감수성’으로 21세기에 대비해온 드라마 작가로는 노희경씨를 빼놓을수 없다.전작 ‘거짓말’‘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등을 통해 기존 TV가 꺼려왔던 사람관계의 세기말적,일탈적 양상에 집요하게 매달려온 노씨가 콤비 표민수PD와 손잡고 신작을 내놓는다. KBS-2TV 신TV문학관을 통해 26일 밤10시30분 방송될 ‘슬픈 유혹’은 그간스크린만을 떠돌아온 동성애 문제를 안방극장으로 옮겨온 본격적 사례로 여겨질만 하다. 작가 노씨는 고유의 상징화법으로 드라마 곳곳에다 제 낙관을 찍어놓았다.문기와 준영의 만남은 처음 적대감으로 시작됐다.문기는 자신의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외부에서 수혈된 젊은 준영이 실은 20년 직장생활끝에 조직의 계륵이 돼버린 자신을 치기 위한 회사측 포석임을 직감적으로눈치챈다. 하지만 분노하는 문기에게서 부도끝에 잠적해 버린 형의 모습을 발견하면서준영은 문기의 협조자로 변해간다.문기 또한 어느날 술자리에서 객기를 이기지 못해 뻗어버린 준영을 보다,흠칫 지나간 자신의 건강한 청춘이 지금 소파에 누워있는 듯한 착각에 소스라친다.혼란 속에 도리질쳤지만 어느덧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더이상 피해갈 수 없음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관습과 감정을 양극단으로 한 둘의 팽팽한 줄다리기,여기에 20년간의 결혼생활끝에 부부관계의 불모성만을 깨닫게 된 문기의 아내 정혜의 경우 등을 겹쳐놓으며 드라마는 어느덧 터부시할 수만은 없게 된 또하나의 신인류 탐구에 나서고 있는 듯 하다.영화 ‘태백산맥’의 김갑수(문기),‘해피 엔드’의주진모(준영),김미숙(정혜)등 든든한 캐스팅으로 민감한 소재를 녹여낼 때의부담을 분산하려 한 고심도 엿보인다. 하지만 잃어버린 청춘을 향한 한때의 일탈이라는 안전한 결론에도 불구하고안방극장 용으로는 한번도 본격 제기돼 본 적 없는 동성애라는 소재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가슴을 열지 이 드라마가 시험대가 아닐 수 없을 듯 하다. 손정숙기자 jssohn@
  • 안방극장 ‘386세대’ 작가군 떴다

    “요즘 국문과 친구들은 조금만 재능있어 보인다 싶으면 어느새 방송으로 영화로 튀고 없더라”한 30대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영상이 현대의 주류 문화양식으로 떠오르면서 글재주있는 젊은이들이 방송 드라마 집필로 우르르 몰리고 있다.작가실의 386세대라고 불릴 법한 이들 젊은 드라마 작가들은 일단 숫적으로 대풍(大豊)인데다 스타일에서도 기성작가군과 대별되는 자기네만의 세대적 감수성을 인정받으며 안방극장의 빼놓을수 없는 인기 제조기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BS ‘거짓말’,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쓴 노희경(33)은 작가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킨 신세대 군단의 대표주자.유부남의 삼각사랑을 다룬 그의 ‘거짓말’은 윤리타령을 배제한 냉정한 시선과 폐부를 찌르는 대사 등으로 특히 네티즌들에게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MBC에서 ‘사과꽃향기’,‘세상끝까지’,‘눈물이 보일까봐’ 등을 집필한정유경(31)은 개성 뚜렷한 서정으로 꾸준히 자기 세계를 다져온 유망주.서울대 사회학과 87학번으로 구성작가 출신이란 경력이 이채롭다. 최근 ‘미스터 Q’,‘토마토’ 등 잇단 히트작을 안겨주며 SBS드라마 중흥의 촉매 역할을 한 이희명(35)은 코미디 작가 출신다운 유머감각과 시청자의욕구를 읽는 예리한 눈의 결합으로 재미를 봤다. SBS ‘홍길동’의 이한호(33)는 PD들 사이에서 철학적 소재를 가장 유연하게 빚어내는 신예 작가의 하나로 꼽힌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별은 내 가슴에’ 등 MBC드라마를 써온 이선미(35)는 풍자,사회성,느와르 등에서 두루 다재다능함을 뽐낸다. 내달 13일 마수걸이하는 MBC 새 월화드라마 ‘여인의 향기’의 정성희(33)는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 한편만으로도 크게 주목받는 작가.얄팍한 감각이 앞서는 시류에서 삶의 깊숙한 곳을 통찰하는 선굵은 시선을 선보여 MBC가 아끼는 차세대 병기의 하나다. SBS ‘해피투게더’의 배유미,MBC ‘마지막 전쟁’의 박예랑,‘짝’의 윤성희 등은 가장 어린 71년생들이지만 시청자와의 승부에서만은 베테랑을 능가하는 승률을 기록중이다.각각 만화적 감수성,나이를 의심케하는 입담,경쾌하고 발랄한 유머감각 등이 트레이드 마크다. 젊은 드라마 작가 약진은 인터넷 등을 통한 공모제도 활성화,작가 양성기관증가 등 방송 주변환경이 북돋운 바 크다.그러나 무엇보다 TV를 보고 자란세대의 본격적 TV진출 신호탄이란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감각적이고 매사에스피디한 이들의 등장으로 한때 지배적 드라마 양식이던 연속극이 호흡 짧은 미니시리즈로 바뀐지 오래다.방송 관계자들은 당분간 스토리텔링 중심의 인기 중진들과 영상감각에서 압도하는 무서운 신예들이 안방극장을 이분할 것으로 판도를 점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네티즌 열광

    TV프로의 인기는 흔히 시청률로 잰다.그러나 요즘 시청률로 인기를 따질 수 없는 희한한 드라마가 탄생하고 있다.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일명 우정사)’는 시청률은 낮아도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은 15%.인기있는 드라마의 시청률 30%대에 비하면턱없이 낮다.처음 시작할 때는 시청률이 김수현의 ‘청춘의 덫’을 10여% 포인트나 앞섰으나 ‘청춘의 덫’의 인기가 갑자기 치솟으면서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다.이후 초반의 기세를 되찾지 못하고 10%대를 맴돌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로는 이 드라마의 인기를 가늠할 수 없다.시청률에 민감한 경영진이나 제작진들조차도 ‘우정사’를 ‘시청률 치외법권’에 속한 드라마로 간주한다. 이는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 중 유일하게 PC통신에 동호회가 결성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이들 통신 동호인은 스스로를 단순한 시청자가 아니라 ‘극성팬’‘극렬팬’이라고 부른다.이들은 드라마 제목을 동호회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주소는 http:///www.netian.com/@wjs.지난달 30일 정식등록해 불과1주일 남짓 지났지만 벌써 2,500명이나 다녀갔을 정도로 ‘폭발’적이다.극중인물 재호의 죽음을 놓고 앙케이트가 한창인데 ‘재살추(재호살리기추진위원회)’와 ‘노뜻위(노작가님 뜻대로위원회)’ 둘 가운데 ‘재살추’가 전체응답자의 65%로 앞서고 있다. 드라마는 수산시장에서 게 경매를 하는 대학생 재호(배용준)와 대학강사 신형(김혜수)의 사랑을 다룬다.작가 노희경씨는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의 미묘한 감정변화를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묘사,살아있는 대사로 생생하게 그려낸다.연출자 박종씨의 깔끔한 연출도 젊은이의 입맛에 딱 맞는다. 이 드라마에 관심을 기울이는 네티즌은 대학생이 많다.이는 대학생과 대학강사의 사랑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 세상에 세 종류의 인간이 있어’라는 극중대사는 네티즌사이에 유행어가 되고 있다.최근 네티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울어보기는 처음’‘가슴이 쓰라려서 잠을 못 잤다’는 사연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그런데 시청률은 왜 오르지 않는 것일까.‘청춘의 덫’과 ‘토마토’라는강적을 만난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언제 봐도 내용을 알 수 있는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어쩌다 보면 도통 내용을 알 수 없는 탓이다.하루만 안보면내용을 전혀 알수 없을 만큼 스토리전개가 빠르다보니 오히려 일반시청자로서는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작가 노희경씨와 연출자 박종씨는 마니아들의 애정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드라마가 끝나고 ‘우정사 동호회’의 식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것이라 한다.“단지 칭찬이 아니라 매서운 질책들이 ‘약’이 된다”고 박종PD는 말했다.요즘 이들 마니아는 “간혹 시청자의 의견에 맞춰 대본을 수정하는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ID:D7828858) “아주 가끔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따뜻하게 지켜봐줬음 좋겠다.물론 우정사팬들은 다 그런 분들이겠지만…”(IRIS77) 등등의 글을 보내고 있다. 배용준은 최근 이들 네티즌 동호회에 편지를 보내 ‘특별한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시청률을 재는 표본집단의 연령층과 성별을 알아보라.작품성은 어설픈 수치로는 알 수 없다” 한 네티즌의 말은 사이버시대를 맞아 시청률이 드라마의 인기를 측정하는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음을 알려준다. 허남주기자 yukyung@
  • ■TV미리보기 M-TV‘우리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뭔지 아니?돈이야 돈…”오는 27일 첫 방송되는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가난 때문에 물질적 성공에집착하는 젊은이의 초상이라는 다소 흔한 소재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신분상승에 눈이 먼 주인공이 진실한 사랑을 외면하고 부잣집 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전개방식도 새로울 것 없는 뻔한 스토리.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눈을 끄는 흡인력이 만만치않다.게 경매를 하면서 대학을 다니는재호,진실한 사랑을 믿는 순수한 대학강사 신형,다분히 현실적인 사랑을 택하는 현수 등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이전의 드라마에서 본 듯하면서도 차별화된 매력을 풍긴다. 전작 ‘거짓말’에서 뒤늦게 찾아온 중년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렸던 노희경 작가가 이 드라마의 또다른 축으로 내세운 중년부부의 갈등도 주목할 만하다.남들 눈에는 ‘잉꼬부부’지만 속내는 이미 남남이나 다름없는 이들의 위선적인 삶의 모습은 중년의 쓸쓸함과 맞물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것으로보인다.꽥꽥이 할머니,뻥아줌마 등 주변 인물의설정도 흥미롭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이 드라마의 앞길에도 함정은 있다.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인생은 소중하고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임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와 달리 재호를 둘러싼 삼각관계에 매몰될 경우 또하나의 흔한 사랑드라마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시청률이 낮더라도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만들자’고 작가와 굳게 약속했다는 박종PD의 다짐이 끝까지 지켜지길 기대한다.李順女
  • MBC-SBS 수목드라 격돌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씨와 ‘90년대 김수현’으로 불리는 신예작가 노희경씨가 수목드라마를 통해 불꽃튀는 시청율 경쟁을 벌인다.SBS는 김수현씨의‘청춘의 덫’을,MBC는 노희경씨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오는 27일 동시에 선보인다.‘청춘의 덫’은 당초 20일 방영 예정이었으나 캐스팅문제로 한주 연기되면서 두작품이 같은 날 전파를 타게 됐다. 김수현씨의 ‘청춘의 덫’은 78년 MBC에서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멜로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 심은하가 여주인공 윤희역을,이종원이 윤희를 배반하는 동우역을 맡았다.총 24부작인 이 드라마가 20년전의 스토리를 어떤 식으로 현재의 감각에 맞게되살릴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30년의 관록을 자랑하는 김수현씨에 비하면 경력 5년의 노희경씨는 햇병아리인 셈.그렇지만 실력은 녹록지 않다.지난해 PC통신을 들끓게 했던 드라마‘거짓말’은 작가로서의 그의 명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내가 사는 이유’에 이어 MBC에서 세번째로 방송되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물질적 성공과 쾌락을 인생의목표로 삼는 두 남자를 통해 이시대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그린다.또한 중년의 인생이 갖는 서글픔과 쓸쓸함에 대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훑어낸다.배용준 김혜수 박상민 윤손하가 젊은이들의 욕망을,주현 윤여정 나문희 등이 중년의 허전한 삶을 연기한다.李順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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